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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에서 추락한 10대 여학생이 구급차에 실려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결국 사망하는 사건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구급차가 대구 도심을 2시간 동안 전전하며 병원을 찾아다녔으나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는 것이다. 광주에 거주하는 50대 암 환자도 의식을 잃어 응급 처치가 필요했지만 입원할 병원을 찾지 못하다 4시간 만인 오후 7시경 충남 병원으로 이송됐다. 28일 대구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오후 2시 15분경 북구 대현동의 한 골목길에서 A 양(17)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A 양은 근처 건물에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발견 당시 우측 발목과 왼쪽 머리에 큰 부상을 입은 상태였지만 의식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양을 태운 119구급차는 오후 2시 34분경 인접한 종합병원으로 이동했으나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입원 할 수 없었다. 곧바로 오후 2시 51분경 중구의 한 대학병원을 찾았으나 이 곳에도 입원할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이동해야했다. A 양을 태운 구급차량은 오후 3시 39분경 차로 10분 거리의 종합병원으로 향했지만 이 곳에서도 역시 입원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119구급차량이 오후 4시 27분경 9㎞거리의 달서구의 한 종합병원에 도착했으나 A 양은 갑작스러운 심정지를 일으켜 사망했다. 경찰관계자는 “현재 A 양의 구체적인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확인하고 있으며 각 병원을 조사해 당시 환자를 못 받은 이유 등 과실 여부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광주에서는 50대 암 환자가 의식을 잃어 응급처치가 필요했지만 4시간 동안 입원할 병원을 찾지 못하다 충남까지 이송된 끝에 목숨을 건졌다.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 40분경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A씨(57)의 가족들이 “A씨가 의식을 잃었다”며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A씨는 간암 4기로 투병을 하던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119는 호남권역 모든 병원에서 “A 씨를 받아줄 수 있다”고 문의했지만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당시 광주권역의 유일한 상급병원인 전남대학교병, 조선대학교병원 응급실도 포화상태였다. 119는 이날 오후 4시 20분경 A씨가 기존에 진료를 받던 충남 천안에 위치한 한 대학병원으로부터 “치료가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119는 이날 오후 7시경 A 씨를 충남 천안 대학병원으로 이송 조치했다. 광주소방본부 관계자는 “A 씨 응급처치를 위해 호남권 모든 병원에 문의를 했지만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병원에서 어렵다고 한 이유가 병실 부족인지 아니면 인력·장비 부족인지까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지방이 처한 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실효성 있는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조재구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대구 남구청장)은 24일 대구 남구청 집무실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처한 위기를 직시하고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기초의원과 광역의원, 기초단체장 등을 차례로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잘 활용해 지방정부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전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구의원으로 시작해 대구시의원을 거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남구청장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9월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에 선출돼 내년 6월 말까지 협의회를 이끌 예정이다.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전국 228개 시군구의 발전과 자치분권 확대, 지방 공동의 문제 해결을 목표로 1999년 각 지역 시장과 군수, 구청장들이 모여 설립한 협의체다. 중앙정부 및 유관 기관·단체와의 협력을 추구하고 국내외 지방자치단체 간의 친선 도모와 교류 증진 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조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30명이었던 사무국 구성원 수를 18명으로 줄였다. 조 회장은 “구성원 수를 줄이는 대신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인구 문제 등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전문위원들로 사무국을 채워 내실을 탄탄히 다졌다. 각 지역이 겪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진단해 실질적인 처방책과 맞춤형 지역발전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특히 지방소멸 문제 해결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조 회장은 “위기에 처한 지자체마다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 전략산업 육성에 나선 정부가 관련 전공 과정을 비수도권 대학에 개설해줄 것을 제안하고 싶다. 유망 학과가 있는 지방 대학으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몰리면서 균형발전과 지방소멸 위기 해소 등의 효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협의회에서는 정책 거버넌스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조 회장은 “균형발전 방안과 지방소멸 위기 해결책 공동 모색을 위해 기초지방자치단체와 광역지방자치단체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남구청장으로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현안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앞산을 전국 명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관광 활성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회장은 “기존 앞산 빨래터 공원, 해넘이 전망대, 하늘다리가 지역 관광명소로 떠오른 가운데 6월에는 골안골 도시형 캠핑장이 개장한다”고 말했다. 