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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기업들의 하반기(7~12월) 채용시장이 본격 열린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면접이 진행되는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채용에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개인정보를 가린 블라인드 면접이 확산되면서 ‘스펙’보다는 ‘실무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에 유리한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기업들 “AI 채용, 효율성·객관성 높여”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CJ그룹은 하반기 채용에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상반기(1~6월) 백화점, 마트 등 5개 계열사의 채용에만 적용했던 AI 자기소개서 분석시스템을 하반기 채용에서는 전 계열사로 확대한다. 서류전형 과정에서 AI시스템으로 표절률을 인식해 지원자가 인터넷 등을 베껴서 자소서를 썼는지를 검증한다. 롯데에 지원했던 기존 지원자의 자기소개서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해 이들의 자기소개서와 중복되는 단어가 5개 연속 나오면 표절로 판단한다. 실제로 올 상반기 채용에서 2% 가량의 지원자가 AI의 표절시스템에 걸려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했다. AI는 면접에서도 활용된다. 면접에 들어가기 전에 면접관은 AI가 분석한 ‘필요인재부합도’를 반영한 자기소개서를 읽게 된다. 예를 들어 롯데백화점이 ‘열정’이라는 키워드를 중요하게 본다면 구직자가 쓴 자기소개서 가운데 열정이라는 단어가 적힌 부분의 색상을 다르게 표시해주는 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원자가 회사와 얼마나 맞는 인재인지를 점검하는데 AI분석은 참고사항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등 8개 계열사의 하반기 공채에서 ‘AI 서류전형 평가툴’을 처음 도입한다. 이 시스템은 수천 명에 이르는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요약하고, 중요한 부분을 강조해주기도 한다. 지원자의 채용 관련 질문을 24시간 받기 위해 AI 채팅 서비스인 ‘CJ지원자 도우미’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기업들이 잇달아 AI를 도입하는 배경은 채용 과정의 효율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상반기에 AI를 도입해봤던 한 기업 관계자는 “실제로 면접을 진행하고 채용해본 결과 AI시스템이 분석한 자료가 상당히 신뢰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구직자들도 이같은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대학생 황모 씨(24)는 “채용비리가 잇달아 터져 나오는데 나처럼 뒷배가 없는 사람들은 사람보다는 AI시스템이 더 신뢰가 간다”며 “AI 면접관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채용 중견기업 확산 현 정부의 정책 기조인 ‘블라인드 채용’도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토탈인테리어업체인 한샘은 지난달 시작한 영업사원 공채에서 블라인드 채용 방식인 ‘홈 리더’ 전형을 도입했다. 자기소개서에 이름과 연락처 외에는 개인정보를 쓸 수 없고, 사진이나 나이를 쓰면 감점 대상이다. 한샘 관계자는 “상반기 영업직 공채를 진행하며 ‘스펙’보다는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올해 제약업계에선 처음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면서 영어, 중국어 이외의 외국어가 취업의 ‘히든카드’가 되기도 한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은 하반기 인턴 영양사와 조리사 채용에서 베트남어 능통자를 우대한다고 공고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에 있는 LG 공장의 급식소와 현지 호텔에서 일할 인력”이라며 “정식 채용 뒤 현지로 파견을 가면 파견수당이 더해져 국내 근무보다 연봉 면에서 낫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채용 과정에서 1차 테스트를 아예 집이나 학교에서 보기도 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서류전형에서 군 경력이나 대학 졸업 자격 등 최소한의 사항만 보기로 했다. 대신 1차 온라인 코딩 테스트를 지원자가 집에서 보도록 해 최대한 많은 지원자가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2차부터는 면접관 앞에서 구술로 능력을 검증한다”면서 “더 많은 인재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같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인공지능(AI) 면접관에 대처하는 자기소개서 쓰기 팁△롯데그룹의 경우 중복되는 단어가 5개 연속으로 있으면 표절로 인식. 표절률이 90% 이상이면 불이익.△AI는 단어뿐만 아니고 문단을 통해서도 자기소개서를 분석. 맞춤법, 주술관계 등을 틀리지 않게 쓰는 것도 방법.△AI는 기업에서 아직까지는 참고자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음. 추후 면접 등의 과정도 철저히 대비해야 함.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한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올해 대기업의 신입, 경력사원 신규 채용은 작년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 열 곳 중 한 곳은 신규 채용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거나, 미래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종업원 수 300인 이상인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122개사를 대상으로 ‘2018년 주요 대기업 대졸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해 2일 발표했다. 올해 대기업 대졸 신입직원 채용은 ‘작년과 비슷’(57.4%), ‘작년보다 감소’(23.8%), ‘작년보다 증가’(18.8%)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작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1.5%포인트 낮아지고, ‘작년보다 증가’ 응답은 4.9%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신규 채용을 늘린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근로시간 단축으로 부족한 인력의 충원’(37.9%),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상황 개선’(31.0%), ‘미래 인재 확보 차원’(24.1%), ‘사회적 기대에 부응’(6.9%) 등을 꼽았다. 신규 채용에 있어 AI 활용 여부에 대해 8.2%(10개사)는 ‘활용할 계획이 있다’, 5.7%(7개사)는 ‘이미 활용한다’고 답했다. 나머지 86.1%(105개사)는 활용할 계획이 없었다. 기업들은 서류전형(5개사)과 면접전형(3개사)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한 개 회사는 서류전형과 면접전형 모두에서 AI를 사용했다. 서류전형에 AI를 활용하고 있는 A사는 “지원자의 서류전형 기술 내용이 A사 인재상과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 분석하고, 그 부합도(%)를 면접관에게 제공해 면접 전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소모성물품구매대행(MRO) 기업 서브원이 스타트업 입주사에 건강검진, 리조트 할인 등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공유 오피스 ‘플래그원’을 3일 개소한다. 2일 서브원에 따르면 플래그원은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 강남빌딩에 위치해 있다. 