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정미경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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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미경 기자입니다.

mickey@donga.com

취재분야

2025-11-23~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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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가진 오바마… 살아난 오바마케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역점 사업인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 홍보를 위해 출연자를 골탕 먹이기로 유명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일 인터넷 토크쇼 ‘비트윈 투 펀스’에 나와 배우 겸 코미디언인 진행자 잭 갤리피애나키스와 독설과 풍자, 냉소가 섞인 문답을 주고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젊은층을 상대로 오바마케어에 가입하도록 독려하려 나온 목적에 충실하게 ‘망가지기’를 서슴지 않았다. 이 인터넷 방송의 웹사이트는 오바마 대통령의 출연 영향으로 하루 만에 200만 건의 조회를 넘어섰다. 덩달아 오바마케어 웹사이트도 접속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인기가 없던 오바마케어가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떴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데니스 로드먼(북한을 방문한 전 미국프로농구 선수)이 미국의 북한 대사이면 프로레슬링 선수 헐크 호건은 시리아 대사냐”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로드먼은 우리 대사가 아니다”라고 점잖게 답하는가 하면 진행자가 ‘노스코리아’를 ‘노스이케아(핀란드 가구업체)’라고 잘못 발음하자 “그냥 넘어가자”고 받아넘겼다. 미국 헌법상 대통령 3선에 도전하지 못해서 안타깝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진행자 갤리피애나키스가 출연해 흥행이 저조했던 영화 ‘행오버3’에 빗대 ”대통령 3번 했다가 ‘행오버3’ 꼴이 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받아쳤다. 갤리피애나키스는 “뭐 자랑하러 나왔느냐”며 비꼬면서도 오바마케어를 홍보할 시간을 충분히 줬고 오바마 대통령은 문의 전화번호와 보험 가입료까지 언급해가면서 열심히 설명했다. 최근 지지율이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시점에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국민과 소통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미디어 정치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파력이 빠른 소셜미디어를 잘 이용해 ‘소셜미디어 인 치프(소셜미디어 대표운영자)’라는 별명까지 생겼을 정도다. 인터넷에서 타운홀 미팅을 하고 트위터 메시지를 자주 날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對)국민 소통법은 전임 대통령들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WP는 평가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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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의 이면 밝히려… 戰場 어디든 그녀가 있다

    “전쟁터의 총탄은 여자라고 봐주지 않는다. 남자 기자들과 똑같이 목숨 걸고 취재한다.” 총알이 빗발치는 최전선을 누비는 CNN의 종군 여기자 아르와 데이먼(36)이 미국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1년간 시리아 이라크 이집트 터키 남수단 등 6, 7개 분쟁지역을 찾아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전달했다. 지난해 외국 언론이 현지에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하던 시리아 내전 때는 인근 레바논 국경을 거쳐 들어간 뒤 민간인 대량학살 사태를 가장 먼저 보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갈등이 높아지는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에서 취재 중이다. 그는 미국 여기자로는 처음으로 국제인권단체 옥스팜이 수여한 언론상을 6일 받았다. 데이먼은 크리스티안 아만푸어의 뒤를 잇는 종군 여기자라는 평을 받는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많다. 아만푸어는 이란계, 데이먼은 시리아계로 둘 다 이슬람계다. 모두 CNN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전쟁 취재로 유명해졌다. 아만푸어는 1991년 걸프전에서 명성을 날렸고 데이먼은 2003년 이라크전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슬람 혈통을 자랑스러워하는 데이먼은 아랍 문양의 체크 스카프를 두르고 카메라 앞에 선다. 그가 기자가 된 사연은 아만푸어보다 더 극적이다. CNN에서 인턴 생활을 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은 아만푸어와 달리 데이먼은 기자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이라크전에 뛰어들었다. 데이먼은 1949년 시리아 군사 쿠데타로 처형당한 무신 알바라지 전 총리의 외손녀로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났다. 외국학교 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터키와 모로코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돌아와 뉴욕 스키드모어대를 졸업했다. 졸업 후 의류업체의 평범한 회사원으로 일하던 중 이라크전이 터지자 무작정 짐을 쌌다. 그는 10일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9·11테러 후 미국의 반(反)이슬람 정서가 최고조에 이른 상태에서 이라크전을 왜곡 없이 전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 소속 언론사도 없이 프리랜서로 일하던 그는 CNN 종군 기자로 유명한 피터 아넷의 눈에 띄면서 정식 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유창한 아랍어 터키어 프랑스어 실력이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2006년 CNN에 정식 입사해 5년 만에 특파원들이 탐내는 레바논 베이루트 지국장 자리에 올랐다. 미혼인 데이먼은 종군 기자 생활에 대해 “내일은 어느 곳에 있을지 나도 모른다. 취재 명령을 받은 지 1시간 만에 짐을 싸 공항에 나갈 준비태세를 언제나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군 기자의 가장 큰 임무는 살벌한 전쟁을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 뒤에서 신음하는 주민들의 고통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자신만의 취재철학을 강조했다. 데이먼은 “내 자신을 종군 여기자가 아니라 그냥 종군 기자라고 생각한다. 전장에서 여성이라는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전장에서 여기자로 가장 힘든 것은 “화장실 문제”라며 “총을 든 군인들로 가득 찬 트럭 뒤에서 병에 소변을 본 적이 여러 번 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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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그대 열풍, 中 문화자존심에 큰 상처”

    “왜 중국은 이런 드라마 못 만드나.” 중국인들은 선풍적 인기의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보면서 이 같은 자기 성찰을 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WP는 8일자 1면 베이징발(發) 기사에서 중국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별그대 신드롬’을 집중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에서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 가장 큰 화제는 한국 드라마 ‘별그대’였다”며 “이 드라마 여주인공의 ‘눈 오는 날엔 치맥인데’라는 대사가 나간 뒤 중국에서는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의 매상이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한 외계인이 400년 전에 우연히 지구에 도착해 스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드라마의 설정이 서구 시청자들에게는 이상하게(bizarre) 들리겠지만 중국 지도자들은 “왜 우리는 이렇게 뛰어난 히트작을 만들지 못하느냐”고 한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WP는 중국 드라마와 영화는 엄격한 검열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소개했다. ‘별그대’의 인기는 중국인들의 문화적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주고 있다. 2008년 미국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영화 ‘쿵푸팬더’가 중국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지만 아시아의 라이벌이 만든 ‘별그대’는 자존심의 손상 정도가 더 크다는 것이다. WP는 “이번에 중국이 느끼는 불안감은 (쿵푸팬더 때보다) 더 심하다. 중국은 오랜 기간 스스로 동아시아 문화의 근원이라고 여겨왔는데 한국 드라마와 일본 만화가 그런 시각에 도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드라마가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중국의 전통 문화와 가치가 녹아 있기 때문이라고 WP는 덧붙였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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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설’ 美의원, 아내에게 얻어맞는 영상 공개

