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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 혼합복식 간판 임종훈(28)-신유빈(21) 조가 중국을 넘어 2주 연속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혼합복식 세계랭킹 5위 임-신 조는 29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WTT 컨텐더 자그레브 대회에서 중국의 황유정-천이 조(세계 91위)를 3-0(12-10, 11-8, 11-9)으로 완파했다. 21일 끝난 WTT 스타 컨텐더 류블라냐에 이어 2주 연속 챔피언이 됐다. 승부처였던 1세트 10-10 듀스에서 신유빈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2, 3세트 들어서도 각각 2점 차까지 뒤졌으나 끝내 역전에 성공하며 26분 46초 만에 승부를 마무리했다. 임-신 조는 앞서 준결승에선 일본 남매 선수 하리모토 도모카즈-하리모토 미와 조(세계 104위)를 3-0(11-3, 14-12, 11-3)으로 제압했다. 임-신 조는 3월 스타 컨텐더 첸나이 대회 우승 등 올 시즌에만 WTT 시리즈에서 세 차례 우승을 합작했다. 두 선수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과 올해 세계선수권 혼합복식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버디 폭격기’ 고지우(23)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54홀 최소타 타이 기록을 세우며 시즌 첫 승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고지우는 29일 강원 평창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23언더파 193타를 적어낸 고지우는 2위 유현조(20)를 2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 상금 1억8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2년 전 이 대회에서 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던 고지우는 지난해 7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 이어 11개월 만에 투어 3승째를 챙겼다. 고지우가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193타는 조정민이 2018년 6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때 작성한 54홀 최소타와 타이 기록이다. 고지우는 2라운드까지 18언더파 126타를 적어내며 조정민이 같은 대회에서 기록한 17언더파 127타를 뛰어 넘는 36홀 최소타 신기록을 세웠다. 고지우는 이날 54홀 최소타 기록에 도전했지만 17번홀(파3), 18번홀(파5)에서 모두 파에 그치며 타이 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고지우는 이번 대회 내내 ‘버디 폭격기’라는 별명에 걸맞게 화끈한 버디쇼를 선보였다. 총 54홀에서 모두 25개의 버디를 잡았다. 2라운드에서는 버디만 10개를 잡아내며 10언더파 62타로 코스레코드도 경신했다. 데뷔 시즌인 2022년에 전체 버디 수 공동 1위(336개)에 올랐던 고지우는 올 시즌에도 전체 버디 수(183개)와 라운드당 평균 버디 수(4.46개)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3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고지우는 이날 6번홀까지 버디 4개를 잡아냈다. 그러나 9번홀(파4) 어프로치샷 실수에 이은 보기를 시작으로 10∼12번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유현조에게 2타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13번홀(파4)에서도 티샷이 그린 앞 언덕에 떨어져 홀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세컨드샷을 핀 1m에 붙이며 버디를 잡아냈고, 16번홀(파4)에서도 세컨드샷을 0.5m 거리에 붙여 결정적인 버디를 낚았다. 고지우는 “2년 전 우승 때 16번홀 위기를 파로 잘 막았다. 이번 대회 프로암 때 직원분이 ‘16번홀이 고지우 홀’이라고 말해 준 게 티샷 때 생각났다”고 말했다. 당시 고지우는 티샷과 세컨드샷을 러프에 빠뜨리고도 파를 세이브했다. 고지우는 “예전에는 악으로 깡으로 골프를 해서 우승하면 지쳐버리고 오히려 성적이 안 나왔는데 이제는 즐기는 골프를 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다승왕”이라고 덧붙였다. 고지우의 동생 고지원(21)도 이번 대회 14언더파 202타로 공동 11위로 선전했다. 한편 같은 날 전북 군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군산CC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는 옥태훈(27)이 이글 1개, 버디 2개로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2위 이정환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번홀(파5) 러프에서 친 칩샷이 그린을 타고 이글로 연결되며 우승의 발판이 됐다. 22일 KPGA 선수권대회에서 투어 첫 승을 챙겼던 옥태훈은 2주 연속 정상에 오르며 시즌 첫 다승자가 됐다. 이번 대회 총상금은 기존 7억 원에 1∼3라운드 입장권, 식음료와 기념품 판매 수입 전액을 더해 10억484만3000원이 됐는데 옥태훈은 우승 상금으로 2억96만8600원을 챙겼다. 옥태훈은 제네시스 포인트(4940.9점)와 시즌 상금(8억2307만9679원)에서도 선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혼합복식 간판 임종훈(28)과 신유빈(21)이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시리즈에서 2주 연속 정상에 올랐다. 임종훈-신유빈조는 29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WTT 컨텐더 자그레브 대회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황유정-천이 조를 3-0(12-10, 11-8, 11-9)으로 완파했다. 승부처였던 1게임에서 듀스 접전 끝에 신유빈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는 26분 46초가 걸렸다. 혼합복식 세계랭킹 5위인 임종훈-신유빈 조는 이번 대회 1번시드, 91위 황유정-천이 조는 4번시드를 받고 대회에 나섰다. 앞서 준결승에서는 일본의 남매 선수 하리모토 토모카즈-하리모토 미와 조(104위)를 3-0(11-3, 14-12, 11-3)으로 제압하기도 했다.3월 첸나이 대회와 지난주 류블라냐 대회에 이어 올 시즌 WTT 시리즈에서 세 번째 우승이다. 첸나이, 류블라냐 대회는 컨텐더보다 상위 대회인 스타 컨텐더 대회다. 두 선수는 지난해 파리올림픽과 올해 세계선수권에서도 혼합복식 동메달을 합작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종범 KT 코치(55·사진)가 시즌 도중 팀을 떠난다. KT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방문경기를 앞두고 이 코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 코치는 한 종합편성채널의 야구 예능 프로그램 감독으로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구단 관계자는 “이번 주초에 이종범 코치가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구단은 만류했지만 논의 끝에 이 코치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KT는 지난해 10월 이 코치를 1군 외야 및 주루 코치로 영입했다. 올해 5월에는 타격 담당으로 보직을 바꿨다. 현직 코칭스태프가 시즌 도중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사퇴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KT는 26일 현재 38승 36패 1무(승률 0.514)로 10개 팀 중 7위에 자리하고 있다. 중위권 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핵심 보직을 맡고 있던 코치의 이탈은 적지 않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현역 시절 ‘바람의 아들’이란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 코치는 1993년부터 1997년까지 해태(현 KIA)에서 공수주를 모두 겸비한 유격수로 맹활약했다. 