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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두 번째로 경북대병원이 맡아 운영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2생활치료센터(경북대 기숙사) 격리해제자가 최근 3일(15~17일) 동안 15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시설로는 가장 많은 규모. 8일부터 시작한 대구2 생활치료센터의 입소 인원은 380여 명. 생활치료센터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이재태 생활치료센터장(경북대병원·사진)은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코로나19 유전자증폭검사(PCR)에서 확진된 환자 중 당장 의학적으로 치료가 필요하지 않는 경증환자들이 오는 곳”이라며 “순차적으로 퇴소를 시키고 있어서 현재는 212명이 입소해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상주하는 의료진은 의사 14명과 간호사 30명 등이다. 경북대병원에서 파견된 3명의 의대교수, 공중보건의사 10명, 군의관 1명이 근무 중이다. 이들의 임무는 입원한 환자들이 경증인지 여부를 진단하고, 환자들이 불편해 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 이곳에 입소한 환자들의 퇴원은 언제쯤 이뤄질까. 이 교수는 “입소 일주일 지난 뒤 검사를 해서 두 번에 걸쳐 음성이 나오면 퇴원 절차를 거치며 양성이 나오면 다시 일주일 뒤에 검사를 한다”면서 “만약 양성 중에서 약한 양성 나오면 3일 뒤에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규모가 커 관리에 어려움이 많느냐는 질문에 이 센터장은 “대부분 1인실에 들어가 있어서 큰 혼란은 없는 상태”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렇게 센터를 만들어 최선을 다해 운영하고 있다. 반드시 극복하겠다는 마음으로 총력을 다하고 있으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11일 대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1층 로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이곳에 갑자기 함성과 박수가 터졌다. 함성 사이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치료 지원을 위해 대구로 온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 23명이었다. ○ 백의(白衣)의 용사(勇士)들 대구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 건 맞지만 아직도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경증환자 전담치료시설)에는 5171명(15일 기준)의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의 의료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자원한 의료진이 계속 대구로 오고 있다.대구동산병원 중환자실은 동산병원 간호사들을 주축으로 해서 서울아산병원과 고려대구로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 16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남성일 대구동산병원 기획실장은 “중환자가 늘어나고 있어서 전문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고마워했다. 이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간호 인력은 크게 부족하다. 이 병원 일반병동은 한 병동당 50∼6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간호사 3명씩 교대로 책임지고 있다. 간호사들은 환자를 보는 틈틈이 청소하고 식사도 나르느라 쉴 틈이 없다. 중증이 아니어도 거동이 힘든 환자에게는 직접 음식도 떠먹여 준다. 중환자실 근무 경력이 많은 김수련 세브란스병원 간호사는 “세브란스에서는 환자 1명당 간호사 3명 정도가 담당하는데, 지금 여기선 간호사 0.5명이 맡고 있어 마치 전쟁 같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보통 간호사들은 하루 3교대로 일하지만, 이곳에서는 두 시간마다 방호복을 갈아입느라 수시로 교대를 해야 한다. 방호복을 벗어도 제대로 한숨 돌리지 못한 채 언제 다시 투입될지 긴장해야 한다. ○ 중증환자 증가로 현장은 ‘초긴장’ 10일 이 병원 5층 중환자실에서는 레벨D 방호복으로 무장한 의사들이 여러 개의 호스를 연결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대한중환자의학회의 지원 속에 서울에서 자원 봉사 온 의사 6명과 이 병원 의료진이 상태가 악화된 중환자에게 에크모(ECMO·인공심폐기)를 달아 가동한 것. 중환자 진료에 필요한 제반 장비는 보건의료 비정부기구(NGO)인 글로벌케어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했다. 호흡이 힘든 환자에게 에크모는 꼭 필요하지만 대당 8000만 원의 고가인 데다 당장 장비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대구동산병원은 기존에 보유한 한 대에 인근 2차병원에서 빌린 한 대를 더해 총 두 대를 가동하고 있다. 갈수록 중증 환자가 늘어나 타 지역 병원까지 에크모를 빌릴 수 있는지 수소문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의 코로나19 전담 병원마다 에크모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여의치 않다. 대한중환자의학회에서 파견된 김제형 고려대안산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대구 지역의 확진자 수는 잦아들고 있지만 고령, 기저질환 등의 위험 요인이 있는 환자 중에서 중증으로 진행하는 환자는 크게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망률을 줄이려면 적절한 중환자 진료 체계 구축 및 유지를 위한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증환자가 늘어나자 대구동산병원은 기존에 3개에 불과했던 중환자 병상을 10개로 늘렸다. 중환자 담당 의사들은 하루 12시간 이상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의료진의 필사적인 노력 덕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진급’하는 환자들도 나오고 있다. 병원의 희망은 중증환자 병상을 더 늘리고, 고령 치매 환자를 위한 요양병원 형태의 병상도 20개 정도 만드는 것. 이를 위해서는 의료 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생활치료센터에서도 방심은 금물 “싫어, 싫어, 절대로 안 할 거야.” 13일 오전 날카로운 소리가 경주시 대구경북 2생활치료센터의 허공을 갈랐다. 퇴소를 앞두고 검체 채취를 받던 정신지체 환자가 검사를 거부하며 이리저리 피했다. 부모가 양팔을 붙잡고 20분간 실랑이를 벌인 끝에 겨우 검사가 이뤄졌다. 오후에는 한 할머니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X선 검사에서 폐렴 소견이 나오자 이곳에 파견 중인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119 소방본부 관계자들은 일제히 긴장했다. 의료진과 상의해 긴박하게 포항으로 이송했다. 2일 문을 연 2생활치료센터는 대부분 무증상 환자가 들어온다. 처음에 234명이 입소해 지금은 180여 명이 있다. 무증상 또는 경증이라고 해서 느긋한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증상이 확실한 환자들에 비해 불안해하거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퇴소를 앞두고 하는 2차 검사에서 종종 양성이 나와 분노를 터뜨리는 환자들이 있다. 이들을 달래고 보듬는 것도 모두 의료진의 몫이다. 개소 이후 공중보건의 6명, 간호사 10명, 간호조무사 9명, 방사선사 1명이 12시간씩 교대근무를 하느라 피로가 잔뜩 쌓여 있다. 이곳에서 의료 봉사 중인 이경남 수간호사(52)는 “환자 상태 파악이 쉽지 않아 힘들지만 환자들이 퇴소한 뒤 전화를 걸어 ‘까다롭게 굴어 미안하다’, ‘고생했다’고 하면 다시 힘이 난다”고 말했다.▼ 본보 이진한 기자 열흘 의료봉사 마쳐 ▼ 대구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는 조금씩 꺾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장 의료진의 사투는 계속되고 있다.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도 5일부터 14일까지 계명대 대구동산병원과 경북 경주시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의료봉사를 했다. 이 기자는 15일부터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대구=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전주영 기자}

9일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중환자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인 김종해 씨(74·여)를 살피던 의료진의 표정이 밝아졌다. 김 씨의 산소포화도 수치가 90% 이상으로 올라간 것. 이틀 전 수치가 88%까지 떨어져 병원에 비상이 걸렸다. 통상 산소포화도는 95% 이상이 정상이다. 김 씨는 4일 입원 직후부터 상태가 급속히 악화됐다. 섬망(환각 등 의식장애) 현상까지 나타났다. 의료진은 가족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원 5일 만에 극적으로 증세가 호전됐다. 12일 일반병실로 옮겨졌고 14일에는 산소포화도가 97%까지 회복돼 산소마스크도 벗었다. 의료진은 8일 김 씨에게 전한 가족의 편지와 사진이 긍정적 효과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 위험 탓에 얼굴조차 보지 못하던 가족이 의료진을 통해 사진과 함께 자녀, 손주의 편지를 전했다. 사공정규 동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들의 편지를 읽어드리자 할머니가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의료진의 손을 꽉 쥐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사진과 편지를 보고 꼭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의료진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주치의인 박재석 호흡기내과 교수는 “가족의 응원과 본인의 의지,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적으로 회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15일 현재 대구지역의 코로나19 환자는 총 6031명. 환자 5000여 명이 치료 중이고 300여 명이 아직 입원 대기 중이다. 의료진은 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서 여전히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김 씨처럼 의료진의 헌신과 가족의 보살핌 덕분에 극적으로 회복하는 환자도 조금씩 늘고 있다.대구=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전주영 기자}

