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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민자 출신 부모 밑에서 자란 미국프로농구(NBA) ‘그리스 괴물’ 야니스 아데토쿤보(27·211cm)가 소속 팀 밀워키를 50년 만에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았다. 파이널 최우수선수(MVP)의 영광도 그에게 돌아갔다. 밀워키는 21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피닉스와의 NBA 파이널(7전 4승제) 6차전에서 105-98로 승리했다. 1, 2차전 2연패 이후 4연승을 내달린 밀워키는 1970~1971시즌 이후 반세기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아데토쿤보가 없었다면 상상할 수 없던 결과였다. 아데토쿤보는 이날 팀 전체 득점의 절반 가까운 50점을 책임지며 14리바운드도 기록했다. 승리를 알리는 경기 종료 버저와 함께 아데토쿤보는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호를 질렀다. 구단에서 준 챔피언 기념 모자를 쓴 그는 갑자기 엎드린 채 눈물을 쏟았다. 그는 “나를 믿어준 밀워키 팬과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오늘 우승하기까지 치른 모든 경기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동료들과 꼭 우승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데토쿤보의 눈물에는 순탄치 않았던 그의 인생이 숨어 있었다. 그의 부모는 나이지리아에서 그리스로 건너온 불법 이민자였다. 부모의 취업이 제한돼 아데토쿤보는 그의 형과 선글라스, 시계, 모자, 가방 등을 팔아가며 생계를 이어왔다. 13세가 되던 해 그리스의 아마추어 농구리그 감독인 스피로스 벨리니아티스가 아데토쿤보의 재능을 눈여겨보고 스카우트 했다. 국적도 없이 살아왔던 아데토쿤보는 뛰어난 농구 실력 덕분에 2013년 그리스 시민권을 얻었다. 20세 이하 국가대표 선발을 위해 그리스 정부가 혜택을 준 것. 그해 NBA 밀워키 입단도 순조롭게 이뤄졌다. 2016~2017시즌 정규시즌 MVP에 오른 아데토쿤보는 2018~2019시즌부터 2년 연속 다시 MVP에 선정됐고, 이번 시즌 올스타전에서도 생애 첫 MVP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네 아버지가 심판이셨잖니. 너도 심판 한 번 해봐.” 지난해 5월 15일 스승의 날, 전직 프로농구(KBL) 선수 이민영(26)은 경복고 재학 시절 은사인 김성현 전 농구부 코치에게 안부 전화를 했다가 이런 말을 들었다. 그의 아버지는 이동인 전 KBL 심판(56)이다. 아버지를 따라 농구를 시작했지만, 김 전 코치의 말을 듣기 전까지 심판이 될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432일 뒤인 이달 20일 KBL은 이민영을 신임 수련심판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KBL에서는 매 시즌 18명의 전임심판과 3명의 수련심판이 활동한다. 이민영은 서류전형과 필기 및 실기(체력) 테스트, 면접을 통해 당당히 심판 데뷔에 성공했다.● 아버지와 두 아들 모두 바스켓 인생, 농구 가족이민영 수련심판은 KBL 심판이었던 아버지 이동인 씨(56)의 첫째 아들이다. 이동인 씨는 2004~2005시즌 KBL 정규시즌 심판상, 2009년 스포츠토토 한국농구대상 심판상을 받았다. 과거 실업팀 선수로 뛰기도 했다. 1살 터울인 남동생 이권영 씨도 대학교 1학년까지 농구 선수 생활을 했다. 이민영 수련심판은 경복고, 경희대를 나와 2017~2018시즌부터 2시즌 동안 현대모비스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그가 태어난 지 2년째 되는 1997년 아버지는 처음 출범한 KBL 심판이 됐다. 어머니는 그가 초등학생이었던 시절 저녁마다 아버지 경기를 틀어놓고 녹화를 했다. 자연스럽게 농구에 관심을 갖게 됐고, 대방초등학교 4학년 말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프로의 세계는 쉽지 않았다. 경복고 시절 동생과 함께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지만, 현대모비스 입단 후 성적은 좋다고 보기 어려웠다. 2018년 정규시즌 D리그 8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4득점,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는 이후 구단과 재계약 불발로 선수 생활을 은퇴했다.● 코트 포천청을 향한 새로운 인생 시작약 반 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지난해 1월 13일 군에 입대했다. 은퇴 당시 현대모비스에서도 ‘아버지를 따라 심판의 길을 걸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지만, 병역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훈련소를 거치고 자대에 배치를 받자 전역 이후 진로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김 전 코치의 심판 전향 권유가 처음으로 가슴에 깊이 와 닿을 수 있었던 이유다. 이민영 수련심판은 “아버지가 심판이셨는데 왜 한 번도 심판이 될 생각을 해보지 못했을까 싶었다”면서 “결정적으로는 아직 나이가 젊은데 선수 은퇴를 하면서 코트를 떠난 게 마음에 걸렸다. 심판이 되면 다시 코트에서 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심판을 해보겠다는 아들의 말에 아버지 이동인 씨는 복잡한 심경이었다. 자신이 농구 심판으로 살며 어려웠던 순간들이 떠올라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울텐데 괜찮겠니?”라고 물어보면서도 정작 심판 준비생의 길로 들어선 이후에는 심판 동작이나 시그널 등을 가르쳐주는 데 최선을 다했다. 심판 전향에 성공하면서 이동인-이민영 부자(父子)는 KBL 최초의 아버지-아들 심판이 됐다. 수련심판은 KBL 정규시즌 경기에 서는 전임심판의 자격을 얻기 위해 연습경기와 D리그 등을 뛰는 일종의 ‘교육생’이다. 통상 2~3년의 수련심판을 거쳐 전임심판이 된다. 이민영 수련심판은 “선배들이 알려주시는 심판의 기본 자세와 역량을 빠르게 쫓아가서 3년 안에 전임심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민영 수련심판이 롤 모델로 삼는 심판은 아버지다. 그는 “아버지 경기를 보면 판단을 내리기 애매한 상황에서도 정확하고 빠르게 판정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25년차로 KBL에서 가장 오랫동안 활동한 장준혁 심판도 존경하는 심판이다. 이민영 수련심판은 “한 평생 심판만을 바라보며 살아오신 그 열정을 닮고 싶다”고 설명했다. 25일 전역을 앞두고 휴가를 나와있는 이민영 수련심판은 영어 공부에도 열심이다. 아직 앞길이 창창한 이민영 수련심판을 위해 선배 심판들이 해준 조언 때문이다. 이민영 수련심판은 “선배들께서 미리 영어를 공부해서 국제심판 자격을 딸 수 있도록 준비해보라고 권하셨다. 