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혁

전남혁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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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영역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쉽고 알차게 쓰겠습니다.

forward@donga.com

취재분야

2026-02-21~2026-03-23
사회일반44%
사건·범죄27%
사고10%
문화 일반7%
검찰-법원판결3%
지방뉴스3%
경제일반3%
기타3%
  • “환갑이지만 나도 아미”…남녀노소-국적도 허문 ‘BTS의 광화문’

    21일 방탄소년단(BTS) 공연이 열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는 20, 30대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어린 아들을 목말 태우고 나들이 나온 젊은 부부부터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온 손녀까지, K팝을 매개로 세대를 넘어 아우러지는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됐다.공연 직전인 오후 7시 47분경,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인근은 전광판을 통해 공연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 명당’으로 변했다. 객석에 들어가지 못한 수백 명의 시민이 화단 근처에 돗자리를 깔거나 캠핑용 의자에 앉아 축제의 서막을 기다렸다.눈에 띄는 것은 관객의 연령대였다. 현장 관람객 10명 중 3, 4명은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었다. 아들을 목말 태운 채 전광판을 응시하던 김모 씨(49)는 “한국에서 이런 규모의 행사는 드물고, 특히 오늘은 역사적인 공연이라 생각해 아이에게 이 현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공연의 막이 오르자 국적과 직업의 경계는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히트곡 ‘다이너마이트’의 전주가 울려 퍼지자 광장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글로벌 팬들은 멜로디에 맞춰 일제히 ‘BTS’를 연호했고, 한 60대 남성은 화려한 무대를 배경으로 연신 ‘인증샷’을 남기며 축제를 즐겼다.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소우주’가 흐를 때는 광장 곳곳에서 장관이 연출됐다. 생면부지의 중년 남성과 20대 외국인 여성, 30대 한국인 커플 등 20여 명이 서정적인 선율에 맞춰 좌우로 몸을 흔들었다. 국적도 세대도 제각각이었지만, K팝이라는 매개체가 이들을 하나의 ‘군무’로 묶어낸 셈이다.이날 공연이 막바지에 이를 무렵, 러시아에서 온 나탈리아 마르티노바 씨(50)는 스크린을 향해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사랑해”를 또렷하게 외쳤다. 본인의 생일을 기념해 콘서트 관람을 위해 아들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공연장을 배경으로 양손으로 큰 하트를 그리며 사진을 찍었고, 공연이 끝난 뒤에는 눈시울을 붉힌 채 스크린을 바라보며 여운을 즐기기도 했다. 마르티노바 씨는 “최고의 이벤트였다”고 말했다. 오후 9시, 공연이 종료되자 현장은 다시 질서의 공간으로 돌아왔다. 경찰과 공무원들은 “멈추지 말고 걸어달라”고 독려하며 인파 분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종일 대기한 손찬호 소방교는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되어 다행”이라며 “모든 관객이 안전하게 귀가할 때까지 최종 점검을 마친 뒤 현장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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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즈’ 된 본보 ‘BTS 특별판’…“이건 평생 소장각”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서 오늘의 기억을 떠올리려고요. 다른 굿즈와 함께 소중히 보관할 겁니다.”방탄소년단(BTS) 광화문 공연을 약 9시간 30분 앞둔 21일 오전 10시 20분,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앞은 ‘BTS 컴백 기념 동아일보 특별판’을 받으려는 글로벌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줄의 선두에서 기다리다 배포가 시작된 10시 30분부터 특별판을 받아 본 일본 팬 가나코 씨(47)는 특별판을 자랑스레 펼쳐 보이며 “오래오래 소장할 것”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이날 광화문 광장 인근에 모인 BTS 팬들은 ‘한정판 굿즈’의 원조 격인 신문 특별판을 받아보며 흥미로워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인뿐 아니라 일본, 멕시코 등에서 온 글로벌 팬들은 BTS 광고가 송출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디어 사이니지 ‘룩스(LUUX)’ 앞에서 신문을 펼쳐 들고 환한 미소를 지은 채 기념사진을 찍었다. “특별판!”이라며 신문을 흔들어 보이거나 혹여나 수량이 다해 받지 못할까 급히 배포처로 뛰어가는 시민도 있었다. 보라색 옷을 입고 책가방에 열쇠고리 등 각종 굿즈를 달아 꾸민 야마모토 아사미 씨(40)는 새로 구매한 티셔츠와 동아일보 특별판을 품에 안은 채 공연장으로 향했고, 멕시코에서 BTS 공연을 보기 위해 14시간 넘게 비행해서 한국에 온 아나 레티시아 씨(28)는 특별판과 후드티를 보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소셜미디어에서도 동아일보 특별판을 인증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팬끼리 ‘신문 배포 장소’를 공유하기도 한다. 한 외국인 팬은 특별판을 들고 지나가는 한국인 팬을 붙잡고 “어디에서 모으셨어요” 묻고, 한국인 팬은 특별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특별판을 든 채 광화문 인근을 지나던 한현희 씨(33)는 “특별판은 한정판이라 소장 가치가 있어 굿즈의 개념으로 모으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에선 ‘BTS의 얼굴이 전면에 걸렸다’며 특별판을 찍은 게시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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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에겐 ‘BTS마스’ 이브”…전날부터 광화문 집결한 아미들

