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삼성전자가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사이니지(전광판) 통합 운영·관리 플랫폼 ‘삼성 VXT’를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삼성 VXT는 기존 서버 기반 디지털 사이니지 운영·관리 플랫폼 ‘매직인포’를 네이티브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현한 것이다. 삼성 VXT를 활용하면 매장 내 제품 홍보, 할인 이벤트, 광고 영상, 환영 메시지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간편하게 제작하고 관리할 수 있다. 하드웨어 실시간 모니터링도 지원해 관리자가 실시간 원격으로 콘텐츠를 관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미술 작품과 명작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아트’, 가격·메뉴·실시간 거래 정보·경제시스템과 연동한 ‘링크 마이 포스’ 등 파트너사의 특화 솔루션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삼성 VXT에서 활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누구나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 등 개발 도구를 제공해 생태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31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4’에 참가해 삼성 VXT의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한다. 또 기존 기업 간 거래(B2B) 판매 채널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판매하고, 미국을 시작으로 온라인 판매도 확대할 계획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당선인이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타격을 피하기 힘들다. 14일 반도체 업계는 대만 총통 선거 결과로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동맹 ‘칩4(한국·미국·대만·일본)’와 중국 사이의 공급망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가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진 데다 라이 당선인이 친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대만의 주력 산업이 반도체 생산이라는 점을 감안해 중국이 반도체, 배터리 등 부품의 핵심 원료인 광물 자원 수출을 제한하는 초강경 압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압박은 대만에만 그치지 않고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갈륨, 흑연 등 반도체와 배터리 등에 쓰이는 광물에 대한 통제 움직임을 보였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것 자체가 한국 반도체 산업에 부담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경기 순환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중국과 대만의 갈등이 커지며 수요가 축소되는 상황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부담”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경쟁하는 대만 TSMC에 대한 대만 정부의 지원이 커질 것이라는 점도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대만은 TSMC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실리콘 방패’ 삼아 중국의 위협을 막고 있는 만큼 중국-대만 갈등이 커질수록 TSMC 지원을 더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라이 후보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만 반도체 산업은 전 세계의 공동자산(common asset)”이라면서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분업이 이뤄지는 산업이기 때문에 대만뿐 아니라 중국과 국제사회가 이 산업을 소중히 다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자국 반도체 생태계에 대한 지원을 시사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대만 기업들의 영향력이 줄어들어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한국 기업도 미중 갈등에서 자유롭지 않고, 한국 기업들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대만 기업의 존재감이 작아 한국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기업의 한 임원은 “향후 미국과 중국이 각각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어 예단하기 힘들다”면서도 “한국 정부와 기업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LG전자가 미국 전기차 충전기 공장을 가동하며 본격적인 북미 시장 진출에 나섰다. 전기차 충전기 사업은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을 늘리고 있는 LG전자가 새롭게 힘을 쏟는 분야 중 하나다. LG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시에 구축한 전기차 충전기 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연면적 5500㎡ 규모로 연간 1만 대 이상의 충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우선 11kW 완속 충전기를 생산하기 시작해 올해 안에 급속 충전기(175kW)와 초급속 충전기(350kW)도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2022년 초 10만2000대 수준인 전기차 충전기를 2030년 50만 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미국산 철강을 쓰고, 부품의 55% 이상이 미국산이며, 최종 조립을 미국에서 한 전기차 충전기에는 보조금을 지급한다. LG전자, SK시그넷 등이 미국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 공장을 짓고 생산을 시작했다. LG전자는 장기적으로 전기차 충전기에 광고 등 솔루션을 더해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사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LG전자 잠정 매출은 83조2804억 원이다. LG전자는 자동차부품(전장), 냉난방 공조 시스템, 붙박이(빌트인) 가전, 사이니지(전광판) 등 B2B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2021년 14% 수준이던 B2B 매출은 지난해 30%대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집 안 가전을 연결해 사용하는 스마트홈 플랫폼 ‘씽큐’도 B2B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외부에 공개할 계획이다. 개인이나 기업이 API를 활용해 필요한 서비스나 시스템을 스스로 만들 수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G디스플레이는 9일 신기술을 적용해 휘도(화면 밝기)를 기존 제품 대비 약 42% 높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사진)을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메타 테크놀로지 2.0’을 적용해 최대 휘도가 3000니트(nit·촛불 3000개 밝기)인 OLED TV 패널을 발표한다. 메타 테크놀로지 2.0은 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단위의 렌즈 패턴 424억 개를 활용해 빛의 추출을 극대화했다. 영상을 다중 분석해 화질을 보다 정교하게 최적화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함으로써 패널의 휘도를 증폭시켰다. 빛 방출을 극대화하면서 동일 휘도 기준 에너지 효율은 기존 제품보다 약 22% 개선됐다. 이와 함께 부품 수를 줄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대비 90% 이상 줄였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연간 매출 30조 원, 영업이익 2조 원을 넘겼다. 