우선 KBL 정규시즌에서 좋은 심판이 된 이후에 국제경기나 국가대항전 등에서도 심판을 볼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공부해나가겠다”고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1일 충남 보령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보령국제요트대회는 국내 최초로 아시아요트연맹에서 공인받은 대회다. 이번 대회의 대회장을 맡은 양승조 충남도지사(62·사진)는 국제대회 승인을 받기 위해 2년 전부터 대회 유치 계획을 수립해 준비해 왔다. 양 지사는 “국제대회로 승인받고 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요트연맹에서 제시한 세계적 수준의 경기 기준을 맞춰야 한다. 또 파견 심판관을 운영해야 하는 등의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며 “많은 노력과 높은 수준의 준비가 필요한 대회라 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보령국제요트대회를 기점으로 해양레저 문화의 저변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양 지사는 “(지속적인) 국제요트대회 개최로 요트 문화를 대중화하고, 충남 서해안을 요트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지사는 “안전한 대회 운영을 위해 단계별 방역대책을 수립했다”고 덧붙였다. 충남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3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강화했다. 양 지사는 방역지침에 따라 개회식 참여 인원을 기존 200명에서 100명 미만으로 제한하도록 했다. 선수단은 하루 2회 발열검사를 받는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021 아시안컵 보령국제요트대회가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열린다. 충남요트협회가 주최하고 해양수산부와 충남도, 보령시, 대한요트협회, 보령축제관광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21일부터 6일간 열린다. 국내 선수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12개국 출신 선수 등 100여 명이 참가한다. 원래 전 세계 국가대표 200여 명을 초청해 국가대항전으로 치를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입국이 제한돼 국내에 거주 중인 외국인 선수만 참가한다. 선수들은 J/70(킬보트), 옵티미스트(유소년 딩기 1인승), 49er(성인 딩기 2인승) 등 3개 종목에서 승부를 겨룬다. J/70 종목에는 여수시청과 벅(BUG), 평택데블스, 팀소풍, 팀충남, 팀해운대 등 6개 팀이, 옵티미스트와 49er 종목에는 각각 40척, 5척이 참가해 레이스를 펼친다. 이번 대회는 23일부터 대천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보령머드축제와 동시에 개최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며칠 전 미국 올림픽 대표팀이 단복을 공개했죠? 그래서 우리 캐나다 단복도 보여줍니다!” 4월 16일 캐나다 올림픽 국가대표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이런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당시 미국 브랜드이자 세계적인 의류 기업 랄프로렌 공식 SNS에 미국 올림픽 대표팀이 입게 될 단복이 공개된 뒤 2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자 이틀 뒤 캐나다 올림픽 국가대표팀이 맞불을 놓은 것이다. 도쿄 올림픽 개회식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참가국들이 국가대표 단복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선수들은 저마다 자국을 상징하는 단복을 입고 촬영한 인증샷으로 패션 대결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공식 행사에서는 베스트, 워스트 단복이 나뉘기도 한다. 도쿄에서는 대부분 행사나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만큼 선수들이나 스포츠 팬들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보통 단복은 개·폐회식, 시상식, 트레이닝 등 용도에 따라 지급된다. 단복은 각 국가의 종목별 협회나 연맹이 개별적으로 특정 브랜드와 후원 계약을 맺는다. 랄프로렌은 2008년부터 미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디자인해 왔다. 도쿄 올림픽 유니폼은 600여 명의 미국 올림피언(올림픽 출전자)들이 입는다. 캐나다 유니폼은 단정한 느낌의 미국과 대조적이다. 2011년부터 캐나다 대표팀 유니폼을 디자인한 허드슨베이는 길거리 패션에 주목해 캐주얼한 느낌을 연출했다. 허드슨베이는 “도쿄는 거리 예술과 패션으로 유명하다”며 “‘그라피티’(낙서 형태의 벽화) 패턴을 넣어 젊음과 기쁨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호주는 국가 상징 컬러인 녹색과 금색을 선택했다. 카펫으로 유명한 터키는 독특한 카펫 문양을 유니폼에 새겨 넣었다. 체코도 국기에 사용된 색상인 흰색과 파란색, 빨간색을 섞어 전통의상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으로 디자인했다. 중국은 2001년 오스카 금상에 빛나는 예진톈 디자이너가 ‘용’을 주제로 국가대표 단복을 제작했다. 일본은 도쿄에서 열린 1964년 올림픽 때의 자국 단복을 변형해 새 단복을 만들었다. 미국, 캐나다처럼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 브랜드에 유니폼 외주를 맡기고 있다. 호주는 스포츠크래프트, 영국은 벤셔먼, 터키와 체코도 자국 브랜드인 레벤자민스와 주자나오사코를 활용했다. 애국심 고취와 내수 진작의 두 토끼를 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대표팀의 개·폐회식 등 단복은 노스페이스가 제작하고 있다. 다만 결단식 등 행사에서 입는 정장 단복은 국내 남성복 브랜드인 캠브리지멤버스가 디자인을 맡았다. 정장 단복 상의는 고려청자 비색의 화려함을, 안감은 고구려 무용총의 수렵도를 모티브로 용맹성을 각각 담았다. 바지는 조선 백자의 소박한 순백색이 표현됐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일본 공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도쿄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쿄도에서는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나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감염 확산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18일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도쿄 주오구 선수촌 내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선수촌에 입촌한 선수들 중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조직위는 전날 선수촌에서 지내는 올림픽 관계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이로써 13일 문을 연 선수촌에서 모두 3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교도통신은 “선수촌 감염자 3명은 모두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 대표팀 소속”이라고 보도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사진)도 17일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받은 진단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와 호텔에 격리됐다. 