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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는 홈런을 친 타자에게 밀짚으로 만든 ‘카우보이모자’를 씌워주는 팀 문화가 있다. 당연히 팀 로고로 장식한 모자다. 그런데 3일 오클랜드 방문경기 5회초에 연속 타자 홈런을 날린 마이크 트라우트(32)와 오타니 쇼헤이(29·이상 시즌 1호)는 미국프로농구(NBA) 팀 골든스테이트 로고가 선명한 밀짚모자를 주고받았다. 4회초에 MLB 데뷔 첫 홈런을 친 로건 오호피(23)도 같은 모자를 쓴 채 축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에인절스 구단은 “오클랜드 방문 일정을 앞두고 ‘홈런 모자’를 미처 챙기지 못해 임시로 구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급하게 밀짚모자를 찾다 보니 이 모자가 눈에 띄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날 경기가 열린 ‘오클랜드 콜리시엄’에서 골든스테이트 안방구장 ‘체이스 센터’까지는 차로 20분 거리다. 그러나 호사가들은 “아트 모레노 구단주(77)에게 불만이 있는 에인절스 선수단이 조 레이컵 골든스테이트 구단주(67)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2003년 월트디즈니 컴퍼니로부터 구단을 매입한 모레노 구단주는 지난해 8월 팀 매각 의사를 밝혔다. 이에 10대 시절 에인절스 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레이컵 구단주가 인수 희망 의사를 밝혔지만 모레노 구단주는 올해 1월 매각 의사를 철회했다. 미국 NBC 방송은 “에인절스는 이날도 6-0 승리를 거두면서 2승 1패로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골든스테이트 모자를 쓰게 된 이유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이 모자가 기운이 좋은 만큼 세리머니용으로 계속 쓰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처럼 보인다”고 전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일 2023 프로야구 개막일에 전국 5개 구장이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하루 총 10만5450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개막전 전 구장 매진을 달성한 건 8개 구단 체제였던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 10구단 체제가 된 2015년 이후로는 최초다.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연속 1라운드 탈락, 각종 사건·사고 등 연이은 악재에도 팬들의 성원은 변함없었다. 이젠 선수들이 그 성원에 보답할 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한항공이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3일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3-2 대역전승을 따내며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왕좌에 올랐다.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한 삼성화재에 이어 역대 V리그 두 번째 대기록이다. 앞서 2022 순천·도드람컵 대회 우승을 차지하기도 한 대한항공은 구단 사상 첫 트레블(정규리그 1위, 컵 대회·챔프전 우승)에 성공했다. 이 역시 V리그 전체에선 2009~2010시즌 삼성화재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2경기를 모두 따내며 승부에 마침표만을 남겨놨던 대한항공은 이날 1,2세트를 내주며 코너에 몰렸다. 현대캐피탈은 그동안 교체 자원으로 쓰던 세터 김선호, 미들블로커 박상하를 깜짝 선발 카드로 내며 상대를 흔들었다. 이에 대한항공은 2세트에만 11개 범실에 29.63%의 저조한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13-25로 세트를 내주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3세트 들어 반격의 시동을 걸었다. 불씨를 지핀 건 대한항공 토종 에이스 정지석의 서브였다. 5-6으로 뒤처진 3세트 초반 서브 기회를 얻은 정지석은 연속 서브 에이스로 역전에 성공하는 등 다섯 번의 서브 기회 중 3차례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의 물줄기를 팀으로 끌고 왔다. 2세트 공격성공률 20%로 주춤했던 정지석의 공격력도 조금씩 반등하기 시작했다. 4세트에는 외국인 선수 링컨이 공격성공률 77.78%로 8득점 하며 최종 5세트까지 승부를 몰고 갔다. 5세트 살얼음 승부를 가른 건 대한항공의 서브였다. 대한항공은 5세트에서만 서브로 3득점 하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특히 12-7 리드에서 대한항공이 정지석이 현대캐피탈 김선호의 몸을 맞히는 서브로 득점에 성공하자 대한항공 관중석에서는 승리를 확신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대한항공은 이날 서브로만 7득점 하며 상대(2점)를 압도했다. 14-11에서 링컨의 공격이 성공하면서 퀵오픈 공격이 성공하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링컨은 양 팀 최다인 34득점(공격성공률 65.31%)을 기록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기자단 투표 31표 중 23표를 획득한 세터 한선수에게 돌아갔다. 한선수는 2017~2018시즌에 이어 개인 두 번째 챔프전 MVP 영광을 안았다. 이날 경기장엔 3400명 만원 관중이 들어섰다. 네 번째 챔프전 우승을 일궈낸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과 챔프전 최다우승 공동 2위 구단에 나란히 어깨를 올리게 됐다. 최다 챔프전 우승 기록은 삼성화재의 8회다. 2년 연속 통합우승을 일궈낸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긴 여정이었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원하는 네 번째 별을 달았다. 우리의 배구를 더 성장시키고자 했던 목표를 이뤘다”고 말했다. 승부처로는 “3세트 승부로 치고 들어가고 수비도 자리를 잡았다. 선수들이 고개 떨어뜨리지 않고 싸워 기회가 왔다”라고 말했다. 천안=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중계방송에선 그런 거 안 알려주니까.” 지난달 30일 공개된 프로야구 LG의 스포츠 다큐멘터리 ‘아워게임: LG 트윈스’에 스토리텔러로 참여한 배우 하정우 씨가 첫번째 에피소드의 문을 열며 한 말이다. TV 중계 카메라엔 닿지 않는 승부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스포츠 팬이라면 누구나 갈증을 느끼는 이야기다.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성장과 함께 그라운드 안팎의 생생한 숨결을 전하는 스포츠 다큐멘터리도 진화하고 있다.》●기존 팬도, 신규 팬도, OTT도 원하니까 스포츠 다큐 제작이 이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팬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올 2월 발표된 ‘2022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프로야구·축구 팬 1만2763명에게 ‘응원 구단 및 리그 흥행에 필요한 온라인 콘텐츠’에 대해 물은 결과 가장 많은 31.4%가 ‘비시즌 선수 훈련, 일상생활 관련 영상’을 꼽았다. 물론 예전이라고 이런 니즈(needs)가 없던 건 아니다. 현존하는 한국 프로야구 팀을 다룬 첫 스포츠 다큐는 롯데의 2009년 시즌을 다룬 ‘나는 갈매기’였다. 2009년 시즌 개막부터 순위 다툼이 한창인 8월까지 롯데 선수단과 팬들의 이야기를 담은 ‘나는 갈매기’는 러닝타임 85분의 극장용 단편 영화였다. 