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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과 택배대리점연합이 서비스 품질 강화와 택배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상생경영 선포식’을 가졌다고 11일 밝혔다. 양측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국민 생활 편의 증진에 노력하기로 했다. 공동선언문에는 △고객의 권리 보호 △업무관행 개선 △투명한 경영활동 △건강한 조직문화 △건전한 택배생태계 조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양측은 특히 고객 상품의 안전한 배송을 위한 책임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이 밖에도 회사와 대리점 등 서로에 대한 갑질 또는 부당행위를 근절하기로 했다. 또 차별화된 복지제도 및 상생기금 운영을 확대해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와 복지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지난달 26일 미국 미시간주 워런의 제너럴모터스(GM) 테크센터. 이 센터에는 GM의 자체 배터리 연구소가 있다. 전기자동차를 포함해 GM의 모든 전기 모빌리티(EV)에 들어가는 ‘얼티엄 배터리’의 품질과 내구성 등을 실험하는 곳이다. GM이 한국 언론에 배터리 연구소를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6월 문을 연 GM 배터리 연구소는 1만1241m²(약 3400평) 규모다. 북미에서 가장 큰 배터리 연구소다. 배터리 연구소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것은 LG에너지솔루션에서 납품한 배터리 셀(CELL)이었다. 에릭 부어 GM 테크센터 배터리 연구소 운영 매니저는 이 셀을 들어 보이며 “셀의 용량과 세대에 따라 무게, 길이 등이 다르다. 이곳에서는 24개의 셀을 묶은 배터리 모듈과, 그 모듈을 다시 8∼24개로 묶은 배터리 팩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배터리 셀을 공급받고 있다. 양 사는 GM의 순수 전기차용 플랫폼인 ‘얼티엄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을 넘어 합작법인을 통해 4개의 얼티엄 배터리 셀 제조 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다.○ 극한의 상황에서 테스트 진행배터리 연구소에는 다양한 실험 장비들이 즐비해 있다. ‘메가 셰이커’라 불리는 초대형 장비는 한 대당 가격이 850만 달러(약 111억 원)나 된다고 했다. 다양한 각도와 축에 따라 기계가 흔들리면서 테스트용 배터리에 수백 가지 단계의 진동을 준다. 90시간 가까이 진동을 주고 이를 버텨내는지 살펴본다고 했다. 일반 도로뿐 아니라 극한의 산악지대, 비포장 도로 등 다양한 진동 상황에서의 내구성과 품질을 실험하는 것이다. 거대한 창고처럼 생긴 테스트 장비에서는 온도와 습도 등을 달리해 배터리를 괴롭히고 있었다. 배터리 온도 테스트는 영하 68도에서 영상 85도까지 다양한 온도에서 진행된다. 습도도 5∼98% 범위 내에서 조절하면서 테스트가 이뤄진다. 부어 매니저는 “험난한 로키 산맥을 지날 때보다 강한 충격을 줘야 한다. 도로에 떨어진 물체 때문에 배터리가 충격받을 수 있는 상황 등도 다 가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양한 기후의 지역에서도 배터리가 안전해야 하기에 극한의 상황까지 배터리를 몰아넣고 있다”면서 “하나의 배터리를 3년간 테스트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모듈 및 팩 기술이 경쟁력GM은 LG에너지솔루션에서 배터리 셀을 공급받고 있지만 배터리 모듈과 팩을 만드는 작업은 자체적으로 기술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배터리 모듈과 팩에 들어가는 각종 전자 부품들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 배터리 연구소 측은 전기 출력을 위한 배선을 제외하고는 기존 대비 80%의 배선을 제거한다는 목표다. 배선이 사라지면 모듈 내부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배터리 자체의 높이를 낮출 수 있다. 배터리가 차지하는 공간이 줄면 차량 내부 공간은 더 넓어진다. 배터리 무게와 배터리 비용을 기존 제품들 대비 수십 퍼센트를 줄여가고 있다는 게 GM 측 설명이다. 배터리 연구소에서는 특히 배터리 성능을 오랜 기간 지속시키기 위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소프트웨어(SW)에 접속하면 PC에서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하는 것처럼 무선으로 배터리 상태를 관리할 수 있다. 배터리 성능 및 품질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켜 줄 수 있는 기술 개발이야말로 미래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력이라는 판단에서다. 팀 그루 GM 테크센터 전동화 전략팀 이사는 “결국 전기차의 경쟁력은 배터리의 모듈과 배터리 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만드는지가 핵심”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배터리 셀과 모듈에서 방출되는 전기를 다시 모아서 활용하는 기술도 중요하다”며 “또 차를 몰다 보면 모듈별 성능에 미묘한 차이가 생기는데 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BMS가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력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얼티엄 배터리의 상품화GM은 전기자동차만을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 다양한 전기 모빌리티에 얼티엄 배터리를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내연기관 엔진을 다른 업체와 산업군에 팔고 있듯이, GM의 얼티엄 배터리 모듈과 팩을 이용하면 손쉽게 건설장비와 기차, 배, 항공 모빌리티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GM은 장기적으로 배터리 모듈을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도 계획하고 있다. SW로 배터리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 오래된 배터리 모듈을 새것으로 아예 바꿔 달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워런(미국)=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지난 정부에서 도입된 기후대응기금은 올해 2조4500억 원가량의 비용 집행이 예정돼 있다. 이 기금의 사용처 중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후 대응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는 5482억 원(22.4%)에 불과하다. 그 대신 도시 숲 조성 사업에 2688억 원(11.0%), 낙후된 공공건물 리모델링에 2245억 원(9.1%)을 쓴다. 이 외에도 습지 보전관리에 296억 원, 정부청사 노후시설 정비에 275억 원의 예산이 잡혔다. 기업들로부터 거둬들인 기후대응기금의 사용처를 놓고 산업계 불만이 커지는 배경이다. 2일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이 개최한 ‘배출권 거래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는 기후대응기금 관련 불만들이 터져 나왔다. 이 기금은 기업들이 탄소배출권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매각 수입금과 각종 환경 관련 세금으로 조성된다. 결국 기업들이 낸 돈이다. 그런데 정작 탄소저감을 위한 신기술 개발에는 전체 예산의 4분의 1도 책정되지 않고 있다. 정만기 KIAF 회장은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운영자금으로 해결해도 되는 사업들을 기업들로부터 걷은 기금으로 생색을 내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정 회장은 “기업들로부터 환경세 명목으로 세금을 걷으면 오히려 탄소감축 노력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면서 “차라리 기업들에 혁신 기술을 개발하라고 지원하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후대응기금의 비효율적 활용에 대해서는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2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기후대응기금은 기획재정부가 총괄하지만 실제 집행은 13개 부처가 나눠서 한다. 그런 이유로 기금 집행 사업이 ‘성과관리 비(非)대상’ 사업으로 지정돼 성과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통한 수입금 59조4000억 원의 상당 부분을 혁신 기술 상용화, 저탄소 솔루션, 탄소배출 저감 프로젝트 등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도 기후기술 R&D를 탄소감축 수단으로 인식해 혁신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기후대응 기술 수준은 미국보다 3년가량 뒤처진 것으로 파악된다. 남정임 한국철강협회 기후환경안전실장은 “EU는 배출권 거래제 수익을 기반으로 기술 혁신 펀드를 조성해 개별 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며 “스웨덴 철강사 SSAB는 올해 온실가스 배출을 현저히 줄이는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에 약 1900억 원을 지원받았다”고 했다. 철강업계의 경우 정부 계획에 따라 2050년까지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의 90%인 약 1억 t 절감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 공법의 빠른 개발 외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결국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기영 한국석유화학협회 환경안전본부장도 “기후대응기금은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감축기술 개발 등의 자금으로 활용해 기업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내년 캐딜락 리릭(LYRIQ)을 시작으로 새로운 전기차를 한국에 선보이겠습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의 주행테스트 센터 ‘밀포드 푸루빙 그라운드’(MPG).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열린 ‘US 드라이브 프로그램 행사’에 참석한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이 한국 시장 출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한국 시장에 이미 출시된 볼트 EV와 볼트 EUV에 이은 후속 전기차 모델을 처음 언급한 것이다. 