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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기자 출입 정지 조치를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CNN 측의 법정 다툼에서 CNN이 먼저 기선을 잡았다. 미국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은 16일 트럼프 대통령과 기자회견에서 설전을 벌인 짐 아코스타 CNN 백악관 수석 출입기자의 출입을 정지한 백악관에 대해 임시 출입정지 해제 명령을 내렸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 명령은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아코스타 기자에 대한 백악관 출입금지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CNN 측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결과다. 티머시 켈리 판사는 이날 “아코스타의 헌법적 권리가 침해됐다”고 밝혔다. “‘적법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생명이나 자유 또는 재산이 박탈당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수정헌법 5조를 백악관이 위반했다”고 주장한 CNN 측 손을 들어준 것이다. 백악관의 출입 금지 조치가 ‘적법절차’를 거쳐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코스타에 대한 출입정지가 언론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1조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미뤄져 본안 소송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코스타 기자는 이날 출입기자단의 환영을 받으며 다시 백악관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법한 절차가 없었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규정과 규제를 만들고 있다. 여러분이 규정과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법정에 설 것이고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사이버보안 및 인프라 보안 기관법 서명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중국이 합의를 원한다”며 “그들이 하려고 하는 일들의 목록, 매우 긴 목록을 보내왔다. 142개 항목”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 측에 142개 항목의 타협안을 제안해 트럼프 행정부가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를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올 것이며 우리는 중국(시장)을 열고 (무역을) 공평하게 만들 것”이라며 미중 무역 협상이 열릴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협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우리는 2500억 달러어치 상당의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우리가 원할 경우 추가로 2670억 달러어치 상품에 대해 부과할 관세가 있다”며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은 합의를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전방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무역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반면 중국은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중국을 압박해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보고 중국 측에 실무 협상 전 양보할 타협안을 먼저 제시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에 ‘선 협상’을 주장한 중국이 한발 물러 서 142개 양보안을 미국 측에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제안이 선별 관세 면제 등 과거 중국이 내놓은 타협안에서 크게 나아가지 않은 ‘재탕’ 양보안에 불과해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의 한 정부 소식통은 CNN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초기 제안에는 백악관이 반복적으로 무역협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베이징 측에 거론한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절취 등의 많은 핵심 제안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그들이 제안한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양측은 막다른 길에 남아 있으며 소통 채널이 다시 열리긴 했으나 긴장 완화나 휴전에 이르기까지는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제안한 142개 양보안에 대해 “아직은 받아들일 만한 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것은 꽤 완전한 목록이며 우리가 요구한 많은 것들”이라면서도 “3~4개 큰 사안이 빠져 있으나 우리는 그것도 또한 얻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측은 중국에 대한 압박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7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포럼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우리의 입장 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진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미중 양국이 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대중 관세를 갑절로 늘릴 수 있다”며 다시 으름장을 놓았다. 중국 정부가 미국이 제기한 ‘중국 제조 2025’ 산업육성 정책이나 기술 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절취 등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않을 경우 미중 간 대화 기류는 무역전쟁의 완전한 봉합이 아닌 추가 관세 보류 등의 일시적 긴장 완화나 일시적 휴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18일 내놓은 미중무역전망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긴장 완화를 전망했다. 하지만 “거기서 나오는 어떤 ‘합의’도 (항구적인) 평화협정이라기보다는 (잠정적인) 정전(停戰) 합의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

‘친트럼프’ 성향의 보수 매체이자 CNN의 오랜 경쟁사인 폭스뉴스마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충돌한 CNN 기자의 출입을 막은 백악관의 결정에 등을 돌렸다. 폭스뉴스를 포함해 미국의 주요 언론사 13곳은 CNN과 백악관 출입이 정지된 짐 어코스타 기자를 지지하는 성명에 일제히 동참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 행정부도 “광범위한 재량권”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출입증 무기화 안 돼” 미 언론사들 동참 제이 월리스 폭스뉴스 사장은 14일 성명을 통해 “폭스뉴스는 백악관 출입기자의 출입증을 다시 얻기 위한 CNN의 법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월리스 사장은 “법정 지지 의견서를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할 작정”이라며 “백악관 기자들을 위한 출입증이 무기화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월리스 사장은 자사 해설자 숀 해니티가 CNN과 어코스타 기자를 비판한 지 몇 시간 만에 강한 톤으로 CNN 지지 의사를 밝혔다. 폭스뉴스 외에도 이날 AP, 블룸버그,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폴리티코, NBC뉴스, 퍼스트룩미디어, 개닛, 내셔널 프레스클럽 저널리즘 인스티튜트, 프레스프리덤디펜스펀드, E W 스크립스 컴퍼니 등 12곳이 “언론 자유 침해”라며 CNN 지지에 동참했다. 이들 13개 회사는 성명을 통해 “백악관을 취재하는 기자들은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며 “독립적인 언론인들이 대통령과 그의 활동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인들의 접근을 마음대로 막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원칙에 따라 CNN과 어코스타의 소송을 지원하기 위해 법정 조력자로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 “출입 막을 광범위한 재량권 보유” 반박 트럼프 대통령 측도 물러서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수 매체인 데일리콜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법원이 어떻게 판결할지 볼 것이다. 누군가 끼어들어 고함지르며 질문하는 게 언론의 자유인가”라며 백악관의 출입정지 결정을 옹호했다. 