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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를 허용하지 않는 영국 의회에서 생존율이 5%에 불과한 패혈증을 극복하고 복귀한 동료에게 여야 의원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2일 집권 보수당 소속 크레이그 매킨레이 하원의원이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회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의원들은 내각과의 질의응답을 멈추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매킨레이 의원은 지난해 9월 원인을 알 수 없는 패혈성 쇼크로 입원해 12월 사지 절단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치료를 마치고 이날부터 의정 활동을 재개했다. 패혈증은 면역 체계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신체 조직과 장기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매킨레이 의원은 BBC 방송에 “생존 확률이 5%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살아났다”면서 의족과 의수를 착용한 자신이 “생체공학(bionic) 의원”으로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국 의회는 여야 간 소란이나 연설 방해 등을 차단하고,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본회의장 내 박수를 금지한다. ‘의회 절차의 바이블(성경)’로 불리는 의회 선례집 ‘어스킨 메이(Erskine May)’에 규정된 내용이다. 이날 야당 노동당 출신의 린지 호일 하원의장은 “알다시피 하원은 박수를 허용하지 않지만 오늘은 예외”라면서 “당신은 패혈증을 앓는 국민들에게 영감을 줬다”며 박수를 보냈다. 대정부 질문 격인 정례 총리 질문(PM Questions)이 시작된 뒤에도 헌사는 이어졌다. 리시 수낵 총리는 첫 답변에 앞서 “의회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며 매킨레이 의원의 회복에 경의를 표했고,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는 “오늘 하원은 하나가 되어 끔찍한 시련을 극복하고 회의장에 우리와 함께 있는 당신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매킨레이 의원은 동료들 앞에서 “오늘은 제게 아주 감격스러운 날”이라면서 자신으로 인해 의회 내 여러 규칙이 깨진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정장 차림을 의무로 하고 있는 의회에 셔츠와 운동화 차림으로 출석한 것에 양해를 구하며 “플라스틱 의족에 맞는 신발은 운동화뿐이고 의수에는 재킷을 걸칠 수 없었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패혈증에 대한 정부의 지원 강화도 요청했다. 그는 수낵 총리에게 “정부가 패혈증의 초기 징후에 대한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박수를 허용하지 않는 영국 의회에서 생존율이 5%에 불과한 패혈증을 극복하고 복귀한 동료에게 여야 의원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2일 집권 보수당 소속 크레이그 맥킨레이 하원의원이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회의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의원들은 내각과의 질의응답을 멈추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맥킨레이 의원은 지난해 9월 원인을 알 수 없는 패혈성 쇼크로 입원해 12월 사지 절단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치료를 마치고 이날부터 의정 활동을 재개했다. 패혈증은 면역 체계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신체 조직과 장기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맥킨레이 의원은 BBC방송에 “생존 확률이 5%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살아났다”면서 의족과 의수를 착용한 자신이 “생체공학(bionic) 의원”으로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국 의회는 여야 간 소란이나 연설 방해 등을 차단하고,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본회의장 내 박수를 금지한다. ‘의회 절차의 바이블(성경)’로 불리는 의회 선례집 ‘얼스킨 메이(Erskine May)’에 규정된 내용이다. 이날 야당 노동당 출신의 린제이 호일 하원의장은 “알다시피 하원은 박수를 허용하지 않지만 오늘은 예외”라며 “당신은 패혈증을 앓는 국민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박수를 보냈다.대정부 질문 격인 정례 총리 질문(PM Questions)이 시작된 뒤에도 헌사는 이어졌다. 리시 수낵 총리는 첫 답변에 앞서 “의회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며 맥킨레이 의원의 회복에 경의를 표했고,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는 “오늘 하원은 하나가 되어 끔찍한 시련을 극복하고 회의장에 우리와 함께 있는 당신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맥킨레이 의원은 동료들 앞에서 “오늘은 제게 아주 감격스러운 날”이라면서 자신으로 인해 의회 내 여러 규칙이 깨진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정장 차림을 의무로 하고 있는 의회에 셔츠와 운동화 차림으로 출석한 것에 양해를 구하며 “플라스틱 의족에 맞는 신발은 운동화뿐이고 의수에는 재킷을 걸칠 수 없었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패혈증에 대한 정부의 지원 강화도 요청했다. 그는 수낵 총리에게 “정부가 패혈증의 초기 징후에 대한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저 나라 사람들은 왜 그렇지?’ ‘우리와는 어떻게 다르지’ 국내외 뉴스 속 궁금증을 콕 짚어 새로운 시각에 적응시켜 드립니다.여러분은 ‘몽골’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우선 저는 광활한 사막과 초원의 자연 풍경이 떠오릅니다. 말을 타고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유목민의 모습도 그려지고요. 그렇게 멀다고 느껴지는 국가는 아닙니다.그러다 최근 몽골 문화부와 인터뷰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어려운 취재는 아니겠거니 생각하며 준비를 시작했는데요. 곱씹다보니 제가 아는 몽골의 문화는 역사책에서 본 내용이나 여행 후기에서 접한 모습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초조해졌습니다. 몽골의 다른 문화 유산은 어떤 게 있지? 한국 독자들한테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의구심을 지우지 못한 상황에서, 친바트 너밍 몽골 문화부 장관을 줌(Zoom)을 통해 만났습니다. 아직은 몽골 문화가 어색한데도, 문화 정책이 잘 진행 중인지 질문을 던졌는데요. 너밍 장관은 단호했습니다.“몽골의 유목 문화는 유일무이합니다. 이런 문화유산에 오늘의 기술을 더해서, 우리는 세계 어디에도 없던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이런저런 어려움이 없느냐는 질문을 준비했던 저는 몇 번씩 말을 멈춰야 했습니다. 제가 좁게만 생각했다는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늦었지만 찾아봤습니다. 너밍 장관의 의지와 자신감이 어디서 나왔는지, 몽골 문화 정책의 현주소를 살펴보기로 했습니다.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힙(Hip)’한 콘텐츠도 있었고, 한편으론 이런 콘텐츠가 얼마나 확산될 수 있을지 고민이 들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여기도 몽골이었어? 예능·드라마 촬영지로 부상하는 몽골최근 몽골 여행을 다녀온 분들이 부쩍 많아졌죠. 2022년 6월부터, 90일까지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해진 점도 작용했을 테고요. 인기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연예인들이 몽골로 패키지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방영되며,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으로 색다른 풍경과 문화를 즐기는 여행지로 몽골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듯합니다. TV 프로그램이나 소셜미디어에서 ‘몽골 여행’을 마주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실은 그 전부터도 다양한 방식으로 몽골을 접하셨을 겁니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평양역이라고 촬영한 장소가 몽골 울란바토르 기차역이었단 점이 가장 잘 알려져 있죠. 지난해 방영한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은 아예 주인공 강남순이 어린 시절을 몽골에서 보냈다는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그 밖에 2013년 걸그룹 티아라부터 걸그룹 트와이스, 가수 헤이즈, 혁오 밴드 등도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몽골을 택한 바 있습니다.