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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하는 새로운 수행원이 포착됐다. 이 여성은 8일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 행사에서 김 위원장 주변을 지키며 밀착 의전했다. 앞서 4월 공개 행사에서 포착됐던 김 위원장 수행 담당자와는 또 다른 인물이라 신원이 주목된다.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 방송에 따르면 앞서 8일 평양 만수대기슭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4주년 기념 경축 행사장에서 한 여성이 김 위원장을 따라다니며 수행했다. 검은 정장 차림에 긴 머리를 반 묶음 하고 안경을 낀 이 여성은 김 위원장 뒤에서 꽃다발을 받아주는 등 의전 업무를 맡았다. 이 여성은 이날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시정연설을 할 때도 수행했다. 김 위원장이 회의장에 입장할 때 가방과 서류를 들고 뒤따라 걷는 장면이 포착된 것. 당초 이 역할을 맡았던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은 회의장 입구에 서서 이 여성을 지켜봤다.최근 김 위원장 공개행사에선 수행원으로 새로운 얼굴들이 잇따라 포착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2월 26일 열린 초급당비서대회와 3월 평양 송신·송화거리 준공식에서는 또 다른 단발머리 여성이 포착된 바 있다. 이들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현송월 부부장이 맡았던 수행비서 역할을 이어받거나 일부 나눠 수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도 이들의 신원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그만큼 의전을 중시하며 대외적으로 '정상국가화' 의지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지는 향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통일부가 주최한 ‘2022 한반도국제평화포럼’ 참가자 300여 명의 개인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됐다. 일각에서는 북한 소행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는 “해킹 주체를 파악 중”이라고만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6일 “지난달 29일 행사 운영 위탁 업체의 PC가 해킹되고 일부 참석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다음 날 보안조치를 신속히 완료했고 행사 종료 이후인 9월 3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정보 주체들에게 유출 사실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에 따르면 개인정보가 유출된 참가자는 301명이다. 이들의 이름과 소속, 직책, 이메일 주소 및 전화번호가 해킹됐다는 것. 통일부 당국자는 “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해킹 주체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최근 북한과 관련한 우리 정부 관계자나 학계 인사 등에 대한 북한의 해킹이 활발한 만큼 이번 사건도 북한 소행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반도국제평화포럼은 통일부가 주최하는 다자국제회의로 2010년부터 열렸다. 주요국 정부 관계자와 국내외 한반도, 남북관계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유엔 사무총장, 전직 통일부 장관 등 유력 인사들의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일본 전범기업의 국내 자산을 강제 매각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사법부의 현금화 결정 심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건 주심인 김재형 대법관(57·사법연수원 18기·사진)의 퇴임식이 2일 열리면서 해당 사건의 주심 교체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현금화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지연되면서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다만 조속한 현금화를 요구하는 피해자 측과 자국 기업에 대한 현금화 명령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일본 정부 간의 입장 차이는 여전한 상황이다.○ 주심 대법관 퇴임으로 심리 장기화 조짐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미쓰비시가 특허권 2건에 대한 특별현금화명령에 불복해 낸 재항고 사건에 1일까지 결론을 내지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결정 시기와 관련해 밝힐 입장은 없다”며 “김 대법관 퇴임 때까지 결론이 안 나면 주심을 다시 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법관은 4일 퇴임하지만 2일 오전 퇴임식을 갖기 때문에 사실상 1일이 결정의 마지노선이었다. 김 대법관 퇴임 전 결론이 안 난 것은 해당 사건에 대해 대법관 간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법원 소부 사건은 주심 대법관 1명과 다른 대법관 3명 간의 협의를 통해 결론을 내린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도 강제징용 사건이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대리 경험이 많은 임재성 변호사는 “압류명령에서 일본 기업 측 불복 사유를 모두 기각했다. 그런데 같은 이유로 불복하는 매각명령 결정 판단이 늦어지는 것은 대법원이 소송 외적인 문제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조계에선 대법원이 2018년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미쓰비시중공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만큼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은 현금화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인 김성주 할머니(93)와 양금덕 할머니(93)는 미쓰비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2018년 11월 최종 승소했으나 압류·매각 명령과 항고 및 재항고가 반복되면서 4년 가까이 배상을 받지 못한 상태다.○ 한숨 돌린 정부 “합리적인 해결방안 모색할 것”법조계에선 김 대법관 후임이 합류한 뒤 대법원 소부 구성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어 주심이 정해지기까지 상당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는 김 대법관의 후임인 오석준 후보자에 대해 지난달 29일 인사청문회를 열었지만 임명동의안을 채택하진 않았다. 외교부는 대법원 심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부는 앞서 7월 대법원에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해결 의지를 강조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 대리인 및 학계 법조계 인사 등이 포함된 민관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고, 일본 정부와도 협의를 이어가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한일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국내적인 노력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한일 간 소통 등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의견서 제출 자체가 “판결을 보류해 달라는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날도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대법원 의견서 제출을 즉각 철회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세상이 깜짝 놀랄 일이 6월 초에 생길 것이다.” 1990년 4월,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비서실장의 심복이자 소련 문학평론지 ‘리테라투르나야가제타’ 도쿄 특파원 두나이예프가 다가와 귀띔했다. 공로명 당시 주모스크바 영사처장의 심장은 쿵쾅거렸다. 수교도 맺지 않은 소련과의 정상회담. 몇 차례 노태우 대통령이 정상회담 제의 친서를 보냈지만 철옹성처럼 묵묵부답이던 고르바초프 측에서 반응이 온 것이다. 이 러시아발 ‘빅뉴스’를 서울에서 전보로 받은 최호중 외교부 장관은 즉시 김종휘 외교안보수석에게, 김 수석은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북한과 우호 관계였던 소련이 주모스크바 한국대사관 대신 영사처만 개설한 지 넉 달째 되던 때였다. 당시 주모스크바 영사처 창설 요원으로 부임한 백주현 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카자흐스탄 대사)은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창설 요원들은 처음부터 ‘연내 수교를 이뤄내라’는 특명을 받고 왔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북방 정책’을 추진 중이던 노 대통령은 김 수석의 보고를 받은 즉시 긴급 청와대 수석회의를 소집해 수교 대비 작업을 지시했다. 북한 김일성 주석이 소련에 “한국과 수교하면 사절단을 철수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던 때라 한국 정부는 ‘태백산’이란 암호명 아래 두 달가량 극비리에 회담을 준비했다. 그리고 마침내 6월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가 마주 앉아 관계 정상화를 약속했다. 이후 9월 30일 양국 외교장관들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만나 수교를 합의하는 ‘코뮈니케(공동 성명)’에 서명까지 했다. 이후 12월 고르바초프는 노 대통령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이듬해 4월에는 소련 최고지도자로선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제주도에서 정상회담을 다시 가졌다. 