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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B-52H 전략폭격기에 장거리공대지미사일(JASSM)을 장착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의 후속 조치로 수주내 전략핵잠수함(SSBN)의 국내 기항에 이어 괌에 배치된 전략폭격기의 한국 전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풀이된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B-52H 전략폭격기에 JASSM을 장착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작업은 지난달 24일에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는 “JASSM은 보다 먼 거리에서 지상 표적을 정밀 타격할수 있는 무기로 태평양 지역의 적대적 위협에 맞설수 있는 핵심 억제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JASSM은 미국의 대표적인 장거리 초정밀 타격 무기다. 최대 사거리가 925km에 달하지만 오차는 3m 이내로 알려져있다. 또 관통폭발 파편형 탄두를 장착해 지하벙커를 완파할수 있고, 적외선 시커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재밍 대응장치가 탑재돼 전천후 주야간 작전도 가능하다. 특히 스텔스 설계가 적용돼 외형 탓에 탐지가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B-52폭격기에는 최대 20발,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폭격기에는 최대 24발까지 장착된다.군 관계자는 “JASSM은 유사시 북한의 조밀한 방공망의 한참 외곽에서 핵·미사일 기지, 지휘부 등을 를 족집게 타격할수 있는 비수와도 같다”며 “이같은 무기를 대북 확장억제의 핵심전력인 전략폭격기와 함께 공개한 것은 워싱턴 선언을 맹비난하며 도발 위협을 높이는 북한에게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또 다시 화성-18형 고체연료 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거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빌미로 한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경우 괌에 배치된 B-52H 폭격기가 즉각 한반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이 현재 일본에 배치 운용 중인 로널드레이건(CVN-76)) 핵추진 항공모함을 내년에 조지 워싱턴(CVN-73)으로 교대 배치한다고 2일 밝혔다. 조지워싱턴함은 수년에 걸쳐 대대적 성능 향상과 함께 무인공중급유기 ‘스팅레이(MQ-25A)’까지 갖춰 유사시 대북 억지 및 중국 견제 측면에서 기존 항모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느 관측이 나온다. 2일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024년 조지워싱턴 항모가 로널드 레이건 항모를 대체해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배치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요코스카 기지는 미 7함대 사령부의 모항이다. 조지워싱턴함은 2008년 요코스카 기지에 배치됐다가 2015년 10월 로널드레이건함과 임무를 교대했다. 이후 9년 만에 또 다시 역내에서 ‘바통 터치’를 하는 것이다. 두 항모는 한미 연합훈련이나 북한의 도발 때 한반도로 전개되는 등 대북 억지력을 현시해왔다. 남중국해 등에서 다양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태지역을 모토로 한 해상 기동훈련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주포로서도 활약해왔다. 미국은 통상 10년 주기로 주요 지역에 항모를 교대 배치하고 있다. 조지워싱턴함은 3년간에 걸쳐 미 현지에서 핵연료 보충과 거의 모든 부속을 샅샅이 수리 교체하는 ‘오버홀’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1992년 취역했지만 사실상 거의 새로운 항모로 거듭난 것과 다름없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항모 교체가 관심을 끄는 것은 조지워싱턴함에 탑재된 무인공중급유기인 스팅레이(MQ-25A) 때문이다. 스팅레이는 항모에서 출격한 F/A-18 슈퍼호넷 전투기와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등에 공중급유를 할수 있고, 자체 무장도 가능하다. 미국은 2021년 8월 스팅레이로 F/A-18 슈퍼호넷 전투기에 무인 공중급유를 최초로 성공한 바 있다. 기존에는 항모의 다른 전투기를 공중급유에 동원하다보니 전투력의 손실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스팅레이는 항모에서 최대 800km 떨어진 상공에서도 급유 임무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항모에서 출격한 전투기의 작전 반경 및 시간을 신속하게 증가시킬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의 대응 작전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남중국해 드에서 미 함정의 진입을 막고 주도권을 쥐려는 중국의 팽창정책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미가 3월 프리덤실드(FS) 연합연습 기간 유사시 북한에 진입해 핵무기를 불능화하는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한미 정상회담 당일인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3월 훈련 내용과 사진을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에 공개했다. ‘핵협의그룹(NCG)’ 창설 등 확장억제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을 계기로 북한에 경고장을 날렸다는 분석이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 본토의 육군 핵불능화팀(NDT)과 한국군 핵특성화팀(NCT)이 3월 20∼24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유사시 북한 지역에 진입해 미사일 등에 장착된 핵탄두를 제거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미 본토의 핵불능화 부대가 한국에 파견돼 우리 군과 연합훈련을 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공개된 사진에는 한미 부대원들이 훈련 중 방호장구를 점검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미 국방부는 핵불능화팀이 “핵 및 방사능 대량살상무기(WMD) 기반 시설과 구성 요소를 불능화해 적의 능력을 제거하고 후속 WMD 제거 작전을 용이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한국군 NCT는 국방부 직할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소속으로 미 핵불능화팀과 유사한 임무를 수행한다. 이런 가운데 케네스 윌즈바크 미 태평양 공군사령관(대장)은 29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폭격기가 정기적으로 한반도와 주변에서 활동하고 아마 한반도에 착륙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전략폭격기의 한국 착륙은 2016년 B-1B 전략폭격기가 마지막이다. 이후로는 북 도발이나 연합훈련 때 한반도 상공으로 날아와 훈련만 하고 복귀했다. 