총 600석 규모로 프라이빗룸, 테마별 회의실, 30인실 세미나룸, 250석 규모의 대형 강당 등을 갖추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입주 시 LG 임직원 온라인몰을 통한 전자제품 할인, 강북삼성병원의 건강검진 할인, 신한은행의 창업 대출 서비스, ST유니타스의 창업 및 교육 세미나 무료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한국형 멀티 힐링 공유 오피스’를 지향하는 만큼 턴테이블과 LP판 라이브러리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하이브, 명상과 사색을 할 수 있는 케이브, 임산부가 수유할 수 있는 네스트 등 특색 있는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에쓰오일은 임직원 모두가 실천해야 할 공유가치의 하나로 ‘나눔실천’을 명시하고 사회공헌활동 통합 프로그램인 ‘햇살나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햇살나눔 캠페인은 햇살처럼 따뜻한 사랑을 사회에 나누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으며 영웅, 환경, 지역사회 등으로 구성된다. 영웅 분야로는 2006년부터 구조, 구난 현장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모범 소방관들을 격려하기 위한 소방영웅지킴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순직소방관 유자녀들이 안정적으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다. 다자녀 가정도 수혜 학생 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원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있다. 2008년부터는 이웃이 위험한 순간에 처했을 때 헌신한 의로운 시민을 선정해 표창하는 활동도 해오고 있다. 또 해양경찰의 사기를 높이고자 순직 해양경찰 유자녀 장학금 전달 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환경 분야에서는 천연기념물 지킴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08년 문화재청과 천연기념물 지킴이 협약을 맺고 수달, 두루미 등 멸종위기 보호종을 선정해 전문 단체의 보호 및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어린이 천연기념물 교실과 생태캠프 운영, 대학생 천연기념물 지킴이단 운영 등 다양한 활동도 병행 중이다. 지역사회 분야로는 ‘문화예술 & 나눔’ 공연을 열고 있다. 2011년 서울 마포구 백범로 본사로 입주한 이래 매월 대강당, 로비 및 야외광장에서 공연을 열어 지역사회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무료로 인형극, 국악 공연, 마술 쇼, 어쿠스틱 밴드 공연 등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연주와 퍼포먼스를 볼 수 있게 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지난주, 여름휴가로 괌을 다녀왔다. 친구나 연인으로 보이는 여행객도 있었지만 비행기가 아이들로 북적이는 것을 보니 가족 단위 여행객이 다른 여행지보다 월등히 많음을 실감했다. 괌 현지 신문은 7월 현재 일본인 관광객이 전월 대비 22% 감소한 데 반해 한국인 관광객은 15% 늘었다고 했다. 관광객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중 상당수가 가족 여행객일 테다. 체류하는 내내 비가 무섭게 쏟아졌다. 워터파크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숙소였는데 태풍 시마론 탓에 안전문제로 폐장한 것이다. 괌을 떠나는 마지막 날 아침 눈을 뜨니 비바람이 더 거셌다. 이날 오전까지 워터파크 문을 안 열면 미끄럼틀 한 번 못 타고 체크아웃을 해야 할 판이었다. 다행히 바람이 잠잠해져 반짝 개장을 했다. 입장권을 받으러 서둘러 로비로 갔더니 이미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있었다. 리조트에 있던 어린이들이 죄다 나온 듯했다. 흩날리는 비바람에 눈을 비벼가며 놀이기구를 타면서도 아이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면서 문득 한국에도 워터파크가 많은데 왜 어렵사리 괌까지 와서 비바람을 맞아가며 놀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괌은 태풍 진원지라 여름철 날씨가 궂다. 사실 유아가 딸린 가족 여행이 물놀이 중심임을 감안하면 한국이야말로 진짜 물놀이 천국이다. 삼면이 바다라 해수욕장이 많고 강, 계곡도 많다. 괌 리조트에서 만난 한 아빠는 “제주도 비행기, 부산 KTX 탈 비용에 조금만 더 보태면 해외의 깨끗한 물에서 아이들을 놀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종합해보면 결국 비용과 물놀이 환경의 문제였다. 괌 현지 매체는 한국인은 괌에 6.84일을 머물면서 1인당 230달러(약 25만5300원)를 쓴다고 했다. 일본인은 3.27일간 머물며 532달러(약 59만520원)를 지출한다. 그만큼 한국인은 가성비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한 푼이라도 아끼면서 아이들과 한껏 놀다 오고 싶은 아빠들에게 국내 휴양지는 ‘바가지 투성이’다. 손님 좀 몰리는 곳이라면 상인들이 평소 가격의 두세 배가 넘는 과도한 비용을 요구하는 건 기본이다. 계곡에서는 상인들이 불법으로 요구하는 평상 대여비를 내지 않으면 계곡물에 발조차 담글 수 없다. 더군다나 워터파크는 성수기에 몰린 여행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해수욕장은 온갖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 이런 환경에 아이들을 맘 편히 데리고 다닐 수 있을까. 한국에서의 가족 물놀이는 기대감보다는 스트레스를 주는 듯하다. 문제가 훤히 들여다보이는데 해법은 좀체 나오질 않는다.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거나 관리를 엄격히 하면 그나마 나아질 법도 한데, 지역 소상공인의 ‘한철 장사’를 감안해서인지 지나치게 미온적이다. 제조업으로 먹고사는 나라여서 유독 관광업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가 보이지 않는 것일까. 한국으로 돌아와 눈을 감고 아이를 낳은 후의 가족 여행을 상상해봤다. 그 상상 속에 한국의 모습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아 안타깝다. 신무경 산업1부 기자 yes@donga.com}

‘종합평가 안전. 귀하의 예정된 거래는 안전한 권리 확보가 가능합니다.’ SK㈜ C&C가 법무법인 한결과 1월부터 개발한 법률 인공지능(AI) 서비스 검색창에 경기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건물 주소를 쳤을 때 나온 권리분석 결과다. 법률 AI 서비스는 거래하고자 하는 부동산 주소를 입력하면 건축물 대장과 등기부등본의 정보를 비교 분석해 부동산 거래 시 유의 사항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보여준다. SK㈜ C&C는 2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 파르나스에서 ‘DNA 2018 행사’를 열고 다양한 파트너사와 함께 개발한 ‘생활 속 AI 디지털 서비스’를 대거 공개했다. 고려대의료원과 지난해 5월부터 만든 ‘에이브릴 항생제 어드바이저 서비스’도 시연했다. 의료진이 검색창에 항생제를 입력하면 챗봇이 성별, 나이 등을 물어본다. 물음에 답변을 해가면서 환자에게 보다 적합한 항생제를 추천해주고 용량과 용법, 부작용까지 알려준다. 이 밖에도 보험사 최초 AI 콜센터인 ‘AIA ON’ 구축 사례, AI 챗봇 제작 솔루션 ‘에이챗’과 채용 담당자의 서류심사 도우미가 된 ‘에이치알 포 리크루트’ 등도 선보였다. 