당시 주역들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소 수교가 고르바초프의 결단과 의지가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거라고 입을 모았다. 초대 주모스크바 영사처장에 대사까지 지낸 공 전 외무부 장관은 “한-소 수교는 물론 소련의 민주화, 페레스트로이카(개혁)까지 가능했던 것은 전적으로 고르바초프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를 4차례나 만난 김종휘 전 수석도 “한-소 협력이 한중 수교,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남북총리회담 및 비핵공동선언으로 연결됐다”며 “고르바초프가 당시 미국과 소련 간 한정된 화해 무드를 아시아에 확장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떠올렸다. 수교 당시 노 전 대통령 사회담당 보좌관을 지냈던 김학준 단국대 석좌교수는 “소련 정보기관이 수교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반대했지만 고르바초프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며 “특히 한국이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걸 보고 한국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나라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한국 해양경찰이 제주도 남동쪽 해역에서 해양조사를 하던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측량선에 조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일본 NHK방송 교도통신 등이 30일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 측량선 ‘헤이요’는 전날 오후부터 나가사키현 단조군도 북서쪽 약 110km 해역(제주도 남방)에서 해양조사를 벌였다. 이날 오후 3시 8분 한국 해경은 무선으로 “한국 해역에서 조사(하는 것)는 위법이다. 조사를 멈추고 즉시 퇴거하라”고 요구했다. 측량선 헤이요 측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정당한 조사다. 조사 중지 요구를 멈추고 떠나라”고 답신했다. 한국 해경은 측량선 헤이요에 1시간∼1시간 반 간격으로 7회 조사 중지를 요구했다. 자국 연안에서 200해리(370.4km)까지 자원의 독점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유엔 해양법상 수역인 EEZ가 인접 국가 간에 겹치면 상호 협의해 경계를 정하지만 한일 양국은 경계 획정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남해와 동해에서 해양조사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해경으로부터 일본 해양조사선 활동을 통보받은 뒤 외교 경로를 통해 즉각 일본 측에 항의하고 중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국제법 및 관련 법령에 따라 관할 수역에서 정당한 법 집행 활동을 하고 있다”며 “(정당한 조사라는) 일본 측 항의는 일축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도 한국 측에 외교 채널을 통해 항의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군 당국이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내년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 미사일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 투자 예산을 늘리기로 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경항공모함(3만 t급) 건조 관련 예산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내달 2일 국회에 제출될 2023년 국방예산은 총 57조1268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54억6112억 원) 대비 4.6% 증가했다. 이 중 문재인 정부 때 사라졌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부활한 용어인 ‘한국형 3축 체계’ 관련 예산은 5조2549억 원이었다.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1249억 원) 등 킬체인(대북 선제타격),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성능 개량(1292억 원)·장사정포 요격체계(769억 원) 등 미사일방어체계(KAMD), 230mm급 다연장로켓(417억 원)·대형기동헬기-Ⅱ(3507억 원)·3000t급 잠수함 장보고-Ⅲ 배치-Ⅰ(2486억 원) 등 대량응징보복(KMPR) 역량 강화에 각각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다. 군사력 운영을 위한 전력운영비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40조1098억 원이 편성됐다. 여기에 포함되는 병사 월급은 내년 병장 기준 100만 원으로 인상된다. 병사 복무 중 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내일준비적금은 정부지원금을 월 최대 30만 원으로 올린다. 이를 포함하면 내년부터 병장은 매달 130만 원씩 받을 수 있다. 통일부는 외교안보 부처 중 유일하게 내년도 예산이 감축됐다. 통일부가 편성한 2023년 예산은 총 1조4520억 원으로 올해 예산에 비해 503억 원(3.3%) 줄어들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탈북민 입국이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탈북민 정착 지원과 관련된 예산은 1674억 원에서 1560억 원으로 114억 원(6.8%) 줄었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담대한 구상’을 발표하며 북한이 비핵화에 호응할 시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지만 남북협력기금은 380억 원(3%) 줄어들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최근 발효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정부가 미 측에 “2025년까지 잠정적 유예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생산 차량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이 법으로 인해 한국산 전기차가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할 상황을 우려해 정부가 전방위 대응에 나선 것.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문제의 해법 마련을 위해 미 측과 별도 협의까지 진행한다. 다만 이런 조치가 일본, 독일 등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뒷북 대응’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IRA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역점 법률인 만큼 국산 전기차 피해를 막을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부 “美에 2025년까지 유예 요청”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현대차 공장이 2025년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될 때까지라도 이 법을 유예해 달라고 미국에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말하자 “정확히 지적하셨다”고 답했다.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도 미 측에 (이미) 그렇게 이야기했다”면서 “2025년까지 일종의 잠정적 조치라도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의회가 제정한 법이기 때문에 행정부를 통해서 입장을 전달하는 동시에 의회에 대한 직접적인 활동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미 측과 IRA 관련 직접 교섭을 시작했다. 조태용 주미 한국대사는 29일(현지 시간)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미는 (전기차 보조금 문제) 해법 마련을 위해 정부 간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며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적 조치의 부당성을 강조했고 미 측도 별 이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워싱턴에 도착한 산업통상자원부 안성일 신통상질서전략실장과 기획재정부 손웅기 통상현안대책반장, 외교부 이미연 양자경제외교국장 등 정부 합동대표단은 31일까지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및 재무부 상무부 의회 인사들과 전기차 보조금 차별 조항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안 실장은 “(미국에) 전기차 보조금 제도에 대한 우리 기업 입장과 정부 우려를 전달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뒷북 대응’ 논란과 관련해선 “(법안이) 갑자기 발표된 측면이 있고 다른 나라도 잘 몰랐던 이야기”라며 “오히려 한국이 제일 빨리 대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음 달에도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이창양 산업부 장관 등이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전기차 보조금 차별 조항에 대한 대응 방안을 미 정부와 협의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달 18∼20일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경우 전기차 보조금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1월 미국 중간선거 앞둬 법 개정 난항이날 국회 외통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IRA에 대한 우려를 담은 결의안을 여야 합의로 각각 채택했다. 결의안에는 “대한민국 국회는 IRA에 따른 세제 혜택 적용 과정에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배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문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IRA 통과를 최대 성과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IRA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중간선거 이후엔 상·하원 의석 변화에 따라 미 의회가 이른바 ‘레임덕 세션’(새 의회가 공식 출범하기 전 현 의회가 마지막으로 소집하는 회기)에 들어가는 만큼 법 개정은 더 어려울 수 있다. 