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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가 80년 전 나치 독일의 소련 침공을 ‘독일인의 수치’라며 사죄했다. 외신은 9월 정계 은퇴를 앞둔 메르켈 총리가 겸손한 모습으로 여전히 국민의 지지와 세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19일 메르켈 총리는 대국민 팟캐스트 방송에서 며칠 뒤인 22일은 80년 전 나치 독일이 소련을 침공했던 날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은 독일 국민에게 수치심의 이유(a reason for shame)”라면서 “인정사정없는 침공과 침공 지역에서 가해진 끔찍한 일들에 대한 수치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수백만 명의 희생자, 그리고 그 후손들에게 빚을 졌다. 화해의 손을 내밀어준 많은 이들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했다. “독일이 그들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이는 기적에 가깝다”고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개전 초기인 1939년 독일은 소련 슬로바키아와 손잡고 폴란드를 침공했다. 이후 아돌프 히틀러 당시 독일 총통은 장기적으로는 소련이 독일에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해 소련을 배신하고 1941년 6월 22일 침공했다. 메르켈 총리는 “히틀러의 군대가 소련을 침공했을 때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를 포함한 발트해 연안 국가들 등에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또 독일이 폴란드에 이어 소련까지 쳐들어간 것을 가리켜 “독일이 ‘끔찍한 다음 장(the next terrifying chapter)’을 연 것”이라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재임 중 나치 독일의 전쟁범죄를 여러 번 사과했다. 2013년에는 독일 뮌헨의 옛 나치 강제수용소(현재 다하우 추모관)를 방문해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부끄러움이 마음에 가득히 차오른다”고 했다. 2019년에는 폴란드의 옛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강제수용소를 방문해 “독일이 저지른 야만적인 범죄, 상상할 수 있는 선을 넘은 범죄 앞에 진심으로 부끄럽다”고 참회했다. 정치 지도자가 자국의 과거사와 관련해 치부를 드러내고 사과하는 데에는 정치적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국내 보수 세력의 비판을 받는 등 인기를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독일 국민의 60% 이상은 여전히 메르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인도 매체 더스테이츠맨은 “메르켈은 전 세계가 소중히 간직해야 할 리더”라며 “겸손, 균형, 안정감, 상식의 미덕을 보여줬다”고 20일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의 발언 중 러시아와 소련 지도자를 비교한 대목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공산당 서기장을 언급하며 “페레스트로이카-글라스노스트(개혁 개방) 정책은 1990년 독일 통일을 가능하게 했고 러시아와 독일의 시민사회 교류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고르바초프는 냉전을 종식시킨 공로로 1990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크림반도 침공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독일과 유럽연합(EU)은 지금의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반정부 인사와 시위대가 탄압받고 있다며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브라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19일 누적 50만 명을 넘었다. 미국(61만7043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브라질 전역에서는 정부의 방역 실패를 규탄하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격화됐다. 이날 코로나19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브라질의 누적 확진자는 1788만3750명, 누적 사망자는 50만868명이었다. 최악의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다고 평가받는 인도보다도 사망자가 12만 명 많다. 브라질에서는 이달 들어 매일 2200∼2700여 명씩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3차 확산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시 곳곳에서는 분노한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가 확산됐다. 이날 수도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수천 명이 모여 ‘기아와 실업의 정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사진)의 대학살’, ‘탄핵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시위에 참가한 마리아나 알리베르 씨는 “바이러스보다 정부가 더 심각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는 사망자 50만 명을 빗대 ‘보우소나루를 축출해야 할 이유가 50만 가지’라는 피켓도 등장했다. 지난달 29일 벌어졌던 시위보다 규모가 두 배로 커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간 경제를 우선시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방역 조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예방접종은 개나 하는 것”이라며 백신을 폄하했다. 1월에는 마스크 없이 해변에서 사람들과 물놀이를 즐겼고, 지난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땐 기자들 앞에서 마스크를 벗었다가 고발당했다. 이날 미국 CNN은 “남미 대륙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브라질에서 떼죽음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정부가 7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자 전문가들은 대체로 “시기가 빠르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0일 “(정부가) 너무 많은 방역 완화 시그널을 한꺼번에 내놓고 있다”며 “아직 고위험군 접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최소한 7월 하순까지라도 현 방역 체계를 유지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60∼74세 고령층 예약자 가운데 10만 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족으로 접종 날짜가 6월에서 7월로 미뤄졌다. 이들의 항체 형성 기간(약 2주)을 고려하면 새로운 개편안을 7월 말 적용하는 게 좋다는 지적이다. 거리 두기가 완화될 경우 출입명부 작성과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키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개편되는 거리 두기 기준으로 1단계면 사실상 코로나19 이전과 다르지 않은 것”이라며 “지금도 출입명부 작성 등의 단속이 어려운데 거리 두기 체계가 바뀌면 단속을 더 못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7월부터 백신 접종자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2차까지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한 사람에 한해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면제하는 등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국내 방역 체계 개편에 대해 우려하는 근본 원인으로는 변이 바이러스 유행이 꼽힌다. 