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맞은 日은막계…작품성-흥행 경쟁력 모두 갖춰

  • 입력 1997년 10월 2일 19시 55분


아시아 영화가 각광받는 현상의 중심에는 일본 영화의 재부상이 자리잡고 있다. 사실 일본 영화가 국제무대에 알려진 것은 오래됐다. 세계적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구로자와 아키라(黑澤明) 감독은 1951년 「라쇼몽」(羅生門)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았으며 그밖에도 오쓰 야스지로(小津安二郎) 등 국제적 명성을 떨친 감독이 많았다. 서구화 근대화를 서두른 일본에는 이미 1910년대부터 거대한 스튜디오와 배급망을 갖춘 영화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영화산업에 관한한 나름의 저변을 갖추고 있는 셈. 그러나 최근의 몇가지 「사건」은 일본 안에서도 일본 영화의 르네상스를 가리키는 징후로 받아들여지는 듯하다. 80년대 이후 일본의 관객들은 애니메이션외에는 자국 영화보다 할리우드 영화를 선호했고 보수적인 제작시스템은 창의력있는 신인 작가들의 등장을 막았다. 올해는 이런 경향을 깨뜨린 몇가지 일이 일어났다. 대형 영화사의 도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은 신세대 감독들이 대거 등장했고 이는 연달아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칸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받은 가와세 나오미(28)가 대표적인 경우. 반면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를 거머쥔 「하나비」는 50대 감독의 작품이고 칸영화제를 점거한 이마무라 쇼헤이는 노장감독이라는 점에서 일본영화계는 원로감독부터 신세대까지 골고루 국제적으로 역량을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또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야외 상영될 「함께 춤추실까요(Shall We Dance)」는 일본에서는 물론 미국에서도 50만명 이상이 관람하는 등 흥행면에서도 일본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신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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