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욱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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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익숙해질 때쯤 다시 경찰서로 돌아왔습니다.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71wook@donga.com

취재분야

2025-11-17~2025-12-17
미국/북미29%
국제일반21%
국제정세14%
인사일반10%
유럽/EU7%
아시아5%
중남미5%
일본5%
국제정치2%
러시아2%
  • ‘아르헨 트럼프’, 포퓰리즘 좌파 밀어내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 경제학자 하비에르 밀레이 자유전진당 대표(53)가 19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투표에서 집권 좌파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140%대 고물가, 40%대 빈곤율 등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려 온 국민이 ‘최소 정부’를 내걸고 혜성처럼 등장한 괴짜 정치인에게 권력을 맡긴 것이다. 밀레이 당선인은 이날 개표율 99.3% 기준 55.7%를 얻어 현 경제장관인 세르히오 마사 ‘조국을 위한 연합’ 후보(44.3%)를 눌렀다. 현금 살포 등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으로 일관한 집권 좌파를 국민이 외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밀레이는 당선 연설에서 “아르헨티나의 재건이 시작됐다. 이제 급진적인 변화만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중앙은행 및 페소화 폐지, 미 달러 도입, 정부 부처 축소, 장기 매매 허용 등 극단적인 자유주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번 결과로 지난해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 주요국에서 좌파 지도자가 잇따라 선출된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좌파의 집권 물결)’ 부활에 제동이 걸렸다. 또 40개국에서 대선과 총선을 치러 ‘선거의 해’가 될 2024년 각국 선거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당장 내년 11월 미국 대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당신(밀레이 당선인)이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란 글을 올렸다. 자신의 집권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차용해 승리 의지를 밝힌 것이다. 좌파정권 ‘고물가-빈곤’에 분노한 아르헨 민심, 극우 대통령 선택 ‘아르헨의 트럼프’ 밀레이 대선 당선유권자들 좌우파 무능 정치에 지쳐… ‘극우 괴짜’에 변화 요구 표 몰려‘독재 부정’ 부통령 당선인은 부담… 내년 美대선 등에 영향 여부 촉각 빗질을 전혀 하지 않은 부스스한 장발, 전기톱 휘두르기 같은 독특한 유세, “아르헨티나 페소는 배설물” 같은 극단적 막말…. 방송 토론 프로그램 패널 출신으로 의정활동 2년이 정치 경력의 전부인 ‘극우 괴짜’ 하비에르 밀레이(53)가 브라질에 이은 남미 2위 경제대국 아르헨티나를 4년간 이끌게 됐다. 현금 복지 등 좌파 대중영합주의(페론주의)의 본산인 아르헨티나 민심이 기존 정치 문법을 완전히 거부하는 ‘아웃사이더’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데 따른 것이다. 밀레이 당선인의 승리는 140%대의 살인적 고물가, 40%대 빈곤율 등 최악의 경제난에 따른 심판론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집권 좌파뿐 아니라 우파 야당까지 기성 정치의 무능에 지친 유권자는 ‘광인(狂人)’으로 불릴 만큼 과격한 언행으로 일관하는 그가 아니면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표를 던졌다. 이 결과는 미국, 멕시코 등 내년 북미와 중남미 주요국에서 치러지는 대선 및 총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광인’ 대통령과 ‘마녀’ 부통령 밀레이 당선인은 1970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계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났다. 벨그라노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따고 경제분석가로 활동했다. TV, 라디오 등에서 좌우파를 모두 비판하는 ‘모두 까기’식 해설로 인기를 끌었다. 정치 경력은 일천하다. 2019년 자유전진당에 입당했고 2021년 하원의원에 뽑혔다. 그런 그는 무상 의료·교육 중단, 정부 부처 축소, 총기 규제 완화, 장기 매매 허용 등 과격한 변화를 내세우며 팝스타 수준의 인기를 끌었다. 복지 정책을 모두 썰어 버리겠다며 전동 전기톱을 유세장에서 휘둘렀다. 또 전체 유권자의 약 3분의 1인 29세 미만 젊은층이 선호하는 소셜미디어 틱톡,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공약을 설파했다. 그의 틱톡 추총자는 약 140만 명. 결선에서 맞붙은 집권 좌파의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은 4만 명에 불과하다. 측근이라 할 만한 이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숨진 반려견 코난을 자식처럼 여겨 이후 5만 달러(약 6500만 원)를 들여 복제견 4마리를 만들었다. 시장경제와 작은 정부를 옹호한 석학의 이름을 따 각각 ‘로버트, 루커스, 밀턴 (프리드먼), 머리 (로스바드)’로 부른다. 코미디언 파티마 플로레스(42)와 결혼하지 않은 채 공개 연애 중이다. 집권 후 선거 유세에 깊이 관여한 여동생 카리나(50)가 대통령 배우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집권 후 국방 분야를 맡기겠다고 한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 당선인(48) 또한 논란의 대상이다. 부친과 삼촌 모두 군부 독재하에서 복무한 군인 집안 출신이다. “군사정권 시절 실종자 수가 과장됐다”는 등 독재를 부정하는 발언을 해 반대파로부터 ‘마녀’로 불린다.● 당선 공신은 140%대 고물가 등 경제난 밀레이 당선인의 승리는 그만큼 아르헨티나 경제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42.7% 올랐다. 올해 전체 물가상승률 또한 지난해보다 190%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고 나면 물가가 오르고 화폐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국민 4700만 명 중 40%는 빈곤층이다. 아르헨티나는 19세기 부국(富國)이었지만 1940∼1950년대 좌파 지도자 후안 페론 전 대통령의 등장, 이후 ‘페론 계승자’를 자처하는 지도자들의 무상복지 등 현금 살포 정책이 일반화하며 경제가 망가졌다. 페론 계열 정당이 아닌 우파 정권이 집권을 하더라도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과 정치 무관심이 깊어졌다. 결국 국민은 극단적인 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내세운 그에게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한 지지자는 로이터통신에 “밀레이가 실행 가능한 유일한 선택지였다”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미 CNN 방송은 “밀레이의 승리는 극우 포퓰리즘이 부활할 수 있다는 잠재적 신호를 전 세계에 보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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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베인의 마지막 공연 기타, 20억원에 팔려

    미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1967∼1994)이 마지막 공연에서 사용했던 일렉트릭 기타(사진)가 약 20억 원에 팔렸다. 18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경매업체 줄리언스 옥션은 코베인이 사용하던 기타가 158만7500달러(약 20억5800만 원)에 팔렸다고 밝혔다. 줄리언스 옥션은 “너바나가 1994년 3월 1일 독일 뮌헨에서 마지막 공연을 했으며, 모든 공연 영상을 통해 그날 밤 코베인이 이 기타를 연주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팔린 기타는 미국의 세계적인 기타 전문회사 펜더가 만든 왼손잡이용 하늘색 머스탱 모델이다. 왼손잡이 기타리스트 코베인은 생전 “세상에 있는 모든 기타 중에 나는 펜더 머스탱을 제일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코베인이 마지막 앨범인 ‘인 유테로(In Utero)’ 녹음에 사용했던 또 다른 펜더 머스탱이 450만 달러(약 58억3425만 원)에 낙찰됐다. 너바나는 1990년대 그런지록(헤비메탈과 펑크록의 혼합) 장르 밴드로 큰 인기를 끌었다. 