지난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수요 부진이 맞물리며 올해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가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33조7455억 원, 영업이익 2조163억 원을 거뒀다고 잠정 실적을 9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1.8%, 영업이익은 78.2% 각각 성장했다.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분할해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매출 17조8519억 원) 이후 꾸준히 몸집을 키워 오고 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만 떼어 살펴보면 매출 8조14억 원, 영업이익 3382억 원으로 시장 전망을 하회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매출 8조4593억 원, 영업이익 5877억 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이마저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 2501억 원을 빼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81억 원으로 줄어든다. 지난 분기 실적 부진은 지난해 하반기(7∼12월)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며 배터리 수요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에 쓰는 소형 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수요도 기대에 못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공장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1분기(1∼3월) 77.7%, 2분기(4∼6월) 74.8%, 3분기(7∼9월) 72.9%로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4분기에도 하락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배터리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주문을 줄이는 움직임이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배터리 가격 하락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 격차를 줄여 전기차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과 같이 전기차 보급이 더딘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두 번째 공장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배터리 하강 국면에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지난해 12월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도심에서 약 50km를 달려 도착한 LG전자-셰이커의 에어컨 생산 스마트 공장. 직원 100여 명이 상업용 에어컨을 조립하고 있었다. 계절은 겨울이지만 한낮 기온이 26도까지 치솟았다. 이 공장의 규모는 4만2176㎡로 전체 직원은 220여 명이다. 대부분 현지 채용이다. 공장은 연간 40만 대의 가정용 에어컨과 18만 대의 상업용 에어컨을 생산할 수 있다. 에어컨은 사우디뿐만 아니라 중동·아프리카 17개 국가에서 팔린다. 8일 LG전자에 따르면 2022년과 지난해 LG전자는 사우디에서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네옴시티(NEOM City)’ 등 대규모 프로젝트와 주택 건설 프로젝트가 사우디 전국적으로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에어컨 판매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1970년대 건설이 중동 시장을 개척했다면 지금은 LG의 가전,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삼성의 스마트폰이 3대 인기 품목”이라고 말했다.● 합작 공장 덕에 ‘메이드 인 사우디’ 가능 LG전자는 2006년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사우디 가전 유통업체 셰이커와 합작법인(JV)을 세웠다. 중동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고, 물류비 절감을 통해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취지였다. LG전자의 에어컨은 ‘메이드 인 사우디’라고 표시돼 있는데, 이는 판매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사우디 내 대규모 에어컨 공장을 갖춘 현지 기업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LG가 합작법인을 세워 사우디에서 에어컨을 생산해내자 사우디 현지인들의 애국 소비가 시작됐다. LG전자-셰이커 공장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이웃 중동국으로도 LG 가전을 수출하고 있다. 사우디가 LG의 중동 공략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셈이다. 리야드 시내에 위치한 LG전자 에어컨 판매 대리점에는 혼수용 에어컨을 찾는 부부부터 사무실용 에어컨을 살펴보는 기업 관계자까지 다양했다.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제품에 붙은 ‘얄라 그린(Yalla Green·녹색으로 함께 가자는 뜻의 아랍어)’ 마크가 눈에 띄었다. LG전자는 인버터 에어컨 전 제품이 사우디 에너지효율 라벨 최고 등급(그린)을 받았다. 사우디는 사막 도심 지역을 녹지화하는 ‘그린 리야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포스트 석유 시대를 준비 중인 사우디는 2021년 10월 탄소 배출량을 2060년까지 ‘제로(0)’로 만들겠다는 목표의 ‘그린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고, 사막 위에 세운 도시인 리야드 전역에도 75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있다. LG전자는 리야드 인근 타디끄 국립공원에 나무를 심고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며 협조하고 있다.● 대추야자 냉장고 등 현지 맞춤형 전략 LG그룹이 중동 시장에 뛰어든 것은 2004년이다. 당시 세계 최초 대추야자 냉장고 ‘프리미안’을 선보였다. 한국에서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를 따로 두는 것처럼 중동에서 즐겨 먹는 대추야자 보관에 적합한 온도(영하 25도에서 영상 3.5도)로 조절할 수 있는 서랍형 냉장고를 출시한 것이다. 같은 해 나침반처럼 방위 표시 기능을 갖춰 항상 이슬람 성지 메카를 가리키는 ‘메카폰’을 출시해 이슬람 신도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LG전자의 중동 공략 전략은 철저하게 현지 맞춤에 맞춰졌다. 2019년 세계 최초로 아랍어 음성 인식 기능을 탑재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였다. 광파 오븐에 중동 지역 특화 메뉴 맞춤형 조리 기능을 넣기도 했다. 중동 OLED TV 시장에서 LG전자 점유율은 2022년 78.9%(출하량 기준)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동은 성장하는 대표 시장 사우디 가전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LG전자 리야드 법인 관계자는 “과거 사우디 소비자들은 새 제품이 아니면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엔 중고 제품도 구매하고 제품 교환 캠페인도 적극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에너지 등급이 낮은 오래된 제품을 가져오면 새 제품을 살 때 일부 금액을 보전해 주는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 에어컨을 공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사우디는 2020년 기준 전체 인구의 16.9%가 0∼9세일 정도로 ‘젊은 인구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최근 여성의 사회 참여를 독려하며 맞벌이가 늘고 대가족 중심의 가족 구성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러면서 주택, 가전 등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고효율 제품을 선호하게 됐다. 