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한국의 민간 부채 수준이 14분기 연속 위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신용 갭은 지난해 3분기(7∼9월) 말 10.5%포인트로 2020년 2분기(4∼6월) 말 이후 3년 넘게 위험 수준인 10%포인트를 웃돌고 있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2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신용 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와 기업의 신용을 합한 민간 신용의 증가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보여 주는 지표다. 민간 신용의 상승 속도가 과거 추세보다 빠를수록 신용 갭도 커진다. BIS는 신용 갭이 2%포인트 미만이면 ‘보통’, 2∼10%포인트면 ‘주의’, 10%포인트 이상이면 ‘경보’ 단계로 분류한다. BIS는 높은 신용 갭이 지속되면 금융위기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BIS 조사 대상 44개국 가운데 10%포인트를 넘는 국가는 일본(13.5%포인트)과 한국뿐이다. 고금리 여파에도 민간 신용이 계속 불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GDP 대비 민간 신용 비율은 227.0%로 역대 최고치였다. GDP 대비 민간 신용 비율은 2020년 1분기(1∼3월) 말(200.0%) 이후 15분기 연속 200%를 웃돌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 가사도우미의 시간당 임금이 홍콩이나 대만 등 인근 국가의 4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저출산 문제의 원인으로 꼽히는 돌봄서비스 부담을 덜기 위해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도입하고 돌봄서비스업에 한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5일 한은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에 따르면 2022년 내국인 가사도우미의 시간당 임금은 1만1433원으로 싱가포르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시간당 임금(1721원)의 6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2797원)과 대만(2472원)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급과 비교해도 4배 이상으로 높다. 보고서를 쓴 채민석 한은 고용분석팀 과장은 “미국, 일본, 독일, 호주 등도 산업별·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하고 있다”며 “돌봄서비스 부문은 인력난과 비용 부담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최저임금 차등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한은이 업종별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는 주장에 대해 노동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올해 중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간병인 고용에 월370만원, 자녀소득 60% 넘어… “외국인 활용을” 65세이상 가구 소득의 1.7배 “감당 못해”육아도우미 월264만원… 번 돈 52% 줘야돌봄 비용 상승폭, 임금 웃돌아 한숨 커져한은 “외국인 고용” 노동계 “분열 야기” “요즘 중국인 육아도우미를 구하려면 월 290만 원은 줘야 해요. 맞벌이로 버는 돈의 절반을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직장인 김모 씨(40)는 아내의 복직에 맞춰서 육아도우미를 구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높은 비용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 씨는 “팬데믹 이후 육아 돌봄 비용이 20% 넘게 뛰었다”며 “급여가 더 높은 간병도우미로 수급이 몰리면서 애 키우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간병비 부담은 더 크다. 배우자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이모 씨(43)는 3개월 만에 간병비로만 1500만 원을 썼다. 이 씨는 “한국에선 간병비가 부르는 게 값”이라며 “서비스 만족도가 낮더라도 간병인끼리 텃세가 심해서 바꾸면 비용이 더 든다. 참고 쓸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간병비 370만 원, 자녀 소득의 60% 웃돌아 5일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요양병원 등에서의 월평균 간병인 비용은 370만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65세 이상 가구의 중위소득(224만 원)의 1.7배이고, 자녀 가구인 40∼50대 중위소득(588만 원)과 비교해도 60%를 웃도는 수준이다. 육아도우미 비용도 264만 원으로 30대 가구의 중위소득인 509만 원의 51.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돌봄 서비스에 대한 비용 부담이 가계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한은은 돌봄 서비스 비용 부담이 커진 데 대해 “저출산·고령화의 여파로 돌봄 관련 일자리에 대한 노동 공급은 줄어든 반면에 수요는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돌봄서비스 비용 상승 폭도 가파르다. 지난해 간병비 및 가사도우미 비용은 2016년에 비해 각각 50%, 37%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명목임금 상승률(28%)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급속한 고령화 현상으로 돌봄 수요가 늘어나면서 돌봄 서비스직의 노동 공급 부족 현상은 더 커지고, 비용도 증가한 것이다.● “돌봄 서비스에 차등 임금 도입을”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돌봄 서비스 인력난과 비용 증가를 완화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행 고용허가제를 돌봄서비스 부문까지 확대해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고, 돌봄서비스업에 한해 최저임금을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은은 또 개별 가구가 외국인을 직접 고용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개별 가구가 사적 계약 방식으로 외국인을 직접 고용하면 국내외 관련 법령상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의 국가들이 이 같은 방법을 통해 한국의 15∼24%가량의 비용만 내고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은의 제안이 한국 사회를 강타한 ‘돌봄 재앙’을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전영수 한양대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 “외국인 돌봄 근로자의 고용 확대와 차등 임금 도입은 단기적으로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인 노동자 차별이라는 이슈에 휘말릴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조심히 접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노동계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돌봄 서비스 노동자들은 열악한 임금과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있다”며 “최저임금 차등화 등 시장 논리만을 따르는 임시방편식 정책은 불필요한 사회 갈등과 분열을 일으킬 뿐”이라고 비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해외여행과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한국인들이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금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의 해외 카드(신용, 체크) 사용 금액은 192억2200만 달러(약 26조 원)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2.2%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 여행자가 늘어난 데다 온라인 쇼핑을 통한 해외 직접 구매가 대폭 증가하면서 해외 카드 사용 금액도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272만 명으로 전년(655만 명) 대비 247% 급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871만 명)의 80% 수준까지 회복한 셈이다. 온라인 쇼핑 해외 직접 구매액도 2022년 41억4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51억7000만 달러로 25%가량 증가했다. 2019년 191억2300만 달러였던 해외 카드 사용 금액은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103억1000만 달러로 대폭 하락했다. 