캠핑장은 해넘이 전망대 건너편 부지 5721㎡에 조성됐으며 전체 18동으로 78명을 수용할 수 있다. 반려동물 동반도 가능하다. 앞산 카페거리와 안지랑 곱창거리 일대에 구비 80억 원을 투입해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건립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2025년 상반기에 문을 여는 것이 목표다. 가장 큰 현안인 남구 신청사 건립 문제도 신경 쓰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 안에 기본 실시설계 용역을 시작하고 연말까지 기금 721억 원 조성이 목표다. 대구시도 남구의 열악한 재정 상황을 고려해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통과 이후로도 농민단체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우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농심(農心)’ 잡기를 이어간다는 것.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23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통과된 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율적인 시장 격리를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맡겼다가 지난해 쌀값이 25%나 폭락했다”며 “쌀 매입 의무화 조항을 넣지 않으면 정부가 쌀값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월 쌀값이 전년 동기 대비 24.9% 폭락했다”며 “(1년 새) 이로 인한 농가 피해액만 1조5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일부 농민들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전북농업인단체연합회 이영일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요구해 온 법 개정이 늦게나마 이뤄진 점을 환영한다”면서도 “원안이 아니라 협의안이 통과돼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농민단체들은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해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등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쌀은 기계화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재배가 쉬운 만큼 판로에 대한 부담이 해소되면 타 작물로 유인이 쉽지 않아 수급 조절 기능이 악화될 것”이라며 “정부가 재의 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 의성에서 벼농사를 짓는 김모 씨도 “정부가 초과된 쌀을 사주면 누구나 벼 농사를 지으려 할 것이고 장기적으로 쌀값 폭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도 “사료값 폭등, 수입 축산물 관세 제로화 등으로 인해 축산 분야 예산 확대가 절실한데 양곡법 개정으로 예산 축소가 우려된다”고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대구시교육청은 2024년 아시아·태평양 권역 국제바칼로레아(IB) 글로벌 콘퍼런스 유치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국내 처음으로 대구에서 개최하는 이 행사는 내년 3월 21일부터 같은 달 24일까지 나흘 동안 열린다. 세계 각국의 IB 교육 전문가 1500여 명이 참가한다. IB 글로벌 콘퍼런스는 IB본부가 아시아·태평양과 아메리카, 아프리카·유럽·중동 등 3개 권역별로 매년 3개 국가에서 개최하는 국제 학술 행사다. 내년 아시아·태평양 권역 IB 글로벌 콘퍼런스 유치에 각국의 여러 도시가 도전한 가운데 대구는 IB 프로그램 도입과 확산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개최지로 선정됐다. 스위스에 본부가 있는 비영리 교육재단인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가 1968년 만든 IB 스쿨 과정은 핵심 개념 이해 및 탐구 학습 활동을 통해 자기 주도 성장을 추구한다. 대구시교육청은 2019년 7월 IB 본부와 협력각서를 체결한 뒤 국내 처음으로 한국어 IB 프로그램을 공교육에 도입했다. 현재 14개 IB 월드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대구 IB 학교의 성공 사례를 국내외에 알리고 세계 각국의 IB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받을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20일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사진)과 도교육청 전·현직 고위 간부 2명 등 총 3명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임 교육감 등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교육공무원을 동원해 교육감 선거운동을 하고, 당선된 후 직무와 관련해 수천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2월 수사에 착수했고 압수수색을 통해 혐의에 대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자세한 혐의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임 교육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도는 16일 경주시 신평동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하이코)에서 원자력 르네상스 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손병복 울진군수,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 대구대 등 관련기관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도는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에 나선 정부의 국정 과제에 맞춰 지역의 미래 원자력산업 구상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선포식을 마련했다. 