차 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에 대한 관심이 높다. 비용 대비 효과가 높아 미국에서도 벤치마킹할 정도.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대구 서구 구민운동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열흘째 진료봉사 중이다. 이곳은 하루 60여 명이 진료소를 찾아오고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한 방 부회장으로부터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 어떤 환자들이 가장 많이 오나. “확진자와 접촉한 분들이나 접촉이 의심되는 분들이 많이 온다. 기침이나 몸살에 걸렸는데 본인이 불안해서 오기도 한다. 굳이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될 분들도 있다.” ― 차량은 직접 몰고 가야 하나. “직접 운전해서 오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 차량에 동승해서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혼자 운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동승해야 한다면 운전자 뒷좌석에 있는 것이 좋다.” ― 검사비를 내야 하나. “검사 비용은 16만 원 정도다. 대구, 서울, 경기 고양시 등의 경우 선별진료소에서 무료검사를 받을 수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특별한 증상이나 접촉력이 없는데 본인이 원해 검사를 받을 경우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 검사시간이나 결과 통보 방식이 궁금하다. “검사만 6시간가량 걸린다. 그러나 검체 이송이나 대기 상태에 따라 통상 하루 이틀이 소요된다. 결과는 문진 때 써놓은 전화번호를 통해 문자로 알려준다.” ― 검체 채취할 때 통증이 있다던데…. “채취 시 멸균된 플라스틱 면봉으로 입이나 코의 안쪽 벽에 대고 문지르거나 면봉을 돌린다. 특히 비인두인 코안에서 채취할 때 면봉이 깊이 들어가기 때문에 조금 아플 수 있다. 눈물이 핑 돌기도 한다. 하지만 제대로 채취해야 오류를 막을 수 있다.” ― 아이들은 힘들어할 수도 있겠다. “어린아이가 검사를 받을 때에는 고개를 돌리거나 머리를 뒤로 빼지 않도록 보호자가 아이를 고정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 한번에 끝낼 수 있다.” ― 확진되면 다음 절차는…. “확진자 중 입원이 필요한 환자는 보건소 구급차를 통해 지정된 병상으로 이송한다. 경증환자는 생활치료센터로 간다. 구급차로 환자를 옮기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구급차 이용이 여의치 않으면 자차로 생활치료센터까지 가기도 한다.” ― 의료봉사 소감이 궁금한데…. “확진된 환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중국에서 유입된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 피해자들이다. 서로 격려하고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경북대병원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대구의료원은 대구지역 거점병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 병원들은 처음부터 역할 분담을 확실히 했다. 대구동산병원, 대구의료원은 경증환자 위주로 진료하고 경북대병원은 중증환자들을 집중 치료했다. 이런 시스템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확진자가 수천 명으로 급증하면서 병원들도 고민에 빠졌다. 정호영 경북대병원장, 조치흠 계명대 동산병원장으로부터 코로나19 대책을 들어봤다. ― 향후 코로나19 확산세를 어떻게 예상하나. “앞으로 2주 정도는 계속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기간 많은 확진자들이 치료돼 퇴원, 생활치료센터 퇴소, 자가 격리 해제도 줄을 이을 것이다. 최근 한 생활치료센터(중앙교육연수원)에서 24명이 한꺼번에 퇴소했다.”(정 원장) “현재 환자 증가세가 약간 떨어지고 있으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제 퇴원자들에 대한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다.”(조 원장) ― 국민들이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코로나19는 다수 사람들에게는 감기나 독감처럼 지나가는데 일각에서 과도한 공포나 불안이 있는 것 같다. 다만 평소 심각한 지병이 있거나 임산부, 고령자는 조심하는 게 맞다. 기침 예절, 손 씻기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당분간 사람들이 밀집된 장소를 피하고 상대방과 2m 이상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정 원장) “코로나19는 감염력은 강하지만 치사율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떨어진다. 또 50대 이하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조 원장) ― 병상 부족으로 입원 못한 환자들이 많은데…. “병원에 입원 중인 경증환자들을 생활치료센터로 옮겨 중증환자들을 위한 병상을 확보하고 있다. 입소를 기다리는 자가 격리 환자들을 위해 대구시의사회가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시의사회 소속 의사 한 명당 자가 격리자 10명가량을 맡아 이들의 증상을 모니터링하고 있다.”(정 원장) “현재 대구에서 자가 격리자 3명 중 2명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 생활치료센터와 병상 확충이 꾸준히 진행돼 향후 열흘 내 문제가 상당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조 원장) ― 경증인지 중증인지 예측할 수 있나. “질병의 예후에서는 기저질환 유무와 나이가 큰 영향을 끼친다. 이와 관련해 자원봉사 의사들 중 환자를 직접 진료할 때는 가급적 50대 이하가 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다.”(정 원장) “사실 중증도 분류가 가장 어렵다. 자가 격리 환자들 중 어떤 케이스가 중증으로 악화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환자 통계로 만들고 있다. 거의 완성 단계다. 연령도 있지만 피검사에서 혈소판 수치도 중요하다.”(조 원장) ― 앞으로 정책적 제언이 있다면…. “향후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조만간 다시 나타날 것이다. 확실히 정체를 규명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임상기록을 철저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대응 매뉴얼을 분야별로 세밀히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다.”(정 원장) “정책 집행과 계획을 한 기관이 맡아 진행했으면 좋겠다. 감염병은 전문가인 의료계 중심으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이 점이 증명됐다고 본다.”(조 원장) 대구=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현장. 이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 환자들이 머무는 대구2생활치료센터(경북 경주시 농협연수원)에 왔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환자들이 입소한 곳이다. 특히 이곳은 환자가 스마트폰을 활용해 스스로 본인의 증상과 상태를 기록하는 스마트 환자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 중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스템을 구축한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손장욱 교수를 6일 현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금 환자들이 어느 정도 들어와 있나? “지금 234명 정도 입소해 있다. 또 의사의 경우 저희 팀 빼고 공중보건의 3명, 간호사, 간호조무사들 합쳐 15명 등 전부 18명의 의료진이 있다.” ―의료진 수가 너무 적어 보인다. “대부분 65세 미만의 기저질환이 없는, 상대적으로 경증인 환자들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 집에서 자가 격리하던 환자라 의료진이 부족하진 않다.” ―환자의 체온과 맥박, 혈압을 재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환자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앱을 통해 환자 본인이 직접 측정한 체온 기록을 입력한다. 몸에 나타난 증상을 올리면 중앙에서 모니터링해서 전화로 면담한다. 증상이 이상하면 의료진이 바로 달려가서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일명 스마트 환자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렇다. ‘개인건강기록(PHR)플랫폼’을 이용한 스마트 환자모니터링 시스템은 의료진과 환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해 발생 가능한 다양한 상황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그래야 예방도 가능하다. 이 시스템을 다른 생활치료센터에도 확산시켜 적용하면 대구경북 지역의 확진자에 대한 일괄 모니터링이 가능해져 빈 틈 없는 방역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부족한 점은 많지만 계속 개선할 예정이다. 현재 입소되는 대부분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 중이다.” ―구체적인 사용방법이 궁금하다. “가령 앱을 작동시키면 기침을 하고 있는지, 숨이 차는지 클릭해서 올릴 수 있다. 또 다른 증상이 뭐가 있는지 문자로 올릴 수 있다. 모니터링 하는 입장에서는 큰 상황판에서 환자가 어떤 증상이나 열이 있으면 표시되고, 그걸 누르면 환자가 뭘 호소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의료진이 어떤 조치를 했는지도 넣을 수 있다. 