이 코치는 1998∼2000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뛰었고, 2001년 KIA로 돌아와 2012년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한국 프로야구 성적은 1706경기, 타율 0.297, 194홈런, 730타점, 510도루다.2012년 10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한화 코치를 지낸 이 코치는 이후 방송 해설자, LG 코치, 국가대표팀 코치 등으로 활동했다. 아들 이정후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진출한 2024년 초에는 텍사스에 연수 코치로 합류했다. 광주제일고 선배인 이강철 KT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 코치를 전격 영입했지만 인연은 오래가지 않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베테랑’ 불펜 투수 노경은(41·SSG·사진)이 한국 야구에 새 역사를 쓰고 있다.1984년생인 노경은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방문경기에서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고령 100홀드 기록(41세 3개월 15일)을 세웠다. 4-1로 앞선 8회말 등판한 노경은은 1이닝을 1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4번째 홀드(1승 3패 2세이브)를 수확했다. 이날 홀드를 추가하며 2023년 10월 5일 롯데전에서 LG 김진성(40)이 세웠던 종전 최고령 100홀드 기록(38세 6개월 28일)을 넘어섰다. 2003년 두산에서 데뷔한 노경은은 2007년 8월 2일 한화전에서 자신의 첫 홀드를 따냈다. 2013년에는 선발로만 10승을 수확하기도 했지만 이후 롯데, SSG를 거치면서는 선발과 구원 투수 자리를 오갔다. 2019년에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미아가 돼 한 시즌을 통째로 쉬는 시련도 겪었다.2022년까지 통산 18홀드가 전부였던 노경은은 SSG 2년 차인 2023년 구원 투수로 풀타임을 보내면서 30홀드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38홀드를 따내면서 프로야구 역사상 첫 40대 타이틀 홀더(홀드왕)가 됐다. 2년 연속 30홀드 기록 또한 역대 최초였다.올 시즌엔 홀드 부문에서 선두 KIA 조상우(20홀드)와 6개 차 뒤진 5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 중인 투수 중에선 KT 손동현(0.89), SSG 이로운(1.35)에 이어 세 번째로 좋은 평균자책점 2.14를 마크하고 있다. 노경은이 주축이 된 SSG의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3.48로 한화(3.45)에 이어 두 번째로 좋다. 무엇보다 노경은은 리그 전체 구원 투수 중에서 가장 많은 42이닝을 소화하고 있다.최근 한 달간 4∼7위를 오가고 있는 SSG의 향후 순위 싸움에서도 노경은은 든든한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승리조인 노경은이 더 많은 홀드를 올릴수록 팀도 가을야구에 가까워진다. 노경은은 “더 높은 곳에서 팬들에게 인사드릴 수 있도록 중간에서 열심히 던지겠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야구를 몇 년 했는데. 20년은 거뜬히 넘었을 거 아냐? 머리는 한순간 잊는다 해도 몸은 확실히 기억하니까 걱정 마라.” 야구광으로 유명한 일본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66)는 2004년 펴낸 ‘공중그네’에 이렇게 썼다. 소설뿐 아니라 현실에도 ‘몸이 기억을 잃어버리는 증상’이 있다. 야구를 포함한 스포츠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입스(yips) 증후군’이다. 입스는 심리적인 이유로 근육이 굳어 평소에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던 동작을 제대로 못 하는 증상을 가리킨다. 입스가 온 골퍼는 공을 앞에 두고 어쩔 줄을 모른다.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 땅볼을 잡은 후 1루로 송구를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끝내 입스를 극복하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마감하곤 한다. ● 심리가 곧 기량이다 프로야구 KT 위즈 투수 A에게도 3년 전 예고 없이 입스가 찾아왔다. 투구 폼은 그대로인데 공이 자꾸만 엉뚱한 곳으로 빠졌다. 마운드에만 서면 다리가 굳고 손끝이 떨렸다. 심호흡을 해도 가쁜 숨은 멈추지 않았다(‘그 시절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숨이 막힌다’는 선수 요청에 따라 실명은 밝히지 않는다). 당시 퓨처스리그(2군)에 있던 A는 팀 내에서 ‘성실함의 대명사’로 통했다. 마침 구위가 올라오면서 ‘곧 1군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입스가 이 모든 걸 무너뜨렸다. A는 “정말 오래 고생하면서 버텨 왔는데 눈앞이 아득해지더라. 더그아웃에서 마운드를 향하는 몇 걸음 안 되는 그 길이 너무 멀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A는 같은 팀 안영명 멘털 코디네이터(41)를 찾아가 도움을 구했다. 안 코디네이터는 그해 5월 13일을 마지막으로 18시즌에 걸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끝낸 뒤였다. 선수 시절부터 멘털 코칭에 관심이 많았던 안 코디네이터는 공익근무요원(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2011∼2013년 시간을 내 스포츠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안 코디네이터는 A에게 “야구를 그만두면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냐”고 물었다.“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라 놀랐다”는 A는 “‘작은 선술집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상하게 그러고 나니까 꽉 막혀 있던 마음에 숨구멍이 트인 듯 편안해졌다. 야구를 그만둘 각오였는데 그 뒤로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야구를 하고 있다”며 웃었다. 안 코디네이터는 올해도 ‘현장에서’ 선수들 곁을 지키며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운동장 한편이나 더그아웃 뒤 복도도 언제든 ‘즉석 상담실’이 된다. KT 관계자는 “선수들이 ‘형’이라고 부르면서 먼저 다가가기도 하고 안 코디네이터가 힘들어 보이는 선수에게 먼저 상담 신청을 하기도 한다”면서 “처음에는 심리 상담이라는 말에 부담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선수가 적지 않았다. 이제는 문턱이 한층 낮아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안 코디네이터는 “‘스포츠는 멘털’이라고 하면서도 여전히 멘털 코칭을 받는다고 하면 ‘그 시간에 기술 훈련이나 더 하지’라는 이야기를 듣기 십상”이라며 “2군 선수 중 절반 이상이 기술적으로는 이미 1군급이다. 심리도 기량의 일부다. 멘털이 단련되면서 1군 출전이 늘어나는 선수를 여럿 봤다”고 말했다.● 두렵고 떨려도…멘털 코칭이라는 말은 ‘정신력 강화 훈련’ 같은 느낌이 든다. 실제 멘털 코칭은 기본적으로 선수가 마음과 머리, 몸 사이의 관계를 인지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려면 일단 선수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법을 알아야 한다. 안 코디네이터는 “어릴 때부터 ‘프로는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배운 선수가 많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털어놓는 것을 여전히 나약하다고 생각하는 선수가 많은 이유”라고 말했다. 