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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과 세종, 충남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초부터 병원에서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엔데믹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증가세가 이어지자 의료계 등에선 감염병 감시 체계를 다시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3주차(18∼24일) 전국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3만8809명이다. 지난주 일평균 2만7955명 대비 38.8% 증가한 것이다. 19일에는 확진자 4만7029명을 기록해 1월 11일(5만4315명) 이후 가장 많이 집계됐다. 일일 확진자 수가 4만 명을 넘어선 것은 약 6개월 만이다. 충청지역도 마찬가지다. 대전의 3주차 누적 확진자 수는 8417명으로, 지난주 누적 확진자 5905명보다 2512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세종지역은 1344명에서 1743명으로, 충남도 6578명에서 9358명으로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역사회에선 일상 회복 이전 수준으로 감염자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유행 배경에 대해 마스크 착용 해제, 확진자 의무 격리 해제 등 완화된 방역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예방접종 면역력 감소나 사회적 경각심 하락 등도 겹쳐 있다고 진단했다. 대전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을 지낸 남해성 충남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유동 인구가 전국적으로 많아지면서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고, 환경 측면에서도 에어컨 가동으로 환기가 안 되는 실내 활동이 늘어 감염자가 증가했다”며 “가을부터 확산세가 줄어들 수 있지만 겨울철에 다시 유행할 것으로 예상돼 감염병 관리감시 체계를 조정하는 것보다 현재와 같이 예방 접종 사업을 강화하는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충남도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피해액 전액’을 특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 지원과는 별개로 도 예산(예비비)을 활용해 지원액의 절반부터 우선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사진)는 24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중호우 피해 도민 생활 안정 특별 지원 대책’ 계획을 발표했다. 김 지사는 “집중호우 발생 이후 정부에서도 특단의 지원을 강구하고 있지만, 법으로 정해진 보상액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이에 도에서는 선제적으로 신속한 영농 재개와 주거 안정, 일상 복귀 등을 위해 특별지원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충남지역의 잠정 총피해액은 1873억 원으로 추정된다. 앞서 도에선 재난복구비 38억 원을 긴급 투입했지만 도민 체감은 미흡한 실정이었다. 도는 이번 특별지원 대책을 통해 피해액의 50%를 농협을 통해 즉시 지급하고, 나머지는 정산 후 추가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주택’의 경우 정부 지원에 추가 자금을 더해 실제 피해액 전액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침수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 전자제품과 가재도구 일체는 물품으로 지원한다. 김 지사는 “최근 기후 환경 변화 등에 따라 이제는 예측을 뛰어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도뿐만 아니라 국가 전반적으로 재난과 관련된 매뉴얼을 새롭게 마련할 때가 됐다”며 “앞으로 댐 긴급 방류 시 사전 협의 기구 마련, 금강 지천 정비, 금강 본류·지천, 하구언 배수갑문 추가 설치 등 제도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김영환 충북도지사(사진)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당시 보고를 받고 곧바로 현장에 가지 않은 걸 두고 “거기 갔다고 상황이 바뀔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김 지사는 15일 참사 발생 약 1시간 후인 오전 9시 44분경 첫 보고를 받았고, 이후 괴산댐 월류 현장에 들렀다가 오후 1시 20분경 참사 현장에 도착했다. 김 지사는 20일 오전 충북도청 신관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한없는 고통을 당하고 계신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진심으로 속죄의 마음을 담아 명복을 빈다”는 조문록을 작성하고 눈물을 보였다. 다만 ‘심각성을 너무 늦게 파악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아쉬움이 있는데 제가 거기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워낙 골든타임이 짧은 상황에서 사고가 전개됐고, 임시제방이 붕괴하는 상황에선 어떤 조치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해) 생명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현장 도착이 늦은 것에 대해 “1, 2명 사상자가 나왔구나, 그런 정도만 생각을 했고 오송 상황의 긴박성이나 엄청난 사고가 일어났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괴산댐이 붕괴되면 수백 명이 죽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그쪽을 우선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합동분향소를 찾은 이범석 청주시장은 분향을 마친 뒤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빠져나갔다. 이 시장은 이후 본보와의 통화에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과 다치신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족들은 반발했다. 유족 대표 이경구 씨(49)는 “(김 지사의) 발언은 직무 유기이고 무책임한 태도”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고 핑계에 불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날 오후 기자실을 찾아 “그때 그 자리에 서 있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과 조금 더 빨리 (조치를) 했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자괴감 이런 것들을 표현한 것”이라며 “거짓말 없이 고통스럽게 이 상황을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자주 다니던 길이었는데…. 남 일 같지 않아 마음이 너무 무겁네요.” 20일 충북 청주시 충북도청. 로비에 만들어진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를 가장 먼저 찾은 김동수 씨(50)는 헌화를 마치고 나오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조문을 마친 뒤 참사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모 씨(51)는 “정부나 지자체나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어 화가 난다”고 했다. 20대 남성과 여성은 차마 분향소에 들어가지 못한 채 밖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묵념으로 추모했다. 분향소에 내걸린 ‘궁평 지하차도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라는 문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조문을 위해 로비를 찾은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사고’ ‘사망자’가 아닌 ‘참사’ ‘희생자’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분향소에는 유족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한 유족은 애써 울음을 참으며 조문록에 ‘여기는 걱정 말고 좋은 곳 가서 행복해, 함께 잘 버텨볼게’라는 글을 남겼다.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딸 이모 씨(48)는 절을 한 후 한참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조문을 마친 이 씨는 “유족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하는 자리도 없었고 사과도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추모 공간을 스스로 만든 시민들도 있었다. 