    “오늘 이 친구들을 처음 만났는데, 방탄소년단(BTS)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당장 언니, 동생, 친구 사이가 됐습니다.”약 4년 만에 돌아오는 BTS 광화문 공연을 약 19시간 앞둔 21일 0시 53분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미술관 인근 돌계단, 박소연 씨(43)는 각각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글로벌 아미’인 후세이노바 에미나 씨(25)와 제이니예바 노자닌 씨(19)와 하루 만에 친구가 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풍선 장식 전문업체를 운영하는 박 씨는 밤새워 대기할 에미나 씨와 노자닌 씨를 위해 종합비타민이랑 핫팩 등과 BTS 풍선, 배지 등 굿즈를 손에 꼭 쥐여줬다.전날 밤부터 광화문 일대는 이미 K팝 공연을 즐기기 위해 몰려든 글로벌 팬들이 전야제’를 벌이고 있었다. 일부 팬은 공연이 잘 보이는 자리에서 노숙하면서도 설레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학창 시절 BTS의 ‘상남자’ 뮤직비디오를 보고 팬이 됐다는 에미나 씨는 한국 문화와 산업에까지 관심을 갖기 시작해 올해 3월 성신여대 글로벌한국학과에 입학했다. 한복을 입고 20일 오후 2시부터 광화문 광장 일대를 돌기 시작한 에미나 씨는 “아미들이 직접 제작한 콘서트 일대 홈페이지에서 음식점, 공중화장실 등 정보를 얻으며 밤을 지새울 계획”이라며 “콘서트에 대한 설렘에 춥지 않다”고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비단 젊은 팬뿐 아니라 3인 가족과 60대 부부까지 세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전야제를 즐기는 사람들로 광장은 붐볐다. 오후 10시 15분경 딸 이체리 양(4)을 목말을 태우고 이동하는 이규한 씨(33), 강초이 씨(26) 부부는 “리허설하는 BTS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못 봐서 아쉽지만, 사람도 많고 축제 분위기 같다”고 말했다. 이경희 씨(60)와 박태수 씨(64) 부부도 “아미들과 공연 전날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 광화문으로 왔다. 내일 ‘왕의 길’을 걸어 나와 공연할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공연 당일인 21일 오전 6시가 되자 경찰은 공연장과 그 일대를 펜스로 통제하고 혹시 모를 위험 상황에 대비해 금속탐지기(MD)를 동원해 팬들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검문검색을 시작했다. MD 내부 구역에서 만난 50대 일본인 팬 미즈타니 아즈사 씨는 BTS 공연을 보러 일주일 동안 휴가를 내고 친구 사카시타 요시코 씨와 나고야에서 19일 한국에 도착했다. 아즈사 씨는 “공연 후에는 지민이 다녀와서 유명해진 ‘약수삼계탕’ 등 ‘BTS 성지’를 방문하며 한국 문화를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팬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거나 구역 안의 입장이 지연되지는 않았으나, 정보 혼선이 빚어져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오전 6시경 미국 대사관 인근 통제구역, 경찰 통제선은 관람객과 일반 시민이 모두 통과 가능하지만 경찰 혼선으로 광화문역으로 가는 시민의 통행을 금지한 것이다. 일부 시민은 “역으로 가려면 이쪽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어쩌라는 것이냐”고 항의하기도 했다.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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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 뺑소니’ 이재룡 검찰 송치…‘술 타기’ 혐의도 적용

    음주 운전 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배우 이재룡 씨(62)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음주 운전뿐 아니라 음주 측정을 방해하기 위해 일부러 술을 더 마시는 ‘술 타기(음주 측정 방해)’ 혐의도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이 씨를 도로교통법상 음주 운전, 사고 후 미조치, 음주 측정 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6일 오후 11시경 서울지하철 7호선 청담역 인근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하다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중앙분리대 10여 개가 부서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 당시 이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당초 이 씨는 “운전할 때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다”며 부인했다가 이후 “소주 4잔을 마시고 운전했으며, 중앙분리대에 살짝 접촉한 줄 알았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이 씨가 음주 운전 사고뿐 아니라 술 타기를 시도한 점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사고 직후 달아난 이 씨는 청담동 자택에 차를 세운 뒤 인근 식당으로 이동해 지인과 합류해 증류주 등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10일 경찰 조사에서 “증류주를 마셨으나 술 타기를 시도했던 건 아니다”는 취지로 해명했으나, 경찰은 당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음주 측정 방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

    •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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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전자발찌 스토킹’ 살인범, 범행전 이틀에 걸쳐 사전답사했다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김모 씨(45)가 과거에도 수 차례 전자발찌를 찬 채로 무단 외출과 음주, 무면허 뺑소니 사고를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의 이런 전력을 파악하고도 1월 스토킹으로 재차 신고된 김 씨의 구속영장 신청을 미뤘고, 결국 참극이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찰 대응을 강도 높게 질책하며 책임자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 전자발찌 부착 뒤에도 반복된 위반16일 김 씨의 판결문 등에 따르면 그는 2013년 11월 강간치상과 유사강간죄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0년간 전자발찌 부착이 명령됐다. 그는 2016년 7월 출소해 전자발찌를 달았고, 이후 수감과 주거지 이동 등의 사유로 부착 기한이 2029년 7월로 늘어났다. 그러나 김 씨는 상습적으로 법과 보호관찰 조치를 어겼다. 그는 2018년 전자발찌 부착 지침을 어겨 처벌받았다. 2019년 6월 16일에도 금주 조치를 어기고 서울 송파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양주 2병을 마시다가 적발됐다. 당시 유흥업소 직원들이 성매매한 것처럼 허위 신고를 하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 27일엔 면허 없이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사람을 친 뒤 그대로 달아나기도 했다. 두 사건으로 김 씨는 2021년 4월 징역 6개월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고 다시 수감됐다. 풀려난 그는 2023년 6월에도 야간 외출 제한 조치를 어겨 적발됐고, 두 달 뒤에는 술에 취한 채 식당에서 욕설과 협박을 하며 난동을 부리다 검거돼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됐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과거 법원이 야간 외출 제한 조치의 기간을 특정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영업방해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문제는 경찰이 김 씨의 이 같은 상습적인 위반 전력과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점이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이번 사건의 피해자에게 칼을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특수상해) 등으로 신고돼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다. 이 사건은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올해 1월 28일에는 피해자의 차량 하부에서 김 씨가 몰래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기까지 발견됐다. 그러나 이를 떼어낸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지난달 21일 또다시 피해자의 차에서 위치추적기가 나왔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달 27일 구리경찰서에 “김 씨를 유치장에 가두고 구속영장을 신청하라”고 지휘했다. 하지만 구리서는 김 씨가 변호사를 구한다며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사이, 위치추적기에 대한 정밀 감정 결과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영장 신청을 늦췄다. 지난 10년간 전자발찌 착용에 따른 준수 사항을 밥 먹듯 어겨 온 김 씨의 전력만으로도 ‘재범 위험성’을 입증할 수 있었는데도 격리 시점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범행 이틀 전부터 여성 회사 주변 배회 경찰 출석을 미룬 사이 김 씨는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김 씨가 이달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남양주시에 있는 피해 여성의 회사 주변을 오간 사실을 파악했다. 범행 당일인 14일에는 여성의 회사에서 약 3분 거리인 도로에서 차량을 가로막은 뒤 미리 준비한 전동드릴로 차창을 깨고 흉기를 휘둘러 여성을 살해했다. 경찰은 이를 계획 범행의 정황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날 “경찰 등 관계 당국의 대응이 더뎠고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쳤다”며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이규연 대통령홍보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관계자들을 감찰한 뒤 엄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스토킹 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방지 대책이 미흡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스토킹 가해자를 적극적으로 격리하고 가해자의 위치 정보를 신속히 파악하며 전자발찌와 (피해자의) 스마트워치를 연동하는 등 피해자를 보호할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곧바로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전반적인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피의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피해를 막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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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정신질환 응급입원 5년새 4배… 경찰, 병상 찾다 ‘치안 공백’까지

