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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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장을 거쳐 정치부장으로 있습니다.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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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칼럼100%
  • “美-中 무역전쟁 격화땐 1년내 전세계 불황 덮칠것” 월가의 경고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1년 이내에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미국 월가에서 나오고 있다. 미중 양측이 전방위 보복 카드와 외교전을 펼치며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 측이 수위를 조절하며 ‘대화의 신호’를 보내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무역전쟁의 출구가 열릴 것인지 주목된다.○ “세계 경제, 무역전쟁으로 1년 내 불황”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일 투자자 노트에서 “투자자들이 미중 무역전쟁의 위협을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체탄 아야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세계 거시경제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미국이 중국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3개 분기 안에 불황 침체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에선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에 따른 금리 인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는 좋은 지점에 있으며 경제 전망도 양호하다”고 신중한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인내심을 가진다는 뜻은 금리 정책을 서둘러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일축했다.○ 중국, 미국 대상 유학 경계령 미중 양국은 관세전쟁을 넘어 상대 간판 기업에 대한 맞보복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말 모든 중국산 상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방문 기간 영국 정부에 중국 최대 통신기업인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라고 직접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자국 기업과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치는 외국 기업 등을 제재하는 중국판 ‘블랙리스트’와 미 간판기업 페덱스에 대한 조사로 맞불을 놓았다. 중국 교육부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을 대상으로 올해 첫 유학 경계령을 발표했다.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비자 거부 사례 등이 증가해 학업에 영향을 준다”며 “유학 전에 경계의식을 높이라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미국 유학을 제한해 미국 유학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내 중국 유학생은 약 35만 명으로 최대 규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은 최근 독일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중국 독일) 양국은 불확실성에 대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중국 대화 복귀 신호 보내” 중국 정부는 2일 ‘미중 무역협상 백서’를 발표하고 무역협상 결렬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톤은 이전보다 절제됐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우리는 해법을 찾기 위해 협력적 접근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중국 정부가 백서와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 복귀 의지를 시사했다. 본질적이진 않더라도 톤이 지난 3주에 비해 더 신중해졌다”고 평가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미중 무역전쟁의 잠재적인 돌파구는 이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다. WSJ는 “(미중 간) 협상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미중의 재무부 및 무역 담당 고위 관리들이 이번 주 일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달 말 일본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날 가능성도 있다. 두 정상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처럼 극적인 휴전에 합의한다면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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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톈안먼 사망 2000명 추산… 中당국 은폐시도는 희생 컸다는 반증”

    “1989년 민주화운동(톈안먼 시위)은 중국에서 시민사회가 형성되기 시작한 진정한 기점이었습니다.” 톈안먼(天安門) 시위의 주역이었던 왕단(王丹·50·사진) 씨는 톈안먼 사건 30주년을 하루 앞두고 3일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왕 씨는 톈안먼 시위 학생 지도부 21명 가운데 한 명으로 단식 농성을 주도했다. 그해 6월 4일 중국 정부의 무력진압 이후 1990년대 ‘정부 전복 음모’ 혐의 등으로 총 7년간 두 차례 옥고를 치렀다.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현재 미국에서 민주화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톈안먼 시위가 오늘날 중국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묻자 “정치문화 면에서 중국의 민주화를 위한 기초를 다졌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 중국 민주화의 장애요소로 “개인과 국가가 너무 가까웠다”며 ‘시민사회가 발전할 공간이 없었던 정치문화’를 꼽았다. “당시 개인은 자신을 국가의 주인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국가에 자신의 모든 희망을 걸었어요. 이런 정치문화가 개인과 국가의 거리를 없애고 국가권력이 너무 쉽게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나쁜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는 “톈안먼 시위에 대한 피의 진압이 (그때까지의) 개인과 국가 관계를 철저히 바꿨다”고 말했다. “1980년대 진보적으로 보였던 정부가 통치하기 위해 폭력적인 치국(治國)의 옛 길로 돌아가자 정부에 대한 믿음을 상실했고 1990년대 정치에 대한 냉담을 낳았습니다. 이는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왕 씨는 “(이 때문에) 최소한 국가(정부)는 이데올로기로 정치적인 동원을 하기가 어려워졌고 개인과 국가의 거리가 천천히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톈안먼 시위 30주년을 맞은 느낌은…. “올해 기념활동을 더 크게 잘하자는 것 외에 특별한 소감이 없다. 30년 동안 내게는 매일이 기념일이었고, 이는 하루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내가 순진했지만 공산당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 우리는 나라가 더 좋게 변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고 그래서 그 희망을 행동으로 실현하기를 바랐다.” ―당시 무력진압으로 인한 희생자 수가 정확하지 않다. “당국은 최대한 사상자 수를 감추려 할 것이다. (이런 움직임이) 오히려 사상자가 매우 많다는 걸 증명한다. 단지 수십 명이 사망했다면 감출 필요가 없다.” 중국은 당시 군경을 포함해 24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왕 씨는 “2000여 명 사망, 1만 명 이상 부상이라는 추산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 젊은이들은 톈안먼 시위를 잘 모르는데….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톈안먼 시위가 역사에서 잊혀질 것이라고 걱정하지는 않는다. 민주화가 이뤄지면 톈안먼 시위는 역사에 공정하게 기록될 것이다.” 중국은 톈안먼 사건 30주년을 앞두고 기념행사는 물론이고 소셜미디어, 인터넷에서 관련 언급 자체를 강력하게 검열하고 있다. 최근 취재진이 톈안먼 광장을 찾았을 때 보안 검사 과정에서 기자의 거류증(비자)을 본 공안(경찰)은 “목적이 취재인지 관광인지 알 수 없다”며 사실상 출입을 막았다. 평소에는 외신 기자들이 톈안먼 광장을 출입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톈안먼 시위를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로 지칭하며 “신(新)중국 성립 70년 만에 이룬 엄청난 성취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 경로가 완전히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도 2일 “정부가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과감한 (진압)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지도부의 현재 인식을 드러낸 말이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201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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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젊은이들, 톈안먼 시위 잘 모르는데…” 시위 주역 왕단의 대답은

