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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으로 우리 측의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 복원을 위해 필요한 법적 절차에 착수하도록 오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지시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한일 양국이 상호 화이트리스트의 신속한 원상 회복을 위해 긴밀한 대화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16일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해 경제 교류와 협력을 가속화하려는 것. 대통령실 관계자는 “산업부와 일본 경제산업성 간 논의에 걸리는 시일을 앞당기려는 윤 대통령의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에 상응하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복원 조치도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한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이 구체적인 성과와 결실로 이어지도록 협력 체계 구축과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자신의 구상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핵심 고리로 ‘경제’를 꼽았다. “반도체 바이오 등 핵심 협력 분야 한일 대화 채널을 신설하겠다”며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제조 기술과 일본 기업의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이 연계되면 양국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용인에 조성할 예정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일본의 기술력 있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을 대거 유치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반도체 첨단 혁신기지를 이룰 수 있다”며 “한일관계 정상화는 결국 우리 국민과 기업에 커다란 혜택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양국 재무 당국 수장이 참석해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는 회의를 재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양국이 금융, 외환 협력을 늘리기로 한 만큼 재무 당국 간 대화 채널 복원이 우선 진행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 분야 한일 대화가 복원될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들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외환위기 등이 닥쳤을 때 한일 양국 통화를 교환하는 통화스와프는 당장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한일 정상이 합의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완전히 정상화하는 조치를 마무리했다. 외교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2019년 일본 측에 통보한 지소미아 관련 두 건의 공한을 모두 철회한다는 결정을 일본 측에 서면으로 통보했다. ‘종료 통보 효력 정지’ 상태로 남아 불안정했던 지소미아의 법적 지위를 완전히 정상화한 것이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나모 씨(26)는 1년 넘게 입사지원서를 쓰지 않은 채 쉬고 있다. 이미 직장 3곳을 다니며 겪은 일들 때문에 일단 취업을 미뤘다. 전 직장 한 곳에선 상사가 조기 출근과 야근을 강요했고, 또 다른 곳에선 임금을 제때 주지 않았다. 외모를 비하하는 말도 들었다. 나 씨는 “현재는 지친 마음과 몸을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급하게 취직해 평생 불행하게 사느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즐거운 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하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면서 이유 없이 쉰 청년이 지난달 50만 명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보였다. 청년을 포함해 그냥 쉬었다고 답한 사람들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한 비중도 15%를 넘었다. 이들은 사실상 실업 상태이지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게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쉬었다’고 응답한 15∼29세 청년은 49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9.9% 늘어난 규모로, 2003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30만 명대였던 청년 ‘쉬었음’ 인구는 2020년 2월 40만 명을 넘어섰다. 통계청 조사에서 ‘쉬었음’은 현재 일하지도 않고 구직활동도 안 하는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지난 1주일 동안 주로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쉬었다’고 답한 이들이다.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육아, 가사, 학업, 심신장애 등의 이유 없이 그냥 쉰 경우를 뜻한다. 여기에는 1년 내 구직활동을 한 구직단념자도 일부 포함된다. 1년 내 구직활동을 한 적조차 없는 사람은 고용시장에서 이탈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냥 쉬는 청년 인구가 느는 건 좋은 일자리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일자리 시장이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월급이 적고 처우가 안 좋은 일자리만 늘고 있다”며 “경제 상황이 안 좋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청년이 기대하는 근로조건이 기업이 제시하는 조건과 격차가 큰 셈이다.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쉬었음’ 청년 인구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청년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서 ‘쉬었음’ 인구가 늘었다. 노동시장의 허리인 40대에서 그냥 쉬었다는 이들이 전년보다 9.5% 늘며 청년층을 제외하고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60대 이상(7.3%), 50대(2.9%), 30대(2.0%)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쉬었음’ 인구가 차지한 비중은 전년보다 1%포인트 불어난 15.7%였다. 올해 1월(15.6%) 경신한 역대 최고치를 한 달 만에 다시 썼다. 지난달 만 15세 이상 인구에서 ‘쉬었음’ 인구가 차지한 비율은 5.8%였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쉬었음 상태가 1년 반에서 2년이 넘어가면 본인의 근로 의욕이 줄고 낙인 효과까지 더해져 실직 상태가 장기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생산활동이 둔화되고 세수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6개월 넘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장기 실업자는 9만6000명으로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만혼(晩婚) 경향이 심화하면서 40대 초반 신부가 20대 초반 신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인구가 줄어든 데다 이들 중 결혼을 희망하는 비율도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40∼44세 여성의 혼인 건수는 1만949건으로 20∼24세(1만113건)보다 많았다. 2021년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이 1만412건으로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20대 초반(9985건)을 넘어선 데 이어 2년 연속 이 같은 경향이 이어진 것이다.