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다빈

윤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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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입사해 사회부 사건팀과 정치부 정당팀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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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대통령77%
정치일반10%
사회일반5%
검찰-법원판결2%
경제일반2%
산업2%
국회2%
  • 韓 ‘ARM 스쿨’ 이달내 윤곽… “반도체 설계역량 강화할 자산”

    “한국 반도체 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Fabless·설계)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강화할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5일 반도체 설계 전문 인재 1400명을 양성하는 ‘ARM 스쿨’을 한국에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설계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기회를 잡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한국의 결정적 약점이 에너지”라고 지적하는 등 향후 인공지능(AI) 산업 수요를 감당할 에너지 수급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년간 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육성 산업통상부는 이날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사와 ‘한국 반도체·AI 산업 강화’를 위한 MOU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MOU에 따라 설치되는 가칭 ‘ARM 스쿨’에선 내년부터 2030년까지 1400명의 반도체 설계 인력이 양성될 계획이다. MOU에는 기술 교류 및 생태계 강화, 대학 간 연계 강화, 연구개발(R&D) 협력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일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ARM은 전 세계 스마트폰의 95% 이상에 사용되는 저전력 고효율 반도체 설계자산(IP)을 제공하며 모바일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칩 설계의 기본 틀인 ‘설계 도면’을 만들어서 삼성, 애플 같은 회사에 사용료를 받는다.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ARM 지분의 약 90%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을 새롭게 지정해 이를 ARM 스쿨로 운영할 방침이다. 현재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성균관대, 경북대, 포항공대, 한양대 등 6곳이 운영 중이다. 김 실장은 “12월 안에 반도체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인데, 그때 남부 반도체 벨트에 대한 설명도 나올 것”이라며 “(남부 반도체 벨트라는) 큰 흐름 내에서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특성화 대학원에) 적합한 후보로 제안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글로벌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AI 산업 관련 거물과 잇따라 만났다. 이번 손 회장 접견 역시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대통령과 손 회장이 거론한 항목들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 발전에 꼭 필요한 핵심 과제”라며 환영했다. 맞춤형 반도체 중심으로 산업 흐름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설계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韓 데이터센터 작아… 결정적 약점은 에너지” 김 실장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이 대통령에게 “한국이 가진 AI 국가로서의 잠재력, 비전에 비해서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은 너무 작다”며 “한국도 일본처럼 지리적, 구조적으로 에너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손 회장은 미국 등에서 추진 중인 기가와트(GW)급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반도체와 제조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AI 산업 수요를 감당할 전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에너지 확보’를 강조했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약속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은 2.7∼4.4TWh(테라와트시)로 추산되는데 이는 인구 20만 명인 신도시 두 곳이 1년간 쓰는 전력량과 비슷한 정도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몇 년 뒤에는 전력 부족으로 데이터센터가 들어오지 않고 국내 반도체 기업의 투자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아야 하는 만큼 재생에너지 외에 안정적인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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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직권 남용-부적절 언행’ 농림부 차관 직권면직

    이재명 대통령이 5일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대해 부당한 권한 행사 및 부적절한 언행을 이유로 전격 직권면직 조치했다. 강 차관은 농식품부 기조실장 시절 후배 고위공무원의 ‘갑질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차관 임명 후 상관인 송미령 장관 등에 대한 언행 문제도 면직 조치의 이유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농식품부 차관이 부당하게 권한을 행사하고 부적절한 처신을 하는 등 법령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감찰 조사 후 직권면직 조치했다”고 밝혔다. 직권면직이란 공무원의 징계 사유가 발생했을 때 인사권자의 직권으로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것을 말한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강 차관은 농식품부 기조실장 시절 국무조정실로부터 감찰을 받은 후배 공무원의 비위를 무마하기 위해 농식품부 감사실 등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차관 임명 후 부적절한 언행도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공식 석상에서 상관인 송 장관에 대해 도를 넘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농식품부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강 차관에 대한 직권면직 조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임명된 정부 차관급 공무원이 감찰을 거쳐 직권면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강 차관의 직권 남용 의혹은 차관 임명 전에 있었던 일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체계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미리 걸러냈어야 할 사유”라며 “또다시 검증의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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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ARM 손잡고 ‘반도체 전사’ 1400명 키운다

    이재명 대통령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5일 반도체 설계 전문 인재 1400명을 양성하는 ‘ARM 스쿨’을 한국에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ARM은 세계 최대 ‘칩리스(Chipless)’ 반도체 기업이다. 인공지능(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에 나서는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이 대통령의 손 회장 접견 후 브리핑에서 “산업통상부와 ARM은 한국 반도체와 AI 산업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접견에는 르네 하스 ARM 대표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인공지능 인재 양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인간의 두뇌보다 1만 배 더 뛰어난 초인공지능(ASI)이 다음번에 임박한 기술”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브로드밴드를 강조했고, 문재인 대통령에겐 AI를 강조했다. 