로이터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간)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 수미야 스와미나탄 박사는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도에서 유래한) 델타 변이는 전염력이 유난히 높기 때문에 세계적 지배종이 되는 과정에 있다. 상당히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영국 정부 최고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박사 역시 17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회의에서 “변이에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려면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델타 변이는 1차 접종만으로는 부족하고 2차 접종까지 완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20일 국내 1차 접종률은 29.2%에 달하지만 접종 ‘완료’ 비율은 7.9% 수준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내 입국자는 총 3번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에 대해서도 감염원과 접촉자 조사를 철저히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소민 somin@donga.com·이지운·이은택 기자}

7월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이 사실상 ‘거리 두기 완화’를 의미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인도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가 세계적 지배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잇달아 나오면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간)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 수미야 스와미나탄 박사는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델타 변이는 전염력이 유난히 높기 때문에 세계적 지배종이 되는 과정에 있다. 상당히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미 ABC방송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는 영국발 변이인 알파 변이보다 전염력이 강하다”며 “미국의 지배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 정부 최고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박사는 17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회의에서 “변이에도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려면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속 진행되는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상황으로 변이 바이러스 유행을 꼽는다. 델타 변이는 1차 접종만으로는 부족하고 2차 접종까지 완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20일 국내 1차 접종률은 29.2%에 달하지만 접종 ‘완료’ 비율은 7.9%에 불과하다. 접종 완료 비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에 거리두기 개편안을 적용하는 건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리 두기 개편안 적용시점을 7월 하순으로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 너무 많은 완화 시그널을 한 번에 내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아직 고위험군 접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항체 형성에 걸리는 시간(약 2주)을 고려해 최소한 7월 하순까지만이라도 방역 완화를 유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20일 거리두기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수도권은 7월 1~14일 2주간 이행기간을 거친다고 밝혔다. 이 기간 사적모임은 6인까지만 가능하다. 당초 개편안 상 수도권 사적모임은 8인까지 가능하지만 일종의 단계적 완화 조치다. QR코드 확인, 출입명부 작성 등 기본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본 방역수칙은 단계와 상관없이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방역수칙이다. 1단계에서도 예외 없이 준수해야 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개편안 기준으로 1단계면 사실상 평시와 다를 바 없어진다”며 “지금도 식당에서 출입명부 작성 안 해도 단속을 안 하는데, 비수도권에서 1단계로 완화되면 기본 방역수칙 단속을 더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미-러 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던 중 “빌어먹을!”이란 거친 표현을 쓰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CNN 기자로부터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행동을 바꿀 것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자신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앞서 바이든은 “지켜보자.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며 자신이 푸틴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바이든은 굳은 표정으로 CNN 기자를 응시하며 똑똑히 보라는 듯이 오른손 검지를 치켜들었다. 그러고는 “나는 자신한다고 한 적이 없다. 빌어먹을(What the hell)!”이라고 말하며 “언제 확신한다고 했나”, “제대로 이해를 못 한다면 당신 직업을 잘못 찾은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자 ‘차분함’의 대명사였던 그가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후 바이든은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에게 다가가 “내가 잘난 척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좋은 기자가 되려면 비관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면서도 “당신들이 긍정적인 질문은 안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비교했다. 두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푸틴이 먼저, 바이든이 나중에 따로 회견을 했다. 바이든은 미리 정해둔 기자들에게서 11분간 7개의 질문만 받았다. 푸틴은 55분간 무작위로 24개 이상의 질문에 답했다. 바이든은 프롬프터(자막 기기)에 의존했지만 푸틴은 프롬프터 없이 말했다. 푸틴은 미국 ABC방송 기자가 “당신의 정적(政敵)들은 죽거나 투옥됐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그러냐”는 ‘돌직구’ 질문도 받았다. 푸틴은 “그들은 법을 어겼다”고 반박하며 “미국도 흑인 인종차별 등 인권 문제를 겪고 있지 않으냐”고 받아쳤다. 더힐은 “미국 대통령은 대답할 때마다 메모를 들여다봐야만 했고, 서툴고 나약해 보였다”며 “바이든이 푸틴과 공동 기자회견을 피한 이유가 있었다”고 전했다.제네바=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이은택 기자}