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는 1992년 4189건에서 지난해 1만949건으로 30년 만에 2.6배로 늘었다. 이 중 초혼 건수는 5.7배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2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는 20만101건에서 1만113건으로 20분의 1로 급감했다. 전체 혼인 건수는 41만9774건에서 19만1690건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20대 여성 인구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통계청 주민등록 연앙인구(연초와 연말 주민등록상 인구를 평균한 값) 기준 20대 초반 여성 수는 해당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3년 228만4464명에서 지난해 144만9453명으로 36.6%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40대 초반 여성은 130만1116명에서 195만6066명으로 50.3% 늘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가 혼인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20대 중 결혼을 희망하는 여성이 적은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20대 여성 비중은 35.1%로 10대 여성(29.1%) 다음으로 낮았다. 40대 여성은 42.3%가 결혼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신부가 신랑보다 연상인 부부의 비중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혼 부부 중 여성이 연상인 부부는 19.4%로 1년 전에 비해 0.2%포인트 늘었다. 초혼 부부 5쌍 중 1쌍은 부인의 나이가 더 많은 셈이다. 이는 30년 전인 1992년 비율(8.5%)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나모 씨(26)는 1년 넘게 입사지원서를 쓰지 않은 채 쉬고 있다. 이미 직장 3곳을 다니며 겪은 일들 때문에 일단 취업을 미뤘다. 전 직장 한 곳에선 상사가 조기 출근과 야근을 강요했고, 또 다른 곳에선 임금을 제때 주지 않았다. 외모를 비하하는 말도 들었다. 나 씨는 “현재는 병든 마음과 신체를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급하게 취직해 평생 불행하게 사느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즐거운 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을 하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면서 이유 없이 쉰 청년이 지난달 50만 명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보였다. 청년을 포함해 그냥 쉬었다고 답한 사람들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를 넘었다. 이들은 사실상 실업 상태이지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게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쉬었다’고 응답한 15~29세 청년은 49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9.9% 늘어난 규모로, 2003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30만 명대였던 청년 ‘쉬었음’ 인구는 2020년 2월 처음으로 40만 명을 넘어섰다. 통계청 조사에서 ‘쉬었음’은 현재 일하지도 않고 구직활동도 안 하는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지난 1주일 동안 주로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쉬었다’고 답한 이들이다. 일할 능력이 있는 데도 육아, 가사, 학업, 심신장애 등의 이유 없이 그냥 쉰 경우를 뜻한다. 여기에는 1년 내 구직 활동을 한 구직단념자도 일부 포함된다. 1년 내 구직 활동을 한 적조차 없는 사람은 고용시장에서 이탈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냥 쉬는 청년 인구가 늘고 있는 건 좋은 일자리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일자리 시장이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아 보이지만 월급이 적고 처우가 안 좋은 일자리만 늘고 있다”며 “경제 상황이 안 좋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청년이 기대하는 근로조건이 기업이 제시하는 조건과 격차가 큰 셈이다.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쉬었음’ 청년 인구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청년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서도 ‘쉬었음’ 인구가 늘었다. 노동시장의 허리인 40대에서 그냥 쉬었다는 이들이 전년보다 9.5% 늘며 청년층을 제외하고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60대 이상(7.3%), 50대(2.9%), 30대(2.0%)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쉬었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보다 1%포인트 불어난 15.7%였다. 올해 1월(15.6%) 경신한 역대 최고치를 한 달 만에 다시 썼다. 지난달 만 15세 이상 인구에서 ‘쉬었음’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5.8%였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쉬었음 상태가 1년 반에서 2년이 넘어가면 본인의 근로 의욕이 줄고 낙인 효과까지 더해져 실직 상태가 장기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생산 활동이 둔화되고 세수도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6개월 넘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장기 실업자는 9만6000명으로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10년 새 2배로 늘었다. 베이비붐 세대가 60대에 접어들어 고령 인구가 늘었고, 생계비를 벌기 위해 일을 구하는 고령층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577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41만3000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는 31만2000명 늘었는데, 60세 이상 증가분을 빼면 10만 명 넘게 줄어든 셈이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월 기준으로 1996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규모다. 10년 전인 2013년 2월 273만4000명에 비해 2.1배 이상으로 늘었다. 20년 전인 2003년 2월에는 185만6000명에 그쳤다. 전기 베이비붐 세대인 1955∼1963년생이 고령층에 진입하며 60세 이상 인구가 늘었다. 2003년 2월 580만8000명이던 60세 이상 인구는 2013년 2월 834만3000명, 올 2월 1349만3000명으로 증가했다. 최근 10년 새 1.6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이다. 고령층 고용률도 높아졌다. 지난달 60세 이상 고용률은 42.8%로 역시 2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60세 이상 고용률은 2003년 2월 32.0%에서 2013년 2월 32.8%로 0.8%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지만, 최근 10년 동안에는 10.0%포인트 늘었다. 