마약 중독에 시달리던 코베인은 1994년 3월 공연 후 한 달 뒤 미 시애틀 자택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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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의 아버지’ 올트먼, 오픈AI서 쫓겨났다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전격 해임됐다. 1985년 애플 이사회가 스티브 잡스를 해고한 이래 ‘기업 최대 쿠데타’라는 평가 속에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안전성을 둘러싼 갈등이 극적으로 분출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올트먼 해임 사태로 빅테크들의 AI 기술 전쟁과 업계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픈AI 이사회는 17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올트먼이 오픈AI를 계속 이끌 수 있는지 그 능력을 확신하지 못하겠다”면서 “올트먼은 지속적으로 이사회와의 소통에 솔직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임을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올트먼은 AI 안전성 및 기술 개발 속도 등에서 이사회와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AI 관련 새 스타트업을 추진하며 ‘야심’을 드러낸 게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있다. 16일 오후까지도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CEO 행사에 참여하는 등 왕성한 대외 활동을 벌이던 올트먼은 이날 밤 이사회에 출석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튿날 해임됐다. 오픈AI 이사회는 임시 CEO로 전기차 업체 테슬라 모델X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한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임명했다. 다만 18일 오픈AI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 스라이브캐피털 등을 중심으로 올트먼을 CEO로 복귀시키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올트먼 “내 추도사 읽는 경험”… ‘복귀냐, 새 스타트업이냐’ 기로 ‘챗GPT 아버지’ 올트먼 해임 논란올트먼, 수익성 강조 AI 출시 예고… ‘위험 경계’ 공동창업자가 해임 주도올트먼, 중동 국부펀드와 손잡고… AI용 반도체 스타트업 추진도 한몫 “멀쩡하게 살아 있는 내 추도사를 읽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 샘 올트먼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 해임 통보를 받은 다음 날인 1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심경을 밝혔다. 올트먼은 6일 구글플레이 등에 맞서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 ‘GPT스토어’ 구축 계획을 밝히는 등 의욕적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17일 화상회의에서 전격 해임을 통보받기 전까지 이를 몰랐다고 한다. 올트먼은 해임 통보 직후 X에 “오픈AI에서 보낸 시간을 사랑했다. 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해임 미스터리… “AI 개발 속도 갈등”올트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이끌어내며 현재의 오픈AI를 있게 한 주역이다. 일각에서 ‘AI 업계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도 불렸다. 그런 올트먼의 해임 사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AI 개발 속도와 상업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오픈AI 내부 ‘매파’와 AI 기술 개발 위험성을 경계하는 ‘비둘기파’ 갈등이 극단적으로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챗GPT 수익화에 속도를 내온 매파 올트먼은 주어진 모든 상황을 학습해서 창작할 수 있는 일반인공지능(AGI) 모델 GPT-5 출시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이에 AI에 대한 인간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할 위험성을 인지한 이사회와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은 오픈AI 공동 창립자 일리야 수츠케베르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비둘기파 수츠케베르는 올 7월 초(超)지능 AI를 통제하기 위한 슈퍼얼라인먼트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자신의 책임 범위가 축소되자 이사회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츠케베르는 6인 이사회에서 올트먼 해임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츠케베르는 올트먼 축출을 반대한 직원들에게 “인류에게 유익한 AI를 만든다는 오픈AI 사명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수익을 추구하고 오픈AI를 글로벌 비즈니스로 구축하려는 올트먼의 욕구”를 해임 이유로 분석했다. 올트먼이 새 스타트업을 추진한 사실도 해임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통신에 “올트먼이 엔비디아와 경쟁할 AI용 반도체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해 중동 국부펀드에서 수백억 달러 조달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애플 전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함께 스마트폰을 대체할 AI 기기 개발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 브래드 라이트캡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사내 메모를 통해 “어떤 부정행위나 회사 재무, 사생활 문제 등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미 매체 액시오스는 18일 전했다. 액시오스는 “성공한 기술 스타트업 창립 CEO가 부정행위 혐의 없이 축출된 경우는 거의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올트먼은 2019년 오픈AI가 영리기업을 자회사로 설립한 뒤 지분 없이 연봉 6만5000달러(약 8500만 원)만 받고 일했다.● 해임 후폭풍… 올트먼 복귀 가능성도올트먼 해임으로 오픈AI는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올트먼과 함께 AI 스타트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진 공동 창립자 그레그 브로크먼과 선임 연구원 3명도 회사를 떠났다. 올트먼 해임 소식이 발표되자 오픈AI 최대 주주인 MS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68% 하락했다. 다만 올트먼이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픈AI 투자자들은 올트먼 해임 결정을 취소하도록 이사회를 압박했다. 올트먼과 오픈AI 이사회가 복귀를 논의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올트먼과 접촉해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든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한다면 올트먼은 이사회 개편 등 오픈AI 운영 방식 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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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트먼, 해임 다음날 “멀쩡히 살아있는 내 추도사 읽어”

    “멀쩡하게 살아있는 내 추도사를 읽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샘 올트먼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 해임 통보를 받은 다음 날인 1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심경을 밝혔다. 올트먼은 6일 구글플레이 등에 맞서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 ‘GPT스토어’ 구축 계획을 밝히는 등 의욕적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17일 화상회의에서 전격 해임을 통보받기 전까지 이를 몰랐다고 한다. 올트먼은 해임 통보 직후 X에 “오픈AI에서 보낸 시간을 사랑했다. 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해임 미스터리… “AI 개발 속도 갈등”올트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이끌어내며 현재의 오픈AI를 있게 한 장본인이다. 일각에서 ‘AI 업계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도 불렸다. 그런 올트먼의 해임 사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AI 개발 속도와 상업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오픈AI 내부 ‘매파’와 AI 기술 개발 위험성을 경계하는 ‘비둘기파’ 갈등이 극단적으로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챗GPT 수익화에 속도를 내온 매파 올트먼은 주어진 모든 상황을 학습해서 창작할 수 있는 일반인공지능(AGI) 모델 GPT-5 출시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이에 AI에 대한 인간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할 위험성을 인지한 이사회와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은 오픈AI 공동 창립자 일리야 수츠케버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비둘기파 수츠케버는 올 7월 초(超)지능 AI 을 통제하기 위한 슈퍼얼라인먼트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자신의 책임 범위가 축소되자 이사회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츠케버는 6인 이사회에서 올트먼 해임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수츠케버는 올트먼 축출을 반대한 직원들에게 “인류에게 유익한 AI를 만든다는 오픈AI 사명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수익을 추구하고 오픈AI를 글로벌 비즈니스로 구축하려는 올트먼의 욕구”를 해임 이유로 분석했다.