몽골이 한국 관광객과 제작진이 선호하는 장소가 된 이유는 뭘까요. 약 3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국가면서도, 한국에선 볼 수 없는 드넓은 자연을 만날 수 있어서일 겁니다. 몽골 문화부도 해외 콘텐츠 제작자들이 몽골을 찾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는데요. 너밍 장관은 관련한 지원책으로 2021년 8월 통과된 이른바 ‘영화 산업 발전법’을 꼽았습니다. 해당 법에 따르면 몽골에서 영화를 제작한 외국 제작진은 제작비의 5%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몽골을 노출시켜 관광과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단 취지는 이해가 됩니다. 다만 광활한 초원이나 유목 생활이라는 몽골의 ‘이미지’ 소비에 그치지 않고, 몽골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콘텐츠에 세계적인 관심이 모일 수 있어야 할 텐데요. 세계에서 주목 받는 몽골의 고유한 콘텐츠는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들어는 봤나 ‘흉노 록’… 유목 전통에서 쿨함을 찾다 장엄한 사막과 초원을 배경으로 드럼 소리와 함께 알 수 없는 현악기 연주가 흘러나옵니다. 곧이어 전사 복장을 한 가수들이 격렬한 연주와 함께 갈라지는 듯한 소리로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분명 록 음악인데 전통 악기가 등장하니 혼란스럽고, 한 사람이 두 가지 목소리를 내는 유목민의 창법은 ‘정신 좀 차리라’는 주문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몽골을 대표하는 록 밴드 더 후(The HU)를 처음 본 저의 감상평입니다.더 후는 자신들의 음악을 몽골 전통 음악과 헤비메탈을 접목한 ‘흉노(Hunnu) 록’이라고 설명합니다. 2018년 11월 유튜브에 처음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1년 만에 4500만 조회수를 넘기며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현재는 1억2000만). 팝의 전설 엘튼 존이 라디오에서 “최근 들어본 가장 신선하고 독창적인 밴드”라고 소개하기도 했죠. 2019년 4월 데뷔 앨범 ‘울프 토템(Wolf Totem)’은 미국 빌보드 ‘하드록 디지털 송’ 판매 순위 1위도 기록했습니다. 지금도 더 후는 북미와 유럽을 순회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이들 음악에는 과거 몽골 제국의 역사를 고취하거나, 자연과 함께하던 전통적 가치를 상실한 현대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뮤직비디오 댓글창엔 “몽골인도 아닌데 몽골에 자부심이 느껴진다”, “몽골 제국이 왜 세계를 점령했는지 알겠다” 등등 전통을 살린 모습이 ‘쿨하다’고 추켜세우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더 후는 자국의 문화유산을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록 가수로는 최초로 유네스코 평화예술인에도 선정됐습니다.세계 록 음악 팬들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왜 너밍 장관이 유목 문화의 고유함을 강조했는지 알 것도 같습니다. 유목 문화를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몽골 문화의 매력이자 자산이라는 겁니다.몽골에서 전통과 역사를 유독 강조하는 배경에는 구소련의 지배를 받았던 과거의 영향도 존재합니다. 구소련 치하에서 샤머니즘적 성격을 가진 전통 유목문화는 탄압을 받았습니다. 이후 서양 문화가 급속하게 유입되면서, 독립과 함께 잊혀진 몽골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할 필요가 있었던 겁니다. 몽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칭기즈칸’ 박물관은 2022년에야 정식 개관했습니다. 주변국 문화의 유입과 빠른 도시화가 이어지는 지금도, ‘칭기즈 칸의 후예’라는 의식과 유목의 전통을 고취하며 몽골의 정체성을 깨우는 작업은 중요한 과제입니다.위 사진은 영국 런던에서 공연했던, 고대 몽골의 역사를 주제로 한 뮤지컬 ‘몽골 칸(The Mongol Khan)’입니다. 중국에서도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상영 직전 중국 당국이 금지했다고 합니다. 독립하지 않은 중국 내몽골 지역에서 분리주의 움직임을 부추길까 우려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문화 산업이 독립적인 발전을 꾀한다고 해도, 역사적·정치적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문화 강국’ 몽골의 꿈을 이루려면다만 냉정하게 말하면, ‘몽골의 전통과 역사’라는 점만으로 세계인을 끌어들이기는 다소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밴드 더 후를 생각해봅시다. ‘전통과 현대의 결합’이라는 개념 자체가 특별한 건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2020년 밴드 음악에 국악을 접목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가 국내외에서 관심을 모은 바 있죠. 물론 동북아시아 문화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몽골의 역사와 유목 문화는 그 자체로 흥미롭고 배울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콘텐츠의 원천만큼이나 이를 재해석하는 방식이 중요하지 않을까요.문화적 전통을 보존하고 싶다면, 현재 기후 위기와 빈곤으로 유목민 사회가 처한 어려움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몽골에선 영하 40도가 넘는 혹한이 이어져 풀이 자라지 않는 재해현상을 ‘조드’ 라고 하는데요. 몽골어로 재앙이라는 뜻이라네요. 최근 조드의 발생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추위와 폭설의 강도는 심해져 유목민들은 삶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조드는 전국 21개 주 중 20개 주에서 발생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의 약 9%에 해당하는 590만 마리의 동물이 폐사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최근 몽골의 문화콘텐츠는 영화 ‘바람의 도시’(2023년)입니다. 제목은 몽골 수도이자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인 울란바토르를 가리키는데요. 현대적인 도시로 탈바꿈해 급속도로 성장한 울란바토르지만,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리며 과밀화 문제가 심각합니다. 유목민들은 도시 변방의 ‘게르 촌’에서 어렵게 생활을 이어가는 등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위기에 놓여있습니다.‘바람의 도시’는 샤먼(무당)인 고교생 주인공의 삶을 통해, 도시화·산업화로 인해 흔들리는 전통과 몽골 청년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을 보여줍니다. 몽골 사회의 특수성을 살리면서도, 도시의 젊은 세대가 겪는 성장통은 어느 사회라도 공감할 만합니다. 영화는 이탈리아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서 몽골 영화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서도 상영돼 국내 관객들과 만났습니다. 몽골다운 배경을 살린 콘텐츠가 세계와 맞닿을 수 있는 지점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몽골 문화 정책의 장기적인 목표는 “문화산업이 국가 경제에 기여할 만큼 독자적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몽골은 석탄·구리·우라늄 등 지하 자원이 풍부한 ‘세계 10대 자원 부국’입니다. 광산업 덕분에 21세기 몽골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계 원자재 가격 변동이나 중국 등 핵심 수입국의 경기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경제 구조 다각화가 필수적이라고 하네요. 아직 몽골에서 문화 산업이 GDP에 기여하는 비중은 1% 내외로 추정됩니다. 독립적인 토대를 갖추려면 장기적인 투자를 필요할 겁니다. 그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국내외 과제들이 만만치는 않겠지요. 몽골은 그들이 염원하는 ‘문화 강국’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함께 지켜보시면 좋겠습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유목 문화의 가장 특별한 점은 ‘살아있는 문화’라는 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숨 쉬며 번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목 문화는 몽골이 독특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생산하게 하는 자원이 됩니다. ”너밍 친바트 몽골 문화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동아일보 화상 인터뷰에서 몽골의 문화적 잠재력을 강조하며 영화 공동제작 등 한국과 몽골 문화 교류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너밍 장관은 지난달 몽골 관광 홍보 행사(Go Mongolia) 참석차 방한했다.