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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패배였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양궁 혼성 은메달리스트 김옥금(61·광주시청)과 구동섭(40·충청북도장애인체육회)이 2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옥금과 구동섭은 28일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도쿄 패럴림픽 W1 혼성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RPC) 엘레나 크루토바(41)-알렉세이 레오노프(34)에게 127-132로 졌다. W1 혼성전은 척수·경추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50m 거리에 있는 과녁을 두고 리커브(일반 양궁 활)와 컴파운드(도르래가 달린 활)를 선택해 쏘는 종목이다. 여자, 남자 선수 1명씩 한 조를 이뤄 한 세트에 4발씩(여자 2발, 남자 2발) 쏜다. 4세트 동안 총 16발을 쏴서 누적 점수로 승부를 낸다. 김옥금-구동섭은 1세트를 33-30으로 3점 차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2세트에선 34-35로 밀렸다. 구동섭이 2발 모두 10점을 쏘면서 1·2세트 합계 67-65로 리드를 유지했다. 하지만 3세트에서 29-37로 부진하며 97-102, 6점 차 역전을 허용했다. 4세트에서 30-30으로 동점을 이루며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김옥금-구동섭은 이날 첫 경기인 8강전에서 터키의 파트마 다나바스(38)-니하트 투르크메노글루(33)를 133-114로 여유 있게 누르고 준결승에 올랐다. 김옥금-구동섭은 터키 팀을 상대로 매 세트 앞서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8강전 흐름이 준결승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체코의 사르카 무실로바(30)-데이비드 드라호닌스키(39)를 맞아 1, 2세트를 각각 30-37, 27-34로 뒤진 채 마쳤다. 두 세트 합계 57-71, 16점 차로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가 결정 났다. 결국 126-141로 패하면서 3, 4위전으로 밀렸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한국 장애인 유도를 대표하는 이정민(30·평택시청·B2)이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정민은 28일 오후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대회 남자 유도 81kg급 동메달 결경전에서 드미트로 솔로베이(38·우크라이나·B2)에게 한판승을 거뒀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은메달을 따낸 이정민은 이 메달로 패럴림픽 2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 기록을 남기게 됐다. 다른 선수는 16강부터 이번 대회를 시작했지만 이정민은 8강부터 경기에 나섰다. 대회 규정에 따라 세계랭킹 1위인 이정민은 16강전을 부전승으로 건너뛰게 된 것. 이정민은 이날 오전 열린 8강전에서 프티 나단(24·프랑스·B3)에게 한판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지만 후세인 라힘리(26·아제르바이잔·B2)에게 시작 12초 만에 절반을 허용한 뒤 또 절반을 또 빼앗기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망막층간분리증을 가지고 태어난 이정민은 2014년까지는 비장애인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시각적 사각지대인 왼쪽 측면을 공략해 오는 상대 선수들에게 빈번히 무너지는 것에 한계를 느껴 2015년 장애인 유도로 전향했다. 이정민은 이후 2015년 헝가리 월드컵, 세계시각장애인경기,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장애인 유도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정민은 경기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외출, 외박 없이 합숙 훈련을 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동메달을 딸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어 “훈련 과정에서 의욕이 앞섰던 부분이 있었는지 허리 디스크가 터졌다. 진통제를 복용하고 참으려고도 했다”며 “상대에 대한 준비도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며 미흡했던 부분을 인정했다. 계속해 “시원섭섭하다. 원했던 금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해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동메달이라도 목에 걸 수 있어 기쁘다”고 도쿄 패럴림픽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패럴림픽이 끝났으니 일단 푹 쉬고 싶다. 선수로서의 목표, 계획 등을 추후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요즘 부상이 너무 많아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심적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솔직히 패럴림픽은 나와 인연이 없나’라는 생각도 했었다. 파리 대회 도전은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패럴림픽 유도는 시각장애인이 참가하는 경기로 총 7체급에 걸쳐 메달 주인공을 가린다. 시각 능력에 따라 B1(전맹)부터 B3(저시력)까지 선수 등급을 나누지만 패럴림픽 때는 시각 능력에 대한 구분 없이 체급만으로 세부 종목을 구분한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비장애인 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을 오가며 경기를 치르는 한 팔 탁구선수 나탈리아 파르티카(32·폴란드)가 패럴림픽 개인전 5연패에 실패했다. 파르티카는 28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여자 탁구 단식 TT10 준결승에서 양치안(25·호주)에 3-2(7-11, 11-4, 11-9, 6-11, 9-11)로 패했다. 양치안은 중국에서 호주로 귀화한 선수다. 국내 탁구 팬에게도 파르티카는 꽤 익숙한 선수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올림픽에 출전해 비장애인 선수들과 겨뤄 온 그는 도쿄 올림픽 여자 탁구 단체전에서 한국의 신유빈(17·대한항공), 최효주(23·삼성생명)를 상대했다. 비장애인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파르티카는 패럴림픽에서는 탁구 단식 ‘최강자’다. 11살이던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처음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파르티카는 2004년 아테네 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하며 ‘패럴림픽 탁구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다. 이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단식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었다. 도쿄 패럴림픽에서 5연패에 도전했으나 이날 양치안과 팽팽한 맞대결 끝에 마지막 세트를 내주면서 행진을 멈춰야 했다. 파르티카와 양치안은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패럴림픽 단식 결승에서도 맞붙은 사이다. 당시에는 파르티카가 모두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이번에는 양치안이 설욕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탁구는 3, 4위전을 치르지 않고 공동 3위로 시상하기 때문에 파르티카는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파르티카는 경기 후 “우리 둘 다 꽤 잘 했다. 내가 5세트에서 앞서고 있었는데, 더 잘했어야 했다. 부담을 약간 느끼면서 마지막에 지게 된 것 같다. 마지막에는 상대가 더 잘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5연패가 좌절된 그는 “타이틀을 지킬 수 없게 된 건 실망스럽다. 슬프고 화가 났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최선을 다 했고,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 오늘은 내가 부족했다. 미래를 위한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패럴림픽 공식 정보 사이트 ‘마이인포’ 인터뷰를 통해 파르티카는 “스트레스를 덜고 대회를 즐기고 싶다”고 했다. 