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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정적 제거 방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행적이 묘연하다. 암살을 피하려는 것일까. 23년째 철권통치 중인 푸틴 대통령의 정적 숙청 방식을 짚어봤다.》 ‘프리고진이 숨어 있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의 호텔방에 창문이 전혀 없다.’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서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36시간 만에 모스크바를 향한 진군을 멈추고 잠적하자 한때 이런 소문이 돌았다. 미국 집권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장은 이러한 보도가 나오자 “정말 창문이 전혀 없는 민스크의 호텔에 묵고 있다면 이는 프리고진이 푸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1년 반 동안 푸틴과 충돌한 많은 러시아인들이 건물 5, 6, 7층 창문에서 불가사의하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이 보낸 누군가에 의해 창문 밖으로 떠밀려 암살당할까봐 창문 없는 호텔방에 은신해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이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암살하라’는 지령을 내렸다는 보도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프리고진 암살 시도를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23년 철권통치 뒤에는 수많은 반역자들을 소리 소문 없이 숙청한 역사가 있다. 푸틴 정권은 눈엣가시들을 공개적으로 처단하기도 하지만 유독 ‘반(反)푸틴’ 인사들의 경우 자택 욕조나 건물 창문, 계단 아래 등에서 줄줄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의문사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 우크라 침공 이후 약 2만 명 체포 푸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숙청한 대표적 사례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편법과 불법을 동원해 막대한 부를 쌓은 신흥재벌 ‘올리가르히’다. 푸틴 대통령은 전 정권에서 승승장구하던 재벌들에 대해 대대적인 사정을 벌여 감옥에 가두거나 망명시켰다. 이들이 막대한 재력으로 대권을 넘보는 등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다. 이런 숙청은 ‘국가의 자산이 부당하게 기업인들 손에 넘어갔다’는 국민의 불만을 다독이는 효과도 있었다. 야당에 정치자금을 대며 대권 야망을 키웠던 석유기업 ‘유코스’ 사장 미하일 호도르콥스키는 탈세와 횡령 혐의로 2003년 체포돼 10년가량 감옥살이를 해야 했다. 그는 석방 뒤 영국으로 망명해 러시아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 때는 “러시아 정부와 맞서려면 (맞서는 자가) 악마이더라도 지원해야 한다”며 프리고진 지지 필요성을 역설했다. 푸틴의 숙청 대상이 된 경우 투옥이나 망명에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일부 올리가르히는 줄줄이 의문사했다. 이 배후에 푸틴 정권이 있는지 제대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반정권 인사들의 의문사가 반복되며 암살설에 무게가 실렸다. 의문사 형태도 다양하다. 영국으로 망명했던 보리스 베레좁스키는 2013년 런던 부촌의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9월엔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인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 회장이 모스크바의 병원에서 추락사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판적인 자세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이에 비판적인 이들의 의문사가 두드러진다. 표트르 쿠체렌코 러시아 과학고등교육부 차관은 올 5월 비행기를 타고 쿠바에서 러시아로 돌아가던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돌연 숨졌다. 그는 한 독립언론 매체에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권감시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최소 1만9718명이 체포됐고 584명이 형사 소송을, 6839명이 행정 소송을 당했다. 이 단체는 “다른 많은 사람들도 당국의 위협이나 괴롭힘을 당했고 친척이 (숙청) 타깃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CNN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이나 의문의 사고로 숨진 러시아 거물 사업가는 지난해에만 최소 13명이다.● ‘푸틴 홍차’와 독극물 푸틴의 암살설에선 ‘홍차’를 빼놓을 수 없다. 수많은 정적(政敵)이 숨지거나 숨질 뻔한 위기의 순간엔 홍차가 있었다. 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이었던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영국으로 망명했다가 2006년 런던의 한 호텔에서 홍차를 마신 뒤 시름시름 앓다가 숨을 거뒀다. 그 홍차엔 방사성물질인 폴로늄 210이 녹아 있었다. 이 물질은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25만 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군의 체첸 주민 학살을 고발한 언론인 안나 폴릿콥스카야도 2004년 차를 마신 뒤 의식을 잃었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결국 그는 2년 뒤 자택 인근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때도 차가 등장한다. 나발니는 2020년 8월 시베리아 톰스크 공항에서 차를 마신 뒤 모스크바행 국내선 항공기에 올랐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독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아 간신히 살았다. 당시 독일 정부는 그에게 노비초크가 쓰였다고 발표했다. 이후 나발니는 FSB 요원을 추궁해 노비초크가 속옷의 사타구니 안쪽이 닿는 부분에 묻어 있었음을 밝혀냈다. 노비초크는 1970년대 냉전시대 소련이 개발한 화학무기로 호흡 정지, 장기 손상, 근육 경련 등을 일으킨다. 노비초크 중독으로 숨지면 심장마비에 따른 사망과 구별하기 어렵다. 가루 형태로 소지했다 액체로 만들 수 있어 추적도 쉽지 않다. 푸틴 정권은 독극물 개발의 긴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숨진 리트비넨코는 냉전 시대 정보기관 KGB 후신인 FSB가 독성물질 연구소를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21년 블라디미르 레닌이 모스크바의 ‘랩X 독극물 실험실’을 설립하며 독극물 개발 역사가 시작됐다”며 “푸틴 정권은 노비초크 등으로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여러 차례 독살한 배후에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 스탈린 시대의 재림(再臨) 푸틴 대통령의 정적 숙청 방식은 ‘죽음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말을 남긴 옛 소련의 무자비한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1878∼1953)의 ‘리테르노예(liternoye)’ 살인을 모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테르노예 살인은 자연사나 자살로 위장된 살인을 말한다. 작가 존 오닐과 세라 윈은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 기고에서 푸틴 대통령이 스탈린의 신화에 빠져 리테르노예 살인 같은 피비린내 나는 숙청을 단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할아버지가 스탈린의 요리사였던 만큼 스탈린에게 친근감을 갖고 있고, 우크라이나 침공도 스탈린이 1932∼1935년 우크라이나 소농들을 체포하고 곡물을 압수해 최소 600만 명을 숨지게 한 사건을 닮았다는 설명이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FA)는 “스탈린 정권의 비밀경찰인 내무인민위원회(NKVD)를 가장 위험하게 만든 요인은 공산당이나 옛 소련 정부가 아닌 스탈린 개인에게만 충성했다는 점”이라며 FSB가 푸틴의 사조직으로 변질되는 점이 이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스탈린 시대의 재림은 러시아 사회 일상 곳곳에서 엿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엔 러시아가 전쟁 비판 여론을 강력히 단속하며 스탈린 시대 ‘감시사회’가 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일반인들이 식당이나 열차 안에서 개인적으로 나누는 대화는 물론이고 소셜미디어 게시물, 비공개 채팅 내용도 신고 대상이다. 