환자와 의료진 모두 편리한 시스템이다.” ―생활치료센터의 환경은 어떤가. “환자들은 처음에 수용소 같은 곳에서 지내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하지만 콘도 같은 휴양시설이라 굉장히 좋은 편이다. 의료진도 환자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2, 3주 정도 휴가 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오히려 면역력이 더 좋아질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2016년 암 사망자들 가운데 폐암 환자가 가장 많았다. 폐암은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폐암과 결핵, 천식 치료에 앞장선 공로로 2016년 대통령 표창을 받은 장중현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로부터 폐암 예방과 치료법을 들어봤다. ―폐암은 왜 발생하나. “폐암의 핵심 원인은 흡연이다. 모든 폐암 발생의 70% 이상이 흡연과 관련돼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 위험이 10배가량 높다. 간접흡연도 폐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 환경이나 직업적 요인으로는 대기오염, 라돈, 중금속, 석면, 방사선 노출 등이 있다. 폐섬유증 등 폐 기저질환도 폐암 발병과 연관성이 있다.” ―흡연이 해로운 이유는… “폐암은 여러 암세포 유형으로 나뉘는데 이 중 상피세포암이 있다. 상피세포암 발병 원인의 90% 이상이 흡연이다. 세포 모양이 작은 이른바 소세포암도 흡연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의 경우 남편이 담배를 피우면 간접흡연을 하게 된다. 간접흡연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비흡연자도 폐암 발병률이 두 배 정도 높아진다.” ―전자담배는 피워도 되나. “담배를 끊지 못하는 건 니코틴 성분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 외에 수천 가지의 유기 화합물이 체내로 들어간다. 이 중 60여 가지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니코틴 성분의 액상형, 궐련형 전자담배는 유해물질을 조금 줄인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흡연으로 인한 유해성을 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자담배는 장기적으로 오래 노출될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불분명하다. 전자담배도 피우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폐암 단계별 증상은… “폐암은 국소부위, 전이, 호르몬 분비에 의한 증상으로 나뉜다. 국소 증상의 경우 기침을 하거나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올 수 있다. 가슴에 심한 흉통이 생기거나 쉰 목소리 같은 목소리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전이에 의한 폐암은 뼈 전이의 경우 통증이 발생한다. 뇌 전이에 의한 폐암은 두통, 어지럼증, 마비증상, 경련이 대표 증상. 호르몬 분비로 인한 폐암은 체중이 많이 빠지고 기운이 떨어지는 전신 쇠약감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반드시 생기는 것은 아니고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일단 호흡기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나면 전문의의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폐암 진단 방법은… “X레이 촬영, 컴퓨터단층촬영(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암이 충분히 의심되면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암 위치에 따라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통한 조직검사를 할 수도 있다. 초음파·투시방사선 유도하에 기관지내시경을 시행하는 조직검사나 피부를 통한 세침 생검법도 있다. 검사법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 ―폐암 수술은 언제 해야 하나. “전체 폐암 환자의 25%만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수술 가능 환자의 15∼20%는 중도에 건강이 악화돼 끝내 수술을 받지 못한다. 암이 급속히 진행돼 수술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 국소적 폐암일 때 주로 수술을 권한다. 통상 1, 2기 때로는 3기 초반까지 수술을 1차 치료로 권장한다. 3기의 경우 초반이어도 암이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에 항암 혹은 방사선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암세포를 줄인 뒤 수술을 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폐암 예방법은… “사람은 태어나 죽을 때까지 평생 숨을 쉬어야 한다. 그런데 공기 중에는 우리 몸에 나쁜 물질이 많다. 특히 대도시에 살면 자동차 매연 등이 심한데 이를 피하는 게 중요하다. 평상시 마스크를 하나씩 갖고 다니기를 권한다. 공기가 좋지 않은 곳에서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쓰면 암 유발 물질은 물론이고 각종 병균으로부터 폐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지방이 적은 채식 위주의 건강한 음식을 섭취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좋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의사가 병에 걸렸다고 말했다. 말로만 듣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었다. 준비할 새도 없이 바로 입원했다. 같은 병을 피하지 못한 남편도 다른 병원에 입원했다. 며칠간 남편 얼굴도 못 본 채 치료만 받았다. 갑자기 연락이 왔다. 남편이 죽었다고…. 하지만 장례식에 갈 수 없었다. 아직 내 몸속에 바이러스가 있어서다. 남편의 시신은 화장된다고 했다. 주위에선 법(감염병예방법)이 그래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부부는 마지막 인사도 못 하고 헤어졌다. 입원 중인 아내는 마침 의료봉사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이 기막힌 상황을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에게 둘러싸여 세상을 떠난다. 임종을 지킬 수 없는 가족들은 사망 통보를 받고서야 사랑하는 이가 떠나버린 사실을 알게 된다. 화장장에도 유족 중 두세 명만 방호복을 입고 들어갈 수 있다. 누구나 생의 마지막엔 가족과 함께이길 바라지만 낯선 곳에서 홀로 세상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애가 타는 건 유족뿐 아니라 입원 중인 환자의 보호자도 마찬가지다. 대구 지역의 병원에는 홀로 사투를 벌이는 코로나19 환자가 많다.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환자들은 가족의 얼굴 한 번 보는 게 소원이다. 하지만 감염 위험 탓에 출입이 불가능하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김종해 씨(74·여)도 코로나19 환자다. 감염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4일 입원 때는 걸어서 왔는데 다음 날부터 열이 나면서 폐렴 증상이 심해졌다. 아들 안성규 씨(49)는 5일 전복죽을 싸들고 어머니를 찾았지만 만나지 못했다. 허탈한 마음을 안고 집에 왔을 때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는 주치의의 전화를 받았다. 안 씨는 6일 병원에 찾아가 “엄마 얼굴 한 번만 보고 싶다. 방호복을 입고 들어가면 안 되겠냐”고 애원했지만 다시 발길을 돌려야 했다. 7일에는 어머니로부터 짧은 전화가 6차례나 걸려왔다. ‘섬망’(환각 등 의식장애) 증세가 심해진 김 씨가 “불이 났다. 빨리 구해달라. 연기가 난다”고 말하고 끊기를 반복했다. 안 씨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 하얀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니 소방관이라고 생각하신 듯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안 씨는 대구에 코로나19가 번지자 일주일에 한 번씩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대구동산병원 의료진에게 치킨 150마리를 보내왔다. 치킨을 세 번 보내는 동안 어머니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안 씨는 어머니가 입원한 뒤 날마다 쌀과 초를 챙겨 팔공산 갓바위에 오르고 있다. 어머니께 드리는 전상서도 썼다. 제발 건강하게 돌아와 달라고, 그동안의 불효를 용서해 달라고…. 김 씨의 사위와 손주들도 모두 편지를 썼다. 함께 찍은 가족사진도 모았다. 이를 건네받은 의료진은 8일 김 씨 손에 사진을 쥐여주고 큰 소리로 편지를 읽었다. 현장에 함께한 사공정규 동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르신이 눈을 감고 있었지만 의식이 있는지 편지를 읽는 의사의 손을 꽉 잡고 있더라”며 “섬망을 치료하려면 익숙한 환경, 가족과의 유대를 지속시키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가족 치료’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상 섬망이 생긴 중환자라면 가까운 보호자가 진정시켜 주는 게 효과적이다. 그런데 방호복을 입은 낯선 의료진만 보게 되니 환자는 심리적으로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일부 병원은 위중한 환자의 경우 가족 대표가 중환자실에 출입하도록 방침을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은 “방호복을 입은 가족 대표가 감염 예방교육을 받고 의료진 도움을 받아 환자를 만나면 된다. 그리고 2주간 자가 격리를 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대구=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6일 오후 1시경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 명단이 적힌 현황판에 빈칸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중증 환자의 번호는 38번. 그중 6명의 이름 옆에는 ‘DNR’가 적혀 있었다. ‘Do Not Resuscitate’의 약자다. 