도는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와 경주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업단지의 조성 계획을 밝힌 뒤 참석자들과 미래 원자력 구상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현재 경북에는 국내 전체 가동 원전 24기 가운데 12기가 있다. 원전 설계부터 건설과 운영, 폐기물 처리까지 담당하는 기관도 모두 경북에 있다. 도는 원자력의 연구와 산업, 협력이라는 3대 핵심축을 통해 앞으로 원자력 르네상스를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이 지사는 “경주 SMR 국가산단은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연계해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창업과 인력 양성을 지원해 차세대 원자력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키운다.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에는 청정 수소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 유치를 통해 국내 수소산업의 전진기지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가 도심 군부대 통합 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부대 이전 주체인 국방부와 핵심 논의 사항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이 늦어지면서 애초 목표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는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제50보병사단, 제5군수지원사령부, 공군방공포병학교 등 국군부대 4곳과 캠프 워커·헨리·조지 등 미군부대 3곳의 통합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주요 도심에 있는 군부대가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이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군부대 이전은 급물살을 탔다. 시는 지난해 12월 국방부에 사업 사전 협의 요청 후 현재 상호 간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이 협약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당시 국방부가 대구시로 보낸 업무협약 초안에 시가 원했던 ‘군부대 이전’ 문구가 명시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국방부가 회신한 업무협약을 살펴보면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 및 상생발전 기여 △협력사항 실천을 위해 신의성실 원칙 입각 △지역발전 도모를 위한 군 여건 향상 △원활한 소통 위한 관군협의체 운영 △협력사항 효율화를 위한 정보 교환 및 공유 등의 내용이 있지만 군부대 이전 관련 문구는 들어가 있지 않다. 시는 지난달 국방부에 군부대 이전을 명시한 업무협약을 다시 보냈다. 이후 한 달여 동안 시는 국방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최적의 방안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구 군부대 유치를 두고 경북의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칠곡군 상주시 영천시 군위군 의성군 등 5개 지자체가 저마다의 장점을 내세워 유치에 나선 상태다. 칠곡군은 호국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진 점과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보유한 점을 내세웠다. 군위군은 대구시로 편입이 예정돼 있어 군사시설을 옮기더라도 군부대 입장에서는 관할 내 이동인 점을 장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영천시는 지역 내 군부대 여러 곳에 국방부 소유 부지가 있는 점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으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지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상주시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2시간 내 접근이 가능한 교통 중심지인 점을 강조한다. 의성군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연계한 교통 및 생활 인프라를 확보한 점에서 최적지라고 홍보하고 있다.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최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해당 지자체에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건설 현장을 돌며 건설사를 협박해 거액을 받아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노조위원장이 15일 구속됐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건설 현장에서 소속 노조원의 채용을 강요하거나, 현장 관리 위반사항을 촬영해 건설사를 협박하는 방식으로 건설사로부터 4400만 원을 받아낸 혐의로 한국노총 산하 노조위원장 A 씨를 이날 구속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건설현장 불법행위 특별 수사과정에서 나온 대구 지역의 첫 구속 사례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년 동안 대구·경북 대형 아파트 건설 현장 15곳과 관련 협의회를 찾아가 소속 노조원 채용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건설업체가 거절하면 고발이나 진정을 넣겠다고 협박하며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안전모 미착용 등 현장 안전 관리 미비점을 몰래 촬영해 건설사를 협박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적으로 받은 돈은 노동조합 법인 계좌나 자신의 계좌로 송금 받아 곧바로 지인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현금으로 찾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다른 노조 간부들의 범행 가담 여부와 피해 건설업체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건설현장 불법행위 19건을 적발해 87명을 단속하고 1명을 구속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노조 간부 구속건에 대해) 내부적으로 공식 논의된 것이 없어 말씀 드릴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동아일보 사회부에는 20여 명의 전국팀 기자들이 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지역의 생생한 목소리를 찾기 위해 뛰고 있습니다. 전국팀 전용칼럼 <동서남북>은 2000년대 초반부터 독자들에게 깊이있는 시각을 전달해온 대표 컨텐츠 입니다. 