또 인프라나 노동시장 등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저유가로 사우디 내수시장이 침체됐던 2016년에는 LG전자 리야드 법인도 구조조정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20년 유가가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가전 수요도 커지고 있다. LG전자의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매출은 2020년 2조2120억 원에서 2021년 2조7747억 원, 2022년 3조3572억 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글로벌 매출에서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3.5%에서 2021년 3.7%, 2022년 4.0%로 커졌다. 특히 사우디 생산 법인 매출은 2020∼2022년 연평균 30%가량 성장하며 중동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리야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클라우드 중심으로 성장해 온 AI 시장은 올해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자동차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반도체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메모리 상품기획실을 신설했다. 8일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 상품기획실장(부사장)은 삼성전자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을 통해 “삼성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AI용 최첨단 메모리 솔루션을 대거 공개하고, 업계 리더로서 압도적 기술력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는 DDR5 D램, 고대역폭메모리(HBM), CMM(CXL 메모리 모듈) 등의 AI 메모리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클라우드용 AI 반도체 신제품으로 HBM3E 샤인볼트, 32Gb(기가비트) DDR5 D램, MRDIMM 등의 라인업을 갖고 있다.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바드, 마이크로소프트의 빙 등 현재 AI 광풍을 주도 중인 클라우드 기반 AI는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오가게끔 해야 해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이 충분히 커야 한다. HBM3E는 D램을 12단으로 쌓을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기존 HBM3보다 제품 성능과 용량이 50% 이상 개선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공정을 활용해 개발한 32Gb DDR5 D램은 현재 주요 칩셋 업체 등에 샘플을 공급 중이다. 스마트폰이나 PC 등에 내장하는 AI에 쓸 온디바이스 메모리 제품도 준비 중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해가 클라우드 AI에서 온디바이스 AI로 전환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인터넷이 연결돼 있지 않아도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동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CES 2024에서 차세대 ‘AI 스크린’에 사용할 프로세서를 공개하고 이달 중에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같은 온디바이스 AI는 PC, 가전, 로봇, 폐쇄회로(CC)TV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다만 기기에서 AI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다수의 AI 모델을 저장하고 처리해야 하고 또 1초 이내의 빠른 속도로 AI 모델을 구동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온디바이스 AI용 메모리 반도체는 고성능, 고용량은 기본이고 저전력까지 갖춰야 한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 솔루션으로 저전력 D램 ‘LPDDR5X’와 LPDDR5X CAMM2(D램 기반 모듈), 저지연광대역(LLW) D램 등을 준비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LPDDR5X D램은 하이케이메탈게이트(HKMG) 기술을 활용해 기존 제품 대비 전력 효율을 30% 개선했다. LLW D램은 비트당 1.2pJ(피코줄) 수준의 낮은 전력으로만 구동한다. 또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탈부착 가능한 차량용 SSD’ 제품으로 내년 자동차부품(전장) 메모리 시장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차량용 SSD는 기존 제품 대비 용량과 임의 쓰기 속도가 4배 향상됐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에서 회동을 가진 지 8개월 만에 삼성전자와 테슬라가 플랫폼 협업에 나선다. 반도체 공급, 기술 교류 등 밀접한 관계를 이어온 두 회사의 협력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까지 확대되고 있다. 5일 삼성전자는 9∼12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테슬라와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협업을 발표하고 기술을 시연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업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태양광 패널, 파워월(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 등을 연결해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된다.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한 전기량, 파워월의 잔여에너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정전 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인공지능(AI) 절약모드’를 사용해 소비 전력을 줄여 파워월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또 테슬라의 애플리케이션 ‘스톰 워치’와 연동해 거주지역에 태풍, 폭설 등이 예고됐을 때 삼성 TV나 스마트폰으로 알림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테슬라는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의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이다. 두 회사는 완전자율주행(FSD) 반도체 공동 개발도 진행 중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에서 회동을 가진 지 8개월 만에 삼성전자와 테슬라가 플랫폼 협업에 나선다. 반도체 공급, 기술 교류 등 밀접한 관계를 이어온 두 회사의 협력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까지 확대되고 있다.5일 삼성전자는 9~12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테슬라와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협업을 발표하고 기술을 시연한다고 밝혔다.이번 협업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태양광 패널, 파워월(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 등을 연결해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된다.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한 전기량, 파워월의 잔여에너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정전 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인공지능(AI) 절약모드’를 사용해 소비 전력을 줄여 파워월 사용시간을 늘릴 수 있다. 