이날 바라던 대로 경기를 즐겼는지 묻자 그는 “노력했다. 5세트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다”며 웃고는 “오랜만에 큰 부담 없이 경기를 했다. 스트레스가 있기는 했지만 과거만큼은 아니다. 훨씬 편하게 경기를 했고 패하긴 했지만 오늘의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고 답했다. 파르티카는 이제 TT6-10 단체전에 나선다. 리우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도전이다. “복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유쾌한 반응을 보인 그는 “대표팀 동료도 4강에서 탈락했다. 우승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단체전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식 패배의 설욕은 2024 파리 대회를 내다본다. 그는 “앞으로 탁구를 몇 년은 더 할 거다. 파리 대회가 3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마 파리에서 (개인전) 복수를 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만리장성 중국을 넘는 것, 내 인생의 숙원이다!” ‘맏언니’ 서수연(35·광주시청)이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TT1-2에서 2개 대회 연속 은메달을 확보했다. 최강 중국 에이스를 넘어 금메달을 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서수연은 28일 오후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4강전에서 변칙 고공 서브를 구사하는 올리베이라 실바(30·브라질)에 3-1(7-11, 11-8, 11-5, 11-9)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서수연은 특히 1세트 때 자신을 괴롭인 상대 서브에 대해 “정말 까다롭다. 받기 어렵다. 저 서브로 한 세트에 10점을 올리기도 한다”면서 “뭔가 통한다 싶으면 밀어부치는 스타일이다. 변칙성인 데다 파워도 워낙 세다”고 말했다. 이어 “길게 떨어지는 서브인데 내가 팔을 올리는 게 어렵다는 걸 알고 약점을 파고 들어 공략하는 거다. 어쩔 수 없다. 잘 대비하고 받아내야 한다”면서 “우리 남자 선수들도 농반진반 저 서브를 따라하기도 했다. 가볍게 넘기면 3구를 기다렸다 때리기 때문에 좋아하는 코스로 주면 절대 안된다”고 설명했다. 서수연은 이날 오후 7시 15분 한국 대표팀의 이 대회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상대는 리우 대회 결승에서 은메달의 아픔을 안긴 ‘최강’ 중국 에이스 리우징(33). 5년을 기다린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서수연은 “이제 이전 경기는 다 잊고 리우징 선수만 생각하고 대비하겠다. 휴식 취하면서 잘 준비하겠다”면서 “리우징과는 2019년 대만, (중국) 항저우에서 맞붙은 적 있다. 당시 컨디션, 부상 등으로 이기진 못했지만 내용 면에선 괜찮았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계속해 “리우징은 약점이 없는 선수다. 서비스, 코스, 기본기도 다 정말 좋다. 이 정도면 점수가 나겠다고 생각해도 다 받아낸다. 상대 밋밋한 공은 결코 놓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리우 때도 해볼 만하다 생각했고 지금도 아예 밀린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만리장성을 꼭 넘고 싶다. 인생의 숙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미규(33·울산장애인체육회), 윤지유(21·성남시청)가 4강전에서 잇달아 패하며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상황. 서수연은 맏언니로서 결승행 부담감을 보란 듯이 이겨냈다. 서수연은 “어제 선수촌에서 동생들과 다 함께 (결승에) 올라가자고 이야기했다. 대기하면서 동생들 경기 보는데 힘들게 하는 걸 보니 울컥울컥했다”며 “남자 선수들도 경기 중이었는데 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제 목표는 금메달이다. 개인전에선 5년 전 리우 대회 은메달의 아쉬움을 털고 싶다. 단체전에선금메달의 새 역사를 꿈꾼다. 2016 리우 대회 단체전 성적은 동메달이었다. 서수연은 “동생들에게 각 체급에서 우리 세 명이 다 강한데 동메달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다른 나라보다 우리가 절대 쳐진다 생각지 않는다.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며 “동생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믿고 단체전까지 잘 마무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대한민국 보치아 대표팀이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9회 연속 금메달을 향해 출발했다. 2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개인전 예선에서 정성준(43·경기도·BC1), 정호원(23·강원장애인체육회), 김한수(29·경기도·이상 BC3)가 나란히 승리했다.첫 주자로 나선 정성준은 쿠리노바 카테리나(35·체코)를 8-2로 누르며 승전고를 전했다. 대표팀 임광택 감독은 “첫 경기라 긴장할 것 같아 차분히 하자고 했다. 뇌병변이라 몸이 더 경직될 수 있는데 잘해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보치아 간판 정호원은 체탁와(36·홍콩)를 8-1로 제압했다. 세계랭킹 3위 정호원은 2016 패럴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로 이번 도쿄에서도 정상을 노린다. 정호원은 “패럴림픽 2연패에 대한 부담은 있다. 2년 만의 대회 출전이라 긴장도 된다”면서도 “어느 때보다 간절하고 절실하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에서 태극기를 정상에 올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어머니 윤추자 씨(61)와 호흡을 맞춘 세계랭킹 38위 김한수는 파란을 일으켰다. 세계랭킹 2위 호윈케이(28·홍콩)를 4-2로 꺾었다. 김한수는 “2012 런던과 2016 리우 개인전에서 모두 4위를 했다. 이번 도쿄 대회에선 개인전 메달을 꼭 따고 싶다. 페어에서도 메달이 목표”라고 눈빛을 반짝였다. 일주일 전 김한수는 묘한 꿈을 꾸었다. 호윈케이를 상대로 꿈속에서 일전을 펼쳤고 아쉽게 패했다. 윤추자 씨는 당시 시무룩해 하는 아들에게 “꿈은 반대”라고 말해줬다. 어머니 예견대로 꿈과 현실은 반대로 나타났다. 임광택 감독도 김한수의 승리에 기뻐하며 “3년 만에 대회에 나와 경기 감각이 걱정 됐다. 게다가 첫 상대는 최근 기량이 급상승 중인 세계랭킹 2위였다. 그래서 오히려 편안하게 가자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이날 개인전 예선 대표팀 마지막 출전 선수인 이용진(20·충남)은 산토스 마시엘(36·브라질)에게 0-11로 패했다. 보치아는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과 운동성 장애인이 참가하는 경기로 패럴림픽에서만 볼 수 있다. 보치아는 근접전으로 표적구(흰색)에 자기 공(빨간색 또는 파란색 6개)을 가까이 붙이며 경기한다. 표적구에서 상대공보다 더 가까운 공 1개당 1점을 얻는다. 출전선수는 손이나 발, 또는 막대와 같은 도구를 이용해 공을 던지거나 굴리는 방식으로 승부를 겨룬다.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공을 보내려면 집중력과 정확도가 필요하다. 또한 상대 공을 막거나 피하는 과정에서 머리싸움도 치열하게 벌어진다. 개인전과 2인조 경기는 4엔드, 단체전은 6엔드로 진행한다. 공 무게는 275g, 둘레는 270mm가 기준이다. 보치아 공 무게는 야구공 약 두 배이고, 둘레는 핸드볼 공과 야구공 중간 정도다. 보치아의 역사는 돌로 된 표적에 큰 돌을 던지는 경기를 했던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5200년경 이집트 고분에서 보치아 장비와 비슷한 유물과 벽화가 발견되기도 했다. 보치아는 중세 사람들이 시장과 거리에서도 즐기던 스포츠이기도 하다. ‘보치아’라는 말은 ‘공을 굴리다’라는 뜻인 이탈리아어에서 왔다. 경기 중에 상대 공을 밀어내는 모습은 우리의 구슬치기와도 비슷하다. 보치아는 1984년 뉴욕스토크맨더빌 패럴림픽 때부터 정식 종목이 됐다. 한국은 보치아 강국이다.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16년 리우 대회까지 이 종목에서 8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올림픽에서 여자 양궁 대표팀이 단체전 9연패를 이뤘듯 보치아 대표팀도 패럴림픽 9회 연속 금메달을 목표로 도쿄에 입성했다. 보치아 스포츠 등급은 BC1~BC4로 나눈다. 뇌병변 장애(뇌성마비, 뇌졸중, 외상성뇌손상 등)는 BC1~BC3에 속한다. 운동성 장애는 BC4로 분류한다. 장애 정도가 가장 심한 BC3 등급은 경기 파트너가 함께 참여한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탁구 대표 이미규(33·울산장애인체육회)가 대한민국에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첫 메달을 안겼다. 