리릭은 GM 산하 캐딜락 브랜드의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GM의 순수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을 적용해 상용화를 시작한 첫 차면서, 한국인 디자이너 2명이 참여한 제품이기도 하다. ●전기차 공장? “유연한 환경 필요” 이날 행사에는 실판 아민 GM 해외사업부문 사장도 참여했다. 한국 시장을 총괄하는 GM의 고위 임원이다. 그는 “어떤 제품이 특정 시장의 요구에 맞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언제 어떻게 들여올지는 특정 시장 고객들의 수요에 맞춰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힌트를 드리겠다. 행사에 전시된 차들을 취재진에게 보여주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나. 다만 구체적인 출시 시기 등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대형 픽업트럭 ‘허머 EV’와 상용전기차 ‘브라이트드롭 ZEVO 600’, 중형 SUV ‘블레이저 EV’ 쇼카, 픽업트럭 ‘실버라도 EV’ 쇼카 등이 전시돼 있었다. GM은 전기차 확대 및 자율주행차 개발 등에 350억 달러(약 47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GM이 전기차 생산을 확대 할 경우 몇 년 뒤 한국도 전기차 생산 기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기차 생산기지로 한국이 선택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아민 사장은 “전기차 생산기지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는 발표할 것이 없지만, 시기 등 모든 제반 요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렘펠 사장은 “재무적 관점에서 실현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작업 현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다르다. (전기차 생산을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높은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적어 인력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대신 고객의 요구를 빠르게 반영하는 효율성과 생산성을 갖춰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노조의 파업 등으로 차량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기업 경영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기존의 내연기관차 시대의 생산 방식과 인력 운영, 기업 문화로는 수익성과 효율성을 추구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즉, 미래차 시대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유연한 고용 및 근로조건, 생산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GMC와 차세대 CUV 등 내연기관 라인업 강화 올해 초 해외사업부문 사장에 오른 아민 사장은 한국 방문 계획도 밝혔다. 그는 “한국은 GM의 글로벌 개발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차량 개발 및 디자인 등에서) 미래차량 포트폴리오를 가속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소했다. 또 “직원들을 만나고 장·단기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8월 말쯤 일주일 정도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아민 사장은 한국GM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에서 생산될 GM의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에 대해 “이름은 올해 말 발표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CUV는 고객들이 탔을 때 목적 기반 차량의 능력을 완벽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GM은 전기차와 더불어 한국시장에 내놓을 추가적인 내연기관 모델에 대해서는 여러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GM은 최근 프리미엄 픽업트럭 브랜드인 GMC 브랜드의 국내 첫 번째 출시 모델로 ‘시에라 드날리’를 공개했다. 기존의 소형 픽업트럭 ‘콜로라도’보다 덩치가 큰 프리미엄 모델이다. 렘펠 사장은 “수요 분석 결과 한국 시장에서 고급 모델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면서 “대형 SUV 타호를 수입하면서 최상위 트림만 가져왔던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 시장에 형성되지 않은 고급 대형 픽업트럭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앞으로 GMC는 픽업트럭 뿐 아니라 SUV 모델도 들여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GM은 다만 쉐보레, 캐딜락, GMC 등 그룹 내 자동차 브랜드들이 서로 같은 급에서 경쟁하지 않도록 라인업을 골고루 구성한다는 계획이다.디트로이트=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지난 7월 11일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델타항공 항공기가 미국 디트로이트 공항으로 출발합니다. 그런데 비행기에는 승객이 타고 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주인 품에 안기지 못 한 1000개의 여행용 캐리어를 태웠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런던 히스로 공항은 현재 인력 부족으로 발권과 보안, 수하물 처리 등 각종 공항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공항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한 것이 ‘인력 부족에 따른 공항 혼란’ 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겁니다. 코로나 상황이 수그러들면서 가파르게 증가한 여객 수요를 공항이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거죠. 공항 발권 및 수속이 늦어지는 건 물론이고, 비행기가 연착되거나 취소되는 건 비일비재한 일이 돼버립니다. 특히 수하물 처리를 못해서 공항 내에는 수 천 개의 캐리어들이 방치돼 있는 상황이죠. 공항 직원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온 겁니다. 승객들은 수하물을 제 때 받지 못하게 되고, 이에 일부 승객들은 공항 상황을 ‘악몽’ ‘지옥’ 이라고 표현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수하물(캐리어)이 다른 목적지로 가거나, 고객 품에 안기지 못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평상시였으면 수 일 내로 고객에게 다시 돌아옵니다. 최소한 어디에 수하물이 있는지 파악은 되죠. 그런데 지금은 수하물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르는 일도 비일비재 합니다. 공항이 마비 직전까지 몰리자 런던 히스로 공항은 항공사들에게 공지를 내립니다. 항공권 티켓 판매를 제한하고, 비행 스케줄 일부를 취소하라고 말이죠. 항공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런던 히스로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승객들을 제한했습니다. 델타항공도 결국 히스로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에 승객을 태우지 못했고, 빈 비행기로 돌아갈 바에야 고객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캐리어를 직접 가지고 오자고 한 겁니다. 그래서 디트로이트 행 항공편에 1000개의 캐리어를 실어 나른 거죠. 여담이지만, 대한항공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토트넘 홋스퍼’가 방한을 했는데요. 한국에서 경기를 마친 토트넘 선수단은 대한항공 전세기를 타고 영국에 갔고, 토트넘 전세기는 당초 빈 비행기로 한국에 오기로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히스로 공항에서 대한항공에게 “일부 항공편을 취소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히스로~인천행 대한항공을 예약한 승객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진 거죠. 그래서 대한항공은 토트넘 전세기를 활용하기로 합니다. 천만다행으로 빈 비행기가 있어서 변경된 스케줄로 히스로에서 대한항공 승객들을 태우고 인천으로 올 수 있었죠.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황당한 일은 영국만의 일이 아닙니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 주요 공항도 대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급증하는 수하물 사고 공항이 혼란에 빠진 만큼 수하물 사고(지연, 분실, 오배송, 도난 등)도 많이 발생합니다. 미국 교통안전국에 따르면 4월에만 미국에서 22만개의 수하물이 분실, 지연, 도난을 당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만4000건에 비하면 2배 이상 사고가 증가한 것이죠. 스페인 보험사 맵프레 SA에 따르면 올여름 수하물 관련 사고를 신고하는 여행객 수가 2019년보다 30% 증가했다고 합니다. 2019년 여행객 숫자가 지금 보다 더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수하물 사고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고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항공 수하물 정보 업체 러기지 히어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국에서만 약 68만개의 수하물이 잘 못 처리 됐다고 합니다. 전체 수하물 대비 잘못 처리된 수하물 숫자를 계산해보면 1000개 당 약 6.5개의 수하물에 문제가 생긴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00개 수하물 당 0.2개 정도에서, 0.6개 까지 사고율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업계 분석을 종합해 보면 지난해 또는 코로나 이전 보다 수십~수백 퍼센트 까지 수하물 사고가 늘어난 겁니다. 한국 항공사들도 비슷합니다. 국내 항공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보다 올해 수하물 관련 사고가 4~5배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보다 올해 여객 수요가 더 많아지긴 했지만, 수하물 사고가 크게 늘었다. 대부분 유럽 및 미국 공항에서 수하물 사고가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천공항은 문제가 없다. 직항 노선도 짐을 싣고 내리기만 하면 되기에 큰 문제는 없다. 