야구 선수가 일상적으로 제일 많이 느끼는 감정은 뭘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60년 넘게 취재한 기자이자 책 17권을 펴낸 작가인 레너드 코페트(1923∼2003)의 대표작 ‘야구란 무엇인가’에 힌트가 들어 있다. 코페트는 이 책 첫 문장에 낱말을 딱 하나 쓰고 나서 마침표를 찍었다. ‘두려움(Fear).’ 이럴 때는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는 여덟 글자를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멘털 코칭에서는 불안한 감정을 억지로 다스릴 필요가 없다고 제안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돼. 이렇게 생각해야 해”라고 마음을 고쳐먹는 게 아니라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은퇴한 와다 쓰요시(44)는 일본프로야구(NPB)를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였다. 소프트뱅크 소속의 와다는 신인이던 2003년 NPB 챔피언을 가리는 일본시리즈 최종 7차전에 선발 등판해 완투승을 거뒀다. ‘강심장’이라는 찬사가 뒤따른 게 당연한 일. 그러나 와다는 “선수 생활 내내 마운드로 향하는 길에는 매번 두려움과 긴장감이 찾아왔다. 특히 2003년 일본시리즈 때는 경기 내내 끔찍할 정도로 긴장했다. 경기를 마친 뒤에도 내가 헹가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 의아할 정도였다”고 했다. 와다는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이 긴장감과 함께 살기로 마음먹었다. 와다는 “최대한 긴장한 상태로 경기에 들어가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자고 생각을 고쳐먹었다”면서 “그러고 나니 긴장감을 신체가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자연스러운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종목 선수도 비슷하다. 세계 4대 마라톤 대회 중 하나인 뉴욕 마라톤에서 1980∼1982년 3년 연속 우승한 알베르토 살라사르(67·미국)는 “의심과 불안은 매일 계속해 일어난다. 내가 이 사실을 조금 더 일찍 받아들였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선수들을 지도할 때도 ‘부정적인 생각과 싸우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MLB 멘털 코칭의 선구자로 통하는 켄 라비자 박사(1948∼2018)도 같은 맥락으로 접근했다. 라비자 박사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묻곤 했다. “당신은 기분이 좋을 때만 야구를 잘하는 그런 형편없는 선수인가(Are you that bad that you have to feel good to play well)?” 그러면서 “현재에 머물러라.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Be present, not perfect)”고 강조했다. 이 불안감을 인정하고 나면 항상 해 왔던 ‘루틴’을 통해 마음을 속일 수도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통산 7승을 거둔 ‘골프 천재’ 김효주(30)는 “보기를 한 뒤에는 습관적으로 물을 한 모금 마신다. 보기 후엔 다음 홀에서 버디로 만회해야 한다는 마음이 생겨 긴장하게 된다”면서 “물을 마시는 행위로 홀과 홀 사이의 감정을 단절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리디아 고(뉴질랜드), 박인비, 고진영 등 세계적인 골퍼들도 모두 멘털 코치의 도움을 받아 감정을 통제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갖고 있다. ● 믿으며 기다리면…멘털 코칭을 꼭 중후장대(重厚長大)한 목표와 연결 짓는 것도 오해에 가깝다. 운동선수가 성공하고 나면 ‘어린 시절부터 큰 꿈을 꿨다’는 이야기가 흔히 뒤따른다.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대형 사고’를 칠 때마다 하나마키히가시고 재학 시절 작성한 ‘만다라트 계획표’가 화제에 오르는 게 대표 사례다. 일본 코칭 심리학자 히라모토 아키오 멘털 매니지먼트 스쿨 대표(60)는 “그 선수들이 꼭 큰 목표 때문에 성공했다고 볼 순 없다”고 말한다. 그는 자기 책 ‘목표 없이 성공하라’를 통해 “목표를 세워 성공한 사람보다 목표 없이 성공한 사람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히라모토 대표는 “사람은 가시적인 목표를 정해 놓아야 실천 의욕이 생기는 ‘목표 추구형’과 자기 소신과 내적 욕구에 충족감을 느낄 때 실천 의욕이 생기는 ‘심리적 만족형’ 두 부류가 있다”며 “전 세계 사람 가운데 80%는 심리적 만족형이다. 동양인 가운데는 그 비율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심리적 만족형은 현재에 집중하는 습관을 통해 일상에서 느끼는 만족감을 조금씩 높여가는 방식으로 성과를 거두는 유형이다. 오타니 이전에 일본인 타자 MLB 최다 홈런 기록(175개)을 보유하고 있던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51·은퇴)가 이에 해당한다. 마쓰이의 좌우명은 ‘일일일생(一日一生)’이다. ‘그저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자’는 뜻이다. 마쓰이는 “(거창한) 목표를 세워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멘털 코칭 도입 초기 이 ‘일상적 접근’을 놓친 한국 프로구단들이 적지 않았다. 한국 운동선수 대부분은 어린 시절부터 ‘집단문화’에 익숙해 ‘외부인’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페이커’ 이상혁(29), ‘셔틀콕 천재’ 안세영(23), ‘스파이더 걸’ 서채현(22) 등을 카운슬링한 경험이 있는 김미선 케이스포츠심리상담 대표(48)는 “처음에는 일부 프로팀 선수들이 ‘이것도 고과평가 요소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감독 눈치가 보이는데 무슨 말을 하겠냐’는 이야기도 종종 들었다”고 했다. 반대로 함께 선수 생활을 했고, 요즘도 일상을 함께하는 KT 안 코디네이터에게는 코치진 흉을 보는 선수도 적지 않다. 선수들 마음을 여는 데는 ‘자격증’보다 ‘라포르(rapport·신뢰와 친밀감)’가 중요하다. 멘털 코칭 관련 자격증이 따로 없는 김세영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멘털 코치(44)가 대표적인 예다. 흥국생명은 ‘배구 여제’ 김연경(37·은퇴)이 이끌던 팀이지만 챔피언결정전 무대에서는 번번이 고개를 떨구곤 했다. 이에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팀 전체 분위기와 후배까지 챙겨야 하는 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그래서 영입한 인물이 2020∼2021시즌까지 팀 소속 선수였던 김 코치였다. 흥국생명은 김 코치를 영입하면서 “선수들의 정신적 멘토 및 맏언니로서 팀 성장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업배구 시절부터 20년 넘게 코트를 누볐던 김 코치는 “예전에는 후배 선수가 팀 언니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 문화가 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선수들끼리도 속내를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다. 그래서 내가 먼저 언니처럼, 엄마처럼 다가가려고 노력했다”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선수들이 좋아하는 카페에 함께 가서 대화를 나누곤 했다. ‘오늘 하루 어땠어?’ 같은 일상적인 질문으로 시작해 선수들 얘기를 많이 들어주고 방향을 잡아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멘털 코칭에서는 이런 접근법을 ‘관계 기반 피드백(relationship-based feedback)’이라고 부른다. 진솔한 피드백은 마음과 마음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그 다리가 팀워크를 만든다. 2년 연속 챔프전에서 미끄러졌던 흥국생명은 2024∼2025시즌 챔프전에서 최종 5차전 승부 끝에 정상을 차지하면서 우승 갈증을 해소했다.● 끝내는 닿는다 경기장에선 언제나 마음이 몸보다 먼저 뛴다.