한 교사는 WP에 학생과 교사가 서로를 당국에 신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전체주의가 더 공고해지는 분위기 속에 서방 언론은 그가 쿠데타 진압 뒤 실각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과 옐친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중국이 반도체 재료인 갈륨,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을 통제한다는 방침에 세계 각국 기업들은 서둘러 대체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유럽 최대 아연 제련 기업 니어스타는 중국의 수출 통제로 인한 광물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호주 유럽 미국 등에서 갈륨과 게르마늄 수입처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 통신장비기업 에릭손도 로이터통신에 “(중국의) 조치로 인한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할 것”이라며 공급망 다변화 방침을 시사했다. 세계 최대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독일의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는 4일 미국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중국의 수출 통제는) 우리의 생산 능력을 방해할 만한 정도의 큰 영향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인피니언은 다양한 지역에서 공급업체를 두는 멀티소싱 전략을 따르고 있다”고 했다. 중국이 이번 조치로 오히려 세계 광물시장에서 지배력을 잃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컨설팅기업 인트라링크의 중국 반도체 부문 담당인 스튜어드 랜들 씨는 로이터통신에 “중국이 수출을 막으면 (중국이) 수익을 잃게 되고, 나머지 다른 국가들은 대체 공급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기업들은 수출 축소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기차 시장 급성장으로 가격이 급등한 리튬을 아프리카에서 선점하는 등 아프리카 광물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코발트 정련업체인 화유코발트의 자회사 ‘프로스펙트 리튬 짐바브웨’는 5일 짐바브웨에서 3억 달러(약 3900억 원) 규모의 리튬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짐바브웨는 아프리카에서 전기차 배터리 원료인 리튬 매장량 1위 국가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달 23일 무장 반란을 일으켜 하루 만에 모스크바 200km 앞까지 진격했을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집무실 크렘린궁을 떠나 모스크바 밖으로 피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러시아 정부가 일각에서 제기됐던 푸틴 대통령의 피신설을 줄곧 부인했던 것과 대치된다. 사실이면 푸틴 정권이 프리고진의 반란을 생각보다 훨씬 중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석유회사 ‘유코스’를 운영하며 한때 러시아 최고 부호로 군림했지만 푸틴 대통령과의 불화로 해외로 망명한 미하일 호도르콥스키는 5일 미국 시사매체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반란 당시 그(푸틴)가 정말 모스크바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저택이 있는 발다이로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발다이는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약 400km 떨어져 있다. 호도르콥스키는 푸틴 대통령의 전용 비행기가 지난달 24일 모스크바를 출발해 북서쪽으로 향했고 발다이 주변 어디에선가 추적이 끊겼다고도 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 외에도 러시아 고위 지도자 여러 명이 모스크바를 떠났었다고 했다. 러시아 독립 매체 ‘커런트타임’ 또한 미 항공기 추적 전문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 ‘일류신(IL)-96’이 지난달 24일 오후 2시 16분 모스크바를 떠났다고 전했다. 이 비행기는 23분 후 발다이와 가까운 트베리 서쪽에서 추적이 끊겼다.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의 협상을 중재한 후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을 도왔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6일 미 CNN에 “프리고진이 현재 러시아 2대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은 모두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이다. 5일 러시아 국영 ‘로시야1 방송’은 이날 경찰 특수부대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프리고진 저택 및 사무실을 급습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사무실에 놓인 약 6억 루블(약 85억 원) 뭉치, 자택의 미 달러화 다발, 변장용 가발 등이 등장했다. 러시아 내에서 프리고진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려는 시도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삼성전자가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기 위한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규제 대상으로 최종 확정되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디지털 기기에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우선적으로 설치할 수 없게 된다. 규제 사항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연간 매출액의 최대 20%가량 과징금을 물어야 할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DMA에 따른 ‘잠재적 게이트키퍼(문지기)’에 해당하는 알파벳, 아마존, 애플, 바이트댄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등 7곳으로부터 각 사의 주요 플랫폼 서비스를 보고받았다고 4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밝혔다. 이 회사들이 앞으로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DMA는 소비자와 판매자 간 플랫폼으로서 관문 역할을 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이다. 집행위는 매출액, 이용자 규모 등 DMA 규제 대상의 요건을 공지했고, 기업들은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자진 신고를 한 것이다. 게이트키퍼로 지정되는 기업은 자사의 서비스나 제품을 다른 회사가 제공하는 유사 서비스보다 유리하게 우선적으로 기기에 설치할 수 없다. 자사의 앱을 기기에 설치하도록 강제하면 안 된다. 사전에 설치된 다른 앱도 제거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가량을 과징금으로 내야 할 수 있다. 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과징금이 최대 20%까지 오를 수 있다. 규제 대상은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가운데 앱 스토어, 검색 엔진, 소셜미디어, 메신저, 비디오 공유 서비스, 가상 비서, 웹 브라우저, 클라우드 컴퓨팅, 운영 체제, 마켓플레이스 및 광고 등 온라인 중개 서비스다. 기존에 규제 대상에 없던 웹 브라우저가 입법 과정에서 포함돼 삼성전자가 이번에 보고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집행위는 앞으로 45일간 각 회사가 제출한 보고서를 검토하고 최종 게이트키퍼 대상을 확정해 9월 6일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알파벳, 아마존 등 주요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 달리 제조기업이라는 점에서 여파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플랫폼 서비스는 모바일 웹 브라우저인 ‘삼성 인터넷’으로, 규제 대상에 지정된다고 해도 축적된 데이터 사용 등에 일부 제약이 가해지는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최종 지정이 아닌 잠정 지정 명단인 만큼 9월까지 관련 업체들이 적극 소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무장반란 이후 처음으로 국제회의에 등장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4일 미국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무장반란에 대해 “무장반란 시도에 맞서 공동 전선을 편 러시아 정치권과 사회 전체는 조국의 운명에 대한 연대와 높은 책임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지도부의 행동에 지지를 표명한 (SCO) 국가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등을 향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 교역 80% 이상이 루블화와 위안화로 이뤄진다면서 다른 SCO 회원국도 기축통화인 달러 대신 자체 통화로 거래하자고 제안했다. 미국 주도 서방 경제 제재를 우회해 무역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그는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설득해 무장반란을 중단시킨 벨라루스가 SCO 상임이사국 가입 신청을 한 것도 환영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해 2001년 설립돼 인도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을 회원국으로 둔 협력체다. 