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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서울 중구의 신축 건물에 입주하기로 결정했다.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중수청 본청과 서울청 사무실을 서울 중구 수표동 르네스퀘어 건물에 두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개청준비단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중수청의 출범 취지에 맞게 (공소청과 분리된) 단독 청사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민간 건물 중 접근성과 보안성을 고려해 입지 적합성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중수청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수사한 사건을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공소청은 기존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서울고검 건물 등을 그대로 사용할 전망이다. 중수청 사무실이 설치될 르네스퀘어 건물은 지난달 준공된 지하 7층, 지상 17층 규모의 건물이다. 서울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에서 도보로 1~2분 거리다. 중수청이 임대료로 얼마를 내기로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인근 부동산 중개업체가 온라인에 공개한 임대 매물 조건은 이 건물 17층 중에서 한 개층만 빌리는데 보증금 약 21억 원, 월세는 2억1329만 원 안팎이었다. 개청준비단은 “예비비가 확보된 만큼 사무공간을 조성하고 제반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청준비단은 대전과 대구, 광주, 부산, 수원 등 각 지역에 설치될 중수청 지방청 청사 입지도 조만간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개청준비단은 지방청 역시 각 지역에 있는 고검 청사가 아닌 민간 건물을 임차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처이 을지로에 들어서면 과거 전직 대통령과 재벌 총수 등을 겨냥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의 대형 권력 비리 사건 수사가 이뤄졌던 ‘서초동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된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대법원이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뒤 10년 안에 다시 음주운전을 저지른 사람의 형량을 정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경찰의 음주측정을 방해하는 이른바 ‘술타기 행위’를 처벌할 양형기준도 함께 마련됐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동원 전 대법관)는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양형기준이란 판사들이 형량을 정할 때 참고하는 법원의 가이드라인이다. 이번 양형기준 신설은 2023년 도로교통법이 개정된 데 따른 조치다. 헌법재판소는 2021년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가중처벌토록 한 윤창호법 조항에 대해 책임에 비해 과도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고, 국회는 2023년 구체적인 시간적 제한을 규정하기 위해 ‘10년 이내 재범’을 가중처벌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이 올 하반기 안으로 양형기준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2024년 5월 가수 김호중이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내고 일부러 술을 더 마셔 경찰의 음주측정을 방해했던 ‘술타기 수법’에 대해 양형위는 음주측정 방해죄의 첫 양형기준으로 징역 1∼5년, 벌금 500만∼2000만 원으로 정하는 내용을 심의했다. 2024년 11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김호중은 가석방 심사를 통과해 만기 출소보다 약 5개월 앞선 이달 30일 출소할 예정이다. 김호중은 지난해 12월에도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올랐지만 당시에는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법무부가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 등과 관련한 검찰 수사권 남용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진상조사단장으로 김수홍 법무부 검찰과장(사법연수원 35기)을 임명했다. 법무부는 23일 김 과장을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진상조사단장으로 전보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발표했다. 부임일자는 24일이다. 신임 검찰과장으로는 나하나 대검 정책기획과장이 임명됐다. 대검정책기획과장 자리로는 이건표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이 이동한다. 조사단은 24일 서울동부지검에 사무실을 꾸리고 본격적인 조사 업무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발족한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가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7개 사건에 대해 수사권 남용이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앞서 법무부는 10일 검찰권 남용 의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교수와 변호사 등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검찰미래위원회를 발족했다. 검찰미래위원회는 첫 회의에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 통계 조작 의혹 사건,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보도 의혹 사건 등 7건을 1차 조사 대상 사건으로 정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2023년 6월 말∼7월 초 검사실 맞은편 창고→6월 18일 또는 30일 수원지검 1313호 영상녹화조사실→5월 29일 영상녹화조사실→5월 17일 영상녹화조사실.’ 국민참여재판 사상 최장 기간인 열흘간의 심리 끝에 법원이 20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회유’ 주장을 허위로 판단한 건 술을 마셨다는 일시와 장소에 대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이처럼 여러 차례 바뀔 만큼 신빙성이 낮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 배심원 4명 “술파티 없어” vs 3명 “위증 아냐” 시민이 배심원 역할을 하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주장이 위증인지를 놓고 배심원 7명의 의견은 팽팽하게 갈렸다. 19일 오후 6시부터 9시간 반 동안 이어진 마라톤 평의 끝에 20일 오전 3시 반에야 배심원 7명 중 과반인 4명이 연어 술파티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판단을 내놨다. 반면 3명은 “위증이라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배심원 과반의 평결을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하면서 “(술파티 장소로 지목된) 수원지검 1313호 영상녹화실에 있었던 관련자들 진술은 일관되거나 상호 부합한다”며 “반면 이 전 부지사 진술은 일관성이 없어 신빙성이 없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상 배심원의 평결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재판부는 “배심원 평결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선고 직후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단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진실 반응이 나왔고, 기억 속에 존재하는 사실을 증언한 것”이라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이 전 부지사는 박상용 검사 등 당시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팀이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회유하며 피의자들에게 연어회와 소주를 제공했다고 주장해 왔다. 