올트먼이 새 스타트업을 추진한 사실도 해임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통신에 “올트먼이 엔비디아와 경쟁할 AI용 반도체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해 중동 국부펀드에서 수백억 달러 조달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애플 전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함께 스마트폰을 대체할 AI 기기 개발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오픈AI 브래드 라이트캡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사내 메모를 통해 “어떤 부정행위나 회사 재무, 사생활 문제 등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미 매체 액시오스는 18일 전했다. 액시오스는 “성공한 기술 스타트업 창립 CEO가 부정행위 혐의 없이 축출된 경우는 거의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올트먼은 2019년 오픈AI가 영리기업을 자회사로 설립한 뒤 지분 없이 연봉 6만5000달러(약 8500만 원)만 받고 일했다.● 해임 후폭풍… 올트먼 복귀 가능성도올트먼 해임으로 오픈AI는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올트먼과 함께 AI 스타트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진 공동 창립자 그렉 브록먼과 선임 연구원 3명도 회사를 떠났다. 올트먼 해임 소식이 발표되자 오픈AI 최대 주주 MS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68% 하락했다.다만 올트먼 복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픈AI 투자자들은 올트먼 해임 결정을 취소하도록 이사회를 압박했다. 올트먼과 오픈AI 이사회가 복귀를 논의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올트먼과 접촉해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든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한다면 올트먼은 이사회 개편 등 오픈AI 운영 방식 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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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바나’ 커트 코베인의 마지막 펜더 기타, 20억에 팔려

    미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1967~1994)이 마지막 공연에서 사용했던 일렉트릭 기타가 약 20억 원에 팔렸다.18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경매업체 줄리언스 옥션은 코베인이 사용하던 기타가 158만7500달러(약 20억5800만 원)에 팔렸다고 밝혔다. 줄리언스 옥션은 “너바나가 1994년 3월 1일 독일 뮌헨에서 마지막 공연을 했으며, 모든 공연 영상을 통해 그날 밤 코베인이 이 기타를 연주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이번에 팔린 기타는 미국의 세계적인 기타 전문회사 펜더가 만든 왼손잡이용 하늘색 머스탱 모델이다. 왼손잡이 기타리스트로 알려져 있는 코베인은 생전 “세상에 있는 모든 기타 중에 나는 펜더 머스탱을 제일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코베인이 마지막 앨범인 ‘인 유테로(In Utero)’ 녹음에 사용했던 또 다른 펜더 머스탱이 450만 달러(약 58억3425만 원)에 낙찰됐다.너바나는 1990년대 그런지록(헤비메탈과 펑크록의 혼합) 장르 밴드로 큰 인기를 끌었다. 마약중독에 시달리던 코베인은 1994년 3월 공연 후 한 달 뒤 미 시애틀 자택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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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워크 파산에 후폭풍 이는 美 상업부동산 시장[글로벌 포커스]

    공유사무실 혁신 모델로 한때 기업가치가 470억 달러(약 63조 원)에 달했던 위워크의 파산은 공유경제 그 자체뿐만 아니라 미국 상업부동산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을 거치며 사무실 공실률이 커진 데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상업부동산 시장에 경고음이 울리던 중에 발생한 파산이어서 그렇다. 더욱이 위워크가 일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아 위워크에 사무실을 빌려준 임대인들은 대출금 상환도 못 할 상황에 처했다. 위워크가 일으킨 공유경제를 미래 투자처라 믿은 미 상업부동산 업계가 풍전등화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에서 위워크가 빌린 사무공간은 총 47개, 연면적 690만 평방피트(약 62만8000㎡·19만4000평)나 된다. 뉴욕 전체 공유사무실의 60%에 이른다. 한 기업이 뉴욕 부동산업계 최대 임차인인 셈이다. 위워크는 파산을 신청하며 이 중 35개 사무실의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워크에 사무용 건물 5개를 임대한 부동산 회사 월터&새뮤얼스는 대출 7700만 달러(약 1002억 원) 상환을 중단했다. 위워크가 임차료를 더 이상 내지 않아 금융기관 빚을 갚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NYT는 “임대인에게 이보다 더 나쁜 종말은 없다”고 지적했다. 위워크의 파산은 상업부동산 업계에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사무실 수요가 감소한 데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 애널리스틱스에 따르면 미 전역의 사무실 공실률은 19.2%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사무실 매매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1%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미 CNN방송은 “위워크가 없어지면 빈 사무실이 증가하고 세입자 임차료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도 상업부동산 위기를 부채질한다. 위워크라는 최대 임차인이 빠져나간 건물 소유주 가운데 만기가 도래한 대출이 있는 경우 더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부채를 상환할 수밖에 없다. CNN은 “이미 고금리 환경에서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임대인의 현금 자산이 줄어들 수 있다”며 “위워크 파산은 임대인 부채를 보유한 중소형 은행이 주택 및 사업주 대출을 죄도록 하는 여파를 미치며 금융 시스템 건전성에 대한 투자자 불안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최악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공공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NN에 따르면 뉴욕 사무실 건물이 내는 재산세는 뉴욕시 세수의 21%를 차지한다. 상업부동산의 위기가 지속된다면 충분한 세수 확보가 어려워져 예산 삭감을 부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위워크의 파산 절차가 끝난 뒤도 문제다. 블룸버그는 “위워크는 임대인에게 ‘임대차 계약 재협상을 통해 임대료를 낮추지 않으면 사무실을 빌리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는, 믿을 수 없는 지렛대를 갖게 됐다”며 “위워크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갖게 됐다”고 비판적으로 짚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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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軍, 가자 알시파 병원 한밤 급습… “하마스 색출 작전중”