이기열 SK㈜ C&C Digital 총괄은 “산업 플레이어들이 우리 회사가 보유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플랫폼들을 기반으로 자신이 속한 영역에 맞는 디지털 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다른 기업과 자유롭게 협력할 수 있을 때 혁신의 속도는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중소 모바일 게임 개발업체 A사는 구글, 애플의 앱 마켓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의 높은 수수료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자사가 개발한 앱을 전 세계에 판매할 수 있도록 장터를 제공한다고 해도 매출의 30%를 떼어가는 건 ‘폭리’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퍼블리셔(유통회사)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인건비, 개발비를 제하면 A사가 가져가는 이익은 전체 매출의 15% 수준. A사 관계자는 “구글 같은 경우 우회적으로 앱 마켓 광고 집행까지 권유해 불이익을 피하고자 울며 겨자 먹기로 마케팅비를 지출해야 하는데 이 경우 남는 몫은 더 줄어든다”고 하소연했다. 전 세계 앱 마켓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가 10여 년간 유지하고 있는 앱 마켓 수수료율(매출의 30%)에 대한 콘텐츠 공급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또 다른 중소 게임 개발업체 B사의 대표는 “연 매출 100억 원대 규모의 게임이라면 전문 개발 인력이 30명가량 붙어야 하는데 인건비 등을 빼고 나면 회사에 남는 몫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수수료율이 부담되기는 대형 앱 개발사들도 마찬가지. 중소 중견 개발사들만큼 수수료율이 기업의 존폐를 가를 정도는 아니지만 매출이 큰 만큼 천문학적인 돈을 떼인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구글플레이에서 앱 매출 1위를 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4156억 원의 매출을 냈는데, 수수료로 1246억 원을 냈다. 한 대형 게임회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가맹점에서 받는 수수료율도 1∼2% 수준인데 앱 마켓 수수료율은 과하다 못해 도를 지나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글, 애플이 앱 마켓을 통해 전 세계 사용자들을 연결해줌으로써 개발사들에 이익을 제공하는 만큼 30%가 합당한 수수료율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앱 마켓 수수료율은 앱스토어가 출시된 2008년부터 지속돼 왔지만 최근 들어 업체들의 반발이 불거진 것은 모바일 앱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에 경쟁자들이 많아지자 소비자들의 간택을 받기가 어려워졌고, 과거와 달리 수수료율이 부담으로 다가오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앱 마켓을 분석하는 리서치회사 앱애니에 따르면 한국, 미국과 같은 나라들을 ‘성숙 시장’(실험, 수용, 성숙으로 구분)으로 평가하고 있다. 즉, 기성 앱의 매출에 대한 쏠림은 심화되지만 새로운 앱에 대한 다운로드와 사용량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자 국내외 사업자들의 ‘탈(脫)구글·애플’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앱 마켓 원스토어는 지난달 수수료율을 5∼20%로 인하해 게임회사들의 자사 플랫폼 입점을 독려하고 있다.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애플을 통해 구독하는 경로를 차단하고 자사 모바일 웹사이트로 연결하는 실험에 들어갔다. 스웨덴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받으려면 자사 웹사이트를 통하도록 했다.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스는 인기작 포트나이트를 구글플레이 대신 자사 모바일 웹사이트에서 내려받도록 하고 있다. 일련의 탈구글·애플 행보에 구글코리아 측은 “안드로이드는 개방형 플랫폼”이라면서 “전 세계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안전하고 원활하게 제공하고자 하는 개발자는 누구나 구글플레이에 앱과 게임을 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구글코리아 본사를 찾아 앱 마켓에 대한 시장지배력 남용 혐의로 현장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환민 게임개발자연대 사무국장은 “개발사들의 노력으로 연간 한국에서 수조 원을 벌어 가는 구글, 애플이 도리어 앱에 대한 심의 권한까지 갖고 있는 바람에 또 다른 횡포가 가능한 구조도 문제”라고 꼬집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에릭슨엘지(에릭손의 한국 법인)는 직원 700여 명 중 외국인이 4명뿐입니다. 한국 회사나 다름없습니다.” 롱텀에볼루션(LTE) 기준 국내 통신장비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스웨덴 에릭손이 5세대(5G) 장비 선정을 앞두고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연구개발(R&D)센터를 21일 공개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에릭슨엘지 5G R&D센터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패트릭 요한슨 최고경영자(CEO)는 한국과의 ‘동행’을 강조했다. 그는 “에릭슨엘지가 매년 한국에서 올리는 매출(3000억 원) 중 3분의 1인 1000억 원을 R&D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단순 기술 개발뿐 아니라 5G 시대 함께 성장할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 한국의 이통사는 물론이고 중소기업 및 산학 연구단체들과도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릭손이 국내 R&D 투자 현황을 언급한 이유는 같은 외국 업체인 중국 화웨이에 쏟아지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훼이는 “한국 통신 산업에 기여한 게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 5G 장비 주도권을 두고 벌어지는 삼성전자와 글로벌 통신장비 1위 화웨이의 샅바 싸움 속에 에릭손과 노키아는 한국 R&D 인재 채용, 국내 중소기업과의 협업 등을 내걸며 ‘친한(親韓)’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내년 3월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려면 6개월 넘는 망 구축 기간을 고려할 때 늦어도 9월 말까지는 장비 선정 절차가 마무리돼야 한다. LG유플러스는 일찌감치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아직 미정이다. 에릭손은 한국 법인(에릭슨엘지)에 500여 명의 소프트웨어 R&D 인력이 상주하고 있고, 최근 수십 명의 엔지니어를 충원하며 한국 인재들의 글로벌 인재 등용문 역할을 강조한다. 노키아는 국내 중소기업들과 협업해 통신장비 개발과 공공사업을 진행하는 점을 어필한다. 이통사들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함께 외국 업체 몇 곳과 계약하는 멀티밴더 전략을 고수해 왔다. 4세대(4G)의 경우 SK텔레콤과 KT는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손 등 3개 밴더와, LG유플러스는 화웨이를 포함한 4개 밴더와 손잡았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LTE 장비 점유율은 삼성전자(40%) 노키아(20%) 에릭손(20%) 화웨이(10%) 순이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28%) 에릭손(27%) 노키아(23%) 삼성전자(3%) 순으로 바뀐다. 현재 5G 기술력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화웨이다. 전국망 주파수인 3.5GHz(기가헤르츠) 대역 장비의 경우 화웨이는 이미 5월경 개발을 끝낸 상태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 노키아는 10월, 에릭손은 12월에야 개발을 끝낼 것이란 전망이다. 화웨이 장비는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보안 이슈와 5G 상용화 과실을 중국 업체가 가져간다는 비판에 밀려 주춤하고 있다.신동진 shine@donga.com·신무경 기자}

