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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는 7일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의 귀화 신청에 대한 결정을 보류했다. 이날 제21차 법제상벌위원회를 열고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요청한 에루페의 복수 국적 취득을 위한 특별 귀화 신청안을 심의한 대한체육회는 추가 자료 검토 후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대한체육회 강래혁 법무팀장은 “도핑 전력이 있는 에루페가 약물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한 것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제육상경기연맹 등에 추가 자료를 요청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도핑 관련 선수는 징계 만료 후 3년이 지나야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이 에루페의 도핑 징계 이후인 2014년 7월에 만들어진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루페는 이날 법제상벌위원회에 참석해 “당시 말라리아 치료 목적으로 쓴 약물 때문에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케냐육상연맹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년 징계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대한체육회는 추가 자료가 확보되는 대로 법제상벌위원회를 다시 열어 에루페의 특별 귀화 신청을 재심의하기로 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대한체육회는 7일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의 귀화 신청에 대한 결정을 보류했다. 이날 제21차 법제상벌위원회를 열고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요청한 에루페의 복수 국적 취득을 위한 특별 귀화 신청안을 심의한 대한체육회는 추가 자료 검토 후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대한체육회 강래혁 법무팀장은 “도핑 전력이 있는 에루페가 약물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한 것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제육상경기연맹 등에 추가 자료를 요청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도핑 관련 선수는 징계 만료 후 3년이 지나야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이 에루페의 도핑 징계 이후인 2014년 7월에 만들어진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루페는 이날 법제상벌위원회에 참석해 “당시 말라리아 치료 목적으로 쓴 약물 때문에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케냐육상연맹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년 징계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대한체육회는 추가 자료가 확보되는 대로 법제상벌위원회를 다시 열어 에루페의 특별 귀화 신청을 재심의하기로 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사진)의 특별 귀화 여부가 사실상 7일 결정된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제21차 법제상벌위원회를 열고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요청한 에루페의 특별 귀화 안건을 심의한다. 법제상벌위원회가 찬성하면 대한체육회는 결과를 법무부에 보내고, 법무부는 국적심사위원회의 판단을 받아 귀화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하지만 그동안 대한체육회의 귀화 신청을 법무부가 거부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법무부의 최종 결정까지는 3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에루페는 2011년 10월 경주국제마라톤 우승 이후 국내 5개 마라톤 대회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에루페가 2012년 동아마라톤에서 기록한 2시간 5분 37초는 역대 전 세계 선수를 통틀어 43위에 해당한다. 그는 지난해 3월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에서 우승한 뒤 귀화 의사를 밝혔다. 에루페의 한국 귀화의 변수는 대한체육회 법제상벌위원들이 그의 도핑 전력을 어떻게 보는지와 앞으로 그가 한국의 국위 선양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다. 에루페는 2012년 말 도핑테스트 양성반응으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자격정지 2년을 받아 2015년 1월에 복귀했다. 현재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는 ‘징계 해지 뒤 3년이 지나야 대표선수가 될 수 있다’고 돼 있다. 따라서 귀화 신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국가대표 선발 규정이 바뀌지 않으면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이에 대해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마라톤에 경쟁 구도를 만들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 올림픽 출전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에루페가 세계적인 선수인 만큼 귀화하면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국위를 선양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편이다. 외국인 귀화에 대한 법무부 기준은 특출한 능력이 증명된 사람의 경우 현격한 결격사유가 없다면 대부분 통과되는 편이라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론 육상계 일각에서 나오는 귀화 반대 목소리가 법제상벌위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의 특별 귀화 여부가 7일 결정된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제21차 법제상벌위원회를 열고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요청한 에루페의 특별 귀화 안건을 심의한다. 법제상벌위원회가 찬성하면 대한체육회는 결과를 법무부에 보내고, 법무부는 국적심사위원회 판단을 받아 귀화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하지만 그동안 대한체육회의 귀화 신청을 법무부가 거부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법무부의 최종 결정까지는 3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에루페는 2011년 10월 경주국제마라톤 우승 이후 국내 5개 마라톤 대회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에루페가 2012년 동아마라톤에서 기록한 2시간 5분 37초는 역대 전 세계 선수를 통틀어 43위에 해당한다. 그는 지난해 3월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 86회 동아마라톤에서 우승한 뒤 귀화의사를 밝혔다. 에루페의 한국 귀화의 변수는 대한체육회 법제상벌위원들이 그의 도핑 전력을 어떻게 보는 지와 앞으로 그가 한국의 국위선양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다. 에루페는 2012년 말 도핑테스트 양성반응으로 국제육상연맹(IAAF)으로부터 자격정지 2년을 받아 2015년 1월에 복귀했다. 현재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는 ‘징계 해지 뒤 3년이 지나야 대표선수가 될 수 있다’고 돼 있다. 따라서 귀화 신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국가대표 선발 규정이 바뀌지 않으면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이에 대해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마라톤에 경쟁 구도를 만들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 올림픽 출전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에루페가 세계적인 선수인 만큼 귀화하면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국위를 선양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편이다. 