올림픽 전문매체 ‘인사이드더게임스’는 “유 위원이 IOC 위원 중 첫 확진자다. 다음 주 IOC 총회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조직위가 감염자를 집계해 발표한 1일 이후 18일까지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모두 55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는 1일 이전 일본에 도착해 훈련 중인 외국 선수들의 감염 사례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참가 선수와 관계자들이 입국하면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는 이른바 ‘버블(거품) 방역’으로 올림픽발 감염 확산을 막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규모 선수단은 다른 일반 승객들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는 경우가 많고, 입국 수속을 위해 이동할 때도 일반인들과 동선이 겹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회 주최 측이 사실상 통제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항공편을 통한 감염”이라며 기내 감염이 도쿄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올림픽 관계자로 2∼5월 일본에 입국한 미국, 영국 국적자 4명은 최근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13일 체포됐다. 이들은 밤늦게 도쿄 시내의 바를 돌며 술을 마시는 등 올림픽 관련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입국한 우간다 대표팀 중 남자 역도 선수는 16일 훈련지인 오사카에서 종적을 감췄다. 아사히신문은 “수백 명 규모의 해외 선수단 입국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데 규정 위반이 잇따르고 있다. 버블 방역이 위험한 상태”라고 18일 보도했다. 도쿄도의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7일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는 1410명으로 1월 21일(1471명)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도쿄도 확진자는 18일까지 닷새 연속 1000명을 넘었다. 호주 ABC방송은 “지금 같은 수준으로 간다면 폐회식(8월 8일)이 열릴 땐 도쿄 확진자가 하루에 24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 48%가 ‘즐길 기분이 아니다’, 17%는 ‘원래 기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4일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관중 입장을 허용해 달라”고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제안했다. 15일엔 “올림픽 참가자들이 일본 거주민들에게 코로나19를 퍼뜨릴 위험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 “바흐 위원장의 발언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18일 도쿄 영빈관에 바흐 위원장 등 IOC 관계자를 초대해 40명 규모의 환영회를 열었다. 영빈관 주변에 모인 시위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사태가 발령된 상태에서 대규모 행사를 연 것을 비판하며 “불필요한 파티 취소” 등의 구호를 외쳤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밀워키가 2연패 후 3연승을 질주해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우승에 1승만을 남겼다. 밀워키는 18일 피닉스와의 챔프전 5차전 방문경기에서 123-119로 이겼다. 방문경기로 치른 1, 2차전 2연패로 부진했던 밀워키는 안방 3, 4차전을 모두 이긴 데 이어 적지에서 소중한 3승째를 따냈다. 밀워키 간판스타 야니스 아데토쿤보(27)는 32득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아데토쿤보는 이날까지 챔프전 들어 경기당 평균 32.2득점을 쏟아내고 있다. 크리스 미들턴은 29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즈루 홀리데이도 27득점 4리바운드 13어시스트로 고르게 득점에 가세했다. 피닉스는 데빈 부커가 40득점, 크리스 폴이 21득점 11어시스트를 올렸지만 밀워키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역대 NBA 챔프전에서 양 팀이 4차전까지 2승 2패로 맞선 건 이번이 30번째다. 직전 29번의 사례 중 5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 확률은 72.4%다. 6차전은 21일 밀워키의 홈 코트에서 열린다. 밀워키가 이날 이기면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피닉스의 꿈을 깨뜨리고 1971년 이후 50년 만에 챔피언 자리에 오른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메이저리그(MLB) ‘KK’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후반기 첫 등판에서 4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다섯 번째 승리를 낚았다. 김광현은 18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지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3-0 상황이던 7회초 마운드를 이어받은 중간계투 라이언 헬즐리가 곧바로 1실점했지만, 세인트루이스는 추가 불펜 3명을 가동하며 승리를 지켰다. 시즌 5승 4패를 기록한 김광현은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시즌 평균자책점도 3.11에서 2.87까지 떨어뜨렸다. 김광현은 1일 애리조나전 4회부터 2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시즌 세인트루이스 투수 중 최장 기록이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에서는 2009년 LA 다저스 시절 박찬호(은퇴)가 세운 33이닝, 2019년 다저스 투수로 활약했던 류현진(토론토)의 32이닝 연속 무실점에 이은 세 번째 최장 성적이다. 