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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야한 영상 업로드, 자주 활동할게요.” 22일 영상 구독 플랫폼 P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자 이 같은 소개 글을 내건 채널이 연이어 등장했다. 이 앱은 돈을 내면 구독 채널의 영상을 일정 기간 볼 수 있는 크리에이터 소통 플랫폼을 표방하지만, 올라온 영상 대다수는 한국인이 올린 음란물이었다. 민감한 신체 부위 노출은 물론이고 성관계 영상까지 여과 없이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P 앱의 본사 소재지는 미국 델라웨어주로 등록돼 있다. 국내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해외에 법인을 두고 한국에서 수익을 올리는 ‘우회 음란물’ 플랫폼이다.● 장사는 한국에서, 법인은 미국에기업 정보 사이트 오픈코퍼레이트에 따르면 이 앱의 운영사는 미국 H사인데, 이는 법인 설립을 대행해주는 업체다. 델라웨어주는 소재 기업이 다른 지역에서 번 수익에 세금을 물리지 않고 실소유주의 익명성을 보장해 ‘페이퍼컴퍼니의 천국’으로 불린다. 하지만 비슷한 형태로 운영하는 ‘온리팬스’ 등 해외 플랫폼과 달리 이 앱은 노골적으로 한국인 등을 주요 고객으로 겨냥하고 있다. 영상 배경은 대부분 국내 마트나 모텔이고 설명도 한국어로 작성됐다. 후원 금액이 큰 상위 이용자 중 상당수는 한국어 ID를 쓰고, 구독자 목록에서도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대화명이 다수다. 결제를 통해 획득하는 구독 포인트의 이름도 ‘나무’다. 대금 지불은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국내 간편결제 수단을 활용한다. 국내에선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하거나 중요 신체 부위를 식별할 수 있는 영상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로 분류돼 제작과 유통이 금지된다. 한국인이 해외 플랫폼에 음란물을 올려도 국내법에 따라 처벌된다. 그러나 이 앱은 해외 소재라는 틈을 타 위법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한 번 가입하면 탈퇴가 불가능하고, 업로더 등록 시 신분증 앞·뒷면 사진을 요구한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다. 이 앱에선 불법 촬영 영상 등 성 착취물도 버젓이 유통된다. 한 남성은 2024년 말부터 지난해 6월까지 여자 친구의 신체를 불법 촬영해 이 앱에 올린 사실이 휴대전화 기록으로 드러나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이 앱은 음란성을 이유로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퇴출당했지만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여전히 ‘3세 이상 이용 가능’으로 분류돼 22일까지 1만 명 이상이 내려받았다.● 버젓이 만남 주선까지… “돈줄부터 막아야” 문제는 이 앱이 미국에 본사를 둔 탓에 서버를 압수수색하는 등의 방식으로는 운영진과 이용자를 수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거나 당사자의 동의 없이 촬영한 성 착취물이 아니라면 제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성범죄 전문 이은의 변호사는 “이들을 수사하려면 미 수사당국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처럼 음란물 중개 플랫폼이 국내 규제를 우회하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텀블러’는 2017년 한국인이 제작한 음란물을 삭제해 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우리는 한국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협조를 거절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온리팬스에도 음란물을 올리는 한국인이 많지만 실제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성범죄를 주로 다루는 박성현 변호사는 “불법 촬영물 피해자 등이 직접 고소에 나서더라도 해외 플랫폼이 협조적이지 않아 수사 공조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법성이 짙은 플랫폼으로 흘러가는 돈줄이라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탈세 등 결제 관련 부정을 저지른 가맹점은 결제대행사가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데, 이를 음란물 등으로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관련 플랫폼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방탄소년단(BTS)의 아버지’로 불리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54)에 대해 경찰이 하이브 상장 계획을 속여 1900억 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24년 말 경찰이 관련 첩보를 입수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자본시장 교란” 1년 4개월 만에 구속영장21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방 의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영장 신청 사실을 공개하며 “앞으로도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범죄에 대해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방 의장은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앞둔 2019년 기존 투자자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고 속여 지분을 매각하도록 유도한 뒤, 이를 측근이 설립한 사모펀드의 특수목적법인(SPC)이 헐값에 넘겨받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하이브 측은 내부적으로는 상장 필수 절차인 지정감사인 신청을 마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하이브는 2020년 10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그러나 사모펀드가 상장 직후 보호예수 제한 없이 4200억 원 규모의 물량을 쏟아내면서 주가는 일주일 만에 반 토막 났고 개인 투자자 상당수는 피해를 입었다. 반면 방 의장 측은 사모펀드가 거둘 수익의 약 30%를 돌려받기로 하는 비밀 계약에 따라 방 의장 본인은 약 1600억 원을, 방 의장 주변인들은 300억 원을 챙긴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주식 거래와 관련해 거짓말로 이익을 얻는 행위를 금지한다. 방 의장의 경우 “상장 계획이 없다”는 주장이 ‘부정한 기교를 사용한 행위’와 같은 부정거래 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현행법상 부정거래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 美 대사관 요청도 거부… “수사 확대”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지난해 6, 7월 한국거래소와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공개 수사로 전환했다. 이어 지난해 8월엔 방 의장을 출국금지했고 9월부터 11월 사이 방 의장을 다섯 차례 불러 조사했다. 지난해 11월 서울남부지법은 방 의장이 보유한 1568억 원 상당의 하이브 주식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청구를 받아들였다. 이는 피의자가 확정 판결 전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게 동결하는 조치다. 경찰은 해당 금액을 방 의장의 범죄수익으로 판단했다. 이번 영장 신청은 주한 미국대사관이 BTS의 미국 투어 지원 등을 이유로 이달 초 방 의장의 출국금지 해제를 요청한 지 불과 한 달도 안 돼 이뤄졌다. 경찰이 이례적인 미국대사관의 외교적 협조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고 신병 확보 방침을 세운 것은 사안의 중대성과 범죄 수익 규모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경찰은 방 의장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면 그가 사모펀드로부터 정산받은 자금을 하이브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분 취득에 사용했는지 등도 수사할 방침이다. 