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이승우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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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승우 기자입니다.

suwoong2@donga.com

취재분야

2025-11-14~202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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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교통 ‘출근길 대란’ 없었지만…서울 주요도로 통제에 시민들 불편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동해안을 빠져나간 가운데, 출근 시간대 서울 도심 주요 도로 통제가 지속되며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다만 대중교통은 모두 정상 운행된 데다 일부 회사들이 재택근무로 전환하거나 출근 시간을 늦추면서 우려했던 수준의 ‘출근길 대란’을 벌어지지 않았다. 6일 서울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올림픽대로(가양대교~동작대교) 구간, 강변북로(마포대교~한강대교) 등 서울 10개 주요 도로의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취재팀이 오전 8~9시 사이 동작, 마포, 영등포, 종로 등 주요 도심 출근길을 확인한 결과 차량 진입이 막힌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주변의 정체가 심했다. 특히 동작구 일대는 올림픽대로로 진입하려는 차들과 현충로에 지체된 차들이 뒤섞이면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이날 자동차를 타고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병원을 찾은 시민 A 씨는 “평소엔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오늘은 2시간 30분이 걸려서 왔다”라며 “차가 막힐 걸 우려해서 일찍 나오긴 했지만 막혀도 너무 막힌다”라고 토로했다. 다만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모두 정상 운행하면서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시민 불편은 거의 없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직장을 다니는 김모 씨(26)는 “매일 아침 8시까지 회사로 버스 타고 출근하는데, 오늘 출근길도 평소와 다름없었다”라고 했다. 일부 회사들이 재택근무로 전환하거나 출근 시간을 늦추면서 평소보다 대중교통 수요가 줄어든 점도 출근길 대란을 피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회사 지침에 따라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출근한 직장인 박모 씨(26)는 “출근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버스 안 승객도 별로 없고 길도 거의 막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이날 오전 11시 35분 강변북로(한강대교~한강철교 북단)와 동부간선도로(성수JC~군자교), 내부순환도로(마장~성수JC) 3개 주요 도로의 일부 구간 통제가 해제됐다. 이승우기자 suwoong2@donga.com김윤이기자 yunik@donga.com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이소정기자 sojee@donga.com}

    • 202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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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침수 강남지역, 차수판-모래주머니로 대비

    5일 오전 서울 강남 일대는 곳곳에서 빌딩 입구를 차수(물막이)판과 모래주머니 등으로 막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기록적 폭우로 침수 피해를 경험한 후 수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선제적 대비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사망자가 발생했던 강남구의 한 빌딩은 이날 오전 정문을 제외한 건물 출입구를 모두 차수판으로 막은 상태였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침수 시 물을 밖으로 퍼낼 수 있는 양수기도 배치돼 있었다.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은 1층 출입구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마다 차수판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경비 담당자는 “오후 중 출입구 대부분에 차수판이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의 다른 건물 경비원인 60대 이모 씨는 “지난달 폭우 때 순식간에 빗물이 건물로 밀려들어와 애를 먹었다”며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오후 9시경 모두 퇴근하면 차수판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침수 지역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중 상당수는 여전히 침수 방지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날 오전 동아일보 기자가 둘러본 결과 관악구 반지하 20가구 중 10가구에는 물막이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7가구는 물막이 시설이 전혀 없었고, 3가구는 비닐과 나무판자 등을 창문에 덧대 놓았지만 침수를 막기엔 어려워 보였다. 신림동 집주인 김모 씨(45)는 “지난달 폭우 때 침수된 가전제품과 쓰레기를 치우는 데 꼬박 3주가 걸렸고, 이제 도배 및 장판 작업이 마무리되는 참이라 태풍에 제대로 대비를 못 했다”며 “가능하면 오늘 오후라도 물막이 장치를 설치할 생각”이라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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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우로 침수 피해 겪은 곳…차수 판·모래주머니로 ‘힌남노’ 대비 나서

    5일 오전 서울 강남 일대는 곳곳에서 빌딩 입구를 차수(물막이)판과 모래주머니 등으로 막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기록적 폭우로 침수 피해를 경험한 후 수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선제적 대비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사망자가 발생했던 강남구의 한 빌딩은 이날 오전 정문을 제외한 건물 출입구를 모두 차수판으로 막은 상태였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침수 시 물을 밖으로 퍼낼 수 있는 양수기도 배치돼 있었다.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은 1층 출입구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마다 차수판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경비 담당자는 “오후 중 출입구 대부분에 차수판이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의 다른 건물 경비원인 60대 이모 씨는 “지난달 폭우 때 순식간에 빗물이 건물로 밀려들어와 애를 먹었다”며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오후 9시 경 모두 퇴근하면 차수판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침수지역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중 상당수는 여전히 침수 방지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날 오전 동아일보 기자가 둘러본 결과 관악구 반지하 20가구 중 10가구에는 물막이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7가구는 물막이 시설이 전혀 없었고, 3가구는 비닐과 나무판자 등을 창문에 덧대놓았지만 침수를 막기엔 어려워 보였다. 신림동 집주인 김모 씨(45)는 “지난달 폭우 때 침수된 가전제품과 쓰레기를 치우는 데 꼬박 3주가 걸렸고, 이제 도배 및 장판 작업이 마무리되는 참이라 태풍에 제대로 대비를 못했다”며 “가능하면 오늘 오후라도 물막이 장치를 설치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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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천변-공사장-산비탈 접근 삼가고 유리창-창틀에 테이프 붙여 고정을

