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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가 의사, 변호사, 경영학석사(MBA)시험을 통과한 것을 축하한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 기자의 이같은 질문에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챗GPT라는 ‘아이’를 세상에 내놓을 때 두려움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큰 열기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챗GPT가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어떤 효용을 창출할지 가장 궁금했다”고 답했다. 무라티 CTO는 챗GPT의 개발사 오픈AI에서 생성AI 개발을 이끄는 책임자다. 최근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챗GPT 개발 뿐 아니라 이미지 생성AI 달리(Dall-E) 개발도 주도했다. 챗GPT가 글을 만들어주는 AI라면 달리는 원하는대로 이미지로 구현해주는 AI다. 달리는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와 디즈니 만화영화 ‘월E’에서 따온 말이다. 5일(현지시간) 타임이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무라티 CTO는 “대화모델인 챗GPT는 다음에 나올 단어를 AI가 예측하도록 훈련됐다”며 “개발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다른 언어기반 모델과 마찬가지로 AI가 사실을 꾸며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화형 모델은 상호작용을 통해 피드백을 주는 방식이라 챗GPT가 틀렸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서로 대화를 통해 바꿔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 교육계에선 챗GPT를 금지하는 곳이 적지 않지만 무라티는 교육에 있어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학생이 다른 배경과, 다른 학습방법이 있는데 같은 커리큘럼으로 배운다. 챗GPT를 활용하면 (문답을 통해) 자신의 이해수준에 맞도록 개념을 배우는 개인화된 맞춤 교육에 대한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챗GPT의 개발자로서 “챗GPT도 나쁜 의도로 악용될 수 있다”며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기술을 만들고, 기술이 우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기술이 가져올 영향력을 고려할 때 정부, 철학자 등 모두가 참여해 규제를 논의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오픈AI가 월 20달러 유료서비스 ‘챗GPT플러스’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무라티 CTO는 트위터를 통해 “챗GPT플러스는 피크 타임에도 안정적으로 빠른 응답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무료버전은 최근 접속량 폭주로 접속 지연이 잦아지는 상태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플로리다주 일자리 수가 사상 처음으로 뉴욕주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속에 세금이 낮고 생활비가 비교적 적게 드는 플로리다 같은 남부 지역으로 기업과 사람이 몰려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플로리다 비(非)농업 부문 일자리는 957만8500개로 뉴욕주(957만6100개)보다 많았다. 미 노동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2년 이후 플로리다 일자리 수가 뉴욕주를 뛰어넘은 것은 처음이다. 뉴욕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일자리 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플로리다주는 최근 고용이 급증하며 뉴욕주를 추월한 것이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뉴욕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같이 세율이 높은 곳에서 플로리다 텍사스 조지아 같은 세금이 낮고 따뜻한 지역으로 사람과 기업이 이동하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플로리다 부동산업체 ISG월드 크레이그 스터드니키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에 “플로리다는 더 이상 은퇴자들이 몰리는 ‘신(神)의 대기실’이 아니다. 낮은 세금과 따뜻한 날씨 덕분에 전국에서 기업과 젊은이들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플로리다 운전면허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주에서만 64만5000명이 플로리다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일간 뉴욕포스트는 “역사상 최대 이주 규모”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미 신규 고용은 총 51만700명으로 시장 예상치를 무려 33만 명 상회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실업률도 3.4%로 전월(3.5%)보다 내려가 53년 만에 가장 낮았다. 미 빅테크(대규모 정보통신기술 기업) 및 대기업 감원 한파에도 서비스업 강세가 ‘고용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력한 노동시장은 탄탄한 미 경제 회복력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계속 올릴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다. 경기 침체를 우려해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어진 데다 연준은 과열된 노동시장이 임금 인상을 야기해 물가를 올릴 수 있다고 경계하기 때문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식료품 에너지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물가상승률 하락)이 보이지 않는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장기화 우려 속에 3일 뉴욕증시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04%, 나스닥 지수가 1.59%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노동부 발표 직후 장중 0.15%포인트까지 상승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필라델피아로 떠나라!”미국 최대 인기 스포츠로 꼽히는 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을 일주일 앞두고 난데없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뉴요커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주 빌딩 측이 뉴욕 자이언츠의 오랜 앙숙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슈퍼볼 진출을 축하하며 야간 외장 조명을 온통 녹색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이글스는 지난달 29일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31 대 7로 꺾고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슈퍼볼에 진출을 확정했다. 이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트위터에 “날아라 독수리”라고 축하 글을 적으며 녹색으로 밝힌 빌딩 사진을 올렸다. 뉴욕 자이언츠 팬들은 들끓기 시작했다. 90년 앙숙팀 이글스가 자이언츠에 38대 7로 대승하며 뉴욕의 슈퍼볼 진출 꿈을 짓밟은 것에 분노하던 차였다. 이글스가 슈퍼볼에서 뛰는 것도 보기 싫은데 뉴욕의 상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응원하자 배신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뉴욕시 위생국은 트위터에 “용서할 수 없는 배신”이라고 썼고, 한 맨해튼 지역 시의원은 “자이언츠의 광팬으로 이것은 완벽하게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캐시 호컬 주지사는 들끓는 여론에 “뉴욕주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조명에 간섭할 권한이 없다”고 썼다. 뉴욕 지역지인 뉴욕 포스트는 심지어 “새 머리”라는 제목으로 녹색으로 물든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1면에 실었다. 에릭 에덤스 뉴욕시장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빌딩이 우리로부터 멀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NYT)는 “많은 이에게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스포츠 팬덤의 규칙을 위반한 것이다. 만약 우리 팀이 진다면 적어도 경쟁자의 패배를 응원하고 싶다는 규칙이다. 이글스의 승리는 곧 자이언츠의 패배”라고 보도했다. . 정작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측은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을 기뻐하는 분위기라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전망대 티켓을 살 사람은 결국 관광객이라 홍보가 중요하다고 본다는 것이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12일 슈퍼볼 게임 중계 중에 이기고 있는 팀 색상으로 빌딩 조명 빛을 밝힐 예정이다. 