이듬해인 2021년 122억2700만 달러에서 2022년 145억4300만 달러로 회복세를 이어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한때 6만400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전 고점에 바짝 다가섰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이 몰리면서 파죽지세의 상승 랠리를 보이고 있다. 원화 기준으로는 이미 전 고점인 8300만 원을 훌쩍 뛰어넘어 9000만 원 선까지 터치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 가상자산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개당 6만4037달러(약 8540만 원)까지 치솟았다. 역대 최고가인 6만8982달러 경신이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은 2월에만 40% 넘게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월간 상승률 기준으로 2020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원화마켓에서는 이미 전 고점인 8300만 원을 넘어섰다.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영향이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47분께 역대 최고가인 9000만 원을 찍었다. 빗썸에서도 8970만 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최근 비트코인 강세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1월 11일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를 포함해 총 11개의 현물 ETF가 뉴욕 증시에 상장됐다. 상장 초기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주춤했지만, 이후 대규모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한 달 반 만에 7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현물 ETF의 거래량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IBIT는 9600만 주 이상 거래됐다. 이는 전날 기록했던 4300만 주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미국 피델리티의 현물 ETF인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FBTC)’ 거래량도 2700만 주로 신기록을 썼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추가로 상장될 경우 상승 랠리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상화폐 플랫폼 FRNT 파이낸셜의 최고경영자(CEO) 스테판 오엘렛은 “항간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받은 투자자문사가 전체 20%가 되지 않는다는 추정이 있다”며 “앞으로 1년간 추가적인 승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4월로 예정된 반감기(비트코인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도 가격 상승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과거 반감기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최소 수배에서 수십 배 올랐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 랠리에 대해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미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 가격에 반영된 데다 추가 현물 ETF 상장 승인도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 현상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 랠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의 가격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포모 현상으로 인해 비트코인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그간의 호재가 소멸되고, 금리나 지정학적 위험의 증가로 위험투자 회피 현상이 발생할 때를 대비하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지난해 글로벌 증시 호황에 힘입어 국민연금이 사상 최고 수익률을 거뒀다. 기금적립금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국민연금 1000조 원 시대를 열게 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말 기금적립금이 전년 말 대비 145조 원(16.3%) 늘어난 1035조795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국민연금이 출범한 1988년 이후 35년 만에 기금적립금 1000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민연금이 투자 수익으로 벌어들인 돈은 127조 원으로, 수익률은 13.59%에 달했다. 이는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1999년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로 직전 최고치는 2019년 11.31%였다. 지난해 자산별 수익률은 해외주식이 23.89%로 가장 높았고 국내 주식(22.12%), 해외 채권(8.8%), 국내 채권(7.4%), 대체투자(5.8%) 순이었다. 글로벌 증시 호황이 국민연금 수익률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 경기 침체 우려에도 국내외 증시와 채권이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양호한 수익률을 달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대표 글로벌 지수인 ‘MSCI 세계지수(ACWI)’의 연간 상승률은 22.63%, 코스피는 18.73%였다. 지난해 수익률이 급증하면서 국민연금의 누적 운용수익금도 578조 원으로 전년 대비 28.16% 늘었다. 전체 기금적립금의 55.8%가 운용수익금으로 채워졌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해 세계 투자환경은 지정학적 위험과 큰 변동성으로 녹록지 않았지만,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운용 전문성 강화 등으로 기금적립금 1000조 원 시대를 맞이했다”며 “앞으로도 자산 배분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투자 원천을 확대해 기금운용 수익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에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 4곳이 참여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간사회사 UBS는 이날 오후 2시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입찰 결과 제주항공을 비롯해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총 4곳의 LCC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는 티웨이항공은 인수전에서 빠졌다. 매각 측이 항공운송면허(AOC) 보유자로 입찰자격을 제한하면서 인수 후보가 LCC로 압축됐다. 매각 측은 조만간 쇼트리스트를 추릴 예정이다. 본입찰은 4월 말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해마다 조 단위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 사업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누적 매출만 1조1345억 원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엔 2조∼3조 원 규모의 연매출을 올렸다. 매각 예상금액은 5000억 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내건 만큼 인수자 선정에 대해서도 EC와 논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매각 종료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올해 연초부터 이색적인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최근 유망 투자처로 떠오른 비만치료제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를 비롯해 ‘투자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투자 자산을 추종하는 ETF까지 모두 국내 ‘최초’ 타이틀을 달고 출시됐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테마형 ETF에 운용사들의 차별화된 전략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더욱 다양해졌다.