    지난해 9월 9일 강원 춘천시 춘성대교에서 수면제를 다량 복용하고 투신하려던 50대 남성이 경찰에 구조됐다. 우울 증세가 심각해 다시 투신을 시도할 우려가 컸기에 즉각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상태였다. 하지만 경찰관 2명이 달라붙어 강원과 경기 지역 병원 28곳에 전화를 돌리는 사이 시간만 흘러갔다. 음독 치료와 정신과 진료가 동시에 가능한 병상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환자는 구조된 지 32시간이 지나서야 인천의 한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정신질환 응급입원, 5년 새 3.8배로이처럼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를 긴급히 입원시켜 달라고 경찰이 병원에 의뢰하는 ‘응급입원’ 사례가 지난해 처음으로 2만 건이 넘었지만 환자를 받아줄 병상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정신질환 응급입원 의뢰는 2020년 5452건에서 지난해 2만839건으로 5년 새 3.8배로 증가했다. 이는 정신질환자 강제 입원 결정을 보호자에게 맡기는 기존 관행이 인권 침해 소지가 크다는 지적에 따라 법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2016년 5월 강제 입원 요건을 강화한 정신건강복지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응급입원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문제는 응급입원을 장려하는 법이 마련된 지 10년이 되어 가는데도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신질환 응급입원 등을 전담하는 공공 병상은 전국 130개에 불과하다. 통상 응급입원이 3일간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현재 병상은 입원 수요의 0.2%밖에 충족하지 못하는 셈이다. 특히 자해 환자처럼 내·외과적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고위험군’을 받아줄 병원은 더욱 찾기 힘들다.● 전국 공공 병상 단 130개, ‘치안 공백’으로이는 일선 치안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응급입원 환자가 생기면 빈 병상을 찾을 뿐 아니라 환자가 돌발 행동을 못 하도록 보호해야 하는데, 지난해 기준 이를 전담하는 ‘정신응급대응팀’은 전국 99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전체 응급입원 중 대응팀이 처리한 비율은 7882건으로 전체의 37.8%에 그쳤다.나머지 60% 이상의 사건에는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지난달 6일 경기 성남시에서 조현병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나타났을 때 관할 파출소는 근무자 7명 중 4명이 이 환자를 응급입원 시키는 데 투입됐다. 그사이 인근에서 벌어진 교통사고 처리는 더 멀리 있는 다른 파출소가 맡아야 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동대문구에서 칼로 복부를 자해한 50대 남성의 경우 빈 병상을 찾는 데 9시간이 걸렸다. 서울경찰청 정신응급대응팀 소속 정건 경사는 “관내에서 환자가 여러 명 발생하면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에 지원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정부가 뒤늦게 올해 말까지 정신질환자 집중치료 병상 1600개를 지정하고 전담대응팀을 170명으로 늘리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난동을 부리는 정신질환자를 수용하려면 격리실과 보안 인력이 필수적인데, 현재의 의료 수가(진료비) 체계는 이러한 비용을 충분히 보전해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기의 한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현행 규정상 야간 당직 전공의는 난동을 부리는 정신질환자가 와도 격리나 강박조차 지시할 수 없어 반드시 전문의를 불러야 한다”며 “환자 수용을 독려하려면 수가 가산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의 부담을 줄이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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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역 교제 살인’ 前의대생, 시신 훼손 혐의 추가 수사

    서울 강남역 인근 한 빌딩 옥상에서 여자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해 징역 30년이 확정된 명문대 의대생 출신 최모 씨(27)에 대해 경찰이 사체손괴 혐의로 추가 수사 중이다. 5일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서초경찰서는 최 씨를 사체손괴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 사건은 2024년 5월 최 씨가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최 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했고, 최 씨는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30년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지난해 6월 피해자의 아버지는 “제 딸은 살해당했을 뿐 아니라 눈과 목뒤 등 살인마에 의해 시신 훼손까지 당했으나 수사기관은 이를 공소장에 포함하지 않았다”며 최 씨를 고소했다. 형법 제161조에 따르면 사체나 유골을 손괴하면 7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최 씨가 피해자가 숨졌음에도 수차례에 걸쳐 흉기를 더 휘둘러 사체손괴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1월 최 씨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최 씨가 피해자가 숨진 것을 인지한 상태로 시신을 훼손했는지 등에 대한 법리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보완 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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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 딱 한병” 새학기 초등학교 앞 ‘숙취운전’ 잇단 적발