문제는 환승 노선”이라며 “환승을 할 땐 조업사 인력이 수하물을 다시 옮겨 줘야 하는데, 유럽과 미국 공항에 조업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수하물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국적 항공사들은 해외 노선에 취항할 땐 해외 조업사들과 계약을 맺습니다. 해외 조업사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다 보니, 국적 대형항공사들의 사고가 늘어난 거죠.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아예 국내 인력을 해외로 보내 조업 업무를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수하물 사고 보상 규정 꼼꼼하게 살펴야 수하물 사고는 기본적으로 항공사가 책임을 집니다. 도착지를 기준으로 수하물에 대한 책임을 집니다. 예를 들어 A항공사를 이용해 미국을 가서 수하물을 잃어버리면 A항공사가 1차적인 책임자입니다. A항공사를 이용해 미국을 갔다가, B항공사를 이용해 환승을 했는데 도착지에서 수하물에 문제가 생겼다면 이는 B항공사의 책임입니다. 1차로 도착지 기준 항공사가 책임을 지고, 나중에 항공사들끼리 책임 소재여부를 가린다고 합니다. 수하물 분실 및 지연은 보상 규정이 있습니다. 항공사 별로, 국가별로 수하물 무게와 노선 등에 따라 보상액이 정해져 있습니다. 수하물 지연 보상금도 있습니다. 수하물을 늦게 받아서 현지에서 생필품을 샀다면, 항공사에게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보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항공사 규정에 따릅니다만, 항공사가 알아서 승객들에게 보상하진 않습니다. 여행 전에 미리 수하물 규정을 확인하고, 문제가 생기면 항공사에 직접 고객이 문의를 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연고지도 중요합니다. 연고지가 있는 지역에서는 지연된 수하물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이 유럽을 갔는데 수하물을 늦게 받으면, 지연 보상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한국인이 한국에서 수하물을 늦게 받으면 지연 보상이 어렵습니다. 한국에 연고가 있기에 수하물 분실에 따른 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보는 겁니다. 또한 수하물을 맡기면 수하물 태그를 주는데요, 이를 꼭 지참하고 있어야 수하물 보상을 받는데 불이익을 받지 않습니다. 태그가 없으면 아예 보상 및 사고 접수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가의 귀중품을 수하물에 넣을 경우 미리 신고를 해야 합니다. 수하물을 분실했는데 고가의 물건이 있었다고 증명을 하지 못하면 보상을 받지 못합니다. 그리고 수하물 분실 및 파손 신고 기간이 있습니다. 7일 이내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여행 전에 수하물 규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각종 보상을 받는데 도움이 됩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수하물 사고는 보상 규정이 있으나, 복잡하기도 하고 해외 항공사의 경우엔 언어 문제로 소통이 안 돼 불편을 겪기도 한다”며 “수하물 사고가 빈번하니, 가급적 기내용 캐리어를 들고 타는 게 좋다. 유럽의 경우 항공기 보단 육로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자동차가 2분기(4∼6월)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을 갈아 치웠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과 부품 수급 불균형 등으로 전체 판매량이 줄었음에도 프리미엄급 차량 판매 호조와 수익성 개선 노력 등에 힘입은 덕분이다. 현대차는 21일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35조9999억 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한 2조9798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는 두 지표 모두 사상 최대치다. 기존 분기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4분기(10∼12월)의 31조265억 원과 2012년 2분기의 2조5372억 원이었다. 올해 2분기 현대차의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97만6350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오히려 5.3% 줄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18만2298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작년 같은 기간보다 9.2%나 감소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오닉5와 올해 새롭게 출시된 G90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제네시스 신차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18만2298대만 팔렸다. 해외 판매량도 러시아 등 일부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줄어든 79만405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기타 부품 수급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문량이 많았지만 생산라인에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비싼 차량의 판매 비중이 높아진 반면 판매 촉진 비용은 오히려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최근 고부가가치 차량인 제네시스와 SUV 중심의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를 포함해 ‘값이 비싼’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높아졌다. 이른바 판매 차량 포트폴리오상 ‘믹스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시장 딜러사들에 주던 인센티브를 낮춰 ‘제값 받기’ 전략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존에 각 딜러에 약 300만 원씩의 인센티브를 주고 고객들에게 자동차 할인을 해주도록 유도했지만, 이를 최근 대폭 줄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충성 고객들이 많아진 데다 상품성에 대한 좋은 평가가 나오면서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하반기(7∼12월)는 공급망 위기가 지속되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자동차 시장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현대차는 올해 10월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아이오닉6, GV60, G80 EV, GV70 EV 등 친환경차 라인업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목표다. 구자용 현대차 IR 담당 전무는 “경기 침체 상황 때문에 자동차 수요가 위축될 수 있지만 SUV와 전기차 등 고객 수요에 부합하는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타이어 시장도 전기차에 맞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초기 당시에만 해도 글로벌 타이어 회사들은 저소음 중심의 패턴 설계와 제동 성능, 그립력 등을 통한 연비 향상에 집중한 상품들을 선보였다. 또 기존 보유 상품을 일부 전기차 성능에 맞게 튜닝해 전용 타이어로 내놓았다. 그런데 완성차 업체들이 점차 순수 전기 스포츠카 등 하이 퍼포먼스 차량을 내놓으면서 타이어사도 고성능 전기차에 최적화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5월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내놓으며 세계 최초로 전기차에 최적화된 전기차 전용 타이어 풀 라인업을 선보였다. 기존 상품을 튜닝한 것이 아닌, 별도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여름, 겨울, 사계절용 타이어를 포함해 18인치부터 22인치까지 6가지 상품, 총 86개 규격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상품을 공개했다. 아이온은 유럽 시장에서 먼저 선보인 후, 8월부터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상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설계 단계부터 하이 퍼포먼스 프리미엄 전기차를 타깃으로 연구 개발된 ‘아이온’은 순수 전기 스포츠카 등 고출력 전기차의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의 낮은 회전 저항과 저소음, 고하중 지지, 빠른 응답성과 높은 토크 대응 등 다양한 기술을 대거 넣었다. 트레드(노면과 닿는 타이어 표면) 블록 내부에서 변형을 제어할 수 있는 3D 사이프(타이어 표면의 미세한 홈) 기술을 적용해 타이어 미끄러짐을 최소화 했다. 타이어 측면 강성을 높이는 구조인 ‘EV 컨투어 기술’은 무거운 전기차의 하중을 견디면서도 우수한 핸들링 성능을 발휘한다. 또 낮은 회전저항 구조 및 가류 기술을 통해 고속주행 시 향속 거리를 확보하고 연비의 효율성을 높였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SK하이닉스의 최근 경영 화두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2017년 국내 제조기업 최초로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관련 조직을 신설한 이후, 전사에 흩어져 있던 데이터 분석가들을 모았다. 통계와 머신러닝 및 딥 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반도체 공정에서의 불량 탐지 및 예측과 원인 분석, 수율 분석과 같은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반도체 공정에는 수십 페타바이트 (Petabyte·1000TB)의 빅데이터가 수집된다. △공정별 웨이퍼 계측 데이터 △장비 탑재 센서 시계열 데이터 △웨이퍼 테스트 데이터 △포토 장비의 웨이퍼 높낮이 데이터 △검사 장비의 불량 이미지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가 수집, 분석된다. SK하이닉스의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조직은 이러한 데이터에 기반해 장비의 이상 탐지 및 제어 △웨이퍼 및 메모리 불량 분류 △반도체 설계 최적화 △장비 고도화 등의 다양한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설비 운영 최적화와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한 ‘설비 데이터 분석’ △메모리 시장 수요 예측을 위한 ‘뉴스 텍스트 분석’ △불량 보고서 검색 및 관련 문서 추천 △챗봇(Chatbot) 기반 분석 질의 및 시각화 △근무 환경 내 주요 질환 사전 예방 관리를 위한 ‘코호트 분석(Cohort Analysis)’ 등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특히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 육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7년부터 자체 교육 과정을 신설해 ‘데이터 레벨 인증 체계’를 도입했고, 2018년부터는 국내 주요 대학과 손잡고 전문가 육성 과정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포스코그룹의 핵심인 철강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는 친환경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세계 최고의 철강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포스코는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저탄소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제철공정 효율 개선과 환경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포항제철소는 비산먼지 저감을 위해 밀폐형 원료저장 사일로 8기를 준공하였고, 광양제철소는 질소산화물 배출 감소를 위해 친환경 청정설비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 생산체제 구축에 앞장서 왔다. 