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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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8~20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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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결정때 ‘기업 지불능력’ 제외… 또 勞 손들어준 정부

    《정부가 27일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최종안을 발표하면서 ‘기업의 지불능력’을 결정 기준에서 제외했다. 지난달 7일 발표한 초안에는 이 기준을 포함했는데, 노동계가 최저임금 속도 조절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에 경영계는 “개편 취지 자체가 퇴색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두고는 노동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야당도 정부의 영향력이 미칠 우려가 있다며 정부 개편안에 반대 의사를 밝혀 정부 의도대로 최저임금 결정체계가 바뀔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기업의 지불능력’을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며 개편안 초안에 담은 핵심 기준을 노동계 반발에 철회한 것이다. 다만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 상황(경제성장률 등)은 애초 계획대로 최저임금 결정 시 반영하기로 했다. 정부는 초안에 담은 최저임금 결정 이원화 방안을 그대로 최종안에 반영했다. 전문가들이 최저임금의 상·하한선을 정하면 노사 및 공익위원이 그 구간 내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구간을 정하는 위원을 선정할 때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서로 반대하는 인사를 배제하고, 최저임금을 최종 결정하는 공익위원은 국회가 정부보다 더 많이 추천하도록 했다.○ 노동계 반발에 초안보다 ‘후퇴’ 고용노동부가 27일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최종안’에선 그동안 노사 간 핵심 쟁점이던 최저임금 결정 시 ‘기업의 지불능력’을 고려한다는 내용이 빠졌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전문가 토론회에서 기업의 지불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그 대신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 기준에 포함해 고용의 양뿐 아니라 질적 측면도 고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용부가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우선적으로 반영할 결정 기준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1.5%는 ‘기업의 지불능력’을 꼽았다. ‘임금 수준’(54.3%)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지를 받았음에도 결국 최종안에서 이를 제외한 것이다. 노동계는 “사업주의 무능력에 따른 경영난을 노동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며 최저임금 결정 시 기업의 지불능력을 고려하는 데 강하게 반대해왔다. 결국 정부가 탄력근로제 확대 등으로 ‘뿔’이 난 노동계를 달래기 위해 초안보다 후퇴한 안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한국은행 자료를 토대로 기업의 지불능력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며 “경영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제외한 것은 결정체계 개편 취지 자체를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문성을 가진 위원이 최저임금 결정 시 노사 눈치를 보지 않고 다양한 경제지표를 얼마나 균형감 있게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입김은 여전히 막강 최저임금 결정 방식은 정부가 초안에서 제시한 대로 ‘이원화 방안’이 추진된다. 먼저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가 최저임금의 상·하한선을 정하면 노사 및 공익위원 21명으로 구성된 결정위원회가 그 구간 안에서 최저임금을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구간설정위원은 노사정이 5명씩 추천한 뒤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들이 상대 추천 인사 중 3명씩을 배제하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정부 추천 5명과 노동계 추천 2명, 경영계 추천 2명이 구간설정위를 구성하는 셈이다. 결정위원회의 공익위원 7명은 국회가 4명, 정부가 3명을 추천하도록 했다. 초안은 정부가 4명, 국회가 3명이었지만 정부 개입을 줄이고 국회 추천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을 정부가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개편하더라도 정부의 영향력은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안대로 입법화하면 구간설정위원 9명 중 5명이 정부 추천 인사다. 정부의 입김에 따라 상·하한선이 정해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결정위 역시 공익위원 7명 중 최소 4명(정부 추천 3명, 여당 추천 최소 1명)이 여권 몫이어서 노사가 대립할 경우 한쪽 손을 들어줄 수 있는 구조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차라리 프랑스나 독일처럼 경제성장률과 임금인상률,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하는 최저임금 결정 공식을 만들어 불필요한 논쟁을 최소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정부는 3월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부터 새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25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지도부를 만나 정부안에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아 조기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법 개정이 늦어질 경우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자체를 늦추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기업이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결정해야 한다.유성열 ryu@donga.com·박은서·김지현 기자}

    • 20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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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총 “권익위 조사서 노조 채용비리 없어”… 감사원 결과도 나오기전 ‘성급한 결론’ 논란

    국민권익위원회가 20일 발표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 조사와 관련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노조와 연관된 것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민노총 등 노조가 개입된 채용비리 의혹은 현재 감사원이 별도로 조사 중이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사원 감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채용 비리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노총은 21일 논평을 내 “(권익위의) 조사 결과는 우리가 예상한 그대로다. 비리를 적발한 총 182건 가운데 노조와 연관된 내용은 한 건도 없다”며 “이런 결과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노조가 합작한 권력형 비리’라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이 허위였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또 “(한국당의 의혹 제기는) 시대 흐름을 깨닫지 못하고 재벌 대기업 청탁으로 비정규직 확대에 혈안이 된 보수정당의 허무한 반(反)노동 사기극”이라며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악의적 추측만으로 비정규직 확대를 옹호하고 100만 조합원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을 인정하고, 즉각 고개 숙여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권익위는 1205개 공공기관의 채용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권익위는 전·현직 임직원의 친척 채용 등 182건의 채용비리를 적발해 36건을 수사 의뢰했다. 이런 민노총의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권익위 조사 결과 민노총 또는 노조가 개입된 채용비리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권익위 조사의 단초가 된 서울교통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전KPS 등 정규직 전환 과정에 민노총 등 노조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공공기관들은 현재 감사원 감사가 별도로 진행 중이다. 권익위는 애초부터 이들 공공기관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결국 민노총의 정규직 전환 비리 의혹은 권익위 발표로 말끔히 해소된 것이 아니고,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와야만 시시비비가 가려진다. 정부 관계자는 “지도부가 조사 결과를 잘못 이해하고 성급하게 논평을 낸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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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부 “근로자 정년 연장은 사회적 합의 우선돼야”