    태풍 및 호우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불가피한 경우 밖에 나가더라도 하천변은 물론이고 공사장, 산비탈 등에는 접근을 삼가야 한다. 집에 있는 경우 강풍에 의한 파손을 막기 위해 미리 유리창을 고정하고 화분 등은 실내로 옮겨 놓는 게 좋다. 정부 관계 부처와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 태풍 및 호우 시 행동 요령을 정리했다. 이번 태풍 힌남노는 강풍을 동반한 채 북상 중이다. 이 때문에 유리창 파손 위험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창문이 창틀에 단단히 고정돼 있지 않다면 사이에 우유갑이나 수건 등을 끼워 넣어 고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창문이 강풍에 흔들리면서 유리가 깨질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창문에 테이프를 붙이는 것도 좋다. 다만 많이 알려진 대로 ‘X’자로 테이프를 붙일 경우 초속 35m 이상의 강풍에선 파손을 막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창문 가장자리에 테이프를 붙여 유리창과 창틀을 고정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신 X자로 테이프를 붙일 경우 유리창 파손 시 파편이 튀는 건 다소 줄일 수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노후 창문은 부식된 부분에 생긴 틈을 테이프로 막아줄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강한 바람에 날아갈 수 있는 간판, 천막 등은 미리 단단히 고정해 두거나 실내로 옮겨놔야 한다. 자전거나 화분 등 집 주변에 둔 물건 역시 실내로 옮겨둬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비바람이 거셀 때는 아예 외출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불가피한 경우에도 개울가나 하천변, 해안가 등은 급류에 휩쓸릴 수 있으니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 공사 자재가 쓰러질 수 있으니 공사장 근처도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다. 농촌에선 논둑이나 물꼬 점검을 위해 외출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혹시 등산 중이라면 계곡이나 비탈면을 피해 미리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 김승배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은 “폭우와 강풍으로 건물 첨탑이 무너지거나 상가 간판 등이 날리면서 2차 피해를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야 한다”며 “외출하더라도 쓰러진 전봇대 근처 등 감전 사고가 우려되는 곳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운전 중 거센 비바람을 만난다면 서행해야 한다. 주행 속도를 높이면 차체가 바람에 흔들리며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도로는 폭우로 침수될 수 있으므로 지상 우회로를 택하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배기구가 물에 잠길 정도로 침수되면 아예 차를 두고 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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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문 X자 테이프, 힌남노엔 효과 미미…창틀에 수건 끼워 고정하세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 상륙을 앞둔 가운데 태풍 피해를 줄이려면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 힌남노가 강풍과 호우를 동반하면서 돌풍으로 인한 파손, 침수 등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 강풍이 몰아칠 때는 유리창 파손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창문과 창틀 사이에 우유갑이나 수건 등을 끼워 넣어 단단히 고정하는 게 좋다. 창문이 강풍에 흔들리면서 유리가 깨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창문에 ‘X’자로 테이프를 붙이는 방법은 초속 35m 이상의 강풍 앞에선 파손을 막는 효과가 적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실험 결과 초속 50m일 때는 파손 방지 효과가 거의 없었다. 대신 창문 가장자리에 테이프를 붙여 유리창과 창틀을 고정하는 게 파손 방지에 훨씬 효과적이다. 다만 창문에 X자로 테이프를 붙이면 유리창 파손 시 파편이 튀는 걸 줄일 수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창문에 작은 틈 사이로 바람이 조금씩 들어오다 보면 돌풍에 쉽게 유리가 깨질 수 있다”며 “노후한 창문의 경우 부식 부분에 틈이 생길 수 있으니 테이프로 미리 틈을 막아주는 방법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강한 바람에 날아갈 수 있는 간판, 천막 등은 미리 단단히 고정해두거나 실내로 옮겨놔야 한다. 자전거와 화분 등 주택가 주변의 물건 역시 실내로 옮겨둬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도 주의해야 한다. 지하 주차장 입구는 모래주머니를 쌓거나 물막이판을 설치해 침수를 막아야 한다. 하천가나 개울 주변은 급류에 휩쓸릴 수 있으니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 등산객은 계곡이나 비탈면을 피해 미리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농촌에선 논둑이나 물꼬 점검을 위해 외출하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운전 시 거센 비바람이 몰아친다면 최대한 서행해야 한다. 주행 속도를 높이면 차체가 바람에 흔들리며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지하도로는 폭우로 침수될 수 있기에 지상 우회로를 택하는 게 좋다. 차량 배기구가 물에 잠길 정도로 침수되면 아예 차를 두고 가는 것이 좋다. 배기구에 물이 들어가면 차량의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크다. 침수로 시동이 꺼진 차량에 다시 시동을 걸면 엔진이 망가질 수 있다. 태풍이 잦아들기 전까지는 각 가정에서 스마트폰이나 TV, 라디오 등으로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상습 침수지역이나 산사태 위험지역의 경우 피해가 예상될 때 즉시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전국 대피소 위치나 임시 주거시설 등 자세한 안내는 행정안전부 애플리케이션 ‘안전디딤돌’이나 국민재난안전포털(safekore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승배 한국 기상산업협회 본부장은 “강한 비와 강풍으로 인해 교회 첨탑이 무너지거나 공사 현장 자재, 상가 간판 등이 쓰러져 2차 피해를 동반할 수 있기에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야 한다”며 “외출하더라도 물이 빠르게 차오를 수 있는 지하차도를 피하고 감전사고가 우려되는 쓰러진 전봇대 인근을 피하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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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성년자 12명 성폭행’ 김근식 내달 만기출소

    미성년자 12명을 성폭행한 김근식(54·사진)이 다음 달 형기를 마치고 출소할 예정이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일 여성가족부 등에 따르면 2006년 미성년자 강간 등의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근식이 다음 달 출소한다. 김근식은 2000년 미성년자를 성폭행해 복역한 뒤 2006년 5월 8일 출소했다. 하지만 출소 16일 만에 같은 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해 그해 9월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인천 서구와 계양구, 경기 고양·시흥·파주시 등에서 초중고 여학생(9∼17세) 11명을 연쇄 성폭행했다. “무거운 짐을 드는 것을 도와 달라”는 등의 말로 유인한 뒤 자신의 승합차에 태웠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해 범행을 저질렀다. 2006년 11월 1심 재판부는 “교화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며 그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출소할 예정이었으나 2013, 2014년 동료 재소자를 폭행한 혐의로 2차례 재판에 넘겨져 형기가 늘었다. 1일 인천 주민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출소 뒤 다시 범행을 저지를까 걱정된다’는 내용의 글이 이어졌다. 여가부 관계자는 “출소 후 거주지가 확정되면 바로 주소 등 개인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관할 경찰서 내 특별대응팀을 운영해 재범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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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와달라”며 유인해 11명 성폭행…김근식 내달 출소