뉴욕포스트는 “또 녹색 불이 들어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뉴욕의 명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특별한 날을 기념해 날마다 빌딩 조명 색을 바꾼다. 지난달 음력설에는 붉은 색을 밝힌 바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이 51만7000명으로 시장 예상치(18만8000명)를 32만9000명 뛰어넘는 ‘고용 서프라이즈’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속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미 노동시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1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하며 실업률이 3.4%로 전달(3.5%)보다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역사상 1969년 5월 이후 5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1월 고용 51만7000명이 2022년 7월 이후 최대 수치인데다 시장 예상치를 약 33만 명이나 넘어서 ‘서프라이즈’라는 분위기다. 미 ‘고용 서프라이즈’로 이날 오전 8시30분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급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경제가 견고하다는 시그널인데다 노동시장 과열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으로 해석돼 연준이 계속해서 높은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 노동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에 나서는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용한파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서비스업 고용이 급증해 과열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레저 및 여행 분야에서 신규 고용이 12만80000명으로 가장 높았다. 임금 견조한 상승을 보였다. 시간당 평균 수익은 시장 예상 수준인 0.3% 늘었고, 전년 대비로는 4.4% 올랐다. 연준이 지난해 3월부터 8차례에 걸쳐 총 4.5%포인트 금리를 올렸음에도 미 경제가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강력한 회복력을 보여줌에 따라 향후 연준의 금리 인상 여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식료품, 에너지, 주거비를 제외한 ‘슈퍼 코어 물가’ 상승을 우려해 왔다. 상품 물가는 내려가고 있지만 서비스 부문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 하락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모하메드 엘-에리안 핌코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에 “이렇게까지 불확실한 경제상황은 본 적이 없다”며 “연준에게도 (물가를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방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1일(현지 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북한 핵 문제 해결 등을 위한 유엔 차원의 협력을 논의했다. 박 장관은 면담 후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테흐스 총장은 북한의 핵실험이 지역과 세계 평화에 ‘결정적 타격’을 줄 것이라며 추가 도발에 대한 심각한 우려도 표명했다. 이 같은 우려를 북한에도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 달성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완전한 지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15개 이사국 대사 등과도 오찬을 하며 북핵 대응을 위한 안보리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북한을 지지해 온 러시아와 중국 측 인사도 참석했다. 박 장관은 “안보리가 조속히 단결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한 대응 조치를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중국과 러시아 또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와는 약간의 시각 차이가 있지만 두 나라 또한 대화와 외교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중시하는 입장이라 여러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했다. 다만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보리에서 북한의 행동을 규탄하기 위해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악용하고 있다”며 두 나라의 태도 변화와 안보리 개혁이 필요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3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한다. 두 사람이 이 자리에서 한미 정상회담 준비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정상회담 개최는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의미 있는 행사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11개월 만에 고강도 긴축에서 통상 속도로 돌아온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물가상승률 하락)’을 언급하면서 이번 금리 인상이 거의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측대로 미국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50∼4.75%로 0.25%포인트 올렸다. 한국(3.5%)과의 금리 격차는 최대 1.25%포인트로 벌어졌다.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2% 물가상승률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팔아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긴축(QT)도 “상당한 규모로” 계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파월 의장은 “두어 번 더(a couple of more)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도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 초기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견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15차례 썼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기대감이 높아졌다. 뉴욕증시에서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2.0% 급등하고, 달러지수는 지난해 4월 수준으로 내려가는 등 시장의 낙관론이 확산됐다. 달러 가치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도 장중 1210원대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4월 7일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1220원대 아래를 찍었다.시장의 관심은 언제 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인지에 쏠린다. 파월 의장은 ‘두어 번 더’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은 3월 베이비스텝 단행 후 금리 인상을 종료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파월, 물가 둔화 ‘디스인플레’ 15회 언급에… 뉴욕 3대지수 상승 “두어번의 추가 금리인상 논의”에도시장선 ‘금리인상 끝이 보인다’ 판단ECB는 두달 연속 금리 0.5%P 인상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물가 상승률 하락)이 시작됐고, 동시에 노동시장이 강한 것은 기쁜 일이다.” 1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이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하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상승세로 전환되고, 미 국채 금리와 달러 지수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시장이 ‘비둘기파적(통화정책 완화)’ 신호를 포착하고, 1년여 이어진 금리 인상의 끝이 오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기준금리를 8차례에 걸쳐 총 4.5%포인트를 올렸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뒤 “두어 번(a couple of more)의 추가 금리 인상 논의”,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기 이르다” 등 ‘매파적(통화정책 긴축)’ 발언을 쏟아냈지만 이날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을 언급했다. 