올 들어 23개 ETF 상장… 지난해 2배로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STAR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 ‘UNICORN 포스트IPO액티브’ 등 총 6개의 ETF가 상장됐다. 올해 들어 상장된 ETF만 총 23개로 1주일당 3개꼴로 새로운 상품이 출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12개 ETF가 신규 상장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1∼2월은 ETF 시장의 ‘비수기’로 평가되지만 자산운용사 간 신규 상품 출시 경쟁이 붙으면서 역대급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신상 ETF가 대거 출시된 가운데 ‘최초’의 수식어가 붙은 이색 ETF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KB자산운용이 내놓은 ‘KBSTAR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은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와 이 회사가 투자한 대표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내에서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추종하는 ETF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상품은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식을 최대 27.5% 담고 나머지 72.5%는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하는 주식 포트폴리오 상위 10개 종목에 투자한다. 김찬영 KB자산운용 ETF 사업본부장은 “ETF 상품 하나로 버핏의 투자 철학을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장기 투자 포트폴리오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신규 기업공개(IPO)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ETF도 최초로 출시됐다. 현대자산운용이 내놓은 ‘UNICORN 포스트 IPO 액티브’는 신규 상장주 중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골라 투자해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상장 이후 15영업일 이후 180영업일 이전에 풀리는 기관 등의 보호예수 물량을 노리는 전략이다. 앞서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은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도 이색적인 소재를 발굴하면서 주목받았다. 국내 첫 비만 치료 테마 상품으로 글로벌 비만 치료제 선두 기업인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등 비만치료제 관련 기업 10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 4대 연예기획사인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ACE KPOP포커스’도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 NH-아문디자산운용의 국내 최초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신한자산운용의 반도체 전·후공정을 나눈 ‘SOL 반도체전공정’ ‘SOL 반도체후공정’ 등도 눈길을 끌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국내 최초 양도성예금증서(CD) 1년물 금리 투자 상품인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는 은행 정기예금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차별화된 운용 전략으로 고객 확보 경쟁 ETF 시장이 빠르게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자산운용사들은 차별화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131조8361억 원이다. 지난해 6월 100조 원을 넘긴 지 8개월 만에 30조 원 이상 불었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순자산총액이 10조 원 이상 늘었다. ETF 시장 규모가 2030년 30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면서 고객들의 투자 다양성과 편의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비만치료제 ETF 등과 같이 해외 주식 직구를 어려워하던 개인투자자들이 ETF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주식을 선별해서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반도체 전·후공정 ETF처럼 고객들이 산업 사이클별로 나눠서 투자를 할 수 있게 상품을 세분화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들어 상장된 ETF들이 소수 종목의 비중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와 KB자산운용의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에 대한 투자 비중이 각각 전체 52.02%, 56%에 달한다. ‘ACE KPOP포커스’도 국내 4대 기획사에 대한 투자 비중이 90%를 넘는다. 변동성을 높여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수익률에 대한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한 투자만을 추가하기엔 한계가 있다”라며 “고객들의 투자 수준이 높아지면서 세분화된 투자 상품을 찾는 경향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색 ETF가 시장에서 눈길을 끌고 있지만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부분도 있다. 이색 ETF 대부분 테마형 ETF 상품으로 단기에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테마형 ETF 대부분 한 차례 투자자들에게 주목받았던 종목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고점 투자 논란도 나오고 있다. 또 소수 종목 비중을 높인 ETF에 대해서 투자 안전성이 높다는 ETF의 장점이 다소 희석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반도체 수출 회복이 뚜렷해지면서 지난달 수출금액지수가 1년 전보다 15% 넘게 올랐다. 반면 수입금액지수는 8% 가까이 떨어지면서 교역 조건이 호전됐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잠정)에 따르면 올해 1월 수출금액지수는 1년 전보다 15.7% 오른 128.2(2015년 100 기준)로 넉 달 연속 상승했다. 상승 폭도 지난해 12월(3.2%)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품목별로 컴퓨터·전자·광학기기(26.9%), 운송장비(18.3%), 농림수산품(12.0%) 등이 크게 상승했다. 수출물량지수(126.08)도 1년 전보다 17.1% 오르면서 5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지난해 초 부진했던 반도체가 살아나면서 수출금액지수와 수출물량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다”며 “반도체의 수출금액지수 증가 폭은 55.5%였는데, 이는 6년 1개월 만에 최대”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지난달 수입금액지수와 수입물량지수는 1년 전보다 각각 7.9%, 3.9% 하락했다. 개별 품목 중에서는 운송장비(―25.6%), 화학제품(―15.9%) 등의 수입 금액이 대폭 줄었다.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내려가면서 지난달 순상품교역지수는 87.24(2015년 100 기준)로 1년 전보다 3.1% 올라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안녕하세요, 홍채 등록하러 오셨어요?” 27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 직원은 커피 주문을 받는 대신에 이렇게 물었다. 직원은 최근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이 개발한 월드코인(WLD)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카페 손님보다 WLD를 지급받으려는 사람이 더 많다고 귀띔했다. 이곳에 비치된 홍채 인식 기기 ‘오브(Orb)’를 통해 본인의 홍채로 살아있는 인간임을 증명하면 가상자산 지갑(월드앱)에 바로 10WLD가 지급된다. 현재 시가로 10만 원이 넘는다. 이후 2주마다 3WLD를 지급받아 1년간 총 76WLD를 받게 된다. 홍채 인식만으로 80만 원 상당의 코인을 공짜로 받는 셈이다. 생체 인증 정보를 넘기는 대가인 데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크게 거부감이 없는 분위기다. 이날 홍채 인식을 하러 온 유모 씨(43)는 “내 홍채를 팔아 돈을 번다는 게 맞는 말”이라며 “아직까지 홍채를 이용한 기술이 없어서 그런지 불안감보다 기대감이 더 크다”고 했다. 