이번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ASI”라고 말했다. ARM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와 삼성·엔비디아·퀄컴 등의 주요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둔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로 모바일용 반도체 설계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ARM 스쿨에선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팹리스 설계 인력 1400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ARM 스쿨의 후보지로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우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ARM 스쿨이 최고 수준의 AI 및 반도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AI 전문 인력 현황과 수급 불균형’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근무 중인 한국인 AI 인력은 2010년 약 4000명에서 지난해에는 1만1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한국의 AI 인력 중 해외 근무 비중은 약 16%로 다른 분야 대비 6%포인트가량 높았다. 지난해 AI 인력에 대한 한국의 임금 프리미엄은 약 6%로 미국(25%) 대비 4분의 1 수준이었다. 또 캐나다(18%), 영국·프랑스·호주(이상 15%)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았다. 임금 프리미엄은 AI 기술을 보유한 인력이 그렇지 않은 근로자와 비교해 더 받아 가는 급여 비율을 뜻한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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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대통령, 농림부차관 직권면직 “부당권한 행사 확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대해 부당한 권한 행사 및 부적절한 언행을 이유로 전격 직권면직 조치했다. 강 차관은 농식품부 기조실장 시절 후배 고위공무원의 ‘갑질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차관 임명 후 상관인 송미령 장관 등에 대한 언행 문제도 면직 조치의 이유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농식품부 차관이 부당하게 권한을 행사하고 부적절한 처신을 하는 등 법령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감찰 조사 후 직권면직 조치했다”고 밝혔다. 직권면직이란 공무원의 징계 사유가 발생했을 때 인사권자의 직권으로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것을 말한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강 차관은 농림부 기조실장 시절 국무조정실로부터 감찰을 받은 후배 공무원의 비위를 무마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감사실 등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차관 임명 후 부적절한 언행도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공식석상에서 상관인 송 장관에 대해 도를 넘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농림부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강 차관에 대한 직권면직 조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임명된 정부 차관급 공무원이 감찰을 거쳐 직권면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강 차관의 직권 남용 의혹은 차관 임명 전에 있었던 일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체계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미리 걸러냈어야 할 사유”라며 “또 다시 검증의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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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내달 방중-방일 추진… 성사땐 中-日 순서 가능성

    내년 1월 초 개최로 조율되던 한중일 정상회의가 중국 반대로 무산된 가운데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 1월 방일과 방중을 각각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 전부터 일본과 중국 양자 방문을 추진해 왔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한일 및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자 관계 틀을 마련한 만큼 본격적인 한일 협력 심화와 한중 관계 복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 정부 소식통은 “연내 방중 검토가 이뤄졌지만 준비 시간 등을 고려해 편리한 빠른 시기를 중국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일본도 1월을 목표로 양국 간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다른 소식통은 “당초 이 대통령이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려고 했던 만큼 중국보단 일본과의 양자 방문 협의가 진전된 상태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내년 1월 둘째 주 초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집권 2년차 첫 양자 방문이 중국 일본 중 한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양국 중 어디를 먼저 방문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대통령실은 일단 방중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앞서 이 대통령이 APEC 계기 한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에게 그의 고향인 나라현을 언급한 만큼 지방도시 방문 조율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은 양자 방문 추진이 대만 등 양안 문제로 촉발된 중일 갈등을 한국이 중재하는 성격도 있다는 해석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중국과 일본, 각각의 관계를 잘 정립하는 것”이라며 “현재는 그 일에 집중해야 한다. 중일 갈등 중재 등 역할론은 배부른 소리”라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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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김용범 “10·15대책은 임시조치… 토허제 길게 갈수 없어”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사진)이 연내 부동산 공급대책 발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제 등 규제지역으로 묶은 10·15 대책에 대해선 ‘임시 조치’임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토허제를 길게 끌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 실장은 지난달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6·27 대책이라는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했는데도 두어 달 후에 상승 압력이 현재화돼 (10·15라는) 임시 조치를 했다”며 “국민들에게 불편함이 있어 송구스럽다. 토허제는 오랫동안 가지고 갈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10·15 대책을 두고 ‘임시 조치’라고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토허제 ‘핀셋 해제’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재차 “토허제를 길게 끌고 갈 수 없고, 임시 조치”라며 “대전제는 탄탄한 공급대책을 약속대로 마련하고, 시장이 차분해지면 리뷰해서 종합적으로 (해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공급대책을 위해 국토교통부뿐 아니라 국방부, 농림축산식품부, 국가유산청 등 공공용지가 있는 모든 부처가 주택공급 관계장관 회의체를 통해 필사적으로 땅을 찾고 있다고 했다.그는 “장관들에게 (기존 시설의) 대체지도 찾아주고, 예산도 지원할 테니 ‘땅 좀 내놓으세요’ 한다”며 “국유재산, 노후 청사, 학교 등 싹 다 망라해서 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용지를 활용하려 한다. 5000∼1만 호 단지도 있고, 1000호씩도 모으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연내가 중요하다. 목표는 (연내로) 독려를 하고 있고, 최종 발표까지는 아니더라도 진행 경과라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최근과 같은 환율 급등 상황에 미국에서 투자금 요청이 온다면 거절할 수 있을지를 묻자 김 실장은 “당연히 보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어 “미국이 통화스와프 해결을 못 해 줬지만 우리가 각종 그래프를 보여주며 외환위기도 얘기했고, 미국도 경청해 (외환시장 안정 관련) 대화가 됐다”고 말했다.“해외투자가 환율 영향주는 건 사실… 투기 이용되는 제도적 허점 점검중”해외투자稅 인상엔 “단기 검토 안해”“토허제 풍선효과도 보고 있어… 공급대책 전과 다르다 싶게 해야”韓美 관세 협상엔 “네버엔딩스토리… 대만 반도체 협상 끝나면 韓도 협의”“서학개미들이 해외에 돈을 보내는 규모가 최근에 굉장히 커졌다. 개인의 해외 투자는 자유이니 그것을 (점검)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증권사에서 해외로 나가는 레버리지(빚)를 과도하게 권유하거나 하는 느슨한 스트럭처(구조)가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지난달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인과 기관의 해외 투자 급증을 최근 환율 급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증권사 리스크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3년여 지속된 한미 금리 격차 등 거시적 문제와 더불어 국민연금, 수출기업, 서학개미 등 3개 주체의 왕성한 해외 투자가 최근 환율 급등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각각에 대한 대책을 쓰겠다는 것이다. 