지난해 MLB에 진출한 김광현은 이날 처음으로 어머니, 아내와 두 자녀 등 가족들을 경기장으로 초대했다. 그는 “저보다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며 “오랜만에 집밥을 먹었다. 어머니가 해준 김치찌개가 맛있었다”고 전했다.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세운 볼 배합 전략이 적중했다. 김광현은 21명의 상대 타자 중 절반(10명)을 땅볼(5개)과 뜬공(5개)으로 아웃시켰다. 경기 후 김광현은 “몰리나와 이야기하면서 ‘1회는 지난번과 비슷하게 가고, (타순이) 한 바퀴 돈 후 볼 배합을 바꾸자’고 말했다”며 “오늘 삼진이 많이 없었던 것도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쳐서 인플레이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LB 승률 1위(63.7%·58승 33패)인 샌프란시스코의 ‘원투 펀치’는 김광현의 호투에 모두 무릎을 꿇었다. 평균자책점 2위(1.73)를 달리고 있는 케빈 가우스먼은 6일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7이닝 2실점하며 패했다. 시즌 10승(4패)으로 다승왕 부문 공동 3위의 앤서니 디스클라파니도 이날 6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한편 야탑고 출신으로 2014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박효준(25)은 17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경기에 7회말 대타로 출전하면서 생애 첫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25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된 박효준은 2015년부터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해 지난해 5월 트리플A로 승격된 뒤 44경기 타율 0.325(157타수 51안타)로 활약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올림픽에 사람과 함께 출전하는 동물이 있다면?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도쿄 하네다 공항에 방송 카메라가 몰려들었다. 각국 선수단과 취재진은 모두 나리타 공항으로 입국하는 것과 달리 승마 마장마술 종목에 나설 고가(高價)의 말들이 컨테이너에 실려 전세기로 13, 15, 16일 하네다 공항으로 들어왔다. 일본 아사히TV는 17일 벨기에 리에주 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경유해 도쿄에 도착한 말들이 예민하게 굴지 않고 건강하게 공항을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유럽에 있는 말은 거의 한꺼번에 모여 전세기로 이동했다. 항공료, 컨테이너 대여, 검역비, 관리비, 말먹이 비용 등을 합해 마리당 수천만 원이 든다. 이번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총 325마리의 말이 도쿄로 입국한다. 항공기에서 말들은 마치 비즈니스석에 탑승한 승객처럼 칙사 대접을 받는다. 맞춤형 기내식을 제공받을 뿐 아니라 건초 간식을 수시로 먹을 수 있다. 전담요원 10명이 탑승해 1명당 3, 4마리의 말을 관리한다. 국제승마연맹(FEI)에서 지원한 수의사도 동행한다. 독일 승마 대표팀 드레사지 이자벨 베르트는 “밥 먹는 것부터 물 마시는 것까지 우리는 말들이 도쿄에 도착할 때까지 행복할 수 있도록 모든 상태를 체크한다”고 말했다. 입국한 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는 받지 않으나 몸에 이상이 있는지 검역 과정을 거쳐 훈련장으로 이동한다. 여권 검사도 필수. FEI 승인 대회에 뛰는 말들은 전부 태어날 때부터 여권을 갖고 있다. 여권에는 몸의 특징 등이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 웬만한 스타 선수보다 ‘귀한 몸’이다. 도쿄 올림픽 승마에는 마장마술, 종합마술, 장애물 등 3종목 개인과 단체에서 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도쿄 올림픽 마장마술 개인전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전북승마협회)이 출전한다. FEI에 따르면 김동선은 말 9마리의 소유주로 되어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스웨덴 태생 말(BUKOWSKI)을 탔다. 이번에는 독일 말인 2012년생 ‘DSK LORD NUNES’를 탈 것으로 보인다. 김동선은 2018년 6월 소유자로 등록했다. 이 말은 원래 이름이 ‘LORD NUNES’였는데 4월 김동선의 영어 이니셜로 보이는 ‘DSK’가 붙어 FEI에 등록됐다. 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 NC 선수 4명이 두산과의 경기를 위해 방문한 원정 숙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해 가며 여성들과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서울 강남구에 따르면 NC 선수 4명과 외부인 여성 2명 등 6명은 NC 선수단 원정 숙소인 강남의 한 호텔에서 5일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4시 21분까지 6시간 넘게 술자리를 했다. 수도권에선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5명 이상의 사적 모임이 금지되고 있다. 술자리는 내야수 박석민(36)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오후 10시경 후배인 이명기(34), 권희동(31), 박민우(28)에게 연락해 “치맥(치킨+맥주)을 하자”고 했고, 평소 박석민과 알고 지내던 여성 2명이 오후 11시 11분경 합석했다. 여성 중 한 명은 7일, 나머지 한 명도 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9일 검사를 받은 NC 선수 4명 중 도쿄 올림픽 대표 선발로 화이자 백신 1, 2차 접종을 완료한 박민우를 제외한 3명도 모두 확진됐다. 1차 역학조사에서 선수들이 이 술자리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는 게 강남구의 주장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동선이 누락되면서 처음에는 여성 2명과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 제보가 들어와 폐쇄회로(CC)TV로 출입자를 확인한 뒤 함께 술을 마셨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남구는 허위 진술을 한 선수 3명과 여성 2명을 감염병관리법 위반 혐의로 14일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박석민과 박민우는 이날 공개한 사과문을 통해 1차 역학조사 과정 중 모두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프로야구 첫 중단 사태가 NC 선수들의 일탈로 촉발됐다는 사실에 파문이 커진 가운데 소속 선수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NC의 자체 제작 영상이 재조명을 받으며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NC는 6일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우리 선수들은 원정 숙소에서 뭐해요?’