수 주 내 전략핵잠수함(SSBN)의 국내 기항에 이어 핵무장이 가능한 B-52나 B-2 폭격기가 한국에 착륙한다면 ‘핵도발은 정권 종말’이라는 한미의 강력한 경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새로운 대북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창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에 대해 북한이 연일 막말과 맹비난을 쏟아내며 도발 위협을 높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형 도발’을 위협한 당일(4월 29일) 미 공군의 코브라볼(RC-135S) 정찰기가 동해상에 출격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北, 핵 선제타격 위협하며 한미 정상 원색 비난 김여정은 지난달 29일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워싱턴 선언은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 행동 의지가 반영된 극악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집약화된 산물”이라며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안전 환경에 상응한 보다 결정적인 행동에 임해야 할 환경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핵전쟁 억제력 제고와 특히 억제력의 제2의 임무에 더욱 완벽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신했다”며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 더 많은 핵 전략자산을 전개할수록 우리의 자위권 행사도 정비례해 증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억제력의 제2의 임무”는 상대의 핵 공격 조짐 때 ‘핵 선제타격’에 나설 수 있다는 위협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핵무기가 상대 공격을 억제하는 목적뿐 아니라 선제타격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협박한 것.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정권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김여정은 “자기 앞의 남은 임기 2년만 감당해 내자고 해도 부담스러울, 미래가 없는 늙은이의 망언”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미국으로부터 빈껍데기 선언을 배려받고도 감지덕지해하는 그 못난 인간”이라며 “자기의 무능으로 안보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무슨 배짱을 부리며 어디까지 가는가 두고볼 것”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30일에도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위험천만한 핵전쟁 책동은 절대 용서할 수 없으며 반드시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통일부는 “적반하장, 억지 주장을 규탄한다”며 “한미동맹의 핵 억제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되는 데 대한 초조함과 좌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는 입장문을 냈다.● ICBM·SLBM 도발, 7차 핵실험 가능성 김여정이 ‘결정적 행동’까지 거론한 만큼 한미는 북한이 조만간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수 주 내에 한반도에 전개할) 미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국 기항 타이밍을 노려서 확장억제 강화에 맞불을 놓는 고강도 도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성-18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 각도(30∼45도) 발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18일 첫 발사 때는 고각으로 쏴 비행거리가 1000km에 그친 바 있다. 이번엔 발사 각도를 좀 더 낮춰 일본 열도를 넘어 북태평양까지 3000km 이상 날려 보낼 수 있다는 것. 군 관계자는 “미 전략자산의 발진기지인 괌까지 닿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타격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고체연료 ICBM 완성이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날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 본토를 겨냥한 ICBM과 대남 핵 타격용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의 동시 발사 가능성도 있다. 서울과 워싱턴을 동시에 때릴수 있는 핵무력으로 확장억제의 정면돌파 협박을 시현하는 시나리오다. 북극성-4·5ㅅ 등 대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첫 시험발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간 미뤄 왔던 7차 핵실험을 전격 강행할 개연성도 있다.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 핵실험 준비로 해석되는 일련의 활동을 노출한 뒤 한미에 ‘강 대 강’ 대치의 책임을 전가하면서 ‘핵단추’를 누를 수 있다. 군 당국자는 “이를 통해 김정은이 지난달 공개한 ‘화산-31형’ 전술핵탄두의 개발 완료 및 양산을 선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6차 핵실험(최소 50kt 이상·1kt은 TNT 1000t의 파괴력)과 맞먹거나 그 이상의 수소폭탄급 초대형 핵탄두를 7차 핵실험에서 터뜨릴 가능성에도 군은 주목하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새로운 대북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창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에 대해 북한이 연일 막말과 맹비난을 쏟아내며 도발 위협을 높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형 도발’을 위협한 당일(4월 29일) 미 공군의 코브라볼(RC-135S) 정찰기가 동해상에 출격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北, 핵 선제타격 위협하며 한미 정상 원색 비난 김여정은 지난달 29일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워싱턴 선언은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 행동 의지가 반영된 극악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집약화된 산물”이라며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안전 환경에 상응한 보다 결정적인 행동에 임해야 할 환경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핵전쟁 억제력 제고와 특히 억제력의 제2의 임무에 더욱 완벽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신했다”며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 더 많은 핵 전략자산을 전개할수록 우리의 자위권 행사도 정비례해 증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억제력의 제2의 임무”는 상대의 핵 공격 조짐 때 ‘핵 선제타격’에 나설 수 있다는 위협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핵무기가 상대 공격을 억제하는 목적뿐 아니라 선제 타격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협박한 것.