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 코코 고프(21·미국)는 2022년 프랑스 오픈 때 개인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올랐다. 경기 시작 전 긴장감에 짓눌린 고프는 눈물을 한바탕 쏟은 뒤에야 겨우 코트를 밟았다. 결과는 이미 예정돼 있었다. 고프는 당시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24·폴란드)에게 1시간 8분 만에 0-2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올해 6월 8일 고프는 다시 프랑스 오픈 결승 무대에 섰다. 이번에도 1세트는 내줬지만 2시간 38분에 걸친 승부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고프는 “예전에는 경기에서 지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 이제는 패한 다음 날에도 해가 뜬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해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살면서 스포츠 대회 결승에서 지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일을 마주한다. 결승에 오른 것 자체가 행운이고 특권”이라고 했다. 멘털 코칭은 운동선수만을 위한 훈련법이 아니다. 누구든 흔들릴 수 있고, 그 흔들림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는 말은 그저 위로가 아니다. 흔들리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래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된다. 부정적인 마음을 애써 억누르려 하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 마음을 제어하는 힘을 얻는다. 이 기사 처음에 등장한 소설에는 이런 구절도 나온다. “제어력이란 게 뭐지. 사람은 언제 그것을 몸에 익히게 될까. 분명 명확한 해답 같은 건 없다. 오직 인간에게만 있는 불가사의한 학습 능력일 것이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984년생 베테랑 투수 노경은(SSG)이 프로야구 역대 최고령 100홀드 기록을 새로 썼다. 노경은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방문경기에 8회말 등판해 1이닝 동안 1탈삼진 1볼넷 무실점 피칭을 하며 시즌 14번째 홀드를 수확했다. 2003년 두산에서 프로 데뷔해 22년 만에 개인 100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노경은은 이날 41세 3개월 15일로 2023년 10월 5일 롯데전에서 LG 김진성이 세운 최고령 100홀드 기록(38세 6개월 28일)을 넘어섰다. 노경은은 2007년 8월 2일 한화전에서 3분의2이닝 동안 볼넷 3개를 주고도 탈삼진 1개를 섞어 무실점 피칭을 하며 커리어 첫 홀드를 챙겼다. 2022년까지 18홀드가 전부였던 노경은은 2023년 30홀드 2024년 38홀드를 기록하며 프로야구 사상 2년 연속 30홀드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엔 홀드왕에 오르며 40대 최초 타이틀 홀더가 됐다. 나이를 무색케 하는 활약이다. 올해 프로야구 등록 선수의 평균 연령(신인, 외국인 선수 제외)은 27.2세다.노경은은 홀드 부문에서 선두 KIA 조상우(20홀드)와 6개 차 5위다. 특히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 중인 투수 중에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1.17로 KT 손동현(0.99)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평균자책점(2.14)은 세 번째로 낮다. 노경은의 활약에 힘입어 SSG의 팀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3.48로 한화(3.45)에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노경은은 리그 전체 구원 투수 중에서 가장 많은 42이닝을 책임지고 있다.지난시즌 뒤 SSG와 최장 3년(2+1년) 총액 25억 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노경은이 남은 커리어 동안 어떤 역사를 더 써내려갈지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쳤다 하면 홈런이다.나이를 잊은 ‘국민 거포’ 박병호(39)의 방망이가 뜨겁다. 박병호는 25일 한화와의 대구 안방경기에서 시즌 15호 홈런을 기록했다. 3회말 상대 선발 와이스의 초구를 노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쳤다. 개인 통산 7번째 4경기 연속 홈런이다. 박병호는 이 홈런으로 삼성 디아즈(27홈런), LG 오스틴(19홈런)에 이어 NC 데이비슨과 함께 홈런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선두다.놀라운 건 홈런 페이스다. 타율 0.217을 기록 중인 박병호는 시즌 33안타 중 약 45%인 15개를 홈런으로 연결했다. 안타 2.2개를 칠 때마다 하나꼴로 홈런이 나오는 셈이다. 올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 중에선 안타 대비 홈런 비율이 가장 높다. 종전 개인 최고 기록은 2014시즌의 37%였다. 당시 넥센(현 키움) 소속이던 박병호는 안타 139개 중 52개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올 시즌 안타 자체가 적은 영향도 있지만 그만큼 홈런 페이스가 좋다. 지난달 무릎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퓨처스리그(2군)를 거쳐 복귀한 박병호는 현재 삼성이 치른 75경기 중 59경기에 출전했다. 이달 8일 복귀 후 11경기에선 타율 0.296, 6홈런, 13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달 19일 대구 두산전에서는 시즌 첫 만루홈런과 함께 첫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금 페이스만 보면 디아즈보다 박병호가 좋다. 매 경기 홈런이 나온다는 건 자신이 원하는 포인트에서 타이밍이 잘 맞고 있다는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박병호도 “지금까지 좋은 모습 못 보여드렸는데, 요즘 좋은 타격이 나와 다행”이라고 말했다.최근 한 달간 3위부터 6위 자리를 오르내리고 있는 삼성이 박병호의 상승세에 힘입어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은 올 시즌 박병호가 홈런을 친 14경기에서 승률 0.692(9승 4패 1무)를 기록하고 있다. 박병호가 KT 시절이던 2022시즌(35홈런) 이후 3년 만에 다시 30홈런 고지에 오를지도 관심사다. 박병호는 현재 29홈런 페이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쳤다하면 홈런이다.‘국민거포’ 삼성 박병호(39)의 방망이가 뜨겁다. 박병호는 25일 한화와의 안방경기에서 3회말 솔로포로 시즌 15호 홈런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7번째 4경기 연속 홈런쇼다. 박병호는 이 홈런으로 삼성 디아즈(27홈런), LG 오스틴(19홈런)에 이어 홈런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국내 타자 중에서는 가장 앞선다. 놀라운 건 홈런 페이스다. 시즌 2할 초반대 타율(0.217)을 기록 중인 박병호는 시즌 33안타 중 약 45%인 15개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 종전 개인 최고 기록은 2014시즌의 37%다. 당시 넥센(현 키움) 소속이던 박병호는 139개의 안타 중 52개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올 시즌 아직 안타 자체가 적은 영향도 있지만 그만큼 홈런 페이스가 좋다는 의미다. 박병호는 지난달 23일 무릎 통증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가 퓨처스(2군)를 거쳐 이달 8일 복귀했다. 복귀 후 11경기에선 타율 0.296 6홈런 13타점을 기록 중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금 홈런 페이스는 디아즈보다 박병호가 더 좋다. 