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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시행 8일 만에 “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을 취소해달라”는 청구가 118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먹방 유튜버 쯔양을 협박한 혐의로 징역 3년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재판소원을 내는 등 남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헌법재판소는 20일 내부 연구회를 열고 재판소원 사건의 사전심사 방식을 논의한다.20일 헌재에 따르면 전날까지 접수된 재판소원은 총 118건이다. 법 시행 이후 8일간 하루 평균 14.8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헌재 전체 사건의 하루 평균 접수 건수(8.5건)를 웃도는 수준이다. 헌재는 연간 최대 1만5000건의 재판소원이 접수될 것으로 보고 있다.헌재 안팎에서는 기본권 구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건까지 “법적 판단을 다시 해달라”며 몰려드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19일에는 쯔양을 협박해 수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징역 3년이 확정된 구제역이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구제역 측은 포렌식 과정에서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은 채 수집된 증거가 유죄 판단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남소 우려가 커지자 헌재 산하 헌법실무연구회(회장 정정미 재판관)는 이날 오후 헌재 대강당에서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과 사전심사 제도’를 주제로 발표회를 열었다. 발제를 맡은 클라스한결 김진한 변호사는 발제문에서 “재판소원 제도로 헌재의 심판 기능이 마비되고 헌재가 담당해야 할 중요한 헌법적 해석이란 과제 수행이 저해된다면 제도 도입의 취지는 반감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사전심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헌재는 헌법연구관 8명으로 구성된 전담 사전심사부를 통해 사건을 1차로 걸러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반면 정광현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토론문에서 “사건 선별은 매우 정치적이거나 자의적인 재판 거부로 비칠 위험이 크다”면서 헌법재판관 수를 현행 9명에서 15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경미 성균관대 교수는 사건 선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법 개정을 통해 ‘중요한 헌법적 의미를 갖거나 기본권 보장에 필요한 경우’에 한해 재판소원을 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전두환 정권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만들어 뿌린 혐의로 1983년 실형을 선고받은 대학생들이 연달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유죄가 확정된 지 43년 만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임혜원 부장판사는 지난달 12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 등 4명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1983년 5월 대학생이었던 이들은 ‘반파쇼 투쟁선언문’ ‘이 땅의 여대생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등 당시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내용의 유인물 1000매를 제작해 도서관 열람실, 학생회관 등에서 배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 등은 그해 9월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2심 법원의 항소 기각으로 형이 확정됐다.법원은 지난해 12월 이들의 재심 청구를 검토한 뒤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재심 사유가 있다고 보고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헌법의 존립과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1983년 ‘전두환 파쇼 정권 물러가라’ 등이 적힌 유인물을 살포해 당시 징역 1년을 확정받은 다른 대학생 2명도 최근 서울중앙지법 재심 결과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을 임명 제청하지 못하면서 대법관 공백이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 첫 대법관 인사를 놓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노 전 대법관의 퇴임과 맞물려 천대엽 대법관을 중앙선거관리위원으로 내정한 조 대법원장의 인사까지 3주째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6·3 지방선거까진 노 선관위원장 체제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노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15일이 지난 이날까지도 후임자 임명 제청을 하지 않았다. 1월 21일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가 대법관 후보를 4명으로 좁혀 추천한 지 57일째다. 대법관 정원은 대법원장 포함 14명이다. 이 중 1명은 법원행정처장직을 맡아 재판 업무에서 제외되고 나머지 13명이 대법원에 올라온 사건을 심리하고 선고한다. 전원합의체(전합)의 경우 통상 대법관 공백이 생기면 판결을 멈추는데 대법원은 19일 전합 합의 및 선고 기일을 잡고 재판 업무를 이어가기로 했다. 조 대법원장이 현재 공석인 법원행정처장 자리를 채우지 않으면서 대법관 13명이 모두 재판을 맡는 ‘임시 조치’로 전합 운영이 가능해진 것. 법왜곡죄 등 사법 3법이 국회에서 통과한 직후 법원행정처장직에서 물러난 박영재 전 처장은 4일부터 대법관으로서 재판 업무에 복귀했고 전합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한 고등법원 판사는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공백 장기화에 대비해 재판부 구성을 한 게 아닌가 추측한다”며 “이 상태가 이어지면 이흥구 대법관 임기가 끝나는 올 9월에 2명의 대법관을 임명 제청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법관 인사를 둘러싼 청와대와 사법부 간 이견은 중앙선관위원 임명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6일 차기 중앙선거관리위원으로 천 대법관을 내정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조만간 국회에 천 대법관에 대한 인사청문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21일째인 이날까지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서를 보내지 않았다. 청와대가 2일 지명한 선관위원 2명은 이미 인사청문요청서가 송부돼 이달 26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천 대법관은 노 전 대법관이 대법관 퇴임과 동시에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면 관례에 따라 차기 중앙선관위원장을 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천 대법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이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노 전 대법관은 선관위원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6월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선거가 끝난 뒤 천 대법관이 선관위원으로 갈 수 있도록 일정을 고려해 인사청문요청서를 보낼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결국 노 위원장이 6·3 지방선거까지 선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앞서 2020년 권순일 전 선관위원장도 선거가 임박했다는 이유로 대법관 퇴임 뒤 50여 일간 선관위원장직을 유지하기도 했다. 