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정권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김여정은 “자기 앞의 남은 임기 2년만 감당해내자고 해도 부담스러울, 미래가 없는 늙은이의 망언”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미국으로부터 빈껍데기 선언을 배려받고도 감지덕지해하는 그 못난 인간“이라며 ”자기의 무능으로 안보를 도마위에 올려놓고 무슨 배짱을 부리며 어디까지 가는가 두고볼 것“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30일에도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위험천만한 핵전쟁책동은 절대 용서할 수 없으며 반드시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통일부는 “적반하장, 억지 주장을 규탄한다”며 “한미동맹의 핵 억제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되는 데 대한 초조함과 좌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는 입장문을 냈다. ●ICBM·SLBM 도발, 7차 핵실험 가능성 김여정이 ‘결정적 행동’까지 거론한 만큼 한미는 북한이 조만간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수 주 내에 한반도에 전개할) 미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국 기항 타이밍을 노려서 확장억제 강화에 맞불을 놓는 고강도 도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성-18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각도(30~45도) 발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18일 첫 발사 때는 고각으로 쏴 비행거리가 1000km에 그친 바 있다. 이번엔 발사 각도를 좀 더 높여 일본 열도를 넘어 북태평양까지 3000km 이상 날려 보낼 수 있다는 것. 군 관계자는 “미 전략자산의 발진기지인 괌까지 닿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타격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미 본토를 때릴수 있는 고체연료 ICBM 완성이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날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 본토를 겨냥한 ICBM과 대남 핵 타격용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의 동시 발사 가능성도 있다. 서울과 워싱턴을 동시에 때릴수 있는 핵무력으로 확장억제의 정면돌파 협박을 시현하는 시나리오다. 북극성-4·5ㅅ 등 대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첫 시험발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간 미뤄왔던 7차 핵실험을 전격 강행할 개연성도 있다. 함북 풍계리 핵실험장에 핵실험 준비로 해석되는 일련의 활동을 노출한 뒤 한미에 ‘강 대 강’ 대치의 책임을 전가하면서 ‘핵단추’를 누를 수 있다. 군 당국자는 “이를 통해 김정은이 지난달 공개한 ‘화산-31형’ 전술핵탄두의 개발 완료 및 양산을 선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6차 핵실험(최소 50kt 이상·1kt는 TNT 1000t의 파괴력)과 맞먹거나 그 이상의 수소폭탄급 초대형핵탄두를 7차 핵실험에서 터뜨릴 가능성에도 군은 주목하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한미가 3월 프리덤실드(FS) 연합연습 기간 유사시 북한에 진입해 핵무기를 불능화하는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한미 정상회담 당일인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3월 훈련 내용과 사진을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에 공개했다. ‘핵협의그룹(NCG)’ 창설 등 확장억제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을 계기로 북한에 경고장을 날렸다는 분석이다.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 본토의 육군 핵불능화팀(NDT)과 한국군 핵특성화팀(NCT)이 3월 20~24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유사시 북한 지역에 진입해 미사일 등에 장착된 핵탄두를 제거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미 본토의 핵불능화 부대가 한국에 파견돼 우리 군과 연합훈련을 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공개된 사진에는 한미 부대원들이 훈련 중 방호장구를 점검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미 국방부는 핵불능화팀이 “핵 및 방사능 대량살상무기(WMD) 기반 시설과 구성 요소를 불능화해 적의 능력을 제거하고 후속 WMD 제거 작전을 용이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한국군 NCT는 국방부 직할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소속으로 미 핵불능화팀과 유사한 임무를 수행한다. 이런 가운데 케네스 월스바흐 미 태평양 공군사령관(대장)은 29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폭격기가 정기적으로 한반도와 주변에서 활동하고 아마 한반도에 착륙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전략폭격기의 한국 착륙은 2016년 B-1B 전략폭격기가 마지막이다. 이후로는 북 도발이나 연합훈련 때 한반도 상공으로 날아와 훈련만 하고 복귀했다. 수 주내 전략핵잠수함(SSBN)의 국내 기항에 이어 핵무장이 가능한 B-52나 B-2 폭격기가 한국에 착륙한다면 ‘핵도발은 정권 종말’이라는 한미의 강력한 경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워싱턴 선언이 문장으로 보면 부드럽게 쓰여 있는 것처럼 보여도 북한이 핵을 사용하려고 하거나 실제 사용할 때 그 선제공격 원점을 사라지게 만들어주겠다는 미국 대통령의 직접적인 다짐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6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이 이뤄지면 “(북한)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관련해 이렇게 강조했다. 윤 대통령도 공동 회견에서 “미국이 자국 핵무기를 포함해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미국이 한반도 전개를 약속한 전략핵잠수함(SSBN)에 대해 유사시 “핵 보복이 가능한 무기체계”라며 수 주 안에 한반도에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략핵잠수함은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장착한 잠수함이다. 북한의 한국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반격 액션플랜을 핵 보복으로 규정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확장억제의 실질적 강화를 꼽았다. 다만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에 북핵 위협 고도화에 따른 한국인의 우려와 이로 인한 핵무장 여론을 불식할 만한 실효적 조치가 담겼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 “핵 보복 가능한 전략핵잠 수 주 내 전개”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확장억제 강화와 그 실행 방안은 과거와 다른 것”이라며 “북핵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핵 자산 관련한 정보·기획· 대응과정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고 논의한 전례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워싱턴 선언에 따라 창설하는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다른 어떤 확장억제 방안보다 새롭고 강력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 바이든 대통령도 “가장 중요한 것은 훨씬 더 긴밀한 협의와 협력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미는 NCG를 통해 북한 핵도발 시나리오별 미국의 대응 정보를 공유하고, 확장억제 계획 및 공유 과정에 참여한다. 차관보급 협의체인 NCG는 1년에 4차례 정기적으로 열린다. 그 결과는 양국 대통령에게 보고된다. 대통령실은 NCG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기획그룹(NPG)에 비해 더 실질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NCG는 다자가 아닌 한미 간 양자 협의체라 양국이 밀착해 논의할 수 있다”면서 “북핵 위협 자체가 매우 위협적인 만큼 미국도 NCG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당장 몇 주 내 한반도에 전개될 SSBN은 한반도 인근에 미국이 수시로 전략자산을 이동시키고 배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SSBN을 콕 집어 “어떤 유사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핵 보복이 가능한 무기 체계”라고 강조했다. 