고령층 다수는 생계를 위해 노동시장에 뛰어들고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55∼79세 인구 중 장래 취업 의사가 있는 비율은 지난해 5월 68.5%로 10년 전(60.0%)에 비해 8.5%포인트 늘었다. 일하고 싶은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탬’이 57.1%로 가장 많았고, ‘일하는 즐거움’이 34.7%로 뒤를 이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정부가 농번기를 앞두고 농촌 일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내국인 근로자를 지난해에 비해 20% 늘린다. 이와 별도로 코로나19 입국제한이 풀린 외국인 근로자는 73% 늘려 모집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농업 분야 인력 수급 지원 대책’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농업 분야에서 내국인 근로자는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연인원 352만 명, 외국인 근로자는 73% 늘어난 3만8000명을 각각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9개 시군에 농촌인력중개센터 16개를 추가해 170개로 확대 운영한다. 또 올해 1월 고용노동부와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라 도시에서 구직자를 모집해 농촌에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한 ‘도농인력중개플랫폼’(www.agriwork.kr)을 통해 맞춤형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온라인 구인-구직자 매칭도 활성화한다. 코로나19 입국제한 기간 인원이 크게 줄었던 외국인 근로자도 역대 최대 규모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고용허가제 외국인근로자(E-9)는 1만4000명이 배정됐고, 계절근로제(C-4, E-8)는 121개 시군에 2만4418명이 배정돼 순차 입국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주요 품목 주산지인 30개 시군을 중심으로 인력 수요가 많은 농번기(4∼6월)와 수확기(8∼10월)에 수급 상황을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모 씨(32)는 최근 가까운 산부인과를 찾아 난자 냉동시술 비용을 문의했다. 예비신랑과 모은 돈으로는 당장 전세를 얻기도 부족한 데다 업무 강도가 높은 부서에 배치돼 앞으로 최소 3년 동안은 결혼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이 씨는 “결혼이 늦어져 30대 후반이 되면 임신 가능성이 떨어지기에 만일을 대비해 난자 냉동시술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이들이 늘면서 지난해 혼인 건수(혼인 신고 기준)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혼인 건수는 2019년부터 4년째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혼인 건수 감소와 만혼(晩婚) 증가는 저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1690건으로 1년 전에 비해 0.4%(817건) 감소했다.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11년째 줄고 있다. 특히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감소 폭이 컸다. 각각 ―10.7%, ―9.8%를 기록했는데, 혼인 건수가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인 건 외환위기 때인 1997년(―10.6%) 이후 23년 만이었다. 1996년 43만4911건이던 혼인 건수는 1997년(38만8960건) 30만 건대로 내려간 뒤 2016년 20만 건대, 2021년 10만 건대로 급감했다. 25년 만에 혼인 건수가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도 3.7건으로 역대 최저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5∼49세 연령 인구가 계속 줄어 인구 구조적으로 혼인 건수가 감소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녀 평균 초혼 연령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7세, 여자 31.3세로 1년 전보다 각각 0.4세, 0.2세 높아졌다. 정부는 혼인 건수 감소와 만혼 추세가 출산율 저하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0.78명까지 떨어진 합계출산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임 과장은 “지난해 기준 전체 출생아 중 72.5%가 결혼한 지 5년 미만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다”며 “혼외 출생이 적은 우리나라에선 혼인 건수와 출생률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과 혼인 건수는 1만6666건으로 1년 전보다 27.2%(3564건) 늘었다. 특히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혼인 건수가 1만2000건으로 33.6% 급증했다.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27.6%), 중국(19.0%), 태국(16.1%)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 입국 제한 등으로 주춤했던 외국인과의 결혼이 지난해 입국제한 완화로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외국인과의 혼인 건수는 2020년 ―35.1%, 2021년 ―14.6%로 감소세였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9만3232건으로 1년 전보다 8.3%(8441건) 줄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49.9세, 여자 46.6세로 1년 전보다 각각 0.2세, 0.1세 줄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올 2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약 31만 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60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하면 취업자 수는 되레 10만 명 넘게 줄었다. 특히 청년 취업자 수는 2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경기 둔화 여파가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1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31만2000명 늘어났다. 이는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24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 폭은 지난해 5월 93만5000명을 정점으로 지난달까지 9개월째 줄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고용률 전체로 봤을 때 나쁜 상황은 아니지만 (악화된) 경기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2월 취업자 증가 폭이 103만7000명으로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청년 인구 감소도 취업자 수 증가 폭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41만3000명 늘었지만 나머지 연령대에선 10만1000명 감소했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2만5000명 줄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21년 2월 14만2000명이 줄어든 후 최대 감소 폭이다. 