방 의장 변호인단은 이날 “장기간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방 의장과 변호인단은 그간 경찰 조사에서 “정상적인 투자 계약이었으며 투자자를 속이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의장의 기획으로 2013년 데뷔한 BTS가 글로벌 아티스트로 성장하면서 하이브 역시 K팝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코스피에 상장한 것도,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에 지정된 것도 하이브가 처음이다. 방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소식에 BTS 팬덤 ‘아미(ARMY)’ 사이에서는 “철저한 수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와 “아티스트의 활동에 지장이 생길까 우려된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BTS 멤버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하이브의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방탄소년단(BTS)의 아버지’로 불리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54)에 대해 경찰이 하이브 상장 계획을 속여 1900억 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24년 말 경찰이 관련 첩보를 입수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자본시장 교란” 1년 4개월 만에 구속영장21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방 의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영장 신청 사실을 공개하며 “앞으로도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범죄에 대해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방 의장은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앞둔 2019년 기존 투자자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고 속여 지분을 매각하도록 유도한 뒤, 이를 측근이 설립한 사모펀드의 특수목적법인(SPC)에 헐값에 넘겨받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하이브 측은 내부적으로는 상장 필수 절차인 지정감사인 신청을 마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이후 하이브는 2020년 10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그러나 사모펀드가 상장 직후 보호예수 제한 없이 4200억 원 규모의 물량을 쏟아내면서 주가는 일주일 만에 반 토막 났고 개인 투자자 상당수는 피해를 입었다. 반면 방 의장 측은 사모펀드가 거둘 수익의 약 30%를 돌려받기로 하는 비밀 계약에 따라 방 의장 본인은 약 1600억 원을, 방 의장 주변인들은 300억 원을 챙긴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현행 자본시장법은 주식 거래와 관련해 거짓말로 이익을 얻는 행위를 금지한다. 방 의장의 경우 “상장 계획이 없다”는 주장이 ‘부정한 기교를 사용한 행위’와 같은 부정거래 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현행법상 부정거래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 美 대사관 요청도 거부… “수사 확대”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지난해 6, 7월 한국거래소와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공개 수사로 전환했다. 이어 지난해 8월엔 방 의장을 출국금지했고 9월부터 11월 사이 방 의장을 다섯 차례 불러 조사했다. 지난해 11월 서울남부지법은 방 의장이 보유한 1568억 원 상당의 하이브 주식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청구를 받아들였다. 이는 피의자가 확정 판결 전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게 동결하는 조치다. 경찰은 해당 금액을 방 의장의 범죄수익으로 판단했다.이번 영장 신청은 주한 미국대사관이 BTS의 미국 투어 지원 등을 이유로 이달 초 방 의장의 출국금지 해제를 요청한 지 불과 한 달도 안 돼 이뤄졌다. 경찰이 이례적인 미국대사관의 외교적 협조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고 신병 확보 방침을 세운 것은 사안의 중대성과 범죄 수익 규모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경찰은 방 의장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면 그가 사모펀드로부터 정산받은 자금을 하이브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분 취득에 사용했는지 등도 수사할 방침이다. 방 의장 변호인단은 이날 “장기간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방 의장과 변호인단은 그간 경찰 조사에서 “정상적인 투자 계약이었으며 투자자를 속이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JYP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로 활동했던 방 의장은 2005년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방 의장의 기획으로 2013년 데뷔한 BTS가 글로벌 아티스트로 성장하면서 하이브 역시 K팝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코스피에 상장한 것도,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에 지정된 것도 하이브가 처음이다. 방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소식에 BTS 팬덤 ‘아미(ARMY)’ 사이에서는 “철저한 수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와 “아티스트의 활동에 지장이 생길까 우려된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BTS 멤버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하이브의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미국 정부가 경찰 수사로 출국이 금지된 방시혁 하이브 의장(54)에 대해 출국 금지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한 가운데, 경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청은) 주한 미국대사관의 방 의장 관련 서한을 받아본 적 없다”며 “어떤 사유로 어떤 내용을 요청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미 대사관은 이달 초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하이브 방 의장과 이재상 최고경영자(CEO), 김현정 부사장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사관의 서한엔 7월 4일 예정된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참석과 이달 말 시작하는 BTS의 미국 투어 지원 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청장은 “(출국금지 해제) 요청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법과 원칙에 따라 요청이 타당한지 수사팀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방 의장은 2019년 하이브 상장 전 기존 투자자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다”는 허위 정보를 제공해 그와 관계가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팔도록 유도한 뒤 하이브를 상장해 1900억 원대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방 의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8월 출국 금지했고,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불러 조사했다.