    인천과 경기 서부 일대에서 미성년자 11명을 연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던 김근식(54)이 다음달 형기를 마치고 출소할 예정이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일 여성가족부 등에 따르면 2006년 미성년자 강간 등의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김근식이 다음 달 출소한다. 김근식은 미성년자를 성폭행해 복역하다 2006년 5월 8일 출소한 후 16일 만에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이어 그해 9월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인천 서구와 계양구, 경기 고양·시흥·파주시 등에서 초중고 여학생(9~17세) 총 11명을 성폭행했다. “무거운 짐을 드는 것을 도와 달라”는 등의 말로 유인한 뒤 자신의 승합차에 태웠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해 범행을 저질렀다. 2006년 11월 1심 재판부는 “교화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며 그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출소할 예정이었으나 2013, 2014년 동료 재소자를 폭행한 혐의로 2차례 재판에 넘겨져 형기가 늘었다. 1일 인천주민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출소 뒤 다시 범행을 저지를까 걱정된다’는 내용의 글이 이어졌다. 여가부 관계자는 “출소 후 거주지가 확정되면 바로 주소 등 개인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관할 경찰서 내 특별대응팀을 운영해 재방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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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층 갈 보증금 없어”… 침수된 반지하 못벗어나는 이재민들

    “가진 돈도 없는데 반지하에서 계속 살아야지 어떡해요. 여기 보증금(2000만 원)으로 갈 곳이 없는데….” 유순애 씨(72)는 3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 집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근 수도권에 기록적 폭우가 내렸을 때 침수됐던 유 씨의 집은 당시 걷어냈던 장판도 깔지 못한 상태였다. 콘크리트 바닥에 비닐을 깔고 생활하는데, 바닥에선 아직도 물이 배어난다고 했다. 유 씨는 폭우 당시 맞은편 빌라에서 발달장애인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것에 충격을 받고 지상층 이사를 알아보다가 그냥 눌러앉기로 했다. 유 씨는 “지상으로 가려니 보증금이 3000만 원 더 필요하더라. 다시 침수될 것 같아 두렵지만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다시 반지하로 돌아온 저소득층지난달 30일과 31일 동아일보 기자가 반지하 집이 많은 서울 관악·동작·영등포구를 둘러본 결과 폭우 피해를 입고 지상층으로 이사하려던 반지하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보증금과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대부분 반지하를 떠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반지하에 사는 김모 씨(69) 역시 침수 피해를 겪고 부동산중개업소 10곳 이상을 돌아다녔지만 가장 싼 지상층도 보증금과 월세가 지금의 2배 이상이었다고 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김 씨는 “방에는 습기가 여전한데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관악구 신림동의 한 중개업소에 따르면 폭우 이후 최근 3주 동안 반지하 거주 30여 가구가 지상으로 이사하고 싶다며 찾아왔지만 실제로 반지하를 탈출한 건 1가구뿐이었다. 공인중개사 김모 씨(58)는 “한 가구는 경기도의 지상층으로 이사하기로 했는데, 나머지는 자금 사정 때문에 지상으로 올라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15일 반지하 주민이 지상층으로 이주하면 매달 월세 20만 원을 2년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지급이 시작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역시 지상층 이주 시 보증금을 최대 5000만 원까지 무이자로 빌려주겠다고 했지만 2023년 예산에 포함돼 국회를 통과해도 내년에나 지원이 가능하다.○ 반지하 떠나려고 생계용 차량까지 팔아당장 지원을 받지 못하다 보니 생업에 필요한 차량까지 팔아 지상층으로 옮긴 반지하 주민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사는 공모 씨(50)는 폭우 당시 거동이 불편한 노모와 함께 구사일생으로 탈출했다. 이후 일주일 동안 날마다 중개업소를 돌아봤지만 기존 보증금 1000만 원으로는 이사할 곳을 찾지 못했다. 막노동과 용달 일을 병행하는 공 씨는 결국 용달용 트럭을 팔고 저축했던 돈을 합쳐 보증금 3000만 원인 지상층 집을 구했다. 5일 입주를 앞둔 공 씨는 “이제 침수 피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도 “월세 부담이 커져 당장 먹고살기가 빡빡할 것”이라고 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거주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 반지하를 벗어날 수 없는 주민들을 위해 차수막이나 배수구 설치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상층 이주를 돕는 월 20만 원 바우처의 경우 지급 방법을 조율하고 있다. 가능한 한 조속히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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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례와 혐오, 경쟁과 비교의 달콤함에 길들여지지 말라”

    ”여러분은 이제 본격적으로 어른입니다. 취업 결혼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 준비를 거쳐 어느 병원 그럴듯한 1인실에서 사망하기 위한 준비에 산만해지지 않길 바랍니다. 또 무례와 혐오, 경쟁, 분열, 비교, 나태,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마세요.“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수학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39·한국고등과학원 석학교수)는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제76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이 같이 당부했다. 2007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와 수학과를 졸업한 허 교수는 이날 후배들 앞에서 축사를 맡았다. 허 교수는 ”제 대학생활은 잘 포장하더라도 길 잃음의 연속이었다“며 ”똑똑하고 성실한 주변 친구들을 보며 나 같은 사람은 뭘 하며 살아야 하나 고민했다“고 회고했다. 또 ”저는 겁이 나서, 아니면 충실하게 지내지 못한 대학생활이 부끄러워 15년 전 이 자리(졸업식)에 오지 못했다“며 ”은사님의 말씀이 듬성듬성해진 성적표 위에서 아직도 저를 쳐다보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허 교수는 후배들을 향해 ”제로섬 상대평가의 몇 가지 퉁명스러운 기준을 따른다면 일부만이 예외적으로 성공할 것“이라며 ”여러 변덕스러운 우연이, 지쳐버린 타인이,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이 자신에게 모질게 굴 수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 오래된 질문을 오늘부터의 매일이 대답해준다.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반갑게 맞이하길 바란다“며 후배들의 건투를 기원했다. 허 교수는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하시길, 그리고 그 친절을 먼 미래의 우리에게 잘 전달해 주길 바란다“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서울대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대면 졸업식이 열렸다. 학사 959명과 석사 1041명, 박사 700명 등 총 2700명이 학위를 받았다. 허 교수의 축사를 들은 박사 졸업생 서모 씨(35)는 ”선배님의 응원 덕분에 힘든 현실을 직시하고 다시 나아갈 힘을 얻었다“고 했다. 졸업생 이모 씨(26)는 ”수학 전공이라 허준이 교수님을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졸업식 때 직접 뵈어 더욱 잊지 못할 졸업식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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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본인-가족 관련 7건 수사 진행중