회원국 총인구가 세계 인구 약 40%를 차지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SCO를 미국과 서방에 맞서는 핵심 발판으로 보고 있다. 이번 SCO 정상회의를 주재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SCO 회원국 간의 무역 및 기술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미중 패권 경쟁을 벌이며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를 놓고 대립하는 중국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프리고진도 3일 텔레그램에 41초짜리 음성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우리 ‘정의의 행진’은 반역자들과 싸우고 사회를 움직이기 위한 것이었음을 이해해주기 바란다”며 “나는 조만간 전선에서 우리의 다음 승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음성 메시지는 지난달 26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그러나 여전히 모습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나치 독일에 밀리던 제2차 세계대전 전세를 역전시켜 연합국을 승리로 이끈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마지막 참전용사가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3일(현지 시간)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한 프랑스 장병 177명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인 레옹 고티에 씨(사진)가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향년 101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해방 영웅이자 자유 수호자인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애도했다고 대통령실 엘리제궁이 이날 밝혔다. 1922년 프랑스 북서부 렌느에서 태어난 고티에 씨는 1939년 나치의 폴란드 침공으로 2차대전이 발발하자 1940년 2월 18세에 해군에 입대했다. 그해 독일군의 프랑스 점령 직전 영국으로 탈출한 그는 샤를 드골 장군이 구성한 자유프랑스군 해군 특수부대 ‘코만도 키페’에 소총수로 배속됐다. 그는 1944년 6월 6일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해안에 상륙하는 사상 최대 규모 상륙작전에 참가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프랑스 파리까지 진격하는 연합군 ‘오버로드 작전’의 하나로 병사 15만6000명, 항공기 1만1590대, 전함 1200척이 동원됐다. 고티에 씨는 말년에 노르망디 항구 마을에 정착해 평화운동을 펼쳐 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경찰 총격에 사망한 17세 알제리계 프랑스 소년 ‘나엘’의 죽음이 촉발한 시위가 경찰 등 공권력을 일방적으로 반대하는 ‘묻지 마 폭력’ 사태로 변질되고 있다. 파리 근교 도시 코르베유에손에서는 시위대가 이번 사태와 무관한 경찰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며 ‘좋은 경찰은 죽은 경찰’ ‘우리가 법이다’라는 문구를 건물 벽에 붙였다. 시위가 이웃 벨기에, 스위스는 물론이고 중남미 기아나, 카리브해의 마르티니크섬, 서인도양의 레위니옹섬 등 전 세계 프랑스어권 지역으로 확대되는 양상도 뚜렷하다. ● 인종·종교·빈곤 문제 겹쳐 분노 폭발 2일(현지 시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나엘 사망으로 인해 지난달 27일부터 6일째 이어진 이번 시위는 3주간 지속됐던 2005년 이민자 폭동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8년 전 볼 수 없던 방화, 강도, 사업체 약탈, 공무원에 대한 공격 등이 빈번할 뿐 아니라 나엘의 죽음과 관계없는 자신의 학교, 직장, 이웃 등 지역 커뮤니티를 공격하는 양상 또한 뚜렷하다. 2005년 시위는 북아프리카계 10대 소년 두 명이 경찰 검문을 피하려다 변압기에 감전사한 사건에 반발해 발생했다. 이날 파리 근교 도시 세브랑에서도 폭도들이 경찰서와 시청을 직접 공격했다. 브뤼노 피리우 코르베유에손 시장은 “젊은이들이 조직적으로 같은 옷을 입고 행동하는 걸 봤다. 흰 작업복과 큰 안경을 쓴 7명이 카메라가 설치된 기둥을 잘랐다”고 전했다. 남부 라이레로즈에서는 한 차량이 시장 자택으로 돌진해 시장의 일부 가족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시위로 인한 피해 규모는 18년 전의 피해를 이미 넘어섰다. 내무부는 이날까지 6일간의 시위 중 불에 탄 차량이 최소 5000여 대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약 1000채의 건물이 불에 타거나 훼손, 약탈당했다. 경찰서나 헌병대에 대한 공격도 250건이 발생했다. 진압 등에 투입됐다 부상을 입은 경찰은 7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그간 프랑스 사회를 지탱해 왔던 ‘톨레랑스(관용)’ 정신에 가려진 채 곪을 대로 곪았던 인종·종교차별, 양극화 등의 문제가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5년 사태 이후에도 프랑스의 사회 분열, 이민자의 빈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 무슬림 등 비(非)백인계 이민자가 겪는 고질적 빈곤과 차별 등을 해소하지 않으면 언제든 이번과 비슷한 시위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프랑스어권 지역으로 번진 시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일 저녁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 등 주요 각료와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위가 격렬한 마르세유 등 일부 지역에 특수 부대 ‘지젠’까지 투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4일에도 전국 주요 도시 시장과 대책 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시위는 세계 곳곳의 프랑스어권 지역에서도 이민자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기아나의 54세 남성이 지난달 29일 폭도가 쏜 유탄에 맞아 숨지는 등 민간인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소셜미디어는 경찰 총격으로 숨진 나엘의 사건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지만 시위의 폭력성을 강화하는 기제로도 작동하고 있다. 경찰은 스위스 로잔에서 1일 밤 일어난 약 100명 규모의 폭력 시위 사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직됐으며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폭력 시위에 자극받아 벌어진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마크롱 정권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폭동을 조직하거나 전파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상점 주인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경찰 총격에 사망한 17세 알제리계 프랑스 소년 ‘나엘’의 죽음이 촉발시킨 시위가 경찰 등 공권력을 일방적으로 반대하는 ‘묻지마 폭력 사태’로 변질되고 있다. 파리 근교 도시 코르베유-에손느에서는 폭력 시위대가 이번 사태와 무관한 경찰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며 ‘좋은 경찰은 죽은 경찰’ ‘우리가 법이다’라는 문구를 건물 벽에 붙였다. 시위가 이웃 스위스는 물론이고 중남미 기아나, 카리브해의 마르티니크섬, 서인도양의 레위니옹섬 등 전세계 프랑스어권 지역으로 확대되는 양상도 뚜렷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특수부대까지 투입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공권력 향한 일방적 폭력2일(현지 시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나엘 사망에 따라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발발한 이번 시위는 3주간 지속됐던 2005년 이민자 폭동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8년 전과 달리 전례 없는 강도, 극단적 폭력, 사업체 약탈, 공무원에 대한 공격 등이 빈번할 뿐 아니라 나엘의 죽음과 관계 없는 자신의 학교, 직장, 이웃 등 지역 커뮤니티를 공격하는 양상 또한 뚜렷하다. 2005년 시위는 북아프리카계 10대 소년 두 명이 경찰 검문을 피하려다 변압기에 감전사한 사건에 반발해 발생했다. 이날 파리 근교 도시 세브랑에서도 폭도들이 경찰서와 시청을 직접 공격했다. 브뤼노 피리오우 코르베유-에손느 시장은 “젊은이들이 조직적으로 같은 옷을 입고 행동하는 걸 봤다. 흰 작업복과 큰 안경을 쓴 7명이 카메라가 설치된 기둥을 잘랐다”고 전했다. 남부 라이레로즈에서는 한 차량이 시장 자택으로 돌진해 시장의 일부 가족이 부상을 입었다.이번 시위로 인한 피해 규모는 18년 전의 피해를 이미 넘어섰다. 내무부는 이날까지 6일간의 시위 기간 중 불에 탄 차량이 최소 5000여 대, 쓰레기 화재는 최소 1만 건이라고 공개했다. 이외에도 약 1000채의 건물이 불에 타거나 훼손, 약탈당했다. 경찰서나 헌병대에 대한 공격도 250건이 발생했다. 진압 등에 투입됐다 부상을 입은 경찰 또한 7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마크롱 정권은 시위가 격렬한 마르세유 등 일부 지역에 특수 부대 ‘지젠’까지 투입하며 사태를 진정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다.