또 테슬라의 애플리케이션 ‘스톰 워치’와 연동해 거주지역에 태풍, 폭설 등이 예고됐을 때 삼성 TV나 스마트폰으로 알림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올해 2분기(4~6월)부터 미국의 테슬라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뒤 향후 다른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지난해 5월 이재용 회장과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머스크 CEO를 포함한 테슬라 주요 경영진과 만났다. 테슬라는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의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이다. 두 회사는 완전자율주행(FSD) 반도체 공동 개발도 진행 중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과 현대차가 또다시 손을 잡았다. 작년 10월 삼성SDI와 현대차 간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번에는 차량과 가정을 잇는 플랫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은 4일 ‘홈투카(Home-to-Car)·카투홈(Car-to-Home)’ 서비스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스마트싱스와 현대차·기아의 커넥티트 카 플랫폼을 연동한 서비스 개발을 추진한다. 스마트싱스에서 자동차를,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에서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가전제품을 원격제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삼성전자 가전제품은 스마트싱스, 현대차는 ‘마이 현대’, ‘마이 제네시스’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을 통한 원격 제어를 할 수 있다. 두 플랫폼을 연동한 홈투카·카투홈 서비스가 본격 시작되면 한번에 차량과 가전을 모두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구상 중인 ‘기상 모드’를 작동시킬 경우 아침에 갤럭시 스마트폰 알람이 울리면 자동으로 커튼이 열리고 조명과 TV가 켜지며, 차량은 내부 온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맞춰준다. 이때 스마트폰과 TV 화면에는 전기차 배터리 잔량과 주행가능거리 등이 표시된다. 또 ‘통합 홈에너지 관리 서비스’를 개발해 가정과 차량 에너지 사용량을 함께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기, 차량의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해 요금제 및 탄소배출량을 고려한 최적 충전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 삼성과 현대차의 협력 범위는 계속 넓어지고 있다. 2020년 5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과 만나 전기차 부문에서 협력을 논의한 결실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부회장이 삼성 사업장을 공식 방문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다. 지난해 6월 삼성전자는 현대차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V920을 2025년부터 공급한다고 밝혔다. 2021년 9월에는 당시 제네시스 신형 전기차 GV60의 디지털 키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3’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에스원은 지능형 폐쇄회로(CC)TV, 얼굴인식 시스템 등이 올해 보안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스원은 2일 고객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방문자 1만46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보안솔루션’ ‘얼굴인식 기술 적용 확대’ ‘클라우드 보안솔루션 보급’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형 보안솔루션’ 등 4가지를 올해 보안 트렌드로 꼽았다. 우선 AI를 활용해 각종 사건·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보안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능형 CCTV 수요가 커질 것으로 봤다. 얼굴인식 출입관리 시스템의 수요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원 관계자는 “지난해 얼굴인식 솔루션 월평균 판매량이 20%가량 늘었다”며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얼굴인식 시스템은 공항, 무인 매장, 은행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이버 보안에서는 클라우드 보안솔루션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한국IDC는 올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를 약 3조 원으로 전망했는데 클라우드 수요가 커지며 보안 수요도 덩달아 커진 것이다. 또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모바일 사원증’이나 에너지 절감을 위해 주요 설비에 센서를 부착한 ‘원격 건물관리 솔루션’ 등 ESG형 보안솔루션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경기 부진과 미중 패권 다툼, 전쟁 장기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새해를 맞은 재계 총수들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일 그룹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을 낼 수 있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경영 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밝혔다. 해현경장은 중국 한나라 때 동중서(董仲舒)가 무제(武帝)에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올린 건의문에서 유래한 말이다. 최 회장은 “올해도 우리의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큰 나무가 되려면 넓고 깊게 뿌리를 내려야 하는 것처럼, 내실을 갖추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지정학 환경 속에서도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은 에너지와 기후위기, 디지털, 질병, 빈곤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SK그룹의 그린에너지, 인공지능(AI)·디지털, 바이오 등 사업을 통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의 현실화를 촉구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금리, 환율, 지정학적 위험 등 사업 환경의 변화는 단순한 어려움을 넘어 경기 침체의 시작일 수 있다”고 올해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심상치 않은 세계 경제의 흐름에 촉각을 세우면서 경각심을 가지고 비상한 대응을 해 줄것”을 당부했다. 허 회장은 “순조로울 때 보이지 않던 사업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나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어려운 시기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며 “착실하게 준비한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큰 걸음을 내디딜 기회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도전과 혁신’을 화두로 삼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한 해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투자는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며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경쟁자에 앞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경영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관련해 “AI 발전을 비롯해 자동화, 무인화, 스마트화 등 디지털 기술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미래 동력 확보는 고사하고 현재 경쟁에서도 순식간에 뒤처질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이날 회사 임직원들과 함께 울산 HD현대중공업 내 전망대에서 새해 첫 일출을 보며 “리더들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신년 각오를 다졌다.