법무부도 연어 술파티 정황이 있다고 보고 감찰을 지시했고, 대검찰청은 법무부에 박 검사의 징계를 청구하며 조사실에 술이 반입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 대북 불법 지원 혐의엔 “명백한 검찰 공소권 남용” 배심원단은 이 전 부지사가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2021년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이 대통령에 대해 ‘쪼개기 후원’을 해달라고 공모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하면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가 북한에 불법으로 금송과 밀가루를 지원토록 했다는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배심원단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로 뜻이 모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의 기소 자체가 위법했다며 공소기각으로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검사가 대북 금송 및 밀가루 지원 사업을 담당했던 신모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공소장에 이 전 부지사가 공범으로 기재된 점을 언급하면서 “다른 사람의 재판에서 먼저 유죄 취지 판단을 받게 한 건 명백한 공소권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1심 선고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이 대통령 대북송금 재판의 공소취소를 주장해 온 핵심 근거가 무너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이제 공소취소에 대한 집착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서영교 위원장 등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록 결과는 유죄이지만 실질은 무죄”라며 “법률전문가가 아닌 배심원들이 입증 책임이 검사에게 있다는 법리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평결 의견을 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수원=송유근 기자 big@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법원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연어 술파티’ 의혹을 허위로 증언했다는 혐의에 대해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당시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 검찰청에서 연어회와 소주를 먹으며 진술을 맞췄다”는 이 전 부지사 주장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유죄를 선고한 것. 이 전 부지사가 2024년 4월 관련 의혹을 제기한 지 2년 2개월 만에 나온 사법부의 첫 판단이다.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20일 이 전 부지사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결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흘간 진행된 이 재판에서 일반 국민 배심원단 7명 중 4명도 이 전 부지사 주장을 허위라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가 북한에 불법으로 밀가루 등을 지원했다는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해서는 무죄라는 배심원 판단을 뒤집고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며 공소를 기각했다. 또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가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쪼개기 후원’을 하도록 한 혐의에 대해 “증거가 부족하다”며 배심원단 만장일치 의견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수원=송유근 기자 big@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법원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연어 술파티’ 의혹을 허위로 증언했다는 혐의에 대해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당시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 검찰청에서 연어회와 소주를 먹으며 진술을 맞췄다”는 이 전 부지사 주장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유죄를 선고한 것. 이 전 부지사가 2024년 4월 관련 의혹을 제기한지 2년 2개월 만에 나온 첫 사법부의 판단이다.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20일 이 전 부지사의 국회증언감정법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결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흘 간 진행된 이 재판에서 일반 국민 배심원단 7명 중 4명도 이 전 부지사 주장을 허위라고 판단했다.다만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가 북한에 불법으로 밀가루 등을 지원했다는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해서는 배심원 판단을 뒤집고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며 공소를 기각했다. 또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가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쪼개기 후원’을 하도록 한 혐의에 대해 “증거가 부족하다”며 배심원단 만장일치 의견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JTBC 등 중앙그룹 계열사 5곳이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면서 이르면 다음 달 회생 절차 개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회생법원은 중앙그룹 지주사인 중앙홀딩스와 JTBC 등 5곳이 낸 회생 신청을 회생2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에 배당했다. 재판부는 조만간 각 사 대표자를 불러 재무구조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심문한 뒤 회생 절차를 개시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5곳 모두 회생을 신청하면서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도 함께 신청했다. 보전처분은 기업이 자산을 빼돌리거나 임의 처분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이고,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권자들이 강제집행에 나서지 못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신청을 받아들일지는 재판부가 1, 2일 내에 우선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회생 절차 개시 여부에 대해 서울회생법원의 한 판사는 “회생 가능성이 아예 없는 사례가 아니라면 회생 절차 개시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다만 개시가 받아들여져도 영업할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라거나, 파악하지 못한 빚이 많아 회생계획을 수립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회생 절차가 폐지될 수 있다. 반대로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회생계획안 결의 절차가 남는다.또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하거나, 개시는 됐지만 심사 과정에서 회생 절차가 폐지되더라도 바로 파산 절차를 밟는 건 아니다. 