심폐소생술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70세가 넘는 고령자 중에서 ‘연명치료’를 거부한 환자들이다. 이날 현재 대구동산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 290여 명이 입원 중이다. 잠시 후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다. 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상은 남아 있지 않았다. 다급해진 의료진이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전북대병원에 빈 병상이 확인됐다. 온몸을 감싸는 레벨D 방호복 차림의 박경식 교수(계명대 의대)가 구급차에 올랐다. 전북대병원까지 거리는 약 180km.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출발 후 몇 분 지나지 않아 환자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산소포화도 수치가 80%대로 떨어졌다. 95%를 넘어야 정상이다. 이송 내내 위험 수위를 오르내렸다.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몸부림도 심해졌다. 박 교수는 산소 공급장치와 모니터 속 그래프에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했다. 2시간 넘게 달려 가까스로 전북대병원에 도착한 뒤 ‘전원(轉院·병원을 옮기는 것) 완료’를 알렸다. 박 교수의 얼굴이 온통 땀에 젖어 있었다. 중증 환자의 장거리 이송은 찰나의 방심도 허용치 않는다. 병원 섭외부터 이송, 도착 후 인계까지 사소한 실수가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하지만 의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에 의사들이 대부분 이송을 도맡고 있다. 박 교수는 “호흡 곤란 환자들은 고통 탓에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며 “이송 때 응급구조사나 간호사가 반드시 동행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기자가 대구에 도착한 건 5일 오후. 가장 먼저 대구동산병원을 찾았다.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이다. 곧바로 의료봉사에 나선 다른 의사들과 함께 환자들의 상태를 살폈다. 경증 환자의 표정에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중증 환자 보호자들은 계속되는 사망자 발생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한 환자는 “창문도 열 수 없다. 병원에 있는 게 감옥 같다”고 털어놨다. ▼ “어무이, 조금만 참고 기다립시데이” 환자들 마음까지 보듬어 ▼본보 의사기자가 본 대구 현장계명대 대구동산병원 5층에는 환자 60명이 입원 중이다. 일반 환자라면 많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5일 오후 김진환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이 회진에 나섰다. 모두 고글과 N95 마스크, 가운 등 7종으로 된 방호복을 입었다. 5분도 안 돼 의료진의 얼굴마다 땀이 맺혀 있었다. 회진 중 증상이 호전된 환자의 경우 다시 진단검사를 실시한다. 바이러스 양이 확진 기준 이하로 떨어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검체를 채취한다. 목 깊숙이 채취 도구를 넣을 때 환자가 재채기라도 하면 침방울이 튀어 자칫 의료진도 감염될 수 있다.○ “중증 환자 일반병실 옮길 때 뭉클” 보통 방호복을 입으면 2, 3시간씩 일한다. 의료진이 가장 긴장하는 순간은 방호복을 벗을 때다. 장비에 묻은 바이러스가 눈과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 장갑과 신발 끈까지 하나하나 소독한다. 이를 만진 손에도 소독제를 뿌린다. 고글과 마스크는 가장 마지막에 벗는다. 자칫 고글이나 마스크 끈을 놓치기라도 하면 감염될 수 있다. 의료봉사에 참여한 최왕용 펜타힐즈연합내과(경북 경산시) 원장은 “고글을 벗을 때는 차라리 눈을 감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다른 현장과 달리 의료진이 더욱 긴장하는 건 코로나19가 모두 처음 겪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을 뿐 아니라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환자도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흔하다. 5일 오후 병원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여성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소동을 벌인 것이다. 의료진이 한참을 매달린 끝에 환자는 안정을 되찾았다. 입원을 거부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아프지도 않은데 왜 입원을 해야 하느냐”며 퇴원을 요구하는 환자도 있다. 무증상 환자들은 “증상이 없는데 왜 양성이 나오느냐”며 검사를 불신한다. 의료진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의료진이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것은 상태가 호전되는 환자들을 볼 때다. 김 교수는 “얼마 전 중환자실에 입원한 중년 여성 환자가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가게 됐다며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의료진 모두 뭉클해졌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동산병원에는 기존 의사 16명을 비롯해 군의관 10명, 공중보건의사 17명, 외부 자원봉사 의사 10여 명 등 50여 명의 의사가 있다. 중증 환자 30여 명을 비롯해 300명가량의 환자를 돌보기에는 역부족이다. 대부분 퇴근도 못 하고 병원에서 잠을 자거나 근처 숙박업소에서 출퇴근 중이다. 감염 우려 탓에 병원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고 매끼 도시락을 먹는다. 간호사도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하루 120여 명이 근무 중이다. 보통 간호사 한 명당 20명이 넘는 환자를 돌보고 있다. 마스크와 방호복 외에도 혈압계와 체온계 등 기본적인 의료장비도 여전히 부족하다. 그래도 의료진을 격려하는 ‘간식 배송’은 끊이지 않고 있다.○ ‘힐링닥터’ 통한 심리치료도 효과적 “똑똑! 안녕하십니껴. 의사입니더. 커튼 좀 쳐 주이소. 회진 돕니데이.” 다인실 병실에 제각기 맥없이 누워 있던 환자들이 “회진 돕니데이” 소리에 일순 반색했다. 목소리만 듣고도 ‘반가운 사람’이 왔음을 알아차린 듯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교수가 병실로 들어서자 할머니 환자가 투정하듯 물었다. “코로나는 왜 치료약이 없어예?” 1일부터 이곳에서 의료봉사 중인 사공 교수는 마치 아들처럼 다정하게 대답했다. “어무이, 감기도 약 없어예. 감기 걸리면 가만히 있어도 2주 정도면 끝나는 거 아닙니꺼, 대신 치료받으면 증상 줄여주고 합병증 예방하는 거라예. 그렇게 우리 몸에 면역이 생겨야 낫는 거라예. 알았지예? 조금만 참고 잘 기다립시데이.” 환자들은 방호복 너머로 들려오는 사공 교수의 목소리에 다친 마음을 맡기고 있었다. 사공 교수와 회진을 돌다 보니 몸은 경증이어도 마음이 중증인 환자들이 보였다. 어떤 환자는 “감옥살이 같다”고 하소연하고, 어떤 환자는 “누군가한테 병을 옮겼다고 욕 먹을까 봐 무섭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감염병 환자들의 트라우마’가 그들의 눈빛에 어려 있었다.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도 의료진의 몫이었다. 불안한 환자들은 늘 똑같은 질문을 하고 또 했다. “언제 집에 갈 수 있느냐”고. 누구도 알 수 없는, 주사나 약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그리고 매번 반복되는 그 질문을 사공 교수는 차트에 빠짐없이 적었다. 간호사에게 확인을 시키고 환자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회신을 주었다. 이런 과정이 환자들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한 환자의 말로 알 수 있었다. “가족들을 못 보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너무 힘든데…. 그런데 이 회진만 마치면 금방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네요.” ▼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5일부터 대구서 의료봉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중된 대구경북 지역의 의료진은 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의료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한 명의 자원봉사자가 아쉬운 상황이다. 5일 대구에 간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는 고려대의료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의료팀과 함께 현지에서 문진과 검사, 환자 이송 등에 참여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에서 경증환자 치료도 도울 계획이다. 이 기자가 전화와 문자로 전한 현장 상황을 본보 코로나19 취재기자들이 기사로 정리했다. 이 기자는 현지에서 열흘가량 활동한 뒤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구=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박성민·사지원 기자}