값진 동메달이다. 이미규는 28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탁구 단식 TT3 준결승에서 알레나 카노바(41·슬로바키아)에 1-3(7-11, 10-12, 11-2, 9-11)로 패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도쿄 패럴림픽 탁구는 3, 4위전을 치르지 않고 공동 3위로 시상하기 때문에 준결승에만 오르면 메달을 확보한다. 국제탁구연맹(ITTF)과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8강전을 치열하게 치르고 결승전 몰입도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이번 대회에 한해서만 한시적으로 공동 3위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날 4강 진출을 확정해 메달을 확보했던 이미규는 이날 4강에서 패하며 동메달을 확정했다. 패럴림픽 개회 닷새 째 나온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이다. 이미규는 “많이 아쉽다. 빨리 적응을 못해 아쉽다. 목표가 동메달이었는데 이룰 수 있어서 기분이 좋지만, 더 잘했어야 하는데…”라며 “황은빛 코치님이 잘 가르쳐주셨는데,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잘 싸웠다’는 말에도 그는 “목표를 이뤘는데 올라가니까 또 욕심이 생기더라. 더 잘하고 싶었는데 잘 안돼 아쉽다”면서 “그래도 후회는 없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뒤이어 한국 대표팀 ‘막내’ 윤지유(21·성남시청)도 같은 등급에서 동메달을 땄다. 윤지유는 4강에서 2016년 리우 패럴림픽 2관왕인 쉐쥐안(32·중국)을 만나 2-3(12-14, 11-9, 9-11, 11-6, 8-11)으로 석패했다. 4세트까지 2-2로 맞서며 경기를 잘 풀어갔으나 마지막 세트에서 상대에 먼저 11점을 내줬다. 결승 진출은 실패했지만 리우 대회 개인전에서 4위에 그쳤던 그는 5년 만에 열린 패럴림픽에서 개인전 첫 메달을 거머쥐었다. 경기 뒤 “너무 아쉽다”고 입을 연 윤지유는 “5세트 마지막 리시브 미스가 아쉽다. 9-9까지 갔으면 어떻게 됐을 지 모르는데…”라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할 만큼 성장한 게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도 “이겼으면 더 성장했을 텐데, 오늘 정말 좋은 기회였고 결승에 올라 갈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거듭 아쉬워했다. 리우 대회 때 어머니와 동행했던 윤지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번 대회에선 어머니와 함께 하지 못했다. 대회 개막 전 “메달을 따면 어머니께 걸어드리겠다”고 다짐했던 그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윤지유는 “엄마가 걱정을 많이 하신다. 중계방송으로 보고 계실 것이다. ‘엄마, 아쉽게 졌지만 다음 패럴림픽에선 더 잘할게’”라고 전했다. 이미규와 윤지유는 서수연(35·광주시청)과 팀을 이뤄 31일 오후 여자 단체전 TT1-3에도 출전한다. 세 선수는 리우 대회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한 사이로 이번 대회에서 2개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선수들은 단체전에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미규는 “여자 선수들 모두 개인전에서 메달을 땄다. 단체전에선 무조건 금메달을 따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윤지유 역시 “단체전은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우 대회 이후 5년의 시간이 지났고 우리 팀은 좀 더 강해졌다.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김영건(37·광주시청)은 남자 단식 TT4 준결승에서 네심 투란(29·터키)을 3-1(9-11, 11-9, 11-7, 11-2)로 꺾고 결승에 진출하면서 은메달을 확보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네 번째 도전장을 내민 육상 대표 유병훈(49·경북장애인체육회)에게는 개인 종목 메달 획득과 장애인 선수들의 동기부여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유병훈은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에 이어 이번 도쿄 대회까지 출전했다. 목표는 확실하다. 개인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다. 첫 패럴림픽이었던 2008 베이징 대회에서 유병훈은 400m 계주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개인 종목에서는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유병훈은 “패럴림픽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굳은 각오를 전했다. 올해 한국 나이루 쉰 살인 유병훈이 패럴림픽에 4번째 도전장을 내민 배경에는 깊은 뜻이 있었다. 그는 “대한민국 장애인 육상 환경이 많이 열악하다. 좋은 성적을 거둬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선수 생활 27년과 패럴림픽 네 번 출전. 유병훈의 장점은 성실함이다. 그는 “꾸준하게 모범적으로 훈련했다고 자부한다. 많은 실패 과정 속에서 약점을 보완하려고 계속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유병훈은 도쿄 대회에서 기대감을 품고 있는데 “일본에서 열려 시차 적응이 필요 없기에 컨디션은 좋다. 목표했던 기록만 나오면 결과는 좋을 것 같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지만, 패럴림픽을 위해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훈련하고 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상준 육상 대표팀 코치 역시 “일본이 습도가 높아 힘들지만, 시차 적응도 필요 없고 컨디션이 점차 올라오고 있다”며 유병훈을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휠체어 육상 T53 종목에 출전하는 유병훈의 도쿄 패럴림픽 첫 레이스는 29일 남자 400m다. 이어 다음달 1일 100m, 2일 800m, 5일에는 마라톤에 출전한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한국 휠체어테니스 김규성(58·한샘)-김명제(34·스포츠토토) 조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테니스 쿼드 복식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패럴림픽 테니스 쿼드는 사지 중 세 곳 이상 장애가 있는 선수가 출전하는 종목이다. 김명제-김규성 조는 27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파크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영국 안토니 코터릴(41)-앤디 랩손(31)조에 0-2(2-6, 0-6)로 완패했다. 운에 기대하기에는 기량과 경험 차이가 뚜렷했다. 그래도 둘은 서로를 격려하며 경기를 정리했다. 특히 김규성은 왼손으로 전향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명제의 연이은 서브 범실에도 손바닥을 마주 대며 격려했다. 김명제는 “제가 생각한 수준의 그 정도였다. 부족한 점이 많았다.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았던 경기”라며 “저로선 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해 싸웠다. 앞으로 더 준비할 게 많다는 걸 느꼈다. 단식이 남았기 때문에 다음 경기를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 많은 야구팬이 기억하듯 김명제는 두산에서 투수로 활약한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다. 2005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은 기대주였고, 2009년까지 통산 22승을 거뒀다. 한국시리즈에서 선발로 나온 적도 있는 전도유망한 선수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가 금메달을 목에 걸던 모습을 봤던 그는 이듬해 겨울 음주운전 사고로 경추를 크게 다쳐 야구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림픽, 패럴림픽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김명제는 “아무나 갈 수 없는 자리”라며 “지금 생각해보면 야구로 못 간 걸 휠체어테니스를 통해 오게 됐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든다. 