노 전 대법관의 선관위원장 임기는 2028년 5월까지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을 임명 제청하지 못하면서 대법관 공백이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 첫 대법관 인사를 놓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을 맡고 있던 노 전 대법관의 퇴임과 맞물려 천대엽 대법관을 중앙선거관리위원으로 내정한 조 대법원장의 인사까지 3주째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6·3 지방선거까진 노 선관위원장 체제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18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15일이 지난 이날까지도 후임자 임명 제청을 하지 않았다. 1월 21일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가 대법관 후보를 4명으로 좁혀 추천한 지 57일째다.대법관 정원은 대법원장 포함 14명이다. 이 중 1명은 법원행정처장직을 맡아 재판 업무에서 제외되고 나머지 13명이 대법원에 올라온 사건을 심리하고 선고한다. 전원합의체(전합)의 경우 통상 대법관 공백이 생기면 판결을 멈추는데 대법원은 19일 전합 합의 및 선고 기일을 잡고 재판 업무를 이어가기로 했다. 조 대법원장이 현재 공석인 법원행정처장 자리를 채우지 않으면서 대법관 13명이 모두 재판을 맡는 ‘임시 조치’로 전합 운영이 가능해진 것.법왜곡죄 등 사법 3법이 국회에서 통과한 직후 법원행정처장직에서 물러난 박영재 전 처장은 4일부터 대법관으로서 재판 업무에 복귀했고 전합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한 고등법원 판사는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공백 장기화에 대비해 재판부 구성을 한 게 아닌가 추측한다”며 “이 상태가 이어지면 이흥구 대법관 임기가 끝나는 올 9월에 2명의 대법관을 임명 제청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대법관 인사를 둘러싼 청와대와 사법부간 이견은 중앙선관위원 임명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6일 차기 선거관리위원으로 천 대법관을 내정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조만간 국회에 천 대법관에 대한 인사청문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21일째인 이날까지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서를 보내지 않았다. 청와대가 2일 지명한 선관위원 2명은 이미 인사청문요청서가 송부돼 이달 26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천 대법관은 노 전 대법관이 대법관 퇴임과 동시에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면 관례에 따라 차기 선관위원장을 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천 대법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이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노 전 대법관은 중앙선관위원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6월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선거가 끝난 뒤 천 대법관이 선관위원으로 갈 수 있도록 일정을 고려해 인사청문요청서를 보낼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결국 노 위원장이 6·3 지방선거까지 선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앞서 2020년 권순일 전 선관위원장도 선거가 임박했다는 이유로 대법관 퇴임 뒤 50여 일간 선관위원장직을 유지하기도 했다. 노 전 대법관의 선관위원장 임기는 2028년 5월까지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인사 청탁을 대가로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가 첫 재판에서 목걸이 수수 사실을 인정했다. 그동안 “홍콩에서 산 모조품”이라며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해 왔지만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다만 청탁에 대한 대가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순표) 심리로 열린 김 여사의 ‘매관매직(알선수재)’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김 여사 측은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수수를 인정하지만 청탁과 대가 관계는 부인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목걸이는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것으로 가격은 6000만 원대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이 “1억380만 원 상당의 목걸이와 브로치, 귀걸이 등을 내가 김 여사에게 선물했다”고 특검에 자수하면서 거짓말 논란이 일었다. 이 밖에도 김 여사는 그동안 수수 사실을 부인했던 금거북이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등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다만 금거북이는 답례 성격, 시계는 구매 대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우환 화백 그림 수수 사실은 부인했다. 재판부는 특검에 청탁 관계를 구체화하라고 요구했다. 김 여사는 다음 달 14일 열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재판의 증인으로도 채택됐다. 이 재판에서 김 여사가 증인으로 출석하게 되면 두 사람은 구속 이후 법정에서 처음으로 대면하게 된다. 한편 김 여사 일가에 대한 ‘양평 고속도로 변경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은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을 출국금지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불기소 처분과 관련해 당시 검찰 지휘부였던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도 출국금지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난 촉법소년이라 빨간 줄 안 그어진다. 심신미약 판정을 받으면 감형되는 것 아니냐.” 2023년 10월 당시 14세 중학생이던 정모 군이 충북 청주시의 아파트에서 자신을 혼내던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뒤 가족에게 한 말이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정 군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은 형사책임 능력이 없다고 보고 처벌하지 않지만 정 군의 주장과 달리 그는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인 소년범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정 군은 범행 1년 전인 2022년 9월경에도 학급 친구들과의 갈등으로 흉기를 가방에 넣어 갖고 갔다가 이를 뺏으려던 친구를 다치게 했다. 당시 13세 촉법소년이었던 정 군은 보호관찰 등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다 불과 1년여 만에 어머니를 살해한 범죄자가 된 것이다.● ‘13세 촉법소년’ 5년간 1.6배로 이재명 대통령이 1월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2개월 내 결론을 내리라고 지시한 가운데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이들은 촉법소년 시절 범행을 저질러 선처를 받더라도 정 군처럼 또다시 범행을 저지르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2020년 3월경 서울에서 대전까지 무면허 운전으로 오토바이를 치어 운전자를 숨지게 한 10대 중 일부는 촉법소년이란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2년 후 자신보다 어린 학생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처벌받았다.