화이자, 모더나에 이어 세계 3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독일 큐어백이 임상에서 사실상 실패했다. 큐어백은 16일(현지 시간) 발표한 임상 3상 중간 결과에서 예방률이 47%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라틴아메리카, 유럽 등에서 4만 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은 예방률이 적어도 50%를 넘어야 긴급사용을 승인해 주고 있다. 큐어백의 예방률이 47%에 그친다면 승인을 받을 수 없다. 앞서 mRNA 방식으로 만든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95%의 예방률을 보였다. 현재 나온 코로나19 백신 중 가장 높다. 큐어백은 mRNA 방식으로 만들면서도 화이자, 모더나와 달리 ‘초저온 보관’이 필요하지 않고 상온에서 24시간, 영상 5도에서 최소 3개월간 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여러 개발도상국들은 초저온 보관 시설을 갖추기 힘들기 때문에 큐어백은 코로나19를 퇴치할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았다. 이날 프란츠 베르나 하스 큐어백 최고경영자(CEO)는 “더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전례 없이 다양한 변종이 이미 퍼진 탓에 백신 효능을 입증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변종이 거의 없었던 지난해 초 임상을 한 화이자 모더나와 달리 이미 감염력이 더 강한 변종이 퍼진 상태에서 임상시험을 한 큐어백의 예방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는 해명이다. 실제 큐어백의 임상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걸린 124건을 분석한 결과 123건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였다. 하스 CEO는 “최종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사용 승인 신청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큐어백의 예방률이 극적으로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탈리 딘 미국 플로리다대 생물통계학 연구원은 “다소 개선될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데이터가 이미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에 아주 높은 수준의 예방률을 나타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백신공급 전문가인 제이콥 커크가드는 “큐어백에는 매우 치명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큐어백 주가는 올 들어 연초보다 17% 가량 올랐다가 이날 임상결과가 발표되자 48% 떨어졌다. 앞서 유럽연합(EU)은 4억5000만 회 접종 분량의 큐어백 백신을 구매하기로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베스트셀러 ‘화염과 분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이야기를 폭로했던 마이클 울프가 트럼프를 다룬 새 책을 낸다. 제목은 ‘산사태(Landslide)-부제: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들’이다. 17일 울프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새 책이 내달 27일 출간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간을 쓰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통화도 했다고 밝혔다. 과거 트럼프는 ‘화염과 분노’가 출간됐을 때 울프를 비난하며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기도 했다. 신작 ‘산사태’는 트럼프의 재임기간과 그의 임기 말 몇 달간 있었던 소동들을 다뤘다. 아직 내용이 공개되는 않았지만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일으킨 ‘미 의회 폭동 사건’의 전말도 담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트럼프는 폭동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는 미 의회의 ‘트럼프 탄핵소추안’ 발의로 이어졌다. 소추안은 민주당의 주도로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트럼프는 미 대통령 중 유일하게 하원에서 두 번이나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불명예 인물로 기록됐다. 출판사는 “울프가 책을 쓰기 위해 백악관 보좌관들, 전직 대통령과도 접촉했다”며 “세상 가장 높은 곳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새로운 정보들과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2018년 1월 출간된 울프의 첫 번째 트럼프 관련 책 ‘화염과 분노’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200만 부 이상 팔렸다. 출간 직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울프는 80억 원 이상의 인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비평가들은 울프가 쓴 내용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혼란스러운 백악관과 ‘변덕스럽고 산만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밥 우드워드 전 미 워싱턴포스트(WP) 부국장의 ‘공포’,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그것이 일어난 방’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의 소재가 됐다. 트럼프는 2018년 ‘화염과 분노’ 출간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서 “거짓말로 가득 찬, 잘못된 증언들과 존재도 하지 않는 출처들”이라고 비난했다. AP는 트럼프의 이러한 비난이 오히려 ‘화염과 분노’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고 판매 호조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그 이후 트럼프는 그의 이야기를 쓰겠다는 필자들을 직접 만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자신도 회고록을 집필 중이다. 그는 지난주 “미친 듯 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AP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의회를 습격한 사건 때문에 많은 출판사들이 트럼프의 책을 출간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출판사 시몬앤슈스터의 조나단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는 계속 자신이 대선에서 이겼다고 거짓 주장을 해왔다. 그는 계속해서 거짓 주장을 하는 중이고, 때문에 나는 그의 책을 출간하는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미-러 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던 중 “빌어먹을!”이란 거친 표현을 쓰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CNN 기자로부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행동을 바꿀 것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자신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앞서 바이든은 “지켜보자.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며 자신이 푸틴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바이든은 굳은 표정으로 CNN 기자를 응시하며 똑똑히 보라는 듯이 오른손 검지를 치켜들었다. 그리고는 “나는 자신한다고 한 적이 없다. 빌어먹을!(What the hell!)”이라고 말하며 “언제 확신한다고 했나”, “제대로 이해를 못한다면 당신 직업을 잘못 찾은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자 ‘차분함’의 대명사였던 그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후 바이든은 스위스 제네바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에게 다가가 “내가 잘난 척 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좋은 기자가 되려면 비관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면서도 “당신들이 긍정적인 질문은 안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비교했다. 두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푸틴이 먼저, 바이든이 나중에 따로 회견을 했다. 바이든은 미리 정해둔 기자들에게서 11분간 7개의 질문만 받았다. 푸틴은 55분간 무작위로 24개 이상의 질문에 답했다. 바이든은 프롬프터(자막 기기)에 의존했지만 푸틴은 프롬프터 없이 말했다. 