길한샘 씨(30)는 “참사 지역을 매일 다닌다. 안타까운 마음에 지인들과 함께 오송역에 추모의 공간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이 사고가 잊혀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자주 다니던 길이었는데…. 남일 같지 않아 마음이 너무 무겁네요.” 20일 충북 청주시 충북도청. 로비에 만들어진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를 가장 먼저 찾은 김동수 씨(50)는 헌화를 마치고 나오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조문을 마친 뒤 참사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모 씨(51)는 “정부나 지자체나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어 화가난다”고 했다. 분향소에 내걸린 ‘궁평 지하차도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라는 문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조문을 위해 로비를 찾은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사고’, ‘사망자’가 아닌 ‘참사’, ‘희생자’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분향소에는 유족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한 유족은 애써 울음을 참으며 조문록에 ‘여기는 걱정말고 좋은 곳가서 행복해, 함께 잘 버텨볼게’라는 글을 남겼다.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딸 이모 씨(48)는 절을 한 후 한참 고개를 들지 못했다. 조문을 마친 이 씨는 “유족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하는 자리도 없었고, 사과도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드릴 수 있는 게 커피밖에 없어 오히려 죄송한 마음입니다.” 19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탑연리에서 10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김보실 씨(55)는 “이번 호우로 식당 일부가 물에 잠겼지만 더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뭐라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날(18일)부터 수재민과 자원봉사자를 위해 무료 커피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수해 피해를 입고 상심한 이웃 등을 위해 제공한 커피가 이날까지 100잔을 넘었다. 이날 오전엔 직접 마트에서 구매한 캠핑용 물통에 커피를 담아 이재민들이 머무는 복지센터에 전달했다. 김 씨는 “수해 현장에서 만난 군인 장병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동을 받았다”며 “피해 현장에서 펑펑 눈물을 쏟는 어르신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능력이 되는 한 커피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민에게 무료 커피 주는 ‘착한가게’ 기록적 호우가 전국을 할퀸 가운데 이재민과 복구 작업을 돕는 이들에게 식사와 숙소 등을 제공하는 ‘착한 가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날 경북 예천군 예천읍 남본리의 한 카페 입구에는 ‘수해복구 관련 군인·소방·경찰·공무원분들께 아메리카노 무상 제공합니다’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30여 명에게 무료 커피를 전달했다는 카페 주인 김소현 씨(32)는 “오전에 자원봉사에 참여한 뒤 뭐라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커피 제공을 결심했다. 많은 분들이 잠시나마 편하게 쉬다 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무료 숙박을 제공하는 숙박업소도 있다. 경북 예천군 예천읍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김갑연 씨(69)는 17일 80대 노부부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달려 나가 부축하며 방까지 안내했다. 부부는 산사태로 집이 무너질까봐 돌아갈 곳이 없다고 했다. 사연을 들은 김 씨는 방값의 반이라도 내겠다는 부부의 요청을 거절하며 “돈은 안 받을 테니 편히 쉬고 가시라”고 했다.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김 씨는 “살아주신 것만으로도 벅차게 감사한데 어떻게 그분들께 돈을 받을 수 있겠냐”고 했다. 김 씨는 16일에도 예천군 효자면에서 산사태 피해를 입은 일가족 4명에게 무료로 방을 내주고 저녁 식사까지 대접했다. 김 씨의 선행은 예천군청 홈페이지에 글이 올라오며 알려졌다. 당시 모텔에 묵었다는 글쓴이는 “어려울 때 받은 이 은혜를 꼭 돌려드리겠다”며 사연을 전했다. 운영하던 가게 문을 닫고 수해 복구에 동참한 상인들도 있었다. 충북 청주시 침수 지역 인근에서 오리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유모 씨(66)는 17일부터 장사를 접고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유 씨는 “아랫동네에서 큰일이 발생했는데 어떻게 가만있을 수 있겠냐”며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마을 주민들이 입은 피해를 복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기부자 입금명 ‘오송 힘내자’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주민 2000여 명이 활동 중인 네이버의 한 온라인 카페에는 궁평2지하차도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과 지역 이재민을 위한 성금 모금이 시작됐다. 19일 오후까지 150여 명이 모금에 참여해 300만 원가량이 모였다. 주민들은 형편이 되는 대로 몇만 원씩 보내며 입금자명에 ‘기부합니다’ ‘오송힘내자’ ‘힘내세요’ 등을 넣으며 유족과 이재민을 응원했다. 카페 운영자인 신효섭 씨는 “수해를 입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싶어 모금을 시작했다”고 밝혔다.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예천=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발단이 된 미호강 범람을 두고 임시제방 공사를 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하천 전반을 관리하는 금강유역환경청(금강청), 금강홍수통제소 간 책임 공방이 커지고 있다. 공사 허가권자인 금강청과 공사 관리·감독 책임자인 행복청, 홍수 경보 발령을 하는 금강홍수통제소 모두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행복청과 금강청에 따르면 두 기관은 올해 6월 9일 미호천교 임시제방 공사와 관련해 협의 공문을 주고받았다. 이 문서에서 행복청은 ‘임시제방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알렸고, 금강청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축조해라’라고 회신했다. 행복청은 이후 6월 29일부터 7월 7일까지 임시제방 공사를 진행했다. 금강청은 행복청이 임시제방을 쌓는 데 필요한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금강청은 “행복청이 ‘하천점용허가’는 받았지만, 임시제방을 설치할 경우 기존 허가의 변경을 신청했어야 했는데 이런 과정이 없었다”고 했다. 반면 행복청은 6월 9일 공문에 ‘임시제방을 축조하라’는 회신을 받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공문에 금강청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축조하라’고 회신한 만큼 임시제방 허가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금강청은 “행복청이 임시제방 공사의 안전성 확보 방안을 협의해 오지 않았다”고 했다. 수위를 측정해 홍수 경보를 내리는 금강홍수통제소 대응도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제소는 미호천 제방은 범람이 발생하지 않은 오른쪽 제방(12.9m) 정보만 확보하고 있었다. 하천 왼쪽 임시제방이 높이가 더 낮았는데도 확인 대상이 아니었던 것. 왼쪽 제방 상황을 미리 파악했다면 더 빨리 대응할 수 있었던 셈이다. 