    미국 민주당의 독설가로 유명한 앨런 그레이슨 하원의원(민주·플로리다)이 이혼소송 진행 도중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나”라며 아내에게 얻어맞는 동영상을 스스로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레이슨 의원 변호인단은 5일 기자회견에서 그레이슨 의원이 부인 로리타 씨에게 얻어맞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문제의 동영상에는 부인이 집 대문 앞에서 거구의 남편을 주먹으로 두 차례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변호인단은 “이 장면을 보면 폭행의 주체가 로리타 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레이슨 의원은 아내를 건드리지도, 때리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그레이슨 의원의 부인은 1일 남편이 자신을 땅바닥에 넘어뜨려 멍이 들었다며 남편을 폭행죄로 경찰에 신고했다. 법원은 그레이슨 의원에게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그레이슨 의원은 아이들을 보기 위해 집에 갔다가 얻어맞았다고 주장하지만 폭행 장면을 의도적으로 찍어 언론에 돌린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의 영상은 그레이슨 의원의 보좌관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이다. 그러나 동영상 공개에 대해 인근 주민들은 ‘남편이나 부인이나 똑같다’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 부부가 이전투구식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24년 동안 결혼생활을 유지해온 그레이슨 부부는 두 달 전 별거에 들어가 현재 이혼소송을 벌이고 있다. 하버드대 출신 변호사인 그레이슨 의원은 2008년 정계에 입문한 뒤 ‘거친 입’으로 자주 구설에 올랐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중 딕 체니 당시 부통령을 ‘흡혈귀’에 비유했고 2008년 대통령선거에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선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박쥐’라고 불렀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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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올해 국방비 12% 증액… 군사굴기 박차

    《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력 증강 계획을 발표하고 중국은 국방 예산을 크게 늘렸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내세운 미국과 주요 2개국(G2)이라는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강군 육성에 나선 중국의 세(勢) 대결은 동아시아의 본격적인 군비 경쟁을 예고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   중국은 5일 올해 국방예산을 지난해보다 12.2% 늘어난 8082억3000만 위안(약 144조11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의 10.7%보다 1.5%포인트 높다. 중국이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도 국방예산을 대폭 늘린 것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회귀와 일본의 군비 증강에 전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개막식 공작(업무)보고에서 “군대의 혁명화, 현대화, 정규화 건설을 전면적으로 강화해 군의 위력과 실전 능력을 부단히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지난해 보고 당시 한 문장으로 원론적인 국방 건설 원칙을 밝힌 것과는 달리 올해 보고에선 A4용지 1쪽 분량에 이르는 338자(字)로 “일상적인 전쟁준비 및 변방 방공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12년 총서기에 올라 최고지도자가 된 뒤 강조해온 ‘싸우면 이기는 군대가 되어야 한다’는 지침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의 국방력 강화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일본과의 갈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중일 군비 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 총리는 국방예산을 밝히는 업무보고에서 이례적으로 일본을 겨냥해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이룩한 승리의 성과와 국제질서를 수호하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다만 공식 발표되는 예산 항목에는 무기개발비 등이 빠져 있어 실제 국방비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이날 “중국이 공표하는 숫자와 실제 액수에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의문이 많다”며 투명성을 높이라고 요구했다.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 美 “해군력 60% 亞太지역 배치”… 中에 맞불 ▼4개년 국방전략 보고서 공개… 中군사력 대응-北도발 억지 초점“예산 줄었지만 亞재균형 유지”미국은 4일(현지 시간) 공개한 ‘2014년 4개년 국방전력 검토보고서(QDR)’에서 2020년까지 공군의 정보 감시 및 정찰(ISR) 항공기를 추가 배치하고 해군력의 60%를 아태 지역에 투입하기로 했다. 88쪽 분량의 QDR는 본토 수호, 글로벌 억제력 확보, 전쟁 및 테러 발발 때 압도적인 승리를 미군의 3대 군사 목표로 꼽았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동 지역에 대한 군사적 관심을 유지하는 한편 아시아 중시 정책에 따라 동북아 지역에서 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중국의 군 현대화 전략이 중국 지도부의 폐쇄성과 맞물려 역내 안정에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아태 지역 국가들이 군사력을 확장하는 가운데 영유권 분쟁이 충돌로 치달아 역내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에 대한 우려도 적시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추구가 동북아 평화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직접적이고 점증하는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며 “북한 도발 억제를 위해 한국군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조기에 탐지하기 위해 일본에 두 번째 고성능 감시레이더(X-Band)를 설치한다.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에 맞서 전투기 및 장거리 폭격기 배치를 늘린다고도 했다. 주한미군 감축 여부와 관련해 “10년간 미국은 두 개의 전쟁을 치르면서도 한반도와 동북아에 상당 수준의 병력을 주둔시켜 왔다”며 “앞으로도 확장 억제 등 굳건한 군사태세를 견지해 도발을 억제할 것”이라고 밝혀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미국은 국방예산 감축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재균형 등 미군의 핵심 전략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QDR는 앞으로 4년 동안 미 국방정책의 근간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날 4956억 달러 규모의 2015회계연도(2014년 10월∼2015년 9월) 국방예산안과 함께 의회에 제출됐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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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려한 미래 보장된 스탠퍼드MBA 출신 그녀… 지구촌 빈국 돕기로 인생 항로 바꾼 사연은