너밍 장관은 유목 문화에 바탕을 둔 몽골의 문화 콘텐츠에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몽골 유목 문화는 서구 문화와는 차별화되며, 자연과 깊이 연결된 귀중한 자원”이라며 “우리 문화유산을 현대 생활 방식과 결합하면 세계에서 전례가 없는 새로운 문화를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유목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창조적 문화의 사례로 몽골 대표 록 밴드 ‘더 후 (The HU)’를 꼽았다. 더 후는 서구에서 출발한 하드 록 음악을 선보이지만, 마두금 등 몽골 전통 악기로 연주한다. 이들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유목민 전통 창법 ‘흐미’로 노래한다. 2019년 4월 발표한 데뷔 앨범은 미국 빌보드 ‘핫 록’ 차트에서 22위를 기록하며 몽골 가수 최초로 빌보드에 진입했다. 너밍 장관은 “더 후는 유목 생활 문화를 바탕으로 세계에 없는 독특한 유형의 록 음악을 만들었다”고 추켜세웠다. 이밖에 몽골 제국 역사를 담은 뮤지컬 ‘몽골 칸’이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개막하기도 했다. 몽골은 정부 차원에서 전통문화 보존과 문화 콘텐츠 접근성 확대를 위한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2022년 개관한 칭기즈칸 박물관은 가장 큰 사업 중 하나다. 2021년엔 16세 이하 어린이의 무료 관람 등을 규정한 몽골의 첫 박물관법이 통과됐다. 너밍 장관은 “아이들이 박물관을 찾아 배우는 모습을 보니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올 3월부터는 스페이스X 위성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사업을 시작해 인터넷 보급에 새로운 막을 열었다.몽골 문화부는 2020년 ‘교육문화과학부’에서 분리돼 독립 부처로 출범했다. 2021년부터 부처를 이끌어 온 너밍 장관은 “이전엔 정식 분야로 인정받지 못한 문화·창조 산업을 구축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현재 문화부는 문화 산업을 발전시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21년 1.4%에서 2027년까지 7.4%로 늘리는 게 목표다.너밍 장관은 “한국과 몽골이 최근 3년간 관광과 문화 분야 등에서 빠른 속도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몽골은 2022년 6월부터 한시적으로 한국인 관광객에 90일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 다음으로 몽골을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몽골 문화부는 지난해 ‘2023-2026 문화교류시행계획서’를 체결해 △문화예술기관 간 교류 △국제 영화 공동제작 협력 △방송프로그램 민간 교류 장려 등 교류 촉진·확대를 논의했다.너밍 장관은 몽골에서 한국 문화가 인기가 높은 만큼 한국도 몽골 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그는 “몽골 사람들은 한국 팝 스타와 음식을 접하며 자라 한국 문화는 매우 인기 있다”며 “관련 문화 행사를 열고 영화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교류 확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한국은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판단할 때 북한의 위협을 받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독자적인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민주주의연구소(IDI)의 테힐라 슈워츠알트슐러 선임연구원(51·사진)은 22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AI가 세계 각국에 동일한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며 “AI 규제에서 각국이 ‘고유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 서울정상회의’와 연계해 열린 ‘AI 글로벌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슈워츠알트슐러 연구원은 “AI 위험성과 관련된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한국어는 이스라엘 히브리어와 마찬가지로, 영어처럼 세계에서 통용되는 언어가 아니므로 허위정보를 판별할 데이터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생성형 AI 제품을 구동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이 적은 데이터로 학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슈워츠알트슐러 연구원은 “한국과 이스라엘처럼 고유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는 소셜미디어와 LLM이 야기하는 문제에 더 취약하다”며 “유럽연합(EU)이 제시한 AI 규제법은 오히려 우리 같은 국가에 더 해로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전쟁을 대하는 인식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슈워츠알트슐러 연구원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공군의 등장은 전장의 경계를 흐려 전쟁의 방식 자체를 바꿔 놓았다”며 “AI와 사이버 전쟁에 관한 ‘제네바 협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전쟁에 대한 새로운 국제 규범을 만들고 이와 관련해 국제형사기구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국 정부를 향해 다음과 같은 조언도 했다. “공정이나 포용, 투명성 같은 ‘공허한’ 개념을 논하기 전에, AI가 통제를 벗어나면 어떤 피해를 입힐지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세워야 합니다. 기업을 규제 대상이 아닌 파트너로 여기고 함께 대책을 마련할 때입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다룬 영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견습생)’가 20일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이 영화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부인인 이바나를 상대로 강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 담겼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를 뜻하는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 전기 영화는 현지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이 됐다. 트럼프 측은 당사자인 이바나가 강제 성관계를 부인했는데도 이란계 감독이 무슬림에게 적대적인 자신을 악의적으로 묘사했다고 격분했다. 영화를 ‘쓰레기(garbage)’라고 폄훼하며 소송까지 예고했다. 11월 대선을 약 반년 앞두고 2016년 대선 직전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또 다른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지만 정작 그의 지지율은 거듭된 성추문에도 별다른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쓰레기” vs 감독 “인간적 묘사” 이 영화는 1970, 80년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의 부동산 거물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윈터 솔저’ 역을 맡았던 서배스천 스탠(42)이 젊은 시절의 트럼프를 연기했다. 논란이 된 부분은 이바나가 남편의 외모를 비하하자 격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다. 이바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1977∼1992년 결혼 생활을 했다. 그는 이혼 과정에서 “1989년 트럼프가 나를 바닥으로 밀친 뒤 머리카락을 한 움큼 뽑으며 강제로 성관계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1993년 “강간당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이 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모 관리를 위해 지방흡입 시술을 받고, 탈모를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두피 시술을 받는 장면 등도 포함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영화가 끝난 뒤 관객의 기립박수가 8분간 이어졌다. 트럼프 측 스티븐 청 대변인은 영화 공개 당일 “악의적인 명예훼손 겸 쓰레기”라며 “노골적인 허위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화는 이란계 덴마크 감독 알리 아바시가 연출했고, 미 언론인 겸 작가 게이브리얼 셔먼이 각본을 썼다. 제작진은 이 영화를 11월 미 대선 전에 개봉하려 하지만 아직 미국 내 배급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바시 감독은 “트럼프가 싫어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소하기 전에 먼저 영화를 보라’고 권고했다.