라는 제목의 3분짜리 영상을 게시했다. 5일 두산과의 방문경기를 위해 원정 숙소로 향하는 NC 선수들에게 ‘숙소에 도착한 뒤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진 뒤 그 답변을 듣는 방식이었다. 박석민은 제작진의 질문에 “자야죠”라고 대답했다. 권희동도 “자야 한다. (오후) 10시에 도착한다는데…”라고 했다. 이명기는 “힘들어서 뭘 할 수가 없다. 코로나19도 있고”라며 개인 방역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 일찌감치 백신을 접종한 덕분에 음성 판정을 받은 박민우의 답변은 더욱 팬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띤 채 책 한 권을 들어 보이며 “나는 책을 본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한국 야구 국가대표에 선발됐던 박민우는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과 손가락 부상 등을 이유로 14일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해당 영상은 15일 오후 8시 현재 조회수 4만3000회를 넘어섰다. 게시물에는 “인터뷰 때 말을 저렇게 하고 외부인과 술을 먹다니 대단하다” “NC는 술자리에 있던 선수 4명을 방출하라” “NC 선수들 실망이다” 등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으로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15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NC 선수 4명의 방역지침 위반과 관련한 상벌위원회를 16일 열기로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처럼 프로농구에도 스타가 필요합니다.” 김희옥 한국프로농구(KBL) 신임 총재(73)가 15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취임 소감을 밝히며 꺼낸 이야기다. 김 총재는 “최근 농구 인기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오랜 시간 스타 농구 선수가 없었다는 점”이라면서 “메이저리그가 오타니를 스타로 만들기 위해 올스타전에 1번 타자 겸 선발 투수로 출전시켰다고 한다. 프로농구에도 이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달 1일 제10대 KBL 총재에 취임한 김 총재는 법무부 차관,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 공직생활을 거친 법조인 출신이다. 특기할 만한 농구 경력은 없지만, 농구를 향한 팬심은 40년을 훌쩍 넘었다. 인기가 높았던 과거 국내 농구를 기억하는 김 총재는 농구 선수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장려하는 등 프로농구 인기 회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김 총재는 1월 세상을 떠난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추천으로 KBL 총재에 취임했다. 그는 “생전에 정 회장께서 ‘능력과 도덕성이 있는 당신이 KBL 총재를 맡으면 프로농구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신뢰를 보내주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농구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지원으로 유명했다. 김 총재는 최근 3년간 농구 시즌이 되면 오후 7시에 TV를 켜고 항상 농구 중계를 봤다고 한다. 종종 KCC 사무실로 가 정 회장에게 직접 경기 해설을 들으며 경기와 선수 보는 눈을 키우기도 했다. 경기 영상에 달린 팬들의 댓글을 보며 소통 강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방법원 판사 출신으로 1984년부터 30년간 미국프로농구(NBA) 발전을 주도한 데이비드 스턴 전 커미셔너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법조인 출신의 장점을 살려 경기의 공정성 강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총재는 반복되는 페이크 파울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특정 선수들은 페이크 파울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처벌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총재는 중국 송나라 불교 서적 ‘벽암록(碧巖錄)’의 ‘일화개세계기(一花開世界起)’라는 구절을 마음에 늘 새기고 있다. ‘한 떨기 꽃이 피어도 세계가 흔들린다’는 의미로 공동체와 그 구성원이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도 해석된다. 김 총재는 “프로농구가 발전해야 우리 공동체도 빛날 수 있다. 농구를 발전시켜 나라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자야죠, (오후) 10시에 도착한다는데…” 프로야구 NC 외야수 권희동(31)은 5일 두산과의 방문경기를 위해 서울 원정 숙소로 향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숙소에 도착한 권희동은 그날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숙소 방에서 팀 동료 3명 및 여성 지인 2명과 함께 술자리를 함께 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했다. 여기서 촉발된 ‘집단 감염’은 상대팀 두산으로 퍼졌고, 결국 한국 프로야구는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를 맞았다. 최근 NC발 코로나19 사태로 프로야구 전체가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소속 팀 선수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NC의 과거 자체 제작 영상이 재조명을 받으며 팬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NC는 6일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우리 선수들은 원정 숙소에서 뭐해요?’라는 제목의 3분짜리 영상을 게시했다. 5일 원정 숙소로 향하는 NC 선수들에게 ‘숙소에 도착한 뒤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진 뒤 그 답변을 듣는 방식이었다. 내야수 박석민(36)은 제작진의 질문에 “자야죠”라고 대답했다. 