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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 전북 군산 등에서 생활고로 인한 일가족 사망 사건이 잇따른 가운데 공무원이 당사자를 대신해 기초생활보장 등 사회보장급여를 신청하는 ‘직권 신청’ 활성화 방안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금융실명제 예외 적용 등이 검토되고 있다.보건복지부는 22일 정은경 장관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복지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울산 울주군에서는 30대 남성이 미성년 자녀 4명을 살해한 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가족은 ‘위기가구’로 분류돼 지방자치단체가 기초생활수급 신청 등을 안내했지만, 남성은 끝내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현행 제도에서는 당사자가 직접 신청을 하거나 공무원이 직권 신청을 하려면 소득, 재산 파악을 위해 당사자의 금융정보 제공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2024년 기준 직권 신청을 통한 생계급여 수급은 198건, 의료급여는 256건에 그쳤다.이에 따라 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 담당자가 위기 징후를 포착하면 당사자의 동의가 없어도 금융 정보에 접근해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직권 신청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당사자 동의 없이 소득과 재산을 파악해야 직권 신청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금융실명제 적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아동수당처럼 선별 지급이 아닌데도 직접 신청해야 받을 수 있는 복지 제도에 대해서도 ‘신청주의’를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한편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뒤 목숨을 끊거나 자살 시도를 한 사건에서 피해 아동 대다수가 초등생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피해자학회 학술지에 게재된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의 실태 및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24년 관련 사건에서 18세 이하 피해 아동 163명 중 141명(86.5%)이 12세 이하였다. 생존한 피해 아동에 대한 보호도 미흡했다. 아동이 숨지지 않아 ‘살인미수’로 분류된 62건 중 38건(61.3%)에서 가해자인 부모는 보호관찰 등 보안 처분조차 받지 않았다.보고서는 대부분의 판결이 가해자인 부모의 사정을 참작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아동의 권리는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동반자살이라는 용어 뒤에 가려진 아동의 ‘피해자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하더라도 치료를 전제로 한 보호관찰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한국 기생충학의 권위자로 평생 의학 발전에 헌신한 이순형 전 인제학원 이사장(사진)이 21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1962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이후 중앙대와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인재 양성에 힘썼다. 신종 기생충인 참굴큰입흡충의 인체감염 사례 등을 발견하고 학계에 처음 보고해 한국 기생충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의대 학장을 역임했고, 대한기생충학회장, 기초의학협의회장 등을 지냈다. 2017년부터 2025년 1월까지는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장을 맡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영혜 씨와 자녀 기홍, 기덕, 기선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4일 오전 8시. 02-2072-2020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뒤 목숨을 끊거나 자살 시도를 한 사건에서 피해 아동 대부분이 12세 이하 아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피해자학회 학술지 ‘피해자학연구’에 게재된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의 실태 및 대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8세 이하 피해 아동 163명 중 12세 이하 아동은 141명(86.5%)이었다. 이 중 6~12세 아동이 80명(49.1%)으로 가장 많았고, 3~5세 37명(22.7%), 0~2세 24명(14.7%) 순이었다. 13세 이상 청소년은 22명(13.5%)이었다. 해당 보고서는 2014~2024년 발생한 120건의 18세 이하 자녀 살해 후 자살 관련 하급심 판결문을 분석했다.사건 발생의 주된 원인은 가정 문제(38건), 경제적 문제(34건), 정신과적 문제(21건)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 살해는 주로 ‘자신이 죽은 후 홀로 남겨질 자녀의 삶이 불행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범행 당시 상당수의 아동은 부모의 가해행위를 인지하고 필사적으로 저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결문에는 “엄마 왜 그래”, “살려달라” 등 애원하며 가해자를 설득하는 당시 상황이 담겼다. 흉기를 막으려다 손에 방어흔을 입는 등 아동은 공포 속에서 생존을 위해 강력하게 방어한 것으로 드러났다.가해자인 부모에 대한 처벌은 가벼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이 숨지지 않아 ‘살인미수’로 분류된 사건 총 62건 중 45건(73%)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실형 선고는 17건(27%)에 그쳤다.그중 38건(61.3%)은 보호관찰 등 보안 처분조차 부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한 피해 아동 상당수는 보호조치 없이 위험에 다시 노출될 수 있는 환경으로 돌아간 셈이다.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사례는 23건,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명령을 받은 사례는 13건이었다.보고서는 대부분의 판결이 가해자인 부모의 딱한 처지를 동정하며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살인으로 접근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판결의 중심에는 가해자의 사정이 있을 뿐 아동의 권리는 거의 고려되지 않았다”라며 “‘동반 자살’이라는 용어 뒤에 숨겨진 아동의 ‘피해자성’을 명확히 확립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하더라도 치료를 전제로 한 보호관찰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증정 효과로 일시적으로 늘었던 헌혈자가 다시 감소하면서 혈액 보유량이 3일분대로 떨어졌다. 적정 혈액 보유량은 ‘5일분 이상’이다. 19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혈액 보유량은 3.8일분으로 집계됐다. 혈액형별로는 O형 보유량이 2.7일분에 그쳐 혈액수급위기 ‘주의’ 단계에 올랐다. A형(3.4일)과 AB형(4.7일)도 ‘관심’ 단계다. B형은 5.0일분으로 적정 수준을 유지했다. 앞서 적십자사는 동절기 혈액 수급난 해소를 위해 1월 16일부터 지역별로 최대 5주간 요일을 정해 헌혈자에게 최근 유행한 두쫀쿠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전 3일분에 그쳤던 혈액 보유량은 헌혈자가 몰리면서 지난달 1일 5.5일분까지 늘기도 했다. 그러나 증정 행사가 끝나자 혈액 보유량은 지난달 17일 4일분대에 이어 이달 들어 3일분대까지 떨어졌다. 헌혈자 수도 줄고 있다. 1월엔 22만1632명이 헌혈에 참여해 전년 같은 기간(18만8617명)보다 17.5% 늘었지만, 2월엔 18만5117명으로 전년(20만1592명) 대비 8.9% 감소했다. 