또 “핵잠수함은 거의 정기적으로 그리고 아주 자주 한반도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이 (한미 간에) 합치돼 있다”고도 했다. 한국에 전개할 SSBN이 미 태평양함대사령부가 25일 괌 기지에 입항했다고 공개한 오하이오급 ‘메인함’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26일 미 워싱턴포스트(WP)에 “한국에 전개될 SSBN은 오하이오급 개량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하이오급 SSBN은 전략·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트라이던트-2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24발 싣고 유사시 북한의 주요 시설을 초토화할 수 있다. 향후 SSBN은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작전을 하다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전후 부산 작전기지 등에 전격 기항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 같은 확장억제 강화 방안에 중국이 민감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워싱턴 선언이 중국과 직접적인 충돌 요인은 없다는 취지로 사전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韓 “사실상 핵공유” 美 “핵 자산 배치 없을 것”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한미 양국이 미국의 핵무기 운용에 대한 정보 공유와 공동 계획 메커니즘을 마련한 만큼 우리 국민들도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 정상이 직접 한반도에 핵무기를 공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한 것. 미국 핵 전략자산의 상시 배치 같은 실질적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7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한 북한이 북핵 위협을 더욱 고도화해 국내에서 핵무장 여론이 커질 경우 워싱턴 선언이 이러한 여론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도 나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2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있는 ‘추모의 벽’에서 최근 신원이 확인된 루서 스토리 미 육군 상병의 유족에게 유해 수습 지역의 흙을 전달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한국전쟁 명예훈장 수여자의 신원 확인에 관한 한미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을 계기로 마련된 행사다. 스토리 상병은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전투에서 북한군과 싸우며 혼자 전방에 남아 중대 철수 작전을 엄호하다가 전사했다. 이 전공으로 스토리 상병의 부친에게 1951년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이 수여됐다. 스토리 상병의 유해는 70년이 넘도록 찾지 못하다가 이달 6일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APP)에 의해 신원이 확인됐다. DAPP가 2018년 하와이 국립태평양기념묘지(NMCP)에 안장된 6·25전쟁 참전 전사자 가운데 신원 미확인 유해 652구에 대해 유전자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스토리 상병의 유족 대표인 조카 주디 웨이드 씨는 “70여 년 만에 삼촌의 유해를 확인하게 돼 너무 기뻤는데 한미 대통령이 함께 위로해줘 너무 감사하다”며 “삼촌의 유해가 발굴된 지역 흙을 전달받아 그 감동이 더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 현충일(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인 다음 달 29일 조지아주 앤더슨 국립묘지에서 스토리 상병의 유해 안장식이 거행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있는 ‘추모의 벽’에서 최근 신원이 확인된 루터 스토리 미 육군 상병의 유족에게 유해 수습 지역의 흙을 전달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한국전 명예훈장 수여자의 신원확인에 관한 한미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을 계기로 마련된 행사다. 스토리 상병은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전투에서 북한군과 싸우며 혼자 전방에 남아 중대 철수 작전을 엄호하다 전사했다. 이 전공으로 1951년 스토리 상병 부친에게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이 수여됐다. 하지만 고인의 유해는 70년이 넘도록 찾지 못하다가 이달 6일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6·25전사자 유해 감식과정에서 과거 한국에서 발굴된 ‘신원 미상’ 유해 1구가 스토리 상병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박 처장은 유해가 발굴된 경남 창녕지역의 흙이 담긴 오동나무함(태극기로 도포)과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한 고인의 사진 액자를 유족에게 전달했다. 스토리 상병의 유족 대표인 조카 주디 웨이드 씨는 “70여년만에 삼촌의 유해를 확인하게 돼 너무 기뻤는데 한미 대통령이 함께 위로해줘 너무 감사하다”며 “삼촌 유해가 발굴된 지역 흙을 전달받아 그 감동이 더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 현충일(5월 마지막주 월요일)인 다음 달 29일 조지아주 앤더슨 국립묘지에서 스토리 상병의 유해 안장식 거행된다. 보훈처는 보훈처장의 조전과 화환을 전달할 예정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미 정상이 ‘워싱턴 선언’의 후속 조치로 40년 만에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국 전개를 재개키로 결정한 것은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수십, 수백 배의 핵 보복을 피할 수 없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한미를 향해 ‘핵단추’를 누르는 순간 김정은 정권·체제는 ‘핵 종말’에 직면할 것이란 의미”라고 말했다. SSBN은 핵보복의 ‘최종병기’로 불린다. 미국의 오하이오급 SSBN은 수개월간 수중에서 대기하다 적국의 핵공격 즉시 트라이던트2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핵보복에 나선다. 오하이오급 SSBN에는 20발의 트라이던트2가 실려 있다. 또 트라이던트2 1발에는 저위력핵무기(5∼7kt·1kt는 TNT 1000t 파괴력)부터 수소폭탄급(475kt)까지 다양한 위력의 핵탄두가 최대 14기까지 장착된다. 그간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나 연합훈련 때 핵추진잠수함(SSN)이나 순항미사일 탑재 핵추진잠수함(SSGN)을 한반도로 전개했다. 이들 잠수함엔 토마호크 미사일 등 재래식 정밀타격 무기만 실려 있다. 군 관계자는 “SSBN은 기존 전략자산과는 차원이 다른 확장억제 전력”이라며 “한반도 전개 시 미국의 ‘핵보복’ 의지와 실행력을 북한에 압박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 무인기에 대응할 수 있는 레이저 대공무기 개발이 완료됐다.방위사업청은 26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최근 충남 태안 안흥시험장에서 레이저 대공무기의 시험평가를 진행했으며, 전날 국방부로부터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ADD는 시험평가에서 레이저를 30회 발사해 3㎞밖에 있는 무인기 30대를 모두 맞혀 100%의 명중률을 기록했다.