    “내가 국장이 될 수 있을까요”(소재향 당시 매니저) “그건 아무도 모르죠. 하지만 확실한 것은 지원하지 않으면 (국장이 될) 가능성은 제로이고 지원하면 조그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경영 코치)한국 국적 최초… 4번째 고위직 지난해 말 소재향 세계은행 수자원·위생 담당 매니저(52)는 경영 코치와 이런 대화를 나눴다. 세계은행은 매니저급 이상 간부에게 의무적으로 경영 코치를 붙여준다. 1년에 10∼20시간 코치와 대화를 나누며 조직운영 기술을 배우고 향후 진로에 대해 자문한다. 그는 ‘조그만 가능성’을 믿고 트러스트펀드(양허성 자금) 담당 국장직 내부 공모에 원서를 냈고 지난달 초 보기 좋게 그 자리를 따냈다. 소 국장은 나중에 부하 직원들이 인사국에 제출한 그에 대한 평가서를 읽으며 눈물이 핑 돌았다. 그의 휘하에 있는 직원 140명 중 100명은 미국이 아닌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사무소에 퍼져 있고 얼굴을 본 적도 없는 직원도 많았다. 그들은 소 국장의 능력을 묻는 평가서에 99%의 답변율을 보인 것은 물론이고 소 국장을 진심으로 칭찬하는 내용을 적었다. ‘제이(소 국장의 영어 애칭)는 팀장이지만 팀원처럼 일한다’ ‘전략을 짜는 데 능하다’ ‘부하의 능력을 꿰뚫어 본다’ 등 세계은행에 들어와 22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한 것을 부하와 동료들이 인정해준 답변이었다. 지난달 28일 워싱턴에 있는 세계은행 본부로 그를 찾아갔을 때 소 국장은 새 사무실로 이사 준비를 하느라 바빴다. 새로운 국장 업무는 10일부터 시작한다. 그가 오른 국장직은 세계은행에서 한국 국적자가 오른 관리직 중 가장 높은 자리이다. 물론 여성은 처음이다. 소 국장은 38년 동안 미국에서 살았지만 여전히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 영문 명함에는 ‘소재향’이라는 한국 이름이 찍혀 있고 인터뷰도 유창한 한국말로 했다. 그는 “나는 영락없는 한국사람”이라며 “이번 소치 올림픽 때도 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를 열심히 응원했고 김치찌개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회원국 출연금 30조원 감독 어떻게 미국생활을 시작하게 됐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소 국장은 책상 서랍을 열더니 빛바랜 흑백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여줬다. 거기에는 앳된 소녀가 서 있었다. 서울 인왕초등학교 1학년 때 소풍 가서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그는 기자에게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문화촌에 살았는데 요즘은 그런 동네 이름은 없어졌죠?”라고 되물으며 한국 얘기를 시작했다. “당시 모두가 힘들게 살던 시절 아니었나. 우리 집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수세식 화장실을 가진 친구가 가장 부러웠다.” 지구촌에서 원조를 받던 나라가 이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한국에서 태어난 그와 세계은행의 인연은 무엇보다 각별하다. 그는 한국이 세계은행 원조 차관을 받던 첫해인 1962년생이다. 그런 한국이 이제는 세계은행에 자금을 지원하고 개도국 성장모델로 부각되고 그 수장으로 한국계 김용 총재까지 나왔으니 한국인 직원으로 갖는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소 국장이 맡은 일은 세계은행이 회원국으로부터 출연받은 290억 달러(약 30조 원) 트러스트펀드를 감독하는 일이다. 소 국장의 외국 생활은 8세 때 시작됐다. 부친 소문섭 씨는 1970년대 중반 유엔개발계획(UNDP) 대표보로 활동했다. 아버지가 국제기구에서 일한 덕에 가족은 외국 이곳저곳에서 살았다. 그러나 선진국과는 거리가 먼 곳들이었다. 인도 네팔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각각 2, 3년씩 살았다. 아버지가 가난한 사람들과 어울려 그들을 돕는 것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그도 국제기구에서 일하겠다는 꿈을 키웠다. 외국을 옮겨 다니며 사느라 교육 문제가 힘들어지자 부모님은 그를 14세 때 미국으로 보냈다. 한국에는 친척이 없어 다시 돌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스탠퍼드대 경제학과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소 국장은 컨설팅회사인 모니터그룹에 들어갔다. 영주권도 그때 받았다. 컨설턴트가 최고로 각광받던 시절 그는 모니터그룹에서 일하며 큰돈을 벌 수 있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살겠다’는 어린 시절 자신과의 약속을 잊지 않았다. 그는 1992년 30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세계은행 ‘영 프로페셔널’ 공채 프로그램에 지원해 합격했다.“가난한 사람 돕자” 어릴적 약속 지금도 업무 때문에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한국에 간다는 그는 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국제기구 근무를 꿈꾸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화려한 외국생활에 대한 환상을 접고 힘들고 어려운 일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개도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현장을 익혀라”라는 충고를 했다. 소 국장의 삶 역시 ‘버림과 봉사의 삶’이었다. 세계은행 입행 시절 초기에는 못사는 나라들을 방문해 악취가 풍기는 하수도를 하루 종일 들여다보며 하수 시설 개선 보고서를 써내야 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값비싼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고객과 대화를 나누던 컨설턴트 시절 생각이 절로 났지만 자신이 오랫동안 꿈꾸고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에 후회는 없었다고 한다. 국장으로 승진한 지금도 출장 명령이 떨어지면 바로 비행기를 탄다. 일 년에 100일 정도는 외국에 머문다. 그가 출장을 가는 곳은 지구상의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가난하고 조그만 나라가 많다. 출장 명령을 받은 후 사무실에서 지도를 찾아보고서야 알 정도다. 세계은행 국장은 총재, 사무총장, 부총재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자리다. 1만 명의 직원 중 50명 정도만이 오르는 고위급 직책이다. 소 국장에게 “스스로 어떤 리더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터프한 리더”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의 말이다. “부하 직원들로부터 ‘일을 많이 시키고 꼼꼼히 챙기는 상관’으로 통한다. 하지만 함께 일한 부하들로부터 ‘보람 있었다’는 얘기를 자주 듣곤 한다.” 비결을 묻자 “동기 부여를 해주고 업무의 목적을 정확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컨설팅회사에 다닌 것이 지금 조직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신입 직원이 보고서를 만들어오면 함께 자리에 앉아 ‘이렇게 써봐라’ ‘저렇게 바꿔봐라’ 하고 일일이 코멘트를 달아가며 피드백을 해준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한 번도 그냥 지나친 적이 없다. 그런 일들은 직원을 위한 것이지만 결국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나는 터프한 리더 상사로부터 그렇게 훈련받은 직원은 다음부터 혼자 보고서를 잘 쓸 수 있게 되고 소 국장도 자신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는 “세계은행에서 일하지 않았으면 아마 선생님이 됐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2012년 ‘세계은행 우수 매니저 상’을 받으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소 국장은 “세계은행은 출장이 많고 일도 힘들지만 여성에게 제약에 없는 직장”이라며 “많은 여성이 와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세계은행의 여성 직원 비율은 45%로 절반에 가깝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일하는 곳이기에 직장 내 차별을 최소화하는 조치들이 잘 발달돼 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소 국장은 출장이나 야근 업무를 마다하지 않고 뛰어들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은행은 결혼한 여성 직원들도 일과 가정을 양립시킬 수 있는 커리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준다. 여성 직원을 위한 전담 커리어 코치도 있다. 세계은행은 워싱턴의 10개 건물에 분산돼 있는데 2개 건물에 초대형 보육시설이 있다. 직원들은 아침에 이곳에 자녀들을 맡기고 저녁에 함께 퇴근한다. 소 국장의 말이다. “이곳은 재택근무, 탄력근무 등 유연한 업무 제도를 갖추고 있다. 나는 매일 1시간을 늘려 9시간씩 일하고 2주일마다 하루를 쉬는 대체근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소 국장은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하는 부하 여성 직원들이 유연 근무 제도를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직원들이 재택근무 지원서를 낼 때 한 번도 거부한 적이 없다”며 “컴퓨터 기술 발달로 집에서도 충분히 생산성 높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 국장은 현재 위치까지 오르게 된 데 대해 “운도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시절 세계은행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박사 학위가 없어 단념하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옛 소련의 붕괴와 함께 국제기구들이 MBA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필요로 해 들어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운도 따랐지만 운을 기다리며 살지는 않았다”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실력을 갖춰 나가는 사람에게만 기회는 찾아온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편한 미래가 보장된 삶을 버리고 지구촌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에게 지구촌 나눔 강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이 겹쳐졌다.: : 약력 : :△1962년 서울 출생 △1970∼76년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네팔 인도네시아 거주 △1977년 미국 이주.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및 경영대학원(MBA) 졸업 △1988년 컨설팅사 모니터그룹 △1992년 세계은행 입사. 동아시아 개발부 스페셜리스트. 에너지부 선임 스페셜리스트, 사무총장 및 부총재 보좌관 △2008년 세계은행 수자원·위생담당 매니저 △2014년 2월 세계은행 트러스트펀드담당 국장 선임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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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위크 종이版 다시 나온다