그러나 아워게임은 편당 40, 50분인 8부작 시리즈로 OTT ‘티빙’을 통해 팬들과 만난다. 지난해 ‘왓챠’를 통해 공개된 ‘한화 이글스: 클럽하우스’ 역시 편당 35∼43분인 6부작 시리즈였다. 이렇게 시리즈로 제작하면 에피소드마다 다양한 관점에서 풍성하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관계사 등을 상대로 내부 시사회를 진행했는데 각자 팀장급들은 감독의 고민에, 신입 사원들은 신인 선수들의 고민에 공감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야구를 넘어 사회 축소판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짧게 짧게 ‘인간적인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건 ‘규칙의 장벽’을 넘어 신규 팬에게 다가가는 데도 도움이 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의 훈련과 일상 장면 등을 담은 ‘풀 스윙’ 제작에 돌입하면서 “완전히 새롭고 다양한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프를 모르는 시청자도 골프 다큐에는 빠지도록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긴 표현이었다. 넷플릭스는 2020년 ESPN과 함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에서 뛴 마지막 시즌을 다룬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를 내놓아 스포츠 다큐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만년 꼴찌팀 선덜랜드 이야기를 담은 ‘죽어도 선덜랜드’를 연이어 히트시키면서 ‘스포츠 다큐가 통한다’는 자신감까지 얻었다. 스코티 셰플러, 로리 매킬로이 등 투어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풀 스윙’ 역시 성공적이었다. 넷플릭스는 이미 ‘풀 스윙’ 시즌 2를 제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OTT 관점에서 스포츠 다큐가 매력적인 건 팬들의 ‘충성심’ 때문이다. OTT끼리 제한된 시청자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를 새로 ‘발굴’해야 하지만 스포츠 다큐는 기존 팬덤을 시청자로 ‘흡수’할 수 있다. ‘왓챠’ 관계자는 “‘한화 이글스: 클럽하우스’는 공개 직후 곧바로 실시간 급상승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모든 에피스드가 꾸준히 시청자 수 최상위권을 형성했다”면서 “다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비교할 때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점도 OTT에서 스포츠 다큐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사실 구단이 제일 원하니까 구단이나 스포츠 단체 관점에서 스포츠 다큐는 팬들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날(raw)것’처럼 보이도록 직접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언론 매체 등을 통해 메시지를 간접 전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현장 직캠’처럼 ‘진짜 날것’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돌발상황을 관리하기에도 스포츠 다큐가 용이하다. 구단에서 자체 유튜브 채널 등을 놔두고 굳이 외부 OTT를 통해 구단 다큐를 방영하는 이유다. 그러니 한화의 ‘리빌딩’ 과정을 소개한 ‘클럽하우스’가 한화 구단이 왓챠와 공동으로 기획·투자한 작품이라는 사실에 놀랄 필요가 없다. 롯데 이야기를 다룬 극장용 스포츠 다큐 ‘나는 갈매기’부터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주로 ‘롯데시네마’를 통해 배급한 영화였다. 그래서 제작사는 거꾸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이는 영상을 만들려고 애를 쓴다. LG 이야기를 다룬 ‘아워게임’ 제작사이자 ‘LG유플러스’ 산하 브랜드인 ‘스튜디오 X+U’ 관계자는 “특정 팀의 홍보 다큐가 아니라 야구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보여주는 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전문 기록원과 전직 야구 선수에게 자문까지 했다”며 “적극적인 연출이나 촬영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직간접의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멀리서 내밀한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는 역설적인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아워게임’은 LG의 지난 시즌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규시즌 144경기, 포스트시즌 4경기에 이르기까지 총 2500시간에 걸쳐 촬영을 진행했다. 이 긴 시간을 ‘압축’해 다큐로 만들려면 당연히 ‘취사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제작 과정에서 ‘적극적인 연출’이 없더라도 ‘적극적인 편집’은 얼마든 가능한 것이다. 스포츠 다큐 역사를 생각하면 이런 접근 자체가 이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학자에 따라서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기록한 ‘올림피아’(1938년)를 영화 역사상 첫 스포츠 다큐로 꼽기도 한다. ‘올림피아’는 영상 미학이라는 관점에서는 독창적이라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실제 정체는 나치에서 ‘아리안 민족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려는 목적으로 제작한 선전물에 가깝다. 스포츠 다큐 형식을 완성했다는 평을 듣는 ‘무하마드 알리, 더 그레이티스트’(1969년) 역시 흑인 인권 운동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작품이다. 스포츠 다큐는 초창기부터 ‘각본’은 없었더라도 ‘의도’는 있었던 셈이다. 종합하면 스포츠 다큐는 ‘비하인드 더 신’을 향한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건 물론이고 구단이나 경기단체 관점에서도 메시지를 ‘의도대로’ 발산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OTT 역시 최소한의 투자로 메시지 발신자와 수신자가 만나는 플랫폼을 자처할 수 있다. 스포츠 다큐 제작이 당분간 늘어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올해도 잉글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세계복싱평의회(WBC) 헤비급 챔피언 타이슨 퓨리 등을 소재로 한 스포츠 다큐가 방영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포뮬러1: 서바이브 투 드라이브’ 6번째 시즌도 공개된다. 강홍구 스포츠부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가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2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3-1(22-25, 25-21, 25-22, 25-20)로 역전 승리했다. 방문경기로 치러졌던 1,2차전에서 모두 패하며 1패만 더하면 그대로 시즌을 마쳐야 했던 도로공사는 이날 승리로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승부를 4차전으로 이어간 도로공사는 여태껏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챔프전 ‘리버스 스윕’에 도전한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역대 14번의 여자부 챔프전에서 1,2차전을 내준 팀이 3,4,5차전을 연이어 따내며 왕좌에 오른 건 아직 한 번도 없다. 