방사청 관계자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것은 무기 체계 개발이 완료됐다는 의미”라며 “내년부터 본격 양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사청은 개발이 완료된 레이저 대공무기의 출력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소형 드론을 격추할 수 있는 20㎾급으로 알려졌다.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지향성 에너지를 이용하는 레이저 무기는 사실상 회피가 불가능해 드론·미사일 등에 대한 최적의 요격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방사청은 지난 해 3월 ‘미래도전 국방기술 사업 추진방향’을 발표하면서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용으로 100kW급 고출력 레이저 무기체계의 원천기술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디데이(D-Day)는 22일. 집결지는 주수단 한국대사관.’ 현지 사정은 갈수록 악화됐다. 피란 작전을 더 지체할 순 없었다. 교민 A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수단공항까지 폭격을 맞았다. 어린 딸이 경기를 일으키며 쓰러질 만큼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른 교민 김현욱 씨는 “굉장히 큰 교전이 집 앞에서 벌어졌다. 군인들이 집에 침입했다고 생각될 정도로 두려운 상황이었다”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전했다.● “방탄차로 구출…죽었다 살아났다”외교부가 교민 집결지를 수단 수도 하르툼 내 한국대사관으로 잡은 건 식량 등 물자가 그나마 있어서였다. 발전기까지 갖춘 대사관이 대피에 앞서 잠시나마 대기하기에 용이한 곳이라고 판단한 것. 문제는 교민들의 거주지가 격전지 근처 아홉 곳에 흩어져 있어 신속한 집결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르툼엔 500m마다 소총 등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길목마다 지켜 개별적인 이동도 쉽지 않았다. 이런 난관을 뚫고 일단 흩어진 교민들을 데려오는 데는 성공했다. 남궁환 주수단 대사 등 대사관 직원들이 방탄차량을 타고 직접 교민들을 찾아다녔다. 남궁 대사는 “그분들을 다 모아야만 철수할 수 있었다. 끝까지 모은다는 일념으로 찾아다녔다”고 했다. 대사관 주은혜 참사관도 현지 교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교민 반용우 씨는 “죽었다 살아난 느낌”이라며 “총 쏘고 대포 쏘고, 우리 집 주변에서 정말 말로만 듣던 전쟁이 일어났다”고 긴박한 상황을 떠올렸다. 하지만 대사관에서 불과 1.3km 거리에 있던 하르툼 공항은 폐쇄돼 갈 수 없었다. 이에 수단 동부 항구도시인 포트수단까지 ‘육로 탈출 작전’으로 선회했다. 이 작전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였다. UAE 정부는 가장 안전하게 포트수단으로 이동 가능한 육로를 제안했고, 탈출 차량까지 섭외해줬다. 이 과정에서 UAE의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Your people are our people(한국 국민이 우리 국민이다)”이란 메시지를 보냈다. UAE 정부는 수단 정부군과 반군(신속지원군·RSF) 양측에 다양한 채널로 한국 교민의 육상 이동을 막지 말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33시간 김밥 컵라면으로 버텨” 교민들은 우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6대에 나눠 탄 뒤 고양이 2마리, 개 1마리 등까지 싣고 하르툼 내 UAE 대사관저로 이동했다. 이후 버스 6대에 갈아탄 뒤 포트수단으로 향했다. 버스엔 우리 교민은 물론이고 UAE 교민 등까지 200∼300명이 탔다.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진 840km였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우회해 1174km를 이동했다. 교민들은 대사관에서 챙긴 김밥 등을 먹으며 버텼다. 가고 서고를 반복해 약 33시간이 걸렸다. 평소엔 13시간 거리였다. 탈출한 교민의 지인은 “교민 28명이 김밥 40줄, 컵라면, 떡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33시간 넘게 버스로 이동했다고 한다”며 “화장실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 다들 물도 거의 마시지 못하는 극한 상황이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포트수단에 도착한 교민들은 한국에서 날아온 C-130J 수송기에 탑승했다. 교민들은 24일 오후 11시 18분 사우디 제다공항에 도착했고, 25일 오전 2시 54분 우리 공군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기가 한국을 향해 이륙했다. 그리고 마침내 28명의 교민을 태운 시그너스가 13시간의 비행 끝에 25일 오후 3시 57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활주로에 안착했다. 작전명 ‘프로미스(Promise·약속)’가 완료된 것. 오후 4시 11분 시그너스의 문이 열렸고, 고국 땅을 밟은 교민들은 마중 나온 가족·친지들을 만났다. 주은혜 참사관과 함께 도착한 딸 이모 양(6)은 가족들과 끌어안고 있다가 선물받은 곰 인형을 들고 활주로를 뛰어다녔다. 이 양 가족은 “아이가 육로로 이동할 때는 울지 않다가 수송기에 탄 뒤 안심이 됐는지 울음을 터뜨렸다”며 안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디데이(D-Day)는 22일. 집결지는 주수단 한국대사관.’현지 사정은 갈수록 악화됐다. 피란 작전을 더 지체할 순 없었다. 교민 A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수단공항까지 폭격을 맞았다. 어린 딸이 경기를 일으키며 쓰러질 만큼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른 교민 김현욱 씨는 “굉장히 큰 교전이 집 앞에서 벌어졌다. 군인들이 집에 침입했다고 생각될 정도로 두려운 상황이었다”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전했다.● “방탄차로 구출…죽었다 살아났다”외교부가 교민 집결지를 수단 수도 하르툼 내 한국대사관으로 잡은 건 식량 등 물자가 그나마 있어서였다. 발전기까지 갖춘 대사관이 대피에 앞서 잠시나마 대기하기에 용이한 곳이라고 판단한 것.문제는 교민들의 거주지가 격전지 근처 아홉 곳에 흩어져 있어 신속한 집결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르툼엔 500m마다 소총 등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길목마다 지켜 개별적인 이동도 쉽지 않았다. 이런 난관을 뚫고 일단 흩어진 교민들을 데려오는 데는 성공했다. 남궁환 주수단 대사 등 대사관 직원들이 방탄차량을 타고 직접 교민들을 찾아다녔다. 남궁 대사는 “그분들을 다 모아야만 철수할 수 있었다. 끝까지 모은다는 일념으로 찾아다녔다”고 했다. 대사관 주은혜 참사관도 현지 교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교민 반용우 씨는 “죽었다 살아난 느낌”이라며 “총 쏘고 대포 쏘고, 우리 집 주변에서 정말 말로만 듣던 전쟁이 일어났다”고 긴박한 상황을 떠올렸다.하지만 대사관에서 불과 1.3km 거리에 있던 하르툼 공항은 폐쇄돼 갈 수 없었다. 이에 수단 동부 항구도시인 포트수단까지 ‘육로 탈출 작전’으로 선회했다.이 작전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국가가 아랍에미리트(UAE)였다. UAE 정부는 가장 안전하게 포트수단으로 이동 가능한 육로를 제안했고, 탈출 차량까지 섭외해 줬다. 이 과정에서 UAE의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Your people are our people(한국 국민이 우리 국민이다)”이란 메시지를 보냈다. UAE 정부는 수단 정부군과 반군(신속지원군·RSF) 양측에 다양한 채널로 한국 교민의 육상 이동을 막지 말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33시간 김밥 컵라면으로 버텨”교민들은 우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6대에 나눠 탄 뒤 고양이 2마리, 개 1마리 등까지 싣고 하르툼 내 UAE 대사관저로 이동했다. 