    재계는 21일 대법원 판결에 대해 “정년 연장 관련법이 개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그리 쉽게 또 개정되겠냐”면서도 정년 연장 압박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만일 정년이 만 65세로 늘어나면 기업들은 기존에 마련한 직급 및 급여 체계를 전부 뜯어고쳐야 한다. 예를 들어 대다수 대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사원 4년, 대리 4년, 과장 5년, 부장 5년 등으로 각각 책정된 진급연한을 다시 짜야 한다. 직급과 근속연수 등에 따른 급여 산정 체계도 손대야 한다. 최고 임금 수준에서 임금을 점차 줄이는 ‘임금피크제’를 포함해서다. 체계를 다시 세우는 것도 어렵지만 이 과정에서 노사 간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2016년에 개정된 고령자고용촉진법에 따라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정년이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늘어났을 당시에도 노사 갈등이 첨예했다. 당시 사측이 제시한 ‘임금피크제’를 노동조합 측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년이 2년 늘어날 때도 노사가 극한 대립을 했는데 추가 5년을 연장하자는 논의가 발생시킬 사회적 비용은 상상하기도 싫다”고 했다. 장기적으로 기업의 신규 고용이나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특히 자동차 조선 철강 등 노동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제조업 분야 기업들의 걱정이 크다. 정년 연장이 시행되면 생산현장에 남는 고령 근로자들이 늘어나 신입 직원의 채용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생산직의 경우 현장에서 결원이 발생해야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는 구조인데 만일 정년이 만 65세로 연장되면 몇 년 동안 새로 사람을 뽑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년 연장이 시행되면 결과적으로 생산성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20, 30대와 60대의 신체적 능력은 차이가 클 수밖에 없는데 신규 충원이 안 되면 생산성은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정부도 일반 근로자의 정년을 당장 만 65세로 연장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이르다고 보고 있다.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근로자 정년을 만 60세로 늘리도록 한 고령자고용촉진법이 전면 시행된 지는 2017년 이후 2년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대법원의 판결이 모든 근로자의 정년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면서 “법적으로 정년을 만 65세로 연장하는 작업은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노동계도 신중한 입장이다. 강훈중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변인은 “이번 대법원 판결은 (법적으로) 정년을 만 65세로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정년을 5년 늘리면 청년 일자리 감소 등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 수급 기준 연령 등과 연동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warum@donga.com·유성열 기자}

    • 201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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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력근로 6개월 확대, 기업들 “실효성 의문”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현재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제 운용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합의안을 19일 최종 도출했다. 현 정부에서 주요 노동 사안에 대한 첫 사회적 대타협이다. 2003년 탄력근로제 운용기간을 최장 3개월로 확대한 이후 16년 만이다. 하지만 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탄력근로제 운용기간을 1년까지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던 경영계는 기간 연장을 환영하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기업들은 또 탄력근로제 도입 기업에 임금 보전에 대한 신고 의무를 신설한 것도 우려했다. 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는 19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9차 전체회의를 열어 탄력근로제 확대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날 합의는 노사정을 대표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경영자총협회, 정부가 참여해 이뤄졌다. 탄력근로제는 작업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늘렸다 줄여 법정근로시간(주 52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노사정은 이날 탄력근로제의 범위를 6개월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확대 불가’를 고수하던 노동계가 한발 물러선 것이다. 다만 근로자의 과로 방지를 위해 탄력근로제를 3개월 이상 운용할 때는 근무일 사이에 11시간의 휴식시간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탄력근로 기간 중에 야근을 하다 오후 11시에 퇴근했다면 이튿날에는 오전 10시 이후에 출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계의 요구를 경영계가 수용한 것이다.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려는 사용자는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하고, 이를 어기면 고용부가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경영계는 협상 과정에서 임금을 깎지 말아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반대했지만 막판에 대승적 차원에서 이를 수용했다. 이제 공은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하는 국회로 넘어갔다. 이철수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장은 “합의 정신을 존중해 국회가 입법과정에 잘 반영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합의안이 입법화되면 지난해 7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경영상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업이 탄력근로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노조의 동의 없이는 탄력근로제를 6개월로 확대하기가 불가능해 노동 현장에 적용하기에 실효성이 떨어지는 합의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성열 ryu@donga.com·박은서·김지현 기자}

    • 201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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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사노위, 탄력근로제 운용기간 최장 6개월 연장 합의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현재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제 운용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합의안을 19일 최종 도출했다. 현 정부에서 주요 노동 사안에 대한 첫 사회적 대타협이다. 2003년 탄력근로제 운용기간을 최장 3개월로 확대한 이후 16년 만이다. 하지만 기업경쟁력 유지를 위해 탄력근로제 운용기간을 1년까지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던 경영계는 기간 연장을 환영하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기업들은 또 탄력근로제 도입 기업에게 임금 보전에 대한 신고 의무를 신설한 것도 우려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개선위)는 19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9차 전체회의를 열어 탄력근로제 확대안에 최종 합의했다. 탄력근로제는 작업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늘였다 줄여 법정근로시간(주 52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노사정은 이날 탄력근로제의 범위를 6개월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확대 불가’를 고수하던 노동계가 한 발 물러선 것이다. 다만 근로자의 과로 방지를 위해 탄력근로제를 3개월 이상 운용할 때는 근무일 사이에 11시간의 휴식시간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탄력근로 기간 중에 야근을 하다 밤 11시에 퇴근했다면 이튿날에는 오전 10시 이후에 출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계의 요구를 경영계가 수용한 것이다.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려는 사용자는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하고, 이를 어기면 고용부가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경영계는 협상 과정에서 임금을 깎지 말아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반대했지만 막판에 대승적 차원에서 이를 수용했다. 이제 공은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하는 국회로 넘어갔다. 이철수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장은 “합의 정신을 존중해 국회가 입법과정에 잘 반영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합의안이 입법화되면 지난해 7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경영상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업이 탄력근로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노조의 동의 없이는 탄력근로제를 6개월로 확대하기가 불가능해 노동 현장에 적용하기에 실효성이 떨어지는 합의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계는 운용기간 확대를 환영하면서도 결국 사용자에게 임금 보전과 건강권 보호라는 숙제를 떠안긴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임금 보전과 관련해 기존법에 없던 신고 의무가 추가됐다”며 “기업들 입장에선 새로운 부담”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 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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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여 거부한 민노총, 기습 점거 시위… 2시간 넘게 회의 못열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식에서 “경사노위가 자문기구가 아니라 의결기구라고 생각하겠다. 경사노위에서 합의하면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갈등이 첨예한 노동 현안을 ‘사회적 대화’로 풀어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인 것이다. 이에 경사노위는 탄력근로제 확대 여부를 ‘1호 안건’으로 올렸고, 지난해 12월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개선위)’를 만들어 두 달간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노동계와 경영계는 18일 최종 담판에서도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탄력근로제를 두고 노사 간극이 워낙 커 애초부터 당사자들이 ‘사회적 대화’로 풀어낼 사안이었느냐는 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탄력근로제란 작업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주 52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아이스크림이나 에어컨 등 계절에 따라 수요가 크게 변하는 산업이나 정보기술(IT)처럼 집중 근무가 필요한 업종은 탄력근로제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현행법상 탄력근로제는 최대 3개월까지만 운용할 수 있다. 특히 노사 합의가 없으면 2주 이내로만 운용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1년), 프랑스(3년) 등 주요 선진국보다 운용 기간이 턱없이 짧다. 이런 점을 근거로 경영계는 운용 기간을 최대 1년까지 확대하고, 노사 합의 없이도 탄력근로제를 도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지난해 7월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제가 시행되고, 부작용이 속출하자 탄력근로제를 확대해 기업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이에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이 참석한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그해 말까지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탄력근로제 운용 기간을 넓히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경사노위가 지난해 11월 출범하자 여당은 “사회적 대화로 풀어야 한다”며 법 개정 시한을 올해 2월로 늦췄다. 문 대통령도 약속한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합의를 사회적 대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깬 셈이다. 문제는 사회적 대화를 시작할 당시부터 노사 합의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는 점이다. 운용 기간 외에도 △임금 삭감 여부 △과로 방지 장치 △노사 합의 요건 완화 등 세부 쟁점별로 노사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이다. 결국 합의 불발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시간만 허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는 처음에 운용 기간을 늘릴 수 없다고 버티다가 막판에 운용 기간을 6개월로 늘리되 임금이 줄지 않도록 하고, 과로를 방지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2년 연속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 상황에서 추가로 인건비 부담을 떠안을 수 없다며 노동계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노사정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섰다. 이 총리는 15일 저녁 한국노총 지도부를 총리 공관으로 초대해 “한국노총은 국정 동반자”라며 치켜세운 뒤 “굵직한 노동 현안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도와주실 것을 감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개선위 노사정 간사들이 17일 모여 18일 새벽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막상 이날 최종회의가 열리자 노동계와 경영계는 다시 평행선을 달렸다. 운용 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것에 노사가 어느 정도 공감을 이뤘지만, 세부 쟁점을 두고는 전혀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동계는 탄력근로제를 노사 합의 없이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경영계의 요구를 결사코 반대했다고 한다. 노동계 관계자는 “노사 합의 요건이 사라지면 노조의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탄력근로제가 무분별하게 확대될 수 있어 우리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철수 개선위 위원장(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이날 오후 5시 반경 정회를 선포하고 노동계 위원들을 따로 만나 막판 설득에 들어갔다. 이날까지 논의를 끝내겠다고 공언해 온 만큼 노동계와 담판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날 늦은 저녁까지 이 위원장은 회의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유성열 ryu@donga.com·박은서 기자}