이달은 18일까지 12만2285명이 헌혈에 동참했다. 일부 혈액원은 다른 상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통해 헌혈을 유도하고 있지만, 일회성 이벤트로는 안정적인 혈액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간 헌혈 건수는 2014년 305만3000여 건에서 2024년 285만5000여 건으로 6.5% 줄었다. 같은 기간 헌혈에 한 번 이상 참여한 헌혈자 수는 169만6000여 명에서 126만5000여 명으로 25.4% 감소했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자발적인 헌혈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헌혈자에게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국가 차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증정 효과로 일시적으로 늘었던 헌혈자가 다시 감소하면서 혈액 보유량이 3일분대로 떨어졌다. 적정 혈액보유량은 ‘5일분 이상’이다.19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혈액 보유량은 3.8일분으로 집계됐다. 혈액형별로는 O형 보유량이 2.7일분에 그쳐 혈액수급위기 ‘주의’ 단계에 올랐다. A형(3.4일)과 AB형(4.7일)도 ‘관심’ 단계다. B형은 5.0일분으로 적정 수준을 유지했다.앞서 적십자사는 동절기 혈액 수급난 해소를 위해 1월 16일부터 지역별로 최대 5주간 요일을 정해 헌혈자에게 최근 유행한 두쫀쿠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전 3일분에 그쳤던 혈액 보유량은 헌혈자가 몰리면서 지난달 1일 5.5일분까지 늘기도 했다. 그러나 증정 행사가 끝나자 혈액 보유량은 지난달 17일 4일분대에 이어 이달 들어 3일분대까지 떨어졌다.헌혈자 수도 줄고 있다. 1월엔 22만1632명이 헌혈에 참여해 전년 같은 기간(18만8617명)보다 17.5% 늘었지만, 2월엔 18만5117명으로 전년(20만1592명) 대비 8.9% 감소했다. 이달은 18일까지 12만2285명이 헌혈에 동참했다.일부 혈액원은 다른 상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통해 헌혈을 유도하고 있지만, 일회성 이벤트로는 안정적인 혈액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간 헌혈 건수는 2014년 305만3000여 건에서 2024년 285만5000여 건으로 6.5% 줄었다. 같은 기간 헌혈에 한 번 이상 참여한 헌혈자 수는 169만6000여 명에서 126만5000여 명으로 25.4% 감소했다.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젊은층을 대상으로 헌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헌혈을 일상적 문화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경기 김포시에 사는 김모 씨(20)는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뒤부터 음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서너 달 만에 체중이 20kg대로 줄면서 건강도 급격히 악화됐다. 병원을 찾은 결과 학업 스트레스와 어려서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 등이 겹쳐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 씨의 아버지는 “혼자서 엄하게 키우다 보니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외모 강박으로 거식증, 폭식증 등 섭식장애를 겪는 아동과 청소년이 최근 5년 새 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섭식장애는 스스로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숨기는 경우가 많아 드러나지 않은 환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실태 조사와 함께 치료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모 강박, 학업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섭식장애 환자 수는 2020년 9421명에서 2024년 1만3094명으로 4년 새 약 39% 늘었다. 지난해는 상반기(1∼6월)에만 8939명이 진료를 받았다. 지난해 전체로는 환자 규모가 1만70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7∼18세 섭식장애 환자는 2020년 694명에서 2024년 1180명으로 70%(486명) 급증했다. 아동, 청소년기에 외모에 대한 강박과 학업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린 탓이다. 마른 몸에 대한 강박으로 음식을 거부하거나, 폭식 후 구토하거나 약을 먹어 강제로 체중을 감량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식이다. 최근엔 학업 스트레스와 가족 불화 등 정서적 불안이 섭식장애를 유발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영유아 때부터 시작하는 과도한 사교육과 입시 부담이 거식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최유진 인제대 의대 일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마른 몸에 대한 선망도 있지만 최근에는 대인관계나 학업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특목고 입시에 실패하고 거식증을 겪게 된 환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조기 개입으로 사망 위험 낮춰야” 섭식장애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회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다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소아청소년 환자는 특히 건강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 해외 연구에서는 정신질환 중 섭식장애의 사망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됐다. 다른 정신질환과 달리 영양 공급이 차단돼 신체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섭식장애는 심리치료와 약물치료, 영양 재활 등 복합적인 진료가 필요하지만 국내에는 치료 기관이나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 정신질환 정책의 우선순위도 발병률이 높거나 타인에게 위해를 끼치는 질환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섭식장애는 관심이 덜한 편이다. 2011년 진행된 3차 정신건강 실태조사 이후 조사 항목에서도 빠졌다. 정부는 15년 만인 올해 6차 조사에서 다시 섭식장애 환자군을 파악하기로 했지만 대상이 성인에 한정돼 소아청소년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일본은 2014년부터 각 지역에 섭식장애 지원센터를 만들고, 학교에서 위험군 관리 지침을 운영하고 있다. 호주는 2023년부터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클리닉을 개설했다. 김율리 인제대 의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섭식장애는 조기에 개입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며 “정부가 치료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정부가 이른바 ‘공공의료 사관학교’로 불리는 국립의학전문대학원(국립의전원)을 서울과 지방에 한 곳씩 ‘이원화 캠퍼스’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캠퍼스는 서울 중구의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부지와 서남대 의대가 폐교한 전북 남원시 등이 검토되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할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국립의전원 설치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2030년 개교를 목표로 대학원 설립 준비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국립의전원 수도권-지방 ‘이원화 캠퍼스’로17일 국회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국립의전원을 수도권 중앙캠퍼스와 지방캠퍼스로 나눠 운영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지역사회의 의대 신설 요구를 반영하고, 실습과 수련을 지방으로 분산해 지방 공공의료를 강화하려는 취지다. 