● ‘나치’ 논란까지 겹쳐도 지지율 굳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20일에는 트럼프 대선 캠프가 올린 약 30초짜리 홍보 영상에서 나치 독일을 연상시키는 표현이 사용돼 비판을 받았다. 해당 영상에는 “트럼프의 재선 시 ‘제국(Reich)’의 탄생으로 미 산업 경쟁력이 크게 증가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를 두고 ‘Reich’가 나치 독일이 세운 독일 제3제국을 가리킬 때 썼던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캠프 측은 “직접 제작한 영상이 아니며 온라인에 돌아다니던 영상을 직원이 실수로 게재했다”며 영상을 내렸다. 성추문 입막음 재판에서 나오는 증언 또한 연일 화제다. 앞서 13일 법정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측에 “얼마를 지불해야 하느냐”고 발언하는 녹음 파일도 공개됐다. 당시 그는 15만 달러(약 2억 원)를 제시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에는 큰 타격이 없다. 미 하버드대와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의 15, 16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3%로 대선에서 맞붙는 조 바이든 대통령(47%)보다 6%포인트 높았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고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17∼20일 조사에서 그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지난달 같은 조사보다 2%포인트 떨어진 36%를 기록했다. 취임 후 최저치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다룬 영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견습생)’가 20일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이 영화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부인인 이바나를 상대로 강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 담겼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를 뜻하는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 전기 영화는 현지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이 됐다.트럼프 측은 당사자인 이바나가 강제 성관계를 부인했는데도 이란계 감독이 무슬림에게 적대적인 자신을 악의적으로 묘사했다고 격분했다. 영화를 ‘쓰레기(garbage)’라고 폄훼하며 소송까지 예고했다. 11월 대선을 약 반년 앞두고 2016년 대선 직전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또 다른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지만 정작 그의 지지율은 거듭된 성추문에도 별다른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쓰레기” vs 감독 “인간적 묘사”이 영화는 1970, 80년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의 부동산 거물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윈터 솔저’ 역을 맡았던 서배스천 스탠(42)이 젊은 시절의 트럼프를 연기했다.논란이 된 부분은 이바나가 남편의 외모를 비하하자 격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다. 이바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1977~1992년 결혼 생활을 했다. 그는 이혼 과정에서 “1989년 트럼프가 나를 바닥으로 밀친 뒤 머리카락을 한 움큼 뽑으며 강제로 성관계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1993년 “강간당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이 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모 관리를 위해 지방흡입 시술을 받고, 탈모를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두피 시술을 받는 장면 등도 포함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영화가 끝난 뒤 관객의 기립박수가 8분간 이어졌다.트럼프 측 스티븐 청 대변인은 영화 공개 당일 “악의적인 명예훼손 겸 쓰레기”라며 “노골적인 허위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영화는 이란계 덴마크 감독 알리 아바시가 연출했고, 미 언론인 겸 작가 게이브리얼 셔먼이 각본을 썼다. 제작진은 이 영화를 11월 미 대선 전에 개봉하려 하지만 아직 미국 내 배급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바시 감독은 “트럼프가 싫어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소하기 전에 먼저 영화를 보라’고 권고했다.● ‘나치’ 논란까지 겹쳐도 지지율 굳건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20일에는 트럼프 대선 캠프가 올린 약 30초짜리 홍보 영상에서 나치 독일을 연상시키는 표현이 사용돼 비판을 받았다.해당 영상에는 “트럼프의 재선 시 ‘제국(Reich)’의 탄생으로 미 산업 경쟁력이 크게 증가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를 두고 ‘Reich’가 나치 독일이 세운 독일 제3제국을 가리킬 때 썼던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캠프 측은 “직접 제작한 영상이 아니며 온라인에 돌아다니던 영상을 직원이 실수로 게재했다”며 영상을 내렸다.성추문 입막음 재판에서 나오는 증언 또한 연일 화제다. 앞서 13일 법정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측에 “얼마를 지불해야 하느냐”고 발언하는 녹음 파일도 공개됐다. 당시 그는 15만 달러(약 2억 원)를 제시했다.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에는 큰 타격이 없다. 미 하버드대와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의 15, 16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3%로 대선에서 맞붙는 조 바이든 대통령(47%)보다 6%포인트 높았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고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17~20일 조사에서 그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지난달 같은 조사보다 2%포인트 떨어진 36%를 기록했다. 취임 후 최저치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모니카 그로스 씨는 최근 한 하우스 파티에서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 복도, 조용한 구석 등을 찾아 음성메시지를 녹음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후 그로스 씨 또한 음성 녹음에 빠졌다. 머릿속에 잡다하게 떠오르는 것이 많을 때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애용한다고 했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는 문자메시지, 직접 통화 등의 대안으로 음성메시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녹음 버튼을 누르고 혼잣말만 하면 끝나므로 화면을 계속 쳐다봐야 하는 ‘문자가 주는 피로’를 덜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방적으로 대화를 시작하거나 끊을 수 없는 통화와 달리 자신이 원하는 때에 말하고 중단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여겨진다. 문자메시지는 발신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음성메시지는 목소리를 듣고 친밀감을 나눌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데이팅앱 ‘힌지’에 따르면 음성메시지를 주고받은 회원들은 그러지 않은 회원에 비해 만남이 성사될 확률이 48% 높았다. 특히 직접 통화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층이 음성메시지를 애용한다. 뉴욕 페이스대의 리오라 트루브 연구원은 WP에 “젊은층은 상대방의 일상을 방해할까 두려워 전화를 ‘금기’로 여긴다”며 음성메시지는 실제로 통화하지 않아도 통화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고 진단했다. 음성메시지 기능은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이 2011년 처음 선보였다. 2014년 애플이 ‘아이메시지’(애플 기기 사용자끼리 사용하는 메신저)에 도입하면서 널리 확산했다. 2022년 기준 메신저 ‘왓츠앱’에서만 매일 70억 개의 음성메시지가 전송됐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X(옛 트위터), 스냅챗 등 주요 소셜미디어 또한 음성메시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스냅챗은 최근 2년간 회원들의 음성메시지 사용량이 50% 늘었다고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모니카 그로스 씨는 최근 한 하우스 파티에서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 복도, 조용한 구석 등을 찾아 음성메시지를 녹음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후 그로스 씨 또한 음성 녹음에 빠졌다. 