    “1989년 민주운동(톈안먼 시위)은 중국에서 시민사회가 형성되기 시작한 진정한 기점이었습니다.” 톈안먼(天安門) 시위의 주역이었던 왕단(50·王丹) 씨는 톈안먼 사건 30주년을 하루 앞두고 3일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왕 씨는 톈안먼 시위 학생 지도부 21명 가운데 한 명으로 단식 농성을 주도했다. 그해 6월 4일 중국 정부의 무력진압 이후 1990년대 ‘정부전복음모’ 혐의 등으로 총 7년간 두 차례 옥고를 치렀다.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현재 미국에서 민주화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톈안먼 시위가 오늘날 중국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묻자 “정치문화 면에서 중국의 민주화를 위한 기초를 다졌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 중국 민주화의 장애요소로 “개인과 국가가 너무 가까웠다”며 ‘시민사회가 발전할 공간이 없었던 정치문화’를 꼽았다. “당시 개인은 자신을 국가의 주인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민중을 위해 복무해야 했고 국가에 자신의 모든 희망을 걸었습니다. 이런 정치문화가 개인과 국가의 거리를 없애고 국가권력이 너무 쉽게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나쁜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는 “톈안먼 시위에 대한 피의 탄압이 (그때까지의) 개인과 국가 관계를 철저히 바꿨다”고 말했다. “1980년대 진보적으로 보였던 정부가 통치하기 위해 폭력적인 치국(治國)의 옛 길로 돌아가자 정부에 대한 믿음을 상실했고 1990년대 정치에 대한 냉소를 낳았습니다. 이는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왕 씨는 “(이 때문에) 최소한 국가(정부)는 이데올로기로 정치적인 동원을 하기가 어려워졌고 개인과 국가의 거리가 천천히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톈안먼 시위 30주년을 맞은 느낌은…. “올해 기념활동을 더 크게 잘하자는 것 외에 특별한 소감이 없다. 30년 동안 내게는 매일이 기념일이었고, 이는 하루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내가 순진했지만 공산당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 우리는 나라가 더 좋게 변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고 그래서 그 희망을 행동으로 실현하기를 바랐다.” ―당시 무력진압으로 인한 희생자 수가 정확하지 않다. “당국은 최대한 사상자 수를 감추려 할 것이다. (이런 움직임이) 오히려 사상자가 매우 많다는 걸 증명한다. 단지 수십 명이 사망했다면 감출 필요가 없다.” 중국은 당시 군경을 포함해 24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왕 씨는 “2000여 명 사망, 1만 명 이상 부상이라는 추산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 젊은이들은 톈안먼 시위를 잘 모르는데….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톈안먼 시위가 역사에서 잊혀질 것이라고 걱정하지는 않는다. 민주화가 이뤄지면 톈안먼 시위는 역사에 공정하게 기록될 것이다.” 중국은 톈안먼 사건 30주년을 앞두고 기념행사는 물론이고 소셜미디어, 인터넷에서 관련 언급 자체를 강력하게 검열하고 있다. 최근 취재진이 톈안먼 광장을 찾았을 때 보안 검사 과정에서 기자의 거류증(비자)을 본 공안(경찰)은 “목적이 취재인지 관광인지 알 수 없다. 톈안먼지구관리위원회에 먼저 신청하라”며 사실상 출입을 막았다. 평소 외신 기자들이 톈안먼 광장을 출입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2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에서 “톈안먼 사건은 정치적 혼란이었으며 정부가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과감한 (진압) 조치를 취했다”며 무력진압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중국 지도부의 현재 인식을 드러낸 말이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톈진=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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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의 제재 비난하면서 사드 보복은 부인하는 中[광화문에서/윤완준]

    지난달 31일 베이징의 관변 연구기관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중국 경제 무역 부서 전직 고위관료들이 대거 모여 미국의 전방위적 기술, 무역전쟁을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왕춘정(王春正) 전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판공실 주임은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데 대해 “비(非)시장 수단으로 기업을 압박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미국의 바링((패,백)凌)주의는 민심을 얻지 못한다. 우리는 계속 반대해 왔다”고 지적했다. ‘바링’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이고, 바링주의는 국가가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처리하는 걸 뜻한다. 중국이 볼 때 바링주의는 미국이 정치 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을 괴롭히는 것이다. 하지만 떠오른 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였다. 중국은 각종 보이콧 제재 조치로 롯데 등 한국 기업들에, 한한령으로 한국 대중문화 산업에, 단체관광 금지로 관광 산업에 타격을 입혔다. 이날 세미나를 진행한 웨이젠궈(魏建國) 전 상무부 부부장을 따로 만났다. ―미중 충돌 중에 한국이 중국 편에 서야 한다고 보나. “그러기를 완전히 바란다. (중국과) 관계가 호전되면 한국은 또다시 비약할 것이다. 호전되지 않으면 미국 무역의 커다란 압박 아래 놓일 것이다.” ―중국 기업에 대한 억압을 바링주의로 보던데, 한국에선 중국의 사드 보복을 생각나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롯데는 중국에 커다란 해를 끼쳤다. (롯데 보이콧은) 국민 스스로 원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미국처럼) 정치적 이유로 경제 수단을 사용해 타국 기업을 억압한 사례 아닌가. “그렇지 않다. 우리(중앙 정부)는 어떤 제한 정책도 실시한 적 없다. 선양 등 일부 지방도시 관료들이 말한 적은 있다.” ―(중국에서 제한하는) 정책이 중앙 승인 없이 가능한가. “지방정부 제멋대로 하는 게 매우 많다(이 대목에선 그도 웃었다). 당연히 (보이콧은) 롯데의 자본 철수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법률 조항으로 집행하는 미국의 바링주의와 다르다.” ―그 말은 (사드 보복을 겪은) 한국인 일반 정서와 다르다. “나 역시 이해한다. 하지만 잘 설명해 주기를 바란다.” 그의 말은 롯데 등 한국 기업에 대한 보이콧이 있었지만 중앙정부가 정책으로 관여한 건 전혀 없으니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것과 같은 ‘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만난 중국인 학자는 “사드 보복 조치는 너무 심했다. 중국 정부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한국 기업 괴롭힘은 분명히 존재했다. ‘은밀한 바링주의’다. 미국과 장기전을 시작한 중국은 한국이 자기들 편에 서기를 원한다. 한한령이나 단체관광 금지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국 민심이 그런 중국 편에 서기를 원할까.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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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 제재에 페덱스 조사로 맞불… 기업보복 카드 꺼낸 中

