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김보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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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보라 기자입니다.

purple@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미국/북미43%
국제일반11%
사고7%
중남미7%
국제정세7%
국제정치7%
인사일반7%
경제일반4%
중동4%
사회일반3%
  • 이스라엘軍 지원 맥도날드, 중동전역서 불매 역풍

    이스라엘-하마스 간 중동전쟁으로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가 중동 지역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 ‘미국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중동 전역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진 것이다. 2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불매 운동은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 맥도날드 운영사가 군과 병원에 햄버거 등을 무료 제공한다고 발표하자 불이 붙었다. 주변 아랍국에서 ‘반(反)맥도날드’ 움직임이 번진 것이다. 이집트 유명 ‘틱토커’ 아마드 나기가 9일 “오늘로 이 음식점(맥도널드)은 없어져야 하며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라고 말한 영상은 조회 수가 130만 회를 넘으며 불매운동의 불을 지폈다. 가자지구 알아흘리아랍병원 폭발 참사 직후에는 튀르키예 레바논 이집트 맥도날드 일부 지점이 공격을 받아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를 입었다. 중동 맥도날드 측은 황급히 이스라엘 맥도날드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히며 선을 그었다. 맥도날드 쿠웨이트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운영사 방침은 아랍 운영사들과 전혀 합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레바논 튀르키예 등의 맥도날드는 가자지구에 기부금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맥도날드를 향한 중동 소비자 분노는 꺼지지 않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 맥도날드 본사는 21일 “최우선 과제는 현장 직원과 팀의 안전 보장”이라고 밝혔다. 반이스라엘 시위는 세계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이날 영국 런던 도심에서는 팔레스타인 국기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약 10만 명이 모여 “가자지구 공습을 멈추라”고 외쳤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과 호주에서도 친팔레스타인 집회가 이어졌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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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준 “중동 불안, 세계 금융시장 위협”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 광범위한 부정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고했다. 21일(현지 시간) 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연준은 연 2회 발간하는 ‘금융안전보고서(FSR)’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중동 지역 간 갈등으로 번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심화하거나 다른 곳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갈등이 고조된다면 전 세계 경제 활동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특히 “글로벌 금융시스템은 위험 감수 약화, 자산가격 하락, 미국 기업을 비롯해 (위험에) 노출된 기업과 투자자들의 손실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아직 은행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건전한 상태’라며 소비자와 기업 역시 고금리에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보고서 발행 하루 전인 19일 미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지정학적 긴장’에 대해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지정학적 긴장이 경제 활동에 중대한 위험 요인이 됐고, 높은 불확실성을 촉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9일 장중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뚫기도 한 가운데 나왔다. 일반적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돈이 안전자산으로 몰려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지만 이번에는 연준의 고금리 정책 장기화 가능성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도 14일 실적 발표 당시 “전 세계가 수십 년 만에 가장 위험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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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軍에 식사 제공하다니”…중동서 맥도날드 불매운동

    이스라엘-하마스 간 중동전쟁으로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가 중동 지역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 ‘미국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중동 전역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진 것이다.2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불매 운동은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 맥도날드 운영사가 군과 병원에 햄버거 등을 무료 제공한다고 발표하자 불이 붙었다. 주변 아랍국에서 ‘반(反)맥도날드’ 움직임이 번진 것이다. 이집트 유명 ‘틱톡커’ 아마드 나기가 9일 “오늘로 이 음식점(맥도널드)은 없어져야 하며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라고 말한 영상은 조회수가 130만 회를 넘으며 불매운동의 불을 지폈다. 가자지구 알아흘리아랍병원 폭발 참사 직후에는 튀르키예 레바논 이집트 맥도날드 일부 지점이 공격을 받아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를 입었다.중동 맥도널드 측은 황급히 이스라엘 맥도날드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히며 선을 그었다. 맥도널드 쿠웨이트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운영사 방침은 아랍 운영사들과 전혀 합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레바논 튀르키예 등의 맥도날드는 가자지구에 기부금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맥도날드를 향한 중동 소비자 분노는 꺼지지 않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 맥도날드 본사는 21일 “최우선 과제는 현장 직원과 팀의 안전 보장”이라고 밝혔다.반이스라엘 시위는 세계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이날 영국 런던 도심에서는 팔레스타인 국기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약 10만 명이 모여 “가자지구 공습을 멈추라”고 외쳤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과 호주에서도 친팔레스타인 집회가 이어졌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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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의 보답… 이스라엘 자국민 대피 수송기에 한국인-가족 19명 무료로 태워

    일본 정부가 이스라엘에 자국민 대피를 위해 보낸 자위대 수송기에 일본인과 함께 한국인도 같이 태웠다. 정부가 14일 군 수송기로 이스라엘 교민을 대피시킬 때 일본인 51명을 함께 태우고 온 것에 대한 일종의 보답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을 비롯한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항공자위대 소속 공중급유 수송기 KC767은 20일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공항에서 일본인 60명 및 외국 국적 가족 4명과 함께 한국인 18명 및 외국 국적 가족 1명 등 83명을 태워 요르단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21일 새벽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수송기 탑승 비용은 무료다.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20일 “(수송기) 좌석이 남아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프랑스 영국 필리핀 대만 등에 (수송을 희망하는지) 확인한 결과 한국에서만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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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난-독재-종파 갈등 심한 중동서 활개… 점조직으로 궤멸 어려워 [글로벌 포커스]