각 회사가 자체적으로 법인 파산 절차를 밟거나 회생 가능성을 재입증해 다시 회생 신청을 할 수도 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15일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성역 없는 수사를 이어가려면 공수처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이날 공수처 사무실이 있는 경기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력과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법 개정은 거악을 향한 칼날을 제련하기 위한 절박한 호소”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특검법은 수사 중 발견된 범죄에 대해 폭넓게 수사권을 인정하는데,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 사건이 아닌 경우 수사를 제한하고 있다”며 “법무부 장관에 개정안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개정안이 국무회의에 상정되면 직접 나가서 설명하겠다”고 했다.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권을 놓고 논란이 빚어졌는데 이같은 혼선이 반복되선 안 된다는 취지다.오 처장은 3월부터 시행된 법왜곡죄에 대해서도 “법왜곡죄로만 고발된 건은 (공수처) 수사 대상인지 명확하지 않아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이 고발된 사건도 이첩했다”고 설명했다. 6·3 지방선거 당일 선거관리위원회의 준비 부족으로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오 처장은 “선관위 정무직 공무원은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기 때문에 범죄 성립 여부를 중심으로 사건을 검토 중”이라며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유권자의 50%까지 줄이도록 한) 지침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있다”고 했다. 오 처장은 공수처와 검찰이 보완수사 주체를 놓고 2년여 간 공방을 이어가다가 최근 불기소로 종결된 감사원 간부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 대해서도 “입법 공백이 있다”며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 보완수사에 관한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법원이 12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평양 무인기(드론) 작전’ 사건 1심에서 해당 작전을 비상계엄을 위한 불법 작전으로 판단한 배경에는 정상 지휘 체계를 따르지 않고 작전을 강행한 여러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는 ‘평양 드론 작전’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상황 조성을 위한 작전을 승인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합동참모본부가 김 전 장관의 의도를 의심하면서 지시에 반대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면 작전이 더 빈번하게 실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특검은 김 전 장관이 2024년 9월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된 뒤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에게 ‘북한 드론 침투 작전’을 지시했지만 “작전을 시행할 상황이 아니다”란 반대 의견을 전달받았던 것으로 파악했다. 2024년 10월 드론이 평양 일대에 추락한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합참 등의 반대 의견이 이어졌지만 김 전 장관이 추가 작전을 강행했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이다. 또 평양 드론 작전은 통상 군사 작전과 달리 작전 수행 단계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특검 공소사실도 법원이 유죄로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이 작전에 대해 “2024년 5월 전후 이뤄진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부양에 대응하기 위한 정상적인 군사작전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은 2024년 10월 25일부터 11월 17일까지 20여 일간 오물풍선을 날려보내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 기간에 김 전 장관 주도로 평양 드론 작전이 계속 진행된 만큼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법원은 드론사가 해킹에 대비한 ‘국가용 암호화 장비’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드론을 평양에 날려 추락한 드론의 비행 경로와 원점을 북한에 알 수 있도록 했다는 이유 등을 근거로 일반이적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법원은 “대한민국이 보유한 군사력을 국가안보, 국토방위와 무관한 사적 목적에 사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법원이 12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평양 무인기(드론) 작전’ 사건 1심에서 해당 작전을 비상계엄을 위한 불법 작전으로 판단한 배경에는 정상 지휘 체계를 따르지 않고 작전을 강행한 여러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14일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는 ‘평양 드론 작전’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상황 조성을 위한 작전을 승인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합동참모본부가 김 전 장관의 의도를 의심하면서 지시에 반대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면 작전이 더 빈번하게 실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특검은 김 전 장관이 2024년 9월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된 뒤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에게 ‘북한 드론 침투 작전’을 지시했지만 “작전을 시행할 상황이 아니다”란 반대 의견을 전달 받았던 것으로 파악했다. 2024년 10월 드론이 평양 일대에 추락한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합참 등의 반대 의견이 이어졌지만 김 전 장관이 추가 작전을 강행했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이다. 또 평양 드론 작전은 통상 군사 작전과 달리 작전 수행 단계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특검 공소사실도 법원이 유죄로 인정했다.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이 작전에 대해 “2024년 5월 전후 이뤄진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부양에 대응하기 위한 정상적인 군사작전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은 2024년 10월 25일부터 11월 17일까지 20여 일간 오물풍선을 날려보내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 기간에 김 전 장관 주도로 평양 드론 작전이 계속 진행된 만큼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법원은 드론사가 해킹에 대비한 ‘국가용 암호화 장비’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드론을 평양에 날려 추락한 드론의 비행경로와 원점을 북한에 알 수 있도록 했다는 이유 등을 근거로 일반이적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법원은 “대한민국이 보유한 군사력을 국가안보, 국토방위와 무관한 사적 목적에 사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만화를 불법으로 복제해 인터넷에 업로드하는 ‘마나모아’ 사이트 운영자 이모 씨(37)가 9년여간의 해외 도피 끝에 11일 국내로 송환됐다. 