통제소는 “제방은 금강청 담당으로 제방 높이도 기본계획이나 금강청 제공 자료만 봐서 범람 여부를 직접 판단할 수는 없다”며 “주의보와 경보를 절차대로 발령했고, 오전 6시 34분 계획홍수위(9.2m)까지 올라가자 지자체에 바로 알렸기 때문에 그 이후는 지자체가 판단해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오른쪽 제방 기준으로는 범람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미호강 준설 작업이 제때 추진되지 못해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강청 등에 따르면 2017년 미호천교 부근 강폭을 넓히는 정비사업이 시작됐다. 교량 부근 하천 폭을 넓혀 물의 병목현상을 줄이고 홍수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환경단체가 반대하는 데다 미호천교와 미호철교 공사까지 진행되며 2020년 공사가 연기됐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교량을 건설하며 기존 제방을 허물어 트럭이나 큰 차가 왔다 갔다 하게 했고, 대충 흙으로 쌓아 올려 비닐 방수포만 덮어 놨어요. 폭우로 물이 불어나니 제방이 순식간에 허물어지면서 물막이 역할을 못 한 것 아닙니까.”(충북 오송 주민 장모 씨)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의 원인이 된 미호강의 범람은 미호강 임시 제방이 부실한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사고 당일 미호강 범람 징후를 감지한 뒤 2시간 20분 뒤에야 현장 인력 6명이 임시 제방 보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총리실이 임시 제방 관련 각종 행정기록 감찰에 착수할 예정인 가운데 임시 제방 공사부터 사고 전후 발주청과 시공사, 감리업체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17일 동아일보 취재에 응한 미호강 인근 주민들은 사고 당일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사고를 목격한 주민 정찬교 씨(68)는 “사고 발생 1시간 전쯤 임시제방에 가봤는데 인부들이 포클레인 1대로 주변 모래를 긁어모아 둑을 쌓고 다지고 있었는데 말이 되느냐”며 “사고 전날도 모래로 제방을 쌓아선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해 119에 신고했는데 (119 측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만 했다”고 말했다. 미호천교 공사 발주청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에 따르면 공사 감리회사 단장은 사고 당일 오전 4시 10분 홍수 경보 소식을 들었다. 이후 지자체와 행복청에 위험을 알렸지만 현장에 직접 나온 건 오전 6시 반경이다. 감리단장과 시공사 인력 등 총 6명이 나왔고, 중장비인 포클레인은 1대뿐이었다. 장마 훨씬 전에 쌓아야 하는 임시제방을 장마 기간에 쌓았다는 증언도 나온다. 임시제방 공사는 6월 29일부터 7월 7일까지 이어졌다. 전국적으로 올해 장마는 6월 25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장마 시작 나흘 뒤부터 제방을 쌓은 것으로 실제 공사 기간 5일간 비가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장마기간 전에 관련 제방을 쌓는 등 수해 예방을 한다”고 했다. 행복청 측은 “이번 사고는 예상보다 비가 많이 와 발생했다”고 했다. 제방 부실 시공 논란도 나온다. 궁평3리 이장인 윤영호 씨(70)는 “일부 주민들이 ‘(제방을) 모래로 쌓았다’고 했다”며 “좀 더 높이 쌓았으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제방에서 ‘파이핑(piping·구조물과 흙 이음새에 틈이 생겨 그 사이로 물이 빠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면 부실 공사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했다. 행복청은 “흙을 톤백(포대자루)에 담아서 쌓고 그 위에 흙다짐을 했다”며 “임시제방을 통상 쌓는 방식”이라고 했다. 기존 제방을 허물고 차량 통로로 썼다는 데에 대해 행복청은 “교량을 확장하는 공사여서 기존 제방을 허물 수밖에 없었다”며 “장마철이 아닐 땐 통로로 쓰지만 임시제방을 쌓은 뒤엔 통로로 안 썼다”고 했다. 이 공사는 2018년 착공했는데, 이전에도 장마철이 되면 임시제방을 쌓아 침수에 대비했다. 공사 현장 관리가 적절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발주청인 행복청에 1차 관리 책임이 있지만, 임시제방은 금강유역환경청의 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 환경청 관계자는 “행복청은 ‘하천점용허가’만 신청했을 뿐 임시제방 설치를 위한 허가 변경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행복청 측은 “하천점용허가를 낼 때 임시제방을 어떤 길이로 얼마나 쌓을지 공문에 명시했고, 이후 ‘안전하게 시공하라’는 환경청 회신도 받았다”고 했다. 범람이 발생한 교량 바로 밑 임시제방의 높이가 주변보다 낮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주민은 “교량 밑 제방 높이가 다른 제방보다 낮았다”며 “폭우로 불어난 하천 물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을 것”이라고 했다. 임시 제방을 높게 쌓았다면 범람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 행복청 측은 “임시제방 높이는 가장 낮은 곳도 해발 29.74m로 100년 빈도의 홍수 계획위보다 96cm 높게 시공했다”며 “흙을 쌓은 후 위에 올라가 다짐기 기계로 흙을 다시 다져야 하므로 교량 바로 밑과 임시 제방은 틈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충북도가 사상 최악의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대해 3년 전 “침수 위험이 없다”는 취지로 행정안전부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행안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참사와 유사했던 2020년 7월 23일 부산 동구 초량제1지하차도 침수 사고 직후 재발 방지를 위해 터널 입구 자동차단시설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행안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침수가 우려되는 지하차도 목록을 조사해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충북도는 행안부에 제출한 참고 자료에서 “도내 지하차도 7곳은 침수 위험이 있고, 6곳은 침수 위험이 없다”고 제출했다. 오송 지하차도는 당시 침수 위험이 없는 6곳 중 하나로 분류됐다. 미호강과 불과 4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고 주변보다 지대가 낮아 물이 흘러 들어오기 쉬운 조건임에도, 2019년에 신축됐다는 이유로 침수 위험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송 지하차도는 결국 침수위험도 ‘3등급’으로 분류됐다. 행안부의 ‘지하차도 침수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지하차도는 침수 이력, 차량 통행량, 배수시설 등의 기준으로 위험도 1∼3등급으로 분류된다. 3등급은 침수 위험 ‘보통’에 해당되며 호우경보 시에만 통제되는 안전한 지하차도에 속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국에 수만 개가 넘는 지하차도를 전수조사할 순 없기 때문에 지자체 판단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와 조사해 등급을 매겼다”고 설명했다. 침수위험도가 낮을 경우 침수 시 터널 입구 자동차단시설 설치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오송 지하차도의 경우에도 2023년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상반기 수요 조사’를 거쳐 지난달 말에야 예산 지원이 결정됐다. 충북도 측은 “2021년부터 꾸준히 행안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해 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행안부는 “충북도가 2021년부터 행안부에 지속적으로 예산 지원을 요구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했다.“오송 지하도 통제 요청, 최소 2차례 112 신고”… 국무조정실, 감찰 착수경찰은 “88명 수사본부 구성” 15일 폭우로 인근 강물이 지하차도 안으로 범람해 14명이 숨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국무조정실이 17일 지방자치단체, 경찰, 소방 등에 대한 감찰에 나섰다. 