    “국가가 실패한 곳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자란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으로 국제 정세가 격랑에 빠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고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이 여전하며 아프리카 곳곳에서도 쿠데타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오랫동안 ‘세계의 화약고’였던 중동에서 또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하마스를 포함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마스를 포함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후티,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은 대부분 이슬람 원리주의를 신봉하는 신정일치 국가 건설을 외치며 반(反)이스라엘, 반서방 투쟁을 벌이고 있다. 탈레반은 2021년 8월부터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고 있고, 헤즈볼라는 현 레바논 연정에 참여하며 단순한 무장단체 수준을 넘어섰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이 ‘성전(聖戰·Jihad)’을 벌인다며 무장투쟁의 정당성을 외친다. 각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특징은 무엇인지, 각국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이들 무장단체가 왜 사라지지 않고 각종 테러를 자행하는지 분석해 본다.● 민생고 틈타 “이슬람 국가 건설”극단주의 무장단체가 활동하는 지역은 레바논, 예멘,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라크 등 대부분 국가가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곳이다. 극심한 경제난, 고질적인 부정부패, 시민사회의 부재, 장기집권 독재자, 심각한 민족 및 종교 갈등 등도 비슷하다. 시리아와 예멘은 각각 2011년, 2015년부터 내전 상태다. 2000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내전 후 반대파에게 국제법이 금하는 생화학 무기까지 사용해 지탄받고 있다. 그의 부친 하페즈 알 아사드 대통령 또한 1971년부터 29년간 장기 집권했고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했다. 시리아 국민 대부분은 수니파지만 아사드 부자(父子)는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라는 점도 내전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예멘은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17달러(약 80만 원)에 불과한 세계 최빈국이다. 이라크는 2003년까지 독재자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이 집권했다. 후세인의 축출 후에는 미군 침공,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 등으로 극심한 갈등에 빠졌다. 아프가니스탄 또한 옛 소련 침공을 겪었다. 9·11테러가 발발한 2001년에는 테러 주범인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숨겨줬다는 이유로 이후 미국과 20년간 전쟁을 벌였다. 2021년 8월 미국이 물러나고 탈레반이 정권을 잡았지만 경제난이 해소될 기미가 안 보인다. 이달 초 북서부 헤라트 일대에서 발발한 강진 때는 잔해에 깔린 사람을 구조할 장비조차 없어 주민들이 맨손으로 흙과 돌더미를 파헤쳐야 했다. 지도층 부패도 빼놓을 수 없다. 하마스가 2007년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이유는 주민들이 2005년 이스라엘로부터 통치권을 넘겨받은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를 불신하기 때문이다. 마흐무드 압바스 PA 수반(88), PA 전신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이끌었던 야세르 아라파트(1929∼2004)는 모두 부패와 장기집권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아흔을 바라보는 압바스 수반 이후의 지도자 또한 보이지 않는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중앙정부가 유명무실해 ‘국가 실패의 전형’으로 불리는 곳에서 극단주의가 자란다. 무장단체가 ‘국경 없는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를 만들겠다’고 외치기 좋은 토양이 만들어졌다”고 진단했다. 민생고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이들 무장단체가 아무리 급진적이고 폭력적이라 해도 기성 정치권보다는 유능하고 청렴하게 느껴지므로 이들의 과격한 주장에 솔깃하게 된다는 것이다. ● 평화협정 인정 않는 하마스 7일부터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하마스는 1987년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의 민중 봉기인 1차 ‘인티파다’ 당시 이슬람 성직자 아메드 야신이 설립했다. 이집트의 수니파 근본주의 조직 ‘무슬림형제단’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마스는 PA의 전신인 PLO가 1993년 이스라엘과 맺은 평화 협정을 인정하지 않는다. ‘알깟삼 여단’이라는 무장단체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군인은 물론이고 민간인에 대한 테러 또한 서슴지 않는다. 아라파트가 살아있을 때만 해도 하마스의 세력은 지금처럼 강하지 않았다. 2004년 아라파트 사후 PA 지도부가 민심을 얻지 못하자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비해 면적이 훨씬 좁고 각종 생활여건 또한 열악한 가자지구에서는 하마스의 극단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속속 늘었다. 이에 2007년 가자지구에서 PA를 몰아냈다. 이때부터 이스라엘과의 갈등 또한 격화했다. 이스라엘은 PA와 달리 하마스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과의 대화도 거부하며 극단적인 가자지구 봉쇄 정책을 폈다. 하마스 역시 가자지구 내 병원, 학교, 이슬람 사원 같은 곳에 무기고를 설치하고 민간인을 사실상 방패로 사용하며 맞섰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각각 2014년, 2021년에도 ‘50일 전쟁’, ‘11일 전쟁’을 치렀다. 이번 전쟁 또한 그 연장선이다. 종파는 다르지만 반이스라엘, 반미국이라는 목표를 공유하는 이란은 하마스의 든든한 후원자다. 미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에 따르면 이란은 1992년부터 하마스에 연간 평균 3000만 달러(약 407억 원)를 지원하고 있다. 2018년 지원금은 7000만 달러에 달했고 지금은 이 수치가 늘었을 것이 확실시된다.● 하마스보다 강경한 PIJ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인 PIJ는 초강경 성향이다. 하마스조차 이스라엘에 유화적이라고 보며 대(對)이스라엘 투쟁 노선을 놓고 종종 충돌하기도 한다.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무슬림형제단의 분파이며 1981년 파티 알 시카키가 창설했다. 하마스 설립자 야신처럼 시카키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졌다. PIJ 고위 인사인 카데르 아드난은 올 5월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단식 투쟁 중 사망했다.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PIJ의 반감은 극에 달했다. PIJ 측은 올 2월 수감 직후부터 단식에 돌입한 아드난이 위중한 것을 알면서도 이스라엘이 거듭된 석방 요청을 무시했다며 사실상의 살인이라고 격분했다. PA에 대한 주민 반감을 등에 업고 세를 불린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PIJ 또한 하마스에 지친 일부 극단주의자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하마스의 집권 후 가자지구 상황이 더 열악해지자 일부 주민은 하마스로부터도 등을 돌렸다. 이런 상황에서 PIJ는 계속 자살폭탄 테러 등 극단 무장투쟁을 자행하며 민심을 파고들었다. PIJ는 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상당한 조직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마스와 PIJ의 미묘한 갈등에는 두 단체를 모두 후원하는 이란도 끼어 있다. 하마스는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후 수니파 반군을 지지했다. 시아파 아사드 대통령의 후원자인 이란은 이를 반길 수 없다. PIJ는 하마스와 달리 시리아 내전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은 이란이 PIJ에도 연 30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17일 로켓포 오폭으로 가자지구 알아흘리아랍병원 폭파 참사를 일으킨 주체로 PIJ를 지목하고 있다. PIJ는 부인하나 그간 하마스와 PIJ가 발사한 일부 로켓이 민간인 거주지에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방 측의 일방적 주장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 ‘이란 대리인’ 헤즈볼라 하마스를 도와 이번 전쟁에 참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관심도 높다. 미국외교협회(CFR)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병력 4만 명, 로켓 및 미사일 15만 기를 보유했다. 어지간한 나라의 정규군과 맞먹는 규모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런 헤즈볼라를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한 비(非)국가 행위자”라고 규정했다. 헤즈볼라는 공공연히 ‘이란의 대리인’을 자처한다. 이란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을 잇는 중동 내 ‘시아파 벨트’를 건설하기 위해 헤즈볼라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 1982년 설립 당시부터 막대한 지원을 퍼부었다. 2020년 미 국무부는 이란이 헤즈볼라에 연평균 7억 달러(약 9100억 원)를 지원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1978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점령한 이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주적이 됐다. 이란의 지원으로 중무장한 헤즈볼라의 활동 반경 또한 레바논에 그치지 않는다. 헤즈볼라는 1992년 남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스라엘대사관에 자살 테러를 가했다. 2년 후 영국 런던의 이스라엘대사관에도 차량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 2005년에는 친(親)서방·친이스라엘 성향이며 수니파인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를 트럭 폭탄 테러로 암살했다. 2006년 이스라엘과 34일 전쟁도 벌였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총선에서 13석을 확보해 원내 제2당에 오르며 공식적 정파의 위상도 얻었다. 중도 우파 성향인 제1당 ‘자유애국운동’이 주도한 연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언론, 학교, 의료시설 등을 자체 운영하며 인구의 30%가 넘는 시아파에게 꾸준히 지지를 얻고 있다. 민간인 테러 또한 반대한다. 2001년 9·11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를 비난했고 미국인 민간인 희생자를 애도했다. 10일 “미국이 가자지구 분쟁에 개입하면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위협한 예멘의 시아파 무장단체 후티 반군 또한 헤즈볼라처럼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2003년 미군이 이라크를 침공하자 반미를 기치로 본격 무장투쟁에 나섰다. 2015년 내전 발발 후 수니파 정규군과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정규군, 이란은 후티를 지원하면서 예멘 내전이 사실상 양측의 대리전으로 바뀌었다. ● 극단 무장단체의 대표, 알카에다-IS 많은 전문가들은 21세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두 축이 알카에다와 IS라고 본다. 알카에다는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건설의 최대 방해물이 미국이라고 여긴다. 1998년 동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국대사관에서 연달아 폭탄 테러를 벌여 최소 220여 명이 숨졌다. 2001년 9·11테러를 벌인 후에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조직으로 변모했다. 북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일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와 연계했고 반미 투쟁 이념을 설파했다. IS는 2004년 이런 알카에다의 이라크 내 하부 조직으로 출발했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IS는 국가 기능이 약화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급속도로 세를 불렸다. 2014∼2015년에는 시리아와 이라크 면적의 절반 정도를 점령하며 ‘국가’를 자처했다. 알카에다는 2014년 이런 IS와 절연했다. IS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간인 인질 참수 및 화형 장면을 생중계하며 잔혹성을 과시했다. 이를 통해 서구의 젊은 조직원도 대거 포섭했다. 서구에서 태어났지만 주류 사회에 낄 수 없었던 무슬림계 이민자 2세는 이런 IS의 선전전에 급속히 빠졌다. IS는 이슬람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2015년 1월 프랑스 시사매체 ‘샤를리에브도’의 파리 사무실에 난입해 무고한 언론인과 만평가 등 12명을 사살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파리 곳곳의 극장, 카페에서 역시 총기를 난사해 최소 130여 명을 죽였다. 1996∼2001년 집권한 후 2021년 재집권에 성공한 탈레반은 여성의 교육 및 취업 금지 같은 극단적인 억압 정책을 펴고 있다. 30개 이상의 민족이 사는 다민족 국가에서 수니파 주류인 파슈툰족 이외의 민족과 종파를 철저히 배척한다. 2001년 수도 카불 서쪽에 있는 바미안의 세계적 문화유산 ‘바미안 석불’을 공개 폭파한 것도 이 일대가 시아파 소수민족 하자라족의 근거지이기 때문이다.● 점조직 형태로 궤멸 어려워 미국 등 서방에서는 주요 테러가 있을 때마다 ‘궤멸’을 천명했다. 하지만 이들 단체를 뿌리뽑기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 느슨한 ‘점(點)조직’ 형태를 유지하는 탓이다. 특히 알카에다와 IS는 본부가 직접 지시를 내리지 않고 각 지부가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본부는 자금을 지원하고 군사 훈련을 돕는 수준에 그친다. 강력한 중앙집권 체계가 아니기에 서방이 고위직을 제거해도 조직 전반에 큰 타격이 없다. 이에 우드로윌슨센터는 “IS는 지난해에만 지도자 2명을 잃었지만 글로벌 네트워크가 건재하다”고 평했다. 강경파 젊은층이 거듭된 하부 조직의 생성을 주도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장지향 센터장은 “젊은 대원일수록 과격 주장에 동조하는 경향이 짙다”고 진단했다. 특히 IS의 등장 후 대부분 무장단체에서 젊은 대원들을 중심으로 위계질서 파괴, 극단 성향 강화, ‘선(先)테러 후(後)보고’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고령층이며 카타르 등 국외에 주로 거주하는 하마스 지도부 또한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대부분 몰랐다는 것이다. 백승훈 한국외국어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위원은 “폭력의 대물림, 협상과 대화의 부족 등이 무장단체의 기반을 넓혀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부분의 무장단체가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무장한 일종의 ‘종교적 확신범’인 만큼 자살 폭탄 테러 등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이런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하는 서방이 이들을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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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이스라엘서 자위대 수송기에 한국인 19명 태워 ‘보답’