    중국이 미국의 대표적인 물류기업 페덱스(FedEx)에 대한 조사에 나서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맞보복전’으로 번지고 있다. 앞서 중국은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겠다고 발표해 페덱스가 여기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1일 “페덱스가 택배법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며 “고객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한 혐의에 대해 국가 관련 부서가 정식 조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CCTV는 “페덱스는 조사 기관에 협조할 의무가 있고 중국 당국은 조사 결과에 따라 기업을 처벌할 권한이 있다”며 “다른 외국 기업과 기관, 개인에게 경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기업에 대한 첫 조사”라고 전했다. 페덱스는 지난달 28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소수의 화웨이 소포 관련 주소 오류에 대해 사과한다”며 “이렇게 배송을 하도록 요구한 외부자가 없다는 것도 확인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중국의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는 페덱스가 소포를 도착지인 중국이 아니라 미국으로 보냈고 다른 2개 소포도 다른 곳으로 보내려고 시도했다고 고발했다. 중국의 소셜미디어에는 “페덱스가 화웨이 제재에 나선 미국 정부를 도왔다”는 주장이 나돌았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페덱스 조사에 착수하며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미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기 때문에 관세가 아니라 ‘기업에 대한 보복’이라는 새로운 카드로 맞서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WSJ는 “페덱스 조사는 중국의 보복 전략 변화를 보여준다”며 “중국은 특정 국가를 압박하기 위해 해당 국가의 기업을 조사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5년 전 윈도와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묶어 판매한 것과 관련해 중국의 반독점 조사를 받았고, 2017년 한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때문에 롯데그룹이 불매 운동과 각종 조사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기업 리스트’를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미국이 화웨이가 허가를 받지 않고 미국 기업과 기술, 부품을 거래하지 못하도록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과 유사한 조치다. 중국 상무부는 1일 블랙리스트 기준이 △중국 기업에 차별적인 조치 △비상업적 목적으로 시장 규칙과 계약 정신 위배 △중국 기업과 산업에 손해 △국가 안전에 위협 등 4가지 요소라고 공개했다. 페덱스는 물론이고 미국의 제재 방침에 따라 화웨이에 부품, 소프트웨어 공급을 중단하는 기업들은 모두 중국의 제재 대상에 해당된다. 중국이 미국 기업을 직접 겨냥하면서 애플, 테슬라 등 실리콘밸리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양국 경제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기술 냉전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해외 자본 유치와 경제 개방에 악영향을 끼칠 조치를 시작한 만큼 경고 수준이 아니라 치명타에 해당할 징벌성 조치를 미국 기업에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은 남중국해, 대만 등 안보에서도 충돌했다.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에서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아시아 안정을 파괴하는 행위와 활동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 날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미국을 겨냥해 “누군가 감히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분열시킨다면 중국군은 다른 선택이 없다. 전쟁을 불사하고 모든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조국의 통일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2∼4일 남중국해 군사 훈련을 발표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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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 제재는 비난하면서 사드보복은 ‘괴롭힘’이 아니라는 中

    지난달 31일 베이징의 관변 연구기관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쩡페이옌 전 국무원 부총리 등 중국 경제 무역 부서 전직 고위관료들이 대거 모였다. 이들은 미국의 전방위적 기술, 무역전쟁을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왕춘정 전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판공실 주임은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데 대해 “비(非)시장수단을 통해 기업을 압박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미국의 바링(覇凌)주의는 민심을 얻지 못한다. 우리는 계속 이를 반대해왔다”고 지적했다.‘바링’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이고, 바링주의는 국가가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처리하는 걸 뜻한다. 중국이 볼 때 바링주의는 미국이 정치 안보 이유로 중국 기업을 괴롭히는 것이다. 하지만 “비시장 수단으로 중국 기업을 괴롭혔다”는 말을 듣자마자 떠오른 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였다. 중국은 각종 보이콧 제재 조치로 롯데 등 한국 기업들에, 한한령으로 한국 대중문화 산업에, 단체관광 금지로 관광산업에 타격을 입혔다. 이날 세미나를 진행한 웨이젠궈 상무무 전 부부장(2003~2008년)을 따로 만났다. ―미중 충돌 중에 한국이 중국 편에 서야 한다고 보나? “그러기를 완전히 바란다. 한국은 대중국(관계)에서 중요한 시기에 있다. (중국과) 관계가 호전되면 한국은 또다시 비약할 것이다. 호전되지 않으면 미국 무역의 커다란 압박 아래 놓일 것이다.” ―중국 기업에 대한 억압을 바링주의로 보던데…. 한국에선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사드 보복을 생각나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롯데는 중국에 커다란 해를 끼쳤다. (롯데 보이콧은) 일반 국민 스스로 원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미국처럼) 정치적 이유로 경제수단을 사용해 타국 기업을 억압한 사례 아닌가? “그렇지 않다. 우리(중앙 정부)는 어떤 제한 정책도 실시한 적 없다. 단지 선양 등 일부 지방도시 관료들이 말한 적은 있다.” ―(중국에서 제한하는) 정책이 중앙 승인 없이 가능한가? “지방 정부 제멋대로 하는 게 매우 많다. (이 대목에선 그도 웃었다.) 당연히 (보이콧은) 롯데가 자본을 철수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미국 바링주의와 다르다. (미국처럼) 법률 조항으로 집행하는 것과 다르다.” ―그 말은 (사드 보복을 겪은) 한국인 일반 정서와 다르다. “나 역시 이해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잘 설명해주기를 바란다.” 그의 말은 롯데 등 한국 기업에 대한 보이콧이 지방에서 있었지만 중앙 정부가 법률과 정책으로 관여한 건 전혀 없으니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만난 중국인 학자는 “사드 보복 조치는 너무 심했다. 중국 정부가 반성해야 한다”고 분명히 지적했다. 중국의 한국 기업 괴롭힘은 분명히 존재했다. ‘은밀한 바링주의’라 할 만하다. 미국과 장기전을 준비하는 중국은 한국이 자기들 편에 서기를 원한다. 한한령이나 단체관광 금지는 여전히 진행형인데도 말이다. 한국 민심이 그런 중국 편에 서기를 원할까.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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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토류 美 수출 제한에 앞서 대두 수입 중단 카드부터 꺼낸 中