직전 FOMC 회의가 열린 지난해 12월에는 미 인플레이션 둔화 속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가고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첫 기자회견에서는 다소 누그러진 어조로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된 것은 좋은 일”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시장의 관심사는 금리 인상 종료 및 인하 시점이다. 파월 의장은 5월 종료를 시사했지만 시장은 3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선물금리로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5월 동결 가능성을 1일 현재 57.5%로 보고 있다. 또 파월 의장은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시장은 하반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선 시장이 과도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파월 의장이 ‘디스플레이션’을 15차례나 언급했지만 이 중 세 차례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물가’에서 주거비 항목을 추가로 제외한 ‘슈퍼 근원물가’에선 “디스인플레이션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외식업, 여행업 등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의미다. 캐런 다이넌 하버드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장이 희망에 기대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서비스 물가 상승 압박 요인인) 노동시장 과열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일(현지 시간)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됐지만 아직 물가 수준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시간)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또 한번 인상 속도를 늦췄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4.25~4.50%에서 4.50~4.75%로 뛰었다. 한국과의 금리 격차는 최대 1.25%포인트로 벌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틀 동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2% 물가상승률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한동안 제약적 수준에서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준 보유한 채권을 팔아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긴축(QT)도 “상당한 규모로” 계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해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뒤 12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으로 보폭을 줄였다. 올해 첫 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스텝으로 인상 속도를 더 줄여 11개월 만에 통상적인 속도로 돌아온 것이다. 연준이 중요하게 여기는 물가지수인 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지난해 12월 5.0%로 나타나 15개월 만에 최소폭 상승을 기록한데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역시 12월 6.5%로 13개월 만에 6%대로 떨어지는 등 인플레이션 둔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파월 의장은 “실업률을 높이지 않으면서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좋은 진전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아직 ‘디스인플레이션’ 초기 단계이고, 상품 물가 하락에 집중돼 있어 서비스 물가는 아직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FOMC에서 제약적 수준을 이어가기 위해 두어 번 더 추가적 금리 인상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관심은 언제 금리인상이 종료될 것인지에 쏠린다. 파월 의장은 ‘두어 번 더(a coupe of more)’ 금리 인상을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다음 FOMC 회의가 열리는 3월에 추가 0.25%포인트 인상 후 5월부터 동결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 본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올해 1월까지 8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4.5%포인트 올렸다. 파월 의장의 이날 기자회견 발언이 예전보다 덜 강경한데다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해 “진전”이라고 발언해 시장은 비둘기적 시그널에 더 주목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231.77포인트(2.00%) 급등한 1만1816.3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5%,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2% 상승으로 마감했다. 한편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상단 기준 한국 기준금리(3.5%)와의 격차는 1.25%포인트로 벌어졌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에 달러가치는 장중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인공지능(AI)이 쓴 글인지 불확실합니다.” 글쓴이가 AI인지 사람인지 알려준다는 ‘AI 감별기(Classifier)’는 번번이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텍스트 생성 AI인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공개한 이 감별기는 사람이 쓴 글과 AI가 쓴 글을 비교하는 학습을 거친 AI다. 챗GPT가 출시된 직후 직장인과 학생들이 챗GPT를 이용해 과제나 숙제를 제출하면서 부작용 논란이 일자 오픈AI가 개발해 내놓은 것이다. 미 NBC방송은 “AI를 잡는 AI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감별기 사용법은 이렇다. 감별기 웹사이트 빈칸에 판별이 필요한 글을 붙여 넣은 뒤 제출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AI 작품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불확실한’ ‘가능성 없는’ 같은 판정 결과가 나온다. 현재까지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대세다. 챗GPT가 1700자로 요약한 영국 소설 ‘오만과 편견’ 관련 글을 제출했더니 잘 모르겠다는 의미의 ‘불확실’ 판정이 떴다. 영어로 된 텍스트만 판정할 수 있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오픈AI는 “자체 테스트 결과 AI가 쓴 글 중 26%가량을 맞혔다. 사람이 쓴 글 중 9%를 AI가 썼다고 판정하기도 했다”며 훈련을 더 거치면 정확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인공지능(AI)이 쓴 글인지 불확실합니다.” 글쓴이가 AI인지 사람인지 알려준다는 ‘AI 감별기(Classifier)’는 번번이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텍스트 생성 AI인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공개한 이 감별기는 사람이 쓴 글과 AI가 쓴 글을 비교하는 학습을 거친 AI다. 챗GPT가 출시된 직후 직장인과 학생들이 챗GPT를 이용해 과제나 숙제를 제출하면서 부작용 논란이 일자 오픈AI가 개발해 내놓은 것이다. 미 NBC 방송은 “AI를 잡는 AI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감별기 사용법은 이렇다. 감별기 웹사이트 빈 칸에 판별이 필요한 글을 붙여넣은 뒤 제출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AI 작품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불확실한’ ‘가능성 없는’ 같은 판정 결과가 나온다. 현재까지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대세다. 챗GPT가 1700자로 요약한 영국 소설 ‘오만과 편견’ 관련 글을 제출했더니 잘 모르겠다는 의미의 ‘불확실’ 판정이 떴다. 영어로 된 텍스트만 판정할 수 있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오픈AI는 “자체 테스트 결과 AI가 쓴 글 중 26% 가량을 맞췄다. 사람이 쓴 글 중 9%를 AI가 썼다고 판정하기도 했다”며 훈련을 더 거치면 정확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감별기 이전에 미 프린스턴대 학생이 만든 일종의 감별기 ‘GPT제로’가 나왔지만 역시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한 반면 한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10월 전망치에 비해 0.3%포인트 낮춘 1.7%로 제시했다. 