청년층 고용률도 45.5%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줄어 2021년 2월(―0.9%p) 이후 2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만7000명 줄어 1월(―3만5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서 국장은 “반도체 중심의 투자 감소가 제조업 분야 취업자 수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올 2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약 31만 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60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하면 취업자 수는 되려 10만 명 넘게 줄었다. 특히 청년 취업자 수는 2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경기 둔화 여파가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1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31만2000명 늘어났다. 이는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24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 폭은 지난해 5월 93만5000명을 정점으로 지난달까지 9개월째 줄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고용률 전체로 봤을 때 나쁜 상황은 아니지만 (악화된) 경기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2월 취업자 증가 폭이 103만7000명으로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청년 인구 감소도 취업자 수 증가 폭 둔화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41만3000명 늘었지만 나머지 연령대에선 10만1000명 감소했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2만5000명 줄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21년 2월 14만2000명이 줄어든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청년층 고용률도 45.5%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줄어 2021년 2월(―0.9%p) 이후 2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만7000명 줄어 1월(―3만5000명)에 이어 2달 연속 감소했다. 서운주 국장은 “반도체 중심의 투자 감소가 제조업 분야 취업자 수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아이가 아프면 1시간 동안 험한 산길을 운전해야 한다. 소아청소년과가 문을 닫기 전 도착하려면 늦어도 오후 5시에는 직장에 양해를 구한다.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서 네 살 딸과 두 살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 김민주 씨(41)가 아픈 아이를 안고 50여 km 떨어진 안동시까지 가는 건 늘 쉽지 않은 일이다. 영양에는 소아과 병원이 한 곳도 없다. 재작년 겨울, 생후 3개월이던 둘째 아이가 폐렴을 앓았을 때도 김 씨는 아이를 안고 어두운 산길을 운전했다. 한겨울 응급실 문 밖에서 아들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김 씨는 이사를 고민했다. 그는 “영양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한 번쯤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걸 생각해봤을 것”이라고 했다. 영양은 소멸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태어난 출생아는 32명으로 사망자(295명)의 9분의 1에 불과했다. 1970년대 7만 명에 육박했던 영양군 인구는 지난달 1만6000명 밑으로 쪼그라들었다. 정부뿐 아니라 기업도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나섰다. 특히 시중 은행들은 지역 일자리를 만들고, 돌봄 사각지대를 메우고 있다.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임팩트 금융’이 한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영양군 주민 87% “인구 늘수 있다면 기피시설 유치도 환영” “소아과 찾아 50km 운전” 면적은 서울 1.3배… 4차로 하나 없어“인프라 부족-인구감소 악순환 빠져1200명 살던 ‘대티골’, 이젠 54명 뿐” 9일 찾은 영양군 곳곳에선 소멸의 흔적이 엿보였다. 대구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3시간여를 이동해 도착한 시외버스 정류장 주변은 운영 중인 상점보다 빈 곳이 더 많았다. 슈퍼마켓, 보일러 수리점, 한약방 등 일상생활에 밀접한 점포들도 문을 닫은 지 오래였다. 이곳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산골마을 화천2리는 소멸 징후가 더 뚜렷했다. 길을 따라 듬성듬성 놓인 집들은 한 집 건너 한 집이 비어 있었다. 혼자 지내는 노인이 사망하거나 요양병원에 들어가면 집만 남겨진다. 마당엔 잡초가 무성하고 문에 발라둔 창호지가 뜯겨 집 내부가 훤히 드러나 보였다. 전기요금 고지서와 옷가지, 깨진 그릇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2020년 기준 화천2리에는 주민등록상 129명이 거주 중이지만 실거주자 수는 약 80명에 그친다. 화천2리에서 가장 젊다는 황영삼 이장(58)은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그대로 둔 채 요양병원에 가 계신 어르신이 많다. 최근 10년간 새로 생긴 빈집이 20곳은 된다”고 했다. 지난해 3월 기준 영양의 ‘소멸위험지수’는 0.14로 전국 13위다. 노인 100명당 20∼39세 여성이 14명에 불과하다는 뜻으로, 소멸위험지수가 0.5 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영양군청 관계자는 “인구가 줄어드니 의료·교육 등 인프라가 사라지고, 인프라 부족으로 사람이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1200명이던 광산촌 인구 54명으로 급감과거 영양은 광산업 특수를 누렸다. 군내 용화2리 광산촌은 ‘사람이 많고 큰 골짜기’라는 뜻으로 ‘대티골’이라고 불렸다. 1970년대에는 대티골 인구만 1200명으로 광산 일대에 약 1만 명이 모여 살았다. 전국 각지의 노동자들이 금, 은, 아연 채굴이 이뤄지던 광산으로 몰려들었다. 1940년대 발전소가 만들어져 경북 지역 중 가장 먼저 전기가 들어왔다. 한 동짜리 초등학교 건물에 학생만 150명이 넘던 시절이었다. 광산 기술자인 아버지 슬하에서 태어나 평생 용화2리에서 산 김승규 씨(76)는 “사람이 워낙 많아 30평(약 99㎡) 남짓한 집터에 5가구 20여 명이 모여 살았다”며 “국회의원이 마을에 유세하러 오는 게 예사였고 간이극장이 들어서 영화를 틀어주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1976년 폐광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마을은 급속히 쇠락했다. 제련 과정에서 토지가 오염돼 농사를 짓기도 쉽지 않았다. 젊은이들은 직업을 찾아 마을을 떠났고, 남아 있던 노인들도 하나둘 세상을 떠났다. 2020년 기준 용화2리 거주민은 54명이다. 이곳에는 광석 제련소로 쓰이던 15층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만이 번화하던 시절의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30여 가구가 길을 따라 30∼100m 간격으로 듬성듬성 자리 잡았다. 과거 1000명이 넘는 주민이 살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산 중턱 곳곳에는 마을 터로 추정되는 평지만 보였다.● “인구 늘 수 있다면 교정시설도 환영”영양은 새로운 일자리 유치를 통해 변신을 하려 한다. 하지만 서울 면적의 1.3배인 군내에는 고속도로, 철도는커녕 4차선 도로조차 없다. 교통 인프라가 부실하다 보니 공장이나 물류센터 등이 들어서기 힘든 구조다. 이에 영양군청은 ‘재소자 1000명 규모 교정시설 유치’를 역점 사업으로 제시하고, 1년 넘게 법무부 교정본부에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선 기피시설로 취급되지만 영양에선 ‘인구만 늘 수 있다면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설문조사에서 영양주민 86.6%가 교정시설 유치에 찬성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교정시설이 들어오면 교도관 등 직원 500여 명이 영양에 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면회객을 대상으로 한 숙박·음식점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영양군은 귀농 정책도 실시하고 있지만 전망이 밝진 않다. 