    • 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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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5명 중 1명 최저임금 못받아… 15∼19세 비율 60.9%로 최다

    청년층(15∼29세) 근로자 5명 중 1명은 지난해 최저임금(시급 7530원)을 받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청년은 10명 중 7명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이 대폭 올랐지만 정작 취약계층인 청년들은 혜택을 받지 못한 셈이다. 18일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리뷰 2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시급을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은 청년 근로자는 67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청년 근로자(368만5000명)의 18.4%에 달하는 규모로 일을 하는 청년 5명 중 1명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것이다. 최저임금 미만 청년 근로자는 2012년 37만8000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6년 62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61만6000명으로 5년 만에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급증세로 돌아선 것이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취약계층인 청년을 상대로 최저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 사업주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15∼19세인 청소년 근로자는 최저임금 미만 비율이 60.9%나 됐다. 이 중에서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재학생의 최저임금 미만 비율은 71.1%에 달한다. 생계와 학비 마련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하는 청년층의 피해가 더 큰 셈이다. 지난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청년 근로자의 평균 시급은 5972원으로 전년보다 11.2% 올랐지만 최저임금의 79.3%에 불과했다. 이들은 고용보험 가입률도 26.5%밖에 되지 않았다. 시간외수당을 받는 비율 역시 17.7%에 불과했다.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용안전망에서도 배제돼 있는 셈이다. 최저임금 미만 청년 근로자는 음식·숙박업(37.9%)과 도·소매업(23%)에 많았다. 이들은 대부분 서빙 등 서비스직(80.7%)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9월 기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의 청년층 근로자는 9만 명 감소했지만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는 오히려 3만 명이나 늘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복순 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청년층은 고용이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부당한 처우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관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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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달 논의에도… 경사노위, 탄력근로 합의 한밤까지 진통

    탄력근로제 확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노사정이 18일 최종 담판을 벌였으나 심야까지 진통이 이어졌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8차 전체회의를 열고 최종 합의를 시도했다. 이철수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장은 이날 밤 5시간여 동안 정회를 한 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을 따로 만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밤늦게까지 설득했다. 탄력근로제란 작업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늘렸다 줄여 법정근로시간(주 52시간)에 맞추는 제도로, 경영계는 운용 기간을 1년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해왔다. 노동계는 이날 탄력근로제를 확대하더라도 임금을 깎지 말아야 하고, 과로를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까지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계가 ‘6개월’을 받아들이는 대신 “노사 합의 없이도 탄력근로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노동계는 동의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노동시간제도개선위가 설치된 이후 두 달간 이어진 논의가 아무 성과 없이 끝날 위기가 커진 것이다. 이날 회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회의장을 점거하면서 2시간 동안 파행을 빚기도 했다. 국회가 열려도 여당은 6개월, 야당은 1년으로 탄력근로제 운용기간을 늘리자는 입장이라 계도기간이 끝나기 전에 여야가 합의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유성열 ryu@donga.com·박은서 기자}

    • 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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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총리, 한노총 지도부와 막걸리 회동…탄력근로제 극적 합의 가능성

    이낙연 국무총리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지도부가 15일 만찬 회동을 갖고 탄력근로제 확대 등 노동현안을 논의했다. 한국노총은 “탄력근로제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재차 밝혔지만, 정부와 한국노총이 극적으로 합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총리와 김주영 위원장 등 한국노총 지도부는 이날 저녁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막걸리 회동’을 가졌다. 탄력근로제란 작업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늘였다 줄여 법정근로시간(주 52시간)에 맞추는 제도로, 경영계는 탄력근로제를 확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총리는 “광주형 일자리는 한국노총의 동참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한국노총은) 명실상부한 국정의 동반자”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탄력근로제 조정 같은 굵직한 노동현안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도와주실 것을 감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경사노위가 현재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 확대안에 합의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셈이다. 이에 대해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저희가 가야할 길은 명확하다”며 “한국노총이 노동계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활기차게 나가려면, (정부가) 노동현안을 해결해주셔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양측은 이날 상당한 양의 막걸리를 마시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노총은 입장문을 통해 “주 52시간제가 현장에 안착되고 난 뒤 탄력근로제 확대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탄력근로제를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노동시간 개선위원회는 18일 오후 마지막 회의를 열고 탄력근로제 확대 여부에 대한 합의를 시도한다. 회의를 3일 앞두고 이 총리와 한국노총 간 회동이 이뤄짐에 따라 막판에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결렬이든 합의든 18일까지 가봐야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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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용때 여전한 성차별… 넉달새 112건 피해 접수