푸틴은 미국 ABC방송 기자가 “당신의 정적(政敵)들은 죽거나 투옥됐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그러냐”는 ‘돌직구’ 질문도 받았다. 푸틴은 “그들은 법을 어겼다”고 반박하며 “미국도 흑인 인종차별 등 인권 문제를 겪고 있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더힐은 “미국 대통령은 대답할 때마다 메모를 들여다봐야만 했고, 서툴고 나약해 보였다”며 “바이든이 푸틴과 공동 기자회견을 피한 이유가 있었다”고 전했다. 제네바=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이은택기자 nab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지난해 대선에서 패배한 뒤 ‘부정 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며 이를 수사하라고 법무부를 압박했다가 퇴짜를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미국 CNN에 따르면 이날 미 하원 정부개혁감시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트럼프와 그 참모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벌인 일들이 담긴 e메일 등을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4일 제프리 로즌 당시 법무부 부장관에게 ‘미시간에서 일어난 선거 사기의 증거가 담긴 문건’이라며 수사를 촉구하는 e메일을 보냈다. 트럼프는 그 뒤 대선 관련 수사를 거부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을 경질하고 부장관이던 로즌이 장관 대행이 되자 같은 내용의 e메일을 보내면서 “미 연방대법원에 제출하라”고 집요하게 요구했다. 트럼프의 마지막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메도스는 올 1월 1일 법무부에 “이탈리아 방위청 관련자들이 미 대선 조작에 개입했고 미 중앙정보국(CIA)도 인지하고 있다”며 수사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로즌 대행에게 이런 내용의 음모론을 다룬 유튜브 영상을 보냈다. 법무부는 트럼프 측의 요구를 모조리 거절했다. 리처드 도너휴 당시 법무부 부장관 대행은 메도스가 보낸 음모론 영상을 로즌에게 전달받아서 본 뒤 “완전히 미쳤다(Pure insanity)”고 로즌에게 답장을 보냈다. 로즌도 “맞다(Yes)”라고 답했다. 법무부는 부정 선거와 관련된 회의를 열어달라는 당시 백악관의 요청도 거절했다. 트럼프 측은 이날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문건은 트럼프가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얼마나 ‘광분(frenzied)’했는지 보여준다”고 보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패배한 뒤 ‘부정 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며 이를 수사하라고 법무부를 압박했다가 퇴짜를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미국 CNN에 따르면 이날 미 하원 정부개혁감시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트럼프와 그 참모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벌인 일들이 담긴 e메일 등을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4일 제프리 로젠 당시 법무부 부장관에게 ‘미시간에서 일어난 선거사기의 증거가 담긴 문건’이라며 수사를 촉구하는 e메일을 보냈다. 트럼프는 그 뒤 대선 관련 수사를 거부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을 경질하고 부장관이던 로젠이 장관 대행이 되자 같은 내용의 e메일을 보내면서 “미 연방 대법원에 제출하라”고 집요하게 요구했다. 트럼프의 마지막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메도스는 1월 1일 법무부에 “이탈리아 방위청 관련자들이 미 대선 조작에 개입했고 미 중앙정보국(CIA)도 인지하고 있다”며 수사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로젠 대행에게 이런 내용의 음모론을 다룬 유투브 영상을 보냈다. 법무부는 트럼프 측의 요구를 모조리 거절했다. 리처드 도너휴 당시 법무부 부장관 대행은 메도스가 보낸 음모론 영상을 로젠에게 전달받아서 본 뒤 “완전히 미쳤다(Pure insanity)”고 로젠에게 답장을 보냈다. 로젠도 “맞다(Yes)”라고 답했다. 법무부는 부정 선거와 관련된 회의를 열어달라는 당시 백악관의 요청도 거절했다. 트럼프 측은 이날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문건은 트럼프가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얼마나 ‘광분(frenzied)’했는지 보여준다”고 보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6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지만 더욱 강화시켜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번 회담에서는 전통적인 주제였던 ‘핵무기’보다 ‘사이버 안보’가 핵심적으로 다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 미국 국방정보국(DIA) 정보요원 레베카 코플러는 15일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회담이 이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패배’라고 평가했다. 소련 출신인 코플라는 러시아 문제 전문가다. 코플러는 바이든이 이번 회담을 통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길 원하지만 러시아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소련은 데탕트(화해) 시기에도 미국을 위협했다”며 “소련이 그랬던 것처럼 러시아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미-러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러시아에 ‘리셋 버튼’을 건네고, 러시아는 이를 무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이번 회담을 1961년 이뤄진 첫 미국-소련 정상회담과 비교했다. 1961년 6월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니키타 흐루쇼프 당시 소련 공산당 제1서기를 만났다. 흐루쇼프는 1960년 유엔(UN)총회에서 필리핀 대표가 소련을 비판하자 연설 도중 자신의 신발을 벗어 연단을 ‘쾅쾅’ 내리치며 “총 한 발 안 쏘고 미국을 점령할 것”이라고 소리 지른 인물이다 케네디는 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민주주의가 이길 것”이라며 성공을 자신했지만 이틀간 진행 된 회담 분위기는 매우 싸늘했다. 이듬해(1962년) 소련은 미국의 턱 앞인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해 ‘쿠바 미사일 위기’가 발발했다. 영국 BBC는 “이 회담은 아무 성과를 내지 못했고 오히려 양국을 핵전쟁 문턱까지 몰고 갔다”며 “최악의 외교 참사”라고 혹평했다. 케네디 자신도 흐루쇼프를 만난 뒤 “이런 사람은 처음”이라며 당시 회담을 “인생의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았다. 코플러는 미국을 사이버 공격하기 위해 해커 집단을 고용하는 것은 ‘크렘린의 흔한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다채로운 사람’, ‘특별한 재능이 있는 자’라고 평가하고, 바이든 대통령을 ‘평생 직업정치인’이라고 지칭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핵안보, 군비 감축, 사이버 공격,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 러시아에 수감 중인 반(反) 푸틴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문제 등을 제기할 예정이다. 코플러는 “러시아는 이런 의제들에 관심이 없고, 때문에 미국이 이룰 수 있는 것도 거의 없다”고 했다. 그는 “대신 러시아는 이번 정상회담을 미국에 대한 좋은 정보수집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또 “러시아는 초강대국 미국과 테이블에 마주앉는다는 것만으로도 대내적인 선전 쿠데타를 위한 목표를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세르게이 라첸코 영국 카디프대 법경제학 교수도 15일 러시아 매체 더모스크바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미-러 정상회담이 푸틴 대통령의 입지만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독재 정권’이라고 비판 받는 푸틴 정권이 미국과의 외교를 대외적으로 과시함으로써 ‘국제적인 정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맞서고 논쟁하는 모습을 러시아 국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푸틴 대통령은 국내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과거 미국 지도자들은 독재정권 지도자를 직접 만나는 것을 꺼렸다. 