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이지윤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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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2-23~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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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50 배우들 “수다 좀 떨게요”… 공연장이 왁자지껄

    딸로, 아내로, 엄마로 정신없이 살다 보니 어느 새 중년이 된 일곱 명의 여성. 진짜 중년의 삶을 담아내기 위해 문희경(58) 등 실제 40, 50대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무대에 선다. 중년 여성들의 삶을 수다 떨 듯 유쾌하게 풀어내고 노래하는 창작뮤지컬 ‘다시, 봄’이다. 지난해 10월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이 80%에 달해 5개월 만인 이달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다시 막을 올린다. 공연계에서 중장년층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관객층을 2030세대에서 ‘잠재적 큰손’인 4050세대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중장년 겨냥 작품 개발”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는 28일 ‘어떤가요’ 시리즈 네 번째 공연이 열린다. ‘오직 하나뿐인 그대’를 통해 1990년대 국내 가요계를 휩쓸었던 심신을 비롯해 이덕진 최용준 김세헌까지, 가수 4명이 합동 공연을 펼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1∼3회 공연에는 이정석, 이치현, 김완선, 박남정 등이 출연해 시야방해석을 제외한 800여 석이 모두 매진됐다. 전체 관객 중 70% 이상이 40, 50대였다. 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는 “당초 한 번만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관객의 반응이 워낙 뜨거워 시리즈 공연으로 확장하게 됐다”며 “트로트 외에도 중장년층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6일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공연을 시작해 현재 전국 공연장을 돌고 있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예매자 중 40, 50대 비율이 지역별로 40∼60%를 차지한다. 시골 출신 페기가 뮤지컬 댄서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화려한 볼거리와 신나는 음악으로 구성해 중장년층의 호응이 높다. 동창회, 동호회에서 단체 관람하는 경우도 많다. 아바의 히트곡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맘마미아’와 ‘다시, 봄’ 역시 각각 40, 50대 예매 비율이 40%, 58%를 차지한다. 다음 달 개막하는 뮤지컬 ‘데스노트’는 40, 50대 예매 비중이 약 17%, 5일 폐막한 ‘스위니토드’는 21%에 그치는 것과 대비된다.● 재밌으면 지갑 활짝 여는 4050제작사들도 중장년층 배우들을 발탁해 나이에 맞는 연기로 친근감을 높이고 있다.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24일 개막하는 ‘맘마미아’에는 50대 배우 송일국, 장현성이 합류했다. 신시컴퍼니는 “2004년 초연 당시엔 배우층이 얕아 30, 40대 배우들이 50대 배역을 연기했다”며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중장년 배우들이 실제 자기 나이에 해당하는 역할을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장년층 가운데는 경제력을 갖춘 데다 공연 관람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이들이 많다. 국내 공연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한 1980, 9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내며 공연을 관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베이비붐 세대와 비교해 4050세대는 문화예술을 다채롭게 즐긴 경험이 있어 공연 관람에 적극적이다”라며 “젊은 관객에게만 편중되면 시장이 커지지 못하고 출혈 경쟁만 계속돼 구매력 높은 중장년층이 볼만한 작품을 적극 확보해 관객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중장년층에게 익숙한 고전 등을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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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손 4060 모셔라”… 중장년층 공략 나선 국내 공연계

    50대 여성들의 삶을 노래하는 창작뮤지컬 ‘다시, 봄’이 이달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딸로, 아내로, 엄마로 정신없이 살다보니 어느 새 중년이 된 일곱명의 여성이 주인공이다. ‘젊은 척’ 연기하지 않고 진짜 중년의 삶을 담아내고자 50대 배우들의 속마음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지난해 10월 초연에 이어 5개월 만의 재연이다. 부부나 모녀가 함께 공연을 관람하면 티켓을 30% 할인해준다. 최근 국내 공연계가 중장년층의 공감대에 맞춘 작품을 선보이며 ‘잠재적 큰손’인 4060대 모시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 현재 2030대 관객에 편중된 데서 벗어나 관객 저변을 넓히고, 공연시장의 지속 성장을 도모하기 위함이다.●‘큰손’ 중장년층 눈높이 맞춘 공연 늘어야 이달 28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는 ‘어떤가요’ 시리즈 네 번째 공연이 열린다. 과거 ‘테리우스’라 불리며 1990년대 국내 가요계를 휩쓸었던 ‘오직 하나뿐인 그대’의 심신 등 가수 4명이 합동 공연을 펼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1~3회 공연은 시야방해석을 제외한 800여 석이 전부 매진됐다. 전체 관객의 70% 이상이 4050대였다. 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는 “중장년층 관객을 모으기 위해선 트로트 이외의 양질의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4060대 중장년층 관객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부족한 상황과도 관련 이 깊다. 2030 젊은 관객들을 타깃으로 한 작품이 대다수인 시장의 ‘틈새’를 노린 전략이다. 실제로 중장년층의 공감대를 이끄는 작품의 경우 중장년층의 예매 비율이 상당하다. 6일 인터파크티켓에 따르면 인생 황금기를 돌아보게 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전체 예매자 중 4050대 비율이 지역별로 40~60%대에 달했다. 뮤지컬 ‘맘마미아’와 ‘다시, 봄’ 역시 각각 40%, 58%씩 차지한다. 다음달 개막하는 뮤지컬 ‘데스노트’의 4050대 예매 비중이 약 17%, 5일 폐막한 ‘스위니토드’가 21%에 그치는 것과 대비된다. 공연계가 변화를 시도하는 건 관객 저변을 넓혀야 공연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중장년층은 과거 기성세대와 달리 공연 관람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경제력 역시 뒷받침되는 이들이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과거 베이비붐 세대 등과 비교해 문화예술을 다채롭게 향유해본 경험이 있어 공연 관람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다”며 “국내 공연계가 젊은 관객에만 편중된다면 전체 파이가 커지지 못하고 땅따먹기 싸움만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장년 참여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다양화 국내 공연시장이 본격 확장되던 1980~1990년대에 젊은 관객 또는 배우였던 이들이 지금 4060대가 된 것도 이같은 변화를 가능케 했다. 다음달 개막하는 ‘맘마미아’에는 50대 배우 송일국, 장현성 등이 합류해 중장년층 친근감을 높였다. 신시컴퍼니는 “19년 전 초연 당시엔 배우의 스펙트럼이 적어 3040대 배우들이 50대 배역을 연기했다”며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중장년 눈높이에 맞는 배우들이 무대에 많이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극 ‘두 교황’에서 주역을 맡았던 배우 서인석이 지난해 9월 ‘아침마당’에 출연하자 이튿날 40대 이상 예매자가 출연 이전 평균대비 2.5배 급증하기도 했다. 중장년층을 아우르는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기존 서화, 클래식 음악 등으로 국한되지 않고 다양해지는 추세다. 올 초 국립현대무용단은 60세 이상 일반인 25명을 대상으로 ‘시니어 즉흥춤 교실’을 운영했다.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장은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중장년층은 더 이상 주변에 물러서 있는 존재가 아니게 됐다”며 “수업이 끝난 뒤 삼삼오오 공연을 관람하기도 해 공연장으로 발길을 모으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서울문화재단이 지난해 개최한 제1회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에는 중장년층으로 이뤄진 훌라춤 동호회, 7080 밴드 등 단체들이 다수 참여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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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년 만의 뮤지컬 복귀… 밤마다 얼른 해뜨길 바라며 잠들어”