실제로 촉법소년의 경계에 있는 만 13세의 범행은 최근 5년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만 13세가 범행을 저질러 송치된 건수는 2021년 6302명에서 2023년 9686명, 지난해 1만485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특히 최근 5년간 검거된 촉법소년의 절반 이상이 13세(50.6%)였다. 촉법소년이 저지른 강간, 추행 등의 성범죄도 2021년 398건에서 지난해 739건까지 2배 가까이로 늘어나는 등 죄질도 악화되고 있다.● “일찍부터 교화해야” vs “낙인효과 우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김세희 변호사는 “청소년들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을 고려하면 촉법소년 연령을 만 13세로 낮출 필요가 있다”며 “최근 청소년 범죄 죄질이 점점 악화되는데, 차라리 일찍부터 이들을 사회의 제도 안으로 품어 교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촉법소년 범죄에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 “촉법소년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줘 더 큰 범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2년 광주에선 10대 청소년들이 12세 촉법소년을 데리고 야간에 금은방에 침입한 뒤 귀금속을 훔치다가 붙잡혔다. 이들은 범행이 발각되면 촉법소년들이 범행을 주도한 것처럼 진술하자고 사전 모의해 법망을 피해 가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반대하는 이들은 처벌 확대에 따른 낙인효과 등을 우려했다. 조현욱 변호사는 “소년교도소에 어린 학생들끼리 몰려 있을 경우 오히려 교화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정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단순히 처벌 연령을 한 살 낮춘다고 해서 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소년원이나 소년교도소 등 미성년자 교정시설이 부족하니 차라리 시설을 더 늘리는 등 청소년 교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촉법소년의 연령을 지금보다 낮춰야 한다는 찬성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응답은 81%, 반대 의견은 11%에 그쳤다. 성평등가족부는 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기 위해 18일 공개 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인사 청탁을 대가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가 첫 재판에서 목걸이 수수 사실을 인정했다. 그동안 “홍콩에서 산 모조품”이라며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해 왔지만 재판에서 이를 뒤집은 것이다.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통일교 샤넬 가방’ 재판 때처럼 사실관계는 인정하되 대가성은 부인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순표) 심리로 열린 김 여사의 ‘매관매직(알선수재)’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김 여사 측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수수를 인정하지만 청탁과 대가관계는 부인한다”고 밝혔다.문제가 된 목걸이는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것으로 가격은 6000만 원대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수사 당시 김 여사는 “홍콩에서 산 모조품”이라고 해명했는데,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은 “1억380만 원 상당의 목걸이와 브로치, 귀걸이 등을 내가 김 여사에게 선물했다”고 특검에 자수하면서 거짓말 논란이 일었다.이 밖에도 김 여사는 그동안 수수 사실을 부인했던 금거북이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등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에 대해서도 각각 “금거북이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 고가 화장품을 선물한 적 있어 답례 차원으로 받은 것”이라고 했고 “시계는 (로봇개 사업가 서모 씨에게) 구매 대행을 의뢰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이 김상민 전 검사로부터 받았다고 지목한 이우환 화백 그림은 여전히 수수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부는 구체적인 청탁 관계 내용을 다시 정리할 것을 특검에 요구했다.김 여사는 다음 달 14일 열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재판의 증인으로도 채택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가 심리하는 이 재판에서 김 여사가 증인으로 출석하게 되면 두 사람은 구속 이후 법정에서 처음으로 대면하게 된다.한편 김 여사 일가에 대한 ‘양평 고속도로 변경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에서 출국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도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가량 원 전 장관을 출국금지했지만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특검은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무마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 불기소 처분 당시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였던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전 중앙지검 4차장도 출국금지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자신이나 배우자의 부모를 폭행한 경우 일반 폭행죄보다 2배 이상 무겁게 처벌하도록 한 형법의 존속폭행죄가 위헌 소지가 있는 만큼 판결을 취소해달라는 재판소원이 제기됐다. 과거와 달리 이혼이나 사실혼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배우자의 부모에 대한 폭행을 무조건 가중처벌하도록 법으로 정해놓은 것은 개인사에 국가 형벌권을 과도하게 개입시킨 것이란 주장이다. 1953년 형법 제정 당시 존속폭행죄가 신설된 이후로 헌법재판소가 이 조항 자체에 대한 위헌성을 심리하는 건 처음이다. ● “法으로 孝를 강요” 재판소원13일 헌재에 따르면 존속폭행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A 씨는 전날 “존속폭행을 가중처벌하는 형법 260조 2항은 위헌”이라며 이 조항을 적용한 법원의 확정 판결을 취소해달라는 재판소원을 냈다. 전문직이었지만 집행유예 판결 직후 자격이 정지된 A 씨는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법원 판결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헌재는 재판관 3명인 지정재판부를 구성해 사건이 심판 대상에 해당하는지 살펴본 뒤 본격적 심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 안팎에서는 재판소원과 함께 제기된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을 재판부가 인용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행 형법상 폭행죄를 저지른 사람은 2년 이하 징역형이나 5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판사들이 형량을 정할 때 참고하는 가이드라인인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피해자가 크게 다치지 않았거나 초범 등 감경 사유가 있는 경우 징역 2~10개월을 선고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자신의 부모나 장인·장모, 시부·시모를 폭행했을 때 적용되는 존속폭행죄에는 이보다 무거운 5년 이하 징역형이나 700만 원 이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패륜적인 범죄라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만큼 일반적인 폭행죄보다 더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조항이다. 