치과도 「의료대란」온다…수입의존 기자재 품귀

  • 입력 1998년 1월 12일 19시 49분


재료의 90% 이상을 수입품에 의존하는 치과 병의원들도 일반 종합병원처럼 환율 폭등에 따른 재료공급 부족으로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치과 병의원들이 그나마 확보하고 있는 일부 재료품목도 1,2개월이 지나면 바닥날 상황이어서 일반 종합병원의 치료난과 함께 ‘치과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신촌 세브란스 치과병원 임플랜트(이식)클리닉과 경희대 치과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들은 지난 달부터 재료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치아이식 등 수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공 치아를 이식하는 수술에 필요한 인공치근의 경우 최근 환율 폭등으로 가격이 종전 25만원에서 45만원으로 올랐으며 그나마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병원마다 수술 일정을 계속 미루고 있는 상태. 세브란스병원 한동호교수는 “재료 대부분이 고가의 수입품이라 비축 물량없이 필요할 때 주문을 해서 사용해왔다”며 “요즘엔 가격이 오른데다 원하는 재료를 찾기 힘들어 수술을 제때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과 병원들은 물품을 공급받기 위해 수입상에게 50∼70% 오른 가격 조건에 현찰로 선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일부 품귀 소문이 나도는 품목을 체크, 수입상에게 물량을 확보해 달라고 사정하고 있다. 재료 부족난을 겪기는 동네 치과의원도 마찬가지. 강남 H치과의 경우 물품 공급이 줄기 이전에는 하루 평균 1건 정도의 임플랜트 시술을 해왔지만 최근엔 예약된 환자 외에 새로운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충치 치료에 쓰이는 재료인 아말감의 경우 한 팩(1백50g)에 6만8천원하던 것이 최근 14만원까지 올라 일부 치과 병의원에서는 충치 치료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편 치과 치료는 당장 급하지 않은 진료라는 이유로 환자들이 교정 보철치료 등을 기피, 30∼50% 손님이 떨어져 치과 병의원들도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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