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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성공단 시설 무단 사용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법적 조치 검토에도 북한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면서 개성공단 내 차량 등의 활동이 급증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민간위성사진 업체 ‘플래닛 랩스’가 4일(현지 시간) 촬영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개성공단 내 건물 42곳 인근에서 버스와 승합차, 트럭 등 차량이 발견됐다고 9일 보도했다. 올 4월 건물 21곳 등에서 차량 활동이 포착됐던 사진과 비교하면 공장 가동률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정부는 4월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 사용에 대해 통일부 장관 명의 성명을 내고 “우리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 사용해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5월 “개성공단 내에 10여 개 공장이 가동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숫자와 투입 인원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이 오히려 개성공단 무단 사용을 확대하고 있음이 드러난 셈이다. 차량 활동이 포착된 기업으로는 섬유, 봉제, 의복 제조 업체가 17곳으로 가장 많았다. 가죽·가방, 신발 제조업체 등이 6곳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부터 북한과 중국의 교역이 재개된 가운데 북한은 지난해 광물 관련 상품에 이어 섬유 제품을 가장 많이 수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2016년 2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심화로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북한은 한국 자산을 전면 동결했고, 2020년엔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통일부는 개성공단 무단 가동에 대해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군사용 인공지능(AI) 기술과 양자컴퓨터, 최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금지하기로 했다. 국가안보 관련 핵심 기술에 대해선 중국 투자로 인한 기술 이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AI나 양자컴퓨터 등 첨단 분야에서 거두는 기업에 대해서만 투자를 제한하기로 해 중국 투자의 길을 일부 열어둘 방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9일 발표하는 중국 투자 제한 행정명령에 대해 “중국군이 최종 사용자인 AI에 대해선 투자가 금지되며 그 외 중국 AI 산업 투자에 대해선 신고를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암호화 및 양자센싱(sensing) 관련 양자컴퓨터, 특정 분야의 최첨단 반도체에 대한 중국 투자도 금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이 AI를 활용해 자동화 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양자암호는 양자역학을 활용해 암호화된 데이터를 장기간 안전하게 유지하는 기술이고, 양자센싱은 냄새나 색깔이 없어 일반 센서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물체를 즉각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다만 AI와 양자컴퓨터, 반도체 분야에서도 국가안보와 직접 관련된 분야를 꼭 집어 제한적으로 투자를 금지했다. 여기에 첨단 분야 수익이 절반 이상인 기업으로만 범위를 한정한 것이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투자 제한 행정명령 추진 초기에 바이오, 친환경 기술 등에 대한 투자 제한도 검토했으나 이를 제외했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무게를 두고 있으며 행정명령을 좁은 범위로 한정해 미중 관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했다”며 “최종 행정명령은 초기 검토안보다 훨씬 덜 야심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내년부터 이뤄지는 신규 투자에 적용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등 동맹국에도 중국에 대한 첨단 분야 투자와 관련한 심사 강화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중국이 투자 제한 행정명령에 공개적으로 반발해 온 가운데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조속한 중국 투자 제한 행정명령 발표를 촉구해 온 미 야당 공화당에선 이번 방안에 대해 중국의 ‘위험 기술’ 개발을 제한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이 때문에 내년도 국방수권법(NDAA) 등 법안 처리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 제한 강화를 두고 정부와 의회 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중국이 세계 곳곳에서 해킹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일본의 기밀 안보망을 장기간 해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2020년 일본의 기밀 안보 정보망이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 고급 군사정보가 무차별로 노출됐으며, 미일 간 정보 공유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이 사안은 18일 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주요 현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미일 간 정보 공유에 사이버 안보가 확실하게 담보되지 않을 경우 한미일 삼각 공조를 확대하는 논의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中 해킹으로 美日 정보 공유 차질” WP에 따르면 미 국가안보국(NSA)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시절인 2020년 말 인민해방군 해커들이 일본 기밀 안보망에 침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위대의 작전 계획, 일본의 군사 역량 및 취약점에 대한 평가 보고서 등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 전직 당국자는 “(해킹 피해가) 충격적일 정도로 나빴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폴 나카소네 당시 NSA 국장, 매슈 포틴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 등은 급히 일본에 가 사안을 논의했다. 이들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당시 일본 총리에게 직접 보고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사건 발생 시점이 조 바이든 행정부로의 정권 이양기여서 제이크 설리번 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또한 보고를 받았다. 후폭풍은 계속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중국 해커들이 여전히 일본 안보망에 침투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해 가을까지도 일본이 중국 해커 봉쇄에 별다른 진전을 내지 못했음도 확인했다. 일본이 최근 사이버 보안 예산과 관련 인력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중국의 해킹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미국 정보기관이 자신들보다 먼저 중국의 해킹 사실을 포착한 것을 두고 미국의 일본 안보망 침투 및 도·감청 가능성을 의심했다. 이에 따라 양국의 공동 대응이 난항을 겪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일본에 “사이버 보안이 담보되지 않으면 정보 공유가 느려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보도를 부인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8일 “기밀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안과 관계없이 “중국에 책임 있는 행동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도 했다.● 한미일 정보 공유 논의에도 영향 주나 이 사안은 18일 열릴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행정부는 4월 한미 간 ‘워싱턴 선언’ 채택을 계기로 일본까지 포함한 한미일 안보 공조 체제를 강화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기밀 안보망이 중국의 해킹에 뚫렸다는 사실은 한미일 정보 공유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란 우려도 나온다. 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정보 공유를 강화하려면 동맹국의 사이버 보안 확충이 급선무라고 보고 있다. 한때 일본은 ‘스파이 천국’으로 불릴 만큼 정보 보안이 느슨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에 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한국과 함께 가장 강력한 우군인 일본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보다 적은 정보를 공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무차별적 해킹에 대한 우려도 높다. 