배우자와 수년 간 이혼 소송을 이어가던 A 씨 역시 장모인 B 씨에 대한 존속폭행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A 씨는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12일 법원 확정 판결에 불복해 헌재의 판단을 구하는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되자 A 씨는 헌재에 “위헌적 법률을 토대로 한 재판”이라며 재판소원을 냈다. 배우자의 부모를 폭행할 경우 무조건 가중처벌 하도록 정해놓은 법은 위헌이고, 개별 사건을 살펴본 법관이 일반 폭행죄를 적용하되 사유를 참작해 형량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A 씨는 “자신의 부모는 한번 부모이면 영원히 부모일 수밖에 없는 만큼 ‘패륜성’을 가중처벌목적으로 삼을 수 있을지 모른다”며 “하지만 사실혼과 이혼이 급증하는 현대사회에선 배우자의 직계존속에 대해선 법으로 효를 강요할 의미가 크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몇년 째 이혼 소송을 이어가면서 사실상 혼인관계가 파탄난 배우자의 부모를 폭행할 경우 존속폭행죄가 적용돼 가중처벌 대상이 되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의 부모자를 폭행할 경우 존속폭행죄가 적용되지 않는 점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 日은 존속범죄 가중처벌 “위헌”, 韓은 2013년 “합헌”일본에선 1973년 존속살해죄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도치기현 야이타시에 살던 한 20대 여성이 부친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강간을 당하다가 결국 부친을 살해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일본 최고재판소는 “효(孝)는 인류사회의 기본적 도의지만 존속살해에 (사형, 무기징역 등) 더 무거운 형벌을 둔 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일본은 이후 1995년 존속상해나 존속폭행과 같은 범죄에 대해서도 가중처벌하는 조항을 폐지했다. 영미법계 국가는 존속 범죄를 가중 처벌하지 않는다. 반면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 프랑스, 대만은 부모나 조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존속 범죄 뿐 아니라 자녀나 손자녀 등을 대상으로 한 비속 범죄도 가중 처벌한다. 한국은 현행법상 부모가 자녀나 손자녀를 살해하는 ‘비속 범죄’의 경우에는 가중 처벌 규정이 따로 없다. 지난해 인천 송도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사건에서 일반 살인 혐의가 적용된 것도 이런 규정 때문이다. 이에 앞서 헌재는 2002년에는 존속상해치사죄를 가중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합헌 결론을 내렸다. “직계존속에 대한 존경과 사랑은 사회윤리의 본질을 이루는 가치 질서이고, 유교사상으로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우리나라에선 가중처벌은 합리적 근거가 있다”는 이유였다. 헌재는 2013년엔 존속살해죄를 가중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에 대해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패륜성에 비추어 고도의 사회적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이진성 서기석 재판관은 “범행 동기 등을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형의 하한을 높여 합리적 양형을 어렵게 하며 비교법적으로도 예를 찾기 어렵다”며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위헌 의견을 냈다. 한편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첫날인 12일 하루 동안 헌재에는 총 20건의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오후 6시까지 16건이 접수돼 이틀간 총 36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이르면 이번 주 재판소원제가 시행되면 2월 중순 확정된 판결부터 헌법재판소에 재판취소를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재판이 취소되면 어느 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낼지도 헌재가 결정하기로 했다. 10일 헌재는 손인혁 사무처장 주재 재판소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재판소원을 낼 수 있는 대상은 법 시행일 30일 전 확정된 판결부터다. 헌법연구관 8인의 사전심사를 거친 뒤 헌재 재판관들이 재판을 취소할지 말지 결정하게 된다. 헌재는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으로 확정된 판결에 대해 재판소원이 청구되면 2심 법원으로 돌려보낼지, 대법원으로 돌려보낼지 선택해 결정문에 명시하기로 했다. 헌재는 “신속한 권리 구제라는 원칙하에 돌려보낼 법원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소원이 청구되면 재판취소가 결정되기 전이라도 법원 판결 효력이 정지될 수 있다. 다만 가처분 신청을 헌재가 받아들일 때에 한정된다. 헌재는 “징역형이 확정돼 구속된 사람이 재판소원을 내 가처분을 받아내면 석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처분이 인용되는 사례는 드물 것으로 내다봤다. 헌재는 또 “이혼 확정으로 재혼한 사람이 재판취소 결정을 받으면 중혼이 되는 것이냐는 문제 제기도 있는데 그 효력은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을 거치지 않고 1, 2심에서 확정된 판결에 대해서도 재판소원 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에만 청구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향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헌재가 돌려보낸 사건에 대해 법원이 헌재 결정 취지를 따르지 않으면 재차 재판소원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이르면 이번 주 재판소원제가 시행되면 2월 중순 확정된 판결부터 헌법재판소에 재판취소를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재판이 취소되면 어느 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낼지 결정하는 것도 헌재가 결정하기로 했다.10일 헌재는 손인혁 사무처장 주재 재판소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재판소원을 낼 수 있는 대상은 법 시행일 30일 전 확정된 판결부터다. 헌법연구관 8인의 사전심사를 거친 뒤 헌재 재판관들이 재판을 취소할지 말지 결정하게 된다.헌재는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으로 확정된 판결에 대해 재판소원이 청구되면 2심 법원으로 돌려보낼지 대법원으로 돌려보낼지 선택해 결정문에 명시하기로 했다. 헌재는 “신속한 권리구제라는 원칙 하에 돌려보낼 법원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재판소원이 청구되면 재판취소가 결정되기 전이라도 법원 판결 효력이 정지될 수 있다. 다만 가처분 신청을 헌재가 받아들일 때에 한정된다. 헌재는 “징역형이 확정돼 구속된 사람이 재판소원을 내 가처분을 받아내면 석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처분이 인용되는 사례는 드물 것으로 내다봤다. 헌재는 또 “이혼 확정으로 재혼한 사람이 재판취소 결정을 받으면 중혼이 되는 것이냐는 문제 제기도 있는데 그 효력은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대법원을 거치지 않고 1, 2심에서 확정된 판결에 대해서도 재판소원 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에만 청구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향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헌재가 돌려보낸 사건에 대해 법원이 헌재 결정 취지를 따르지 않으면 재차 재판소원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의 재판 준비 부족으로 이기훈 전 삼부토건 부회장의 도피를 도운 코스닥 상장사 회장의 결심 공판이 한 차례 연기됐다. 특검의 준비 미흡에 재판부조차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범인 도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코스닥 상장사 회장 이모 씨와 공범 6명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당초 이날 재판에선 증거조사와 함께 결심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특검이 증거기록을 준비해 오지 않아 일정이 미뤄졌다. 