● 프랑스어권 지역서도 시위 잇따라세계 곳곳의 프랑스어권 지역에서도 이민자를 중심으로 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기아나의 54세 남성은 지난달 29일 폭도가 쏜 유탄에 맞아 숨지는 등 민간인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스위스의 프랑어권 도시 로잔에서도 1일 밤 약 100명 규모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일 저녁 엘리자베스 보른 총리,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 등 주요 각료와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4일에도 전국 주요 도시 시장과 대책 회의를 갖기로 했다. 마크롱 정권은 소셜미디어가 현 사태의 폭력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폭동을 조직하거나 전파하는 행위를 금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상점 주인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그간 프랑스 사회를 지탱해 왔던 ‘톨레랑스(관용)’ 정신에 가려진 채 곪을 대로 곪았던 인종차별, 양극화 등의 문제가 한꺼번에 터진 만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 또한 끊이지 않는다. 무슬림 등 비(非)백인계 이민자가 겪는 고질적 빈곤과 차별 등을 해소하지 않으면 언제든 이번과 비슷한 시위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집에서 불고기와 고추장 치킨을 만들어 먹어요. 오늘은 김과 해조류가 너무 싱싱해서 많이 샀네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지하 전시관인 카루젤관. ‘2023 파리 K푸드 페어’가 한창인 이곳에서 만난 아일랜드인 니키 프래너건 씨는 김, 라면 등 한국 식재료와 간편 음식을 장바구니에 가득 담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파리지사가 이날부터 이틀간 연 행사엔 프랑스인은 물론 관광객들이 모여들어 한국 음식을 시식하고 겉절이 만들기 등 체험 행사에 참여했다. 프랑스인 주부 로사 니오스베라 씨는 “한인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김밥과 잡채를 만들어 먹는다”면서 “참깨와 참기름향을 좋아한다”고 했다. 한식이 식당에서 나아가 유럽 가정의 주방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한국 식품 수출기업 삼진글로벌넷 박현후 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에 집밥 수요가 늘었는데 K드라마, K팝 열풍으로 한식이 주목받으며 유럽인들도 집에서 한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무역적자가 커지는 와중에도 농식품 일부 품목은 두드러진 수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aT에 따르면 올 1∼5월 라면, 주류, 고추장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61%, 45% 급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프랑스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알제리계 17세 나엘이 경찰 총격으로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폭력 시위가 5일째 이어졌다. 우파 공화당 대변인의 자택까지 공격을 받아 가족이 다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020년 미국에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지며 대규모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촉발한 것처럼 ‘제2의 조지 플로이드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리 도심 테러로 2017년 완화된 경찰의 총기 사용 요건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일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나엘 사망에 항의하는 군중 시위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7일 밤부터 계속되며 이달 1일부터 2일 오전 9시 기준 719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일부터 따지면 2000명가량이 체포됐다. 프랑스 내무부는 1일 밤 파리를 비롯해 릴, 마르세유 등 전국 주요 도시에 경찰 인력 4만5000명을 배치해 불법 폭력 시위를 차단하는 데 진력했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자동차 1350대와 건물 234채가 불에 타는 등 방화로 보이는 화재가 2560건 발생했다. 피가로에 따르면 우파 야당인 공화당 대변인 뱅상 장브룅의 일드프랑스 자택이 표적이 돼 차량이 불탔고 그의 부인은 두 자녀를 피신시키려다 다쳤다. 검찰은 살인 미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AFP는 보도했다.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도 보인다. 주마르세유 중국 총영사관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유리창이 깨져 일부가 다쳤다고 프랑스 정부에 항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사태가 연금개혁 시위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닥친 또 다른 위기라는 분석도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마크롱 대통령이 2005년 파리 외곽에서 벌어진 무슬림 소년 2명 사망 사건이 전국으로 확산되며 이민자 폭동을 낳은 이후 가장 심각한 폭동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일부터 사흘간 예정된 독일 국빈 방문을 미뤘다. 공화당과 극우 성향 국민연합은 비상사태 선포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나엘은 지난달 27일 밤 파리 서부 외곽 낭테르에서 차를 몰고 가다 교통 검문을 받던 중 갑자기 차를 출발시켜 달아나려다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경찰 총기 사용 요건을 완화한 총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15년 11월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연쇄 테러 이후 2017년 개정된 총기법에 따라 경찰은 운전자가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경찰관이나 다른 사람에게 위협이 되면 총을 쏠 수 있게 됐다.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총격 사건당 사망자는 총기법 개정 이전엔 약 0.06명이었지만 이후 0.32명으로 늘었다. 경찰 단속 도중의 사망 사건은 지난해 13건,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이며, 희생자는 주로 흑인이나 아랍계였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집에서 불고기와 고추장 치킨을 만들어 먹어요. 오늘은 김과 해조류가 너무 싱싱해서 많이 샀네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지하 전시관인 카루젤관. ‘2023 파리 K-푸드 페어’가 한창인 이 곳에서 만난 아일랜드인 니키 프래너건 씨는 김, 라면 등 한국 식재료와 간편 음식을 장바구니에 가득 담으며 이 같이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파리지사가 이날부터 이틀간 연 행사엔 프랑스인은 물론 관광객들이 모여 들어 한국 음식을 시식하고 겉절이 만들기 등 체험 행사에 참여했다. 프랑스인 주부 로사 니오스베라 씨는 “한인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김밥과 잡채를 만들어 먹는다”면서 “참깨와 참기름향을 좋아한다”고 했다. 한식이 식당에서 나아가 유럽 가정의 주방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한국 식품 수출기업 삼진글로벌넷 박현후 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에 집밥 수요가 늘었는데 K드라마, K팝 열풍으로 한식이 주목받으며 유럽인들도 집에서 한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무역적자가 커지는 와중에도 농식품 일부 품목은 두드러진 수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aT에 따르면 올 1~5월 라면, 주류, 고추장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61%, 45% 급증했다. 유럽 업체들은 커지는 한식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한식 레시피 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다. 네덜란드 아시아식품 수입기업 비글리 코퍼먼의 실반 라이넨 대표는 “직접 제작한 한식 레시피 영상을 20여 개 외국어로 번역해 유튜브에 올린다”고 설명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K-푸드 페어 마지막 날 현장을 찾아 “수출기업과 바이어를 매칭하고 까르푸 등 현지 유력 유통업체 입점을 더욱 지원해 K푸드가 유럽 시장에 잘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사진)이 당초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등 자신과 갈등을 빚어 온 정규군 수뇌부를 납치하려 했지만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에 이를 들키자 일종의 ‘플랜B’ 성격으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28일 보도했다. 