    경영난으로 온라인 잡지로 바뀐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1년 3개월 만에 다시 종이판을 발행한다. 2012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온라인판에 전념했던 뉴스위크가 이달 7일자부터 종이판을 다시 낸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지난해 8월 뉴스위크를 인수한 디지털 미디어업체 ‘IBT미디어’ 측은 “온라인판으로 전환한 뒤 독자가 3배 늘었다”며 “종이판을 다시 발행해 달라는 온라인 독자들의 요청이 많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종이판 뉴스위크는 7만 부가량 발행된다. 1933년 창간된 뉴스위크는 20년 전 전성기엔 330만 부를 발행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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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부모가 3명 ‘맞춤형 아기’ 탄생할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부모 3명의 유전자를 가진 아기 시술에 대한 공식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면서 생명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 FDA는 25, 26일 수십 명의 생식의학 전문가들을 초청해 여성 2명과 남성 1명의 DNA를 이용한 아기 시술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흔히 ‘맞춤형 아기’ 또는 ‘디자이너 베이비’로 불리는 ‘부모 3명 아이’ 시술법은 선천성 질환 예방 목적으로 2명의 난자와 1명의 정자를 수정시켜 3명의 유전자를 지닌 아이를 출산하는 것. ‘미토콘드리아 대체술’로 불리는 이 시술법을 이용하면 유전적 질병이 있는 여성이 다른 건강한 여성의 난자를 이용해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영국 정부는 이를 허용하는 법안을 만들었으며 조만간 의회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부모 3명 아이 시술이 2001년 기술적으로 가능해졌으나 윤리문제로 FDA가 인간에게 적용하는 것을 금지했고 동물에게만 허용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오리건 보건과학대 연구팀이 이 기술로 원숭이를 탄생시켰고 인간에게도 적용할 준비가 됐다고 밝히면서 미 정부가 이를 허용할지 관심이 모아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가 시술을 허용하기 위한 첫 단계가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FDA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번 회의에서는 기술적인 측면만 논의하고 윤리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생명윤리 전문가들은 이 시술법이 선천성 질환을 가진 아이의 출산을 피하는 목적이지만 향후 부모들이 원하는 특성만을 골라 아기를 잉태하는 식으로 적용한다면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전문가는 부모 3명 아이의 건강을 확인하려면 앞으로 수십 년의 시간이 더 걸리며 윤리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고 NYT는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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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딩겔 하원의원 “독설-신랄… 고약한 의회 더는 못견뎌”

    미국 하원에서 60년째 재직하고 있는 존 딩겔 의원(민주·미시간)이 24일(현지 시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87세의 딩겔 의원은 이날 디트로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오래 의원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며 “이제는 떠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나는 아직 건강하다. 더이상 내가 과거 사랑하던 의회가 아니다”라며 정쟁에 휩싸인 의회가 은퇴의 이유라고 밝혔다. 딩겔 의원은 “지금 의회는 고약하다(obnoxious). 의회에 소속된 것이 미움을 사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의사당에서나 길거리에서 듣는 독설과 신랄한 비판을 견디기가 매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딩겔 의원은 최장수 의원일 뿐 아니라 민주당의 실력파 의원으로 다수의 진보적 법안을 만들어냈다. 그는 1964년 민권법 통과 때 주도적으로 나섰으며 1990년대 멸종동물보호법, 공기정화법, 식수안전법 통과에도 큰 역할을 했다. 특히 2010년 건강보험개혁법안(오바마케어) 입안 과정에 기여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친분을 다졌다. 딩겔 의원은 재직 60년 동안 11명의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그가 의회에 처음 입성한 1955년에 오바마 대통령은 태어나지도 않았다. 딩겔 의원이 물러나면 그의 부인인 데비 딩겔 씨(60)가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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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육군 대대적 감축… 44만명으로 줄인다

    미국이 육군 병력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소 규모로 줄이는 등 대대적인 군 개편에 나선다. 개편안에 따르면 공군 공격용 제트기 편대는 완전히 사라지고 냉전시대의 감시 첨병으로 한반도에서도 정찰 활동을 벌여온 U-2 정찰기도 없애는 대신 그 자리를 무인기 글로벌 호크가 대체한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이 같은 내용의 새 국방비 지출계획을 24일 발표한다고 뉴욕타임스가 군 소식통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이번 개편안은 지난해 말 의회를 통과한 예산안에 따른 것으로 2015년 미 국방비 지출은 4960억 달러(약 531조9600억 원)로 줄고 2016년에는 더 감축된다. 개편안은 헤이글 장관이 주도했으며 이미 합동참모본부의 동의를 얻었다. 국방부는 병력은 줄어들지만 미국과 해외에서 군사적 이익을 보호하고 적군의 공격을 막아내며 전쟁 발발 때 승리로 이끈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안보 목표는 충실히 이행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동시에 두 개의 전장에서 승리한다는 기존 전략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개편안이 실행된 뒤 두 개의 전쟁이 벌어지면 군의 위험부담이 커지고 사상자가 늘어나며 승리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진다는 점을 군 관리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문이 입수한 개편안에 따르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육군 정규군은 향후 수년간 44만∼45만 명으로 줄어든다. 1945년 2차 대전 종전 직후 600만 명에 육박하던 육군이 70여 년 만에 최소 규모가 되는 것이다. 2차 대전 후 6·25전쟁과 베트남전쟁 때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을 빼고 미군은 계속 줄었지만 2001년 9·11테러 직후 57만 명으로 늘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을 끝내면서 49만 명으로 줄어든 데서 다시 감축하는 것이다. 주 방위군과 예비군도 줄어든다. 주 방위군이 보유한 아파치 헬기는 육군으로, 육군이 보유한 블랙호크 헬기는 방위군으로 넘긴다. 주 방위군에서 전투용 아파치 헬기를 사용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 육군이 쓰던 블랙호크는 주 방위군이 재난 대비용으로 사용한다. 공군의 A-10 지상공격기 편대도 사라진다. 유럽에서 전쟁이 날 경우 옛 소련 탱크를 파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항공기의 효용성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높은 제작비와 납품 일정 차질로 논란을 일으켰던 차세대 전투기 F35 구매 예산은 유지된다. 해군은 매년 구축함 2척과 공격용 잠수함 2척을 새로 구매할 수 있게 된다. 해군은 일부 항공모함을 퇴역시키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현재의 11개 항모전단을 유지한다.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함은 정밀 검사와 핵연료 재충전을 위해 귀환하도록 했다. 개편안은 의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벌써부터 의회와 주 방위군 협회 등 군 관련 단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군수업계와 동맹국들은 군사력 축소가 미국의 안보능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기지 폐쇄와 군함 건조 축소로 지역경제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는 주정부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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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Hot 피플]폴 라이언 美 하원의원