    28일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로 선출된 이재명 의원과 그 가족이 관련됐다는 의혹 중 검찰이나 경찰에서 강제수사가 진행된 것은 총 7건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부인 김혜경 씨를 23일 소환조사하며 김 씨가 연관된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막판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공소시효(선거일로부터 6개월)가 만료되는 다음 달 9일까지 기소 여부가 결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남부청은 그 외에도 이 신임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 선대본부장을 지냈던 김인섭 씨가 성남시 백현동 사업 부지의 용도 변경을 해주는 대가로 총 70억여 원을 받아 챙겼다는 ‘백현동 특혜 의혹’과 이 대표의 관련 여부를 수사 중이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 두산그룹과 네이버로부터 성남FC의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의 160억여 원을 받고 특혜를 제공했다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도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선거사무소 사용 △장남 불법도박 및 성매매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원지방검찰청은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았던 변호인들이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수임료를 대신 납부받았다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조사 중인데 이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 사안이라 다음 달 9일까지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9월 수사가 시작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최근 전면 재수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임 시 대장동 개발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 측에 최소 1827억여 원의 특혜를 몰아줬다는 배임 혐의로 고발돼 있다. 현 정부 들어 새롭게 꾸려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최근 성남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을 차례로 부르며 이 대표의 연루 여부를 다시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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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포 훈련’ 정부지원 모자라… 사비로 무술 배우는 경찰들

    “경찰 현장 치안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 경찰 310기 졸업식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지구대를 방문했을 때도 “경찰관마다 전용 권총을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며 구체적인 대응력 강화 방안도 지시했다. 하지만 일선 경찰 내에선 ‘현장 치안력을 강화하려면 총기 보급보다 체포술 등에 대한 집중 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비로 무도 배우는 경찰이달 2일 방문한 경기 하남시의 한 무도 도장에선 경찰관 5명이 수강생 30여 명과 함께 섞여 유도와 주짓수를 배우고 있었다. 상대를 용의자라 상상하며 대련에 나서거나 무도를 어떻게 현장에 응용할지를 생각하며 동작을 연습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일선서에서 근무한다는 A 경장(39)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현장에선 총기나 도구를 사용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실전 대응을 위한 별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라고 밝혔다. 두 달 전 경기 광주시의 한 빌라에서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그가 배운 무도가 빛을 발했다. 복도가 좁아 권총을 사용할 경우 총알이 튈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그는 무도로 남성을 제압했고 경찰과 주민 피해 없이 상황이 종료됐다. 도장에서 만난 서울 일선서 B 순경도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을 경찰관 본인이 지는 상황에서 총기 사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체포술을 익히기 위해 무도 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무도장 관장 안철웅 씨(40)는 “올 1월부터 총 10명의 경찰이 수강하고 있다”며 “실제 현장에 대응하기 위한 체포술의 일환으로 무도를 배우려는 경찰이 늘고 있다”고 했다.○ “두 달에 1번 훈련으론 부족”‘인천 층간소음 사건’ 이후인 지난해 12월 30일, 경찰청은 ‘경찰 현장대응력 강화 종합 대책’을 발표하고 기존 ‘무도 훈련’을 ‘물리력 대응 훈련’으로 개편했다. 월 1회 1시간 이상 소집 훈련을 격월 1회 2∼3시간 이상 집중 훈련으로 변경했고, 체포술에 더해 팀 단위 대응 훈련과 테이저건 실사 훈련도 추가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선 격월 1회, 2∼3시간의 훈련만으로 대응력을 높이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 일선서 C 경장은 “훈련 시간이 2시간으로 늘긴 했지만 많은 수강생이 정해진 시간 내 일대일 실습을 하기는 여전히 어렵다”며 “대부분은 고과 점수를 채우기 위해 참석해서 놀다 오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장 대응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한국은 총기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에 체포술 훈련이 더 중요하다”며 “물리력 대응 훈련 빈도를 늘려 체포술이 운동처럼 몸에 익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차원에서 경찰봉, 테이저건 등 비살상 무기에 대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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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월 훈련으론 부족”…자비로 무도학원 다니는 경찰 늘어