    “회사를 다니면서 결혼과 임신을 할 계획이 있나요?” 지난해 한 기업 채용에 응시한 A 씨(여)는 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불이익을 받을까 봐 “그럴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뒤늦게 알고 보니 이 기업 면접관들은 일부 여성 지원자에게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한 다음 회사를 그만두는 직원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A 씨는 ‘고용상 성차별 익명신고센터’에 신고했다. 고용노동부는 이 기업에 “면접 내용과 절차를 개선하라”고 명령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9월 10일부터 익명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 올해 1월 19일까지 112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고 14일 밝혔다. 유형별(중복 신고 포함)로는 채용 과정 성차별이 63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육·배치·승진 차별(33건) △임금 차별(26건) △정년·퇴직·해고 차별(22건) 순이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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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깜깜이 논란 최저임금 회의 생중계 추진

    현재 비공개로 진행되는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생중계로 전면 공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서민과 자영업자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이 ‘밀실 협상’으로 결정된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3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를 국회처럼 생중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원회의는 노동계와 경영계, 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고의결기구로 매년 10차례 이상 회의를 열어 이듬해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전원회의는 통상 3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열린다. 그러나 비공개 회의여서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쳤는지 알 길이 없다. 최저임금위 사무국은 회의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하지만 익명으로 주요 발언만 요약해놓고 있어 누가 무슨 취지로 한 얘기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국회처럼 속기록 작성은 아예 하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는 “속기록이 없다 보니 고성과 막말이 오갈 때가 많다”며 “전원회의를 생중계하면 노사 간 극한 갈등이 다소 완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노사 합의 없이는 생중계가 어렵다는 점이다. 2017년에도 노동계 요구로 생중계를 추진했지만 경영계 반대로 무산됐다. 자신들의 발언이 있는 그대로 공개되는 데 대해 적지 않은 위원들이 부담을 느낀 탓이다. 일각에선 생중계가 이뤄지면 공익위원들이 소신 발언을 하기 힘들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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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영산강 보 1곳 이상 철거 추진

    환경부 소속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금강 영산강에 있는 4대강 보 5곳 중 최소 1곳 이상의 보 해체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이르면 21일 금강과 영산강 5개 보에 대한 처리 방안을 제시한다. 4대강 보 철거 여부는 7월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되는데, 위원회의 결론이 사실상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논의 중인 처리 방안으로는 △현재의 관리 수위를 유지하는 안 △탄력적으로 개폐 운영하는 안 △상시 개방하는 안 △해체하는 안이 있다. 지난해 11월 16일 출범한 ‘4대강 조사·평가 전문·기획위원회’는 그간 수질과 퇴적물 오염도 등 수질·생태, 가뭄 해소 및 홍수 안정성과 같은 물 활용성, 비용 편익 및 인식을 고려한 경제·사회의 3가지 평가군을 기초로 보 처리 방안을 논의해왔다. 그중 보를 완전히 개방한 금강과 영산강 등 5개 보에 대한 처리 방안을 결론내리는 것이다. 해당 보는 금강 3곳(세종보, 공주보, 백제보)과 영산강 2곳(승촌보, 죽산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민관 전문가가 참여해 과학적 조사를 진행한 뒤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보 전면 철거를 포함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4대강 보를 모두 철거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까지 열어둔 셈이다. 이에 환경단체들도 최근 들어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나가고 있다. 특히 환경부가 보 개방으로 수질이 좋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잇달아 발표하자 단순한 보 개방을 넘어 보에 대한 전면 해체까지 거론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49개 시민·환경단체들은 금강 세종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 이후 환경 피해가 더욱 심각해져가는 데도 정치권과 관료들은 미온적인 행보만 보이고 있다”며 “금강의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를 완전히 해체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지역 환경단체 21곳도 승촌보와 죽산보 등 영산강의 보를 전면 해체해야 한다고 11일 주장했다. 현 정부 들어 4대강 보 총 16곳 중 13곳을 개방해 둔 상태다. 환경부는 8일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보를 개방해 관찰한 내용을 발표했다. 수문을 일부만 개방했던 한강과 낙동강과 달리 전면 개방했던 금강과 영산강은 자정계수가 각각 최대 8배와 9.8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정계수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산소를 소비하는 속도와 공기 중 산소가 수중으로 공급되는 양의 비로, 생태계가 인위적 도움 없이 스스로 오염을 정화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환경부는 보를 개방하면서 유속이 빨라지면서 산소 공급이 원활해진 덕이라고 풀이했다. 강은지 kej09@donga.com·유성열 기자}

    •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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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총, 3월 6일 올해 첫 총파업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다음 달 6일 올해 첫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올해 총파업을 4번 벌이겠다고 한 예고를 처음 실행하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불참을 결정한 후 대정부 투쟁의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민노총은 8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3월 6일 총파업 일정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총파업의 목적은 △노동법 개악(改惡) 저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제주 영리병원 저지 등으로 정했다. 현재 경사노위가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 확대 방안 등이 3월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총파업으로 이를 저지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민노총은 18일 전국 지역본부별로 기자회견을 열어 투쟁의 당위성을 주장한 뒤 20일에는 국회 또는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해 총파업의 열기를 고조시킬 방침이다. 민노총은 한미가 10일 타결한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대해서도 “한반도 평화시대를 역행하는 굴욕적인 협상으로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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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업급여 지급액 역대 최대…5개월 만에 갈아치워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참사’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실직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 총액은 6256억 원으로, 지난해 1월(4509억 원)보다 1747억 원(38.8%)이 급증했다. 이는 기존의 최대 지급액이던 지난해 8월(6158억 원)보다도 98억 원 많은 액수다. 월별 실업급여 지급액의 역대 최대 기록을 5개월 만에 또 갈아 치운 것이다. 지난달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도 46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40만5000명)보다 6만1000명(15.1%) 증가했다. 실업급여를 지난달에 처음 신청한 사람은 17만1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15만2000명)보다 1만9000명(12.7%) 늘었다. 실업급여는 해고 등 비자발적으로 퇴직한 사람에게 구직 활동을 전제로 지급된다. 자발적 퇴직자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2년 연속 대폭 오른 최저임금 여파로 실직자가 늘면서 실업급여 신청자와 실업급여 지급액이 덩달아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건설업(4900명 증가)이 가장 많이 증가했고, 제조업(2500명 증가)이 뒤를 이었다. 현 정부 들어 건설경기의 부진과 자동차와 조선업의 구조조정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 원인이었다. 실제 1월 기준 국내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는 1330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0만 명이나 늘었지만 자동차는 1만1300명, 조선업은 2100명 감소했다. 정부가 고용보험 가입 요건을 완화하면서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자동차와 조선업은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자가 늘면서 가입자가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유성열기자 ryu@donga.com}