조 대사도 “법률이 확정된 상태라 완전한 해법 마련에는 큰 노력이 소요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한미가 IRA 개정 대신 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혜택 제공 같은 보완책 마련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지난해 말 ‘요소수 대란’에 이어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자동차 업계 피해까지 세계 경제 지각변동에 따른 국내 피해가 발생하지만 정부 당국과 기업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계에선 미중 갈등의 영향권에 들어 있는 구조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정부와 기업의 해외 네트워크가 취약해진 것도 피해가 이어지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 요소수부터 반도체, 전기차까지 피해 이어져26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산 친환경 차량이 미국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빠진 ‘인플레 감축법(IRA) 사태’는 한국 정부와 기업의 정책 대응 취약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지난해 말 한국 경제를 강타한 ‘요소수 대란’과 유사하다는 시각이 많다. ‘요소수 대란’은 지난해 11월 중국이 석탄에서 생산되는 ‘요소’ 수출을 통제하면서 한국에서 디젤차량 운행과 비료 제조 등에 차질이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정부는 중국 내 상황 변화에 따른 국내 피해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고 사태 후 대응마저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 입법 과정에서도 기업들의 중국 내 투자를 제한하는 조항이 들어가면서 중국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피해를 입을 상황에 놓였다.○ “국내 기업 및 정부 해외 네트워크 취약해져”산업계에선 IRA가 갑작스럽게 진행된 면도 있지만, 1년 넘게 논의돼 온 ‘더 나은 재건법(BBB)’의 수정판 격이기 때문에 입법 상황을 면밀히 관찰했다면 대응이 달랐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요소수나 IRA 사태 모두 정보활동이 잘 이뤄지지 않은 게 문제의 출발점”이라며 “대사관 경제 담당자와 기업, 민간의 정보 교류가 상대적으로 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주미 한국대사관 홈페이지에는 ‘기업 애로사항’이라는 민원 게시판이 있다. 그런데 이 게시판에 올린 민원에 대한 답변은 2018년 11월 이후 올라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기업들과는 (그 외에) 다양한 채널을 두고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전경련의 기능을 크게 위축 시키면서 해외 네트워크가 약해진 것이 한 예다. 전직 경제단체 관계자는 “전경련은 미국, 일본 네트워크가 강했는데 전체 직원 수가 3분의 1로 줄면서 약해졌다”며 “주요 그룹도 대외 협력 부서를 폐지하거나 사람을 줄이면서 채널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SK에 이어 LG 등이 미국 내 대관조직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영향력을 더 키워야 할 단계라는 지적이다. 한 정보당국 관계자는 “지난 정권의 첫 4강(미중일러) 대사들 중 외교관 출신은 한 명도 없어 전문성 논란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대사관에서도 정보활동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당국자들은 “IRA 법안의 경우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다른 선진국도 법안 추진 움직임을 알아채고 사전에 불이익을 막기 어려웠다”며 “EU, 일본 등과 함께 공동서한을 보내고 미국 당국자 면담 등 대응을 취했다”고 해명했다. ○ 정부, 국회, 기업 나섰지만 해법 어려워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한 중인 에릭 홀컴 미국 인디애나 주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IRA를 거론하며 “우리 기업들이 차별 없이 미국 기업들과 동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주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 국무부 초청으로 워싱턴을 방문한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국민의힘 김정재,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이재정 의원은 미국 정부에 강력한 항의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측은 “한국의 우려와 분노를 잘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만큼 행정부로서는 당장 (법안 내용을) 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의원단은 전했다. 현대차는 IRA 대응을 위해 부사장급 임원이 이끄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그러나 이렇다 할 묘수를 찾진 못하는 분위기다. 23일 급히 미국으로 떠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르면 내주 귀국한다. 정 회장이 미국에서 돌아오는 대로 현대차 TF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감사원이 하반기에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탈(脫)원전’ 사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백신 등 방역물품 수급 관리가 제대로 됐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감사원은 23일 오전 열린 감사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하반기 감사운영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최근 발전비중이 높아진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추진실태를 점검하여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수급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지적에 대해 감사원이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감사원은 또 하반기 감사 계획에 ‘감염병 대응체계 분석’에 대한 감사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과 마스크 등 의료·방역물품의 수급, 관리에 대해 들여다볼 계획이다. 전 정부에서 코로나19 확산 초기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지연되면서 ‘백신 보릿고개’ 사태가 발생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사도 하반기 감사 계획에 포함됐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학생 수나 현장 수요와 관계없이 내국세에 연동돼 올해만 81조3000억 원이 배정됐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사는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있어 기금을 쌓아두는 지방교육청들이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감사대상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새로 추가됐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감사를 받게 됐다. 여기에 당초 계획대로 국가정보원과 대검찰청 등 주요 권력기관에 대한 감사도 올 하반기에 진행된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감사 계획에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전 정부에 대한 ‘먼지털기식 감사’로 전 정권을 털어 그 먼지로 윤석열 정부의 무능을 감추고자 하는 것이라면 정말 한심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감사와 관련해서는 “백신 수급을 감사한다는 것 자체가 표적 감사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박진 외교부 장관(사진)이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선 대량살상무기(WMD) 생산·개발에 관여한 개인·기업 등을 우리만의 추가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이버, 해상, 수출통제 분야에서도 제재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미 국무부도 17일(현지 시간) “북한이 근본적인 접근법과 행동을 바꾸지 않는 한 대북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장관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자제하는 것을 (비핵화) 진정성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면서 북한이 일정 기간 중대 도발을 자제하면 기존 대북제재 ‘면제(exemption)’를 위해 미국 등 관련국들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한반도 자원 식량 교환 프로그램(resources-food exchange program)’ 등을 위한 대북제재 면제 논의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 박 장관은 최근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가)뿐 아니라 배치된 사드 운용을 제한하는 ‘1한(限)’까지 주장하고 나선 것을 두곤 “중국의 일반적인 입장이 그렇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9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선 중국이 사드 3불 등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입장 표명’이라고 표현했다”고도 했다. “北 핵실험 여부가 비핵화 진정성 판단 기준… 美와 제재 면제 협의” 박진 외교부 장관 본보 인터뷰“대북제재 해제 아닌 사안별로 면제, 확장억제 강화에 전술핵 검토 안해강제징용 피해자와 직접 소통 검토, 배상문제 논의 민관협의회는 진행칩4 참여, 인력양성 등 국익에 도움… 美-中사이 가교역할도 할 수 있어” 박진 외교부 장관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에 나서는 지 여부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판단하는 ‘시금석’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에 앞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확고한 의지만 보여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도와주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핵실험 등 도발 자제’를 윤 대통령이 밝힌 ‘확고한 의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분명히 밝힌 것이다. 