아무나 갈 수 없는 그런 곳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운이 좋아 이번에 경험을 쌓았는데 다음 패럴림픽에선 실력이 나아져서 제 힘으로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보탰다. 과거지만 김명제에게 야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여전히 포털 검색창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야구선수 김명제’의 사진이 메인에 걸려 있다. “아직 제 소속도 제대로 안 나와 있는데 바꿔보려고 했지만 잘 안 됐다”고 했다. 김명제는 타고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2013년 휠체어테니스를 시작해 5년 만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장애인아시아경기에 출전해 쿼드 복식에서 김규성과 함께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원래 오른손잡이였던 그는 왼손잡이로 변신했다. 사고로 다친 오른손이 마르고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손가락에 라켓을 묶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피가 통하지 않아 힘들었다. 종목 특성상 중요한 프로필 요소가 되기에 국제테니스연맹(ITF)이 직접 김명제를 찾아 왼손잡이 전향을 확인했다고 한다. 일상생활은 여전히 오른손으로 한다는 김명제는 “테니스를 할 때에만 왼손으로 하는데 좀 어렵다. 그래도 제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에 도전했다. 주변으로부터 잘못 바꿨다는 얘기를 듣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파트너 김규성은 김명제에 대해 “타고난 파워가 있고, 운동신경이 좋다.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전향한지 2년밖에 안 됐는데 이 정도 기량은 대단한 것이다”며 “앞으로 파워에 기술적으로 향상된다면 쿼드 파트 10위 안에서 상당히 잘할 것이라고 본다. 3주 전, 처음 손발을 맞출 때와 오늘 경기를 보면 짧은 기간임에도 서브가 달라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둘 다 패럴림픽은 처음인데다 김명제 선수가 뒤늦게 합류하고 손발을 맞춘 시간이 3주가 채 되지 않는다. 여러 실수가 있었지만 열심히 했다”고 했다. 백전노장 김규성은 ITF 쿼드 랭킹 단식 12위, 복식 8위의 톱랭커로 한국의 간판선수다. 김규성은 “아직은 휠체어테니스 선수 층이 얇아서 발전하는 모습이 더딘 것 같다. 꿈을 가진 장애가 있는 젊은 청소년들이 휠체어테니스를 많이 했으면 한다”며 휠체어테니스에 대한 관심과 홍보를 촉구했다. 김규성과 김명제는 쿼드 단식 일정을 남겨뒀다. 김규성은 “대한민국 파이팅”을 외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한국 휠체어농구 남자 대표팀이 한일전에서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첫 승에 실패했다. 한국은 27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 패럴림픽 남자 휠체어농구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개최국 일본에 52-59(9-14, 12-17, 15-16, 16-12)로 졌다.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21년 만에 패럴림픽 본선에 진출한 한국은 이로써 조별리그 3연패에 빠졌다. 이날 패배로 2014년 이후 한국 휠체어농구의 일본전 전적은 3승 4패가 됐다. 스페인, 일본, 캐나다, 터키, 콜롬비아와 A조로 묶인 한국은 8강 진출을 위해 조 4위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은 이날까지 A조 4위(승점 3)에 머물렀지만, 스페인과 1차전(53-65 패)에 이어 터키(70-80 패), 일본에 연달아 패하면서 8강행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반면 조별리그에서 2연승을 달린 일본은 승점 4로 조 3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반드시 첫 승리를 따내겠다는 각오를 다졌지만 경기는 마음처럼 풀리지 않았다. 주장 조승현(3·8춘천장애인체육회)이 21득점 6어시스트 4리바운드, 김상열(38·춘천장애인체육회)이 9점을 올렸지만 김동현(33·제주삼다수)이 6득점으로 묶였다. 고광엽 한국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 컨디션이 안 좋아 힘들게 갔다. 스페인전이나 터키전 같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조금 아쉽다”며 “김동현이 체기가 있어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뛰었다. 안 풀릴 때 헤쳐 나갈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오늘 다섯 명이 다 안 풀렸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나온 김동현은 “컨디션 조절을 잘 못했다. 내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게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이 같 것 같다”며 속상함을 토로했고, 조승현도 “한일전이라는 부담감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고 아쉬워 했다. 아직 조별리그는 두 경기가 남았다.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승점을 많이 쌓아야 한다. 고 감독은 “남은 두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8강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승현도 “계속 말로만 이기겠다고 말하는 것도 죄송하다. 농구선수가 지기 위해 경기를 하지는 않지 않나”라며 “(선수들이) 굉장히 힘든 상태다. 3일 연속 많은 시간을 뛴 것 같은데, 그래도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 첫 승리가 간절한 한국은 28일 오후 8시 30분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 플라자에서 콜롬비아와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한국 대표팀이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회 나흘 만에 첫 메달을 확보했다. 은메달 1개와 동메달 9개로 전부 탁구에서 나올 예정이다. 스타트는 2016 리우 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 서수연(35·광주시청)이 끊었다. 한국 장애인 탁구 간판 서수연은 27일 오후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탁구 단식(TT1-2) 8강전에서 아나 프로불로비치(38·세르비아)를 3-0(11-4, 11-7, 11-6)으로 완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탁구는 3, 4위전을 치르지 않는다. 그 대신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에게 전부 동메달을 걸어준다. 서수연은 경기 후 “동메달을 따러 온 게 아니다.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면서 “상대 작전을 빨리 파악해서 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슈퍼모델 대회 출전을 준비하다 2004년 의료 사고로 장애를 얻게 된 그는 라켓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이어 정영아(42·서울시청)도 여자 단식 TT5에서 동메달을 확보했다. 남자 단식 TT1에서는 남기원(55·광주시청), 주영대(48·경상남도장애인체육회), 김현욱(26·울산광역시장애인체육회)이 잇따라 승전보를 전했다. 남기원과 주영대가 28일 준결승에서 맞붙기 때문에 누가 이기든 한국은 은메달을 확보하게 됐다. 계속해서 김영건(37·광주시청)이 남자 단식 TT4, 차수용(41·대구시청)과 박진철(39·광주시청)은 남자 단식 TT2, 이미규(33·울산장애인체육회)와 ‘막내’ 윤지유(21·성남시청)는 여자 단식 TT3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편 한국 휠체어 농구 대표팀은 이날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본에 52-59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국제육상경기연맹(IAAF·현 WA)은 2008년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35·남아프리카공화국)가 의족을 착용한 상태로는 IAAF 주관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장애인인 그가 착용하는 의족이 경기력 향상에 ‘지나치게’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비장애인 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동시 출전을 희망했던 피스토리우스는 이 문제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 끌고 갔다. ‘의족은 그저 남들이 신는 것과 디자인이 다른 신발일 뿐’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CAS가 이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피스토리우스는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연이어 열린 런던 패럴림픽 때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 피스토리우스는 패럴림픽 3연패를 노리던 육상 남자 200m T44 결선에서 알랑 올리베이라(29·브라질)에게 뒤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자 피스토리우스는 “다른 선수들의 의족이 너무 길었다. 