지난해 7월 올해 한국 성장률을 2.9%에서 2.1%로 낮췄고 같은 해 10월 2.0%로 내렸으며 이번에 1%대로 낮췄다. 세 차례 연속 성장률을 낮춘 것이다. IMF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각각 1.7%, 2.6%로 예상했다. 세계 금융위기 다음 해인 2009년 이후 IMF가 한국 성장률을 1%대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2020년(―0.7%)에만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고 그 외에는 모두 2%대 이상을 제시했다. 이번 전망치는 한국 정부 예상치(1.6%)보다 높고 한국은행(1.7%)과는 같다. 반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2.9%로 0.2%포인트 상향했다. 각국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3대 경제권의 예상 밖 회복세 덕으로 풀이된다. 미국(1.0%→1.4%), 중국(4.4%→5.2%), 독일(―0.3%→0.1%), 일본(1.6%→1.8%) 등 주요국 성장률도 줄줄이 올렸다. 한국 성장률을 일본보다도 낮게 제시한 것과 관련해 수출 비중이 큰 아시아 국가가 세계 무역 둔화의 타격을 입고 있다고 진단했다. 피에르올리비에 구랭샤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재개장에도 불구하고 무역에 의존적인 아시아 경제에 무역 둔화에 따른 타격이 예상된다”고 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올해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해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반도체 등 수출이 많이 줄고 있는 데다 부동산 침체 등 국내 요인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 여파로 한국은행 또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이달 낮춰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방문 중인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부총재는 31일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무역 수지가 악화하고 대외 쪽 수요가 줄어든 점, 주택 부문의 둔화 등에서 취약성이 있다”고 성장률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전반적인 금융 여건의 긴축, 특히 계속 금리가 오르면서 올해 말까지 소비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IMF “韓 수출부진-고금리 타격”… 25년만에 성장률 日에 역전 전망 10대 경제국중 韓-英만 하향 조정 반도체 한파-내수위축 등 악재 겹쳐올 성장률 韓 1.7% -日 1.8% 전망IMF 부총재 “韓, 인구변화 대응 필요부동산 위기 번질 가능성은 낮아”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독 한국 경제에 박한 점수를 준 것은 반도체 한파, 글로벌 무역 둔화, 각국의 고강도 금리 인상 여파 등이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 아세안 등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주요 국가 또한 IMF의 성장률 하향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G2와 마찬가지로 내수 시장이 강한 인도, 일본 등의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 日에 성장률 뒤질 듯IMF는 세계 10대 경제대국 중 한국(1.7%)과 영국(―0.6%)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보다 각각 0.3%포인트, 0.9%포인트 낮췄다. 아울러 한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이 포함된 ‘기타 선진국’ 그룹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지난해 10월 예상 대비 0.3%포인트 내려 잡았다.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나라일수록 세계 경기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내수 시장이 비교적 큰 일본의 올해 성장률은 앞선 전망보다 0.2%포인트 오른 1.8%로 관측했다. 한국보다 0.1%포인트 높다. 한국의 성장률이 일본에 뒤처지는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반도체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요 둔화, 가계부채 등에 한국 경제가 유독 취약한 점도 성장률 하향의 이유로 꼽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은 가계부채를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비중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높다. 고금리로 인해 내수가 위축될 가능성을 IMF가 크게 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한국 경제가 올해 1%대 성장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출 둔화 여파가 예상보다 커지면 올해 성장률이 1%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씨티은행과 ING은행 또한 이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7%, 0.6%로 제시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아예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노무라의 전망치는 ―0.6%다. 31일 방한한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부총재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고령화, 저출산 등에 따른 인구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한국의 중장기 과제라고 지적했다. 여성의 노동 참여를 포함한 노동, 연금, 교육개혁이 필요하다고도 권고했다. 그는 한국 언론과의 별도 인터뷰에서 향후 몇 달간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지만 시장 정상화를 위한 유용한 조정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약세가 전반적인 위기로 번질 가능성 또한 낮다고 진단했다.● “인플레 둔화 불구 긴축 지속” 권고IMF는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해선 성장률 전망치(2.9%)를 기존보다 0.2%포인트 올렸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유럽의 따뜻한 겨울 덕에 전반적인 회복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1.4%)과 중국(5.2%) 성장률 전망치 또한 각각 0.4%포인트, 0.8%포인트 높였다. 피에르올리비에 구랭샤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세계 경제가 바닥을 치고 물가가 하락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은 확률이지만 ‘연착륙’이 가능해졌다”고 기대했다. 중국 경제의 재개방이 세계 경제에 0.3%포인트의 상승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올해 경제 둔화는 여전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000∼2019년 세계 경제 평균 성장률이 3.8%인 데 반해 2022년 3.4%, 2023년 2.9%, 2024년 3.1% 등 상당 기간 저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방역 완화에 따른 중국 경제의 회복이 오히려 원자재 부족 등을 심화시켜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IMF는 “세계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긴 멀었다”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올해 전 세계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고 진단하면서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강도를 완화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4회 연속 0.75%포인트를 올렸고 같은 해 12월에도 0.50%포인트를 인상했던 연준이 올해 첫 FOMC에서는 0.25%포인트만 올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FOMC 결과는 미 동부시간 1일 오후 2시 30분(한국 시간 2일 오전 4시 30분) 발표된다. 선물(先物)금리로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가늠하는 미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0시 기준 투자자들은 2월 FOMC에서의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7.6%로 예상했다. 