미국 등 서방 정보기관은 감청을 통해 이에 관한 첩보를 사전 입수했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당초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남부 지역에서 쇼이구 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납치하려 했다. 22∼25일 해당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두 사람을 생포한 후 바그너그룹의 세력을 약화시키려던 두 사람의 움직임을 뒤집으려고 한 것이다. 프리고진은 이 계획이 누설되자 23일 수도 모스크바 진격으로 계획을 긴급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프리고진은 전쟁 지휘 주도권을 두고 내내 두 사람과 대립했다. 특히 지지부진한 전황에 대한 문책 성격으로 올 1월 프리고진과 가까운 세르게이 수로비킨 우크라이나전쟁 총사령관의 자리가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으로 교체되자 큰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에서의 잔혹함으로 유명한 수로비킨은 모든 것을 다 파괴한다는 뜻의 ‘아마겟돈’이라는 별명이 있다. 전권을 쥔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바그너그룹이 용병을 모집하는 주요 통로였던 ‘죄수 징집’ 권한을 박탈했다. 바그너 용병들에게도 다음 달 1일까지 러시아군과 정식 계약을 맺어 사실상 정규군 휘하에서 움직이라고 명령했다. 서방 정보기관은 프리고진이 반란 계획을 실행하기 전 수로비킨 등 일부 군 장성에게 이를 알렸으며 반란에 동조해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수로비킨은 24일 모스크바 진격에 나선 프리고진을 향해 “반란을 중단하라”고 비판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사태로 프리고진과 군 수뇌부 모두 상당한 타격을 입은 만큼 양측 모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숙청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록 반란에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수로비킨은 이미 체포됐다고 현지 매체 모스크바타임스 등이 전했다. 서방 정보기관은 푸틴 대통령이 반란 사태의 후폭풍을 수습한 후 쇼이구 장관 역시 축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반란 중단 후 국영 TV나 대중 행사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8일 반란 사태 이후 처음으로 모스크바를 떠나 남부 캅카스 지역의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을 방문했다. 반란으로 인한 혼란이 진정됐고 국정이 정상 운영되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프랑스 파리 서쪽 외곽에 있는 도시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7세 알제리계 남성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이에 경찰의 과잉 대응을 규탄하는 시민들이 프랑스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전날 경찰관 2명은 낭테르의 한 도로에서 노란색 차량을 멈춰 세운 뒤 운전석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하지만 차량이 앞으로 나아가자 총구를 겨눴던 경찰관이 방아쇠를 당겼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경찰관이 운전석에 있던 나엘 군(17)에게 “네 머리에 총알이 박힐 거야”라고 말하는 목소리도 영상에 담겼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당초 운전자가 경찰관들을 향해 돌진했기 때문에 총을 쐈다고 설명했지만, 영상엔 경찰관들이 차 옆에서 운전석 안을 살펴보고 있을 때 운전자가 앞을 향해 출발하는 장면만 담겨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나엘 군은 총성이 들리고 나서 수십 m를 이동한 뒤 어딘가에 부딪혔고, 곧 숨을 거뒀다. 경찰은 나엘 군이 교통 법규를 위반했다고 보고 차를 멈추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인 27일 낭테르 등에서는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버스 정류장을 파손하고 한 교도소 보안초소를 공격하기도 했다. 다음 날 늦은 밤까지 일드프랑스 지역, 리옹 교외, 툴루즈 등으로 시위가 번졌다. 28일까지 시위대 약 150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나엘 군에게 총을 쏜 경찰관(38)을 체포해 과실치사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설명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는 트위터에 “나의 프랑스가 아프다.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올렸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프랑스 파리 서쪽 외곽에 있는 도시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7세 남성이 경찰에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이에 경찰의 과잉 대응을 규탄하는 시민들이 프랑스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전날 경찰관 2명은 낭테르의 한 도로에서 노란색 차량을 멈춰 세운 뒤 운전석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하지만 차량이 앞으로 나아가자 총구를 겨눴던 경찰관이 방아쇠를 당겼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경찰관이 운전석에 있던 나엘 군(17)에게 “네 머리에 총알이 박힐 거야”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영상에 녹음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당초 운전자가 경찰관들을 향해 돌진했기 때문에 총을 쐈다고 설명했지만, 영상엔 경찰관들이 차 옆에서 운전석 안을 살펴보고 있을 때 운전자가 앞을 향해 출발하는 장면만 담겨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나엘 군은 총성이 들리고 나서 수십m를 이동한 뒤 어딘가에 부딪혔고, 곧 숨을 거뒀다. 경찰은 나엘 군이 교통 법규를 위반했다고 보고 차를 멈추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인 27일 낭테르 등에서는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버스 정류장을 파손하고 한 교도소 보안초소를 공격하기도 했다. 다음날 늦은 밤까지 일드프랑스 지역, 리옹 교외, 툴루즈 등으로 시위가 번졌다. 28일까지 시위대 약 150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나엘 군에게 총을 쏜 경찰관(38)을 체포해 과실치사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설명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PSG)는 트위터에 “나의 프랑스가 아프다.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올렸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당초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등 자신과 갈등을 빚어 온 정규군 수뇌부를 납치하려 했지만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에 이를 들키자 일종의 ‘플랜B’ 성격으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28일 보도했다. 미국 등 서방 정보기관은 감청을 통해 이에 관한 첩보를 사전 입수했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당초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남부 지역에서 쇼이구 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납치하려 했다. 22~25일 해당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두 사람을 생포한 후 지휘체계 일원화를 명분으로 바그너그룹의 세력을 약화시켜려던 두 사람의 움직임을 뒤집으려고 한 것이다. 프리고진은 이 계획이 누설되자 23일 수도 모스크바 진격으로 계획을 긴급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프리고진은 전쟁 지휘 주도권을 두고 내내 두 사람과 대립했다. 특히 지지부진한 전황에 대한 문책 성격으로 올 1월 프리고진과 가까운 세르게이 수로비킨 우크라이나전쟁 총사령관의 자리가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으로 교체되자 큰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에서의 잔혹함으로 유명한 수로비킨은 모든 것을 다 파괴한다는 뜻의 ‘아마겟돈’ 별명이 있다. 전권을 쥔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바그너그룹이 용병을 모집하는 주요 통로였던 ‘죄수 징집’ 권한을 박탈했다. 바그너 용병들에게도 다음달 1일까지 러시아군과 정식 계약을 맺어 사실상 정규군 휘하에서 움직이라고 명령했다.