국립의전원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공공의료 분야의 인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30년 문을 연다. 의사 자격 취득 후 15년간 공공의료원 등 지역 의료 현장과 역학, 법의학 등 공공의료 분야에서 근무해야 한다. 의전원은 교육 기간이 4년으로 의대(6년)보다 짧아 의사 배출이 더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 대통령은 13일 국립의전원법이 상임위를 통과한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쉽지 않은 일인데 의료개혁 성과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관련법 통과에 따라 의전원 신설 지역도 조만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부지에 국립의전원 중앙캠퍼스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의료원은 현 위치와 가까운 서울 중구 방산동 일대 옛 미군 공병단 터에 2028년 말까지 신축 이전할 계획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전원 부지는 중앙의료원 인근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방캠퍼스는 남원시 등에 설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북도는 2018년 폐교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해 공공의대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의료계 관계자는 “지역의대 신설 효과도 있어 전북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공공의료기관 등 15년 의무 복무 정부 계획에 따르면 국립의전원은 2030년부터 연간 100명씩 신입생을 선발한다.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학비와 교재비 등도 전액 지원된다. 1, 2학년은 생리학 등 기초 의학을 배우고 3, 4학년은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 등 지역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공공의료기관에서 임상 실습을 하게 된다. 전문의 수련도 이들 병원 중심으로 진행된다. 졸업 후 의사 자격을 취득하면 15년간 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공공의료 분야에서 의무 복무해야 한다. 의무 복무 기관은 지방의료원 등 의료 취약지역의 공공의료기관이며, 법의학과 역학 등 인력이 부족한 공공 분야도 포함된다. 정부가 지정한 기관에서 수련하면 의무 복무 기간에 포함되지만, 군 복무 기간은 의무 복무 기간에서 제외된다. 전문가들은 국립의전원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선 교수 인력을 확보하고 졸업생 처우를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은 “졸업생이 자긍심을 갖고 공공의료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고, 졸업 후 처우 보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국립의전원 설립준비위원회를 설치해 설립 부지, 선발 방식 등 세부 내용을 구체화하겠다”고 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정부가 이른바 ‘공공의료 사관학교’로 불리는 국립의학전문대학원(국립의전원)을 서울과 지방에 한 곳씩 ‘이원화 캠퍼스’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캠퍼스는 서울 중구의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부지와 서남대 의대가 폐교한 전북 남원시 등이 검토되고 있다.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할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국립의전원 설치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2030년 개교를 목표로 대학원 설립 준비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국립의전원 수도권-지방 ‘이원화 캠퍼스’로17일 국회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국립의전원을 수도권 중앙캠퍼스와 지방캠퍼스로 나눠 운영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지역사회의 의대 신설 요구를 반영하고, 실습과 수련을 지방으로 분산해 지방 공공의료를 강화하려는 취지다. 국립의전원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공공의료 분야의 인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30년 문을 연다. 의사 자격 취득 후 15년간 공공의료원 등 지역 의료 현장과 역학·법의학 등 공공의료 분야에서 근무해야 한다. 의전원은 교육 기간이 4년으로 의대(6년)보다 짧아 의사 배출이 더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 대통령은 국립의전원법이 상임위를 통과한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쉽지 않은 일인데 의료개혁 성과에 감사드린다”고 했다.관련법 통과에 따라 의전원 신설 지역도 조만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부지에 국립의전원 중앙캠퍼스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의료원은 현 위치와 가까운 중구 방산동 일대 옛 미군 공병단 터에 2028년 말까지 신축 이전할 계획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전원 부지는 국립중앙의료원 인근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지방캠퍼스는 남원시 등에 설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북은 2018년 폐교한 서남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해 공공의대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의료계 관계자는 “지역의대 신설 효과도 있어 전북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공공의료기관 등 15년 의무 복무정부 계획에 따르면 국립의전원은 2030년부터 연간 100명씩 신입생을 선발한다.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학비와 교재비 등도 전액 지원된다. 1·2학년은 생리학 등 기초 의학을 배우고, 3,·4학년은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 등 지역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공공의료기관에서 임상 실습을 하게 된다. 전문의 수련도 이들 병원 중심으로 진행된다. 졸업 후 의사 자격을 취득하면 15년간 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공공의료 분야에서 의무 복무해야 한다. 의무복무 기관은 지방의료원 등 의료 취약지역의 공공의료 기관이며, 법의학과 역학 등 인력이 부족한 공공분야도 포함된다. 정부가 지정한 기관에서 수련하면 의무복무 기간에 포함되지만, 군 복무 기간은 의무복무 기간에서 제외된다.전문가들은 국립의전원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선 교수 인력 확보와 졸업생 처우를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은 “졸업생이 자긍심을 갖고 공공의료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고, 졸업 처우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국립의전원 설립준비위원회를 설치해 설립 부지, 선발 방식 등 세부 내용을 구체화하겠다”고 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국민 10명 중 6명은 고소득층이 내는 세금이 현재보다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 아동, 장애인 등을 위한 복지 재원은 고소득층 위주로 세금을 걷어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도 높았다.