또한 제철소 환경 유해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약 2조3600억 원 규모의 환경 개선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까지 약 1조 5800억 원을 집행했다. 포스코는 저탄소 철강 제품을 요구하고 있는 시장과 고객의 니즈에 발맞춰 저탄소 조업기술 개발, 친환경 전기로 투자와 병행하여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 상용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철강업계 탄소중립의 첨병인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2030년까지 포스코 고유 하이렉스 상용화 검증을 마칠 계획이다. 동시에 석탄 사용 저감 기술과 전기로 도입을 통해 저탄소 제품니즈에 대응하고, 친환경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도 주력해 2030년까지 평균 13%의 영업이익률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총 12조 원을 해외 사업장 등에 투자해 현재 510만 t의 조강 능력을 2310만 t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그린스틸(Green Steel) 생산에 유리한 지역을 중심으로 원료 및 에너지 파트너사와의 협력 체계를 강화해 글로벌 생산능력 증대에 나선다. 그린수소 생산 경쟁력이 우수한 인도의 경우 수소를 활용한 전략을 수립하고, 철강산업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인도네시아 일관밀 확장을 계획 중이다. 풍부한 철 스크랩 등 친환경 철원류를 보유하고 있고, 그린 스틸 변화를 주도하는 미국에서는 전기로 일관밀 합작을 고려 중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19일 현대자동차의 2022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이 61.9%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다. 임·단협은 무난하게 마쳤지만 노조 내부에선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투표 결과 공개’ 여부를 두고서다. 현대차 노조는 그동안 잠정합의안 투표를 마치면 울산 공장(1∼5공장)과 엔진, 변속기, 판매, 정비, 남양연구소 등 각 직군 및 사업장을 3개 그룹으로 나눈 뒤 찬반 인원과 비율을 공개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그룹별 투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투표 결과 미공개 방침에 대해 사무·연구직 직원들과 남양연구소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양연구소는 그동안 울산 5공장과 변속기 직군과 합쳐져서 투표 결과가 공개됐다. 지난해 기준 남양연구소 투표 인원은 약 4800명이었다. 지난해 이들 중 약 70%가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직전 해인 2020년에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몇 년 전부터 현대차 사무·연구직 등은 보상 확대를 요구하면서 목소리를 높여 왔다. 노조가 기술, 생산, 정비 등 생산현장 직원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보니 결국 회사와의 합의안도 ‘공장(생산직)만 좋은 조건’이라는 것이 불만의 배경이다. 사무·연구직을 중심으로 ‘사무직 노조’가 출범했지만 공식 교섭단체로 인정받지 못했다. 사무·연구직들은 투표 결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왔는데 그 창구마저 닫혔다는 것이다. 이들 사이에선 “그동안 연구소와 MZ세대가 무시당했는데, 올해는 아예 지워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현대차 블라인드 등에는 “올해 임·단협에서 남양연구소 직원 69%(약 3030명)가 반대를 했다”는 글이 돌고 있다. 사실인지 확인이 안 되지만 이런 글로 인해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남양연구소 위원회는 20일 소식지를 통해 “개표와 개표 결과 공개를 (노조 집행부에) 제안했으나 울산지부는 자체 개표를 진행하되 결과는 개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 비공개는) 단체교섭을 무리 없이 이끌어 가기 위해 전략적, 종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한 직원은 “시장 선거를 하면서 구별 선거 결과를 공개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민심을 어떻게 읽을 수 있냐. 꼼수다”고 반문했다. 현대차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의 이면에 남아 있는 진통은 앞으로 많은 기업에서 세대 및 직군 간 ‘노노 갈등’이 벌어질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노노 갈등도 노사 갈등만큼이나 회사 발전을 저해한다. 많은 기업이 앞으로 풀어 가야 할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 변종국·산업1부 기자 bjk@donga.com}

코오롱그룹의 핵심 계열사 코오롱글로벌이 건설과 자동차 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한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부사장(사진)이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를 맡으면서, 그룹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떼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오롱글로벌은 20일 이사회를 열고 건설·상사 부문의 코오롱글로벌㈜과 자동차 부문 신설 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BMW와 아우디, 볼보, 지프, 롤스로이스 등 수입차 부문은 신설법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분할하고, 기존의 건설과 상사 부문, 코오롱스포렉스와 그 외 자회사는 존속법인 코오롱글로벌에 남는다. 코오롱글로벌은 보유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사업을 내년 1월 1일 75 대 25의 비율로 인적분할하고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신설 및 재상장한다. 신설법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수입차 유통판매 중심의 사업구조에 새로운 사업을 더해, 종합 모빌리티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EV) 영역에서 신규 브랜드를 확보하고, 오프라인 위주의 유통 사업뿐 아니라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와 중고차 사업 등 모빌리티 관련 사업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 부문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12% 이상 성장하는 알짜 사업부였다.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곳이다.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을 맡아왔던 이 부사장은 신설법인의 각자대표로서 미래성장전략 수립 및 신사업 발굴, 재무역량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코오롱 내 주요 계열사의 지분이 없다. 결국 실적과 성과를 내야 그룹 장악력을 더 갖추게 될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 계열사 대표로 나서는 건, 기존 사업 말고도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발굴할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코오롱그룹이 하고 있는 호텔과 골프장, 골프 브랜드 등의 다양한 레저 비즈니스와 연계한 새로운 사업과 온라인 플랫폼 등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존에 하던 세일즈와 AS 네트워크 관리 등의 분야는 BMW부문장을 지낸 전철원 부사장이 또 다른 각자대표로서 사업을 맡는다. 코오롱모빌리티는 2025년까지 매출 3조6000억 원, 영업이익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런던 히스로 공항 혼잡에 따라 7월 15일∼9월 11일 KE908 항공편 예약이 마감됐고 추가 예약도 불가능합니다.’최근 대한항공의 공지 내용이다. 기존 예약자를 제외하면 9월 11일까지 영국 런던의 히스로 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오는 KE908 항공편은 이용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좌석이 일찌감치 다 팔렸다는 뜻이 아니었다. 히스로 공항의 탑승객 제한 탓이었다.이런 초유의 사태는 런던 히스로 공항의 인력 부족에서 비롯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히스로 공항도 여느 공항들처럼 인력을 대폭 줄였다. 공항 내 발권이나 수하물 처리 능력이 올 들어 갑자기 늘어난 여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됐다. 히스로 공항은 결국 각국 항공사에 운항 취소나 탑승객 제한을 걸었다. 대한항공에도 운항 취소를 요구했다. 국토교통부까지 나서 가까스로 운항 취소는 막았지만, 승객을 70%까지만 채우기로 합의해야 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14일 “히스로 공항의 무능과 무대책으로 인해 ‘에어마겟돈’(에어포트+아마겟돈) 상황에 직면했다. 비용과 혼란을 항공사와 여행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문제는 이런 혼란이 런던만이 아닌 전 세계적 상황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굶주리던 글로벌 항공업계가 갑작스러운 폭식에 심한 복통을 앓고 있다. 