    “현장에서는 경찰 내 훈련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이 많이 발생하잖아요. 실전 대응을 위한 별도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달 2일 경남 하남시 한 무도 도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경기도 일선서 A 경장(39)은 주짓수를 활용한 제압 동작을 연습하며 이 같이 말했다. A 경장은 “2달 전 경기 광주시 한 빌라에서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올 1월부터 배운 무도술이 빛을 발했다”고 했다. 좁은 복도 탓에 경찰봉을 휘둘러 제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는 갑작스럽게 달려든 남성을 무도로 제압해 경찰과 인근 주민의 피해 없이 상황을 마무리했다.● 현장 대응력 기르기 위해 무도 배워 이처럼 최근 현장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 무도 학원에 다니는 경찰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인천 층간소음 사건’ 이후 경찰이 현장대응력 강화 대책을 마련했지만 일선 경찰 사이에서는 경찰 내 훈련만으로는 실전 대응 기술을 익히기 부족하다며 자체적으로 무도관을 다니며 현장 대응력을 키우고 있는 것. 이달 2일 방문한 경기 하남시 한 무도 도장에서는 경찰관 5명이 30여명의 수강생과 함께 섞여 유도와 주짓수를 배우고 있었다. 상대를 현장에서 제압할 용의자라 상상하며 대련에 나서기도 하고 어떻게 무도를 체포술에 응용할지를 생각하며 동작을 연습하기도 했다. 서울 일선서 B 순경은 “지난해 입직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으로만 훈련을 받아 실전 대응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무도 학원에 등록했다”며 “강의식이라 실전 동작을 연습할 기회가 적은 경찰 내 훈련보다 실제 동작을 연습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 일선서의 C 순경은 “체포술도 운동처럼 매일 몸에 익어야 어떤 현장에서도 즉각 대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며 수강 동기를 밝혔다. 무도장 관장 안철웅 씨(40)는 “올 1월부터 총 10명의 경찰이 수강하고 있다”며 “경찰 훈련만으로는 1:1로 대련하거나 현장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한계가 있다며 찾아오는 경찰들이 많다”고 했다.● “두 달에 1번 훈련만으로는 현장 대응력 키우기 부족” 경찰청은 지난해 12월 30일 ‘경찰 현장대응력 강화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기존 ‘무도 훈련’을 ‘물리력 대응 훈련’으로 개편하고 월 1회 1시간 이상 소집 훈련을 격월 1회 2~3시간 이상 집중 훈련으로 변경했다. 기존 체포술에 더해 팀 단위 대응 훈련과 테이저건 실사 훈련도 추가했다. 개선된 물리력 대응 훈련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실시하다 올 5월부터 일선서 현장에 전면 도입됐다. 하지만 격월 1회 수준의 물리력 대응 훈련만으로 대응력을 높이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D 경장은 “훈련 시간이 2시간으로 늘긴 했지만 많은 수강생이 정해진 시간 내 일대일 실습을 하기엔 어려움이 많다”며 “고과 점수를 채우기 위해 놀다 온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라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일선 경찰들의 의견을 수렴해 현장 대응 훈련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관의 물리력 대응 훈련은 업무 외적인 훈련이라는 인식을 가지면 안 된다”며 “빈도를 높여 업무 중에도 일정시간을 훈련하며 현장 대응력이 몸에 익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일선 경찰의 경우 야간 교대 근무와 외근이 잦아 모든 경찰이 만족할만한 훈련 빈도와 일정을 정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현장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물리력 대응 훈련을 개선해나갈 것”이라 밝혔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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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곤충은 알고 있다, 억울한 죽음의 흔적을…