월드코인은 현재 미국, 일본 등을 포함해 36개국 2000곳에 오브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는 10개의 오브가 설치돼 있다. 월드코인은 최근 AI 투자 붐에 힘입어 가격이 급등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월드코인은 개당 8.03달러(약 1만69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처음 출시 이후 가격이 2달러 안팎에서 횡보했지만 오픈AI가 동영상 생성형 AI인 ‘소라(Sora)’를 출시한 15일 이후 가격이 2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월드코인의 실체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가치가 과대 평가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트먼은 AI 기술 발전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나 취약계층의 기본소득 지급을 위해 월드코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본소득에 활용되는 천문학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불확실한 탓에 사기성 코인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인간에게만 월드코인을 지급하기 위해 홍채 인식을 요구하고 있지만 생체 인증 정보를 넘겨줘야 하는 탓에 개인정보 유출 피해 우려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테크노경영학과 교수는 “생체정보 수집 및 해외 반출에 대한 위법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선 홍채 인식을 통해 WLD를 받을 수 없고, 거래도 불가능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행 법규상 가상자산 유통에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도 “당국에서 모범 규정을 만들고 있는데, 이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정부가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스스로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지원 방안을 내놨다. 주기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을 공시하는 상장사에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핵심이다. 26일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 등과 함께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1차 세미나’를 열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상장사들이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수 있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며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기업 가치 제고에 힘쓴 기업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게 신규 지수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또 공시 우수기업에 표창을 수여하고, 대상 기업에는 세정 지원과 지수 편입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이번 방안이 한국 증시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기엔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일 대비 0.77% 하락한 2,647.08로 마감했다.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주가가 각각 5.02%, 4.5%씩 하락하는 등 대표적인 기업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던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들이 대부분 급락했다.‘기업 밸류업’ 공시 자율로… “규제 개선 등 빠진 미봉책” 지적 [정부, 증시 부양책]이르면 7월부터 年1회 공시우등생 모은 지수 개발-ETF 출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나서“실적 향상 방안 없어 실효 의문” 정부가 26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내놓은 것은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세계 13위, 상장기업 수는 세계 7위로 양적인 측면에서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기업가치와 주주환원을 높이려는 노력 부족으로 만성적인 저평가에 시달리는 등 ‘덩치’에 상응하는 질적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이날 정부가 발표한 주가 밸류업 대책은 기업 실적 제고나 규제 환경 개선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했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주식 양도세 기준 완화 등 최근 총선을 앞두고 잇달아 발표된 또 하나의 증시 단기 부양책에 불과하다는 혹평도 나온다.● 상장사 기업가치 제고 방안 자율 공시 정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023년) 한국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4배로 미국(3.64배), 영국(1.71배)뿐 아니라 일본(1.4배), 중국(1.5배)보다도 낮다. PBR이 낮다는 건 상장사들의 주가가 기업들이 보유한 자산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한국 증시의 연평균 배당성향(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도 26%로 선진국(49.5%)은 물론 신흥국(39.6%)보다도 낮았다. 기업들이 번 돈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데 인색했다는 얘기다. 이에 정부는 상장기업들이 스스로 중장기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 공시하도록 했다. 다만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을 감안해 공시는 ‘의무’가 아닌 ‘자율’로 했다. 공시는 이르면 7월부터 매년 한 차례 회사 홈페이지나 한국거래소를 통해 이뤄진다. 금융위원회는 5월 중 공시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방침이다. 기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방안도 내놨다. 매년 우수 기업을 표창하고, 수상 기업엔 △모범 납세자 선정 우대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사전심사 우대 △법인세 공제 등의 세정 지원 혜택을 주기로 했다. 다만 세제 지원과 관련된 구체적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9월 수익성이 높고 시장평가가 양호한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도 개발한다.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들의 수급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이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해 일반 개인들에게 투자 기회를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 “근본 처방 無, 총선용 단기부양책”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대책에 근본적인 처방이 빠졌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이 혁신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실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생태계 조성 방안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원천적으로 기업 활동을 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야 실질적인 밸류업이 가능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이 법인세와 상속세 부담이 크다면 강소기업이 탄생하거나 유지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올 4월 총선을 앞두고 증시를 끌어올리기 위한 단기부양책에 불과하다고도 지적한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고질적인 저평가가 해소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안이 빠졌다”며 “증시 단기 부양과 다름없는 정책을 내놓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도 “기업의 지배 주주와 일반 주주의 이해관계를 합치시키려면 상법의 조속한 개정이 필요하다”며 “특정 집단만을 위한 밸류업으로 남지 않으려면 상법 개정과 세제 개편 작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이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밑돌면서 코스피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금융주와 유통·자동차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77%(20.62포인트) 떨어진 2,647.08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매도에 나서면서 장중 1.4% 넘게 하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지수도 0.13%(1.17포인트) 하락한 867.40에 거래를 마쳤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혔던 이른바 ‘저(低)PBR’ 종목들이 대거 폭락하면서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정부 발표에 굵직한 세제 혜택이나 규제 개선 등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자 실망 매물이 대거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보험업(―3.81%)이 가장 많이 떨어졌으며 금융업(―3.33%), 유통업(―3.05%), 증권업(―2.89%) 등도 코스피 하락을 부추겼다. 흥국화재(―11.93%), 한화손해보험(―11.17%) 등이 10% 넘게 급락한 가운데 KB금융(―5.02%), 신한지주(―4.50%), 하나금융지주(―5.94%), 우리금융지주(―1.94%) 등 4대 금융지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정부의 발표 이후 인터넷 종목 토론 게시판 등에는 “빈껍데기 밸류업” “밸류 다운(down) 정책” 등 비판 일색의 게시물로 도배됐다. 한 개인투자자는 “정부를 믿고 국내 증시에 투자한 게 잘못”이라고도 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된 지원 방안을 두고 기업을 향한 인센티브도 부족한데 강제성도 없다며 ‘당근과 채찍 없는 맹탕’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 발표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실망이 컸던 게 사실”이라며 “기대감으로 올랐던 저PBR 종목에 대한 일시적인 주가 되돌림 현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2월 말 이후 배당락(주식의 배당 기준일이 지나 배당금 받을 권리가 없어지는 것)의 영향으로 저PBR 종목들의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 28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29일 KB금융, 우리금융, 현대차 등의 배당 기준일이 몰려 있다. 반면 정부의 후속 대책을 보고 난 뒤 평가해야 한다는 유보적인 반응도 있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이창환 대표는 “이사회의 책임 있는 역할을 명시하거나 외부 투자자와의 소통과 피드백을 공개적으로 명기하게 하는 등 중요한 내용들을 잘 반영했다”며 “추후 대책에서 장기 투자자 지원 방안이나 배당소득세 분리 과세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밑돌면서 코스피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주목 받으면서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금융주와 유통·자동차 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77%(20.62포인트) 떨어진 2,647.08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매도에 나서면서 장중 1.4% 넘게 하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지수도 0.13%(1.17포인트) 하락한 867.40에 거래를 마쳤다.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혔던 이른바 ‘저(低) PBR’ 종목들이 대거 폭락하면서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정부 발표에 굵직한 세제 혜택이나 규제 개선 등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자 실망 매물이 대거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보험업(―3.81%)이 가장 많이 떨어졌으며, 금융업(―3.33%), 유통업(―3.05%), 증권업(―2.89%) 등도 코스피 하락을 부추겼다. 흥국화재(―11.93%), 한화손해보험(―11.17%) 등이 10% 넘게 급락한 가운데 KB금융(―5.02%), 신한지주(―4.50%), 하나금융지주(―5.94%), 우리금융지주(―1.94%) 등 4대 금융지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정부의 발표 이후 인터넷 종목 토론 게시판 등에는 “빈껍데기 밸류업”, “밸류 다운(down) 정책” 등 비판 일색의 게시물로 도배됐다. 한 개인 투자자는 “정부를 믿고 국내 증시에 투자한게 잘못”이라고도 했다.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된 지원방안을 두고 기업을 향한 인센티브도 부족한데 강제성도 없다며 ‘당근과 채찍 없는 맹탕’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 발표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실망이 컸던 게 사실”이라며 “기대감으로 올랐던 저 PBR 종목에 대한 일시적인 주가 되돌림 현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일각에선 2월말 이후 배당락(주식의 배당 기준일이 지나 배당금 받을 권리가 없어지는 것)의 영향으로 저PBR 종목들의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 28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29일 KB금융, 우리금융, 현대차 등의 배당기준일이 몰려있다.반면 정부의 후속 대책을 보고난 뒤 평가해야 한다는 유보적인 반응도 있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이창환 대표는 “이사회의 책임 있는 역할을 명시하거나, 외부 투자자와의 소통과 피드백을 공개적으로 명기하게 하는 등 중요한 내용들을 잘 반영했다”며 “추후 대책에서 장기 투자자 지원 방안이나 배당소득세 분리 과세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발(發) 인공지능(AI) 열풍이 글로벌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미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유럽과 일본, 대만 증시까지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 다만 한국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벽에 가로막혀 전 세계적 랠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모습이다.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전장보다 2.11%(105.23포인트) 오른 5,087.03으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산업지수도 1.18% 상승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나스닥지수도 2.96% 올랐다. 전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한 엔비디아는 이날 16.4% 급등하면서 뉴욕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770억 달러(약 368조 원)나 늘어났다. ‘엔비디아 효과’로 22일 유럽과 일본 증시가 나란히 최고점을 뚫고 대만 증시는 23일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이날 코스피는 0.13% 오르는 데 그쳤다.엔비디아發 글로벌 증시 훈풍… 혁신기업 부족한 韓증시는 소외‘AI대장 효과’ 日-대만 고점 경신국내선 HBM 공급 하이닉스만 수혜“과거 MS-애플 뛰어넘는 영향력”젠슨 황, 하루새 자산 10조원 늘어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인공지능(AI) 혁명이 글로벌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을 뛰어넘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엔비디아 효과’로 미국과 반도체 동맹 전선을 구축한 일본과 대만 증시도 고점을 갈아치우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만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 우려를 키우고 있다. ● AI 랠리에서 소외된 한국 증시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13% 오르는 데 그치며 2,667.70에 마감했다. 