인근 지역에 비해 의료시설이 부족해 은퇴 귀농인을 영입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영양군청 관계자는 “의료, 문화시설이 부족한 영양에 귀농인을 불러들이려면 다른 지자체보다 더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지역 예산만으로는 쉽지 않다”며 “영양에 정착한 귀농인이 다른 지역으로 갈까 봐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양=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해외 단체여행이 늘고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서 지난달 오락·문화 물가가 1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수입물가도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 중 오락·문화 물가지수는 105.86(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4.3% 올랐다. 이는 2008년 12월 (4.6%) 이후 1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살아난 단체여행이 지난달 오락·문화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2월 단체여행비는 1년 전보다 9.3% 올랐다. 특히 해외 단체여행비가 13.3% 올라 지난해 12월(13.3%), 올해 1월(10.3%)에 이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반려동물 인구 증가도 한몫했다. 2월 반려동물용품 가격은 9.4% 올랐고, 관리비는 4.4% 상승했다. 넷플릭스, 왓챠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게임 아이템을 포함하는 온라인 콘텐츠 이용료도 3.1% 올랐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수입물가도 4개월 만에 올랐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3년 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8.03으로 전월 대비 2.1% 올랐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광산품, 석탄·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수입물가지수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2월 한 달간 평균 82.11달러로 전달보다 2.1% 올랐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도 일평균 1270.74원으로 1.9% 올랐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지난달 식당에서 파는 맥주 등 주류 물가 상승률이 편의점, 마트 등에서 파는 주류 값 상승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품목 중 맥주의 물가지수는 112.6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10.5% 올랐다. 이는 가공식품 품목의 맥주 가격 상승률(5.9%)의 약 1.8배다. 외식용으로 팔리는 맥주 값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가격보다 더 많이 오른 것. 다른 주류도 비슷했다. 외식 품목 소주는 11.2% 올라 가공식품 소주 상승률(8.6%)보다 높았다. 막걸리도 외식 품목 상승률이 5.1%로 가공식품 상승률(1.6%)보다 높았다. 주류 제조업체가 출고가를 올리면 도·소매를 거치며 가격 상승 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정부는 주류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현행 맥주·탁주 주류세제를 손보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현재 맥주와 탁주에 적용되는 종량세 물가연동제를 재검토하고 있다. 종량세는 가격이 아닌 주류의 양에 비례해 과세하는 제도다. 현재 맥주와 탁주에 대한 세금은 종량세로 매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연동돼 인상된다. 1968년 이후 50여 년간 가격에 따라 과세하는 종가세를 유지했으나 2020년 맥주, 탁주에 대해서만 종량세를 도입하고 물가상승률에 따라 세율이 정해지도록 했다. 정부는 물가연동제를 폐지하고 주류에 붙는 세금을 일정 기간 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주류세 물가연동제에 대해 “물가연동제에 편승해 소비자가격을 인상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올 1월 경상수지가 무역수지에 이어 역대 최대 적자를 냈다. 수출 감소가 심화된 데다 해외여행 재개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경상수지 적자가 쌓여 외국으로 나가는 돈이 많아지면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대외부채 부담을 늘릴 수 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는 45억2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0년 이후 가장 큰 적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으로 2020년 4월 기록한 종전 최대 적자(―40억2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1월 2억2000만 달러 적자에서 12월 26억8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됐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경상수지 악화를 이끈 건 역대 최대 적자를 낸 상품수지(―74억6000만 달러)였다. 상품의 수출입 차이를 계산한 상품수지는 수출 감소로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상품수지가 4개월 연속 적자를 낸 것은 1996년 1월∼1997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서비스수지 적자가 지난해 1월 8억3000만 달러에서 올 1월 32억7000만 달러로 급증한 것도 한몫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여행수지 적자(―14억9000만 달러)가 1년 전의 약 3배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해외여행 늘며 여행수지 적자 3배로… 반도체 수출 43% 급감 1월 사상 최대 경상적자상품수지 역대 최대 적자 영향한은 “연간으론 흑자 보일것” 전망 상품수지 및 경상수지 최대 적자는 핵심 품목인 반도체 수출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한 영향이 크다. 1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14.9% 줄었고 수입은 1.1% 늘어 상품수지 적자 폭을 키웠다. 이 중 반도체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43.4% 급감했다. 