    • 2019-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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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아-일 동시에… “시간제 근무로 원하는 만큼만 일해요”

    “정규직요? 저는 정규직으로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는걸요?” 지난해 11월 13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세계무역센터(WTC). 시간제(주당 32시간) 사무직으로 일하는 안야 더용 씨(47·여)는 기자가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정규직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느냐”고 묻자 고개를 갸우뚱했다. 정규직에 비해 임금과 처우가 낮은 한국의 시간제 근로자라면 누구나 정규직을 꿈꾸기 마련이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달랐다. 더용 씨는 “시간제 근무가 육아에 큰 도움이 된다”며 “네덜란드는 시간제 일자리가 보편적이고, 차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시간제로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마리 토끼 잡는 시간제 근무 더용 씨는 WTC에서 19년간 일하며 아이를 2명 낳았다. 아이를 갖기 전 3년간 풀타임으로 일했지만 아이를 낳은 이후 시간제를 택했다. 직장과 가정, 일과 육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서다. 물론 아이들은 늘 엄마가 목마르다. 더용 씨가 “엄마가 집에 좀 더 있으면 좋겠어?”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주저 없이 “네!”라고 답한다. 그래도 그는 현재의 일자리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일할 때는 아이와 남편에게 죄책감이 들고, 집에서는 일에 대한 죄책감이 들어요. 가정과 직장은 내게 동일한 가치를 갖고 있어요. 아이들 친구의 부모도 대부분 맞벌이를 하고 있어 아이들도 제 선택을 이해하는 편이에요.” 네덜란드의 시간제 일자리는 일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정규직보다 임금은 다소 적다. 하지만 다른 처우나 복지 혜택은 동일하다. 커리어도 착실히 쌓을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선택에 따라 풀타임과 시간제를 언제든지 넘나들며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한 셈이다. 네덜란드의 시간제 근로자 비율은 전체 근로자의 37.4%에 이른다. 10명 중 3, 4명이 시간제 근로자일 정도로 매우 보편화된 근로형태인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덜란드는 시간제 근로자 비율이 가장 높다. ‘워킹맘’들이 일하는 시간에는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만든 유치원과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본다. 유치원과 학교는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들을 철저하게 책임진다. 더용 씨는 “아이들이 유치원과 학교 생활을 정말 좋아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다”며 “은행원인 남편도 정말 바쁘지만, 육아와 집안일은 철저하게 50 대 50으로 나눠서 한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대신 근로시간 단축 WTC의 회계담당자로 아이가 2명인 에스터르 디스베르흐 씨(40·여)는 일주일에 나흘(32시간)만 일한다. 매주 4일은 친정 엄마와 보육시설에 아이들을 맡기고, 나머지 3일은 자신이 직접 돌보는 것이다. 하지만 디스베르흐 씨는 시간제가 아니라 정규직이다. 네덜란드 노동법상 법정근로시간은 주 40시간(주 5일)이다. 그렇다면 디스베르흐 씨는 정규직임에도 어떻게 법정근로시간보다 적게 일할 수 있을까? 해답은 네덜란드의 독특한 육아휴직제에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여성 근로자가 아이를 낳으면 육아휴직과 ‘근로시간 단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육아휴직을 가지 않는 대신에 주 4일 또는 주 3일만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 디스베르흐 씨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싱글맘’이어서 일을 그만두거나 육아휴직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시간제 전환’이다. 이 제도는 디스베르흐 씨 같은 싱글맘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국가가 육아휴직 급여를 주지만 직장 월급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싱글맘 입장에서는 육아휴직을 하는 것보다 근로시간 단축을 선택하는 게 경제적으로 훨씬 유리한 셈이다. 디스베르흐 씨는 “네덜란드에는 ‘워킹맘’이라는 말 자체가 없다. 일을 하지 않는 엄마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며 “같은 이유로 전업주부라는 말도 거의 쓰지 않는다. 모두가 일하고, 모두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유연한 기업 문화도 필수 정부가 아무리 제도를 촘촘하게 마련해도 기업의 조직문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워라밸을 구현하기 힘들다. 네덜란드 역시 제도의 힘만으로 워라밸이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 청년들은 “근무시간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이 네덜란드 워라밸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프랑스 파리에서 일하다가 암스테르담의 컨설팅 회사인 ‘액센츄어’에 취업한 임혜성 씨(31·여)는 “하루 8시간 근무가 정해져 있지만, 각자 사정에 맞춰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며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업무 중에도 개인 용무를 볼 수 있다. 그 대신 그만큼 더 일하면 그뿐”이라고 말했다. 암스테르담의 또 다른 컨설팅 회사인 ‘언스트영’에 다니는 권슬기 씨(35·여)는 “한국에서는 내 일이 곧 내 삶이었다. 일을 사랑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었다”며 “여기서는 일과 삶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일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또 다른 내 삶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암스테르담=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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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라밸’ 이루려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부터 보편화시켜야”

