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 종목별 연간 리베이트 추정 금액 보험종목 수입보험료 리베이트 보험료 대비 리베이트 화 재 2,646 635 23.9 해 상 4,571 228 5.0 자동차 55,368 4,152 7.5 특 종 9,853 591 6.0 장 기 60,307 1,206 2.0 연 금 6,401 32 0.5 계 139,146 6,844 4.9
A화재는 본사에서 보험계약을 유치했는데도 A사 보험대리점이 유치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대리점에 5900만원의 모집수수료를 지급했다.
이 대리점은 매출증가에 따른 법인세 납부액 1600만원을 제외한 3800만원을 건설회사에 리베이트로 줬고 500만원은 자체경비로 사용했다가 감독당국에 적발됐다.
이는 리베이트를 주기 위해 보험대리점의 명의를 빌리는 것(경유처리)으로 업계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수법이다.
▽리베이트, 보험사의 오랜 관행〓대다수 손보사들은 기업의 자동차 및 화재보험을, 생보사들은 종업원퇴직보험을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연간 보험료가 몇억원 단위가 보통이므로 보험사로서는 놓칠 수 없는 ‘큰손님’이다.
보험사끼리의 유치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어떤 경우엔 뒷돈이 오가기도 한다.
일부 기업들은 정부가 기밀비와 접대비 등에 대한 손비 인정한도를 줄이는 바람에 비자금을 만들기 어렵게 되자 보험계약을 통한 리베이트를 활용하고 있다.
한 보험사의 전직 자금부장은 “리베이트용 비자금을 조성하는 것이 자금부장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다”며 “더 오래 있다가는 감옥에 갈 것 같아 아예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보험사 법인영업부 관계자는 “기업이 리베이트를 받으면 기타수익으로 잡아야 하는데 그런 곳은 별로 없다”고 전했다.
▽중소형 보험사가 더 심해〓보험사의 리베이트는 보험모집인과 대리점에 주는 수수료 형태로 지급되기 때문에 재무제표상 사업비 항목에 나타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계열사가 있는 4개 손보사의 99회계연도 초과사업비비율(초과사업비÷예정사업비)은 5.5%에 불과했지만 계열사가 없는 4개사는 19.8%나 됐다.
금융연구원 정재욱 박사는 “계열사가 없거나 보험료수입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는 중소형 보험사는 영업력이 약하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중요한 판매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리베이트 수수는 최고경영자의 암묵적인 지시 또는 묵인 아래 이뤄지고 있으나 감독당국은 이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담당자만 처벌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