승부처는 3세트였다. 1세트를 내주고 2세트를 따내며 반격에 성공한 도로공사는 3세트 한 때 15-20까지 몰리며 위기에 처했다. 배유나의 연속 공격 득점 등에 힘입어 22-21로 뒤집은 도로공사는 교체 투입한 신인 이예은이 결정적인 서브 득점에 성공하며 기세를 잡았다. 3세트를 가져오며 이번 시리즈 중 처음으로 세트 스코어에서 리드를 잡았다. 기세를 탄 도로공사는 4세트 다시 한 번 뒷심을 발휘했다. 한 때 16-19까지 뒤쳐졌지만 박정아의 공격으로 21-20으로 리드를 가져왔다. 흥국생명은 20-22에서 연속 범실을 기록하며 시리즈에 승부를 5세트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도로공사에서는 박정아가 양 팀 최다인 24득점(공격성공률 38.18%)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외국인 선수 캣벨도 21득점(성공률 35.19%)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팀 최다인 22득점(50%)을 기록했다. 경기 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이대로 3연패하면 어쩌나 솔직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투혼을 보여준 것 같다. 김연경에 대한 수비 코스를 바꾸도록 선수들에게 이야기해준 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1,2차전 주전 선수들의 감기 몸살 증상으로 100%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들이 좋은 경기력 보여준 것 같다. 남은 경기 선수들 믿고 공격적으로 가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엔 4375명 만원 관중이 들어서며 지난달 3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차전에 이어 챔프전 2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4차전은 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김천=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캘러웨이골프의 신작 ‘패러다임’의 기세가 뜨겁다. 올해 들어서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6개 우승 트로피를 휩쓸며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주자는 스페인의 욘 람(29)이다. 람은 2023년 투어 첫 대회인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비롯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까지 올해 들어서만 3차례 패러다임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1개월 만에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올해 두 번째 대회 소니오픈 우승자인 김시우(28), 다섯 번째 대회 AT&T 페블비치 프로암의 저스틴 로즈(43·잉글랜드), 여덟 번째 대회 혼다 클래식의 크리스 커크(38·미국)가 패러다임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연이은 우승 소식에 골퍼들 사이에서 패러다임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시장의 패러다임 판매율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 수요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캘러웨이골프 코리아는 올해 공급량을 30%가량 늘리기로 결정했다. 현재 추가 발주 물량을 주문한 상황이다. 패러다임의 가장 큰 특징은 업계 최초로 티타늄을 제거한 360 카본 섀시를 헤드 전체에 적용한 것이다. 경량화와 안정성을 최대한도까지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캘러웨이골프 코리아 관계자는 “골퍼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드라이버를 근본적으로 어떻게 만드는지부터 고민했다. 그 해답을 티타늄을 제거한 360 카본 섀시에서 찾았다. 이 360 카본 섀시로 비거리 극대화를 위한 최적의 무게 배분을 실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라이액시얼 카본 크라운과 단조 카본 솔은 티타늄 섀시보다 44%가량 가볍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얻은 여유 무게를 볼 스피드 향상을 위해 헤드 페이스 쪽에 재배치하고, 또 관용성을 높이기 위해 헤드 뒤쪽에도 재배치했다. 또한 AI가 이전 모델보다 33% 가볍게 설계한 뉴 제일브레이크(Jailbreak) 시스템은 수평 및 수직 비틀림에서도 보다 안정성을 제공한다. 완전히 새로워진 AI 페이스 디자인도 론치 앵글과 스핀을 최적화해 스피드와 방향성을 향상시킨다. 여기에 강력한 단조 티타늄 페이스와 페이스 컵의 결합이 볼에 더 높은 에너지를 전달해준다. 캘러웨이골프가 욘 람, 김시우, 잰더 쇼플리(30·미국) 등 용품 계약 선수들을 대상으로 패러다임에 대한 자체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이전 드라이버로 쳤을 때 비해 볼 스피드는 평균 시속 4마일(약 6.4㎞), 비거리는 평균 6야드(약 5.5m)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러다임 드라이버 모델의 경우 높은 관성 모멘트(MOI)와 탄도, 구질을 조절할 수 있는 어져스터블 페리미터 웨이팅을 적용해 새로운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모든 수준의 골퍼를 위해 설계된 이 드라이버는 스트레이트 구질, 높은 론치 앵글, 낮은 스핀을 제공한다. 비거리와 관용성, 탄도와 구질의 조정성을 가진 최상의 조합이라는 설명이다. 패러다임은 드라이버 4종, 페어웨이 우드 4종, 하이브리드 3종, 아이언 3종 풀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캘러웨이골프 코리아 관계자는 “세계적인 프로 선수들이 패러다임으로 좋은 성과를 내면서 골퍼들 사이에서 패러다임의 인기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빠르게 퍼지고 있다”라며 “비거리와 관용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전례 없는 디자인과 성능으로 골프 업계와 골퍼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야구가 투수 놀음이라면 배구는 세터 놀음이다. 30일 오후 7시 대한항공 안방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막을 올리는 프로배구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역시 세터 싸움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다. V리그 현역 최고 세터로 손꼽히는 대한항공 한선수(38)에게 현대캐피탈 김명관(26)과 이현승(22)이 도전장을 내민다. ‘더블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 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한 대한항공은 한선수의, 한선수에 의한, 한선수를 위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 연달아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길 수 있었던 것도 한선수가 ‘코트 안의 야전 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고 있는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36·핀란드)은 한선수보다도 어리다. 이번 챔프전에서 승리하면 대한항공은 V리그 역대 두 번째로 세 시즌 연속 통합 우승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런 기록을 남긴 건 삼성화재뿐이었다. 