중국 해커 ‘스톰-0585’는 올 5월부터 미국과 서유럽 주요국 정부기관 25곳의 이메일에 침투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의 이메일 등을 해킹했다. 미 고위 관리는 WP에 “중국은 분쟁 상황에서 (미국과 동맹 간) 의사결정을 방해하기 위한 사이버 공격 역량을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중국이 세계 곳곳에서 해킹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일본의 기밀 안보망을 장기간 해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2020년 일본의 기밀 안보 정보망이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 고급 군사정보가 무차별로 노출됐으며, 미일 간 정보 공유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졌다고 전했다.이 사안은 18일 미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릴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주요 현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미일 간 정보 공유에 사이버 안보가 확실하게 담보되지 않을 경우 한미일 삼각 공조를 확대하는 논의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中 해킹으로 美日 정보 공유 차질”WP에 따르면 미 국가안보국(NSA)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시절인 2020년 말 인민해방군 해커들이 일본 기밀 안보망에 침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위대의 작전 계획, 일본의 군사 역량 및 취약점에 대한 평가 보고서 등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 전직 당국자는 “(해킹 피해가) 충격적일 정도로 나빴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폴 나카소네 당시 NSA 국장, 매슈 포틴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 등은 급히 일본에 가 사안을 논의했다. 이들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당시 일본 총리에게 직접 보고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사건 발생 시점이 바이든 행정부로의 정권 이양기여서 제이크 설리번 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또한 보고를 받았다.후폭풍은 계속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중국 해커들이 여전히 일본 안보망에 침투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해 가을까지도 일본이 중국 해커 봉쇄에 별다른 진전을 내지 못했음도 확인했다. 일본이 최근 사이버 보안 예산과 관련 인력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중국의 해킹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이 과정에서 일본은 미국 정보기관이 자신들보다 먼저 중국의 해킹 사실을 포착한 것을 두고 미국의 일본 안보망 침투 및 도·감청 가능성을 의심했다. 이에 따라 양국의 공동 대응이 난항을 겪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일본에 “사이버 보안이 담보되지 않으면 정보 공유가 느려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보도를 부인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8일 “기밀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안과 관계없이 “중국에 책임 있는 행동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도 했다.● 한미일 정보 공유 논의에도 영향 주나이 사안은 18일 열릴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행정부는 4월 한미 간 ‘워싱턴 선언’ 채택을 계기로 일본까지 포함한 한미일 안보 공조 체제를 강화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기밀 안보망이 중국의 해킹에 뚫렸다는 사실은 한미일 정보 공유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란 우려도 나온다.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정보 공유를 강화하려면 동맹국의 사이버 보안 확충이 급선무라고 보고 있다. 한때 일본은 ‘스파이 천국’으로 불릴 만큼 정보 보안이 느슨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에 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한국과 함께 가장 강력한 우군인 일본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보다 적은 정보를 공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무차별적 해킹에 대한 우려도 높다. 중국 해커 ‘스톰-0585’는 올 5월부터 미국과 서유럽 주요국 정부기관 25곳의 이메일에 침투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의 이메일 등을 해킹했다. 미 고위 관리는 WP에 “중국은 분쟁 상황에서 (미국과 동맹 간) 의사결정을 방해하기 위한 사이버 공격 역량을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최근 중국과 러시아 해군 함대가 미국 알래스카 인근 해역으로 접근해 미군이 구축함과 해상초계기를 급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 당국에선 중-러가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 대응해 군사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 선박 11척이 지난주 알래스카 인근 알류샨 열도로 접근해 합동 순찰 활동에 나섰다. 이에 미 해군은 구축함 4척과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를 출격시켜 이들의 항로를 감시하는 등 미국과 캐나다 해상 방어 작전에 나섰다. 미 해군 구축함에는 6월 대만해협에서 중국 함정과 충돌 직전까지 갔던 제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USS 정훈(Chung-Hoon)’ 등이 포함됐다고 WSJ는 전했다. 중-러 해군이 미국 영해를 침범하지는 않았지만 10척 이상의 대규모 선단을 미 연안에 보낸 것은 처음이다. 중-러는 지난해 9월 알래스카 해역 인근으로 7척의 선단을 보낸 바 있다. 이에 미군이 인근 해역에 대한 감시 활동을 강화하자 중-러가 오히려 군함을 늘려 다시 합동 순찰에 나선 것이다. 미 야당 공화당 소속 댄 설리번 상원의원은 “권위주의적 침략이 벌어지는 새로운 시대에 미국이 접어들게 됐음을 상기시켜 주는 사건”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에선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 맞서기 위해 중-러가 군사적으로 밀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일 정상은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국제회의를 계기로 하지 않은 첫 3국 단독 정상회의를 갖는다. WSJ는 “미 당국자들은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협력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과 지역 파트너들이 미국과 협력하는 움직임에 대응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러는 이번 합동순찰에 앞서 지난달 군함 10여 척과 군용기 30여 대를 동원해 동해상에서 ‘북부·연합-2023’ 훈련을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8일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미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아웃바운드’(역외) 투자 제한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이에 맞선 중국의 희귀 광물 수출 제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중국 규제를 추가로 강화한다는 것이어서 중국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미 의회에서는 한국, 일본 등 동맹 또한 미국의 대중 투자 제한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원 내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야당 공화당의 대중 강경파 의원 마이크 갤러거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기업의 대중 투자 제한 행정명령에 관해 동맹국에도 유사한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美, 동맹에도 대중 투자 제한 요구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미 대통령이 8일 중국에 대한 역외 투자 제한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빠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이 행정명령의 골자는 AI,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의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금지하는 것이다. 중국의 첨단 기술 기업에 신규 투자하는 미국 기업의 대(對)정부 보고 또한 의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상원도 중국 반도체 등 첨단 기술 투자 시 신고를 의무화한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켰다. 