    “우리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하루아침에 이룬 건 아니다. 오랜 시간 작은 변화들이 쌓여 새로운 문화를 뿌리 내린 결과다.” 네덜란드의 사회적 대화기구인 사회경제위원회(SER)의 베로니크 티메르하위스 사무총장(사진)은 지난해 11월 13일 헤이그의 SER 본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도 워라밸을 이루려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보편화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네덜란드는 1982년 ‘바세나르 협약’으로 불리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이 협약에서 노동계는 임금 동결을, 경영계는 고용 보장을 약속했다. 정부는 사회안전망 구축에 합의했다. 이후 네덜란드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와 각종 유연근무제를 과감히 도입해 2017년 고용률을 75.8%까지 끌어올리는 한편으로 워라밸을 정착시켰다. 1950년 설립한 SER는 이런 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이끈 기관이다. 티메르하위스 사무총장은 “기업은 유연성을 확보하고, 근로자는 재량껏 스케줄을 짤 수 있어 양측 모두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한다”며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야 여성이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가 더 일하고 싶으면 더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법정근로시간(주 40시간)에 얽매여 각종 규제를 가하기보다 사용자와 근로자에게 자율성을 더 많이 줘야 워라밸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네덜란드도 시간제 일자리가 모든 걸 해결하는 ‘만능열쇠’는 아니었다. 그는 “국가뿐 아니라 고용주도 전문적인 보육시스템을 잘 갖춰야 여성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며 “국가 전반의 복지제도가 시간제 일자리와 융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두고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티메르하위스 사무총장은 “우리 노동계도 한국의 노동계처럼 일자리 확대와 일자리 질 모두를 요구할 때가 있었다”며 “노사정(勞使政)이 계속 대화하다 보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 노동력을 비용으로 생각하지 않고 투자로 생각하는 기업이 늘어나야 합의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티메르하위스 사무총장은 이를 위해 사회적 대화기구의 ‘독립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SER는 정부로부터 독립적이기 때문에 정부가 바뀌어도 동일한 의견을 계속 제시할 수 있다”며 “노동과 일자리정책은 정권과 무관하게 연속적이어야 한다. 한국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독립성을 확보해야 ‘좋은 타협’을 이뤄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헤이그=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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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규직이요? 생각 없는걸요?” 두 마리 토끼 잡는 네덜란드의 시간제 근무

    “정규직이요? 저는 정규직으로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는 걸요?” 지난해 11월 13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세계무역센터(WTC). 시간제(주당 32시간) 사무직으로 일하는 안야 데용 씨(47·여)는 기자가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정규직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느냐”고 묻자 고개를 갸우뚱했다. 정규직에 비해 임금과 처우가 낮은 한국의 시간제 근로자라면 누구나 정규직을 꿈꾸기 마련이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달랐다. 데용 씨는 “시간제 근무가 육아에 큰 도움이 된다”며 “네덜란드는 시간제 일자리가 보편적이고, 차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시간제로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마리 토끼 잡는 시간제 근무 데용 씨는 WTC에서 19년간 일하며 아이를 2명 낳았다. 아이를 갖기 전 3년간 풀타임으로 일했지만 아이를 낳은 이후 시간제를 택했다. 직장과 가정, 일과 육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서다. 물론 아이들은 늘 엄마가 목마르다. 데용 씨가 “엄마가 집에 좀 더 있으면 좋겠어?”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주저 없이 “네!”라고 답한다. 그래도 그는 현재의 일자리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일할 때는 아이와 남편에게 죄책감이 들고, 집에서는 일에 대한 죄책감이 들어요. 가정과 직장은 내게 동일한 가치를 갖고 있어요. 아이들 친구들의 부모도 대부분 맞벌이를 하고 있어 아이들도 제 선택을 이해하는 편이에요.” 네덜란드의 시간제 일자리는 일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정규직보다 임금은 다소 적다. 하지만 다른 처우나 복지혜택은 동일하다. 커리어도 착실히 쌓을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선택에 따라 풀타임과 시간제를 언제든지 넘나들며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한 셈이다. 네덜란드의 시간제 근로자 비율은 전체 근로자의 37.4%에 이른다. 10명 중 3, 4명이 시간제 근로자일 정도로 매우 보편화된 근로형태인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덜란드는 시간제 근로자 비율이 가장 높다. ‘워킹맘’들이 일하는 시간에는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만든 유치원과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본다. 유치원과 학교는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들을 철저하게 책임진다. 데용 씨는 “아이들이 유치원과 학교생활을 정말 좋아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다”며 “은행원인 남편도 정말 바쁘지만, 육아와 집안일은 철저하게 50 대 50으로 나눠서 한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대신 근로시간 단축 WTC의 회계담당자로 아이가 2명인 에스테르 디스베르그 씨(40·여)는 일주일에 나흘(32시간)만 일한다. 매주 4일은 친정 엄마와 보육시설에 아이들을 맡기고, 나머지 3일은 자신이 직접 돌보는 것이다. 하지만 디스베르그 씨는 시간제가 아니라 정규직이다. 네덜란드 노동법상 법정근로시간은 주 40시간(주 5일)이다. 그렇다면 디스베르그 씨는 정규직임에도 어떻게 법정근로시간보다 적게 일할 수 있을까? 해답은 네덜란드의 독특한 육아휴직제에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여성 근로자가 아이를 낳으면 육아휴직과 ‘근로시간 단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육아휴직을 가지 않는 대신 주 4일 또는 주 3일만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 디스베르그 씨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싱글맘’이어서 일을 그만두거나 육아휴직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시간제 전환’이다. 이 제도는 디스베르그 씨 같은 싱글맘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국가가 육아휴직급여를 주지만 직장 월급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싱글맘 입장에서는 육아휴직을 하는 것보다 근로시간 단축을 선택하는 게 경제적으로 훨씬 유리한 셈이다. 디스베르그 씨는 “네덜란드에는 ‘워킹맘’이라는 말 자체가 없다. 일을 안 하는 엄마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며 “같은 이유로 전업주부라는 말도 거의 쓰지 않는다. 모두가 일하고, 모두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유연한 기업 문화도 필수 정부가 아무리 제도를 촘촘하게 마련해도 기업의 조직문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워라밸을 구현하기 힘들다. 네덜란드 역시 제도의 힘만으로 워라밸이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 청년들은 “근무시간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이 네덜란드 워라밸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프랑스 파리에서 일하다 암스테르담의 컨설팅회사인 ‘액센츄어’에 취업한 임혜성 씨(31·여)는 “하루 8시간 근무가 정해져 있지만, 각자 사정에 맞춰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며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업무 중에도 개인 용무를 볼 수 있다. 그 대신 그만큼 더 일하면 그뿐”이라고 말했다. 암스테르담의 또 다른 컨설팅회사인 ‘언스트영’에 다니는 권슬기 씨(35·여)는 “한국에서는 내 일이 곧 내 삶이었다. 일을 사랑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었다”며 “여기서는 일과 삶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일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또 다른 내 삶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네덜란드 SER 사무총장 “우리의 워라밸, 작은 변화들이 쌓인 결과” ▼ “우리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하루아침에 이룬 건 아니다. 오랜 시간 작은 변화들이 쌓여 새로운 문화를 뿌리 내린 결과다.” 네덜란드의 사회적 대화기구인 사회경제위원회(SER)의 베로니크 티메르하위스 사무총장(사진 왼쪽)은 지난해 11월 13일 헤이그의 SER 본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도 워라밸을 이루려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보편화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네덜란드는 1982년 ‘바세나르 협약’으로 불리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이 협약에서 노동계는 임금 동결을, 경영계는 고용 보장을 약속했다. 정부는 사회안전망 구축에 합의했다. 이후 네덜란드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와 각종 유연근무제를 과감히 도입해 2017년 고용률을 75.8%까지 끌어올리는 한편 워라밸을 정착시켰다. 1950년 설립한 SER은 이런 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이끈 기관이다. 티메르하위스 사무총장은 “기업은 유연성을 확보하고, 근로자는 재량껏 스케줄을 짤 수 있어 양측 모두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한다”며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야 여성이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가 더 일하고 싶으면 더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법정근로시간(주 40시간)에 얽매여 각종 규제를 가하기보다 사용자와 근로자에게 자율성을 더 많이 줘야 워라밸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네덜란드도 시간제 일자리가 모든 걸 해결하는 ‘만능열쇠’는 아니었다. 그는 “국가뿐 아니라 고용주도 전문적인 보육시스템을 잘 갖춰야 여성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며 “국가 전반의 복지제도가 시간제 일자리와 융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두고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티메르하위스 사무총장은 “우리 노동계도 한국의 노동계처럼 일자리 확대와 일자리 질 모두를 요구할 때가 있었다”며 “노사정(勞使政)이 계속 대화하다보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 노동력을 비용으로 생각하지 않고 투자로 생각하는 기업이 늘어나야 합의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티메르하위스 사무총장은 이를 위해 사회적 대화기구의 ‘독립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SER은 정부로부터 독립적이기 때문에 정부가 바뀌어도 동일한 의견을 계속 제시할 수 있다”며 “노동과 일자리정책은 정권과 무관하게 연속적이어야 한다. 한국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독립성을 확보해야 ‘좋은 타협’을 이뤄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암스테르담·헤이그=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9-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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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파-중앙파-현장파, 뿌리 깊은 갈등… 강경투쟁 악순환