타율도 더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최근 한 달간 3위부터 6위 자리를 오르내리고 있는 5위 삼성이 박병호의 상승세에 힘입어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병호가 KT 시절이던 2022시즌(35홈런) 이후 다시 3년 만에 30홈런 고지에 오를지도 관심사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인생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순간을 마음껏 즐기셨으면 좋겠다.”‘피겨 여왕’ 김연아(35)가 내년 2월 6일 개막하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25일 서울 강남구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에서 열린 대회 공식 설명회에 ‘스페셜 게스트’로 참석한 김연아는 “올림픽은 인생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선수들이 서로에 대한 존중과 우정으로 하나가 되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며 “아름다운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의 경관도 함께 즐기기 바란다”고 말했다.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2014년 소치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년 평창 대회 때는 홍보대사이자 성화 최종 점화자로 활약했다. 올림픽 최고의 순간을 묻는 질문에 김연아는 “밴쿠버 대회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지금까지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 올림픽의 한 부분에 기여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안드레아 바르니에르 대회 조직위원회 최고경영자(CEO),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 패럴림픽 노르딕스키 선수 김윤지 등이 참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내가 가는 길이 곧 역사다.’롯데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31)는 지난해 한국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02개)을 썼다. 서건창(36·KIA)이 2014년 넥센(현 키움) 소속으로 남겼던 201안타를 10년 만에 넘어섰다. 1982년 출범한 한국프로야구에서 200안타 고지를 넘은 선수는 레이예스와 서건창 두 명뿐이다. 한국 야구 2년 차인 레이예스는 올해 다시 한 번 기록 경신에 나선다. 레이예스는 24일 현재 팀이 치른 75경기에 모두 출전해 308타수 107안타(타율 0.347), 8홈런, 5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안타와 2루타(26개) 1위, 타율과 타점에선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안타 부문에선 2위 삼성 디아즈(29·86개)를 20개 넘게 앞서고 있다. 레이예스가 현재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이어가면 205안타를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레이예스는 지난해 개막 후 75경기에선 101안타를 기록했다. 3월에 타율 0.194로 주춤했던 레이예스의 방망이는 시간이 갈수록 불이 붙고 있다. 6월 타율 0.463(67타수 31안타)은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가장 높다. 3∼11일에는 8경기 연속 멀티히트(2안타 이상)를 때렸다. 스위치 타자인 레이예스는 왼손, 오른손 투수를 가리지 않고 안타를 양산하고 있다. 오른손 투수 상대로는 타율 0.357(196타수 70안타), 왼손 투수에게는 타율 0.344(96타수 33안타)를 기록 중이다. 상대적으로 언더핸드 투수에게는 타율 0.250(16타수 4안타)으로 약한 편이다. 레이예스는 “(최다 안타 신기록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그저 팀 승리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롯데가 주전 타자 윤동희(22), 나승엽(23), 손호영(31) 등이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한 상황에서도 팀 타율 1위(0.285)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데는 레이예스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144경기에 모두 출전했던 레이예스는 올해도 팀에서 유일하게 개근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 2년 차 외국인 타자 디아즈도 새 역사에 도전한다. 팀 선배 ‘라이언 킹’ 이승엽(49)이 2003년 달성했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56개)을 넘보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29경기에서 7홈런을 쳤던 디아즈는 올 시즌 74경기에 모두 나와 27홈런을 쏘아 올렸다. 2위 LG 오스틴(19홈런) 등 추격자들을 여유 있게 따돌린 1위다. 디아즈는 홈런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안방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만 21개의 홈런을 쳤다. 디아즈를 앞세운 삼성은 팀 홈런(83개) 선두다. 디아즈는 타점(79점)에서도 1위다.디아즈가 현재 페이스를 이어가면 시즌 53홈런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이는 이승엽의 2003년, 1999년 기록(54홈런)에 이어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5월에만 10홈런을 친 디아즈가 여름철에 몰아치기를 한다면 56홈런도 마냥 불가능한 기록은 아니다. 디아즈는 4월 25일 대구 NC전에서 홈런 3개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6월 들어 중심 타자 구자욱(32), 박병호(39)의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상대 투수들도 디아즈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레이예스와 디아즈는 23일 발표된 2025년 올스타전 베스트12 명단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 모두 팬 투표에서 100만 표 넘게 받으며 처음으로 올스타전 무대를 밟는다. 디아즈는 선수단 투표에서 가장 많은 241표를 얻었고 레이예스도 180표의 지지를 받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내가 가는 길이 곧 역사다.롯데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31)는 프로야구 데뷔 시즌인 지난해 단일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02개)을 썼다. KIA 서건창(36)이 2014년 당시 넥센(현 키움) 소속으로 기록한 201안타를 10년 만에 넘어섰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200안타 고지를 넘은 건 레이예스와 서건창 2명뿐이다. 2년차가 된 레이예스는 이제 자기 자신의 기록에 도전한다. 레이예스는 24일 현재 75경기에 출전해 308타수 107안타(타율 0.347) 8홈런 5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안타와 2루타(26개) 1위, 타율과 타점에선 2위를 달리고 있다. 안타 2위(86개) 삼성 디아즈(29)와 20개 넘게 차이가 난다. 레이예스가 지금 페이스를 이어갈 경우 시즌 205개의 안타를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레이예스는 지난해 개막 후 75경기에서 101안타를 쳤다. 3월 1할 대 타율(0.194)로 허덕였던 레이예스의 방망이는 시간이 갈수록 불이 붙고 있다. 6월에만 타율 0.463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6월 치른 17경기 중 15경기에서 안타를 신고했다. 