법무부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대통령과 백악관은 언론인에게 인터뷰나 기자회견 질문 기회를 선택적으로 주는 것처럼 언론인의 백악관 접근을 규제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재량권(broad discretion)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CNN은 여전히 50여 명이 백악관 출입증을 갖고 있다”며 “어코스타 기자는 출입증이 없어도 백악관에 대해 보도하며 업무를 이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CNN과 어코스타 기자는 13일 백악관의 출입 정지 결정이 언론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와 자유를 제한할 때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수정헌법 5조를 위반했다며 미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미국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1977년 법원은 백악관 비밀경호실이 사전에 정한 기준 없이 기자의 출입증을 빼앗은 것은 위법이라고 판시한 적이 있다. 이번처럼 기자회견에서의 발언과 태도를 문제 삼아 기자의 출입을 정지시킨 건 전례 없는 일이다. 이번 소송이 언론 자유와 백악관의 언론 대응에 관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6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뉴저지 제3선거구 민주당 후보로 연방하원의원에 출마한 한인 2세 앤디 김 후보(36)의 당선이 14일(현지 시간) 확정됐다. 한인 연방의원은 김창준 전 연방하원의원(공화) 이후 20년 만이다. 민주당 소속 연방하원의원은 그가 처음이다. 이날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김 후보가 최종 득표율 49.9%로, 3선에 도전한 공화당 현역 톰 맥아더 후보(48.8%)를 1.1%포인트 차로 눌렀다고 전했다. 김 당선인은 보수 성향인 오션카운티에서 3만300표 뒤졌지만 민주당 지지층인 벌링턴카운티에서 3만3600표를 더 얻으며 개표 1%를 남기고 전세를 뒤집었다. 그의 당선으로 뉴저지주는 민주당이 11곳을 휩쓸고 공화당이 1곳만 유지하게 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 문제 담당 보좌관으로 활동한 김 당선인은 이날 당선이 확정된 뒤 트위터에 “내 지역구를 위해 일하고, 워싱턴에서 진실하고 정중하게 뉴저지 3선거구를 대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다. 승리 선언 이후인 8일 동아일보 등과의 인터뷰에선 “북한과 평화가 나의 최우선 순위의 문제”라며 “한국 아시아 등 국가 안보 문제를 다루는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캘리포니아 제39선거구에 출마해 앤디 김과 함께 연방하원 입성이 유력했던 또 다른 한인 후보 영 김(56·공화)은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15일 오후 10시 30분(한국 시간) 현재 김 후보는 9만9501표를 얻어 9만9379표를 얻은 길 시스네로스 민주당 후보를 122표 앞서고 있다. 득표율은 두 후보 모두 50%로 동률이다. 한국과 달리 선거 결과가 빨리 확정되지 않는 이유는 우편 투표와 잠정 투표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선거일인 6일까지 소인이 찍히고 9일까지 지역 선거관리사무소에 도착한 우편 투표는 효력을 가진다. 캘리포니아주는 선거일 이후 최대 한 달간 우편 투표, 잠정 투표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미국 뉴욕시 퀸스 롱아일랜드시티에 건설 중인 콘도미니엄 매매 중개업자 테리사 알리 씨는 지난 주말 밀려드는 고객들을 상대하느라 진땀을 뺐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이 제2본사 후보지로 롱아일랜드시티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투자 문의가 쇄도했기 때문이다. 알리 씨는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에 100명의 고객을 만났고 60명이 연락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이날 제2본사 건립지로 롱아일랜드시티와 버지니아주 북부 알링턴 인근 내셔널랜딩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년 2개월간 북미 238개 도시의 유치 신청을 받아 20개를 추린 뒤 최종 2곳을 발표한 것이다. WSJ는 “아마존이 100개 항목 이상의 자료를 검증했지만 모든 요건을 충족한 곳은 없었다”며 복수 선정 배경을 전했다. ○ “아마존 본사는 신의 선물” 부동산 골드러시 아마존의 발표로 두 지역은 ‘아마존 골드러시’ 바람에 휩싸였다. 워싱턴의 포토맥강 건너편 알링턴의 크리스털시티, 미국 국방부가 있는 펜타곤시티, 알렉산드리아의 포토맥 야드를 포함하는 내셔널랜딩 지역은 발표 전부터 투자 펀드가 조성됐다. 아마존의 발표와 동시에 부동산 매입 자금을 쏘겠다는 투자자들이 줄을 섰다. 뉴욕 주택시장의 침체로 매물이 쌓여가고 있던 롱아일랜드시티 부동산 중개인들은 입이 귀에 걸렸다. 밀려드는 매수인들에게 집을 보여주기 위해 기사 딸린 밴을 빌려 영어와 중국어로 단체 투어까지 하고 있다. 뉴욕의 부동산 중개인 패트릭 스미스 스터블링 씨는 “아마존 제2본사 발표는 롱아일랜드 콘도 시장을 위한 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이 롱아일랜드시티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지 엿새간 스트리트이지닷컴의 주택 검색은 이전 일주일에 비해 295% 급등했다. 부동산 마케팅회사 모던스페이스 에릭 베네임 회장은 “7, 8년간 연락이 없던 고객들이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며 “문자로만 집 20채를 팔았다”고 말했다.○ “집값 폭등에 교통 체증, 시애틀 짝 난다” 우려도 아마존은 제2본사에 10년간 50억 달러(약 5조6700억 원)를 투자하고 평균 연봉 15만 달러 이상의 일자리 약 5만 개를 만들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롱아일랜드시티와 내셔널랜딩 지역에 2028년까지 억대 연봉 일자리가 2만5000개씩 생기는 셈이다. 아마존의 본사 건설과 인력 채용에 따라 유치 도시들은 세제 혜택을 주고 현금 지원 등을 한다. 뉴욕시는 평균 연봉 15만 달러 이상으로 2만5000명을 고용하면 10년에 걸쳐 12억 달러의 세제 혜택 등 30억 달러를 지원한다. 버지니아주는 일자리 2만5000개의 대가로 15년간 7억96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뉴스는 전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약 30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로 2025년까지 275억 달러의 세수를 거둘 것”이라며 “주 정부가 제안한 인센티브 프로그램 중 수익률이 가장 좋다”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모든 시민이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주민들은 주와 시 정부가 추진하는 불투명한 인센티브 제안과 아마존 제2본사 유치에 따를 주택 부족, 교통 체증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 제2본사 지원 세부 내용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붐비는 지하철, 집값 상승, 하수도 부족, 주와 시 세금 등의 비용이 2만5000명의 새로운 근로자 혜택을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뉴욕시 퀸즈 롱아일랜드시티에 건설 중인 콘도미니엄 ‘갤러리’ 매매를 중개하고 있는 테레사 알리 씨는 지난 주말 밀려드는 고객들을 상대하느라 진땀을 뺐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이 제2본사 후보지로 롱아일랜드시티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뒤 투자 문의가 쇄도했기 때문이다. 알리 씨는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1주일 내내 34명이 방문했는데 이번 주말에 100명의 고객을 만났고 60명이 연락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이날 제2본사 건립지로 롱아일랜드시티와 버지니아주 북부 알링턴 인근 내셔널 랜딩(National Landing)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년 2개월간 북미 238개 도시의 유치 신청을 받아 20개를 추린 뒤 최종 2곳을 발표한 것이다. WSJ는 “아마존이 100개 항목 이상의 자료를 검증했지만 모든 요건을 충족한 곳은 없었다”며 복수 선정 배경을 전했다. ● “아마존 본사는 신의 선물” 부동산 골드러시 아마존의 발표로 두 지역은 ‘아마존 골드러시’ 바람에 휩싸였다. 워싱턴DC의 포토맥 강 건너 편 알링턴의 크리스털시티, 미국 국방부가 있는 펜타곤시티, 알렉산드리아의 포토맥 야드를 포함하는 내셔널 랜딩 지역은 발표 전부터 투자 펀드가 조성됐다. 아마존의 발표와 동시에 부동산 매입 자금을 쏘겠다는 투자자들이 줄을 섰다. 뉴욕 주택시장의 침체로 매물이 쌓여가고 있던 롱아일랜드시티 부동산 중개인들은 입이 귀에 걸렸다. 밀려드는 매수인들에게 집을 보여주기 위해 기사 딸린 밴을 빌려 영어와 중국어로 단체 투어까지 하고 있다. 중개인들 사이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부동산 붐을 떠올리게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뉴욕의 부동산 중개인 패트릭 스미스 스터블링 씨는 “아마존 제2본사 발표는 롱아일랜드 콘도 시장을 위한 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이 롱아일랜드시티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지 엿새간 스트리트이지닷컴의 주택 검색은 이전 1주일에 비해 295% 급등했다. 부동산 마케팅회사 모던스페이스 에릭 베네임 회장은 “7, 8년간 연락이 없었던 고객들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며 “문자로만 집을 20채 팔았다”고 말했다. ‘동부의 실리콘밸리가 된다’는 기대감에 집을 보지도 않고 매수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선 것이다. ● “억대 연봉 5만 개 일자리 온다” 기대감 아마존은 제2본사에 10년간 50억 달러(약 5조6700억 원)를 투자하고 평균 연봉 15만 달러 이상의 일자리 약 5만 개를 만들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롱아일랜드시티와 내셔널 랜딩 지역에 2028년까지 억대 연봉 일자리가 2만5000개씩 생기는 셈이다. 아마존의 본사 건설과 인력 채용에 따라 유치 도시들은 세제 혜택을 주고 현금 지원 등을 한다. 뉴욕시는 평균 연봉 15만 달러 이상의 2만5000명을 고용하면 10년에 걸쳐 12억 달러의 세제 혜택 등 30억 달러의 지원을 한다. 