    “요즘 밤마다 얼른 내일의 해가 떠오르길 바라며 잠들어요. 빨리 연습실에 가서 ‘맘마미아’ 넘버를 노래하고, 동료 배우들과 춤추고 싶거든요.”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24일 스테디셀러 뮤지컬 ‘맘마미아’가 막을 올린다. 작품에서 주연 샘 역을 맡은 배우 장현성(53)을 2일 충무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났다. 그는 “맘마미아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 22년 만에 복귀한다”며 “매일 설레고 행복하다”고 했다. 그룹 아바(ABBA)의 음악을 뮤지컬로 재창작한 ‘맘마미아’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1999년 초연된 뒤 2004년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도나와 그리스의 작은 섬에 사는 그녀의 딸 소피가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를 섬으로 초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샘은 세 남자 중 가장 순정파 캐릭터다. 뮤지컬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1993년) 오디션에 합격해 앙상블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2001년 극단 학전의 대표작 ‘지하철 1호선’을 끝으로 뮤지컬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그는 “뮤지컬 배우들의 풍부한 성량과 노래 실력, 끼를 보며 주저하게 됐다”면서 “마치 그들은 ‘뮤지컬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그에게 재도전의 용기를 준 건 뮤지컬 ‘맘마미아’의 김문정 음악감독이었다. 지난해 한 음악 예능프로그램을 함께 한 김 감독은 장현성에게 뮤지컬 ‘맘마미아’ 출연을 제안했다. 그는 “평소 존경했던 감독님이 ‘연기 경력이 많은 배우만이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노래가 있다’면서 노래 실력에 기죽지 말고 오디션을 보라고 설득했다”며 “이에 용기를 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로 30년 차인 베테랑 배우지만, 그는 ‘연습벌레’로 통한다. 다른 배우들이 안무를 10번 만에 익힐 때 그는 200∼300번씩 반복한다. 그는 “연기와 달리 노래는 음정과 박자라는 정답이 있는데 숙련된 뮤지컬 배우들에 비해 나는 늦었다고 느꼈다”며 “칠 줄도 모르는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 음 2개만 번갈아 누르며 음정을 맞췄다”고 했다. 쉽지 않은 연습이지만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은 힐링이 된다고 했다. 그가 ‘맘마미아’에서 가장 아끼는 장면은 모든 배우가 디스코풍의 넘버 ‘불레부(Voulez-Vous·프랑스어로 ‘당신은 원하나요’)’를 다 함께 신나게 부르는 대목이다. “샘을 연기하는 내내 확실한 행복을 느껴요. 이 행복감을 관객 여러분과 얼른 나누고 싶습니다.” 6월 25일까지, 7만∼15만 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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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모차르트를 죽였소” 독백으로 푼 살리에리의 고뇌

    “나의 고해를 들어주시오.” 무대가 암전되고 휠체어를 탄 노인이 등장한다. 자신이 ‘신이 내린 음악가’ 모차르트를 죽였다며 관객에게 고해성사하는 그의 이름은 살리에리. 긴 독백이 끝나면 극은 살리에리가 31세에 궁정 작곡가로 왕성히 활동하던 1781년 오스트리아 빈으로 돌아간다. 음악 신동이지만 무례하고 방탕한 모차르트의 연주를 처음 마주한 그는 환희와 좌절을 동시에 느낀다. ‘모차르트 앞에서 나는 한낱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다’며 고통의 굴레에 빠진다. 18세기 실존 음악가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맹렬한 고뇌를 다룬 연극 ‘아마데우스’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되고 있다. 35세에 요절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그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살리에리의 삶에 극작가 피터 셰퍼가 상상력을 더했다. 1979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후 1981년 토니상에서 최우수 작품상 등 총 5개 부문을 수상했다. 동명의 영화(1985년) 역시 제5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개 부문 상을 휩쓸었다. ‘아마데우스’는 존경과 질투 등 여러 감정이 오가는 살리에리의 내면을 치밀한 독백으로 풀어낸다.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을 안내하는 내레이터 역할인 만큼 대사량이 방대하다. 배우 김재범과 차지연, 김종구, 문유강이 돌아가며 살리에리를 연기한다. 김재범은 “왜 내게 음악적 욕망만 주고 재능은 주지 않았느냐”며 신에게 울부짖는 대목에서 악에 받친 눈빛으로 폭발하는 내면을 표현한다. 광기를 내뿜는 모차르트 역은 배우 이재균과 전성우, 최우혁이 맡았다. 연극이지만 모차르트의 음악 20여 곡을 사용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독백 사이에 풍부함을 더했다. 오페라 ‘마술피리’가 공연되는 극 중 극 장면에선 ‘밤의 여왕’ 아리아가, 모차르트가 죽어가는 장면에선 레퀴엠(진혼미사곡)이 흘러나오는 등 협주곡부터 세레나데, 합창곡까지 다채롭게 오간다. 인기 프리마돈나인 카발리에리 역을 맡은 배우 손의완은 성악 전공자로서 시원한 가창력으로 오페라 곡을 노래한다. 4월 11일까지, 4만4000∼9만9000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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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현성 “노래-춤 생각에 설레며 잠들어…‘맘마미아’는 큰 축복”

    “저는 요즘 밤마다요, 얼른 내일의 해가 뜨길 설레며 잠들어요. 빨리 연습실에 가서 노래하고 춤추고 싶어서요. 제 나이 오십줄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뮤지컬 ‘맘마미아’는 내가 살아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게 해준 작품입니다.”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이달 24일 뮤지컬 ‘맘마미아’가 막을 올린다. 작품에서 주연 캐릭터 샘 역을 맡으며 22년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배우 장현성(53)을 2일 충무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났다. 그는 대화 내내 청춘과 다름없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맘마미아’는 팝 밴드 아바(ABBA)의 음악을 뮤지컬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1999년 초연된 뒤 국내에는 2004년 첫선을 보였다. 엄마인 도나와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살고 있는 딸 소피가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를 섬으로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샘은 세 남자 중 도나와 사랑의 결실을 맺는 순애보 캐릭터다. 그는 2001년 대학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마지막으로 주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활약했다. 뮤지컬 재도전에 용기를 준 건 ‘맘마미아’의 음악을 총괄하는 김문정 음악감독의 제안이었다. 김 감독과는 지난해 4월 ‘맘마미아’ 오디션을 보기 전후 음악 예능프로그램에 같이 출연하며 연이 닿았다. 그는 “오늘날 뮤지컬의 수준이 2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높아지면서 내게 뮤지컬은 너무도 하고 싶지만 ‘객석에서만 즐겨야 하는 장르’였다”며 “존경하는 사람이 오디션을 보라고 설득하자 결심이 섰다”고 말했다. 애초 그의 배우 인생은 뮤지컬로 시작됐다. 제대 복학 후 뇌수막염 진단을 받아 갑작스럽게 입원과 휴학을 결정했지만 병은 약 보름 만에 마법처럼 나았다. ‘용돈이라도 벌자’는 생각이 들 즈음 우연히 뮤지컬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1993)’ 공개 오디션을 봤고, 합격했다. “원래 꿈은 배우가 아니라 글 쓰는 사람이었어요. 서울예대 연극과에서도 연기가 아니라 연출을 전공했고요. 어영부영하다 앙상블로 데뷔란 걸 하게 됐죠. 당시 춤도, 노래도 해본 적 없던 저는 군무 연습을 할 때 ‘야 너 맨 뒤로 가’ 소리를 듣던 처지였습니다. 그렇지만 원체 노력파인지라 결국 공연 올리기 일주일 전에 맨 앞줄로 진출했어요.(웃음)” 그는 데뷔 30년이 지난 지금도 신인배우의 자세로 연습에 임한다. 다른 배우들이 안무를 10번 만에 익힐 때 그는 200~300번씩 반복했다. 팀 연습에 돌입하기 한 달 전부터는 보컬 레슨도 따로 받았다. 그는 “연기와 달리 노래는 음정과 박자라는, 틀리면 안 되는 정답이 있는데 숙련된 뮤지컬 배우들에 비해 나는 늦었다고 느꼈다”며 “칠 줄도 모르는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 음 2개만 번갈아 누르며 음정을 맞췄다”고 고백했다. 쉽지 않은 연습이지만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은 그에게 오히려 ‘힐링’이 된다. 그가 ‘맘마미아’에서 가장 아끼는 장면은 모든 캐릭터들이 등장해 디스코풍의 넘버 ‘불레부(Voulez-Vous)’를 신나게 부르는 대목이다. 그는 “다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땀 흘리는 모습은 그 어떤 장면보다 감동이 크다”며 “최선을 다해 각자의 몫을 준비하고 이를 조립해 맞춘 결과물을 보면서 희열과 격려를 느낀다”고 했다. 장현성이 연기하는 샘은 ‘사랑의 순간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줄 아는 인물’이다. 극중 연인으로서의 사랑은 물론 딸을 향한 아버지로서의 애정도 가득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대학교 2학년이 된 큰아들과 저녁에 술 한 잔 하며 기타를 치는 시간이 최근 일상의 행복”이라며 “아빠로서의 삶을 산 지도 벌써 20년이 넘어가면서 소피와 도나, 샘이 그려내는 장면들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샘을 연기하는 내내 틀림없는 행복을 느껴요. 관객들도 작품을 보며 사랑의 순간을 떠올리고 행복을 채워가면 좋겠습니다.” 6월 25일까지, 7만~15만 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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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할 말은 했던 그때 그 여성들