》○ 혼란 그 자체인 세계 공항들 최근 네덜란드 스히폴 공항을 방문한 서모 씨(34)는 “전쟁이 난 줄 알았다”고 했다. “공항에서 지체가 많이 된다고 해 출발 4시간 전에 도착했는데도 발권에만 두 시간, 보안 검색에도 1시간 반이 더 걸려서 탑승 못 할 뻔했어요. 직원에게 항의하는 사람, 바닥에서 자는 사람, 전전긍긍하는 사람 등 난리더라고요.” 온라인엔 유럽이나 미국 공항 경험담이 줄을 잇고 있다. “히스로 공항에 수하물(캐리어) 수백 개가 쌓여 있다” “지옥이 따로 없다” 같은 목격담부터 “짐을 기내에 들고 타라” “유럽 여행은 육로를 이용하라” 등의 조언까지.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1∼10일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서는 항공편 72%가 지연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헝가리 부다페스트, 프랑스 샤를드골 등 유명 공항의 연착률도 60%를 넘었다. 4월 1일∼6월 30일 네덜란드 스히폴 공항에선 1만4000편의 항공편이, 영국 히스로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선 8000건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공항도 항공편 취소와 연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CNN에 따르면 5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뉴어크 리버티 공항, 라과디아 공항의 항공편 취소 비율은 7%를 넘는다. 비행기 연착률이 30%를 상회하는 공항도 시카고 미드웨이 공항, 올랜도 공항, 존 F 케네디 공항 등 5개나 됐다. 한 유럽 항공사 임원은 “일손이 너무 부족해 어제까지 일하던 직원이 오늘 너무 힘들다며 그만두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하물 분실에 따른 항의도 많다. 지연도 비일비재하다. 항공사가 손쓸 방도가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조종사가 없어 뜨지 못하는 미국 비행기 미국은 조종사 부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는 하루 수십∼수백 건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조종사가 없다는 이유였다. 아예 노선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미국 아이오와주 더뷰크 지역 공항에 유일하게 취항하던 아메리칸항공은 9월부터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조종사 부족으로 미국 지방 공항 수십 곳의 운항 일정이 30∼50% 줄었다는 조사도 있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는 “대부분의 항공사가 조종사 부족을 겪고 있어서 항공편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면서 “최소 5년 동안 조종사 부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말라키 블랙 미국 지역항공사연합 대표는 “들어오는 조종사보다 나가는 조종사가 더 많다”며 “항공기 조종사는 자격증 취득이 어려운 데다 훈련비용도 비싸 바로바로 수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미국 내에서는 조종사 채용 조건을 완화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력 기준을 낮추고, 훈련 시간을 단축하며, 훈련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하자는 등이다. 올해만 미국에서 5700여 명의 조종사가 은퇴할 예정이다. 조종사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년을 65세에서 67세로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 부메랑으로 돌아온 인력 조정 공항과 항공사들의 인력 부족은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겪던 회사들은 희망퇴직이나 해고로 인력을 대폭 줄였다. 임금이 줄어들자 스스로 항공업계를 떠난 직원들도 많았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항공사와 공항의 경우 코로나19 기간 내 각 사별로 10∼40% 정도 인력을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객 수요가 너무 빨리 회복됐다는 ‘해명 아닌 해명’도 나오지만 업계가 이런 인력 부족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코로나19 이후 여객 수요가 늘면서 지상 처리 작업에서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공항이나 항공사들에서 상대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여행 수요가 아직은 코로나19 이전의 25%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이나 미국은 단시간 내 80% 이상으로 가파르게 수요가 회복하면서 수용 능력 부족이 더 두드러졌다. 한편으로는 고용유지 지원금 덕분이라는 얘기도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항공업계가 고용유지 지원 대상이 돼 인력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다만 발권이나 청소, 수하물 처리, 콜센터 등의 인력은 코로나 이전보다 2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 업계 정상화 1년 이상 걸릴 것 항공업계는 인력 부족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빈 헤이스 제트블루항공 최고경영자는 “앞으로 2, 3년이 지난 후에야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항공업계의 현재 인력 부족은 임금 상승을 야기하고, 이것이 추가적인 인력 채용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고임금 일자리가 많아지면서 복잡하고 힘든 항공업계를 기피하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아크바르 알 바케르 카타르항공 대표는 “재택근무가 사람들의 습관을 바꿔 놨다. 사람들과 실제로 마주하는 (항공)산업으로 갈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한 탓에 “항공업계는 언제든 고용 불안에 시달릴 수 있다”는 이미지를 준 것도 고용 회복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항공업계는 결국 각국 정부가 나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은 “각국 정부가 비전문적이고 비협조적으로 나오는데 어떤 항공사가 확신을 가질 수 있겠느냐”며 “정부의 국경 봉쇄 등 잘못된 관리로 인한 비용은 상당했다. 경제는 파괴되고 공급망은 붕괴했으며 일자리는 사라졌다”고 날을 세웠다. 변종국 산업1부 기자 bjk@donga.com}

고객 주문 데이터를 물류센터에서 접수한다. 센터 창고에서 물건을 찾아 적당한 크기의 상자에 담는다. 포장을 하고 검수까지 마친다. 마지막으로 상품을 출고한다. 여기서 퀴즈. 이 모든 과정을 진행한 직원의 이동 거리는 몇 m일까. 정답은 거의 ‘제로(0)’다. 꿈같은 일이 아닐까 싶지만 스마트 물류센터의 실제 모습이다. 13일 오전 10시 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CJ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센터. 한 직원이 작업대 앞에 선 채로 터치스크린을 몇 차례 눌렀다. 어디선가 가로 122cm, 세로 102cm, 높이 278cm의 선반이 그 직원의 왼쪽 편으로 이동해 왔다. 이 선반을 움직인 것은 아래의 무인운송로봇(AGV)이다. 특히 포장 전 물건들로 채워진 선반을 이동시키는 것을 ‘피킹 AGV’라 부른다. 선반에 있는 10여 개의 수납공간에는 영양제, 마스크, 위생용품 등이 가득했다. 직원 앞 스크린엔 어느 위치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가 표시됐다. 주문이 접수된 상품을 골라 적정 크기의 택배 상자에 물건을 담는다. 상자 또한 주문 상품의 크기와 무게 등에 따라 미리 정해진 크기를 선택하면 된다. 직원이 상품이 담긴 상자를 오른편의 선반에 올려놓자 이번엔 그 선반이 또 알아서 움직인다. 출하될 상자가 놓인 선반을 움직이는 ‘이송 AGV’가 아래에 있어서다. 청소 로봇과 닮은 이 AGV는 가로 109cm, 세로 80cm, 높이 27cm의 둥근 원반 모양으로 최대 1t 무게의 선반을 들고 물류센터 내를 활보한다. 알아서 이동한 택배 상자는 검수 및 포장을 거친다. 내용물이 맞는지 검수하는 작업도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한다. 물건 손상을 막기 위해 완충제를 넣는 작업 역시 포장 로봇의 몫이다. 상품이 담겨 있는 상자 내부 공간을 자동 계산해서, 종이 재질의 완충재를 알맞은 크기로 잘라 넣는다. 상자를 테이프로 밀봉하고 이를 택배 차량으로 보내는 작업까지 사람의 손을 탈 일이 없다.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는 피킹 AGV 101대, 이송 AGV 25대가 있다. 여기에 친환경 완충포장 로봇, 자동 라벨링 및 포장 기계 등을 갖췄다. 피킹 AGV에 물건을 미리 넣어두는 일 정도만 사람의 역할일 뿐, 대부분 공정이 자동으로 돌아간다. 기존 물류센터 작업 방식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기존에는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작업자가 물류 창고를 뒤져 직접 상품을 가져왔다. 그러나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는 로봇이 작업자에게 상품과 상자를 가져다준다. 오류가 줄어들고 속도가 빨라져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현재 시간당 1인 작업량은 23.8박스로, 시간당 15박스 정도를 처리하던 기존 시스템 대비 생산성이 59%나 향상됐다. 공정마다 자동화 기술을 적용해 불필요한 작업 동선을 없앤 결과다. 작업 생산성 증대는 배송 시간도 단축시킨다. CJ대한통운은 0∼24시 주문 시 익일 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군포 풀필먼트센터의 일부 상품은 오전 10시 이전에 주문할 경우 당일 배송이 가능하다. 조주형 CJ대한통운 군포 풀필먼트센터장은 “자동화 로봇 하나를 도입한다고 끝이 아니다”라며 “기계나 로봇 등을 자체 물류 프로세스에 맞춰서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만들어 내는 노하우가 기업 생존을 위한 핵심”이라고 말했다. 군포=변종국 기자 bjk@donga.com}