이달 한 때 8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작 스스로는 “(최다 안타 신기록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그저 팀 승리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윤동희(22), 나승엽(23), 손호영(31) 등 팀의 주전타자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롯데가 팀 타율 1위(0.285)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건 레이예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지난해 144경기에 모두 출전했던 레이예스는 올해에도 팀에서 유일하게 75경기 개근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 외국인 타자 디아즈 역시 또 하나의 신기록에 도전한다. 바로 팀 선배 ‘라이언 킹’ 이승엽(49)이 2003년 달성했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56개)을 노린다. 지난해 8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29경기 7홈런을 쳤던 디아즈는 올 시즌 74경기에서 27홈런을 쏘아 올리며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LG 오스틴(19홈런) 등 추격자들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다. 타점(79점) 역시 1위다. 디아즈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팀 홈런(83개) 선두를 달리고 있다.디아즈가 현재 페이스를 이어갈 경우 시즌 53홈런을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이승엽의 2003년, 1999년 기록(54홈런)에 이어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56홈런을 넘어서기 위해선 페이스를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5월에만 10홈런을 친 디아즈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시즌에 몰아치기를 한다면 마냥 불가능한 기록은 아니다. 역대급 활약을 예고 중인 레이예스와 디아즈는 23일 발표된 2025년 올스타전 베스트12 명단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 모두 팬 투표에서 100만 표 이상을 득표하며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초대됐다. 디아즈는 선수단 투표에서 가장 많은 241표를 받았고 레이예스는 180표를 얻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에 부산 시대가 열린다. 남자부 OK저축은행이 2025∼2026시즌부터 경기 안산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4일 서울 마포구 사무국에서 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열고 OK저축은행의 연고지 이전을 남녀부 14개 구단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2013년 안산을 연고로 창단한 OK저축은행이 12년 만에 둥지를 옮기면서 부산은 서울, 인천, 경기 수원에 이어 네 번째로 4대 프로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 구단을 모두 보유한 도시가 됐다. 영남 지역에 남자부 팀이 생기는 건 KB손해보험이 2017년 경북 구미에서 경기 의정부로 옮긴 후 7년 만이다. 여자부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경북 김천에 연고를 두고 있다.권철근 OK저축은행 단장은 “수도권에 편중된 배구 기반을 확대하고 구단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더 큰 시장이 필요했다”고 연고지 이전 배경을 설명했다. 부산은 인구가 약 331만 명으로 안산(62만 명)의 약 5배다. 여기에 13개 초중고교 팀과 200여 개 아마추어 팀을 보유해 배구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또 새 안방구장으로 유력한 부산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 수용 인원도 4189명으로 기존 안산 상록수체육관(2300명)보다 80% 이상 많다. 임성순 OK저축은행 마케팅팀장은 “남자부 관중 순위 1위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경기 용인에 있는 구단 클럽하우스도 2, 3년 안에 부산으로 옮길 계획이다. KOVO는 또 대체 선수 선발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아시아쿼터 선수는 2026∼2027시즌부터, 외국인 선수는 2027∼2028시즌부터 자유계약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여자부는 2015년, 남자부는 2016년부터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제도를 시행해 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경기 하남시 베이스볼데이터센터(BDC). 캐치볼을 하며 가볍게 몸을 풀던 서울대 야구부 선수 10명이 모니터 앞에 모여들었다. 센터 직원의 시스템 소개를 듣던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홈런에 최적화된 발사각도는 무엇인지, 대학 선수들의 평균 타구 속도는 어떻게 되는지 ‘트래킹(Tracking)’ 데이터와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다. 공의 상하좌우 움직임을 나타내는 무브먼트가 화면 위에 점그래프로 찍히자 설명을 듣던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같은 질의응답이 가능했던 건 BDC에 설치된 트랙맨 덕분이다. 군사용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투·타구 정보를 분석하는 트랙맨은 현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비롯해 한국프로야구(KBO), 일본프로야구(NPB), 대만프로야구(CPBL) 등 전세계 주요 리그에서 활용되고 있다. 전세계 500개 이상의 야구장에 설치돼 있다. BDC 센터 내에도 투구, 타구 외에도 유소년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총 3개의 트랙맨이 마련됐다. 트래킹 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최근 국내 야구 아카데미에도 트래킹 데이터 시스템을 활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BDC는 국내에서 트랙맨을 설치한 3곳 중 하나다. 이날 서울대 야구부원들은 투구, 타격 훈련을 연이어 실시했다. 선수들은 센터 내에 마련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면서 구속, 회전수는 물론 회전축, 회전효율, 수직·수평 무브먼트와 관련된 데이터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공을 쥐는 각도에 따라 회전축이 어떻게 달라지고, 또 공의 궤적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실시간으로 점검했다. 공 하나를 던질 때마다 투구 정보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모니터와 직원의 설명을 통해 체감했다. 이날 투구 훈련에 참여한 주장 김유안(24)은 “무브먼트 데이터가 인상적이었다. 내 생각보다 커브와 슬라이더의 무브먼트 차이가 크지 않다는 데 놀랐다. 앞으로의 훈련 방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서 리틀야구, 고교 야구부에서 운동하기도 했던 그는 “내가 어릴 때 데이터는 스피드건이 전부였던 것 같다. 선수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통해 자기 객관화가 가능해지는 만큼 훈련 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밖에 팔 각도, 릴리스포인트, 익스텐션, 스트라이크존의 비율 등의 데이터도 제공된다. 이어 타격 훈련도 진행됐다. 선수들이 관심 있어 하는 타구 속도 외에도 타구 회전, 발사각, 비거리, 콘택트 지수 등이 모니터에 표시됐다. 특히 타구의 정보를 분석해 낙구 지점 외에도 타구의 궤도까지 그라운드 위에 재현해내자 감탄이 쏟아졌다. 