특히 일정 수준 이상의 첨단 기술에는 대중 투자를 원천 차단하는 조항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제한 기준은 지난해 10월 미 상무부가 발표한 반도체 장비 중국 수출 규제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당시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 반도체와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와 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다. 갤러거 의원은 4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동맹의 대중 투자 제한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행정명령에 관해 미국이 수립과 시행을 주도하되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사전에 협의하고 이들 국가 또한 대중 투자에서 비슷한 제한을 취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 등 첨단 기술은 물론이고 인권 침해 등에 연루된 인민해방군 관련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자본의 유입 또한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이번 행정명령을 두고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습관적으로 기술과 무역 문제를 정치화하고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은 (투자자의) 권익을 확고히 보호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번 명령이 이르면 21일 이뤄질 러몬도 장관의 중국 방문, 뒤이을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미국 방문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美中, 핵심 광물 경쟁도 가속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에 꼭 필요한 리튬, 니켈 등의 핵심 광물 확보를 두고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일 중국 푸단대가 발간한 올 상반기(1∼6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세계 곳곳에서 광물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상반기 중국의 광물 분야 투자액은 105억 달러(약 13조7000억 원)로 2013년 일대일로 시작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투자액(68억 달러)과 비교해도 약 2배에 가깝다. 중국은 올 2월 인도네시아에 16억1000만 달러를 투자해 니켈 처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4개월 뒤에는 중남미 볼리비아에 13억8000만 달러를 들여 리튬 추출 및 처리 공장 2곳을 짓고, 연 20만 t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올해 전 세계 리튬 생산량 전망치(약 100만 t)의 약 5분의 1이다. 이에 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5일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장관을 만났다. 미 국무부는 두 장관이 “핵심 광물의 중요성, 광물 채굴 환경 기준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이 이르면 8일 중국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아웃바운드(역외)’ 투자 제한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미중 반도체 수출통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중국이 반발해온 추가 제재에 나선다는 것. 중국이 갈륨 등 희귀광물 수출 통제를 개시한 가운데 미국이 예정대로 투자제한을 단행하면서 미중 고위급 소통에서도 반도체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 美, 동맹국에도 대중 투자심사 강화 요구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 중국에 대한 역외 투자 제한 행정명령을 발표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행정명령에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양자 컴퓨터 등 일부 첨단 분야에 미국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가 투자할 때 투자 내역 등을 사전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행 시기는 내년 1월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 상원도 중국 반도체 등 첨단 기술 투자 시 신고를 의무화한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켰다.이번 행정명령에는 일정 수준 이상 첨단 기술에 대해선 대(對)중 투자를 원천 차단하는 조항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제한 기준은 지난해 10월 상무부가 발표한 반도체 장비 중국 수출규제와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4나노미터(㎚·10억분의1m) 이하 시스템 반도체와 18㎚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와 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등 동맹국과의 투자 제한 행정명령 협의를 통해 유사한 수준으로 투자 규제 조치를 하도록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대중 투자 제한’ 행정명령에 대해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습관적으로 기술과 무역 문제를 정치화하고 국가 안보라는 명분을 내세워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은 (투자자의) 권익을 확고히 보호할 것”이라고 반발했다.이르면 21일 이뤄질 러몬도 장관의 방중과, 뒤이을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국 외교부장의 방미에선 투자 제한 등 반도체 규제가 핵심 이슈가 될 전망이다. 러몬도 장관은 중국을 방문해 미중 수출규제 협의체 신설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니 등 핵심 광물 생산국에 투자 경쟁미중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에 중요한 광물 확보를 두고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1일 중국 푸단대가 발간한 올 상반기(1~6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경제영토 확장사업)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리튬, 니켈, 구리 등의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의 광물 분야 투자액은 105억 달러(약 13조7000억 원)로 나타났다. 이미 지난해 이 분야 연간 투자액(68억 달러)을 넘겼고, 2013년 일대일로 사업 시작 이래 광물 투자액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그동안 일대일로 사업은 개발도상국의 철도 및 도로 건설 프로젝트에 집중됐지만 광물 분야 투자 비중은 24.3%까지로 꾸준히 늘어났다. 중국은 올 2월 인도네시아에 16억1000만 달러(약 2조930억 원)를 투자해 브라질 광산기업 발레와 니켈 처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올 6월에는 볼리비아에 13억8000만 달러(약 1조7940억 원)를 투자해 리튬 추출 및 처리 공장 2곳을 지어 연간 20만 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올해 전 세계 리튬 생산량 전망치(약 100만 톤)의 약 5분의 1에 달한다. 이에 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5일 루훗빈사르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장관을 만나 핵심 광물의 중요성, 광물 채굴 환경 기준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국무부가 밝혔다. 한편 5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인 테크 재벌 네빌 싱엄이 중국 정부와 협력해 여러 친중 단체에 최소 2억7500만 달러(약 3600억 원)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현재 중국 상하이에 살고 있는 싱엄은 20대부터 마오쩌둥(毛澤東) 사상을 추종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한미일 정상이 18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3국 안보협력 범위를 크게 확대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북한의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하는 등 북핵 및 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협력은 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미일 정규 군사훈련, 사이버안보 협력을 비롯한 역내 위협에 공동 대응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한미일 정상회의 연례화 방안이 협의되는 가운데 3국 협력이 준(準)다자안보협력체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역내 위협 3국 협력 제도화 추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한미일이 18일 정상회의 뒤 발표할 공동성명 문안을 협상 중”이라며 “백악관은 (성명에) 한국과 일본이 북한 및 중국 관련 공통의 취약성을 안고 있는 만큼 억지력 강화와 군사 협력 촉진을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3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발표할 정상급 핫라인 설치와 3국 군사훈련, 사이버안보, 미사일방어, 경제안보 강화 