7월 4일 국토교통부가 ‘원희룡 장관, 이스타항공 회계자료 허위 제출에 대한 특별 조사와 감사 지시’ 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스타항공이 2021년 11월 법원에서 회생계획안을 인가 받은 후, 국토교통부로부터 국제항공운송사업 변경면허를 발급(2021.12.15)받는 과정에 제출한 회계자료에 허위내용이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특별 조사를 실시한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이스타항공은 자본잠식 사실이 반영되지 않은 회계자료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고, 12월 15일 변경면허를 발급받았다. 그런데 올해 5월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시된 2021년 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겁니다. 즉, 완전자본잠식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자본잠식 사실이 반영되지 않은 ‘허위’ 회계 자료를 국토부에 제출했다는 거죠. 이스타항공은 2020년 4월부터 사실상 모든 운항이 정지됐습니다. 늘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 위기까지 몰렸죠. 가까스로 새로운 주인 ㈜성정을 맞이해 기사회생했습니다. 서울회생법원에서 우여곡절 끝에 결국 회생 인가를 내줬고, 3000억 원이 넘는 채무의 약 95%를 탕감해 주면서 다시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후 이스타항공은 회사 대표자 변경에 따른 항공사업자 면허를 재발급 받았고, 재운항을 위한 운항증명(AOC)을 발급받는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AOC 발급에 필요한 절차 및 점검을 대부분 마친 상태였죠. AOC만 발급받으면 2년 여 만에 다시 비행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마주한 겁니다. 이스타항공은 정말 국토부에 허위 자료를 낸 것일까요? 그렇다면 왜 이스타항공은 중대한 시점에 그런 행위를 했을까요? 오늘 ‘떴다떴다 변비행’에서는 이스타항공의 허위 자료 제출 사태 전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국토부 “이스타항공이 허위 자료를 냈다” 국토부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다음과 같은 붙임 자료를 하나 첨부했습니다. 이스타항공이 제출한 자료(표 왼쪽)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이익잉여금은 -1993억 원, 자본총계는 2361억 원입니다. 통상 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자본총계가 자본금 보다 적은 상태를 자본잠식이라고 하고,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되면 완전자본잠식이라 부릅니다. 이스타항공이 국토부에 낸 자료를 보면 자본잠식 상태가 아닙니다. 그런데 2022년 5월에 공시한 2021년도 12월 31일 기준 회계 결산 자료(표 오른쪽)에 따르면 이익잉여금이 -4851억 원으로 늘고, 자본총계가 -402억 원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되면서 완전자본잠식이 된 것이죠. 이에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이 낸 자료를 보면 자본잠식이 아닌데, 올해 5월 공시된 자료를 보니 자본 잠식이더라. 국토부에 제출한 자료가 허위 아니냐. 못 믿겠으니 이스타항공이 낸 AOC 관련 모든 자료를 처음부터 다시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이익잉여금이 갑자기 -1993억 원에서 -4851억 원으로 약 2800억 원 늘어난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상황죠. 여기서의 쟁점은 2가지입니다. ① 이스타항공은 왜 오해를 일으킬 자료를 줬을까? ②자본잠식 상태가 변경면허를 발급받을 때 중요한 요건인가? 입니다.● 쟁점① 이스타항공 “2020년 5월 기준 자료를 준 것” 이스타항공의 항변은 이렇습니다. “국토부에 2021년 12월에 변경면허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낸 회계 자료는 2020년 5월 기준 자료다. 그러다 보니 2021년 12월까지의 재무 상태를 반영하지 못했다. 이런 사정을 국토부에도 말을 했다”는 겁니다. 2020년 5월이라는 날짜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도대체 이스타항공은 왜 2020년 5월 기준 회계 및 재무 자료를 국토부에 제출한 것일까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2019년 12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발표를 합니다. 그런데 곧바로 2020년 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물 건너갑니다. 이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의 모든 운항이 중단이 됐는데요. 안 그래도 힘들었던 회사가 영업활동도 못하고, 임금 및 각종 유지비, 세금, 건물 사용료 등도 감당하지 못하다보니 파산 직전까지 갑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은 본사 건물에서도 쫓겨나기까지 합니다. 모든 시스템이 있던 클라우드 서버까지 막히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직원들도 하나 둘 회사를 떠나게 되면서, 정상적인 업무는 물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죠. 어찌 됐건 회사는 유지가 되고는 있고 회계 관련 업무는 필요한데, 시스템이 사라지면서 관련 자료를 입력도 보관도 찾지도 못한 겁니다.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죠. 이런 상황이 누적되다 보니 이스타항공은 2020년도 회계 결산도 하지 못합니다. 즉, 2021년 3월~5월에는 2020년도 회계 결산을 했어야 하는데, 그걸 못한 겁니다. 결국 공식적인 회계자료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실사를 위해 회계법인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받은 2020년 5월까지의 회계 자료밖에 없었던 겁니다. 2021년 국토부에 회계자료를 내야 했을 때도,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2020년도 5월 기준 회계 자료밖에 없다”는 점을 국토부에 알렸다는 것이 이스타항공의 항변입니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2021년 2월 경 서울회생법원에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습니다. 회생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해서죠. 이때도 이스타항공은 2020년 5월 기준 회계자료를 제출합니다. 회생개시 시점인 21년 2월 4일이 회계 등의 조사기준일이 되어야 하는데, 결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2020년 5월 기준 자료를 낸 겁니다. 당시 이스타항공을 담당한 조사위원이 21년 4월에 회생법원에 제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ERP(자원관리)시스템 폐쇄로 조사기준일인 2021년 2월 4일의 재무제표와 부속명세서를 제시받지 못했다. 회사가 제시한 2020년 5월 31일 기준 재무제표와 부속명세서를 기초로 주요 증감내역을 반영해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조사했다”라고 나옵니다. 이 조사보고서는 서울회생법원에서 인정이 됩니다. 법원도 공식적인 회계 자료는 2020년 5월 기준 자료 밖에 없었다는 인정해준 겁니다. 일각에서는 “2021년 공식 자료가 없었다고 해도, 재무 상태를 대충은 아는 상황에서 2021년 12월까지의 재무 상태가 반영된 ‘추정치’라도 냈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국토부에 ‘추산’ 또는 ‘추정’한 회계 자료를 냈다면, 이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추정치는 말 그대로 공식적으로 회계법인의 검증을 받지 않은 자료입니다. 공시를 할 수도 없는 자료죠. 말 그대로 추정된 자료기 때문에 오히려 공신력이 떨어집니다. 얼마든지 ‘조작’ ‘허위’가 가능해집니다. 다만, 위에서 본 것처럼 추정된 재무 상태를 어느 정도 반영해서 법원에 제출한 조사보고서가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스타항공 측은 “조사보고서 도 국토부에 제출을 했었다”는 입장입니다. 만약, 이스타항공의 항변이 맞는다면 자료 자체를 허위로 조작하거나 했다고 보기는 무리입니다. 이스타항공이 회계 자료를 허위로 조작했고 회계 자료가 있는데도 숨겼다고 한다면, 이스타항공은 국토부는 물론 회생을 허락한 서울회생법원도 속인 것이 됩니다.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의 항변이 맞는지 확인을 하면 됩니다. 정말 서버가 마비돼서 회계 결산을 못 했던 것이 맞는지, 서버를 언제 살렸는지, 현재 작동하고 있는 서버에 언제 회계자료를 입력했는지, 법원에 냈던 모든 자료를 국토부에도 냈는지 등을 확인하면 됩니다.● 쟁점② 자본잠식 상태가 ‘변경면허 발급’에 영향을 줄까?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이 자본잠식 상태를 ‘숨겼다’고 말을 합니다. 그렇다면 항공사의 ‘자본잠식 상태’는 변경면허(항공사를 운영할 수 있는 자격) 발급을 좌우하는 기준이 되는 것일까요? 항공사업법 제8조 1항에 따르면 “면허를 받으려는 자는 일정기간 동안의 운영비 등 해당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재무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관련법의 시행령을 보면 ‘자본잠식’이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항공사를 3개월 유지할 자금과 3년 정도의 운영이 가능하다는 사업계획 정도를 내면 변경면허를 발급해 줍니다. 만약에 자본잠식이 변경면허(대표자 등이 바뀌면 변경면허를 획득해야 함)를 발급받는데 기준이 된다고 하면, 최근 대표자 변경에 따른 변경면허를 획득한 A항공사는 면허를 발급 받지 못했어야 합니다. 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항공사업법 28조 1항의 ‘나’를 보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기업은 면허취소에서 제외된다”라고 명시가 돼 있습니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은 재무상태를 볼 필요도 없고, 그래서 면허 취소 사유에서 제외 된다는 내용입니다. 이스타항공은 변경면허 시점에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절차를 밟고 있었습니다. 항공사업법 28조 1항의 ‘나’ 항에 해당되는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회생절차라는 건 회생법원이 모든 채무 등을 탕감해주고 다시 한번 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겁니다. 회생이 진행되는 과정 이전에 발생한 재무 상태를 사실상 원점으로 돌려주는 거죠. 과거 이스타항공의 재무 상태는 과거의 수치 일뿐입니다. 회생을 인가받고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상황에서 모든 재무는 사실상 ‘리셋(Reset)’ 되는 겁니다.● 빠른 운항을 기다리는 임직원들 결국 국토부와 이스타항공의 이번 논란은 허위 또는 조작이라기보다는 해프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회생 절차를 밟고 난 기업의 자료를 꼼꼼히 보고,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 찝찝해서 자료를 다시 보겠다고 하는 국토부의 입장은 당연합니다. 뭐든지 잡음이 들리지 않도록 해야 하죠. 