외국인 귀화에 대한 법무부 기준은 특출한 능력이 증명된 사람의 경우 현격한 결격사유가 없다면 대부분 통과되는 편이라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론 육상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귀화 반대 목소리가 법제상벌위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안정적인 공공기관이라고 국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그런 면에서 해외투자부를 신설한 것은 공제회가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죠. 또 공제회도 우리 사회 속에 있는 만큼 어려운 학생, 이웃들에 대한 소통과 배려는 당연한 것입니다.” 이규택 The-K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은 2013년 9월 취임 후 약 2년간의 성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해외투자부를 신설해 투자 영역을 국제화한 것과 나눔문화를 확산한 것을 꼽았다. 해외투자부 신설은 단순히 부서 하나를 만든 것을 넘어, 공제회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개척했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동안 대부분 국내에 머무르던 투자 영역의 다각화가 절실했기 때문. 올 3월 신설 당시 3조2000억 원이던 해외투자 자산은 6개월 만에 5조8000억 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이와 함께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공제회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교직원퇴직연금기금(TIAA-CREF)과 1조 원 규모의 합작펀드를 설립했고, 올 상반기에는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티머시 가이트너가 회장으로 있는 워버그핀커스와 베트남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펀드에 900억 원을 공동 출자했다. 또 미국 웰스파고은행, 호주 퀸즐랜드투자청 등 해외 유수의 투자기관과 투자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투자 다각화는 해외투자에만 머물지 않았다. 국내 연기금 중에서는 처음으로 CJ E&M과 업무 제휴를 맺고 300억 원 규모의 영화펀드에 투자했다. 1300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도 이 중 하나다. 공제회의 성과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나눔문화 확산이다. ‘사랑과 희망 나누기(멘토링)’ 사업은 대표적인 공제회의 사회공헌 사업. 전국 16개 지부별로 해당 지역에 있는 대학교 학생과 중고교생을 연결해 대학생이 청소년을 멘토링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것이다. 2013년부터 매년 40∼50여 명에게 1억여 원의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또 경제적으로 어려운 조손가정에서 조부모상이 생길 경우 산하 상조회사에서 무료로 장례를 지원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4∼17대 국회의원, 국회교육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정치인 출신이라는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 이사장은 “필요한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지 출신으로 낙인찍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공제회의 가장 큰 숙원 사업이 ‘장기저축급여 분할급여금’ 제도를 시행하기 위한 세법 개정이었다”며 “이것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정치 경력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기존 장기저축급여는 재직 중 일정액을 납입한 후 퇴직 후에 일시불로 받는 형태로, 이를 분할해 받을 경우 고율의 세금을 내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 세법 개정으로 저율과세의 혜택을 받게 된 것이다. 이 이사장은 “기존 세법을 적용하면 약 15%를 세금으로 내야 했다”며 “노후 소득이 별로 없는 교사들에게 이번 세법 개정은 노후생활 안정에 큰 기여를 한 것이며, 국가 시책하고도 맥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노력으로 2013년 9월 취임 당시 회원 67만 명, 자산 22조3000억 원이던 공제회는 올 9월 기준 회원 72만5000여 명, 자산 26조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이사장은 “공제회는 현재 100-100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수명 100세, 자산 100조 원 시대에 걸맞은 경영 체제와 서비스를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는 것. 30년 앞을 내다보고 이미 준비를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크든 작든 한 조직의 수장이라면 자신의 임기 내 성과만 생각하고 일해서는 안 된다”며 “후임자가 더 수월하고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토대를 닦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직은 기관장이 물러난 뒤에도 계속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방과 후 학교에서 어린이를 돌봐주는 초등돌봄교실 제도와 가맹사업분야의 ‘갑질’ 시정 대책이 올해 최고의 정책으로 평가됐다. 반면 방위사업 혁신과 대학 구조개혁 정책은 최악의 정책으로 꼽혔다. 거창한 구호를 내건 두루뭉술한 정책보다 실생활의 가려운 부분을 제대로 짚은 정교한 정책을 국민이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아일보가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및 전문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올해 정부 각 부처가 시행한 정책 중 경제, 사회복지, 교육문화, 외교안보 등 4개 분야 총 40개 대표정책을 선정해 평가한 결과다. 목표의 명확성, 실현 가능성, 사회 현안 반영도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40개 대표 정책에 대한 평점은 5점 만점에 평균 3.05점으로 지난해(3.10점)보다 약간 하락했다. 분야별로 경제 및 교육문화 분야가 3.10점으로 사회복지, 외교안보 분야보다 0.05점 높았다. 40개 정책 중 초등돌봄교실 제도 운영이 5점 만점에 3.53점을 받아 가장 좋은 정책으로 선정됐다. 가맹 분야 불공정행위 시정(3.48점), 보이스피싱 척결(3.46점),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근절(3.45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40개 중 15개 정책은 3.0점을 밑도는 점수를 받아 국민 눈높이를 맞추는 데 실패한 것으로 평가됐다. 방위사업 혁신(2.48점), 대학 구조개혁(2.54점), 공직 개방 확대(2.66점), 대학 특성화 분야 육성(2.71점) 등이 미흡한 정책으로 평가됐다. 대표 정책들에 대한 평가 하락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믿음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일반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5점 만점에 2.36점으로 사회에 대한 신뢰도(2.46점)보다 낮았다. 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이 크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이 더 크다는 의미다.특별취재팀△경제부=신치영 차장 higgledy@donga.com홍수용 손영일 김철중 기자△정치부=김영식 차장 조숭호 정성택 윤완준 기자△사회부=이성호 차장 황인찬 기자△정책사회부=이진구 차장 김희균 이지은 기자}

지난해 실시된 동아일보의 ‘대한민국 정책평가’에서 ‘단말기 유통 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은 평가 대상 40개 정책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정부는 “시행 초기이므로 단통법의 성패를 단정하기에 이르며 서서히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시장 유통구조 개선’ 정책은 1년이 지난 뒤 이뤄진 올해 평가에서도 경제 분야 10개 정책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강력한 단속으로 더 싼 단말기를 구입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야 하는 ‘단말기 대란’은 사라졌지만 국민은 여전히 “시장경쟁을 가로막아 소비자 이익을 침해하고 기업에만 득이 된다”고 이 정책을 평가했다. 이 정책이 기업의 가격 인하에 제동을 거는 규제라는 비판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동아일보가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진행한 정책평가에서 경제 분야 10개 정책은 5점 만점에 평균 3.14점을 받았다. 