이제 좁은 지면을 벗어나 더 자주, 자유롭게 생생한 지역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디지털 동서남북>으로 확장해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지면에 담지 못한 뒷이야기, 잘 알려지지 않은 따뜻한 이야기 등 뉴스의 이면을 쉽고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선대 때부터 100년 이상 일궈온 송이밭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땅이 됐어요. 무너진 가업을 일으킬 희망조차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 경북 울진군 북면 검성리에서 만난 이모 씨(50)는 “작년 산불이 우리 산을 싹 다 태운 뒤로는 송이는 고사하고 잡초 새싹조차 구경하지 못했다. 다시 송이가 나기까지 50년 이상은 걸릴 것이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해 3월 4일 시작된 ‘경북 울진-강원 삼척’ 지역의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났지만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재기를 꿈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시 발생한 산불은 이 씨 집안 소유의 산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 씨는 불이나기 전까지 이 산에서 3대째 송이 채취일을 해왔다. 자랑스레 여겨온 가업은 산불로 인해 이 씨 대에서 끊기게 됐다. 30년 이상 산사람으로만 살아오던 이 씨는 최근 생전 처음으로 경비일을 시작했다. 이 씨를 따라 산에 오르던 20대 초반의 아들도 가업 승계의 꿈을 버리고 얼마 전부터 새 진로를 찾기 시작했다. 베테랑 약초꾼 박모 씨(62)는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절벽에 목숨을 내걸고 희귀약초부터 야생버섯까지 따오던 박 씨는 어느 험준한 산보다 생계 위협이 훨씬 두렵다고 했다. 울진 여러 산을 돌며 약초를 캐오던 그는 지난해 산불 이후 생업이 끊겼다. 대학생 자녀들은 당장 밀린 공과금과 빚을 갚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자식에게 손 벌리지 않으려 노구를 이끌고 양봉일을 해온 장모 씨(75)는 애지중지 키우던 벌 100통을 지난해 산불 때 모두 잃었다. 최근 다시 마음을 잡고 양봉일을 시작했으나 산불 피해지역에서 벌 키우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장 씨는 사실 자식들 걱정에 양봉일도 하는 척만 하는 거라고 했다. 그는 “지난겨울에는 생활비가 부족한 상황에 난방비까지 올라 어느 때보다 서글픈 겨울을 보냈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산불은 주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린다. 하지만 사소한 부주의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및 들불 등 봄철 화재 3899건 가운데 1933건이 부주의로 인한 화재였다. 유형별로는 담배꽁초가 487건으로 가장 많았고 쓰레기 소각이 421건으로 뒤를 이었다. 사소한 부주의에서 시작하는 만큼 산불은 책임소재를 따지기도 힘들어 피해자들의 상처를 더욱 키운다. 지난해 울진·삼척 대형화재를 일으킨 피의자도 운전 중 담배꽁초를 바깥으로 버린 것이 도로변과 가까운 야산에 불이 붙어 산불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경찰과 산림당국은 여전히 범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한 경북도는 최근 산불의 원인이 되는 소각행위나 등산시 인화물질 소지 등의 각종 행위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8일 단속을 시작해 13일까지 11건을 적발해 과태료 264만 원을 부과한 상황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단속만으로는 산불을 원천적으로 막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산불 예방을 위해선 주민들과 등산객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주민과 등산객 모두가 산불 예방의 파수꾼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울진·삼척 산불이 태운 산림은 서울 면적의 약 27%인 1만6302㏊에 달한다. 역대 최대면적의 피해를 일으킨 2000년 동해안 산불때는 2만3794㏊의 산림이 불에 탔다. 축구장(1개=약 0.7ha)의 1만배가 넘는 광활한 피해 구역에는 언제든지 내 이웃이나 가족이 있을 수 있다. 더 이상 작은 불씨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울진=명민준기자 mmj86@donga.com}

경북 칠곡군이 ‘인문학’ 문화도시로 발돋움한다. 이와 동시에 대구에 있는 군부대를 지역으로 유치해 ‘호국평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굳건히 다진다는 구상이다. 칠곡군은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제4차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5년 동안 국비 등 예산 150억 원을 투입해 지역 내 특색 있는 각종 문화자원을 키워 문화도시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칠곡군 문화관광재단을 설립했다. 칠곡군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자원인 인문학 관련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칠곡군 내 인문학의 저변은 넓은 편이다. 2004년 교육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면서 지역 내 학습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당시 타 지방자치단체들이 선심성 교육 정책으로 요가나 댄스 등 취미 강좌를 개설했지만 칠곡군은 학습 열정을 보인 군민들을 위해 인문학 강좌를 집중적으로 열었다”고 설명했다. 칠곡군은 주민이 행복한 인문학 강좌를 비롯해 인문광장, 인문국제포럼, 열린 인문학 아카데미, 찾아가는 고택 아카데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열린 인문학 아카데미에는 ‘시골 의사’ 박경철 씨와 건축평론가 이용재 씨 등이 강사로 참여해 인접한 대구와 구미 등에서도 수강 행렬이 이어졌다. 칠곡의 자랑인 할매글꼴도 인문학 저변 확대 과정에서 나왔다. 칠곡군은 인문학 교육의 일환으로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성인 문해교육을 진행했다. 여기서 한글을 배운 할머니 가운데 5명을 선정해 폰트(글씨체)를 제작했다. 한컴오피스와 MS워드, 파워포인트 등에 정식 글씨체로 등록된 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연하장 글씨체로 사용하면서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칠곡군은 문화도시 구축 사업의 한 축으로 할매글꼴 브랜드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에 맞춰 칠곡할매글꼴을 활용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선보인다. 