    《누군가에겐 징그러울 수도 있는 구더기를 종일 들여다보며 망자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히는 이들이 있다. 미국 드라마 ‘CSI’처럼 사건 현장의 곤충을 이용해 사망 시간을 추정하고 실마리를 찾는 경찰청 법곤충감정실을 찾아가 봤다.“시체에서 나온 파리 유충을 분석해 보니 말라티온이라는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 이는 파리가 피부에 접촉하는 것을 최대 나흘까지 지연시켜 준다. 즉 피해자가 살해된 날짜는 11월 1일이 아니라 11월 4일이다.” 미국의 범죄 과학수사 드라마 ‘CSI: 라스베가스 시즌 6’ 6화에서 주인공 길 그리섬 반장은 피해자의 사망 시각을 이같이 추정한다. 극 중에서 그리섬 반장은 곤충학 박사 학위를 받은 법곤충학자다. 사체에서 나온 파리 구더기 등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나 범죄 혐의점을 찾아낸다. 국내 수사에도 ‘미드’에서나 봤던 법곤충감정이 본격화하고 있다.》곤충으로 밝히는 사건의 진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올 5월 17일 충남 아산시 경찰수사연수원에 법곤충감정실을 열었다. 이 감정실은 경찰청과 고려대 의대 법의학교실에서 축적한 연구 데이터를 실제 수사에 접목하고자 개설한 국내 첫 법곤충 전문 수사시설이다. 법곤충학을 수사에 활용해 사망 시간을 추정하고 사건 현장에서 발견하지 못한 단서를 찾아내는 수사 시설을 최근 찾아가 봤다. 연구진은 전국 경찰이 보내온 검체를 분석하면서 시간이 지나며 흐려져 가는 죽음의 흔적을 다시 생생하게 만들고 있었다.○ 형태와 DNA 분석 통해 구더기 종류 파악법곤충감정실은 사체에 기생하는 곤충의 성장 정도를 분석해 사망자가 죽은 뒤 지난 시간을 추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분석에는 시체에서 흔히 발견되는 파리 구더기가 많이 활용된다. 최근 법곤충감정실에서 만난 오대건 보건연구사는 현미경을 통해 구더기를 관찰하고 있었다. 책상 한편에는 사람 모양 그림 위에 구더기가 채취된 위치를 상세히 표시한 현장 기록지와 구더기 수십 마리가 담긴 샬레가 놓여 있었다. 오 연구사는 “구더기의 종류와 환경에 따라 성장 정도가 다르기에, 발견된 것이 어떤 종인지부터 면밀히 분석한다”고 했다. 구더기의 종을 파악하는 데는 특히 구더기의 후기문(항문) 모양이 중요 단서다. 오 연구사는 “맨눈으로 봤을 때는 비슷해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무늬 등이 종별로 차이가 난다”고 했다. 구더기 항문 주변에 돋은 돌기 사이의 거리를 ‘슬릿(Slit)’이라고 부르는데 이 역시 판단의 근거가 된다. 형태 분석에 이어 구더기의 DNA를 유전자 증폭기(PCR)로 분석해 더 정밀하게 종류를 파악한다. 법곤충감정실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견되는 파리는 총 40종. 국내 법곤충감정실은 그중 32종의 DNA 샘플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8종의 DNA에 대해서도 확보 및 연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성장 속도는 현장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시체에서 흔히 발견되는 ‘구리금파리’ 구더기는 알에서 부화한 후 단계별로 1령, 2령, 3령 순으로 나이를 먹는데 영상 24도에서는 178시간 후 번데기 형태로 진화하고 대략 360시간 후 성충이 된다. 그러나 온도 등 환경에 따라 성충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500시간 이상 차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 각 지방청 검시관들은 현장에서 구더기를 채취할 때부터 현장 환경을 면밀하게 기록한다. 검시관들은 현장의 기온과 함께 시체가 발견된 장소의 밀폐 여부, 전열기 및 에어컨의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하고, 구더기가 형성된 부위와 채집한 부위도 검시 보고서에 표시한다. 이후 고온의 물에 담가 형태를 보존한 뒤 다시 알코올이 담긴 유리관에 담아 법곤충감정실로 전달한다.○ 곤충 성장 정도를 분석해 사망 시간 추정법곤충감정실이 추정한 사망 시간은 사망 원인을 밝혀내는 데 중요한 단서로 활용될 수 있다. 법곤충감정실은 서울경찰청으로부터 5월 22일 서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20대 A 씨의 사례를 감정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A 씨의 몸에는 외상 흔적이 없었지만 경찰이 사인을 명확히 하려면 사망 시점을 알아야 했다. 그런데 A 씨는 가족과 마지막으로 연락한 지 한 달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발견된 탓에 사망 시점을 좁히기가 어려웠다. 카드 결제 기록, 영수증, 통신기록 등 생활 반응을 추정할 수 있는 실마리도 없었다. 도움을 요청받은 법곤충감정실은 현장에서 발견된 구더기를 분석했다. 발견된 구더기는 구리금파리였는데, 번데기가 되기 직전인 3령의 성장도를 보였다. 현장 온도는 영상 26도였고, 창문이 열려 있었다. 감정실은 이 같은 상황을 종합했을 때 발견 시점에서 172시간(7일 4시간) 전인 5월 15일경 A 씨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이 시점을 전후로 집 주변 폐쇄회로(CC)TV를 비롯한 주변 흔적을 살피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 끝에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추정 시간을 바탕으로 벌인 수사 결과와 다른 검시 자료를 종합한 결과, A 씨는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봤다”고 했다. 5월 27일 경기 양주시 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B 씨의 사인(死因) 수사에서도 법곤충감정실이 한몫을 톡톡히 했다. B 씨는 5월 15일 인천의 자택에서 외출한 뒤 가족, 지인들과 연락이 두절됐다. B 씨의 생전 행적은 5월 17일 양주시청 인근에서 차량이 발견된 게 마지막이었다. 마지막 행적과 발견 시점 사이에는 열흘의 간격이 있었다. 만약 발견되기 직전까지 살아 있었다면 열흘 동안 벌어진 일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법곤충감정실 분석 결과 B 씨는 숨지고 6일 이상 지나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시점이 5월 21일 이전으로 좁혀진 것.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은 “마지막 행적과 5월 21일 사이를 집중 수사한 결과 범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며 “법곤충 감식 보고서가 수사에서 중요 자료로 활용됐다”고 덧붙였다.○ 과거 법곤충 활용 사례들법곤충감정을 활용하면 시신이 장례나 화장 등을 이유로 현장에서 옮겨진 경우에도 최초 시신 발견 지점 인근에 남은 구더기를 채취해 사망 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 사망 후 오랜 시간이 지나 부검이 쉽지 않은 경우에도 사망 시점 추정이 가능하다. 국내에 법곤충감정이 사건 수사에 처음 도입된 건 2014년이다. 그해 6월 12일 전남 순천의 한 야산에서 C 씨가 변사체로 발견됐다. 당시 현장에 투입됐던 검시관에 따르면 시신은 부패가 심했고, 바로 장례식장으로 옮겨져 부검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찰은 현장에 남아 있던 구더기와 주변 환경을 고려해 사망 추정 시점을 6월 2일로 결론지었다. 법곤충감정이 유기 또는 학대 피해를 밝혀내기도 한다. 지난해 7월 부산에선 80대 노모가 사망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신고자인 아들은 “어제까지만 해도 대화를 나눴는데 아침에 갑자기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시 결과 시체가 부패한 정도에 비해 구더기가 크게 성장한 상태였고, 노모의 피부에선 ‘승저증’이 발견됐다. ‘승저증’은 구더기가 살아 있는 동물의 피부에 기생하는 것으로 상처가 났음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됐을 때 등에 나타난다. 경찰은 이를 통해 아들이 병든 노모를 제대로 간호하지 않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입증했다. 법곤충감정실은 개소 후 약 3개월이 지난 이달 18일까지 전국 지방경찰청으로부터 감정 의뢰를 받은 42건에 대한 감정 보고서를 제출하며 사망 시간 추정과 사망 원인 규명에 기여했다. 초기이다 보니 살인 등 강력사건을 감정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한다. 오 연구사는 “향후 현장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숨겨진 범죄 혐의점을 확인하는 한편 억울한 죽음도 밝혀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아산=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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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학에 ‘시체농장’ 세워 부패 과정 전문적으로 연구