조치들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3국 군사훈련과 같은 억지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합의를 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일라이 래트너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21일 “북한에 대한 (일회성) 대응 훈련이 아닌 정규화된 (정기) 훈련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는 한미일 3국 협력을 결속하고 제도화하는 엄청나게 중요한 혁신”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미일 정상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통해 억지력 강화 협력에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경보 실시간 공유 말고는 주로 미국의 한국, 일본에 대한 확장억제 의지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둬 선언적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FT는 또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각각 공격을 받으면 서로 협의할 의무(duty)가 있다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포함시키길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지난해 적(敵) 기지를 공격하는 ‘반격 능력’을 명기한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한 뒤 일본이 북한을 선제 타격할 경우 한국과의 사전 협의 필요성을 두고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양국 군사동맹으로 가는 첫발을 놓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협의 의무화’ 같은 구속력 있는 합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북한이 한국을 공격한다 하더라도 일본의 군사적 개입은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미일 정상회의의 취지에 맞는 문서를 발표하는 것과 관련해 3국이 회의 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추가적인 언급은 피했다. 또 다른 정부 고위 관계자는 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 정세에 (안보 관련) 중요한 일이 생기면 3국 간 협의는 당연한 것”이라며 “(이 같은 협의가) 깜짝 놀랄 만큼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강의 中 견제 협의체로 부상” 미국방부는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 안보 협력 강화가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과 일본은 역내 가장 확고한 (미국의) 두 동맹국”이라며 “양국 및 역내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상호 노력과 관련해 소통을 촉진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한미일 3국 정상회의가 정례화되면 가장 강력한 대(對)중국 안보협의체로 부상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싱크탱크 독일마셜재단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FT에 “한미일 (안보 협력) 축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구축한 모든 협력체 중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라며 “한미일 방위 협력의 지속적인 강화는 중국 안보 환경을 크게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일본 정부 내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18일(현지 시간)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에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에서 해양 방류를 사실상 용인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을 존중해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방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의 고위 당국자는 요미우리에 한국 야당이 이 문제로 윤석열 정부에 타격을 가하려 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체면은 가능한 한 지켜주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18일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북핵·미사일 대응과 공급망 및 첨단 기술 협력 등 주요 의제를 두고 실무협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일본 오염수 방류는 공식 의제로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수 방류 문제는 한일 양자 이슈인 만큼 3국 정상회의에선 논의될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미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다만 일각에선 국내 일각에서 오염수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공식 의제에는 포함되지 않더라도 기시다 총리가 이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한미일은 정상회의 정례화도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미일 정상회의가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 등이 참여하는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등과 같은 정례 정상회의로 자리 잡을지는 3국 정상 간 합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조현동 주미대사는 지난달 31일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한미일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데에는 삼각대의 한 축인 한일 관계 개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번 (3자) 회의 배경에는 한미일 관계에 대한 우리의 주도적 노력이 있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이르면 21일 중국을 방문할 전망이다.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등 희귀금속에 대한 수출 통제로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맞불을 놓은 가운데 미중 수출규제 협의체 구축에 나선 것이다.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러몬도 장관이 이달 넷째 주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아직 방문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며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러몬도 장관은 지난달 25일 “늦여름 무렵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러몬도 장관은 이번 방중에서 중국 상무부와 수출규제 실무협의체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 대한 수출 규제가 경제보복 등 대응 조치로 이어지면서 긴장 고조를 차단할 수 있는 미중 대화 채널을 구축하자는 취지다. 이에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방중을 마친 뒤 “중국이 미국의 수출 규제가 국가안보 우려를 넘어서는 조치라고 우려한다면 대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러몬도 장관은 방중 기간 미중 교역 문제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2019년 보잉 737맥스 추락 이후 중국 항공사들에 이 기종 인도를 금지한 상황이다.다만 외교·경제·기후에 이어 수출 규제 등 산업 분야에서도 미중 고위급 소통이 재개되면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검토해온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은 러몬도 장관 방중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이와 관련해 미 야당 공화당 소속인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과 집권 민주당 간사 라자 크리시나무르티 의원은 지난달 28일 러몬도 장관에게 AI 반도체 추가 규제를 촉구하는 공동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교묘한 엔지니어링을 통해 규제를 우회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규제 기준을) 낮춰야 한다”며 AI 반도체 속도 규제와 중국의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 금지 등을 요구했다.한편 미 국무부는 지난달 31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동아태차관보와 세라 베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이 미국에서 양타오(楊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 국장과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미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와 양 국장은 블링컨 장관의 방중 직전엔 중국에서 회동을 가진 바 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작가협회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훈련에 자신들의 콘텐츠가 무단으로 쓰이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다. 