    4일 오전 9시경 서울 송파구 신가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등교하는 초등학생 사이에서 운전자 황모 씨(30)가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날 경찰의 음주 단속에 적발된 황 씨는 술을 마신 적이 없다고 발뺌했지만 경찰이 “채혈해도 다 나온다”고 설명하자 그제야 “사실 어제 오후 4시경 소주 8잔을 마셨다”고 털어놨다. 인근 자택에서 학교 앞까지 약 900m를 운전한 황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5%로, 100일간 면허정지 처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새 학기를 맞아 어린이 안전 보호를 위해 등굣길 스쿨존 교통단속을 실시했다. 관내 31개 경찰서가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단속한 결과 4명이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다. 특히 전날 마신 술이 깨지 않은 채 운전대를 잡은 ‘숙취 운전자’ 중에는 단속에 불복하는 사례도 있었다. 오전 8시 48분경 신가초등학교 스쿨존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34%로 적발된 강모 씨(36)는 ‘전날 밤 소주 3병을 마셨다’면서도 측정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채혈 검사를 받기로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채혈 결과가 호흡 측정보다 오히려 높게 나오는 경우도 많다. 서울 강남구 영희초등학교 앞에서도 경찰이 단속을 시작한 지 7분 만인 오전 8시 7분경 우모 씨(46)가 적발됐다. 전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회사 인근에서 소주 2병가량을 마셨다는 그는 혈중알코올농도 0.035%로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왔다. 우 씨는 과거 한 차례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기록이 있었다. 또 오전 8시 39분경에는 새벽까지 술을 마신 뒤 경기 군포시에서부터 20km가량을 운전한 화물차 운전사가 0.084%의 혈중알코올농도로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다. 이날 스쿨존 단속에서는 음주 운전 외에도 신호 위반 등으로 22건이 적발됐다. 오전 8시 20분경에는 반려견을 품에 안고 운전하던 남성이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적발돼 범칙금 4만 원을 부과받았다.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등에 따른 계도는 71건이었다. 서울청은 앞으로 매주 1회 이상 스쿨존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3∼12월 집중 단속을 벌인 덕에 서울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가 전년에 비해 22.5% 감소했기 때문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어린이는 키가 작고 돌발적으로 뛰어나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숙취로 인해 판단력이 저하된 상태로 운전할 경우 교통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며 “앞으로도 스쿨존만큼은 음주 운전 청정 구역으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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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경찰청, 새학기 맞이 ‘스쿨존 음주단속’ 실시

    4일 오전 8시 59분경 서울 송파구 신가초등학교. 새학기를 맞은 학교 앞에는 등굣길에 오른 학생들과 이들을 배웅하려는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횡단보도 신호가 한 번 초록불로 바뀔 때마다 10~20명의 저학년 어린이가 학부모의 손을 잡고 줄지어 학교 정문으로 들어갔고, 고학년 학생들도 서너 명씩 무리 지어 등굣길에 올랐다. 동시에 학교 정문 인근 도로에선 황모 씨(30)와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새학기를 맞아 어린이 통행량이 늘어나면서 사고 예방을 위해 스쿨존 음주단속에 나선 경찰이 황 씨를 적발한 것. 경찰의 요구에 측정기를 분 황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35%, 면허정지 수치였다. 황 씨는 “어제 술 안 마신 적 없다”며 수차례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찰이 “채혈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조사를 요구하라”고 하자 황 씨는 그제야 “사실 어제 오후 4시경 고깃집에서 반주로 소주 8잔을 마셨다”고 털어놨다. 인근 자택에서 이곳까지 약 900m를 운전한 황 씨는 100일간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날 오전 8시 48분경 같은 장소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34% 수치로 경찰에 적발된 강모 씨(36)도 전날 밤 소주 3병을 마시고 이날 아침 운전대를 잡았다고 했다. 강 씨는 측정 결과에 불복해 채혈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은 새학기를 맞아 어린이 안전 보호를 위한 등굣길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교통단속을 실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날 등교 시각인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관내 31개서가 스쿨존에서 대대적인 음주단속을 벌인 결과 1시간 동안만 음주운전 4건이 적발됐다. 신호 위반 등 주요 교통 단속은 22건,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등을 포함한 계도는 71건이었다. 특히 이른 오전에 실시된 이번 단속에서는 전날 술을 마셨다가 운전대를 잡은 ‘숙취운전자’들이 다수 적발됐다. 이날 서울 강남구 영희초등학교 앞에서도 경찰이 음주단속을 시작한 지 7분 만인 오전 8시 7분경 우모 씨(46)가 적발됐다. 전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회사 인근에서 소주 2병가량을 마셨다는 우 씨는 혈중 알코올농도 0.035%로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왔지만 과거 한 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기록이 있었다. 경찰은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8시 39분경에는 전날 새벽 1시까지 술을 마시고 경기 군포시에서 20km가량을 운전한 화물차 운전자가 0.084%의 혈중 알코올농도로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는 키가 작고 돌발적으로 뛰어나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숙취로 인해 판단력이 저하된 상태로 운전할 경우 교통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청은 어린이 안전 보호를 위해 이같은 스쿨존 음주운전 등 집중단속을 매주 1회 이상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집중단속 기간인 3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62건으로 2024년(80건)에 비해 22.5% 감소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스쿨존만큼은 음주운전 청정구역으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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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포대교 추락 포르쉐 운전자, 팔로워 11만명 인플루언서였다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하고 포르쉐 차량을 몰다가 서울 반포대교에서 추락사고를 내 구속된 30대 여성 운전자의 공범이 2일 경찰에 자수했다. 이 공범은 운전자에게 약물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3일 경찰에 따르면 30대 여성인 이 공범은 2일 저녁 서울 용산경찰서에 스스로 출석해 자수했다. 사고 당시 운전자의 포르쉐 차량에서 프로포폴 약병과 주사제 등이 다수 발견됐는데, 자신이 일부를 건넸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범은 사고 내용을 보도한 언론 기사를 보고 경찰에 자수했으며, 운전자와 업무상 관계를 맺어온 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약 11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병원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는 업체의 대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운전자에 대해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취상 혐의를 추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추가 입건으로 운전자가 받는 혐의는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마약류관리법 위반,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 등 총 3개다. 지난달 27일 서울서부지법은 운전자가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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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은마 화재’ 여학생, 119 최초 신고해 구조요청…소방, 7700만원 재산피해 추정