특히 서학개미 투자에 대해 증권사가 외환시장에 리스크를 키우는 방식으로 ‘빚투’를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등 증권사 감독 강화에 나설 것을 내비쳤다. 김 실장은 “전통적으로 은행은 외환시장에 숙달된 플레이어지만 증권사는 새롭게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외환 당국과 대화 채널이 열려야 한다”며 “상장지수펀드(ETF) 등도 정부가 점검해서 새로운 안전장치를 구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금융 당국이 과도한 투기적 반응에 이용되는 제도적 루프홀(허점)을 점검해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외 투자 양도소득세 인상 등 세제 활용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검토하고 있진 않다. 젊은 세대가 부의 투자에 있어 공정하지 않다고 하는 생각을 경청해서 세심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의 환율 대책은 국민연금, 수출기업, 서학개미에 집중되나. “국내 주식 시장이 이전과 달리 주주 가치를 높이고 있고, 국민연금도 국내외 적정한 투자 배분 원칙이 필요하다. 또 공공성을 감안해 ‘외환시장의 잠재적 부담’을 (투자) 원칙으로 감안해야 한다. 이를 논의하기 위해 외환 당국과 국민연금이 모여 ‘뉴프레임워크’를 시작했다. 기업도 원화 약세를 기대하고 국내에 가져와야 할 돈을 해외에 너무 오랫동안 두고 있는 게 아닌지 보고, 필요하면 적정 수준으로 국내 환류를 권유할 것이다.” ―정부가 환율에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 아닌가. “당연히 대책이 있다. 각 주체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켜보는 것이지 대책이 없어서가 아니다. 특히 외국인투자가들이 ‘정부가 뭘 못 할 것’이라며 대규모 원화 쇼트(매도)를 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분명히 대책이 있다.” ―젊은층은 정부가 서학개미 탓을 한다고 불만이다. “탓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젊은 세대가 부동산 문제도 있고, 주식이나 암호(가상) 자산에 열의를 가지는 그 절박감도 너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개인과 기관의 해외 투자가 환율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경청해서 세심하게 해야 한다.” ―환율 상승은 정부 부채로 인한 통화량(M2) 증가 탓이란 지적도 있다. “M2가 상승하는 게 정부 부채 문제는 아니다. 재정 수치는 건전하다. 최근 채권 금리가 35∼40bp(베이시스포인트·1bp는 0.01%포인트) 오른 것은 금리 방향에 대한 기대감 차이 때문이다. 새 정부가 재정을 확장하고, 소비쿠폰을 발행했기 때문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M2 유동성이 많고, 그래서 부동산도 상승 압력이 커져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하는 임시 조치를 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장관의 토지거래허가제 권한 강화 법안이 통과되면 지역별 핀셋 해제할 것인가. “법안과 관계없이 토허제를 길게 끌고 갈 수 있느냐, 그건 아니다. 풍선효과도 보고 있다. 공급대책이 ‘이전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게끔 해야 한다. 각 (공급) 지구별로 30분씩 발표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준비하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때 이해관계자의 반발로 공급 실패하지 않았나. “이번 공급대책에서 가장 피해야 할 게 그것이다. 과천청사, 조달청 터 거의 다 안 됐다. 부끄러운 것이다. 그래서 누가 정부를 믿겠나. (지금은) 다수당이고, 문재인 정부 후기 때보다도 지금이 더 절박하다. 이렇게까지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진 않았으니 지금이 훨씬 심각하다. 공급 후보지는 모두 잠재적 개발 정보라 장관회의에서 전체 자료 만들지 않고, 각 담당 장관에게 봉투에 담아서 준다. 휴대전화도 영치하게 한다.” ―재건축 규제 완화는 없나.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논의 중이다. 다만 민간에 용적률 혜택을 주면 그 지역은 단기간에 또 올라서 고민스럽다.” ―보유세 인상은 고려하지 않나. “과세 형평성과 주택 시장 안정이 목표인데 세제도 중요한 수단임에는 분명하다. 시장에서 일방적으로 이 정부는 세제를 안 쓴다고 전제하면 부동산 시장 이상 과열의 근거가 될까 봐 그렇지, 당장 한다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한-대만 반도체 관세를 묶어서 협상하려는 것은 추후 직접투자를 유도하려는 것 아닌가. “미국은 그런 희망 사항이 있다. 반도체는 미국에 중요한 산업이라 늦게까지 반도체만 가지고 한참 협상하다가 결론도 안 나고 ‘못 한다’고 하다가, (미국에서) 대만 이야기가 나와 우리도 ‘오케이’했다. 딜 사이즈(투자 규모) 관련해선 반도체는 빠진 것이다. 지금 대만과 미국 협상이 마무리되면 우리도 반도체 협상 할 것이다. 끝없는 (협상) 과정이다. 이승철 노래처럼 ‘네버 엔딩 스토리’다.” ―미국이 반도체 추가 투자를 요구한 것인가. “반도체가 여러 패키지 안에 있었다. 미국이 ‘반도체(패키지)는 민간이 투자하고 정부는 보증이니까 사실상 당신들 부담은 없는 것이니 붙이자’고 했다. 우리 안에서 어마어마한 논쟁이 있었다. 보증이니까 괜찮지 않냐고도 했는데, 우리 ‘레드팀’이 연 200억 달러 이상, 총 3500억 달러 이상은 반도체가 아니라 반도체 할아버지가 와도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반도체(투자)는 (최종안에서) 날아간 것이다. 레드팀이 야속하기도 했는데, 그들이 맞았다.” ―레드팀은 누구인가. “대통령도 계시고, 대통령과 싱크로율이 높은 강훈식 비서실장도 있다. (타결 전날까지) 최고조의 긴장 상태였다. 대통령 입장에서 양보는 못 하겠고 해서 대통령이 기대 수준을 올렸었다. 미국서 ‘두고 보자, 무슨 일이 생길까 보자’라는 말도 했었다. 하지만 정상회담 당일에 ‘연 200억 달러면 괜찮겠는가’라는 문자가 우리 측에 왔고, 대통령도 협상 문구를 외우다시피 한 데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있던 상태여서 (문자 오고) 30분 사이에 해결됐다. 우리는 대기업들에도 진행 상황 다 알려줬다. 각 기업이 현지에 로비펌 있으니까 3, 4개 로비펌이 러트닉 장관에게 붙었다. 그래서 나중에 러트닉 장관이 ‘한국처럼 민간까지 다 덤벼드는 나라는 처음’이라고 한 것이다. 협상 깨지면 기업이 미국에 약속한 해외직접투자(FDI) 못 한다고 하라고 농담으로라도 얘기하니 그룹들도 잘 움직여줬다. 이제 대통령도 총수들 만나면 오래 대화하고, 대통령도 스며들게 됐다. 초기와 굉장히 많이 바뀌어서 지금은 친기업이다.” ―친기업이라기에는 더 센 상법이나 노란봉투법에 재계는 불만이 많은데…. “우리나라만의 지배구조가 있으니까 가족(총수 일가) 통제는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본다. 노란봉투법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많이 토론했는데 김 장관이 ‘교섭 창구가 마련되면 오히려 교섭이 극단적으로 가지 않는다’고 하더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들은 30분 얘기로만은 상대할 수 없다. 지금 정규직, 비정규직, 3∼4차 하청 하면서 ‘신분화’돼 있다. 젊은 세대는 그렇게 막무가내로 일하지 않는다. 직원 복지를 강화하지 않으면 국민소득 3만, 4만 달러 시대에 제조업이 허물어질 수 있다.”인터뷰=김현수 경제부장 kimhs@donga.com정리=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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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미통위 위원장에 헌법학자 김종철 지명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초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위원장 후보자로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를 지명했다. 기존 방송통신위원회가 폐지되고 방미통위로 개편된 지 50여 일 만에 위원장 인선이 이뤄진 것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한계에 대해 이해가 깊은 헌법학자이자 언론법 전문가”라면서 “국민 주권을 최우선 가치로 방송 미디어의 공적 기능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산업 환경에 적응하며 규제를 혁파하고 법제를 정비할 적임자”라고 했다. 김 후보자가 방송 및 미디어 관련 정책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전문성 논란이 제기된다. 김 후보자는 인권법학회장, 한국언론법학회장, 한국공법학회장 등을 지낸 진보 성향의 헌법 전문가로 꼽힌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검사 출신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임명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 결정을 ‘사법 파동’으로 규정하는 등 사실상 대통령의 법률 조력자 역할을 해온 점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후보자는 대선 과정에서 친명(친이재명)계 포럼인 ‘더 여민’에 토론자로 참석해 “낙선 후보에게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를 적용하는 건 정적 제거 목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방송·통신 관련 사업 종사나 선출직을 그만둔 지 3년이 지나야 하는 등 규정이 까다로워 구인난을 겪었다”며 “적합한 인사의 경우에도 가족의 반대 등 우여곡절이 많아 인선에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몫 방미통위 위원으로는 류신환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를 위촉했다. 류 위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으로, 언론인권센터 언론피해구조본부 실행위원 등을 거쳤다. 류 위원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폭로하면서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 등을 고소했을 때 법률 대리인을 맡았다. 법제처 차장에는 최영찬 법제처 기획조정관이 내부 발탁됐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김 후보자 지명에 대해 “좌파 폴리페서 임명은 노골적인 언론 장악 시도”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류 위원의 법률 대리인 이력에 대해 “전문성은커녕 끝없는 보은 인사의 연속”이라고 주장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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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방통위의 유진그룹 YTN 인수 승인 취소”