    중국이 미국산 대두(콩) 수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대두 수입을 중단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미국 농가가 직접 타격을 입는다. 중국이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희토류 미국 수출 제한에 앞서 대두 카드부터 꺼내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 곡물수입 업체들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미국산 대두를 계속 수입하라는 어떤 지시도 받지 못했다며 (앞으로) 대두 수입 주문 지시가 있을 것이라고 보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기존에 구매한 대두의 수입을 취소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대두 수입국이다. 미국산 대두의 주요 생산지인 중서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한 텃밭이다. 이 때문에 대두 수입 중단은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국이 처음 검토한 카드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전쟁의 일시 휴전에 합의한 뒤 중국은 선의의 표시로 미국산 대두 1300만 t을 수입했다. 올해 2월에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 1000만 t을 추가로 수입하기로 약속했다고 소니 퍼듀 미국 농무장관이 밝혔다. 하지만 이 주문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또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이 상황 악화에 대비해 희토류의 미국 수출을 제한하는 계획의 준비를 마쳤으며 중국 정부가 결정만 내리면 즉시 실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희토류는 첨단기술 제품과 군사 장비에 필수적인 원료다. 미국은 현재 희토류 수입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웨이젠궈(魏建國)전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30일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정부가 미중 무역전쟁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연 세미나에서 동아일보 등 일부 외신 취재진과 만나 중국이 희토류를 무역전쟁의 무기로 사용할지에 대해 “(중국 정부가 쓸 수 수 있는 옵션이다. 사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지난달 13일 이달 1일 0시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관세가 25%로 인상되는 품목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중서부 농업 지역을 겨냥해 소고기 벌꿀 완두 시금치 등 농축산물이 대거 포함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멕시코가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의 이민자들을 막지 않으면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상품 전체에 대해 과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10일부터 멕시코를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이 중단될 때까지 멕시코산 모든 상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에서 “(이민 관련) 위기가 계속되면 다음달 1일부터는 관세를 10%로 인상할 것이고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수를 크게 줄이거나 없애지 않으면 8월 1일부터는 관세가 15%, 9월 1일부터는 20%, 10월 1일부터는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 201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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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美 압박은 경제테러리즘… 무역전쟁 안 두려워”

    중국 정부가 미국에 ‘경제 테러리즘’이란 표현까지 쓰면서 미국의 무역 압박을 비난했다. 장한후이(張漢暉) 외교부 부부장은 3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다음 달 5∼7일 러시아 방문 및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반대하지만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이런 음모를 꾸며 무역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적나라한 경제 테러리즘이자 경제 쇼비니즘(국수주의), 경제적 괴롭힘”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가 공식 석상에서 ‘경제 테러리즘’ ‘경제 쇼비니즘’이란 거친 말로 미국을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장 부부장은 다음 달 중-러 정상회담에서 “세계 전략안보 분야에서 직면한 도전에 대응하고 지역안보를 강화하며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중-러의 입장 및 결심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북핵 문제도 성명에 포함되느냐’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발표를 기다리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북핵 문제도 중-러 공동 대응에 포함될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갈등은 이처럼 첨단기술 및 무역전쟁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등 국제 현안을 둘러싼 알력 싸움으로도 번지고 있다.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9일 베이징에서 쿠바 외교장관을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남미 간 협력이 남미를 통제하려는 것이라는 (미국의) 과장 선전은 시대에 뒤떨어진 냉전적 사유”라며 “‘먼로주의’를 되살리려는 움직임은 시대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는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을, 미국과 서유럽은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다. 1823년 미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천명한 ‘먼로주의(monroe doctrine)’는 ‘미주 대륙은 미국의 영역이며 유럽 등 제3자가 건드리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올해 3월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문제에) 먼로주의란 말을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제재 타깃이 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29일 미 법원에 화웨이 장비 및 서비스를 미 정부기관이 구매하지 못하도록 한 미국의 제재가 헌법에 합치하는지 약식 판결을 요구했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화웨이 수출 제한 조치에 따라 화웨이에 D램 등 부품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메모리반도체 공급을 삼성과 SK하이닉스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며 보복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산 희토류 수입량을 줄이는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중국 상무부 가오펑(高峰)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중국의 희토류로 만들어진 제품이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는 데 쓰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희토류 수출 제한을 무역전쟁 무기로 사용할 수 있음을 다시 시사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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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현장을 가다]톈안먼 시위 30주년… 기억하는 홍콩, 지우는 중국