    “이제 우리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사회적 대화에 복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우리 스스로 걷어차 버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대의원대회가 열린 지난달 28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 10시간 9분간의 격론 끝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가 무산되는 상황을 지켜본 한 대의원은 “사회적 대화에 강한 의지를 보인 김명환 위원장도 강경파들의 조직력 앞에서는 무기력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민노총은 경사노위 불참 결정에 이어 1일 ‘2월 총파업’을 선언하며 또다시 ‘강경투쟁’의 길을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민노총의 뿌리 깊은 정파 갈등과 강경파의 헤게모니 장악이 ‘투쟁의 악순환’을 고집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1995년 출범한 민노총이 처음부터 사회적 대화를 거부했던 건 아니다. 민노총은 김대중 대통령이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998년 1월 설립한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했다. 이듬해 2월 정리해고 법제화 등이 담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에 합의했다. 이 협약은 국내 최초로 노사정 대표가 이뤄낸 사회적 대타협이었다. 국가적 위기 극복에 민노총도 동참해야 한다는 당시 지도부, 특히 배석범 위원장 직무대행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직후 열린 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협약은 부결되고 지도부는 총사퇴했다. 뒤이어 당선된 이갑용 전 위원장은 1999년 2월 노사정위를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이때부터 민노총은 사회적 대화를 거부한 채 강경투쟁 일변도로 나가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의 이수호 위원장이 노사정위 복귀를 강하게 추진했다. 노 전 대통령이 민노총이 노사정위에 복귀할 수 있도록 상당한 공을 들인 만큼 대의원들이 표결할 경우 노사정위 복귀가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러자 강경파들은 2005년 11월 열린 대의원대회의 단상을 점거하고 소화기를 뿌리는 등 폭력으로 대회 자체를 무산시켰다. 이후 강경파가 다시 권력을 잡은 민노총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아예 대화 자체를 거론하지 않고 거리투쟁만 고집했다. 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뿌리 깊은 ‘정파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노총은 크게 △국민파 △중앙파 △현장파의 3개 정파가 있다. 국민파는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인정한다. ‘현장파’는 사회적 대화를 일절 거부하고 전투적 노동운동을 고집한다. 사회적 대화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정부와 재벌의 들러리로 서는 것”이라는 논리를 만든 것이 바로 현장파다. 이런 정파 갈등은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를 두고 1980년대 진보 진영에서 벌였던 ‘사회구성체 논쟁’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국민파는 민족민주(NL) 계열, 중앙파와 현장파는 민중민주(PD) 계열로 분류된다. 결국 국민파는 사회적 대화의 책무가 있다고 인식하는 반면 현장파는 강경투쟁을 통해 ‘노동해방’을 이루는 데 목적을 둔다. 민노총의 정파는 결국 노동자의 이익이 아닌 정치이념에 따라 만들어진 셈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NL과 PD의 통합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합당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양 진영은 서로를 극단적으로 배척한다. 3년마다 열리는 민노총 지도부 선거는 양 진영의 갈등으로 극심한 홍역을 치른다. 민노총이 정파 갈등에 매몰되는 사이 국민들은 민노총을 ‘내셔널센터’(산별노조의 전국 중앙조직)가 아닌 ‘정치집단’으로 인식하게 됐다. 민노총의 조합원 전체로 놓고 보면 국민파와 중앙파는 각각 40%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양대 세력’이다. 현장파는 영향력이 10∼20%로 소수파다. 이번 대의원대회에 현장파들이 낸 ‘경사노위 무조건 불참안’은 가장 낮은 찬성표(331표)로 부결됐다. 문제는 소수파에 불과한 현장파와 중앙파 내부의 일부 강경파가 ‘선명성 경쟁’을 통해 대의원들을 장악하고 민노총 전체의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한다는 점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이른바 ‘왜그 더 도그(wag the dog)’ 현상이 민노총에 만연해 있다는 얘기다. 실제 강경파들은 ‘보이콧’ 전략으로 지난해 10월 대의원대회를 무산시켰고 지난달 대의원대회에서는 모든 안건을 부결시키는 전략으로 지도부의 경사노위 참여 의지를 무력화시켰다. 임무송 한국산업기술대 석좌교수는 “민노총은 비효율적 의사결정 구조로 ‘결정장애’에 빠졌고 정파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장외투쟁을 통해 정부와 경영계에 책임을 돌리는 게 정파 갈등을 봉합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업장별 교섭 대표노조 지위 놓고 양대 노총 세불리기 경쟁 ▼한국노총 조합원수 103만 vs 민노총 99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한국 노동계를 대표하는 두 축이다. 두 노총은 ‘탄력적 시간근로제 확대 반대’와 같은 중요 사안엔 한목소리를 내며 공조한다. 하지만 경쟁 관계일 때가 더 잦다. 민노총이 한국노총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결성된 태생적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1946년 결성한 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대한노총)을 전신으로 두고 있다. 대한노총은 우익 정치인과 자본가 계급을 위한 결사체에서 시작됐다. 1961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한국노총으로 개칭됐으나 정부 통제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민주화 이전 한국노총은 ‘어용 노조’란 비판을 받았다. 민노총의 전신은 1987년 민주항쟁으로 탄생한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이다. 어용 노조운동과 결별하고 노동자의 이익을 진정으로 대변하겠다는 취지로 결성했다. 1995년 법외노조로 시작한 민노총은 1997년 노동관계법의 복수노조 금지조항이 폐지되면서 합법 단체가 됐다. 이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두 단체는 투쟁 노선에서도 차이가 있다. 한국노총은 비교적 온건하며 교섭을 중요시하지만 민노총은 여전히 총력 투쟁에 골몰하는 등 강경한 노선을 걷고 있다.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에 대해서도 한국노총은 협조적인 편이지만 민노총은 1999년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아직도 복귀하지 않고 있다. 최근엔 민노총이 한국노총 규모를 따라잡으면서 외형적 경쟁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노총 조합원 수는 103만6236명, 민노총은 99만5861명이다. 