이 밖에 전기·전자 제품(―33.2%), 철강 제품(―24.0%), 화공 제품(―18.6%) 수출도 크게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국(―31.4%), 동남아(―27.9%), 일본(―12.7%) 순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유럽연합(EU·0.3%)과 중동(4.5%)은 수출이 늘어났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주요 선진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할 동안 한국은 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수출이 성장세를 이어갔는데 이번에는 그런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상품, 서비스, 자본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상수지 적자 폭이 커지면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이 많아져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글로벌 긴축 기조가 이어지는 국면에서 금융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또 달러로 결제되는 대외부채의 원리금 부담을 높여 국가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 가격을 높여 고물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정부와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가 연간으로는 흑자를 보일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2월은 1월보다 무역적자가 상당 폭 축소된 만큼 경상수지가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200억 달러대 경상수지 흑자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2차전지, 승용차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2월에는 경상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경상수지 적자를 부추기는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요인이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장담할 수 없기에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와 맞물려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10일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을 맞는 가운데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공공기관장의 80%가량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일부는 2025년 3월까지 임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은 58명이다.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367개 공공기관 및 부설기관 중 현 정부 출범(지난해 5월 10일) 이후 기관장이 임명된 곳은 58개(15.8%)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자리를 지키는 곳은 288개(78.5%), 기관장 해임이나 자진 사퇴, 임기 만료 등으로 공석인 기관은 21개(5.7%)다. ● 탈원전·소주성 등 文 정부 정책 주도자 다수 문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 중에는 문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기조인 탈원전이나 소득주도성장을 주도한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다. 문미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을 지내면서 탈원전을 뒷받침했다. 문 원장은 2017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각료회의에서 에너지 전환 정책을 소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원전 수출을 지원하라고 했는데 탈원전을 홍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안병옥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에서 탈원전 정책을 설계한 인사로, 문 정부 초대 환경부 차관을 지냈다.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도 녹색연합 사무처장,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을 지낸 탈핵 운동가 출신으로, 문 정부에서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으로 일했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으로 재임하며 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담당했다. 문 정부 경제정책을 설립하는 데 관여한 인물도 있다.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정책기획위원장에 임명돼 소득주도성장 등을 총괄했다. 반장식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초대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 출신으로 최저임금 인상 등에 관여했다.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동산 정책을 입안한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은 임기가 2021년 11월 끝났지만 이례적으로 재선임돼 임기가 2024년까지 연장됐다.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감사원 출신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 “대통령과 기관장 임기 맞춰야” 문 정부 말기인 작년 1월부터 윤 대통령 취임 직전인 작년 5월 9일 사이에 임명된 기관장도 28명에 이른다. 노수현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은 작년 3월 11일에, 신도식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 이사장은 작년 3월 14일에 임명돼 둘 다 2025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최종배 과학영재학교 이사장은 2025년 3월 31일까지,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과 서유미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은 2025년 2월 27일까지 근무한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사이버정보비서관과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냈고, 정기환 한국마사회장은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3월 4일 임명된 이병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문 정부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을 지냈다. 여야는 최근 대통령과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내용의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논의 중이지만, 방송통신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를 포함하는 문제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일부 시장형 공기업을 제외하면 공공기관 상당수가 정부 업무를 위탁받고 있어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다르면 정책 집행이 어렵다”며 “국정과제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해 대통령과 기관장의 임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정부가 미국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의 보조금 지급 기준이나 초과이익 공유가 기업 경영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미국 정부가 반도체 보조금 신청 조건을 발표한 후 우리 정부가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처음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 반도체지원법은) 통상 외국인 투자에 지급하는 보조금과 다르게 일반적이지 않은 조건이 많아 기업들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안겨주고 있다”며 “지급 조건이 너무 방대하고 상이해 기업들이 조건 하나하나를 평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경영권과 영업비밀 노출, 기술정보 노출, 초과이익 환수 등 기업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부분에 우선순위를 두고 협상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는 반도체지원법 세부 지원계획을 공고했다. 