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생사]아랍誌 편집장 "근황 확인"

  • 입력 2002년 11월 14일 01시 04분


지난해 말 이후 사라진 오사마 빈 라덴이 살아있다는 주장과 증언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카타르의 알자지라 방송이 12일 빈 라덴의 음성이라며 방송한 육성테이프처럼 확실한 ‘물적 증거’는 없었다.

이 육성테이프는 지난해 11월 9일 녹화된 것으로 보이는 비디오테이프에서 빈 라덴이 측근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이후 가장 신빙성 있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테이프 속의 음성이 이미 알려진 빈 라덴 음성과 일치했다는 것, 둘째는 최근에 일어난 사건들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 물론 과거의 음성들을 모아 짜깁기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미 정보당국은 최종 판단을 미루고 있다.

지금까지 그의 생존 가능성은 여러 통로의 정보나 첩보를 바탕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96년 빈 라덴을 인터뷰했으며 그의 측근들과도 친분이 있는 아랍어 주간지 ‘알 쿠즈 알 아라비’의 압델 바리 아트완 편집장은 7월 “빈 라덴이 지난해 12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토라보라 산악지역 융단폭격 당시 왼쪽 어깨에 폭탄 파편을 맞았지만 파키스탄의 한 병원에서 파편 제거수술을 받은 뒤 현재 건강이 양호하다”며 비교적 자세히 그의 근황을 설명했다.

미군의 토라보라 산악지대 작전 당시 아프가니스탄 지역사령관이던 하지 자만도 11일 파키스탄의 페샤와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빈 라덴은 살아있으며 잘랄라바드주의 현 사령관인 하즈라트 알리가 그의 행방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5월에는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빈 라덴이 3월 어느 봄날로 추정되는 저녁 평온한 모습으로 나무 밑에 앉아 있는 모습을 담은 40분 분량의 비디오를 영국에 본사를 둔 한 이슬람 통신이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7월 미국이 관타나모 기지에 억류하고 있는 알카에다 요원들 중 일부가 빈 라덴의 경호대원들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의 경호원이 미군에 생포되었다면 빈 라덴은 이미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 제기됐다.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나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의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미 연방수사국(FBI)의 데일 왓슨 부국장 등도 빈 라덴의 사망설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