현실화하면 현재 4.25∼4.50%인 미 기준금리는 4.50∼4.75%로 오른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3월 FOMC에서도 금리를 또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기준금리를 4.75∼5.00%로 만든 후 금리 인상 기조를 접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경제의 재개방에 따른 전반적인 비용 상승 압박 등이 여전한 만큼 연준이 5월 FOMC에서도 0.25%포인트를 올릴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 또한 시장이 인플레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장이 인플레 위험을 ‘백미러’로 지켜보고 있다”며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올해 전 세계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고 진단하면서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강도를 완화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4회 연속 0.75%포인트를 올렸고 같은 해 12월에도 0.50%포인트를 인상했던 연준이 올해 첫 FOMC에서는 0.25%포인트만 올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FOMC 결과는 미 동부시간 1일 오후 2시(한국 시간 2일 오전 4시) 발표된다. 선물(先物)금리로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가늠하는 미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0시 기준 투자자들은 2월 FOMC에서의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7.6%로 예싱헸다. 현실화하면 현재 4.25~4.50%인 미 기준금리는 4.50~4.75%로 오른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3월 FOMC에서도 금리를 또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기준금리를 4.75~5.00%으로 만든 후 금리 인상 기조를 접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경제의 재개방에 따른 전반적인 비용 상승 압박 등이 여전한 만큼 연준이 5월 FOMC에서도 0.25%포인트를 올릴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 또한 시장이 인플레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장이 인플레 위험을 ‘백 미러’로 지켜보고 있다”며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경제와 주요국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상향조정한 가운데 한국은 1.7%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30일(현지시간) 1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내고 세계 경제성장률이 2022년 3.4%에서 올해 2.9%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각 지난해 10월 보고서에 비해 0.2%포인트 상향 조정 된 것이다. 지난해 “세계 경제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올해 선진국발 경기침체를 경고했던 IMF는 1월 보고서에서는 “경제적 역풍에도 불구하고 2022년 3분기에 미국 유럽 등에서 경제성장률이 놀랍도록 강했다”며 “인플레이션이 둔화, 예상보다 강한 노동, 소비, 정부지출이 경제 회복력을 더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세계 3분의 1이 경기침체를 맞을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했던 IMF는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중국 경제 재개방 등 주요국 경제의 긍정적 시그널로 일제히 상향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10월 전망 보다 무려 0.4%포인트 상향 조정된 1.4%로 관측했다. 사실상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이후 경제 연착륙을 시사하는 것이다. 중국도 재개방에 대한 기대로 무려 0.8%포인트나 올린 5.2%로 상향 조정됐다.반면 한국은 0.3%포인트 하향조정한 1.7%로 영국(-0.9%포인트), 사우디아라비아(-1.1%포인트)와 더불어 하향조정된 몇 안되는 국가에 속하게 됐다. IMF는 하지만 지난해 10월 달러가치 급등, 채권금리 금등으로 글로벌 위기감이 고조되던 때보다 전망이 밝아졌다는 것일 뿐, 세계경제 추세로 보면 경제성장률 둔화는 역사적 평균을 하회한다고 밝혔다. 2000~2019년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이 3.8%인데 반해 2022년(3.4%), 2023년(2.9%), 2024년(3.1%)로 계속해서 평균을 밑돌고 있는 것이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심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부채 위기 급증으로 여전히 글로벌 경제 하방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 회복이 오히려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우려도 높다. 피에르 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둔화는 반길만한 뉴스지만 여전히 승리를 선언하긴 멀었다”며 “중앙은행이 너무 빨리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은 현재까지 이룬 것을 지워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반도체 한파 속에 한국이 특히 강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최악의 침체기에 들어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올해 영업 손실이 총 50억 달러(약 6조14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정보기술(IT) 기기 사용이 급증하며 호황 사이클로 접어들자 공급을 늘렸다. 하지만 이후 수요가 급감하면서 과잉 재고에 시달리고 있다. 3, 4개월 치 재고가 역대 최대 수준에 달하면서 가격이 급락해 기업 손실도 불어나고 있다. 반도체는 산업 특성상 호황과 불황 주기가 번갈아 나타나지만 이번 반도체 침체는 심상치 않다는 것이 산업계의 시각이다.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램 리서치의 팀 아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단순한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공장 가동 축소, 기술 투자 지연 등 특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이는 전례 없는 일”이라며 “웨이퍼 공정 장비 중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5년 동안 보지 못한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 급락은 세계 1위인 삼성전자 등 개별 기업의 손실뿐 아니라 아시아 경제 전반의 위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 아시아 경제가 반도체 등 기술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반도체 침체기에 투자를 늘려 회복세 전환 시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취해 왔지만 이번에는 삼성도 공급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1600억 달러(약 197조 원)에 이른다. 반도체 업체들은 침체 주기를 견디기 위해 감원 카드까지 꺼내며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말 올 1분기(1∼3월) 영업 손실을 경고하며 임직원의 10%를 감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램 리서치도 7% 감원에 나선다. 다만 반도체 주요 소비국인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후 경기 회복에 나선 만큼, 성장에 속도가 붙으면 하반기(7∼12월)에는 메모리 반도체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기현 한국반도체협회 전무는 “수요 위축에 따른 반도체 업체의 감산 효과가 하반기가 되면 본격적으로 나타나 반등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이달 출시한 중앙처리장치(CPU)인 사파이어래피즈도 국내 반도체 업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서버용 CPU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데 빅테크 기업 등을 중심으로 서버 교체에 나설 경우 반도체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반도체 한파 속에 한국이 특히 강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최악의 침체기에 들어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올해 영업 손실이 총 50억 달러(6조14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정보기술(IT) 기기 사용이 급증하며 호황 사이클로 접어들자 공급을 늘렸다. 하지만 이후 수요가 급감하면서 과잉 재고에 시달리고 있다. 3, 4개월 치 재고가 역대 최대 수준에 달하면서 가격이 급락해 기업 손실도 불어나고 있다. 반도체는 산업 특성상 호황과 불황 주기가 번갈아 나타나지만 이번 반도체 침체는 심상치 않다는 것이 산업계의 시각이다.