    요즘 서점에 가면 매대에 손 뻗는 곳마다 여성 작가의 작품이 놓여 있다.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여성 소설가다. 200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다. 조선시대는 여성에게 억압적인 사회였다. 여성은 바느질과 요리 등 ‘여성이 할 일’만 해야 했고, 부모 뜻에 따라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해야 했다. 자기 목소리를 내는 여성이 없었다고 생각하면 왠지 억울하고 가슴이 답답하다. 그런데, 정말 단 한 명도 없었을까. ‘조선의 걸 크러시’는 비범하고 주체적인 여성이 ‘박씨전’처럼 단지 허구로만 존재한 건 아님을 입증하며 통쾌함을 선사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고전소설과 성역할 등을 연구한 학자 4명이 머리를 맞대고 국가 기록에서, 민간의 야담집에서 진취적인 여성 인물들을 발굴해 냈다. 동아일보에 2018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연재된 원고 27편을 보완하고 13편을 더해 총 40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름조차 남지 않은 한 여성이 있다. 옛날 양반 가문은 족보에 여자 이름을 넣지 않아 성씨만 남았다. 전주 이 씨 여사는 어려서부터 학문을 했다. 풍족한 집안에서 태어나 공부한 여성은 더러 있었지만 이 씨는 집에만 갇혀 있지 않았다. 조선에서 가장 긴 소설 ‘완월회맹연’을 집필했다. 권수로는 총 180권, 자수로는 약 300만 자에 이른다. 실력을 인정받고자 책을 궁궐에 유통하기까지 했다. 궁중 사람들이 책을 돌려 읽었다. 베스트셀러 저자가 된 것이다. 책은 비범한 여성부터 평범한 여성까지를 두루 비춘다. 남편의 일방적인 이혼 요구를 끝까지 막아낸 여성, 임진왜란 때 일본군 장수를 처단한 여성, 제주에서 정조의 부름을 받고 한양과 금강산을 유람한 여성…. 조선시대 여성도 남성과 다름없이 꿈과 용기, 욕망을 가진 인간이었음을 보여준다. 저자들은 “오늘날에도 차별에 시달리는 모든 여성에게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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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환적 분위기 낭만발레… ‘지젤’ 3色 무대 펼쳐진다

    화려한 기교, 몽환적 분위기를 지닌 낭만발레의 대표작 ‘지젤’이 발레단별로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지젤’을 처음 선보인 세계 최정상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단(BOP)이 이달 내한 공연을 한다. 다음 달엔 유니버설발레단(UBC)이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5월에는 국립발레단이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지젤’을 각각 선보인다. ‘지젤’은 시골 처녀 지젤이 귀족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지고, 배반당하는 이야기다. 1막 후반 ‘매드신’과 2막 ‘윌리들의 군무’가 특히 유명하다. 알브레히트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실성한 지젤이 추는 춤은 폭발하는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처녀 귀신 윌리들이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며 추는 ‘윌리들의 군무’는 ‘백조의 호수’의 호숫가 군무, ‘라 바야데르’의 망령들의 왕국 군무와 함께 ‘3대 발레 블랑’(하얀 발레)으로 불린다. 1669년 창단돼 세계 발레단 중 가장 역사가 긴 BOP는 ‘지젤’을 1841년 세계 초연했다. 3, 4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뒤 8∼1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무용수 70명을 비롯한 발레단 전체가 내한하는 건 1993년 이후 30년 만이다. 동양인 최초로 BOP 에투알(수석무용수)이 된 발레리나 박세은은 출산으로 이번 무대에 오르지 않지만 지난해 쉬제(솔리스트)로 승급한 강호현이 군무 선두 역으로 참여한다. BOP가 선보이는 ‘지젤’은 1841년 원작을 토대로 파트리스 바르가 1991년 재안무한 버전이다. 국립발레단도 같은 버전으로 공연한다. UBC는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하고 1895년 초연된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버전을 선보인다. 두 버전의 가장 큰 차이는 1막 ‘페전트 파드되(농부의 2인무)’다. 국립발레단은 무용수 한 쌍이 여섯 명의 군무단과 어우러져 2인무를 춘다. UBC는 남녀 무용수 세 쌍이 함께 파드되를 춘다. 지젤 역은 사랑에 빠진 기쁨, 실연으로 점점 미쳐 가는 광기를 표현해야 하는 데다 고난도 기술을 구사해야 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BOP 공연에서는 발레단 간판스타이자 ‘워킹맘 발레리나’로 유명한 도로테 질베르를 포함해 섬세한 연기력을 지닌 미리암 올드 브람, 레오노어 볼락이 지젤 역을 맡았다. 지난해 7월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박세은과 함께 갈라 공연을 선보인 질베르는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국립발레단과 UBC는 아직 캐스팅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국립발레단은 박슬기와 허서명이, 2021년 UBC는 실제 부부인 손유희와 이현준이 각각 지젤과 알브레히트로 합을 맞췄다. ‘지젤’에선 통상 발레 의상 하면 떠오르는 짧은 클래식 튀튀 대신 로맨틱 튀튀를 입는다. 허리부터 종 모양으로 퍼져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모양이 특징이다. BOP는 초연 당시 의상을 토대로 디자이너 클로디 가스틴이 1998년부터 제작해오고 있다. 에블린 파리 BOP 언론담당은 “의상과 무대세트 모두 프랑스에서 만든 것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며 “윌리들의 군무 의상은 공기처럼 떠다니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일반 튀튀보다 망사층을 늘렸다”고 했다. UBC 의상은 마린스키 버전을 토대로 의상 디자이너 갈리나 솔로비에바가 러시아에서 제작했다. 1막 의상과 2막 조명에서 푸른색을 더해 경쾌함을 강조했다. 국립발레단의 의상은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제작한다. 국립발레단은 “은은한 녹색이 강조돼 1막 배경인 시골 정취를 잘 표현한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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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 오페라 발레단, 낭만발레 ‘지젤’ 선보여…UBC-국립발레단 이을 예정