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제20차 한국복지패널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소득층의 세금 부담이 낮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56.84%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2~6월 73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세금이 ‘꽤 낮다’고 응답한 비율이 41.90%로 가장 높았고, ‘지나치게 낮다’는 의견도 14.94%였다. 세금이 높다는 의견은 15.03%에 그쳤다.특히 형편이 어려울수록 부유한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의 세금이 지나치게 낮다는 응답은 저소득 가구원(19.10%)에서 일반 가구원(14.37%)보다 높았다.중간층의 세금 부담에 대해서는 54.69%가 적절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세금이 높다는 응답이 34.53%로 다소 많았고, 낮다는 의견은 8.46%에 그쳤다. 저소득층의 세금 수준에 대한 응답도 적절하다(51.26%)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그 뒤로 높다(28.66%), 낮다(15.62%) 순이었다.또 3명 중 1명은 복지 예산 마련을 위해 고소득층의 세금을 걷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가 노인, 아동, 장애인 등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어떻게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38.9%가 ‘돈이 많은 사람들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 모두가 세금을 내야 한다’(25.2%)는 응답이 뒤를 이었고, ‘기업이 내야 한다’(22.6%) 등의 응답도 나왔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성인 가운데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는 응답이 40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스트레스와 가족 부양 등 ‘낀 세대’가 느끼는 정신적 압박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민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5.9%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낀다’고 답한 비율이다. 이는 19세 이상 58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35.1%로 가장 높았고, 30대 34.7%, 20대 30.3% 순이었다. 10년 전인 2014년엔 30대 34%, 20대 28.9%, 40대 26.9%였다. 다른 연령대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큰 변동이 없었지만, 40대는 8.2%포인트 올랐다. 40대의 주요 스트레스 원인은 직장 생활(35.3%)과 경제 문제(28.3%)였다. 성별로 스트레스 원인은 달랐다. 40대 남성은 직장 생활(46.6%)과 경제 문제(36%)의 비중이 높았고, 부모·자녀 문제(3위)는 4.2%였다. 반면 40대 여성은 부모·자녀 문제(27.6%)가 직장 생활(23.2%)과 경제 문제(20.1%)를 앞섰다. 전문가들은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의 이중 부담을 갖는 40대가 경제적으로 취약해지면서 스트레스 인지율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경북행복재단 대표)는 “40대는 자녀 돌봄과 노후 준비를 같이 해야 하는 시기인데, 집값 상승과 고용 불안 등으로 인해 경제적 부담이 점점 커졌다”고 설명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조직의 중추 역할을 맡는 40대가 인공지능(AI) 도입 등 빠른 사회 변화 속에서 젊은 세대보다 적응에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성인 4명 중 1명은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15일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성인 25.9%가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낀다고 응답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28.6%로 남성(23.3%)보다 조금 더 높았다.연령대별로는 40대가 35.1%로 가장 높았다. 30대가 34.7%, 20대가 30.3% 순이었다. 10년 전인 2014년 스트레스 인지율이 30대 34%, 20대 28.9%, 40대 26.9%였던 것과 비교하면 40대의 응답률 변화가 눈에 띄었다. 40대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10년 새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인 8.2%포인트 상승했다.40대가 스트레스를 받는 주요 원인은 직장생활(35.3%)과 경제문제(28.3%)로 나타났다. 다만 성별 차이를 보였다. 40대 남성은 대부분이 직장생활(46.6%)과 경제문제(36.0%)의 비중이 높았고, 부모·자녀 문제(3위)는 4.2%에 불과했다. 반면 40대 여성은 부모·자녀 문제(27.6%)가 직장생활(23.2%)과 경제문제(20.1%)를 앞섰다.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의 이중 부담을 갖는 40대가 경제적으로 취약해지면서 스트레스 인지율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경북행복재단 대표)는 “40대는 자녀 돌봄과 노후 준비를 같이 해야하는 시기인데 점점 고용 불안정이 심화하고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40대가 20~30대보다 사회 변화에 적응이 늦으면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설동훈 사회학과 교수는 “40대는 조직 내에서 척추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데 AI 도입 등 변화하는 사회 속도에 젊은 사람들이 빠르게 적응하는 것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는다”라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폐지 줍는 일을 하는 기초생활수급자 김주혁(가명·69)씨는 어지럼증으로 국립중앙의료원에 내원했다가 폐결핵이 발견돼 2주간 입원했다. 퇴원하는 날 외래 치료를 받으러 오라는 말과 함께 건네받은 영수증에는 ‘식대 3만1630원’이 적혀 있었다. 결핵 산정 특례 덕분에 치료는 무상으로 받지만 식대는 본인 부담해야 한다. 김 씨에게는 이 돈도, 앞으로 치료에서 발생할 돈도 부담이었다. 의료원은 돈이 없어 치료받기를 망설이는 김 씨를 ‘결핵 안심벨트’ 사업과 연계해 치료비를 지원해 주기로 했다.11일 방문한 국립중앙의료원 음압격리병동에는 김 씨처럼 결핵 안심벨트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게 된 환자 2명이 입원해 있었다. 의료원 관계자는 “외래 본인부담금 1030원이 부담스러워 내원을 중단한 환자도 있다”라며 “결핵 치료를 지속하려면 취약계층 환자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결핵 발생률, OECD 국가 중 두번째2024년 국내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3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콜롬비아 다음으로 높았다. 2024년 결핵 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이 58.7%였고, 11.3%는 의료급여 수급권자였다. 외국인도 6.0%였다. 특히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인구 10만명당 결핵환자는 132.4명으로 일반 건강보험 가입자(30.5명)의 4.3배에 달했다.결핵 안심벨트 사업은 이런 취약계층 결핵환자 지원을 위해 2014년 시작됐다. 의료급여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건강보험 무자격자, 건강보험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인 결핵 환자에게 치료비와 간병인 등을 지원하고 있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결핵안심벨트 사업을 통해 지원한 결핵환자는 총 1541명(중복 포함)이다. 