    《25일 오전 11시 반경(현지 시간) 홍콩 몽콕의 한 재래시장 인근 빌딩. 그는 좁디좁은 1층에서 건물의 10층이 톈안먼(天安門) 시위 기념관임을 확인한 뒤 다시 인도로 나왔다. 기념관은 낮 12시부터 문을 열기에 시간이 좀 남았다. 한국 기자라고 인사하자 홍콩 출신 윌슨 찬 씨(60)가 놀라는 모습이다. 자신은 캐나다의 양로원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친척들을 만나러 2주간 휴가를 냈어요. 온 김에 잠시 보러 온 거죠.” 기자의 정체를 믿지 못하겠는지, 처음엔 홍콩에 돌아온 이유로 친척을 내세웠다.》 찬 씨와 함께 근처 허름한 찻집으로 향했다. 홍콩 밀크티의 진한 향기 너머로 찬 씨는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1989년 톈안먼 시위 당시 그는 서른 살이었다. 그해 6월 4일 톈안먼 광장에 모인 학생들이 무력 진압에 피를 흘리는 모습을 방송으로 목격했다. “이렇게 잔인하면 안 된다고…. 몹시 격동해서 베이징의 학생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길로 홍콩 거리에 나와 톈안먼 학생들을 지지하는 시위에 참가했다. “사실 그때부터 계속 잊지 못했어요. 슬프고 고통스러운 이 사건이 매년 생각난다고 아들에게 말했죠. 그래서 30주년인 올해엔 돌아와서 보기로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짊어진 “역사의 책임”이라며 다음 달 4일 홍콩에서 열리는 촛불집회까지 톈안먼 시위 30주년 행사들에 참여할 계획이다.○ 좁은 기념관에 몰려든 전 세계 시민들 기념관은 2012년 홍콩 침사추이에서 처음 개관했다가 건물주가 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소송을 걸면서 2016년 문을 닫았다. 지난달 말 이곳으로 옮겨 다시 열었다. 톈안먼 시위 과정 등 역사 소개와 함께 당시 무력 진압으로 숨진 학생들의 유품, 사망통지서 등이 전시돼 있었다. 톈안먼 광장에 당시 걸렸던 플래카드 “인민은 우리를 지지한다”가 눈에 띄었다. 기념관은 83m² 규모로 작은 편이다. 건물 외부엔 기념관을 알리는 간판도 없다. 거기에 10층이라니…. 좁은 1층에서 작고 낡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관람객들이 오기는 올까. 문을 연 직후엔 고작 서너 명에 불과했다. 두세 시간 지나자 학생 단체관람을 포함해 사람들이 몰려들어 순식간에 꽉 찬 느낌이 들었다. 기념관 관계자는 한 달간 약 2500명이 찾았다고 말했다. 관람객의 10∼20%는 중국 본토에서 왔다고 했다. 2012년 기념관을 처음 열었을 때 2개월 만에 2만 명이 온 것에 비하면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다. 20대 남성에게 말을 걸었다. 상하이(上海)에서 왔다는 그는 인터뷰 요청을 끝내 거절했다. 중국에서 온 안(安)모 씨(29·여)가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다. 출신 지역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 그는 “교과서에도 안 나오니까 궁금해서 왔어요. 중국에선 언론 제한 때문에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조차 잘 모르니까요.” 그는 “톈안먼 시위를 겪은 세대에게는 민주(民主)가 무엇인지 마음에 새긴 계기가 됐지만 지금 (저와 같은) 세대는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톈안먼 시위가) 완벽히 실패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본 등에서 온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미국 뉴욕에서 온 여성(30)을 만났다. 성을 밝히지 않은 채 케이트라고 이름을 소개한 그는 “중국 정부가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밝히지 않으려는 건 세계가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세계는 중국 정부가 정의를 세우고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을 사랑해 기념집회 참여했다” 관람객들은 실명 공개 인터뷰를 꺼렸다. 얼굴이 카메라에 노출되는 것 자체에 극도로 예민했다. 기념관 관계자들은 얼굴을 정면에서 찍지 말라고 수차례 신신당부했다. 중국 본토인뿐 아니라 홍콩인들마저 대부분은 인터뷰를 사양했다. 그들은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기념관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통제 강화로 홍콩에서도 표현과 언론의 자유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한다.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가 주최한 26일 30주년 기념집회 및 대행진에는 22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지난해 1100명의 두 배였다. 톈안먼 시위 3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려는 홍콩 시민들이 용기를 낸 것은 아닐까. 대행진 현장에서 찬 씨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핑판류스(平反六事)’라는 팻말을 들었다. ‘6·4를 바로잡아라’라는 이 말은 6월 4일 일어난 무력 진압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뜻이다. 남편, 아들과 함께 참여한 카르멘 싯 씨(54)는 “중국인으로서 나는 내 조국을 사랑한다. 그래서 나는 내 조국이 톈안먼 시위에서 나타났던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조국이 더 나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싯 씨의 말을 들으며 기념관에서 한 관람객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는 중국 정부가 톈안먼 시위 거론 자체를 막는 것에 대해 “정부의 잘못을 말하고 비판하는 것 역시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그 어느 때보다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곱씹어볼 말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완벽한 통제에 톈안먼 사건 모르는 젊은이들 인공지능(AI)과 음성 인식 기능을 총동원한 로봇 검열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까지 톈안먼 시위 관련 내용을 삭제하는 완전한 통제 때문에 중국 본토 젊은이들은 톈안먼 시위를 잘 모른다. 베이징(北京)에서 만난 20, 30대 젊은이들은 톈안먼 시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사회과학원 출신의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 씨가 28일 기자의 인터뷰에 응했다. “교과서에 거의 나오지 않고 미디어가 통제되다 보니 톈안먼 시위 이후에 출생했거나 당시 어렸던 지금의 젊은이들은 역사의 진실을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톈안먼 시위를 겪은 중국 국민은 감히 톈안먼 시위에 대해 말할 용기가 없고, 겪지 않은 이들은 아예 모르는 것이죠.” 그는 “톈안먼 시위는 공산당을 전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비판을 통해 부족한 점을 개혁하려는 것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공산당(지도부)에 하야를 요구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중국 당국은 톈안먼 시위와 무력 진압의 진실을 계속 숨기면서 아예 모른 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역사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역사로부터 교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콩에서 벌어지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홍콩 시민지원 애국민주운동 연합회’(지련회)의 리처드 초이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홍콩도 톈안먼 시위를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홍콩의 젊은 세대 역시 톈안먼 시위를 잘 알지 못하고 관심도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홍콩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톈안먼 시위를 잘 모른다”며 톈안먼 시위 기념에 대해 “기억과 망각의 투쟁”이라고 말했다. 26일 열린 30주년 기념 대행진의 대표 슬로건은 “인민은 잊지 않을 것”이었다. 이런 구호가 나온 건 역설적으로 톈안먼 시위의 역사적 의미가 중국인에게서 잊혀 가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 “역사 대면하지 않은 채 미래로 못 가” 취재에 응한 이들이 한결같이 말한 것은 “중국 당국이 톈안먼 시위 자체를 전혀 거론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초이 부회장은 “중국 당국은 당시 무력 진압이 옳았다고도 얘기하지 않는다. 거론하는 것 자체가 지금 (권력 안정에)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역사의 잘못을 받아들일 책임이 있고 그래야 용감하고 정확하게 앞으로 계속 걸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뜻밖에도 일본 얘기를 꺼냈다.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미래로 갈 수 없다고 중국 정부가 계속 비판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중국 정부가 톈안먼 무력 진압이라는 역사의 진실을 조금도 반성하거나 대면하지 않으려 하면 어떻게 미래로 향하겠습니까.” 한국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거쳐 한 걸음 한 걸음 새로운 역사를 걸어 왔다. 좌우로 나뉘어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당시 역사를 현재로 꺼내 성찰하고 토론하는 것만으로도 한국 사회는 전진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도 톈안먼 시위의 역사를 피하거나 두려워하기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 홍콩에서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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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압박 계속땐 희토류 무기로 삼는건 시간문제”… 경고 날린 中

    중국이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거래 제한, 상계관세 부과 가능성 등에 대한 ‘맞보복’으로 희토류(稀土類·Rare Earth Elements) 수출 제한 및 중단 카드를 꺼냈다. 미국은 현재 희토류 수입의 80% 이상(2014∼2017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 희토류 보복카드 경고 관영 중국중앙(CC)TV는 28일 오후 10시경 중국 경제정책 계획과 집행을 담당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관계자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누군가가 우리가 수출한 희토류로 만든 상품을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고 억누르는 데 사용한다면 (희토류를 생산하는) 장시(江西)성 남부 인민과 중국 인민 모두 불쾌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발개위 관계자 발언을 두고 “발개위는 중국 정부의 한 부문으로 발개위 관계자 발언은 당연히 권위가 있다”며 “이 관계자 발언 중 어떤 부분이 중국의 일관된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 것이 있느냐. 발언 중에서 도리에 어긋나는 부분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희토류 카드가 무역 전쟁에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런민일보도 논평에서 “중국 희토류에 의존하는 미국의 전자 및 군사 제품들이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는 데 쓰이는 것을 중국인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추시보는 “미국이 계속 중국에 압박을 가하면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삼는 건 시간문제”라고 진단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장시성의 희토류 공장을 방문해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2010년 일본과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을 벌일 때도 희토류 수출 중단을 선언하며 일본을 압박했다.○ 中 보복 때 파장 전망 엇갈려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는 란타넘(La), 세륨(Ce) 등 란탄계 원소 15개, 스칸듐(Sc), 이트륨(Y) 등 17개 원소를 뜻한다. 반도체, 스마트폰, 전기차 외 제트엔진, 위성, 레이저 설비 등 군용 무기에도 쓰인다. 채굴도 어렵고 채굴 과정에서의 환경오염으로 생산하는 나라가 많지 않다.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4400만 t)은 세계 전체의 40%지만 생산량은 전체의 90%에 달한다. 지난해 7월 무역 분쟁 발발 후 중국산 상품에 잇달아 ‘관세 폭탄’을 투하한 미국도 희토류만은 관세에서 제외했을 정도다. 보복 후폭풍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희토류를 직접 미국에 수출하기보다 희토류를 포함한 중간제품을 중국과 일본에서 가공한 뒤 미국으로 보낸다”고 진단했다. 2010년 중일 희토류 분쟁 때도 일본은 이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 승소했고 희토류 수입처도 다변화했다. 반면 영국 BBC는 “미국의 관련 산업에 수조 달러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이 자체 가공하려 해도 기반시설 마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중국이 원료 공급을 차단하면 그마저도 어렵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당시 롯데그룹과 현대자동차 등에 보복했듯 애플, 나이키, 디즈니, 제너럴모터스(GM) 등 미 대표 기업에 사드 때와 유사한 보복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이윤태 기자}