박 장관은 이렇게 북한의 의지만 확인된다면 윤 대통령이 대북(對北)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Initiative)’에서 밝힌 경제 인센티브 제공을 위해 미국 등과 대북제재 면제(exemption)를 위해 적극 협의하겠단 의사도 전했다. 박 장관은 또 일제 강제징용 기업들의 자산 현금화가 임박한 가운데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처음 밝혔다. 이어 “대법원 결정에 따라 현금화가 진행되더라도 배상문제 해결을 위해 만든 민관협의회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공급망협력체인 ‘칩4’에 대해선 “한국이 (미중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가 구상 중인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해선 “가능하면 연내 정리해서 발표하겠다”면서 “우리만의 구상이 담긴 제목(이름)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담대한 구상’에 따르면 초기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부터 북한에 단계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어떻게 판단하나. “담대한 구상의 큰 틀은 실질적 비핵화 후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과정에서 정치·경제·군사 분야에 필요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 나간다는 것이다. 북한의 추가도발 여부가 바로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한 시금석이라고 본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자제하는 게 진정성의 출발점이라고 보고 있다. 로드맵이 정교하게 만들어져있어도 북한이 먼저 호응을 해야 하고 실제 현실에서 어떻게 전개될지는 북한과 직접 협상해봐야 된다.” ―북한이 얼마나 도발을 자제하면 비핵화를 향한 초기 의지가 있다고 볼 수 있나.“몇 개월이다 이렇게 단정할 순 없다. 누구나 느끼기에 북한이 태도를 바꿨구나, 변화 했구나 느낄 수 있는 합리적인 기간이 필요하다고 본다.”―북한이 비핵화 진정성을 보일 경우 대북제재 면제는 어떻게 이뤄지나. “(이를 테면) 한반도 자원-식량 교환 프로그램의 경우 제재 해제(lifting)가 아닌, 면제(exemption)받는 제도를 활용하려고 한다. 대북제재 틀을 유지해 가면서 기존의 제재를 사안별로 승인 받겠다는 것이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심사가 되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간 컨센서스(의견일치)에 의해 승인이 이뤄져서 대북제재 면제가 된다.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경우 안보리 이사국, 관련국들과 대북제재 면제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대통령실은 비핵화 협의 과정이 이뤄질 수 있다면 미국도 안보리 조치에 대해 당사국들과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이 대화에 복귀한다면 북한의 제반 관심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그런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이해한다.”―북한 비핵화에 따른 상응 조치로 ‘북-미 관계 정상화’를 하겠다고 했는데 로드맵이 있나. “우선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북한이 자꾸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 사실 북한에 대해서 적대시 정책을 취하는 것은 없다. 우선 북한이 이를 오해하지 않고 제대로 인식하도록 설명하고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전달할 것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야지만 북-미 관계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본다.”―윤 대통령이 북한의 핵 위협 고도화시 ‘확장 억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전략자산 전개 등이 적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말씀하신 걸로 이해한다. 전술핵 재배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서면 어떻게 제재하나.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우선 대량살상무기(WMD) 생산과 개발에 관여한 개인과 기업 등을 우리 정부 차원에서 추가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이다. 나아가 사이버, 해상, 수출통제 분야에서도 제재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 또 신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채택을 포함해 미국 일본 등 관련국들과 국제사회의 강력하고도 단합된 대응이 이뤄지도록 공조할 것이다”―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놓고 피해자들 반발이 거세다. “피해자분들과도 만나 직접 소통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민관협의체를 하면서 당사자, 전문가, 피해자 대표하는 분들 의견을 경청하고 있지만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도 있어서 외교부가 직접 찾아가서 설명 드리고 있다. 그런 노력은 앞으로도 진정성 있게 지속할 것이다.”―외교부가 지난달에 의견서를 제출한 데 맞서 피해자들도 현금화를 진행해달라고 지난주 대법원에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외교부 의견서는 법령에 따라 외교적인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외교 활동에 대한 내용을 요약정리해서 참고하라고 보낸 것이다. 대법원에서 판단은 알아서 할 것이다. 원고나 피고 측에서는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그 의견을 표현한 걸로 보고 있다. 저희는 재판에 관여하거나 영향을 미칠 의사가 전혀 없다.” ―대법원 결정으로 현금화가 완성되더라도 민관협의회는 계속 진행되나. “민관협의회는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서 수렴하는 과정이라 당연히 진행이 필요하다. 할 수 있는 노력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결국 법원에서 배상 판결이 내려진다면 ‘플랜B’가 있나. “법원 판결을 예단해서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해야 한다.”―과거사 문제에 대해 민간이 주도하는 기급 설립과 추모기념사업 등에 대한 대안들이 나오고 있다. “민관협의회 등을 통해 기금설립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건 맞다.”―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전된 상황이 있는가. “최근 북핵·미사일 위협 및 역내 불안정성 확대에 따라 안보 분야에서 한미일 공조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3국간 실질적·효과적으로 안보협력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지소미아 문제는 한일간 여타 현안과 더불어 종합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9일 한중 외교장관회담 이후 중국 정부 차원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1한(배치된 사드 운용 제한)’을 언급해서 논란이 됐다. 회담에서 ‘1한’까지 거론됐나. “(사드 문제는) 중국의 일반적인 입장이 그렇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드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가) 1한’은 문재인 정부의 ‘입장표명’이니 새 정부도 지켜달라는 입장이다.”―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서 장관은 사드에 대한 우리 입장을 이야기했다고 보면 되나. “그렇다. 우리의 사드가 중국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자위적 방어수단이기 때문에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과 우리의 입장은 다르다. 서로 입장 차이는 있지만 사드문제가 한중 관계의 모든 것은 아니고 모든 것이 돼서도 안 된다. 조화를 추구하며 서로 입장이 다른 건 인정하자고 했다. 중국과 전략적 소통채널이 있으니 중국이 사드 관련 오해가 있다면 고위급 전략대화나 (차관급 외교안보대화인) ‘2+2회의’에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이야기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외교장관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요청했다. 앞서 윤 대통령 취임식 당시엔 중국 사절단으로 방한한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중국으로 초청하겠단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시 주석에게 상호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주시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중국 측에선 ‘방한 초청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시 주석께 보고하겠다’고 했다. 