    이스라엘군이 15일 새벽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전격 급습했다. 이스라엘은 이 병원에 하마스의 작전지휘 통제소가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미국 백악관 역시 “하마스가 병원시설을 이용한 증거가 있다”고 밝히자 몇 시간 만에 작전이 시작됐다. 그동안 연료, 전력, 식수 부족 등으로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받던 알시파 병원은 이번 공습으로 더욱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 미국은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알시파 병원을 포함해 가자지구 내 병원 환자들을 제3자를 통해 대피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지지해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새벽에 병원 응급실 진입, 지하 수색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2시경 성명을 통해 “알시파 병원 내 특정 지역에서 하마스에 대한 정밀 표적 타격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마스 대원들에게 투항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 주간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할 경우 해당 병원이 국제법에 따라 보호받는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인 피해 우려에 대해선 “(작전 중인) 지상군에는 복잡한 환경에 대처하는 특수 훈련을 받은 군인과 의료팀, 아랍어 통역자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병원 내 의료진 등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향해 탱크로 진격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 지하 수색을 시작했으며 병원 내 수술실과 응급실에도 진입했다”며 “일부 사람들이 병원에서 벗어나려다 총격을 당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에 밝혔다. 현재 알시파 병원에는 환자 및 의료진 수백 명과 피란민 수천 명이 머물고 있다. 이 병원 지하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작전지휘 통제소가 있다고 꾸준히 지목해온 곳이다. 여기에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14일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지휘통제소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곳에 무기를 보관하고 인질을 억류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 이는 전쟁범죄”라고 밝혔다. 전날 이스라엘군도 가자지구 일대 란티시 병원 지하수색 영상을 공개하며 “군사작전 및 인질 억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작전은 백악관이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지휘통제소로 사용하고 무기도 보관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실행됐다. 이에 하마스는 해당 주장은 거짓이라면서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겨냥해 더욱 잔혹한 학살을 저지를 수 있도록 미국이 ‘청신호’를 준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산아들 뜨거운 물 옆에 두며 체온 유지 그동안 알시파 병원에선 연료 부족으로 병원 가동 전력이 끊기고, 의료용품도 다 떨어져 영아와 환자 등 15명이 숨졌다. 병원 내부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이번 공습으로 알시파 병원은 더욱 재앙적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CNN 등에 따르면 병원의 한 의사는 “이스라엘군이 작전 수행 불과 30분 전에 대피 경고를 했다”며 “창문, 발코니 주변에 접근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고 곧 무장한 전차 소리가 들려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들이 마실 우유, 물, 음식이 이제 거의 없다. 병원 내 모든 이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병원 관계자들은 작동을 멈춘 인큐베이터에서 조산아들을 꺼낸 뒤 포일로 몸을 싸서 뜨거운 물 옆에 두며 체온을 유지시키는 등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내 다른 병원도 이 같은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역 내 30개 병원 중 1곳만 정상 운영되고 있다. 인도주의적 위기 고조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이스라엘군은 “공습 전 환자와 의료진 등을 대피시키려 노력했으며 이들을 위한 안전 경로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NSC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병원 공격을 지지하지 않고 환자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게 미국 정부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구호단체에 쓰일 일부 트럭용 연료 2만4000L 반입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한 구호단체 소식통을 인용해 “이 연료가 병원에 쓰일 목적은 아니다. 가자지구 내부로 연료가 어떻게 전달될지도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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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군사대화채널 복원”… 바이든-시진핑 합의 전망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이 반발한 후 단절됐던 미국과 중국의 군사 소통이 15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양국) 군사 소통 복원에 진전이 있었는지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이 사안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14일 일본 교도통신 또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정상이 군사 대화 창구를 일부 재개하는 것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국은 군사 소통이 복원되지 않으면 대만, 남중국해 등에서 우발적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올 6월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이를 강하게 요청했지만 중국이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회담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던 군사 대화 복원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양국 관계 또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미국의 금수 조치를 어기고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했다는 이유로 2018년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달 말 해임된 것 또한 군사 소통 재개에 대한 낙관론을 높인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 또한 거부해 양국 긴장이 고조됐다.“대만-남중국해 충돌 방지”… 美, 함대 등 출격땐 中과 소통할듯 美-中 군사대화 복원 청신호시진핑 6년만에 訪美… 美요청 화답양국 군사현안 협의체도 재개 가능성중동전쟁-대만문제엔 신경전 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을 ‘일회성 만남’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갈 기반’을 구축할 순간으로 여긴다.”(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두 나라가 세계 경제를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에 세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이 최악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개선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양국 모두에서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측이 줄곧 요구했던 양국 군사 분야의 소통 재개 또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을 이유로 군사 소통을 완강히 거부했다. 이런 태도 변화는 부동산발(發) 경기 둔화로 고민하는 중국과 중동 및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2개의 전쟁으로 고심하는 미국 모두 양국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소통 재개 청신호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군사 소통 재개에 합의하면 1998년 체결된 군사해사협의협정(MMCA)에 따라 미국과 중국은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에서 함대나 전투기를 출격시킬 시 정기 소통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주요 군사 현안을 논의하는 방위정책조정협의 또한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MMCA, 방위정책조정협의 등을 전면 중단했다. 양국 갈등의 또 다른 축인 리 전 부장이 지난달 말 갑자기 해임된 것 또한 소통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미국은 올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 전 부장의 회담을 중국에 제안했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이 거부하자 양국 장관의 회동 또한 무산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2021년 1월 이후 이제까지 두 정상은 총 6차례 만났다. 이 중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가 처음이었다. 