    • 201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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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재무부 “中 위안화 절하 정책 심각히 우려”… 中화웨이 “제재는 폭정” 美정부 상대로 소송

    중국과 첨예한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이 28일(현지 시간) 재무부 환율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이 아닌 기존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는 등 환율전쟁 불씨가 여전하다. 재무부는 이날 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9개국 중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가장 많은 양을 할애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환율정책 관행, 특히 달러 대비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외환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위안화 가치는 8% 하락했다. 또 2018년 말 기준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4192억 달러(약 501조 원)로 주요 교역국 중 최대다. 재무부의 경고는 23일 상무부가 중국을 겨냥해 상계관세(타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받은 외국 상품이 수입돼 피해가 발생하면 관세를 물리는 제도) 가능성을 언급한 지 5일 만에 나온 압박 움직임이다. 중국은 즉각 반박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미국은 다른 국가의 환율에 관한 일방적 평가를 멈춰야 한다”며 미국이 다른 나라의 외환정책을 평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환율 관찰대상국 3개 요건 중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대미 무역흑자’ 1개 조건에만 해당하는데도 미국이 무리하게 중국을 압박한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금융 수장인 궈수칭(郭樹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최근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무역 충돌에 대응하려 한 적이 없다”고 했다. 29일 중국중앙(CC)TV 인터넷판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쑹류핑(宋柳平) 수석법무관 명의로 작성한 성명에서 “미 정부의 제재는 미 헌법에도 어긋난다”며 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화웨이 측은 “미국의 잇따른 제재는 화웨이를 미국 시장에서 쫓아내기 위한 것이며 ‘입법’이 ‘사법’을 대신하는 폭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중국 인터넷 감독기구인 국가인터넷판공실도 중국 인터넷 사용자의 데이터를 국외로 보내는 일을 금지할 뜻을 밝혔다. 역시 구글, 아마존 같은 미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겨냥한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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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보조금으로 확전 조짐… 작년 국영기업에 26조원 지원

    지난해 중국이 국영기업에 사상 최대인 1538억 위안(약 26조43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은 중국의 보조금이 미국 기업의 이익을 해친다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보조금 문제가 양국 갈등을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금융 데이터업체인 윈드가 중국의 상장 국영기업 3545곳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보조금이 2017년에 비해 14% 증가한 1538억 위안(약 223억 달러)이었다고 보도했다. 최대 석유화학 기업 중국석유화공집단유한공사(SINOPEC·시노펙)가 국영기업 중 가장 많은 75억 위안의 보조금을 받았다. 30년 만에 판매량이 줄어든 중국의 자동차 불황에서 상하이자동차그룹은 36억 위안을 받았다. 윈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정부가 지급한 보조금은 상장 국영기업의 전체 순이익(3조7000억 위안) 가운데 4% 이상에 달했다. FT는 민간 기업까지 합치면 2017년 정부 보조금은 약 4300억 위안(약 73조78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지기반인 팜벨트(중서부 농업지대) 표심을 의식해 보조금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일자리, 식량 안보 등이 걸려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일본 도쿄 기자회견에서도 “보조금 따위를 원하지 않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길 바라는 미국인들의 요구를 등한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당초 순조롭게 합의될 것으로 여겨졌던 미중 무역협상이 중단된 핵심 원인 중 하나는 중국이 미국의 보조금 지급 금지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도 반격 움직임을 보였다. 27일 로이터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미국 운송업체 페덱스가 화웨이 화물의 도착지를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꿨다고 주장하면서 페덱스와의 거래를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최고경영자(CEO)의 책상에선 프랑스 에너지·기관차 기업 알스톰의 전직 간부인 프레데리크 피에루치가 미국을 비난하며 쓴 책이 포착됐다. 이 때문에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미국에 반격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동안 런정페이는 화웨이가 공산당과 관계없다고 반박했지만 중국 외교부와 관영 매체들은 최근 이 책을 내세워 미국을 비판하고 있다. 최근 런정페이를 인터뷰한 블룸버그 기자는 런정페이의 책상에 놓인 이 책을 촬영해 27일 트위터에 공개했다. 피에루치는 2013년 인도네시아 사업 관련 뇌물 혐의로 미국 공항에서 체포돼 지난해 석방됐다. 미국은 그에게 ‘반(反)해외부패법’을 적용했고 중국은 이 사건을 ‘프랑스판 화웨이 사건’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한편 미중 양국이 모든 무역에 관세를 부과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2년 뒤 세계 경제에 6000억 달러(약 713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무역전쟁이 위험한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현 시점에서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혼란스러워지고,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더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분석을 통해 미중 무역 전체에 25% 관세가 적용되고 주가가 하락할 경우 2021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6000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1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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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장하성 대사 등이 일대일로 적극 참여 원한다고 밝혔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 등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28일 중국 관영 방송이 보도했다.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는 미국이 강하게 견제하고 있는 미중 갈등의 핵심 요소다. 한국이 아직 일대일로 건설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이 또다시 “한국이 일대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 것이다. 중국중앙(CC)TV는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이 장 대사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장을 건네 받았다고 보도했다. 장 대사 등 스위스 스웨덴 노르웨이 체코 콜롬비아 차드 등 7개국 대사가 시 주석에게 자국 정상의 신임장을 전했다. CCTV는 시 주석이 장 대사 등에게 “일대일로 건설에 함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한 뒤 이어 “(장 대사 등) 각국 대사들이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했고 (한국 등) 각국이 일대일로 건설에 적극 참여해 상호 이익과 협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장 대사는 한국의 일대일로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3월 이낙연 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회담 때도 이 총리가 리 총리에게 “한국은 일대일로 공동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주중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장 대사에게 “최근 한중 관계가 한층 발전해 나가고 있다”며 “양국 정상 및 정부가 함께 노력해 중한 관계의 진일보한 발전 및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이뤄나가자”고 말했다. 주중한국대사관 측은 장 대사가 시 주석에게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가속하고 발전시켜 양국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을 전했고 주중 대사로서 한중 관계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장 대사는 방명록에 “한중 관계가 양국 정상과 국민들의 염원대로 한 단계 더 높이 발전해 나가길 기원한다”고 한글로 썼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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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고위급 3명 잇단 방한… 화웨이 관련 촉각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고위급 3명이 한국을 잇달아 방문한다. 왕샤오훙(王小洪) 중국 공안부 상무부부장(차관)은 27일 방한해 경찰과 검찰 고위직을 만나고 사법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왕 부부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에 근무할 때 함께 근무했던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사단)’의 공안통이다. 26일 방한해 29일까지 머무르는 러우친젠(婁勤儉) 장쑤(江蘇)성 당서기와 29∼31일 체류하는 탕량즈(唐良智) 충칭(重慶)시장은 자매결연을 한 국내 지방자치단체를 둘러보고 기업인 면담에 나선다. 탕 시장은 충칭에 공장이 있는 현대차 등 기업인 면담에 나선다. 러우 서기는 산시(陝西) 성장을 지낼 당시 삼성의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 건설을 도운 인물로 이번 방한에선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그룹 총수 등을 만난다. 고위급 3명의 방한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이 국내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 활로를 찾고 미국과의 밀착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한국에 ‘화웨이 사용 금지에 동참해 달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중국 고위급 방한으로 이런 흐름을 저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은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환추(環球)시보는 24일 “화웨이 설비 수입을 중단하면 한국 기업의 손실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하는 등 중국 매체들은 한국에 대한 압박도 지속하고 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신나리 기자}

