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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기념사진에서 등장인물의 위치는 권력의 크기와 관련이 있다. 30일 노동신문에 게재된 사진을 보면 이번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개편된 북한 권력층의 역학 관계가 뚜렷이 드러난다.정중앙에 앉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앞줄에 앉은 사람들은 북한 정권의 핵심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과 가까이 있을수록 서열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대체적으로 당 정치국과 중앙군사위의 핵심 인물들이 앞자리를 차지했고 군의 원로들을 배려한 흔적도 보인다. 사진에서 김 위원장의 바로 왼쪽에 이영호 정치국 상무위원이 앉았다. 이영호는 인민군 총참모장으로 27일 군 인사에서 차수로 승진했고, 28일 당 대표자회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선임되면서 군부의 최고 실세로 급부상한 인물이다.이어 김 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이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북한의 2인자이지만 공식적으로 보면 군 계급(대장)이 이영호보다 낮고 정치국에 자리가 없기 때문에 김 위원장 바로 옆 자리를 이영호에게 내준 것으로 보인다.김정은 다음에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이을설 인민군 원수(추정)가 나란히 앉았다. 김영춘은 중앙군사위 위원도 겸하고 있다. 이을설은 당에서 중앙위원 직책밖에 없지만 최고사령관인 김 위원장에 이어 군 서열이 두 번째로 높다는 점에서 앞자리를 배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에 앉은 이는 전병호 정치국 위원이다.김 위원장의 오른쪽 가장 가까이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정치국 상무위원이 자리를 차지했고, 이어 최영림 내각 총리 겸 정치국 상무위원이 앉았다. 그 다음에 앉은 김철만 당 중앙위원은 정치국이나 중앙군사위에 직책은 없지만 올해 92세로 군의 최고 원로를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김국태 정치국 위원 겸 당 검열위원장,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경희 정치국 위원 겸 당 경공업부장이 배치됐다.조명록은 5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유일하게 모습을 보이지 않아 건강 악화설을 뒷받침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조명록의 약력을 “총정치국장을 거쳐 2009년 2월부터 국방위 제1부위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소개해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이 높다.이들 바로 뒤에 서 있는 이들도 만만치 않은 권력자이다. 이들 중 김 위원장의 바로 오른쪽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이다. 김정은 후견자 그룹의 실세로 인정받고 있지만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위원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앞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다.장성택의 오른쪽에 선 인물은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다.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던 인물이지만 김정은과의 불화로 정치국에서 아무 자리도 얻지 못했고 사진 촬영에서도 앞줄을 배정받지 못했다.뒷줄에서 김 위원장의 바로 왼쪽은 박도춘 당 비서 겸 정치국 후보위원이며 그 다음에 김양건 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자리했다. 김정은의 측근으로 주목받고 있는 최룡해 당 비서 겸 중앙군사위원이 김정은의 바로 뒤에 서 있는 점도 흥미롭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일성시신 안치 금수산궁전 촬영장소로 택해 ‘세습’ 강조 ▼김정은이 등장한 노동신문 30일자 당 대표자회 기념사진은 모두 3장으로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촬영한 것이다. 이는 손자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 위원장을 이어 3대 후계자로 나섰음을 할아버지에게 고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햇볕이 약간 비스듬히 비치는 오후 시간을 골라 찍어 사진에 등장하는 수백 명의 얼굴이 옆 사람의 그림자에 가리지 않는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북한 정권의 3대 세습이 공식화된 가운데 최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도 권력 세습을 정당화하려는 보도가 이어져왔다. 노동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공식 등장을 앞두고 그를 컴퓨터로 대표되는 기술현대화의 상징으로 포장하는가 하면 김 씨 가문의 혁명역사를 강조하는 상징들을 집중적으로 지면에 실었다. 김 위원장의 가장 최근 모습은 13일 노동신문 1면에 실린 사진이다. 이 사진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외국으로도 전송됐다. 만포운화공장 현지지도를 촬영한 사진에는 특이한 구호판이 보인다. 김 위원장 뒤 건물 외벽에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는 구호판이 설치됐다. 통상 북한의 구호판은 ‘건설하자’ ‘사수하자’ ‘∼를 높이자’ ‘∼가 되자’ 등 북한 내부를 향한 채찍질의 성격이지만 이날 구호판은 외부 세계를 향해 던지는 메시지였다. 11일 노동신문 1면에는 김치냉장고 같은 커다란 기계 사진(사진)이 등장했다. 기계 옆에는 ‘선군조선을 CNC 강국으로’라고 적힌 포스터가 놓였다. 컴퓨터제어기술을 뜻하는 ‘CNC’는 2008년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 이후 북한에서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외국어로서 김정은의 업적을 의미하는 상징으로 통하고 있다. ‘김정일의 선군정치’로부터 ‘김정은의 기술강국’으로 나가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김 위원장이 과거 여러 차례 건넜다는 철령고개 사진(8월 24일, 9월 5일)과 평양 시내 주체탑(9월 1일), 1987년 10월 촬영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자료 사진(9월 9일) 등을 주요 지면에 게재한 것도 권력 세습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북한 국방위원회는 28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 형식의 자리를 만들어 북한 매체들과 평양 주재 외국 언론 및 외교관들을 상대로 남한 정부의 천안함 폭침사건 조사결과를 반박했다. 그동안 주요 현안에 대해 국가기관의 명의로, 또는 정체불명의 대변인이나 논평인 등을 내세워 자신의 주장을 내놓던 태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회견은 조선중앙TV와 평양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보도됐고 인터넷과 위성을 통해 외부 세계로도 전해졌다.인터넷에 떠 있는 76분 40초짜리 기자회견 동영상에는 박임수 국방위 정책국장의 설명이 끝난 뒤 북한 기자 3명의 질문에 이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 기자와 중국의 신화통신, 러시아의 이타르타스통신 기자가 각각 1, 2개의 질문을 던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일본에서 북한 대변지 역할을 하는 조선신보와 북한과 우호관계에 있는 중국 러시아의 관영통신 기자의 질문이 전부였던 셈이다.사실 외부 세계와 단절된 폐쇄국가인 북한에도 미국 APTN과 일본 교도통신의 평양지국이 개설돼 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 동영상에는 미국과 일본 기자의 질문은 나오지 않는다. 이 밖에 2000년대 중반에는 쿠바 국적의 기자 1명이 평양에 체류하는 것이 확인됐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보이지 않았다.APTN은 AP통신의 자회사로 APTN 평양지국은 북한의 유일한 서방 언론 지국이다. APTN은 2006년 5월 평양에 지국을 개설했다. 사무실은 조선중앙통신 건물 안에 있으며 현지에서 카메라맨 1명과 프로듀서 1명을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본사 소속 특파원이 상주하지 않고 홍콩에 근무하는 직원이 평양을 오가며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동영상 = 北어뢰 파편 공개…천안함 침몰 결정적 증거▲ 동영상 = 처참한 천안함 절단면…北 중어뢰 공격으로 침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