    고전발레에 ‘호두까기 인형’이 있다면 낭만발레엔 ‘지젤’이 있다. 19세기 낭만주의 예술이 태동하면서 화려한 기교, 몽환적 분위기로 변화한 낭만발레가 등장했다. 그 대표작인 ‘지젤’ 공연을 이달부터 줄줄이 만나볼 수 있다. ‘지젤’의 원조인 파리오페라발레단(BOP)가 먼저 이달 초 한국을 찾는다. 다음달엔 유니버설발레단(UBC)이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5월에는 국립발레단이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같은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30년 만에 한국 찾는 ‘지젤 원조’ BOP‘지젤’은 순진한 시골 처녀 지젤이 귀족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지고, 또 배반당하는 이야기다. 발레단을 불문하고 주목해야 할 장면은 1막 후반 ‘매드씬’과 2막 ‘윌리들의 군무’가 꼽힌다. 알브레히트에게 약혼녀가 있음을 안 지젤이 실성하는 모습을 표현한 안무는 대사 없이도 폭발하는 감정을 극적으로 표출한다. 이후 지젤이 처녀 귀신 윌리들과 군무를 추는 장면에선 공기 속을 떠다니듯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는 정교한 춤을 볼 수 있다. BOP는 이러한 ‘지젤’을 1841년 초연한 발레단이다. 1669년 창단돼 전 세계 발레단 중 가장 역사가 길다. 이달 3, 4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먼저 공연한 뒤 8~1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올린다. 무용수 70명을 비롯한 발레단 전체가 내한하는 건 1993년 이후 30년 만이다. 동양인 최초로 BOP 에투알에 오른 발레리나 박세은은 출산으로 이번 무대에 오르지 않지만 지난해 쉬제로 승급한 강호현이 군무 선두 역할로 참여한다. 이들이 선보일 ‘지젤’은 1841년 원작을 토대로 파트리스 바르가 1991년 재안무한 버전이다. 국립발레단 역시 같은 버전을 따른다. 이와 달리 UBC는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한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버전을 바탕으로 한다. 1895년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됐다. 두 버전의 가장 큰 차이는 1막 ‘페전트 파드되(농부의 2인무)’다. UBC 공연사업팀 윤고은 과장은 “세 쌍의 남녀 무용수가 함께 파드되를 선보여 풍성함을 배가했다”고 했다. 국립발레단은 무용수 한 쌍이 여섯 명의 군무단과 어우러져 2인무를 춘다. ●풍성한 로맨틱 튀튀, 어떻게 다를까‘지젤’에선 통상 발레의상으로 떠올리는 짧은 클래식 튀튀(Tutu) 대신 로맨틱 튀튀를 입는다. 허리부터 종 모양으로 퍼져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모양이 특징이다. BOP는 초연 당시 알렉산드르 브누아가 만든 튀튀를 토대로 디자이너 클로디 가스틴이 1998년부터 제작해오고 있다. 에블린 파리(Evelyne Paris) BOP 언론담당은 “의상과 무대세트 모두 프랑스에서 만든 것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며 “윌리들의 군무에서 입는 튀튀는 공기처럼 떠다니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일반 튀튀보다 망사층을 늘린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UBC 의상은 마린스키 버전을 토대로 갈리나 솔로비에바가 러시아에서 제작해 들여온다. 1막 의상과 2막 조명에서 푸른색을 더해 다채로운 편이다. 국립발레단은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제작한다. 발레 역사에서 손꼽히는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루돌프 누레예프 등과 협업한 이력이 있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다른 두 단체와 비교해 은은한 녹색이 강조된다”며 “1막의 배경이 되는 시골 정취를 잘 표현한다”고 말했다. 지젤 역이 전개를 이끌어가는 주역인 만큼 캐스팅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BOP는 이번 공연에서 발레단 간판스타이자 ‘워킹맘 발레리나’ 도로테 질베르를 포함한 3명이 돌아가며 지젤 역을 연기한다. 도로테는 지난해 7월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박세은과 함께 갈라 공연을 선보이며 국내 인지도를 높였다. 국립발레단과 UBC는 아직 캐스팅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국립발레단은 간판 무용수 박슬기와 허서명이, 2021년 UBC는 실제 부부 관계인 손유희와 이현준이 합을 맞췄다.이지윤기자 leemail@donga.com}

    •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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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극, 웹툰을 노래하다

    1956년 전남 목포. 소리에 재능이 있지만 형편이 넉넉잖은 16세 소녀 윤정년은 우연히 여성 소리꾼들로 구성된 매란국극단의 공연을 본다. 감탄한 정년은 그 길로 국극단을 따라 서울로 향한다. 다듬어지지 않은 자신의 실력에 이내 좌절하지만 동료들과 경쟁하고 또 힘을 모으며 자기 안의 소리를 발견해 나간다. 국립창극단이 17∼2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창극 ‘정년이’ 줄거리다. 2019년부터 3년간 네이버웹툰에 연재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여성 국악인들의 연대와 성장을 그린다. 드라마 제작도 확정돼 배우 김태리가 윤정년 역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웹툰 137화 분량의 서사는 소리 50여 곡으로 재탄생됐다. 창작 판소리극 ‘사천가’와 ‘억척가’로 만났던 남인우 연출가와 이자람 음악감독이 호흡을 맞췄다. 창극 ‘정년이’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판소리와 신민요 등 다채로운 음악이 매력이다. 웹툰 특유의 유머러스함도 놓치지 않는다. 이 음악감독은 “판소리의 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각 캐릭터가 ‘만화적 군상’으로서 노래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음악을 썼다”고 했다. 극 중 극으로 나오는 ‘자명고’ 등 일부 판소리는 현대적 관점으로 각색됐다. 기존 ‘자명고’에서 낙랑공주는 호동왕자와의 사랑을 위해 조국을 배신하고 북을 찢는다. 하지만 ‘정년이’ 속 낙랑공주는 북을 지키고 호동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택한다. 윤정년 역은 국립창극단의 간판 소리꾼 이소연과 목포에서 고교 시절을 보낸 조유아가 맡는다. 이소연은 “오디션 대본 첫 대사를 읽을 때 눈물이 났다”며 “정년이처럼 창극 배우를 꿈꾸던 시절이 떠올랐다”고 했다. 2만∼5만 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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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팔굽혀펴기 1000번 하며 단련한 대금… 들어보셔야죠?