이 씨는 국내 최대 불법 웹툰, 웹소설 등을 유통했던 사이트 ‘뉴토끼’를 운영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일본 당국으로부터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이 씨를 검찰, 경찰과 함께 범죄인 인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15∼2022년 불법 복제 만화 공유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슬램덩크, 원피스, 명탐정 코난 등 유명 일본 만화 저작물 약 1400개를 불법 게시하고 사이트 내 도박사이트 광고를 게재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 씨는 2017년 일본으로 출국한 뒤 2022년 일본 국적으로 귀화했다. 이번 송환은 2022년 일본과의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 뒤 일본 국적의 범죄인을 최초로 인도받은 사안이다. 앞서 법무부는 2024년 이 씨와 관련해 검찰과 경찰의 요청을 받고 사건 법리 검토에 착수해 일본 당국과 범죄인 인도에 관한 협의를 개시했다. 이어 3월에는 법무부와 경찰청이 합동으로 일본 당국이 이 씨의 자택에서 압수한 물품을 일본 현지에서 인계받는 등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 법무부는 “한국 웹툰 등 문화 콘텐츠 산업 생태계 전반에 피해를 초래하는 해외 저작권 침해 사범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향후 불법 복제 만화 공유사이트와 관련한 수사 및 국제공조 등을 통해 범행 수법, 운영 구조 등 전모를 규명하고 범죄수익도 철저히 추적해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웹툰작가협회는 뉴토끼 운영자가 일본에 귀화해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본 정부가 뉴토끼 운영자 체포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지난달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웹툰 분과 제3차 회의’에서 “범죄 행위를 보고 있으면서 그냥 눈을 감는 것은 공권력을 가진 정부가 해선 안 될 일”이라며 뉴토끼 운영자를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정부는 해외 저작권 침해 사범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11일 정부는 웹툰·만화 등의 불법 복제 콘텐츠를 게시한 사이트들에 대해 긴급 접속 차단 조치를 내렸다. 정부 조치가 시행되기 직전인 4월 27일 뉴토끼 운영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뉴토끼, 마나토끼, 북토끼’ 등 불법 사이트 운영 종료를 공지하며 “향후 서비스 재개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가 올 10월 검찰청 폐지 이후 신설되는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라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9일 밝혔다. 자문위원장인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를 비롯한 위원 8명은 이날 12쪽 분량의 공동 입장문을 통해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에서 사건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필요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은 실체적 진실 발견과 책임 있는 사건 처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가 필요한 범위에서 직접 보완할 수 없다면 위법·부당하거나 미진한 수사를 바로잡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그 불이익은 범죄 피해자와 피의자·피고인을 포함한 국민 모두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검사에게 ‘행정조사 수준의 보완조사권’만 부여하는 추진단의 검토안에 대해서도 자문위는 “기존 수사와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라며 “실무상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자문위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할 경우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공소청으로 넘기는 ‘전건 송치’ 제도 역시 부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들은 입장문을 통해 “(검사가) 수사기관의 판단을 사후적으로라도 점검할 수 없다면 사건 암장이나 부실·위법수사를 밝히는 걸 제도적으로 금지시키는 것”이라며 ‘전건 송치’ 제도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경찰은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로 보냈지만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직권으로 사건을 검찰로 보내지 않는 ‘불송치’ 권한을 갖게 됐다. 앞서 자문위는 지난달 추진단에 활동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위원은 통화에서 “우리는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폐지를 전제로 검토하면 우리가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자문위는 이날 입장문에서 “검사의 수사권 전면 박탈이라는 목표에 매몰된 나머지 그에 따른 제도적 공백과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대비 없이 형사사법제도 근간을 재편하려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며 “정해진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형식적 숙의로는 바람직한 제도 설계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추진단은 다음 주 전후로 ‘검사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와 ‘제한적 보완수사권 유지’를 골자로 한 복수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초안을 완성한 뒤 더불어민주당과 협의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에 대해 “결론은 국회에 맡기기로 했다”며 사실상 여당을 포함한 국회의 논의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국민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계신 만큼 객관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해주십시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사진)의 검찰청사 내 ‘연어 술 파티 의혹’의 진위를 가릴 국민참여재판이 8일 시작됐다. 재판은 검사와 변호인단의 배심원 선정 작업부터 진행됐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정치자금법 위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 등에 대한 본격적인 재판에 돌입했다. 이번 재판은 19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10일간 진행되며 역대 최장기 국민참여재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날 최후 변론 후 배심원의 평의 절차를 거쳐 판결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심원 선정 절차는 통지서를 받은 후보자 500명 중 출석한 5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이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12명을 1차 후보군으로 선발한 뒤 신문 절차를 거쳐 배심원단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와 변호사는 “보수 유튜버 등의 채널을 아는지”, “언론 매체를 통해 사건을 접했는지” 등의 질문을 통해 배심원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심원단의 개인 신상, 가치관 등의 질문을 던져 불공정한 판결을 할 우려가 있는 배심원을 배제 요구하거나 기피 신청하는 방식으로 선정이 진행된 것. 