3일 오전 경기 김포시 뉴고려병원 옆 공영주차장에 설치된 ‘드라이브스루(Drive through)’ 선별진료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전화로 접수를 신청한 뒤 자가용을 몰고 진료소에 들어갔다. 의사와는 차창을 사이에 두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모든 검사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기존 선별진료소는 소독 등 방역처리를 거치느라 1시간에 1명만 검사할 수 있다.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장(사진)이 고안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분당제생병원, 김포 뉴고려병원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선별진료소는 의심환자가 오면 사례정의에 해당하는지 파악한 뒤 체온을 재고 검체를 채취하는 곳이다. 그만큼 의료진의 감염 우려가 높을 수밖에 없다. 드라이브스루는 커피, 햄버그 등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차에 탄 채 주문한 음식을 받는 방식. 이를 바이러스 진단검사에 응용한 것은 처음이다. 드라이브스루 방식은 의심환자의 검사 대기시간을 줄이고 의료진과의 접촉을 최소화해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게다가 소독과 환기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의심환자는 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접수, 진료, 검사, 수납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그 대신 차를 주차, 이동시킬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김 과장은 “마침 예전에 생물테러 훈련 때 약품 전달을 이런 방식으로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기존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하려면 의료진이 우주복 같은 레벨D 수준의 방역복을 입어야 한다. 검체 채취가 끝나면 소독을 하고 방역복을 조심스럽게 벗는다. 검체 채취에만 1인당 1시간이 걸리는 이유다. 하루 종일 진행해도 의료진 한 명이 7명 정도만 채취가 가능하다. 지난달 22일 국내에서 처음 드라이브스루 검사법을 도입한 손진호 칠곡경북대병원장은 “병원 앞 주차장에서 드라이브스루를 만들어 검사해 보니 의료진 한 명이 40∼50명의 검체를 채취할 수 있었다”며 “환자도 차 안에서 대기하면 되니 추위에 떨면서 기다릴 필요가 없고 의료진도 방호복을 매번 갈아입는 불편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환자들이 방문하기 편한 도심이 좋지만 주차 장소가 협소하면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채택하기 힘들다”며 “도시 외곽에 이를 설치하면 감염병 차단에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오늘부터 자발적 격리 시작합니다. 집 밖에 못 나가 우울하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서울에 사는 주부 윤모 씨(32)는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주간 자발적 격리에 참여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씨는 격리 기간에 아이들과 함께 요리를 하는 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한 계획을 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2weeks #2주간 #2주간자발적격리 같은 해시태그를 붙여 자발적 격리 참여를 알리는 글과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나 책 읽기, 그림 그리기 같은 취미생활 아이디어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격리 중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과 독서 등을 권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나라의 위기 때 자발적 국민 참여가 해결책이다. 이번에도 국민이 총대 메고 나서야 할 때다.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코로나19가 잡혔으면 좋겠다”는 게시물도 눈길을 끌었다. 의학 전문 유튜브 채널인 ‘닥터프렌즈’와 대한지역병원협의회도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다. 닥터프렌즈를 운영하는 전문의 3명 중 한 명인 정신건강의학과 오진승 전문의는 “불확실한 인터넷 정보나 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전문가 의견과 정부 지침을 따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운 대한지역병원협의회 회장은 “자발적 격리 참여를 위해 보호자 면회 금지, 간병인 외출 자제 등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오늘부터 자발적 격리 시작합니다. 집 밖에 못나가 우울하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서울에 사는 주부 윤모 씨(32)는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주간 자발적 격리에 참여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씨는 격리 기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요리를 하는 등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한 계획을 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2weeks’, ‘#2주간’, ‘#2주간자발적격리’ 같은 해시태그를 붙여 자발적 격리 참여를 알리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나 책 읽기, 그림 그리기 같은 취미생활 아이디어도 올리고 있다. “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자는 취지다. ”언제나 그렇듯 나라의 위기가 왔을 때 자발적 국민 참여가 해결책이다. 이번에도 국민이 총대 메고 나서야 할 때가 왔다. 온 국민이 힘을 합쳐서 코로나19가 잡혔으면 좋겠다“는 SNS 게시물도 눈길을 끌었다. 의학전문 유튜브 채널인 ‘닥터프렌즈’와 대한지역병원협의회도 2주간 자발적 격리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다. 닥터프렌즈를 운영하는 전문의 3명 중 한 명인 정신건강의학과 오진승 전문의는 ”불확실한 인터넷 정보나 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차분히 전문가 의견과 정부 지침을 따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운 대한지역병원협의회 회장은 ”자발적 격리 참여를 위해 보호자 면회 금지, 간병인 외출 자제 등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앞으로 2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이 제시한 결정적 시간이다. 대구경북만 막아서는 이미 전국으로 스며든 코로나19를 완벽히 차단할 수 없다. 환자와 접촉자 격리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제 온 국민의 ‘자발적 격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자발적 격리란 시민들이 최대한 집에 머물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에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 접촉을 줄이자는 뜻이다. 1일 보건당국과 의료전문단체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대개 감염 후 3∼5일에 증상이 나타나고 이후 2, 3일이 지나면 폐렴이 생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2주 정도 시간을 가지면 현재 코로나19 환자들의 회복이 이뤄지는 동시에 잠복기에 있는 이른바 ‘그림자 감염원’의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 연기가 시작되는 2일을 기점으로 앞으로 2주간 최대한 많은 시민이 자발적 격리를 생활화해야 코로나19를 잡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급증세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1일 신규 확진자 수가 전일 대비 줄어든 것도 국민 행동의 적기로 꼽힌다. 전파 속도를 늦추면 과부하가 걸린 의료시스템이 정상화하면서 코로나19 감소의 선순환 구조로 접어들 수 있다. 지금처럼 환자가 급증하면 의료시스템 자체가 무너져 전국 확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의료계뿐만 아니라 교육계에서도 2일에서 9일로 연기된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을 일주일 더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는 의협과 대한병원협회,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재난의학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의 조언을 바탕으로 ‘결정적 2주’ 동안 지켜야 할 자발적 격리 수칙을 마련했다. 최대한 집에 머물면서 개인 위생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기본. 집에 머물 때는 상비약을 구비하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전화 상담이 가능한 병원 명단을 파악해둬야 한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한다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기업들은 시민들이 최대한 집에 머물 수 있도록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회의 등 어쩔 수없이 여러 명이 모여야 한다면 가급적 마주 앉기보다 ‘지그재그’가 낫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위은지·사지원 기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의료인이라는 마음으로 감염원을 차단해야 합니다.”(임영진 대한병원협회 회장) 의료전문단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잡기 위해 ‘2주간 자발적 격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 연기가 시작되는 2일부터 향후 2주간 온 국민이 자발적으로 ‘혼자만의 시·공간’을 늘려 코로나19 전파를 막자는 이야기다. 가장 확실한 실천은 모두가 2주간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것이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일터로 나가야 하는 이도 많다. 그래서 동아일보와 전문가들은 집 ‘안’과 ‘밖’의 두 가지 상황으로 나눠 2주간 함께할 행동 매뉴얼을 제안한다.○ 집에서는 그대로 머물고 감염병 예방의 첫걸음은 감염 가능성과의 접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의료 전문가들은 ‘집에 머물기’를 적극 권한다. 다만 집에 머문다고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특히 여럿이 같이 사는 경우에는 모두가 집에 있는 게 아니라면 신경 써야 할 점이 많다. 먼저 외출했다 귀가하면 집에 있던 사람들과 접촉하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감염 매개체가 되기 쉬운 욕실 수건을 따로 쓰는 것도 생활화해야 한다. 