이후 버스 6대에 갈아탄 뒤 포트수단으로 향했다. 버스엔 우리 교민은 물론 UAE 교민 등까지 200~300명이 탔다.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진 840km였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우회해 1174km를 이동했다. 교민들은 대사관에서 챙긴 김밥 등을 먹으며 버텼다. 가고 서고를 반복해 약 33시간이 걸렸다. 평소엔 13시간 거리였다. 탈출한 교민의 지인은 “교민 28명이 김밥 40줄, 컵라면, 떡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33시간 넘게 버스로 이동했다고 한다”며 “화장실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 다들 물도 거의 마시지 못하는 극한 상황이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포트수단에 도착한 교민들은 한국에서 날아온 C-130J 수송기에 탑승했다. 교민들은 24일 오후 10시 28분 사우디 제다공항에 도착했고, 25일 오전 2시 54분 우리 공군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기가 한국을 향해 이륙했다. 그리고 마침내 28명의 교민을 태운 시그너스가 13시간의 비행 끝에 25일 오후 3시 57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활주로에 안착했다. 작전명 ‘프로미스(Promise·약속)’가 완료된 것.오후 4시 11분 시그너스의 문이 열렸고, 고국 땅을 밟은 교민들은 마중 나온 가족·친지들을 만났다. 주은혜 참사관과 함께 도착한 딸 이모 양(6)은 가족들과 끌어안고 있다가 선물받은 곰 인형을 들고 활주로를 뛰어다녔다. 이 양 가족은 “아이가 육로로 이동할 때는 울지 않다가 수송기에 탄 뒤 안심이 됐는지 울음을 터뜨렸다”며 안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작전명 ‘프로미스(Promise)’. 군벌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된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위험에 처했던 현지 교민 28명을 탈출시키는 우리 군의 작전명은 ‘약속’이었다. 국가안보실 임종득 2차장은 24일 밤 브리핑에서 “수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을 태운 차량이 9시 40분(현지 시간 오후 2시 40분) 포트수단 국제공항에 진입했고 이어 공항에서 기다리던 우리 군용기에 탑승한 뒤 이륙했다”고 밝혔다. 교민들은 공군 C-130J 수송기를 타고 사우디아라비아 지다에 위치한 킹압둘아지즈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어 26명이 우리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 대형 수송기 시그너스(KC-330)를 타고 서울공항으로 25일 오후 4시경 귀환한다고 대통령실이 설명했다. 2명은 당장 귀국을 원하지 않아 지다에 머문다고 임 2차장이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수단 수도 하르툼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모였던 교민 28명은 버스 여러 대를 타고 하르툼에서 동북쪽 육로로 약 820km 떨어진 홍해 연안 항구도시 포트수단 공항에 도착했다. 유혈 충돌 중인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의 검문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차량은 중간에 멈추고 경로까지 바꿔 가며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긴박한 순간이 많았다”며 “버스 1대가 고장 나 이동 시간이 6∼7시간 늦어졌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동 과정에서 수단 정부군과 반군에 모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월 UAE를 국빈 방문했다. 정부 관계자는 ‘프로미스’란 작전명과 관련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지킨다는 약속을 실천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수단 내 교민의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지휘 업무를 맡으라”고 지시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군벌 간 무력 충돌이 벌어진 수단의 현지 교민 구출 작전은 ‘특급 보안’과 극도의 긴박감 속에서 진행됐다. 정부는 24일 밤(한국 시간) 현지 교민들이 탄 버스가 우리 군의 C-130J 수송기가 대기 중인 포트수단 국제공항에 도착해서야 ‘프로미스(Promise)’로 명명된 철수 작전의 진행 사실을 공개했다. 현지 상황이 내전 수준으로 격화되면서 장시간 불안과 공포 속에 피를 말리는 대피 과정을 겪었던 교민들도 공항에 도착해서야 기쁨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 소식통은 “교민들은 전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양호한 편”이라며 “(교민들은) 철수 작전에 참가한 정부와 군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UAE 지원으로 육로 이동 후 항공편 탈출교민 철수 작전은 손에 땀을 쥐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정부와 군은 분초를 다투며 하르툼(수단의 수도)의 주수단 한국대사관에 피신 중인 교민 28명의 구출 경로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무력 충돌로 하르툼 공항이 폐쇄된 상황에서 최단 시간에 ‘탈출 루트’를 찾는 것에 작전의 성패가 달려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하르툼에서 동북쪽 육로로 약 820km 떨어진 홍해 연안 항구도시인 포트수단 공항까지 육로 이동 후 C-13OJ 수송기에 태워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송한 뒤 국내로 귀환시키는 방안이 확정됐다고 한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지다 킹압둘아지즈 국제공항에는 24일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시그너스(KC-330)’ 1대가 급파된 상황이었다. 구출 작전이 개시되면서 수단 인근의 지부티 미군기지에서 대기 중이던 C-130J 수송기도 포트수단 공항으로 신속히 전개됐다. 문제는 12시간 이상 걸리는 육상 이동의 안전 문제였다. 장시간 육로 이동 과정에서 무력 충돌의 피해를 입거나 검문검색에 막힐 수 있어 목적지 도착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버스 여러 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버스 1대가 고장 나 6∼7시간 이동이 지연되는 등 긴박한 순간이 많았다고 한다. 육로 이동 과정에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중간에 쉬거나 경로를 바꾸는 등 긴박한 순간들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UAE 측은 우리 교민의 육로 이동 지원 의사를 전해 왔고, 이를 우리 정부가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UAE 정부가 수단의 정부군과 반군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육로 이송 작전에) 주효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1월 UAE 국빈 방문으로 서로 ‘형제의 나라’라 부르며 관계가 긴밀해진 상태다. 이후 우리 교민들이 탄 버스를 선두로 해서 여러 대의 차량이 800여 km를 이동한 끝에 포트수단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는 것. 한 소식통은 “‘형제의 나라’이자 안보 동반자인 UAE가 교민 탈출을 적극 지원했고, 이를 통해 재외국민의 철수 작전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점에서 양국 간 기념비적 성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돌 격화로 ‘각국 탈출 러시’각국의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는 23일(현지 시간) 긴급 대피 작전을 통해 비행기로 여러 국적의 외국인 100여 명을 철수시켰으며 24일 저녁 100여 명을 추가로 대피시킬 예정이다. 