    •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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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삼성 등 한국기업에도 ‘反화웨이’ 요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월 이후 최소 3개월간 물밑에서 한국 정부에 중국 화웨이 제품을 도입하지 말라고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특히 삼성 등 한국 민간 기업에도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미중이 첨단기술 분야를 매개로 ‘신냉전 패권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파동에 이어 또다시 주요 2개국(G2) 사이의 샌드위치가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화웨이 관련 요청을 본격적으로 꺼내기 시작한 분기점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2월 21일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 인터뷰였다고 한미 외교가는 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화웨이 장비를) 자국의 핵심 정보시스템에 도입하는 나라와는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며 “(도입) 위험성을 안다면 (동맹국들이) 좋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화웨이와 거리를 둘 것을 우방국들에 공개 주문했다. 정부 당국자는 “(당시 폼페이오 장관의) 주 타깃은 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었지만 그 이후로 (한국 정부에도 비슷한 말을) 해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 시간) “중국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실질적인 위험을 야기하며, 더 많은 미국 기업이 화웨이와 관계를 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대표부는 23일 태국 방콕에서 주아세안 미국 대표부와 공동 주관으로 대아세안 5세대(5G) 이동통신 역량 강화 워크숍을 열었다. 미국이 화웨이의 5G 통신 장비 확산을 막기 위해 동남아 국가에 삼성전자 등 한국산 장비 수출 협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와 외교 당국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삼성 등 한국 기업에 ‘동남아를 비롯해 새로 5G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한미 양국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은 본격적인 대비에 나섰다. 23일 런민(人民)일보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22일 장시(江西)성 시찰에서 “국내외 정세의 각종 불리한 요소가 장기적이고 복잡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며 “자주적인 지식재산권과 핵심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하지만 영국 일본 대만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잇따라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화웨이 제품 배제’에 동참했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화웨이와의 모든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BBC가 22일 보도했다. 일본 전자제품 제조사 파나소닉도 23일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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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수개월 동안 “화웨이 거리둬라” 요청…또다시 G2 사이에 낀 韓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월 이후 최소 3개월 간 물밑에서 한국 정부에 중국 화웨이 제품을 도입하지 말라고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올 2월 동맹국들이 화웨이와 거리를 둬 달라고 공개 천명한 이후로 다양한 채널로 이런 취지의 요청이 이어졌다는 것. 미중이 첨단기술 분야를 매개로 ‘신냉전 패권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파동에 이어 다시 한번 G2 사이의 샌드위치가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화웨이 관련 요청을 본격적으로 꺼내기 시작한 분기점은 폼페이오 장관의 2월 21일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 인터뷰였다고 한미 외교가는 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화웨이 장비를) 자국의 핵심 정보시스템에 도입하는 나라와는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며 “(도입) 위험성을 안다면 (동맹국들이) 좋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화웨이와 거리를 둘 것을 우방국들에게 공개 주문했다. 정부 당국자는 “(당시 폼페이오 장관의) 주 타깃은 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었지만 그 이후로 (한국 정부에도 비슷한 말을) 해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한미 양국은 (화웨이 및 5G 장비 보안 관련) 이슈에 관해 지속 협의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요청을 수용할 경우 중국의 경제 보복이 불보듯 뻔한 만큼 당국은 대외적으로는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한중 관계가 사드 보복의 충격에서 아직 100% 헤어 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미-중 어디에 치우친 듯한 입장을 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마냥 ‘모르쇠’ 전법을 구사하기엔 워싱턴 정가에서 퍼지고 있는 한국의 ‘중국 경사론’이 부담이란 평가도 나온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한 국무부 전직 고위관계자는 “요새 한국이 친중으로 기울었다는 우려가 퍼져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번 기회에 한국이 미-중 가운데 선택을 강요받는 흑백론에서 벗어나 나름의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그동안 한미동맹의 분량을 줄여야만 한중관계가 좋아진다는 사고를 적용하다보니 ‘선택’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왔다”며 “한미-한중 관계가 ‘제로섬’이란 개념에서 벗어난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은 본격 대비에 나섰다. 23일 런민(人民)일보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22일 장시(江西)성 시찰에서 “국내외 정세의 각종 불리한 요소가 장기적이고 복잡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며 “자주적인 지식재산권과 핵심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하지만 영국 일본 대만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잇따라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화웨이 제품 배제’에 동참했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화웨이와의 모든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BBC가 22일 보도했다. 일본 전자제품 제조사 파나소닉도 23일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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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화웨이 이어 中 CCTV업체 조준… 시진핑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 자원”