    일본 정부가 이스라엘에 자국민 대피를 위해 보낸 자위대 수송기에 일본인과 함께 한국인도 같이 태웠다. 정부가 14일 군 수송기로 이스라엘 교민을 대피시킬 때 일본인 51명을 함께 싣고 온 것에 대한 일종의 보답으로 보인다.교도통신을 비롯한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항공자위대 소속 공중급유 수송기 KC767은 20일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공항에서 일본인 60명 및 외국 국적 가족 4명과 함께 한국인 18명 및 외국 국적 가족 1명 등 83명을 태워 요르단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21일 새벽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수송기 탑승 비용은 무료다.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20일 “(수송기) 좌석이 남아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프랑스 ​​영국 필리핀 대만 등에 (수송을 희망하는지) 확인한 결과 한국에서만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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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 “헤즈볼라와 다음 단계 전쟁 조율중”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벌이고 있는 전쟁의 다음 단계를 헤즈볼라와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8일(현지 시간) 이란 지원을 받는 레바논 헤즈볼라 등 무장단체의 가세로 중동전쟁 전선이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아흐메드 압둘 하디 레바논 주재 하마스 정치국장은 “(하마스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헤즈볼라에 사전 통보하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헤즈볼라가 북쪽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대규모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헤즈볼라에는 완전한 참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도 레바논 국경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벌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헤즈볼라가 본격적으로 이번 전쟁에 합류하면 이스라엘로선 가자지구에 더해 중요한 전선이 추가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단체들이 이스라엘을 사방에서 포위해 공격하는 방안도 이란 현지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전했다. 이스라엘 남쪽 예멘의 후티 반군, 동쪽의 시리아와 이라크 무장단체, 북쪽의 헤즈볼라가 협력해 이스라엘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매체는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경고대로 이스라엘이 가자 폭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며칠 안에 작전이 개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역시 헤즈볼라의 참전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최근 백악관 회의에서 헤즈볼라가 참전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경우 미 병력을 사용하는 시나리오가 논의됐다고 보도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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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일대일로’ 자금 쓴 네팔 공항 빚더미… 개도국 줄줄이 ‘눈물’