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HD현대의 사내 해맞이 행사는 팬데믹 이후 4년 만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LG전자가 9일(현지 시간) 개막 예정인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투명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오디오 등 신제품을 공개한다. 1일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듀크박스’(사진)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오디오 앞면에 투명 OLED를 적용해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다. 내부 진공관을 드러내 보이거나, 불투명 상태로 만들어 일반 디스플레이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상단에는 스피커를 360도 각도로, 하단에는 앞부분에 탑재해 음성의 입체감을 살렸다. LG전자는 글램핑을 즐기는 고객을 타깃으로 한 주거공간 ‘본보야지’도 공개할 예정이다. 폭 2m, 길이 3.8m, 높이 2.2m의 본보야지는 자동차에 연결해 끌고 다닐 수 있고 각종 전자제품으로 실내를 꾸밀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CES 2024에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주제로 차세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인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 최적화된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액정표시장치(LCD)를 활용해 기존 LCD보다 높은 해상도를 구현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일본 기업도 인공지능(AI)이 만들어 낸 반도체 성장 시장에서 뒤처져선 안 된다.”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10월 특집호에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급부상을 조망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미래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해서는 AI 반도체 경쟁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일본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풀고 있는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반도체 기업으로서는 미국 마이크론(메모리), 대만 TSMC(파운드리) 등 기존 플레이어들 외에 추가적인 경쟁자를 만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법적 지원이 경쟁국들에 비해 너무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AI 반도체 개화’ 주목하는 일본 2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첨단 시스템반도체 설계 능력이 없는 일본 반도체 업계가 당장 AI 반도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위탁 생산을 하는 파운드리 선단 공정에서도 선두 주자인 TSMC, 삼성전자와는 거리가 있다. 현재로선 TSMC, 마이크론 등의 생산라인 유치에 초점을 맞추는 배경이다. 일본의 승부수는 그 다음 단계다. 해외 기업들의 대규모 공장을 끌어들여 반도체 생태계 전체의 체력을 기른 뒤 자국 기업 경쟁력을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파운드리 후발주자 라피더스 등에 수조 원대의 자금을 쏟는 것은 향후 AI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특히 2027년 2나노(n·1나노는 10억분의 1) 양산 목표를 밝힌 라피더스는 세계적 경쟁력을 일본 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을 기반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포부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엔비디아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각각 “만약 일본 반도체 제조사가 3∼5나노 수준 공정을 제공한다면 대화를 나눠볼 것”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에 여러 공급업체를 확보하길 희망한다”며 향후 일본과의 협업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일본만 위협적인 것이 아니다. 중국은 SMIC를 필두로 그간 구형 공정에서 쌓인 공력을 활용해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에 7나노 칩을 탑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달 대한상공회의소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구형 공정을 반복해서 앞선 제품을 만들 수는 있다. 중국도 규제를 돌파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대기업 특혜’ 비판 속 지원 제자리 한국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먹을거리를 일단 선점했다. 하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선 후발주자인 인텔, HBM은 마이크론의 추격이 거센 상황이다. 인텔은 최근 2년간 미국과 유럽 각 지역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130조 원이 넘는 파운드리 공장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 마이크론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고 있던 HBM 시장에서 내년 신제품 출시를 통해 도전장을 던졌다. 경쟁 기업들이 자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업고 뛰는 동안 한국에선 ‘K칩스법’조차 뚜렷한 근거 없이 ‘대기업 특혜’라는 오명 아래 공격받고 있다. 올해 3월 갖은 진통 끝에 통과된 K칩스법은 국가전략기술 설비 투자액의 15%(대기업 기준)를 법인세에서 공제해 주는 구조다. 하지만 24%의 높은 법인세율(미국 21%, 대만 20%)과 최저한세 17%를 고려할 때 실제로 기업이 얻게 되는 공제 효과는 미미하거나 거의 없는 수준이다. 또 법인세 징수 이후 공제하는 개념이라 다운사이클(침체기)을 맞은 반도체 기업이 적자를 보면 아무리 신규 투자를 해도 공제 효과는 ‘제로(0)’가 된다. 더구나 K칩스법은 내년 말이면 일몰을 맞는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K칩스법을 넘어 국가전략기술에 대해 실질적인 투자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5월 반도체, 배터리 기업 투자 규모에 따른 세액공제분의 일부를 법인세 사후 공제가 아닌 직접 현금으로 환급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도입하면서 세액공제 직접 환급 카드를 꺼낸 데 따른 벤치마킹이다. 근본적으로 K칩스법의 발목을 잡고 있는 최저한세를 국가전략기술에 한해 폐지하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계무역기구(WTO) 기반 체제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음에도 미국은 앞장서서 새로운 룰을 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지원으로 이어지려면 우리도 최저한세 등 제약 조건들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정부가 특허 침해 의혹을 받아온 애플워치(사진) 일부 기종에 대한 수입 금지 결정을 확정했다. 애플워치는 주로 중국 등에서 조립되기 때문에 수입 금지 명령은 사실상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하는 효력을 갖는다. 