    법원이 윤석열 정부의 YTN 민영화 승인 결정을 취소했다. ‘2인 체제’로 운영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의결이 위법했다는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최수진)는 28일 YTN 우리사주조합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최대주주 변경 승인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방통위 주요 의사 결정은 상임위원 5인 전원이 재적한 상태에서 3인 이상 찬성으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고, 최소한 3인 이상은 재적해야 한다”며 “당시 (김홍일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등) 2인만 재적한 상태에서 (YTN 민영화를) 승인해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유진그룹 계열 유진이엔티가 한전KDN과 한국마사회로부터 YTN 지분 30.95%를 인수하자 지난해 2월 7일 이를 승인했다. 이날 판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사필귀정”이라고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언론 장악 본격화”라며 반발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초대 방미통위 위원장 후보자로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명하고, 대통령 몫의 위원으론 류신환 변호사(법무법인 지향)를 위촉했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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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내년 예산안, 어거지 삭감 아니면 野요구 수용을”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법정시한 내에 예산이 처리될 수 있도록 여야의 초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며 “야당이 주장하는 바가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는 과감하게 채택하고 필요한 요구들이 있으면 수용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내년도 국가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은 다음 달 2일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해 “내년 성장률 전망도 이전보다 대폭 상향 조정하는 기관들이 나오고 있다”며 “민생 경제 회복을 보다 가속화하고 내년 대한민국의 대도약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예산의 적기 통과가 특히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예산안의 적기 통과를 위해서는 야당의 요구도 적극 수용하라는 뜻을 밝히면서 “물론 억지스러운 ‘어거지 삭감’이나 이런 것들은 수용하기 어렵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의 합리성 있는 주장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방위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제질서가 점점 불안정해지고 또 자국 이기주의가 심해지다 보니까 국가 간 대결 양상도 점차 심각해져 간다”며 “그래서 그런지 방위산업과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어 “국가원수들 대부분이 방위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고, 새로운 신무기 체계 도입이나 또는 대한민국과의 방위산업 협력에 대해 거의 예외 없이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며 “국력 키우는 게 정말로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력에는 경제력도 있겠고 방위산업 역량을 포함한 군사력, 외교 역량도 있을 것”이라며 “이 모든 힘의 원천은 국민들의 단합된 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많은 것들을 두고 다투더라도 가급적이면 선의의 경쟁, 더 낫게 되기 위한 경쟁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금 있는 역량을 최대한 모아서 국제사회 질서 속에서 경쟁을 하더라도 매우 부족한데 불필요하게 우리 자신의 역량을 낭비하는 일이 최소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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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실 靑 이전, 내달 28일前 완료

    대통령실이 청와대 이전을 다음 달 28일 전까지 최종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관저는 보안 등의 문제로 이르면 내년 초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달 내 청와대 개보수 공사를 마무리하고 집기류 등을 순차적으로 반입할 예정이다. 현재 용산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인원은 층별로 다음 달 둘째 주부터 청와대로 옮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년 7개월 만에 청와대 시대를 선언하는 디데이는 셋째 주 후반인 18일부터 28일 사이에 정해질 것으로 안다”면서 “디데이는 넷째주가 유력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초 청와대 이전은 11월 말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관련 개보수 공사가 지연되면서 이전 시점이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6월 국무회의에서 청와대 복귀와 관련된 예비비(259억 원) 지출 안건을 상정해 의결한 바 있다. 청와대 이전 업무를 담당할 관리비서관실도 신설했다. 다만 대통령 관저 이전은 내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안상의 문제 등으로 관저를 옮기는 문제는 내년 초나 상반기까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이전하면, 이 대통령은 현재 거주하는 용산 한남동 관저와 청와대를 출퇴근하며 집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새 관저로 삼청동 안가 등 여러 후보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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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이화영 재판 검사들 집단 퇴정에 “엄정 감찰하라”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재판에서 검사들이 집단 퇴정한 데 대해 감찰을 지시했다. 25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서 검사들이 재판부가 검찰 측 증인 상당수를 채택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재판부 기피 신청 후 집단 퇴정한 것을 두고 강경 조치를 주문한 것이다.● 대통령실 “검사 재판 방해 행위에 강한 우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사법부와 법관을 상대로 행해지고 있는 일부 변호사의 노골적 인신공격과 검사들의 재판 방해 행위에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법관과 사법부의 독립과 존중은 삼권분립과 민주주의 헌정 질서의 토대이자 매우 중요한 가치임을 강조하며 법관에 대한 모독은 사법 질서와 헌정에 대한 부정 행위이기에 공직자인 검사들의 집단 퇴정과 같은 법정 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한 감찰과 수사를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동·아프리카 4개국 7박 10일 순방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이 대통령은 곧장 대통령실로 출근해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변인은 “검사들이 집단 퇴정을 하며 재판을 지연한다는 부분 역시 사법부에 대한 존중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헌정질서의 토대를 흔드는 행위라고 보고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25일 이 전 부지사의 위증 혐의 사건 재판에서 재판장은 ‘이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려면 증인 신문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검찰이 신청한 증인 64명 중 6명만을 채택했다. 