일례로 1989년 중국에서 톈안먼 광장 학살 사건이 일어나자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베이징 방문을 거부했다. 자칫 공산당의 탄압과 학살에 대해 미국이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과거 미-러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주로 핵무기 등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사이버 공격이 주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70년 간 미국과 러시아(또는 소련)는 가장 지배적인 위협으로 핵을 꼽았지만 이제 ‘사이버 무기’가 최대 문제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미국 내 소고기 공급의 4분의 1을 담당하는 JBS SA의 미국 자회사는 잇달아 해커 집단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미 정부는 러시아 기반 해커조직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은 핵 탑재 어뢰, 극초음파 무기 등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고 자랑하지만, 동시에 그는 그것들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며 “반면 그의 사이버 무기들은 매일 작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자력발전소, 핵무기 지휘통제 시스템까지도 사이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총리님, 내가 지금 당신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당신은 영혼이 없는 것 같군요.(Mr. Prime Minister, I‘m looking into your eyes, I don’t think you have a soul.)”(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 “우린 서로를 잘 알고 있는 것 같군요.(We understand each other)”(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총리) 2011년 3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난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눈 뒤 뼈 있는 말을 주고받았다. 이후 바이든은 미국 대통령이, 푸틴은 러시아 대통령이 됐다. 두 정상은 16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연다.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최악(a low point)’으로 치달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때다. 주요 외신과 각국 정부는 두 사람의 만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미국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 가장 긴 외교 분야 경력을 보유한 ‘외교 베테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38년 상원의원 등 미 연방 공직을 지냈고 7명의 미국 대통령을 거쳤다. 이 기간동안 바이든은 상원의원, 미 부통령 등의 지위로 3명의 소련 지도자들과 2명의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바이든이 ‘정상 대 정상’으로 러시아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0년 간 미-러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 관련 조약 등 크고 작은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문제, 사상 최악의 미-러 관계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이 바이든의 ‘첫 번째 중요한 시험대(the first major test)’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과 러시아(소련 포함)의 50여 년 인연을 소개했다. 바이든은 1973년 미 상원의원이 된 첫 해에 모스크바를 첫 방문했다. 1975년 상원 외교위원회에 배치된 그는 1979년 8월 지미 카터 미 행정부 시절 러시아와의 전략무기제한협정(SOLT-Ⅱ)을 맺기 위해 상원대표단을 이끌고 소련을 방문했다. 당시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알렉세이 코시킨 총리, 드미트리 우스티노프 국방장관 등을 만났다. 1984년 2월 도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은 미-러 제1차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Ⅰ) 협상이 결렬된 뒤 윌리엄 코헨 공화당 상원의원과 모스크바를 방문해 레이건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코헨 의원은 나중에 빌 클린턴 미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에 기용된 인물이다. 모스크바에 보내는 레이건 대통령의 메시지는 양국 무기 통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담고 있었다. 당시 레이건은 자신의 일기에 “두 명이 러시아에 갔고 다들 무기 감축에 몰두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둘 중 한 명(바이든을 가리킴)은 내가 이 문제에 진정성이 없다고 믿는 것 같다”고 썼다. 1988년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조약 비준 협상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 INF는 그해 5월 미 상원의 인준을 받았지만 나중에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하며 무력화됐다. 1991년 10월 바이든 대통령은 소련에 자유시장경제 민주주의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미 상원 외교위 청문회를 주재했다. 그는 회의 도중 “불행히도 우리는 (소련의) 경제 안정을 위한 지원 기회를 무시하거나 포기하게 될 지도 모른다. 만약 기회를 놓친다면 우리는 소련에 새롭고 우호적이며 평화로운 국가를 세울 기회를 놓치게 된다. 나는 30년 뒤, 최소한 미국이 소련에 민주주의를 구축하기 위한 위대한 시도를 하기 위해 모든 합리적 방안을 시도했다고 말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이 된 바이든은 2009년 2월 뮌헨안보회의에서 미-러 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외교 연설을 하며 “이제 리셋 버튼을 누를 때가 됐다”고 했다. 이듬해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은 새 전략무기감축협정에 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바이든에게 “협정이 연내 상원의 인준을 받을 수 있도록 밤낮으로 매달려 달라”고 요청했다. 2011년 바이든은 러시아를 방문해 당시 총리였던 푸틴을 만났다. 그는 푸틴의 면전에 대고 “당신의 눈을 들여다보면 당신에게는 영혼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는 2001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푸틴을 만났을 때 “당신의 눈에서 영혼을 봤다”고 한 것에 냉소를 표현한 것이다. 