참사 1∼2시간 전부터 지하차도의 범람 위험성을 경고하는 시민들의 112 신고가 최소 2차례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한 국무조정실은 경찰과 지자체를 상대로 해당 지하차도의 교통을 통제하지 않고 1.3km 떨어진 다른 지하차도로 출동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국무조정실은 17일부터 충북 청주시의 충북도청, 청주시청, 흥덕구청과 세종시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등에 감찰 인력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정부 등에 따르면 경찰은 사고 당일인 15일 오전 7시 4분경 “미호천교를 공사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신고자로부터 “궁평지하차도를 통제하고 주민을 대피시켜야 한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7시 58분에도 같은 신고자로부터 또다시 신고를 받았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침수 사고가 난 ‘궁평2지하차도’와는 1.3km 떨어진 ‘궁평1지하차도’ 인근으로 출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당시 경찰이 사고 차도가 아닌 다른 곳으로 출동한 경위를 파악하고, 실제 사고 차도에 대한 점검이나 조치 등이 이뤄진 적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충청북도와 청주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참사 당일 새벽에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홍수경보와 주민 대피 필요성을 전달받고도 지하차도 진입을 통제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도 정부는 감찰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주로 도청이 도로 교통을 통제할 권한을 갖지만, 지역에 따라 시나 군에 위임한 경우도 있다”며 “정확한 책임 소재를 가려낸 뒤 도로 통제를 하지 않은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고는 미호천교 인근 제방이 무너져내려 유입된 물이 지하차도로 흘러들어가면서 발생했다. 정부는 이 제방이 붕괴한 원인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징계, 고발, 수사 의뢰, 제도 개선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했다. 충북경찰청은 실종자 구조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88명 규모의 전담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고 예방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찰이 수사를 맡는 것에 대해 “셀프 수사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이달 15일 폭우로 인근 강물이 지하차도 안으로 범람해 최소 13명이 숨진 ‘오송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국무조정실이 17일 지방자치단체, 경찰, 소방 등에 대한 감찰에 나섰다. 참사 1~2시간 전부터 지하차도의 범람 위험성을 경고하는 시민들의 112 신고가 최소 2차례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한 국무조정실은 경찰과 지자체를 상대로 해당 지하차도의 교통을 통제하지 않고 1.3km 떨어진 다른 지하차도로 출동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국무조정실은 17일부터 충북 청주시의 충북도청, 청주시청, 흥덕구청과 세종시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등에 감찰 인력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정부 등에 따르면 경찰은 사고 당일인 15일 오전 7시 2분경 “미호천교를 공사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신고자로부터 “궁평지하차도를 통제하고 주민을 대피시켜야 한다”는 신고를 접수받았다. 경찰은 같은날 오전 7시 58분에도 같은 신고자로부터 또다시 신고를 받았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침수 사고가 난 ‘궁평 2지하차도’와는 1.3km 떨어진 ‘궁평 1지하차도’ 인근으로 출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당시 경찰이 사고 차도가 아닌 다른 곳으로 출동한 경위를 파악하고, 실제 사고 차도에 대한 점검이나 조치 등이 이뤄진 적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충청북도와 청주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참사 당일 새벽에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홍수경보와 주민 대피 필요성을 전달받고도 지하차도 진입을 통제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도 정부는 감찰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주로 도청이 도로 교통을 통제할 권한을 갖지만, 지역에 따라 시나 군에 위임한 경우도 있다”며 “정확한 책임 소재를 가려낸 뒤 도로 통제를 하지 않은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고는 미호천교 인근 제방이 무너져내려 유입된 물이 지하차도로 흘러들어가면서 발생했다. 정부는 이 제방이 붕괴한 원인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던 행복청이 사고 구간에 부실하게 제방을 설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확인하겠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결과가 나오는대로 징계·고발·수사의뢰·제도개선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했다. 충북경찰청은 실종자 구조작업을 마무리하는대로 88명 규모의 전담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고 예방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찰이 수사를 맡는 것에 대해 “셀프 수사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충북경찰청은 사고 당일 “교통 통제가 필요하다”는 2건의 112신고를 접수했지만, 궁평지하차도가 아닌 인근의 다른 지역에서 통제 조치를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살려주세요!” 충북 지역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던 15일 오전 8시 45분경. 인근 미호천교를 건설 중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으로부터 대피 전화를 받고 집을 뛰쳐나오던 김용순 씨(58·여)는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입구로 물이 밀려들어가는 모습을 발견하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 씨의 눈에는 지하차도에서 물에 잠겨 고립된 화물차 위에 올라가 있던 남녀 2명이 보였다. 이들은 필사적으로 손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하고 있었다.● 강물 6만 t 2분 만에 들이닥쳐 김 씨는 119로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지만 이미 물이 급격히 불어난 다음이었다. 출동한 구조대는 가드레일 등을 잡고 버티던 9명을 구조했다. 이어 지하차도 안쪽을 수색하려 했지만 이미 물이 불어나 고무보트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 씨는 “순식간에 물이 찬 탓에 접근하는 것조차 어려워 보였다”고 했다. 오송지하차도 침수 참사는 신고 접수 후 2분 만에 차량 15대가 물에 잠길 정도로 순식간에 발생했다. 기록적 호우로 인근 미호강 제방이 붕괴되면서 6만 t의 물이 급격하게 차 오른 것이다. 당시 지하차도에 진입하려던 차량 운전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지하차도 내 물이 급격하게 차오르면서 절반 가까이 들어왔던 일부 차량은 급히 역주행을 시도해 지하차도를 빠져나왔다. 또 지하차도를 중간 이상 지났던 버스 차량 안에 흙탕물이 급격하게 차오르면서 승객들이 당황하는 모습도 찍혔다. 불과 몇 초 차이로 생사가 갈릴 정도로 급박한 순간이었다. 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 중 상당수는 차를 돌리지 못해 고립됐고 차를 버리고 빠져나와 터널을 나오려 했지만 지하차도가 685m(터널 구간 436m)나 되는 데다 워낙 급하게 물이 차 올라 대피하지 못했다. 구조작업도 원활하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1분에 3t을 배수할 수 있는 방사포 대용량 시스템을 투입했지만 유입되는 물의 양이 너무 많아 수색 작업에 착수하지 못했다. 소방 관계자는 “지하차도가 사각형 구조여서 에어포켓(산소가 남은 공간)도 없었고 구조대도 들어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내부가 흙탕물로 뒤덮여 잠수부도 투입하지 못했다. 결국 물막이 시설을 만들고 어느 정도 배수가 된 16일 오전 5시 55분에야 침수 21시간 만에 잠수부를 투입했다. 그리고 오후 7시 현재 9명의 시신을 인양한 상태다. 소방 관계자는 “접수된 실종 신고는 11명으로 인양된 시신과 신원 확인을 하고 있다. 