미 주요 언론사 및 출판사도 AI 기업의 허가 없는 콘텐츠 사용을 막기 위한 해법을 찾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의 작가와 배우들이 “AI로 창작권, 저작권, 초상권 등이 침해받고 있다”며 파업에 나선 데 이어 AI의 콘텐츠 무단 활용에 대한 콘텐츠 업계 전반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작가협회 소속 작가 8000여 명은 최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등 6개 빅테크에 서한을 보내 “저작권이 있는 수백 만의 책, 기사, 에세이, 시가 AI 시스템에 대가 없는 무제한 식사를 제공하는 상황”이라면서 “생성형 AI 훈련에 우리 작품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일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빅테크 기업이 불법 출판물 유통 사이트를 뜻하는 이른바 ‘그림자 도서관(shadow library)’ 등을 통해 자신들의 작품을 무단으로 생성형 AI 훈련에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메리 라센버거 미 작가협회 대표는 공영 라디오 NPR에 “(빅테크가) 허락을 받거나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AI에 우리 작품을 사용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일부 작가는 이미 빅테크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작가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무단으로 사용된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저작권료를 소급해 지급하도록 빅테크에 명령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WSJ, 뉴요커의 모회사인 뉴스코퍼레이션을 포함해 미 주요 언론사와 출판사 또한 빅테크의 자사 콘텐츠 사용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뉴스코퍼레이션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뉴스 저작권을 보호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빅테크 기업이 허가 없이 뉴스 콘텐츠를 사용하는 것을 즉각적으로 감지해 수익화하겠다는 취지다. 빅테크의 콘텐츠 무단 사용이 콘텐츠 산업을 넘어 AI 시스템 전반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저작권 전문가 매슈 버터릭 변호사는 WSJ에 “AI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데이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만큼 (콘텐츠) 시장이 무너지면 AI 시스템 역시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대만해협을 비롯한 남중국해, 남태평양 등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이 북극해를 두고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새로운 항로가 속속 개척되자 북극해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압박으로 러시아가 북극해에서 주도권 약화를 겪고 있는 것도 중국이 이 지역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한몫했다. 중국은 2030년 ‘북극 강대국’ 구상에 따라 미 잠수함을 감시할 수 있는 정찰 활동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군사 위협을 비롯해 세계 전역에서 주요 세력의 도전을 겨냥한 해상 작전을 뜻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북극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북극해 일대의 신(新)냉전 구도가 가속화하면서 이 지역에서 치열한 자원 및 안보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美, 북극판 ‘항행의 자유’ 검토 WSJ는 지난달 30일 “한때 천연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주요국이 협력했던 북극 일대가 점점 분쟁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미국이 북극해 쟁탈전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추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극해가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대결 무대로 부상한 것은 북극 얼음이 녹아 대형 선박들의 운항이 가능한 항로가 늘어나면서 북극해의 안보·경제적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극해 항로가 열리면 주요국의 해상 물류 운송 거리가 크게 단축될 뿐 아니라 군사 작전의 범위가 대폭 넓어진다.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의 암초에 군사기지를 건설해 사실상 영토 확장에 나선 것처럼 북극해에서도 바위섬 등에 군사시설을 설치해 전략 거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쇄빙선, 위성, 무인기(드론), 무인 선박 등을 통해 북극해에서 중국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 올 6월까지 북극에서 활동한 미 해양경비대 소속 쇄빙선 힐리호의 선장 케네스 보다는 WSJ에 “전 세계에 ‘미국이 이 지역(북극해)을 순찰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고 말했다. WSJ는 올 4월 유출된 미 군사 기밀문건에 “미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북극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북극해 전략’을 발표하고 북극 담당 대사 직책을 신설했다. ● 中, 북극서 정찰-감시 활동 강화 중국은 2018년 일찌감치 ‘북극 인접국’을 자처하며 북극을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에 포함시킨 ‘빙상 실크로드’ 구상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30년 ‘북극 강대국’이 되겠다는 심산이다. 중국은 북극해를 통하면 사실상 미국이 관할하는 인도양을 거치지 않고도 에너지 수송로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3대의 쇄빙선을 동원해 러시아 천연가스를 중국 등으로 수송했다. 올해 중국의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정찰 및 감시 활동 또한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중국의 핵추진 쇄빙선 ‘쉐룽(雪龍) 2호’가 북극해 과학 연구를 위해 상하이에서 출항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극지연구소는 2021년 8월 북극해에 잠수함 위치 추적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수중 청취 장치를 설치했다. 캐나다군이 지난해 북극해에서 중국의 정찰용 부표를 발견하고 철거하는 일도 있었다. 미군 관계자는 WSJ에 “중국이 북극해에서 확보한 위성 및 전자 정보를 러시아와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극해에서 러시아와의 연합 군사훈련도 진행했다. 지난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난창급 구축함은 러시아 군함과 함께 미 알래스카주 인근 ‘알류샨 열도’ 부근에서 해상 연합훈련을 벌였다. 난창급 구축함은 100여 기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최신식 구축함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대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남태평양 등에서 계속 충돌했던 미국과 중국이 북극해에서도 패권 갈등을 벌이고 있다. 온난화로 북극의 얼어붙은 빙하가 녹으면서 새로운 항로가 속속 개척되며 북극해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서방의 압박으로 러시아의 북극해 주도권이 약화된 것도 중국이 북극해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한몫했다. 특히 중국은 2030년 ‘북극 강대국’ 구상에 따라 미 잠수함을 감시할 수 있는 정찰 활동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동맹과 함께 대만해협 등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북극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전했다. 