작년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전체적으로 ‘보통’ 정도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 정부와 국민 평가 엇갈려 편의점주의 잇단 자살로 불거진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 분야 불공정행위 시정’ 방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경제정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정책에 대해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 사회 현안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어 기획재정부의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근절’이 좋은 경제정책으로 꼽혔다. 3년째 세수 결손이 이어지고 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내년에 사상 처음 40% 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재정건전성 제고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반면 국토교통부의 ‘부동산시장 정상화’와 기재부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의 경우 정부가 높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국민, 전문가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국토부는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청약통장 가입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청약제도도 개편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일반 주택 거래도 늘어나 ‘부동산 비수기가 사라졌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건설업체들이 공급 물량을 대거 쏟아내면서 최근 주택 과잉 공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고질적인 전·월세난은 더욱 악화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난의 이유를 “저금리의 영향이 워낙 커서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는 속도보다 월세로 바뀌는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임금피크제가 정년 연장과 청년실업이란 이중고를 타개할 수 있는 묘책이라 보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기재부는 공공기관들이 올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았다면 내년도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이 4000명 이상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국민과 전문가의 정책평가에선 평균 이하인 3.02점을 받았다. 고려대 평가진은 “임금피크제가 청년실업 해결에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채용의 주체인 기업이 아닌 국민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봉환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임금피크제는 청년 고용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무조건 해야 하는 정책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으로부터 호평받은 산업정책 경제정책 중 국민과 전문가가 모두 호평한 정책은 국내 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산업정책’들이었다. 고려대 평가진은 한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위치가 절대적인 만큼 국내 산업을 키워 세계시장과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는 국민의 바람이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은 중소기업의 자유무역협정(FTA)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FTA 관련 교육, 컨설팅 등 다양한 활용지원 정책을 마련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기업과 달리 상당수의 중소기업들은 FTA로 관세 경감 혜택 등을 볼 수 있는데도 어떻게 활용할지 몰라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한중 FTA 발효 시 곧바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전국 30개 세관에 ‘YES FTA 차이나센터’를 설치했다. 이 센터는 영세 기업을 위해 상담버스를 운영하고, 공익 관세사를 둬 기업을 찾아가는 ‘방문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초대형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적극 대응한 공정위는 ‘국내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목표 선정이 적절했을 뿐 아니라 정책집행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 공정위는 올해 8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7년간 국내외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의 휴대전화 및 태블릿PC 제조사들에 자사 특허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어 노키아의 휴대전화 제조부문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을 승인했다. 또 4월에는 세계 1위 반도제 제조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AMAT)와 3위 업체 도쿄 일렉트론 엘티디(TEL)의 합병이 경쟁을 제한한다고 판단해 글로벌 M&A의 철회를 이끌어냈다. 공정위는 “국제적 공조를 통해 경쟁 제한의 폐해를 사전에 예방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경제부=신치영 차장 higgledy@donga.com홍수용 손영일 김철중 기자△정치부=김영식 차장 조숭호 정성택 윤완준 기자△사회부=이성호 차장 황인찬 기자△정책사회부=이진구 차장 김희균 이지은 기자 경제분야 평가: 구교준, 이응균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올해 정책평가에 포함된 경제정책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은 평가에 참여한 전문가와 일반 국민의 평가가 크게 엇갈렸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은 10대 경제정책 중 일반 국민으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전문가들의 평가에서는 7위에 그쳤다.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온실가스 전망치(BAU·Business As Usual) 대비 37%까지 줄이는 안을 확정해 올해 6월 말 유엔에 제출했다. 일반 국민들은 ‘논리연계성’ ‘책임성’ 등의 세부 평가 항목에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1위로 꼽았다. 이에 대해 김재옥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상임대표는 “온실가스 감축은 전 세계 인류를 위해 중요한 문제”라며 “우리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데 대해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전체 감축 목표를 당초 정부 부처들이 내놓은 방안(14.7∼31.3%)보다 높게 책정하고도 이를 위한 세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국내 산업계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국제사회의 위상 등만 고려해 감축 목표를 정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온실가스 감축은 산업생산 활동과 직결되는 문제로 인류를 위한 ‘당위적’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용건 한국환경정책평가원 기후변화연구실장은 “정부가 온실가스를 감축한다고 해놓고도 전력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전기요금 인하 조치를 취했다”면서 “다른 경제 정책들과 조화를 이루는 현실적인 대책을 내놔야 전체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특별취재팀△경제부=신치영 차장 higgledy@donga.com홍수용 손영일 김철중 기자△정치부=김영식 차장 조숭호 정성택 윤완준 기자△사회부=이성호 차장 황인찬 기자△정책사회부=이진구 차장 김희균 이지은 기자}

