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서울대 간신히 들어간」 김어진군

  • 입력 1997년 8월 19일 07시 52분


논술고사의 고득점 비결은 과연 있을까. 올해 서울대 외교학과에 입학한 김어진군에 따르면 왕도가 없다. 평소 틈나는대로 써보는 것이다. 김군 역시 하루 평균 25분 내외를 논술에 투자했다. 물론 논술 과외의 필요성은 인정하지 않는다. 김군의 논술 실력은 지난해 한 일간지 모의 논술에서 5편이나 최우수작으로 당선될 정도였고 수리능력 1을 43점밖에 못받고도 서울대에 들어갔다. 논술 점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그러나 무작정 많이 쓴다고 해서 실력이 비례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글쓰기의 조건이나 요령을 항상 염두에 두고 연습하는 게 효과적이다. 김군은 이런 글쓰기의 체험을 책 「어진이의 서울대 간신히 들어가기」에서 적어 놓았다. 김군은 우선 논술의 조건을 풍부한 상식, 문장력, 발상의 전환으로 꼽는다. 김군의 경우 아는 것이 곧 쓸거리다. 논지가 치밀하다고 해도 쓸거리가 없으면 공허한 주장에 그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쓸거리를 많이 가지는 게 훨씬 유리하다. 김군은 TV의 시사나 교양프로에서 상식을 얻었다. 그는 「9시 뉴스」 「역사 추리」 「일요 스페셜」 「장학퀴즈」 등은 빠짐없이 봤다. 여기서 얻은 시사 상식은 곧 논지를 명료하게 전개하는 좋은 소도구가 됐다.또 신문에서도 딱딱한 사설보다는 예시가 풍부한 칼럼을 읽으라고 권한다. 사설은 주장이 강한 반면 칼럼은 다채로운 상식으로 주제를 내놓기 때문이다. 신문의 스포츠 TV프로 해외토픽 면을 읽는 것도 거의 필수라고 강조한다. 다음은 문장력. 김군은 문장력은 대부분이 비슷한 수준이고 어느 정도 타고나는 대목이라며 크게 다루지 않고 있다. 발상의 전환은 문제에 기발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능력. 김군의 경우 논술문제집에서 제시하는 모범 답안은 기피 대상이다. 채점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는 기발한 발상과 색다른 논거가 절대 조건이다. 김군은 또 서론에서 첫인상을 강렬하게 주거나 통계 자료의 적절한 인용 등은 점수를 높일 수 있는 요령이라고 말한다. 〈허 엽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