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 “검찰 뜻에 끌려가서는 안 돼”…검찰과 ‘여론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30일 16시 49분


코멘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추가 출석하면 안 된다는 전날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30일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추가 출석 방침을 밝힌 것은 검찰의 체포동의안 제출을 위한 ‘명분 쌓기’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동시에 대여 강공 투쟁을 예고한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확실히 다지겠다는 포석이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이 대표가 ‘대장동과 관련해선 직접 나서는 게 맞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전날까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한 뒤 최종적으로 직접 결정내린 것”이라고 했다. 당 중진인 우상호 의원(4선)은 이날 “추가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검찰이 이를 빌미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주도하는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검찰과의 ‘여론전’에도 본격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 수사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이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검찰진술서를 직접 들고 나왔다. 그는 "검찰이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며 검찰의 2차 소환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 수사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이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검찰진술서를 직접 들고 나왔다. 그는 "검찰이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며 검찰의 2차 소환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이란 표현을 세 차례 쓰면서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이 공포정치를 통해 국민을 억압하고, 야당을 말살하고 장기집권을 꿈꾸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내년) 총선에도 검사 출신들이 대거 진출하게 될 것 같다”며 “군사 정권 시대에 군인들이 대거 정치에 참여했던 것들을 연상 시킨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선 “윤 대통령께서 저를 검찰청으로만 자꾸 부르지 마시고 용산으로도 불러주시면 민생과 경제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윤 대통령을 직격하기도 했다.

민주당도 ‘장외 총공세’를 예고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간담회에서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 규탄과 민생 파탄에 대한 국민 보고대회를 이번 주말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2월 임시국회 보이콧’이란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원내에서도 따지고 싸우고, 주말엔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다음달 1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사건 TF가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재명식 정치 투쟁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와 관련한 범죄 혐의는 정치 영역이 아닌 사법 영역”이라며 “여론을 호도하고 방탄에 몰두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혐의 사실에 대해 일언반구 없이 조작 운운하니 이는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중앙당 윤리심판원장에 위철환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위 전 회장은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 대표와 연수원 시절부터 막역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