동아일보는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올해 5∼11월 ‘2015 대한민국 정책평가’를 실시했다. 국민의 삶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부 정책을 평가해 정책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취지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경제, 사회복지, 교육문화, 외교안보 등 4개 분야에 걸쳐 진행됐다. 각 부처로부터 대표적인 정책 리스트를 제출받은 뒤 일반 국민 600명과 분야별 전문가 81명 등 총 68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분야별 10개씩 총 40개의 대표 정책을 선정했다. 이후 정책별 세부 자료를 수집한 뒤 일반 국민 2000명, 분야별 전문가 200명 등 총 2200명을 대상으로 2차 설문조사, 심층 인터뷰를 통해 각 정책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목표 명확성, 논리 연계성, 사회현안 반영도, 실현가능성, 형평성, 투명성, 책임성, 효과성, 만족도 등 9개 항목별로 세부적인 평가가 이뤄졌다. 이어 동아일보 데스크진과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연구진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는 설문조사와 별개의 정성평가까지 진행해 각 정책에 대한 최종 평가점수를 산출했다.특별취재팀△경제부=신치영 차장 higgledy@donga.com홍수용 손영일 김철중 기자△정치부=김영식 차장 조숭호 정성택 윤완준 기자△사회부=이성호 차장 황인찬 기자△정책사회부=이진구 차장 김희균 이지은 기자}

“방위사업 비리 근절대책이 계속 실패하다 보니 ‘혁신이 가능할까’ 하는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려대 정부학연구소) “정부의 대학특성화 정책은 오로지 ‘취업 잘될 학과’만 만들라는 식이어서 대학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A사립대 총장) 동아일보와 고려대 정부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2015년 대한민국 정책평가’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은 정책 중 상당수는 구호만 요란하고 실속은 없어 ‘속빈 강정’이라는 평가와 현장 실태를 잘 모르고 추진된 ‘브레이크 없는 불도저’란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첫 평가 당시 “정부의 핵심 정책추진 과정에 국민과의 소통이 빠져 있다”는 국민들의 지적이 많았는데도 여전히 구태를 완전히 벗지 못한 셈이다.○ 겉만 화려한 ‘속빈 강정’ 외면 국민과 전문가들이 미흡하다고 본 정책 앞에는 대체로 ‘개혁, 혁신, 종합, 전략’ 등의 화려한 수식어가 많이 붙어 있었다. 전체 평가에서 최하위를 차지한 ‘방위사업 혁신 정책’은 방위사업청 인력의 70%를 공무원으로 채우는 대신 현재 50%인 군인 비율을 30%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방사청 인력을 공무원으로 채우면 무기 관련 전문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정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고려대 평가진은 “‘국민 신뢰 회복’이라는 추상적인 정책목표 때문에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했다”라고 분석했다. 보건복지부는 금연종합대책을 실시했지만 성인 흡연율을 크게 낮추지 못했다. 각종 금연치료 지원사업도 지지부진했다. 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건강증진기금이 늘었지만, 이를 흡연자 치료 및 흡연 예방 등에 효율적으로 썼는지 의문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금연종합대책은 당장 효과를 내기 힘드니 1, 2년 기다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교육부가 지난해 초부터 추진해온 대학구조개혁정책은 표류와 혼란의 연속이었다. 개혁을 뒷받침할 법이 2년째 통과되지 않은 가운데 평가지표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고, 실제 평가가 진행된 올해에는 공정성 시비가 일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핵심 교육정책인 ‘자유학기제’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취지와 목표는 좋지만 현장 여건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학생들이 진로를 탐색할 만한 체험 시설이나 기관이 충분하게 확보되지 못했고, 여전히 입시 위주인 중고교의 교육 현실까지 고려할 때 자유학기제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 ‘국민 공감 정책’은 호평 이와 달리 정책수립 당시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하고 추진 과정에서 수요자 눈높이에 맞춘 정책들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7월부터 보이스피싱 사건의 실제 통화 내용에 ‘그놈 목소리’라는 이름을 붙여 인터넷에 공개해왔다. 4개월 만에 방문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 일반인도 제보에 적극 참여했다. 11월까지 보이스피싱 사기범과의 통화내용을 제보한 건수는 555건이었다. 이에 따라 금융사기 피해는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상반기(1∼6월) 월평균 181억 원에 이르던 금융사기 순피해액은 7월 이후 지난달까지 월평균 89억 원으로 급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실제 범죄수법을 생생하게 공개함으로써 국민 관심도를 높여 예방 효과를 높였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올해 복지부는 4대 중증질환(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을 새로 건강보험 대상에 넣었다. 또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환자가 비용을 대는 비급여 항목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건강보험 적용 대상을 늘렸다. 그 결과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4월부터 암으로 인해 유방을 제거한 후 받는 재건술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됐는데 기존에 800만∼1400만 원이던 1회당 비용이 200만∼400만 원으로 줄었고 약 1만 명이 혜택을 봤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국민들은 ‘정책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5점 만점 평가항목에 대해 평균 3.1점을 매겼다. 정책에 대한 국민들이 기대감이 보통 이상임을 보여준다. 최진욱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책 신뢰도가 높으면 정부의 신뢰도로 높아진다”며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을 설계하는 한편 집행과정을 계속 모니터링해 기존 정책의 부족한 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경제부=신치영 차장 higgledy@donga.com홍수용 손영일 김철중 기자△정치부=김영식 차장 조숭호 정성택 윤완준 기자△사회부=이성호 차장 황인찬 기자△정책사회부=이진구 차장 김희균 이지은 기자 정책평가 총괄: 최진욱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앞으로는 북극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북극 비즈니스 포럼은 국내 기업들의 북극 개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입니다.” 김석환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연구소 북극연구사업단장(54)은 23, 24일 러시아 연방 사하공화국 야쿠츠크에서 열린 제1회 ‘2015 북극 비즈니스 포럼’의 의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외국어대 북극연구사업단과 사하공화국 정부가 공동 개최한 이번 포럼은 국내 민간단체가 주도한 첫 북극 관련 포럼. 북극해에 면해 있는 사하공화국은 러시아 영토의 5분의 1(310만 km²)에, 다이아몬드와 석유, 천연가스 등이 풍부한 자원의 보고지만 인구가 100만여 명에 불과한 미개발지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사하공화국의 천연가스를 30년에 걸쳐 중국에 공급하는 4000억 달러에 달하는 가스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등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포럼에 사하공화국 측에서는 미하일 니콜라예프 초대 대통령(현 러시아연방 국가두마의원), 표트르 알렉세예프 제1부총리, 발레리 막시모프 경제장관, 예카테리나 코르밀리치나 산업·관광개발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40여 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김 단장 외에도 김학기 산업연구원 해외산업팀장, 박대흠 삼성물산 모스크바 지점장, 김진기 강원발전연구원 DMZ·북방연구센터장과 장원석 서원케미칼 대표 등 중소기업 대표 등 20여 명이 참가했다. 