전날에도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에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일본, 대만 등 주요국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코스피는 0.41% 오르는 데 그쳤다. 이날 대만 자취안지수는 0.19% 더 오르며 이틀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는 일왕 탄생일로 휴장했다. 국내 증시에선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칩(HBM)을 독점 공급하는 SK하이닉스만 수혜를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5.03% 급등한 데 이어 이날 3.13% 오른 16만14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이틀 연속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오히려 0.27% 하락했다. 한국 증시가 엔비디아발 훈풍에서 소외된 것에 대해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삼성전자가 AI 관련주에서 빠져 있는 영향이 크다”며 “SK하이닉스 외에 특별한 수혜주가 없다는 것이 우리 증시의 약점”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에 세계 시장을 선도할 혁신 기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증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과 일본, 대만 등은 엔비디아와 TSMC 등 AI 및 반도체 기업들의 활약이 증시를 밀어올리고 있지만 한국의 대표 기업들은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잡는 형태의 성공 방정식을 답습해서는 혁신 기술과 기업이 나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본 대만 등은 ‘반사이익’엔비디아의 실적 호조는 글로벌 증시 전체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오르면서 미국 내 경쟁자인 AMD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고,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기업 등이 수혜를 입으면서 일본 증시도 힘을 받고 있다. 대만 자취안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도 엔비디아의 협력사이자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의 주가 상승이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는 당분간 반도체 시장과 글로벌 증시에 대한 엔비디아의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력도 높지만 AI 칩 설계를 위해 엔비디아에서 만든 GPU 전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쿠다(CUDA)를 사용해야 한다는 게 경쟁 업체들과의 차별점”이라며 “당분간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하면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도 세계 20대 부자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황 CEO의 자산 가치는 80억 달러 이상 늘어나 총 681억 달러(약 90조 원)로 집계됐다. 황 CEO는 지난해 초만 해도 128위였지만 AI 열풍 등에 힘입어 이날 21위까지 도약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고금리·고물가의 여파로 국내외 소비자 물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올 상반기(1∼6월) 내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2월 이후 9번 연속 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은 상반기 금리 인하에 선을 그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도 물가 상승에 따라 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면서 한미 모두 긴축 장기화 가능성을 높였다.● “글로벌 물가 울퉁불퉁한 길 내려오고 있어” 2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 내에 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기존 의견을 유지한다”면서 “상반기 이후 상황은 5월에 경제 관련 숫자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부분 금통위원은 아직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은 이날 연 3.5%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평탄한 길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다”며 “국내외 변수가 많기 때문에 물가가 우리가 예상하는 대로 내려가는지 확인하고 금리 움직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섣부른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했다. 그는 “한은의 중요한 역할은 금리 정책을 잘못해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가 돼 금리를 내릴 때도 부동산 가격이 자극되지 않도록 정부와 정책 공조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간의 교훈”이라고 했다.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밝히면서 민간의 체감 경기는 더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민간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면서 기업의 체감 경기도 이달 들어 3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한은이 민간 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로 하향 조정한 것도 내수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걸 의미한다. 다만 반도체 등 수출 회복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1%로 유지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빨리 중단했고, 기준금리 자체도 미국 등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올해 4분기(10∼12월)에야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美 연준도 기준금리 조기 인하 경계 미 연준도 기준금리 조기 인하가 자칫 물가 상승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연준이 21일(현지 시간)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연준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2%를 초과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회의록은 “2023년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에 대부분 근접했지만,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완화가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가능성에 어느 정도 무게를 뒀다”며 “물가를 낮추는 데 상당한 차질이 생기면 금융 상황이 긴축돼 완화 속도가 더 느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위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물가가 추가 상승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록이 공개되기 전 미셸 보먼 연준 이사 역시 미 워싱턴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 인하를 시작하겠지만, 데이터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자신이 있진 않다”며 “확실히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NH투자증권이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합병 이후 최초로 2월에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증권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국면에서 ‘성과급 잔치’를 벌인 증권사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상황에서 올해 성과급의 지급 시기를 오히려 앞당겼기 때문입니다. NH투자증권 직원들은 빠른 성과급 지급에 회사 측에 감사를 표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이레적인 성과급 지급에 다른 의도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기도 합니다.