서방 정보기관은 프리고진이 반란 계획을 실행하기 전 수로비킨 등 일부 군 장성에게 이를 알렸으며 자신의 반란에 동조해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수비로킨은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 진격에 나선 24일 프리고진을 향해 “반란을 중단하라”고 비판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수로비킨이나 다른 장성이 반란에 호응하지 않자 모스크바 코앞까지 진격했던 프리고진은 자신의 사면과 바그너그룹의 벨라루스 주둔을 조건으로 반란을 전격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사태로 프리고진과 군 수뇌부 모두 상당한 타격을 입은 만큼 양측 모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숙청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록 반란에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수로비킨은 이미 체포됐다고 현지 매체 모스크바타임스 등이 전했다. 수로비킨은 프리고진을 비판하는 영상을 공개한 이후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서방 정보기관은 푸틴 대통령이 반란 사태의 후폭풍을 수습한 후 쇼이구 장관 역시 축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반란 중단 후 국영TV나 대중 행사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FSB가 사전에 프리고진의 반란 계획을 알고도 모스크바 진격을 막지 못한 것을 두고 푸틴 대통령의 정보기관 장악력에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36시간 무장 반란’을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반란이 극적으로 종료되기까지 24일(현지 시간) 하루 동안 이어진 줄다리기 협상의 막전막후를 생생히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사살해 반란을 진압하려 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앞으로 프리고진의 운명이 순탄치 않음이 은연중에 드러난 것이다.●“나쁜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 푸틴 설득 벨라루스 국영통신 벨타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27일 언론, 정치인, 사법기관 지도자 등을 독립궁으로 초청해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 간 자신을 중재인으로 한 협상의 뒷얘기를 공개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사령부를 점령한 뒤인 24일 오전 10시 10분 푸틴 대통령과 첫 통화를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전화를 계속 받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렸고, 프리고진을 사살하는 방안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쁜 평화가 어떤 전쟁보다 낫다’면서 서두르지 말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루카셴코와 프리고진은 ‘20년 지기’로 서로 신뢰하는 사이다. 푸틴의 요청을 받은 루카셴코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11시 프리고진과 통화가 성사됐다. 처음 30분간 욕설이 일반 어휘보다 10배나 많을 만큼 두 사람이 거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프리고진은 요구 사항을 묻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군 총참모장을 넘기라. 그리고 푸틴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싸운 양대 축 간 갈등이 반란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아무도 쇼이구, 게라시모프를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당신도 나만큼 푸틴을 잘 알잖느냐”라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침묵하더니 “그들은 우리(나와 바그너그룹)를 목 졸라 죽이고 싶어 한다. 우리는 모스크바로 갈 것”이라고 고집을 부렸다. 이에 루카셴코 대통령은 “가는 도중에 당신은 벌레처럼 짓눌려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는 “푸틴이 오랫동안 이 같은 일(사살)에 대해 내게 말했다”고 회견에서 첨언했다. 그런 다음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 전화를 건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리는 프리고진을 죽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러면 협상이 없을 것이다. 바그너그룹은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서 싸웠던 사람들이라 무엇이든 할 것이고, 우리도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후 5시. 프리고진은 전화를 걸어와 “당신의 모든 조건을 받아들이지만 우리가 멈추면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했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내가 당신을 벨라루스로 데려오고 완전한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 같은 사실을 전하자 푸틴 대통령은 “내가 약속한 대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순순히 응했다고 한다.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行)과 형사기소 철회 등을 보장했다는 것이다. 루카셴코 대통령과 프리고진이 6, 7차례 협상을 하는 사이 모스크바에서 200km 떨어진 곳에는 러시아 정부의 방어선이 구축됐다. 약 1만 명의 병사와 경찰도 배치됐다.● 프리고진 신변 안전 보장받았지만… 루카셴코 대통령의 설명대로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사살하는 방안을 제안한 게 사실이라면 그의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신변 안전 보장을 받고 벨라루스로 건너온 프리고진이 언제든 암살 위협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의 꼭두각시’로 불릴 정도로 러시아에 의존적인 데다 이미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 자금 수사 등 처벌의 명분을 찾고 있다. 러시아 현지에서는 28일 항공기 추적 전문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프리고진의 전용기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떠나 모스크바로 향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배치하기로 결정한 전술핵무기가 상당 부분 이전됐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이미 상당한 핵무기가 벨라루스로 반입됐기 때문에 그것을 보호하고 있고 보호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인들과 벨라루스인들이 함께 (핵무기를) 경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방에선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이 새로운 위험의 시작임을 예고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프리고진 때문에 벨라루스가 불안정해지고 우크라이나에 위협이 되며 유럽 전체에도 문제가 된다”고 분석했다. 해외로 망명한 벨라루스 야당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프리고진이 범죄자들을 데려와 폭력을 일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36시간 무장 반란’을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반란이 극적으로 종료되기까지 24일(현지 시간) 하루 동안 이어진 줄다리기 협상의 막전막후를 생생히 밝혔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도중에 살해하려 했다는 사실을 공개해 앞으로 프리고진의 운명이 순탄치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정의의 행진’ 선언 이후 거침없이 모스크바로 돌진하던 프리고진에게 “벌레처럼 박살날 것(crushed like a bug)”이라며 거친 욕설과 함께 경고하는 동시에 “(철수하면)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달래며 모스크바 진격을 막았다고 밝혔다. 그는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발표한 직후인 27일 이 같은 뒷얘기를 공개했다. ● “나쁜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 푸틴 설득벨라루스 국영통신 벨타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남부군관구 사령부를 점령한 뒤인 24일 오전 10시 10분 푸틴 대통령과 첫 통화를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전화를 계속 받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렸고, 프리고진을 살해하는 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쁜 평화가 어떠한 전쟁보다 낫다’면서 서두르지 말라고 푸틴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루카셴코와 프리고진은 ‘20년지기’로 서로 신뢰하는 사이로 알려졌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프리고진을 설득한 과정도 소개했다. 24일 오전 11시경 프리고진과 통화가 성사된 그는 “‘당신은 (모스크바로 가는 과정에) 벌레처럼 박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통화 초반 30분간 특히 욕설을 많이 했는데 나중에 (통화 내용을) 살펴보니 보통 어휘보다 욕설이 10배는 많았다”며 험악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또 반란의 배경에 대해 그는 “전선에서 싸운 두 사람이 충돌했다”며 프리고진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갈등이 직접적 원인이었음을 공식화했다. 