머릿 속에 잡다하게 떠오르는 것이 많을 때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애용한다고 했다.20일 워싱턴포스트(WP)는 문자메시지, 직접 통화 등의 대안으로 음성 메시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녹음 버튼을 누르고 혼잣말만 하면 끝나므로 화면을 계속 쳐다봐야 하는 ‘문자가 주는 피로’를 덜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방적으로 대화를 시작하거나 끊을 수 없는 통화와 달리 자신이 원하는 때에 말하고 중단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여겨진다. 문자메시지는 발신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음성메시지는 목소리를 듣고 친밀감을 나눌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데이팅앱 ‘힌지’에 따르면 음성메시지를 주고받은 회원들은 그렇지 않은 회원에 비해 만남이 성사될 확률이 48% 높았다.특히 직접 통화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층이 음성메시지를 애용한다. 뉴욕 페이스대의 리오라 트루브 연구원은 WP에 “젊은층은 상대방의 일상을 방해할까 두려워 전화를 ‘금기’로 여긴다”며 음성메시지는 실제로 통화하지 않아도 통화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고 진단했다.음성메시지 기능은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이 2011년 처음 선보였다. 2014년 애플이 ‘아이메시지’(애플 기기 사용자끼리 사용하는 메신저)에 도입하면서 널리 확산했다. 2022년 기준 매일 70억 개의 음성메시지가 전송되고 있다.인스타그램, 페이스북, X(옛 트위터), 스냅챗 등 주요 소셜미디어 또한 음성메시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스냅챗은 최근 2년간 회원들의 음성메시지 사용량이 50% 늘었다고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란 2인자’이자 대미(對美) 강경파인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64)이 19일(현지 시간)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산악 지대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 이슬람 보수 성직자 출신으로 2021년 8월 집권한 라이시 대통령은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85)의 사후(死後)에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인물이다. 그런 만큼 그의 사망이 이란 핵합의 복원에 나선 미국과, 전쟁 중인 중동 정세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모흐센 만수리 부통령은 20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라이시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고 밝혔다. 해당 헬기에 동승했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교장관 등 나머지 8명도 모두 사망했다. 구조에 나섰던 이란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는 헬기 추락 지점이 동아제르바이잔주의 주도 타브리즈에서 약 100km 떨어진 타빌이라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 일행은 노후 헬기를 타고 험준한 산악 지대를 비행하던 중 폭우와 안개 등 악천후를 만나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메네이는 이날 성명을 통해 라이시 대통령의 죽음을 ‘순교’로 칭하며 “이란은 성실하고 귀중한 종을 잃었다”라고 애도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이 올 4월 최초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하는 일을 주도했다. 이란 내에선 정치범 처형 등을 주도하고 히잡 의문사 반대 시위를 잔혹하게 탄압해 ‘테헤란의 도살자’로도 불렸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란 2인자’이자 대미(對美) 강경파인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64)이 19일(현지 시간)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산악 지대에서 헬기 추락으로 숨졌다. 이슬람 보수 성직자 출신으로 2021년 8월 집권한 라이시 대통령은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85)의 사후(死後)에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인물이다. 그럼 만큼 그의 사망이 이란 핵합의 복원에 나선 미국과 전쟁 중인 중동 정세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모흐센 만수리 부통령은 20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라이시 대통령이 헬기 추락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해당 헬기에 동승했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교장관 등 나머지 8명도 모두 사망했다. 구조에 나섰던 이란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는 헬기 추락 지점이 동아제르바이잔주의 주도 타브리즈에서 약 100㎞ 떨어진 타빌이라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 일행은 노후 헬기를 타고 험준한 산악 지대를 비행하던 중 폭우와 안개 등 악천후를 만나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IRNA통신, 메흐르통신 등 이란 관영언론은 사망 소식을 전하며 라이시 대통령을 ‘순교자’로 칭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이 올 4월 최초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하는 일을 주도했다. 이란 내에선 정치범 처형 등을 주도하고 히잡 의문사 반대 시위를 잔혹하게 탄압해 ‘테헤란의 도살자’로도 불렸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라이시는 3년간의 집권 동안 대리세력을 통한 서방 공격을 강화하며 이란을 더욱 명백한 미국의 적으로 만들었다”면서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중동 안팎에 불확실성을 부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프랑스 우정공사가 자국을 대표하는 빵 ‘바게트’를 형상화한 우표(사진)를 17일부터 한정 판매하고 있다. 총 59만4000장의 우표가 개당 1.96유로(약 2800원)에 시판된다. 우정공사는 바게트를 “프랑스 문화의 보석이자 미식의 상징”이라고 표현했다. 이 우표는 바게트를 프랑스 국기 색깔인 파랑, 빨강, 하양 삼선 리본으로 묶은 이미지를 담고 있다. 우표를 긁은 후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갓 구운 바게트 냄새가 나도록 잉크에 특수 향기 캡슐을 포함시켰다. 이 동작을 형상화해 ‘스크래치앤드스니프(scratch-and-sniff)’ 우표라는 별칭도 붙었다. 1유로 안팎으로 즐길 수 있는 서민 음식인 바게트는 겉은 딱딱하고 속은 부드러운 긴 형태의 빵이다. 밀가루, 소금, 물, 효모로만 반죽을 만들어 4∼6도에서 저온 발효를 거친 후 고온에서 약 15∼20시간 굽는다. 2019년 기준 프랑스에서만 하루에 1600만 개, 1년에 60억 개가 생산된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바게트의 소비량이 줄고 제빵 장인의 수도 감소하는 상황에서 고유의 제빵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3년 “정통 바게트는 밀가루, 물, 효모, 소금의 네 가지 재료로만 만든다”고 규정하는 법까지 도입했다. ‘바게트의 제조 기법과 문화’는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집권 당시부터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바게트는 프랑스인의 일상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250g의 마법”이라며 기쁨을 표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프랑스 우정공사가 자국을 대표하는 빵 ‘바게트’를 형상화한 우표를 17일부터 한정 판매하고 있다. 총 59만4000장의 우표가 개당 1.96유로(약 2800원)에 시판된다. 우정공사는 바게트를 “프랑스 문화의 보석이자 미식의 상징”이라고 표현했다.이 우표는 바게트를 프랑스 국기 색깔인 파랑, 빨강, 하양 삼선 리본으로 묶은 이미지를 담고 있다. 우표를 긁은 후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갓 구운 바게트 냄새가 나도록 잉크에 특수 향기 캡슐을 포함시켰다. 