경찰은 관련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박 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가 거의 마무리됐고 법리 검토 중”이라며 “머지않은 시일 내에 (수사를)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통합공시에 따르면 건립 비용이 100억 원 이상 들어간 전국 공공시설물 532개 중 흑자로 운영되는 곳은 63개(11.8%)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영국의 사례처럼 수십 년간의 운영 비용 등을 고려한 공공시설물 건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4년 기준 전국에서 수익이 가장 많이 난 주민 시설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나타났다. 종합장사시설인 수원 연화장(68억8000만 원), 고척스카이돔(50억3500만 원), 대구iM뱅크파크(47억8300만 원), 성남아트센터(31억6000만 원)가 뒤를 이었다. 반면 적자 폭이 가장 큰 주민 시설은 광주예술의전당으로 나타났다. 운영 비용은 453억7000만 원을 썼지만, 수익은 16억 원에 그쳐 437억7000만 원의 적자를 낸 것. 이어 인천문화예술회관 427억2200만 원, 울산 문수야구장 207억9200만 원 순이었다. 흑자를 기록한 시설을 운영하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인구가 많은 수도권이라고 해서 반드시 흑자를 내는 건 아니다”라며 “지역 시설이라도 프로스포츠 경기와 공연 유치, 광고·임대 수익, 사용료 현실화 등이 복합적으로 뒷받침되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문화예술시설은 저렴한 입장료 혹은 무료로 운영돼 애초 수익을 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 때문에 공공재에 가까운 주민 시설을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주민 편익과 복지 측면도 감안해야 한다는 취지다. 전문가들도 “주민 시설의 공급과 유지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고령화 흐름에 맞춰 2014년부터 ‘공공시설 등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공공시설 관리 정책을 신규 건설 중심에서 유지관리 중심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지방공공단체가 공공시설 등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해 공공시설물 통폐합과 총량 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영국도 ‘그린북(Green Book)’ 제도를 통해 사업 승인 단계에서부터 최대 60년간의 운영·유지보수 비용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타당성을 검증하고 있다. 최한별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생애주기 등을 고려한 비용 산정을 확대하고 기존 시설의 노후 상태 진단 결과를 정기적으로 공표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전국의 출렁다리가 2010년 110개에서 지난해 259개로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건 자치단체장이 임기 내 손쉽게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공사 기간이 1∼2년에 불과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지을 수 있는 출렁다리는 자치단체장의 ‘치적 쌓기’ 사업으로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실효성은 매년 낮아지고 있다. 57억 원을 들여 2021년 완공한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는 개장 첫해 103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았지만 지난해에는 73만 명으로 줄었다. 같은 해 158억 원을 들여 완공한 충남 논산시 탑정호 출렁다리는 3년간 유지관리비만 22억 원이 들었다. ● 선거 때마다 공공시설물 경쟁, 이번엔 ‘돔구장’지방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공공시설물 건립 공약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쏟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 ‘출렁다리 경쟁’이 벌어진 데 이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돔구장 건설 공약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돔구장을 짓겠다는 공약이 등장한 지역은 광역지자체뿐만 아니라 기초지자체까지 더해 전국 9곳에 달한다. 충청 지역에선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김영환 충북도지사 모두 5만 석 이상의 돔구장 건립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도 “야구와 공연과 전시, 쇼핑을 즐기는 돔구장을 만들겠다”고 했고, 민주당 이원택 전북도지사 후보도 프로야구 11구단 창단과 함께 다목적 복합 돔구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기초자치단체까지 가세했다. 경기 화성시(99만 명), 파주시(53만 명), 광명시(30만 명), 구리시(18만 명)에 더해 충북 청주시(85만 명)에서 돔구장을 짓겠다는 공약이 등장한 것. 현재 국내 돔구장은 서울 고척스카이돔 1곳뿐이다. 이처럼 돔구장 공약이 쏟아지는 이유는 높아진 프로야구 인기에 편승해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데다 K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돔구장을 공연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문제는 예산이다. 100억 원 안팎의 공사비가 드는 출렁다리와 달리 돔구장은 최소 수천억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2015년 말 문을 연 고척스카이돔은 1만6000석 규모로 짓는 데 2700억 원이 들었다. 10년 사이의 물가 상승률과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돔구장 건설 비용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 역시 돔구장 건설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건설 후 유지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구강본 한국교통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돔구장은 건립비뿐만 아니라 큰 고정비를 충당하기 위해 대형 관객을 정기적으로 모아야 한다”며 “기본적인 배후 인구와 가동 일수를 채울 콘텐츠가 부족할 경우 돔구장을 지어놓고 흉물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시설 관리하느라 복지에 쓸 돈 말라”공공시설물과 관련해 ‘일단 짓고 보자’는 움직임은 고스란히 시민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행정안전부가 건립 비용이 100억 원 이상 투입된 전국 공공시설 532개의 운영을 분석한 결과 2024년 적자를 기록한 곳은 464개(87.2%)에 달했다. 전체 적자 규모도 매년 늘고 있다. 2022년 7006억 원이었던 적자는 2024년 9483억 원으로 늘어나 1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광역 지자체별로는 경기도가 2008억 원으로 적자 규모가 가장 크고, 서울 1726억 원, 울산 843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공공시설물 관리 비용은 자연히 지자체의 살림살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된 특수성 때문에 관리해야 할 공공시설 유지관리비가 1285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로부터 지난해 받은 보통교부세는 1159억 원에 불과해 시설 운영비를 이보다 더 썼다. 