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작가,새 대안인가 반짝스타인가…문학계간지서 비판

  • 입력 1997년 12월 1일 08시 11분


1990년대가 마감되려면 아직 2년여 남았지만 문단에는 이미 「90년대 문학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이 충만하다. 최근 일제히 선보인 문학계간지 겨울호에는 90년대 작가와 평론가의 타성을 통렬히 비판하는 고백들이 격한 목소리로 드러난다. 격론의 진앙에는 90년대 등단한 이른바 「신세대작가」들이 있다. 「문학과 사회」에 기고한 평론가 권성우씨(34)는 신세대문인들에 대한 찬반론을 함께 전개하며 그들의 현재좌표를 규명해 내려한다. 권씨는 「김설 김영하 백민석 송경아 김연경 등의 작품이 계몽 아니면 유희, 비판 아니면 오락으로 구분되는 전통적인 문학의 이분법적 구도를 깼다」는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서투른 문장력, 폭넓은 인문학적 독서의 결여, 소설형식에 대한 치밀한 공부의 부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많은 신세대 작가들이 자신이 취득한 정보를 정교한 미학적 방법론으로 재구성하는 소설공학에 여전히 서툴다』며 이런 약점을 눈감아준 무책임한 비평때문에 신세대소설가들이 자기를 연마해야할 시기에 자만과 유아적인 주관주의의 구렁텅이로 빠졌다고 주장했다. 신세대들에 의해 운영되는 사이버문학지 「버전업」은 「세대론적 옹호를 넘어 애정어린 비판으로」라는 제목으로 동세대작가 김설 백민석 김영하 송경아의 작품에 메스를 댔다. 이 기획을 시도한 이용욱주간은 『젊은 작가들이 혹시 새로운 상상력이라는 포장 아래 함량미달의 텍스트를 독자에게 강요하며 세대론적 단절감을 자신들의 소설에 가해진 비판에 대한 방어막으로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가』라고 질문한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진영의 작가와 평론가들이 계간 「창작과 비평」 격월간 「작가」 등을 통해 1년여간 지속해온 「리얼리즘 혁신」 논쟁에 대해서도 탁상공론을 그만두자는 취지의 비판이 제기됐다. 평론가 방민호는 「창작과 비평」에 기고한 글에서 신경숙의 「외딴방」이 지역차별감정이나 노동현장의 왁자지껄한 소음을 그리지 않아 흠이라고 선배평론가 백낙청이 비판한 데 대해(「창작과 비평」가을호) 『「한 작품이 특정한 시기의 현실을 총체적으로 형상화해야한다」는 이론은 신화에 가깝다』고 맞섰다. 그는 나아가 『비평가가 생각한 현실의 어떤 모델을 작가에게 강제하는 것은 작가의 개성 독자성 창조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서로 다른 지점에서 발화한 젊은 문학인들의 고민과 반성. 그 격한 목소리들은 결국 「21세기 문학의 운명을 짊어질 새로운 작가, 새로운 상상력을 어떻게 발굴해내고 옹호할 것인가」로 귀착된다. 〈정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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