중국 측에서도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 방중(訪中)을 초청했다.”―칩4 예비회의가 곧 열린다. 우리가 미 측에 ‘역제안’할 경우 어떤 내용들이 포함되나. “미 측과 예비회의 시기, 장소, 참여범위, 주제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칩4에 참여 시 공급망 안정을 위한 우리 입장을 얘기할 수 있다. (칩4는) 인력양성·연구개발 분야에서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칩4 참여 시 중국 반발이 우려되는데. “한국이 (칩4를 통해 미중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중국과는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별도 협의체 등이 아닌) 기존 채널을 이용해 소통할 수 있다.”―인태전략은 언제 무슨 내용을 발표하나. “연내 적절한 시기에 윤곽이 나올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부합하되 고유한 우리만의 구상이 담긴 제목(이름)이 나오지 않겠나 싶다.”―인태전략에 무엇을 넣어야하나. “우리의 역내 협력목표, 원칙과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핵심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국가들이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강화해 규칙 기반 질서를 증진하는 데 기여해 나간다는 방향성을 담을 것이다.”―최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방한 당시 윤 대통령이 만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방한 전후로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미측으로부터 부정적인 입장을 확인한 바 있나. “펠로시 의장 방한과 관련해 미 측과 계속 소통하고 있었다. 대통령 휴가 일정과 펠로시 의장 방한이 겹쳐 예방일정을 잡기 어렵다고 사전 설명했고, 펠로시 의장 측도 이해를 해줬다.”―윤석열 정부 외교에 대해 일각에선 ‘사면초가 외교’란 비판이 나온다. “사면초가가 아니라 사면의 협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미 관계는 강화되고 있고, 한중 관계는 재정립되고 있고, 한일 관계는 회복 중 아닌가. 남북관계는 정상화 되고 있어 우리가 대외적인 협력관계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중이라고 보면 되겠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미래가 없는 사람들끼리 앉아서 과거에 대한 청산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미래지향적 인식을 중심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에 대해선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 충돌이 없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15일 광복절 경축사에 이어 이번에도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언급은 없어 피해자 측 입장은 다소 경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임 후) 역대 최악의 일본과의 관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한일 갈등의 핵심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선 “이미 우리나라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나왔고, 채권자들이 법에 따른 보상을 받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결을 집행해 가는 과정에서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의 충돌 없이 채권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강화할 때 양보와 이해를 통해 과거사 문제가 더 원만하고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미래가 없는 사람들끼리 앉아서 과거에 대한 청산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한일 관계는 동북아 세계 안보 상황에 비춰보더라도, 또 공급망과 경제안보 차원에서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관계가 됐다”고 강조했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반성과 사과도 중요하지만 미래 협력에 더 무게를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윤 대통령의 한일 관계 발언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윤 대통령이 강제동원 피해자 보상 문제 해결을 위해 합리적인 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하면서 한일 관계를 신속히 복원해 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NHK방송은 “윤 대통령이 일본 기업 압류 자산이 매각되는 현금화 이전에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세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권영세 통일부 장관(사진)이 16일 “부분적 대북 제재 완화 또는 유예, 면제 등은 (미국과)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날(15일)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본격적인 북한 인프라 구축이나 관계 사업, 발전 지원 등은 대북 제재에 포함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권 장관은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미국 정부에서 특별한 이의 제기가 없는 걸로 안다”며 “비핵화 논의 처음부터 미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또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한미) 워킹그룹 등 실무적 협의체 구상 등도 생각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 국무부는 15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대북 제재 부분 면제 구상 관련 질문에 “현재로선 완전히 가설에 따른(hypothetical) 질문”이라며 “북한이 외교나 대화에 관심을 보인다는 어떠한 신호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북 제재 완화 등과 관련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권 장관은 이날 또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로 넘어간다면 평화체제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담대한 구상의 정치·군사적 남북 협력 로드맵 중 하나로 평화체제 구축을 내세운 것. 다만 앞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한반도 종전선언에는 “담대한 구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 장관은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및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선 “누구라도 책임 있는 자들이 조사받는 게 정상”이라며 “탈북민 전원 수용 원칙을 (윤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말했다.“北제재 완화 다룰 한미 워킹그룹 검토… 종전선언 추진 계획없어” 권영세 통일장관 본보 인터뷰“北 비핵화 시동걸면 즉시 식량지원, 남북간 연락채널 확보해 안전 보장실질적인 비핵화땐 평화체제 구축… 발전시설 현대화-인프라사업 지원금강산 관광-개성공단 경협도 포함… 북한매체 보도 가급적 빨리 개방”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하고 여러 협력에 시동을 거는 초기 단계부터 안전보장 측면에선 남북사이 연락채널 확보, 경제협력 측면에선 식량교환프로그램과 농업부분 기술 전수 및 인프라 구축 기초기술을 즉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단계로 나아가면 “평화체제 구축에 나설 수 있다”고도 했다. 북한 비핵화에 따른 각종 인센티브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대북 제재를 부분적 완화하는 것을 두곤 “미국과의 워킹그룹 같은 실무적 협의체 구상은 생각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2019년 11월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논란 관련해선 “윤석열 대통령께 탈북민 전원수용원칙을 건의했다”며 “탈북민의 귀순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나 시기를 시행령으로 규정해 원칙을 재확인하고자 한다”고 예고했다. 민족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사실 보도 위주의 언론매체를 시작으로 가급적 빨리 북한 매체를 개방할 방침이라고도 밝혔다. 또 북한 인권보고서는 “탈북민 개인 신상 문제로 공개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면서도 북한 인권 상황은 ‘인권 백서’ 형식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권 장관과의 1문1답. ―15일 윤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밝힌 ‘담대한 구상’에서 북한 안전보장 관련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느끼는 체제 위협에 대해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이 들어간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차이가 있다. 북한의 수요를 망라한 포괄적인 구상이다.” ―북한 비핵화는 어떻게 나누고 각각 어떤 인센티브들을 단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건가. “북한 비핵화는 비핵화를 선언하고 여러 협력에 대한 시동을 거는 ‘초기 준비’ 단계, 핵활동 동결·신고·검증, 일부 핵시설이나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실질적 비핵화’ 단계, 그리고 핵물질 완전 폐기, 핵무기를 외부로 반출해서 해제하는 식의 ‘완전한 비핵화’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비핵화 초기(준비) 단계부터 경제적으로는 식량공급이나 초기 기술지원이 가능하다. ‘한반도 자원 식량 교환프로그램’(알펩, rfep·resources-food exchange program)과 농업부분 기술 전수, 인프라 제공에서도 초기적 기술 제공은 바로 시행 가능하다. 