북극해 일대의 신(新)냉전 구도가 가속화하면서 이 지역에서 치열한 자원 및 안보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美, 북극판 ‘항행의 자유’ 검토 WSJ은 30일 “한때 천연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주요국이 협력했던 북극 일대가 점점 분쟁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미국이 북극 쟁탈전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추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극해 쟁탈전은 지구온난화로 최근 40여 년간 북극해 빙하의 약 30%가 녹아 대형 선박들의 운항이 가능한 항로가 늘어나면서 북극해의 안보·경제적 가치가 갈수록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북극해 항로의 신설로 주요국의 해상 물류 운송 거리가 크게 단축될 뿐 아니라 군사 작전의 범위도 대폭 넓어질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의 암초에 군사기지를 건설해 사실상 영토 확장에 나선 것처럼 북극해에서도 바위섬 등에 군사시설을 설치해 전략 거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쇄빙선, 위성, 무인기(드론), 무인 선박 등을 통해 북극해에서 중국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 올 6월까지 북극에서 활동했던 미 쇄빙선 힐리호의 선장 케네스 보다는 WSJ에 “전 세계에 ‘미국이 이 지역(북극해)을 순찰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고 말했다. WSJ는 올들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출된 미 군사 기밀문건에 “미국이 동맹과 함께 대만해협 등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북극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또한 지난해 10월 ‘북극해 전략’을 발표하고 북극 담당 대사 직책을 신설했다. ● 中 북극서 정찰-감시 활동 강화 중국은 북극해에서 러시아와의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할 뿐 아니라 정찰 및 감시 활동 또한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난창급 구축함은 러시아 군함과 함께 미 알래스카주 인근 ‘알류샨 열도’ 부근에서 해상 연합훈련을 벌였다. 난창급 구축함은 100여기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최신식 구축함이다. 12일에는 중국의 핵추진 북극 쇄빙선 ‘쉐룽(雪龍) 2호’가 북극해 과학 연구를 위해 하이에서 출항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극지연구소는 2021년 8월 북극해에 잠수함 위치 추적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수중 청취 장치를 설치했다. 캐나다군이 지난해 북극해에서 중국의 정찰용 부표를 발견하고 철거하는 일도 있었다. 미군 관계자는 WSJ에 “중국이 북극해에서 확보한 위성 및 전자 정보를 러시아와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북극해를 통하면 사실상 미국이 관할하는 인도양을 거치지 않고도 에너지 수송로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도 매력을 느끼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3대의 쇄빙선을 동원해 러시아 천연가스를 중국 등으로 수송했다. 올해 중국의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2018년 일찌감치 ‘북극 인접국’을 자처하며 북극을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一带一路)‘에 포함시킨 ‘빙상 실크로드’ 구상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30년 ‘북극 강대국’이 되겠다는 심산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 작가협회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훈련에 자신들의 콘텐츠가 무단으로 쓰이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다. 미 주요 언론사 및 출판사도 AI 기업의 허가 없는 콘텐츠 사용을 막기 위한 해법을 찾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의 작가와 배우들이 “AI로 창작권, 저작권, 초상권 등이 침해받고 있다”며 파업에 나선 데 이어 AI의 콘텐츠 무단 활용에 대한 콘텐츠 업계 전반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작가협회 소속 작가 8000여 명은 최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등 6개 빅테크에 서한을 보내 “저작권이 있는 수백 만의 책, 기사, 에시이, 시가 AI 시스템에 대가 없는 무제한 식사를 제공하는 상황”이라면서 “생성형 AI 훈련에 우리 작품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일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빅테크 기업이 불법 출판물 유통 사이트를 뜻하는 이른바 ‘그림자 도서관(shadow library)’ 등을 통해 자신들의 작품을 무단으로 생성형 AI 훈련에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메리 라센버거 미 작가협회 대표는 공영 라디오 NPR에 “(빅테크가) 허락을 받거나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AI에 우리 작품을 사용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일부 작가는 이미 빅테크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작가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무단으로 사용된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저작권료를 소급해 지급하도록 빅테크에 명령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WSJ, 뉴요커의 모회사인 뉴스코퍼레이션을 포함해 미 주요 언론사와 출판사 또한 빅테크의 자사 콘텐츠 사용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뉴스코퍼레이션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뉴스 저작권을 보호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빅테크 기업이 허가 없이 뉴스 콘텐츠를 사용하는 것을 즉각적으로 감지해 수익화하겠다는 취지다. 빅테크의 콘텐츠 무단 사용이 콘텐츠 산업을 넘어 AI 시스템 전반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저작권 전문가 매튜 버터릭 변호사는 WSJ에 “AI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데이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만큼 (콘텐츠) 시장이 무너지면 AI 시스템 역시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커린 잔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18일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할 것”이라며 “정상들은 미일, 한미간 철통같은 동맹과 우정을 통한 강력한 유대를 재확인하면서 3국 관계의 새로운 장(chaper)을 축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정상회의 의제에 대해선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에 대응하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태평양제도와의 관계 강화를 포함해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에서 3국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핵·미사일 위협에 맞선 대북억지력 강화 방안과 함께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 백악관은 “(한미일) 정상회의는 역내 및 세계적인 안보 도전에 대응하고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촉진하며 경제적 번영을 강화하기 위한 3국의 공유된 비전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희귀금속 수출규제 등 경제 보복 속에 공급망 다변화와 첨단 기술 협력 등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 정책도 의제에 오를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미일 정상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회의를 갖고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한미일 경제안보 대화 신설, 핵심·신흥기술 등에 대한 협력 강화 등을 담은 ‘프놈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1994년 처음으로 열린 뒤 지금까지 12번 개최됐지만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별도의 3자 정상회의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한미일 정상회의가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가 참여하는 ‘쿼드(Quad)’나 미국, 영국, 호주의 ‘오커스(Aukus)’ 등과 함께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회의가 미국 대통령의 공식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캠프 데이비드는 1959년 열린 첫 미소 정상회담과 1978년 이집트와 이스라엘 전쟁 종식에 합의한 ‘캠프 데이비드 협정’ 등 역사적인 외교 합의가 이뤄진 상징적인 장소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캠프 데이비드로 해외 정상을 초청한 것은 처음이다. 외교소식통은 “캠프 데이비드는 정상들이 장시간 격의 없는 대화를 가질 수 있는 장소”라며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가 갖는 상징성과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소위원회의 집권 민주당 간사인 아미 베라 의원(사진)이 27일(현지 시간) 다음 달 18일 미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미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경제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라 의원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수주 안에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릴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동중국해 공동탐사에 대해 논의해왔다”며 “미국 에너지 회사들이 한일 공동탐사 지역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살펴보고 있다)”라고 했다. 