“결국 또 희망고문이었네요.” 지난달 중국 공업화신식부가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 명단을 발표하자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벤츠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많았지만 수백 종의 명단 속에 한국 기업 배터리를 적용한 친환경차는 없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번번이 탈락하니 이제 한국 주요 업체들은 보조금 신청도 하지 않고 보조금 정책이 폐지되는 2020년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19일 본보가 한국 제조업의 기둥 역할을 해 온 주력 8대 산업의 현 위치를 심층 조사한 결과, 각각 처한 상황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중국 정부의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한 ‘불공정한 지원’을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다. 불공정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불연속적인 성장’, 그리고 그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 등 중국의 3불(不)이 업종을 불문하고 한국 제조업을 억누르는 부담이었다.○ 한국 제조업 압박하는 중국의 3불(不) 중국 정부의 지원은 크게 자국 업체에 대한 대규모 자금 투자와 외국 투자 기업에 대한 정책적 견제로 이뤄진다. 반도체 산업만 해도 중국 정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및 사모투자펀드를 통해 218억 달러(약 24조5250억 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해 지난해까지 70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국영 투자 기업을 앞세워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474억 달러(약 53조325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추가로 준비 중이다. 반면 외국 업체들에 대해서는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기관이 나서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 산하 반독점국 조사관들은 5월 말 중국 현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사무실을 예고 없이 찾아 가격 담합과 ‘끼워 팔기’ 혐의로 현장 조사를 벌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도 BOE 등 중국 현지 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으로 급격하게 생산설비를 늘리며 ‘물량 공세’를 펼치기 시작하자 글로벌 시장 가격이 휘청거리는 수준이다. 급격하게 성장한 ‘플레이어’가 워낙 많다보니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한 기술 혁신도 가능해졌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중국엔 이미 전기차 생산업체만 약 500개가 넘는다”며 “미래차 분야에 신생 기업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폰도 한국에는 제조사가 삼성전자와 LG전자뿐이지만 중국은 화웨이를 필두로 샤오미, 오포, 비보, 원플러스 등 10여 개 대형 제조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술을 흡수하며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한국 업체들을 쫓아오고 있는 점도 위협이다. 2010년 스웨덴 볼보를 인수한 중국 지리자동차는 올해 초 10조 원을 들여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의 1대 주주(9.69%)가 됐다.○ 신기술 신시장 신인력, 한국의 3신(新) 중국이 ‘3불(不)’로 위협하고 있다면 한국도 차세대 신기술과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인력, 이른바 ‘3신(新)’으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업종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전우식 한국철강협회 전무이사는 “중국 바오우(寶武)강철은 독일 지멘스와 손잡고 스마트 제조모델을 개발하고 새로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며 “우리도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경쟁우위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이 아직 점령하지 못한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해 수출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무엇보다 인력 수급이 시급하다고 주요 업종 전문가는 입을 모았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산업이 중국의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며 “각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영역을 찾아 자본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가 지속 가능한 중장기 산업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인프라 및 R&D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설비투자가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부지 확보 및 공장 건축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비롯해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산업 간 융·복합을 일으킬 수 있는 산업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경제실장은 “중국 정부는 일단 뭐든 해보게 한 뒤 문제가 생기면 규제를 만든다”며 “한국 정부도 기업들이 개방적인 태도로 새로운 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신무경·김재희 기자}

국내 대기업 출신 반도체 엔지니어 A 씨는 올해 초 중국 허베이(河北)성의 한 반도체 업체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다. 말로만 듣던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따른 이직 기회가 마침내 자신에게도 찾아온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기대와 전혀 딴판이었다. ‘삼삼은구’(3×3=9·중국 업체들이 한국 기술자들에게 기존에 받던 연봉의 3배를 주면서 3년 동안 계약한다는 의미) 법칙은 이미 이 바닥에서 사라진 지 오래. 중국 업체가 제시한 연봉은 기존의 1.5배 수준이었다. 좀 더 알아보니 이마저도 지인 소개 없이는 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미 중국으로 옮긴 한국인 엔지니어가 많아서다. A 씨는 “이직한 중국 회사에 전직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선배가 너무 많아 회사를 옮긴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주력 수출 산업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미 밀렸거나 추월 직전에 놓였다는 위기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업종마다 온도차는 있지만 확실한 공통점은 중국에 빠른 속도로 쫓기고 있다는 점이다. 