    “지금도 하루 4시간 잡니다. 대금부터 소금, 피리, 태평소, 퉁소, 단소 등 관악기를 1시간씩만 연습해도 7∼8시간은 훌쩍 가요.” 대금 연주의 대가로 꼽히는 죽향(竹鄕) 이생강 명인(86)은 지난달 27일 서울 성북구 전수원에서 “남들 잘 때 다 자고 놀 때 다 놀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겠느냐”라며 이렇게 말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 보유자인 그는 이생강류 대금산조의 창시자다. 맑은 음색과 구슬 같은 새소리 표현이 백미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명인은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22일 오후 7시 반 열리는 국악 명인 기획공연 ‘일이관지(一以貫之)―예술로 꿰뚫다’에서 독주곡인 대금산조를 연주한다. 피리 이종대, 아쟁 이태백과 합을 맞춰 시나위도 선보인다. 그의 등은 대나무처럼 꼿꼿했다. 한 가락 시연한 아리랑을 한 호흡으로 깔끔하게 불었다.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올곧은 모습은 치열한 관리 덕이다. 그는 “예전처럼 격한 운동은 못하지만 물 없는 욕조에서 팔굽혀펴기를 매일 천 번 넘게 한다”며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일본에선 일본말을, 한국에선 한국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동네 애들한테 두들겨 맞던 게 싫어 오랫동안 유도를 한 게 체력의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이 명인은 다섯 살에 처음 단소를 잡은 후 ‘80년 국악 외길’을 걸었다. 일본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단소를 불던 아버지를 위로해 주고자 따라 분 것이 시작이었다. 1945년 광복 뒤 귀국한 그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의 권유로 대금 연주가 고(故) 한주환 선생을 만나 본격적으로 대금을 배우기 시작했다. “밤이 되면 야시장에 나가 은행 앞 계단에서 피리를 불었어요. 아버지가 만든 피리를 팔며 푼돈을 벌었죠. 사람들은 연주에 감탄하면서도 저를 ‘피리쟁이’라고 부르며 무시했지만 처음으로 내 이름 석 자 걸고 연주한 그때를 잊지 못합니다.(웃음)” 국악 관악기 7종을 섭렵한 그에게도 대금은 특별하다. 음악적 표현에 한계가 없는 우리 고유의 악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대금에는 중·임·무·황·태 5음계뿐이지만 미분음으로 나눠 불면 무궁무진한 음을 낼 수 있다”며 “중국엔 퉁소, 일본엔 단소와 흡사한 악기가 있지만 대금은 우리나라에만 있어 선조의 얼이 담긴 소중한 악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은 생도 대금 연주와 제자 양성에 바치겠다고 했다. 자신의 호 죽향을 따르겠다는 것. 죽향에는 대금의 재료인 대나무라는 의미와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그의 신념이 담겨 있다. “자식들에게 ‘나 죽으면 어디 묻지 말고 대나무 속에 넣어 달라’고 했어요. 이승 아닌 곳에서도 대금과 함께하고 싶어서요. 힘닿는 때까지 대금을 놓지 않을 겁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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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4시간 자며 연습…이승 아닌 곳에서도 대금과 함께하고 싶어”

    “지금도 잠은 하루 4시간만 잡니다. 대금부터 소금, 피리, 태평소 등등… 관악기 6종을 1시간씩만 연습해도 7~8시간은 훌쩍 가요. 남들 잘 때 다 자고 놀 때 다 놀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겠습니까.” 우리나라 대금 연주의 대가 죽향(竹鄕) 이생강 명인(86)은 지난달 27일 이렇게 말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 보유자인 그는 이생강류 대금산조의 창시자다. 맑은 음색과 구슬 같은 새소리 표현이 백미로 평가받고 있다. 이달 22일 그는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열리는 국악 명인 기획공연 ‘일이관지’에서 독주곡인 대금산조를 연주한다. 피리 이종대, 아쟁 이태백과 합을 맞춰 시나위도 선보인다. 서울 성북구 전수원에서 만난 그의 등은 대나무만큼이나 꼿꼿했다. 한 가락 시연한 아리랑은 한 호흡으로 깔끔하게 불어냈다.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올곧은 모습은 치열한 관리 덕이었다. 그는 “예전처럼 격한 운동은 못하지만 물 없는 욕조에서 팔굽혀펴기를 매일 2000개씩 한다”며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일본에선 일본말을, 한국에선 한국말을 못 한다는 이유로 동네 애들한테 두들겨 맞던 게 싫어 오랫동안 유도를 단련한 게 지금도 체력의 밑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이 명인은 다섯 살에 처음 단소를 잡은 이후 80년간 국악 외길을 걸었다. 제도권 음악 교육을 받지 못해 스승을 찾아다니며 실력을 키웠다. 일본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단소를 불던 아버지를 위로하려고 따라 분 것이 시작이 됐다. 그 즈음 아버지는 그에게 본명 이규식 대신 굳셀 강(剛) 자를 쓴 지금의 이름을 지어줬다. 그는 “대나무처럼 강해도 부러지지 말란 의미에서 강할 강 대신 굳셀 강을 썼다”며 “강자에 지지 말고 살라 하셨다”고 회고했다. 1945년 해방이 되자 그는 연락선을 타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의 권유로 ‘예인’이 많은 전라도로 향했다. 전주역 앞에서 태평소를 불던 그는 우연히 대금 연주자 고(故) 한주환 선생을 만난다. 본격적으로 대금을 배우게 된 출발점이다.“밤이 되면 야시장에 나가 은행 앞 계단에서 피리를 불었어요. 아버지가 만든 피리를 팔며 푼돈을 벌었죠. 경찰 단속이라도 나올까 친구들이 망을 봐줬고요. 민속악은 음악 축에도 안 끼워주던 시절이라 사람들은 연주에 감탄하면서도 저를 ‘피리쟁이’라고 부르며 무시했습니다. 그럼에도 연주하니 좋았죠. (웃음)” 국악 관악기 7종을 섭렵했지만 그에게 대금은 더욱 특별하다. 음악적 표현에 한계가 없는 악기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대금에는 중·임·무·황·태 5음계뿐이지만 미분음으로 나눠 불면 무궁무진한 음을 낼 수 있다”며 “국악은 물론이고 서양 음악과 현대 음악까지 자유자재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엔 퉁소, 일본엔 단소와 흡사한 악기가 있지만 대금은 우리나라에만 있어 선조의 얼이 담긴 악기”라고 했다. 이 명인은 자신의 호 ‘죽향(竹鄕)’을 따라 남은 생을 대금 연주에 바칠 것이라고 했다. 죽향에는 대금의 원형인 대나무라는 의미와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그의 신념이 모두 담겨있다. 우리 기악을 연주하는 제자들을 양성하는 데도 꾸준히 힘쓴다는 계획이다. “자식들에게 ‘나 죽으면 어디 묻지 말고 대나무 속에 넣어달라’고 했어요. 이승 아닌 곳에서도 대금과 함께하고 싶어서요. 대금은 제 숨이나 다름없어요. 평생 힘닿는 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을 겁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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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의 아픔 줄일 수 있을까, 작품 고를 때마다 고민”