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램 리서치의 팀 아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단순한 비용 절감 뿐 아니라 공장 가동 축소, 기술 투자 지연 등 특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이는 전례 없는 일”이라며 “웨이퍼 공정 장비 중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5년 동안 보지 못한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 급락은 세계 1위인 삼성전자 등 개별 기업 손실 뿐 아니라 아시아 경제 전반의 위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 아시아 경제가 반도체 등 기술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반도체 침체기에 투자를 늘려 회복세 전환 시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취해왔지만 이번에는 삼성도 공급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1600억 달러(197조 원)에 이른다. 반도체 업체들은 침체 주기를 견디기 위해 감원 카드까지 꺼내며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말 올 1분기(1~3월) 영업 손실을 경고하며 임직원의 10%를 감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램 리서치도 7% 감원에 나선다. 다만 반도체 주요 소비국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후 경기 회복에 나선 만큼, 성장에 속도가 붙으면 하반기(7~12월)에는 메모리 반도체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협회 전무는 “수요 위축에 따른 반도체 업체의 감산 효과가 하반기가 되면 본격적으로 나타나 반등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이달 출시한 중앙처리장치(CPU)인 사파이어래피즈도 국내 반도체 업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서버용 CPU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데 빅테크 기업 등을 중심으로 서버 교체에 나설 경우 반도체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경기 한파 속에서도 여전히 ‘실적 훈풍’이 부는 산업도 있다. 자동차 및 연관 산업이 대표적이다. 기아는 27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86조5590억 원, 영업이익은 7조2331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23.9%, 42.8% 늘어난 역대 최고치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229조865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200조 원을 넘겼다. 2021년 7.3%였던 영업이익률은 고부가가치 상품인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8.4%로 높아졌다.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인 미국 테슬라도 전날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의 4분기(10∼12월) 실적(매출 243억2000만 달러, 순이익 36억9000만 달러)을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월 현재까지 받은 주문량은 역사상 가장 많다. 공장 생산량의 2배 수준”이라고 밝히면서 26일(현지 시간) 테슬라 주가는 10.97% 상승한 160.27달러로 장을 마쳤다. 전기차 시장 성장은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실적 신기록으로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2022년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25조5986억 원, 영업이익 1조2137억 원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 신규 배터리공장 건설 확정 시 생산물량을 테슬라에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배터리 소재 사업을 하는 포스코케미칼도 지난해 매출액(3조3019억 원)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3조 원의 벽을 허물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역대급 수요 침체에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이어가고 있다. 가전, 정보기술(IT)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핵심 부품 및 원자재 업계까지 여파가 덮쳤다. 27일 지난해 4분기(10∼12월)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나란히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3조4673억 원, 3조5510억 원이었다.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9% 늘어 외형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이 12.5% 감소했다. 특히 4분기만 따지면 영업이익이 6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7% 급락했다. LG전자 매출 중 각각 36%, 19%를 차지하는 생활가전과 TV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1∼6월)에는 물류비·원자재가 인상의 영향을 받았고, 하반기(7∼12월) 들어선 중국 시장마저 휘청이면서 ‘소비 절벽’을 맞이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TV 출하량은 2020년 2억2535만 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2억1354만 대, 지난해 2억452만 대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26조15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5% 줄었고 2조85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였던 영업손실 1조8856억 원보다 2000억 원가량 적자폭이 더 컸다. TV용 패널과 IT·모바일 패널이 주력인 LG디스플레이로서는 전방위적 수요 침체의 늪에 빠진 셈이다. 지난해 철강 수요 부진과 태풍 ‘힌남노’ 피해를 겪었던 포스코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지난해 연간 매출 84조7500억 원, 영업이익 4조85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7.5% 감소한 수치다. 특히 철강부문(포스코+해외철강)만 따지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3조2360억 원으로 전년보다 61.7% 급감했다. 하반기 본격화한 철강 수요 부진과 함께 태풍 힌남노 침수피해에 따른 영업손실이 1조3400억 원에 달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는 25일부터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 가동에 들어갔다. 실적 부진은 국내 기업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26일(현지 시간) 미국의 ‘반도체 공룡’ 인텔도 어닝 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발표했다. 인텔은 이날 뉴욕 증시 마감 직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40억 달러(약 17조2550억 원)로 전년 대비 32% 줄었다고 밝혔다. 일반회계기준(GAAP) 순이익은 6억60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4% 급감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631억 달러(약 77조8024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우리가 비틀거렸다. (시장) 점유율을 잃었고, 추진력도 잃었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모마) 1층 로비. 커다란 벽면에 설치된 높이 약 8m짜리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변화무쌍한 3차원 영상이 눈을 사로잡았다. 추상화가 살아 움직이듯 끊임없이 색과 모양을 바꾸자 관람객들은 연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스크린 앞 의자에 앉아 20분 넘게 지켜보는 이도 있었다. 요즘 모마에서 단연 화제인 이 작품은 인공지능(AI) 아티스트 1세대로 불리는 튀르키예 작가 레피크 아나돌(38)의 ‘비(非)지도(Unsupervised)’다. 그가 활용하는 AI는 모마가 보유한 200여 년 근현대 작품 데이터를 학습한 뒤 작품 색깔과 형태를 스스로 재해석하며 시시각각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모마 측은 “기계가 현대 미술사를 탐험하며 어떤 꿈을 꾸는지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뜨거운 ‘생성AI’, 일상에 파고들다 비지도 옆 벽에는 작품 설명과 더불어 AI의 ‘생각’을 실시간 들여다볼 수 있는 코딩 작업 화면이 떠 있다. ‘이 작품이 스크린세이버와 뭐가 다를까’ 생각하던 찰나 코딩 화면에 뉴욕 날씨 정보가 빠르게 입력되더니 놀라운 이미지가 재현됐다. 미술관 밖에서 눈이 내릴 듯 바람이 거세지자 화면 속 컬러 물결은 밖으로 튀어나올 듯 요동쳤다.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세계 현대미술 성지(聖地) 모마가 AI 예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 자체가 역사적 순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모마 창립자는 사진이 예술 작품일 수 있는지 논쟁하던 시기에 남보다 앞서 사진을 작품으로 전시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람객이 급감한 미술관들이 과거처럼 기술을 받아들이며 동시대와 호흡하려 한다”고 전했다. 2022년은 단연 AI의 해였다. 