버지니아는 2만5000명의 일자리 대가로 앞으로 15년간 7억96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뉴스는 전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약 30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로 2025년까지 275억 달러의 세수를 거둘 것”이라며 “주 정부가 제안한 인센티브 프로그램 중 가장 수익률이 좋다”고 큰소리를 쳤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트위터에 “아마존의 롱아일랜드 선택은 뉴욕 기술 인재의 성장을 확인해주는 것일 뿐 아니라 롱아일랜드시티 주택 학교 공원 교통 문화 투자를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 “집값 폭등에 교통 체증, 시애틀 짝 난다” 우려도 모든 시민들이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주민들은 주와 시 정부가 추진한 불투명한 인센티브 제안과 아마존 제2본사 유치에 따른 주택 부족, 교통 체증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버지니아주 내셔널 랜딩 지역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제안하고 아마존 제2본사를 따낸 뉴욕시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버지니아주와 지방정부가 제안한 인센티브를 아마존의 일자리 창출 계획과 비교하면 일자리 1개당 3만2000달러가 든다. 반면 뉴욕주와 시 정부는 일자리 1개당 6만1000달러를 제안한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 제2본사 지원 세부 내용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며 “붐비는 지하철, 집값 상승, 하수도 부족, 주와 시 세금 등의 비용이 2만5000명의 새로운 근로자 혜택을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주민들은 주나 시 정부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퀸즈 지역구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당선인(민주당)은 “이 문제에 대한 퀸즈 주민들의 전화와 연락을 하루 종일 받고 있다. 지역사회의 반응? 분노(outrage)”라고 트위터에 썼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한식은 아시아 요리의 마지막 ‘보물(treasure)’입니다. 한국의 장(醬)은 중국 일본도 베끼지 못하는 ‘한국 고유의 맛’이죠.” 된장 간장 고추장 등 한국 장 문화와 사랑에 빠져 세계 굴지의 요리과학연구소 수석 셰프 자리를 박차고 나온 스페인 요리사가 있다. 스페인 알리시아재단 수석 셰프로 일하다 한국 식품회사 샘표가 9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 문을 연 연두컬리너리 스튜디오 수석 셰프로 자리를 옮긴 자우메 비아르네스 씨(40)가 주인공이다. 알리시아재단에서 일하던 비아르네스 셰프는 2012년부터 샘표와 ‘한국 장 프로젝트’ 연구를 5년간 공동 연구하다 한국 장 문화의 매력에 빠졌다. ‘장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장을 세계 각국의 조리법 식재료와 접목할 수 있는 ‘장 콘셉트 맵’과 150가지 ‘장 레시피’가 개발됐다. 그는 이 연구 결과를 12일(현지 시간) 맨해튼 연두컬리너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글로벌 장 워크숍’을 통해 뉴욕에서 활동 중인 한인 셰프 10명에게 공개했다. 비아르네스 셰프는 이날 “한국의 장이 서양 음식과 어울릴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 놓고 요리 과학을 이용해 검증했다”며 “피시소스(액젓)는 음식의 성격까지 바꿔버리지만 한국 장은 어떤 요리도 침범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서양 음식과 가장 호환이 잘되는 장은 ‘고추장부터 간장, 된장’의 순이었다는 결과도 내놨다. 그는 된장이 섞인 ‘된장 버터’를 바른 찐 감자, 쫀득한 치즈가 특징인 맥앤치즈에 치즈 대신 된장을 넣는 파격도 선보였다.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스페인식 오믈렛 레시피에 된장을 넣는 상상력도 발휘했다. “된장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 아들한테 스페인식 된장 오믈렛을 먼저 맛 보였더니 된장이 들어간 건 모르고 ‘뭔가 다른 데 맛있다’고 하더군요.(웃음)” 한국 장을 서구 음식에 접목시키려는 노력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강한 향”이라며 “케이팝처럼 서양 사람이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즈의 향이 강해도 즐기는 것처럼 한국식 장 문화에 곧 익숙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전통 간장은 투명하고 더 깊은 향과 맛이 있고 일본 간장은 색이 더 진하며 더 부드러운 편”이라며 “한국 간장을 키스하듯이 입을 대고 향을 깊게 들이마시면 한국 시골 농가에서 맡았던 장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간장이 마시기 편한 대중 와인이라면 한국 간장은 오래 숙성된 고급 와인에 가깝다고 비유했다. 비아르네스 셰프는 “한국인이 세계에서 채소를 가장 많이 먹는다”며 “한국 음식의 70%가량이 채소인 것은 산악지대가 많아 가축을 기르기 쉽지 않은 지형과 발달된 장 문화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한국의 장 문화가 서양인들의 채소 소비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식을 다시 섹시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한식이 쿨하거나 섹시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 한식을 요리하는 사람은 줄고 인스턴트 음식만 넘쳐날 수 있습니다.” 한식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 “일본 요리는 공산품처럼 흔해졌다”며 “뉴욕을 시작으로 한국의 장을 세계에 알리는 새로운 모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아내와 7세, 10세 자녀를 스페인에 두고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까닭이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백악관은 재향군인의 날 휴일인 12일 오전 10시 출입기자들에게 ‘트래블 리드(Travel lid)’를 통보했다. 대통령의 공개 일정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침부터 트위터에서 “(11·6 중간선거를 통해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대통령을 괴롭힐 것이란 전망이 주식시장에 큰 두통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이날 오전 뉴욕 증시가 곤두박질하자 민주당을 탓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것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02.12포인트(2.32%) 급락한 25,387.18에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78% 떨어졌다. 같은 날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민주당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민주당이 하원 권력을 갖는 내년 1월 트럼프 행정부와 행정부를 겨냥한 ‘소환장 대포’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관련자 줄소환이 예상되는 조사 대상이 트럼프 일가의 사업 거래를 비롯해 2016년 대선 관련 러시아 스캔들, 세금 환급, 백악관 행정, 우주군 창설 등 85가지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민주당이 탄핵 절차를 추진하자는 일부 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행정부에 대한 새로운 감독 권한을 행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공세 강화 전망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주가 하락의 원인 제공자 중 한 명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이날 “주식시장 분석가들은 트럼프의 행동에 대한 의회 조사 가능성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전략, 트럼프의 무역전쟁 등을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오른 달러 강세가 미국 기업의 실적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했다. CNBC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매도 공세의 배경에 ‘강(强)달러’가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의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와 영국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달러 매수세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평균 0.9% 상승했던 11월 주식시장이 2011년 이후 7년 만에 하락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 경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고 고용시장 분위기도 좋아 “경기 하락론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금리 인상, 무역전쟁 등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간선거 이듬해 미국 증시가 고꾸라진 적이 없었다’는 ‘포스트 중간선거 불패신화’가 내년에 깨질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블룸버그뉴스는 이날 백악관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놓고 작성된 상무부 보고서 초안을 검토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팀 고위 관리들이 13일 관세 부과 추진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 회사인 러시아의 알로사그룹은 최근 이란, 중국 고객과 자국 화폐 루블화로 시범 거래를 했다.