김 단장은 “전 세계가 자원의 마지막 보고이자 물류 수송, 전략적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북극해를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에 뛰어든 상태”라며 “특히 우리 같은 비북극해 국가는 북극해 연안국과의 협력을 통해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사하공화국은 러시아 북극권 중 아시아 지역 북극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다른 국가의 진출이 적은 데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 북극해 연안국 중 북극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서는 최적지”라며 “먼저 사하공화국과의 교류를 확대한 뒤 이를 바탕으로 북극 진출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에서는 사하 지역의 투자와 북극 개발을 위한 양측의 협력방안 등도 논의됐다. 니콜라예프 사하공화국 초대 대통령은 “북극권 개발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며 사하공화국은 북극해와 레나 강, 철도 등을 활용한 유라시아 복합 물류와 자원 개발의 최적지”라며 “한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야쿠츠크=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보건당국이 막겠지만, 메르스 공포는 조심만 하면 일반 시민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공연예술계는 메르스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은 분야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4∼11일 일주일 동안에만 전국에서 무려 95건의 공연이 취소됐다. 관객 감염 우려와 함께 수십 명이 함께 연습하는 특성상 공연자들의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컸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가 철저한 대비로 불필요한 메르스 공포를 극복하고 예정대로 공연을 진행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오후 6시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정기연주회를 갖는 ‘고우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메르스가 한창 확산되던 이달 초 격론을 벌였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일부 단원 사이에서 “공연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됐기 때문. 이 단체 조진권 부운영위원장(트럼펫·의사)은 “연일 ‘방역망이 뚫렸다’ ‘확진자 급증’ ‘사망’ 이런 뉴스가 나오는 데다 좁은 공간에 70여 명이나 모여 연습을 하다 보니 단원들 사이에 불안감이 급속도로 커져 갔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연주회를 코앞에 두고는 간호장교로 복무하던 한 단원이 메르스 의료진으로 차출되기도 했다. 조 부운영위원장은 “악재가 겹쳤지만 단원 중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전문가들이 의논한 결과 정확한 정보에 따라 대비만 한다면 연주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결론이 나자 이들은 즉시 행동에 나섰다. 먼저 공지를 통해 기침, 가래, 발열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수석이나 운영진에게 알린 후 연습을 쉬고 병원에 갈 것을 권유했다. 또 의사, 간호사인 단원들은 체온계를 지참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다행히 연주자 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없었다. 연습 전후, 쉬는 시간에는 문을 활짝 열고 탁해진 공기를 환기시켰고, 문 앞에는 손세정제를 준비해 수시로 손을 씻도록 했다. 또 현악기 주자들은 불편을 참고 모두 마스크를 쓰도록 했고, 침이 바닥에 떨어지는 관악기 연주자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모두 종이컵을 별도로 준비하도록 했다. 물론 악기를 불지 않는 부분에서는 관악기 주자도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약사인 단원은 마스크를 준비하지 않은 단원을 대비해 자신의 약국에서 마스크 수십 개를 가져오기도 했다. 또 불필요한 오해와 공포를 없애기 위해 카카오톡 단체방 등에서 메르스와 관련한 농담조차 금지시켰고, 이 같은 사항을 수시로 공지해 깜빡 잊고 실수하는 단원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 조 부운영위원장은 “공연장 측에도 손세정제 비치와 수시 방역을 요청했고, 이미 다 준비돼 있다는 답을 받았다”며 “이 같은 사실을 정확하게 단원들에게 알리고 대비하자 연주회 취소 또는 연기에 대한 말은 더이상 나오지 않았고 모두들 연습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바그너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 서곡’,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멘델스존 교향곡 5번 ‘종교개혁’을 선보인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내 심장은 마치 술에 취한 메뚜기처럼 뛰기 시작했다(My heart started acting like a drunk grasshopper). 한 마리가 내 쪽으로 다가왔고, 다른 한 마리는 그 뒤를 따라왔다. 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knelt down) 두 마리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꿈틀거리는 강아지들의 몸에 내 얼굴을 파묻고(buried my face) 울었다.” 빌리는 자신의 두 강아지를 처음 만난 순간을 이렇게 설명하죠. 2년 동안의 기다림과 일 끝에(After two years of waiting and working) 열두 살 빌리는 마침내 그의 강아지들을 갖게 됩니다. 이제 빌리는 그들을 잘 돌봐야만 합니다(he has to take care of them well). 하지만 빌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몇몇 나쁜 소년들을 만나게 되죠. “주근깨(freckle)가 있는 한 놈이 내 암컷 강아지의 귀를 잡아 당겼다. 그리고 강아지는 고통스럽게 울었다(cried painfully).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빌리는 강아지들을 내려놓고 싸우기 시작합니다. 열두 살 소년이 10대 집단과 맞서서 자신의 강아지들을 지키기 위해(to defend his puppies) 싸웁니다. 그날 밤, 빌리와 강아지들은 시간이 늦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동굴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됩니다. 한밤중에 그들은 어떤 소리를 듣게 되고, 그 소리는 동굴 깊숙한 곳까지 울려 퍼져 그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죠. 바로 무시무시한 퓨마의 소리였습니다. 퓨마가 동굴 가까이로 접근해 오자(As the mountain lion approaches the cave), 빌리의 강아지들이 짖기 시작합니다(Billy’s puppies begin barking). 빌리는 강아지들의 이 용기 있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두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불을 피우고(builds a fire) 퓨마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돌을 던집니다(screams back at the mountain lion, and throws rocks at it). 퓨마가 소리 지를 때마다, 빌리와 강아지들도 다시 소리를 지릅니다. 빌리는 결국 강아지들을 지켜냅니다(protects his puppies). “내 강아지들을 다치게 할까 봐 생각할수록 더 화가 났다. 나는 내 개들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I was ready to die for my dogs).” 몇 시간 후 해가 뜨자, 퓨마는 포기하고 돌아갑니다. 빌리는 이렇게 자신과 강아지들을 괴롭히는 나쁜 무리들과 맞서 싸워야 했고(had to fight a crowd of bullies), 밤에는 퓨마도 쫓아야 했습니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빌리는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 강아지들이 그를 위해 똑같이 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One day, his puppies will do the same for him). 우정(friendship)은 사람 사이에만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 빌리는 그의 강아지들이 잘 크도록 보살피고(nurtures his puppies), 아낌없는 사랑을 줍니다. 강아지들도 곧 자라서 빌리에게 똑같은 애정을 줄 것입니다. 빌리에게 빚을 져서가 아니라(not because they owe Billy anything), 그들도 빌리를 사랑하기 때문이죠(but because they love him).}