올리베이라가 얼마나 멀리서 따라왔는지 보지 않았나. 공정한 경기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의족이 결과를 바꿔 놓을 만큼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걸 스스로 인정했던 것이다. 장애인 육상 관계자 중에는 의족 제작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기 때문에 비장애인 기록을 뛰어넘는 장애인 선수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필립 크레이븐 전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은 “과학 기술 발전이 결국 비장애인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합쳐야 하는 상황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림픽처럼 패럴림픽 역시 새로운 스포츠 과학 기술이 총출동하는 무대다. 예를 들어 휠체어만 해도 각 종목이 요구하는 특성에 따라 서로 형태가 다르다. 이번 도쿄 패럴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된 배드민턴용 휠체어는 등받이가 낮고 바퀴가 많은 게 특징이다. 그 덕에 선수들은 위치와 자세를 안정적으로 바꿔가면서 높이 떠서 날아오는 셔틀콕을 강하게 스매시할 수 있다. 반면 휠체어농구는 높이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 종목 휠체어는 바퀴 지름이 60∼80cm 정도로 크다. 또 바닥으로 20도 정도 기울게 만들어 기동성을 높였다. 휠체어는 대부분 알루미늄으로 만들지만 무게가 곧 경쟁력인 육상 레이스용 휠체어는 탄소섬유로 만드는 게 대세가 됐다. 육상 휠체어 레이스 참가 선수들은 손에 장갑을 끼고 바퀴를 민다. 이 역시 최근에는 3차원(3D) 프린터 기술로 각 선수 맞춤형 장갑을 제작하는 게 유행이다. 본인이 휠체어 사용자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휠체어는 두 바퀴 각도가 전후좌우로 조금만 틀어져도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면서 “장애인 스포츠 선진국은 패럴림픽 때 종목별 휠체어 전문가를 대회 현장에 파견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돕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이번 대회에 한 명이 모든 휠체어 수리를 맡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선수들이 직접 휠체어를 수리하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패럴림픽은 각 기구 제작 업체에는 놓칠 수 없는 ‘마케팅 무대’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운동선수가 아닌 장애인들도 대부분 독일제 의족을 착용한다. 그 회사 역시 패럴림픽을 통해 명성을 얻었다. 장애인 관련 용품 수입액이 1년에 200억 원을 넘는다. 우리도 이제 이 시장에 눈을 뜰 때가 됐다”고 말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한국 휠체어테니스의 김규성(58·한샘)-김명제(34·스포츠토토) 조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쿼드(사지 중 세 곳 이상 장애가 있는 종목) 복식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김명제-김규성 조는 27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파크에서 열린 8강전에서 영국 안토니 코터릴-앤디 랩손 조에세트 스코어 0-2(2-6, 0-6)로 완패했다. 1세트 첫 번째 게임을 따내며 초반 대등하게 싸우는 듯 했지만 이내 기량 차이가 현저히 나타났다. 영국은 노련하게 좌우, 전후를 흔들었고, 경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은 여유를 보였다. 김규성-김명제 조는 1세트를 2-6으로 내준 뒤, 2세트에선 초반 내리 세 게임을 내주며 승기를 완전히 넘겨줬다. 사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인 김명제는 100%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휠체어테니스를 시작하고 5년 만인 2018년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에 출전해 쿼드 복식에서 김규성과 함께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패럴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조합이다. 하지만 오른손잡이인 김명제는 왼손잡이로 변신했다. 사고로 다친 오른손이 마르고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손가락에 라켓을 묶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피가 통하지 않아 힘들었다. 결국 김명제는 새롭게 찾은 휠체어테니스 선수의 꿈을 계속 오랫동안 이어가기 위해 코트에서는 왼손잡이가 됐다. 아직 어색한 면이 많다. 그래서일까. 김명제는 2세트에서 왼손으로 연이어 서브 실패를 범하기도 했다. 그래도 동료인 김규성은 실수한 김명제의 손바닥을 마주 치며 격려했다. 많은 야구팬이 기억하듯 김명제는 두산에서 활약한 투수 출신이다. 2005년 두산의 1차지명을 받은 기대주였고, 2009년까지 통산 22승을 거뒀다. 한국시리즈에서 선발투수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겨울 음주운전 사고로 경추를 크게 다쳐 야구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3년 휠체어테니스를 시작하면서 ‘제2의 김명제’로 살았다. 최근에는 왼손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게임을 즐기는 극성 휠체어테니스인이 됐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다. 김규성-김명제 조는 2세트에서 단 1점도 따내지 못하고 패했다. 영국 에이스 랩손은 2016 리우대회 단식에서 은메달, 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강호다. 주원홍 선수단장(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장)을 비롯한 선수단과 팀 관계자들이 경기 후에 짐을 챙기는 두 선수를 격려하며 웃으며 마무리했다. 김명제와 김규성은 단식에서 도전을 이어간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막내온탑’ 임호원(23·스포츠토토·세계랭킹 45위)이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첫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썼다. 임호원은 27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파크에서 열린 휠체어테니스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프랑스 에이스’ 게탕 망기(38·29위)를 상대로 2시간 39분 혈투 끝에 2-1(3-6, 6-4, 6-1) 역전승을 기록했다. 2019년 이후 첫 대회 출전에 긴장한 탓인지 서브 게임에서 범실이 잇달았다. 상대에게 잇달아 서브 포인트를 내주며 고전했다. 3-6으로 40분만에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는 대접전이었다. 매 게임 듀스 대접전을 치렀고, 어드밴티지가 수차례 오갔다. 결국 임호원이 62분만에 6-4로 2세트를 따내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2세트를 따낸 뒤에는 임호원 특유의 자신감이 살아났다. 1게임을 먼저 내줬지만 거기까지였다. 서브에 힘이 실렸고 포핸드 드라이브로 상대를 몰아세우며 게임스코어 6-1로 세트를 미무리했다. 3세트 내내 포핸드로만 28점을 잡아냈고 상대는 12점에 그쳤다. 임호원은 29일 2회전(32강)에서 ‘9번 시드’를 받은 일본 에이스 사나다 다카시(36)와 한일전을 치른다. 또 28일에는 오상호(41·대구달성군청·54위)와 복식에서 첫 승 도전에 나선다. 임호원은 “1세트에 서브 게임이 잘 풀리지 않아 힘들었다. 