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脫)달러화(de-dollarization)’ 정책에 부응하려는 시도였지만 달러를 버리는 건 말처럼 쉽지 않았다. 루블화 변동성이 크다 보니 계약 후 부리나케 결제를 마쳐야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비달러화 교역이 늘고 있지만 기업들은 달러화를 쓰는 경쟁자보다 더 큰 비용을 감수하는 걸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독주에 맞서 러시아 중국 유럽 등이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킹 달러(King Dollar)’의 위세에 눌려 변죽만 울리는 ‘정치적 수사(修辭)’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의 ‘달러 무기화’에 반발, ‘달러로부터 독립’ 선언 러시아는 올해 초 미국 국채의 80%를 매각하고 금 보유량을 크게 늘렸다. 루블화로 결제하는 기업들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탈달러화’ 계획도 연말에 내놓는다. WSJ는 “미국의 제재에 대한 자국 경제 ‘예방접종’ 성격이며 기축통화인 달러화와 금융 시스템을 활용한 미국의 제재를 무력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전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의 제재는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엄청난 전략적 실수’”라며 “자신들이 앉아 있는 나뭇가지를 톱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3월 위안화 원유 선물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의 관세 보복으로 수출이 차질을 빚게 되면 달러로 구입해야 하는 원자재 확보가 어렵다는 게 중국의 ‘아킬레스건’이다.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와 보복 관세로 갈등을 빚고 있는 유럽연합(EU)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9월 “유로를 기축통화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내에서는 미국과 별개의 독립적 지불 결제 시스템을 만드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정치적 수사 한계 넘지 못한 ‘달러로부터 독립’ 러시아의 달러 의존도가 줄긴 했지만 소말리아 해적마저 몸값으로 달러를 요구하는 ‘달러 패권 시대’에 달러를 외면하는 건 쉽지 않다. 러시아는 달러로 거래되는 석유와 가스 매출이 국가 예산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리처드 시걸 매뉴라이프애셋매니지먼트 신흥시장 분석가는 “러시아 경제는 원자재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탈달러’가 장기적으로 중요한 움직임이 될 것이라는 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안화의 국제화와 탈달러화에 시동을 걸었지만 달러의 위세에 여전히 눌려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11일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 통화의 국제적 힘 때문에 유로를 달러만큼 강력하게 만드는 데 실패했다”며 “국제 질서의 안정을 위해서는 달러와 같은 강력한 통화도 필요하고 대안(통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달러 약세 점친 ‘달러 베어들’ 동면 들어가야 할 수도 6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 달러화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미국 경제가 13년 만에 최고인 3%에 육박하는 성장이 예상되는 데다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확인되면서 세계의 돈이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 블룸버그뉴스는 “‘달러 베어(dollar bears·달러 약세를 점치는 사람들)’는 올겨울 동면에 들어가고 싶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내년 미국 경제 성장세가 식어가면서 달러가 약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외환 전문가들 사이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문제, 이탈리아 재정위기 심화 위협,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강세가 더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뉴욕 브루클린육군터미널(BAT) 부두는 60년 전 입대한 록스타 엘비스 프레슬리가 주독일 미군기지 군복무를 위해 군함에 몸을 실었던 곳이다. 요즘 이 부두엔 맨해튼을 오가는 페리가 있다. 브루클린 제조업 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 사업가들이 이 페리를 애용한다. 100년 전 제1차 세계대전을 치르기 위해 건설된 BAT는 2015년 도심 재생 사업을 통해 제조업 창업기지로 부활했다. 도심에 저렴한 임대료의 제조업 창업허브를 확대하려는 뉴욕시의 ‘메이드 인 뉴욕(Made in New York)’ 프로젝트 일환이다. BAT엔 제조업종 107개 회사가 입주했고 4000여 명이 일한다. 한국에선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공무원을 선호하지만 여기선 거꾸로다. 이곳에서 만난 한 20대는 뉴욕시 공무원을 포기하고 제조업 창업에 도전해 ‘사장님의 꿈’을 키워 가고 있었다. 3년 전 이곳에 입주한 뉴욕 유일의 안경 제조회사인 로어케이스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 벨라리오 씨는 “사업이 잘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보다)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더 신경 쓴다”고 말했다. 품질과 디자인, ‘뉴욕’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더해진 ‘메이드 인 뉴욕’ 안경은 스웨덴 일본 등으로 비싼 값에 팔려 나간다. 뉴욕의 제조업 전사들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론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도 잘 안다. 1970, 80년대 스웨터 생산지로 이름을 날렸던 브루클린에 다시 스웨터 공장을 차린 테일러드인더스트리 공동 창업자 알렉산더 촙 씨(26)는 “웹사이트, 3D 재봉틀, 소프트웨어로 자동화된 주문 생산을 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웹사이트로 주문을 받아 맞춤형 스웨터를 원하는 만큼 바로 생산하는 ‘소량 맞춤형 자동 주문 생산’ 방식을 도입했다.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는 데다 ‘메이드 인 브루클린’ 상표가 붙어 일반 스웨터의 갑절 값에 팔린다. 금융 엔터테인먼트 관광 등 세계 최고 서비스업 경쟁력을 보유한 뉴욕이 사양산업인 제조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첫째, 정보기술(IT) 로봇 인공지능(AI) 등의 첨단기술을 이용한 ‘제조업의 서비스화’로 도심의 작은 공간에서 고부가가치 물건을 생산하는 ‘도시 제조업’이 가능해졌다. 둘째, 중산층 일자리 창출에 제조업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브라이언 콜먼 그린포인트매뉴팩처링디자인센터 사장은 “제조업 일자리는 학력 등의 진입장벽이 낮지만 성장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뉴욕 제조업 평균 연봉은 5만1934달러(약 5897만 원)로 헬스케어 및 사회복지(4만8175달러), 음식류 및 숙박업(3만6547달러), 소매업(2만9767달러)보다 높다. 미국에선 제조업 일자리 앞에 여야가 따로 없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 수입품 관세 정책으로 제조업 부활을 외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미국 복귀) 정책을 추진했다. 최저임금 인상, 대학 등록금 인하 등 진보정책을 펼치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내일’의 산업에 ‘오늘’ 투자하지 않는 경제는 ‘어제’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우리 항로를 안내하는 ‘북극성’”이라고 말했다. 한국 제조업 가동률은 72.8%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다고 한다. 조선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이 크게 흔들리고 서비스업은 진입 규제의 늪에 빠졌다. 일자리가 나올 구멍이 콱 막혀 있는데 소득주도성장이 잘될 리 없다. ‘혁신성장’도 제조업 부활 없인 힘들다. ‘메이드 인 코리아’의 미래를 안내할 북극성은 도대체 어디서 반짝이고 있는 걸까. 새 경제 사령탑이 가장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이다. 박용 뉴욕 특파원 parky@donga.com}