7번째가 될 15일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시 주석이 처음 미 본토를 방문하는 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앞선 접촉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감을 지닌다. 시 주석이 2017년 이후 6년 만에 미 본토를 찾는 것,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의 군사 소통 재개 요구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 등으로 고민에 빠진 미국과 경기 둔화가 심각한 중국 모두 양국 관계 진전이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해결책은 이견 다만 중동 전쟁, 대만 등에 대해서는 두 정상이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설리번 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동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란의 행동은 중국과 다른 책임 있는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줄곧 하마스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이 최근 친(親)이란 무장세력에 거듭 공격받고 있는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올 3월 이란과 ‘앙숙’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는 등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알시파 병원 등을 거듭 공습한 점을 거론하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하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대만에 대해서도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절대 포기할 수 없음을, 미국은 내년 1월 대만 대선에 중국이 개입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렇듯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주요국의 견해차가 커 11∼17일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참가국이 공동 성명을 채택하는 일 역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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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시진핑, 15일 회담서 군사 대화창구 재개 합의할 듯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이 반발한 후 단절됐던 미국과 중국의 군사 소통이 15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양국) 군사 소통 복원에 진전이 있었는지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이 사안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14일 일본 교도통신 또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정상이 군사 대화 창구를 일부 재개하는 것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미국은 군사 소통이 복원되지 않으면 대만, 남중국해 등에서 우발적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올 6월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이를 강하게 요청했지만 중국이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회담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던 군사 대화 복원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양국 관계 또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미국의 금수 조치를 어기고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했다는 이유로 2018년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달 말 해임된 것 또한 군사소통 재개에 대한 낙관론을 높인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 또한 거부해 양국 긴장이 고조됐다.美-中 군사소통 재개땐 美 대만해협 출격시 中과 정기 소통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을 ‘일회성 만남’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갈 기반’을 구축할 순간으로 여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두 나라가 세계 경제를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에 세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이 최악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개선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양국 모두에서 커지고 있다.특히 미국 측이 줄곧 요구했던 양국 군사 분야의 소통 재개 또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을 이유로 군사 소통을 완강히 거부했다. 이런 태도 변화는 부동산발(發) 경기 둔화로 고민하는 중국과 중동 및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2개의 전쟁으로 고심하는 미국 모두 양국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소통 재개 청신호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군사 소통 재개에 합의하면 1998년 체결된 군사해사협의협정(MMCA)에 따라 미국과 중국은 대만 해협, 남중국해 등에서 함대나 전투기를 출격시킬 시 중국과 정기 소통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주요 군사 현안을 논의하는 방위정책조정협의 또한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MMCA, 방위정책조정협의 등을 전면 중단했다.양국 갈등의 또 다른 축인 리 전 부장이 지난달 말 갑자기 해임된 것 또한 소통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미국은 올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 전 부장의 회담을 중국에 제안했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이 거부하자 양국 장관의 회동 또한 무산됐다.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2021년 1월 이후 이제까지 두 정상은 총 6차례 만났다. 이 중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가 처음이었다. 7번째가 될 15일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시 주석이 처음 미 본토를 방문하는 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앞선 접촉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감을 지닌다.시 주석이 2017년 이후 6년 만에 미 본토를 찾는 것,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의 군사 소통 재개 요구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 등으로 고민에 빠진 미국과 경기 둔화가 심각한 중국 모두 양국 관계 진전이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해결책은 이견다만 중동 전쟁, 대만 등에 대해서는 두 정상이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설리번 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동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란의 행동은 중국과 다른 책임 있는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음을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줄곧 하마스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 시리아와 이라크의 중동 미군 주둔이 최근 친(親)이란 무장세력에게 거듭 공격받고 있는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알시파 병원 등을 거듭 공습한 점을 거론하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하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대만에 대해서도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절대 포기할 수 없음을, 미국은 내년 1월 대만 대선에 중국이 개입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이렇듯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주요국의 견해차가 커 11~17일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참가국이 공동 성명을 채택하는 일 역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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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역사학자들, 트럼프 ‘해충’ 발언에 “히틀러-무솔리니의 언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미국 재향군인의 날’ 연설에서 자신과 반대되는 세력을 ‘해충(vermin)’, ‘급진좌파 깡패들(thugs)’이라고 지칭하며 극우 발언을 이어갔다. 