지원 항목은 치료비(206명), 간병인(276명), 영양간식(780명) 등이다. 기저질환 등이 있는 결핵 환자는 다른 질환으로 전원을 하려 해도 적정 의료기관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서해숙 서울시 서북병원 진료부장은 “결핵환자 중 조현병이나 양극성 장애를 앓는 환자는 복약과 치료를 거부하기도 한다”며 “정신과 의사가 폐쇄된 음압병동에서 진료를 보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업 참여 병원 20곳 중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확인해 연계하고 있다.●예산 4년째 동결…민간 의료기관 참여 절실사각지대를 더 줄이려면 민간 병원의 전원 협력이 절실하다. 현재 결핵 안심벨트 참여 병원 외 환자 전원에 협력하는 병원은 3곳 뿐이다. 의료원 관계자는 “고난도의 시술이나 장비가 필요한 환자는 결핵 안심벨트 참여 병원에서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의사 개개인에게 연락해 상급병원으로 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예산도 부족하다. 올해 결핵 안심벨트 사업 예산은 16억5000만 원으로 2023년 이후 4년째 동결 상태다. 조준성 국립중앙의료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3년간은 예산이 모자라 다음 해 예산을 끌어와서 쓰기도 했다”며 “결핵은 전염되기 때문에 치료를 방치하면 다른 사람에게 위해가 된다.결핵 안심벨트는 취약계층뿐 아니라 공중 보건을 위해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질병청은 기관당 약 1억 원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예상 사업 대상자 2237명 가운데 치료비 지원을 받은 취약계층은 206명으로 9.2%에 그쳤다”며 “치료비 지원 대상이 최소 500명까지는 확대될 수 있도록 사업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스트레스가 과다할 경우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전기신호에도 이상이 생겨 비후성 심근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결과가 물고기 실험을 통해 나타났다.질병관리청은 11일 이러한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6권에 게재됐다고 밝혔다.비후성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져 심장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유전성 질환으로 500명당 약 1명에게 발생한다.연구는 사람 유전자와 약 70% 비슷한 열대어 ‘제브리피쉬’를 활용해 진행됐다. 제브라피쉬는 심장 구조와 기능이 사람과 비슷해 심장 질환 연구에 널리 활용되는 동물 모델이다.연구진은 세포가 스트레스 등 자극을 받을 때 증가하는 단백질인 ATF3 유전자를 제브라피쉬의 심장에서 발현하도록 유도하고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ATF3 유전자가 발현된 제브라피쉬의 심장은 정상보다 크기가 약 2.5~3배 증가하고 심근 세포도 커지는 등 심장 비대가 나타났다.심장 근섬유의 구조 이상이 생기고 섬유화 현상이 증가하는 등 심장 조직 손상도 관찰됐다. 심장이 한 번 수축한 뒤 다음 박동을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 심장의 전기적 기능에도 이상이 나타났다.연구책임자인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 융복합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는 제브라피쉬에서 ATF3에 의한 심장 비대 및 기전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만성질환의 발병 기전과 치료 표적을 발굴하는 연구를 지속하겠다”라고 밝혔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정부가 연령이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여성에게 생리대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주민센터, 도서관 등 공공시설에 생리대 무료 자판기를 설치해 사용자가 직접 가져가는 방식이다. 올 7월 10개 지방자치단체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된다. 성평등가족부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공공생리대 드림 시범사업’을 보고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생리대가 필요한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며 “여성 건강권을 높이고 생리대 가격 인하 효과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시범사업에 따르면 주민센터, 복지관, 도서관 등 공공시설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여성이면 누구나 생리대를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청년산업센터 등 여성 근로자가 많은 곳과 농어촌 마을회관 등에도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할 방침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7∼12월) 국비 30억 원을 투입해 전국 10개 기초지자체에서 시범사업을 한뒤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와 국무회의 등에서 비싼 생리대 가격을 연이어 지적하며 저가 생리대를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뒤 나온 대책이다. 현재 정부는 9∼24세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월 1만4000원 상당의 생리용품 구매 이용권(바우처)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신청 절차가 까다로워 여성 청소년들의 이용률이 낮았다. 일부 지자체가 청소년 대상 생리대 자판기 운영을 병행해 왔는데, 이를 전국 모든 여성으로 확대해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성평등부는 정부의 무료 생리대 지원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나면 일반 생리대 가격 인하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의 저가 생리대 무상 공급 발언 이후 유한킴벌리 등 생리대 제조업체들은 기존 프리미엄 제품의 반값 수준인 중저가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여성계는 여성의 보편적 건강권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공공생리대 지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생리대 가격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며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하면서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상 보급될 생리대는 가성비 있는 중급 정도의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고급을 표방하는 생리대와는 시장이 완전히 달라 가격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정부가 연령이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여성들에게 생리대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주민센터, 도서관 등 공공시설에 생리대 무료 자판기를 설치해 사용자가 직접 가져가는 방식이다. 올 7월 10개 지방자치단체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된다.