꿀이나 참외 등 지역 특산물을 포장할 때 용지 디자인에 칠곡할매글꼴을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호국 사업을 펼치며 호국도시 이미지를 구축해온 칠곡군은 대구 군부대 유치를 통해 호국 브랜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는 현재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제50보병사단, 제5군수지원사령부, 공군방공포병학교 등 국군부대 4곳과 캠프 워커·헨리·조지 등 미군부대 3곳을 통합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칠곡군은 영천시와 상주시, 군위군, 의성군과 함께 군부대 유치에 뛰어들었다. 칠곡군은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대구와 가까운 입지 여건, 대한민국 대표 호국도시 이미지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유치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백선엽 장군(1920∼2020)의 장녀인 백남희 여사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올해 1월에는 칠곡군 군부대 유치 범군민위원회를 발족했다. 칠곡군은 지역으로 이주해 올 군인들의 정주 여건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 인프라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김 군수는 “미래를 위해서 도시 인프라보다 교육에 먼저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군부대 유치를 위한 정주 여건 향상 차원에서 대구시와 인접한 지천면과 동명면의 학군을 조정하고 과학 및 영어 중점 중학교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는 ‘더 현대 대구’가 지난해 대기업 유통업체 지역 기여도 평가에서 베스트(Best) 업체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대구지역 대기업 유통업체 8개사 26개 점포의 2021년 추진 실적 자료와 현장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평가 항목은 지역 금융 이용과 지역 제품 매입, 지역 인력 고용, 지역사회 환원 등 모두 10개 분야로 구성했다. 더 현대 대구는 지역 금융 이용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점과 용역 및 인쇄물을 100% 지역 업체에 발주한 점 등 다수 평가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특히 대구관광재단 협업 디저트 페어와 365리사이클 캠페인 등 지역 상품 판로 제공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구시는 유통업 상생 발전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해 최원형 더 현대 대구점장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이와 함께 시는 이달 안에 대형마트와 중소 유통업체 책임자로 구성한 실무위원회를 열고 새로운 상생 협력 과제를 발굴할 방침이다. 이종화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올해부터 대기업 유통업체의 지역 기여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립교향악단이 24일 오후 7시 반 대구콘서트홀 그랜드홀에서 제492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대구시향을 이끈 줄리안 코바체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68·독일·사진)는 이번 연주회를 끝으로 9년간의 동행을 마무리한다. 연주회는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슈베르트(1797∼1828년)의 ‘로자문데’ 서곡으로 시작한다.이어 첼리스트 임희영이 오스트리아 작곡가 하이든(1732∼1890년)의 ‘첼로 협주곡 제 1번’을 협연한다. 임희영은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로부터 ‘뛰어난 음악성과 유려한 테크닉을 지닌 주목받아야 할 아티스트’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공연의 대미는 슈베르트의 마지막 교향곡 ‘제9번 그레이트’가 장식한다.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2014년 4월부터 대구시향 제10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해 왔다. 그는 대부분의 정기 기획 연주회를 매진시키며 대구에 클래식 열풍을 일으켰다. 2016년 대구시향의 첫 유럽 3개국 투어를 통해 대구의 음악 위상을 드높였으며 2017년 대구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수여받았다. 이날 정기연주회가 끝난 뒤 대구시는 코바체프 상임지휘자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연주회 관람료는 R석 3만 원, S석 1만6000원, H석 1만 원이며 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대구시향에 문의하면 된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영호남 자치단체들이 고향사랑기부금 상호 기부로 상생의 꽃을 피우고 있다. 섬진강 통합 관광 시대를 열고 공동 식품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소통과 화합의 장도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금 상호 기부 행렬 강기정 광주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고향사랑기부금 상호 기부 행사를 가졌다. 강 시장은 대구시에, 홍 시장은 광주시에 각각 사비로 고향사랑기부금을 기부했다. 상호 기부 행사는 강 시장이 이날 대구에서 열린 ‘제63주년 2·28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열렸다. 이번 기부는 2013년부터 ‘달빛동맹’으로 상생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두 지역이 2·28민주운동 기념일에 상호 기부를 진행해 의미를 더했다. ‘달빛동맹’은 영호남 화합을 통한 국민 대통합 추진을 위해 대구의 옛 명칭인 ‘달구벌’과 광주의 순우리말인 ‘빛고을’의 앞글자를 따 만든 용어다. 앞서 전남도와 경북도는 1월 10일 고향사랑기부금을 서로 기부하며 영호남 화합의 분위기를 띄웠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NH농협 경북본부를 찾아 고향사랑기부금 연간 기부 최대한도인 500만 원을 전남도에 기부했다. 같은 날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NH농협 전남지점을 찾아 500만 원을 경북도에 기부했다. 