그러자 푸틴은 기싸움에서 지지 않는다는 듯 바이든에게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응수했다. CNN은 지난 1월 치러진 미 대선이 끝난 지 한 달 만에야 푸틴이 바이든의 선거 승리를 축하했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주요 7개국(G7)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을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국가로 규정한 가운데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이번 회의가 ‘반(反)중국’으로 평가돼서는 안 된다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14일 AP통신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나토 성명이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과장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많은 문제에 있어 우리의 라이벌이지만 동시에 많은 측면에서 우리의 파트너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G7은 중국과 이견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무역, 기술개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길 원한다”며 “확실히 말하지만 G7은 반중국 클럽이 아니다”라고 했다.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나토 지도자들은 중국을 러시아처럼 적으로 보지 않는다. 나토 회의장의 그 누구도 중국과 신(新)냉전에 빠져드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럽 주요국 정상들의 이런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21세기 최대의 전략적 위협’으로 간주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행보에 맞추고는 있지만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것은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나토 회의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던 중국 문제를 이번에 주요 의제로 올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토 회의장 복도에서조차 베이징을 언급하는 것은 금기시됐다. 몇몇 회원국은 초강대국의 냉전에 말려드는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CNN은 “이탈리아와 독일은 중국이 ‘도발’로 여길 수 있는 문구를 나토 공동성명에 넣는 것을 불편해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이다. 수출과 수입을 합쳐 288조 원에 이르는 규모다. 영국은 2025년까지 10년에 걸쳐 중국으로부터 1050억 파운드(약 166조 원)가량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 프랑스 동부 도시 브뤼마트에는 중국 기업 화웨이의 첫 해외 5세대(5G) 무선통신 장비 생산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같은 무역 거래 및 투자 유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유럽 주요국들이 중국을 적으로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중국이 미국과 유럽 간 틈을 벌리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성장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다”며 “미국이 나토를 서태평양에 끌어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몇몇 나라는 미국의 수렁에 빨려 들어가고 싶지 않은 태도가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CNN은 “유럽과 미국의 분열을 확대시키는 것이 베이징 외교의 핵심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주요 7개국(G7)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까지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위협으로 규정한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이번 회의가 ‘반(反) 중국’으로 평가되서는 안 된다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14일 AP통신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나토 성명이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과장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많은 문제에 있어서 우리의 라이벌이지만 동시에 많은 측면에서 우리의 파트너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G7은 중국과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무역, 기술개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길 원한다”며 “확실히 말하지만, G7은 반(反)중 클럽이 아니다”고 했다. 올해 G7 회의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나토 지도자들은 중국을 러시아처럼 적으로 보지 않는다. 나토 회의장의 그 누구도 중국과 신(新)냉전에 빠져드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럽 정상들의 이 같은 발언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21세기 최대의 전략적 위협’으로 꼽은 것과는 다소 다른 태도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행보에 최대한 맞추고 있지만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나토 회의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중국 문제를 이번에 주요 의제로 올렸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토 회의장 복도에서조차 베이징을 언급하는 것은 금기시됐다. 몇몇 회원국들은 초강대국의 냉전에 말려드는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CNN은 “이탈리아와 독일은 중국이 ‘도발’로 여길 수 있는 문구를 나토 공동성명에 넣는 걸 불편해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이다. 수출과 수입을 합쳐 288조 원에 이르는 규모다. 미국은 3위(약 232조 원)였다. 영국은 2025년까지 10년에 걸쳐 중국으로부터 1050억 파운드(약 166조 원) 가량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 프랑스 동부 도시 브휴마뜨에는 중국기업 화웨이의 첫 해외 5G 무선통신장비 생산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WP는 “헝가리 등 일부 나토 회원국은 중국에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며 “독일 등 다른 유럽국들도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해선 중국과 협력해야 하면서 한편으로는 견제해야 하는 복잡한 처지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유럽의 상황을 잘 아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미국과 유럽 간의 틈을 벌리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성장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다”며 “미국이 나토를 서태평양에 끌어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몇몇 나라들은 미국의 수렁에 빨려 들어가고 싶지 않은 태도가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CNN은 “유럽과 미국의 분열을 확대시키는 것이 베이징 외교의 핵심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내용의 기밀문서를 폭로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투옥됐던 미국 방산업체 직원이 가석방됐다. 외신은 미국에서 기밀누설 혐의로 가장 긴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례라고 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 당시 미국 정부가 내부고발자를 색출하기 위해 기소권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14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국가안보국(NSA) 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2018년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었던 리얼리티 위너가 이날 출소했다. 