애플은 연방법원에 즉각 항소했다. 26일(현지 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는 애플워치에 대한 수입 금지를 명령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USTR의 검토 의견을 받아들여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ITC는 10월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을 갖춘 애플워치 시리즈9과 울트라2 제품이 의료기술 업체 ‘마시모’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고 수입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역대 미 행정부 가운데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드물다. 다만 2013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ITC의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아이폰4와 아이패드2 등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미국 수입을 허용한 바 있다. 애플 내 애플워치의 매출 비중은 4.7% 정도로 작으나 이번 조치로 애플은 구형 모델인 애플워치 SE 정도만 미국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어 미국 내 애플워치 매출은 감소할 전망이다. 이번 결정 직후 애플은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항소장에 “ITC의 금지 조치가 유지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당장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과 같은 제조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판매 금지가 3개월 이상 장기화되면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 등에 타격을 줘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정부가 특허 침해 의혹을 받아온 애플워치 일부 기종에 대한 수입 금지 결정을 확정했다. 애플워치는 주로 중국 등에서 조립되기 때문에 수입 금지 명령은 사실상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하는 효력을 갖는다. 애플은 연방법원에 즉각 항소했다.26일(현지 시간)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애플워치에 대한 수입 금지를 명령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USTR의 검토 의견을 받아들여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ITC는 10월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을 갖춘 애플워치 시리즈9과 울트라2 제품이 의료기술 중소업체 ‘마시모’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고 수입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역대 미 행정부 가운데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드물다. 다만 2013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ITC의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아이폰4와 아이패드2 등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미국 수입을 허용한 바 있다.애플 내 애플워치의 매출 비중은 약 4.7% 정도로 작으나 이번 조치로 애플은 구형 모델인 애플워치 SE 정도만 미국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어 미국 내 애플워치 매출은 감소할 전망이다. 이번 결정 직후 애플은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항소장에 “ITC의 금지 조치가 유지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업계에서는 당장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과 같은 제조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판매 금지가 3개월 이상 장기화되면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 등에 타격을 줘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일본 국제학교 ‘구마모토 인터내셔널’은 9월 구마모토시 히가시구로 확장 이전했다. 내년 4월 문을 열 예정이었으나 반년 이상 앞당겼다. 대만 TSMC의 구마모토 1공장 완공이 다가오면서 주재원과 그 가족이 미리 일본에 들어와야 했기 때문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TSMC 주재원 및 가족은 75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구마모토 인터내셔널이 확장 과정에서 뽑은 직원 20명 중 4명은 대만인이다. 영어 70%, 일본어 30%를 사용하는 국제학교지만 대만어 수업도 열 계획이다. 인근 구마모토대 부속 초중고교도 TSMC 주재원 가족을 위한 영어 수업을 신설키로 했다. 일본 금융기업 규슈파이낸셜그룹은 TSMC가 구마모토현 지역 경제에 미칠 효과가 10년간 6조9000억 엔(약 62조876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규슈 경제에 ‘100년에 한 번 올 기회’”라고 했다. 실제 일본 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TSMC 인근에 잇달아 투자를 진행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TSMC가 11조2000억 원을 투자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공장에 이어 2, 3공장까지 확정할 경우 효과는 더 증폭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부활’을 꿈꾸는 일본과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을 목표로 한 TSMC가 점차 강한 밀월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일본은 6월 개정한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에 따라 국내 생산기반 강화(1단계)와 차세대 설계기술 확보(2단계) 등을 추진 중이다. 팬데믹 당시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전자제품 등의 생산 차질을 겪은 일본은 외국 기업의 힘을 빌려서라도 자국 내 공급망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TSMC, 日에 해외 첫 R&D센터… 日 ‘소부장’ 업계, 투자로 화답 팬데믹때 ‘반도체 부족’ 홍역 치른 日연구-제조-판매 ‘자기완결주의’ 포기불리한 조건 감수, TSMC에 양보TSMC 2, 3공장까지 추가 검토 “일본이 ‘자기완결주의(自前主義)’를 포기하고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일본 경제·산업 전문가인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과 대만 TSMC의 협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일본 제조업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경영 이념인 자기완결주의는 기초 연구부터 제품 개발, 제조, 판매 등 일련의 가치사슬을 일본 기업이나 계열사가 독점하는 방식을 말한다.● 반도체 앞에 자존심은 없다 ‘반도체 제국’ 일본은 메모리 산업에서 한국에 추월당한 뒤 자체 생산보다는 해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에 의존하는 ‘팹 라이트’ 전략을 채택해 왔다. 그 대신 강력한 소·부·장 기업을 앞세워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정책 방향이 달라졌다. 반도체 부족으로 도요타, 소니 등의 주요 공장에서 심각한 생산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걸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것이다. 