    24일 발생한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화재의 최초 신고자는 이 화재로 숨진 10대 여학생 김모 양(16)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27일 입수한 119 신고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 양은 불이 난 집 안에서 연기를 피해 구조를 요청하며 화재 상황을 직접 전했다. 소방은 이번 화재로 약 77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녹취록에 따르면 최초 신고는 24일 오전 6시 18분 접수됐다. 사망한 김 양으로 보이는 신고자는 “지금 불 났어요”라고 말한 뒤, 주소를 묻는 질문에 “대치동, 은마아파트”라고 답했다. 정확한 동과 호수를 재차 묻자 “몇 동이지, 어떡해요”라며 두려움을 호소했다.불이 난 위치를 묻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그냥 불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집 안에 몇 명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3명”이라며 “한두 명은 (밖으로) 나온 것 같다. 빨리 와주라”고 거듭 구조를 요청했다. 이후 오전 6시 20분경, 어머니와 동생으로 보이는 가족이 다시 119에 전화를 걸어 “언니는 어떡해”, “딸이 있어요”, “언니는 어디 갔는데 왜 안 나오냐고”라고 말하는 등 김 양의 탈출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도움을 요청하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소방청 화재상황보고서에 따르면 화재 당시 세대 내 화재 감지기는 작동하지 않았고, 발신기와 비상방송 설비만 정상 작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불은 세대 내부 주방 바닥 인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화재로 8층 한 세대가 전소되고 9층 베란다 일부와 가재도구, 현관문 등이 파손됐다. 소방은 부동산 피해 3376만 원, 동산 피해 4360만 원 등 총 7736만 원의 재산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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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화재로 10대 숨진 은마아파트, 전층 스프링클러 설치 안돼

    “큰애가 스스로 ‘의대를 가고 싶다’고 할 만큼 공부를 잘했어요. 학업 때문에 은마아파트로 5일 전에 이사를 왔는데 이런 일이….” 24일 새벽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김모 양(16)의 큰아버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이전에 지어져 관련 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불이 주방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새벽 화재 1시간 만에 꺼졌지만 1명 숨져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8분경 은마아파트 14층 건물 중 8층에 있는 가정집에서 불이 나 일가족 3명 중 미처 대피하지 못한 큰딸 김 양이 숨졌다. 30대 후반 어머니는 얼굴에 화상을 입었고, 둘째 딸(14)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길이 9층까지 번져 윗집에 살던 여성 고모 씨(51)도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새벽에 발생한 화재로 주민 70여 명은 긴급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인력 143명과 장비 35대를 투입해 화재 발생 약 1시간 20분 만인 오전 7시 36분경 완전히 불을 껐다. 부상을 입고 치료받은 3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경찰과 소방 등은 현재까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당국은 주방과 거실 사이 식탁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증거물을 넘겨 이를 토대로 화재 원인을 파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찾은 화재 현장은 처참했다. 불이 난 집 베란다는 유리창이 모두 깨져 새까맣고 앙상한 골조만 남아 있었다. 검은 그을음은 외벽을 타고 올라 12층까지 새까맣게 번져 있었다. 아파트 복도에는 검댕이 섞인 구정물이 흥건했다.● 예비 고교생 가족 참변 유족 등에 따르면 김 양 가족은 은마아파트로 이사 온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인덕션, 전자레인지 등 취사도구가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가스도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김 양은 3월 고등학교 입학 예정으로 중학교에서 학업 성적이 뛰어났다고 한다. 아버지는 이날 일찍 출근해 화재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양의 큰아버지 김모 씨(61)는 “어머니가 둘째를 먼저 구하던 와중에 미처 첫째가 피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래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병원에 이송된 고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물건 등이 깨지는 요란한 소리가 나고 이후 고무 타는 냄새가 났다. 창문을 보니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며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향하던 2∼3분 만에 방 안이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차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근육 장애가 있어 탈출 등에 어려움을 겪은 고 씨는 신고한 지 약 5분 뒤 도착한 구급대원과 함께 보행기를 끌고 대피했다. 또 다른 목격자들은 “유리창이 팡팡 터지는 소리가 났고, 어린 여자아이가 꺼이꺼이 우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40대 민모 씨는 “잠옷 바람으로 나온 어머니와 딸이 ‘언니가 아직 안 나왔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화재 경보도 제대로 안 들려” 28개 동 4424채 규모로 준공된 지 47년 된 은마아파트는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 노후 아파트로 꼽힌다. 스프링클러 등 비상사태를 대비한 안전 설비 등이 신축 아파트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화재가 발생한 은마아파트에는 1∼14층 전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규정은 이 아파트가 완공된 지 11년 후인 1990년 16층 이상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또 이 아파트 비상 출입로에 설치된 난간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흔들려 청테이프로 고정돼 있는 등 시설 노후화도 심각한 상태였다. 한 주민은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자고 있으면 못 들을 정도로 작게 들렸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 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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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대통령 살해 협박글 10대 2명 檢 송치

    경찰이 지난해 관공서 온라인 게시판에 이재명 대통령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작성한 10대 남성 2명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이 중 한 명이 지난해 3월 충남 아산시의 한 고등학교 학생에 대한 살해 협박 게시글을 작성한 것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청구를 심의하기로 했다. 최근 허위 공중협박 관련 범죄로 공권력 낭비가 심각해지면서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의 일환이다. 24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 대통령 살해 협박글을 게시한 피의자 2명을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안 메신저 ‘디스코드’에서 알게 된 사이로 지난해 9월 119안전신고센터 웹사이트 게시판에 ‘대통령 집무실에서 흉기로 찔러 죽이겠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들 중 한 명이 아산의 한 고등학생에 대한 살해 협박 게시글을 작성한 사실도 파악하고, 이 범죄에 대해서도 공중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송치했다. 경찰은 해당 피의자가 인천의 한 고등학교, 경기 광주의 한 중학교 학생들에 대해서 살해 협박글을 작성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또 다른 피의자는 지난달 경기 성남시 분당 KT 사옥 등을 대상으로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협박글을 작성한 혐의로 최근 기소됐다. 경찰은 해당 피의자들이 저지른 범죄가 공권력 낭비를 초래했다고 보고 손해배상 청구를 심의할 예정이다. 또 경찰은 지난해 11월부터 공중협박, 허위 조작 정보 등에 대응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TF를 중심으로 앞으로도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협박 행위에 대하여 끝까지 추적해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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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학업 위해 닷새전 이사왔는데”…‘은마’ 화재에 10대 딸 참변