미국에서 열린 한 미술전에서는 AI가 그린 그림이 디지털 아트 부문 우승을 차지해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2023년에도 AI를 둘러싼 ‘빅테크’ 기업 간 경쟁이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그 주인공은 챗봇 ‘챗GPT’다. 지난해 11월 30일 개발업체 오픈AI가 공개한 지 5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용자 100만 명 돌파까지 인스타그램이 2.5개월, 페이스북이 10개월, 넷플릭스가 41개월 걸린 것과 비교하면 놀랍다. 검색엔진 구글이나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에 버금간다. 챗GPT 능력은 글쓰기다. 셰익스피어 문체로 쓰라고 하면 그대로 쓴다. 시와 소설, 가사도 만들어 준다. 물론 수학 문제도 풀어주고 코딩도 ‘척척’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챗GPT가 쓴 자기소개서, 엔지니어 입사시험 풀이 같은 각종 실험 스토리가 넘쳐난다.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의 한 교수는 챗GPT에 기말시험을 치르게 했더니 B 또는 B― 학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나돌의 작품처럼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거나 챗GPT처럼 글을 써주는 AI를 생성AI(Generative AI)라고 한다. 생성AI가 무엇인지 챗GPT의 설명을 들어보자. “생성AI는 새롭고 독특한 콘텐츠 생성에 사용되는 AI입니다. 이미지 텍스트 음악 비디오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목표는 사람이 만든 것과 구별할 수 없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입니다.” AI는 이미 빅데이터를 분석해 날씨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등 알게 모르게 산업계를 비롯해 일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반면 생성AI는 인간 창의력에 도전한다. 글로 적으면 이미지를 뚝딱 만들어 주는 이미지 생성AI 돌풍이 최근 1, 2년간 불었다면 챗GPT는 글쓰기 창작 능력에 도전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화가 작가 교사가 위협받는다? 챗GPT는 오픈AI 언어생성모델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3.5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오픈AI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사 Y콤비네이터 샘 올트먼 CEO 등이 만든 AI 연구단체다. 챗GPT가 사람처럼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는 매개변수(parameters)를 약 1750억 개 갖춘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매개변수는 사람 뇌에서 뉴런을 이어주는 정보 전달망 시냅스와 비슷한 역할로 많을수록 지능이 높다. 챗GPT에 매개변수를 설명하라고 하자 “1750억 개의 다른 방식으로 패턴을 익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사람 시냅스는 100조 개에 달한다. 엄청난 컴퓨팅 능력과 빅데이터를 탑재한 챗GPT는 공개 직후 미 교육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기말고사 기간인 연말에 등장해 학교마다 챗GPT가 쓴 보고서를 잡아내느라 몸살을 앓았다.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시는 최근 공립학교 컴퓨터에서 챗GPT 접근을 봉쇄했다. 챗GPT가 일으킬 파괴적 혁신 규모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챗GPT가 검색엔진뿐 아니라 교사 교수 기자 작가 등 ‘글 쓰는 직업’을 없앨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는 것이다. 12년 경력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주간지 디애틀랜틱에 ‘고등학교 영어 수업의 종말’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그는 “제자들에게 사과한다. 웬만한 교사나 교수보다 챗GPT가 글을 더 잘 쓴다”며 “학생이 쓴 에세이 초안을 챗GPT에 맡겼더니 학생 문체는 유지하되 더 우아하게 글을 바꿔 놨다”고 전했다. 그는 교사 역할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스마트폰이 백과사전 카메라 내비게이션 역할을 빼앗았듯 챗GPT는 많은 직업을 ‘정말로’ 뒤흔들 수 있다. 이미지 생성AI도 아티스트 역할에 의문을 갖게 한다. 생성AI 작품의 주인은 사람일까, 기계일까. 작가 아나돌은 모마 인터뷰에서 “예술은 인간의 상상력을 반영해야 한다”며 “작가는 AI의 특정 매개변수를 훈련시키는데 이는 작가의 창의성이 반영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관람객은 생성AI가 만드는 새로운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사람이 생성AI를 다룬다는 점에서 작품 주체는 사람이며 관람객은 기존과는 다른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예술이라는 의미다. 챗GPT 같은 텍스트 생성AI가 사람을 돕는 역할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에릭 브리뇰프슨 스탠퍼드대 교수 겸 디지털경제연구실 책임자는 생성AI를 계산기 같은 존재라고 규정한다. 연산을 잘한다고 계산기가 수학자는 아니듯 생성AI는 이미지 디자인과 글쓰기를 도와줄 뿐이라는 얘기다. 브리뇰프슨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AI는 사람을 대체하지 않는다”며 “다만 AI를 쓸 줄 아는 사람이 쓸 줄 모르는 사람의 일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에서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학생이 챗GPT를 활용해 성과를 높인 사례도 얘기했다. 자신의 연구계획서를 챗GPT에 맡겨 세련된 영어로 요약하게 했다는 것이다. 연구 아이디어는 학생 것이지만 챗GPT는 이를 요약, 표현해 줬다. 미국의 인터넷 뉴스매체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버즈피드는 오픈AI와 손잡고 챗GPT를 콘텐츠 개발에 활용하기로 했다. 언어나 이미지 생성AI를 이용해 애니메이션 등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나 페레티 버즈피드 CEO는 다만 “여전히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은 사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 vs 구글 올해 생성AI는 더 똑똑해지고 빅테크 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는 올해 안에 GPT-4 기반으로 업그레이드된다. GPT-4는 인간 시냅스 수(100조 개)만큼의 매개변수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뒤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있다. 오픈AI는 주요 연구 자산을 공개한다는 정신으로 실리콘밸리 천재들이 설립했지만 사실상 MS가 지배하고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에서도 AI를 연구하고 있어 이해 충돌 여지가 있다며 오픈AI에서 나왔다. MS는 최근 100억 달러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히며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에 챗GPT를 접목하겠다고 설명했다. 1만 명을 감원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AI 투자는 놓치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오픈AI의 AI 개발에 관여하기도 했던 구글에도 이목이 쏠린다. NYT는 챗GPT가 나온 이후 구글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검색엔진의 미래가 위험하다고 본 것이다. 현업을 떠난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도 최근 회사를 찾아 모회사 알파벳 경영진과 AI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자사 챗GPT 격인 언어생성모델 ‘람다(LaMDA)’ 모델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현재 개발 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챗GPT에 람다와의 차이를 물으면 “람다는 비슷한 모델이지만 매개변수 사이즈가 너무 작다”며 깎아내린다. 구글은 람다가 자칫 인종차별 같은 온라인상의 거친 언어를 그대로 노출하면 회사 명성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주로 내부에서만 공유한다. 지난해 11월 구글은 뉴욕에서 열린 AI 행사에서 진화된 람다를 공개했다. 기자가 요정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지어 보라고 하면 장편 소설을 써나가는 등 람다의 능력도 상당했다. 구글도 올 5월 람다의 진화된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라 MS와 구글의 ‘정면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생성AI의 한계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챗GPT는 온라인에 연결돼 있지 않고 2021년 이전 데이터만 보유하고 있어 불확실한 정보가 많다. 