통상 결심에선 검찰의 구형과 최종변론, 변호인 측의 최종변론이 진행된다.재판장이 “증거를 전부 채택하고 조사하겠다”고 진행하려 하자, 특검 측이 “죄송하지만 증거기록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자 재판장은 “이 사건을 전혀 신경 안 쓰신 모양”이라며 “아무리 급작스럽게 인사가 있어도 이런 부분도 (특검 내부에서) 공유가 안 되냐”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과 증거조사를 하기로 하고 날짜를 잡았는데 준비도 안 했다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이에 특검 측은 “죄송하다. 시간을 주시면 (준비)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씨 측 변호인은 “오늘 결심이 (진행)되는 줄 알고 왔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재판장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다음엔) 준비해 오지 않으면 그냥 증거조사하고 종결하겠다”며 다음 기일을 13일 오후 4시로 잡았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도주해 55일 만에 체포됐는데, 이 씨 등은 이 과정에서 이 전 부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법대를 졸업한 유강열 씨(49)는 공기업에 취업했지만 변호사의 꿈을 다시 이루기 위해 12년 전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했다. 졸업 후 치른 변호사시험에서 처음 떨어진 뒤 4년간 출판사 임시직으로 일하며 네 차례 변호사시험을 봤지만 모두 탈락했다. 더 이상 변호사시험을 볼 수 없게 된 유 씨는 현재는 중견기업 법무팀에서 일하고 있다.현행 변호사시험은 로스쿨 졸업 후 5년 내 5회만 응시할 수 있다. 5년 안에 합격하지 못하면 로스쿨에 재입학하더라도 변호사시험을 볼 수 없다. 이른바 ‘오탈(五脫)자’다.● ‘변시 낭인’ 2000명 시대 눈앞5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유 씨와 같은 오탈자 수는 지난해까지 누적 1918명으로 집계됐다. 1∼5회 변호사시험에서 모두 불합격한 첫 오탈자 108명이 나온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200명 안팎의 오탈자가 나온 결과다. 1월 치러진 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가 내달 발표되면 오탈자 수는 누적 2000명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반면 로스쿨이 취업난을 겪는 문과 인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며 변호사시험을 보려는 인원은 매년 늘고 있다. 로스쿨에 진학하기 위해 지난해 법학적성시험(LEET·리트)에 원서를 낸 인원은 1만9057명. 10년 전(2016년·8246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로스쿨 입학생이 매년 2100명 정도로 고정된 걸 감안하면 입학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진 것이다. 하지만 로스쿨에 진학하더라도 매년 절반은 시험에서 떨어진다. 변호사 업계 상황과 각계 의견 등을 종합해 합격자 수를 매년 법무부 산하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가 정하는데 최근 합격률이 50% 안팎으로 고정돼 왔기 때문이다. 불합격자가 누적되면서 변호사시험 응시자 수도 2012년 1663명에서 지난해 3336명으로 13년 만에 2배가량 늘었다. 올해는 3757명이 응시 원서를 냈다.● 찬반 팽팽한 변호사 수 조정론이런 흐름과 맞물려 최근 변호사 업계에선 변호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과 현재 법률 시장이 포화 상태라 더 이상 변호사 수를 늘려선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증원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50%대에 잡아두는 건 다양한 법조 인재 배출이라는 변호사시험 도입 취지와 맞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한 법무법인에서 일하는 강모 변호사는 “변호사 수가 늘면서 변호사 선임비가 저렴해지고 사무장이 서면을 쓰던 악습이 줄어드는 등 순기능도 분명 늘었다”며 “합격자 수를 줄이는 건 로스쿨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유 씨도 “정부가 오탈제를 운영해 꿈을 가진 사람들을 ‘낭인’으로 만들고 있다”며 증원 필요성을 주장했다.홍대식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은 “똑같은 자격시험이지만 합격률이 90%대인 의사 시험 응시자는 탈락을 걱정하지 않는 반면, 변호사시험은 그렇지 않다”며 “합격률을 80%대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에만 변호사가 몰려 있을 뿐 지역과 공공 분야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유다.반면 인공지능(AI) 활용 등으로 변호사 수요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증원론에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달 변호사 2명과 법무법인을 차린 조모 변호사는 법률 AI를 포함한 5개 AI 서비스 이용에 매달 60만 원을 지출하는 대신 ‘어쏘(신입) 변호사’를 뽑지 않았다. 서울 소재 로스쿨을 졸업한 2년 차 변호사 이모 씨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해도 취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김정욱 대한변협회장은 “상당수 저연차 변호사의 업무가 AI로 대체되고 있고 변호사 채용도 급감하고 있다. 변호사 수를 늘리는 건 청년 변호사들을 사지로 모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5년 안에 합격하지 못하는 오탈자는 소수”라며 “애초에 법률 수요가 없는 지역까지 변호사가 없다고 무작정 숫자를 늘릴 순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똑같은 자격시험이지만 합격률이 평균 90%대인 의사 시험 응시자는 탈락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반면 변호사시험은 정부가 매년 합격 인원을 정해 절반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홍대식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협의회 이사장(61·사법연수원 22기·사진)은 지난달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변호사시험 합격률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2009년 처음 문을 연 로스쿨은 사법시험을 대신해 법조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3년간의 법조 교육을 제공하지만 변호사시험 관문을 넘지 못하는 졸업생들이 매년 절반 가까이 나오고 있다.합격률을 지금 수준으로 묶어두는 건 로스쿨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게 홍 이사장의 주장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학생들이 시험 위주의 암기식 공부에만 매달리게 됐다고도 우려한다. 홍 이사장을 서울 중구 로스쿨협의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2020년 이후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매년 17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매년 3000명이 넘는 인원이 변호사시험을 보고 있다. 올해 치러진 제15회 시험에는 3757명이 원서를 냈다. 이 중 1700명만 뽑아서는 누적된 불합격이 해소되지 않는다. 변호사시험 난이도는 매년 비슷한데 응시자가 누적되면서 합격선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합격자 수는 법무부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가 합격률을 감안해 매년 정한다. 최근에는 합격률 50% 초반으로 수렴하고 있다. 이를 80%대까지 올려야 한다. 로스쿨협의회가 가진 통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매년 5%포인트씩 합격률을 올리면 5년 뒤에는 80%가 된다. 이렇게 되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2026~2031년 1900명대로 늘었다가 2032년 이후 1800명대로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합격률 80%를 주장하는 근거는.