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씨 이번주 소환…김홍업-아태재단 고리규명 촛점

  • 입력 2002년 4월 28일 20시 55분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의 동창인 김성환(金盛煥)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검찰이 김성환-아태재단 유착 관계의 실체를 어느 정도 밝혀낼지 주목된다.

김성환씨의 차명계좌에 입금된 돈이 아태재단 임직원 계좌로 유입된 사실은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이 이미 밝혀냈다.

특검팀은 김성환씨가 개설한 차명계좌에서 빠져 나간 1억원 가운데 4400만원은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에게 전달됐고 5600만원은 아태재단 연구원 등이 받았다고 발표했다.

아태재단 건물 시공업체인 H사가 받은 5억원도 김성환씨 차명계좌에서 아태재단측에 흘러간 것으로 확인됐다.

아태재단 실무 책임자들은 “재단의 재정 상태가 나빠 김홍업 부이사장에게서 10억원을 빌린 적은 있으나 김성환씨는 모르고 김성환씨와 김 부이사장의 자금 거래 사실도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진척되면서 김성환씨가 ‘정현준(鄭炫埈) 게이트’와 관련된 평창정보통신의 주식을 아태재단 임직원들과 함께 사들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유착 고리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굳어지는 상황이다.

김성환씨가 개설한 차명계좌 40여개의 실제 주인을 가려내는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김성환-아태재단-김홍업씨의 유착 관계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김성환씨 계좌에 입금된 돈의 출처를 파악하기 위해 김성환씨의 개인비리를 집중적으로 캤지만 앞으로 수사의 초점은 이 같은 유착 관계를 중심으로 한 범죄 혐의 규명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아태재단 관계자들이 후원금과 자금을 합법적으로 거둬 회계 처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태재단 자금이 김성환씨의 차명계좌를 통해 조성된 것으로 드러나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용호(李容湖)씨가 부회장이던 리빙TV의 경마 중계권과 관련된 수사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김영철(金榮哲) 전 기수협회 사무국장이 리빙TV에서 돈을 받은 2000년 3∼9월은 공교롭게도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이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기간이다.

검찰은 김영철씨에 대한 구속 영장에서 김씨가 윤명수(尹明洙·해외도피 중) 전 로케트전기 전무와 김종성(金鍾成) 리빙TV 회장 등과 함께 문화부 공무원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밝힌 상태다.

문화부 공무원이 리빙TV의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리빙TV의 경마 중계권 계약이 장 차관에게도 보고됐는지와 전달된 금품의 사용처도 수사 대상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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