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비평가연구」출간…문학비평가들「재평가」

  • 입력 1996년 12월 9일 20시 24분


「鄭恩玲기자」 해방이후 한국현대문학사에서 당대를 주름잡던 문학비평가들의 활동과 주장을 중심으로 정리한 「한국현대비평가연구」가 출간됐다. 강 출판사간. 김동리부터 이른바 4.19세대 비평가로 분류되는 김현까지 18명의 비평가와 「해방공간의 문학론」 「60년대 순수 참여논쟁」까지를 아우른 이 책은 서울대 국문과 김윤식교수의 회갑기념논문으로 기획된 것. 김교수외에 19명의 비평가가 공동집필한 이 책에서는 몇몇 평론가에 대한 재평가가 눈길을 끈다. 「김동리론」을 쓴 진정석씨는 보수적인 문학관과 친체제적 성향으로 특히 민중문학진영으로부터 비난의 표적이 됐던 김동리의 문학관이 출발부터 보수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점을 밝힌다. 김동리의 「순수문학론」은 결코 근대적 의미의 계몽주의나 사회참여를 전면부정한 것이 아니라 계몽주의의 한쪽측면인 도구적 합리성에 저항하기 위해 인간의 미적 주체성을 강조한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제하에서는 군국주의 파시즘에 저항하는 문학으로서 생명력을 가졌던 그의 순수문학론이 해방이후 좌익이데올로기와 맹목적으로 대결함으로써 기존의 현실세계를 정당화하는 보수주의 논리로 변질될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어령론」을 쓴 이동하씨는 「천재비평가」로 20대부터 화제를 모으며 활동했던 이씨의 평론인생을 『영광과 고독이 명암처럼 엇갈린 길이었다』고 조망한다. 이씨는 이어령교수가 아웃사이더로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60년대말 시인 김수영씨와의 논쟁 등에서 『정치권의 간섭보다는 문학인들 자신의 소심증 때문에 문학의 영역이 축소되고 있다』고 비난의 화살을 내부로 돌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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