성평등가족부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공공생리대 드림 시범사업’을 보고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생리대가 필요한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며 “여성 건강권을 높이고 생리대 가격 인하 효과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시범사업에 따르면 주민센터, 복지관, 도서관 등 공공시설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여성이면 누구나 생리대를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청년산업센터 등 여성 근로자가 많은 곳과 농어촌 마을회관 등에도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할 방침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7~12월) 국비 30억 원을 투입해 전국 10개 기초지자체에서 시업사업을 한뒤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와 국무회의 등에서 비싼 생리대 가격을 연이어 지적하며 저가 생리대를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뒤 나온 대책이다.현재 정부는 9~24세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월 1만4000원 상당의 생리용품 구매 이용권(바우처)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신청 절차가 까다로워 여성 청소년들의 이용률이 낮았다. 일부 지자체가 청소년 대상 생리대 자판기 운영을 병행해 왔는데, 이를 전국 모든 여성으로 확대해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것이다.성평등부는 정부의 무료 생리대 지원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나면 일반 생리대 가격 인하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의 저가 생리대 무상 공급 발언 이후 유한킴벌리 등 생리대 제조업체들은 기존 프리미엄 제품의 반값 수준인 중저가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여성계는 여성의 보편적 건강권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공공생리대 지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김지영 경북대 철학과 교수는 “생리대를 개인이 부담하는 사적 소비재에서 보편적인 접근권을 보장하는 필수 재화로 인식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리대 가격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며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하면서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상 보급될 생리대는 가성비 있는 중급 정도의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고급을 표방하는 생리대와는 시장이 완전히 달라 가격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서울 강서구에 사는 50대 박모 씨는 최근 부모님 두 분 모두 치매 판정을 받게 돼 근심이 크다. 당장 치매 노인 두 사람을 돌볼 간병인을 구하는 것부터 막막하다. 박 씨는 “아직 자녀들이 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았는데 외벌이로 부모님까지 모시는 게 쉽지 않다”며 “나처럼 이중 돌봄 부담이 있는 가정에는 정부 지원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 5명 중 1명만이 ‘자식이 부모를 부양할 책임이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 전적으로 부담해 온 노부모 돌봄 책임을 정부나 사회가 함께 나눠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민 21%만 “부모 부양 책임 자녀에게”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5년 한국복지패널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를 모실 책임이 자식에게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은 20.63%에 그쳤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47.59%로 찬성 의견의 두 배가 넘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2∼6월 73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부모 부양에 대한 인식은 최근 20년 새 크게 달라졌다. 2007년 첫 조사에서는 52.6%가 자녀에게 부모 부양 책임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반대는 24.3%에 불과했다. 찬반 비율은 2013년 처음 역전된 뒤 매년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자녀 수는 줄고 부모 부양 기간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 부양은 개인의 책임 밖에 있는 문제이며,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돌봄에 대한 인식 변화는 자녀 양육에서도 드러났다. ‘자녀는 집에서 어머니가 돌봐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하는 응답은 2007년 64.7%에서 지난해 33.83%로 크게 줄었다. 반대 의견이 34.12%로 찬성보다 많았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자녀 돌봄 책임을 여성에게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돌봄 책임, 가족에서 사회로” 의료와 기초 보육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도 강했다. 국가 건강보험을 축소하고 민간 의료보험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 70.5%가 반대했다. 유치원이나 보육시설 무상 제공도 72.68%가 찬성했다. 다만 대학 교육 무상 제공에 관해서는 ‘반대’가 42.13%로 찬성(30.25%)보다 많았다. ‘가난한 사람에게만 복지가 제공돼야 한다’는 의견에는 33.36%가 찬성하고 39.81%가 반대했다. 선별 복지보다는 보편 복지를 원하는 국민이 조금 더 많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와 자녀 수 감소 등 가족 구성 변화로 인해 돌봄 책임이 점차 가족에서 사회로 옮겨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동민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면서 형제자매 없이 한 부부가 양쪽 부모를 전적으로 부양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자연스럽게 지역 사회와 국가가 부양 책임을 연대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서울 강서구에 사는 50대 박모 씨는 최근 부모님 두 분 모두 치매 판정을 받게 돼 근심이 깊다. 당장 치매 노인 두 사람을 돌볼 간병인을 구하는 것부터 막막하다. 박 씨는 “아직 아이들 학교도 마치지 못했는데, 외벌이로 부모님까지 모시는 게 쉽지 않다”며 “정부가 돌봄 지원을 늘려주길 바란다”고 했다.‘부모를 부양할 책임이 자식에게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국민이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 전적으로 부담해 온 노부모 돌봄 책임을 정부나 사회가 함께 나눠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5년 한국복지패널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를 모실 책임이 자식에게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은 20.63%에 그쳤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47.59%로 찬성 의견의 두 배가 넘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2~6월 73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부모 부양에 대한 인식은 최근 20년 새 크게 달라졌다. 2007년 첫 조사에선 52.6%가 자녀에게 부모 부양 책임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반대는 24.3%에 불과했다. 찬반 비율은 2013년 처음 역전된 후 매년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예전보다 자녀 수는 줄고 부모 부양 기간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 부양은 사회가 책임져야 하는, 나의 책임 밖에 있는 문제로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돌봄에 대한 인식 변화는 자녀 양육에서도 드러났다. ‘자녀는 집에서 어머니가 돌봐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하는 응답은 2007년 64.7%에서 지난해 33.83%로 크게 줄었다. 