    요즘 미국에서 2012년 대선 공화당 대통령-부통령 후보가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대선에서 이들을 이겼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권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밋 롬니를 공정하고 따뜻한 정치인으로 묘사한 다큐멘터리 ‘밋’이 지난달 공개된 뒤 롬니는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롬니의 러닝메이트였던 폴 라이언 하원의원(44·위스콘신)도 대선 패배 후 1년 동안 비교적 조용히 지내더니 요즘 활발한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라이언 의원은 미국 도시들을 돌며 빈곤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빈곤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 오바마 대통령은 신년 국정연설에서 빈곤 타파와 빈부 격차 해소를 올해 최우선 정책으로 내걸었다. 라이언 의원은 정부 지원을 늘려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는 민주당식 해법을 비판하며 세제 개편, 고용훈련 강화 등 좀 더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라이언 의원의 빈곤 퇴치 캠페인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화당은 민주당의 단골 슬로건인 빈곤 퇴치를 ‘뺏어와’ 공화당 어젠다로 만든 라이언 의원에게 “역시 라이언”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빗대 ‘라이언 의원의 공화당 구하기’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이런 라이언 의원은 단번에 차기 대선 공화당 후보군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공화당 내 라이벌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브리지 스캔들’로 곤경에 빠진 것도 라이언 의원의 인기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20일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라이언 의원은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가상 대결에서 40% 대 49%로 가장 근접한 승부를 펼친 공화당 정치인이다.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서도 라이언 의원은 공화당 유력 주자 중 3위에서 단숨에 1위로 떠올랐다. 대신 크리스티 주지사가 3위로 내려앉았다. 라이언 의원의 화려한 부상은 지난해 12월 예산안 합의 도출 때부터 예견됐다. 라이언 의원은 당시 셧다운(연방정부 잠정폐쇄)을 유발했다는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던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해 민주당과 갈등 없이 예산안에 합의하게 한 주역이다. 44세의 젊은 의원이지만 상당한 정치적 세력을 확보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라이언 의원은 최근 수년 동안 민주당과 공화당이 첨예하게 맞붙고 있는 예산 문제에서 하원 예산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그의 발언은 언제나 주목을 받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라이언 의원은 1900년 이후 가장 보수적 성향이 강한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라이언 의원은 공화당 내 강경 보수세력인 ‘티파티’ 계열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다른 티파티 의원들과 달리 목표를 위해 타협을 마다하지 않는 정책적 유연성을 가지고 있으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읽는 정치적 순발력이 뛰어나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공화당에서 차기 대권 출마가 유력한 ‘잠룡’들이 20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라이언 의원은 현재 클린턴 전 장관과 겨룰 가장 확실한 대항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선두권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 미국 전문가들의 평가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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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츠와나 “인권유린 北과 단교”

    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한 보츠와나가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를 이유로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보츠와나 외교부는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국민의 인권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정부와 협력하길 원치 않는다”며 “북한과의 외교 및 영사 관계를 단절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이 같은 결정이 즉각 발효된다고 덧붙였다. 보츠와나는 이날 성명에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17일 발표한 보고서를 직접 인용해 유엔 보고서가 단교 결정의 배경이 됐음을 분명히 했다. 유엔 보고서는 북한에서 반인도 범죄가 자행됐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며 이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고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 보고서를 이유로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한 국가는 보츠와나가 처음이다. 보츠와나의 북한 외교관계 단절은 1974년 양국이 수교한 지 40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보츠와나는 북한에 외교 공관을 두지 않았으며 중국 베이징 주재 대사관에서 외교 및 영사 업무를 함께 처리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민주주의 체제가 확립된 나라로 평가받는 보츠와나의 이번 결정은 파급 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츠와나는 196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큰 내분 없이 정당제를 정착시켰으며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 평가에서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부패가 적은 나라로 선정됐다. 아프리카에서 경제적 잠재력이 큰 국가들의 모임인 ‘동남부 아프리카 공동시장(COMESA)’의 회원국이기도 하다. 보츠와나는 지난해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국제 평화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양국 협력관계의 일시 중단을 발표해 ‘1차 경고’를 했다. AP통신은 “보츠와나의 단교 결정은 한국에 비해 아프리카 비동맹 국가 외교에 강세를 보여 온 북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 문제를 더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는 유엔 보고서의 메시지는 국제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북한 인권 문제를 ICC에 회부하는 것을 반대하는 중국을 향해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 사설에 “유엔 보고서는 북한 수용소의 인권 탄압이 히틀러와 스탈린의 강제수용소에 필적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니컬러스 에버스태트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중국이 20번이라도 (북한 ICC 회부에 반대하는) 거부권을 행사하게 두라. 그러면 자신만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19일 한 모임의 연설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중국이 압력을 강화해야 하고, 그렇게 할 것으로 믿는다”며 중국을 압박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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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새해 특집]강의실 없고 실습실만… 아이디어가 팝콘처럼 터진다