동중국해 공동탐사는 1974년 체결된 한일대륙붕공동개발협정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이 한미일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이 탐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동중국해에서 한미일이 공동탐사에 나서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제7광구 등에서 공동탐사에 나섰지만 경제성 문제로 탐사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라 의원은 또 중국이 미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에 대해 자국 내 판매 제한 조치를 취한 것과 관련해 “‘오늘은 (중국의 보복 대상이) 미국 기업이지만 내일은 한국 기업일 수 있으니 단결해서 버티자’는 메시지를 (한국에) 보내고 있다”면서 “(한미동맹 균열의)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간 미 의회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마이크론 사태를 중국 내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압박해왔고, 현재까지 그런 우려스러운 정황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한미일 모두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저항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 데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제적 파트너십은 군사적 파트너십만큼 중요하다”며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한 대응이 한미일 정상회의 의제에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소위원회의 집권 민주당 간사인 아비 베라 의원이 27일(현지 시간) 다음달 18일 미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미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경제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라 의원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수주 안에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릴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동중국해 공동탐사에 대해 논의해왔다”며 “미국 에너지 회사들이 한일 공동탐사 지역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살펴보고 있다)”라고 했다. 동중국해 공동탐사는 1974년 체결된 한일대륙붕공동개발협정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이 한미일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이 탐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동중국해에서 한미일이 공동탐사에 나서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제7광구 등에서 공동탐사에 나섰지만 경제성 문제로 탐사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라 의원은 또 중국이 미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에 대해 자국 내 판매 제한 조치를 취한 것과 관련해 “‘오늘은 (중국의 보복 대상이) 미국 기업이지만 내일은 한국 기업일 수 있으니 단결해서 버티자’는 메시지를 (한국에) 보내고 있다”면서 “(한미동맹 균열의)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간 미 의회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마이크론 사태를 중국 내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압박해왔고, 현재까지 그런 우려의 정황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한미일 모두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저항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 데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제적 파트너십은 군사적 파트너십만큼 중요하다”며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한 대응이 한미일 정상회담 의제에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군 참전의날인 27일 “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다”며 “한미동맹을 ‘핵심 축’으로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세계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같은 선언문(proclamation)을 발표한 데 대해 화답하며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한미동맹의 새로운 역할을 강조한 것. 윤 대통령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62명의 참전용사들 앞에서 “여러분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이라며 “대한민국은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앞서 정전협정 70주년 선언문에서 “한미동맹은 전 세계 평화 안정과 번영의 핵심 축(linch pin)”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참전국 국기와 기념비, 전사자 묘역과 유엔군 위령탑을 참배했다. 현직 대통령의 유엔군 위령탑 참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일 안보 협력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북한은 중국·러시아와 밀착하면서 동북아 신냉전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날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방북 중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무장 장비(무기) 전시회장을 돌아보며 신형 무기들을 소개했다. 특히 한국군과 미군이 운용하는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와 거의 같은 외관의 정찰용 무인기와 ‘하늘 위 암살자’라 불리는 미군의 공격용 첨단 무인기 ‘리퍼(MQ-9)’와 유사한 공격용 무인기가 등장했다. 북한은 27일 밤 평양에서 이른바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다.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도 참석했을 것으로 보인다.참전용사들, 유엔 합창단과 ‘어메이징 아리랑’ 함께 불렀다 정전 70주년 기념식 부산서 열려尹, 무대서 62명 참전용사 맞아… 어린 합창단원들 “잊지 않을게요”고국 부대서 흙 한줌 담아온 佛노병… 유엔공원에 잠든 전우 묘비에 뿌려 “인생의 가장 꽃다운 나이에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진정한 영웅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유엔 참전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으로 공산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은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영화의 전당은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주력 비행장이었다. ● 尹, 62명 참전용사와 일일이 악수 이날 22개 유엔 참전국 국기와 태극기, 유엔기에 이어 유엔군 참전용사 62명이 국방부와 유엔사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힘차게 입장하자 윤 대통령은 박수를 치며 참전용사 한 명 한 명을 맞이했다. 62명의 참전용사가 모두 호명됐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입장한 캐나다 참전용사 테드 에이디 옹을 자리로 직접 안내했다. 이른바 ‘영웅의 길’ 퍼레이드는 6·25전쟁에서 한국을 도왔던 참전용사들에 대한 극진한 예우와 경의의 의미가 담겼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날 무렵 참전용사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정전협정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핵심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유엔사령부의 역할은 자유를 위해 연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념식 하이라이트는 참전용사와 라포엠, 유엔소년소녀합창단 등 100명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의 ‘어메이징 아리랑’이었다. ‘어메이징 아리랑’은 미국인에게 사랑받는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한국의 ‘아리랑’을 연결한 곡. 미 해병대 1사단 소속으로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미국 참전용사 패트릭 핀 옹(92)과 영국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 옹(93)은 벅찬 표정으로 합창단과 함께 ‘어메이징 아리랑’을 불렀다. 어린이 합창단원들은 무대 아래로 내려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다”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6·25전쟁 참전 및 동맹강화·참전용사 명예선양에 기여한 호주 참전용사 고 토머스 콘론 파킨슨 옹과 미국 참전용사 도널드 리드 옹(91)에게 정부포상을 수여했다. 18세에 소총수로 참전했던 파킨슨 옹은 멜버른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을 주도했다. 