사람들이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많은 채소는 다양한 모습과 종류로 변했다. 좋아하는 채소를 더 맛있게, 더 많이 먹기 위해 원하는 성질을 지닌 품종을 계속 개발했기 때문이다. 평소 우리가 즐겨 먹는 양배추와 브로콜리도 이런 이유로 탄생한 채소들이다. 양배추의 조상은 기원전 2500년경부터 재배되던 야생 양배추로 알려져 있다. 길쭉한 잎과 줄기가 달려 있고, 다 자라면 줄기 끝에 노란 꽃이 피는 식물이다. 야생 양배추는 농사가 시작되면서 여러 모습으로 변신했다. 1200년대, 야생 양배추에서 줄기 끝에 달린 눈인 ‘끝눈’이 잘 발달하는 종을 골라 교배시키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 결과 지금의 양배추가 탄생했다. 이 같은 원리로 케일은 잎, 브로콜리는 꽃과 줄기, 콜리플라워는 꽃무리, 콜라비는 줄기, 방울양배추는 줄기와 잎 사이에 나는 곁눈을 발달시켜 만들었다.○ 한입에 쏙 ‘미니 채소’ 원래 야생 토마토는 방울토마토처럼 크기가 작았다. 하지만 1500년대 이후 사람들이 토마토를 먹기 시작하면서 더 큰 열매로 자라도록 만들었다. 그러다가 1800년대 초, 페루와 칠레에서 야생 토마토와 비슷한 크기의 방울토마토를 다시 재배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방울토마토를 재배한 건 1986년이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생소한 방울토마토를 거의 사먹지 않았다. 그러다 점차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1995년에는 방울토마토 재배 면적이 일반 토마토 재배 면적의 3배가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토마토처럼 커졌다가 다시 작아진 채소가 또 있다. 충남 보령시 농업기술센터 김영운 박사는 2004년에 전남 무안군에 있는 밭에서 우연히 작은 야생 참외를 발견했다. 이 야생 참외를 우리가 평소 먹는 크고 달콤한 참외와 여러 번 교배해 중량이 10∼15g밖에 안 나가면서도 달콤한 미니 참외로 개량했다. 씨앗을 빽빽하게 심는 방법으로 미니 채소를 만들 수도 있다. 경남 농업기술원에서는 방울토마토만큼 작은 양파를 개발했다. 보통 양파는 100∼300g이지만 미니 양파는 5∼20g이다. 빨리 자라는 조생종 양파를 보통 양파를 심을 때보다 더 촘촘하게 심어서 미니 양파를 만들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장석우 박사는 “갈수록 한 집에 사는 사람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양이 적고, 제때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미니 채소의 인기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화려한 색과 모양으로 시선 집중 원래 야생 당근은 붉은색 주황색 보라색 하얀색 노란색 등 색깔이 다양하다. 이 중에 주황색 당근은 주황색을 나타내는 유전자만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여러 번 교배를 해도 주황색 당근만 열린다. 반면 다른 색의 당근은 겉으로 보이는 색 말고도 다른 색깔의 유전자를 갖고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보라색 당근끼리 교배하더라도 다양한 색깔의 당근이 열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일정한 색깔만 띠는 주황색 당근이 널리 재배되었다. 그런데 최근 보라색 당근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제주농업기술원 연구실에도 야생 당근을 교배해 만든 보라색 미니 당근이 자라고 있다. 이 당근은 색깔이 선명하고 예쁜 데다 크기가 작고 달콤해서 날것으로 먹기 좋다. 또 다른 색깔 당근에는 없는 안토시아닌이 들어 있다. 안토시아닌은 빨강 보라 파랑 등의 색깔을 띠는 색소로, 우리 몸이 늙는 것을 예방하는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극한의 환경을 견딘 슈퍼 채소 2006년 9월,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우주 육종 연구만을 위한 인공위성인 스젠 8호가 발사됐다. 우주 육종이란 종자나 식물을 우주로 보내 돌연변이 품종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커다란 채소를 만들거나 다양한 품종의 종자를 확보하기 위해 우주 육종을 한다. 우주 육종 실험에 쓰이는 종자는 인공위성이나 유인우주선에 실려 지구 표면에서 200∼400km 떨어진 우주로 날아간다. 우주에는 대기가 거의 없고, 중력이 거의 없으며, 물질이 거의 없는 진공 상태와 같은, 지구와 다른 환경이 펼쳐진다. 이런 우주에서 5∼16일 정도 비행한 종자는 이전과 다른 특성이 나타나는 변이가 일어난다. 이런 종자나 식물을 지구에서 몇 대에 걸쳐 심으면 새로운 품종이 된다. 중국에는 우주 육종으로 만들어진 식물의 품종만 800종이 넘는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에는 방사선으로 육종 실험을 하는 방사선육종연구센터가 있다. 연구센터에서는 주로 감마선을 이용해 종자나 식물에 변이를 일으킨다. 연구센터에서는 ‘코발트-60’이라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감마선을 만들어 종자와 식물에 24시간 정도 쬐어 준다. 그중 우수한 성질을 나타내는 개체를 선발해 교배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며 새로운 품종을 만든다.이혜림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pungnibi@donga.com}

본보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 씨(사진)가 미국 CNN아이리포트(CNNiReport·CNN의 오피니언 뉴스사이트)가 선정한 세계 3대 팝페라 테너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2명은 영국의 러셀 왓슨,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사피나. 임 씨의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 측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CNN아이리포트는 자사 기사를 통해 ‘임형주는 세 사람 중 최연소로 천상의 목소리와 함께 서정적이며 몽환적인 음악적 해석을 느끼게 한다’고 소개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임 씨는 “너무 과분한 평가를 받은 것 같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선정 작업은 USA음악협회 대변인과 CNNi리포트 객원 칼럼니스트로 활약 중인 음악평론가 그레이스 게이코 씨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본보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 씨가 미국 CNN의 오피니언 뉴스사이트인 CNNiReport가 선정한 세계 3대 팝페라 테너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2명은 영국의 러셀 왓슨,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사피나 등이다. 임 씨의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 측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CNNiReport는 자사 기사를 통해 ‘임형주는 세 사람 중 가장 최연소로 천상의 목소리와 함께 서정적이며 몽환적인 음악적 해석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선정은 USA음악협회 대변인과 CNNiReport 객원 칼럼니스트로 활약 중인 음악평론가 그레이스 케이코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 씨는 ”너무 과분한 평가를 받은 것 같아 몸 둘바를 모르겠다“며 ”더 잘하라는 격려로 알고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임 씨는 2월 한국출신의 문화예술인 중 역대 최연소로 미국 오바마 대통령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뉴욕타임스 해외판인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에 소개된 바 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7년간 오디세우스는 칼립소의 섬에 갇혀 있었습니다(For seven years, Odysseus has been trapped on Calypso‘s island). 여신(goddess) 칼립소는 오디세우스에게 가족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애써 묵인하고, 그를 소유하려고만 했죠. 칼립소는 그를 이런 식으로 붙잡아두는 바람에 손님을 잘 접대해야 한다는 크세니아의 법을 위반하고(violating the rules of good hospitality, Xenia) 맙니다. 제우스 역시 그녀에게 오디세우스를 보내주라고 명령합니다. 칼립소는 이에 수응해야만 했죠(Calypso must agree). 그를 보내주기로 결심한 뒤, 그녀는 오디세우스에게 그의 부인이 여신인 자신보다 더 아름다운지 묻습니다. 오디세우스는 망설임 없이 답하죠. “제 아내의 미모는 당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입니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자신의 영원한 남편이자(her eternal husband), 여신의 남편으로(the husband of a goddess) 만들어 주고 음식, 돈, 편안한 삶(comfortable life), 영원한 행복(eternity of happiness)을 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디세우스에겐 무엇보다 그의 가족이 먼저였죠(his family came first).