동아일보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휴대전화 △석유화학 △철강 △조선 △기계 등 전통의 8대 주력 산업이 중국에 얼마나 쫓기고 있는지, 그리고 남은 시간은 얼마인지를 한국경제연구원과 함께 일주일간 업종별 협회를 대상으로 19일까지 심층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8대 주력 산업은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의 86.8%를 차지한 한국 경제의 기반 제조업이다. 2016년 제조업 내 정규직 비중은 86%로 서비스업(64%)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력도 좋다. 지난해 국내 제조업 취업자 수는 456만6000명이다. 조사 결과 8대 주력 산업 중 ‘아직 5년 이상 기술 격차 여유가 남아 있다’고 응답한 업종은 석유화학 1개뿐이었다. 디스플레이와 조선, 기계는 ‘중국에 이미 추월당했다’고 했고 휴대전화는 ‘추월 직전에 놓여 있다’고 응답했다. 자동차와 철강은 2∼3년, 반도체는 3∼4년의 여유가 남아 있다고 했다.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중국은 과거 한국의 경제발전 전략을 빠르게 학습해 무서운 속도로 쫓아오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은 한국 제조업은 2∼3년 이내에 경쟁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19일 이 문제를 기획기사로 다루며 “한때 경제 발전의 모델이었던 나라가 지금은 중국과의 경쟁이 장기 침체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골든타임’이 남아 있는 업종에 대해서는 중국에 더 이상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정부와 기업, 학계가 공동 노력해야 한다는 호소가 현장에서 나온다. 지금은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A 씨는 한중 간 기술력 차이가 아직은 크다는 걸 실감 중”이라고 했다. 반도체 기술이 워낙 복잡하고 변화가 빠른 데다 공정만 500개가 넘다 보니 중국에선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며, 중국과의 기술 초격차를 벌릴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는 의미다.김지현 jhk85@donga.com·신무경·김재희 기자}
LG CNS가 고객과 채팅을 통해 쇼핑에 도움을 주는 채팅로봇을 개발한 사내벤처 ‘단비’를 분사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사내벤처 분사는 급변하는 정보기술(IT) 생태계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빠르게 접근해 다양한 신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임직원들이 혁신 성장하는 조직문화가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한편으로는 국내 스타트업 시장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단비는 직원 4명이 일궈낸 회사 역사상 사내벤처 분사의 첫 성공 사례. LG CNS는 2016년 처음 개최한 사내벤처 아이디어 대회에서 단비팀의 챗봇 아이템을 채택한 뒤 이듬해 1월 정식 사내벤처로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 서문길 단비 대표는 사용자경험(UX) 전문가(당시 과장)였지만 직무와 무관한 ‘지능형 챗봇서비스’라는 아이디어로 사내벤처를 설립해 4개월 만에 성과를 내며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반적으로 벤처 창업자들은 개발자 채용과 개발 기술을 테스트할 환경 조성에 어려움을 겪는 데 반해 단비는 사내 개발자들을 필요할 때마다 지원받을 수 있었다. 서 대표는 “사내벤처에 독립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하고 별도 사무 공간을 제공하는 등 회사의 지지와 구성원들의 열정이 빠르게 분사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말했다. 분사 후 단비는 챗봇 제작 플랫폼을 개방해 개발자, 기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LG CNS는 기업을 대상으로 챗봇 구축 사업을 진행하는 등 각자의 사업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기로 했다. LG CNS 관계자는 “대기업 품을 떠나 유연하고 기민한 외부 환경에서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분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독일법인의 가전 수요량을 분석하고 판매량을 예측하기 위해 삼성SDS의 인공지능(AI) ‘브라이틱스’를 활용했다. 브라이틱스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시각화해 주는 AI 기반 분석 플랫폼이다. 브라이틱스는 삼성전자 독일법인의 기존 판매 데이터와 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 가격, 날씨 등 다양한 변수를 분석했다. 기존에는 ‘엑셀’로 수작업을 하고 최종 판단은 현장 책임자의 ‘감’에 의존하던 것들이었다. 브라이틱스를 도입한 결과는 놀라웠다. AI 수요 예측 정확도가 수작업 대비 28%포인트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수요 예측 덕분에 가전 판매는 2배 이상 늘고, 재고 처리 비용은 50% 줄일 수 있었다. 삼성전자 독일법인은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18 CIO 100 심포지엄 앤드 어워즈 세리머니’에서 AI 기반 가전 수요량 예측 시스템 사례로 ‘CIO 100 어워즈’를 수상했다. 삼성SDS의 브라이틱스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손쉽게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반 사용자도 2시간이면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고성능 분산처리 기술을 활용해 대용량 데이터 분석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수억 건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 시각화하기까지 일반적으로 3시간 이상 걸렸다면 브라이틱스는 10분 내로 처리할 수 있다. ‘잘 만든 AI 하나가 10명의 사람 몫을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물류, 제조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 AI가 접목돼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돕는 등 기존 산업을 한 단계 진화시키는 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사한 사례는 많다. 포스코는 포스코포항제철소 2공장 고로에 포스코ICT와 함께 개발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2016년 6월부터 6개월에 거쳐 개발했다. 철광석과 석탄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 내부 온도는 항상 1500도를 유지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숙련공이 고로 안을 엿볼 수 있는 ‘풍구’를 통해 육안으로 색깔을 식별해 내부 온도를 짐작해왔다. 지난해부터는 AI가 풍구 주변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의 비정형 정보를 분석해 고로 내부의 온도를 보다 과학적으로 점검한다. 또 출선구(쇳물 나오는 곳) 주변에 부착된 센서가 수집한 쇳물 온도를 AI가 분석해 몇 시간 후의 고로 내부 온도를 역으로 계산해내고 있다. 포스코포항제철소 2공장은 2017년 AI 적용 후 쇳물의 온도 편차를 전년 대비 25% 줄였다. 