각자 식기에 음식을 덜어 먹는 것도 필요하다. 집에 있다가 어딘가 아프다면 상황별로 적절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견딜 수 있는 수준의 이틀 이내 몸살이나 발열 △1주일 이내의 기침이나 콧물 증상은 단순 감기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서둘러 병원을 찾기보다는 집에서 3, 4일 푹 쉬면서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반면 진료가 필요한 환자도 있다. 가령 △2일 이상 발열이 지속되거나 △호흡 곤란이 있거나 △의식 저하가 나타나거나 △경련이 생길 경우엔 서둘러 병원에 가야 한다. 코로나19 대책 중 하나로 한시적으로 전화를 통한 진료 상담 및 처방도 가능하다. 미리 전화 상담이 되는 병원을 알아두는 게 좋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평소 복용하는 약이 2주 치 이상 충분한지 확인해야 한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어린이용 해열제(아이용 시럽, 알약 등)를 비롯한 응급약이 갖춰져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집 안에만 있다 보면 활동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요가 동작을 통해 몸에 쌓인 피로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앉았다 일어나기 같은 가벼운 근육 운동도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같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심리 건강’도 잘 챙겨야 한다. 집에 머무는 동안 평소 여유가 없어 하지 못했던 일을 하거나, 가족과 보내는 기회로 활용하자는 긍정적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밖에서는 거리 두고 출근 등 불가피하게 집 밖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도 많다. 외출할 때 기본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만약 외출 중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일단 귀가해야 한다. 지인 간 만남이나 종교 행사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은 최대한 미뤄야 한다. 쇼핑몰, 영화관 등 다중 밀집 장소도 피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사람을 만나야 한다면 비말 감염 가능성을 좌우하는 ‘2m의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행여나 코로나19 감염자와 마주치더라도 2m 이상의 거리를 두면 감염 위험이 낮아진다. 사람들의 손이 많이 닿는 에스컬레이터나 문손잡이는 가급적 만지지 말아야 한다. 엘리베이터 버튼 등 불가피하게 만져야 하는 것이 있다면 옷소매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사무실, 학교, 강의실 등 밀폐된 공간은 자주 환기를 해줄수록 좋다. 음식을 먹을 때는 마스크를 쓸 수 없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여러 명이 식당에 간다면 서로 마주 보고 앉기보다는 거리를 두고 지그재그로 앉고, 반찬도 개인 접시에 덜어 먹는 것이 좋다. 이보다는 당분간 식사를 혼자 하는 편이 안전하다. 불가피한 외출을 줄이려면 기업들이 재택근무나 유연근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게 가장 실효성이 높다. 특히 동선이 긴 출장이나 연수는 가급적 취소하고, 회의나 미팅도 온라인을 활용하는 게 좋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사지원 기자}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전담으로 관리하는 ‘생활치료시설’이 전국에 마련된다. 경증환자가 병원에 몰리면서 입원 기회를 놓친 중증환자들이 병세가 악화돼 사망에 이르는 걸 막기 위해서다. 환자의 상태를 경증, 중등도, 중증, 최중증의 4단계로 분류해 중등도 이상의 환자만 의료기관에 입원시켜 치료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이 중증환자의 사망을 막는 ‘피해 최소화’ 전략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 병원 밖에서 경증환자 전담 치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회의에서 환자 상태별 격리시설을 의료기관과 생활치료시설로 ‘이원화’하기로 결정했다. 대구경북 지역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상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데 따른 비상조치다. 방역당국과 의료계는 확진자 중 경증인 80%가량은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대구 지역 확진자 2705명 중 1662명(61.4%)이 병상이 없어 자가 격리 중이다. 이 중에는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 병세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고위험군이 적지 않다. 치료 기회를 얻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7일 신장 이식 이력이 있는 75세 남성이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숨졌고, 다음 날에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자가 격리 중이던 70세 여성이 사망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1일에도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86세 여성이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이들이 입원 우선순위에 오르지 못하고, 병상 확보 계획이 늦어진 것에 대해 현장과 정부의 판단 착오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경증환자를 병원 밖에서 돌보기로 한 것은 한정된 의료 자원을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당장 2일부터는 대구 동구에 위치한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이 생활치료시설로 운영된다. 1인 1실 기준이며, 객실 총 226개 중 200개 안팎을 수용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의료 지원 및 관리를 맡은 경북대병원은 내과와 가정의학과 전문의, 간호사 등을 24시간 상주시킬 방침이다. 서울대병원은 4일부터 경북 문경시의 병원 인재원 객실 100개를 생활치료시설로 운영한다. 입소 전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검사를 통해 병원 밖에서도 관리할 수 있는 환자인지 판단할 방침이다. 이미 폐렴 증세 등이 나타난 환자들은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입원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산소포화도, 혈압 등을 전송받은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화상진료를 기반으로 환자 상태를 살피기로 했다.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전담 치료시설을 운영하면 중증환자 치료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대구 지역은 병상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대구 인근 지역에서도 수용시설을 찾고 있다”며 “1000실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시설 운영 및 응급이송 매뉴얼 필요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경증환자 격리시설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되면 감염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확진환자를 자가 격리할 경우 가족 간 감염 우려가 크고, 1인 가구나 노인 가구 등은 가족 간 돌봄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응급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도 불가능하다. 병원 밖 격리시설이 경증환자 대비책의 전부는 아니다. 격리시설은 임시방편일 뿐 시나리오별 구체적인 행동요령도 필요하다. 의료진 배치 기준은 어떻게 할지, 응급환자 발생 시 이송 의료기관은 어디로 할지를 명확히 해야 현장의 혼란을 막고, 긴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개 환자가 40∼45명인 병동에 간호사 5명이 항상 대기해야 한다. 2, 3교대 근무라면 그에 따른 의료진 수급 계획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확진자가 아닌 우한 교민들이 머물렀던 격리시설과 달리 새로 마련되는 시설은 확진환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만큼 의료진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방호복 등 의료진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반영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가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 약 20만 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조사를 실시한 결과 28일 오후 4시 현재 확진자(2337명)의 1.7배인 3923명이 유증상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대구 신천지 교인 중에서는 코로나19 증상은 없지만 양성 판정을 받은 ‘무증상 감염자’가 대거 드러났다. 현재 대구 지역에서는 기침, 발열 증상이 있는 유증상자 교인 중에서 확진 환자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가 전수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무증상 교인마저 높은 비율로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조사를 진행할수록 전체 확진 환자는 예상보다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 수도권에만 유증상자 1106명 본보가 17개 시도의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 결과를 취합한 결과 수도권에서만 1차 조사에서 1106명의 유증상자가 나왔다. 