    지난해 여름 마이크로소프트(MS) 디자인팀 5명이 비밀리에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있는 아트센터디자인대학(Art Center College of Design·ACCD)을 찾았다. 이들의 임무는 MS가 내놓은 태블릿 신제품 ‘서피스’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첨단 액세서리를 고안하는 것.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이 학교를 찾은 것은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난 학생들의 신선한 감각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ACCD 학생 11명과 3일간 숙식을 같이하며 작전회의를 가졌다. 작전명은 칼날을 뜻하는 ‘블레이즈(blades)’. 작전명처럼 날카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지만 고도의 정보기술(IT) 지식이 없으면 생각해내기 힘든 3차원(3D) 비디오 합성, 음악 믹싱 기능을 갖춘 액세서리들을 제안했다. 이들이 참여한 서피스 신제품은 올해 초 출시돼 ‘기발하다’ ‘혁신적이다’는 반응을 얻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제품 개발로 이어지는 과정에도 참여했다. 이 중 상당수 학생은 MS로부터 취업 제의를 받았다. ACCD는 미 서부의 대표적인 종합예술대학이다. 학교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패서디나에서 산길을 20분 정도 차로 올라간 곳에 있다. 11개 전공분야에 학사와 석박사까지 2000여 명이 재학 중인 ACCD는 예술창작 시설과 기구를 유지하는 데 큰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외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테리 본드 ACCD 마케팅국장은 “캠퍼스가 산속에 있다 보니 학생들은 도시의 산만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아이디어 개발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ACCD에는 강의실이 없다. 모든 수업이 실습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일부 실습실은 대규모 절단기, 분쇄기, 시멘트가 있어 마치 공장처럼 보인다. 실습실은 24시간 열려 있어 학생들은 한밤중에라도 작품을 만들 수 있다. ACCD가 뉴욕의 예술학교들과 다른 점은 기업과의 연계성이 높다는 것이다. 할리우드, 실리콘밸리와 가깝다는 이점을 살려 IT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적용되는 예술 분야가 발달했다. MS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업들이 ACCD를 찾아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이들과 공동작업을 한다. 삼성도 1995년 일찌감치 ACCD에 300만 달러(약 32억 원)의 기금을 설립해 디자인 전략을 공동 개발하고, 디자인 마케팅 공학 인력을 ACCD로 연수 보내기도 한다. 최근 기자가 자동차 디자인 실습실을 찾았을 때 졸업반 학생들이 대형 자동차 모델을 만들고 있었다. 학생들은 대개 2학기에 걸쳐 졸업 작품을 제작한다. 자동차 모델에는 폴크스바겐, 마쓰다, 도요타 등 유명 자동차 로고가 붙어 있었다. 학생들은 졸업 작품을 준비할 때가 되면 자동차 업체와 접촉해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 개발과정에 도움을 받는다. 졸업 작품 전시회 때는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한다. ‘창작 과정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흐를 수 있다’고 지적하자 학생과 교수들은 “기업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반박했다. ACCD 학과 과정은 실생활에 도움이 되고 이윤 창출이 가능한 예술 작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학생들은 비즈니스코스를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프레드 펠로 ACCD 학장은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학생들에게 ‘너의 작품을 어떻게 시장에 내놓을 것이냐’를 계속 고민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ACCD는 지난해 6월 명문 공대인 캘리포니아공과대(Caltech)와 손잡고 ‘디자인 액셀러레이터’라는 창업 인큐베이터를 설립했다. 두 학교의 졸업생과 재학생들 가운데 혁신적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IT 창업자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수천 명의 지원자 중 선발된 20여 명의 창업자는 지원금과 교수진의 조언을 받고 학교 시설을 3개월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이 학교가 경제적인 관점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 로비 중앙에는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대표 작품을 전시한 행사장이 있는데 전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장애인과 노약자를 보조하는 다층 접이식 목발, 특수 고안된 휠체어 같은 의료용 기구들이다. ACCD는 유엔 산하 비정부기구(NGO) 자격을 가장 먼저 획득한 디자인 예술기관이기도 하다. 유엔과 협의하에 매년 학생들을 아프리카, 남미 등에 파견해 주민 생활을 도울 수 있는 기구들을 개발한다. 발 동력으로 가동하는 세탁기, 다층 입구식 식수기 등은 ACCD 학생들이 고안해 만든 뒤 제3세계 국가들에서 사용되는 기구다. 펠로 학장은 “학생들은 예술과 사회적 책임의식을 접목한 작품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며 “이런 작품들의 상업적 활로를 찾아주는 것이 학교의 목표”라고 말했다.       ▼ 첨단 예술 집중 육성하고 기업에 이어줘 ▼LA카운티 미술관의 ‘아트 앤드 테크 이니셔티브’ 프로그램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LA카운티 미술관(LACMA)은 서부 최대 규모로 다양한 인종을 위한 다문화 예술 작품을 많이 전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미술관은 첨단예술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인 ‘아트 앤드 테크 이니셔티브(ATI)’를 운영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에서 미술관이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곳은 LACMA가 유일하다. ATI는 첨단기술이 가미된 예술 작품 제작에 자금을 대주고 예술가를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이어주는 프로그램이다. 구글, 스페이스X, 액센추어, DAQRI, NVIDIA 등 5개 IT 기업이 작품 제작에 자문역할을 해준다. 올해 첫 회인데 최근 마감된 공모전에는 475개 작품이 출품됐고 4월 2∼5개 작품이 최종 선발된다. LACMA는 1967년부터 1971년까지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다. 앤디 워홀, 제임스 터렐, 클래스 올덴버그 등 미국을 대표하는 팝아트 설치 예술가들이 당시 LACMA의 지원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이때 사용된 첨단기술은 자동차와 우주항공 기술이 대부분이었는데, LACMA와 일본 오사카 엑스포에 순회 전시됐던 워홀 등의 작품은 지금도 예술계에서 회자된다. 40여 년이 흐른 후 LACMA가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재개한 이유는 사회 여러 분야에서 예술과 첨단기술의 접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선정된 작품에는 작품당 최대 5만 달러가 지급된다. 지원금은 LA카운티 생산투자펀드와 자문역인 5개 IT 기업이 마련했다. 최종 선발자들은 LACMA 디지털 연구소에 마련된 IT 기기들을 이용해 작품을 제작하고 내년 4, 5월경 LACMA 앞뜰 야외 공간에서 전시회를 갖게 된다. ATI를 담당하는 조엘 페레 LACMA 매니저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아티스트에게 새로운 기술 실험을 위한 재정적 인프라를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많은 예술가가 지원했다”고 말했다. ATI 프로젝트는 단순한 작품 전시에 그치지 않고 예술 창조의 전반적인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 공공 미술관의 역할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로스앤젤레스=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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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고발은 언론인의 의무” 미국 老기자, 또다시 펜을 들다