하루에 뿜어내는 쇳물양도 전년 대비 240t 늘어난 5580t을 기록해 연간 6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6월 경기 파주공장에 LG CNS가 지난해 개발한 AI 솔루션 ‘DAP’를 도입해 액정표시장치(LCD)의 핵심 소재인 유리기판의 불량을 판별하는 ‘비전검사’의 정확도를 99.7%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과거와 달리 대량 생산, 대량 판매가 불가능한 산업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AI 도입을 통해 소비자의 수요에 부합하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공정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스마트폰을 요리조리 터치만 했을 뿐인데 수천만 원이 입금된다면….’ 2013년 1월, 스마트폰 잠금화면 서비스 ‘캐시슬라이드’(회사명 NBT)에 가입한 A 씨는 6년에 걸쳐 3350만 원이라는 거금을 모았다. 2012년 11월 서비스 출시 이래 가장 많은 돈을 모은 이용자다. 또 다른 잠금화면 서비스 ‘허니스크린’(회사명 버즈빌)에 가입(2013년 1월)한 30대 남성 B 씨도 6년간 총 3000만 원을 모았다.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열어 뉴스, 광고 등 콘텐츠를 보는 대가로 ‘캐시’를 지급하는 잠금화면 서비스가 인기다. 소소한 액수지만 현금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호응이 뜨겁다. 대기업들도 잠금화면 서비스를 활용한 마케팅 기법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13일 잠금화면 스타트업 NBT, 버즈빌에 따르면 매일같이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열어보는 이용자는 460만 명.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4995만 명)의 9.2%가 잠금화면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잠금화면으로 돈 버는 방법은 간단하다. 앱 설치 후 스마트폰을 켤 때마다 액정화면에 광고가 노출되는데 좌우로 ‘잠금 해제’를 한 뒤 세부 내용을 보면 현금화가 가능한 1∼5캐시를 적립해준다. 물론 이것만으로 수천만 원 모으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앱을 설치하거나, 특정 상품 및 서비스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100∼3000캐시를 받을 수도 있다. 하루 적립 한도는 없다. 캐시슬라이드 이용자들은 현재까지 200억 원을 적립받았다. 이용자에게 광고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각 사용자의 성별, 연령 등 기본 사항과 과거 콘텐츠 소비 이력을 기반으로 추천 알고리즘이 뉴스와 생활정보를 보여주기도 한다. 광고 효과는 뛰어나다. 캐시슬라이드의 하루 노출량은 1억5000만 페이지뷰(PV)에 이른다. 허니스크린(파트너사 50개 포함)은 하루에 1억8000만 번의 콘텐츠 노출량(임프레션)을 기록 중이다. 광고 효과가 입증되자 기업들도 잠금화면 결합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롯데, CJ, 현대백화점 등 유통·소비재 기업을 비롯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같은 이동통신사,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들에 잠금화면 솔루션을 제공하는 버즈빌에 따르면 이 회사들이 잠금화면 서비스를 도입한 후 해당 앱의 일간 순이용자 수(DAU)가 4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잠금화면과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도 다변화되고 있다. 단순히 캐시를 지급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용자들에게 또 다른 유인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 KT는 지난달 잠금화면과 휴대전화 보험을 결합한 ‘클립(CLiP) 휴대폰지키미’ 앱을 내놨다. 이 앱을 90일 이상 쓰면 휴대전화 액정 파손에 대한 수리에 한해 건당 최대 10만 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무료 보험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내놓은 U+ 잠금화면 앱을 이용해 캐시를 적립하면 다음 달 자동으로 통신비 청구할인이 되고, 데이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지난해 여름에는 남한산성, 운악계곡으로 피서를 다녀왔지만 올해는 너무 더워서 휴가 계획을 아예 세우지 않았어요.”(60대 김모 씨) 9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 별마당도서관.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마련된 30석 규모의 테이블은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별마당도서관은 오전 7시부터 이용 가능하다. 이곳에서 만난 박모 씨(50)는 “올여름엔 코엑스 같은 실내에서 독서를 하며 보내기로 했다”며 책을 펼쳤다. 같은 날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남자친구와 함께 걷던 이모 씨(23)는 “지난해만 해도 한강, 석촌호수 등 야외 데이트를 많이 했는데 날이 더워지면서 롯데월드몰이나 코엑스에서 실내 데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일 지속되는 폭염이 시민들의 피서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 부산 해운대 등 야외로 가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대신 실내로 피서를 가는 사람들이 늘어난 점이 데이터로 입증됐다. 외출 시간도 줄어 집에 있는 절대 시간도 전년 대비 6분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일보와 KT가 무선통신 가입자 1500만 명의 롱텀에볼루션(LTE) 신호 정보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을 한 결과 이례적인 폭염이 시작된 7월 15∼28일 사이 대표적인 국내 실내 관광지인 코엑스 방문 인구는 전년 동기(7월 16∼29일) 대비 28.6% 증가했다. 반면 실외 관광지인 해운대 방문자는 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5∼30일 평균 최고기온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6도 높았다. 시간대별 관광인구(7월 27일∼8월 2일 기준)는 코엑스의 경우 새벽시간대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오후 5시경에 가장 높게 증가(116.8%)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월드타워몰은 오후 3시경에 가장 높게 증가(8.4%)했다. 열대야로 저녁 시간에 실내에서 영화 등 여가를 보내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광화문은 모든 시간대에 관광인구가 줄어든 가운데 가장 더운 오후 2시경 최대 6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는 오후 8시경 32.8% 감소해 평소 야간 시간대에 해변 산책을 즐기던 시민들이 실내에 머문 것으로 풀이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광화문에서는 전 연령대 관광인구가 모두 감소 폭을 보인 가운데 20대(59%)가 가장 많이 줄었고. 해운대에서는 10대(26.3%)와 40대(18.8%)가 크게 줄었다. 이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건강상의 이유로 야외 피서를 피했다는 뜻이다. 반면 코엑스에서는 전 연령대에서 모두 증가 폭을 기록한 가운데 10대 미만(89.8%)과 20대(88.6%)가 가장 많이 늘어났다. 데이트를 즐기는 20대 연인들이 광화문과 같은 도심지를 벗어나 코엑스에서 시간을 보낸 셈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도 야외 대신 실내를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TV 시청과 배달 주문도 급증했다. 케이블TV 사업자가 공동 설립한 홈초이스에 따르면 주문형 비디오(VOD) 단건 구매 매출은 7월에 전월 대비 26% 증가했다. LG유플러스의 인터넷TV(IPTV) VOD 매출 85%는 최신 영화에서 나왔다. 영화관 대신 집에서 VOD를 즐겼다는 의미다. 외식도 확 줄었다. 기온이 40도까지 올랐던 2일 점심에는 6월 평일 평균 대비 배달 주문 수가 65% 증가(배달의민족)했다. 7월 중 서울 최고기온이 가장 높았던 31일에는 전주 대비 주문 수가 10% 늘었다(요기요). 신무경 기자 yes@donga.com이인혁 인턴기자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4학년}