    해외 선진국의 경우 법곤충감정의 역사가 깊고 관련 연구도 상대적으로 활발하다. 대학에 법곤충학 전문 연구소를 설립해 전문가를 양성하거나 국가 차원에서 법곤충연구소를 두고 감정 결과를 형사 사건의 증거로 사용하는 곳이 적지 않다. 강력범죄 해결에도 법곤충감정이 혁혁한 공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법곤충감정으로 사망 시간을 추정한 건 1855년 프랑스 파리가 처음으로 알려져 있다. 한 주택 벽난로 선반 뒤에서 아기 시신이 발견됐는데, 처음에는 며칠 전에 사망했을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경찰은 시신에 붙은 진드기의 성장 정도를 분석해 사망 시점이 7년 전이라는 걸 알아냈고, 7년 전 그 집에 거주하던 부부를 범인으로 지목해 유죄 판결을 받아 냈다. 미국에선 1984년 9월 하와이 호놀룰루 해변 근처에서 여성 시신이 발견된 사건에서 구더기를 통해 살인 사건 피의자를 특정하기도 했다. 시신은 발견 19일 전 한 남성과 함께 식당을 나선 후 실종 신고된 여성이었다. 사망 원인은 타살로 밝혀졌지만 사망 시각을 추정하지 못해 용의자를 명확하게 지목하지 못했다. 경찰은 구더기 감정을 통해 피해자가 19일 전 사망했다는 걸 파악하고 감정 결과를 재판에 증거로 제출했다. 결국 실종 신고 당시 여성과 함께 있었던 남성이 범인으로 밝혀져 유죄 판결을 받았다. 미국에는 시체 부패 과정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소도 있다. 1980년 테네시대에 설립된 법의인류학센터는 ‘시체 농장’이라는 오싹한 별칭으로 불린다. 이 연구소는 연간 600여 구의 시신을 기증받아 환경에 따른 시신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곤충 등을 활용한 사망 시간 추정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프랑스는 육군 산하에 ‘헌병대범죄연구소(IRCGN)’와 부설 기관인 ‘동식물법의학부서’를 설립하고 유럽 최대 규모의 법곤충 연구를 벌이고 있다. 분석 결과는 형사 사건 해결의 중요 증거로 활용된다. 송태화 경찰수사연수원 과학수사과 교수는 “아직 우리나라는 검시관이 법곤충감정 방법을 배워나가며 일하는 단계”라며 “관련 연구소를 설립해 전문가를 양성하거나 검시관 대상 전문 교육과정을 마련해 감정의 정확도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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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9월 새학년 시작-3학기제 검토

    서울대가 9월에 새 학년을 시작하되, 한 학년을 3학기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중장기발전계획’ 보고서에서 “(국내) 교육기관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는 ‘3월 학기, 2학기제’(3월에 새 학년을 시작해 두 학기를 다니는 제도)에 대한 근본적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9월 학기, 3학기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겨울방학이 사라지고 정규 학기가 9∼11월, 12∼2월, 3∼5월 등 3차례 진행된다. 위원회는 이같이 학사 일정을 바꿀 경우 9월에 개학하는 유럽 및 미국 대학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시간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겨울방학이 없어지는 대신 여름방학이 6∼8월로 늘어 학생들이 교환학생과 인턴 등 충분한 현장 경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위원회는 현행 초중고교 학기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학사 일정 개편이 가능하다고 봤다. 위원회는 “학생 선발은 지금처럼 12∼1월 사이에 하는 대신 9월 정규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6개월 동안 신입생에게 다양한 기초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중장기 계획에서 여러 가능성 중 하나로 거론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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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우속 반지하 老부부 구한 中동포, 中대사관 표창 받아

    폭우 속 반지하 집에 고립된 80대 부부를 구출한 중국동포 임성규 씨(64)가 주한 중국대사관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17일 오후 3시 덩충(鄧瓊) 중국총영사는 서울 동작구 성내시장 인근 주택 골목에 위치한 임 씨의 자택을 찾아 표창장을 전달했다. 덩 총영사는 “폭우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을 구해낸 것은 대단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강력한 사회적 책임감과 정의감을 갖고 한국 국민을 구해내고 중한 우호에도 공헌한 점을 높이 평가해 표창장을 드린다”고 밝혔다. 임 씨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사람이 옆에서 죽어 가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며 쑥스럽다는 듯 웃었다. 임 씨는 8일 기록적 폭우가 쏟아질 때 반지하 집 방범창을 뜯고 안으로 뛰어들어 이재숙 씨(86) 부부를 구해냈다. 이 씨는 물이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상황에서 수압으로 출입문이 열리지 않자 창문으로 탈출을 시도했지만, 방범창에 가로막힌 상태였다. “살려 달라”는 이 씨의 비명을 듣고 1층에 거주하던 집주인이 달려와 방범창을 뜯어내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때 2층에 거주하던 임 씨가 달려와 방범창을 뜯어내고 이 씨 부부를 구했다. 임 씨는 2015년 한국에 들어와 공사장 등에서 일해 왔다. 임 씨는 “저를 두고 ‘시민 영웅’이라 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람을 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기에 영웅적 행동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시 상황이었다면 누구라도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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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호찌민대와 손잡고 ‘베트남 캠퍼스’ 설립 검토

    서울대가 베트남 호찌민대와 협력해 5년 내에 베트남 캠퍼스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서울대에 따르면 최근 기획처가 작성해 공개한 ‘중장기 발전 계획’ 보고서에는 대학 국제화 방안의 하나로 “호찌민대와 공동으로 대학을 설립하는 걸 목표로 하자”는 제안이 담겼다. 이 보고서는 “대학 국제화와 해외 우수 인재 확보라는 측면에서 해외 캠퍼스 설치가 바람직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보고서는 호찌민대와 공동 대학 설립 후 다른 해외 대학들과도 공동 대학 추진을 제안했다. 추가 제안 지역으로는 에티오피아와 몽골이 언급됐다. 서울대는 베트남과 행정학 및 경영학, 에티오피아와 공학 분야 협력을 논의해 왔다. 몽골과는 몽골 국립대 제2캠퍼스 확장 관련 협력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여파로 논의가 중단됐다고 한다. 서울대 관계자는 “(해외 캠퍼스 설립은) 중장기 과제로 가능성이 검토된 사항”이라고 밝혔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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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공공임대중 보증금 500만원이하는 0.2%뿐… “반지하 보증금으론 임대 입주 힘들어”