확진자 8명이 나온 경기 과천 신천지 총회본부가 위치한 경기도의 유증상자가 740명으로 수도권에서 가장 많았다. 총회본부 예배에는 서울을 비롯해 경기 안양 등 수도권 교인 9000여 명이 모인다. 서울과 인천에서도 각각 217명, 149명의 유증상자가 나왔다. 수도권은 아직 확진자가 150명을 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 서울에서는 조사 대상 2만8317명 중 2만6765명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이 중 최근 14일 안에 대구경북 지역을 다녀왔거나 과천 신천지 총회본부 예배에 참석한 서울 거주자는 2164명에 달했다. 유증상자가 아니더라도 추후 증상이 나타날 교인이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확진자가 4명에 불과한 인천은 149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지자체들은 우선 유증상자의 역학 조사와 자가 격리 조치를 진행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들이 조치에 응하지 않을 때다. 약 2500만 명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서 1000명이 넘는 잠재 위험군이 일상생활을 이어간다면 지역사회 확산은 불가피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기저기서 감염원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집단 발생의 불씨가 타오르는 것 같다. 3월은 끔찍한 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시도 10곳에서 유증상자 100명 넘어 17개 시도 가운데 10곳이 100명 이상의 유증상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구, 경기에 이어 광주는 유증상자가 351명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확진자는 9명뿐인데 유증상자의 검사 결과가 나오면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는 것이다. 확진자가 7명인 강원은 유증상자가 89명에 달했다. 대전, 울산 등 확진자가 10여 명인 지역에서도 150명이 넘는 유증상자가 나왔다. 부산, 대전, 울산 등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의 유증상자가 많은 점도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만약 전국에 퍼져 있는 신천지 교인의 유증상자가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코로나19 감염은 전국적인 양상으로 번질 수도 있다. 아직 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교인과 교육생 등은 약 10만 명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신천지에서 넘겨받은 교육생 6만5127명의 명단도 더 조사해야 한다. 지자체들은 1차 전화 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2만6014명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강원도에선 조사를 받아야 할 교인이 6335명이나 남아 있다. 이 가운데 유증상자와 확진자가 나올 경우 전체 확진자는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증상’ 대구 신천지 교인 10명 중 7명 확진 보건당국에 따르면 증상이 없던 대구 신천지 교인의 70%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증상 교인의 상당수가 이미 감염돼 ‘무증상 감염’ 상태라는 것이다. 앞으로 대구 지역의 확진 환자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무증상 감염’이란 기침, 발열, 폐렴 등 코로나19의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검체(침·가래)를 채취한 결과 양성으로 나온 경우를 뜻한다. 무증상 감염 상태라도 감염력이 높아 외부에 이를 뿜어낼 수 있어 타인을 감염시킬 수 있다. 28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까지 대구 신천지 교인 중 유증상자 약 1300명, 무증상자 600명 등 1900여 명의 검사가 완료됐다. 검사 결과 유증상자의 87.5%가 양성으로 나왔다. 특히 무증상자에서도 확진 판정률이 무려 70%에 달했다. 검사 완료한 교인들의 82%가 감염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구시는 대구 신천지 교인들에 대해 증상 유무를 따지지 않고 전원을 검사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전국적으로 무증상 감염자가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 무증상 감염이 치명적인 이유는 증상이 없어 감염자인지 겉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가 격리되지 않아 거리를 활보하는 ‘그림자 감염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확진 환자의 동선을 역추적해 감염원을 찾는 역학조사가 불가능하다. 겉잡을 수 없이 감염이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전주영 / 대구=장영훈 기자}

대구경북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자 대형병원들이 병상 확보에 나서고 있다. 병상이 부족해 대구경북 환자의 절반가량이 입원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 주요 병원들은 음압격리병상을 확진자 치료에 쓸 수 있도록 개방하거나, 의료진을 파견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27일 오전 5시경 경북 김천의료원에 입원 중이던 70대 여성 환자를 넘겨받아 음압병상에서 치료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의 당연한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하고 방역당국의 이송 요청을 수용했다. 환자를 추가로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은 6개의 음압병상을 갖추고 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병원 내 감염’ 악몽을 겪은 삼성서울병원도 코로나19 확진환자를 받기로 했다. 이날 권오정 삼성서울병원장은 의료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빠르게 늘어나는 확진자를 국가지정병원만으로는 수용할 수 없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이어 “정부가 삼성서울병원에도 환자 수용을 요청해 깊은 고민 끝에 받아들였다”며 “만반의 준비로 원내 감염이나 의료진 감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엔 음압병상이 17개 있다. 서울대병원은 구내 직원식당에 음압병상 12개를 들여놓기 위해 개조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병원은 현재 국가지정격리병상 7개에서 확진환자들을 치료 중이다. 서울성모병원도 일주일의 준비 기간을 거쳐 음압병상 18개를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하기로 했다. 의료진이 부족해 애를 먹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에 의료진 파견을 준비하는 병원들도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간호사 10명을 다음 달 파견하기로 했다. 이들은 모두 대구 출신이다. 강원대병원도 진료지원단을 구성해 대구에 파견할 예정이다. 파견 예상 인원은 심장내과, 응급의학과, 비뇨기과에서 전문의와 전공의 6명, 간호사 4명, 행정직 3명 등이다. 전날 권영진 대구시장의 코로나19 환자 이송 요청에 소극적이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중증환자에 한해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해입니다. 중증환자용 음압병실은 얼마든지 수용하겠습니다. 다만 요청하신 경증환자 대규모 집단 수용은 곤란하니 대안을 마련하자는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앞서 이 지사는 전날 “경기도에 대구 확진자 수용 요청, 정말 어렵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이 지사는 27일 SNS에 “경기도에는 이미 대구경북 지역 중증 코로나 환자가 음압병실에 여러 명 와 있고 앞으로도 음압병실 여력이 되는 한 중증환자는 계속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구시장이 요청한 것은 경기도의료원이나 성남의료원을 통째로 비워 수백 명의 경증환자를 수용해 달라는 것이었다”며 “다수의 경증 감염환자를 원격지로 집단 이동하는 것은 의료적인 측면에서 부적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대구의 경증 일반 환자들을 경기도로 전원시키고 그 병원에 코로나 환자들을 수용하자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위은지 wizi@donga.com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 수원=이경진 기자}