자매결연도시인 전북 김제시와 경북 구미시도 1월 30일 고향사랑기부금 상호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특히 구미시는 호남 출신 공무원 등 30명이 고향 사랑의 마음을 담아 기부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1989년 자매결연한 광주 북구와 대구 달서구도 지난달 100만 원의 고향사랑기부금을 상호 기탁하면서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갔다. 지방 공기업도 고향사랑기부금 상호 기부를 통해 영호남의 화합과 우의를 다지고 있다. 전남개발공사와 경북개발공사는 지난달 20일 500만 원을 서로 기부하고 두 지역의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응원했다. 장충모 전남개발공사 사장은 “기부금이 양 지역의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등 사업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두 기관의 사회공헌 협력 사업에도 뜻이 맞아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며 “다음 달에는 경북개발공사와 농어촌 일손 돕기를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섬진강 통합 관광 시대 활짝 섬진강을 끼고 있는 전남 곡성군 구례군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은 10일 광양 매화축제장에서 ‘섬진강 관광 시대 선포식’을 개최한다. 4개 자치단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처음 열리는 광양 매화축제와 구례 산수유꽃축제, 하동 벚꽃축제, 곡성 장미축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섬진강 통합 관광 시대를 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들 자치단체는 선포식을 시작으로 봄꽃 축제를 홍보하고 모바일 스탬프 투어를 진행한다. 스탬프 투어를 통해 4개 자치단체 주요 관광지 8곳 가운데 4곳 이상을 방문한 선착순 1000명에게 1만 원의 보너스 캐시포인트를 지급한다. 각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13개 주요 관광지 연계 할인제를 운영한다. 4개 자치단체 주민들이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을 지참해 관광지를 방문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연계 할인제가 적용되는 관광지는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압록상상스쿨 △구례 수목원·섬진강수달생태공원 △하동 편백자연휴양림·하동케이블카 △광양 백운산자연휴양림 치유의 숲·목재문화체험관 등 13곳이다. 정인화 광양시장은 “섬진강권은 가치 있는 생태 자연환경과 다양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지역 연계 관광을 추진하기에 매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섬진강권이 생태, 문화, 레저가 복합된 국내외 최고의 수변관광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전북 고창군과 경북 포항시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공동 신선식품 브랜드인 ‘동서지간’을 NS홈쇼핑을 통해 출시했다. 겨울철 별미인 ‘포항 과메기’와 고창의 ‘전통 지주식 김’이 동서지간으로 만났다. 상품은 두 종류다. 1호(2만9900원)는 과메기 12마리, 지주식 김 100장, 초장이 들어있다. 2호(3만9900원)는 과메기 20마리, 지주식 김 100장, 초장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시중보다 30∼40% 저렴하다. 두 자치단체는 동서지간 프로젝트가 지역 농특산물 판로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상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온라인 쇼핑몰 ‘포항마켓’ ‘고창마켓’을 통해 고향사랑기부제 쿠폰 발행 등 상생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팀원인 저에게 개인 비서가 생긴 거죠.” 경북도 소속 7급 공무원 한모 씨(40)는 불과 몇 개월 전까지 야근과 주말 출근이 잦았다. 이런 그의 일상에 반전이 일어난 것은 챗GPT를 사용하면서다. 자료 검색뿐만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모으는 일부터 외국어 문서를 통으로 번역해주는 일까지 척척 해냈다. 한 씨는 “챗GPT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며 “업무 시간이 줄었고 틈틈이 개인 일정도 챙겨준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공직사회에 챗GPT 바람이 불고 있다. 민원 대처와 사업 계획 추진 등에 활용되면서 행정 효율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챗GPT는 미국의 오픈AI사가 개발한 대화형 챗봇 인공지능(AI)이다. 사용자가 채팅창에 질문이나 요구사항을 적으면 AI가 답변하는 방식이다. 각종 문서 작성과 번역, 코딩 작업 등 광범위한 분야의 업무 수행까지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빌 게이츠는 “개인용 컴퓨터나 인터넷 못지않은 파급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경북도가 가장 적극적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21일 간부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챗GPT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한 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학홍 행정부지사가 총괄반장을 맡은 챗GPT 행정 활용 전담부서(태스크포스)부터 구성했다. 최근에는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AI 전문가인 유환조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초청해 간담회도 가졌다. 도는 7일 챗GPT 행정 활용 방안을 공개했다. 관련 공무원 교육을 강화하고 일상 업무 탈출을 위한 챗GPT 활용안과 지방정부 지능화를 위한 민관 협력 파트너십 구축도 추진한다. 공무원 교육은 인재개발원을 중심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챗GPT 기반 행정 효율성 향상 사례도 발굴한다. 