6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의 최대 격전지였던 플로리다주가 상원의원과 주지사 선거 재검표를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선거 기간 ‘안보와 이민’ 이슈의 핵으로 떠오른 중남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의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해 ‘망명 차단 포고문’을 발표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일각에선 ‘트럼프 탄핵론’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중간선거 후폭풍이 미국 워싱턴 정가에 본격적으로 상륙하는 모양새다.○ 18년 만에 재현된 ‘플로리다 재검표’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플로리다 주정부는 10일 초박빙의 접전이 벌어진 상원의원과 주지사, 농무국장 선거 재검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는 2000년 대선에서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가 민주당 앨 고어 후보를 재검표 끝에 537표 차로 이긴 곳이다.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현 플로리다 주지사인 공화당 릭 스콧 후보가 0.2%포인트(1만2500표) 차로 민주당 빌 넬슨 후보를 앞섰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공화당 론 드샌티스 후보가 흑인 최초 주지사를 노렸던 민주당 앤드루 길럼 후보를 0.4%포인트(3만4000표) 차로 리드했다. 플로리다 주법에 따르면 득표율 차가 0.5%포인트 이내면 개표기를 이용한 재검표, 0.25%포인트 이내면 수작업 재검표를 하게 된다. 주지사 선거는 기계를 이용해 15일까지, 상원선거는 수작업으로 18일까지 재검표를 마쳐야 한다. 이번 재검표에선 민주당 텃밭 지역인 플로리다주 제24선거구인 브로워드 카운티에서 발생한 무효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NYT는 브로워드 카운티 개표 결과 상원의원 투표수가 주지사 투표수보다 2만5000표(약 3.7%)가량 적었다고 전했다. 투표용지 하나에 상원의원, 주지사 투표를 다 하게 돼 있는데 유독 상원의원만 투표하지 않은 ‘무효표(undervote)’가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얘기다. NYT는 “매우 비정상적이다. 다른 지역에선 이런 차이가 없다”며 “다른 선거와 비슷하다고 가정할 경우 9800표 정도가 민주당 넬슨 후보에게 추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개표기 인식 오류가 발생했거나 상원의원 투표 부분이 눈에 잘 띄지 않는 투표용지 디자인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길럼 후보는 패배를 인정한 것을 번복했고, 넬슨 후보 측은 “재검표가 완벽하고 공정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화당 스콧 후보 측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말고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민주당이) 플로리다의 큰 선거 두 개를 훔치려고 한다. 우리가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NYT는 선거 전문가들을 인용해 “재개표 이후 승부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 움직이는 ‘캐러밴’, 스멀대는 ‘탄핵론’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캐러밴의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해 ‘남쪽 국경을 통한 대량 이민 해결을 위한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하고 선거 기간 ‘안보와 이민 논쟁’을 촉발시킨 캐러밴 문제에 대한 후속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포고문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음 날인 10일 약 5000명의 캐러밴 본진이 엿새간 머물렀던 멕시코시티를 떠나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접경도시인 티후아나로 향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일각에선 가장 민감하고 폭발력이 강한 이슈인 ‘트럼프 탄핵론’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환경운동가이자 민주당의 억만장자 후원자인 톰 스타이어(60)는 이날 NYT 기고문을 통해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으로서 내년 1월 새 회기에 들어가자마자 탄핵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른바 ‘큰손’의 이런 압박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공화당이 여전히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탄핵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역공의 빌미마저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당근을 줬다. 우리는 채찍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그들(북한)은 제재 해제를 보장할 만한 어떤 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는 8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북제재 해제 불가’를 다시 한번 다짐했다. 러시아의 요청으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관련 비공개 회의에 참석하기 전 여론전부터 시작한 것이다. 헤일리 대사는 회의가 끝난 직후 다시 기자들을 찾았다. 로이터통신은 “헤일리 대사가 안보리 회의 전후로 대북제재 관련 발언을 통해 ‘지금은 북한이 행동할 차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올해 말 사퇴하는 대북 강경파인 헤일리 대사는 미국은 북한과 대화하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까지 중단하며 많은 ‘당근’을 내밀었는데 북한은 제재를 해제해줄 만큼의 일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은 여전하다”며 “그들(북한)은 사찰관이 들어가 핵과 탄도미사일 시설을 사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현재 코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실험 중단만으로는 부족하며 관련 시설에 대한 사찰이 허용되지 않는 한 제재를 풀지 않겠다는 뜻이다. 헤일리 대사는 미국이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을 위한 제재 유예까지 막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과거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주민이 아닌 권력자와 정권한테 갔다”며 “인도주의적 지원이 제 역할을 못한다면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고위급 회담 연기를 미국 중간선거 당일(6일)에 요청한 배경에는 제재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방송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미국이 제재 완화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에 화가 나 있다”며 “자신들이 (비핵화 관련) 추가 조치를 하기 전에 미국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CNN은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측이 이번 회담을 통해 얻어낼 게 별로 없다고 판단하고 6일 전화를 걸어 회담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무산되자 북한은 선전매체들을 활용해 미국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9일 논평에서 비핵화와 남북 협력, 대북제재 등을 논의하는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 ‘실무팀 조작 놀음’이라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북남(남북) 협력 사업들에 나서지 못하게 항시적으로 견제하고 제동을 걸며 저들의 비위에 거슬리면 아무 때나 파탄시키려는 미국의 흉심이 깔려 있다”면서 “북남 관계 개선 움직임에 대해 대양 건너에서 사사건건 걸고 들며 훈시하다 못해 이제는 직접 현지에서 감시하고 통제하는 기구까지 만들겠다는 미국의 오만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도 이날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이 이제는 아예 정례훈련이라는 간판 밑에 ‘한미해병대연합훈련을 강행해 대고 있다”며 시대착오적인 군사적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3일부터 17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통일부는 9일 “조 장관이 미국 정부 및 의회 인사들을 만나 남북 관계 및 한반도 평화 정착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장관의 방미는 2014년 12월 류길재 장관 이후 4년 만이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신나리 기자}