미국 공군 언어분석관으로 일했던 그는 제대 후 ‘플로리버스 인터내셔널’이란 방산업체에서 근무했다. 이 업체는 NSA의 계약업체였고, 위너는 기밀취급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그는 해당 기밀문서의 내용을 알게 된 뒤 이를 복사해 자신의 스타킹 속에 숨겨서 나왔고 언론에 전달했다. 위너의 변호인 앨리슨 그린터 앨슨은 이날 “위너는 모범수로 가석방됐고 주거지 재진입 프로그램에 들어갔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남은 형기는 집에서 복역하게 됐다는 뜻이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킨 사건으로 꼽힌다. 이 사안은 폭로할 당시 26살이었던 위너는 트럼프 행정부가 방첩법을 적용해 기소한 첫 인물이다. 위너는 기소된 뒤 자신의 유죄를 인정했다. 당시 그는 “이 문제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자료를 봤을 때 도대체 왜 이게 문제가 되지 않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검찰이 발표한 문서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 군 정보기관은 2016년 미 대선 투표일 전까지 투표용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한 곳 이상을 해킹해 100여 곳의 지방선거 시스템을 뚫으려 했다. 미국 탐사보도매체 ‘더인터셉트’는 위너에게 기밀문서를 전달 받아 2017년 6월 보도했고, 미 법무부는 보도 1시간 만에 위너를 체포했다. 기밀유출 범죄의 경우 보통 폭로부터 범인 검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위너의 경우 이례적으로 체포가 신속히 이뤄졌다고 당시 언론은 전했다.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에 민감한 사안이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내부고발자를 색출하고 가혹하게 처벌하기 위해 일부러 엄격한 법을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벼운 기밀유출죄 대신 1917년 제정된 방첩법을 적용한 것. 위너에 대한 징역형이 확정된 뒤 벳시 리드 인터셉트 편집장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방첩법 기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 급격히 증가했고, 트럼프의 법무부에서 남용되기 시작했다. 언젠간 역사의 혹독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위너의 변호인들은 트럼프 행정부 당시 위너에 대한 사면을 요청하기 위해 수 천 통의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위너에 대한 판결을 ‘매우 불공평하다’고 비판했지만 정작 사면은 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의 명백한 양면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WP, 뉴욕타임스, CNN 등 언론인들의 통화내역을 사찰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며, 법무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위너의 석방이 이뤄진 점을 주목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미국에서 연방 비밀유출혐의로 처벌된 사례 중 가장 긴 형량을 선고받았던 사람이 위너”라고 전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러 정상회담을 사흘 앞두고 러시아의 사이버 범죄자들을 미국으로 인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단,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푸틴 대통령은 13일 러시아 국영TV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 “(미-러 정상회담에서) 범죄인 인도에 합의한다면 러시아는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은 미국도 똑같이 하기로 합의하고 이에 상응하는 범죄자를 러시아로 인도할 때에 한해서만”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사이버 안보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면서 최근 미국 기업들이 러시아 해커집단으로 추정되는 세력에게 사이버 공격을 당한 사건을 에둘러 언급했다. 그는 “어떤 시스템이든 연결이 끊어질 경우 매우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게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친 조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의 사이버 범죄자 인도 가능성 언급에 대해 “잠재적으로 양국 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는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기반한 해커들이 러시아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면 나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12일) 푸틴 대통령이 미-러 관계가 ‘최근 몇 년간 가장 최악’이라고 말한 데 대해선 “그가 맞다고 생각한다. 최악의 상태(a low point)”라고 동의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가 국제 규범에 부합되게 행동하느냐에 달렸다. 많은 경우 그는 그렇지 않았다”며 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푸틴 대통령에게 돌렸다. 양국 정상은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러 정상회담을 사흘 앞두고 러시아의 사이버 범죄자들을 미국으로 인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단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푸틴 대통령은 13일 러시아 국영TV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 “(미-러 정상회담에서) 범죄인 인도에 합의한다면 러시아는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은 미국도 똑같이 하기로 합의하고 이에 상응하는 범죄자를 러시아로 인도할 때에 한해서만”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사이버 안보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면서 최근 미국 기업들이 러시아 해커집단으로 추정되는 세력에게 사이버 공격을 당한 사건을 에둘러 언급했다. 그는 “어떤 시스템이든 연결이 끊어질 경우 매우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게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친 조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영국 콘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의 사이버 범죄자 인도 가능성 언급에 대해 “잠재적으로 양국 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는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기반한 해커들이 러시아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면 나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12일) 푸틴 대통령이 미-러 관계가 ‘최근 몇 년 간 가장 최악’이고 말한 데 대해선 “그가 맞다고 생각한다. 최악의 상태(a low point)”라며 동의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가 국제규범에 부합되게 행동하느냐에 달렸다. 많은 경우 그는 그렇지 않았다”며 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푸틴 대통령에게 돌렸다. 양국 정상은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을 두고 ‘살인자’라고 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 “그런 비난은 수십 번 들었다.