나도 모르게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1세트를 마친 후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끝까지 내 경기를 찾아가려고 집중했다. (주원홍) 회장님과 체육회 분들, 코칭스태프가 2시간 반이 넘도록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내일 복식 경기가 이어진다. 오늘 예상 밖으로 힘든 경기를 해서 체력 부담 걱정은 되지만 (오)상호 형도 이기고 나도 이겨서 좋은 분위기에서 복식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눈을 빛냈다. 패럴림픽 3회 출전에 빛나는 베테랑 오상호(41)는 앞서 열린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마우리시오 포메(51·브라질·119위)에게 2-0(6-0, 6-3) 완승을 거뒀다. 오상호는 28일 임호원과 함께하는 복식 1회전에 이어 7번 시드 니콜라스 피페르(31·프랑스·7위와 16강행을 다툰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첫 경기를 잘 풀어서 다행이다.” ‘한국 휠체어테니스 간판’ 오상호(41·달성군청·세계랭킹 54위)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남자 단식 1회전에서 54분 만에 승리를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오상호는 27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파크에서 열린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마우리시오 포메(51·브라질·119위)에 세트 스코어 2-0(6-0, 6-3) 완승을 거뒀다. 2회전(32강)에 진출한 오상호는 국제테니스연맹(ITF) 휠체어테니스 8월 세계랭킹에 따라 7번 시드를 받은 니콜라스 피페르(7위·프랑스)와 29일 16강행을 다툰다. 28일에는 ‘막내온탑’ 임호원(22·스포츠토토)과 복식에서 호흡을 맞춘다. 이번 대회는 오상호에게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9년만에 밟은 세 번째 패럴림픽이다.승리 직후 오상호는 “브라질 선수는 패럴림픽을 5번 나온 백전노장이다. 2019년 이후 2년만에 첫 공식 경기이고 내가 대표팀 첫 경기라 긴장이 많이 됐는데 1세트가 잘 풀리면서 긴장도 풀렸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태극 마크의 자부심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우리나라에 아직 장애인, 비장애인을 통틀어 테니스 올림픽 메달은 없다. 메달이 쉽지는 않지만, 패럴림픽 메달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다. 아무도 모른다. 단식은 물론 (임)호원이와 함께 하는 복식에서도 최선을 다해 도전하겠다”며 눈을 빛냈다. 이날 도쿄 기온은 34도를 오르내렸다. 아리아케 테니스파크 지열도 상상을 초월했다. 국제테니스연맹(ITF) ‘이상 기후 규정(Extreme Weather Policy)에 따라 오전 11시 예정이던 경기가 오후 5시 15분에야 열렸다. 매 30분 간격으로 온도를 체크했고 12시 반, 2시, 3시 반, 5시 15분으로 경기 시간이 계속 늦춰져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오상호 역시 “아침에 경기장에 온 후 경기시간이 4번이나 연기됐다. 몸을 풀고 화장실을 가고 하는 루틴을 4번 연속 반복해야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경기 중에도 땀이 엄청 많이 난다. 경기력 자체도 중요하지만 폭염과의 싸움,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같다”고 했다. 예선 라운드를 통과해 토너먼트로 올라가면 지붕이 있고 기후 조절이 가능한 실내 센터 코트에서 경기를 치룰 수 있다. 오상호는 “센터 코트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남기고 씽씽 휠체어를 달려 코트를 떠났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한국 대표팀이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회 나흘 만에 첫 메달을 확보했다. 탁구 은메달 1개와 동메달 4개다. 스타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 서수연(35·광주시청)이 끊었다. 서수연은 27일 오후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탁구 여자 단식 TT1-2 8강전에서 아나 프로불로비치(38·세르비아)를 3-0(11-4, 11-7, 11-6)으로 완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이번 패럴림픽 탁구는 3, 4위전을 치르지 않는다. 준결승에서 패해도 공동 3위로 동메달을 목에 건다. 국제탁구연맹(ITTF)과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8강전을 치열하게 치르고 결승전 몰입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이번 대회에만 한시적으로 공동 3위를 적용하기로 했다. 서수연은 28일에 준결승과 결승전을 모두 치른다. 서수연은 26일 예선에서 마리암 알미리슬(39·사우디아라비아)을 3-0, 나데즈다 브쉬바셰바(62·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를 3-2로 누르치고 8강에 직행했다. 서수연은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브쉬바셰바와에게 먼저 2세트를 내주고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내리 3세트를 따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서수연은 학생 시절 모델을 꿈꿨다. 하지만 2004년 자세를 교정하려고 병원을 찾았다가 주사를 잘못 맞고 경추가 손상되면서 하반신이 마비됐다. 2006년 주변의 권유로 처음 탁구 라켓을 잡았는데 재능을 보였다. 서수연은 사고 후유증으로 손힘이 약해져 라켓과 손을 붕대로 감고 경기를 펼친다. 2013년 국가대표가 됐고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2016년 리우 대회 결승에서는 리우 징(33·중국)에게 1-3으로 패한 후 아쉬움에 눈물을 쏟았다. 서수연은 두 번째 패럴림픽 무대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로 도쿄로 왔다. 서수연은 경기 후 “몸 상태가 최고가 아니라 쉽지 않은 경기였다”며 “동메달을 따러 온 게 아니다.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강 진출자 중에 이겨본 선수도 있지만 쉬운 상대는 없다. 상대 작전을 빨리 파악해서 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출산 후 대표팀에 복귀한 정영아(42·서울시청)도 이어 열린 여자 단식 TT5 8강전에서 판와스 싱암(20·태국)을 3-1(10-12, 11-9, 11-5, 11-7)로 누르고 4강에 진출하며 동메달을 확보했다. 정영아는 “훈련을 많이 못했는데 코치님이 ‘파이팅’을 크게 외쳐주신 덕분에 제 실력 이상으로 경기를 한 것 같다. 상대 선수와 친한 데 이겨서 좀 미안하다”고 했다. 서수연과 정영아가 막혔던 메달 물꼬를 트자 이번엔 남자 선수들이 나섰다. 남자 단식 TT1 8강전에 나선 남기원(55·광주시청)과 주영대(48·경상남도장애인체육회), 김현욱(26·울산광역시장애인체육회)이 잇따라 승전보를 전한 것. 남기원과 주영대는 28일 준결승에서 맞붙어 누가 이겨도 대표팀은 은메달을 확보하게 됐다. 패럴림픽에서 탁구는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 한국은 1960년 로마 패럴림픽 이후 탁구에서 메달을 총 81개(금 24개, 은 28개, 동 29개) 수확했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도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를 따냈다. 도쿄 대회에선 금메달 2개와 은 4개, 동메달 5개가 목표다. 패럴림픽 탁구에 출전하는 선수들 스포츠등급은 지체장애(TT1~10)와 지적장애(T11)로 분류된다. 지체장애는 다시 휠체어를 사용하는 선수(T1~5)와 입식(T6~10)으로 나눈다. 숫자가 클수록 장애가 덜하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4강 가면 한국 선수, 누구든 만난다고 생각했다.”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탁구 시상대에 태극기 3장이 동시에 나부끼게 됐다. 남자 탁구 개인전(TT1)에 출전한 남기원(55·광주시청),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이 나란히 준결승에 진출했다. 같은 등급 탁구 대표팀 세 명이 26일 8강에서 모두 승리 소식을 전한 것. 준결승 진출의 나머지 한자리는 매튜 토마스(29·영국)가 차지했다. 도쿄 패럴림픽은 3, 4위전 없이 준결승에만 진출하면 동메달을 확보한다. 순위에 앞서 시상대 자리를 이미 예약한 이들 네 명은 28일 오후 1시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남자 탁구 개인전 TT1 결승전은 30일 열린다. 한국 선수가 세 명이다 보니, 우리 선수 끼리 맞대결을 벌인다. 김현욱과 토마스가 대결하고 옆 테이블에서 남기원과 주영대가 네트를 마주한다. 