반대 의견이 34.12%로 찬성보다 많았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돌봄 책임을 부모가 나눠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의료와 기초 보육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도 강했다. 국가 건강보험을 축소하고 민간 의료보험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70.5%가 반대했다. 유치원이나 보육시설 무상 제공에는 72.68%가 찬성했다. 다만 대학 교육 무상 제공에 관해서는 ‘반대’가 42.13%로 찬성(30.25%)보다 많았다.전문가들은 핵가족화로 인해 돌봄 책임이 점차 가족에서 사회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동민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면서 형제자매 없이 한 부부가 양쪽 부모를 전적으로 부양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자연스럽게 지역 사회와 국가가 부양책임을 연대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10가구 중 3가구 “반려동물과 산다” 국내 10가구 중 3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동물도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반려동물 의료보험에 가입하거나 강아지 이름으로 기부하고 음식점에서 함께 식사하는 문화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대박이는 내 자식이에요. 잘 때도 항상 나랑 같이 자는걸.” 4일 서울 마포구의 강아지 전용 놀이시설인 ‘댕댕이 놀이터’에서 만난 장명숙 씨(62)는 반려견이 모래놀이하는 모습을 웃으며 바라봤다. 견종이 푸들인 대박이는 요즘 유행하는 분홍색 꽃무늬가 그려진 김장 조끼를 입고 있었다. 대박이를 11년째 키우고 있는 장 씨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하루 1시간 30분씩 집 근처를 산책한다. 그는 “자식은 나가서 살지만 이 아이는 항상 함께한다”며 “가족인 대박이가 세상을 떠난다고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한국은 이제 열 집 중 세 집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회가 됐다. 1인 가구가 크게 늘면서 정서적 안전망을 뒷받침했던 가족의 역할을 반려동물이 대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씨처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인식이 일반화되면서 반려동물 이름으로 기부하거나 반려동물을 위한 인테리어 등 관련 산업도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700만 가구 시대반려동물(Companion Animal)이라는 표현은 198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동물행동학자 콘라드 로렌츠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해 열린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에서 처음 등장했다. 동물을 인간의 즐거움을 위한 장난감이 아니라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2010년대 초부터 ‘애완동물’ 대신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이 일반화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처음 국가 승인 통계로 조사한 ‘반려동물 양육 현황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은 29.2%에 이른다. 지난해 전국 가구 수(약 2412만 가구)를 고려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은 700만 가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가족 대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1·2인 가구가 크게 늘었다. 1인 가구 중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비율은 2021년 18.8%에서 지난해 23.5%로, 2인 가구는 같은 기간 20.5%에서 28.8%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고령화로 1인 가구 및 노인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이 정서적 고립을 막는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하게 됐다고 분석한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다’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가구에서도 2018년 50.6%에서 지난해 68.2%로 올랐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고립감이나 무력감, 상대적인 박탈감이 커지면서 위로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데다 1인 가구 증가가 맞물리면서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가족의 개념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외식-여행도 ‘털가족’과 함께”‘동물도 가족’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의식주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가장 먼저 변화가 나타난 곳은 식생활이다. 과거에는 ‘개와 함께 밥을 먹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음식점의 반려동물 출입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합법적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났다.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식당, 카페 등에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 출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은 안내문을 부착하고 동물 전용 의자와 목줄 고정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반려동물은 광견병 등 예방접종을 마친 경우에만 식당에 함께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출입할 수 있는 음식점과 카페를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영업점은 전국에 448곳에 이른다.거주 환경도 반려동물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고양이를 기르는 가정에서는 캣타워나 캣휠 등 맞춤 가구를 제작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먹잇감을 관찰하기 위해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의 본능을 살려주고, 좁은 주거 공간에서 고양이의 운동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양종석 플레이캣 대표는 “고양이를 위한 인테리어에 관심이 커지면서 100만∼150만 원을 들여 맞춤형 캣타워를 설치하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명절이나 여행을 갈 때도 반려동물과 동행하는 이들이 많다. 네 살 된 반려견 꼬미를 기르는 김현진 씨(26)는 꼬미를 데려가기 위해 버스나 기차 여행 대신 직접 차를 몰아 여행을 다닌다. 숙소도 반려동물을 데려갈 수 있는 곳을 골라 시설과 위생 상태를 꼼꼼하게 따진다. 김 씨는 “예전에는 바닥이 미끄러워 강아지가 돌아다니기 어려운 곳이 많았는데, 요즘은 미끄럼방지 매트가 깔린 곳이 많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했다.● “반려동물 이름으로 기부하고 적금도” 반려동물의 지위가 가족으로 격상되면서 건강과 복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반려동물 의료보험인 ‘펫보험’을 판매하는 13개 보험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펫보험 계약 건수는 25만1822건에 달한다. 