    《 “많은 사람의 궁금증은 ‘북한이 어쩌다 그런 나라가 됐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금석 대위의 귀순을 소재로 북한 독재의 시발점을 파헤치기로 했습니다.” 탈북자 신동혁 씨의 탈출기를 그린 화제작 ‘14 수용소 탈출’로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블레인 하든 전 워싱턴포스트 동아시아 특파원(62)이 차기작으로 6·25전쟁 직후 미그 15 제트기를 몰고 귀순한 북한 노금석 대위 탈출기를 집필 중이다. 올 상반기에 집필을 끝내고 연말 또는 내년 초에 발간할 예정이다. 하든 씨는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두 젊은이의 60년 시간차를 뛰어넘은 북한 탈출기를 책으로 내는 것에 대해 “북한 독재의 참상을 고발하는 것은 저널리스트의 의무”라며 “북한 문제는 나에게 개인적인 관심사를 넘어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할 ‘소명(calling)’이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특파원을 지내며 코소보 아프리카 등 위험 지역을 취재해 여러 권의 책을 낸 하든 씨가 하나의 주제(북한)로 연이어 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책의 가제는 ‘위대한 수령과 조종사(the Great Leader and the Pilot)’. 노 대위 귀순 배경을 통해 3대로 이어지는 북한 김씨 일가 독재의 시초를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노 대위는 공군 대위에 임관해 김일성을 세 차례 만났다. 1인 독재 우상화 작업에 주민들을 동원하는 김일성의 통치술을 가까이서 직접 볼 수 있었다. 김일성을 만났을 때의 암울한 경험과 북한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노 대위로 하여금 귀순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하든 씨는 “21세의 나이에 임관해 북한의 엘리트로서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었던 노 대위가 위험을 무릅쓰고 휴전선을 넘은 사연은 백 마디 말보다 북한 체제의 모순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1953년 9월 북한의 살벌한 감시를 뚫고 휴전선 상공을 넘은 노 대위는 미그기를 몰고 자유세계로 탈출한 첫 사례였다. 당시 기관포에 탄약까지 장전하고 귀순한 노 대위는 미국과 서방세계가 미그기를 연구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다. 노 대위는 미그기에서 내리며 북한군 견장을 떼어 버리며 “공산주의를 떠나 기쁘다”고 말해 남한 사회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번 책은 ‘14 수용소 탈출’을 읽은 노 대위가 직접 연락해 오면서 시작하게 됐다. 올해 82세의 노 대위는 귀순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델라웨어대를 졸업한 그는 보잉 제너럴 다이내믹스 등 미 군수업체에서 근무하다가 은퇴해 현재 플로리다에 거주하고 있다. ‘14 수용소 탈출’ 출간 후 하든 씨는 노 대위를 인터뷰하기 위해 자신이 살고 있는 시애틀에서 플로리다를 10여 차례 방문했다. ‘14 수용소 탈출’ 강연 및 책 사인회와 집필을 병행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노 대위를 만나 얘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즐거웠다고 한다. 통역이 필요했던 신동혁 씨와는 달리 영어로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인터뷰 진도는 빨랐다. 하든 씨는 “노 대위의 탈출 스토리가 워낙 극적이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5, 6시간씩 한자리에서 얘기를 들었다”며 “그의 귀순이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위에 대한 한국 자료를 찾으려고 했지만 거의 찾을 수 없었다”며 “귀순용사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부족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수년 동안 미국에서는 ‘북한 르네상스’라고 할 만큼 북한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특파원으로 동아시아를 취재하던 시절 그는 회사로부터 “다른 지역에 대한 기사는 쓸 것도 없다. 북한에만 관심을 가져라”라는 지시를 받았을 정도였다. 동아시아 탈북 루트를 취재하다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14 수용소 탈출’을 쓰게 된 배경이었다. 2012년 출간된 ‘14 수용소 탈출’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미국 외교 전문가들의 필독서가 될 정도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5월에야 ‘늑장’ 출간됐고 지금까지 총 27개 언어로 번역됐다. 그는 “북한 인권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가져야 할 나라는 한국”이라며 “이번 책은 미국 다음으로 한국에서 먼저 빛을 봤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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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 수용소 탈출’ 쓴 前 WP기자 노금석대위 스토리 집필중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은 '북한이 어쩌다 그런 나라가 됐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금석 대위의 귀순을 소재로 북한 독재의 시발점을 파헤치기로 했습니다." 탈북자 신동혁 씨의 탈출기를 그린 화제작 '14 수용소 탈출'로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블레인 하든 전 워싱턴포스트 동아시아 특파원(62)이 차기작으로 6·25전쟁 직후 미그 15 제트기를 몰고 귀순한 북한 노금석 대위 탈출기를 집필 중이다. 올 상반기에 집필을 끝내고 연말 또는 내년 초에 발간할 예정이다. 하든 씨는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두 젊은이의 60년 시간차를 뛰어넘은 북한 탈출기를 책으로 내는 것에 대해 "북한 독재의 참상을 고발하는 것은 저널리스트의 의무"라며 "북한 문제는 나에게 개인적인 관심사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소명(calling)'이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특파원을 지내며 코소보 아프리카 등 위험 지역을 취재해 여러 권의 책을 낸 하든 씨가 하나의 주제(북한)로 연이어 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의 가제는 '위대한 수령과 조종사(the Great Leader and the Pilot).' 노 대위 귀순 배경을 통해 3대로 이어지는 북한 김씨 일가 독재의 시초를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노 대위는 공군 대위에 임관해 김일성을 세 차례 만났다. 1인 독재 우상화 작업에 주민들을 동원하는 김일성의 통치술을 가까이서 직접 볼 수 있었다. 김일성을 만났을 때의 암울한 경험과 북한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노 대위로 하여금 귀순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하든 씨는 "21세의 나이에 임관해 북한의 엘리트로서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었던 노 대위가 위험을 무릅쓰고 휴전선을 넘은 사연은 백 마디 말보다 북한 체제의 모순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1953년 9월 북한의 살벌한 감시를 뚫고 휴전선 상공을 넘은 노 대위는 미그기를 몰고 자유세계로 탈출한 첫 사례였다. 당시 기관포에 탄약까지 장전하고 귀순한 노 대위는 미국과 서방세계가 미그기를 연구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다. 노 대위는 미그기에서 내리며 북한군 견장을 떼어 버리며 "공산주의를 떠나 기쁘다"고 말해 남한 사회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번 책은 '14 수용소 탈출'을 읽은 노 대위가 직접 연락해 오면서 시작하게 됐다. 올해 82세의 노 대위는 귀순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델라웨어대를 졸업한 그는 보잉 제너럴 다이나믹스 등 미 군수업체에서 근무하다가 은퇴해 현재 플로리다에 거주하고 있다. '14 수용소 탈출' 출간 후 하든 씨는 노 대위를 인터뷰하기 위해 자신이 살고 있는 시애틀에서 플로리다를 10여 차례 방문했다. '14 수용소 탈출' 강연 및 책 사인회와 집필을 병행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노 대위를 만나 얘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즐거웠다고 한다. 통역이 필요했던 신동혁 씨와는 달리 영어로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인터뷰 진도는 빨랐다. 하든 씨는 "노 대위의 탈출 스토리가 워낙 극적이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5, 6시간씩 한 자리에서 얘기를 들었다"며 "그의 귀순이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위에 대한 한국 자료를 찾으려고 했지만 거의 찾을 수 없었다"며 "귀순용사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부족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수년 동안 미국에서는 '북한 르네상스'라고 할 만큼 북한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특파원으로 동아시아를 취재하던 시절 그는 회사로부터 "다른 지역에 대한 기사는 쓸 것도 없다. 북한에만 관심을 가져라"라는 지시를 받았을 정도였다. 동아시아 탈북 루트를 취재하다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14 수용소 탈출'을 쓰게 된 배경이었다. 2012년 출간된 '14 수용소 탈출'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미국 외교 전문가들의 필독서가 될 정도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5월에야 '늑장' 출간됐고 지금까지 총 27개국어로 번역됐다. 그는 "북한 인권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가져야 할 나라는 한국"이라며 "이번 책은 미국 다음으로 한국에서 가장 먼저 빛을 봤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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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리, 訪中때 반체제 블로거들 만나