이 때문에 최민호 세종시장은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시설을 관리하느라 시민을 위한 복지와 지역 개발에 쓸 돈이 마르는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 “실제 적자 폭 더 커”… 제주는 4배 이상 행안부가 운영 현황을 집계하는 시설은 건립 비용 기준 광역자치단체 200억 원, 기초자치단체 100억 원 이상이기 때문에 “실제 지자체의 적자 폭은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행안부 통계로는 2024년 17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자체 집계로는 공공시설물 적자 규모가 약 720억 원에 달했다. 도내 공공 수영장 13곳 등 건립비 100억 원 미만 시설의 적자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실현 가능성을 토대로 한 주민 공공시설물 건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자체별로 시설물 유형별 ‘재정 투자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투입 비용과 총수입 등에 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건립 단계부터 뻥튀기 수요 예측을 막고 공사비는 물론 운영비, 유지관리비 등을 고려해 시설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평화의 소녀상에 입을 맞추는 등 기행을 벌여온 미국인 유튜버 조니 소말리(본명 램지 칼리드 이스마엘)가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15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은 업무방해와 경범죄처벌법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허위영상물 반포) 등 혐의를 받는 소말리에게 징역 6개월과 구류 20일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 제한 명령도 내렸다. 소말리는 2024년 10월 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에서 크게 노래를 틀고 컵라면에 담긴 물을 테이블에 쏟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9∼10월 버스와 지하철, 롯데월드 등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 유튜브에서 남녀의 얼굴을 합성한 외설 영상을 송출한 혐의 등도 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에 입을 맞추는 행동을 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실형 선고 뒤 법정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구속 전 청문 절차에서 소말리는 “본국에 있는 가족이 무척 보고 싶다”며 “새출발할 기회를 받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그를 법정에서 구속했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평화의 소녀상에 입을 맞추는 등 기행을 벌여온 미국인 유튜버 조니 소말리(본명 램지 칼리드 이스마엘)가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15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은 업무방해와 경범죄처벌법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허위영상물 반포) 등 혐의를 받는 소말리에게 징역 6개월과 구류 20일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 제한 명령도 내렸다.소말리는 2024년 10월 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에서 크게 노래를 틀고 컵라면에 담긴 물을 테이블에 쏟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9~10월 버스와 지하철, 롯데월드 등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 유튜브에서 남녀의 얼굴을 합성한 외설 영상을 송출한 혐의 등도 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에 입을 맞추는 행동을 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실형 선고 뒤 법정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구속 전 청문 절차에서 소말리는 “본국에 있는 가족이 무척 보고 싶다”며 “새출발할 기회를 받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그를 법정에서 구속했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아르바이트하던 주점의 사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20세 여성이 경찰의 무혐의 결정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과 한 차례의 피해자 조사 등을 토대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검찰은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9일 유족과 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2시경 경기 안산시 단원구 한 주점의 40대 사장을 준강간 혐의로 안산단원경찰서에 신고했다. 당일 새벽 영업을 마친 뒤 오전 11시 반경까지 이어진 가게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해 항거 불능인 여성을 사장이 간음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신고받은 지 약 1시간 후인 오후 3시 반경 여성을 한 차례 조사해 10여 쪽의 진술 조서를 작성했다. 조사 후 성폭력 등을 지원하는 해바라기센터에서 피해 여성이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기준(0.08%)이 넘는 0.085%였다. 하지만 경찰은 여성을 추가로 부르지 않은 채 올해 2월 14일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사장 측이 제출한 CCTV에 피해 여성 진술과 달리 그가 사건 직후 웃으며 대화하고 걷는 모습이 포착된 점, 사장이 ‘합의에 따른 관계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으로 미뤄 여성이 항거 불능 상태였거나 사장이 이를 이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월 18일 불송치 통보서를 받은 여성은 사흘 후인 21일 이의 신청서와 “더 이상 살아갈 자신이 없다”는 유서를 남긴 채 단원구의 한 건물에서 투신해 숨졌다. 유족이 확인한 여성의 휴대전화에서는 사건 직전 지인에게 ‘가개(가게)’ 등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긴 기록이 있었다. 사건 직후에는 친구에게 사장이 자신을 간음했다는 내용과 함께 “죽고 싶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사건 11일 전에는 친구에게 ‘사장한테 성추행당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전부 경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리기 전에 확인하지 않은 자료들이었다. 유족 측은 “경찰이 단편적인 증거로만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남긴 이의 신청서가 경찰에 의해 접수되면서 사건은 자동으로 검찰로 넘어갔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지난달 16일 ‘CCTV 시간 오차를 확인하고 참고인 대면 조사 등 추가 증거를 확보하라’는 취지로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고, 경찰은 참고인 2명을 추가 조사한 결과 등을 8일 검찰에 보고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사장은 “특별히 따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만 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에서 당시 상황이 전부 확인되기 때문에 피해자 2차 조사 등을 하지 않았다”며 “(디지털 증거는) 당시 피해자가 제출하지 않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안산=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안산=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청소 용역 중개 플랫폼에서 구한 가사도우미가 고객들의 집과 사무실에서 9차례에 걸쳐 6000만 원어치 귀금속과 현금을 훔친 혐의로 구속됐다. 