“다른 전문가 양성 제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자는 것이다.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은 기본기가 된 사람들을 선발해 교육한 뒤 적응하지 못한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법조인이 되게끔 설계됐다. 하지만 여러 이해관계로 본래 목적이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80%가 합격하면 누적된 불합격자 수가 해소되고 응시자 수가 안정될 수 있다. 불필요한 경쟁이 해소되면 학생들이 민사법, 형사법 위주의 변호사시험에 매몰되지 않고 노동법, 공정거래법처럼 적성에 맞는 다양한 전문법을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기초법학과 특성화 교육이 강화되고 실무 역량과 공익 분야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는 등 로스쿨 제도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교육이 가능해질 것이다.”―변호사 수가 이미 포화상태라는 주장도 있다.“송무를 담당하는 서초동 변호사들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송무가 법무의 전부는 아니다. 아직도 필요한 법률서비스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분야가 있다. 국내 법률시장은 2013년 3조9000억 원에서 2024년 9조6000억 원으로 2.5배로 늘었다. 사내 변호사 시장은 포함되지 않은 숫자다. 같은 기간 변호사 수는 2.2배로 늘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다.게다가 어떤 시장이든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있다고 해서 시장 진입을 막지는 않는다. 전문직도 마찬가지다. 라이센스는 최소한의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 시장에 진입하는 걸 막으려는 장치이지 업계 사람들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는 아니다.”―법률서비스가 부족한 분야는 어딘가.“한국 기업들이 열심히 돈을 벌어서 정작 법률서비스는 미국 로펌에 맡긴다. 국제 업무나 금융 분야가 특히 그렇다. 국내에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기업들이 제대로 된 법률서비스를 받지 못해 피해를 보기도 한다. 연구개발에만 몰두하다 기술을 빼앗기는 벤처 기업이 대표적이다. 코스피가 6000선을 넘으니 외국계 헤지펀드들도 한국에서 돈 벌어가려 혈안이다. 법률 대응이 제대로 안 되면 기껏 좋은 제품, 서비스 만들어서 남 줄 수밖에 없다.전문 분야의 인력 부족 문제와 함께 지역과 공공 영역의 수급 불균형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변호사 수는 증가했지만 상당수가 서울, 특히 서초동에 집중돼 있다. 단적인 예로 지방자치단체와 지방 교육청의 변호사 채용은 지원자 부족으로 인한 ‘재공고’가 일상화돼 있다. 겉으로는 변호사가 과잉인 것처럼 보이지만 지역과 공공 분야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더 많은, 새로운 법조 인재를 계속해서 배출해야 하는 이유다.”―‘결원보충제’를 폐지하는 등 로스쿨 입학정원을 조정하면 합격률이 올라갈 텐데.“결원보충제는 로스쿨 자퇴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다음 학년도 입학정원을 일부 늘려주는 제도다. 왜 결원이 생기는지 근본적인 문제부터 봐야 한다. 학생들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수도권 중에서도 더 취업이 잘 되는 로스쿨로 이동하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결원 보충을 하지 않으면 상위 로스쿨로 쏠림은 심화되고 지방의 소형 로스쿨은 공동화될 수밖에 없다. 지역 인재를 균형 있게 선발하고 법률서비스가 잘 닿지 않는 지방에 변호사들이 골고루 진출하게 하려는 로스쿨 도입 취지에 안 맞는다.”―변호사시험에 5번 탈락하면 더는 응시할 수 없다. 이 같은 ‘오탈자’가 누적 2000명에 이른다.“어떤 교육이든 모두의 성과를 보장할 수는 없다. 로스쿨에 입학해 보니 막상 적성에 맞지 않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공부하기 어려운 경우가 꼭 생긴다. 그런 학생들은 기업 법무팀 등 빨리 다른 일자리를 찾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문제는 사법시험 세대 ‘고시 낭인’처럼 이들도 본인이 낙오자라는 생각을 가진다는 것이다. 로스쿨 학위만으로 진로 설계가 어렵기도 하다. 미국에선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않고 로스쿨만 졸업한 JD(Juris Doctor) 학위자도 전문성이 우대되는 것과는 다르다. 그들에게 맞는 진로를 설계해 줄 수 있는 기반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의 제한적인 합격률로 인해 충분한 자격이 있는데도 5회 탈락하는 안타까운 사례들도 보인다.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변호사 수가 많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무분별하게 사건을 수임하려는 변호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변호사 징계 결정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추세다. 이 같은 과열 경쟁의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47·변호사시험 2회·사진)은 지난달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감원이 필요하다”며 이처럼 말했다.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은 다양한 법조인을 양성하고 변호사 수를 늘려 사법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하지만 정부가 목표로 삼은 변호사 수 증원 규모는 이미 달성됐다는 게 변협의 주장이다. 변호사시험 도입 당시 약 1만 명이었던 변호사 수가 이제는 3만8000명까지 늘어 청년 변호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과열 경쟁으로 결국 의뢰인과 국민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도 우려한다. 김 협회장을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이유는 무엇인가.“20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 변호사는 1만 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땐 변호사 수가 적었던 게 맞다. 사법제도 개혁 논의 과정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까지는 늘리자는 목표를 세웠고 그 기준이 변호사 1인당 인구 1480명이었다.이 목표는 2021년경에 이미 달성했다. 현재 변호사 1인당 인구는 1357명밖에 되질 않는다. 애초에 목표 자체도 잘못됐다. OECD 평균 수준으로 변호사 수를 늘리기엔 한국의 법조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과 비교하면 법조 시장이 50분의 1 수준으로 작다. 게다가 유사 직역까지 합치면 1인당 국민 수가 90명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구조는 해외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시장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채 숫자만 늘려온 결과다.”―적정 합격자 수는 어느 정도라고 보나.“일차적으로는 연 1200명 이하를 요구하고 있다. 사실 선진국의 평균 수준으로 맞추려면 10년 이상 변호사를 뽑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로스쿨 재학생들이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줄이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타협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 추이를 고려해 장기적으로는 1200명보다 더 낮춰야 한다.이는 로스쿨 정원 2000명의 60% 정도가 합격하는 수치다. 물론 실제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는 인원은 이보다 많다. 하지만 시험을 여러 번 볼지언정 졸업생의 80% 이상은 결국 변호사시험에 합격한다. 5년 안에 합격하지 못한 ‘오탈자(응시금지자)’는 소수다. 