안전보장 측면에서는 남북 사이의 연락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본격적인 발전시설 현대화나 인프라 사업은 실질적 비핵화단계에 진입해야 가능하고 세계 금융시장에 북한을 편입시켜주는 건 최종단계에서 이뤄질 수 있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로 넘어간다면 평화체제 구축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종전선언은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담대한 구상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식량과 자원을 어떻게 교환한다는 건가. “‘한반도 자원 식량 교환프로그램’(알펩, rfep·resources-food exchange program)에는 단순히 식량뿐만 아니라 마스크, 콩기름 등 다른 인도적 협력 물자들도 포함되는 개념이다. 1:1로 물물교환보다는 북한이 토석, 철광석, 희토류를 팔면 제3자를 낀 에스크로 계좌(제3자가 돈을 보관했다가 물건 배달이 확인된 뒤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계좌)를 통해 북한이 대금을 지불하고 우리가 마스크나 식량 등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는 식이 될 것이다. 단 RFEP을 하더라도 인도적 지원 성격의 식량 무상지원은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부분적 제재 완화에 대한 한미간 논의와 대북 협상 전망은?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담대한 구상에도 변화가 있나. “담대한 구상 관련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서 특별한 이의 제기는 없는 걸로 안다. 미국과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워킹그룹 등 실무적 협의체 구상은 얼마든지 생각해볼 만하다. 다만 제재 관련해서 북한과의 협상은 1~2년 내로 끝나는 게 아닌 긴 과정일 것이다. 제재는 완전한 비핵화 단계까지 유지돼야 하지만 부분적 제재 완화·유예·면제 등은 처음부터 논의가 가능하다. 다만,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담대한 구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비핵화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담대한 구상 속 경제협력 인센티브에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같은 전통적 남북경협은 제외됐나. “금강산, 개성공단 경협이 끝났다는 게 아니다. 크게 봐선 ‘담대한 구상’에 포함된다. 다만 벌크캐시(대규모 자금)가 들어가고 제재 면제나 유예를 대규모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 비핵화 단계서 검토할 내용이다. 새로 추진 시 투자보장 확약 가능한 제도적 장치 마련할 것이다. 북한이 최근 금강산 시설을 폐기하는 데 정부가 대응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데 그래도 북한에 신뢰를 해치는 행위임을 분명하게 경고할 필요가 있다” ―북한인권보고서 공개는 언제쯤 이뤄지나. “북한인권보고서는 탈북민 면접조사라서 개인 신상 이유로 공개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북한 인권 관련 여러 내용들을 전반적으로 종합해 그해의 북한인권 상황을 인권백서 형식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2020년 서해공무원 피살과 2019년 탈북어민 강제북송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 정상회담 및 남북 정보수장 간 핫라인에 대한 국가정보원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수사기관에서 책임이 있다고 결론내면 누구든지 합당한 책임을 져야한다. 두 경우 모두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정부가 문제 있다고 선언한 것, 책임있는 자들이 조사받는 것 모두 정상인데 그게 논쟁거리가 된다는 게 통일부 장관으로선 아쉽다. 남북간 대화가 비밀스럽게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는 건 이해하지만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건 문제가 있다. 구체적 단서가 있는 상태에서 그것을 외면하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 ―탈북민 전원수용원칙을 윤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했다. “이미 대통령께 건의했다. 수용 원칙은 헌법에 나와 있어서 다시 제도화할 필요는 없지만 시행령을 통해 원칙을 재확인하는 절차는 필요하다고 본다. 귀순의사를 밝히는 시기나 절차 등을 규정하는 시행령을 통일부 장관이 선언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업무보고 때 민족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북한 매체 개방을 언급했는데 진행상황은. “북한 매체는 가급적 빨리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검열을 통한 일부 개방이 아닌 전체 개방 방식이 바람직하다. 상호성을 확보하려면 사실보도 같은 언론 분야부터 시작하는 게 어떨까 싶다. 국민들 인식이 성숙했고 법적으로도 문제없어 보인다. 아직 반대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계속 설득 중이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입됐다고 맹비난했다 “북한이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하면서 체제 결속을 하고 우월성 제시하는 과정에서 실체가 있는 적을 만든 것이다. 김여정의 말로 도발 가능성이 높아진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철저히 대비하고 도발에는 강하게 응징해야 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일본은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야 하는 이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을 ‘힘을 합쳐야 할 이웃’이라고 규정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이 “정치적 지배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투쟁의 대상이었다면 지금은 공급망 교란, 북핵 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 가치를 공유하며 협력해야 할 대상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의 해법으로 “한일 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의 포괄적 미래상을 제시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해 한일 관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키겠다”며 “경제, 안보, 사회, 문화에 걸친 폭넓은 협력으로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가 임박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방향성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내고 있다. 특히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의 사죄와 반성을 전제로 하는데, 현재 일본 정부는 한국에 공을 넘기고 있어 상황이 다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어떻게 광복절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얘기만 하고 해결되지 않은 역사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없느냐”고 비판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제2차 세계대전 패전 77주년을 맞아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해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쟁 가해국으로서 책임이나 반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들의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대금을 봉납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사진) 일본 경제산업상이 13일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 위패가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다고 NHK방송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내각의 현직 각료가 야스쿠니를 참배한 것은 처음이다. 집권 자민당 내에서 지난달 피격으로 숨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파벌에 속하는 보수 강경 성향 정치인으로 지난달 10일 개각에서 발탁됐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이날 참배 후 개인 돈을 낸 뒤 방명록에 서명했다. 그는 “영령의 안녕을 진심으로 빌었고 총격으로 사망한 아베 전 총리도 떠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꼭 1년 전인 지난해 8월 13일에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내각의 경제재생담당상 자격으로 이 신사를 찾았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각료가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남북 정부 인사가 만났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조건 없는 남북대화’를 제시했지만 안광일 북한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면서 우리 제안을 일축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4일 캄보디아 프놈펜 츠로이 창바르 컨벤션센터(CICC)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의장국 주재 환영만찬에서 박 장관과 안 대사가 조우해 이 같은 짧은 대화만 나눴다고 전했다. 