확신에 가득 차 문장을 쓰지만 틀린 정보가 많아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될 우려도 크다. 실제로 ‘캐리와 미스터 빅이 언제 처음 헤어졌는지’ 묻자 챗GPT는 기자가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은 알아챘지만 “캐리와 빅은 시즌 3에서 처음 헤어진 후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다 시즌 6 마지막 회에서 헤어졌다”고 답했다. 이 드라마 팬이라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답변인지 금방 알 수 있다. 게다가 영어는 잘하지만 한국어는 맞춤법이 틀리는 것은 물론이고 답변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공자와 맹자 차이를 물었더니 공자가 누구인지 끝내 맞히지 못했다. 이미지 생성AI는 저작권 문제로 각종 소송이 걸려 있다. 사진 4억7000만 장을 보유한 게티이미지는 최근 이미지 생성AI 기업 스태빌리티AI가 저작권을 도용해 자사 데이터를 무단 사용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챗GPT도 자신의 한계는 잘 알고 있는 듯했다. “AI는 창의성, 상식, 감정, 사회적 기술을 포함하는 작업에서는 여전히 (능력이) 부족하다. 인간은 주변 세계를 이해하고 해석하며 타인과 공감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독특한 능력이 있다. 또한 그들의 경험으로부터 배우며 적응하고 즉흥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 AI가 계속 발전함에 따라 인간다운 업무를 더 많이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인간의 경험과 사고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경기 한파 속에서도 여전히 ‘실적 훈풍’이 부는 산업도 있다.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판매 호조는 배터리업계는 물론 배터리 소재업체까지 활력을 더해주고 있다. 기아는 27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86조 5590억 원, 영업이익은 7조 2331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두 부문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이다.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3.9%, 42.8% 늘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매출액(142조 5275억 원)과 영업이익(9조 8198억 원)에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7.3%였던 영업이익률은 고부가가치 상품인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8.4%로 높아졌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체 판매 차종 중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66.8%로 2021년 4분기(57.9%)보다 8.9%포인트 상승했다. 기아가 판매한 차량 3대 중 2대가 SUV였던 셈이다. 또 순수 전기차 판매량도 2021년 10만 6000여 대에서 지난해 15만 8000여 대로 50% 가까이 성장했다. 기아 전체 완성차 판매 대수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3.6%에서 지난해 5.4%까지 높아졌다. 자동차 부품 업체 현대모비스도 2022년 연간 매출 51조 9063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급격한 물류비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2조 265억 원)은 전년 대비 0.7% 줄었다.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인 미국 테슬라도 전날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의 4분기 실적(매출 243억2000만 달러, 순이익 36억9000만 달러)을 발표했다. 26일(현지 시간) 테슬라 주가는 10.97% 상승한 160.27달러로 장을 마쳤다. 테슬라가 주가가 160달러대로 마감한 것은 지난해 12월 13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은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실적 신기록으로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2022년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25조 5986억 원, 영업이익 1조 2137억 원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배터리 소재사업을 하는 포스코케미칼도 지난해 연간 매출 3조 3019억 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3조 원의 벽을 허물었다. 연간 영업이익도 1659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연간 매출을 작년 대비 25~30%가량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실리콘솔루션에 591억 원을 출자해 경북 포항 영일만산단에 연간 생산 450톤(t) 규모 실리콘음극재 생산설비를 6월에 착공하기로 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역대급 수요 침체에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이어가고 있다. 가전, 정보기술(IT)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핵심 부품 및 원자재 업계까지 여파가 덮쳤다. 27일 지난해 4분기(10~12월)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나란히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3조4673억 원, 3조 5510억 원이었다.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9% 늘어 외형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이 12.5% 쪼그라들었다. 특히 4분기만 따지면 영업이익이 6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7% 급락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 매출 중 각각 36%, 19%를 차지하는 생활가전과 TV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1~6월)에는 물류비·원자재가 인상의 영향을 받았고, 하반기(7~12월) 들어선 급격한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활발했던 전자제품 교체 수요가 사라진 가운데 중국 시장마저 휘청이면서 ‘소비 절벽’을 맞이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TV 출하량은 2020년 2억2535만 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2억1354만 대, 지난해 2억452만 대로 지속 감소했다. TV가 안 팔리니 TV용 패널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26조15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5% 줄었고 2조85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였던 영업손실 1조8856억 원보다 2000억 원가량 적자폭이 더 컸다. TV용 패널과 IT·모바일 패널이 주력인 LG디스플레이로서는 전방위적 수요 침체의 늪에 빠진 셈이다. 지난해 철강 수요 부진과 태풍 힌남노 피해를 겪었던 포스코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지난해 연간 매출 84조7500억 원, 영업이익 4조85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7.5% 감소한 수치다. 특히 철강부문(포스코+해외철강)만 따지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3조2360억 원으로 전년보다 61.7% 급감했다. 하반기 본격화한 철강 수요 부진과 함께 태풍 ‘힌남노’ 침수피해에 따른 영업손실이 1조3400억 원에 달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는 25일부터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 가동에 들어갔다. 실적 부진은 국내 기업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26일(현지 시간) 미국의 ‘반도체 공룡’ 인텔도 사실상 어닝 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발표했다. 인텔은 이날 뉴욕 증시 마감 직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40억 달러(약 17조2550억 원)로 전년 대비 32% 줄었다고 밝혔다. 일반회계기준(GAAP) 순이익은 6억60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4% 급감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631억 달러(약 77조 802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팻 겟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우리가 비틀거렸다. (시장) 점유율을 잃었고, 추진력도 잃었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