희생자가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폭우로 우회하던 버스에서 시신 5구 발견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버스는 청주국제공항과 오송역을 오가는 급행버스인데, 원래 다른 노선으로 운행해왔지만 폭우로 기존 노선이 통제되자 오송지하차도로 우회했다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버스에선 5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이들은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생존자들을 치료 중인 한 병원 관계자는 “119 차량을 타고 여성 4명이 응급실로 왔는데 모두 온몸이 물에 젖어 있었고 일부는 얼굴에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신발도 없는 맨발 상태였는데 살았다는 안도감보다 여전히 공포에 시달리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경찰은 침수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 중이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청주=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목요일(13일)이 아들 생일이라 오늘 다 같이 밥 먹기로 했는데….” 16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하나병원에 마련된 30대 남성 조모 씨의 빈소를 지키던 그의 부모는 “연락이 안 되기에 늦잠 자는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흐느꼈다. 청주의 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조 씨는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벌어진 15일 출근하기 위해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지나다가 참변을 당했다. 조 씨 부모는 “사고 전날 주말에 맛있는 거라도 먹자며 통화했는데 그게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차라리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통곡 끊이지 않는 빈소 16일 청주 곳곳에 마련된 지하차도 침수 사고 피해자 빈소에는 유가족과 지인들의 통곡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하나병원에 차려진 안모 씨(24)의 빈소에는 외삼촌 이모 씨(49)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조카가 대학 졸업 전에 보건 분야에 취업했다며 좋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사고를 당했다니 믿을 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안 씨는 전날 친구와 전남 여수로 졸업 여행을 떠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오송역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폭우 때문에 버스가 원래 다니는 길 대신 오송 지하차도로 경로를 바꿔 친구와 함께 사고를 당했다. 이 씨는 “어릴 때부터 사람 돕는 걸 좋아하는 심성이 착한 아이였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먼저 오송역에 가 있던 친구들에게 통화로 “버스에 물이 찬다. 기사 아저씨가 창문을 깨고 나가라고 한다”고 전한 게 마지막이었다. 사고로 선생님을 잃은 아이들이 빈소를 찾기도 했다.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결혼 2개월차 새신랑인 김모 씨(30)는 임용시험을 보는 처남을 시험장에 데려다주기 위해 운전을 해 지하차도에 들어섰다. 그러다 갑자기 들이닥친 물 때문에 차량이 지하차도에서 침수됐다. 처남은 간신히 헤엄쳐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지만, 김 씨는 끝내 나오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 그의 빈소엔 그가 가르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과 학부모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일부 학생은 조문 중 단체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 씨의 이모부 유모 씨(54)는 “착한 성격에 좋은 선생님이었다.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청주성모병원에 빈소가 차려진 김모 씨(70)의 남편 유모 씨(75)는 “아내는 매주 토요일마다 하나뿐인 여섯 살 손자를 돌보러 서울로 갔다”며 “15일도 손주를 돌보러 가다가 그런 일을 당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연락 안 돼” 실종자 가족들 전전긍긍이날 오후 하나병원 앞에서 기다리던 피해자 가족들은 병원으로 구급차가 올 때마다 달려가 얼굴을 확인했다. A 씨는 “조카가 전날 KTX를 타려고 오송역으로 가던 길이었는데, 이후 연락이 없다”며 “혹시나 잘못된 건 아닌지 구급차가 올 때마다 심장이 멎는 것 같다”고 했다. 큰아들과 연락이 안 된다는 김모 씨(75)는 “오창읍에서 치과 의사로 일하는 아들이 출근길에 사고를 당한 것 같다”며 애통해했다. 유족들은 도로를 통제하지 않은 지자체의 미흡한 대처가 사고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A 씨는 “사고 전날부터 폭우가 쏟아졌는데 왜 하천 근처 도로를 통제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병원 앞에서 기다리던 박모 씨는 “지난해 경북 포항 주차장 사고처럼 지하 시설 사망 사고는 매년 반복되는데 개선이 안 되다 보니 피해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청주=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청주=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친환경적으로 자동차를 만들어 공해를 발생시키지 않아요. 집에는 스마트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인공지능(AI) 로봇이 함께 살아 편리하고 행복해요.” 15일 오후 대전 유성구 DCC대전컨벤션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제5회 대덕에서 과학을 그리다’ 그림대회. 중부 지방의 집중 호우로 실내에서 개최된 이날 대회에 참가한 대전 상원초 3학년 권지안 양은 도화지 속 친환경 자동차 등을 가리키며 이렇게 설명했다. 또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지구가 아파하고 있는 만큼 친환경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동아일보와 채널A, 동아사이언스가 공동 주최한 이 대회에선 예선을 통과한 160여 명이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이 내준 주제를 그림으로 표현하며 실력을 뽐냈다. KAIST의 ‘과학기술이 바꿔 놓을 50년 후 세상’을 주제로 그림을 그린 대덕중 1학년 문하랑 군은 로봇과 AI,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를 화폭에 담았다. 문 군은 “미래는 로봇과 인류가 공존하는 행복하고 편리한 세상이 될 것 같다”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5년째를 맞이한 대회는 학습형 대회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학부모 허혜정 씨(38)는 “첫 대회부터 매번 세 아이와 참가하고 있다. 주제가 계속 바뀌니 아이들도 즐거워하고 과학 학습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결선 그림 주제는 현장에서 추첨으로 정하게 했다. 9개 참여 기관이 준비한 주제를 미리 학습하라는 취지에서다. 허 씨는 “어떤 주제를 선택하게 될지 몰라 모든 주제를 공부하느라 석 달 정도 시간을 쏟았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권 양의 어머니는 “아이가 최신 과학기술 주요 이슈를 중심으로 공부하도록 한 뒤 개별 주제에 응용하게 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대회 예선에는 서울 인천 충남 세종 강원 대구 전북 등 전국에서 유치부와 초중고교생 1000여 명이 지원해 역대 대회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KAIST와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대회장에 홍보 부스를 만들어 각종 과학 키트와 선물 등을 나눠 주고 연구 성과도 홍보했다. 이번 대회는 8월 말경 수상자를 발표하고 9월에 시상한다. 