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당분간 주도주에 올라타라…800P시대 대형우량주 유리

  • 입력 2002년 2월 26일 17시 21분


종합주가지수가 오랜만에 올라선 800선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온 시장 참여자의 관심이 모아진 하루였다.

이날 주가지수는 시작했다가 810선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800선이 붕괴되자 ‘전날에 이어 800선 돌파가 실패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800선을 회복한 것은 장 마감 15분전.

지수 800선을 둘러싸고 외국인투자가와 기관투자가가 힘 겨루기를 하는 동안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장세와 투자전략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일단 지금까지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아온 분석에 힘이 더 실린 하루였다.

▽주도주에 올라타라〓박효진 신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00선 회복의 여세로 주가지수가 조만간 84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고가 우량 대형주인 블루칩과 전기전자주 및 금융주를 추천했다. 박 팀장은 올 들어 “강세장에서는 좋은 주식을 사서 오래 가지고 있어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해 왔다.

박 팀장은 “지난해 9월 이후 시장의 주도주는 변함 없이 블루칩과 전기전자주 및 금융주였으며 수익률 게임의 최종 결판은 역시 주도주에서 나게 된다”고 말했다. 주도주가 쉴 때 다른 주식들이 잠깐씩 빛을 보지만 어디까지나 곁가지에 불과하다는 것.

김승익 교보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투자가는 1조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면 매도세를 멈추는 패턴을 보였다”며 27일을 고비로 외국인 팔자주문이 줄어들면서 지수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800선이 당분간 든든히 지켜진다면 경기에 민감한 전기전자 철강 화학 제지 유통업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 김 팀장은 “이들 종목군은 93년과 99년 지수가 800에서 1000까지 오를 때 시장평균보다 수익률이 높았다”며 “경기회복 초기 국면인 지금도 당시와 여건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경신 브릿지증권 상무는 “지수 796을 지지선으로 당분간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은 철강 화학 등 소재업종의 중가주 쪽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지수를 크게 끌어올리는 주도주는 블루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정을 두려워해야〓한편에서는 5개월이나 쉬지 않고 달려온 증시가 제대로 쉴 계기를 주가지수 800선이 마련해줄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경고도 나오고 있다.

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주가지수가 지나치게 오르는 배경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며 선물 옵션 만기일인 3월14일 이후 장이 큰 폭으로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외국인의 선물 및 옵션거래가 프로그램 매수로 이어지면서 지수를 떠받치는 등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는 가수요가 지수를 올리고 있다는 것.

그는 “지수가 내리면 선물 옵션에서 손해를 보는 세력이 있다”며 “이들은 선물 옵션의 만기가 지나 더 이상 지수를 올릴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주식을 대량으로 내다 팔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3월 중순까지 지수에 영향을 주는 대형주를 팔고 대신 저PER주를 사는 것이 좋다는 것.

임정석 세종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830까지는 갈 수 있겠지만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이어지고 기관에 신규 자금이 크게 들어오지 않는 만큼 곧 큰 폭의 조정이 올 수 있다”며 조정기에 강한 중소형 우량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전문가 4인이 추천하는 종합주가지수 800대 관심종목
전문가종목
박효진
신한증권 투자전략팀장
블루칩(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포철 등) 전기전자주 금융주
김승익
교보증권 투자정보팀장
경기민감 업종 대표주(삼성전자 삼성전기 삼보컴퓨터 포항제철 호남석유화학 신세계 수출포장 등)
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
저PER주(아세아제지 영풍제지 에스엠 영창실업 이구산업 동화기업 삼립산업 삼성SDI 등)
임정석
세종증권 연구원
중소형우량주(동방아그로 한섬 극동전선 일정실업 유니온 인지컨트롤스 태평양산업 경인양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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