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연설도중 원고일부 즉석 수정

  • 입력 2002년 4월 28일 19시 30분


정당사상 최초로 실시됐던 민주당 국민참여경선제가 27일 노무현(盧武鉉) 후보라는 ‘스타’를 탄생시킨 뒤 5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노 후보를 최종 확정한 27일 잠실체육관의 서울경선장은 대선 승리를 향한 출정식을 방불케했다. 노 후보의 당선이 결정되는 순간 당 선거인단은 일제히 ‘와’하는 함성과 함께 ‘노무현’‘노무현’을 연호했다.

노 후보는 후보수락 연설에서 아내 권양숙(權良淑)씨에 대한 애정을 유난히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노 후보는 인사말을 마친 뒤 권씨를 단상으로 올라오게 해 자신이 받은 꽃다발을 아내의 목에 직접 걸어줬고, 후보 수락연설 도중 “제 아내 권양숙씨, 경선 기간 내내 마음고생이 참 많았습니다. 고맙고 미안합니다”라고 위로했다.

○…노 후보는 연설 도중 당초 준비했던 원고내용중 일부를 가감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초안 중 “각종 게이트 사건은 대통령 주변인물과 고위공직자들이 특권의식과 반칙의 문화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대목에서 ‘대통령 주변인물과 고위 공직자들’이라는 표현을 뺐다. 대신 “(대통령의) 아들과 친인척이 주목을 받고 있다. 확실하게 감시제도를 만들어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친인척 비리에 대한 확고한 척결의지를 내비쳤다. 또 정계개편과 개혁세력의 단합을 강조하면서 ‘민주당을 중심으로’라는 표현을 삭제, 무성한 추측을 낳았다.

○…경선장에는 처음 후보경선에서 노 후보와 출발선을 함께 끊었던 6명중 이날 싱가포르로 출국한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구속된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를 제외한 4명이 참석했다. 노 후보는 수락연설 도중 김중권(金重權) 상임고문에 대해 “따뜻한 격려를 부탁한다”며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3월9일 시작된 민주당 국민참여경선은 처음부터 파란과 이변의 연속이었다.

첫 경선지인 제주에서 조직력을 앞세운 한화갑(韓和甲) 후보가 1위를 차지하면서 이인제 후보의 ‘대세론’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어 열린 울산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종합 1위로 올라서면서 노 후보의 당원들의 동요가 본격화하는 조짐을 보였다.

16일 광주 경선결과는 예상을 뒤엎고 노무현 후보를 1등으로 만듦으로써 ‘노풍(盧風)’의 뇌관을 터뜨렸다.

광주에서 승리한 노 후보는 이후 충청지역과 경기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승리했으며, 광주를 넘지 못한 이인제 후보는 급속히 무너지기 시작해 끝내 도중하차하는 비운(悲運)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서울 경선 및 최종결과
후보서울인터넷
투표
총계
노무현3924표
(66.5%)
1423표
(81.3%)
1만7568표
(72.2%)
정동영1978표
(33.5%)
327표
(18.7%)
6767표
(27.8%)
합계5902표1750표2만4335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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