이 도우미는 절도 혐의로 경찰에 신고된 이후에도 별다른 제재 없이 플랫폼을 통해 고객에게 다시 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9일 서울 노원경찰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노원·중랑·성북구에서 약 6000만 원 상당의 귀중품과 현금을 훔친 혐의(절도)로 30대 이모 씨를 8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한 청소 용역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사도우미로 매칭된 뒤, 의뢰인의 주거지와 사무실에서 귀금속 약 30점과 현금 600여만 원, 고가 핸드백 등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경찰은 지난해 12월 24일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2000만 원 상당의 돌 반지와 현금 600만 원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같은 달 25일 접수해 수사를 벌여왔다. 이 씨가 같은 앱을 통해 유사한 수법으로 저지른 절도 범행은 지금까지 노원구 5건을 포함해 총 9건으로 조사됐다.이 씨는 지난해 12월 한 피해자로부터 고소당한 이후에도 앱에서 의뢰받아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8일 이 씨를 불렀다가 자택에서 700만 원 상당의 목걸이와 지갑 속 현금 10만 원을 도난당한 피해자 유모 씨(36)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 씨가 이미 4차례 절도 신고 이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같은 달 9일 이 씨를 가사도우미로 불렀던 서모 씨(34)는 “서비스 이용 후 약 한 달 뒤인 이달 2일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고 700여만 원 상당이 도난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이 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이달 1일 이 씨를 구속한 뒤 사건을 송치하고 추가 피해 사례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사도우미 등 용역 서비스를 이용할 땐 귀중품을 별도로 보관하는 등 이용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플랫폼 측도 가사도우미에 대한 검증을 강화해 유사 범죄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일부 피해자는 절도 신고 이력이 있는 이 씨를 차단하지 않고 계속 가사도우미로 중개한 플랫폼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고 플랫폼 업체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대해 플랫폼 측은 “이 씨의 절도 신고 사실을 1월 11일 고객 민원을 통해 인지하고 계정 이용을 정지했으나, 이 씨가 모친 명의로 재가입해 활동했다”며 “수사기관에 성실히 협조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보상 범위 확대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유니세프는 뷰티 브랜드 ‘핑크원더’의 최금실 대표(사진)가 유니세프 초고액 후원자 모임인 ‘유니세프 인터내셔널 카운슬(UNICEF International Council)’에 한국인 최초로 가입했다고 6일 밝혔다. 이 모임은 어린이들을 위해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을 기부한 후원자들의 네트워크로, 2017년부터 17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달 31일 스위스 제네바 유니세프 본부에서 열린 가입식에 참석해 유니세프 인터내셔널 카운슬 핵심 가치 선언문에 서명했다. 자연 원료를 기반으로 한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최 대표는 “모든 어린이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보호받으며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조미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나눔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을 실천하는 최 대표의 행보가 사회에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유니세프는 뷰티 브랜드 ‘핑크원더’의 최금실 대표가 유니세프 초고액 후원자 모임인 ‘유니세프 인터내셔널 카운슬(UNICEF International Council)’에 한국인 최초로 가입했다고 6일 밝혔다. 이 모임은 어린이들을 위해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을 기부한 후원자들의 네트워크로, 2017년부터 17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달 31일 스위스 제네바 유니세프 본부에서 열린 가입식에 참석해 유니세프 인터내셔널 카운슬 핵심 가치 선언문에 서명했다. 자연 원료를 기반으로 한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최 대표는 “모든 어린이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보호받으며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조미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나눔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을 실천하는 최 대표의 행보가 사회에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1억 원의 금품 수수 혐의를 받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사진)이 4일 경찰에 출석해 18시간 넘게 조사받았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강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은 건 처음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4일 오전 10시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강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강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반경 청사에 도착해 다음 날 오전 4시 9분경까지 18시간가량 조사받고 귀가했다. 강 회장은 2024년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계열사와 거래하던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총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강 회장을 부르기에 앞서 내부 고발자와 금품을 건넨 의혹을 받는 용역업체 대표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강 회장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오해 부분은 소상히 설명해 드리고 조사를 잘 받았다”고 말했다. ‘1억 금품 수수 의혹 전면 부인하는지’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용역업체가 강 회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후 사업상 편의를 기대하며 금품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품 수수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강 회장을 출국 금지했다. 