다만, 국토부가 이스타항공의 이번 사태와 AOC 발급을 최대한 빨리 결론 내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스타항공은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500억 원대 횡령 문제가 얽혀 있던 기업이기도 합니다. 이스타항공의 관계 회사인 ‘타이 이스타젯’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가 취업을 해 논란이 됐습니다. 이런 정치적인 문제가 얽혀 있다 보니 정치적인 프레임이 씌워져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업게 내부에서 “정치적인 논란이 있고, 이스타항공을 못 미더워 하는 시각이 있다보니 이스타항공 AOC 발급에 1~2달은 더 거릴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에 국토부도 이스타항공에 대해 더욱 꼼꼼한 검증을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이스타항공은 현재 하루 2억 원 정도의 비용을 써가면서 재운항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500여 명의 임직원뿐 아니라 조업사 등 관계사 그리고 그의 가족들까지 합하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스타항공의 재운항을 기다리고 있죠. 특히 회생을 하면서 일부 고객들이 항공운임을 돌려받지 못해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AOC를 발급받으면 피해를 본 고객에 대한 보상안도 마련을 하고 있습니다. 꼼꼼한 검토만큼이나 새롭게 비상하려는 항공사의 빠른 재운항도 중요해 보입니다. “우리가 정치적으로 엮여 있다는 인식 때문에 국토부에 미운털이 박혔나 보다. 국토부 앞에 가서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이라던 한 이스타항공의 직원이 생각납니다. 정치적 이슈와 기업의 경영은 가끔 분리돼 생각될 필요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자동차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두 번째 모델인 ‘아이오닉 6’이 14일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현대차는 이날 아이오닉 6의 주요 디자인 및 상품성을 담아낸 론칭 영상을 현대차 유튜브 채널() 및 캠페인 페이지()에서 중계했다. 이날 공개된 아이오닉 6 영상의 컨셉은 ‘당신의 세상을 깨우다(Awaken Your World)’였다. 다양한 생활 스타일에 최적화된 공간을 제공한다는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아이오닉6을 이용한 고객 경험들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실물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15일 개막하는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처음 공개된다. ● 이동 수단 이상의 공간 가치 아이오닉 6는 고객에게 새로운 전동화 모빌리티의 이동경험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고객이 차량 내 다양한 활용 가치를 발견하고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한다. 자동차가 그저 운송 수단에 그치지 않고,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현대차의 철학을 담아낸 것이다. 아이오닉 6의 모델명은 전기적 힘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이온(Ion)과 현대차의 독창성을 뜻하는 유니크(Unique)를 조합해 만든 브랜드명 ‘아이오닉’에 차급을 나타내는 숫자 ‘6’을 붙여 완성됐다. 현대차는 이날 아이오닉 6에 담긴 △유선형의 디자인과 500㎞가 넘는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안락하면서도 유연한 실내 공간 △인터렉티브 픽셀 라이트와 듀얼 컬러 앰비언트 무드램프 등 차와 사람이 교감하는 다채로운 라이팅 기술 △400V 및 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과 V2L(자량 내부 전기를 외부로 출력하는 기능)이 선사하는 새로운 전기차 경험 등을 공개했다.● 바람 저항 최소화 하는 유선형 디자인 현대차는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부드러운 유선형의 디자인에 공간성까지 고려한 아이오닉 6의 새로운 디자인 유형을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로 정의했다. 특히 현대차는 외형을 먼저 다루던 관습적 자동차 디자인 프로세스로부터 벗어나 고객이 머무르는 실내공간을 처음부터 함께 고민했다고 한다.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삼아 실내공간의 시작점과 끝점을 양 끝으로 최대한 늘려 아이오닉 6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비율과 함께 넉넉한 공간성을 갖춰냈다. 아이오닉 6는 전장(4855㎜)은 길고 전고(1495㎜)는 낮다. 공기를 가르며 미끄러지듯 달리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1880㎜의 넓은 전폭과 대형차와 맞먹는 2950㎜의 긴 휠 베이스는 실내 공간성을 극대화한다. 현대차 최초의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 디자인을 갖춘 아이오닉 6는 유선형의 실루엣과 함께 공력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차량 전후방 뿐 아니라 바퀴에도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각종 기술을 더했다. △리어 스포일러 △외장형 액티브 에어 플랩 △휠 에어커튼 △휠 갭 리듀서 등 첨단 공기 저항 감소 기술을 썼다. 현대차에서 가장 뛰어난 공기저항계수 0.21을 달성했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 나만의 안식처가 된 아이오닉 6 아이오닉 6의 실내 콘셉트는 ‘안락하면서도 개인화된 나만의 안식처’다. 아이오닉 6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순간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이 적용된 헤드램프와 리어 콤비램프가 역동적으로 빛을 내며 운전자를 반겨준다. 이른바 “어서오십시오 고객님”을 외치는 듯 한 ‘다이나믹 웰컴 라이트’가 인상적이다. 차량에 탑승하면 스티어링 휠에 도 차량 탑승 및 하차, 주행 가능 상태, 배터리 충전 상황, 드라이브 상태 등에 따라 조명을 달리 표시한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듀얼 컬러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잔잔한 물결처럼 파동을 그리며 퍼지는 실내조명으로 기존 단색 무드램프 대비 심미적과 감성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제공한다. △마인드 케어(스트레스 감소) △컨센트레이션(집중력 향상) △힐링 포레스트(안정감 제공) △원더풀 데이(활력 향상) △메디테이션(명상 효과) △크리에이티브 모먼트(창의력 향상) 등 6가지의 전문가 추천 테마를 제공한다. 사용자 기호에 따라 4096 가지의 색상 조합이 가능하다. 특히 아이오닉 6에는 일반 시트 대비 약 30% 얇은 전기차 전용 슬림 디자인 시트가 장착돼 실내 공간을 더욱 여유롭게 만들어 준다. 1열에 적용된 릴렉션 컴포트 시트는 원터치 전환 버튼을 이용하여 휴식을 위한 최적의 포지션을 제공한다. 외장 컬러는 총 12가지, 내장 컬러는 4가지로 운영된다. ●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524㎞ 현대차는 아이오닉 6를 77.4kWh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와 53.0kWh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다드 두 가지 모델로 운영한다. 아이오닉 6는 공기역학적으로 완성된 디자인을 기반으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524㎞를 달성했다. 아이오닉 6가 기록한 전기소비효율(전비)은 6.2㎞/kWh로 이는 현존하는 전용전기차 중 세계 최고 수치다. 아이오닉 6는 400V와 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이 적용돼, 800V 초급속 충전 인프라는 물론 일반 400V 충전기 사용도 가능하다. 800V 초급속 충전 시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하다. 차량 외부로 220V 일반 전원을 공급해주는 V2L 기능을 적용해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과 유사한 수준인 3.52kVA의 소비전력을 제공한다. 후석 시트 하단에 위치한 실내 V2L 포트 또는 충전구에 V2L 커넥터를 연결하기만 하면 차량 내외부에서 전자기기나 가전제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현대차는 아이오닉 6에 한 차원 진보한 현대 스마트센스를 탑재했다. 아이오닉 6에 적용된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과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 2)는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주행 시 속도제한 구간이나 곡선 구간 등 도로 상황에 맞춰 일시적으로 차량의 속도를 낮춰주고, 방향지시등 스위치 조작만으로 차로 변경을 돕거나 정체 상황에서 근거리로 끼어드는 차량에 대응해 안전하고 편리한 주행을 돕는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RSPA 2) 탑재로 차량 외부에서 스마트키로 원격 전후진을 포함해 원격으로 주차 및 출차를 돕는다. 주변차량과 주차안내선을 함께 인지해 기존 평행 및 직각주차 뿐만 아니라 사선주차까지도 지원한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2(FCA 2)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안전 하차 경고(SEW)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ISL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등은 기본 탑재 했다. 이밖에도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자 △고전압배터리 충전 상황을 ‘가상엔진 사운드 시스템(VESS) 스피커’로 알려주는 VESS 충전정보 음성알림 △프리미엄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 △하나의 음성 명령어로 복합적인 차량제어 동작을 실행해주는 음성인식 복합 제어 기능 △차량 내 간편 결제 △카투홈 △캘린더 연동 △발레모드 등 편의사양을 넣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의 가격을 5천500만~6천500만 원대까지 책정할 계획이다. 아이오닉 6는 이달 말 사전계약을 시작한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국타이어가 업사이클링 슈즈(신발) 스타트업 브랜드 ‘트레드앤그루브’와 함께 타이어를 재활용한 스니커즈(사진)를 판매한다고 13일 밝혔다. 트레드앤그루브 공식 홈페이지에서 25일부터 100켤레가 추가로 판매된다. 