교육부장관상, 특허청장상, IBS원장상, KAIST 총장상,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상,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상,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상, 각 연구기관장상, 대전시교육감상 등이 주어진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목요일(13일)이 아들 생일이라 오늘 다 같이 밥 먹기로 했는데….”16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하나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30대 남성 조모 씨의 빈소를 지키던 그의 부모는 “연락이 안 되기에 늦잠 자는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흐느꼈다. 청주의 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조 씨는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벌어진 15일 출근하기 위해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지나다가 참변을 당했다. 조 씨 부모는 “사고 전날 주말에 맛있는 거라도 먹자고 통화했는데 그게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차라리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통곡 끊이지 않는 장례식장 16일 청주 곳곳에 마련된 지하차도 침수 사고 피해자 장례식장에는 유가족들과 지인들의 통곡이 끊이지 않았다.이날 하나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안모 씨(24)의 빈소에는 외삼촌 이모 씨(49)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조카가 대학교 졸업 전에 보건 분야에 취업했다며 좋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사고를 당했다니 믿을 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안 씨는 전날 친구와 전남 여수시로 졸업 여행을 떠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오송역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폭우 때문에 버스가 원래 다니는 길 대신 오송지하차도로 경로를 바꿔 친구와 함께 사고를 당했다. 이 씨는 “어릴 때부터 사람 돕는 걸 좋아하는 심성이 착한 아이였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먼저 오송역에 가 있던 친구들에게 통화로 “버스에 물이 찬다. 기사 아저씨가 창문을 깨고 나가라고 한다”고 전한 게 마지막이었다.사고로 선생님을 잃은 아이들이 빈소를 찾기도 했다.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김모 씨(30)는 임용고시를 보는 처남을 시험장에 데려다 주기 위해 운전하다가 지하차도에 들어섰다. 그러다 갑자기 들이닥친 물 때문에 차량이 지하차도에서 침수됐다. 처남은 간신히 헤엄쳐 물밖으로 나올 수 있었지만, 김 씨는 끝내 나오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 그의 장례식장엔 그가 가르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과 학부모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일부 학생들은 조문 중 단체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 씨의 이모부 유모 씨(60)는 “착한 성격에 좋은 선생님이었다.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말을 흐렸다. ● “연락 안 돼” 실종자 가족들 전전긍긍 이날 오후 하나병원 앞에서 기다리던 피해자 가족들은 병원으로 구급차가 올 때마다 달려가 얼굴을 확인했다. A 씨는 “조카가 전날 KTX를 타려고 오송역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이후 연락이 없다”며 “혹시나 잘못된 건 아닌지 구급차가 올 때마다 심장이 멎는 것 같다”고 했다. 큰아들과 연락이 안 된다는 김모 씨(75)는 “오창읍에서 치과 의사로 일하는 아들이 출근길에 사고를 당한 것 같다”면서 “엄마에게 매일같이 연락하는 효자였는데, 사고 이후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애통해했다. 유족들은 폭우에도 도로를 통제하지 않은 지자체의 미흡한 대처가 사고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A 씨는 “사고 전날부터 폭우가 쏟아졌는데 왜 하천 근처 도로를 통제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병원 앞에서 기다리던 박모 씨는 “장모님 마지막 위치가 오송지하차도로 표시되는데, 아직까지 연락이 안 된다”며 “지난해 포항 주차장 사고처럼 지하 시설 사망 사고는 매년 반복되는데 개선이 안 되다 보니 피해자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청주=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청주=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살려주세요!” 충북 지역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던 15일 오전 8시 45분경. 인근 미호천교를 건설 중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으로부터 대피 전화를 받고 집을 뛰쳐 나오던 김용순 씨(58·여)는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입구로 물이 밀려들어가는 모습을 발견하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 씨의 눈에는 지하차도에서 물에 잠겨 고립된 화물차 위에 올라가 있던 남녀 2명이 보였다. 이들은 필사적으로 손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하고 있었다.● 강물 6만t 2분 만에 들이닥쳐 김 씨는 119로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지만 이미 물이 급격히 불어난 다음이었다. 출동한 구조대는가드레일 등을 잡고 버티던 9명을 구조했다. 이어 지하차도 안쪽을 수색하려 했지만 이미 물이 불어나 고무보트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 씨는 “순식간에 물이 찬 탓에 접근하는 것조차 어려워 보였다”고 했다. 오송지하차도 침수 참사는 신고 접수 후 2분 만에 차량 15대가 순식간에 물에 잠길 정도로 순식간에 발생했다. 기록적 호우로 인근 미호강 제방이 붕괴하면서 6만 t의 물이 급격하게 차 오른 것이다. 당시 지하차도에 진입하려던 차량 운전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지하차도 내 물이 급격하게 차오르면서 절반 가까이 들어왔던 일부 차량은 급히 역주행을 시도해 지하차도를 빠져나왔다. 또 지하차도를 중간 이상 지났던 버스차량 안에 흙탕물이 급격하게 차오르면서 승객들이 당황하는 모습도 찍혔다. 불과 수초 차이로 생사가 갈릴 정도로 급박한 순간이었다. 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 중 상당수는 차를 돌리지 못해 고립됐고 차를 버리고 빠져 나와 터널을 나오려 했지만 지하차도가 685m(터널 구간 436m)나 되는 데다 워낙 급하게 물이 차 올라 대피하지 못했다. 구조작업도 원활하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1분에 3t을 배수할 수 있는 방사포 대용량 시스템을 투입했지만 유입되는 물의 양이 너무 많아 수색 작업에 착수하지 못했다. 소방 관계자는 “지하차도가 사각형 구조여서 에어 포켓(산소가 남은 공간)도 없었고 구조대도 들어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내부가 흙탕물로 뒤덮여 잠수부도 투입하지 못했다. 결국 물막이 시설을 만들고 어느 정도 배수가 된 16일 오전 5시 55분에야 침수 21시간만에 잠수부를 투입했다. 그리고 오후 7시 현재 9명의 시신을 인양한 상태다. 소방 관계자는 “접수된 실종 신고는 11명으로 인양된 시신과 신원 확인을 하고 있다. 희생자가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폭우로 우회하던 버스에서 시신 5구 발견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버스는 청주국제공항과 오송역을 오가는 급행버스인데, 원래 다른 노선으로 운행해왔지만 폭우로 기존 노선이 통제되자 오송지하차도로 우회했다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버스에선 5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이들은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생존자들을 치료 중인 한 병원 관계자는 “119 차량을 타고 여성 4명이 응급실로 왔는데 모두 온몸이 물에 젖어 있었고 일부는 얼굴에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신발도 없는 맨발 상태였는데 살았다는 안도감보다 여전히 공포에 시달리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경찰은 침수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 중이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청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청주=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15일 오후 9시 폭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앞. 