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그리스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배울 수 있습니다. ‘가족이 우선’이라는 가치 말이죠. 오디세우스가 떠나 있는 동안, 그의 부인 페넬로페는 본인이 직접 짠 수의를 남몰래 뜯어내고 있었습니다(secretly taking apart a shroud). 그것은 그녀가 수년 동안 짜온 것이었죠. 오디세우스가 10년 넘게 집에 돌아오지 않자, 그녀는 그녀에게 구혼하는 남자들에게 돌아가신 시아버지(her dead father-in-law)를 위해 짜는 수의가 완성되면 재혼하겠다고 약속합니다. 하지만 이는 진심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매일같이 남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수의를 짜고(She weaves the shroud every day while the men watch her), 밤이 되면 몰래 다 풀어 버리기를 반복했죠. 그녀를 통해 우리는 비록 희망이 없어 보여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의무에서 벗어나지 말라는(do not stray from your duty to those you love, even when it seems hopeless)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주, 우리는 오디세이와 같은 책들이 입에서 입으로 수차례 전해진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죠.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전해 내려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숨겨진 교훈들 때문일 겁니다. 20년 동안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수의를 짜고 풀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페넬로페를 상상해보세요. 우리는 그녀의 굳은 결의(determination)와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겁니다. 때때로 우리가 가족에게서 등을 돌리고(turn away from our families) 싶어질 때, 아름다운 여신의 남편이 되는 영원한 행복을 뒤로 한 채(leaving behind an eternity of bliss as the husband of a beautiful goddess) 가족을 찾아 떠나는 오디세우스의 모습을 떠올려보는 시간도 필요하겠죠.}

북한과 중국의 국경 부근에는 여진족 말로 된 지역 이름이 존재한다. 여진족은 고려시대 때 금나라를 세워 만주지역을 지배했으나 몽골의 침략으로 금나라가 망하자 여러 부족으로 나뉘었다. 함경북도에 있는 탄전(석탄이 묻혀 있는 땅)인 ‘아오지탄전’의 ‘아오지’는 여진족 말로 ‘불타는 돌’이라는 뜻이다. 중국 ‘하얼빈’은 여진족 말로 ‘명예’를 일컫는다. 과거 이 지역이 여진족의 땅이었음을 알 수있다.하얼빈은 19세기 말 러시아가 동청(東淸)철도를 건설하면서 이곳에 역을 만든 뒤 오랫동안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다. 우리나라의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에서 러시아와 회담하러 온 일본의 정치가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총을 쏴 숨지게 만들었다. 이토 히로부미는 당시 일본이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침략하고 식민 지배하는 데 앞장섰으며 대한제국(1897∼1910년·우리나라의 이름)에 을사늑약을 강요한 인물. 을사늑약이란 1905년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기 위해 대한제국과 강제로 맺은 조약이다. 그 직후 체포된 안중근 의사는 러시아어로 “코레아 우라(대한 만세)”를 외쳤다.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영웅’이 최근 하얼빈에서 공연됐다. 그의 의거(義擧·정의를 위해 개인, 집단이 의로운 일을 함)현장에서 올린 첫 무대다. 안중근 의사는 끝까지 의연하고 당당했다. 그는 일본에 체포된 다음 이토 히로부미가 저지른 잘못 15가지를 조리 있게 말했다. 쑨원, 위안스카이 등 당시 중국 지도자들은 안중근 의사의 용기와 올곧은 자세를 높이 찬양했다.2009년 우리나라의 연극·뮤지컬 연출가 윤호진 씨는 중국에 진출할 생각을 하며 뮤지컬 ‘영웅’을 만들었다. 6년 전 ‘이 작품을 하얼빈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제안했을 때 하얼빈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과 사이가 나빠질까 봐 걱정했던 것. 하지만 최근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멀어지면서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었다. 한 나라의 역사를 다룬 예술작품이 해외에 진출해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그 작품의 내용을 깊이 공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에 뻗어 나가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뮤지컬 ‘영웅’이 유럽, 미국에서도 뜨거운 박수를 받는 작품으로 우뚝서길 바란다.동아일보 2월 10일자 홍찬식 수석논설위원 칼럼 재정리 ▼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1909년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총을 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를 본문에서 찾아 아래에 적어 봅시다.2. 다음 중 본문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을 고르세요.① 최근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멀어졌다.② 중국은 뮤지컬 ‘영웅’의 하얼빈 공연을 처음에 반기지 않았다.③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④ 1910년 대한제국은 일본의 강요로 을사늑약을 맺었다.3. 다음은 안중근 의사가 순국(殉國·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침)하기 전 우리 민족에게 남긴 글입니다. 이 글을 읽은 뒤 안중근 의사에게 오늘날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편지를 써보세요.내가 우리나라의 독립과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3년 동안 해외에서 풍찬노숙(風餐露宿·바람을먹고 이슬에 잠잔다는 뜻으로, 객지에서 많은고생을 겪음을 이르는 말)하다가 끝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죽노니, 우리들 2000만 형제자매는 각각 스스로 분발해 학문에힘쓰고 실업(경제에 관한 사업)을 진흥(떨치어 일으킴)하며 나의 끼친 뜻을 이어 자유 독립을 회복하면 죽는 여한이 없겠노라.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들을 수도, 볼 수도 없는 소녀가 한 명 있다면 우리는 이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1800년대의 미국에선 이런 장애를 가진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습니다. 켈러 부부는 헬렌을 집에 두고 다른 자녀들과 함께 키웠습니다(The Kellers kept Helen at home, raising her with their other children). 바로 이것이 문제였죠. 부모에게 혼나는 일 없이 줄곧 사랑만 받아온 헬렌은 버릇없고 거칠게 변했습니다. 그녀는 다른 아이들을 공격하고(attacking other children) 불만을 느낄 때마다 분노(rage)를 터뜨리고 소리를 지르며 식구들을 괴롭혔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헬렌을 장애인 보호소(asylum)에 보내는 게 옳은 걸까요? 그곳은 장애인을 위한 병원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당시 장애인 보호소는 환자들을 사회로 나가지 못하게 가두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은 감옥(prison)과 다름없었죠. 갇힌 이들은 주로 고아(orphans)이거나 마약 중독자(drug addicts), 돈이 없는 아픈 사람들(sick people with no money), 죽어 가는 사람들(dying people), 집이 없는 사람들(homeless people) 그리고 장애인들(disabled people)이었습니다. 5년간 헬렌을 집에서 양육한 가족들은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결심합니다. 헬렌을 보호소에 보내는 건 너무 끔찍해(terrible) 보였죠. 가족들 입장에선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일까요? 헬렌이 밖에 나가서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그녀를 동물처럼 방에 가둬 놓아야 할까요(lock her up in a room like an animal so that she doesn’t hurt anyone)? 