영국도 12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해 수단 현지의 외교관과 가족들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독일도 자국민 101명을 항공편으로 요르단으로 철수시켰으며 남은 100여 명도 곧 실어 나를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 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탈출 과정에서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라크 외교부에 따르면 24일 이라크인 1명이 수단에서 발생한 교전 과정에서 사망했다. 프랑스 국민이 탄 차량이 이동 과정에서 총격을 당해 1명이 다쳤으며 이집트 역시 탈출 과정에서 외교관 1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군벌 간 무력 충돌이 벌어진 수단의 현지 교민 구출 작전은 ‘특급 보안’과 극도의 긴박감 속에서 진행됐다. 정부는 24일 밤(한국 시간) 현지 교민들이 탄 버스가 우리 군의 C-130J 수송기가 대기 중인 포트수단 국제공항에 도착해서야 ‘프로미스(Promise)’로 명명된 철수 작전의 진행 사실을 공개했다. 현지 상황이 내전 수준으로 격화되면서 장시간 불안과 공포 속에 피를 말리는 대피 과정을 겪었던 교민들도 공항에 도착해서야 기쁨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 소식통은 “교민들은 전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양호한 편”이라며 “(교민들은) 철수 작전에 참가한 정부와 군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UAE 지원으로 육로 이동 후 항공편 탈출교민 철수 작전은 손에 땀을 쥐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정부와 군은 분초를 다투며 하르툼(수단의 수도)의 주수단 한국대사관에 피신 중인 교민 28명의 구출 경로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무력 충돌로 하르툼 공항이 폐쇄된 상황에서 최단 시간에 ‘탈출 루트’를 찾는 것에 작전의 성패가 달려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하르툼에서 동북쪽 육로로 약 820km 떨어진 홍해 연안 항구도시인 포트수단 공항까지 육로 이동 후 C-13OJ 수송기에 태워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송한 뒤 국내로 귀환시키는 방안이 확정됐다고 한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지다 킹압둘아지즈 국제공항에는 24일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시그너스(KC-330)’ 1대가 급파된 상황이었다. 구출 작전이 개시되면서 수단 인근의 지부티 미군기지에서 대기 중이던 C-130J 수송기도 포트수단 공항으로 신속히 전개됐다. 문제는 12시간 이상 걸리는 육상 이동의 안전 문제였다. 장시간 육로 이동 과정에서 무력 충돌의 피해를 입거나 검문검색에 막힐 수 있어 목적지 도착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버스 여러 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버스 1대가 고장 나 6∼7시간 이동이 지연되는 등 긴박한 순간이 많았다고 한다. 육로 이동 과정에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중간에 쉬거나 경로를 바꾸는 등 긴박한 순간들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UAE 측은 우리 교민의 육로 이동 지원 의사를 전해 왔고, 이를 우리 정부가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UAE 정부가 수단의 정부군과 반군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육로 이송 작전에) 주효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1월 UAE 국빈 방문으로 서로 ‘형제의 나라’라 부르며 관계가 긴밀해진 상태다. 이후 우리 교민들이 탄 버스를 선두로 해서 여러 대의 차량이 800여 km를 이동한 끝에 포트수단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는 것. 한 소식통은 “‘형제의 나라’이자 안보 동반자인 UAE가 교민 탈출을 적극 지원했고, 이를 통해 재외국민의 철수 작전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점에서 양국 간 기념비적 성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돌 격화로 ‘각국 탈출 러시’각국의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는 23일(현지 시간) 긴급 대피 작전을 통해 비행기로 여러 국적의 외국인 100여 명을 철수시켰으며 24일 저녁 100여 명을 추가로 대피시킬 예정이다. 영국도 12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해 수단 현지의 외교관과 가족들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독일도 자국민 101명을 항공편으로 요르단으로 철수시켰으며 남은 100여 명도 곧 실어 나를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 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탈출 과정에서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라크 외교부에 따르면 24일 이라크인 1명이 수단에서 발생한 교전 과정에서 사망했다. 프랑스 국민이 탄 차량이 이동 과정에서 총격을 당해 1명이 다쳤으며 이집트 역시 탈출 과정에서 외교관 1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작전명 ‘프로미스(Promise)’. 군벌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된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위험에 처했던 현지 교민 28명을 탈출시키는 우리 군의 작전명은 ‘약속’이었다. 국가안보실 임종득 2차장은 24일 밤 브리핑에서 “수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을 태운 차량이 9시 40분(현지 시간 오후 2시 40분) 포트수단 국제공항에 진입했고 이어 공항에서 기다리던 우리 군용기에 탑승한 뒤 이륙했다”고 밝혔다. 교민들은 공군 C-130J 수송기를 타고 사우디아라비아 지다에 위치한 킹압둘아지즈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어 26명이 우리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 대형 수송기 시그너스(KC-330)를 타고 서울공항으로 25일 오후 4시경 귀환한다고 대통령실이 설명했다. 2명은 당장 귀국을 원하지 않아 지다에 머문다고 임 2차장이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수단 수도 하르툼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모였던 교민 28명은 버스 여러 대를 타고 하르툼에서 동북쪽 육로로 약 820km 떨어진 홍해 연안 항구도시 포트수단 공항에 도착했다. 유혈 충돌 중인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의 검문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차량은 중간에 멈추고 경로까지 바꿔 가며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긴박한 순간이 많았다”며 “버스 1대가 고장 나 이동 시간이 6∼7시간 늦어졌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동 과정에서 수단 정부군과 반군에 모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월 UAE를 국빈 방문했다. 