딸과 연락이 끊겼다는 50대 중년 여성은 소방 지휘통제실 옆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석에서 연신 울먹거리며 사고 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 앉은 다른 이들도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이 지하차도에는 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기고, 최소 11명이 고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 “물 얼른 빼주세요, 제발 구해주세요.” 실종자 가족들은 속이 타는 표정으로 소방과 경찰 등을 향해 여러 차례 “수색을 서둘러 달라”고 했다. 사고 현장을 바라보던 김모 씨(62) 는 “오늘 만나기로 한 지인 두 명이 연락이 끊겼다. 여기에 갇힌 것으로 보이는데 나쁜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구조가 될 때 까지 이곳에서 기다리겠다”며 눈을 훔쳤다. 통제 중인 경찰 인력 사이에서 사고현장을 애타게 지켜보던 한 남성은 “오전에 부모님이 오송역에 가신다고 했는데 지금 연락이 안 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60대로 보이는 한 어르신이 뒤늦게 사고소식을 접하고 날이 저문 상황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고현장으로 뛰어오기도 했다.● “물 빼내도 금세 다시 채워져” 현장에서 만난 소방대원은 “지금 지하차도에 물이 가득 차 있다. 물을 빼내도 금세 주변 하천과 내린 빗물로 채워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소방 관계자 여럿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구조 논의를 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회의 중간중간 “작업공간이 안 나온다”는 등 탄식도 들렸다. 해가 지면서 소방과 경찰 당국 등은 야간 작업에 돌입했다. 그나마 비가 대부분 그친 탓에 구조대는 물막이 작업과 배수 작업을 동시에 하면서 구조에 필요한 공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구조대 관계자는 “흙탕물이다보니 잠수부 투입에도 한계가 있다. 터널 천장부터 1m 정도 공간을 확보해야 구조 작업이 가능한 만큼 일단 배수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청주=이정훈기자 jh89@donga.com}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서 지하차도가 침수돼 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기고, 최소 11명이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침수 사고 전 금강홍수통제소가 관할 지자체에 “교통통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연락을 했음에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5분경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침수돼 버스 등 차량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긴급출동한 소방당국은 난간에 매달려 있던 버스 승객 등 9명을 구조했고,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의 시신 1구를 인양했다. 그런데 동아일보 취재 결과 사고 발생 4시간여 전인 15일 오전 4시 10분경 금강홍수통제소가 미호천교 지점의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변경해 발령하면서 “청주시민은 유의하라”고 밝혔다. 또 금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이날 오전 6시 반 경 유선 전화로 청주시 흥덕구청에 전화해 교통통제나 주민대피 등 지자체의 관련 매뉴얼에 따른 조치해 달라고 했다”라며 “환경부에도 이 같은 내용을 알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홍수경보 등 특보가 내려진다고 무조건 도로를 통제하는 건 아니고 도로 상황이나 전체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자체 실행계획을 세웠다”며 “처음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인근 하천 뚝방이 무너지고 3분 만에 물이 차면서 통제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진행하는 미호강 광역도로 교량 공사 구간에 설치한 임시제방이 유실되면서 물이 지하차도로 들이쳤다”라며 “지하차도 중심에 물이 50cm 정도 차야 교통통제를 하는데 사고 발생전까지는 별 이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침수 당시 지하차도에 진입한 차량은 버스 1대와 승용차등 모두 15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침수 당시 최소 20여명이 차량 안에 있는 걸로 추정된다”라며 “지금까지 이 가운데 9명을 구조하고 1명이 숨져 11명(실종신고 기준)이 고립된 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충남 논산시 양촌면에 있는 추모공원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이곳을 찾은 노부부가 토사에 매몰돼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끝내 숨졌다. 함께 매몰됐다가 구조된 일행 2명도 중상을 입었다.오후 4시경 산사태가 일어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 반만에 토사에 매몰돼있던 70대 남성 윤모 씨와 부인 김모 씨(70), 윤 씨 부부의 조카(59·여), 윤 씨 부부의 손자(21) 등 4명을 구조했다. 부부인 윤 씨와 김 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나머지 2명도 골절 등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윤 씨 부부의 조카는 한 때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의식을 회복했다고 한다. 손자도 팔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사고 당시 의식이 있던 손자가 119구급대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소방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추모공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인근 절에서 열린 합장 행사에 참석하려고 방문했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산사태로 토사가 흘러내리며 추모공원에 있는 봉안당 건물이 무너지자 이를 피해 주차장으로 향하다 다시 무너져 내린 토사에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현장을 목격한 절 관계자는 “차량 두 대가 쏟아져 내린 흙에 밀려 추모공원으로 진입하는 도로까지 쓸려 나와 있었다”며 “절에서 추모공원까지 300m에 이르는 도로가 토사로 모두 막혀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오후 11시경 윤 씨와 김 씨의 빈소가 마련된 논산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주민은 “김 씨가 평소 무료 급식도 운영하고, 이웃들을 위해 많이 베풀었다”며 “부부 모두 참 훌륭했다”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아직 빈소도 마련되지 않은 장례식장에 윤 씨 부부의 사고 소식을 듣고 찾아온 조문객들은 황망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조문객들은 “누구보다 점잖고, 성실하게 생활하던 부부”라며 입을 모았다. 이날 하루에만 300㎜가 넘는 비가 내린 논산시를 비롯해 충남 곳곳에선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갑자기 불어난 하천물에 제방이 무너졌다. 이날 전국에서 호우가 이어지며 산림청은 부산·경남과 제주를 제외한 12개 광역 지역에 산사태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렸다.300mm 폭우에 논산 산사태… 서대전~익산 일반열차 중단 ‘물폭탄 장마’에 전국서 피해 속출수도권 도로 잠겨 출퇴근 교통체증축대 무너져 20가구 한밤 대피도주말 충청-호남 ‘극한 호우’ 가능성 “밤중에 ‘쿵’ 하는 소리가 나서 밖을 내다 보니 돌과 흙이 쏟아져 있었어요. 급하게 대피하라길래 큰일 난 줄 알고 놀랐습니다.”