이에 따르면 미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기업 재정 여력과 현금 흐름, 고용 계획 등 내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또 예상 사업 이익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 일부를 미국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 특히 보조금 지급 조건과 관련해 국내 기업의 기술 유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장관도 “경영의 본질적인 내용과 기술 정보가 상당 부분 노출될 수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초과이익 공유에 대해 이 장관은 “반도체는 경기 상황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예상 수익을 평균적으로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조금을 받는 반도체 기업의 중국 투자를 막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에 대해선 미국과 추가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장관은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경영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미국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공공요금 인상 여파로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역대 최대 폭으로 뛰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로 1년 전보다 4.8% 올랐다. 이는 올 1월 물가 상승률(5.2%)보다 0.4%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물가 상승률이 4%대로 내려온 건 지난해 4월(4.8%) 이후 10개월 만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5%를 정점으로 점차 둔화되는 양상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부문별로 불안 요인이 남아있지만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향후 물가는 둔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공요금발 물가 불안은 여전하다. 전기·가스·수도는 1년 전보다 28.4% 올라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중 전기료가 29.5%, 도시가스료는 36.2%, 지역 난방비는 34.0%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1월에도 28.3% 오른 데 이어 지난달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상수도 요금을 올려 전달보다 상승률이 0.1%포인트 더 높아졌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5.5% 상승했다. 가격 변동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해 전반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4.8% 올라 전달(5.0%)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향후 물가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아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많은 천연가스와 상당량의 석유가 묻혀 있을 것이란 조사 결과로 대한민국을 설레게 했던 제주도 남쪽의 대륙붕 ‘7광구’. 한국과 일본이 1978년 한일 공동개발구역(JDZ) 협정을 맺고 함께 석유 개발을 추진했다가 1980년대 중반 일본이 손을 떼면서 잊혀졌던 ‘7광구’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7광구에 대한 한일 공동개발 협정이 2025년 사실상 종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더 늦기 전에 7광구 공동개발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이달 개최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7광구 공동개발을 주요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7광구, 이제 일본으로 넘어가나 1968년 유엔 산하 아시아경제개발위원회는 ‘동중국해 대륙붕에 엄청난 양의 석유 자원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산유국의 꿈’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 박정희 정권은 1970년 6월 7광구의 영유권은 한국에 있다고 선포했다. 이후 석유를 탐사할 여력이 부족했던 한국은 1978년 6월 7광구를 ‘한일 공동개발구역’으로 지정했다. 기한은 50년 뒤인 2028년 6월까지로 ‘탐사와 시추는 반드시 양국이 공동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하지만 일본은 1986년 “경제성이 없다”며 돌연 개발 중단을 선언했고, 단서 조항에 묶여 이도 저도 못한 채 7광구는 수십 년간 방치됐다. 이제 7광구 공동개발 협정은 발효 50년이 되는 2028년 6월이면 종료된다. 종료 3년 전인 2025년 6월부터 양국 어느 쪽에서든 조약 종료를 통고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협정 만료까지 2년여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다양한 접촉 계기를 활용해 일본 측에 협정 이행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면서도 “(해당 사안은) 현재 진행 중인 민감한 외교 관련 사안이라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밝히긴 힘들다”고 전했다. 해양수산부는 “7광구에 대한 한일 공동개발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일본이 협약 종료를 통보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법 전문가들 사이에선 협정이 종료되면 이후 7광구 관할권은 대부분 일본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온다. 1982년 유엔 국제해양법이 채택되면서 ‘배타적경제수역(EEZ)’이란 개념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후 대륙붕 소유권을 어느 나라와 연결됐는지 따지지 않고, 양안 간 중간선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국제 판례들이 축적되고 있다. 협정 체결 당시까지만 해도 해저 지형의 자연적 연결이 경계 획정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아 7광구 대륙붕과 연결돼 있는 한국에 유리한 분위기였다. 반면 EEZ 경계를 기준으로 삼으면 7광구의 90% 이상은 일본 수역 내에 위치한다. 협약이 종료될 경우 일본이 이를 바탕으로 7광구 대부분을 차지하려 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해수부는 “EEZ를 설정한 한일 어업협정에는 대륙붕과 관련된 내용은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주장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가치도 높지만, 안보 면에서도 중요” 7광구의 경제적 가치를 정확히 추산하긴 쉽지 않다. 2004년 미국 매장량의 4.5배 규모의 석유가 묻혀 있다는 미국 측 보고서가 나왔지만 실증 조사를 바탕으로 하지 않아 신뢰도는 높지 않다. 가치를 가늠하기 위해선 실제 탐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7광구 탐사와 개발은 1986년 일본이 공동개발에 손을 떼면서 중단된 상태다. 단독 탐사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개발을 시도할 가치는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980년대 한일 공동탐사에서 소량의 가스가 발견됐다는 점, 1995년 7광구 해역에서 불과 800여 m 떨어진 곳에서 천연가스 9200만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춘샤오 가스전’이 발견된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안보적인 중요성도 있다. 