이번 재판에서 핵심 쟁점은 이 전 부지사가 국회 청문회에서 제기한 ‘검사실 술 파티’ 발언이 위증인지 여부다. 이 전 부지사는 2024년 10월 국회 청문회에 나와 검찰 조사 과정에서 “회덮밥, 연어, 소주가 제공된 술자리가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검찰의 회유가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허위 증언을 했다”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이 사건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구속하고 매장하기 위해 이화영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이용한 정치 검사의 수사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도 “(검찰이) ‘이재명에게 불리한 허위 진술을 하면 관련 사건 서른 건 이상을 모두 덮어주고, 하지 않으면 평생 징역을 살게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국회 청문회에서 연어 술 파티가 있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허위이며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의 관여 없이 스스로 위법한 방식의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것도 상식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이번 재판에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현장검증과 증인신문도 진행된다. 술 파티 장소로 지목된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에 대한 현장검증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검찰청 폐지 이후 신설되는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여부와 관련해 “결과는 국회에 맡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검사 보완수사권의 제한적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국회의 몫으로 넘긴 것.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하반기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기존 의견에 변함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검찰의) 권한을 배제해서 위험성을 제거해야 하는 건 맞는데, 그것 때문에 국민이 피해를 보면 되겠냐는 생각이다.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검찰이) 그것(보완수사권)도 악용해서 나쁜 짓 하면 어떡하느냐는 걱정이 국민들 속에 많은 것”이라며 “지금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을 향해서는 “모든 영역에서 금도라고 하는 게 있다”며 “검찰이 그 선을 너무 많이 넘어 버렸기 때문에 업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정부 입장을 어느 쪽으로 고집하지 않으면 좋겠다”며 보완수사권은 여당을 포함한 국회의 논의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선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예외적인 경우 (수사권) 남용 여지가 없도록 안전장치를 만드는 게 효율적인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특별히 감사하다. 국회에서 좋은 결론으로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검찰청 폐지 이후 신설되는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여부와 관련해 “결과는 국회에 맡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검사 보완수사권의 제한적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국회의 몫으로 넘긴 것.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하반기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기존 의견에 변함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검찰의) 권한을 배제해서 위험성을 제거해야 하는 건 맞는데 그것 때문에 국민이 피해를 보면 되겠냐는 생각이다.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검찰이) 그것(보완수사권)도 악용해서 나쁜 짓하면 어떡하느냐는 걱정이 국민들 속에 많은 것”이라며 “지금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을 향해서는 “모든 영역에서 금도라고 하는 게 있다”며 “검찰이 그 선을 너무 많이 넘어버렸기 때문에 업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정부 입장을 어느 쪽으로 고집하지 않으면 좋겠다”며 보완수사권은 여당을 포함한 국회의 논의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선 “보완수사를 안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예외적인 경우 (수사권) 남용 여지가 없도록 안전장치를 만드는 게 효율적인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특별히 감사하다. 국회에서 좋은 결론으로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범위를 ‘사생활에 관한 비밀 침해’로 한정하는 방향으로 법무부 형사법개정특별위원회가 의견을 모은 것은 현행법상 처벌 대상이 광범위하다 보니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부작용을 막겠다는 취지다. 현행법상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원칙적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 하지만 특위에서 논의한 안이 입법되면 처벌 범위가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 영역을 침해한 경우로 축소될 전망이다.● 특위 “표현의 자유 영역을 넓히자는 것” 현행 형법 307조 1항과 정보통신망법 70조 1항은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그동안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1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기소 인원이 2024년 1년간 약 1500건”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양육비 미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신상 등을 공개한 시민단체 ‘양육비를 해결하는 사람들’ 운영자는 신상 정보를 온라인에 게시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2024년 1월 대법원으로부터 벌금 100만 원 선고유예를 내린 항소심 판결을 확정받았다. 하지만 법무부 특위에서 논의한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면 사법부가 이 단체가 공개한 정보가 사생활에 관한 비밀을 침해했는지 판단해 처벌 여부를 정하게 되는 것. 또 지난해 7월 채무자의 거주지 인근에 벽보를 붙여 빚을 갚지 않은 사실을 알린 김모 씨는 3월 1심에서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의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받았다. 만약 특위 의견대로 개정이 이뤄진다면 김 씨 사건도 법원이 ‘사생활 침해 여부’를 따져 처벌할지 결정할 수 있게 된다.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그동안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비롯해 정치 풍자나 비평, 논평 등도 명예훼손죄로 고소·고발돼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논의에 참여한 한 특위 위원은 “처벌 요건에 ‘사실적시’라는 단어를 없애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걸 방지하려는 취지”라며 “가령 사업장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리뷰로 명예훼손을 주장하면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특위에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수사·기소할 수 있는 친고죄로 전환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고죄로 바뀌면 시민단체 등이 정치적 목적으로 특정인을 고발해 수사 개시하기 어려워진다. 