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20일 오후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과급을 지급했습니다. 전체 성과급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 대비해서 50%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불어난 영향입니다. 대부분 타 증권사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과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등의 영향으로 대규모 대손 충당금을 쌓으면서 실적이 감소한 것과 달리,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72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2% 늘어났습니다. 통상 성과급이 목표 초과 달성 분의 10~20% 정도를 지급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적 상승분이 고스란히 성과급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성과급이 늘긴 했지만 절대 금액은 적은 편이라는 볼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NH투자증권 직원은 “2022년 실적이 목표치를 밑돌면서 지난해 성과급이 10분의 1토막이 났다”라며 “올해 성과급이 지난해 대비 증가하긴 했지만, 평년 대비해서 절대 액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부의 불만의 목소리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적은 금액이더라도 성과급이 지급돼서 다행이라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금감원에서 증권사를 상대로 과도한 성과급 지급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를 한 뒤 일부 증권사들이 성과급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실제 한 대형 증권사는 최근 성과급 규모를 예상치의 10분의 1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성과급과 관련해 여의도가 얼어붙어 있는 상황입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성과급 조기 지급이 정 사장이 임기 전에 제 식구를 챙기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성과급은 직원 대상으로 지급된 건으로, 정 사장과 주요 임원 등 집행 임원 40여명의 성과급 지급을 위한 ‘임원 성과급 보수위원회’는 예년과 같이 3월 말~4월 초쯤 열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이번에 지급되는 직원 성과급에 대해서 이연 혹은 지연 지급 정책도 이미 마련하는 등 대규모 성과급 파티는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 달 만에 49%, 1년 새 200% 상승. 이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세가 아니라 최근 나타난 귤 가격 변화다. 과일값이 폭발적으로 오르는 등 농산물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판매자 입장에서 본 상품 가격 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도 두 달 연속 오름세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물가 중에서도 과일값 상승 폭이 두드러진다. 귤은 1년 전보다 배로 올랐다. 21일 제주 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제주 노지 감귤 5kg당 도매가격은 평균 2만 원을 웃돌고 있다. 1만5000원대였던 지난달과 비교하면 30% 이상 올랐고 8000∼1만 원 수준이던 지난해 2월보단 2배 넘게 비싸졌다. 지난해 말부터 감귤 도매가격은 조사가 시작된 1997년 이후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감귤은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해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앞서 지난해 11월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제주 노지 감귤 생산량을 42만6400t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연말연시 우박과 이상고온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실제 생산량은 2만∼2만5000t 적은 40만 t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사과와 딸기 등 다른 과일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귤로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오른 점도 크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사과(부사 품종) 가락시장 경락가격은 10kg에 7만4924원으로 한 달 전(1월 22일 기준) 6만4595원보다 16% 올랐다. 1년 전인 2023년 2월 21일(2만1382원)과 비교하면 3.5배로 비싸졌다. 감귤 소매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날 aT에 따르면 20일 기준 감귤 상품 소매가격은 10개에 5778원으로 한 달 전인 지난달 19일(4436원)보다 30.3% 올랐다. 1년 전(3472원)과 비교하면 66.4% 상승했다. 감귤출하연합회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감귤 재배 면적 규모는 큰 차이가 없으나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현저히 줄었다”며 “이달 들어 제주도에 일주일 넘게 비가 오면서 저장성도 크게 떨어져 현재 시장 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5분의 1 토막이 났다”고 설명했다. 귤, 사과 등 급등한 농산물 가격이 지수 상승을 부추기면서 국내 생산자물가지수는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80(2015년 100)으로 지난해 12월(121.19)보다 0.5% 상승했다. 지난해 12월(0.1%)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재만을 다루지만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재뿐 아니라 자본재와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원재료 및 중간재도 포함한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3.8% 오른 151.26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농산물은 지난해 12월 9.3% 오른 데 이어 1월에도 8.3% 올랐다. 세부적으로는 감귤이 전월 대비 48.8%, 사과가 7.5% 올랐다. 김(6.8%), 냉동 오징어(2.8%) 등의 물가가 오르면서 수산물도 0.2% 상승했다. 신선식품도 지난해 12월(13.9%)에 이어 1월에도 10.0% 올랐다.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소비자물가도 뒤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다 보니 당분간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일반적으로 한 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내수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3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건설업 경기는 11년여 만에 최악으로 얼어붙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2월 전(全)산업의 업황 BSI는 68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2020년 9월(6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BSI는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인들의 판단과 전망을 지수화한 것으로 통상 기업들의 체감경기 지표로 쓰인다. 제조업 업황 BSI(70)가 전월 대비 1포인트 떨어지며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가전제품·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전자부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7포인트)가 크게 하락했다. 비제조업 업황 BSI(67)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건설업(51)은 부동산 PF 부실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7포인트 하락하며 2013년 1월(49) 이후 11년 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고금리 장기화로 지난해 기업 원화 예금 잔액도 19년 만에 감소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기업의 원화 예금 잔액은 637조502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조8260억 원(0.9%) 줄었다. 