“‘북한과 평화’는 제가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일입니다. 의회에 들어가면 가장 많이 노력할 겁니다.” 미국 중간선거 뉴저지주 제3선거구 하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한인 2세 앤디 김 후보(36·민주·사진)는 8일(현지 시간) 뉴저지주 벌링턴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외교 정책의 최우선 문제가 북한과 평화”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 시카고대를 졸업하고 로즈 장학생으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활동한 외교안보 전문가다. 그는 3선에 도전한 공화당 현역 톰 맥아더 후보(58)와 맞붙어 개표 1%를 남기고 2600여 표 차로 역전에 성공해 승리했다. 개표가 100% 마무리된 9일 오전 1시 현재 3800여 표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인 최초의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이 된 그는 “외교안보 정책 전문가로서 외교 정책과 관련해 의회의 리더가 되길 원한다”고 의정 활동의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는 “한국, 아시아 등의 국가안보 문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며 “의회에서 ‘빅 보이스’(발언권이 큰 사람) ‘스트롱 보이스’(영향력이 큰 사람)가 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법으로 “지금의 대화를 유지해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북핵 문제는 민주, 공화의 당파적 차이를 떠나 ‘모든 미국인이 직면한 핵 위협’이라는 측면에서 대응해야 한다”라고 초당적 대응을 주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하고, 한국과도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주한 미국대사 선임이 너무 늦어졌던 것은 한국에 합당한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있다는 신호를 줬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의 핵심 파트너이자 동맹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안보, 경제, 무역정책 등에서 한국과 함께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 관계가 잘되도록 살피겠다”고 말했다.뉴저지(벌링턴)=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북한과 평화’는 제가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일입니다. 의회에 들어가면 가장 많이 노력할 겁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뉴저지주 제3선거구 당선된 한인 2세 앤디 김(36·민주) 후보는 8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벌링턴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외교 정책의 최우선 문제가 북한과 평화”라며 이 같이 밝혔다. 시카고대를 졸업하고 로즈 장학생으로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활동한 외교안보 전문가다. 그는 3선에 도전한 공화당 현역 톰 맥아더(58) 후보와 맞붙어 개표 1%를 남기고 2600여 표차로 역전에 성공해 승리를 선언했다. 개표가 100% 마무리된 9일 오전 1시 3800여 표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인 최초의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이 된 그는 “외교안보 정책 전문가로서 외교 정책과 관련해 의회의 리더가 되길 원한다”고 의정 활동의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는 “한국, 아시아 등의 국가안보 문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며 “의회에서 ‘빅 보이스(발언권이 큰 사람)’, ‘스트롱 보이스(영향력이 큰 사람)’가 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법으로 “지금의 대화를 유지해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북핵 문제는 민주·공화 당파적 차이를 떠나 ‘모든 미국인이 직면한 핵 위협’이라는 측면에서 대응해야 한다”며 초당적 대응을 주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하고, 한국과도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주한 미국대사 선임이 너무 늦어졌던 것은 한국에 합당한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있다는 신호를 줬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의 핵심 파트너이자 동맹이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안보, 경제, 무역정책 등에서 한국과 함께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 관계가 잘 되도록 살피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인 유권자 비율이 0.5%에 불과한 지역에서 주류 사회 속으로 파고들어 돌풍을 일으켰다. 김 후보는 “이민자의 아들, 한국계 이민자의 아들이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승리했다”며 “그것이 내가 대표하고 싶은 이 나라의 목소리이자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보스턴에서 태어나 뉴저지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녔지만 선거 내내 ‘아시아계 이방인’이라는 비난 공세에 시달렸다. 그는 지역 주민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 ‘나의 보스(상사)’라고 불렀다 그는 “지지해준 한인 사회에도 감사를 드린다”며 “한인 사회는 물론 지역사회에서 많이 얘기하는 좋은 일자리, 교육, 헬스케어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저지(벌링턴)=박용특파원 parky@donga.com}

6일(현지 시간) 열린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2명의 한인 후보가 당선과 함께 ‘최초’ 타이틀을 얻었다. 뉴저지주 제3선거구에 출마한 앤디 김 후보(36·민주)는 한인 최초의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이, 캘리포니아 제39선거구에 나선 영 김 후보(56·공화)는 최초의 한인 여성 연방 하원의원이 됐다. 두 후보 모두 북한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2세인 앤디 김은 극적인 선거 드라마를 연출했다. 65만 명의 유권자 중 백인이 85%, 한국인은 300여 명에 불과한 지역구에서 그는 ‘트럼프 측근’인 2선의 공화당 현역 의원 톰 맥아더(58)와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다 승기를 잡았다. 선거 당일 밤 뉴저지주 마운트로럴의 한 호텔에 모여 당선 파티를 준비하던 앤디 김 후보 지지자 200여 명은 오후 11시경 환호했다. 개표 초반 오션카운티에서 25%포인트 차로 뒤지던 앤디 김이 민주당 텃밭인 벌링턴카운티 개표가 시작되면서 단숨에 격차를 줄이며 치고 올라왔다. 초박빙 승부는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7일 오전 1시가 다 돼 갈 무렵 개표가 99% 이뤄졌을 때 앤디 김의 득표율은 48.9%. 3선에 도전하는 맥아더 후보(49.8%)에게 2315표(0.9%포인트) 뒤졌다. 앤디 김은 단상에 올라 “미국이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모든 표를 개표하고 승리를 가져오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우리가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게 돼 자랑스럽다.” 약속대로 앤디 김은 이날 밤 선거사무소 연단에 다시 올라 지지자들 앞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8일 오전 2시 현재 앤디 김은 49.8%를 득표해 맥아더 후보(48.9%)에게 2612표(0.9%포인트) 차로 앞섰다. 상대 맥아더 후보는 “힘든 싸움이었다. 끝까지 결과를 볼 준비가 돼 있다”며 패배를 바로 인정하지 않았다. 부재자와 임시 투표 7000여 표가 아직 남았다는 것. 선거 초반 열세였던 앤디 김은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의 경험을 통해 보편적 의료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약값 인하, 사회보장 확대 등의 공약을 내걸고 유권자를 공략해 나갔다. 뉴저지 주민인 마티 화이트먼 씨(내과의사)는 “헬스케어 문제에 관심이 많은 앤디 김 후보를 지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1972년 미국으로 유학을 왔다가 정착한 부친 김정한 씨(71)는 “앤디가 의사가 되길 원했지만 ‘약한 사람, 약한 국가를 돕기 위해 정치를 하고 싶다’는 꿈을 꺾지 못했다”며 “주민에게 약속한 대로 기업 후원금은 받지 않고 개인 후원금만 받아 선거를 치르며 진정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이라크 및 이슬람국가(IS) 담당 보좌관으로 일한 외교안보 전문가인 앤디 김은 선거 내내 ‘워싱턴 엘리트’ ‘아시아계 이방인(outsider)’이라는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렸다. 앤디 김은 이날 승리를 선언하며 “극단적인 파벌주의를 극복하고 분열을 치유하겠다”고 약속했다. 2004년 시카고대를 졸업하고 로즈장학생으로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 석·박사과정을 마친 앤디 김 후보는 북한 비핵화와 통일 문제에 대한 관심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옥스퍼드대 재학 중 서울을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인터뷰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인터뷰를 위해 방북을 추진했으나 북한 핵실험의 여파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 김 후보 역시 상대 후보와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다. 영 김 후보는 51.3%를 득표해 민주당의 길 시스네로스 후보(48.7%)를 3879표 차로 눌렀다. 영 김 캠프 측 관계자는 “부재자 투표 개표 결과가 모두 확인돼 ‘당선 확정’이라고 발표되기 전까지는 언론과 접촉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영 김은 당 지도부와 접촉하며 하원에서 함께 일할 자신의 팀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7일 오후 영 김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롤런드하이츠의 한 연회장 단상에 올라 “‘아메리칸 드림’의 특별한 의미를 잘 알고 있다. 그 꿈을 실제로 이뤄낼 능력을 갖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자 그를 보기 위해 모인 지지자 300여 명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영 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한 인권 문제도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온 영 김은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의류 사업을 하다 정치에 입문했다. 영 김 후보의 승리 소식을 들은 한인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다. 오렌지카운티에 사는 60대 여성 김화영 씨는 “영 김은 한인뿐 아니라 이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미국인을 위해 일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제 한인 청년들은 새로운 ‘롤 모델’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로스앤젤레스=황규락 특파원}