    “춤은 ‘꽝’인지라 배운 걸 잊지 않으려고 길을 걷거나 지하철을 기다리다가도 동작을 반복했어요. 악보를 볼 줄 몰라 작곡가가 직접 불러 녹음해 준 걸 하루 종일 들으며 외웠습니다(웃음).”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실비아, 살다’에서 주인공 실비아의 가부장적인 남편 테드 역을 맡은 배우 김세환(35)이 말했다. 연극 ‘한남(韓男)의 광시곡(狂詩曲)’으로 제59회 동아연극상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그는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23일 만난 그는 “춤을 제대로 춰본 적 없어 합쳐봐야 불과 2분 남짓한 안무를 외우지 못해 같은 배역을 맡은 문지수 씨를 붙들고 연습했다”며 웃었다. 그는 2015년 연극 ‘백세개의 모노로그’로 데뷔해 ‘빵야’(2023년),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2021년) 등 30여 작품에 출연했다. 그는 “작품을 고를 때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 아픔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했다. 뮤지컬 데뷔작으로 선택한 ‘실비아, 살다’는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제한됐던 1950, 60년대에 불운한 삶을 산 미국의 여성 시인 실비아 플라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4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2관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에서 그는 실비아와 사랑에 빠질 때의 달콤한 모습, 갈등을 겪다 돌아서는 매몰찬 모습에서 확연히 달라지는 감정의 온도차를 눈빛을 통해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그가 배우를 꿈꾼 건 고등학생 때부터다. 친구 따라 들어간 연극반은 ‘학교 끝나면 축구만 하던’ 그에게 연기의 꿈을 심어줬다. 대학 진학을 준비하며 어머니와 학원에 상담을 받으러 간 게 결정적인 트리거(방아쇠)가 됐다. “부유해 보이는 학생에게 친절하던 상담 선생님이 추레한 행색의 우리에게 건성으로 답하는 걸 보는 순간 오기가 생겼어요.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후 학교에서 먹고 자며 연습만 했습니다.” 최근 드라마로도 영역을 넓혀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에서 최치열(정경호)에게 술집에서 시비 거는 인물로 등장했다. 정경호와는 지난해 2월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로 호흡을 맞췄다. 4월부터는 서울시극단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하는 연극 ‘키스’에 객원 단원으로 참여한다. “지질한 역을 많이 했는데 새 작품에서도 구차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 같아요(웃음). 비겁한 어른이 되지 말자고 다짐하며 제 안의 면면을 들여다볼 겁니다. 어릴 때부터 연극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어왔어요. 관객이 평소 생각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게 연극과 배우의 역할 아닐까요. 스스로에게도 끊임없이 질문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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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제이홉도 군대 간다… 작년말 진 이어 두 번째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제이홉(29·사진)이 입대한다. 팀에서 진에 이어 두 번째다. 26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제이홉은 최근 입영 연기를 자진 취소했다. 제이홉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에 따라 만 30세가 되는 내년 말까지 입영이 미뤄진 상태였다. 제이홉은 입영통지서가 나오는 대로 현역 입대한다. 지난해 BTS는 멤버별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입대하겠다고 밝혔다. 진은 지난해 12월 입대해 현재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 중이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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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질환자 다큐 ‘아다망…’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프랑스 파리의 정신질환자 주간보호시설을 다룬 다큐멘터리 ‘아다망에서’가 25일(현지 시간) 열린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아다망에서’는 센강 위를 떠다니는 주간보호시설의 정신질환자와 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매일 바지선에서 노래 부르고 그림을 그리며 치료받는 환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아다망에서’를 연출한 니콜라 필리베르 감독은 수상 소식에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찍는 40년간 끝없이 인정투쟁을 벌여왔는데 당신들 오늘 미친 것 아닌가”라며 기뻐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미친 사람들에게 갖는 편견을 바꿔보려 노력했다. 같은 세상에 사는 존재로서 ‘가장 미친 사람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인식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최우수주연상(은곰상)은 8세 아역 배우 소피아 오테로가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베를린 영화제 사상 최연소 수상자다. 오테로는 스페인 에스티발리스 우레솔라 솔라구렌 감독의 영화 ‘2만 종의 벌들’에서 여름방학을 양봉장에서 보내며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소녀를 연기했다. 오테로는 “제 인생을 연기에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물 안에서’로 베를린 영화제 인카운터스 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은 상을 받지 못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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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실비아, 살다’ 김세환 “세상에 아픔 줄어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

    “어릴 때부터 줄곧 연극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어왔어요. 관객이 평소 생각지 못했던 걸 생각해볼 수 있도록 질문하는 게 연극과 배우의 역할 아닐까요.” 이달 1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2관에서 뮤지컬 ‘실비아, 살다’가 개막했다.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제한됐던 1950~1960년대에 불운한 삶을 산 미국의 여류시인 실비아 플라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창작했다. 지난해 7월 초연이 관객 호평을 받으며 약 6개월 만에 다시 공연된다. 당대 최고의 시인이자 실비아의 가부장적인 남편 테드 역할을 맡은 배우 김세환(35)을 23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살면서 춤을 제대로 춰본 적 없다는 그에게 ‘실비아, 살다’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2015년 연극 ‘백세개의 모노로그’로 데뷔 이후 30여 개 작품에서 활약했지만 뮤지컬은 처음이다. 전부 합쳐봐야 2분 남짓에 불과한 안무를 좀처럼 외우지 못해 같은 배역을 맡은 동료 배우 문지수를 계속 붙들고 연습했다. “춤은 영 ‘꽝’인지라 배운 걸 잊지 않으려고 대학로를 걷다가도,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다가도 동작을 반복했어요. 악보를 볼 줄 몰라서 넘버 익히는 것도 난관이었죠. 작곡가가 직접 불러준 AR을 하루 종일 들으며 외웠습니다(웃음).” 다양한 캐릭터를 오가는 가운데서도 그는 자신만의 메시지가 확고한 배우다.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희생된 삶들을 다룬 연극 ‘빵야(2023)’, 퀴어소설 원작의 연극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2021)’ 등에 출연했다. 올해 제59회 동아연극상에선 한국 남성의 정체성과 여성 차별의 역사를 짚어낸 연극 ‘한남(韓男)의 광시곡(狂詩曲)’으로 연기상을 수상했다. ”작품을 고를 때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 아픔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요. 작품 앞에서의 태도와 평상시의 태도가 일치하도록 노력도 하고요. 뮤지컬은 해본 적 없어 두려웠지만 여성서사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실비아, 살다’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그가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건 고등학생 때부터다. 친구 따라 들어간 연극반에서 학생극 ‘다녀오겠습니다’의 조연을 맡은 이후 꿈도 목표도 없던 그에게 연기라는 꿈이 생긴 것. 대학 진학을 준비하며 어머니와 입시 상담을 받은 것이 트리거(trigger·방아쇠)가 됐다. 그는 “다른 학생에겐 친절하던 상담 선생님이 추레한 우리 행색을 보자 돌변하던 순간 오기가 생겼다”며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이후에도 학교에서 먹고 자며 계속 연습에만 매진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드라마에도 발을 담그며 작품 영역을 넓히고 있다.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에서 최치열 역의 배우 정경호에게 술집에서 시비 거는 인물로 등장했다. 정경호와는 지난해 2월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로 호흡을 맞추며 연이 닿았다. 그는 “놀라게 해주려고 경호 형한테는 비밀로 한 채 오디션에 참가했다”며 “카메라에 둘러싸여 연기하는 게 처음이라 너무 떨렸는데 경호 형과 다흰이 형(전종렬 역) 덕에 무사히 끝냈다”고 했다. 차기작은 서울시극단이 4월부터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연극 ‘키스’다. 객원 단원으로 참여해 주연 유세프 역을 맡는다. 칠레 극작가 기예르모 칼데론 원작 연극으로 지난해 새로 발탁된 고선웅 예술감독과 우종희 연출이 국내 초연을 이끈다. “배우라면 누구나 관객에게 사랑받는 역을 맡고 싶죠. 하지만 새 작품에서도 비겁하고 찌질한 연기를 보여드리게 될 것 같아요(웃음). 비겁한 어른이 되지 말자는 다짐으로 제 안의 비슷한 면면을 들여다보고 성찰할 겁니다.” 4월16일까지, 5만~6만 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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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우스트는 ‘즐거운 악몽’… 고맙고 두렵다”