경찰 조사에 앞서 정부는 합동 감사를 벌인 뒤 강 회장이 농협 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중앙회장 선거를 도와준 조합장 등에게 줄 4억9000만 원 상당의 답례품을 조달했다며 횡령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다고 발표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2월 조합장들로부터 취임 1주년 명목으로 10돈 황금열쇠(580만 원 상당)를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1억 원의 금품 수수 혐의를 받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4일 경찰에 출석해 18시간 넘게 조사받았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강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은 건 처음이다.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4일 오전 10시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강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강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반경 청사에 도착해 다음 날 오전 4시 9분경까지 18시간가량 조사받고 귀가했다. 강 회장은 2024년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계열사와 거래하던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총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경찰은 강 회장을 부르기에 앞서 내부 고발자와 금품을 건넨 의혹을 받는 용역업체 대표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강 회장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오해 부분은 소상히 설명해 드리고 조사를 잘 받았다”고 말했다. ‘1억 금품 수수 의혹 전면 부인하는지’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경찰은 용역업체가 강 회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후 사업상 편의를 기대하며 금품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품 수수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강 회장을 출국 금지했다.경찰 조사에 앞서 정부는 합동 감사를 벌인 뒤 강 회장이 농협 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중앙회장 선거를 도와준 조합장 등에게 줄 4억9000만 원 상당의 답례품을 조달했다며 횡령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다고 밝표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2월 조합장들로부터 취임 1주년 명목으로 10돈 황금열쇠(580만 원 상당)를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31일 연세대는 익명의 독지가가 순금 2.3kg을 팔아 마련한 약 4억7000만 원을 발전 기금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연세대에 따르면 기부자는 지난달 23일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연세대 측 계좌로 기부금을 입금했다. 해당 기부자는 “금을 팔아 기부금을 마련했다”며, 기부를 결심한 계기는 “과거 연세대에 감사한 기억이 있다”고만 설명했다고 한다. 또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학업에 전념하고, 나아가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기부금이 의미 있게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한다.연세대 측은 “기부자는 신원 공개를 끝까지 사양했으며, 어떠한 예우나 감사 표시도 받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연세대 측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그의 나이나 면담 일시 등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연세대는 기부금을 교육 환경 개선, 장학 지원, 연구 경쟁력 강화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서울 마포갑·사진)의 지역구에서 활동하는 시·구의원들이 조 의원 측에 약 2500만 원을 모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30일 마포경찰서는 국민의힘 소속 이모 마포구의원의 통장 거래 명세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구의원은 2024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8개월간 국민의힘 소속 강동오 오옥자 구의원과 소영철 서울시의원 등 4명으로부터 회비 명목으로 월 20만∼30만 원씩 총 2520만 원을 걷어 조 의원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경찰은 돈을 줬다고 알려진 시·구의원 중 일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구의원 등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의원 측이) 당협 운영비 명목으로 시의원에게 매월 30만 원, 구의원에게 매월 20만 원씩을 18개월 동안 정기적으로 금전을 거출했다”면서 “하지만 이 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단 한 번도 투명하게 공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위원장인 배현진 의원도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불거진 마포갑 당협의 논란과 수사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시당 차원의 조사와 논의에 돌입했다”며 “서울시당은 공정 경쟁의 원칙을 훼손하는 모든 경우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회비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다”며 “받은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2024년 당협위원장이 되기 전인 2022년 지방선거 직후 시·구의원들이 각자 사무소 운영비를 위해 자체 조성한 공동 회비였고, 이 금액은 최근 전액 반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관악경찰서는 이성심 국민의힘 관악을 당협위원장이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악구청장 공천을 받기 위해 당시 관악갑 당협위원장에게 공천 헌금을 보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해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관악을에 대한 시·구 의원 공천도 전면 재공모를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시당 공관위는 이 위원장과의 6·3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 협의도 잠정 중단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지난해엔 그래도 맥주라도 좀 나갔던 것 같은데, 요즘은 손님 10명이 오면 8명은 콜라만 주문해요.” 25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조모 씨(52)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피크 타임인데도 가게 안 테이블 9개 중 손님이 앉은 곳은 2개뿐이었다. 그마저도 한 테이블의 대학생 손님들은 콜라 1병을 시켜 나눠 마시고 있었다. 조 씨는 “기껏 온 손님도 술을 아예 안 시키거나 제로 콜라 1잔으로 2, 3시간을 버틴다”고 말했다. 냉장고 3개 중 2개는 콜라와 사이다로 채운 상태였다. 이날 대학로 골목은 폐업한 술집이 늘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성균관대 정문 인근 상가에도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일부 고깃집은 별다른 안내 없이 문을 닫았다. 인근에서 한식 주점을 운영하는 김연진 씨(48)는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넘게 줄었다”며 “그렇다고 월세가 싸지도 않아, 못 버티고 떠난 자리에 새 가게가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생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비음주 트렌드가 유행하며 대학가 상권과 주류 업계는 어려움에 빠졌다. 