25일 오전 경북 경산시에 비상이 걸렸다.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61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 환자는 이틀마다 혈액 투석을 받아야 했지만 의심 증세가 있어 4일째 병원에 가지 못했다. 급히 병상을 수소문했지만 대구경북 지역에는 확진 환자를 받아줄 병원이 없었다. 그는 18시간을 버틴 끝에 다음 날 오전 4시에야 서울의 한 대형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산시 관계자는 “만성질환에 폐렴까지 악화돼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26일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284명이 늘었다. 총 1261명이다. 그러나 전국의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198개)은 사실상 포화 상태다. 민간 비지정 음압격리병상(879개)을 감안해도 환자가 더 많다. 정부는 병상을 추가로 1만 개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경증환자를 자가 격리 등의 형태로 병원 밖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병실 이원화’ 정책 필요 최근 일주일 동안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분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중증환자는 국가지정 음압병상이나 상급종합병원이, 경증환자는 공공의료원 등에서 치료한다는 것.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같은 ‘이원화’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중증환자들은 병실을 찾아 헤매는 반면, 국가지정 음압병상은 확진 전 의심환자들이 차지하는 등 자원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8시 기준 국가기준 음압병상 가동률은 77.6%. 하지만 국립중앙의료원 전원지원상황실이 병원들에 환자 이송이 가능한지 문의하면 다수 병상이 ‘사용 불가’로 나온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환자뿐 아니라 다른 질환 환자들도 병상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26일 브리핑에서 “중증도 판단, 입원 배정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면서 확진 환자가 대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추가인력 확충 등 병상 가동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명확한 병실 배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령자나 중증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가지정 음압격리 병상이 있는 의료기관이나 상급종합병원에 감염병과 호흡기 전문가 등이 집중돼 있어 중증환자들을 지체 없이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자가 격리’ 기준도 보완해야 모든 코로나19 환자를 병원에서 돌보는 것도 무리다. 지나치게 많은 의료진과 시설이 코로나19 환자에 몰릴 경우 다른 질환 환자를 돌볼 여력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회복기의 환자들은 자가 격리시켜 경과를 살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독감)처럼 상시 유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조기 퇴원할 경우 접촉자처럼 14일 동안 자가 격리를 시키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환자를 입원시키기에는 자원에 한계가 있다”며 “경증 환자는 집에서 머물며 약물을 복용하게 하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됐다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일선 병원에선 접촉자가 다녀간 의료기관을 폐쇄하고 의료진을 자가 격리하는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병원 내 감염이 심각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악몽 때문에 의료진 격리 기준에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와 응급 혹은 중증환자를 놓쳐서 발생하는 피해를 따져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할 때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영석 고려대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병원 내 감염이 절대 다수였던 메르스보다는 약 76만 명을 전염시킨 신종플루와 비슷하다”며 “전국으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을 대비해 병상과 의료진 운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위은지 기자}

보건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의료진의 전화상담과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대학병원 중 처음으로 25일 오후부터 외래환자들을 대상으로 전화상담과 처방을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은 이날 오후에만 35명을 상담하고 23건의 전화처방을 진행했다. 전화상담 대상자는 대구경북 지역에 주소지를 둔 환자들이다. 진료 예정일 하루 전 담당의가 대상을 정하고 상담 시간을 통보한다. 주로 오전 진료가 끝나는 낮 12시 이후나 오후 진료가 끝나는 오후 5시 이후 상담을 진행한다. 신규 외래환자도 본인이 원하면 전화상담을 할 수 있다. 진료 후 환자가 가기 편한 약국에 팩스로 처방전을 보내준다. 지방에 사는 만성질환자들은 굳이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편리하게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앞서 21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의사 판단에 따라 안전성이 확보된 경우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전화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서울대병원은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줄어들 때까지 한시적으로 전화상담을 지속할 계획이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화상담을 시행하고 있다”며 “환자들 입장에서도 편리한 부분이 있다 보니 대부분 전화상담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대구 경북대병원도 전화상담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은 “환자들의 병원 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병원 방문을 불안해하는 환자들 위주로 전화상담을 실시하고 있다”며 “고령 환자들 중심으로 대리 처방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의 이언 신경외과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처럼 완치보다는 관리 위주의 환자들을 중심으로 전화상담을 하고 있다.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진단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코로나19 진단검사 분량을 하루 1만5000건 이상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유럽의 의료 전문가들도 국내 진단검사의 속도와 양에 놀랄 정도. 코로나19 검체를 어떻게 채취하고 이후 검사 과정은 어떤지 자세히 알아봤다.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충남대 의대 교수)과 이혁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감염관리이사(연세대 의대 교수)가 도움말을 줬다.―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어떤 일을 하는가. “검체를 검사하고 해석하는 의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학회다. 혈액검사를 받으면 콜레스테롤, 간 기능 등의 수치들이 나오는데 이를 전문적으로 해석한다. 코로나19의 경우 의심환자의 가래나 비인두 검체로 검사를 하는데 이 과정을 본 학회가 주관한다.” ―의심환자 검사량이 1만 건이 넘는데 제대로 할 수 있나. “유전자 검사 인증기관 77곳이 하루 1만∼1만5000건을 진행하고 있다.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검사 의료기관 수도 늘리고 있다. 앞으로 검사를 못 받아 지체되는 사례는 별로 없을 것이다.” ―검사는 어떻게 진행되나. “지금 코로나19에 대해 시행되는 검사법은 실시간(RT·Real-time) PCR 검사법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를 원래의 개수보다 수백만 배로 증폭해 양을 확인하는 검사다. 다른 검사법에 비해 정확도가 매우 높다.” ―검체 채취는 어떻게 하나. “크게 상기도 비인두 부위와 하기도에 각각 묻어 있는 가래를 이용한다. 감염 초기에는 주로 비인두 부위를 채취한다. 면봉을 콧속에 넣어 목 뒤 부분인 비인두 세포를 채취한다. 면봉이 주는 자극으로 인해 환자들이 목을 뒤로 빼는 경우가 많다. 그 순간을 참아 줘야 정확한 검사를 할 수 있다. 폐렴으로 진행된 환자는 가래를 확보해 검사한다. 코로나19는 전파력이 강하고 위험성도 높아 의료진은 우주복 비슷한 방역복을 입는다. 이 옷을 입고 벗고 소독하기까지 거의 1시간이 걸린다.” ―간혹 음성에서 양성으로 결과가 바뀌는 이유는…. “병원체가 몸에 들어온다고 해서 바로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는 몸에 들어와 자기가 살기 적절한 부위에 가서 증식한다. 늘어난 바이러스 양이 많아지면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시점에 검사해야 양성 판정이 나온다. 바이러스 양이 적거나 바이러스가 없는 부위에서 검체를 채취하면 음성이 나올 수 있다. 반대로 양성에서 음성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이는 환자가 약물 또는 면역력에 의해 치료된 상태다. 일종의 자가 치유인 셈이다. 만약 음성이 나온 의심환자가 증상이 계속 악화되면 재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치료를 마쳤는데도 다시 양성이 나오는 이유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워낙 많은 검사를 하다 보니 부적절한 검체 채취로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재감염도 상정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유전자 변이가 심해 재감염이 생길 수 있다. 환자의 면역력 약화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가 박멸됐다고 하여 퇴원했는데 이후 면역력이 떨어져 바이러스가 다시 번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료 이후에도 1, 2주 정도는 조심하는 게 좋다.” ―진단검사를 6시간보다 더 단축할 순 없나. “사실 6시간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잡은 시간이다. 빠르면 3시간도 가능하다. 다른 진단키트들은 임상평가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학회와 질병관리본부가 임상 성능을 평가한 뒤 실제 의료기관에서 평가를 거쳐야 한다. 현재까지는 RT-PCR가 가장 정확도가 높은 검사법으로 평가된다. 30분이나 1시간 내에 결과가 나오는 검사법은 유전자 증폭 방식이 아닌 신속검사법이어서 정확도가 떨어진다. 현장에서 밤낮 일하는 의료진을 믿어줄 필요가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