    “큰애가 스스로 ‘의대를 가고 싶다’고 할 만큼 공부를 잘했어요. 학업 때문에 은마아파트로 5일 전에 이사를 왔는데 이런 일이….”24일 새벽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김모 양(17)의 큰아버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이전에 지어져 관련 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불이 주방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새벽 화재 1시간 만에 꺼졌지만 1명 숨져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8분경 은마아파트 14층 건물 중 8층에 있는 가정집에서 불이 나 일가족 3명 중 미처 대피하지 못한 큰딸 김 양이 숨졌다. 30대 후반 어머니는 얼굴에 화상을 입었고, 둘째 딸(14)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길이 9층까지 번져 윗집에 살던 여성 고모 씨(51)도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새벽에 발생한 화재로 주민 70여 명은 긴급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인력 143명과 장비 35대를 투입해 화재 발생 1시간 20여 분 만인 오전 7시 36분경 완전히 불을 껐다. 부상을 입고 치료받은 3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경찰과 소방 등은 현재까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당국은 주방과 거실 사이 식탁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증거물을 넘겨 이를 토대로 화재 원인을 파악하겠다는 계획이다.이날 찾은 화재 현장은 처참했다. 불이 난 집 베란다에는 유리창이 모두 깨져 새까맣고 앙상한 골조만 남아 있었다. 검은 그을음은 외벽을 타고 올라 12층까지 새까맣게 번져 있었다. 아파트 복도에는 검댕이 섞인 구정물이 흥건했다.● 예비 고교생 가족 참변유족 등에 따르면 김 양 가족은 은마아파트로 이사온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인덕션, 전자레인지 등 취사도구가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가스도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김 양은 3월 고등학교 입학 예정으로 중학교에서 학업 성적이 뛰어났다고 한다. 변호사인 아버지는 이날 일찍 출근해 화재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양의 큰아버지 김모 씨(61)는 “어머니가 둘째를 먼저 구하던 와중에 미처 첫째가 피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아래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병원에 이송된 고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물건 등이 깨지는 요란한 소리가 나고 이후 고무 타는 냄새가 났다. 창문을 보니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며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향하던 2~3분 만에 방 안이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차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근육 장애가 있어 탈출 등에 어려움을 겪은 고 씨는 신고한 지 약 5분 뒤 도착한 구급대원과 함께 보행기를 끌고 대피했다.또 다른 목격자들은 “유리창이 팡팡 터지는 소리가 났고, 어린 여자아이가 꺼이꺼이 우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40대 민모 씨는 “잠옷바람으로 나온 어머니와 딸이 ‘언니가 아직 안 나왔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화재 경보도 제대로 안 들려”28개 동 4424채 규모로 준공된 지 47년 된 은마아파트는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 노후 아파트로 꼽힌다. 스프링클러 등 비상사태를 대비한 안전 설비 등이 신축 아파트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화재가 발생한 은마아파트에는 1~14층 전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규정은 이 아파트가 완공된 지 11년 후인 1990년 16층 이상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또 이 아파트 비상 출입로에 설치된 난간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흔들려 청테이프로 고정돼 있는 등 시설 노후화도 심각한 상태였다. 한 주민은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자고 있으면 못 들을 정도로 작게 들렸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 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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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대통령 살해 협박글 올린 10대男 2명 불구속 송치

    경찰이 지난해 관공서 온라인 게시판에 이재명 대통령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작성한 10대 남성 2명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이 중 한 명이 지난해 3월 충남 아산시의 한 고등학교 학생에 대한 살해 협박 게시글을 작성한 것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청구를 심의하기로 했다. 최근 허위 공중협박 관련 범죄로 공권력 낭비가 심각해지면서 강경 대응으로 나서기로 한 것의 일환이다. 24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 대통령 살해 협박글을 게시한 피의자 2명을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안 메신저 ‘디스코드’에서 알게 된 사이로 지난해 9월 119안전신고센터 웹사이트의 게시판에 ‘대통령 집무실에서 흉기로 찔러 죽이겠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했다.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들 중 한 명이 아산의 한 고등학생에 대한 살해 협박 게시글을 작성한 사실도 파악하고, 이 범죄에 대해서도 공중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송치했다. 경찰은 해당 피의자가 인천의 한 고등학교, 경기 광주의 한 중학교 학생들에 대해서도 살해 협박글을 작성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또 다른 피의자는 지난달 분당 KT 사옥 등을 대상으로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협박글을 작성한 혐의로 최근 기소됐다.경찰은 해당 피의자들이 저지른 범죄가 공권력 낭비를 초래했다고 보고 손해배상 청구를 심의할 예정이다. 또 경찰은 지난해 11월부터 공중 협박, 허위 조작 정보 등에 대응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TF를 중심으로 앞으로도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협박 행위에 대하여 끝까지 추적하여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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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살인-폭파” 장난 9건에 경찰 2500명 헛걸음했다