    17, 18일 양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10주년 정상포럼이 열리는 가운데 일대일로에 대한 비판 또한 고조되고 있다.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일대일로에 참여한 상당수 개발도상국이 경제 발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대중국 부채만 잔뜩 늘어난 ‘부채의 덫’으로 신음하는 탓이다. 1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네팔의 제2도시 포카라에 올 1월 문을 연 국제공항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352달러(약 183만 원)에 불과한 세계 최빈국 네팔은 과도한 ‘차이나 머니’를 빌려 공항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용객이 거의 없어 중국에 빌린 돈을 갚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부채의 덫’ 빠진 네팔포카라는 안나푸르나봉을 포함한 히말라야 주요 고봉을 볼 수 있는 국제적 관광지다. 네팔은 2016년부터 중국 돈으로 공항 건설에 나섰다. 시공사는 중국 기업 CAMC엔지니어링, 비용은 2억1600만 달러(약 2916억 원)였다. NYT는 수천 쪽의 관련 서류를 검토한 결과 중국 측이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건설비용을 비싸게 책정했으며 안전에 관한 네팔의 각종 규정 또한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연 28만 명의 국제선 승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당초 기대도 빗나갔다. 대부분의 취항 노선은 중국 일부 도시로만 한정됐고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국제선 승객은 찾아보기 힘들다. 네팔은 2026년부터 공항 건설에 투입한 돈을 중국에 상환해야 하지만 이대로라면 대출금 상환이 어렵다. 중국은 네팔 측의 대출금 연기 요청에도 즉답을 피하며 “네팔에 더 많은 노선을 개설하겠다”고만 했다. 네팔과 마찬가지로 중국 돈으로 남부 요충지 함반토타 항구를 개발한 스리랑카는 대중 부채를 갚지 못해 항구 운영권을 99년간 중국 측에 넘겼다. 캄보디아, 이집트 등도 중국 돈이 투입된 주요 자산에 대한 운영 및 소유권을 비슷한 과정을 통해 잃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반기는 中‘부채의 덫’ 논란에도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을 강화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선 이번 포럼 기간 중 새로운 해양 협력 이니셔티브 ‘블루 이코노미(blue economy)’의 구체적인 내용과 목표를 공개하기로 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서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침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가디언 등은 중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또한 미국의 패권에 맞설 새로운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만을 두고 미국과 충돌할 가능성을 높여 왔던 중국에는 미국의 관심이 딴 곳으로 쏠린 것이 큰 이득이라는 것이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14일 하마스의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도를 넘었다며 “자기 방어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판한 것도 이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대일로에 대한 서방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중국이 부담스러워하는 대목이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일대일로 참여 의사를 밝혔던 이탈리아는 ‘부채의 덫’ 우려가 고조되자 최근 일대일로 탈퇴를 기정사실화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서 중국이 이스라엘을 비판하면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서방 세계와 또 다른 갈등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지점이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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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세 ‘바나나 재벌 아들’ 에콰도르 대통령에