프리고진은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의 경질을 바랐지만 루카셴코 대통령은 “아무도 당신에게 두 사람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며 “모스크바는 어쨌든 방어될 것이고 당신이 반란을 계속하면 러시아는 혼란과 슬픔에 빠질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이후 프리고진은 이날 오후 5시 전화를 걸어와 “당신의 모든 조건을 받아들이지만 우리가 멈추면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했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 내가 당신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통화해 이같은 사실을 전하자 “내가 약속한 대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순순히 응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行)과 형사기소 철회 등을 보장했다는 것이다. ● “프리고진에게 안전 보장 강조”루카셴코 대통령의 발언대로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살해하는 안을 제안했다면 이는 그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신변 안전을 보장받고 벨라루스로 건너온 프리고진이 언제든 암살 위협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의 꼭두각시’로 불릴 정도로 러시아에 의존적인 데다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그룹 자금 수사 등 처벌의 명분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현지에서는 28일 항공기 추적 전문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프리고진 소유의 항공기가 이미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떠나 모스크바로 향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편 루카셴코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배치하기로 결정한 전술핵무기가 상당 부분 이전됐음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승진 군 장성들에 대한 견장 수여식에서 “이미 상당한 핵무기가 벨라루스로 반입됐기 때문에 그것을 보호하고 있고 보호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인들과 벨라루스인들이 함께 (핵무기를) 경비하고 있다. 바그너는 어떤 핵무기도 경비하지 않을 것”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핵무기가 외국에 배치되는 건 옛 소련 붕괴 이후 해외 배치 핵무기의 자국 내 이전이 완료된 1996년 이후 27년 만이다. 서방에선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이 새로운 위험의 시작임을 예고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프리고진 때문에 벨라루스가 불안정해지고 우크라이나에 위협이 되며 유럽 전체에도 문제가 된다”고 분석했다. 해외로 망명한 벨라루스 야당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노브스카야는 “벨라루스 국민들이 가장 큰 피해자다. 프리고진이 범죄자들을 데려와 폭력을 일상화할 것이다. 벨라루스의 안정을 해치고 국경도 위험해진다”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36시간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철군 결정 사흘 뒤인 27일(현지 시간) 벨라루스에 도착했다. 크렘린궁과 철수를 조건으로 거래한 대로 벨라루스에 입국한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바그너그룹에 대한 기소를 취소하고 무장 해제 작업에 착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서둘러 뒷수습에 나섰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에 지급한 2조5000억 원의 사용처를 조사하겠다고 밝혀 ‘보복’ 여지를 남겼다.● 루카셴코 “프리고진, 벨라루스 도착”벨라루스 국영 방송에 따르면 프리고진과 러시아 정부 간의 중재를 이끌어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프리고진이 오늘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27일 프리고진의 전용기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이 민스크 주변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항공기 추적 전문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은 이날 오전 5시 32분경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州)에서 이륙한 뒤 오전 7시 20분경 민스크 주변으로 하강했다. 해당 항공기는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목록에 등록된 프리고진의 전용기와 식별 부호가 일치한다. 로스토프주는 프리고진이 24일 일시 점령했던 지역이다. 프리고진은 25일 새벽 차량을 타고 로스토프주 내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본부를 떠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26일 반란 중단 결정 이후 처음 공개한 11분짜리 텔레그램 음성 메시지에서 “(러시아군으로부터) 미사일과 헬리콥터 공격을 받았다. 그것이 (반란의) 방아쇠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의의 행진’의 목표는 바그너그룹의 파괴를 피하는 것이었지 정부 전복을 위한 행진이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한때 그가 러시아 당국에 구금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26일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프리고진을 조사하고 있으며 크렘린궁은 형사 조치를 철회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다음 날 FSB는 바그너그룹에 대한 형사 기소를 취하했음을 분명히 했다. FSB는 성명을 통해 “(반란) 참가자들이 범죄 실행을 위한 직접적인 행동을 멈췄고, 이를 비롯한 수사 상황을 고려해 23일 조사를 개시한 형사 사건을 27일 종결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텔레그램에 “바그너그룹의 군용 중장비는 러시아 정규군에 이양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군인, 사법 당국이 내전 막아내”푸틴 대통령은 무장 반란 종료 뒤 처음으로 26일 밤 TV 연설에 나서 “이번 상황은 모든 협박과 혼란이 실패할 운명임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성난 표정이었다. 바그너그룹 반란군이 별다른 저항 없이 모스크바 200km 이내까지 신속히 진군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사태 처음부터 대규모 유혈 사태를 피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반란에 참여한 바그너그룹 병사들은) 국방부와 계약하거나 집에 가도 된다. 아니면 벨라루스로 가라”며 처벌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하지만 프리고진이라는 이름은 언급조차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일단 반란죄를 묻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반란 수괴’ 프리고진이 푸틴 대통령의 보복을 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및 러시아 보안기관 책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했다. 또 크렘린궁 대성당 광장에서 야외 연설을 하며 “군인과 사법 당국이 내전을 막아냈다”고 치켜세우고 이번 반란 중 항공기 격추로 사망한 장병들을 위해 1분간 묵념을 요청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전했다. 프리고진은 쇼이구 장관 등을 비난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들을 재신임하며 빠르게 국정 장악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36시간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철군 결정 사흘 뒤인 27일(현지 시간) 벨라루스에 도착했다. 크렘린궁과 철수를 조건으로 거래한 대로 벨라루스에 입국한 것이다.러시아 정부는 바그너그룹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고 무장 해제 작업에 착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서둘러 뒷수습에 나섰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에 지급한 2조5000억 원 사용처를 조사하겠다고 밝혀 ‘보복’ 여지를 남겼다.