전년의 16만2111건보다 55.3% 급증했다. 자녀가 태어나면 어린이 보험에 가입하는 것처럼,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하면 목돈이 나갈 것에 대비해 반려동물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정희원 씨(28)는 “고양이들은 1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하는데 40만∼60만 원이 든다”며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반려동물 보험과 적금에 가입했다”고 말했다.지방자치단체들도 반려동물 양육 가구를 위해 각종 놀이터나 쉼터를 만드는 등 ‘반려동물 복지’에 힘쓰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박현우 씨는 반려견 춘장이와 거의 매일 한강에 있는 마포구 반려동물 캠핑장을 찾는다. 박 씨는 “한강까지 오려면 춘장이를 가방에 넣고 자전거를 타야 하지만 캠핑장이 잘돼 있어 일부러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마포 반려동물캠핑장을 이용한 사람은 개장 첫해인 2024년 1458명에서 지난해 4127명으로 크게 늘었다.반려동물 이름으로 기부하는 이들도 생겼다. 이효진 씨는 지난해 9월부터 반려견 제이의 이름으로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매달 기부하고 있다. 이 씨는 “제이가 심장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은 지 1년이 된 시점부터 기부를 결정했다”며 “제이가 나중에 ‘강아지별’에 가더라도 계속 기부를 하면 추억을 이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양육자들의 의식도 성숙해지고 있다. 농식품부의 ‘2025년 동물복지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양육자의 59.4%는 ‘반려동물 복지 기금이나 세금을 낼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큰 만큼 유기동물 보호나 공공 반려동물 시설 확충을 위해 적은 금액이라도 부담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양육 지원이 곧 복지”반려동물이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일각에서는 사회보장 차원에서 정부가 반려동물 양육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로 반려동물 양육비 부담 완화, 취약계층과 지역의 동물 진료 공백 최소화 등을 제시했다.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반려동물 양육에 대한 사회보장 차원의 개입과 방향성 검토’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에 현금 또는 현물을 통해 반려동물 관련 비용을 지원할 경우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반려동물 지출을 지원해 주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반려동물을 키웠을 때 사회 활동 증가, 우울감 감소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이웃을 알게 될 확률이 1.6배 높고, 반려동물을 5년 이상 기른 고령층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느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충남 당진시에 사는 방득자 씨(59)는 열여섯 살 된 반려견 탱자와 함께하며 집 밖을 더 자주 나가게 됐다. 방 씨는 “탱자를 키우면서 생활이 더 활기차게 변했다”며 “산책을 하러 하루에 몇 번씩 나가기도 하고, 반려견 동반 카페에 가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반려동물을 완전한 가족이라고 부르기엔 사회적 인식 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반려동물의 욕구나 본능 등을 인간이 함께 살기 위해 제한하는 것들이 많다”며 “반려동물 펫숍이나 유기 문제 등을 외면한 채 가족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인건비와 재료비가 늘면서 전국 병원의 경영이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6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2023년 병원경영분석’ 통계집에 따르면 2023년 전국 병원의 의료수익 의료이익률은 -3.10%로 전년(-0.77%) 대비 적자 폭이 2.33%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수익 의료이익률은 병원이 진료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 중 실제 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이다.특히 종합병원 가운데 중형 병원의 적자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은 적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지만 종합병원은 300~499병상(-8.09%), 100~299병상(-6.95%), 500병상 이상(-4.74%) 순으로 의료수익과 실제 이익 간 격차가 컸다.인건비와 재료비 등 의료원가가 오른 게 경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 의료수익 대비 의료원가율은 평균 103.10%로 나타났다. 진료로 벌어들인 수익보다 인건비와 재료비 등 진료에 직접 투입되는 비용이 더 많이 들었다는 의미다.의료수익 대비 의료원가율은 2021년 99.65%에서 2023년 103.10%로 꾸준히 늘었다. 같은 기간 입원과 외래 환자를 합친 환자의 1인당 인건비는 33만4000원에서 38만3000원으로 올랐다. 재료비는 21만6000원에서 25만3000원으로, 관리비는 15만 원에서 17만2000원으로 올랐다.연구진은 “인건비와 재료비 등 진료에 직접 투입되는 비용 부담이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의결권의 일부를 민간 운용사에 위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민간 주도의 주주 활동을 활성화해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또 배당 정책이 미흡하거나 횡령, 배임 등 위법 행위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년도 제2차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국내 주식 위탁 운용의 수탁자 책임활동 활성화 방안’과 ‘대표소송 가이드라인 개선안’을 보고 받았다. 먼저 국민연금의 자산을 굴리는 위탁운용사가 보유 지분에 대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위탁 운용 방식을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갖는 ‘투자 일임’ 방식에서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단독 펀드’ 방식으로 변경하겠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의결권 행사 역량을 갖추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따져 투자하는 위탁운용사 일부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우선 실시하기로 했다. 시범사업을 통해 국민연금이 보유한 민간에 위탁 운용하는 국내 주식 130조 원 가운데 최대 10%(약 12조 원)의 의결권이 운용사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금위는 수탁자책임 가이드라인을 손질해 주주대표소송의 대상을 구체화했다. 배당 정책에 문제가 있거나 횡령·배임, 산업안전 사고 등이 발생한 기업을 대상으로 자발적 개선을 유도한 뒤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소송을 제기하도록 했다. 또 소송 결정의 주체도 기금운용본부로 명확히 했다. 2019년 주주대표소송 기준이 마련됐지만 소송 대상이 불분명해 실제 소송까지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기금위원장인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위탁운용사의 수탁자 책임활동 강화를 통해 자본시장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국민의 노후 자금인 기금의 수익을 늘리겠다”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