    2023년 7월 ‘신림역 살인예고’ 이후 올해 2월까지 살인예고나 폭파협박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허위 공중협박 관련 범죄로 인해 동원된 경찰력이 최소 2500여 명, 이에 따른 피해액이 최소 2억4065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이 피의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거나 준비 중인 사건만 한정된 것으로, 나머지 일반 사건까지 합하면 협박 관련 범죄에 동원되느라 낭비된 경찰력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23일 동아일보가 2023년 이후 공중협박 등 범죄 관련 소송 현황을 조사한 결과 경찰이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준비 중인 사건은 2023년 신림역 살인예고(7월)와 제주공항 등 폭파협박(8월), 지난해 9∼10월 인천 대인고 등 전국 연쇄 폭파협박 등 총 9건이다. 경찰 출동과 폭발물 수색 등에 투입된 인건비, 유류비 등 경찰이 산출한 손해액만 2억4065만 원이다. 현재까지 추산된 투입 경찰 인력은 신림역 사건 703명, 제주공항 폭파협박 571명,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폭파예고 263명 등 9건 중 6건만 총 2563명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폭파 신고가 접수되면 인근 경찰 인력은 물론이고 특공대까지 동원된다”며 “이로 인해 범죄 예방, 사고 수습 등 민생 안전의 ‘골든타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찰이 공중협박 피의자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으로 선회한 건 시민 안전과 직결된 치안 공백 우려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피의자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 민사소송 건수는 2023년부터 2년 동안 4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5건을 기록했다. 그동안 동원된 경찰이 많고 피해액이 높은 사건에 대해서만 소송을 제기하던 것과 달리 일선에선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을 묻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해액의 3배 이상으로 손해배상을 물을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해 경각심을 심어주고 허위 신고 관련 범죄를 줄여야 경찰력 낭비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협박 장난’ 한번에 경찰서 1개 인력 낭비… “징벌적 손해배상 필요”[골든타임의 약탈자들] 〈3〉 ‘가짜 협박’에 밀려난 치안카카오 본사-신세계百 폭파 협박 등… 허위신고에 200~500명 경찰력 투입“선량한 시민들만 피해 볼 수 있어”전문가 “피해액의 3배 이상 청구… 장난전화 안된다는 경각심 줘야”“경기 성남시 카카오 사옥에 수제 폭발물을 설치했다. 사옥을 쓰레기로 만들겠다.”12일 이 같은 내용의 폭파협박 신고가 접수되자 경기 분당경찰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폭발물 수색을 위해 소방, 군, 경찰 등 50여 명의 인력이 긴급 투입됐다. 카카오 사옥 지하부터 꼭대기까지 건물 전체를 3시간가량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카카오 사옥이 관내에 있는 동판교파출소 근무자들 역시 수색에 투입됐다. 문제는 수색에 출동한 탓에 관내에서 벌어진 다른 사건에 대응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당시 교통사고를 비롯해 한 남성이 의식을 잃었다는 신고 등 총 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결국 인근 파출소 근무자들이 신고에 대응해야 했다. 분당경찰서 관계자는 “관할이 아닌 파출소가 출동할 경우 경찰력 낭비는 물론이고 즉각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도착 신고가 늦어질 수 있다”며 “허위 신고로 선량한 시민들만 피해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박글 한 번에 경찰서 1개 인력 증발23일 동아일보가 2023년부터 현재까지 주요 공중협박 사건과 관련된 민사소송을 전수분석한 결과, 허위 협박 글 1건에 수백 명의 경찰관이 폭발물 수색 등에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공중협박 범죄에 경찰력이 낭비되고 있는 것.2023년 8월 6일 한 30대 남성이 인천 김포 제주 김해 대구 등 전국 각지 공항에 폭탄테러와 살인예고 글을 올린 사건의 경우 게시글 작성부터 피의자가 검거된 같은 달 23일까지 18일간 경찰특공대 130명, 기동대 258명 등 총 571명이 동원돼 3250만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2024년 9월 18일 20대 남성이 경기 성남시 야탑역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하자 같은 해 11월 13일까지 57일간 기동순찰대 215명, 사이버수사대 57명 등 총 480명이 동원돼 5505만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게 경찰 추산이다. 지난해 8월 5일 10대 중학생이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에 폭탄 테러를 암시하는 글을 올리자 다음 날까지 특공대 155명 등 총 263명이 동원돼 1256만 원의 혈세가 낭비되기도 했다.주요 사건마다 200∼500명의 경찰관이 동원됐는데, 이는 서울 일선 경찰서 전체 경찰력에 육박하는 규모다. 2024년 기준 서울 중심부를 관할하는 서울 중부경찰서 경찰관 수는 496명이다. 2023년 7월 이후 현재까지 경찰이 피의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거나 소송을 준비 중인 사건 총 9건에 대해서만 2500명 이상의 경찰이 동원됐고 이로 인해 인건비, 유류비 등 2억4000만 원이 넘는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잇따른 폭파협박에 민생치안 대응 영향”폭발물 수색에 동원된 일선 경찰들은 수색에 장시간이 소요되고, 이에 따른 인력 투입으로 다른 사건 처리나 수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지난해 12월 광주 남구의 한 중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메일이 접수돼 총 21명의 인력을 투입한 광주 남부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학교 수색은 아무리 짧게 잡아도 1시간 30분∼2시간 30분이 걸리는데, 수색을 마치더라도 1시간 정도는 비상 대비를 위해 근무를 서야 한다”며 “나머지 민생치안 사건 대응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최근 카카오 판교 사무실 등에 대한 잇따른 폭파협박 사건에 투입된 경기 분당경찰서 관계자는 “폭파협박 사건이 벌어질 경우 허위일 가능성이 높지만 만에 하나 진짜일 수도 있는 가능성 때문에 일선 형사를 포함해 30∼50명의 인력이 투입된다”며 “다른 사건 수사가 밀린 형사들은 폐쇄회로(CC)TV 등 주요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해 주말에도 출근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이처럼 경찰은 허위 신고로 인한 공권력 낭비가 임계점을 넘었다고 보고 피의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늘리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반기에 한 번씩 열었던 손해배상심의위원회를 올해부터 매달 열기로 했다. 이달 말에도 공중협박 범죄 등 6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심의하기로 했다. 여기엔 1월 5∼11일 분당 KT 사옥, 강남역, 부산역 등을 대상으로 폭파협박을 해 최근 구속 송치된 10대 피의자 사건도 포함됐다. 충북경찰청도 지난달 6일과 지난해 12월 청주 오송역과 한 산부인과에 테러 암시글을 남긴 피의자들에 대해 공중협박 관련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전문가들은 한발 더 나아가 현재는 피해액 상당에 대해서만 제기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3배 이상으로 늘리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허위협박 범죄 한 번에 1개 경찰서 인력이 하루를 날리고 있다”며 “장난전화 한 번에 수천만 원이 날아갈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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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살인·폭파” 허위협박 9건에…경찰 2500여명 헛걸음, 2.4억 피해