그러자 검사 4명은 곧바로 재판부를 바꿔 달라는 법관 기피 신청을 냈고 “소송 지휘를 따를 수 없다”며 법정 밖으로 나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퇴정은 과도한 것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선 검사들의 이례적인 집단 퇴정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한 차장검사는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었다”면서도 “내부적으로 구두경고할 순 있겠지만 대통령이 전격 감찰을 지시할 사안인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검사들의 행동에 대한 판단과는 별개로 법조계에선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과 관련해 검사들의 감찰을 직접 지시한 건 이례적일 뿐 아니라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는 이 대통령이 기소된 ‘불법 대북송금’ 사건으로 이미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된 인물”이라며 “대통령의 진의가 어떠했든 공범으로 기소된 인물의 재판을 맡은 검사들을 콕 집어 감찰을 지시한 건 부적절하게 해석될 여지가 크다”고 했다. 국회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검사 감찰 지시를 놓고 거센 공세를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야당의 주장에 반발하며 회의가 파행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대장동 사건은 항소 포기 시키더니 대북 송금 사건은 검찰을 징계하라? 역대 대통령 중 이런 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며 “이제는 베네수엘라가 아니라 ‘재매수엘라’(이재명+베네수엘라 합성한 은어)가 유행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추 위원장은 “대한민국 국격을 마음대로 훼손하는 발언을 해도 되느냐”고 받아쳤다. 결국 여야는 고성을 주고받았고 추 위원장이 나 의원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법관 모욕’ 김용현 변호인 수사·징계 착수 이날 대통령실이 언급한 ‘일부 변호사의 인신공격’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단이 원색적인 표현으로 재판장을 모독해 고발당한 사건이다. 강 대변인은 “김 전 장관의 변호인들이 재판부를 향해 여러 물의를 빚은 사건들에 대해 사법부에 대한 존중이 매우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입장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수사 지시와는 별개로 대한변호사협회는 김 전 장관 변호인인 이하상, 권우현 변호사에 대해 전날 서울중앙지법의 요청에 따라 징계 절차를 밟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도 전날 법원행정처가 두 변호사를 법정모욕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이관했다. 이 변호사 등은 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장관 옆에 ‘신뢰관계인 동석’을 요구했다가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자 항의하며 소란을 벌였다. 두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뒤 재판부를 향해 욕설 등을 쏟아내기도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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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이화영 재판 검사들 집단 퇴정에 “엄정 감찰하라”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재판에서 검사들이 집단 퇴정한 데 대해 감찰을 지시했다. 25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서 검사들이 재판부가 검찰 측 증인 상당수를 채택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재판부 기피 신청 후 집단 퇴정한 것을 두고 강경 조치를 주문한 것이다.● 대통령실 “검사 재판 방해 행위에 강한 우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사법부와 법관 상대로 행해지고 있는 일부 변호사의 노골적 인신공격과 검사들의 재판 방해 행위에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법관과 사법부의 독립과 존중은 삼권분립과 민주주의 헌정 질서의 토대이자 매우 중요한 가치임을 강조하며 법관에 대한 모독은 사법 질서와 헌정에 대한 부정 행위이기에 공직자인 검사들의 집단 퇴정과 같은 법정 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한 감찰과 수사를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중동·아프리카 4개국 7박 10일 순방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이 대통령은 곧장 대통령실로 출근해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변인은 “검사들이 집단 퇴정을 하며 재판을 지연한다는 부분 역시 사법부에 대한 존중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헌정질서의 토대를 흔드는 행위라고 보고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25일 이 전 부지사의 위증 혐의 사건 재판에서 재판장은 ‘이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려면 증인신문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검찰이 신청한 증인 64명 중 6명만을 채택했다. 그러자 검사 4명은 곧바로 재판부를 바꿔 달라는 법관 기피 신청을 냈고 “소송 지휘를 따를 수 없다”며 법정 밖으로 나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퇴정은 과도한 것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검찰 내부에선 검사들의 이례적인 집단 퇴정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한 차장검사는는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었다”면서도 “내부적으로 구두경고할 순 있겠지만 대통령이 전격 감찰을 지시할 사안인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검사들의 행동에 대한 판단과 별개로 법조계에선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과 관련해 검사들의 감찰을 직접 지시한 건 이례적일 뿐 아니라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는 이 대통령이 기소된 ‘불법 대북송금’ 사건으로 이미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된 인물”이라며 “대통령의 진의가 어떠했든 공범으로 기소된 인물의 재판을 맡은 검사들을 콕 집어 감찰을 지시한 건 부적절하게 해석될 여지가 크다”고 했다. 국회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검사 감찰 지시를 놓고 거센 공세를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야당 주장에 반발하며 회의가 파행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대장동 사건은 항소 포기 시키더니 대북 송금 사건은 검찰을 징계하라? 역대 대통령 중 이런 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며 “이제는 베네수엘라가 아니라 ‘재맬수엘라’(이재명+베네수엘라 합성한 은어)가 유행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추 위원장은 “대한민국 국격을 마음대로 훼손하는 발언을 해도 되느냐”고 받아쳤다. 결국 여야는 고성을 주고받았고 추 위원장이 나 의원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법관 모욕’ 김용현 변호인 수사·징계 착수 이날 대통령실이 언급한 ‘일부 변호사의 인신공격’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단이 원색적인 표현으로 재판장을 모독해 고발당한 사건이다. 강 대변인은 “김 전 장관의 변호인들이 재판부를 향해 여러 물의를 빚은 사건들에 대해 사법부에 대한 존중이 매우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입장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수사 지시와 별개로 대한변호사협회는 김 전 장관 변호인인 이하상, 권우현 변호사에 대해 전날 서울중앙지법의 요청에 따라 징계 절차를 밟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도 전날 법원행정처가 두 변호사를 법정모욕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이관했다. 이 변호사 등은 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장관 옆에 ‘신뢰관계인 동석’을 요구했다가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자 항의하며 소란을 벌였다. 두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뒤 재판부를 향해 욕설 등을 쏟아내기도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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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2흑표 기반 알타이 전차처럼 방산협력 강화”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방산 및 원자력 분야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7박 10일간의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 위치한 대통령궁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방산 강국 도약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 생산, 기술 협력, 훈련 교류 등에 있어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K2 흑표 전차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알타이 전차 사업을 성공 협력 사례로 거론했다. 