안 대사는 최선희 외무상을 대신해 이번에 참석했다. 박 장관은 안 대사에게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해서 비핵화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대화 의지를 보였지만 안 대사는 여건 조성이 먼저라고만 했다는 것. 안 대사는 다음 날 취재진을 만나선 “(박 장관을) 만난 적도 없다. 아무 말도 안 했다”며 인사를 나눈 사실조차 부인했다.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그간 남북 외교장관 간 만남이 최대 관심사로 꼽혀왔다. 이 외교무대에서 남북 외교 당국자가 만난 건 2018년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이후 4년 만이다. 2020년과 2021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화상회의로만 열린 ARF는 올해 대면으로 재개됐다. 올해 ARF에선 북핵 문제 및 한반도 안보문제 등을 둘러싼 남북 입장차가 뚜렷했다. 박 장관은 한국 정부가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로 전환할 경우 북한 경제와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담대한 계획’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안 대사는 북한 발언 순서에서 “북한의 국방력 강화는 자위적인 조치”라며 “미국은 이른바 ‘이중 기준’을 멈춰야 한다”는 등 비판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 등을 겨냥해서도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7일 우리 정부가 내세운 ‘담대한 계획’ 등을 맹비난했다. 매체는 “한마디로 10여 년 전 남조선 각계와 세인으로부터 실현 불가능한 흡수통일문서로 지탄받고 역사의 쓰레기통에 던져졌던 이명박 역도(역적의 무리)의 비핵·개방 3000을 적당히 손질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빛도 보지 못하고 휴지 조각이 돼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힌 것을 윤석열 역도가 10여 년이 지난 오늘 다시 꺼내 들고 담대한 계획이라는 이름을 달아 내들고 있으니 실로 얼빠진 자의 해괴한 추태”라고 비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프놈펜=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중국의 ‘대만 봉쇄’ 훈련으로 인한 대만해협 긴장 고조와 관련해 박진 외교부 장관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뒤 우리 정부 고위급 인사의 첫 공식 반응이다. 다만 박 장관은 동시에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중국 비판 수위를 조절했다. 펠로시 의장 방한 때 한미, 한중 관계를 고려해 윤석열 대통령이 회동 대신에 전화 통화만 한 것과 같은 흐름이다. 그러나 미중 갈등 국면이 날로 첨예해지면서 정부의 외교 정책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박진 “하나의 중국 지지”박 장관은 5일(현지 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며 대만 문제를 거론했다고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박 장관은 “한국은 하나의 중국 입장을 지지한다”면서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한국에 중요하며 역내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해협에서의 긴장 고조는 북한의 점증하는 안보 위협을 감안할 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간 우리 정부는 중국을 의식해 대만 관련 발언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이번 EAS 직전에 대만 문제가 불거졌고, 참가국들이 중국 관련 발언을 내놓는 상황에서 박 장관도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 이 가운데 박 장관은 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아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만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 고위급 인사의 첫 방중으로,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정부의 외교 방향을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방중에 앞서 박 장관은 이날 프놈펜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약식 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을 재확인했다. 박 장관은 “(한미는)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문제를 포함해 많은 면에서 같은 입장에 있다”고 했고, 블링컨 장관도 “우리 동맹은 매우 다양한 지역적, 세계적 도전에 맞서기 위해 함께 일하고 있다”고 했다. ○ 中 규탄 대열 속속 합류하는 美 동맹들서방 국가들은 중국 규탄 대열에 속속 나서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4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봉쇄 훈련에 대해 “과잉 반응”이라고 비판했다.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역시 3일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내고 중국을 규탄했다. 앞서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은 중국의 대만 봉쇄 훈련을 ‘도발’로 규정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미국과 우방국들이 대만 문제에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한국에 대한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시 박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의 태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대면 회담이 성사되지 않은 데 대해 4일 전문가를 인용해 “국익을 지키는 조치”라며 “현 시점에서 한국은 중국을 화나게 하거나 대만 문제를 놓고 미국과 대립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놈펜=최지 선기자 aurink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중국의 ‘대만 봉쇄’ 훈련으로 인한 대만 해협의 긴장 고조와 관련해 박진 외교부 장관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뒤 우리 정부 고위급 인사의 첫 공식 반응이다. 다만 박 장관은 동시에 “하나의 중국을 지지 한다”고 밝히며 중국 비판의 수위를 조절했다. 펠로시 의장의 방한 때 한미, 한중 관계를 고려해 윤석열 대통령이 회동 대신 전화 통화만 가진 것과 같은 흐름이다. 그러나 미중 갈등 국면이 날로 첨예해지면서 정부 외교 정책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다. ● 박진 “하나의 중국 지지”박 장관은 이날 캄포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변경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며 대만 문제를 거론했다고 외교부 고위당국자가 밝혔다. 박 장관은 “한국은 하나의 중국 입장을 지지 한다”면서도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한국에게 중요하며 역내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다. 대만 해협에서의 지정학적인 갈등이 격화된다면 공급망 교란을 포함해서 커다란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 해협에서의 긴장 고조는 북한의 점증하는 안보위협을 감안할 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한국은 양안(兩岸) 관계 발전에 대한 아세안 외교장관들의 성명에 주목한다”고 했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전날 미중 양국이 “대화를 나누고 자제해야 한다”며 중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간 우리 정부는 중국을 의식해 대만 관련 발언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이번 EAS 직전에 대만 문제가 불거졌고, 참가국들이 중국 관련 발언을 내놓는 상황에서 박 장관도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 외교부 관계자는 “대만 해협과 관련해 왜 지금 우려를 갖고 주시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많이 들어갔고,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의 변경에 대해서는 어떠한 부분에 대해서도 용납 않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장관은 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아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만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 고위급 인사의 첫 방중인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정부의 외교 방향을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 中 규탄 대열 속속 합류하는 美 동맹들서방 국가들은 중국 규탄 대열에 속속 나서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4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봉쇄 훈련에 대해 “과잉 반응”이라고 비판했다.