향후 정책 연구 용역과 업무 계획, 통계 자료 등을 대화형 AI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는 국내 정보통신 기업, 대학 등과 협력해 AI 기술을 행정에 접목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이 도지사는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면 공무원은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또 현장 중심의 행정을 할 수 있어 문제 해결 역량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지역 기초지방자치단체도 챗GPT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수성구는 지난달 28일 챗GPT 행정 활용을 주제로 전 직원이 모인 가운데 교육을 실시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앞으로 챗GPT를 활용하는 행정 업무 효율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직원들의 숙련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구는 다음 달 ‘챗GPT와 초거대 AI와 미래 사회’를 주제로 전 직원 대상 특강을 열 예정이다. 또 부서별로 다양한 연습 과제를 공유하면서 활용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달서구는 최근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챗GPT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 사례 및 방안 발굴에 나섰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직원들이 챗GPT를 활용한 업무 능력이 높아지면 행정 서비스도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제22대 계명대 의무부총장 겸 동산의료원장에 조치흠 산부인과 교수(60·사진)가 취임했다. 조 원장은 계명대 동산병원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 비상대책본부장, 계명대 동산의료원 개원준비단 부단장, 기획정보처장, 암센터장, 연구처장, 계명대 의대 암연구소 소장, 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장 및 계명대 의대 주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대외적으로는 대한산부인과 로봇수술학회 회장과 대한부인중개암연구회 회장, 대한부인종양학회 상임이사, 대한암학회 이사, 대구시 의무이사 등을 지냈다. 현재 아시아 부인과 로봇수술학회 회장, 대한자궁근종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 원장은 “환자에게 따뜻한 치유와 감동을 주는 의료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국제와이즈멘 대구알파클럽이 주최하는 피아니스트 제갈소망 초청 연주회가 7일 오후 7시 반 대구 수성구 한영아트센터 안암홀에서 열린다. 제갈소망은 헝가리 출신 음악가 프란츠 리스트(1811∼1886)가 작곡한 ‘순례의 해’ 가운데 스위스와 빌헬름 텔 성당, 발렌슈타트 호수에서 등을 연주한다. 순례의 해는 프란츠가 세계 각국을 돌면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대구 출신인 제갈소망은 서울대 음대와 동 대학원 피아노과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현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합창 지휘 및 종교음악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대구알파클럽 소속 소프라노 김미경과 비올리스트 오은지, 피아니스트 김지은 등도 무대에 오른다. 모든 나이대 관객이 감상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무료다. 대구알파클럽은 사회봉사 단체로 진로 멘토링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중단됐던 경북의 봄 축제들이 잇따라 열린다. 경북도는 이달 말부터 5월 초까지 지역 곳곳에서 상춘객을 맞을 다양한 봄 축제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의성군은 25, 26일 사곡면 화전리에서 산수유마을꽃맞이축제를 연다. 이 마을에는 조선시대 때 식재된 수령 300년 이상의 산수유나무 3만 그루가 있다. 매년 3월 만개 때마다 장관을 연출한다. 올해 축제에는 산수유 꽃길 걷기를 비롯해 거리공연과 먹거리 장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고령군은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일원에서 대가야축제를 연다. 올해는 ‘대가야의 꿈’을 주제로 체험 행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31일 가야금 100대 합동 공연과 다음 달 2일 서커스 음악 복합 공연 가야의 노래가 주요 볼거리다. 야간 방문객을 위한 고분군 야간트레킹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청도군은 다음 달 14∼16일 전용 경기장에서 소싸움 축제를 연다. 코로나19 여파로 중단했다가 4년 만에 여는 이번 축제에서는 체급별 전통 소싸움 대회를 만끽할 수 있다. 문경시는 다음 달 29일부터 5월 7일까지 문경새재 야외공연장 일원에서 문경찻사발축제를 개최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축제인 이 행사는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찻사발 교류전과 무형문화재·도예 명장 특별전, 문경 도자기 한상차림전, 전통 발물레 체험, 찻사발 빚기, 다례 체험 등 다양한 전시 및 체험 행사를 즐길 수 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가마 타고 시집올 때부터 이 동네에 살았어요. 어서 집에 돌아가는 게 마지막 소원이죠. 그런데 언제나 가능할지….”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지역을 휩쓴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 4일이면 꼭 1년이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울진군 북면 신화2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주미자 씨(78·여)는 여전히 컨테이너 임시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주 씨는 “요즘에도 꿈에 산불이 나오면 가슴이 뛰어 약을 먹는다”고 했다. 1년 전 산불의 직격탄을 맞았던 이 마을은 주택 30채 가운데 22채가 타 버려 주 씨를 비롯한 15가구 주민이 여전히 임시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4일 오전 11시 17분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은 순식간에 강원 삼척까지 번졌다. 213시간 43분 동안 산림 1만6302㏊(울진 1만4140㏊·삼척 2162㏊)를 태우고 9일 만에 꺼졌다. 산림청은 서울 면적의 약 27%를 태운 이 산불을 역대 가장 오래 지속된 산불로 기록했다.● 산불 1년 지났지만 이재민 165가구 산불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 마을 주민을 포함해 울진과 삼척의 이재민 165가구(울진 164가구, 삼척 1가구)가 여전히 집에 못 돌아가고 있다. 8평(약 27㎡)짜리 컨테이너 임시주택에서 지낸다는 신화2리 주민 주순애 씨(84·여)는 “17대 종부인데 400년 내려온 족보가 타 버렸다”며 “방에 있으면 바닥서 냉기가 올라와 거의 마을회관에서 지내다시피 한다”고 말했다. 