이어 “원전 분야에선 튀르키예의 시노프 원전 사업 추진에 있어 앞으로 남은 세부 평가 과정이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도록 양국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양국은 이날 원자력 협력, 도로 인프라 협력 등 3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아울러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을 포함한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전략적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로 향하는 대통령 공군 1호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선 “방위산업 분야는 정말 괄목할 만큼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대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소다자 조선 협력’을 제안한 데 대해선 “모디 총리는 인도, 한국, 일본 3국 간 조선 분야에 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카이로 공항 확장 계획에 3조∼4조 원 정도 드는데, 한국 기업이 맡아서 확장하고 운영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 “우리 기업과 국민에게 큰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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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TO 회복 강조한 李 “모두 잘사는 다자체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WTO(세계무역기구) 중심의 다자주의 체제가 상당 정도 훼손되고 있는데, (이를) 훼손되지 않게 해야 한다”며 “특정 국가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 국가가 동의하는 바”라고 말했다. 미중 패권 경쟁 속 보호 무역주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자유무역 질서 회복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앙카라로 향하는 대통령 공군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가 간 관계라는 게 이제는 서로 떼어 놓고 따로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제질서를 존중받는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그런 다자주의 체제로 최대한 잘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무역 질서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모든 국가가 함께 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결국 그 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미중 갈등 상황에 대해선 “대한민국 외교의 기본 원칙은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는 안정적으로 잘 관리한다는 것”이라며 “그 근본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중 양국이) 동시에 잡아당기면 중간에 낀 새우 신세가 될 수 있지만 또 우리가 하기에 따라 양쪽 입장을 적당히 조정·중재하면서 우리의 활동 폭을 얼마든지 넓혀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 발동’ 발언에서 시작된 중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데 대해선 “대한민국 입장에서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지켜보고 국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각각 회동했다. 리 총리와의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가 전면적으로 복원된 만큼 양국의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협력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리 총리는 “여러 현안에 대한 호혜적 협력을 강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양국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에서 이른 시일 안에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의 회동에서 “양국이 협력 가능한 분야에 집중하며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앙카라=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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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EC 美中 휴전 20일만에 ‘新냉전 구도’ 재부상… 운신폭 좁아진 韓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한미일 협력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려는 이재명 정부의 외교 기조에도 부담이 될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과 러시아가 중국을 지원하는 가운데 미국이 일본을 두둔하고 나서면서 수그러들던 동북아시아 신(新)냉전 구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일 갈등에 거리를 두며 한중관계 개선과 한일 협력 강화라는 외교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중일 갈등이 확전되면 ‘실용외교’를 내건 한국의 외교적 공간도 급격히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중일 갈등에 대해 “다른 나라 외교 사안에 대해선 언급을 자제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의 ‘대만 유사시 개입’ 입장이나 동중국해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등은 한국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만큼 중립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중일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일 갈등 확산이 동북아 안보·통상 질서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12년 센카쿠 열도 국유화 문제로 일본과 충돌한 중국은 2016년에는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보복 조치를 취했다. 이어 2018년에는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 금지 조치를 취한 호주와 무역전쟁에 나섰으며 이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규제 확대로 이어졌다. 미국이 한미일 협력 강화를 통한 대응을 시사하면서 중일 갈등의 불똥이 한국으로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중일 갈등에 거리를 두던 미국은 중국을 비판하며 일본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이에 따라 중일 갈등이 미중 긴장 고조로 이어지면 한국의 동참을 요구하는 압박이 가시화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승인을 계기로 연일 한국의 대중(對中) 견제 동참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한미·한중 관계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7일 “(한국) 핵잠을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고 밝힌 대릴 커들 미 해군 참모총장의 발언에 “한국을 더 위험한 위치에 놓이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한미일 협력에 대한 중국의 견제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일 간의 센카쿠 열도 분쟁으로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고 갈등이 격화됐을 때 당시 중국이 한국에 ‘대일(對日) 공동 전선을 펼치자’고 은근히 압박을 했다”며 “이번에도 한중이 공동으로 맞서자고 중국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일 갈등이 확전되면 이 대통령의 조기 방중과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한중관계 복원을 본격화하려던 정부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당초 대통령실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 APEC을 계기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에게 방중을 제안한 이후 연내 방중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 외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떤 면에서 가장 이익이 될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좀 더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5-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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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책실장 전면 지휘… ‘경제수석’이 안 보인다