타격 훈련에 참여한 고영준(19)은 “단순히 좌익수 방향으로 타구가 가는 게 왼쪽으로 휘다가 다시 중앙으로 가는 게 구현돼 신기했다. 발사각도 공을 치면서 예상한 수치가 구현돼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적인 수치를 목표로 두고 어떤 부분을 강화하고 어떤 부분은 고치면 될 지를 정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문을 연 BDC는 유소년 선수부터 아마추어, 프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정보를 수집, 분석해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도 독립리그(화성코리요)에서 활약 중인 투수 문성현이 센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BDC 관계자는 “아마추어 선수들은 신체의 변화와 기량 발전을 통해 트래킹 데이터 수치상으로도 상승과 변화가 반복된다”며 “프로 선수의 꿈에 한 걸음 더 빨리 다가설 수 있도록 데이터 측정, 분석, 관리를 위해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양대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올스타전 팬투표 중간집계에서 선두에 올랐다. 24일 MLB.com을 통해 공개된 팬 투표 중간집계에 따르면 저지는 아메리칸리그(AL) 외야수 부문에서 총 269만9483표를 얻어 빅리그 전체 선두를 달리고 있다. AL에서 다음으로 표를 많이 얻은 시애틀 포수 칼 롤리(190만3489표)보다 약 80만 표 앞서고 있다. 현재 순위로 투표가 끝날 경우 저지는 2007, 2008년 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최다 득표자가 된다. 저지는 현재 리그 최고 타율(0.367)에 홈런(28개)은 롤리(31개)에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MLB.com은 “저지는 게임 역사상 우타자로 최고의 시즌 중 하나를 보내고 있다. 그가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평했다. 한편 내셔널리그(NL)에서는 오타니가 지명타자 부문에서 가장 많은 252만1718표를 얻었다. 지명타자 부문에서 최근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한 라파엘 데버스(110만3085표)를 140만 표 이상으로 크게 따돌리고 있다. 오타니는 NL에서 홈런 선두(26개)다. 양대리그 1차 팬 투표 1위는 결선 투표 없이 올스타전에 직행한다. 올해 MLB 올스타전은 다음달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서현불패’ 김서현(21·한화)이 프로야구 올스타 팬 투표 역대 최다 득표 기록을 새로 썼다. 안방 도시 대전에서 13년 만에 올스타전을 치르는 한화엔 겹경사가 됐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음 달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올해 올스타전에 나설 나눔(키움 한화 KIA LG NC), 드림(두산 롯데 삼성 KT SSG) 팀별 ‘베스트 12’를 확정해 23일 발표했다. 팬 투표(70%)와 선수단 투표(30%)를 합산한 결과다.한화 ‘클로저’ 김서현은 2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팬 투표에서 178만6837표를 받아 ‘라이언 킹’ 이승엽(49·삼성)이 2015년 세운 종전 기록(153만47표)을 10년 만에 갈아치웠다. 한화 선수가 팬 투표 1위에 오른 건 2016년 이용규(40·현 키움) 이후 9년 만이다. 김서현은 선수단 투표 220표를 더해 총점 54.19점으로 나눔 팀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프로 3년 차인 올해 처음으로 마무리 투수 자리를 꿰찬 김서현은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22일까지 37경기에서 1승 1패 1홀드 18세이브 평균자책점 1.51을 기록 중이다. 이날 기준으로 10세이브 이상을 거둔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선수가 김서현이다.팀 평균자책점 1위(3.41)인 한화는 나눔 팀 투수 부문 세 자리를 휩쓸었다. 폰세(31)가 선발 투수, 박상원(31)은 중간 투수 자리를 꿰찼다. 한화에서는 외국인 타자 플로리얼(28)도 외야수 부문 베스트 12의 한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선수단으로부터 표를 가장 많이(241표) 받은 선수는 삼성 1루수 디아즈(29)였다. 디아즈는 같은 날 기준으로 타율 0.299, 27홈런, 7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은 2위 오스틴(32·LG·19개)보다 8개, 타점은 2위 레이예스(31·롯데·59타점)보다 20점 많은 1위다.가장 접전이 벌어진 곳은 나눔 팀 지명타자 자리였다. 지난해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 최형우(42)가 32.98점으로 문현빈(21·한화·32.71점)을 단 0.27점 차이로 따돌리고 야수 최고령 베스트 12 선정 기록을 새로 썼다.삼성 강민호(40)는 총점 43.41점으로 드림 팀 포수 부문 베스트 12에 이름을 올리면서 양준혁(56·은퇴), 김현수(37·LG)와 함께 올스타 최다 선정 타이 기록(15회)을 남겼다. 다만 김현수가 감독 추천 선수로 선발되면 새 기록을 쓰게 된다. 나눔 올스타를 이끄는 이범호 KIA 감독과 드림 올스타의 박진만 삼성 감독은 각 13명씩 총 26명의 추천 선수를 선정해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구단별로는 롯데가 베스트 12를 가장 많이(6명) 배출했다. 롯데 2루수 고승민(25), 유격수 전민재(26), 외야수 레이예스는 개인 처음으로 올스타전 출장 기회를 얻었다. 이어 삼성(5명), 한화(4명) 순서였다. 두산 키움 KT는 베스트 12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마운드 위에선 삼진을 잡고, 타석에선 홈런을 친다. ‘투타겸업’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자신의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만들어낸 장면이다.오타니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 1번타자 겸 투수로 선발 출전했다. 2023년 9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수술) 후 17일 투수 복귀전을 치른 지 6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CJ 에이브럼스를 초구 땅볼로 돌려세운 오타니는 2번 제임스 우드를 수비실책으로 출루시켰다. 그러나 루이스 가르시아, 네이트 로우를 각각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가르시아에게는 스위퍼, 로우에겐 커터(컷패스트볼)를 결정구로 던졌다. 이날 오타니의 최고 구속은 98.8마일(약 159㎞)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이날 총 18개의 공을 던졌다. 구종별로는 스위퍼(7개), 포심패스트볼(6개), 커터(3개), 스플리터(2개)순이었다. MLB.com은 “복귀전보다 훨씬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고 평했다. 오타니는 경기 뒤 “생각보다 일찍 (마운드에) 복귀한 만큼 무언가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소감을 남겼다.1회초를 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온 오타니는 바로 1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첫 두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6회말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냈고 4-3으로 앞선 7회말에는 무사 만루에서 1루선상으로 빠지는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쳤다. 이어 8회말에는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을 쳤다. 이 타구는 관중을 맞고 외야로 떨어졌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홈런으로 판정됐다. 