옆에 앉아 있던 엄석 씨(84·여)는 “임시주택이 비좁아 자식들이 찾아올 엄두도 못 낸다. 지난 설에 제사도 못 지냈다”며 한숨을 쉬었다. 마을 곳곳에는 황폐한 모습이 그대로 남았다. 전소된 집들은 모두 철거돼, 폐허에 풀만 무성했다. 화마를 피한 집에도 그을음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특히 주민들은 마을 뒷산 나무들이 모두 타 버려 비가 올 때마다 산사태 우려에 잠을 못 이룬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남모 씨(69·여)는 “지난해 11월 비가 많이 왔는데 뒷산에서 흙과 물이 쏟아져 마을회관으로 급히 도망쳤다. 이제 비가 조금이라도 오면 불안하다”고 했다. 이재민들은 정부 지원금과 민간 성금 등을 합쳐 최대 1억200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최대 지원금은 84㎡ 이상 주택이 전소된 경우에 받을 수 있어 실제로 받은 금액은 대부분 그에 못 미친다고 했다. 주민들은 “요즘 건축비가 평당 700만 원 넘게 드는데 마땅한 소득이 없는 노인들이 보상금으로 새 집을 짓기는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송이 채취업 등 생업 포기자 속출 임산물 채취로 생계를 이어온 주민 중에는 산불로 생업을 잃은 이들이 적지 않다. 울진은 영덕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송이 산지다. 울진 주민의 약 20%인 1만여 명이 송이 채취로 생계를 이어왔는데, 지난해 산불 여파로 수확량이 예년의 6분의 1 수준인 2t으로 줄었다고 한다. 송이 채취를 포기하고 최근 경비일을 시작했다는 이운영 씨(50)는 “산불 지역에 송이가 다시 나기까지 50년은 넘게 걸릴 것”이라며 “대를 이어온 송이 채취를 다시는 못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울진군은 지난해 11월부터 전체 산불 피해지역 중 산사태 등이 우려되는 산림 750㏊에 대해 긴급벌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불에 탄 나무를 없애고 새로 나무를 심으려는 것이다. 울진군 피해 면적의 5%가량인데 최근 4개월 동안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2ha에 대해서만 작업을 마무리했다. 작업자 황재현 씨(35)는 “경사가 심해 중장비가 올라갈 수 없는 지역이 많아 속도가 더디다”며 “지금으로선 복구 시점을 도저히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연숙 강원대 생명과학과 명예교수는 “산불 피해지역이 초기 숲 모양새를 다시 갖추려면 20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했다.울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울진=최재원 채널A 기자 j1@ichannela.com 울진=홍란 채널A 기자}
법원이 생활고로 분윳값을 벌기 위해 생후 7개월짜리 아들을 홀로 두고 성매매에 나섰다가 숨지게 한 미혼모에게 이례적으로 집행유예 선고를 내렸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사회적 취약계층을 적절히 보호하지 못한 사회의 책임도 있다”며 미혼모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김천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윤호)는 최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미혼모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 3년과 아동학대 재범 예방 및 성매매방지 강의 수강을 각각 40시간씩 명령했다. 법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경북 구미에 사는 A 씨는 2021년 10월 B 군을 출산했다. 미혼 상태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한 A 씨는 임신중절수술 권유를 거절하며 가족과도 연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혼모가 된 A 씨는 기초생계급여와 한부모 아동 양육비 등 매달 137만 원가량을 정부로부터 받으며 미숙아로 태어난 B 군을 키웠다. 하지만 월세 27만 원과 분유, 기저귀 등 양육비를 감당하지 못해 건강보험료를 제때 내지 못했고 각종 공과금도 수개월 동안 밀렸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A 씨는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단시간에 돈을 벌 수 있는 성매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5월 21일에도 오후 1시경 집에 아이를 남겨 두고 성매매에 나서며 이따금 아이를 봐 주던 지인 C 씨에게 “아이를 봐 달라”는 문자를 남겼다. 병원 진료를 받던 C 씨는 2시간 넘게 지난 오후 3시 21분경 A 씨 집을 찾았다가 숨진 B 군을 발견했다. 젖병을 고정하기 위해 가슴 위에 올려놨던 쿠션이 얼굴을 덮으며 호흡을 멈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헌법은 ‘국가는 모성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기초생계급여 등 일부 재정 지원만으로 안전하게 보호·양육할 수 있는 토대가 충분하게 마련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출생 당시 1.87㎏의 미숙아로 태어났음에도 평균 발육도를 보이며 건강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피고인이 어려운 형편 속에서 나름 최선을 다해 애정을 가지고 피해자를 보호·양육해 왔다”는 점도 선고에 참고했다고 밝혔다.김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 참여할 거리응원팀 60팀과 공연팀 20팀을 다음 달 7일까지 공개모집한다. 거리응원팀은 학교 동아리나 기업체, 동호회, 각 기관·단체 등 20명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공연팀은 음악공연이나 치어리딩 등이 가능한 팀이면 신청하면 된다. 거리응원과 공연은 4월 2일 대회 당일 오전 7시 반부터 낮 12시 반까지 5시간에 걸쳐 진행한다. 마라톤 코스 주변 교차로 인근 23곳 가운데 각 팀이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동일 장소에 2개 팀 이상이 신청할 경우에는 인원이나 공연 내용 등을 고려해 배치할 계획이다. 신청은 대구시 민원·공모 홈페이지(minwon.daegu.go.kr)나 방문, 우편, 팩스 등을 통해 할 수 있다. 대구시는 선정된 거리응원팀에 응원용품을 제공하고 자원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그동안 비대면 대회로 열렸던 대구국제마라톤대회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정상 개최한다. 엘리트 선수와 동호인 등 1만5000여 명이 대구 시내 일대를 달릴 예정이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