    남미 에콰도르 대선 보궐선거에서 중도 우파 다니엘 노보아 후보(35)가 좌파 루이사 곤살레스 후보(45)를 꺾고 당선됐다. 노보아 당선인은 취임하면 에콰도르 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 에콰도르 중앙선거관리위원회(CNE)는 15일 대선 결선투표 결과 개표율 90.56% 기준 노보아 국민민주행동(ADN) 후보가 52.29%를 득표해 곤살레스 시민혁명운동(RC) 후보(47.71%)를 눌렀다고 발표했다. 노보아 당선인은 에콰도르 대표 상품인 바나나 무역 재벌가 출신이다. 그의 아버지 알바로 노보아 전 의원은 5차례 대선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소는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꿈을 아들이 실현했다”고 평가했다. 현지 언론은 2021년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돼 정계에 등장한 신예 노보아 당선인의 승리를 에콰도르 국민의 정치 변화 요구가 분출된 결과로 분석했다. 정치권 비주류인 노보아 당선인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청년 육성과 특히 치안 강화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냈다. 에콰도르에서는 마약 갱단 다툼이 심해져 살인 사건이 2016년 10만 명당 5.84건에서 지난해 26.1건으로 급증하는 등 치안이 매우 불안해졌다. 반(反)부패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건설운동당 후보가 대선 2주 전 괴한에게 피살되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선거운동 내내 방탄조끼를 입고 유세를 펼친 노보아 당선인은 교도소 내부 폭력 사태 해결을 위해 ‘바다에 띄운 선상 교도소’ 공약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외국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및 투자 유도를 위한 세금 감면 공약 등도 남미 최빈국에 속하는 에콰도르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노보아 당선인은 의회로부터 탄핵 위기에 처하자 자진 사퇴한 기예르모 라소 전 대통령이 남겨 놓은 혼란한 정국을 안정시켜야 하는 일이 급선무다. 더욱이 임기도 전 대통령 잔여 임기인 2025년 5월까지로 2년이 채 안 되는 데다 절차상 문제로 대통령 취임은 12월에야 가능하다. 정치 신인으로서 노회한 기성 정당들과의 연립정부 구성도 난관으로 꼽힌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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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콰도르 바나나 재벌가 출신 ‘35세 최연소 대통령’ 당선

    남미 에콰도르 대선 보궐선거에서 중도 우파 다니엘 노보아 아신 후보(35)가 좌파 루이사 곤살레스 후보(45)를 꺾고 당선됐다. 노보아 당선인은 취임하면 에콰도르 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에콰도르 중앙선거관리위원회(CNE)는 15일 대선 결선투표 결과 개표율 90.56% 기준 노보아 국민민주행동(ADN) 후보가 52.29%를 득표해 곤살레스 시민혁명운동(RC) 후보(47.71%)를 눌렀다고 발표했다.노보아 당선인은 에콰도르 대표 상품인 바나나 무역 재벌가 출신이다. 그의 아버지 알바로 노보아 전 의원은 5차례 대선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소는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꿈을 아들이 실현했다”고 평가했다.현지 언론은 2021년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돼 정계에 등장한 신예 노보아 당선인의 승리를 에콰도르 국민의 정치 변화 요구가 분출된 결과로 분석했다. 정치권 비주류인 노보아 당선인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청년 육성과 특히 치안 강화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 냈다.에콰도르에서는 마약 갱단 다툼이 심해져 살인 사건이 2016년 10만 명당 5.84건에서 지난해 26.1건으로 급증하는 등 치안이 매우 불안해졌다. 반(反)부패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건설운동당 후보가 대선 2주 전 괴한에게 피살되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선거운동 내내 방탄조끼를 입고 유세를 펼친 노보아 당선인은 교도소 내부 폭력 사태 해결을 위해 ‘바다에 띄운 선상 교도소’ 공약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외국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및 투자 유도를 위한 세금 감면 공약 등도 남미 최빈국에 속하는 에콰도르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노보아 당선인은 의회로부터 탄핵 위기에 처하자 자진 사퇴한 기예르모 라소 전 대통령이 남겨 놓은 혼란한 정국을 안정시켜야 하는 일이 급선무다. 더욱이 임기도 전 대통령 잔여 임기인 2025년 5월까지로 2년이 채 안 되는 데다 절차상 문제로 대통령 취임은 12월에야 가능하다. 정치 신인으로서 노회한 기성 정당들과의 연립정부 구성도 난관으로 꼽힌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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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하마스 유입 우려”… 팔레스타인 난민 유일 탈출구 차단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지상 공격을 예고하며 대피를 촉구한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라파 검문소를 이집트가 막고 있다고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 및 가자지구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집트는 그동안 양측 간 중재자 역할을 해 오면서도 팔레스타인 문제가 국경을 넘어와선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가자지구 난민들이 이집트로 들어올 경우 하마스 전투원들이 민간인들 틈에 끼어 들어오거나 무기가 유입돼 이집트 내로 분쟁이 확산될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무력 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가자지역 주민들의 이집트 내 피란을 허용할 경우 영구 이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이집트에는 부담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개 국가’를 수립한다는 아랍권 전체의 구상에 차질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타흐리르 중동정책 연구소의 티머시 캘더스 부소장은 “정치적으로 어떤 아랍국가도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주를 돕는 것처럼 보이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전했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12일 “2개 국가 창설은 모든 아랍인의 대의이며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들의 땅에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함마드 오라비 전 이집트 외교장관도 “(가자지구 근처에 있는) 이집트 시나이 반도를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안 정착지로 만드는 논의가 시작된다면 팔레스타인 문제는 크게 뒤엉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집트 내 반(反)팔레스타인 정서도 만만치 않다. 2008년 하마스가 라파 국경에 구멍을 뚫어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쏟아져 들어온 후 팔레스타인 이주민에 대한 이집트인들의 경계심이 크게 높아졌다. 미 외교협회 스티븐 쿡은 “시시 대통령 집권 1년 차였던 2014년 가자지구 분쟁 당시 이집트인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하마스를 파괴하라고 요구했을 정도”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게다가 시시 대통령은 이집트 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다만 시시 대통령은 12일 “의료적이든 인도주의적이든 팔레스타인에 원조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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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 주민 ‘유일 탈출구’ …라파 국경 틀어막은 이집트, 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지상 공격을 예고하며 대피를 촉구한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라파 검문소를 이집트가 막고 있다고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이스라엘 및 가자지구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집트는 그동안 양측 간 중재자 역할을 해오면서도 팔레스타인 문제가 국경을 넘어와선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가자지구 난민들이 이집트로 들어올 경우 하마스 전투원들이 민간인들 틈에 끼어 들어오거나 무기가 유입돼 이집트 내로 분쟁이 확산될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무력 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가자지역 주민들의 이집트 내 피난을 허용할 경우 영구 이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이집트에는 부담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개 국가’를 수립한다는 아랍권 전체의 구상에 차질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타흐리르 중동정책 연구소의 티모시 칼다스 부소장은 “정치적으로 어떤 아랍국가도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주를 돕는 것처럼 보이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전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12일 “2개 국가 창설은 모든 아랍인의 대의이며 팔레스타인들은 자신들의 땅에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하메드 알오라비 전 이집트 외무장관도 “(가자지구 근처에 있는) 이집트 시나이 반도를 팔레스타인들의 대안 정착지로 만드는 논의가 시작된다면 팔레스타인 문제는 크게 뒤엉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집트 내 반(反) 팔레스타인 정서도 만만치않다. 2008년 하마스가 라파 국경에 구멍을 뚫어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쏟아져 들어온 후 팔레스타인 이주민에 대한 이집트인들의 경계심이 크게 높아졌다. 미 외교협회 스티븐 쿡은 “엘시시 대통령 집권 1년차였던 2014년 가자지구 분쟁 당시 ”이집트인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하마스를 파괴하라고 요구했을 정도”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게다가 엘시시 대통령은 이집트 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다만 엘시시 대통령은 12일 ”의료적이든 인도주의적이든 팔레스타인에 원조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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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라과이 수감자들 “법무장관 바꿔라” 인질극

