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가입금과 SK·두산·LG의 연고권 보상금을 둘러싼 난제의 일괄타결을 도모한다. 프로야구판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이 추진된다.
KBO는 30일 오전 9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8개 구단 사장들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열어 히어로즈의 미납가입금 36억원의 처리방안을 최종 심의한다. 히어로즈의 구단 지위와 향후 히어로즈발 트레이드의 승인 요건, SK·두산·LG의 실질 보상금액이 이날 이사회에서 모두 다뤄질 전망이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28일 “히어로즈의 가입금 처리방안에 대해 8개 구단 사이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해를 넘기지 않고 이 문제에 대한 최종 결론을 얻기 위해 이사회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 씨줄·날줄로 얽힌 핵심쟁점
이번 사태는 히어로즈가 가입분납금 최종분 36억원 중 30억원을 자의적으로 두산과 LG에 15억원씩 나눠 지급한 뒤 KBO에는 6억원만 입금하면서 촉발됐다. 이로 인한 복합적인 갈등의 해소를 위해 소집될 30일 이사회는 2가지 핵심쟁점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히어로즈의 36억원 납부방식과 21일 이사간담회에서 논의된 LG·두산의 야구발전기금 출연 여부다.
이상일 총장은 이에 대해 “히어로즈는 36억원을 연내로 KBO에 입금해야 한다”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사전 조율 결과) LG와 두산이 야구발전기금을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히어로즈는 두산과 LG로부터 15억원씩을 돌려받아야 36억원의 KBO 입금이 가능한 형편이고, LG와 두산은 공동 보조를 맞춘 듯 28일 “야구발전기금은 낼 것”이라면서도 “15억원을 돌려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상황을 종합하면 30일 이사회에서는 결국 히어로즈가 두산과 LG에 전달한 30억원의 실체를 인정해 36억원을 KBO에 완납한 것으로 간주하느냐, 또 LG와 두산의 야구발전기금 규모를 얼마로 설정하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두산과 LG가 야구발전기금에 대해 ‘양보’한 이상 KBO와 나머지 구단들이 양 구단에 15억원의 반환까지 내포된 ‘강공’을 고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자칫 ‘판’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LG·두산·SK가 나눌 보상금은 지난 이사간담회에서 대략적으로 합의된 총액 54억∼60억원(각 18억∼2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LG와 두산의 야구발전기금 출연액도 공히 7억∼9억원 수준에서 책정될 수 있다.
● 총재의 결정에 달린 이택근 트레이드
히어로즈의 가입금 납부방식과 두산·LG의 야구발전기금 출연액이 이사회에서 원만하게 타결되면 히어로즈는 나머지 7개 구단과 동등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즉, 여타 구단처럼 트레이드를 실시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LG와 합의된 이택근 트레이드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가입금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KBO는 히어로즈의 트레이드 시도에 대해 제한을 가할 움직임이다. 주축선수를 모두 팔아치워 껍데기만 남는 극한상황을 우려해서다. 이택근 트레이드에 대한 승인도 히어로즈의 내년 시즌 구단 운영계획서까지 확인한 뒤 총재가 최종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이상일 총장은 “이사회에서 이택근 트레이드 문제가 논의되지는 않는다. 트레이드 승인 여부는 총재의 고유권한”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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