기업의 원화 예금 잔액이 감소한 것은 2004년(―2.9%) 이후 처음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행동주의 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가 국민연금에 KT&G 대표 선임에서 의결권 행사를 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행동주의 펀드가 국민연금에 공개서한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FCP는 이날 국민연금에 KT&G의 대표 선임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국민연금은 KT&G의 단일 주주로는 IBK기업은행(6.93%)에 이은 2대 주주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6.3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FCP는 KT&G의 전현직 경영진이 자신들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소액주주들에게 1조 원 가까운 피해를 줬다면서 소송전을 준비하는 등 회사를 상대로 적극적인 주주 행동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에 공개서한을 보낸 것도 주주 활동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FCP 관계자는 “이번 대표 선임 과정에서 후보로 선정된 내부 인사를 포함해 전현직 임원 6인이 20년간 약 400억 원이 넘는 보수 및 퇴직금을 챙겼다”면서 “KT&G 경영진이 장기간 주주 환원이 아닌 셀프 환원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KT, 포스코홀딩스에 이어 KT&G 대표 선임 과정에도 개입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2022년 말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에 제동을 걸었다. 최근 포스코홀딩스의 대표 선임 초기부터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직접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구두 개입하기도 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KT&G 대표 선임과 관련해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서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진행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KT&G 이사회는 16일 내·외부 인사 4명을 차기 대표 후보로 압축한 데 이어 이번 주 심층 인터뷰를 거쳐 23일경 최종 사장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코스피 상장사인 KR모터스가 코라오그룹에 팔린 지 9년 만에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의 매물로 나왔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R모터스의 대주주이자, 라오스 최대 민간 기업인 코라오그룹은 KB증권을 매각 주간사회사로 선정하고 회사의 경영권 지분 51% 매각에 나섰다. KR모터스의 전신은 효성그룹의 효성기계공업이다. 1976년 국내에서 4번째로 상장했으며, 1979년 일본의 이륜차 회사인 스즈키와 기술 제휴를 통해 ‘효성스즈끼’라는 브랜드로 이륜차를 생산하면서 호황기를 보냈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사세가 기울었고, 1997년 12월 부도가 났다. 이후 여러 차례 손바꿈을 거쳐 2014년 코라오그룹에 인수됐다. 사명을 KR모터스로 바꾸고, 2016년 중국의 국영기업인 난팡그룹 산하의 칭치모터스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중국에 생산기지를 만드는 등 이륜차 사업 확장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1년부터 영업적자에 빠진 데다 회사 운영 자금 마련 등을 위해 빌린 돈을 갚아야 할 시기가 다가오자 매각을 결정했다. 매각 측은 엔데믹 이후 이륜차 시장이 살아날 경우 회사의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엔진부터 완성차까지 직접 제조할 수 있는 데다 중국 내 생산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 이륜차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시장의 관심을 끌 만한 요소다. 인수 후보자들은 KR모터스의 이륜차 사업 외에도 회사의 부동산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경남 창원에 있는 본사 건물과 공장 등을 포함한 약 1만6000평 규모의 부동산 감정가가 약 700억 원에 이른다. IB 업계에서는 부동산 개발업자나 창원 지역의 공장 확장에 나설 수 있는 기업들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대신증권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전년 대비 17% 늘리면서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증권이 7일 매출액변동공시를 통해 발표한 지난해 잠정실적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1840억 원, 당기순이익은 1563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4% 하락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7.0% 상승했다. 회사 측은 위탁 수수료와 운용 부문에서 수익이 증가했지만 보수적인 대손 충당금 적립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6856억 원, 당기순이익 6881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계열사 배당을 통해 얻은 4800억 원의 일회성 수익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은 2546억 원, 당기순이익은 2056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86%, 131%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증권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리테일과 투자은행(IB), 트레이딩 등 대신증권의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리테일은 적극적인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상승 정책이 효과를 봤다. IB와 트레이딩에서도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 실적 상승은 탄탄한 리스크 관리에 기반을 뒀다. 지난해 금융투자업계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등 사건·사고가 잦았다. 하지만 대신증권은 리스크 관리를 통해 이 같은 이슈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단기 수익성을 좇기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 결과라는 평가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PF 관련 브리지론(단기대출)도 전체 PF 규모의 10%에 불과하다. 최근 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해외 부동산 투자도 일본 부동산의 비중이 높아 오히려 엔화 약세와 저금리 수혜를 보고 있다. CFD도 고수익 달성이 가능하지만 투자자 보호가 어렵다는 판단에 도입을 철회했다. ELS와 관련해서도 단계적으로 비즈니스를 축소하면서 지난해 말 발행액 기준 시장점유율을 1% 수준까지 떨어뜨렸다. 대신증권은 올해에도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자산관리(WM)와 IB 등에 주력해서 실적 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대신증권은 2022년 회계연도까지 25년 연속 현금 배당을 진행해 올 만큼 주주 환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엔 결산배당 주주들이 배당금을 확인하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 기준일을 주주총회 이후로 미루는 등 주주 친화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신증권은 이전부터 배당 정책에 관심이 많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책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종원 대신증권 경영기획부문장은 “올해는 적극적인 자본 확충 활동을 통해 대형사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수익성 향상의 결과가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이에 만족한 투자자들이 다시 대신증권을 찾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