그동안 특정인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3자가 명예훼손 고발을 남발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고발권 남용 논란도 불거져 왔다.● “‘사생활 비밀’ 범위 모호” 지적도 지난해 12월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기로 했다가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처벌 범위를 수정해 ‘공공연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로 다시 확대됐다. 친고죄로 바꾸기로 한 것도 본회의 상정안에는 담기지 않았다. 이후 형법 개정에 맞춰 정보통신망법을 다시 처리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방침이었다. 일각에선 처벌 범위를 축소하는 것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곽준호 변호사는 “사생활에 관한 비밀의 범위가 모호해 어떤 범죄가 처벌 대상인지에 대해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특위 의견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뒤 입법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올해 성과관리 시행계획으로 7∼9월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알권리를 제한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개선을 위한 형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법무부는 법 개정과 관련해 “표현의 자유 보장, 사실적시 명예훼손 고소·고발 남발 방지, 악의적인 사생활 폭로 대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국회 입법 논의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법무부 산하 자문기구인 형사법개정특별위원회(특위)가 형법 등에 명시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사생활에 관한 비밀을 침해한 경우에만 처벌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사실을 말한 행위까지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는 것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폐지론과 “내밀한 사생활이 폭로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존치론이 맞서 왔는데 법무부 특위는 처벌 범위를 축소하는 절충안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7일 복수의 특위 위원들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출범한 특위는 최근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적용 대상을 ‘사생활에 관한 비밀 침해’에 한정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특위 위원은 “정보통신망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특위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친고죄’로 전환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만약 특위에서 논의된 방향으로 개정된다면 피해 당사자가 아닌 제3자 등이 고발을 남용하는 사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친고죄는 모욕죄 등과 같이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기관이 수사·기소를 할 수 있다. 법무부는 특위 의견 등을 종합해 형법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검토를 지시한 만큼 22대 하반기 국회에서 법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법무부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 심사가 진행 중이므로 여러 방안을 검토해 입법 논의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6·3 지방선거 본투표는 투표용지를 한꺼번에 받았던 사전투표와는 달리 기표 과정이 두 단계로 나뉜다. 유권자는 투표소에서 1차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기초단체장 투표용지 3장을 받아 기표하고 투표함에 넣는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은 이때 재보궐선거 투표용지도 받는다. 이어 나머지 지역구 광역·기초의원, 비례대표 광역·기초의원 투표용지 4장을 추가로 받아 투표하는 방식이다. 투표소 밖에서 투표 인증샷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건 문제없지만, 기표한 투표지를 촬영해 SNS에 공개하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해 처벌받을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6·3 지방선거의 투표 방식, 공직선거법에 따라 금지된 투표일 당일 유권자의 행위 등에 대해 Q&A 방식으로 풀어봤다. ―투표용지를 총 몇 장이나 받나. “유권자는 7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국회의원 재보선이 열리는 지역구 주민은 재보선용 투표용지 1장을 더 받아 8장이다. 기초단체와 기초의회가 없는 세종시와 제주 제주시는 4장, 제주 서귀포시는 재보선 투표용지까지 5장을 받는다. 무투표로 당선이 확정된 선거구가 있는 지역은 투표용지 수도 그만큼 줄어든다.”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 기호나 정당이 표기돼 있지 않은데 정상인가.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는 기호 없이 후보 이름만 가로로 나열돼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소속 정당도 기호도 없는 ‘교호순번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투표 인증샷을 위해 기표한 투표지를 촬영해 SNS에 올려도 되나. “투표 인증샷은 투표소 건물 밖에서 촬영할 수 있다. 손가락으로 기호를 표시한 인증샷이나 특정 후보 선거벽보 등을 배경으로 투표 참여 권유 문구를 게시하는 행위도 가능하다. 하지만 기표소 안에서 기표한 투표지를 촬영할 경우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2년 이하 징역형이나 4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촬영한 투표지를 SNS를 통해 공개하면 가중 처벌될 수 있다. 2022년 5월 28일 지방선거 사전투표에서 자신이 기표한 서울시장 선거 투표지를 촬영한 뒤 221명이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공개한 유권자는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잘못 기표하거나 기표 안 한 투표용지는 찢어도 되나. “유권자가 기표한 투표지나 기표하지 않은 투표용지 모두 찢어서 훼손하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 당일 경남 양산시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기표를 잘못했으니 추가 용지를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하자 화를 내면서 이미 기표한 투표지와 기표하지 않은 투표용지를 찢어버린 일이 있었다. 이 유권자는 벌금 250만 원을 선고받았다.” ―가족과 함께 기표소에 들어가도 되나. “기표소 안에 2명 이상이 함께 들어가는 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장애 때문에 직접 기표할 수 없는 유권자는 가족 1명, 동행인이 가족이 아닌 경우엔 본인이 지정한 2명과 함께 기표소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투표소 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미취학 아동과 함께 기표소에 들어갈 수 있다.” ―투표소 안에서 특정 후보를 찍으라고 다른 사람에게 얘기해도 되나. “투표소 100m 이내에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다른 유권자 투표에 영향을 미치려 할 경우엔 처벌도 받을 수 있다.