남기원과 주영대는 2016 리우 패럴림픽 4강에서도 맞대결을 펼친 사이다. 2016 리우에선 풀세트 접전끝에 주영대가 남기원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재격돌을 앞둔 남기원은 “리우와 똑같은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웃으면서도 “메달은 한정되어 있다. 당연히 설욕하고 싶다”라고 눈빛을 반짝였다. 이미 승리법도 그려두었다. 남기원은 “서로의 장단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실수를 줄이면 이긴다. 내가 할 거 잘하고 먼저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고 했다. 특별한 비법은 아니다. 이는 대척점에 서게 된 주영대도 마찬가지다. 세 선수 중 맏형 남기원은 이미 1차 목표를 이뤘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1차 목표가 태극기 세 장을 거는 것이었다. 그걸 이루게 됐다. 한 체급(TT1)에서 태극기 3장이 한 번에 올라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없었다”라며 방긋했다. 한국 탁구가 강한 이유가 있다. 남기원은 “우리 체급이 세계적으로 탄탄하다. 양궁처럼 국내 순위가 세계 순위와 비슷하다”라고 했다. 남기원의 설명처럼 도쿄무대에 진출한 탁구 대표팀은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끝에 패럴림픽에 출전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효자 종목’ 보치아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에는 모녀(母女)·모자(母子) 콤비가 있다. 스포츠등급 BC3 최예진(30·충청남도)과 김한수(29·경기도)는 어머니와 함께 경기를 치른다. 보치아에서 뇌병변 장애가 가장 심한 BC3 등급은 선수들이 직접 공을 굴리지 못해 홈통을 사용하고, 경기 파트너가 선수를 보조한다. 다음달 2일부터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 김한수와 보치아 페어(2인조)에 출전하는 최예진의 경기 파트너는 어머니 문우영 씨다. 2012년 런던 패럴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페어에서 은메달을 딴 최예진은 3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앞서 메달을 획득한 모든 경기를 어머니와 함께했고, 도쿄에서도 역시 어머니와 함께다. 24일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개회식 때는 어머니와 함께 한국 선수단 기수를 맡기도 했다. 태어날 때 뇌에 산소 공급이 빨리 되지 않아 뇌 손상을 입은 최예진은 2008년 고등학생 때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보치아를 시작했다. 체고 태권도부 출신으로 28년간 에어로빅 체육관을 운영하던 문 씨는 하던 일을 모두 접고 딸과 함께 보치아에 뛰어들었다. 패럴림픽 보치아 경기가 열리는 도쿄 아리아케 체조 경기장에서 27일 만난 문 씨는 “선수가 하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나도 하던 일을 놓고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주말에도 학교에 나가 연습을 했다. 겨울에는 체육관 난방이 안 되어서 발에 동상이 걸리기도 하고, 불을 안 켜주면 이마에 랜턴을 달고 연습을 했다. 아빠도, 여동생도, 온 가족이 달라붙어서 함께 했다”고 말했다. 눈빛만 봐도 서로를 이해하는 엄마와 딸은 최고의 파트너가 돼 13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피나는 노력을 함께 했다는 문 씨는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없어 1부터 10까지 스스로 해야 했다. 아직도 배워야 할 게 많겠지만, 선생님 없이 같이 영상을 보며 분석을 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보치아에 전념한 최예진에게 도쿄 대회 목표를 묻자 “페어 금메달”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옆에서 이를 들은 문 씨는 “리우 때는 은메달이었는데, 이번에는 (정)호원이랑 (김)한수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할 것). 선수들이 정신력이 갖춰져 있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리우 대회 페어 은메달리스트 김한수의 어머니 윤추자 씨 역시 경기 파트너로 나선다. 태어날 때 산소 공급 부족으로 뇌성마비 장애를 갖게 된 김한수는 중학교 1학년 때 선생님 권유로 보치아를 시작해 17년째 운동을 하고 있다.아들과 함께 보치아에 입문한 윤추자 씨는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해서 처음에는 너무 못했다. 가능성도 없다고 했고, 중간에 포기하려고 한고비도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 보치아에 ‘다걸기’(올인) 하면서 어느새 자신들만의 스타일도 찾게 됐다. 윤 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깨너머로 보고 배우니 더디기도 했는데, 지나고 보니 괜찮았던 것도 같다. 둘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 보면서 더 단단해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편안한 모자 관계도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윤 씨는 “내가 (경기 파트너를) 함으로써 한수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지 않을까 싶다. 한수도 본인이 필요한 부분이나 요구할 것을 편하게 말할 수 있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옆에 있는 아들에게 “그렇지 않니?”라고 묻자 김한수는 긍정의 미소를 지었다. 여느 어머니와 자녀들처럼 갈등을 빚을 때도 있다. 윤 씨는 “왜 없겠느냐. 몸만 불편하지, 한수도 건강한 서른 살 청년”이라며 “숙소에서 싸울 때도 있다. 나는 더 꼼꼼하게 챙기길 바라고, 한수는 그 정도까지는 안 해도 된다고 하고, 훈련 방식으로도 부딪친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경기를 시작하면 어머니는 아들이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눈빛과 의사소통 장치를 활용해 작전을 짠다. 이번 대회 각오를 묻자 두 사람은 “패럴림픽에 세 번째 출전하는 동안 개인전 메달이 없었다. 런던 때도, 리우 때도 4위였다. 페어에서도 메달을 따야 하지만 이번에는 개인전에서 메달을 꼭 따고 싶다”고 말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보치아는 가로 6m, 세로 12.5m 경기장에서 빨간색 볼과 파란색 볼을 각 6개씩 가지고 승부를 겨루는 경기다. 표적구(흰색 볼)에 가까이 던진 볼에 1점을 부여한다. 구슬치기와 컬링을 합친 형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보치아는 1984년 뉴욕스토크맨더빌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됐다. 대한민국은 1988 서울 대회를 준비하면서 1987년 해외 전문가 초청 보치아 강습회를 열였고, 같은 해 제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처음으로 국내에서 경기를 치렀다. 보치아 장애 등급은 BC1~BC4로 나뉜다. 뇌병변장애(뇌성마비나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등 뇌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 장애)는 BC1에서 BC3에 속하고 운동성장애는 BC4로 분류한다. 장애 정도가 가장 심한 BC3등급은 경기 파트너가 함께 참여해 도움을 준다. 28일 첫 경기를 앞두고 도쿄 패럴림픽 정보 사이트 ‘마이인포’에서는 ‘숫자로 보는 보치아’ 프리뷰를 통해 이 종목과 관련한 흥미로운 사실을 전했다. ▽2=보치아는 비장애인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는 패럴림픽 종목 두 가지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골볼. ▽4=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보치아 개인전 금메달 리스트는 데이비드 스미스(영국·BC1), 와차라폰 봉사(태국·BC2), 정호원(한국·BC3), 렁육윙(홍콩·BC4) 4명이다. ▽6=팀 경기(3 대 3, 엔트리는 교체 포함 4명)는 6엔드로 구성하며 개인 및 2인조(페어) 경기는 4개 엔드까지 경기를 치른다. ▽7=이번 도쿄 대회 때 보치아는 BC1, BC2, BC3, BC4(개인전), BC3, BC4(페어 2:2), BC1-BC2(단체전) 등 총 7개 금메달을 놓고 대결을 펼친다. ▽25=총 25개 나라가 도쿄 패럴림픽 보치아에 참가한다. ▽26=포르투갈은 보치아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 26개를 획득했다. 한국(20개), 스페인(19개)이 뒤를 쫓는다. ▽73=보치아국제스포츠연맹(Boccia International Sports Federation) 회원국 숫자. ▽115=도쿄 패럴림픽 보치아에 참가하는 선수는 남자 74명, 여자 41명 등 총 115명이다. 