    2023년 7월 ‘신림역 살인예고’ 이후 올해 2월까지 살인예고나 폭파협박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허위 공중협박 관련 범죄로 인해 동원된 경찰력이 최소 2500여 명, 이에 따른 피해액이 최소 2억4065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이 피의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거나 준비 중인 사건만 한정된 것으로, 나머지 일반 사건까지 합하면 협박 관련 범죄에 동원되느라 낭비된 경찰력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23일 동아일보가 2023년 이후 공중협박 등 범죄 관련 소송 현황을 조사한 결과 경찰이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준비 중인 사건은 2023년 신림역 살인예고(7월)와 제주공항 등 폭파협박(8월), 지난해 9~10월 인천 대인고 등 전국 연쇄 폭파협박 등 총 9건이다. 경찰 출동과 폭발물 수색 등에 투입된 인건비, 유류비 등 경찰이 산출한 손해액만 2억4065만 원이다.현재까지 추산된 투입 경찰 인력은 신림역 사건 703명, 제주공항 폭파협박 571명,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폭파예고 263명 등 9건 중 6건만 총 2563명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폭파 신고가 접수되면 인근 경찰 인력은 물론이고 특공대까지 동원된다”며 “이로 인해 범죄 예방, 사고 수습 등 민생 안전의 ‘골든타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경찰이 공중협박 피의자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으로 선회한 건 시민 안전과 직결된 치안 공백 우려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피의자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 민사소송 건수는 2023년부터 2년 동안 4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5건을 기록했다. 그동안 동원된 경찰이 많고 피해액이 높은 사건에 대해서만 소송을 제기하던 것과 달리 일선에선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을 묻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해액의 3배 이상으로 손해배상을 물을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해 경각심을 심어주고 허위 신고 관련 범죄를 줄여야 경찰력 낭비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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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나래 “의사인 줄 알았다” vs 주사이모 “의사 아닌것 알았다”

    전직 매니저들에 대한 갑질과 불법 의료행위 의혹이 불거진 개그우먼 박나래 씨(41)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오후 3시경부터 10시 40분경까지 약 8시간 동안 박 씨를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씨는 전 매니저들에게 폭언하고 술잔을 던져 상해를 가했다는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다. 박 씨는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불편한 사항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실이 아닌 부분은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했다.경찰은 같은 날 의사 면허 없이 박 씨에게 차량 등에서 수액 주사나 항우울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주사이모’ 이모 씨도 불러 조사했다. 박 씨는 ‘이 씨가 의사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이 씨 측은 ‘박 씨도 의사가 아닌 걸 알고 주사를 맞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씨를 추가로 불러 불법 의료 의혹과 관련해서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경찰은 또 전 매니저들이 박 씨가 회삿돈을 사적으로 썼다고 제기한 횡령 의혹 등도 수사 중이다. 박 씨 역시 전 매니저들을 공갈미수와 횡령 혐의로 용산경찰서에 맞고소한 상태다. 경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박 씨 관련 사건만 8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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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피의자 조사’ 박나래 “사실 아닌 부분 바로잡겠다”

    전직 매니저들에 대한 갑질과 불법 의료행위 의혹이 불거진 개그우먼 박나래 씨(41)가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첫 경찰조사를 받고 8시간여 만에 귀가했다.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특수상해 등 혐의를 받는 박 씨를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 40분까지 불러 조사했다. 전 매니저들을 공갈미수 혐의 등으로 맞고소한 박 씨는 고소인 신분으로 두 차례 조사를 받은 바 있으나 피의자 신분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이날 박 씨는 조사를 마치고 경찰서를 나와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고 사실대로 질문에 답했다”며 “불편한 사항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매니저들에 대해 갑질과 술잔을 던진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엔 “조사를 통해 차후 밝혀질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사실이 아닌 부분은 바로잡아야 하고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매니저가 어떤 부분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보냐는 물음엔 “수사를 통해 밝혀질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방을 벌이는 전 매니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없다”고 짧게 답하며 경찰서를 빠져나온 박 씨는 불법 약물 투약 혐의를 인정하냐는 물음엔 대답 없이 현장을 떠났다. 박 씨의 전 매니저들은 박 씨가 사적 심부름을 시키고 술잔을 던져 다치게 했다며 박 씨를 특수상해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박 씨는 이른바 ‘주사 이모’를 통해 불법 의료 행위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박 씨는 앞서 12일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이 좋지 않다며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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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밖 보수-진보단체, 재판 끝나자 조용히 해산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피고인들에 대한 선고가 내려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는 중형을 촉구하는 진보 단체와 무죄 방면을 주장하는 보수 단체 집회가 각각 열려 2500여 명이 몰렸다.신자유연대 등 보수 성향 단체는 전날인 18일 오후부터 중앙지법 앞에서 ‘밤샘 집회’를 진행했다. 19일엔 최대 2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든 채 ‘윤 어게인 공소기각’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윤 전 대통령의 무죄 및 공소기각을 촉구했다. 촛불행동 등 진보 성향 단체 약 500명도 이날 오후 2시경부터 서초역 앞에서 “윤석열 사형” 등 구호를 외쳤다.참가자들은 오후 3시 지귀연 부장판사가 선고를 진행하자 침묵으로 생중계를 지켜봤다.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보수 집회에서는 “지귀연 잡으러 가자”는 반응이, 진보 측에서는 “사형을 선고하라” 등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오후 5시 45분경 집회를 종료하고 해산했고,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은 “법원 침입 등 난동이 벌어지거나 폭력 사태로 입건된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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