과거 사법시험만 있던 시절에는 십 년 가까이 시험을 보고도 합격하지 못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오탈자는 충분히 적다.”―법조 시장 전망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현재 국내 법률시장 규모는 8조~10조 원 수준이다. 미국은 400조~500조 원대로 추산된다. 시장 규모 자체가 비교되지 않는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시장 규모가 작다. 서울을 기준으로 개업변호사 1인당 월평균 사건 수임 건수가 1건 정도다. 2008년엔 7건에 가까웠는데 2021년 1건대로 줄었다.게다가 인공지능(AI)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상당수 저연차 변호사의 업무가 AI로 대체되고 있다.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채용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업계 환경이 변하고 있는데 관계기관들은 아무런 대책 없이 변호사 수만 늘리고 있다. 청년 변호사들을 사지로 모는 것이다.”―경쟁으로 수임료 하락 등 의뢰인들이 이점을 보는 부분도 있지 않나.“변호사 숫자가 많아진다고 해서 마냥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오히려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대형 로펌들이 광고에 쏟는 돈이 매출의 30~40%까지 올랐다. 광고에만 연 600억 원을 내는 로펌도 있다고 한다.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으로 전가될 돈이다.저가 수임을 표방해 마구잡이로 사건을 수임하는 변호사들도 있다. 그래 놓고 불성실하게 업무를 하는 것이다. 변협 징계위원회가 징계 결정을 내린 수는 2021년 53건까지 줄었다가 2025년 232건으로 늘었다. 법률전문가들을 사지로 모는 건 국가적으로도 해가 되는 일이다.”―법률서비스 접근성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은 어떻게 보나.“동의하기 어렵다. 과거 무변촌을 없애보자는 취지에서 청년 변호사들과 강화도에 사무실을 열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아무도 안 왔다. 강화도는 한국에서 제일 큰 무변촌으로 꼽히지만 차를 타고 한 시간만 나가면 인천지법 근처 변호사 사무소가 많다. 법률서비스가 필요하면 거기로 가는 거다. 무변촌이 왜 있나. 아무도 안 오기 때문이다. 애초에 수요가 없는데 무변촌이 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사회적인 취약계층들도 법률구조공단 등을 통해 구제받을 길이 다 열려 있다.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도 변호사 채용공고가 매년 줄고 있다. 공공기관 변호사 채용공고의 경우 2021년 632건이었는데 2025년 476건으로 감소했다. 수요가 없는 것이다. 변호사를 못 구한 곳이 있다면 박봉에 계약직인 일자리를 주기 때문이다. 청년 변호사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아니다.”―로스쿨 제도 전반에 대한 평가는.“로스쿨 도입이 추구했던 취지는 이미 상당 부분 달성됐다고 본다. 변호사 숫자도 늘어났고 법률서비스 접근성도 좋아졌다. 이제는 법조 제도 전반을 재설계할 시점이다. 합격자 수, 시장 규모, 유사 직역 문제 등을 객관적 자료로 공개하고 논의해야 한다. 지금은 법무부 산하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가 합격자 수를 결정하는데 논의 과정이 불투명하다. 변호사들의 최소한의 생존권이 약속돼야 법률서비스의 질도 담보된다. 숫자 조정은 직역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공공성을 위한 문제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법대를 졸업한 유강열 씨(49)는 공기업에 취업했지만 변호사의 꿈을 다시 이루기 위해 12년 전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했다. 졸업 후 치른 변호사시험에서 처음 떨어진 뒤 4년간 출판사 임시직으로 일하며 네 차례 변호사시험을 봤지만 모두 탈락했다. 더 이상 변호사시험을 볼 수 없게 된 유 씨는 현재는 중견기업 법무팀에서 일하고 있다.현행 변호사시험은 로스쿨 졸업 후 5년 내 5회만 응시할 수 있다. 5년 안에 합격하지 못하면 로스쿨에 재입학하더라도 변호사시험에 볼 수 없다. 이른바 ‘오탈(五脫)자’다.● ‘변시 낭인’ 2000명 시대 눈 앞5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유 씨와 같은 오탈자 수는 지난해까지 누적 1918명으로 집계됐다. 1~5회 변호사시험에서 모두 불합격한 첫 오탈자 108명이 나온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200명 안팎의 오탈자가 나온 결과다. 1월 치러진 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가 내달 발표되면 오탈자 수는 누적 2000명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반면 로스쿨이 취업난을 겪는 문과 인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며 변호사시험을 보려는 인원은 매년 늘고 있다. 로스쿨에 진학하기 위해 지난해 법학적성시험(LEET·리트)에 원서를 낸 인원은 1만9057명. 10년 전(2016년·8246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로스쿨 입학생이 매년 2100명 정도로 고정된 걸 감안하면 입학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진 것이다. 하지만 로스쿨에 진학하더라도 매년 절반은 시험에서 떨어진다. 변호사 업계 상황과 각계 의견 등을 종합해 합격자 수를 매년 법무부 산하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가 정하는데 최근 합격률이 50% 안팎으로 고정돼왔기 때문이다. 불합격자가 누적되면서 변호사시험 응시자 수도 2012년 1663명에서 지난해 3336명으로 13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3757명이 응시 원서를 냈다.● 찬반 팽팽한 변호사 수 조정론이런 흐름과 맞물려 최근 변호사 업계에선 변호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과 현재 법률 시장이 포화상태라 더 이상 변호사 수를 늘려선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증원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50%대에 잡아두는 건 다양한 법조 인재 배출이라는 변호사시험 도입 취지와 맞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한 법무법인에서 일하는 강모 변호사는 “변호사 수가 늘면서 변호사 선임비가 저렴해지고 사무장이 서면을 쓰던 악습이 줄어드는 등 순기능도 분명 늘었다”며 “합격자 수를 줄이는 건 로스쿨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유 씨도 “정부가 오탈제를 운영해 꿈을 가진 사람들을 ‘낭인’으로 만들고 있다”며 증원 필요성을 주장했다.홍대식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은 “똑같은 자격시험이지만 합격률이 90%대인 의사 시험 응시자는 탈락을 걱정하지 않는 반면, 변호사시험은 그렇지 않다”며 “합격률을 80%대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에만 변호사가 몰려 있을 뿐 지역과 공공 분야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유다.반면 인공지능(AI) 활용 등으로 변호사 수요가 점점 줄고있는 상황을 반영해 증원론에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달 변호사 2명과 법무법인을 차린 조모 변호사는 법률 AI를 포함한 5개 AI 서비스 이용에 매달 60만 원을 지출하는 대신 ‘어쏘(신입) 변호사’를 뽑지 않았다. 서울 소재 로스쿨을 졸업한 2년차 변호사 이모 씨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해도 취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김정욱 대한변협회장은 “상당수 저연차 변호사의 업무가 AI로 대체되고 있고 변호사 채용도 급감하고 있다. 변호사 수를 늘리는 건 청년 변호사들을 사지로 모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5년 안에 합격하지 못하는 오탈자는 소수”라며 “애초에 법률 수요가 없는 지역까지 변호사가 없다고 무작정 숫자를 늘릴 순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의 재판 준비 부족으로 이기훈 전 삼부토건 부회장의 도피를 도운 코스닥 상장사 회장의 결심공판이 한 차례 연기됐다. 