정부 관계자는 ‘프로미스’란 작전명과 관련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지킨다는 약속을 실천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수단 내 교민의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지휘 업무를 맡으라”고 지시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군이 지난달 한미 연합 프리덤실드(FS) 연합연습 때 유사시 9·19 남북 군사합의의 적시적인 효력 정지 절차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강행할 경우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신속히 정지시키는 절차적 연습을 통해 우리 군의 즉각적인 대북 응징 태세를 갖추도록 하는 차원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상황을 반영하는 동시에 북한이 도발하면 9·19 군사합의에 얽매이지 않고 즉각 반격하겠다는 대북 경고 의미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FS 연합연습의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연습(CMX)’에서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적시적으로 정지시키는 절차가 시현됐다. 우리 군(합동참모본부)이 주도하는 CMX는 북한의 도발 임박 상황을 가정해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대북 방어태세인 데프콘 등급이 평시인 4단계에서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3단계로 격상되는 절차를 연습하는 내용이다. 합참은 CMX 기간 북한의 전면 도발 위협이 현저하게 고조되는 상황을 상정해 9·19합의의 효력 정지를 전체 대응반(국방부)에 건의했고, 이를 전체 대응반이 즉각 승인하는 절차 연습을 진행했다고 한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시 합참과 국방부을 거쳐 군 통수권 차원에서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시켜 신속하교 실효적인 대응을 나서는 태세를 점검했다는 것. 한 소식통은 “지난해 하반기 연합연습의 CMX 때보다 더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9·19합의의 효력 정지 절차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전면전에 앞서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임박할 경우 군이 9·19 군사합의에 얽매이지 않고 자위권 차원에서 확고히 대응하는 절차와 태세를 숙달했다는 얘기다.이후 한미 연합군사령부 주도로 북한의 전면 남침을 상정한 본 훈련(3월 13~23일)이 진행됐다. 과거 연합연습은 1부(방어)·2부(반격)으로 나눠 진행됐지만 이번 FS 연합연습은 1,2부 구분없이 11일간 방어 단계를 생략하고, 반격 및 북한 안정화 작전 등 공세적 시나리오로 실시된 바 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의 핵위협과 도발 협박이 날로 노골화되는 되는 상황을 반영해 유사시 우리 군의 강력한 대응 태세를 갖추기 위해 9·19 군사합의의 신속한 효력 정지 절차를 훈련 시나리오에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 강행시 지휘관과 장병들이 좌고우면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신속하고 충분히 대응할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차원이었다는 것. 적 도발 시 좌고우면하지 말고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하게 응징할 수 있는 결전 태세를 확립하라는 김승겸 합참의장의 대응 기조와도 맞닿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북한에게 9·19 군사합의가 한국군의 ‘족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경고하는 의미도 실렸다는 분석이다. 우리 군이 북한의 기습도발에도 군이 9·19군사합의에 얽매여 상부의 눈치를 보거나 군사적 대응을 주저할 것이라고 오판하지 말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군 안팎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올 1월 비공개 회의에서 북한이 또 다시 영토 침범 도발을 일으키면 9·19 합의의 효력정지를 검토하라고 국가안보실에 지시하는 등 단호한 대북 대응 기조를 공언한 것이 이번 CMX에 반영된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아프리카 수단의 정부군과 반군 교전 사태가 격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현지 교민의 철수를 위해 21일 수송기를 급파했다. 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공군의 C-130J 수송기 1대가 김해공항을 이륙했다. 수송기에는 육군 특전사와 공군 공정통제사 요원, 조종사, 정비사, 의무요원 등 50여 명이 타고 있다. 군은 “수단 내 교전이 지속되고 있고 우리 국민이 거주하는 수도 카르툼 공항이 폐쇄된 상황”이라며 “수송기와 병력은 인근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대기하며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철수를 최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단에는 공관 직원을 비롯해 우리 국민 25명이 체류 중이다. 수송기를 통해 현지 교민이 철수하려면 우선 카르툼에서 지부티 미군기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여건과 수단이 확보돼야 한다. 수단 내에선 교전이 격화되고 있어 육로 이동은 위험해서다. 정부는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다각적인 철수 수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가안보실로부터 수단 무력 충돌 상황을 보고받고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재외국민 안전에 최선을 다하라”며 군 수송기 급파를 포함한 대책을 신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24∼30일)을 계기로 20일부터 5월 3일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설치된 삼성전자와 LG의 대형 전광판에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 홍보 영상이 상영된다. 홍보 영상은 매일 680회씩 송출된다. 국가보훈처가 제작한 30초 분량의 영상은 한국전쟁 10대 영웅의 사진과 이들에게 보내는 감사 메시지로 구성됐다. 10대 영웅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보훈처와 한미 연합군사령부가 공동으로 선정했다. 유엔군 초대 총사령관인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과 폭격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적 대공포를 맞고 실종된 그의 아들, 서울수복작전 중 전사한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와 선교사였던 그의 아버지가 포함됐다. 또 서울의 고아 1000여 명을 제주도로 후송한 ‘전쟁고아의 아버지’ 딘 헤스 공군 대령, 2021년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명예훈장을 수훈한 랠프 퍼켓 주니어 미 육군 대령, 재미교포 출신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미군으로 참전 후 전역한 뒤 한국전쟁에 자원 입대한 김영옥 미 육군 대령도 선정됐다. 다부동 전투 영웅인 백선엽 육군 대장과 전쟁 당시 공군 최초 100회 출격을 달성한 김두만 공군 대장, 미8군 정보연락장교로서 서울 탈환 작전을 위한 결정적인 적군의 정보를 수집해 유엔군사령부에 넘긴 김동석 육군 대령, 서울수복작전 당시 정부청사 옥상에 인공기를 걷어내고 태극기를 가장 먼저 게양한 박정모 해병대 대령도 이름을 올렸다. 영상에는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 평화는 먼 곳에서 온 참전용사들의 희생 덕분”이라며 “한국전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