오타니의 시즌 26호 홈런으로 내셔널리그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오타니가 마운드에 등판한 경기에서 홈런과 3루타를 친 것은 LA 에인절스 시절이던 2023년 5월 16일 볼티모어전에 이어 두 번째다. 팀 동료 김혜성도 이날 7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6회말 터진 맥스 먼시의 만루홈런을 앞세워 13-7로 승리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주전들의 잇단 부상으로 고전하던 프로야구 KIA가 서서히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KIA는 22일 인천에서 열린 SSG와의 방문경기에서 대타 김석환(사진)의 역전 투런 홈런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파죽의 6연승 행진으로 4위 자리를 지켰다. 전날 연장 11회 승부 끝에 5-5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두 팀은 이날도 KIA 네일, SSG 앤더슨 두 외국인 에이스의 호투를 앞세워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KIA가 5회초 위즈덤의 적시타, 7회초 오선우의 솔로 홈런(시즌 8호)으로 2-0으로 앞섰지만 SSG는 7회말 한유섬이 역전 3점 홈런(7호)으로 승부를 뒤집었다.리드를 내준 KIA는 8회초 1사 후 한준수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대타 김석환이 노경은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4-3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김석환은 노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3구째 한가운데로 몰린 포크볼을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했다. 2018년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김석환의 시즌 1호 홈런이자 통산 5호였다. KIA는 9회초에도 김호령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SSG는 9회말 고명준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붙었지만 끝내 1점 차를 좁히지 못했다. KIA 마무리 투수 정해영은 1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개인 통산 140번째 세이브(시즌 19세이브)를 따냈다. 3위 롯데도 4연승을 이어갔다. 롯데는 부산에서 열린 삼성과의 안방경기에서 3-6으로 뒤지던 7회말에만 대거 6득점 하며 9-6으로 역전승했다. 롯데는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시즌 15경기 만에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3이닝 6실점 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롯데는 7회말 이달 들어 무실점을 이어가던 삼성 불펜 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장단 4안타에 볼넷 2개를 골라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4-6으로 뒤진 1사 만루에서 김민성이 우중간을 가르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치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포수 유강남도 적시 2루타를 더했다. 7회초 구원 등판한 롯데 윤성빈은 1이닝 무실점으로 2018년 9월 25일 NC전 이후 7년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선두 한화가 키움에 10-4, 2위 LG가 두산에 13-5로 승리하면서 롯데는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히진 못했다. 한화 선발 폰세는 5와 3분의 2이닝 2피안타 1볼넷 12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해 올 시즌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올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시애틀 포수이자 스위치 타자인 칼 롤리(29·사진)가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먼저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지난해 양대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27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25개)보다 빠른 페이스다.롤리는 팀이 7-10으로 패한 22일 시카고 컵스와의 방문경기에서 6-10으로 뒤진 9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솔로 홈런을 쳤다. 상대 투수 다니엘 팔렌시아의 4구째 99.4마일(약 160km) 포심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시애틀은 이날 개막 후 75번째 경기를 치렀다. MLB에서 팀이 시즌 75번째 경기를 치른 시점에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나온 건 2001년 이후 24년 만이다. 당시에는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가 39홈런, 루이스 곤살레스(애리조나)가 32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본즈는 그해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73개)을 세웠다. 시애틀 선수로는 1994년 켄 그리피 주니어(32홈런)에 이어 두 번째다. 롤리는 스위치 타자, 주전 포수 전반기 최다 홈런 기록도 새로 썼다.롤리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시즌 65홈런(역대 공동 4위)이 가능하다. 2021년 데뷔한 롤리의 종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지난해 34개다. 롤리는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언급되는 건 특별한 일이다. 정말 감사하다”는 소감을 남겼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유도 대표팀이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혼성 단체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2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조지아에 1-4로 패해 은메달을 따냈다. 2017년 세계선수권에 도입된 이 종목에서 한국이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17년과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했던 2018년 대회에선 동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몽골과의 1회전(16강)에서 4-0으로 완승을 거둔 한국은 8강에서 프랑스를 4-3으로 제압하며 메달에 다가섰다. 프랑스는 2021년 도쿄, 2024년 파리올림픽 혼성 단체전에서 2연패를 차지한 최강 팀. 한국은 파리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3-3에서 프랑스 선수가 기권하며 승부가 갈렸다. 준결승에서 만난 독일을 4-0으로 완파하며 결승 무대에 오른 한국은 첫 주자인 이승엽이 남자 90㎏초과급에서 승리하며 앞서 나갔다. 그러나 여자 57㎏급 허미미, 남자 73㎏급 배동현, 여자 70㎏급 이예랑, 남자 90㎏급 김종훈이 내리 패하며 경기를 마쳤다. 황희태 남자 대표팀 감독과 정성숙 여자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이번 대회를 개인전 금메달 1개, 동메달 3개, 단체전 은메달 1개로 마무리했다.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회 7연패(2020년은 미개최)를 이어오던 일본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준결승에서 조지아에 2-4로 덜미가 잡힌 일본은 동메달결정전에서 브라질을 4-0으로 제압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