특검의 준비 미흡에 재판부조차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코스닥 상장사 회장 이모 씨와 공범 6명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당초 이날 재판에선 증거조사와 함께 결심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특검이 증거기록을 준비해오지 않아 일정이 미뤄졌다. 통상 결심에선 검찰의 구형과 최종변론, 변호인 측의 최종변론이 진행된다.재판장이 “증거를 전부 채택하고 조사하겠다”고 진행하려하자, 특검 측이 “죄송하지만 증거기록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자 재판장은 “이 사건을 전혀 신경 안 쓰신 모양”이라며 “아무리 급작스럽게 인사가 있어도 이런 부분도 (특검 내부에서) 공유가 안 되냐”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과 증거조사를 하기로 하고 날짜를 잡았는데 준비도 안 했다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이에 특검 측은 “죄송하다. 시간을 주시면 (준비)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씨 측 변호인은 “오늘 결심이 (진행)되는 줄 알고 왔다”고 불만을 토로 했고, 재판장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다음엔) 준비해 오지 않으면 그냥 증거조사하고 종결하겠다”며 다음 기일을 13일 오후 4시로 잡았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도주해 55일 만에 체포됐는데, 이 씨 등은 이 과정에서 이 전 부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사진)의 항소심이 4일 시작됐다. 특례법에 따라 설치된 내란전담재판부가 본격 가동된 것.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전두환 신군부의 국헌 문란과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은 다르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날 오후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사건 2심 첫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통령의 관저이자 경호 구역을 허락도 없이 들어왔으면 물러나라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공무집행을 거부, 방해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사권 문제도 다시 쟁점으로 삼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 수사 권한에 대해 과도하게 확장 해석해 법치주의의 기본 원칙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 측은 “피고인(윤 전 대통령)은 국헌 문란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어떠한 사과 메시지도 내지 않고, 대한민국 사법 체계를 부정하거나 경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1심이 무죄를 선고한 사후 계엄선포문 허위 행사, 외신을 상대로 한 허위 공보 혐의 등에 대해서도 유죄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1심에서 모든 혐의를 유죄로 보며 징역 10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 중 일부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고 형량도 절반 수준인 징역 5년으로 결정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항소심은 서울고법에 설치된 또 다른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에 배당됐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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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쪼개기 후원’으로 벌금형이 확정된 구현모 전 KT 대표가 소액주주에게 손해를 배상해 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황창규 전 KT 회장도 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KT 소액주주 35명이 구 전 대표, 황 전 회장 등 전 경영진을 상대로 낸 765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소액주주들은 “전현직 경영진이 위법행위로 KT에 손해를 끼쳤다”며 2019년 3월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이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회삿돈으로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360차례에 걸쳐 후원한 점을 문제 삼았다. KT 경영진이 상품권을 정가에 사고 할인 금액만큼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11억5000만 원을 조성한 뒤 이 중 4억 원가량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사용해 KT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 구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700만 원의 벌금을 확정받기도 했다. 1, 2심은 법령 위반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 경영진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쪼개기 후원에 대해서는 국회의원들이 후원금을 돌려줘 배상해야 할 손해가 없다고도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쪼개기 후원에 한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며 “11억 원에 이르는 비자금을 3년 5개월 동안 조성했고 이 중 4억 원에 이르는 금액이 정치자금으로 위법하게 송금됐다”며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가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과 이를 이용한 감시·감독을 의식적으로 외면한 결과”라고 지적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노태악 대법관이 3일 임기를 마치는 가운데 후임자 임명 제청이 지연되면서 대법관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첫 대법관 임명을 두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이견을 보이면서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싼 사법부 반발 속에 대법관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조희대 대법원장은 청와대와의 이견으로 노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임명을 제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하면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조 대법원장에게 1월 21일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55·사법연수원 26기),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60·25기),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61·22기),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58·24기) 등 후보자 4명을 추천했다. 이후 대법원은 윤 부장판사와 손 부장판사를 1, 2순위로 검토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했지만 청와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법원은 박 고법판사를 제청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청와대는 김 고법판사를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다는 뜻을 전달하며 접점을 찾지 못했다. 대법원은 김 고법판사의 남편이 오영준 헌법재판소 재판관인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에서 취임할 첫 대법관인 만큼 대법원이 정부와 발맞춰 갈 의지가 있는지를 판단할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