‘생각보다는 행동으로,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9일 부임 후 첫 외부활동에서 평소 지론이던 ‘현장경영’을 강조했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지역 직영점 두 곳과 방배동 네트워크 운용센터, 논현동 서울고객센터를 잇달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하 부회장은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한 달여간 개별 부서 임원들과 면담하며 업무 현안을 파악하면서도 네트워크 및 서비스 연구개발 부서가 있는 마곡사옥을 수시로 방문하며 5세대(5G) 상용화 준비를 직접 챙겨왔다. 하 부회장은 이날 첫 현장 외부활동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전국 영업지점과 네트워크 기지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하 부회장은 “책상에서 벗어나 현장을 열심히 찾아다니겠다”면서 “현장에서 체험해 얻은 통찰과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구상을 마치는 대로 전사적 목표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2주 뒤면 캐나다로 이민을 가는 A(33)와 소주잔을 부딪치며 왜 한국을 떠나느냐고 물었다. A는 “이국 삶에 대한 동경이 있어 한국을 떠난다”고 했다. 한국이 싫은 거냐고 물었다. 싫지는 않단다. 이번에는 “한국에 대한 동경은 왜 없느냐”고 물었더니 A는 “모르겠다”고 했다. 뜸을 들인 A는 떠나는 사람이 자신만이 아니라고 했다. 해외 이민 이사를 위해 이삿짐 업체를 알아봤는데 ‘유례없는 이민 행렬에 해외 이사를 가려면 몇 주 더 기다려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보통은 견적을 내고 선적한 뒤 배송하는 데 한 달쯤 걸린다고 한다. 이상했다. 통계상으로는 이민자(신규 영주권자)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캐나다에 이민을 떠난 한인 수는 2006년 6210명에서 2016년 4005명으로 떨어졌다. 다른 나라들도 반(反)이민 정책으로 영주권 취득이 어려워져 자연스레 한국인 이민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며칠 뒤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인 척하면서 이민 이사 업체 몇 군데에 전화를 돌려봤다. “6∼8월에 장기 출장차, 학업차 떠나는 이들이 많아 성수기이지만 이민하려는 사람도 많이 늘고 있다”고 했다. 통계상 이민자의 절대 수는 줄었을지 몰라도 이민을 준비하는 움직임은 꾸준한 셈이었다. 유독 내 주변이 그런 듯하다. A 말고도 몇 해 전 한국을 떠난 B(29)와 C(32)가 있다. B는 호주로, C는 미국으로 갔다. B는 2015년 취업 성공을 위한 스펙 쌓기 차원에서 호주로 워킹홀리데이(여행 중인 방문국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제도)를 갔다가 눌러앉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금은 현지에서 대학(간호학)을 다시 다닌다. C는 2010년 창업을 해보고 싶다며 미국 대학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떠났다. 두 사람 모두 아직까지 영주권을 얻지 못해 ‘한국인도 외국인도 아닌’ 상태다. 불안한 신분이지만 두 사람 모두 ‘현재 삶에 만족하고 있어 귀국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무엇이 이들의 신분 불안을 상쇄할 정도로 삶을 만족스럽게 만드는 걸까. B는 “호주에서는 일을 하고, 공부를 해도 놀 시간이 남는다”고 했다. C는 “각기 다른 삶을 존중해주며,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문화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민을 가는 이유야 한도 끝도 없겠지만 이야기를 모아 보면 ‘적은 기회를 잡기 위해 각박하게 경쟁하느라 제 모습을 잃어가는 우리 사회에 대한 싫증이 아닐까’ 싶다. 몇 해 전과는 달리 주 52시간 근로 시대가 왔고, 창업이 활성화된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이 한국을 뜨지 말아야 할 이유가 되기에는 여전히 뭔가가 부족해 보인다. 일자리, 주거 지원, 학자금 등 많은 청년정책이 쏟아지지만 떠나는 청년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돈 몇 푼 쥐여주는 지원 정책보다는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는, 그런 따뜻함이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급선무 아닐까. 신무경 산업1부 기자 yes@donga.com}

“지난해 여름에는 남한산성, 운악계곡으로 피서를 다녀왔지만 올해는 너무 더워서 휴가 계획을 아예 세우지 않았어요.” (60대 김모 씨) 9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 별마당도서관.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마련된 30석 규모의 테이블은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별마당도서관은 오전 7시부터 이용가능하다. 이 곳에서 만난 박모 씨(50)는 “올 여름엔 코엑스 같은 실내에서 독서를 하며 보내기로 했다”며 책을 펼쳤다. 같은 날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남자친구와 함께 걷던 이모 씨(23)는 “지난해만 해도 한강, 석촌호수 등 야외 데이트를 많이 했는데 날이 더워지면서 롯데월드몰이나 코엑스에서 실내 데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일 지속되는 폭염이 시민들의 피서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 부산 해운대 등 야외로 가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대신 실내로 피서를 가는 사람들이 늘어난 점이 데이터로 입증됐다. 외출 시간도 줄어 집에 있는 절대 시간도 전년 대비 5분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일보와 KT가 무선통신 가입자 1500만 명의 롱텀에볼루션(LTE) 신호 정보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을 한 결과 이례적인 폭염이 시작된 7월 반월(15~28일) 동안 대표적인 국내 실내 관광지인 코엑스나 광화문 방문 인구는 전년 동기(7월 16~29일) 대비 28.59% 증가했다. 반면 실외 관광지인 해운대 방문자는 5.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5~30일 평균 최고 기온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6도 높았다. 시간대별 관광인구(7월 27일~8월 2일 기준)는 코엑스의 경우 새벽시간대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오후 5시경에 가장 높게 증가(116.8%)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월드타워몰은 오후 3시경에 가장 높은 8.4% 증가했다. 열대야로 인해 저녁 시간에 실내에서 영화 등 여가를 보내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광화문은 모든 시간대에 관광인구가 줄어든 가운데 가장 더운 오후 2시경 최대 6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는 오후 8시경 32.8% 감소해 평소 야간 시간대에 해변 산책을 즐기던 시민들이 실내에 머문 것으로 풀이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광화문에서는 전 연령대 관광인구가 모두 감소폭을 보인 가운데 20대(59%)가 가장 많이 줄었고. 