    최근 한미 관세협상, 10·15 부동산 대책 등 굵직한 경제 이슈에서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의 역할이 두드러진 가운데 과거에 비해 경제성장수석비서관의 존재감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현 정부는 출범 직후 기존 경제수석의 명칭을 경제성장수석으로 바꾸고 하준경 당시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를 발탁했다.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인 김 실장과 혁신 주도 성장론을 연구해 온 학자인 하 수석을 이른바 ‘경제라인’으로 배치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취지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후 김 실장이 전면에 나서 주요 경제 이슈를 직접 지휘하면서 정책실장-경제성장수석-경제부처의 연결고리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경제 정책을 조율하는 자리이자 하 수석의 핵심 참모가 돼야 할 성장경제비서관(옛 경제금융비서관)이 5개월째 공석이다. 경제성장수석 산하 6개 비서관 중 선임으로, 그간 기재부의 정책통 1급 관료가 주로 맡아 온 자리다. 추후 차관 등으로 승진해 복귀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정권 출범 초기엔 서로 가고 싶어 하는 요직으로 꼽힌다. 기재부, 금융위원회 등의 정책을 조율하는 자리인데 오랫동안 공석이다 보니 기재부 출신이 아닌 인물을 찾느라 적임자를 찾지 못한다는 말도 관가에선 나온다. 결국 현 정권의 기재부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때문에 경제성장수석실이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힘을 잃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경제 관련 주요 발표 때마다 기재부 ‘패싱’ 논란이 일었다. 한미 관세 협상은 김 실장의 지휘 아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주무를 맡았고, 10·15 부동산 대책은 국토교통부가 주도적으로 발표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전면에 나서기를 꺼리는 하 수석의 개인적 특성으로 그가 확실한 영역을 찾지 못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직과 민간 경험을 두루 갖춘 김 실장의 조직 장악력이 강한 상황에서 하 수석의 역할이 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하 수석이 금융 전문성이 있지만 김 실장이 금융위 등과 직접 소통하며 일하고 있어 본인 공간이 넓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두 차례 대선에서 ‘경제 책사’를 맡았던 것을 감안하면 의외로 역할이 크지 않다”고 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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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도 말리는데 발끈한 ‘왕실장’… “주변서 ‘정치영역 들어왔다’ 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과 언성을 높이며 충돌한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민의힘에서 김 실장의 경질을 요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야당 의원 질의 중 격노하는 모습을 보인 김 실장의 태도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 정치권에서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이재명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는 김 실장이 부동산 정책과 재정, 세제까지 경제·산업 정책의 전면에 나서면서 이른바 ‘왕실장’으로 존재감을 키운 것이 이번 충돌의 배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일각에선 “정책만 다룰 사람이 아니다”라며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金 “공직자의 딸 애잔, 갭투자 아냐” 김 실장은 이날 김어준 씨의 유튜브에 출연해 딸 전세 문제에 대해 “갭투자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치인 출신이 주로 기용되는 대통령비서실장 외의 참모가 국회에서 야당 의원과 정면충돌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친여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전날 상황에 대해 재차 반박한 것. 김 실장은 전날 김 의원이 “따님과 청년들에게 임대주택에 살라고 하고 싶으냐”고 질의하자 우상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민주당 원내대표인 김병기 국회 운영위원장의 제지에도 “왜 가족을 엮느냐”며 언성을 높여 설전을 벌였다. 김 실장은 이날 “딸이 이제 아빠가 공직에 있는 걸 되게 싫어하고 조심하고 눈치 보고 그렇게 살아서 좀 애잔함이 있다”며 “좀 더 부드럽게 답변하는 훈련을 해야겠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 참모는 준정치인’이라는 취지의 질문엔 “강훈식 비서실장이나 우 수석이 정치 영역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국회를 경시한 것”이라며 김 실장의 경질을 요구했다. 조용술 대변인은 “대통령은 공직기강 해이를 바로잡기 위해 김용범을 즉각 경질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도 “대통령비서실에서 공식적인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아무리 정치판이라고 해도 배우자나 자식에 대해서는 좀 절제된 표현을 해야 한다”며 “김 의원이 김 실장에게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반면 권칠승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국회에 출석한 정부 위원이 어제 정도의 태도를 보이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태도 자체는 잘못됐다. 질책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존재감 키운 金… 전남도지사 ‘출마설’도 문재인 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지낸 김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이 아닌데도 이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불리던 다른 인물들을 제치고 정책 컨트롤타워인 정책실장으로 발탁돼 주목을 받았다. 특히 올해 7월엔 미국과의 초기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을 직접 브리핑하면서 대미 협상의 전면에 나섰다. 10월 막판 관세 협상 국면에서는 두 차례나 미국을 직접 찾아 협상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또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부동산 보유세 인상 등 주요 의제마다 정책 발표를 주도하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재정 당국에 민간 경험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데다 임기응변에도 능하다”며 “브리핑 능력이나 정무적인 감각도 뛰어난 편이라 전형적인 공직자들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실장이 야당 의원과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충돌한 데 이어 강성 지지층이 열광하는 김 씨 유튜브에 출연해 여론전에 나선 것을 두고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남 무안이 고향인 김 실장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김 실장은 본인의 출마설에 대해서는 “뜬금없는 이야기다. 낭설 아니냐”고 일축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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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범 “딸도 나도 갭투자 안해…부드러운 답변 훈련할 것”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전날(1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과 이례적인 설전을 벌인 것과 관련해 “(딸이) 갭투자 아니다. 저도 갭투자가 아니고, 둘 다 아닌데 계속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까”라고 재차 항변했다. 김 실장은 19일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갭투자는 그 집을 사면서 전세로 들어가는 건데 제 딸이 아빠가 공직에 있는 걸 되게 싫어하고 조심하고 눈치 보고 (살다 보니) 이제 좀 애잔함이 있다”며 “그런데 이번에 다시 제가 공직에 나올 때 가족들이 제일 반대하고 그랬는데 그 상태에서 (딸 이야기를 꺼내니 화가 났다)”고 했다.김 실장은 “좀 더 부드럽게 답변하는 훈련을 더 해야겠다”며 “(우 수석에게도) 고맙다. 말려주셔서. 사후적으로 보면 (고맙다)”고 했다. 또 국회 운영위원장인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께서 저에게 정신 차리라고 두 번 말씀하셨다고 사람들이 왜 그러냐고 그러시는데, 그건 그 상황을 수습하고 마무리하려고 그렇게 하신 것”이라며 “위원장님께도 고맙다”고 했다.전날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김 의원과 김 실장은 주택금융 정책을 질의하는 과정에서 ‘가족’을 언급하며 거칠게 충돌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실장님은 갭투자로 집을 사셨냐”는 질의에 김 실장은 “갭투자가 아니다. 2000년에 중도금을 치러서 한 것이다”라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이 “따님은 지금 전세 자금을 도와주셨든 따님이 모았든 자기 집을 살 수 있는 주거 사다리를…”이라고 질문하자 “주택을 소유하려는 갭이 아니다. 제 가족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하지 말라”고 반박했다.재차 김 의원이 “청년 전세와 관련된 정부 정책 대출은 거의 다 잘랐다”며 “내 딸은 전세를 살 수 있어서 든든한 아버지의 마음이 있는데”라고 하자 김 실장은 “우리 딸을 거명해서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고, 지금 생애 최초나 청년들을 위해 대출 줄인 것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떻게 가족을 엮어서 그렇게 말씀하시냐”며 “공직자 아버지 둬서 평생 눈치 보고 사는 딸에게 갭투자는 무슨 말이냐”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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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AE 대통령궁에 울린 조수미 ‘아리랑’-K드라마 OST