한국 보치아는 이번 대회에서 새 역사에 도전한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부터 2016 리우 패럴림픽까지 8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에 성공했고, 이번 도쿄 대회에서 9개 대회 연속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 임광택 한국 보치아 대표팀 감독은 “대한민국 여자 양궁이 도쿄 올림픽에서 9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더 강하게 동기부여가 됐다. 보치아도 9연패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역사를 쓰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에이스’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은 “책임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요즘 컨디션과 경기력이 너무 좋아졌다.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느낌이다”며 패럴림픽 9연패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굳은 각오를 선보였다. 대한민국 보치아 대표팀은 오는 28일 정성준(43·경기도청)의 BC1 개인전을 시작으로 9회 연속 금메달 획득 도전에 나선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꼭 일본은 이기고 은퇴하고 싶다.” 2020 도쿄 패럴림픽은 한국 남자 휠체어농구 대표팀이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21년 만에 밟은 본선 무대다. 세월을 따라 대표팀 면면도 바뀌었지만 시드니 코트를 뛰었던 김호용(49·제주삼다수)만은 꿋꿋하게 대표팀의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이 26일 터키에 70-80으로 패한 조별리그 A조 2차전이 끝난 뒤 김호용는 “비록 두 경기 연속 패했지만 한일전은 다를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이번 대회는 12개 참가국을 6개팀씩 A, B조로 나눠 풀리그를 진행한 뒤 각조 상위 4개 팀이 8강 토너먼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순위를 가린다. 한국은 전날 스페인에 53-65로 패한 데 이어 2연패에 빠졌다. 한국은 일본(27일), 콜롬비아(28일), 캐나다(29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8강 진출의 최대 승부처는 한일전이다. 김호용은 “선수들이 첫 패럴림픽 출전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대회에 못 나가다 보니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졌다. 두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많이 돌아왔다. 한일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대표팀 선수 모두가 엄청나게, 강하게, 힘 있게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26득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올린 주장 조승현(38·춘천시장애인체육회)은 “한일전은 김동현(33·제주삼다수)만 믿고 간다. 일본이 에이스 동현이를 못 막는다. 동현이가 승리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날 스페인을 상대로 24득점, 14리바운드로 골밑을 지킨 데 이어 이날도 25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한 김동현은 국보급 센터로 이름을 날린 서장훈과 닮았다는 평가가 있다. 여섯 살 때인 1994년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한 김동현은 초등학교 6학년 때 휠체어농구를 시작했다. 몸싸움과 골밑 장악력, 수비를 앞에 두고 던지는 슈팅이 장점이다. 김동현의 왼쪽 팔뚝에는 아기 발 모양의 타투가 있다. 딸의 발을 새긴 것이다. 타투를 묻자 “딸(2014년생)이 태어났을 때의 발 모양과 생년월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들도 여기 있다”며 유니폼 정면 상의 번호 ‘40’을 들어 보였다. “2018년생인데 생년월일을 더하면 40”이라고 설명했다. 수영 남자 자유영 100m S4에서 패럴림픽 2연패를 노리던 한국 장애인 수영 간판 조기성(26·부산장애인체육회)은 이날 결선에서 1분28초46으로 5위에 자리했다. 조기성은 “그동안 내가 건방졌다는 생각이 든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올라가 보겠다”고 말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2000 시드니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이후 21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한국 남자 휠체어농구 대표팀이 끈질긴 추격을 펼쳤지만 첫 승 신고를 다음으로 미뤘다. 고광엽(49) 감독이 이끄는 휠체어농구 대표팀은 26일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터키에 70-80으로 패했다. 전날 2016 리우 대회 은메달의 강호 스페인을 상대로 잘 싸우다가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53-65로 진 한국은 2연패에 빠졌다. 이날 상대한 터키 역시 리우대회에서 4위에 오른 세계적인 팀이다. 한국은 3쿼터 중반까지 대등하게 싸웠고, 4쿼터 막판 추격전을 펼치며 터키를 괴롭혔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터키의 확률 높은 필드골을 극복하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선 이기면 승점 2점, 지면 승점 1점이 주어진다. 이날 오전 캐나다(1패 승점 1)를 꺾은 스페인(승점 4)이 2연승으로 조 1위를 달렸고, 터키(1승 승점 2)가 뒤를 이었다. 한국(2패 승점 2)은 터키와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3위에 자리했다. 터키가 +10, 한국이 ¤22다. 한국은 스페인, 캐나다, 터키, 콜롬비아, 일본과 토너먼트 진출을 다툰다. 조 4위 안에 들어야 8강에 갈 수 있다. 주장 조승현(38·춘천시장애인체육회)과 김동현(33·제주삼다수)이 각각 26점(10리바운드 8어시스트), 25점(11리바운드)으로 선전했지만 패배로 웃지 못했다. 에이스 김동현은 4쿼터 중반 5반칙 퇴장을 당해 아쉬움이 더 컸다. 터키는 크고 높은 신체 조건을 활용해 페인트 존, 미들레인지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속공 전개도 탁월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 2분여 만에 조승현의 속공 득점으로 포문을 열었다. 스페인을 상대로 24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한 김동현이 1쿼터부터 8점을 쓸어 담으며 힘을 냈다. 조승현도 2쿼터부터 득점과 어시스트로 코트를 종횡무진 누볐다. 2쿼터 종료 2분48초를 남기고선 2득점으로 33-33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33-38로 뒤지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반전을 노렸으나 변수가 생겼다. 3쿼터 초반 주축 조승현과 오동석(34·서울특별시)이 나란히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중반 이후 터키의 효율적인 속공과 한국의 턴오버가 맞물려 점수 차가 벌어졌다. 3쿼터 종료 2분40초를 남기고 44-54, 10점차로 뒤졌다. 3쿼터 막판에는 김동현마저 4번째 반칙을 범했다. 3쿼터까지 48-57, 9점차로 뒤졌다. 마지막까지 끈질겼다. 4쿼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김동현이 5반칙으로 나갔지만 종료 3분55초와 3분18초 전에 오동석, 조승현의 연속 득점으로 63-67, 4점차로 따라붙었다. 63-69로 뒤진 3분1초 전에는 오동석의 3점포로 66-69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터키는 서두르지 않고, 공격을 성공하며 한국의 추격을 뿌리쳤다. 한국은 27일 오후 8시30분 아리아케 아레나로 장소를 옮겨 개최국 일본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승리 없이 2패를 안고 있기 때문에 한일전이 토너먼트 진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한일전에서 2014년을 기점으로 6전 3승3패를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 경기에선 승리했다. 2019년 아시아오세아니아챔피언십 4강에서 69-61로 일본을 꺾었고 21년만의 패럴림픽 출전을 확정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