    아시아를 순방 중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5일 중국에서 반체제 성향의 블로거들과 만나 인터넷 자유와 민주주의를 토론했다. 중국을 1박 2일로 방문한 케리 장관은 둘째 날 인도네시아로 떠나기에 앞서 베이징(北京)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중국 블로거 4명과 40분 동안 만났다. 그가 바쁜 일정 중에 블로거들과 만난 것은 인권, 표현과 언론의 자유 등을 보장하라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는 자국민뿐만 아니라 미국의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도 영향을 미쳐 이 서비스들은 중국 내에서 검색 등 일부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다. 중국 블로거들은 케리 장관에게 “인터넷 자유를 막는 만리장성 방화벽을 허물어 달라”고 요청했다. 케리 장관은 “우리는 인터넷 자유가 보장될 때 중국 경제가 더 강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 정치인들과 만날 때마다 인터넷 자유와 인권문제를 강조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토론에서 블로거들이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압박하라고 촉구하자 케리 장관이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케리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주석 취임 뒤 인권이 더 억압받고 있다’는 한 블로거의 지적에 즉답을 피했다. 다른 블로거가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현재 투옥 중인 류샤오보(習近平)의 부인을 만나 달라고 요청하자 “시간이 없다”며 거절했다. 또 다른 블로거가 “미국 기업이 중국의 인터넷 차단에 협조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케리 장관은 “그런 일이 있느냐”며 반문했다. 한편 토론에 참석한 블로거들은 “케리 장관과의 만남 전에 중국 관리들이 토론 내용을 알아내기 위해 만나자고 요구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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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리너 루스벨트 여사, 미국인이 꼽은 최고 퍼스트레이디

    미국인들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인 엘리너 루스벨트 여사를 최고의 퍼스트레이디로 꼽았다. 15일 미국 시에나대와 의회방송 CSPAN이 역사 및 정치학자 24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여성 인권 활동을 펼친 루스벨트 여사는 지난 32년 동안 이 조사에서 줄곧 1위를 지켰다. 2∼4위는 애비게일 애덤스(존 애덤스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돌리 매디슨(제임스 매디슨 대통령의 부인) 순이었다. 대통령이 될 만한 퍼스트레이디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69%로 독보적 1위를 차지했다. 미셸 오바마 여사는 가정생활을 모범적으로 잘 운영한 영부인 1위에 올랐다. 한편 클린턴 전 장관은 14일 사회생활에서 성공하고 싶은 여성들에게 “코뿔소 같은 피부를 키우라(Grow skin like a rhinoceros)”고 충고했다. 이 문구는 1936년 루스벨트 여사가 여성 정치 지망생들에게 했던 명언으로 ‘비판에 지나치게 민감히 반응하지 말라’는 뜻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뉴욕대 학생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되 이를 자기 자신에 대한 것으로 보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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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부채한도 1년 증액… 국가부도 모면

    미국 하원은 11일 국가부채 한도를 내년 3월 16일까지 1년간 한시적으로 증액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이날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 193명은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 의원 232명 중 28명이 찬성했다. 공화당 의원들의 ‘반란표’ 가세로 찬성 221표, 반대 201표로 통과한 것. 상원은 12일부터 법안 심의를 시작해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부채한도 증액안이 무난하게 통과되면 이달 말로 예상되던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은 피할 수 있다. 가결된 법안은 부채한도 증액에 어떤 조건도 달면 안 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요구대로 만들어졌다. 당초 공화당은 부채한도 증액을 연방정부 지출 삭감이나 키스톤 송유관 건설 사업 승인과 연계해 양보를 얻어낸다는 전략을 세우고 법안 심의를 거부하려 했다. 그러나 디폴트 시한이 촉박한 상황에서 이 같은 전략의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해 표결에 들어갔다. 공화당 의원들은 재정절벽, 부채한도 등의 협상에서 막판까지 타협을 거부하고 정국을 경색시켰던 과거 방식을 피했다. 벼랑 끝 전술에 대해 유권자들의 비난이 거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화당은 지난해 말에도 새해 예산안을 아무 조건 없이 통과시켰다. 이로써 미 정치권은 디폴트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치르게 됐다. 미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는 17조3000억 달러(약 1경8381조2500억 원)로 이달 말 소진될 예정이었다. 7일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27일이 지나면 미 정부가 더이상 돈을 끌어다 쓸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며 부채한도 증액을 촉구하는 서한을 의회에 보내 증액을 촉구한 바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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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프랑스 新밀월

    미국이 국빈 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극진하게 대접했다. 시리아 사태, 이란 핵협상, 아프리카 내전 방지에 적극 나서 미국의 고민을 덜어줌으로써 유럽의 최대 동맹국으로 떠오른 프랑스에 각별한 감사 표시를 하는 셈이다. 프랑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1996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박 3일 일정으로 10일 워싱턴에 도착한 올랑드 대통령을 앤드루 공군기지에서 직접 영접했다. 두 대통령은 곧바로 에어포스원에 올라 버지니아 주 몬티첼로의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한 시간 가까이 둘러보며 덕담을 나눴다. 오바마 대통령이 해외 정상과 함께 워싱턴을 벗어나 다른 지역을 방문한 것은 2011년 10월 이명박 대통령 방미 때 디트로이트 자동차 공장에 동행한 이후 처음이다. 제퍼슨 전 대통령은 미국이 최초로 프랑스에 파견했던 외교관으로 센 강변에 그를 기리는 동상이 서 있을 정도로 프랑스인들에게 친숙하다. 두 정상은 “제퍼슨과 라파예트(프랑스 혁명가) 시대에 동맹이었던 것처럼 오늘도 우리는 동맹이다”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또 두 정상은 워싱턴포스트와 르몽드에 동시 게재된 공동 기고에서 “과거 미국과 프랑스가 이렇게 가까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없었다”며 “양국 동맹관계는 한 단계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동 기고를 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고의 예우를 갖추며 극진한 대접을 하는 것은 올랑드 대통령이 고비 때마다 오바마 대통령 외교정책의 지원군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프랑스 대통령들은 미국의 외교정책과 각을 세우며 맞서왔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가장 강력하게 비난한 외국 정상은 당시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었다. 올랑드 대통령은 좌파 출신이지만 친미정책만큼은 우파인 전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뒤를 이어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리아 공습 계획을 추진할 때 영국은 중간에서 포기했지만 프랑스는 끝까지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란과 P+5(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 핵협상 때는 미국보다 더 강력하게 이란의 핵 포기를 요구해 미국에 힘을 실어줬다. 또 말리,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내전 확산을 막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미국의 개입 고민을 덜어줬다. 미 국가안보국(NSA) 정보수집 파문이 벌어진 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강력하게 성토하는 것과 달리 올랑드 대통령은 비난을 자제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미-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지지하는 국가다. 찰리 커프챈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영국이 미국의 최대 유럽 우방이지만 사르코지-올랑드 시대에는 프랑스가 가장 친밀한 동맹이 됐다”고 평가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11일에는 21발의 축포 속에 백악관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그가 영화배우 쥘리 가예와의 스캔들로 동거녀였던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와 헤어졌기 때문에 국빈 만찬에 ‘나 홀로’ 참석하는 이례적 장면이 나올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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