아니면 그냥 보호소로 보내는 게 좋을까요(send her away to an asylum)? 그들이 생각해낸 방안은 아주 예상 밖(very unlikely)이었습니다. 바로 여자 가정교사(governess)를 고용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이렇게 거칠고 심지어 시청각장애까지 있는 헬렌 같은 여자아이를 가르칠 수 있을까요(But what kind of person could teach a wild, deaf-blind girl like Helen)? 처음 가정교사로 온 애니 설리번 선생님을 만났을 때, 켈러 부부는 또 한 번 절망하고 맙니다. 선생님은 너무 어렸고, 심지어 부분적으로 시각장애를 앓고 있어서(partially blind) 크고 어두운 색안경을 항상 끼고 다녀야 했습니다. 애니 선생님은 헬렌을 처음 만나서 선물로 인형을 주고 수화로 ‘인형’을 쓰는 법을 알려줍니다(teaches her how to spell “doll” in sign language). 하지만 헬렌은 날뛰며 그 인형을 애니 선생님의 얼굴에 던져버리죠. 그다지 좋은 사제 관계처럼 보이지 않죠? 하지만 이렇게 시작한 관계는 후에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the most well-known) 모범적인 사제 관계로 발전합니다. 헬렌에게 단순히 선생님에 불과했던 애니 설리번은 시간이 흘러 헬렌의 소중한 친구(as a dear friend)로 평생 그녀의 옆을 지켜주게 되니까요.}

201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부터 연재되고 있는 ‘팝음악을 대표하는 전설의 뮤지션들’ 6번째 주인공은 1993년 35세의 나이로 세계 최고 권위의 미국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고, 단일 앨범으로는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며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되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베토벤 등을 제치고 지난 1000년 동안 가장 성공한 아티스트 1위에 꼽혔던 인물! 바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입니다.○ 5세에 음악활동 시작 마이클 잭슨은 1958년 8월 29일 미국 인디애나 주 게리 시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부모의 가정에서 10남매 중 여덟 번째로 태어났습니다. ‘팰컨스’라는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경험이 있는 아버지로부터 음악적인 영향을 받고 자랐지요. 잭슨은 5세 때부터 무대에 서게 되었는데, 그의 천부적인 재능은 모두를 놀라게 하였지요. 이후 1965년 아버지에 의해 형 말런 잭슨과 함께 형들이 활동하고 있던 음악그룹 ‘잭슨 브러더스’에 합류하게 되었고, 1966년 그룹 이름은 그 유명한 ‘잭슨 파이브’로 바뀌게 됩니다. ‘잭슨 파이브’의 명성은 미국 전역으로 퍼져 1968년 첫 싱글 ‘빅 보이(Big Boy)’를 발표합니다. 1969년 당시 흑인음악의 최고봉이었던 음반사 모타운 레코즈로 이적하고, 같은 해 발표한 ‘아이 원트 유 백(I Want You Back)’으로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첫 1위를 기록합니다. 또한 연이어 발표한 ‘ABC’ ‘더 러브 유 세이브(The Love You Save)’ ‘아일 비 데어(I‘ll Be There)’까지 4장의 싱글앨범 모두가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되지요. 이후 1975년 에픽 레코즈로 이적하면서 그룹 이름을 ‘잭슨스’로 바꿔 활동을 이어갑니다.○ 퀸시 존스와의 만남 ‘잭슨 파이브’의 멤버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마이클 잭슨은 1971년 13세의 나이로 솔로로 데뷔합니다. 첫 데뷔 싱글앨범이었던 ‘갓 투 비 데어(Got to Be There)’를 발표하여 당시 빌보드 싱글차트 4위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데뷔 싱글로선 매우 좋은 성적이지요. 이어 이듬해인 1972년 잭슨은 자신의 최고 히트곡 중 하나인 ‘벤(Ben)’을 발표하여 자신의 솔로 커리어 사상 최초이자 14세의 어린 나이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당당히 거머쥐게 됩니다. 이렇듯 성공적으로 솔로가수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잭슨은 이후 1978년 시드니 루멧 감독의 영화 ‘더 위즈(The Wiz)’에 출연하면서 당시 영화의 사운드 트랙을 담당했던 프로듀서 퀸시 존스와 운명적 조우를 하게 됩니다. 1979년 잭슨은 존스와 손잡고 첫 결과물이자 5번째 정규앨범인 ‘오프 더 월(Off the Wall)’을 발매하게 됩니다. 이 앨범으로 잭슨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노래 잘 부르는 아이돌 이미지에서 힘 있고 박력 넘치는 남성적인 청년의 모습으로 외형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변신을 꾀하였는데요. 결과는 빌보드 앨범차트 3위라는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여세를 몰아 잭슨은 존스와 함께 모두를 놀라게 할 새로운 정규앨범 작업에 착수하게 되는데, 1981년은 세계 최초의 음악 케이블 채널인 미국의 MTV가 개국을 한 시기였습니다. 따라서 잭슨과 존스는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의 시대로의 새로운 탄생과 변화를 지켜보며 큰 영감을 받게 되는데, 바로 ‘뮤직비디오’였습니다. ‘뮤직비디오’는 당시로선 굉장히 파격적이고 새로운 형식의 매체였지요. 그리하여 이 둘은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은 규모의 제작 기획과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여 훗날 MTV 뮤직비디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뮤직비디오와 음반으로 꼽히게 될 6번째 정규앨범 ‘스릴러(Thriller)’를 1982년 발매하게 됩니다. 그는 ‘스릴러’를 시작으로 ‘배드(Bad·1987년)’ ‘데인저러스(Dangerous·1991년)’ ‘히스토리(HIStory·1995년)’ 등 정규앨범을 잇달아 발표하죠. ‘스릴러’로 1983년에 열린 제26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 등을 수상한 것은 물론이고 당시 6500만 장이라는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며(이후 2006년까지 1억 장 판매 기록) 단일 앨범으로는 역대 최고의 앨범으로 선정되어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되었으며 37주 동안 1위 및 전 세계 음악차트 1위라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위대한 업적과 수많은 자선활동 마이클 잭슨은 짧은 기간 내에 그 어떤 아티스트도 성취하지 못한 엄청난 기록들을 이뤄내며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팝의 황제’라는 칭호를 받게 되는데, 그의 나이 마흔도 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이렇듯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화려한 스타로서의 삶을 살던 그이지만 기쁘고 행복한 순간들만 있었던 것은 아닌데요, 그는 전 세계적인 유명세로 인해 끊임없는 루머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활동을 해야 했기에 제대로 또래 친구들과 놀 수 없었던 그는 1988년 캘리포니아 주에 약 11km²(약 330만5300평)에 달하는 땅을 사들여 ‘네버랜드’라는 이름의 자신의 저택을 건립하였습니다. 그는 이곳에 롤러코스터와 대형 워터파크 등을 설치하고 질병을 앓고 있는 환우들과 저소득층 아이들을 초대하여 마음껏 뛰어놀게 하였는데, 호사가들은 이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그를 아동 성추행자로 몰아갔습니다. 오랜 법정 공방 끝에 무죄로 판명되었지만 그는 이처럼 억울한 누명을 이후에도 여러 번 써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클 잭슨은 자신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언제나 이야기하며 자선재단을 설립하고, 자신의 재능과 재산을 세계 곳곳의 질병과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아동들을 위해 기부하였습니다. 게다가 세계 각지를 돌며 수백 회의 기금 마련 자선공연을 펼치는 등 그야말로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1985년에는 아프리카 난민을 돕기 위해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라는 싱글앨범을 라이어넬 리치, 스티비 원더, 밥 딜런, 티나 터너, 빌리 조엘, 다이애나 로스 등 당시 팝음악계의 거물급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였습니다. 이 앨범은 전 세계적으로 2000만 장이 판매돼 또다시 전 세계 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하였는데 잭슨은 여기에서 생긴 엄청난 수익금을 기부금으로 쾌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