    “파우스트는 사실 ‘흉내’라는 연기의 영역으로 닿을 수 없는 배역입니다. 개막 직전까지 끊임없이 고민할 겁니다.”(유인촌) “즐거운 악몽(?) 같은 작품이에요. 감사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박해수) 연극 ‘파우스트’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다음 달 31일부터 4월 29일까지 공연된다. 독일 문호 괴테의 희곡이 원작인 이 작품은 배우 유인촌(72)과 박해수(42)가 각각 파우스트 박사 역과 악마 메피스토 역으로 호흡을 맞춰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LG아트센터 서울이 마곡으로 이전한 후 처음 선보이는 제작 연극이기도 하다. 작품은 선악이 공존하는 존재인 인간이 악마와 계약하며 좌절하고 또 극복하는 이야기다. 유인촌은 파우스트와 인연이 깊다. 10년 전 동명의 오페라 낭독극에서 파우스트 겸 메피스토를 연기했고, 1997년 직접 제작한 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 역을 맡았다. 유인촌은 파우스트에 대해 “최고의 지성을 갖췄으면서도 끊임없이 뭔가를 열망하는 복합적 캐릭터라 연기하기 어렵지만 인간의 여러 면모를 표현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극 ‘햄릿’(2022년) ‘페리클레스’(2016년) 등에서 선굵은 연기로 호평을 받아왔다. 이번 작품은 4주간 단일 캐스팅으로 공연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수리남’ 등에서 활약한 박해수는 ‘2018 이타주의자’ 이후 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2007년 연극 ‘최강 코미디 미스터로비’로 데뷔한 뒤 연극계 간판 배우로 활약했다. 그는 “무대에서 어떻게 하면 고전극으로 관객에게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데서 재미와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2013년과 2014년엔 각각 오이디푸스 역과 맥베스 역을 연기했다. 박해수는 2012년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상을 받았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데뷔 50년 차 배우인 유인촌과 함께 투톱 주연으로 연기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유인촌 선생님의 연기를 보며 자랐습니다. 첫 리딩 때 선생님의 대사를 듣는데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는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선생님이 ‘기쁨’과 ‘환희’라는 단어를 읽는데 장음과 단음, 고저 등이 기쁨과 환희를 안겨줬죠. 곧바로 녹음기로 대사를 읊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녹음했어요. 공부하려고요. 하하.”(박해수) 이를 듣던 유인촌은 “세대가 다른 배우들이 한데 모인 작품은 서로 배울 수 있어 좋다”며 “이번 작품 역시 박해수 씨를 비롯해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와 표현방식을 보며 저 역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연출은 연극 ‘코리올라누스’(2021년) ‘로미오와 줄리엣’(2016년) 등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많이 선보였던 양정웅이 맡았다. 4만4000∼9만9000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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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룸’ 선보인지 5년… 숙성된 무용수들의 몸짓 녹여냈죠”

    “‘더 룸’의 장르는 현대무용도 한국무용도 아닌 초현실주의예요.”(김설진) “작품은 한국무용의 범위 내에서 끊임없이 탈출을 도전해요. 어떤 동작을 할 때 ‘왜 이렇게 해야 하지?’를 계속 묻습니다.”(최호종)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국립무용단의 ‘더 룸’이 5년 만에 재공연된다. 2018년 초연 당시 독특한 미장센 등으로 호평을 받으며 객석 점유율 99.5%를 기록한 작품이다. 벨기에 피핑 톰 무용단에서 활동하는 현대무용가 김설진(42)이 안무 및 연출을 맡아 한국무용의 새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립극장에서 작품의 안무와 연출을 맡은 김설진과 무용수 최호종(29)을 20일 만났다. 2016년 동아무용콩쿠르 한국무용 남자 창작부문 금상 수상자인 최호종은 이번 무대에서는 무용수 중 막내다. 이들은 ‘더 룸’에 대해 “여러 사람이 들어왔다 나가며 그들의 흔적이 남는 ‘방’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방을 배경으로 무용수들이 직접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몸짓으로 풀어냈다. 작품에서 방은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숱한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개인의 삶을 의미하기도 한다. 두 사람은 ‘더 룸’ 작업 과정이 일이 아닌 놀이에 가까웠다고 고백했다. 전통무용과 현대무용 사이 어딘가에 있는 작품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2014년 춤 경연 방송 프로그램 ‘댄싱9’ 시즌2 우승자로 이름을 알린 김설진은 이후 드라마 ‘빈센조’(2021년), 연극 ‘그때도 오늘’(2022년) 등에서 배우로 활약해 왔다. 최호종은 고등학생 시절 극단에서 연기를 하다 세종대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대중가요 등을 토대로 댄스필름도 활발히 제작 중이다. “비틀린 안무와 연출이 좋아서 재공연을 목 놓아 기다린 작품이에요. 매일 아침 똑같은 동작을 해도 매번 새롭고 즐거워요. 아무도 안 웃어도 혼자 웃고 있을 정도로요.”(최호종) ‘더 룸’은 단원들의 춤 선에 배어 있는 한국무용의 ‘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무용 공연에서 으레 사용되는 국악은 단 한 곡도 활용하지 않았다. 영국 밴드 라디오헤드의 음악 ‘고 슬롤리(Go Slowly)’부터 재즈 ‘아임 인 더 무드 포 러브’,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까지 다양한 장르를 변화무쌍하게 오간다. 김설진은 “국악과 재즈는 연주자들이 언제든 주거니 받거니 변주를 하며 발전시킬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며 “그래서인지 한국무용에 재즈를 가미해도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초연 무용수 8명이 그대로 등장하지만, 이번 공연에는 지난 5년간 출연진이 겪은 변화들이 오롯이 녹아 있다. 작품이 무용수 개개인의 삶에 기반한 만큼 시간이 흐르며 바뀐 생각들을 반영한 것. 대사가 없는 만큼 서사가 보다 선명하게 읽히도록 등·퇴장 순서, 배우들의 손짓 등 작은 부분도 고쳤다. “올해 최호종 씨를 보고 ‘나이가 좀 들었네’ 싶더라고요. 기술적으로, 정신적으로 깊이 숙성된 느낌이랄까요. 무용수들이 발전한 데 맞춰 안무나 연출을 손봤죠. 배배 꼬여서 제가 봐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은 쉽게 풀었습니다.”(김설진) 한국무용에 현대무용이 녹아든 작품이 자칫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관객들에게 이들은 “자신의 해석이 맞는지 틀렸는지 판단하기보단 ‘더 룸’을 통해 자기 삶을 들여다보면 된다”고 했다. 3만∼4만 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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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R속 관객들, 무용수와 ‘소통의 춤’ 추다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자 외딴 곳에 홀로 떨어진 것 같았다. 정처 없이 걷다 작은 집에 들어섰다. 창문 하나 달린 원룸이다. 시야각을 보아 하니 가상의 나는 방바닥에 앉아 있는 듯하다. 현실의 나도 덩달아 무대 바닥에 주저앉는다. 눈앞에 널브러진 과자 봉지와 옷가지 사이로 가상의 무용수가 등장한다. 그는 나와 부딪칠 듯 부딪치지 않으며 홀로 춤을 춘다. 고립된 느낌은 덜하지만 만질 수 없으니 온기는 느낄 수 없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국립현대무용단이 24일부터 26일까지 선보이는 VR 기술융합공연 ‘이십삼각삼각’의 일부다. 총 3막으로 구성된 공연 중 2막에서 관객 50명은 VR 기기를 쓰고 가상현실을 체험한다. 지난해 초연이 화제를 모으며 당초 4회로 예정됐던 올해 공연은 5회로 늘렸다. 표는 예매 시작 당일 전석 매진됐다. 예술의전당에 있는 리허설 현장을 16일 찾아 송주원 안무가(50)를 만났다. 송 안무가는 도시 곳곳에 투영된 존재의 의미를 현대무용과 영상, 기술과 엮어 풀어내고 있다. 그에게 VR 기술은 가상과 현실 간 경계를 지우는 단순 장치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VR 기술은 사람들이 통상 정면(180도)으로만 보는 세상을 360도로 보여준다”며 “팬데믹은 이 세상이 사실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온라인 소통만으로는 고립감이 해소될 수 없음을 깨닫게 했다”고 말했다. ‘이십삼각삼각’은 고립된 사람들이 연결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제목 속 삼각형은 고립된 개인을, 20개 삼각형으로 이뤄진 정이십면체는 하나로 이어진 세계를 각각 의미한다. 송 안무가는 관객―무용수, 무대―객석, 현실―가상 간 경계를 허물었다. 공연은 무대 중앙에 선 관객들을 무용수 8명이 둘러싸며 춤을 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2막 VR 영상에서 독무를 추던 무용수들은 관객과 3막에서 ‘진짜로’ 만난다. 나란히 앉아 눈을 맞추거나 가볍게 손을 잡고 걸으며 누군가와 연결될 때의 온기를 느끼게 해준다. 공연을 위해 무대를 없애고 1층 객석도 전부 치워 관객과 무용수 간 장애물이 없는 공간을 만들었다. 관객은 텅 빈 공간에 앉거나 걸어 다니며 작품에 스며들게 된다. 이는 조명이 꺼진 무대에 다 같이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마지막에서 절정에 이른다. 2014년부터 영상작업을 해 온 송 안무가에게도 이번 작품은 쉽지 않았다. 초연에 비해 관객 수는 20명에서 50명으로 늘었고 무대 면적은 줄었다. 그는 “무대 위 안무뿐 아니라 VR 영상에서 무용수들이 어떻게 춤출지, 카메라는 그에 맞춰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등을 정교하게 계획해야 했다”며 “바뀐 극장 환경에 맞춰 관객 동선을 새로 구상하는 것이 특히 까다로웠다”고 했다. 안무는 무용수 8명의 경험을 바탕으로 짰다. 각자 고립을 느꼈던 순간을 이야기한 후 이를 토대로 캐릭터와 동작을 구성했다. 송 안무가는 “무용수와 제작진의 도움 없이는 완성하지 못했을 작품”이라고 했다. 3만 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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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R과 만난 현대무용…경계를 허물고 연결을 말하다