과거 회사원과 함께 음주 소비의 주축이었던 대학생이 술을 마시지 않자 소비 급감의 여파를 직격으로 받은 셈이다. 밤마다 손님으로 북적이던 대형 식당도 테이블 절반이 비어 있었고,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카페와 24시간 빨래방, 무인 식품매장만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대학가 술집 불황은 숫자로도 입증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곳 대학로 상권에서 호프나 간이주점으로 영업 신고된 점포는 2019년 말 106개에서 지난해 말 70개로 줄었다. 서대문구 신촌은 같은 기간 240곳에서 172곳으로 약 28% 감소했다.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도 169곳에서 145곳으로 줄었다. 24일 신촌 상권도 폐업한 술집이 한 집 건너 눈에 띄었다. 문을 닫은 점포 유리에 ‘권리금 없음’ 팻말을 붙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권리금마저 받지 못할 정도로 상권이 무너졌다는 뜻이다. 신촌에서 10년 가까이 주점을 운영해 왔다는 최동원 씨(62)는 “건물 1층에는 1차 고깃집이, 2층엔 호프, 3층엔 노래방이 있던 이른바 ‘신촌 공식’은 이미 옛날얘기가 됐다”며 “폐업하면서 간판조차 치우지 못한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술 소비가 줄자 일부 주점은 소주 한 컵에 얼음을 탄 2000원짜리 ‘잔술’을 팔기도 했다. 신촌에서 중식 프랜차이즈 주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1년 전쯤 본사에서 추가한 메뉴”라며 “처음 잔술을 도입할 땐 반신반의했지만 (술을 잘 안 마시는) 대학생 손님이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 나름대로 잘 팔린다”고 말했다. 그나마 팔리는 건 소주나 맥주가 아닌 칵테일이나 위스키 등이라고 한다. 한성대 재학생 노태원 씨(25)는 “대학로 등에서 술집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소맥 폭탄주’보다는 맛있는 안주에 반주를 곁들이는 것을 선호하는 게 체감된다”고 말했다. 주류업계도 술과 멀어지는 대학생들을 잡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새내기가 된 대학생이 술자리를 인증하면 기념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오비맥주도 대학생 공모전 등을 통해 술과 멀어진 대학생을 잡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무알코올 맥주 등으로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그간 술만 팔았던 주점에 자사 무알코올 맥주를 들이기 위해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편의점 등 유통 채널들도 자체 상품(PB) 등을 통한 무알코올 주류 제품 발매에 나서는 등 대학생 공략을 진행 중이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비酒류’가 중심이 된 대학가… 20대 절반 “월1회 이하 음주”과거 대학가에서는 밤샘 술자리가 당연했지만, 이제는 술 대신 제로콜라 등 음료를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더 익숙해졌다. 캠퍼스에서 사발식 같은 ‘부어라 마셔라’ 관행은 자취를 감췄고, 학생회가 나서 “3잔 이상만 마셔도 위험군”이라며 음주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월 1회 이하로 마신다고 응답한 19∼29세 비율은 2024년 56.0%로,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 더 높아졌다. ‘굳이 취할 필요 없다’는 ‘비주(酒)류’가 주류인 첫 세대가 된 것이다.》연세대 2학년 배혜윤 씨(20)는 올해 2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준비하며 학생회로부터 지침을 받았다. ‘술을 3잔 마신 신입생을 (만취) 위험군에 배정해 달라’고 사전 교육을 받았다. 새 학기를 앞두고 행사 참가자가 과음하지 않도록 학생회 차원에서 ‘술 단속’에 나선 것이다. 배 씨는 “(이런 교육을 할 만큼) 요즘 대학에선 술을 잘 마시지 않고, 한 학기를 통틀어 술자리는 한두 번뿐”이라며 “동기 사이에서도 ‘굳이 술자리를 왜 하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학 문화가 한 차례 격변을 겪으며 젊은 층에서 음주 문화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과거 주된 술 소비층이었던 이들은 비대면 수업을 거치며 일차적으로 기존 술 문화와 단절됐다. 여기에 술을 멀리하는 ‘소버 큐리어스’(술을 굳이 마셔야 하냐는 의문에서 시작된 음주 기피 추세)와 규칙적인 삶과 건강을 추구하는 ‘갓생’ 열풍이 맞물리면서 ‘비주류(非酒流)’가 주류인 첫 세대가 된 것이다.● 20대 절반 이상이 ‘월 1회 이하 음주’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29세 가운데 아예 술을 마시지 않거나, 마시더라도 월 1회 이하라는 응답 비율은 2024년 56.0%로 절반이 넘었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5년(37.9%) 이후 최고치다. 이 비율은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51.7%로 처음 과반을 기록한 뒤 2022년 54.6%로 올랐는데, 2023년 52.6%로 줄어드는가 싶더니 팬데믹이 완전히 종료된 2024년에 오히려 더 치솟았다. 술을 멀리하는 경향이 코로나19 유행 당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조치로 인한 일시적 결과가 아니라는 뜻이다. 20대는 30세 이상 청장년층과 비교해도 술을 더 멀리하는 경향을 보인다. 2024년 기준 ‘월 1회 이하’ 음주율은 30대에서 47.6%였고, 40대 44.4%, 50대 52.8% 등이었다. 60대(62.9%)와 70세 이상(78.2%) 등 고령층을 제외하면 19∼29세 젊은 층(56.0%)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론 술을 점차 덜 마시는 경향은 대다수 나이대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지만, 20대는 그중에서도 그 속도가 빠르다.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주점 소비 지수는 기준 연도인 2023년 대비 20.9% 줄었다. 30대(15.5%)나 50대(11.4%) 등 다른 나이대보다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대학가에서 사라진 ‘애니콜’과 사발식 술이 매개였던 캠퍼스 행사도 크게 줄었다. 연세대 재학생 김은비 씨(21)는 최근 참여율 저조로 학과 MT를 취소했다. 김 씨는 “‘밤을 새워 술을 마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면서 신입생들이 참여를 꺼렸다”고 말했다. 학과나 동아리 차원의 음주 행사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신입생이 막걸리를 들이마시는 ‘사발식’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과 음주 기피 문화가 겹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에 사발식 행사를 중단한 뒤 아예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 학과 이태희 씨(25)는 “팬데믹이 관습을 끊어내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이제는 과 행사에서도 밤새 대화만 나눌 뿐 술잔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입학한 대학생은 차이를 크게 체감한다. 19학번 대학생 박인표 씨(26)는 “1학년 때만 해도 학과마다 사실상 공인된 단골 술집이 있었고 ‘언제든지 술 마시고 싶으면 연락하라’는 선배의 ‘애니콜’ 문화도 있었다”며 “그런데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소버 큐리어스’ 주류돼 대학가에서 음주 문화가 사라진 데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방역 조치와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서 모여서 술을 마시는 대학 문화가 사라졌고, 엔데믹 이후에도 ‘굳이 마실 필요 없었구나’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았다는 설명이다. 