    남미 파라과이에서 수감자들이 교도소를 장악하고 요구사항을 들어달라고 주장하며 인질극을 벌였다. 일부 남미 국가들은 갱단에 장악된 교도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1일 현지 매체 ABC콜로르 등에 따르면 전날 파라과이 최대 규모의 교도소인 타쿰부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폭동을 일으켜, 교도소장을 포함해 22명의 교도관이 수감자들에게 붙잡혔다. 해당 교도소 내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마약 밀매·폭력 조직인 로텔라 클랜이 이번 사태를 주도했다. 인질극은 “타쿰부 교도소의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실행하겠다”는 법무장관의 방침에 반발하며 일어났다. 로텔라 클랜은 교도관을 풀어주는 대가로 법무장관 해임과 함께 이번 사태에 대한 불처벌을 보증하는 문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과이 당국은 15시간 만에 질서를 회복했으며, 모든 교도관들이 풀려났다고 밝혔다. 교도소 내부에선 수감자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태 해결 과정에서 인질극을 벌인 수감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은 “법무장관 교체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베네수엘라에선 지난달 수감된 갱단 두목이 교도소에 미니 동물원, 수영장, 나이트클럽, 야구장까지 마련하는 등 호화 수감 생활을 즐기다 군인들의 진압 작전을 피해 탈옥했다. 7월 에콰도르에서는 교도소에 수감된 갱단 두목이 교도소 내부에서 기자회견 형식으로 갱단 간 폭력을 종식하고 평화를 선언하는 동영상을 찍어 공개했다. 당시 갱단 조직원들 중 일부는 총까지 들었는데도, 영상에 등장한 경찰이 아무 제지도 하지 않아 더 논란이 일었다. 에콰도르 정부는 전국 교도소를 상대로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교도소 내 갱단 폭력 사태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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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전기 끊긴 가자지구, 중세시대로”… 230만명 생존 위기

    “붕괴 위기에 처한 가자지구가 중세 시대로 돌아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으로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이 극한의 생존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 및 전력 차단으로 물자 공급이 완전히 끊긴 탓이다. 비상 발전기 사용마저 여의치 않은 일부 병원은 우물에 의존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 전쟁 이전부터 이스라엘의 강력한 봉쇄 정책에 시달려 온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창살 없는 감옥’으로 불린다. 이로 인해 이미 주민 고통이 상당한 상태에서 전쟁으로 인한 물, 식량, 전기, 의약품 공급 부족까지 발생한 것이다. 12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현재 최소 60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이 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또한 최소 25만 명의 난민을 위한 음식과 식수가 12일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난민 대다수가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에 대피하고 있으나 공습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에 알자지라 방송은 11일 “가자지구는 중세 시대로 돌아갔다. 붕괴 직전”이라고 평했다. 실제 전력이 차단되자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생존자를 찾기 위해 희미한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야간 수색을 벌이고 있다. 부상자를 치료 중인 병원들은 향후 2∼4일 정도만 버틸 수 있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관련자가 있는 곳만 공격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병원, 학교, 이슬람 사원 등 민간 시설에도 무차별적인 공습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적신월사는 팔레스타인 의료진 최소 4명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11일 밝혔다. 유엔, 유럽연합(EU),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적십자사, 이슬람권의 적십자사인 적신월사 등은 모두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가 국제법 위반 소지가 크다며 인도주의적 지원을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1일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구호물자가 반입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마저 이스라엘 측에 “전쟁법을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최소한의 구호물자 반입마저 허용하지 않으면 무고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스라엘, 이집트, 유엔 등과 가자지구 민간인의 통행을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여권을 소지한 사람에 한해 접경국인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라파 검문소’를 거쳐 가자지구로 가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번 전쟁 후 이 검문소는 폐쇄된 상태다. 다만 이 검문소가 개방돼도 이스라엘은 민간인 이동을 하루 최대 2000명 수준으로 제한할 뜻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 또한 가자지구 주민이 이집트로 대거 넘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가자지구 주민의 고통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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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도관 가두고 “법무장관 바꿔라”… 15시간 인질극 벌인 파라과이 죄수들