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역시 3일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내고 중국을 규탄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동맹국인 영국, 캐나다, 호주도 “대만 해협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며 중국에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앞서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은 중국의 대만 봉쇄 훈련을 ‘도발’로 규정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미국과 우방국들이 대만 문제에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한국에 대한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시 박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의 태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대면 회담이 성사되지 않은데 대해 4일 전문가를 인용해 “국익을 지키는 조치”라며 “현 시점에서 한국은 중국을 화나게 하거나 대만 문제를 놓고 미국과 대립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강력한 정치적 입장을 표명할 것을 천명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미중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놈펜=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4일부터 일본인들이 한국을 여행할 때 무비자 입국(사증 면제 조치)이 가능해졌다. 2020년 3월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이유로 한국인들의 무비자 입국을 제한했고, 우리 정부도 상응 조치를 한 지 약 2년 만이다. 이번 조치는 31일까지 한시적인 것으로, 방역 상황 등을 감안해 향후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4일(현지 시간) 아세안 관련 회의차 방문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한일 장관은 이날 지난달 박 장관 방일 이후 보름 만에 만났다. 박 장관은 “양국 간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과 양국의 현안, 또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강조했다. 한일 장관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이 국제 사회에 대한 명백하고 심각한 도전이라는 인식도 공유했다. 다만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선 피해자 배상을 위한 민관협의회나 외교부가 대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 대한 일본 측 언급 등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강하게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19세기에 중국이 열강들로부터 힘든 상황을 겪었을 때를 생각나게 하는 게 아니냐”며 “중국 내부 여론이 매우 안 좋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놈펜=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방안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정부가 “사회적 합의를 이룰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다만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일에도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취학 연령을 낮추는 ‘원칙’은 고수하되, 그 방식이나 시기를 조율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42개 단체 모여 “만 5세 입학 취소하라”교육부가 취학 연령 하향을 추진하는 이유는 조기 취학을 통해 계층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 단체들은 교육부가 해당 정책을 추진하는 절차와 내용이 잘못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사노조연맹, 한국유아교육협회 등 42개 교육 관련 단체는 ‘만 5세 초등학교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를 결성하고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범국민연대는 “정책 추진 절차가 잘못됐다”며 “장관 보고가 논의 결론이 되고, 대통령의 지시로 마침표를 찍은 것은 교육 주체를 논의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가 ‘교육 격차 해소’를 조기입학의 이유로 내세운 데 대해선 “국민 누구도 교육 격차의 근본 원인이 초등 입학 연령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1일 오후 6시 현재 14만8000명이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반대 서명에 나섰다. 교사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따르면 이날 전국 유초중고교 교원 1만6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4.7%인 1만97명이 초등학교 조기 입학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한국유아교육행정협의회는 이날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을 철회해 달라는 요구서를 대통령실, 교육부, 국회 교육위원회에 전달했다.○ 박순애 “12년 걸쳐 5세 취학 앞당길 수도”논란이 커지자 정부도 대국민 설명에 나섰다. 박 부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5년부터 4년 동안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취학 연령을 낮추는 것은 하나의 시나리오”라며 “국가교육위원회 공론화 과정 등을 통해 열린 자세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총리는 앞서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는 “(취학연령 하향을) 12년 동안 할 수도 있겠다. (매년) 1개월씩 당겨서”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조기 취학으로 돌봄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초등학교 1, 2학년은 오후 8시까지 돌봄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박 부총리에게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의 의견을 경청해 정책에 반영하라. 국민이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학제 개편 계획 보고 이후 각계 반발이 계속되자 한 총리가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부가 주도하기보다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학제 개편 세부안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일 탈북 어민 강제 북송에 대해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해서도 “명확한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을 ‘신(新) 북풍몰이’로 규정하고 한덕수 국무총리 등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탈북 어민에 대해 “이들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특히 우리 영역으로 넘어온 이상 북송 시 이들이 받게 될 피해를 고려하면 당연히 받아들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송환은 자유의사에 반하는 송환이었다”고 확인했다. 또 북한 이탈주민에 대한 ‘전원 수용’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를 건의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이)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새로운 기준이 되면 헌법상 통일 추구 의무를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정치보복수사대책위원회의에서 “한 총리 등 직권남용 혐의가 있는 관련자들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검토가 끝나는 대로 고발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초기 권력기관 장악과 정치보복 수사라는 주요한 방향을 주요 정책기조로 삼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 일련의 활동으로 삼았던 ‘신 북풍몰이’는 사실상 국민들에게 버림받았다고 판단한다”고 쏘아붙였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국가정보원이 그동안 국내로 입국 전에 살인 등 범죄혐의가 있는 탈북자들을 수사 의뢰한 적이 없다면서 “결국 16명을 죽인 살인죄에 대한 법적 처벌이 가능했다는 정부여당의 주장은 상상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국내로 입국 전 중대범죄를 지은 탈북민 23명 가운데 살인 관련 혐의가 있는 이는 6명인데 국정원이 이들에 대한 수사 의뢰를 한 적이 없었다며 북송된 탈북 어민 역시 국내로 왔다면 처벌받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대정부질문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한국 사법 시스템에서도 (강제 북송된 탈북어민에 대한) 단죄가 가능하다. 전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및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관련한 특수정보(SI)는 한미 연합이 아닌 한국군 자산으로 확보한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이 “SI는 한미 공동으로 수집하는 것 아니냐. (서해 공무원 등) 두 사건에서 국방부의 SI 관련해 미군 측에 확인하거나 항의한 사실이 있냐”고 묻자 “없다”면서 이 같이 답한 것. 우리 자산으로 확보한 정보인 만큼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보 카운터파트인 미국과의 신뢰 문제 등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미군이 없으면 북한 전력에 밀린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질문에는 “북한 핵까지 고려하면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답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