삼성화재는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정규리그와 챔프전에서 모두 정상에 섰다. 공교롭게도 당시 ‘삼성화재 왕조’를 이끌었던 유광우(38)가 현재 대한항공의 ‘부기장’으로 한선수를 돕고 있다. 각 세터가 토스한 공을 팀 동료가 스파이크로 연결했을 때 남은 공격 성공률을 보면 유광우(57.4%)는 여전히 한선수(57.6%)에게 밀리지 않는다. 유광우는 현대캐피탈 여오현 플레잉 코치(45)와 함께 V리그 개인 최다(9회) 우승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반면 지난 시즌 ‘꼴찌’ 현대캐피탈은 챔프전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 경험도 처음인 김명관(4년 차)과 이현승(신인)이 팀 공격 조율을 책임진다. 어떤 세터가 어떤 경기에 선발로 나설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한국전력을 2승 1패로 물리친 플레이오프에서도 1·2차전 때는 이현승을, 3차전 때는 김명관을 선발 세터로 내세웠다. 최 감독은 “김명관과 이현승은 서로 장점이 다르다. 김명관(195㎝)은 높이와 서브가 좋고 이현승은 나이에 비해 수 싸움에 능하다”면서 “경기 당일이 돼야 선발 세터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거꾸로 김명관은 경기 도중에도 기복이 나타나고 이현승은 위기 상황을 이겨내는 힘이 아직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경험이 부족한 두 세터로 챔프전을 치러야 하는 현대캐피탈은 ‘어게인 2018∼2019’를 기대한다. 현대캐피탈은 역시 대한항공과 챔프전 맞대결을 벌인 당시에도 주전 세터 이승원(30·현 우리카드)이 한선수에게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과는 챔피언 등극이었다. 김명관은 “(한선수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배울 점은 배우고 빼앗을 게 있으면 빼앗아 오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두 팀이 챔프전에서 맞붙는 건 이번이 네 번째다. 그전까지는 현대캐피탈이 두 차례, 대한항공이 한 차례 왕관을 썼다. 올 시즌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는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에 5승 1패로 앞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한골프협회가 경희대 골프산업연구소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골프 활동 인구는 약 1176만 명으로 추정된다. 2017년 대비 16.4%가 늘어난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등이 새로 유입되면서 급속도로 숫자가 늘어났다. 국내 인구가 약 510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5명 중 1명 이상이 골프 인구라는 의미다. 골프 인구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골프 산업의 호황으로 이어졌다. 특히 체계화된 분석 데이터에 대한 갈망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직관적인 스윙 데이터를 보여주는 ‘론치 모니터(스윙분석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론치 모니터는 스윙 후 공이나 클럽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기기를 말한다. 글로벌 조사 회사인 ‘QY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골프 론치 모니터 시장은 2022년 1억8650만 달러(약 2425억 원)에서 2028년 2억4420만 달러(약 3175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기간 성장률만 약 30%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 고가의 설치형 론치 모니터의 단점을 개선해 소비자가 접근하기 쉬운 휴대용 론치 모니터 기기도 출시되고 있다. 골프연습장 브랜드인 ‘쇼골프(SHOWGOLF)’는 이미 미국, 유럽 내 프로 골퍼가 이용해 성능이 입증된 ‘플라이트스코프(Flightscope)’ 유통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플라이트스코프는 브라이슨 디섐보(30), 버바 왓슨(45·이상 미국) 등이 사용해 화제가 된 브랜드다. 두 선수는 모두 과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시즌 1위를 기록한 적이 있을 정도로 남자 골프를 대표하는 장타자다. 쇼골프는 플라이트스코프와 단독 유통 계약을 맺어 ‘미보(MEVO)’ 시리즈 국내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뛰어난 휴대성을 앞세우고 군사용 레이더 기술을 도입해 데이터의 오차를 크게 낮춘 제품이다. 미보 시리즈에는 미보, 미보 플러스와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 먼저 출시된 미보 레인지 제품이 있다. 이 중 미보 플러스는 태블릿보다 작은 사이즈로 플라이트스코프의 특허 기술인 ‘퓨전 트래킹’ 기술이 적용됐다. 정확도 면에서도 동급 장비 대비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퓨전 트래킹 기술은 도플러 레이더 기반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이미지 처리 과정을 더해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인 기술이다. 비거리, 클럽 스피드, 정타율 등 스윙 분석에 필수적인 16가지 데이터를 표출한다. ‘프로 패키지’ 추가 시 속도 및 가속도 차트 등 데이터가 추가돼 최대 27개 데이터까지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미보 플러스는 출시 이후 초기 입고 물량이 모두 판매돼 4월 초 미보 플러스 2023 에디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보 플러스 2023 에디션은 기존 모델 대비 편의성 및 배터리 성능 등이 강화됐다. 실제로 1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세계 최대 골프 박람회 ‘2023 PGA 머천다이즈쇼’에서 최초 공개된 이후 현장 사전 구매로만 1800대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쇼골프는 미보 시리즈를 연습장 내 타석에 설치해 추가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이다. 한 골프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국내 골프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데이터 골프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휴대용 골프 론치 모니터는 어디서든 자신의 스윙 데이터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많은 골퍼에게 연습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판매량 역시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헤드 스피드 업(UP), 비거리 업(UP).’ 핑골프가 G430 시리즈의 초경량 버전인 G430 HL(High Launch) 드라이버 및 페어웨이우드, 하이브리드, 아이언 세트 등 전 시리즈를 출시했다. G430 HL 드라이버는 기존 G430 드라이버의 최대 관용성과 기술력,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탄성 초경량 후지쿠라 스피더 NX 샤프트가 기본 장착돼 탄생한 초경량 스펙 드라이버다. 