미국 역사학자들이 이 같은 발언을 독재자들이 사용했던 언어라며 비판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북동부 뉴햄프셔주(州) 클레어몬트에서 열린 재향군인의 날 행사 연설에서 “우리나라 안에서 거짓말하고 훔치고 부정행위를 하는 해충처럼 살아가는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파시스트, 급진좌파 깡패들을 근절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또 2020년 대선 불복과 관련한 재판을 두고 “나는 매우 자랑스러운 선거 부정자”라며 자신은 정치체제의 희생자라고 강조했다.트럼프의 ‘해충’ 발언에 대해 미국 역사학자들은 입을 모아 비판했다. 루스 벤 기앳 뉴욕대 교수(이탈리아 역사 전공)는 “히틀러와 무솔리니는 사람들을 비인간화하고 추종자들이 폭력에 가담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사람들을 해충이라고 불렀다”고 WP에 전했다. 티모시 나프탈리 콜롬비아대 국제공공문제대학원 교수는 “독재자들이 공포를 주입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라며 “적을 비인간화함으로써 그들이 민주주의에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헌법상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특히 반(反)이민정책을 강조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재임 시절인 2018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법 개정안을 논의하면서 아프리카와 아이티를 겨냥해 ‘거지소굴(shithole)’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지난달에도 한 인터뷰에서 “불법체류자들이 우리나라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poisoning the blood of our country)”고 말했다. 이 역시 히틀러의 언어라고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행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은) 우리나라에 쏟아져 들어오는 불법 체류자들을 그들이 참전용사를 대하는 것보다 더 잘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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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무장 가능한 스텔스 전폭기… 레이더엔 ‘골프공 크기’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국 공군의 세계 최초 6세대 항공기인 차세대 스텔스 전략 폭격기 ‘B-21 레이더(Raider)’가 첫 시험 비행을 마쳤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공군은 전날 오전 미 캘리포니아주 팜데일 공군 42공장에서 90분간 B-21 레이더 시험 비행을 했다. 미 공군은 성명을 내고 “미국과 동맹국을 상대로 한 전략적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장거리 타격 능력을 담보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핵·재래식 무장이 모두 가능한 B-21 레이더는 현존 스텔스 기술이 집약된 최첨단 폭격기로 평가된다. 30여 년 전 개발된 B-2가 레이더에 새 크기 정도로 탐지된다면 B-21은 골프공 크기로 잡힌다고 한다. 또 무인 조종이 가능하고 온라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신무기를 신속히 장착할 수 있다. B-21이 2026, 2027년경 실전 배치되면 대북 확장억제(핵우산)의 주력이 될 것으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군 당국자는 “기존의 B-52와 B-1B 폭격기의 전략·전술적 작전을 B-21이 모두 수행할 수 있다. 한미 연합훈련이나 북한의 고강도 도발 시 한반도 전개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B-21의 대당 가격은 약 6억9200만 달러(약 9100억 원)로 20억 달러(약 2조6400억 원)인 B-2보다 덜 비싸다. 미 공군은 최소한 100대를 도입해 운용할 계획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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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좀비 도시’ 오명 샌프란시스코, 거리의 마약-노숙인 ‘대청소’

    마약과 노숙인 문제로 ‘좀비 도시’란 오명을 얻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가 11일(현지 시간) 개막한 제3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거리를 점유한 노숙인과 마약 중독자 등을 ‘대청소’해 과거 부자 도시의 이미지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10일 NYT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시당국은 APEC 회의가 열리는 모스코니센터 주변을 시작으로 도시 정화 작업을 벌였다. 회의장에서 1마일(약 1.6km)도 떨어지지 않은 7번가와 낸시 펠로시 연방 빌딩 주변은 대낮에도 펜타닐 거래가 이뤄지고, 마약에 중독된 노숙인들이 길가에 널브러져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현재 이곳에선 마약 중독자나 노숙인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시당국은 또 주요 도로인 마켓 스트리트의 파손된 도로를 포장하고, 횡단보도 표시도 새로 칠하고 있다. 도로에 가득한 낙서를 지우고, 길가 쓰레기들을 치우는 작업도 이뤄졌다. 뉴욕포스트는 “샌프란시스코가 거대한 국제행사를 위해 정화 작업을 벌이면서 마약 중독자, 마약 딜러, 노숙인들이 기적적으로 사라졌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금문교와 차이나타운 등을 찾는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던 도시였다. 또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의 사무실도 밀집해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활성화로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도심 유동 인구가 감소했고, 이 자리를 노숙인과 마약 범죄자들이 채웠다. 샌프란시스코의 이미지 변화 시도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노숙인연합회 관계자는 “가장 궁핍하고 아픈 노숙인들을 돕기보다는 회의장 주변 노숙인들이 안 보이게 하는 데 주안점을 둔 조치여서 ‘보여주기 식’ 대응에 그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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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P모건, 엡스타인 성범죄 피해 200명에 3770억 지불 합의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성범죄로 기소된 후 감옥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사진)의 피해자들에게 2억9000만 달러(약 3770억 원)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0일 보도했다. 엡스타인은 성착취 대가 및 입막음 용도의 돈을 JP모건 계좌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지불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JP모건이 성범죄를 묵인했으며, 고객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지 않도록 사용 용도를 파악해야 하는 의무를 지녔음에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JP모건을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 남부 지방법원의 제드 라코프 판사는 9일 JP모건이 엡스타인 사건의 피해자 약 200명에게 합의금을 지불하고 소송을 종결하는 합의안을 최종 승인했다. 라코프 판사는 “금융회사 또한 성매매와 관련된 거래를 조장할 경우 책임을 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성매매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엡스타인은 2006∼2013년 JP모건 계좌를 통해 여러 명의 여성에게 성매매 대금을 지불했다. 그때마다 JP모건 직원들이 엡스타인의 자금 용도가 불명확하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음에도 JP모건 수뇌부가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엡스타인의 범죄 행위를 몰랐다는 당초 은행 측 주장과는 다른 증거가 속속 공개되면서 JP모건 경영진이 궁지에 몰린 바 있다. 앞서 올 5월 엡스타인이 역시 자금을 융통했던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 또한 엡스타인의 피해자들에게 7500만 달러를 지불했다. 뉴욕의 유명 금융가였던 엡스타인은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 앤드루 왕자 등 세계적 유명 인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오래전부터 성범죄 의혹에 시달려 왔다. 