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정권말에 웬 특별사면-경찰인사" 정부에 불만토로

  • 입력 2003년 1월 3일 18시 45분


코멘트
‘화려한 협주단의 무대 뒤 불협화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북한 핵 문제와 민주당 개혁 방안 등에 대해 서로 장단을 맞추듯 ‘팀워크’를 보이고 있지만, 정권 말기의 공무원 인사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서로 미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김 대통령이 ‘미국의 맞춤형 대북 봉쇄정책 추진’에 반대하자, 노 당선자도 곧바로 지난해 12월3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봉쇄 정책의 효과가 의심스럽다”며 호응했다.

또 2일 오전에는 노 당선자의 ‘당내 인적청산 반대’와 김 대통령의 ‘동교동계 자진 해체’ 발언이 몇 분 간격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단행된 대규모 사면에 대해 노 당선자측과 인수위 관계자들은 공식 논평은 않았지만, 사석에선 “정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하고 있다.

노 당선자는 대선 공약으로 ‘무분별한 사면을 하지 않겠다. 특히 부정부패 사범에 대한 사면은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었다.

정권 인수기에는 정기 인사도 늦춰온 관행을 깨고 정부가 경찰 총경급 인사를 1월중 단행키로 결정한 것도 노 당선자측의 심기를 불편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측근은 “97년 대선 직후엔 매년 초 시행되던 경찰의 간부급 정기 인사가 정부 출범 이후로 연기됐었는데 이번엔 강행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인수위 시절 이런 불협화음이 적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수위가 노 당선자의 지시에 따라 조흥은행 매각 문제에 대한 진상 조사를 벌이려다 3일 “인수위의 성격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번복한 것은 정반대의 불협화음이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