샤프트는 30g대의 NX35와 40g대의 NX45 중 골퍼에게 맞는 스펙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NX35의 경우 킥 포인트가 로우이고, NX45는 미드-로우다. HL 전용 경량 구질 조정 무게추가 장착돼 스윙 스피드가 빠른 여성 골퍼나 스윙 스피드가 느린 남성 골퍼에게 최적화된 모델이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여성 골퍼들이 눈여겨볼 만하다는 평가다. 높은 관용성과 최대 볼 스피드로 비거리를 극대화하는 G430 HL MAX 모델과 슬라이스를 방지해주는 G430 HL SFT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골퍼의 체형과 스윙에 걸맞게 본사 피팅 센터는 물론 전국 핑 대리점에서 피팅 후 구매가 가능하다. 신제품 G430 HL은 전 세대에서 핑 드라이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오랜 기간 핑의 노하우와 모든 기술력을 총동원해 제작했다. 특히 G430 HL은 기존 G430의 핵심 기술인 비거리, 관용성에 타구음과 타구음을 유지하면서 초경량으로 제작해 볼 스피드를 향상하고 비거리를 늘리는 데 모든 기술력을 집중했다. 첫 번째 특징은 진화한 단조 페이스와 스핀 시스텐시 테크놀로지다. G430 HL 드라이버는 같은 헤드 스피드에서 기존 제품보다 훨씬 더 빠른 볼 스피드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개선된 단조 및 VFT 공법으로 페이스를 제작했다. 더 높은 반발력을 이끌어내 핑 제품 역대 최대 비거리 증가를 실현했다는 설명이다. G425 우드와 하이브리드에 적용됐던 핑의 특허 기술인 ‘스핀 시스텐시 기술’도 드라이버에 최초로 적용했다. 스핀 시스텐시 기술은 페이스 롤 모양을 기존의 원형에서 물방울 모양의 타원형으로 제작해 임팩트 시 페이스 상단 또는 하단에 맞더라도 일정한 스핀량을 가질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샷 실수가 나오더라도 최대한 비거리를 낼 수 있다. 핑드라이버의 핵심 기술인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터뷸레이터도 그대로 적용됐다. 완벽한 타구음을 만드는 새로운 사운드 립도 탑재됐다. G430 HL 드라이버는 기분 좋은 타구음과 타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헤드 전체를 강하게 만들었다. 무게 대비 강성이 높아지면 소리가 달라지는데 헤드의 크라운, 솔, 스커트 등의 꺾이는 부분들의 곡률을 조정해 강성을 키웠다. 임팩트 시 내부 소리의 퍼짐을 억제하기 위해 기존 G425에 설계됐던 어쿠스틱 립을 완전 다른 형태로 재설계해 타구음 및 타구감을 개선했다. 두 가지 모델 중 G430 HL MAX는 스핀 시스텐시 기술이 적용돼 빗맞았을 경우에도 일정한 스핀량을 갖도록 해 최대한 비거리를 낼 수 있게끔 했다. G430 드라이버와 동일하게 드로우와 페이드 구질 조정이 가능하다. G430 HL SFT의 경우 스트레이트 플라이트 기술이 적용됐다. 슬라이스 구질을 가진 골퍼를 드로우성 구질로 방향을 개선해 고민을 덜어준다. 로프트 각의 경우 MAX 모델이 9도, 10.5도, SFT 모델은 10.5도다. G430 HL 드라이버에는 탄도 튜닝 호젤이 장착돼 여덟 가지 로프트와 라이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전 모델 모두 매트 블랙의 디자인으로 헤드가 더욱 날렵해보이도록 제작됐다. 헤드 소재는 페이스의 경우 포지드 T9S+ 티타늄, 보디와 크라운은 811 티타늄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뚫느냐, 막느냐.’ 2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막을 올리는 프로배구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은 창과 방패의 싸움으로 요약할 수 있다. 리그 최고의 창인 ‘배구 여제’ 김연경(35)이 이끄는 흥국생명의 공격력을, 베테랑 미들블로커 배유나(34), 정대영(42)이 버티는 한국도로공사의 블로킹 라인이 어떻게 막아설 것인지가 관건이다. ● ‘창’ 김연경 vs ‘방패’ 배유나 지난 시즌 정규리그 6위에 그쳤던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두 시즌 만에 중국 무대에서 복귀하면서 창의 팀으로 거듭났다. 공격 성공률 1위(45.76%)인 김연경에 4위(42.79%) 옐레나(26·보스니아)가 버티는 ‘쌍포’가 흥국생명의 가장 큰 무기다. 190cm대 장신 듀오 김연경(192cm)과 옐레나(196cm)의 높이는 상대 팀을 압도한다. 팀 공격 성공률(40.99%)도 여자부 7개 구단 중 1위다. 팀 서브 득점에서도 이 부문 2위 옐레나(세트당 0.252개)의 활약에 힘입어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53)이 지난달 새로 부임하면서 창끝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두 날개 공격수를 활용하는 속도가 보다 빨라지고, 중앙 후위 공격의 비중도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김연경은 흥국생명이 보유한 여자부 챔프전 최다 우승 기록을 4회에서 5회로 늘리겠다는 각오다. 이번 시즌 5승 1패로 우세한 상대 전적도 자신감의 원천이다. 시즌 내내 3위 자리를 지키던 도로공사는 5, 6라운드 한때 4연패에 빠지며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막판 4연승으로 3위를 탈환하며 ‘봄 배구’ 막차 티켓을 따낸 데 이어 플레이오프(PO)에서는 2위 현대건설을 2연승으로 꺾고 챔프전 무대를 밟게 됐다. 수비 1위(세트당 8.625개) 리베로 임명옥(37)이 버티는 수비 라인에 블로킹 2위 배유나(세트당 0.771개), 3위 정대영(0.769개)의 블로킹 벽이 도로공사의 최대 강점이다. 블로킹이 강한 팀은 블로커가 막는 코스는 따로 막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비 효율이 더 높아진다. PO를 치르고 온 체력 부담이 있긴 하지만 큰 무대에 강한 베테랑이 많다는 건 도로공사의 장점이다. 배유나, 정대영, 박정아(30) 등 주전 대부분이 FA 자격을 얻는 도로공사 역시 아름다운 마침표를 꿈꾼다.● 4년 만에 챔프전에서 재회 흥국생명과 도로공사가 챔프전 무대에서 만나는 건 2018∼2019시즌 이후 4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다. 2018∼2019시즌에는 3승 1패, 2005∼2006시즌에는 3승 2패로 모두 흥국생명이 이겼다. 도로공사는 이번만큼은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최고의 무대에서 만나게 된 양 팀 선수들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수비 1위 도로공사 임명옥과 2위 흥국생명 김해란(39·세트당 7.797개)은 2015년 맞트레이드된 경험이 있다. 당시 KGC인삼공사에서 뛰던 임명옥은 김해란을 대신해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고, 김해란은 인삼공사를 거쳐 흥국생명에서 뛰고 있다. 또 배유나는 김연경의 안산서초등, 원곡중, 한일전산여고(현 한봄고) 후배이고, 박정아는 김연경의 뒤를 이어 대표팀 주장을 맡은 인연이 있다. 지난해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도로공사 외국인 선수 캣벨(30·미국)은 옛 동료들과 트로피 경쟁을 하게 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지막 매치플레이 대회 챔피언 트로피는 샘 번스(27·미국)에게 돌아갔다. 번스는 27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지난 시즌 투어 신인왕 캐머런 영(26·미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번스는 다섯 홀을 남기고 6홀 차 승리를 거뒀다. PGA투어 통산 5승째를 기록한 번스는 우승 상금 350만 달러(약 45억 원)를 챙겼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번스의 세계 랭킹은 15위에서 10위로 올랐다.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번스는 마지막 우승자로 이름을 남겼다. 1999년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를 끝으로 열리지 않는다. 