그는 2008년 최소 36명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매매를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혐의를 시인했지만 13개월만 복역하고 곧 풀려났다. 2019년 7월 최소 20명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매매를 한 혐의로 또 기소됐다. 이후 수감 36일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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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 ‘B-21’ 첫 시험 비행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국 공군의 세계 최초 6세대 항공기인 차세대 스텔스 전략 폭격기 ‘B-21 레이더(Raider)’가 첫 시험 비행을 마쳤다.1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공군은 전날 오전 미 캘리포니아주(州) 팜데일 공군 42공장에서 90분간 B-21 레이더 시험 비행을 했다. 미 공군은 성명을 내고 “미국과 동맹국을 상대로 한 전략적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장거리 타격 능력을 담보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핵·재래식 무장이 모두 가능한 B-21 레이더는 현존 스텔스 기술이 집약된 최첨단 폭격기로 평가된다. 30여 년 전 개발된 B-2가 레이더에 새 크기 정도로 탐지된다면 B-21은 골프공 크기로 잡힌다고 한다. 또 무인 조종이 가능하고 온라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신무기를 신속히 장착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B-21을 가리켜 “중국의 기술 발전에 훨씬 앞서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B-21이 2026, 2027년경 실전 배치되면 대북 확장억제(핵우산)의 주력이 될 것으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군 당국자는 “기존의 B-52와 B-1B 폭격기의 전략·전술적 작전을 B-21이 모두 수행할 수 있다. 한미 연합훈련이나 북한의 고강도 도발 시 한반도 전개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B-21의 대당 가격 약 6억9200만 달러(약 9100억 원)로 20억 달러(약 2조6400억 원)인 B-2보다 덜 비싸다. 미 공군은 최소한 100대를 도입해 운용할 계획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202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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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서 전문직 상대 성매매 알선한 한인 3명 체포

    미국 매사추세츠주와 버지니아주에서 정치인과 의사, 교수,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을 상대로 한 고액 성매매 조직을 운영한 한국인 일당이 체포됐다. 매사추세츠주 연방검찰은 한국인 이모 씨(41) 등 3명을 불법 성매매 알선 혐의로 체포했다고 8일(현지 시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7월부터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와 워터타운,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와 타이슨스의 고급 아파트 단지 9채를 임차해 성매매 장소로 운영했다. 월세가 한 곳당 3664달러(약 480만 원)에 이르는 곳들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슈아 레비 매사추세츠주 검사장 직무대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조직은 수백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일부는 매달 회원비를 내고 이 조직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무 전문직이나 골라보시라. 아마도 이 사건에 관여돼 있을 것”이라며 성매매가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 씨 일당은 웹사이트 2곳에 아시아계 여성들의 사진과 정보를 게시한 뒤 성매수 남성들이 연락해 오면 이들에게 신분증과 직장 정보, 신용카드 정보 등을 제시하도록 했다. 이들은 성매매 비용으로 시간당 350∼600달러(약 46만∼79만 원)을 지불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사건은 워싱턴의 정치 엘리트에게 13년 동안 성접대를 해 2008년 유죄 판결을 받은 이른바 ‘D.C. 부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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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서 회원제 성매매 알선한 한국인 일당 체포… 고객 대부분 ‘전문직’

    미국 매사추세츠주(州)와 버지니아주에서 정치인, 의사, 교수,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을 상대로 한 고액 성매매 조직을 운영한 한국인 일당이 체포됐다.미 매사추세츠주 연방검찰은 한국인 이모 씨(41) 등 3명을 불법 성매매 알선 혐의로 체포했다고 8일(현지 시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7월부터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와 워터타운,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와 타이슨스의 고급 아파트 단지 9채를 임차해 성매매 장소로 운영했다. 이들이 운영한 성매매용 숙소의 월세는 한 곳당 3664달러(약 480만 원)에 달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슈아 레비 매사추세츠주 검사장 직무대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조직은 수백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일부는 매달 회원비를 내고 이 조직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들 조직을 이용한 고객은 선출직 공무원, 첨단 기술 기업 및 제약 회사 임원, 의사, 군 장교, 교수, 변호사, 과학자, 회계사 등 전문직이 대부분이었다. 레비 검사장 직무대리는 “아무 전문직이나 골라보시라. 아마도 이 사건에 관여돼 있을 것”이라며 성매매가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이 씨 일당은 웹사이트 2곳에 아시아계 여성들의 사진과 정보를 게시한 뒤 성매수 남성들이 연락을 해오면 이들에게 신분증과 직장 정보, 신용카드 정보 등을 제시하도록 했다. 일종의 심사 과정을 거쳐 성매매 영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들은 성매매 비용으로 시간당 350~600달러(약 46~79만 원)을 지불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날 체포된 일당 중 2명을 기소했으며, 캘리포니아에서 체포된 나머지 1명은 보스턴으로 이송한 뒤 기소할 계획이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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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韓 빈대 유입될까 대중 우려… 공항 현장점검 강화” 지시

    최근 한국에서 빈대가 출몰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방역 작업에 나선 가운데,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많은 홍콩에서는 빈대 유입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8일(현지 시간) 홍콩 식품환경위생부(FEHD)는 “최근 일부 해외지역에서 발생한 빈대 문제와 관련해 지역사회로 빈대가 전파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홍콩 국제공항에서 여행객과 입국객들에게 홍보 전단을 배포하는 등 홍보와 교육 활동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FEHD가 배포한 전단에는 60도 이상의 따뜻한 물에 이불을 삶거나, 열처리가 불가능한 물품을 냉동고에 24시간 동안 보관하는 등의 빈대 퇴치 방법 등이 담겼다.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FEHD는 항공사와 공항에 항공기 위생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는 한편, 추후 공항에서 빈대 유입 여부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홍콩 정부 차원에서 이 같은 조치가 나온 배경에는 유럽뿐만 아니라 홍콩에서 많이 찾는 여행지 중 하나인 한국에서 빈대가 출몰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리비 리 홍콩 보건부 차관은 “한국 여행객들에 의한 빈대 유입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도 “의학적 관점에서 빈대는 사람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빈대에 대해 걱정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홍콩 현지에서 아직 빈대로 인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현지 여행사 EGL 투어 관계자는 “한국 여행 취소는 없었으며 우리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한국 여행에서 돌아온 손님들이나 우리의 가이드들로부터 어떠한 불평도 듣지 못했다”고 SCMP에 전했다.SCMP는 이날 앞서 ‘관광 붐 속에 빈대 발생과 싸우는 한국(South Korea fights bedbug outbreaks amid tourism boom)’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에서 최근 빈대가 출몰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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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찍었던 오하이오州, 낙태 합법화