해운대에서는 10대(26.3%)와 40대(18.8%)가 크게 줄었다. 이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건강상의 이유로 야외 피서를 피했다는 뜻이다. 반면 코엑스에서는 전 연령대에서 모두 증가폭을 기록한 가운데 10대 미만(89.8%)과 20대(88.6%)가 가장 많이 늘어났다. 데이트를 즐기는 20대 연인들이 광화문과 같은 도심지를 벗어나 코엑스에서 시간을 보낸 셈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도 야외 대신 실내를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TV 시청과 배달 주문도 급증했다. 케이블TV 사업자가 공동 설립한 홈초이스에 따르면 주문형 비디오(VOD) 단건 구매 매출은 7월에 6월 대비 26% 증가했다. LG유플러스의 인터넷TV(IPTV) VOD 매출 85%는 최신 영화에서 나왔다. 영화관 대신 집에서 VOD를 즐겼다는 의미다. 외식도 확 줄었다. 기온이 40도까지 올랐던 지난 2일 점심에는 6월 평일 평균 대비 배달 주문수가 65% 증가(배달의민족)했다. 7월 중 서울 최고기온이 가장 높았던 31일에는 전주 대비 주문수가 10% 늘었다(요기요). 이인혁 인턴기자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4학년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배달의민족(회사명 우아한형제들)은 한국피자헛과 함께 국내 최초로 서빙로봇 ‘딜리 플레이트’를 8일부터 시범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딜리 플레이트는 우아한형제들이 투자한 베어로보틱스가 개발한 레스토랑 전용 자율주행 로봇이다. 매장 직원이 딜리 플레이트 본체 상단의 쟁반에 피자를 올린 뒤 전용 단말기에 고객 자리(번호)를 입력하면 자율주행을 시작한다. 손님이 피자를 가져가면 센서가 인식해 제자리로 돌아온다. 사람이 걷는 속도(시속 5km)로 최적의 경로를 찾아 이동하고, 중간에 사람이나 장애물을 마주치면 멈추거나 피한다. 딜리 플레이트는 공간 데이터 수집 센서(2D 라이다)와 3D 카메라를 동시에 사용해 cm 단위의 정교한 주행이 가능하다. 최대 22kg까지 들 수 있다. 딜리 플레이트는 19일까지 피자헛 목동중앙점에서 만날 수 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한국 사람은 성급하고, 일본 사람은 신중하다?’ 적어도 온라인 쇼핑몰에서만큼은 이 같은 통념이 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을 할 때 한국인의 2명 중 1명은 장바구니에 상품을 넣어두고 하루 넘게 고민하는 반면 일본인의 절반은 1시간 이내에 구매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한국인은 인터넷에서 최저가를 탐색하느라 제품 선택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다. 독일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소비자 8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구매 패턴에 대해 조사한 ‘2018 아시아태평양 고객 소비 성향 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모든 쇼핑 카테고리에서 활발한 이용률을 보였다. 패션(89%·이하 중복응답)을 가장 선호했고 식료품 및 소비재(79%), 디지털 상품(67%), 여행(60%), 오락 체험(46%), 가구(43%), 금융상품(33%) 순이다. 온라인 쇼핑의 대상이 다양한 만큼 구매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었다.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데 1일을 초과하는 비중(46%)이 아태지역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중국은 42%, 일본은 30%였다. 또 1시간 이내에 구매한다는 비중(27%)이 아태지역 중 가장 낮았고 중국도 29%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일본은 호주(50%) 다음으로 높은 49%로 의사 결정이 빨랐다. 제니퍼 아널드 SAP 마케팅팀 부사장은 “한국 소비자는 절반에 가까운(49%)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 시 가장 바라는 사항으로 가격비교 도구를 꼽는 등 가격에 민감하고 최저가를 찾아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이자 알뜰폰 사업을 하는 CJ헬로는 지난달부터 유심을 두 개 넣을 수 있는 ‘듀얼유심폰’을 판매하고 있다. 듀얼유심폰은 전화통화는 이통 3사의 유심을, 데이터는 알뜰폰 유심을 각각 사용해 통신비를 아껴보려는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단말기 수요가 줄까봐 판매를 꺼리고 있다. CJ헬로는 중고폰 시장에도 손을 뻗었다. 2016년부터 시작해 최근 새 단장한 ‘헬로리퍼폰’은 중고 시세 50만 원대 갤럭시S8을 2년 약정 시 37만 원에 살 수 있는 서비스. 구매가 싫으면 원하는 기간만큼 대여한 뒤 반환할 수도 있다. 중고폰은 국내에서 연간 1000만 대씩 거래돼 수요가 높다. 이 역시 이통사는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다. ‘약자’ CJ헬로는 ‘강자’ 이통사가 외면하지만 소비자들은 원하는 사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그 결과는 결코 얕잡아 볼 정도가 아니다. 듀얼유심폰(블랙베리 키2)은 자사 온라인몰에서 인기 단말기(갤럭시 시리즈)와 비슷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고, 헬로리퍼폰 이용자는 7월 현재 1월 대비 26% 증가했다. 업계 선두 주자(강자)들이 그동안 시장에서 이익이 되지 않아 무시했거나, 관행적으로 해왔던 사업들을 후발 주자(약자)가 역발상으로 승부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생존을 위한 ‘약자들의 반란’인 셈이다. ‘판을 흔든’ 또 다른 사례는 이통 3사와 네이버가 연합한 토종 앱 장터 원스토어. 앱 장터는 구글(구글플레이), 애플(앱스토어) 등이 사실상 과점해온 시장으로 ‘30% 수수료율’은 10년 동안 깨지지 않는 철옹성이었다. 앱개발자로부터 매출의 30%를 꼬박꼬박 받아간 것. 이 때문에 다수의 한국 게임 개발사들은 “재주는 개발사가 부리고 정작 돈은 구글과 애플이 다 챙긴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에 원스토어는 이 같은 앱개발자의 불만에 주목했다. 지난달부터 수수료율을 5∼20%로 낮췄고 그 결과 원스토어에 입점하지 않았던 대형 게임회사(넥슨)를 유치했다. 또 중국 게임사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제안 받는 등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이다. 절대 강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한’ 시도들도 이어지고 있다. 2015년 8월 설립한 부동산정보 앱 ‘호갱노노’는 생존전략을 ‘적과의 동침’으로 정했다. 온라인 부동산 서비스의 절대 강자인 네이버 부동산과 함께 공존을 목표로 삼은 것. 하지만 네이버 부동산의 강점인 매물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공공데이터(실거래가, 인구이동 등) 서비스, 커뮤니티(댓글) 활성화, 모바일형 유저 인터페이스(UI) 등 한발 더 나아간 서비스를 제시했다. 덕분에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모바일 부동산 앱 월간순이용자수(MAU) 기준 업계 4위로 올라섰다.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라인, 카카오톡 등 메신저 등이 즐비한 메신저 앱시장에서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는 중동지역에 초점을 맞춰 동영상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진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는 IT업계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하이퍼커넥트는 스타트업 메신저 앱(아자르)으로선 드물게 중동에서 누적 다운로드 2억 건(매출 624억 원)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