한 20학번 대학생은 “후배들과 만나다 보면 술보다 재밌는 다른 취미를 즐긴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며 “술에 돈과 시간을 쓰고 건강을 잃느니 운동 등 다른 취미로 생활을 즐기기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코로나19가 대학가의 개인주의를 촉진했다”고 말했다. 20, 30대 중심의 소버 큐리어스 유행도 비음주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해외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술을 굳이 왜 마셔야 하는가”에 대한 고찰로 시작한 이 문화는 팬데믹 시기 국내에 급속히 확산했다. ‘헬시 플레저’(일상 속 건강함을 추구하는 트렌드) 유행도 대학생이 술을 멀리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운동에 몰입하는 젊은 층에 술은 ‘근 손실’을 유발하는 공공의 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주 1회 운동’ 비율은 전년 대비 6.0%포인트 늘어난 65.2%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다른 조사에서는 20대가 음주를 줄인 사유를 ‘체중이나 혈당 조절’(44.3%)로 꼽았다. 술에 취해 시간을 버리기보다 러닝 크루에 참여하는 것이 더 ‘힙(Hip)’한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명예교수는 “팬데믹 시기 운동이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끌며 유행에 민감한 20대가 ‘운동하고 싶다’는 욕구를 받았다”며 “그 반대급부로 주류 소비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취한 건 힙하지 않아” ‘술 안 마시는 20대’는 국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술 소비가 빠르게 줄고 있다.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성인 1명당 연간 술 소비량은 1995년 100L였지만 2020년 75L로 줄었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의 ‘시라후(シラフ)’ 세대, 알코올을 떠나 멀리한다는 ‘알코올 바나레(アルコ―ル離れ)’ 등의 신조어도 생겼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20∼24세 일본인 중 80%가량이 ‘평소에 술을 먹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미국도 젊은 층의 주류 기피 성향이 뚜렷하다. 지난해 8월 갤럽 조사에 따르면 만 18∼34세의 미국인 중 ‘술을 마신다’는 응답률은 지난해 기준 50%로 2001∼2023년 평균인 72%보다 20%포인트 넘게 줄었다. 전체 음주율 자체도 1939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 수치인 54%를 기록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주류업계가 Z세대의 금욕주의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주류 기피 문화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술 기피 현상은) 외국에서도 이미 주류가 된 전 세계적인 문화 변동”이라며 “우리나라도 점차 젊은 층의 주류 기피가 새로운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장경태 의원이 국회 여성 비서관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27일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장 의원을 준강제추행과 성폭력처벌법상 비밀 준수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7일 피해자가 고소장을 낸 지 약 4개월 만이다.앞서 장 의원은 2024년 10월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술자리를 하다 다른 의원실 여성 비서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장 의원이 취재진과 질의응답하는 과정에서 피해 여성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했다고 보고 2차 가해 혐의도 적용했다.장 의원은 그동안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지난해 12월 2일 피해자를 무고 등 혐의로 맞고소했으며, 올해 1월 10일 경찰 조사를 마친 뒤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무고는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라며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이 과정에서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도 열렸다. 서울경찰청은 9일 수사 과정의 적법성을 심의해달라는 장 의원의 요청으로 19일 수사심의위를 열었다. 수사심의위는 “준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된다”며 검찰 송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장 의원은 다음 날인 20일 “당에 누가 되지 않겠다”며 탈당계를 냈고, 민주당은 이를 즉각 수리했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이용우 의원은 “징계 회피 목적의 탈당으로 판단되면 제명 관련 징계 처분이 가능하다”며 “이에 대한 판단은 최종적으로 윤리심판원에서 이뤄질 예정”이라고 했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천장이나 책상 곳곳에 항상 기름때가 시커멓게 찌들어 있었다.” 지난해까지 대전 안전공업에서 5년간 일했던 김모 씨(30)는 공장 상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14명이 숨지는 이번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도 기름이 기체 상태로 증발해 생기는 유증기 등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항상 존재했다는 의미다. 공장의 전현직 직원들은 입을 모아 기름 찌꺼기 등 화재 위험에 노출됐던 시설과 업무 환경을 지적했다. 안전공업 전현직 직원들에 따르면 공장 곳곳에 절삭유와 기름때가 묻어 있었다. 절삭유와 기름때, 유증기 등 인화성 물질은 화재가 초반에 급속히 확산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한 전직 직원은 공장을 “기름에 절어 있는 상태”로 기억했다. 그는 “가공 공정에서 발생한 절삭유가 연기처럼 24시간 날리는 상태였다”며 직원들끼리 ‘기름독’이라고 하는 직업병이 생겨 온 피부에 빨간 두드러기가 올라왔고, ‘기름독’으로 퇴사하는 직원도 많았다”고 했다. 또 다른 30대 전직 직원 역시 “피부가 가렵고 벗겨지는 질환은 일상이었고 천장과 바닥, 책상 등에 있는 기름때는 닦아도 금방 다시 생겼다”고 말했다. 현직 직원도 “일하다 보면 주방에 있는 환풍구처럼 천장에 맺힌 기름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안전공업 직원들은 이 문제를 노동조합과 직원들이 여러 차례 항의했고, 2023년에야 동관 창문 한편에 환풍기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안전공업 노조는 “유증기 등이 축적되는 점을 우려해 집진시설을 점검하거나 세척해야 한다고 요구했었다”며 “사측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이번 참사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10년 전에도 비슷한 지적이 있었다. 시민단체 대전녹색환경지원센터의 2016년 ‘대덕산업단지 악취 개선 효과 분석 및 향후 관리방안 연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안전공업의 본관 사업장 집진시설 주변에선 복합악취 희석배수가 최고 1000배로 조사됐다. 악취 희석배수가 1000배라는 것은 사람의 코로 기름 냄새 등 복합적인 악취가 맡아지지 않을 정도가 되려면 무취 공기가 1000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공정 중에 뿌려지는 절삭유나 압출 프레스에서 나오는 오일 미스트가 화마를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공장의 오일 미스트와 같은 방울이 사방으로 튀었고, 그게 건물 안에 꽉 차 있는 상황에서 불꽃이 튀면 걷잡을 수 없는 화재가 된다”고 말했다.대전=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