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 당시 울산 울주군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글을 읽지 못하는 어머니를 데리고 기표소 안까지 따라 들어가서 후보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투표하도록 했다. 투표관리관이 이를 제지하자 유권자는 투표용지를 찢어버렸다. 이 유권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모바일 신분증을 캡처한 사진을 사용할 수 있나. “캡처한 사진은 안 된다. 모바일 신분증을 쓸 경우에는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투표관리관에게 보여주는 식으로 본인 인증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6·3 지방선거 본투표는 투표용지를 한꺼번에 받았던 사전투표와는 달리 기표 과정이 두 단계로 나뉜다. 유권자는 투표소에서 1차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기초단체장 투표용지 3장을 받아 기표하고 투표함에 넣는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은 이때 재보궐선거 투표용지도 받는다. 이어 나머지 지역구 광역·기초의원, 비례대표 광역·기초의원 투표용지 4장을 추가로 받아 투표하는 방식이다.투표소 밖에서 투표 인증샷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건 문제 없지만, 기표한 투표지를 촬영해 SNS에 공개하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해 처벌받을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6·3 지방선거의 투표 방식, 공직선거법에 따라 금지된 투표일 당일 유권자의 행위 등에 대해 Q&A 방식으로 풀어봤다. ―투표용지를 총 몇 장이나 받나.“유권자는 7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국회의원 재보선이 열리는 지역구 주민은 재보선용 투표용지 1장을 더 받아 8장이다. 기초단체와 기초의회가 없는 세종시와 제주 제주시는 4장, 제주 서귀포시는 재보선 투표용지까지 5장을 받는다. 무투표로 당선이 확정된 선거구가 있는 지역은 투표용지 숫자도 그만큼 줄어든다.”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 기호나 정당이 표기돼 있지 않은데 정상인가.“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는 기호 없이 후보 이름만 가로로 나열돼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소속 정당도 기호도 없는 ‘교호순번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투표 인증샷을 위해 기표한 투표지를 촬영해 SNS에 올려도 되나.“투표 인증샷은 투표소 건물 밖에서 촬영할 수 있다. 손가락으로 기호를 표시한 인증샷이나 특정 후보 선거벽보 등을 배경으로 투표참여 권유 문구를 게시하는 행위도 가능하다. 하지만 기표소 안에서 기표한 투표지를 촬영할 경우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2년 이하 징역형이나 4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촬영한 투표지를 SNS를 통해 공개하면 가중 처벌될 수 있다. 2022년 5월 28일 지방선거 사전투표에서 자신이 기표한 서울시장 선거 투표지를 촬영한 뒤 221명이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공개한 유권자는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잘못 기표하거나 기표 안 한 투표용지는 찢어도 되나.“유권자가 기표한 투표지나 기표하지 않은 투표용지 모두 찢어서 훼손하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 당일 경남 양산시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기표를 잘못했으니 추가 용지를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하자 화를 내면서 이미 기표한 투표지와 기표하지 않은 투표용지를 찢어버린 일이 있었다. 이 유권자는 벌금 250만 원을 선고받았다.” ―가족과 함께 기표소에 들어가도 되나. “기표소 안에 2명 이상이 함께 들어가는 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장애 때문에 직접 기표할 수 없는 유권자는 가족 1명, 동행인이 가족이 아닌 경우엔 서로 다른 2명과 함께 기표소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투표소 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미취학 아동과 함께 기표소에 들어갈 수 있다.” ―투표소 안에서 특정 후보를 찍으라고 다른 사람에게 얘기해도 되나. “투표소 100m 이내에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다른 유권자 투표에 영향을 미치려 할 경우엔 처벌도 받을 수 있다.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 당시 울산 울주군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글을 읽지 못하는 어머니를 데리고 기표소 안까지 따라 들어가서 후보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투표하도록 했다. 투표관리관이 이를 제지하자 유권자는 투표용지를 찢어버렸다. 이 유권자는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모바일 신분증을 캡처한 사진을 사용할 수 있나.“캡처한 사진은 안된다. 모바일 신분증을 쓸 경우에는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해 투표관리관에게 보여주는 식으로 본인 인증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뎁스(The Depth)는 사건과 사고 뒤에 숨겨진 입체적인 맥락을 파헤치는 시리즈입니다. 현장의 소음에 가려진 핵심 쟁점을 파고들어 ‘왜’와 ‘어떻게’를 선보이겠습니다.“전부 승소입니다!”3월 14일 오전 2시 3분 정부과천청사. 적막한 사무실 안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영문 판정문을 띄워놓고 바라보던 법무부 양준열 검사(사법연수원 43기)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스위스 엘리베이터 업체인 쉰들러 홀딩 아게사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3250억여 원대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정부가 전부 승소한 순간이었다.‘쉰들러 사건’ 대응 팀장을 맡았던 법무부 국제법무국 국제투자분쟁과의 양 검사를 최근 법무부 청사에서 만났다. 그는 “상대방이 주장하는 정경유착 프레임을 깨는 것이 중요했고, 양측 공방도 치열하게 이뤄졌던 사안”이라며 “판정문이 언제 이메일로 도착할지 몰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승소 순간을 떠올렸다. 현대 엘리베이터 2대 주주였던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오너 일가 경영권 강화 차원에서 유상증자와 콜옵션 양도를 강행했는데 한국 정부가 이를 방치했다”며 2018년 국제투자분쟁 소송을 냈다. 8년 공방 끝에 정부는 쉰들러 측 배상 요구를 전부 막아낸 건 물론 소송비용 96억여 원도 돌려받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2024년 6월 중국인 투자자가 낸 국제투자분쟁 사건부터 지난해 11월 론스타 판정 취소 사건, 올 2월 엘리엇 판정 취소 사건 승소까지 더하면 ‘4연승’ 쾌거를 이룬 것이다. ● 24시간이 모자란 정부 변호사 이처럼 외국 기업이나 사모펀드들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차별적 규제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ISDS를 제기하는 일이 적지 않다. 국제투자분쟁과 검사와 변호사, 공익법무관 등 공직자 13명은 이런 소송을 전담해 대응하는 ‘정부 변호사’ 역할을 하고 있다. 