그는 이날 동료 3명과의 술자리를 갖고 지인 2명을 초대했다. 박석민과 동석했던 외야수 이명기(34)는 “힘들어서 뭘 할 수가 없다. 코로나19도 있고”라며 코로나19 사태를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권희동과 박석민, 이명기는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술자리에 함께 했지만 백신을 접종한 덕분에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박민우(28)의 답변은 더욱 팬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띤 채 책 한 권을 들어보이며 “나는 책을 본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한국 야구 국가대표에 선발됐던 박민우는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과 손가락 부상 등을 이유로 14일 태극마크를 내려놨다. 해당 영상은 15일 오전 11시 현재 조회수 3만5000여 회를 기록 중이다. 게시물에는 “인터뷰 때 말을 저렇게 하고 외부인과 술을 먹다니 대단하다” “NC는 술자리에 있던 선수 4명을 방출하라” “NC 선수들 실망이다” 등 80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박민우는 과거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부적절한 발언을 해 비난을 받은 적도 있다. 그는 1월 27일 인스타그램에 “어차피 구단이 갑이지, 차라리 이마트가 낫지, 아무도 모르지”라는 문구를 올렸다. 당시 신세계 이마트의 SK(SSG 전신) 인수 사실을 언급하며 자신의 연봉 협상 과정 중 구단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게시글을 삭제한 박민우는 이튿날 “문제가 된 말 모두 제가 한 게 맞다”며 사과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아침에 화장을 해요.” 도쿄 올림픽 사격 여자 대표팀 김보미(23·IBK기업은행)는 중요한 경기 당일에는 늘 거울을 들여다본다. 헤어스타일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외모에 자신감이 생겨야 당당하게 총을 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자 10m 공기권총에 출전하는 김보미는 “경기 직전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모습을 반복해서 떠올려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도쿄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서는 한국 사격 선수는 총 15명이다. 사격이 장시간 집중력을 요구하는 종목인 만큼, 올림피언들이 정신력 무장을 위해 만든 생활습관도 독특하고 다양하다. 김보미와 같은 종목에서 올림픽 첫 출전을 앞둔 추가은(20·IBK기업은행)도 자신만의 특별한 멘털 관리법이 있다. 경기 전날 저녁과 당일에는 밥을 전혀 먹지 않는 것. 추가은은 “저녁을 먹고 자면 다음 날 아침에 손이 부어 총 손잡이를 잡는 것이 힘들다. 긴장하면 속이 불편할 때도 있어 최대한 불안 요소를 줄이기 위해 밥을 먹지 않는다”고 밝혔다. 종교에 의지하는 선수들도 있다. 생애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남자 25m 속사권총의 한대윤(33·노원구청)은 경기 전 준비 시간에 항상 기도를 한다. 속사권총은 5개의 표적을 연달아 사격해 점수를 따내는 종목이다. 4년 전 손 떨림 증세가 나타나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1년간 수술과 치료를 통해 회복했다. 한대윤은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늘 욕심을 내려놓으려 한다”면서도 “목표는 메달”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남자 10m 공기권총 1위로 도쿄행 티켓을 따낸 김모세(23·국군체육부대)도 경기 전 기도를 많이 한다. 그의 이름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가 직접 지어줬다. 김모세는 출애굽(이집트에서 노예로 살던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의 인도로 해방돼 나온 일)의 영웅이었던 모세처럼 “역경을 딛고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곤 한다. 2004년 아테네 대회를 시작으로 5회 연속 올림픽 사대에 오르는 ‘사격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는 경기 당일 비가 오는 걸 싫어한다. 일종의 징크스다. 진종오는 “비가 오는 것을 (내가) 멈출 수는 없기 때문에 그저 받아들인다”면서도 “긴장을 풀기 위해 ‘연습과 같이 경기에 임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올림픽에서 메달 6개(금 4개, 은 2개)를 수집한 진종오가 도쿄에 가면 일기예보부터 챙길지도 모를 일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한국 체조 유망주 신재환(23·제천시청)은 도쿄 올림픽 개막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오자 비로소 ‘꿈의 무대’에 오른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올림픽 출전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이다. 단체전 멤버가 아니라 개인으로 뜀틀에 나서는 그는 2018∼2020년 이 종목에서 세계 랭킹 1위를 굳게 지켰다. 당연히 올림픽에도 나갈 것으로 봤다. 하지만 국제체조연맹(FIG)이 갑자기 규정을 바꿔 올림픽이 불과 50일여 일 남은 지난달 카타르 도하에서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이 대회 성적이 도쿄행 티켓을 좌우하게 됐다. 부담이 컸을까. 신재환은 월드컵에서 요네쿠라 기술(공중에서 3바퀴 반을 돈 뒤 착지)을 펼치다가 착지에 실패해 5위에 그쳤다. 반면 이 기술을 창시한 라이벌 요네쿠라 히데노부(24·일본)는 1위를 차지하며 세계 랭킹 1위 신재환과 올림픽 랭킹 포인트 동률(85점)을 이뤘다. 동률인 경우 최고 성적을 낸 3개 대회 합산 점수를 따져 순위를 가리는 규정에 따라 신재환은 0.07점 차로 간신히 도쿄행 티켓을 지켜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신재환이 세계 1위를 질주할 수 있었던 건 혹독한 훈련의 산물이다. 하루 30번도 넘게 뜀틀을 뛰었다. 한 번 기술을 하고 나면 보통 5분은 쉬어야 하지만, 그는 30초 만에 다시 뛰는 등 이를 악물고 훈련에 임했다. 하지만 지난해 올림픽 출전을 사실상 확정한 후 1년가량은 뜀틀을 하루 5번도 뛰지 않았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도하 월드컵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신재환은 “일본이 자국 출신 FIG 회장을 활용해 꼼수를 부렸던 건지도 모른다”면서도 “월드컵 없이 올림픽에 나갔으면 내가 가진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을 거다. 