● 루카셴코 “프리고진 벨라루스 도착”이날 벨라루스 국영 방송에 따르면 프리고진과 러시아 정부 간의 중재를 이끌어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프리고진은 오늘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로이터통신은 27일 프리고진의 전용기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이 민스크 주변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항공기 추적 전문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은 이날 오전 5시 32분경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州)에서 이륙한 뒤 오전 7시 20분경 민스크 주변으로 하강했다. 해당 항공기는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목록에 등록된 프리고진의 전용기와 식별 부호가 일치한다. 로스토프주는 프리고진이 24일 일시 점령했던 지역이다. 프리고진은 25일 새벽 차량을 타고 로스토프주 내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본부를 떠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했다.앞서 프리고진은 26일 반란 중단 결정 이후 처음 공개한 11분짜리 텔레그램 음성 메시지에서 “(러시아군으로부터) 미사일과 헬리콥터 공격을 받았다. 그것이 (반란의) 방아쇠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의의 행진’의 목표는 바그너그룹의 파괴를 피하는 것이었지 정부 전복을 위한 행진이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한때 그가 러시아 당국에 구금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26일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프리고진을 조사하고 있으며 크렘린궁은 형사 조치를 철회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다음 날 FSB는 바그너그룹에 대한 형사 기소를 취하했음을 분명히 했다. FSB는 성명을 통해 “(반란) 참가자들이 범죄 실행을 위한 직접적인 행동을 멈췄고, 이를 비롯한 수사 상황을 고려해 23일 조사를 개시한 형사 사건을 27일 종결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텔레그램에 “바그너그룹의 군용 중장비는 러시아 정규군에 이양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군인, 사법 당국이 내전 막아내”푸틴 대통령은 무장 반란 종료 뒤 처음으로 26일 밤 TV 연설에 나서 “이번 상황은 모든 협박과 혼란이 실패할 운명임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성난 표정이었다. 바그너그룹 반란군이 별다른 저항 없이 모스크바 200km 이내까지 신속히 진군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사태 처음부터 대규모 유혈 사태를 피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반란에 참여한 바그너그룹 병사들은) 국방부와 계약하거나 집에 가도 된다. 아니면 벨라루스로 가라”며 처벌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하지만 프리고진이라는 이름은 언급조차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일단 반란죄를 묻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반란 수괴’ 프리고진이 푸틴 대통령의 보복을 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및 러시아 보안기관 책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했다. 또 크렘린궁 대성당 광장에서 야외 연설을 하며 “군인과 사법 당국이 내전을 막아냈다”고 치켜세우고 이번 반란 중 항공기 격추로 사망한 장병들을 위해 1분간 묵념을 요청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전했다. 프리고진은 쇼이구 장관 등을 비난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들을 재신임하며 빠르게 국정 장악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5일(현지 시간)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에 대해 “러시아에 전례 없는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며 “모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23년간 장기 집권해온 ‘스트롱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실각설까지 거론되면서 이번 반란이 러시아를 비롯해 국제질서에 큰 변화를 초래할 ‘티핑 포인트’(변곡점)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란은 36시간 만에 마무리됐지만 러시아에선 “상상할 수 없던 일이 일어났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혼란에 빠졌다. 푸틴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러시아의 엘리트 계층은 그동안 푸틴이 보장해 주던 경제적 부와 정치적 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며 불안에 휩싸였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반란을 되레 권력 강화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반대파를 숙청하며 내부 기강을 세우고, 우크라아나 공세 수위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측근들, 푸틴 대선 불출마 요구할 수도”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 CNN 등 4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의 권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 공개적으로 표면화됐다”며 “분명한 균열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목할 대목은 러시아 내부의 누군가가 푸틴의 권한과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직접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무장반란 사태가) 어디로 갈지 추측하기 어렵다. 우리는 아직 (이번 사태의) 마지막 장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에서 거론되던 ‘포스트 푸틴’ 체제에 대한 대응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링컨 장관은 ‘푸틴 정권 붕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항상 모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내부에선 푸틴 대통령의 통치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모스크바 신문의 콘스탄틴 렘추코프 편집자는 미 뉴욕타임스(NYT)에 “푸틴 대통령이 무장 반란으로 러시아 엘리트들의 부와 안보를 보증할 수 있는 지위를 결정적으로 잃었다”고 지적했다. 서방의 제재에도 크렘린궁이 보장한 사업 기회와 특혜를 누려왔던 엘리트층이 더 이상 푸틴 대통령의 권위와 통솔력을 신뢰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전쟁에 대한 불만 등에도 푸틴 대통령을 떠받쳤던 힘은 그만이 러시아를 통합, 유지할 수 있다는 ‘정치적 안정성’이었다. 이와 관련해 전직 크렘린궁 고문이던 세르게이 마르코프 씨는 NYT에 “러시아 국민이 푸틴 대통령을 사랑한 이유가 국가의 견고함과 정치적 안정이었다”며 “이제 그런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드러났다”고 했다. 렘추코프 편집자는 “푸틴 대통령 측근들이 내년 봄 대선에서 그에게 불출마를 권할 수 있다”고 봤다. ● “푸틴, 장악력 되찾으려 더 잔인해질 것”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원인으로 지목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사태 이후 처음으로 26일 우크라이나 점령지 군부대를 방문한 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나 프리고진은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프리고진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고 익명의 사법당국 소식통을 인용한 현지 매체 보도도 나왔다. 이번 반란이 푸틴 대통령의 실각을 가져올 ‘게임 체인저’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이번 반란을 되레 권력 강화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맥위니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는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 기고를 통해 “푸틴은 정치력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고려할 것이고,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면 전환을 위해 우크라이나 공격을 강화하거나 군 수뇌부를 대거 문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럽의회 의원인 라데크 시코르스키 전 폴란드 외교장관도 BBC에 “푸틴은 이번 사태에 동요하는 인사들을 숙청할 것”이라며 ”정권이 더 권위적이고 잔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