현장에서는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노조가 사용자와의 교섭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지난해에 포스코의 한국노총 노조가 과반수 노조 지위를 확보하자 민노총이 “회사가 한국노총 가입을 종용한 것”이라며 ‘어용 노조’ 프레임을 씌우며 갈등을 빚었다. 최근 한국노총 소속 SK하이닉스 노조가 1700% 성과급을 받기로 한 임금·단체협상 합의안을 부결시킨 것도 “더 많은 조합원의 이득을 얻기 위해 쉽게 회사안을 받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줘 민노총 소속의 새 노조와 교섭 대표 지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 2019-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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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영 위원장 “경사노위, 한노총이 끌고 가겠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사진)이 30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한국노총이 이끌고 가겠다”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적 대화를 지속해야 하는 이유는 2000만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역사적 필요와 책무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이 경영계 요구안을 받은 것에 반발해 사회적 대화 중단까지 경고한 한국노총은 당분간 경사노위를 이탈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는 긴 호흡이자 투쟁의 연속이다. 노조가 파업을 통해 힘을 보여주는 단기간의 승부가 아니다”라며 “사회적 대화도 합의를 하든 협상판을 깨든 결론을 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사회적 대화는 힘든 과정의 연속”이라며 “협상 결과에 대해 합의하든 결렬하든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기업의 임단협이 노조 요구대로 마무리되지 않듯 노사정 합의도 노조 요구안이 100% 보장되지는 않는다”며 “최선을 다한 협상의 결과로 책임을 지고 합의하는 것이며 완전하게 만족하지 않지만 그렇게 사회는 한 걸음씩 진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강경투쟁만 고집하는 민노총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 존중) 공약이 산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경사노위의 판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구상 중인 노사 간 ‘빅딜’ 방식의 합의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201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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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 엎은 민노총… 文대통령 공들인 ‘사회적 대타협’ 물거품 위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29일 문재인 정부가 신설한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전날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놓고 김 위원장이 올린 3개 안건이 대의원대회에서 모두 부결되자 더 이상 추진동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민노총 불참을 되돌릴 수 없다고 보고 경사노위 논의와 상관없이 2월 국회에서 노동 현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조차 경사노위 논의 일시 중단을 선언해 문재인 대통령이 공을 들인 사회적 대타협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더 꼬여 버린 노동 현안 방정식 정부 여당과 경사노위는 이제 민노총에 대한 구애를 접고 노동 현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여당은 현재 경사노위에서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작업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늘였다 줄여 법정근로시간에 맞추는 제도) 확대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을 두고 노사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2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한국노총마저 경사노위 이탈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권의 시간표는 희망사항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한국노총은 ILO 협약 비준과 관련해 파업 중 대체근로 허용 등 경영계의 요구가 반영되면 경사노위를 나가겠다며 31일 예정된 경사노위 회의를 보이콧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경사노위가 출범 석 달도 안 돼 산산조각 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회 논의도 탄력을 받기가 쉽지 않다. 경영계의 ‘우군’인 야당은 탄력근로제의 운용기간을 1년까지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탄력근로제 운용기간을 가급적 최소한으로 넓히고 임금보전 방안 등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여당과는 입장차가 크다. 양대 노총의 압박과 경영계의 반발 사이에 낀 여권으로선 선택지가 거의 없는 셈이다.○ 강경파에 속수무책으로 휘둘린 지도부 민노총은 당분간 내분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대화의 판 자체를 엎으려는 강경파의 전략에 민노총 지도부가 속수무책으로 당했기 때문이다. 28일 민노총 대의원대회에선 강경파들이 제시한 전면 불참안, 조건부 불참안과 온건파들이 제시한 조건부 참여안이 모두 부결됐다. 이 과정에서 지도부가 당초 제시한 경사노위 참여 원안은 적법성 논란에 휘말려 표결에 부치지도 못했다.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것도, 참여하지 않는 것도 모두 반대한 희한한 상황에 빠진 것은 강경파든 온건파든 특정 세력이 민노총 내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경파는 이런 역학관계를 역이용해 모든 안건을 부결시키는 방식으로 지도부를 무력화했다. 강경파들은 지난해 10월 임시 대의원대회 때 ‘보이콧’ 전략으로 안건 상정을 막은 바 있다. 보이콧 전략과 조직력을 적절히 활용하며 사회적 대화 참여를 원천 봉쇄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직선으로 뽑힌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의 무기력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결정권한을 지도부에 상당 부분 위임하는 한국노총과 달리 민노총은 주요 사안을 결정하려면 반드시 대의원대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민노총 지도부는 대의원대회를 진행할 뿐 실질적 권한이 거의 없는 셈이다. 20년 만에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 사회적 대화가 민노총의 거부로 무산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사회 정책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유성열 ryu@donga.com·박은서 기자}

    • 201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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