한국타이어는 작은 흠집 등으로 판매가 어려운 타이어를 제공하고, 이를 트레드앤그루브에서 신발 밑창에 적용해 한정판 스니커즈 ‘에이치케이 그루비(HK Groovy)’를 만들어냈다. 총 200켤레 한정판으로 준비한 협업 상품은 6월부터 트레드앤그루브 홈페이지에서 예약 판매를 진행했고,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양 사는 판매 완료한 200켤레 상품 외에 100켤레를 추가로 생산해 판매한다. 가격은 15만 원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넥센타이어와 ㈜넥센은 그룹 내 신사업 발굴을 위해 공동 출자한 넥스트 센추리 벤처스를 통해 미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메이 모빌리티’에 투자한다고 13일 밝혔다. 2017년도 미국에 설립된 메이 모빌리티는 자율주행 대중교통 및 공공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일반 차량(SUV, 셔틀 등)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주행 시스템을 적용해 공공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미국의 미시간, 인디애나 주정부와 계약하고 활동하고 있으며, 일본 히가시히로시마시에서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넥스트 센추리 벤처스 관계자는 “자율주행 시장의 높은 성장 전망과 메이 모빌리티의 기술적인 안정성을 높게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자동차가 상품 경쟁력을 높인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023 투싼’(사진) 판매를 시작했다고 13일 밝혔다. 2023 투싼은 연식 변경 모델로, 고객 선호 사양을 새롭게 적용하고 모델별 사양을 강화해 상품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전체 모델에 신규 사양인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와 진동경고 스티어링휠을 기본으로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는 도로 표지판 또는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경고 메시지를 준다. 또 설정 속도를 변경해 제한 속도를 준수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진동경고 스티어링휠은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 주행하면 스티어링휠 진동을 통해 경고한다. 현대차는 투싼의 엔트리 모델인 모던에 △8인치 오디오 △후방 모니터 △버튼 시동 및 스마트키를, 인기 모델인 프리미엄에는 △10.25인치 내비게이션 △블루링크 △오토 디포그 △레인센서 △듀얼 풀오토 에어컨 등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최상위 모델 인스퍼레이션에는 1열 이중접합 차음유리, 발광다이오드(LED) 실내등을 기본으로 적용했고 터널 연동 자동제어 기능을 개선했다. 가솔린과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으며, 판매 가격은 2584만∼3701만 원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요트와 소형 보트가 줄지어 정박해 있던 12일 오후 인천 영종도 왕산 마리나. 태블릿으로 목적지를 지정하자 선체 길이 9m의 아비커스 레저보트 한 대가 조타수 제어 없이 항해를 시작했다. 보트는 요트 한두 척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을 만한 정박지의 좁은 바닷길을 승선 인원 8명과 함께 저속으로 빠져나왔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이날 이곳의 선박운항지수는 운항 환경이 나쁘지 않은 편인 레벨2(낮을수록 양호). 선박운항지수는 파랑, 바람 등 운항 환경이 적당한지를 파악해 4단계로 구분해 발표된다. 자율운항 보트는 평소 뱃멀미가 심한 사람도 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잔잔한 바다를 순항했다. 자율운항은 풍속이 초속 10m 이하일 때 가능하다고 한다. 앞바다에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때쯤 전방 100m 이상 떨어진 거리에 소형 선박이 나타나자 보트는 자동으로 회피 운항했다. 보트에 달린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로 인식한 시각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경로를 수정한 것이다. 카메라는 전방 500m까지 수면 위 물체를 인식할 수 있다. 아래 그물이 달린 1m 미만의 소형 부표도 놓치지 않았다. 경유지에 다다르자 최대 20노트(시속 37km)로 질주하던 보트는 선체를 한쪽으로 기울여 ‘유(U)턴’을 시도했다. 물보라가 일었지만 보트 안까지 침범하진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회전이었다. 도착지 인근에서 자율 접안 기능을 작동시키자 보트는 처음 출발할 때처럼 조타기를 알아서 미세하게 조정했다. 좌우 이동 기술까지 선보이며 내리기 적당한 위치에 보트가 멈추어 설 때까지 걸린 시간은 총 15분. HD현대(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의 자율운항 전문자회사 아비커스가 국내 최초로 레저보트 자율운항을 시연한 장면이다. 아비커스가 개발한 자율운항 레벨2 단계(선원 승선, 원격 제어)의 운항솔루션 ‘NAS 2.0’과 이·접안 자동 솔루션 ‘DAS 2.0’을 적용해 사람의 개입 없이 출항 및 운항, 접안하는 과정을 보여준 것이다. 아비커스는 선박 자율운항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비전 아래 2020년 12월 사내벤처 1호로 출범했다. 지금까진 주로 중·대형 선박의 자율운항 기술을 여러 번 실증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6월 총길이 10km의 경북 포항 운하에서 세계 최초로 12인승 크루즈선박으로 자율운항한 것에 이어 지난달 2일에는 SK해운과 18만 m³급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이 기술로 대양 횡단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날 시연에 쓰인 ‘NAS 2.0’은 대형 선박에 적용됐던 자율운항 기술을 레저보트용으로 전환한 솔루션이다. 비전센싱(인식)과 루트플래닝-자동내비(운항노선계획), 충돌회피 기능 등이 탑재돼 알아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운항 루트를 짜고 실제 운항까지 수행한다. 오늘날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익숙한 운전보조시스템(ADAS)이 바닷길에도 적용된 셈이다. 아비커스는 해양 레저·스포츠 활동을 위해 보트나 요트를 구매하는 젊은 소유주가 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한 해 고부가가치 선박은 수백 척 단위로 생산되는 데 반해 레저용 선박은 1000만 척이 넘어가는 큰 시장이다”며 “여유를 찾기 위해 보트나 요트를 구매하는 사람들 중 이런 자율운항 기술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내년부터 이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어큐트마켓리포츠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과 관련 기자재 시장은 2028년 2357억 달러(약 28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대형 선박에 적용되는 자율운항 기술인 ‘하이나스 2.0’은 하반기(7∼12월)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라며 “NAS 2.0은 해양 레저 시장에도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인천=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오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기체 이상을 감지하고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 비상 착륙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1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이날 0시 25분(한국 시간) 출발한 대한항공 KE9956편(HL8228) A330-200 여객기가 이륙한 지 1시간 50여 분 만에 조종석에서 오른쪽 2번 엔진의 진동 메시지가 감지됐다. 엔진 쪽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목격하거나 진동과 소음, 열기 등을 느낀 승객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 A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불꽃이 팍팍, 스파크가 팍팍, 번개인 줄 알았다. 심장이 터지는 것 같았다”는 글을 남겼다. 여객기에는 탑승객 215명과 승무원 10명이 타고 있었다. 엔진 결함 메시지가 반복되자 여객기 기장은 2시간 내 거리의 바쿠 헤이다르 알리예프 국제공항에 긴급 착륙하기로 결정했다. 기내 방송으로 승객들에게도 엔진 이상과 비상착륙 사실을 알렸다. 불안감이 커진 일부 승객은 유서를 미리 작성하거나 가족끼리 기도를 올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은 이후 “더 이상의 위험한 상황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며 “항공기는 정상적으로, 아 정상이진 않지만 안전한 상태로 운항되고 있다”고 안내해 승객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문제가 된 A330 여객기는 2011년 3월 제작됐으며 2개의 엔진이 달린 쌍발기다. 엔진 1개가 고장 나더라도 연료 계통에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면 계속 비행할 수 있다. 다만 항공기에 달린 엔진 성능 등을 고려해 비행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 모든 항공사는 여객기가 오가는 노선에 비상 상황에 대비해 긴급 착륙할 수 있는 공항을 미리 지정해둔다. KE9956편은 문제 감지 뒤 2시간이 지난 10일 오전 4시 15분에 바쿠 공항에 착륙했다. 대한항공은 이스탄불 지점 직원을 바쿠로 급파했고, 공항 내 대기 승객에게 기내 담요 등을 제공했다. 현지 조업사를 통해 입국 비자 발급 절차를 진행한 뒤 승객들을 현지 호텔로 이동시켰다. 승객과 승무원들의 안전과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승객 수송을 위해 동일 기종인 A330-200(KE2901) 임시편을 투입했다. 이날 오후 2시 1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임시편에는 KE9956편 정비를 위한 장비와 인력도 실어 보냈다. 엔진은 화물기로 따로 공수할 계획이다. 임시편은 현지에서 승객을 태운 뒤 11일 오전 8시 3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승객이 유전자증폭(PCR) 검사 기한인 48시간을 넘기게 되기에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 검역소와 입국 시 PCR 검사·신속 항원 검사 유효기간 연장 협의도 완료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