첫 출전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건 2006년 대회 챔피언 제프 오길비(46·호주) 이후 17년 만이다. 번스는 조별리그 3연승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날 앞서 열린 세계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스코티 셰플러(27·미국)와의 준결승에선 고비도 있었다. 초반 세 홀 차까지 앞서다 두 홀 차로 밀렸던 번스는 21번째 홀까지 가는 연장 승부 끝에 버디를 따내며 파를 기록한 셰플러를 눌렀다. 번스는 친구인 셰플러를 꺾은 뒤 “정말 피곤하다. 하지만 이 경기를 통해 감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승 상대는 세계 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를 19번째 홀 연장 승부 끝에 제압한 영이었다. 접전이 예상됐지만 번스가 13번홀(파4)에서 6홀 차이로 앞서며 승부를 일찍 끝냈다. 번스는 “경기를 치를수록 자신감이 생겼다”며 “(준결승) 10번홀(파4)에서 최악의 보기를 했는데 캐디가 내 엉덩이를 차며 ‘괜찮다. 계속 가자’고 했다. 그가 없었다면 우승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투어 우승 경험이 없는 영은 이번이 6번째 준우승이다. 3, 4위전에서는 매킬로이가 셰플러에게 승리했다. 매킬로이는 한 홀을 남기고 2홀 차 승리를 거뒀다. 이 대회에서 우승(2015년), 준우승(2012년), 4위(2016년)를 했던 매킬로이는 1∼4위를 모두 해보는 진기록을 남겼다. 매킬로이는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로 탈락한 욘 람(29·스페인)을 제치고 대회 뒤 랭킹 2위로 올라섰다. 셰플러는 1위를 유지했고, 람은 3위가 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폴이 내 곁에 없었다면 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을 것.”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웨브 심프슨(사진 오른쪽)이 2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캐디 폴 테소리와의 작별을 알리며 쓴 글이다. 성적 부진 고민에도 12년간 함께한 테소리를 위해 심프슨은 “그는 내 캐디, 스윙코치이자 내 인생 최고의 친구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란 말로 애정을 드러냈다.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민재(21·영암군민속씨름단)는 황경수 대한씨름협회장(77)에게 ‘씨름계의 보물’이라고 불린다. 그럴 만도 하다. 김민재는 올해 설날, 문경장사대회에서 연달아 백두장사를 차지하면서 지난해부터 개인전(17전 전승) 무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대 2학년이던 지난해에는 1985년 이만기 인제대 교수(60·당시 경남대 4학년) 이후 37년 만에 ‘대학생 천하장사’ 타이틀도 얻었다. 김민재는 17일 서울에서 열린 ‘씨름 진흥 활성화 간담회’에 현역 선수 대표로 참석하면서 이 교수와 처음 만났다. 이 교수는 김민재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한눈팔지 않고 씨름만 보고 간다면 10년을 가는 대스타가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격려했다. 김민재는 “선배님이 그랬듯 누구나 ‘씨름 하면 김민재’를 떠올리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무게중심 낮은 김민재만의 들배지기키 189cm, 몸무게 140kg인 김민재의 특기는 들배지기다. 들배지기는 상대 선수 샅바를 잡고 배 높이까지 들어 올린 뒤 자기 몸을 살짝 돌리면서 상대를 넘어뜨리는 기술이다. 천하장사를 3번 차지했던 이태현 용인대 교수(47)는 “김민재의 들배지기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무게중심이 낮다”며 “가슴을 잡는 것보다 아랫배를 잡아 들어 올렸을 때 더 큰 힘을 쓸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더욱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자 그대로 “힘이 장사”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민재는 최대 중량 기준으로 스쾃 290kg, 데드리프트 290kg, 벤치프레스 200kg(1회 기준)을 들어 올린다. 전남스포츠과학센터 측정 결과 김민재의 배근력(등 근육으로 들어 올리는 힘)은 276kg에 달했다. 김태완 전남스포츠과학센터장(이학박사)은 “육상 투척 선수들을 뛰어넘는 우리 센터 역대 최고 기록”이라고 전했다. 힘만 좋은 건 아니다. 소리에 대한 반응 속도 역시 0.229초로 단거리 육상 선수 수준이다. 김민재는 또 백두급 선수치고는 발놀림이 좋아 상대를 따라다니면서 몰아붙이는 기술도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일단 천하장사 다섯 번”전남 장흥군 출신인 김민재는 명덕초 3학년 때 장흥군 어린이 씨름왕 대회에서 우승해 관산초 씨름부로 스카우트되며 모래판에 발을 들였다. 미역 양식을 하는 부모님은 큰아들이 공부를 하길 원했지만 김민재의 재능을 눈여겨본 지도자들의 설득 끝에 결국 선수 생활을 허락했다. 사실 중고등학교 때만 해도 김민재는 동갑내기 최성민(현 태안군청)의 그림자에 가려 있던 선수였다. 학창 시절 상대 전적에서도 최성민에게 1승 4패로 뒤졌다.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한 김민재는 여수공고 졸업 후 실업팀 입단 대신 울산대 진학을 선택했다. 그러다 지난해 천하장사 등극 뒤 자신감을 얻어 실업팀에 합류했다. “늘 첫판이라고 생각하라”는 김기태 영암군민속씨름단 감독(43)의 조언에 힘을 얻은 김민재는 지난달 문경대회 장사 결정전에서 최성민을 꺾고 백두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마지막 판에서 최성민을 넘어뜨린 기술은 물론 들배지기였다. 간담회가 끝난 뒤 서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김민재는 “일단 천하장사 다섯 번이 목표”라고 말했다. 취미조차 ‘씨름 영상 보기’일 정도로 씨름에 진심인 김민재는 ‘일단’이라는 단서를 붙인 데 대해 “기록도 기록이지만 언제나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선수가 될 자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재가 천하장사가 되어 꽃가마를 타는 것보다 더 바라는 건 씨름의 인기 회복이다. 김민재는 “씨름은 경량급은 화려한 기술, 중량급은 묵직한 한 방으로 각기 다른 매력이 있는 종목”이라며 “더 많은 분들이 ‘직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야구 대표팀도 축구처럼 다른 나라 대표팀과 ‘상시 평가전’을 치르기로 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을 통해 세계 야구 흐름에서 뒤처진 사실을 확인한 만큼 특별한 국제대회가 없을 때도 해외 대표팀과의 교류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4일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에 따르면 KBO는 상시 평가전 도입을 뼈대로 한 국가대표팀 경쟁력 제고 대책을 상반기 중에 발표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평가전 시기는 시즌 개막 전인 3월 또는 종료 후인 11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해외 팀을 불러들이거나 한국 대표팀이 해외 방문경기를 떠나는 방안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는 9월에 항저우 아시아경기, 11월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이 예정돼 있어 상시 평가전은 내년부터 열릴 가능성이 크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해인(18·세화여고)이 한국 선수로는 ‘피겨 여왕’ 김연아(33) 이후 10년 만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시상대 위에 섰다. 