    VR(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하자 외딴 곳에 홀로 떨어진 것 같았다. 정처 없이 걷다 작은 집에 들어섰다. 창문 하나 달린 원룸이다. 시야각을 보아하니 가상의 나는 방바닥에 앉아있는 듯하다. 현실의 나도 덩달아 무대 바닥에 주저앉는다. 눈앞에 널브러진 과자 봉지와 옷가지 사이로 가상의 무용수가 등장한다. 그는 나와 부딪칠 듯 부딪치지 않으며 홀로 춤을 춘다. 고립된 느낌은 덜하지만 만질 수 없으니 온기는 느낄 수 없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국립현대무용단이 24일부터 선보이는 VR 기술 융합 공연 ‘이십삼각삼각’의 일부다. 총 3막으로 구성된 공연 중 2막에서 관객 50명은 VR 기기를 쓰고 가상현실을 체험한다. 지난해 초연이 화제를 모으며 기존 4회로 예정됐던 올해 공연은 예매 시작 당일 전석 매진돼 총 5회로 늘렸다.‘이십삼각삼각’은 고립된 사람들이 연결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팬데믹으로 경험한 상호연결의 의미를 표현하고자 관객-무용수, 무대-객석, 현실-가상 간 경계를 허문 것이 특징. 공연은 무대 중앙에 선 관객들을 무용수 8명이 둘러싸며 춤을 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2막 VR 영상에서 독무를 추던 무용수들은 관객과 3막에서 ‘진짜로’ 만난다. 나란히 앉아 눈을 맞추거나 가볍게 손을 잡고 걸으며 누군가와 연결될 때의 온기를 느끼게 해준다. 16일 리허설 현장을 찾아 송주원 안무가(50)를 만났다. 송 안무가는 도시 곳곳에 투영된 존재의 의미를 현대무용과 영상, 기술과 얽어 풀어내는 아티스트다. 그에게 VR 기술은 가상과 현실 간 경계를 지우는 단순 장치에 그치지 않는다. 송 안무가는 “VR 기술은 사람들이 통상 정면(180도)으로만 보는 세상을 360도로 보여주기 위함”이라며 “팬데믹은 이 세상이 사실 하나로 연결돼있으며 온라인 소통만으로는 고립감이 해소될 수 없음을 깨닫게 했다”고 말했다. 경계를 허물고자 전통적인 무대도 없앴다. 관객이 정면을 바라보도록 만들어진 무대 대신 자유소극장 1층 객석을 전부 치워 관객과 무용수 사이 장애물 하나 없는 공간을 만든 것. 관객은 텅 빈 공간에 앉거나 걸어 다니며 작품 속에 스며들게 된다. 이는 3부 엔딩에서 절정에 이른다. 조명이 꺼진 무대에 다같이 누워 정이십면체 모양 천장을 바라본다. 송 안무가는 “불안하고 고립된 삼각형 같은 순간들을 지나 원형의 세계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2014년부터 영상작업을 지속한 그에게도 각종 경계를 넘나드는 ‘이십삼각삼각’은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초연대비 VR 기기와 관객 수는 늘었고 무대 면적은 줄었다. 초연에서 20대였던 VR 기기는 올해 50대로 늘었다. 그는 “무대 위 안무뿐 아니라 VR 영상에서 무용수들이 어떻게 춤출 것인지, 카메라는 그에 맞춰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등을 정교하게 계획해야 했다”며 “특히 바뀐 극장 환경에 맞춰 관객을 무대에 세우기 위해 공간 동선을 새로 짜는 것이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안무는 무용수 8명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축했다. 살면서 고립을 느꼈던 순간을 이야기한 후 이를 토대로 캐릭터와 동작을 구성했다. 무용수별로 주어진 가상의 방 8개 역시 캐릭터에 맞춰 디자인됐다. 실제 원룸 한 곳을 빌려 무대 디자이너가 이불, 커튼 등을 매번 바꿔 꾸민 뒤 촬영했다. 송 안무가는 “배우와 제작진 도움 없이는 완성하지 못했을 어려운 작품”이라며 “향후 더 많은 관객에게, 더 오랜 기간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2월 24일~26일, 3만 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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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도시에도 숨 쉴 공간이 필요하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청계천은 점심 때가 되면 주변 직장인과 주민들로 활기를 띤다. 1년 365일, 인간은 물론이고 청둥오리의 쉼터가 돼주는 청계천은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차들이 달리는 복개도로였다. 당시 청계천은 대기오염의 발원지이자 역사유적이 함몰된 공간, 노후화된 상업지로 인식됐다. 그랬던 청계천이 2005년 ‘걷고 싶은 거리’로 돌아왔다. 시민에게 ‘도시에 살 권리’를 돌려준 것이다. 책은 도시의 조건을 다시 정의하는 데서 출발한다. 저자가 말하는 도시란 구역 내 어디에 살든 집, 일자리, 상점, 병원, 학교, 문화시설 등 6가지 사회적 필수기능건물에 도보 및 자전거로 15분 내에 이동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도시 속 중심축을 늘리고 하나의 건물에 여러 기능을 부여하면 도시로서의 조건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사람과 동식물이 숨쉴 수 있도록 무분별한 개발을 멈추고 자연을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프랑스 파리시 도시정책고문이자 파리 제1대학 팡테옹-소르본의 교수다. 세계 대도시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한 협의체인 ‘C40 도시기후리더십그룹’이 감염병과 기후위기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전략으로 채택한 ‘15분 도시, 30분 영토’ 개념을 창안한 인물이다. 그는 주거 양극화, 자원 고갈 등 각종 문제가 곪아터진 세계 도시들이 이타주의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고민한 결과를 책에 담았다. 유엔 경제사회국(DESA)은 2050년까지 지구상에 거주하는 83억 인구 중 약 60억 명이 도시에 살 것으로 예측한다. 세계는 대부분 도시화됐고 도시생활 관련 문제는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가 됐다. 지구에서 도시들이 차지하는 표면적은 2%에 불과하지만 그곳에 인구 절반이 모여 살며 전 세계 에너지의 78%를 소비한다. 저자는 “살아있는 도시를 만든다는 것은 물과 공기, 성찰과 침묵 등 공동의 자산을 되찾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권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다수의 현대인에게 좀 더 건강한 생활을 위해선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이웃과 소통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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