고인을 대신해 딸 샤론 파킨슨 매코완 씨가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 尹, 바이든 선글라스 끼고 유엔군 위령탑 참배 “6·25전쟁에 참전했던 학교 친구가 여기에 있어요.”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프랑스인 참전용사 앙드레 다차리 옹(91)은 전우의 묘비 앞에 흰색 국화 한 송이를 내려놓으며 묵념을 한 후 이렇게 말했다. 다차리 옹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70년 전 참전했던 우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기억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다차리 옹은 흰 봉투에 담아온 흙을 한 줌씩 꺼내 프랑스인 참전용사들의 묘비 앞에 흩뿌렸다. 이 흙은 프랑스 군인을 훈련하는 부대에서 퍼 왔다고 한다. 먼 한국 땅에 묻혀 있더라도 고국을 잊지 않길 바라는 뜻을 담아 가져왔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도 기념식에 앞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현직 대통령이 유엔군 위령탑을 찾아 참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방한했을 때 선물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참배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유엔군 위령탑에 헌화·묵념하고 유엔군 전사자를 추모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존 틸럴리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 이사장(사진)은 최근 미군의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SSBN-737)이 42년 만에 부산항에 입항한 것에 대해 “동맹의 역량과 결의를 보여준 중대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틸럴리 이사장은 6·25전쟁 정전(停戰) 70주년을 맞아 25일(현지 시간) 진행한 동아일보 서면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와 북한 억제를 위해 미국이 최첨단 자산을 동원해 동맹에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베트남전과 걸프전에서 싸운 육군 4성 장군 출신으로 1996∼1999년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냈다.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SSBN 입항 등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에 반발해 도발 수위를 높이는 북한은 SSBN 입항을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한미 NCG 출범에도 양국 일각에선 “미국이 서울을 위해 로스앤젤레스를 맞바꿀 수 있는지 답해야 한다”며 미 확장억제 공약에 의문을 제기한다. 틸럴리 이사장은 이에 대해 “미국인들은 지난 70년간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해 아들딸을 한국에 보냈다”며 “미국이 확장억제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신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철통같은 동맹으로 오래 지속된 동맹의 모범 사례”라며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싸운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일 협력을 비롯한 다층적 안보협력그룹을 구축해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에 대해선 “한국이 세계적 강국으로서 다층적 안보 협력에 참여하는 것이 최선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통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들의 다층적 안보 협력은 한국과 역내 방어 태세 전반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한미동맹을 비롯한 미 대외 전략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는 “지난 70년간 양국에서 수많은 정치적 전환이 있었지만 동맹은 굳건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된 만큼 한미동맹은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틸럴리 이사장은 지난해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 4만3808명의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 건립을 책임졌다. 그는 “6·25전쟁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을 찾는 미국인에게 한미동맹의 강력함과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교육하고 대한민국 자유를 위해 싸운 참전용사들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를 관통하는 리오그란데강. 현재 이곳에서는 직경 120cm 크기의 주황색 부표들을 연결해 강물에 부유식 장벽을 건설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는 야당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사진)가 지난달 이 강을 통한 불법 월경(越境)을 막겠다며 수중장벽 설치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강폭이 좁아 중남미 사람들이 미 입국 통로로 즐겨 찾는 ‘이글패스’ 등 곳곳에 설치되고 있다. 미 법무부는 24일 “연방정부의 승인이 없는 장벽 설치는 불법”이라며 텍사스주에 소송을 제기했다. 애벗 주지사는 즉각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불법 이민자의) ‘침공(invasion)’을 막겠다. 법정에서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맞섰다. 대통령이 국가를 방어해야 할 의무를 위반했기에 자신이 대신 장벽을 설치했다고도 주장했다. 양측이 한 치의 양보 없는 대치를 벌이면서 내년 대선에서도 이 사안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백악관 “비인간적” vs 애벗 “국가 방어”바니타 굽타 미 법무부 부차관은 24일 “이 장벽은 공공안전에 위협을 가하고 인도주의적 우려를 불러일으키며 미 외교정책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며 텍사스주를 ‘하천·항만법’ 위반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 또한 같은 날 애벗 주지사가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이 장벽의 일부 구간에는 면도날 같은 가시가 달린 철조망이 부착됐다. 밀입국자뿐 아니라 국경 경비대원 또한 임무 수행 중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NN에 따르면 최근 텍사스주는 경비대원들에게 “불법 이민자를 강물에 다시 밀어 넣거나 이들에게 마실 물을 주지 말라”는 비인간적 명령도 내렸다. 텍사스주는 지난달 연방정부가 제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구호기금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사용해 이민자의 주요 월경 루트에 총 1000피트(약 300m)의 수중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달 초부터 본격적인 건설에 돌입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장벽 설치는 일개 주(州)의 권한을 넘어선 월권 행위라고 맞선다. 멕시코는 이 장벽이 양국의 공동수역에 설치됐고, 이로 인해 멕시코의 수자원이 타격을 입는다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이 사안이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대선 의제로 떠오른 ‘이민’ 이민 문제는 내년 대선의 주요 의제로 꼽힌다. 하버드대와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의 24일 조사에 따르면 “이민이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라는 응답자는 24%였다. 물가(34%), 경제(26%)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이글패스 일대를 거쳐 미국에 오는 불법 이민자는 연 27만 명. 반(反)난민 정책으로 일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를 강하게 단속했음에도 ‘기회의 땅’ 미국을 찾아 몰려드는 중남미 사람들의 행렬이 여전하다. 2019년 6월에는 이 강을 건너다가 익사한 엘살바도르 부녀의 사진이 공개돼 큰 충격을 안겼다. 보수 텃밭 텍사스에서 3선 주지사로 재직 중인 애벗 주지사는 강경한 반(反)난민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민 정책을 관장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관저에 불법 이민자를 태운 버스를 보내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불법 이민자로 고생하는 남부 주요 주의 현실을 도외시하고 이상론만 앞세운다는 것이다. 공화당 대선주자 또한 일제히 애벗 주지사를 지지했다. 텍사스 못지않게 불법 이민자가 많은 플로리다의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달 말 이글패스를 찾아 “대통령이 되면 텍사스주의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을 허용할 것”이라고 했다. 버지니아, 오하이오 등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일부 주는 애벗 주지사의 협조 요청에 따라 텍사스에 주방위군도 파견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