지금도 잠들기 전마다 ‘올림픽 전에 초심을 다잡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털어놨다. 태극마크는 자신과 무관하다고 여긴 평범한 체조 선수였던 그는 신형욱 남자체조 대표팀 감독의 눈에 띄어 잠재력을 꽃피웠다. 그의 잠재력을 꿰뚫어본 신 감독의 추천으로 그는 2017년 11월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 자신을 믿어주는 스승 덕분에 올림픽 메달을 향한 꿈이 생겼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난도 6.0의 요네쿠라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2018년 2월, 신재환은 기술에 대한 갈피를 못 잡고 방황했다. 장기간 기술을 체득하지 못하면서 자존감도 낮아졌다. 그를 붙잡아 준 건 동료 선수 이재성의 위로였다. 신재환은 “주변에서 칭찬보다는 채찍질을 많이 했다. 별것 아닐 수 있지만, 그때는 ‘잘하고 있다’는 그 한마디가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고 했다. 그는 2019년 3월 요네쿠라 기술을 완벽에 가깝게 구사하면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었다. 최근 신재환은 체력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햄스트링 강화를 위해 스쾃 운동에 몰두하고 있다. 월요일과 목요일은 90kg 중량으로 20개씩 2세트를,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중량을 늘려 125kg 4개씩 2세트를 하고 있다. 오전 체력 훈련이 끝나면 휴식 후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뜀틀 훈련을 한다. 올림픽 목표는 메달이다. 색깔은 상관없다. 자신을 “무교인 듯한 기독교인”이라고 소개한 그는 올림픽에서만은 수도 없이 기도하겠다고 했다. 그만큼 메달 획득을 향한 그의 마음은 간절하다.신재환은 누구△생년월일: 1998년 3월 3일 △태어난 곳: 충북 청주△신체조건: 165cm, 58kg △학력: 율량초-내수중-충북체고-한국체대 졸업△소속: 제천시청△취미: 좋아하는 가수(혁오, 잔나비) 노래 듣기 △장점: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는 힘이 강함△주 종목: 뜀틀 △올림픽 출전 종목: 뜀틀△주요 수상: 2020년 FIG 월드컵(아제르바이잔) 뜀틀 1위, 2020년 FIG 월드컵(호주) 뜀틀 1위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53년 만에 우승한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이 13일 고국으로 금의환향했다. 이탈리아 대표팀이 도착한 로마의 피우미치노 공항에는 “고마워요, 아주리 군단(Grazie Azzurri)”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대표팀 주장 조르조 키엘리니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새벽부터 기다린 200여 명의 환영 인파를 향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대표팀은 2층 버스 위에 올라타고 베네치아 광장을 둘러싼 로마 거리를 행진했다. 선수들 일부는 우승을 상징하는 왕관을 쓰고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 트로피를 들어 올려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수많은 이탈리아 국민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선수들을 향해 국기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고, 박수갈채를 보냈다. 대표팀은 행진 중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의 관저를 방문했다. 대표팀을 기다리고 서 있던 드라기 총리는 버스에서 내린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인사를 건넸다. 드라기 총리는 “유로 2020 우승이 시름에 잠긴 이탈리아 팬들을 모처럼 웃게 했고, 다시 하나로 뭉치게 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12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전에는 약 6만 명의 관중이 몰렸다. 경기장만 보면 사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잊은 듯했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관중은 큰 소리로 응원을 했고, 서로 얼싸안기도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과 이탈리아 로마의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많은 시민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친 채 응원했다. 경기장 밖은 티켓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결승전 암표 가격은 수천만 원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티켓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축구팬들은 “제발 티켓을 주세요(This fan needs a ticket, please)”라는 팻말을 들고 경기장 이곳저곳을 다녔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결승전 티켓을 구하지 못한 일부 팬들이 경찰, 보안요원의 저지선을 뚫고 웸블리 스타디움에 무단 침입한 데 이어 관중석에서 난투극을 벌였다. 영국 경찰은 결승 직후 4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잉글랜드의 패배로 경기가 끝난 뒤에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잉글랜드 팬들이 경기장 주변과 길거리에서 난동을 벌였다. 경찰은 이탈리아 축구 팬과 몸싸움을 벌인 팬들을 연행하기도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국내 프로농구 삼성에서 선수로 뛰었던 자말 모슬리(43·미국·사진)가 미국프로농구(NBA) 사령탑에 올랐다. 올랜도 구단은 12일 지난 7년간 댈러스 코치로 활동한 모슬리를 제15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4년. 2001년 콜로라도대를 졸업한 모슬리는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히지 못해 줄곧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멕시코와 호주, 스페인 등에서 뛴 뒤 2004∼2005시즌에는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외국인 선수 바카리 핸드릭스의 대체 선수로 삼성과 계약한 그는 정규리그 19경기에 나와 경기당 평균 13.2득점, 8.8리바운드를 기록해 팀을 4강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다. 