    아랍에미리트(UAE)가 18일(현지 시간) 국빈 자격으로는 첫 해외 순방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을 위해 전투기 4대를 출격시켜 호위하고 주요 장소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등 극진한 대접에 나섰다. UAE는 중동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이날 UAE는 이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해 이동하는 동안 외국 국가원수에게 최고 수준의 의전으로 여겨지는 예포 21발을 발사했다. 대통령궁 상공으로는 이 대통령의 도착에 맞춰 날아오른 항공기가 태극기의 상징색인 빨간색과 파란색 연기를 뿜으며 곡예비행을 했다. 공항부터 도심까지 이어지는 도로 양옆에는 낙타병·기마병을 도열시키고 양국 국기를 나란히 배치했다. 이 대통령이 공식 환영식을 위해 대통령궁에 들어서자 UAE 현지 소녀들은 전통 공연인 ‘알아이얄라(Al-Ayyala)’를 선보였다. 소녀들이 풀어헤친 긴 머리카락을 북소리에 맞춰 좌우로 흔드는 이 의식은 귀한 손님에게 영적인 축복을 내린다는 의미가 있다. 대통령궁에서는 입구에서부터 낙타와 기마대가 일렬로 도열해 이 대통령을 맞았다. 이 대통령이 의전 차량에서 내리자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직접 맞이해 악수를 나눴다. UAE는 이 대통령 부부에게 별도의 아침 식사도 보냈다고 한다. 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은 18일 서면 브리핑에서 “UAE 측이 최고 수준의 예우를 갖춰 이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다”며 “내무부 청사 앞에는 UAE가 지금까지 내걸었던 다른 나라의 국기들과 비교해도 역대 가장 큰 크기의 태극기를 게양했다. 주요 도로에 내건 태극기의 수 역시 지금까지 중에 가장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UAE 정부가 주최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정상회담, 국빈 오찬을 잇따라 가졌다. 밤에는 아부다비석유공사 본사 건물 등 시내 주요 랜드마크 건물 외벽에 태극기 모양의 조명이 점등됐다. UAE는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마이사 빈트 살렘 알 샴시 국무장관을 ‘영예 수행’ 인사로 지정해 국빈방문 기간 이 대통령의 일정에 동행하도록 했다.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연에는 이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UAE 주요 인사와 재계 인사, 현지 문화예술인, 한류 팬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공연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오른 UAE 전통무용 ‘알아이얄라’로 시작해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천년만세’ 연주에 이어 소프라노 조수미가 ‘아리아리랑’ 등 K클래식 곡을 선보였다. 특히 한국의 남성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은 현지 인기 드라마인 ‘태양의 후예’와 ‘폭군의 셰프’ OST를 노래해 눈길을 끌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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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UAE, 글로벌 원전시장 공동 진출… 반도체 공급망도 협력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18일(현지 시간)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자력발전소, 에너지는 물론 인공지능(AI)과 K컬처 등 첨단기술과 문화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한국의 첫 해외 수주 원전인 바라카 원전에 이어 소형모듈원전(SMR) 협력으로 전 세계 원전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 한국은 UAE가 추진하고 있는 최소 30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한편 한-UAE 원유 비축 사업 규모를 현재 40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2.5배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AI 원전-재생에너지 패키지로 제3국 공동 진출양국은 이날 원전을 포함해 인공지능(AI)과 우주·바이오헬스·지식재산 분야 등 7건의 첨단산업 부문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원전과 관련해 한국전력과 UAE 원자력공사는 이날 제3국 원전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소형모듈원전(SMR), AI 기술을 적용한 원전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 협력을 통해 제3국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한다는 것. 대통령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은 “바라카 원전이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속 원전과 SMR, 수소 및 암모니아, 재생에너지, 스마트플랜트까지 포함하는 패키지형 프로젝트에서 바라카 원전을 크게 뛰어넘는 차세대 통합형 해외사업 모델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UAE가 한국이 중동과 아프리카 원전 사업에 진출하는 데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약으로 체코를 제외한 유럽과 북미 등의 진출이 제한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UAE는 석유, 가스와 석유화학 등 전통 에너지 산업 분야뿐 아니라 지속 가능 연료, 수소, 청정에너지 등 새로운 에너지원에서 포괄적 협력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고 하 수석이 밝혔다. 하 수석은 “양국 간 협력이 한국과 UAE 국내만이 아니라 제3국 공통 진출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데 공감을 나타냈다”며 “한국과 UAE 석유공사 간 협력사업인 원유 비축 사업 규모를 현재 40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확대하고 향후 2, 3배까지 확대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LNG(액화천연가스), LPG(액화석유가스), 암모니아, 조선 등에서도 한국 기업과 구체적인 프로젝트 발굴을 희망한다는 요청이 있었다”고 했다. 양국은 또 UAE에 일명 ‘K시티’를 조성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K시티는 K컬처 관련 미래산업기술 및 문화 인재 투자 등을 구현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설명했다. 강 실장은 “중동지역에서 K컬처의 실현 가치는 올해 약 441억 불에서 2030년에는 704억 불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韓,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 참여 한국과 UAE는 이날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 MOU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UAE가 추진하고 있는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픈AI, 엔비디아 등이 아부다비에 최대 5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초기 투자금만 30조 원 이상인 대형 프로젝트다. 추후 투자 규모는 150조 원 이상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차세대 원전을 통한 에너지 인프라 확보를 비롯해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 수석은 “한국과 UAE는 단순한 기술교류를 넘어 AI 대전환을 뒷받침하는 AI 및 에너지 인프라,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공급망, 로봇 등 피지컬 AI, 산업공공서비스의 AI 적용, AI 규범·제도 마련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원전, 가스, 재생에너지 등을 함께 활용하는 전력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반도체 공급망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와 UAE 아부다비 인공지능첨단기술위원회(AIATC)가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를 맺어 AI 분야에서 양국 간 포괄적 협력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하 수석은 또 “양국은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며 “시범사업으로 한국의 부산항과 UAE의 아부다비 칼리파항을 대상으로 AI 항만 물류 프로젝트를 양국이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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