    “아무리 공공임대주택이라도 보증금이 상당히 필요할 텐데, 저로선 감당이 안 될 거 같습니다.” 서울 동작구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7년째 세 들어 살고 있다는 김모 씨(69)는 16일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보증금 1000만 원이 전 재산이고 기초생활수급자 생계 급여를 빼면 수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 씨는 “지금 월세 20만 원도 간신히 내고 있다. 정부가 월세나 보증금 등을 일부 빌려준다고 해도 지상층으로 이사하긴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서울의 반지하 주택에서 침수로 인한 사망자가 이어지자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15, 16일 반지하 거주민 지상 이주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반지하 거주 주민과 전문가 사이에선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공공임대주택도 보증금 부담”정부와 서울시는 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해 반지하 주민들이 입주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하지만 반지하 주택 거주자들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옮길 때 필요한 추가 보증금과 월세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폭우로 50대 여성 사망자가 발생한 동작구 상도동 반지하 주택의 경우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20만 원이었다. 하지만 16일 동아일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서울에서 모집 중인 공공임대주택 2887채의 보증금과 월세를 전수 분석한 결과 보증금이 500만 원 이하인 곳은 6채(0.2%)에 불과했고, 월세가 20만 원 이하인 곳도 48채(1.7%)에 그쳤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반지하 주택 주민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는 노인 등 취약계층은 높은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반지하 거주자가 입주할 때 필요한 보증금을 무이자 또는 낮은 금리로 빌려주겠다고 했지만 대출한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이 외곽에 있는 경우가 많아 이주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관악구의 반지하 주택에 사는 직장인 임모 씨(27)는 “이 동네에 자리를 잡은 건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직장이 있는 강남역으로 출퇴근하기 편하기 때문”이라며 “지상층이라도 직장과 거리가 멀면 이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월세 지원 끝나면 반지하로 돌아가야”서울시는 전날 공공임대주택 공급 및 입주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이사를 지원하기 위해 지상층 주택으로 이주할 경우 최장 2년간 월세 2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역시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악구 신사동의 반지하 주택에 사는 주부 박모 씨(52)는 “월 20만 원을 받으면 당장은 지상층으로 이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입이 불안정해서 2년 뒤 지원이 끊기면 다시 반지하로 돌아와야 할 거 같은데, 이사가 선뜻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악구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박모 씨(57)는 “반지하 주택을 구하는 이들은 소득이 적거나 없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월세 지원이 끊기면 다시 반지하로 돌아가야 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토부는 16일 연말까지 재해 취약 주택 실태를 조사해 공공임대 이주 수요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반지하 거주자가 이주를 원치 않는 경우 침수 방지시설과 여닫이식 방범창 설치 등 안전보강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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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지하 월세 20만원도 간신히 내… 공공임대주택도 보증금 부담”

    “아무리 공공임대주택이라도 보증금이 상당히 필요할 텐데, 저로선 감당이 안 될 거 같습니다.” 서울 동작구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7년째 세 들어 살고 있다는 김모 씨(69)는 16일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보증금 1000만 원이 전 재산이고 기초생활수급자 생계 급여를 빼면 수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 씨는 “지금 월세 20만 원도 간신히 내고 있다. 정부가 월세나 보증금 등을 일부 빌려준다고 해도 지상층으로 이사하긴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서울의 반지하 주택에서 침수로 인한 사망자가 이어지자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15, 16일 반지하 거주민 지상 이주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반지하 거주 주민과 전문가 사이에선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공공임대주택도 보증금 부담”정부와 서울시는 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해 반지하 주민들이 입주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하지만 반지하 주택 거주자들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옮길 때 필요한 추가 보증금과 월세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폭우로 50대 여성 사망자가 발생한 동작구 상도동 반지하 주택의 경우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20만 원이었다. 하지만 16일 동아일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가 서울에서 모집 중인 공공임대주택 2887채의 보증금과 월세를 전수 분석한 결과 보증금이 500만 원 이하인 곳은 6채(0.2%)에 불과했고, 월세가 20만 원 이하인 곳도 48채(1.7%)에 그쳤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반지하 주민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는 노인 등 취약계층은 높은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반지하 거주자가 입주할 때 필요한 보증금을 무이자 또는 낮은 금리로 빌려주겠다고 했지만 대출한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이 외곽에 있는 경우가 많아 이주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관악구의 반지하주택에 사는 직장인 임모 씨(27)는 “이 동네에 자리를 잡은 건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직장이 있는 강남역으로 출퇴근하기 편하기 때문”이라며 “지상층이라도 직장과 거리가 멀면 이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월세 지원 끝나면 반지하로 돌아가야”서울시는 전날 공공임대주택 공급 및 입주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이사를 지원하기 위해 지상층 주택으로 이주할 경우 최장 2년간 월세 2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역시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관악구 신사동의 반지하에 사는 주부 박모 씨(52)는 “월 20만 원을 받으면 당장은 지상층으로 이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입이 불안정해서 2년 뒤 지원이 끊기면 다시 반지하로 돌아와야 할 거 같은데, 이사가 선뜻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악구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박모 씨(57)는 “반지하주택을 구하는 이들은 소득이 적거나 없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월세 지원이 끊기면 다시 반지하로 돌아가야 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16일 연말까지 재해 취약 주택 실태를 조사해 공공임대 이주 수요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반지하 거주자가 이주를 원치 않는 경우 침수 방지시설과 여닫이식 방범창 설치 등 안전보강 비용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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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카 참고인, 경기지사가 임명-위촉 자리 3곳서 활동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후 극단적 선택을 한 A 씨(46)가 이 의원이 경기도지사로 재임할 때 경기도정과 관련된 자리 최소 3곳에서 활동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2020년 9월부터 경기도 지방보조금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보조금 지급과 사업자 공모 등을 심의하는 자리인데, A 씨는 임기 2년의 위원으로 활동하며 수백만 원의 수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에는 경기도 시민감사관에 위촉됐다. A 씨의 지인은 “도청 공모를 통해 시민감사관으로 선정돼 다른 70여 명의 시민감사관과 함께 활동했다”고 했다. 지방보조금관리위원과 시민감사관은 모두 지사가 임명 또는 위촉하는 자리다. A 씨는 지난해 6월에는 ‘경기 정책공모 2021’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A 씨에 대해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성남=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이천=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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