일본 정부가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10년 이상 공장 운영’과 ‘반도체 부족 시 일본에 우선 공급’을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021년 6월 해외 파운드리 공장을 자국에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같은 해 10월 TSMC가 구마모토 진출 계획을 밝히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직접 “투자의 절반을 보조하겠다”며 환영했다. 일본과 TSMC가 강력한 협업 파트너로 떠오른 시점이다.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TSMC는 지난해 6월 일본 과학도시 쓰쿠바시에 해외 첫 연구개발(R&D)센터를 여는 것으로 화답했다. R&D센터 구축에 든 370억 엔(약 3367억 원) 중 190억 엔을 일본 정부가 부담했다. 기술 유출에 예민한 반도체 업계인 만큼 일본 정부는 연구 성과를 모두 TSMC에 양보하는 등 다소 굴욕적인 조건도 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구마모토 2, 3공장을 추가 검토하면서 일본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日 소·부·장도 합세 TSMC의 진출에 발맞춰 일본 소·부·장 업체들도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본 최대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은 TSMC 구마모토에 2025년 준공을 목표로 430억 엔을 투자해 개발 공장을 짓는다. TSMC가 진출한 규슈 지역 사업 규모를 현재의 두 배로 늘릴 예정이다. 돗판은 포토마스크, 기판 제조 등의 투자를 확대했고, 덴소는 2030년까지 5000억 엔을 반도체 부문에 투자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가 기대하던 대로 생태계 전체가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TSMC로서는 첨단 반도체 경쟁이 패키징(후공정)으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일본 소·부·장 기업과의 협력은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한국 반도체 기업에 달갑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특히 파운드리 경쟁력은 규모의 경제에서 나온다”며 “일본과 TSMC의 밀월이 장기화될수록 삼성 등 한국 기업에는 장·단기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내 생산 기반을 확충한 일본의 다음 단계는 2나노 이하 차세대 설계 기술인 만큼 양측의 밀월이 길게 이어지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이 최종적으론 ‘메이드 인 저팬’이 아닌 라피더스 등 ‘메이드 바이 저팬’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다. TSMC 역시 미국의 군사적 도움을 받는 대만의 ‘실리콘 방패’ 역할을 하고 있어 첨단 공정을 일본으로 과감하게 가져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최첨단 공정은 결국 자국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일본이 반도체 부활을 꿈꾸며 대규모 보조금을 쏟아내고 있지만 반도체 인재 부족은 일본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장기간 반도체 산업이 쇠퇴한 탓에 인재 육성에 실패한 것이다. 2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일본 라피더스는 반도체 기술자 80여 명을 미국 IBM의 연구시설에 보내 최첨단 반도체 개발 기술을 전수받았다. 키옥시아, 도시바 등에서 라피더스로 옮긴 이들은 평균 연령이 50대로 높은 편이다. 일본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들이 은퇴하기 전에 다음 반도체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일본은 이공계의 인기가 비교적 낮고, 그마저도 도요타 등 자동차 산업을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1990년대 이후 일본 교수들의 연구실이 외국인 학생들로 채워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도면이 아닌, 도면을 읽을 수 있는 사람에게서 나온다”며 “한국, 대만도 반도체 인재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일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올 초 일본 정부는 도쿄 도심 대학의 정원 규제를 6년 만에 해제하는 등 정부 차원의 반도체 인재 육성에 나섰다. 또 대만 TSMC 구마모토 공장과 인접한 구마모토대도 반도체 인재 육성을 위한 과정을 새롭게 만들고 대만 대학과의 연계 방안을 찾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일본이 강력한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공장 투자비용의 ‘최대 50%’라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로컬 기업은 물론이고 해외 업체 투자를 잇달아 유치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부활’을 선언한 일본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동안 한국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부진할 경우 한일 경쟁력 역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5일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마이크론의 일본 히로시마 D램 공장은 투자금의 39%를 일본 정부로부터 지원받음으로써 5∼7%의 원가경쟁력을 추가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원짜리 물건을 팔았을 때 5∼7원을 더 남긴다는 뜻이다. 라인당 수조 원에서 많게는 수십조 원이 투입되는 ‘쩐의 전쟁’인 반도체 설비 경쟁에서 기술력, 양산 노하우 외에 새로운 무기를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D램 시장 세계 3위인 마이크론이 일본 생산기지를 활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위협할 수도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 기업인 대만 TSMC는 구마모토 1공장 설비 투자액의 41%를 일본의 보조금으로 조달했다. 덕분에 추가 확보한 원가경쟁력은 10%로 분석됐다. 일본은 TSMC가 추진 중인 파운드리 2·3공장 계획에 쐐기를 박기 위해 보조금 비율을 50%까지 올린다는 방침이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권투에서 잽만 반복적으로 맞아도 쓰러질 수 있는 것처럼 원가경쟁력 차이도 누적될 경우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를 ‘특정 중요 물자’로 지정해 건당 수조 원 규모의 현금 지급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뒀다. 이에 라피더스와 키옥시아 등 자국 기업에도 현금 외 다양한 형태의 측면 지원을 쏟아붓고 있다. 해외 기업 유치와 자국 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이다. 반면 한국은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한 현금 지원 정책이 아예 없다. 3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K칩스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대기업의 경우 시설 투자액 세액공제 비율이 8%에서 15%로 높아졌지만 일몰법이라 내년 12월이면 제자리로 돌아간다. 일본의 보조금과 한국의 세액공제만 놓고 보면 마이크론이나 TSMC가 한국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 한국은 특히 법인세율, 최저한세 등 세금 자체도 높아 경쟁국 대비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있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인력, 인프라, 국민 정서 등을 모두 제쳐두고 단순히 숫자만 놓고 따진다면 한국 기업들조차도 일본에 공장을 짓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나 정치권도 반도체 산업은 경제안보 측면에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日, 보조금으로 TSMC 11조원 투자 유치… “10년내 韓 추월 우려” TSMC, 11조 투자해 4조 돌려받아구마모토 1공장 이어 2,3공장 검토日 30년만에 ‘반도체 부활’ 신호탄인건비 부담도 2006년보다 낮아져 “반도체 설욕을 위한 10조 엔(약 91조 원)짜리 도박.” 