이 동작을 형상화해 ‘스크래치 앤 스니프(scratch-and-sniff)’ 우표라는 별칭도 붙었다.1유로 안팎으로 즐길 수 있는 서민 음식인 바게트는 겉은 딱딱하고 속은 부드러운 긴 형태의 빵이다. 밀가루, 소금, 물, 효모로만 반죽을 만들어 4∼6도에서 저온 발효를 거친 후 고온에서 약 15∼20시간 굽는다. 2019년 기준 프랑스에서만 하루에 1600만 개, 1년에 60억 개가 생산된다.프랑스 정부는 최근 바게트의 소비량이 줄고 제빵 장인의 수도 감소하는 상황에서 고유의 제빵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3년 “정통 바게트는 밀가루, 물, 효모, 소금의 네 가지 재료로만 만든다”고 규정하는 법까지 도입했다.‘바게트의 제조 기법과 문화’는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집권 당시부터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바게트는 프랑스인의 일상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250g의 마법”이라며 기쁨을 표했다.수도 파리에서는 매년 최고 바게트를 선정하는 대회도 열린다. 올해는 제빵사 자비에 네트리가 172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4000유로의 상금, 1년 간 대통령실(엘리제궁)에 바게트를 납품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60)가 15일 백주대낮에 총에 맞아 쓰러지면서 유럽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2003년 암살당한 조란 진지치 세르비아 총리 이후 유럽에서 21년 만에 국가지도자를 대상으로 벌어진 테러다. 피초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30분경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약 150km 떨어진 한들로바 마을에서 각료 회의를 주재한 뒤 건물 밖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다 피습을 당했다. 현지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한 남성이 총리와 악수하려는 듯 손을 내밀다가 갑자기 총을 다섯 발이나 쏘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복부에 총을 맞은 피초 총리는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5시간 동안 응급수술을 받았다. 로베르트 칼리냐크 국방장관은 16일 피초 총리가 “안정적이지만 심각한 상태”라며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악투알리티에 따르면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슬로바키아 국적의 71세 남성이다. 마투시 슈타이 에슈토크 내무장관은 브리핑에서 “이번 암살 시도는 정치적 동기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선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8년 전 “세계는 폭력과 무기로 가득 차 있다”면서 “사람들이 미쳐 가는 것 같다”며 유럽 극단주의를 비판하는 영상이 퍼지고 있다. 피초 총리가 지난해 10월 3번째 임기를 시작한 슬로바키아는 극심한 정치 분열을 겪고 있다. 앞서 2006∼2010년과 2012∼2018년 두 차례 총리를 역임했던 그는 정부 부패를 폭로한 언론인이 살해된 뒤 반정부 시위의 여파로 2018년 7월 사임했다. 5년 만에 복귀한 피초 총리는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등 친러시아적인 외교 노선에 성소수자 반대 등 극우적 정책을 펼쳐 찬반 세력이 첨예하게 맞서 왔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암살이 시도된 당일은 정부의 공영방송사 RTVS 폐지안이 의회에서 논의된 첫날이었다. 다음 달 유럽의회 선거를 앞둔 유럽은 최근 정치인을 향한 폭력이 잇따르며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달 말 지방선거도 치르는 독일에선 최근 4건의 테러로 정치인 5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유럽에서 양극화된 정치가 폭력으로 기울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피초 총리와 갈등을 빚어 온 지도자들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어떤 국가와 영역에서도 폭력이 일상화돼서는 안 된다”며 “국가지도자를 향한 폭력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우리의 가장 소중한 공동선인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트럼프는 2020년 나와 두 번 토론을 벌여 모두 졌다. 지금 그는 다시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럼 하루를 내라.” “나는 사기꾼(crooked) 조와 토론할 준비가 돼 있고, 기꺼이 할 의향이 있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토론이 다음 달 갑작스레 열리게 됐다. 두 대선 후보는 기존 TV토론에 거부감을 표시해 왔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안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약 1시간 만에 받아들이며 전격 성사됐다. 양측은 다음 달 27일과 9월에 TV토론을 갖기로 합의했다. 미 대선 후보 TV토론은 일반적으로 9월에 처음 열리지만, 이보다 3개월가량 빠른 셈이다. 미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통적 방식까지 파기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전했다. 지지율 반등이 시급한 바이든 대통령과 사법리스크 관리에 매달려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금의 구도를 깨기 위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나한테 두 번 져” vs 트럼프 “한판 붙자”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서 “CNN과 ABC방송에서 주최하는 TV토론 초대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후 영상메시지를 게시해 “난 두 번도 할 수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심지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사건’ 형사재판 휴정일이 수요일인 점을 거론하며 “날짜를 골라라. 당신이 수요일엔 자유롭다고 들었다”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시간쯤 뒤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판 붙자(Let’s get ready to Rumble)”고 응수했다. 그는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인 바이든과 토론을 하게 돼 영광”이라며 “난 토론을 두 번 이상 할 것과 더 큰 공개 장소에서 할 것을 강력히 추천하지만 바이든은 대중을 두려워한다”고 했다. 두 대선 후보가 전격적으로 받아들이며, 첫 TV토론은 CNN 주최로 다음 달 27일 열리게 됐다. CNN의 애틀랜타 스튜디오에서 방청객 없이 이뤄진다. CNN은 “1960년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 이후 방청객이 없는 첫 TV 토론”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 토론은 ABC 주최로 9월 10일 열릴 계획이나 세부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토론으로 반등 노리는 바이든과 트럼프 미국은 통상 대선 후보 토론이 민주·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후보 지명이 끝나는 9월 이후 3차례 열린다. 주최도 1988년부터 ‘초당적 대선 후보 토론 준비위원회’가 주관해 왔다. 올해 첫 토론도 9월 16일로 예정된 상태였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위원회가 “토론을 공정 관리할 능력이 부족하다”며 참석을 거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더 이른 시기에 해야 한다”며 이견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이 36년간 이어진 방식과 다른 TV토론을 택한 건 서로 현 상황을 뒤집을 승부수를 노렸단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과 펜실베이니아등 주요 경합주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운명을 뒤집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겠단 의지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에 묶여 선거 유세에 나설 시간이 부족한 데다 재판에서 불리한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토론에 제3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빠지는 것도 양측에는 반가운 일이다. 미국은 TV토론에 참가하려면 최소 4개의 전국 여론조사에서 15% 이상 지지율을 얻어야 한다. 