세계선수권은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가 높은 대회다. 이해인은 24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막을 내린 대회 여자 싱글에서 총점 220.94점으로 사카모토 가오리(23·일본·224.61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총점 200.94점은 물론 쇼트(70.08점)와 프리(143.55점)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이었다.이날 전체 24명 중 23번째로 경기에 나선 이해인은 ‘오페라의 유령’ 음악을 선곡했다. 첫 번째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점프부터 마지막 더블 악셀까지 이날 7개 점프를 모두 클린으로 해냈다. 여섯 번째 트리플 플립을 성공한 뒤 미소 짓기도 했다. 연기를 마친 뒤에도 입상을 확신한 듯 빙판 위에서 관중들을 향해 손으로 머리 위 하트를 그려 보였다. 이해인의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참가자 중 최고점이다. 사카모토는 이날 145.37점으로 이해인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79.24점으로 미리 차이를 벌린 덕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카모토의 대회 2연패다. 이전까지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는 김연아뿐이다. 2007년 동메달로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처음 올랐던 김연아는 이후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앞서 이해인은 지난달 ISU 4대륙선수권에서도 2009년 김연아 이후 14년 만에 한국 선수로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한편 김채연(17)은 합계 203.51점으로 전체 6위, 김예림(20)은 합계 174.30점으로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12위를 했던 김채연은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3위에 해당하는 점수(139.45점)를 기록하며 6위로 도약했다. 이 또한 김채연의 개인 프리스케이팅 최고 점수다.25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차준환(22)이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 메달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23일 쇼트프로그램에서 99.74점으로 3위를 하며 입상 가능성을 높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권혁원 평택프리미엄아울렛(PPO) 베스트원 회장이 프로 골프선수 및 아마추어 선수 후원에 나섰다. 22일 경기 평택시 PPO에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정지호, 방두환, 김종학, 한규보와 골프 유망주 김민주 양에 대한 의류 협약식을 실시했다. PPO 내 국내 유명 브랜드의 골프 의류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권 회장은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는 멋지고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밖에도 권 회장은 2021년부터 경기 평택 지역의 프로 골프선수 및 아마추어 선수 중 성장 높은 골퍼들을 발탁해 골프 의류, 물품 등을 지원해왔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석진욱 감독(47)이 팀을 떠난다. 배구계에 따르면 석 감독은 최근 구단에 사의를 밝히고 팀을 떠났다. 2019~2020시즌부터 팀 지휘봉을 잡았던 석 감독은 올 시즌으로 계약기간을 마쳤다. 이번 2022~2023시즌을 앞두고 1년 재계약을 했다. V리그 최고의 수비형 레프트로 꼽히는 석 감독은 삼성화재 한 구단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다. 이후 2013년 러시앤캐시(현 OK금융그룹) 코치로 당시 김세진 감독을 보좌하다 2019년부터 사령탑을 맡았다. 감독으로서 총 140경기(정규리그 기준)를 치러 68승 72패(승률 48.57%)를 기록했다. 4시즌 동안 봄 배구에는 한 차례(2020~2021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올랐다. 올 시즌엔 16승 20패 승점 48로 5위를 했다. 3라운드까지는 10승 8패로 3위를 달렸지만 이후 6승 12패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석 감독은 팀의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되면서 사의의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구단에서만 꼬박 만 10년을 보낸 석 감독은 선수단과의 마지막 인사에서 “성적을 내지 못한 건 내 책임이다.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감독은 성적을 내는 자리인데 무슨 할 얘기가 있겠나”는 게 석 감독의 이야기다. 경기 수원 집으로 돌아간 석 감독은 당분간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하며 다음 계획을 고민할 생각이다. 지난시즌 뒤 장병철 전 한국전력 감독에 이어 석 감독도 당분간 코트를 떠나면서 인천 주안초-인하부중-인하부고 감독 삼총사 중 가장 감독 경력이 긴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만이 다시 남게 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최태웅 vs 권영민.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막을 올리는 프로배구 2022∼2023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의 제1 관전포인트는 양 팀 사령탑의 맞대결이다. V리그를 대표하는 명세터 출신인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7)과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43)이 처음으로 봄 배구에서 승부한다. 최 감독은 8시즌째 현대캐피탈을 이끌고 있고 권 감독은 이번이 사령탑 데뷔 시즌이다. 최 감독과 권 감독의 인연은 각별하다. 인천 학익초교에서 배구를 시작한 권 감독은 당시 인근 인하부중에 다니던 최 감독에게 운동을 배우며 선수의 꿈을 키웠다. 권 감독은 나중에 최 감독의 인하부중, 인하부고 4년 후배가 되기도 했다. 프로 무대에서는 V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 팀 삼성화재(최태웅)와 현대캐피탈(권영민) 주전 세터로 지략 싸움을 벌였다. 이후 최 감독이 자유계약선수(FA) 박철우(현 한국전력)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현대캐피탈로 건너오면서 두 감독은 팀 내 주전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권 감독은 2015∼2016시즌 최 감독 부임과 함께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한 뒤 한국전력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가 코치를 거쳐 사령탑 자리까지 올랐다. 두 팀의 역대 PO 성적만 보면 현대캐피탈이 유리하다. 현대캐피탈은 역대 PO에서 시리즈 전적 6승 3패로 좋은 기억이 많다. 특히 최 감독이 부임 후 두 차례 PO에서 모두 2전 전승으로 챔피언결정전행 티켓을 따냈다. 반면 한국전력은 과거 세 차례 PO에서 단 1승도 따내지 못하며 모두 탈락했다. 지난 시즌까지 열린 남자부 PO 17번 가운데 13번(76.5%)은 2위 팀이 챔프전으로 향했다는 것도 현대캐피탈에 유리한 사실이다. 