동중국해 유전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중국이 향후 7광구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세현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협정 종료 후 중국이 7광구의 지분이 있다고 주장하며 인근에 해군을 배치하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단순히 경제성 문제를 넘어 안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3월 정상회담서 주요 의제로 다뤄야”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나서 7광구 개발 문제의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르면 3월 열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7광구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국제법 전공)는 “정상회담 등에서 공동개발 재개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향후 국제 사법 재판 국면에서도 유리한 정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사실상의 협상 종료가 2년밖에 남지 않은 지금 시점에선 그간 해오던 실무진 협상보다 더 높은 단계에서의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의 공동개발 의지가 높지 않은 만큼 양자 간 외교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교수는 “(7광구는) 한일 관계를 뛰어넘어 동아시아 국제 관계, 나아가 미중 간 힘의 균형이라는 역학 속에서 풀어내야 하는 복잡한 문제로 번졌다”며 “동아시아 해양 개발에 관심이 높은 미국과 호주 등을 끌어들여 공동개발을 제안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에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동네 병원의 ‘비대면 진료’를 정부가 올해부터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2일 경기 성남시 판교 메타버스 허브센터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진행된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바이오헬스 신산업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동네 병원인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병원을 한 번 이상 방문한 ‘재진 환자’에 한해 비대면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겠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는 병원에 방문하기 어려운 도서, 산간 지역 환자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를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는 처방전을 내주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정부는 또 ‘배달 로봇’ ‘순찰 로봇’ 등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로봇은 ‘차마(車馬)’로 분류돼 인도로 통행할 수 없었다. 정부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상 ‘대행운송수단’에 로봇을 추가해 로봇을 활용한 배송 사업 등을 가능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 5월이 우리나라 경기의 저점이라는 정부 판단이 나왔다. 2013년 3월 이후 86개월간 지속된 우리 경기의 ‘제11순환기’가 2020년 5월 종료됐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최근 국가통계위원회 경제통계분과위원회를 열고 ‘제12순환기’ 경기 저점으로 2020년 5월을 잠정 설정했다고 2일 밝혔다. 경기순환기는 경기 수축 및 확장 시기를 정부가 공식 선언하는 개념이다. 각종 지표로 추산되는 경기 수축과 확장을 전문가 자문과 지표 분석을 통해 공식화하는 것. 이는 경제 연구 및 분석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령 특정 시기에 정부가 펼친 경제 정책이 당시 상황에 적절했는지를 평가할 때 경기순환기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순환기는 ‘저점→정점→저점’을 하나의 주기로 한다. 경기 저점에서 시작해 정점을 거쳐 또 다른 경기 저점이 정해지면 하나의 순환기가 마무리된다. 따라서 통상 가장 최근의 경기 저점이 설정되면 하나의 순환기가 마무리된 것으로 본다. 이번에 정해진 제11순환기는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해 54개월간 확장하다 2017년 9월 정점 형성 후 2020년 5월까지 32개월간 경기가 수축하면서 86개월간 지속됐다. 경기가 32개월간 수축한 것은 역대 최장 기록이다. 이전까지 가장 긴 수축기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포함된 제6순환기(1993년 1월~1998년 8월)였다. 당시 경기는 1996년 3월 정점 이후 29개월간 수축했다. 통계청은 2017년 4분기(10~12월)부터 대외 환경 악화로 투자, 생산, 수출 둔화가 나타나며 경기 수축 국면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2019년 중반까지 미중 무역 갈등, 일본 수출 규제, 고용률 감소 등으로 국내 경기가 위축됐다. 2020년 1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생산, 소비 및 수출입 급감 등 급격한 수축 국면이 진행됐다고 봤다. 2020년 5월 이후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했고 양적 완화, 재난지원금 지급,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경기가 빠르게 회복됐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최근 난방비 상승 등의 여파로 당근과 무 가격이 앞으로 두 달간 2배가량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 엽근채소 3월호’에 따르면 이달 당근 도매가격은 상품(上品) 기준 20kg에 5만5000원으로 1년 전(2만1540원)의 2.6배 수준으로 예측됐다. 무 도매가격은 이달 20kg에 1만4000∼1만6000원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1.6배 높은 수준이다. 연구원은 출하량 감소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한파와 폭설이 이어지면서 출하량이 줄었다. 당근의 3월 출하량은 1년 전보다 42.6%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무 출하량 역시 28.3∼40.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기·가스 요금 상승도 채소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비닐하우스 난방 비용이 올라가면서 생산 단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채소 값 상승세는 4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당근, 무의 경우 4월에도 평년 대비 적은 수준의 출하량이 예상돼 평년보다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3월 한 달간 가격이 오른 농산물에 대한 할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8일 당근, 양파, 청양고추, 상추, 오이, 딸기 값의 20∼30% 할인을 진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대형·중소형 마트와 지역농협(하나로마트)에선 농산물 가격의 20%를 2만 원 한도에서, 전통시장 및 온라인몰에선 가격의 30%를 3만 원 한도에서 깎아준다. 할인 행사를 벌이는 대형마트에서 당근 10만 원어치를 8만 원에 살 수 있는 셈이다. 할인 대상 품목은 매주 새로 선정된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