많게는 수조 원 규모 국부 유출을 방어해야 하는 소송인 만큼 정부는 중재 절차를 수행할 국내외 로펌도 선임한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소송을 총괄하고 전략을 짜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법무부 공직자들이 맡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검사와, 사무관, 법무관, 전문위원 등은 한국뿐 아니라 중재지인 영국이나 미국, 네덜란드 등 다양한 국가 시간에 맞춰 사실상 ‘24시간 업무 모드’ 상태인 경우가 많다. 우선 법무부 소속 공직자인 만큼 평일 오전 9시경 출근해 각종 업무를 본다. 이후 중재지 시차를 고려해 밤늦은 시각부터 새벽까지 회의를 이어가는 일이 잦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일에도 양 검사는 론스타 판정 취소 절차에 제출할 수백 쪽짜리 영문 서면을 검토했다. 자정 무렵부터 “청사가 폐쇄될 수 있다” “괜찮느냐”는 연락이 잇따랐지만 새벽 5시까지 서면 검토를 마친 뒤 귀가했다. 양 검사는 “평균 수면 시간은 하루 4시간 내외이고 일주일에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새벽에 퇴근한다”고 했다. ● 핵심 증인 설득하고 증거도 직접 확보 ISDS 사건 대응은 과거 정부 처분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해외 기업들이 차별적이고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우리 정부 처분이 어떻게 이뤄진 것인지 판단 과정을 되짚어 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처분을 내렸던 기관들이 방어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엘리엇 사건’ 팀장을 맡았던 민경원 검사(연수원 42기)는 “주로 처분을 내린 정부 기관에 가서 많은 기록을 뒤진 뒤 유의미한 증거를 찾는데, 검사의 수사 업무와 비슷하다”며 “(증언을 해줄 사람들이) 퇴직한 분일 때도 있고, 상대방 측 반대신문에도 대비해야 하는 만큼 증인신문 준비 과정이 어려운 면이 있다”고 했다. 검사들이 ‘키맨’인 증인을 설득하더라도 막상 증언을 앞두고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 일도 있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쉰들러 사건 구술 심리가 예정된 가운데 함께 현지로 향하기로 했던 핵심 증인이 급격한 건강 악화로 출국할 수 없게 됐다고 전해온 것이었다. 양 검사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며 “서면 공방 끝에 중재판정부로부터 화상 신문 허가를 받아냈고 온라인 화상 증인 신문 방식으로 무사히 절차를 마쳤다”고 했다. 국제투자분쟁 사건에선 대부분 외국인인 중재판정부에 국민연금처럼 한국에만 있는 고유한 기관에 대해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것도 승패를 가르는 관건이 된다. 올 2월 정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측에 1600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기존 판정 결과를 취소해달라”고 영국 상사법원에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때 영국 법원은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던 국민연금에 대해 “사실상(de facto) 국가기관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국 정부가 엘리엇 측에 1600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정 결과가 일부 취소됐고, 다시 한번 배상 책임을 다툴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민 검사는 “국민연금과 비슷한 지위인데 국가기관으로 인정되지 않은 사례를 모아 법원에 제출했고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는 여러 이유에 대해 주장했다”며 “국민연금의 투자활동이 국제투자분쟁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한 것”이라고 했다. ● 수조 원 국부 건 소송에 심리적 부담감도 13년에 걸친 론스타와 공방 과정에선 아찔했던 순간도 적지 않았다. 론스타가 2022년 8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서 “한국 정부가 2억165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승소 판정을 받았는데 이후 미국 법원에 “배상금을 강제 집행해달라”는 추가 소송을 냈던 것. 우리 정부가 자칫 4000억여 원 가까운 배상금을 지급보증하거나, 법원에 공탁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양 검사는 “수천억 예산이 갑자기 어디서 나올 리 없어 모두가 패닉 상태였다”며 “치열한 서면공방과 구두변론 끝에 보증이나 공탁 없이 판정 집행을 차단했다”고 했다. 이후 론스타 사건 대응팀은 “한국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기존 판정은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고, 결국 미 워싱턴DC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취소위원회에서 승소 결정을 선고받았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구술심리 도중 취소위원회 위원장은 “기존 판정이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나머지 취소 사유는 더 판단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양 검사는 “ICSID 역사상 취소 신청이 전부 인용된 건 1.6% 뿐”이라며 “승소를 예감하고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고 했다.수조 원의 국부가 걸린 법정 공방을 담당하는 만큼 국제투자분쟁과 팀원들의 심리적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민 검사는 “영국 법원의 취소 인용률은 3%로 우리가 이길 확률이 극단적으로 낮은 상황이었다”며 “팀원들끼리 우스개소리로 ‘내일 지면 템스강에 뛰어들자’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민 검사는 이어 “질 것 같다고 생각하면 포기할 것 같고, 이길 것 같다고 생각하면 소홀해질 것 같아 당면한 과제부터 최선을 다해 처리하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 상대방 6분의 1 수준 법률 비용으로 승소수백억대 법률 비용을 들여 소송에 대응하는 해외 기업이나 사모펀드들과 달리 법무부는 한정된 예산 범위 안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한계도 있다. 그럼에도 법무부는 최근 ‘엘리엇 사건’에서 상대측의 6분의 1밖에 안 되는 비용으로 기존 판정을 뒤집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론스타와 쉰들러, 중국투자자 사건 등에선 연이은 승소 판정은 물론 219억여 원의 소송비용까지 상대측으로부터 돌려받는 결정을 받아냈다. 양 검사는 “예산 부족 때문에 로펌에 보수 지급이 밀렸고 조금 기다려달라고 읍소하면서 중재절차를 수행했다”며 “법무부가 서면 초안을 먼저 작성해 로펌에 크로스체크를 의뢰하는 식으로 로펌의 타임차지(시간당 청구)를 줄이기도 한다”고 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늘어나면서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ISDS 사건이 점차 늘어나는 만큼 국제중재 분야에 전문성 있는 전담 검사를 양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투자분쟁 대상이 된 처분을 내린 처분청이 관련 자료를 보존·제출하거나 관련 예산을 편성·집행토록 하는 ‘국제투자분쟁의 예방 및 대응에 관한 법률안’도 국회에 계류돼 있다. 민 검사는 “지금은 최초 처분을 내린 정부기관(처분청)을 설득하는데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쓰고 있지만 진짜 다퉈야 할 대상은 바깥에 있다”며 “처분청에서 예산을 부담할 때 ISDS로 인한 예방 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국제분쟁대응실처럼 전문 인력 수백 명이 ISDS 사건을 담당할 수 있도록 별도 조직을 갖추는 게 목표다. 양 검사는 “국제 전쟁과 다름없는 ISDS에서 검사는 수조 원 국부를 지켜야 하는 대한민국 대리인(RC·Republic of Korea‘s Counsel)”이라며 “이준 열사가 순국한 헤이그에서 쉰들러 사건을 이겼을 때 감명 깊었고, 그 정신을 이어받아 국부와 정당한 규제 주권을 끝까지 보호하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말했다. 과천=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