일본 닛케이비즈니스가 10월 중순 특집기사에서 자국 내 대규모 반도체 투자 움직임을 정의한 문장이다. 일본 라피더스(홋카이도·50조3000억 원), 대만 TSMC(구마모토·11조2000억 원) 및 PSMC(미야기·3조6484억 원), 미국 마이크론(히로시마·4조3000억 원) 등의 투자를 놓고 한 말이다. 한국과 대만의 급부상, 미국의 견제, 시장 변화 대응 실패 등으로 1990년대 이후 몰락한 반도체 제국 일본이 부활의 전조를 알리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향후 10년 내 한국의 반도체 공장 생산성이 일본에 역전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일본으로 몰려가는 반도체 팹들 2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및 3나노 공정을 놓고 경쟁하는 동안 일본에서 가장 앞선 시설은 르네사스의 40나노 공장 정도였다. 하지만 ‘최대 50% 보조금 지급’이란 당근에 이끌려 일본으로 몰려가고 있는 공장들은 한국의 주력 제품들과 겹친다. 12∼28나노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인 TSMC의 구마모토 1공장은 총 투자비용 11조2000억 원의 41%에 해당하는 4조5600억 원을 보조 받았다. TSMC는 내년 6나노 2공장에 이어 3나노 3공장까지 일본 구마모토에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이 공장들에도 최대 50%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마이크론도 내년 말 양산을 시작할 10나노 D램 공장 건설 비용 4조3000억 원 중 1조6700억 원(39%)을 지원받았다. 일본 정부는 10년 이상 일본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반도체가 부족할 경우 일본에 우선 공급하는 조건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삼성전자에도 TSMC 못지않은 지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당장 일본에 투자하긴 힘들겠지만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의 투자 조건은 계속 비교해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요코하마 연구개발(R&D) 거점 투자비용 400억 엔(약 3657억 원) 중 절반인 200억 엔을 일본 정부가 보조하기로 했다.● 반도체 보조금의 나비효과 공장을 지을 때 보조금을 받으면 감가상각비 부담이 줄어든다. 반도체 기업들은 보통 라인당 수조∼수십조 원의 감가상각비를 5년에 걸쳐 반영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이 항목으로 반영한 금액만 각각 35조9520억 원, 14조1352억 원이다. 40% 안팎의 보조금을 받은 TSMC와 마이크론은 전체 투자비의 60% 정도만 감가상각비로 반영하면 되는 것이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1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팹에 3조 원을 보조해 주면 감가상각비가 줄어 영업이익을 매년 6000억 원씩 지원하는 셈”이라고 했다. 일본 내 인건비가 정체된 것도 진출 기업에는 호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6년 기준임금(100)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실질임금은 미국 164.2, 한국 146.7, 일본 92.1이었다. 미국과 한국이 크게 오를 때 일본은 되레 줄어든 것이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과 인건비 감축 등으로 확보한 자금은 다음 단계의 시설 투자로 흘러 들어간다고 보고 있다. 일본 내 투자 여건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미국은 금리 상승기 국가 부채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쏟아부을 ‘화력’이 갈수록 약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정부가 불황을 맞은 ‘러스트 벨트’ 중심 지원을 확대하면서 반도체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미국의 집중 견제로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유럽연합(EU)은 첨단 반도체 기업에 큰 이점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일본은 ‘제로 금리’ 덕에 부채 부담이 덜하고,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덩달아 확보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본 정부의 보조금 정책은 세계 어느 곳보다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노조 리스크가 적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체크인부터 부탁드립니다.” 호텔이 아니다. 19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LG전자 베스트샵 2층에 위치한 ‘그라운드 220’에 올라서자 직원으로부터 이 같은 안내를 받았다. 키오스크 화면에 뜬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읽히자 웹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연결됐다. ‘열정적인’ ‘독서광’ ‘얼리어답터’ 등 수십 개 키워드 중 몇 개를 고르니 ‘업그레이드 루티너’로 분류됐다. 루틴(routine·규칙적인 습관)을 키워드로 조성된 공간인 그라운드 220은 사람들을 성향에 따라 6가지 루티너로 구분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성향을 고른다는 점에서 MBTI 성격유형검사와 비슷했다. 업그레이드 루티너에겐 LG 그램, 에어로퍼니처, 태블릿으로 활용 가능한 2in1 PC 디테처블 등의 제품이 추천됐다. 체크인을 하는 루틴 테이블에선 이 제품을 포함해 10여 종의 전자제품을 빌릴 수 있다. ‘뉴스레터를 읽고 떠오른 자신만의 생각을 기록해보라’거나 ‘오늘 꼭 달성할 목표를 적어보고 타이머를 설정하라’ 같은 조언이 적힌 종이 카드를 받을 수 있다. 그라운드 220 안쪽의 루틴 그라운드에서는 ‘겨울철 뜨개질 루틴’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10여 명이 소파에 앉아 자신 앞에 놓인 이동형 TV 스탠바이미의 뜨개질 강연 영상을 보며 따라 하고 있었다. 보통 뜨개질은 각자 이해도와 속도가 다른 탓에 단체 강연이 어렵지만 스탠바이미를 활용하면 반복 재생이 가능하고, 이해가 어려울 때만 강사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달엔 5개 루틴 수업이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신제품이 나오거나 계절이 변화하는 데 따라 수업을 바꿀 예정이다. LG전자는 15일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타깃으로 한 제품 체험 공간 그라운드 220을 오픈했다. LG 베스트샵 AS센터였던 공간을 활용했다. 별도로 마련된 테라스에서는 저녁 노을이 지는 것도 볼 수 있다. 글로벌 전시회에서만 공개되던 신제품을 포함해 다양한 전자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제품 체험 후기 등을 웹 앱에 남기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데 그 포인트를 활용해 티셔츠 커스터마이징이나 즉석사진 찍기도 가능하다. LG전자는 잠재 고객들의 생생한 제품 이용 후기를 얻는 것은 물론이고 가전·전자제품 구매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젊은 층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남긴다는 전략이다. 올여름 대학생들을 모아 넉 달간 운영했던 ‘LG 크루’의 아이디어를 그라운드 220 곳곳에 녹였다. 웹 앱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고 제품을 체험할 때마다 아바타를 꾸미고 키울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포토부스에서 사진을 찍으면 출력물로 ID 카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소속감을 느끼면 또 오고 싶을 것’이라는 LG 크루 구성원의 아이디어였다. 그라운드 220은 21일까지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운영한 뒤 개방할 계획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