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또 자신과 우호적인 관계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다채로운 사람(colorful individual)’이라고 치켜세운 반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선 ‘직업 정치인(career man)’이라고 평가했다. 미-러 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시점에 나온 발언이다. 12일 미국 NBC방송은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한 푸틴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일부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당신을 살인자라고 한 말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살인자라는 표현은 ‘할리우드 마초’ 같은 말”이라고 했다. 실제보다 더 강하게 보이려고 거친 표현을 과장되게 했다는 것이다. 또 “나는 임기 내내 갖은 구실과 이유로 온갖 곳에서 비난을 받아왔고 익숙하다. 하나도 놀랍지 않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16일 있을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벌이는 일종의 기 싸움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3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政敵)들을 제거한 살인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또 푸틴 대통령에게 맞서다 투옥된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문제를 미-러 정상회담 의제로 삼겠다고도 했다. NBC 기자는 지난 몇 년간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진 반(反)푸틴 인사들의 이름을 대며 ‘당신이 살인자가 맞느냐’고 물었다. 푸틴은 “저기, 무례하게 굴고 싶진 않지만 당신의 말은 언어적 소화불량처럼 거북하다”며 “당신이 말한 사람들은 각기 다른 시기에 다른 이유로 고통받거나 사라진 사람”이라고 얼버무렸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가리켜 “당신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는 미국 기득권 출신도 아니었고 정계 거물도 아니었다”며 “비범하고 재능을 가졌다. 그렇지 않았으면 미국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좋게 평가했다. 이어지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는 “(트럼프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이라며 “성년의 거의 모든 시기를 정치권에서 보냈다”고 했다. 또 “장단점이 있겠지만 미국 대통령이란 자리에 앉아 있는 만큼 충동적으로 움직이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각을 세우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들릴 수 있는 대목이다. NBC는 푸틴 대통령의 인터뷰 나머지 부분을 14일 방송되는 뉴스에서 공개한다. 양국 대통령은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각각 따로 열기로 했다. 공동 기자회견을 갖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4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에는 모두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이 미군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첨단위성시스템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의 11일 보도에 대해 “말도 안 된다. 가짜 뉴스다. 난센스이자 쓰레기”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최근 미국 기업들을 공격한 해커 집단이 러시아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이 대만과 무역투자기본협정(TIFA)을 맺기 위한 고위급 대화를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고 9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은 그간 ‘하나의 중국’(중국은 대만과 나뉠 수 없는 하나다) 원칙을 주장하며 “레드라인(Red line)을 넘지 말라”고 수차 경고했지만, 미국이 사실상 이를 무시해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날 WSJ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47)는 10일 대만 고위 관료와 TIFA 관련 협상을 위한 대화를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7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조만간 대만과 어떤 형태의 합의에 관한 대화를 할 것”이라며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회담 계획을 공개했다. TIFA는 국가 간 무역 거래에서 투자를 활성화하자는 협정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의 전 단계로 평가된다. 1992년 당시 칼라 힐스 USTR 대표가 대만을 방문했을 때 양국의 논의가 처음 이뤄졌고 1994년부터 협상이 진행됐다. 이후 대화는 중단과 재개를 거듭하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주력하겠다면서 대만과의 논의를 중단했다. 협상을 재개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최근 대중(對中) 견제와 이를 위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를 보유한 대만은 미국에서도 중요 국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만 역시 중국과 대립하는 관계지만 경제적으로 수출, 수입 모두 중국에 가장 크게 의존하는 처지여서 미국과의 무역 강화가 절실하다. 타이 대표는 대만 출신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대만계 미국인이다. ‘벨벳 장갑 안의 강철 주먹’으로 불리는 타이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꼽힌다. 그는 USTR 대표가 된 뒤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8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의 어떠한 공식 왕래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라”고 주장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자기장을 이용해 인체의 단층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의료기기인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개발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리하르트 에른스트 박사(사진)가 4일(현지 시간) 별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8세. 9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에른스트 박사가 그의 고향인 스위스 취리히의 공업도시 빈터투어에서 사망했고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1933년 8월 14일 태어난 에른스트 박사는 13세 때 공학자인 삼촌의 권유로 화학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스위스취리히연방공대를 졸업하고 1962년 MRI의 토대가 된 ‘핵자기 공명(NMR)’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에는 2차원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의료기기를 만들었고, 이후 3차원 영상을 구현하는 데도 성공해 MRI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이 공로로 그는 1991년 노벨 화학상, 울프 화학상, 호위츠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생전에 “나는 집에서 실험을 하다 폭발을 일으켜 부모님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당신의 아이들이 마음껏 실험을 하게 하라”고 했다. 유가족은 아내와 세 자녀가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