다만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실제 토론이 성사될진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성사된 TV토론 두 번에 더해 추가로 두 번 더 할 것을 제안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거부해 현 합의가 결렬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04년부터 장기 집권했던 리셴룽(李顯龍·72) 싱가포르 총리가 15일 퇴임했다. 같은 날 로런스 웡 부총리 겸 재무장관(52·사진)이 제4대 총리에 올랐다. 웡 신임 총리는 1965년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독립한 뒤 태어난 첫 지도자다. 그는 이날 대통령궁에서 취임식을 한 뒤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싱가포르는 건국 후 줄곧 집권 인민행동당(PAP)이 집권하고 있다. 총리는 PAP 지도부 내 논의를 거친 뒤 현직 총리가 지명한다. 정해진 임기도 없다. 웡 총리는 이러한 전례에 따라 2년 전 리 전 총리의 후계자로 낙점됐다. 웡 총리는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시간대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경제학, 행정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5년 리 전 총리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교육, 국가개발, 문화·공동체·청년부 장관 등을 지냈다. 그는 엘리트 가문 출신이 많은 싱가포르 정계에서 공공주택단지에서 태어난 서민 출신 관료라는 점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소셜미디어에는 자신을 ‘책벌레, 애견인, 기타 연주자’라고 소개했다.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곡을 기타로 능숙하게 연주하는 동영상도 게재했다. 은행원 출신 부인이 있고 자녀는 없다. 그의 집권에도 리 전 총리가 어떤 식으로든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리 전 총리의 부친은 ‘싱가포르 국부’로 불리는 리콴유(李光耀·1959∼1990년 집권) 초대 총리다. 두 부자의 집권 기간만 51년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리 전 총리가 아들 리훙이(李鴻毅·37)에게 권력을 물려주기 전 웡 총리에게 일종의 ‘징검다리 총리’ 역할을 맡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훙이는 현재 기술 분야 정부 산하기관의 이사로 있다. 웡 총리는 취임 전날인 14일 공개된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역할을 ‘경청자, 조력자, 정직한 중개인’으로 규정했다. 총리 취임 후에도 재무장관직을 겸직하기로 한 점을 십분 활용해 주택, 의료 분야 등의 개혁을 통해 소득 재분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 등으로 국제 정세가 격랑에 빠졌다며 “한쪽을 택하는 대신 균형점을 찾겠다”고 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번째 임기 시작 닷새 만인 12일 군 사령탑인 국방장관을 베테랑 군인인 세르게이 쇼이구(69)에서 경제학자 출신인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전 제1부총리(65)로 전격 교체했다. 우크라이나를 향해 최근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는 러시아가 전쟁의 총괄 책임자로 경제 전문가를 택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쇼이구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휘한 인물로, 지난해 6월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반란 사태에도 살아남았다. 전쟁이 2년 3개월째 이어지면서 푸틴 대통령이 베테랑 군인 수장의 수명은 이제 다했고, 장기적 관점에서 서방과 맞서기 위한 ‘쩐의 전쟁’을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그래도 무기 및 자금난에 허덕이는 우크라이나로선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지원이 더욱 절실해졌다.● 우크라戰 중 경제전문가로 장수 교체 이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새 국방장관에 벨로우소프 전 제1부총리를 선임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 3월 대선에서 승리한 푸틴 대통령은 이달 7일 취임식을 한 뒤 정부 개편안을 구상해 왔다고 한다. 러시아에선 국방장관 등 대통령이 직접 보고를 받는 부처의 수장들은 대통령이 후보를 지명하면 상원의 검토를 거쳐 결정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경제 전문가인 벨로우소프 전 제1부총리를 국방장관에 앉힌 배경에 대해 “올해 국방 예산이 국내총생산(GDP)의 6.6%로 급증해 소련 붕괴 이후 최대로 불어났다”며 “이를 특별히 주의해 관리할 인물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장에서 혁신에 더 개방적인 사람이 승리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국방비를 효율적으로 지출하고 조달해 군수산업을 제대로 키우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벨로우소프 전 제1부총리는 모스크바국립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경제 전문가다. 푸틴 대통령이 총리로 재직하던 2008년 경제부 국장으로 임명된 뒤 2012년 경제개발장관, 2013년부터 8년간 푸틴 대통령의 경제보좌관, 2020년 1월부터 최근 개각 전까지 제1부총리를 지냈다. 그는 ‘푸틴의 남자’라는 명성 속에 경제 관료로 요직을 두루 맡아 왔지만, 군 경력은 전혀 없다.● “전쟁자금 조달이 새 수장 최우선 과제” 푸틴 대통령이 경제전문가를 전쟁 사령탑에 전격 앉힌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며 결국 돈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및 서방 국가들은 무기 구입 등에 이미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했다. 러시아는 올해 국가 예산의 약 3분의 1을 국방에 배정했고, 서방 국가들도 안보 우려로 국방비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푸틴 대통령이 벨로우소프를 기용한 목적은 공격적인 전쟁자금 조달일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반정부 매체인 베르스트카는 “그는 정부의 경제 정책을 동원해 전쟁을 지원해야 한다고 보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BBC 러시아 편집장인 스티브 로젠버그는 국방장관 교체에 대해 “크렘린궁의 우선순위 변화를 반영한다”며 “러시아는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벨로우소프 구상하에 러시아가 수출기업이나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으로 전쟁자금 조달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 매체 더벨은 “그는 푸틴의 확고한 충성파”라면서 “러시아 경제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그림을 가지고 이를 행동에 옮기고야 만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쇼이구 장관은 상급 부처인 국가안보회의 서기로 임명돼 겉으로 봤을 땐 영전에 해당한다. 하지만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축출(oust)된 분위기”라며 사실상 해임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매체 베르스트카는 “쇼이구의 인사 이동으로 국가안보회의는 푸틴의 ‘전직’ 핵심 인물들이 가는 거처가 되고 있다”며 “놓아줄 순 없지만 더 이상 배치할 곳도 없는 이들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취임식을 치른지 닷새 만인 12일 첫 개각을 단행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상황에서 군 사령탑인 국방장관을 베테랑군인인 세르게이 쇼이구(69)에서 경제학자 출신인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전 제1부총리(65)로 전격 교체했다.2년 3개월째 이어진 전쟁에서 최근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는 러시아가 전쟁의 총괄 책임자로 경제 전문가를 택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전쟁 발발 뒤 가장 큰 변화”라는 평가가 잇따르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전쟁을 장기적 관점에서 서방과 맞서는 ‘쩐의 전쟁’으로 인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 그래도 무기 및 자금난에 허덕이는 우크라이나로선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지원이 더욱 절실한 형편이다. ●“국방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인물 선택”이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쇼이구 국방장관을 벨로우소프 전 제1부총리로 교체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푸틴 대통령은 이달 7일 취임식을 가진 뒤 정부개편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선 국방장관 등 대통령이 직접 보고를 받는 부처의 수장들은 대통령이 후보를 지명하면 상원의 검토를 거쳐 결정된다.