당시 삼성 코치로 모슬리와 인연을 맺은 서동철 KT 감독은 “뛰어난 공격력에도 욕심을 내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수비,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에도 앞장섰다”고 말했다. 삼성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뒤 2005년부터 NBA 덴버, 클리블랜드, 댈러스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 올랜도는 2020∼2021시즌 21승 51패로 동부콘퍼런스 15개 팀 중 14위에 머무는 부진을 보인 뒤 후임 감독을 물색해 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1869년 출범한 메이저리그(MLB)가 지금처럼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의 양대 리그 체제를 갖춘 건 1901년이다. 이후 120년 역사에서 선발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부터 연속으로 9개의 탈삼진을 잡아낸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2014년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과 2018년 헤르만 마르케스(콜로라도) 등이 기록한 8연속 탈삼진이 최고 기록이었다. 좀처럼 깨질 것 같지 않던 이 기록을 깬 주인공이 나타났다. 마이애미의 오른손 투수 파블로 로페스(25)는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첫 타자부터 3회까지 9명의 타자를 상대로 9연속 탈삼진을 뽑아냈다. 1800년때까지 거슬로 올라가면 1884년 미키 웰치(뉴욕 자이언츠) 이후 두 번째다. 로페스는 4회 들어 3안타를 맞고 2실점 하는 등 결국 6이닝 5피안타 2볼넷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으나 팀이 7-4로 승리하면서 시즌 5승(5패)을 챙겼다. 이날은 로페스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었다. 경기 후 로페스는 “오늘 마운드에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더 좋은 야구선수가 되는 데 있어서 아버지가 미친 영향이 크다”며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특별한 성과도 얻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첫 타자와 상관없는 한 경기 최다 연속 탈삼진 기록은 1970년 톰 시버(뉴욕 메츠)와 지난달 에런 놀라(필라델피아)가 기록한 10탈삼진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국내 프로농구 삼성에서 선수로 뛰었던 자말 모슬리(43·미국)가 미국프로농구(NBA) 사령탑에 올랐다. 올랜도 구단은 12일 지난 7년 간 댈러스 코치로 활동한 모슬리를 제15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4년. 2001년 콜로라도대를 졸업한 모슬리는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히지 못해 줄곧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멕시코와 호주, 스페인 등에서 뛴 뒤 2004~2005시즌에는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외국인 선수 바카리 핸드릭스의 대체 선수로 삼성과 계약한 그는 정규리그 19경기에 나와 경기당 평균 13.2점, 8.8리바운드를 기록해 팀을 4강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다. 당시 삼성 코치로 모슬리와 인연을 맺은 서동철 KT 감독은 “뛰어난 공격력도 욕심을 내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수비,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도 앞장섰다”고 말했다. 삼성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뒤 2005년부터 NBA 덴버, 클리블랜드, 댈러스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 올랜도는 2020~2021시즌 21승 51패로 동부콘퍼런스 15개 팀 중 14위에 머무는 부진을 보인 뒤 후임 감독을 물색해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파로 국내 스포츠계에도 위기감이 돌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긴급 실행위원회(단장회의)를 열어 리그 중단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KBO는 12일에 긴급이사회(사장단회의)를 개최해 리그 중단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KBO리그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다소 늦게 개막했지만 리그 중단 없이 팀당 144경기씩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하지만 최근 프로야구 1군 선수 가운데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첫 리그 중단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현재 NC 3명, 두산 2명의 1군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9∼11일 열릴 예정이던 두산과 LG의 잠실 경기와 NC―키움의 고척 경기가 모두 연기됐다. 코로나19 여파로 3연전이 모두 열리지 못한 것도 처음이다. 경남 창원을 연고지로 하는 NC가 서울 숙소로 쓰는 강남구 A호텔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NC 선수단이 코로나 검사를 받은 결과 확진자가 나왔다. 두산은 6∼8일 NC와 세 경기를 치렀다. KBO의 코로나19 통합 매뉴얼에 따르면 ‘리그 정상 운영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하면 긴급 실행위원회 및 이사회 요청을 통해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이 조항을 발동할 때는 3주간 리그 운영을 중단하게 된다. 올해 일정에는 이미 도쿄 올림픽 휴식기(19일∼다음 달 9일)가 들어 있기 때문에 12일 이사회에서 리그 중단을 결정해도 실제로는 일주일 정도만 영향이 미치게 된다. 이에 앞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이날 경남 통영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1 박신자컵 서머리그 개막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하나원큐와 개막전을 치르기로 했던 신한은행 선수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WKBL은 “해당 선수는 당시 마스크를 착용 중이었으며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타났다”면서 “통영시보건소에서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