    남미 파라과이에서 수감자들이 교도소를 장악하고 요구사항을 들어달라고 주장하며 인질극을 벌였다. 일부 남미 국가들은 갱단에 장악된 교도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11일 현지 매체 ABC 콜로르 등에 따르면 전날 파라과이 최대 규모의 교도소인 타쿰부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폭동을 일으켜, 교도소장을 포함해 22명의 교도관이 수감자들에게 붙잡혔다. 해당 교도소 내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마약 밀매·폭력 조직인 로텔라 클랜이 이번 사태를 주도했다. 인질극은 “타쿰부 교도소의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실행하겠다”는 법무부 장관의 방침에 반발하며 일어났다. 로텔라 클랜은 교도관을 풀어주는 대가로 법무부 장관 해임과 함께 이번 사태에 대한 불처벌을 보증하는 문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과이 당국은 15시간 만에 질서를 회복했으며, 모든 교도관들이 풀려났다고 밝혔다. 교도소 내부에선 수감자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태 해결 과정에서 인질극을 벌인 수감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교체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베네수엘라에선 지난달 수감된 갱단 두목이 교도소에 미니 동물원, 수영장, 나이트클럽, 야구장까지 마련하는 등 호화 수감생활을 즐기다 군인들의 진압 작전을 피해 탈옥했다. 7월 에콰도르에서는 교도소에 수감된 갱단 두목이 교도소 내부에서 기자회견 형식으로 갱단 간 폭력을 종식하고 평화를 선언하는 동영상을 찍어 공개했다. 당시 갱단 조직원들 중 일부는 총까지 들었는데도, 영상에 등장한 경찰이 아무 제지도 하지 않아 더 논란이 일었다. 에콰도르 정부는 전국 교도소를 상대로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교도소 내 갱단 폭력 사태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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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물자·의약품 끊긴 인구 230만 가자지구…민간인 생존 위기

    “붕괴 위기에 처한 가자지구가 중세 시대로 돌아갔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으로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이 극한의 생존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 및 전력 차단으로 물자 공급이 완전히 끊긴 탓이다. 비상 발전기 사용마저 여의치 않은 일부 병원은 우물에 의존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 전쟁 이전부터 이스라엘의 강력한 봉쇄 정책에 시달려 온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창살 없는 감옥’으로 불린다. 이로 인해 이미 주민 고통이 상당한 상태에서 전쟁으로 인한 물, 식량, 전기, 의약품 공급 부족까지 발생한 것이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현재 최소 60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이 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또한 최소 25만 명의 난민을 위한 음식과 식수가 12일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난민 대다수가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에 대피하고 있으나 공습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진단했다.이에 알자지라 방송은 11일 “가자지구는 중세 시대에 처했다. 붕괴 직전”이라고 평했다. 실제 전력이 차단되자 물자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생존자를 찾기 위해 희미한 휴대폰 불빛에 의존해 야간 수색을 벌이고 있다. 부상자를 치료 중인 병원들은 향후 2~4일 정도만 버틸 수 있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관련자가 있는 곳만 공격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병원, 학교, 이슬람 사원 등 민간 시설에도 무차별적인 공습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적신월사는 팔레스타인 의료진 최소 4명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11일 밝혔다.유엔, 유럽연합(EU),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적십자사, 적신월사 등은 모두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가 국제법 위반 소지가 크다며 인도주의적 지원을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1일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구호물자가 반입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마저 이스라엘 측에 “전쟁법을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최소한의 구호물자 반입마저 허용하지 않으면 무고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미국은 이스라엘, 이집트, 유엔 등과 가자지구 민간인의 통행을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여권을 소지한 사람에 한해 접경국인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라파 검문소’를 거쳐 가자지구로 가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번 전쟁 후 이 검문소는 폐쇄된 상태다. 다만 이 검문소가 개방돼도 이스라엘은 민간인 이동을 하루 최대 2000명 수준으로 제한할 뜻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 또한 가자지구 주민이 이집트로 대거 넘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가자지구 주민의 고통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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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탱크-헬기 접경 집결… 지상전 임박