쇼이구 장관은 상급부처인 국가안보회의 서기로 임명돼 겉으로 봤을 땐 영전에 해당한다. 하지만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축출(oust)된 분위기”라며 사실상 해임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반(反)정부 언론인 베르스트카는 “쇼이구의 인사이동으로 국가안보회의는 푸틴의 ‘전직’ 핵심인물들이 가는 거처가 되고 있다”며 “놓아줄 순 없지만 더 이상 배치할 곳도 없는 이들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경제 전문가인 벨로우소프 전 제1부총리를 국방장관에 앉힌 배경에 대해 “올해 국방 예산이 국내총생산(GDP)의 6.6%로 급증해 소련 붕괴 이후 최대로 불어났다”며 “이를 특별히 주의해 관리할 인물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장에서 혁신에 더 개방적인 사람이 승리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국방비를 효율적으로 지출하고 조달해 군수산업을 제대로 키우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세계 경제 전쟁 승리를 위한 포석”벨로우소프 전 제1부총리는 모스크바국립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 전문가다. 푸틴 대통령이 총리로 재직하던 2008년에 경제부 국장으로 행정부에 입문했다. 이후 경제개발부 장관을 맡은 뒤 푸틴의 경제 보좌관을 지냈으며, 2020년 1월부터 제1부총리로 재직했다. 그는 경제관료로 요직을 두루 맡아왔지만, 군 경력은 전혀 없는 민간인 출신이다. 전직 러시아 외교관인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알렉산드르 바우노프 선임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민간인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하겠다는 건 푸틴 대통령이 세계와의 ‘경제 전쟁’에서 승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실제로 이미 장기화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됐으며 앞으로도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때문에 양국은 물론 유럽 등 세계가 경제적인 영향을 크고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전쟁의 여파로 서방 국가들은 국방비를 경쟁적으로 늘리는 있으며, 러시아 역시 올해 국가 예산의 약 3분의 1을 국방에 배정했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원이 지연되는 동안 공세를 강화해 전쟁의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이를 유지하고 유리하게 전쟁을 끝내려면 더욱 제대로 된 국방비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방의 제대 등으로 인해 내부적으로 고물가에 시달리는 등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점도 한몫했다.푸틴 대통령의 벨로우소프 임명은 러시아가 전쟁자금 조달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는 신호탈일 가능성이 높다. 베르스트카는 벨로우소프 전 부총리에 대해 “전쟁과 군비 지출 증가를 위해 국가 경제의 동원을 지지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늦둥이 막내아들인 배런(18)을 정치무대에 등판시키려던 계획이 불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아들을 내세우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의 사무실은 10일 성명을 통해 “배런이 7월 공화당 전당대회 대의원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배런이 플로리다주 공화당 대의원으로 선출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사전에 약속한 일 때문에 참여를 사양한다”고 덧붙였다. 7월 15∼18일 밀워키주 위스콘신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자리다. 배런은 이달 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의 공화당 대의원 명단에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3남 2녀 중 장녀 이방카를 제외한 장남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차녀 티퍼니도 대의원이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배런의 대의원 선출 직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배런은 훌륭한 학생이고 정치에도 관심이 많다”고 반겼다. 이에 배런이 플로리다주 대의원 자격으로 전당대회에 참여해 정치무대에 데뷔하게 될 것이라고 미 언론은 해석했다. 하지만 멜라니아 여사 측이 이틀 만에 이를 뒤집은 것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그간 아들의 사생활을 철저히 보호해 왔다. 그는 2017년 1월 남편의 취임 당시 배런의 학업을 이유로 뉴욕에 머물다 5개월 후에야 배런과 함께 워싱턴 백악관에 입성했다. 배런은 백악관에서도 늘 아버지와 다른 차를 타고 이동하는 등 언론 노출을 최대한 피했다. 이를 감안할 때 이번 전당대회 불참 결정의 배후에도 멜라니아 여사의 의지가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다른 자녀는 정치활동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장녀 이방카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는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각각 백악관 선임 고문을 지냈다. 이방카는 정치활동에 적극적이지 않던 의붓 어머니 멜라니아 여사를 대신해 당시 사실상 ‘대통령 부인’ 노릇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릭의 부인 라라는 올 3월부터 공화당의 대선 자금을 관장하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을 지내고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늦둥이 막내 아들인 배런(18)의 정계 데뷔가 무산됐다. 배런의 어머니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의 사무실은 10일 성명을 통해 “배런이 7월 공화당 전당대회 대의원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배런이 플로리다주 공화당 대의원으로 선출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사전에 약속한 일 때문에 참여를 사양한다”고 덧붙였다.공화당은 7월 15~18일 밀워키주 위스콘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한다. 앞서 배런은 이달 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의 공화당 대의원 명단에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3남 2녀 중 장녀 이방카를 제외한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차녀 티파니도 대의원이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배런의 대의원 선출 직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배런은 훌륭한 학생이고 정치에도 관심이 많다”고 반겼다. 이에 배런이 플로리다주 대의원 자격으로 전당대회에 참여해 사실상 정계에 발을 들이는 것 아니냐는 추측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멜라니아 여사 측이 하루 만에 이를 뒤집은 것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그간 아들의 사생활을 철저히 보호해 왔다. 그는 2017년 1월 남편이 취임했을 때 당시 뉴욕에서 거주하던 배런의 학업을 이유로 5개월 후에야 배런과 함께 워싱턴 백악관에 입성했다. 배런은 백악관 생활 당시 늘 아버지와 다른 차를 타고 이동하는 등 언론 노출을 최대한 피했다. 이를 감안할 때 이번 전당대회 불참 결정의 배후에도 멜라니아 여사의 의지가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다른 자녀는 정치활동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장녀 이방카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는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각각 백악관 선임 고문을 지냈다. 이방카는 남편의 정치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의붓 어머니 멜라니아 여사를 대신해 당시 사실상 ‘대통령 부인’ 노릇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릭의 부인 라라는 올 3월부터 공화당의 대선 자금을 관장하며 전당대회도 주관하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을 지내고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