    최근 두 차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 줬던 오하이오주(州)에서 낙태권을 보장하는 개헌안이 주민투표를 통과했다. 낙태 합법화를 지지(pro-choice)하는 집권 민주당과 반대(pro-life)하는 야당 공화당의 대결 성격으로, 또 하나의 내년 대선 풍향계로 꼽히는 투표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환영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낙태권을 주 헌법에 명문화할지 여부를 두고 7일 실시된 오하이오주 주민투표에서 99% 개표 기준 찬성이 56.6%(반대 43.4%)로 과반을 획득했다.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에서 각각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바이든 대통령보다 8%포인트 더 득표했다. 그런 주에서 민주당이 옹호하는 낙태권에 대한 찬성이 더 높게 나온 것이다. 이번 주민투표는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로 낙태권 존폐 결정 권한을 각 주로 넘긴 뒤 지역별로 진행돼 온 ‘입법 전쟁’의 일환이다. 오하이오주를 비롯해 지금까지 7개 주의 관련 투표에서 모두 낙태권 보장 측이 승리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낙태권 옹호가 민주당에 표를 주도록 동기부여하는 중요 이슈가 됐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가능한 한 많은 주에서 관련 입법 전쟁을 제기하며 내년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이미 TV 등에서 강간을 당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한 12세 소녀를 앞세워 공화당을 비판하는 선거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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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민주, 경합주 ‘미니 대선’ 완승… “문제는 바이든 지지율”

    “전국적으로 민주주의가 승리했고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슬로건)는 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 경합 주(州)를 비롯한 4개 지역의 각종 선거 중 3곳에서 집권 민주당이 공화당에 승리를 거두자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이같이 밝혔다. 미국 대선을 1년 앞두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소속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열세를 보이면서 비상이 걸렸던 바이든 대통령은 ‘진짜 표심은 달랐다’며 호소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선거는 내년 대선으로 향하는 미 유권자의 현재 표심을 보여주는 중간선거로 관심을 모았다. 민주당은 최고의 결과를 받아 들고 웃었다. 동시에 재대결이 유력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열세를 두고 “문제는 바이든이었다”란 평가도 나온다. ● ‘대선 풍향계’ 버지니아 주의회 석권 AP통신 등에 따르면 상원 40석, 하원 100석을 뽑는 버지니아 주의회 선거에서 개표율 95% 기준으로 민주당은 상원 21석, 하원 51석을 얻어 양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공화당은 상원 17석, 하원 47석에 그쳤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우세하던 버지니아는 2008년 이후 네 차례 대선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10.1%포인트 차로 이겼다. 그러나 2021년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 주지사가 당선되고 상·하원도 양당이 나눠 맡으면서 ‘퍼플 스테이트(purple state)’로 분류됐다. 민주당(파란 주), 공화당(빨간 주) 어느 곳도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이번 주의회 선거를 앞두고 양당의 각축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지니아 주의회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는 등 선거에 공을 들여 왔다. 공화당 역시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를 중심으로 수천만 달러의 막대한 자금을 쏟으면서 선거를 준비했다.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밀어준 ‘공화당 텃밭’ 켄터키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소속 현직 주지사 앤디 버시어가 재선에 성공했다. 또 다른 경합 주인 펜실베이니아 대법관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공화당은 이날의 주요 선거 중 미시시피 주지사 선거에서만 승리했다. ● 민주 안도했지만… “바이든이 문제” 지적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줄곧 뒤져 후보 교체론까지 나오던 상황에서 민주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이 (승리를 정말 필요로 했을 때) 받아든 좋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만족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CNN과 여론조사기관 SSRS가 이날 발표한 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5%로 트럼프 전 대통령(49%)에게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챌리언 CNN 정치국장은 “이번 선거는 민주당 브랜드가 문제가 아니라 바이든이 문제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잠재적 경쟁자들이 이번 선거로 타격을 입으면서 당내 위상을 더 확고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 영킨 주지사는 이번 주의회 선거운동 기간에 트럼프 강성 지지층과 줄곧 거리를 두면서 선거를 이끌었다. 중도층의 높은 호감도를 바탕으로 주의회 선거에서 승리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체할 만한 공화당 대선 주자로 발돋움할 생각이었으나 패배로 힘을 잃게 됐다. WP는 “트럼프가 직접 출마하지 않는 선거에 공화당원들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왔는지가 의문”이라면서 “여전히 민주당원들은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할 수 있다는) 공포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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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찍었던 오하이오州, 낙태 합법화…바이든 “민주주의 승리” 환호

    최근 두 차례 미국 대선에서 연거푸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던 오하이오주(州)에서 낙태권을 보장하는 개헌안이 주민투표에서 통과됐다. 낙태 합법화를 지지(pro-choice)하는 집권 민주당과 낙태 합법화에 반대(pro-life)하는 야당 공화당과의 대결 성격으로, 또 하나의 내년 대선 표심을 엿볼 풍향계로 꼽히는 투표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면서 환호를 보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낙태권을 주 헌법에 명문화할 지 여부를 두고 7일 실시된 오하이오주 주민투표에서 98% 개표 기준 찬성이 56.4%(반대 43.6%)로 과반을 획득했다. 오하이오는 전통적인 ‘경합주(swing state)’이지만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각각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바이든 대통령보다 8%포인트 높았다. 그런 주에서 대선을 1년 앞두고 민주당이 옹호하는 낙태권에 대한 찬성이 더 높게 나온 것이다.이번 주민투표는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로 낙태권 존폐 결정 권한을 각 주로 넘긴 뒤 지역별로 진행돼온 ‘입법 전쟁’의 일환이다. 오하이오주를 비롯해 지금까지 7개 주의 관련 투표에서 모두 낙태권 보장 법안이 승리했다. 미 CNN 방송은 “이번 결과는 공화당이 인기를 끌던 오하이오에서도 낙태권이 지지 정당을 초월해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문제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가능한 많은 주에서 관련 입법 전쟁을 제기하며, 낙태권을 내년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미 TV 등에서 강간을 당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한 12살 소녀를 앞세워 낙태권을 금지하는 공화당을 겨냥한 선거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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