최근 분위기는 한국전력이 우세하다. 준PO에서 정규리그 3위 우리카드를 ‘업셋’하는 데 성공한 4위 한국전력은 내친김에 구단 첫 챔프전 진출에 도전한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9일 한국전력과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토종 에이스 전광인(32)이 상대 팀 서재덕(34)의 발을 밟아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PO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2승 4패로 현대캐피탈이 뒤진다. 권 감독은 “최 감독은 배구에 진심이다. 배울 점도 많다”라면서도 “(과거 현대캐피탈 소속이었기에) 천안에 좋은 기억이 많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감독은 “한국전력의 높은 블로킹을 뚫기 위해선 최대한 팀워크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 상대 기세가 좋은 만큼 차분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980, 90년대에 씨름이 너무 인기가 있다 보니까 ‘판만 열리면 사람들이 올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지 않은 오후 낮 시간에 TV 중계를 편성하는 것이 현재 씨름이 처한 현실이다. ‘골든 타임’에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씨름의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천하제일장사’(채널A) 같은 TV 예능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역 시절 천하장사를 총 10번 차지한 이만기 인제대 교수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씨름 진흥 활성화 간담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올해 1월 ‘K씨름 진흥방안’을 발표한 걸 계기로 문체부와 대한씨름협회, 동아일보가 함께 마련한 자리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 황경수 대한씨름협회장, 천하장사 출신인 이태현 용인대 교수, 영암군민속씨름단 소속 김민재가 이 교수와 머리를 맞대고 씨름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 장관은 “씨름은 승패가 갈리는 절정의 순간에 스포츠의 미학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종목”이라면서 “2023년을 씨름 부활의 원년으로 삼고 씨름의 매력과 경쟁력이 재발현되는 여러 정책적 아이디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2025년까지 프로 팀을 5개 창단하고 설날·추석·단오장사 대회와 천하장사 대회를 4대 메이저 대회로 육성해 서울 등 대도시에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70㎏ 이하 경량급(가칭 소백급)을 신설해 보다 역동적인 경기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도 세워두고 있다. 황 회장은 “공격적인 씨름만이 우리의 살길”이라며 “씨름의 다양한 기술이 경기에서 나올 수 있도록 현장 지도자부터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황 회장은 경남 창원시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이만기 교수와 강호동(천하장사 5회) 같은 스타 선수를 길러낸 명감독 출신이다. 이만기 교수와 강호동에 이어 ‘모래판의 황태자’로 통했던 이태현 교수(천하장사 3회)는 “씨름을 위한 성지가 있다면 그 역사와 정통성을 퍼뜨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씨름 전용 경기장 건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본 스모는 ‘료고쿠(兩國) 국기관’이 성지로 통하지만 씨름은 이 정도로 상징적인 장소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현역 선수 대표로 참석한 김민재는 “대회 상금 증액이 필요하다. 또 씨름을 하다 중간에 그만둔 뒤 다른 일을 하기 위한 진로 교육 시스템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유소년 선수들을 불러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울산대 학생이던 지난해 천하장사에 오르면서 1985년 당시 경남대 4학년이었던 이만기 교수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대학생 천하장사에 오른 선수다. 올해도 설날장사대회와 문경장사대회에서 연달아 백두장사를 차지했다. 박 장관은 “이만기의 (이니셜인) MK에서 김민재의 MJ로 가면서 씨름 부활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기대를 드러내면서 “경기 지역 30개 초등학교 체육 수업에 씨름 과목을 개설하고 지도자 파견 및 용품 보급 등도 새롭게 추진해 씨름 저변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인 자유와 연대가 가장 화려하고 알차게 꽃필 수 있는 스포츠 종목이 씨름이라고 확신한다. 문체부는 전 세계적으로 K씨름이 각광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짜임새 있게 돕겠다”고 강조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두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고진영은 24일부터 나흘간 미국 애리조나주 골드캐니언 슈퍼스티션 마운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총상금 175만 달러·약 23억 원)에 출전한다. 대회 2연패를 달성했던 5일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에 이어 ‘백투백 우승’을 노린다.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우승으로 세계 랭킹을 5위에서 3위로 끌어올린 고진영으로서는 이번 대회에 불참하는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의 격차를 좁힐 기회다. 리디아 고의 평균 포인트는 8.27점, 고진영은 7.08점이다. 고진영은 7.77점으로 2위인 넬리 코르다(미국), 5.23점으로 7위인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1라운드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은 올 시즌 투어 4번째 대회다. 앞선 세 차례 대회와 달리 컷 탈락이 있는 풀필드 대회로 144명이 참가한다. 신인들도 대거 출전한다. 지난해 12월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Q시리즈)에서 우승한 유해란, 공동 9위를 했던 박금강은 투어 데뷔전을 치른다. 유해란은 “투어 첫 출전 대회가 23일(현지 시간 기준) 열리는데 공교롭게도 내 생일이다. 많은 의미가 담긴 대회가 될 것 같다.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금강은 “대회에 와보니 신기하고 긴장도 된다”며 “목표는 톱10에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김세영, 전인지 등 모두 17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한다. 재기를 노리는 박성현도 지난해 10월 강원 원주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5개월 만에 출사표를 던졌다. LPGA투어는 올해부터 Q시리즈를 6라운드(108홀)로 진행하기로 했다. 2주에 걸쳐 4라운드 대회를 두 번, 총 8라운드로 치러온 방식을 바꾼다. 토미 탕티파이분타나 투어 오퍼레이션 수석 부사장은 “선수들의 피드백과 과거 Q시리즈 성적을 조사한 결과 6라운드가 적합한 척도이자 어려운 테스트라는 판단이 섰다”고 설명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