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재개발 지역에서 만난 빌라 주민 이모 씨(67)는 전날 오후 9시 반경 발생한 축대 붕괴 순간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새벽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이 씨가 살던 빌라 바로 앞까지 토사와 돌들이 쏟아져 내려 인근 20가구 46명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충남 논산에서 300mm가 넘는 집중 호우로 발생한 산사태에 노부부가 참변을 입은 이날 전국 곳곳에선 장맛비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수도권 일대에 쏟아진 호우로 한강 수위가 불어나 잠수교가 잠기는 등 도로 곳곳이 통제돼 극심한 출퇴근길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호우 대처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임진강 상류인 황해도에도 많은 비가 예상돼 북한의 황강댐 방류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전국서 4000가구 정전 비와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지며 전국 곳곳에서 정전과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경 서대문구 홍제동 안산 부근에서 강풍으로 가로수 한 그루가 쓰러지며 고압선이 끊어져 인근 2000가구 이상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광주 광산구에서도 오전 4시 반경 폭우에 가로수가 넘어지며 전깃줄을 건드려 정전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광산구 송정 1동, 신흥동 일대 945가구에 전기와 통신망 공급이 차단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인천 서구 마전동에서도 아파트 지하 전기실로 빗물이 유입돼 100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수도권에선 경기 남양주시가 이날 오후 3시까지 누적 강수량 201.5mm를 기록하는 등 ‘물폭탄’이 쏟아져 도로 곳곳이 유실되거나 침수됐다. 서울에선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과 잠수교 등이 통제됐고 전국에서 도로 99곳, 하천변 757곳과 15개 국립공원 407개 탐방로가 통제됐다. 충청과 호남 지역에선 홍수 경보도 발령됐다. 금강홍수통제소와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0분경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갑천 만년교 지점에 대해 오후 2시 20분 홍수경보가 변경 발령됐다. 경보 수위 기준인 4.5m가 넘을 것이 예상된 데 따른 조치다. 산림청은 전국 17개 시도 중 12곳에 최고 수준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발령했다. 충북 청주에서는 무심천을 걷던 행인이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는 오인 신고가 들어왔지만 행적이 확인돼 종결 처리되는 소동도 벌어졌다. 충북 영동군에선 빗길에 도로 옆 야산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미끄러지며 30대 운전자 남성이 숨지고 동승자 2명이 크게 다쳤다.● 충청 호남 ‘극한 호우’ 가능성… 장마 최대 고비 이번 주말이 여름 장마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청, 호남 등에는 시간당 최대 강수량이 100mm를 넘어서는 ‘극한 호우’가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까지 충남과 전북 일부에 400mm 이상의 비가 내리겠다. 충북, 전남, 경북 내륙 일부는 300mm 이상 쏟아지겠다. 수도권과 강원 내륙 산지 등의 예상 강우량은 30∼100mm, 경기 남부, 강원 남부 내륙은 최대 150mm로 예보됐다. 강원 동해안과 제주는 20∼70mm, 제주 산지는 최대 100mm 이상 내릴 수 있겠다. 지난해 8월 8일 서울 동작구 일대에 인명 피해로 이어진 폭우가 시간당 144mm 수준이었다. 기상청은 “강수량의 지역차가 크고, 비구름대의 남하가 정체될 경우 강수가 한 곳에 집중적으로 퍼부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집중호우로 논산역 인근 하천 수위가 상승하자 호남선 서대전∼익산 구간 일반 열차 운행을 14일 오후 6시 15분부터 15일 막차까지 중단한다고 14일 밝혔다. 영동, 태백선도 15일까지 전 구간 운행을 중단하며, 충북선과 경전선도 폭우가 내린 일부 구간에 대해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논산=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충남 논산시 양촌면에 있는 추모공원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이곳을 찾은 노부부가 토사에 매몰돼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끝내 숨졌다. 함께 매몰됐다가 구조된 여성도 중상을 입었다. 14일 오후 4시경 산사태가 일어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현장에 도착한지 1시간 반만에 토사에 매몰돼있던 80대 남성과 70대 여성, 60대 여성, 20대 남성 등 4명을 구조했다. 부부사이인 80대 남성과 7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부부의 조카로 알려진 60대 여성과 조카로 추정되는 20대 남성은 골절 등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60대 여성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추모공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인근 절에서 열린 합장 행사에 참석하려고 방문했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산사태로 토사가 흘러내리며 추모공원에 있는 납골당 건물이 무너지자 이를 피해 주차장으로 향하다 다시 무너져 내린 토사에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현장을 목격한 절 관계자는 “차량 두 대가 쏟아져 내린 흙에 밀려 추모공원으로 진입하는 도로까지 쓸려나와있었다”며 “절에서 추모공원까지 300m에 이르는 도로가 토사로 모두 막혀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하루에만 250㎜가 넘는 비가 내린 논산시를 비롯해 충남 곳곳에선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갑자기 불어난 하천물에 제방이 무너졌다. 강원 정선군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했다. 앞서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도로를 미리 통제한 덕에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전국에서 호우가 이어지며 산림청은 부산·경남과 제주를 제외한 12개 광역 지역에 산사태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렸다.논산=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대전에서 동급생 친구를 살해한 10대 여고생이 구속됐다. 이 여고생이 피해 학생을 상대로 과거 학교 폭력을 저질렀던 사실도 드러났다. 14일 대전지법은 동갑내기 친구를 목졸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 양(17)을 구속했다. 앞서 A 양은 12일 낮 12시경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말다툼 끝에 친구를 목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이들은 1학년 때 서로 알게 됐고, 친분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절교를 통보받은 A 양이 친구와 직접 얘기하겠다며 친구가 살고 있는 아파트로 찾아간 자리에서 다툼이 생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 양은 범행 직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같은 날 오후 1시 20분경 경찰에 직접 자수하며 긴급 체포됐다. 이런 가운데 A 양이 살해한 친구에 대해 과거 학교폭력을 가해 학교폭력위원회 처분을 받은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대전시 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열린 학교폭력위원회는 A 양을 학폭 가해자로 판단단하고 ‘학교폭력예방법’ 기준에 따라 피해 학생과 ‘학급 분리’ 처분 조치를 내렸다. 당시 피해 학생 가족들은 A 양의 전학을 요구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A 양은 학폭위 처분 이후에도 피해 학생과 관계는 원만했다고 진술하고 있는 중”이라며 “학폭 처분과 이번 사건의 연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관련 조사는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와 현재 진행 중인 전자기기 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대전=이정훈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