6일(현지 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을,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을 장악하면서 행정부와 상하원 의회 권력의 동행 시대가 막을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고 불법이민 단속 등 트럼프 법안의 주요 사안을 막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의회의 소환조사권 등을 활용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스캔들, 트럼프 대통령의 성 추문, 개인 사업 비리 등을 들추는 의회 조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승자 독식’ 원칙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한다. 감세 정책과 ‘오바마 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 폐지, 이민 관련 법안 등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핵심 법안의 상정 자체를 막아설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 이후 가장 먼저 손을 보려고 했던 ‘오바마 케어’ 폐지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연방정부 예산 심의 권한을 가진 하원을 장악하면서 감세 정책 등 트럼프노믹스도 힘을 잃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내년에 새로 구성될 의회에서 중산층을 위한 10% 추가 감세를 법제화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반대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 미국 경제의 성장동력인 확장적 재정이 힘을 잃으면 한국 등 세계 경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정책도 암초를 만났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DACA·다카)’ 폐기,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등에 제동을 걸고 ‘드리머(다카로 체류 중인 청소년)’ 보호를 위한 법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정책은 전통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이 큰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이 법 개정 없이 대통령 행정명령 형태로 진행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아메리카 퍼스트’ 통상 노선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무역적자 등에 대한 미국 내 불만 여론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미중 무역전쟁의 강도가 크게 약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이 상원 수성에 성공하면서 행정부 각료나 보수 성향의 재판관 임명 등을 밀어붙일 힘을 잃지 않았다는 것은 큰 수확이다. 상원이 방패막이가 될 수도 있다.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인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에 대한 대통령 권한 축소 법안도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6일(현지 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직에 도전한 한인 후보 ‘트리오’ 중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인물은 캘리포니아 제39선거구의 공화당 후보 영 김(한국명 김영옥·56) 한 명뿐이다. 뉴저지 제3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앤디 김(36), 펜실베이니아 제5선거구의 공화당 후보 펄 김(39)은 아쉽게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영 김은 개표가 97% 완료된 가운데 51.4%를 득표해 민주당의 길 시스네로스 후보(48.6%)를 4000여 표 차로 누르고 ‘사상 최초 한인 여성 연방 하원의원’ 타이틀의 영예를 안을 것으로 보인다. 시스네로스에게 근소하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선거전문매체 538의 5일 분석을 뒤집은 것이다. 한인이 연방 의회에 진출하는 것은 1998년 당선됐던 김창준 전 연방 하원의원(공화) 이후 20년 만이다. 영 김은 “한인 커뮤니티의 지지와 성원 덕분”이라며 “비록 초선이지만 앞으로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지역구의 전임자는 1993년부터 연방 하원 의석을 지켜온 에드 로이스(하원 외교위원장)다.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으로 알려진 로이스 의원은 1월 갑자기 “이번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1년 동안 로이스 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영 김은 “한인 커뮤니티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준 로이스 의원의 지지에 힘입어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 김은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의류 사업을 하다가 정치에 입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과 무역 정책에 대해서는 다소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는 한인 커뮤니티가 미국의 주류 사회에 시집보낸 사람”이라며 “위안부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북한 인권 문제 등도 폭넓게 들여다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인 최초의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 타이틀을 노렸던 앤디 김은 99% 개표 상황에서 48.9%를 득표해 공화당 톰 맥아더 의원(49.8%)에게 간발의 차로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앤디 김은 “투표소 571곳 중 벌링턴 카운티 6개 투표소와 부재자투표 개표가 남아 있다. 며칠 뒤 최종 개표 결과에서는 승리할 것”이라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검사 출신인 펄 김은 34.9%의 득표율로 민주당 강세 지역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여성 법조인 출신의 민주당 메리 스캔런 후보(65.1%)에게 패배했다.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6일(현지 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을,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행정부와 상하원 의회 권력 동행시대가 막을 내렸다. 하원에서 민주당이 8년 만에 다수당 지위를 되찾으면서 반(反) 이민정책 등을 포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선거 결과는 앞으로 2년간 공화당 대통령에게 새로운 장애물을 제기했다”며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대적 조사에 나서고 불법이민 단속 등 트럼프 법안의 주요 사안을 막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스캔들,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등에 대한 의회 조사가 본격화될 수 있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승자 독식’ 원칙에 따라 상임위원장도 민주당이 모두 차지할 수 있게 된다. 민주당은 이 힘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감세 정책과 ‘오바마 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 폐지 등의 정책과 이민 정책 관련 법안의 상정 자체를 막을 수도 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의회가 발목을 잡는다”는 정치 공세로 맞설 가능성이 있다. 행정부와 의회 권력의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감세안 등 트럼프노믹스 핵심 정책이 삐걱거리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 가도도 험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는 감세 효과의 약발이 다하는 2019년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를 전망하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경제 업적을 내세우려면 추가 감세로 경기에 불을 지펴야 하지만 재정적자 증가 등을 이유로 민주당의 적극적인 반대가 예상된다. 