    이스라엘이 10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경계를 탱크, 장갑차 등으로 에워싸며 지상군 진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실제 지상군이 투입되면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악 그 자체(sheer evil)’라고 규정하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11∼13일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보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추가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0일 “우리 군에 관한 모든 제한을 해제한다. 전면적 공격을 가하겠다”며 지상군 투입을 시사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 탱크는 가자지구와 인접한 ‘232번 도로’를 지났고 군 헬리콥터가 일대 상공을 비행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둘러싼 철책 인근에 막사를 설치했다. 이스라엘 당국이 9일 밤 가자지구 인근 자국민들에게 “대피를 준비하라. 향후 72시간 동안 버틸 음식, 물 등을 충분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 또한 지상전 임박을 알려주는 신호로 풀이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이 세계 곳곳에 있는 예비군 병력 36만 명에 대한 소집령도 내렸다고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 “바이든 대통령이 모든 확전 시나리오에 대한 비상계획 수립을 지시했다. 향후 전개될 잠재적인 시나리오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전 개시로 민간인 안전이 우려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스라엘, 이집트 등과 대피 통로 확보를 논의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이날에도 시리아, 레바논 등 인접국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또한 하마스 지원에 나서는 등 이번 전쟁이 중동 주변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타스님 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이란 외교장관은 11일 쿠웨이트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이슬람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및 전쟁 범죄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동맹과 힘을 합쳐 이스라엘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동 배치 명령을 받은 미 항공모함 ‘제럴드포드’는 10일 목적지인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에 도착했다.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의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에 인질 구출 전문가 및 특수부대도 파견하기로 했다. 11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인한 양측 합계 사망자는 최소 3775명을 넘어섰다.이스라엘 “영유아 시신 40구 발견”… 하마스, 집단학살 의혹 [중동전쟁]이스라엘軍, 가자 인접 집단농장서살해된 민간인 시신 발견 참상 공개하마스측 “아이들은 공격 목표 아냐… 거짓 이야기 믿으면 안돼” 부인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영유아를 포함한 민간인을 잔혹하게 집단 학살하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서 불과 3km 떨어진 ‘크파르아자’ 집단농장(키부츠)에서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났다며 참상을 공개했다. 하마스 측은 11일 알자지라에 “아이들을 (공격) 목표로 삼지 않는다. 거짓말과 비방으로 가득한 이야기를 믿으면 안 된다”고 부인했으나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장 수습에 동원된 이스라엘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 키부츠에서만 최소 40구의 영유아 시신이 발견됐다. 이를 포함해 최소 100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다.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키부츠에 들어간 미 뉴욕타임스(NYT) 취재진은 곳곳에서 시신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수색 과정에서도 아기 등 온 가족이 집 안에서 총에 맞아 몰살된 사례가 잇따라 발견됐다. 피 묻은 아이 옷과 유모차, 집 바닥의 흥건한 피 등이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현지 매체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옷이 벗겨진 채 길거리에 버려진 여성 시신 또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지중해의 뜨거운 햇볕으로 인해 버려진 시신들이 빠르게 부패해 일대에 악취 또한 진동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일부 시신은 아직 수습조차 되지 못해 겨우 담요만 덮은 채 눕혀져 있었다. 심지어 이곳에서 머리가 잘린 아기 시체까지 발견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흉흉한 소문도 떠돌고 있다. 하마스가 자신들의 습격을 피해 집 안으로 대피한 민간인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불태워 숨지게 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키부츠 내 집 여러 채가 그을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인근 베에리 키부츠에서도 최소 108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시신 수습을 진행한 현지 구호단체 ‘자카’ 관계자 또한 유아 시신이 발견됐다며 전쟁 범죄 의혹을 제기했다. 하마스는 침공 당일인 7일 두 키부츠를 포함해 20여 개 도시와 마을에 침투했으나 현재 대부분 이스라엘군이 탈환한 상태다. 이스라엘군은 생존 주민의 증언 및 동영상, 해당 지역의 방범 카메라 등을 토대로 이번 학살의 증거를 제시했다. 크파르아자에서 시신 수습에 나섰던 한 관계자는 NYT에 “이것은 전쟁이 아닌 대학살”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신의 조부모 세대가 겪은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에 버금가는 상황이라고 하마스를 규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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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 등 3개 무장단체, 가상화폐로 1800억원 조달”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PIJ),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3개 무장단체가 최근 가상화폐를 통해 18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정부의 하마스 관련 압수물과 가상화폐 분석업체 보고서 등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가상화폐 추적업체 엘립틱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8월부터 올 6월까지 PIJ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계좌에 총 9300만 달러(약 1250억 원)가 입금됐다. 또 다른 가상화폐 분석업체 ‘비트오케이’도 비슷한 기간 하마스와 연결된 계좌에 4100만 달러(약 550억 원)가 송금됐다고 추정했다. 하마스가 가상화폐 형식으로 받은 자금이 이번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활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 무장단체는 국제 금융시스템 접근이 제한돼 있어 자금 조달에 가상화폐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PIJ가 헤즈볼라의 가상계좌로 2021년 이후 최소 1200만 달러(약 163억 원)를 보내는 등 무장조직들끼리 가상화폐로 자금을 주고받기도 했다. 엘립틱 관계자는 “하마스는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현금을 직접 가져오기도 하는데, 가상화폐를 활용하면 국경을 넘어 현금을 밀수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가상화폐 거래소의 금융범죄 통제 공백으로 인해 테러리스트들이 이를 오용할 수 있다며 이슬람 극단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도 가상화폐로 기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대테러 당국은 PIJ와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67개 계좌 내 가상화폐를 압류·동결하기 위해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협력 중이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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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우표 수집가의 ‘성배’, 뉴욕 경매에 나온다

    세계 우표 수집가의 ‘성배’로 불리는 희귀 우표 ‘인버티드 제니(Inverted Jenny·사진)’가 다음 달 8일 미국 뉴욕 로버트시걸 옥션갤러리에서 열리는 경매에 출품된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우표는 1918년에 발행된 액면가 24센트짜리 항공 배달 전용 우표다. 당시 실수로 우표 중앙에 있는 비행기의 위아래가 거꾸로 뒤집혀 인쇄돼 이 이름이 붙었다. 발매 직후부터 수집가의 표적이 됐고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도 등장해 유명해졌다. 이번에 출품된 우표는 당시 유통됐던 100장 중 비교적 보존 상태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최 측은 이 우표의 낙찰가를 최소 200만 달러(약 27억 원)로 추정하고 있다. 또 다른 ‘인버티드 제니’ 우표는 2005년 경매에서 ‘채권왕’으로 불리는 유명 채권 펀드 매니저 빌 그로스에게 297만 달러(약 40억 원)에 팔렸다. 이를 감안할 때 올해 경매의 낙찰가 또한 200만 달러보다 높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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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기 든 머스크… X서 이-팔 전쟁 허위정보 삭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관련 허위정보의 확산을 방치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가 결국 콘텐츠 단속에 나섰다. X 보안팀은 10일(현지 시간) 공식 계정을 통해 “최근 며칠간 X에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과 관련된 게시물이 5000만 개 이상 올라오고 있다”며 “최고 수준의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돼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X는 “지난 주말부터 폭력적이거나 혐오 표현을 담은 게시글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하마스와 연계된 것으로 확인된 계정이나 실시간 키워드 조작을 시도한 계정을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테러 관련 콘텐츠가 온라인에 확산되는 것을 막는 독립기구인 ‘테러 대응을 위한 세계 인터넷 포럼(GIFCT)’과 협업해 테러 콘텐츠도 걸러내고 있다고 했다. X가 이 같은 조치를 하기 몇 시간 전 유럽연합(EU)의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X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에게 서한을 보내 “X의 전쟁 관련 허위 게시물을 24시간 안에 삭제하라”고 촉구했다. 머스크는 이 서한에 댓글을 통해 “위반 사항들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며 수긍하기 힘들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몇 시간 뒤 차단 소식을 알렸다. 그동안 머스크는 X가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에게 붙이던 ‘블루 체크’를 유료로 판매하는 등 허위정보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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