통상 정책에 대한 의회 발언권이 강해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중국과 무역전쟁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다만 그동안 민주당이 보호무역 성향이 강했다는 점과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대한 미국 내 불만 여론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미중 무역전쟁의 강도는 약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정책은 전통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이 큰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이 법 개정 없이 대통령 행정명령 형태로 진행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도 ‘아메리카 퍼스트’ 통상 노선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 수성에 성공하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의회 내에서 기댈 언덕을 확보했다. 행정부 각료나 보수 성향의 재판관 임명 등을 밀어붙일 힘을 잃지 않았다는 것은 큰 수확이다.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인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에 대한 대통령 권한 축소 법안도 의회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잇따라 ‘쌍끌이 외교’에 나섰다. 8일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고위급 회담에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보내는 데 이어 14∼17일 경기도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 리종혁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북측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파견할 의사를 밝혔다. ○ 김영철, 5월 방미보다 하루 더 묵어 미 국무부는 5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장이 8일 뉴욕에서 만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이 포함된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의 4가지 합의사항의 진전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뉴욕을 방문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김영철이 7일 밤 뉴욕에 도착해 8일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한 뒤 주말까지 미국에 머물다가 일요일 새벽 귀국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차 방북 때보다 하루 더 일정을 여유 있게 잡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김영철의 뉴욕행에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동행한다.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의 실무급 회담이나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표-김 부장과 최 부상’이 참가하는 ‘2+2 회담’이 입체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회담에서 지난달 초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이후 답보상태에 빠진 협상의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북한 비핵화 문제와 더불어 내년 초로 미뤄진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 및 장소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검증, 북한 측이 바라는 제재 완화, 종전선언 등 상응 조치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5월 말 1차 방미 때 3박 4일 일정으로 뉴욕과 워싱턴까지 방문했던 김영철이 이번에도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는 ‘친서 외교’를 펼칠지도 주목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미국 중간선거 이후 새롭게 조성되는 환경과 정세 속에 북-미 협상도 새로운 접근법을 취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염수정 추기경 “교황 방북할 때 같이 가겠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끝난 지 일주일도 안 돼 북한의 ‘대남통’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는 14∼17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리종혁 대의원,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 7인의 대표단이 참석하는 것과 관련한 방남 승인을 6일 통일부에 요청했다. 올해 82세인 리종혁은 ‘원로 대남통’으로 1994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뒤 활발한 대남 활동을 펼쳤다. 특히 김일성, 김정일에게 북한 종교 정책의 개방성을 강조한 ‘종교통’이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고 “초청장을 보내주면 갈 수 있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리종혁이 이번에 염수정 추기경을 만나 초청장을 전할 가능성도 있다. 염 추기경은 평양교구장 서리를 맡고 있어 교회법상 김정은의 초청장을 바티칸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염 추기경은 이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교황이 방북할 때 같이 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여정의 최측근’인 김성혜 실장은 앞서 평창 올림픽 개막식 때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방남한다. 평창 방문 때 김여정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4·27 남북 정상회담의 물꼬를 튼 만큼 이번엔 김성혜가 연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놓고 사전 답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황인찬 hic@donga.com·신나리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는 한인 3명이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장을 던졌다. 영 김(56·캘리포니아 제39선거구·공화), 앤디 김(36·뉴저지 제3선거구·민주), 펄 김(39·펜실베이니아 제5선거구·공화) 등 3명의 ‘김 트리오’는 1998년 김창준 전 연방 하원의원(공화) 이후 20년 만에 연방 의회 진출을 노리고 있다. 올해 정계를 은퇴한 ‘터줏대감’ 에드 로이스 전 의원(공화)의 지역구에 출마한 영 김은 ‘한인 여성 최초 미 연방 하원의원’ 타이틀에 도전한다. 로이스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20여 년간 활동하며 지역구에 익숙한 데다 고교 때 미국으로 건너와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의류사업을 하며 자수성가한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강점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무역정책 등에 대해 비판적인 후보라는 색깔이 있지만 공화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소수계 여성 후보의 장점이 희석됐다는 평가도 있다. 5일 선거분석 매체 538에 따르면 김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49.4%로 길 시스네로스 민주당 후보(50.6%)에게 1.2%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소한 차이의 접전이어서 예측불허의 승부가 예상된다. ‘한인 최초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 타이틀을 노리는 앤디 김 후보는 뉴저지 3선거구에서 3선에 도전하는 현역 톰 맥아더 후보(공화)와 맞붙었다.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이라크·IS(이슬람국가) 담당 보좌관을 지낸 외교안보 전문가다. 선거 초반엔 한인 이민자 가정 출신의 중동 전문가라는 경력 때문에 ‘워싱턴 엘리트’, ‘아웃사이더(이방인)’라는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렸으나 9월 말 이후 ‘반(反)트럼프 정서’를 대변하는 정치인으로 부각되며 전세를 뒤집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지를 선언하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함께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앤디 김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49.1%로 맥아더 후보(48.5%)를 0.6%포인트 앞서고 있다. 당선 확률이 앞서지만 ‘트럼프 바람’을 앞세운 ‘트럼프 지지파’ 현역 의원 맥아더 후보의 반격이 만만치 않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정치 신인인 앤디 김 후보는 지역구를 발로 뛰며 토종 뉴저지 출신의 ‘저지 보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헬스케어 대책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5선거구에 나선 검사 출신의 펄 김 후보는 고군분투하고 있다.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같은 여성 법조인 출신인 민주당 메리 스캔런 후보에게 큰 표차로 뒤지며 고전하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