    미국이 중국의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제재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중국의 감시카메라(폐쇄회로TV·CCTV) 설비 기업에 대한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의 감시카메라 설비 기업 5곳을 블랙리스트(기술 수출 제한 목록)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 기업이 이 기업들에 핵심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다. 세계 1, 2위 감시카메라 업체인 하이캉웨이스(海康威視·하이크비전)와 저장다화(浙江大華)가 블랙리스트에 포함된다. 미국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의 ‘빅브러더’ 감시카메라 산업 전체에 타격을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감시카메라 산업이 흔들리면 중국이 구축하려는 감시통제 시스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16년 중국 전역에 설치된 감시카메라가 미국의 3배 수준인 1억7600만 대에 달했다. 중국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장시(江西)성 시찰에서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다. 과학혁신 공정의 힘을 높여 개발 이용의 기술 수준과 부가가치를 높이라”고 지시했다. 희토류는 반도체 등 첨단기술 제품의 필수 원료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해 전략적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화웨이는 이르면 올가을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독자 OS를 만들어 스마트폰, 컴퓨터 등에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웨이가 독자 OS를 내놓아도 구글과의 협력 관계를 복원하지 못하면 유럽 등 주요 시장 소비자들은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 지메일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화웨이 제품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생태계에서 분리된 ‘갈라파고스 제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 대응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들도 반격에 가세했다. 21, 22일 차이나에어(중국국제항공사)와 둥팡항공, 난팡항공 등 중국의 주요 항공사 3곳이 일제히 미국 보잉사에 보잉 737 맥스의 운항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도 화웨이와의 모든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BBC가 22일 보도했다.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망 관련 장비들은 ARM 설계를 기반으로 한 제품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최대 통신사 NTT도코모는 16일부터 화웨이 스마트폰 신상품 ‘P30’ 시리즈 구입을 희망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예약 접수를 시작했으나 22일 오후 5시경 갑자기 중단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의 전체 수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타격받을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석이 나왔다. OECD는 21일 발간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21년까지 미국은 0.6%, 중국은 0.8%의 GDP 감소를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2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미중 무역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갈 계획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도쿄=김범석 특파원}

    •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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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전쟁 벌이는 美, 중국의 CCTV 산업까지 견제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이 ‘빅브라더 사회’라고 불리는 중국의 폐쇄회로(CC)TV 산업까지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상무부가 중국의 감시카메라 제조업체인 ‘하이크비전’을 기술 수출 제한 목록(entity list)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화웨이처럼 미국 기업이 하이크비전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조치다. 하이크비전은 감시카메라에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얼굴과 신체 특징, 걸음걸이 등으로 추적하고 감시할 수 있다고 홍보해 왔다. 중국의 감시체계가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의 통제에 사용돼 인권침해 논란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하이크비전마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나서면서 양국의 첨단기술 경쟁은 외교 문제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이르면 올해 가을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독자 OS를 만들어 스마트폰, 컴퓨터 등에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그동안 상하이교통대와 함께 리눅스(Linux)를 기반으로 한 자체 OS인 훙멍(鴻蒙)을 개발해왔다. 그러나 화웨이가 독자 OS를 내놓아도 구글과의 협력 관계를 복원하지 못하면 유럽 등 주요시장 소비자들은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 지메일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화웨이 제품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생태계에서 분리된 ‘갈라파고스 제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항공사도 미국에 대한 반격에 가세했다. 21, 22일 동방항공과 차이나에어(중국국제항공사)가 미국 보잉사에 보잉 737 맥스의 운항 중단에 따른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중국 항공사들은 보잉 737 맥스의 잇따른 추락사고 이후 관련 기종의 운항을 중단했다.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단기간 해결될 수 없는 ‘기술 냉전’ 시대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장기전 돌입을 예상하며 내부 결속에 나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1930년대 중국 공산군이 대장정을 위해 모였던 장시(江西)성 간저우((¤州)시 위두(于都) 현을 찾았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지금은 새로운 대장정이다. 우리는 새롭게 다시 출발해야 한다”며 “대장정 중 여러 차례 절망적인 상황에서 살아났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은 21일 한 포럼에서 “화웨이 사건 등이 격렬해져 (미중) 과학기술전쟁으로 비화될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의 전체 수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석이 나왔다. OECD는 21일 발간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21년까지 미국은 0.6%, 중국은 0.8%의 GDP 감소를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최근 대만 경제단체 간부들을 만나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약 1%포인트 내려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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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SNS “화웨이 사는 게 애국” 反美감정 불 지펴

    “화웨이 제품이 매우 우수하고 중국이 날로 강해지고 있잖아요. 스마트폰은 화웨이를 살 거예요.”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21일 오전 베이징(北京) 싼리툰(三里屯)의 한 화웨이 매장에서 막 나온 30대 중국 여성 류(劉)모 씨는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애국심 때문에 터무니없이 사겠다는 게 아니라 아이폰(품질)이 안 좋아졌다”며 “애국한다며 아이폰 불매 운동 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역시 화웨이 매장에서 나온 자오(趙)모 씨(25)도 “국산 제품을 사는 게 애국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프라인과 달리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 인터넷에서는 ‘화웨이 구매’가 애국이라며 애플을 포함한 미국 제품 불매를 주장하는 등 반미 감정을 부추기는 선동이 확산되고 있다. 한 중국 기업은 직원들에게 아이폰뿐 아니라 “미국 자동차와 KFC, 맥도널드 제품을 사지 말고 미국 여행도 하지 말라”며 “위반하면 해고한다”고 경고했다. 웨이보에서는 중국의 항일전쟁 노래를 무역전쟁 내용으로 개사해 “(미국을) 철저히 넘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하는 노래까지 유행하고 있다. 정작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 등 중국 매체 인터뷰에서 “내 자식도 애플을 좋아하지 화웨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가족은 지금 아이폰을 쓴다. 나는 그들에게 애플 노트북을 선물한다”는 뜻밖의 발언으로 누리꾼들을 발칵 뒤집었다. 그는 “전 사회의 애국 정서를 화웨이에 한데 묶어 버리는 정서가 있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애국 정서) 구호를 떠들어대는 걸 막고 있다. 민족 정서를 선동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세대 이동통신(5G) 기술에서 다른 기업은 2, 3년 안에 우리를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 미국이 우리 힘을 과소평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1930년대 중국 공산군(홍군)의 대장정 출발지인 장시(江西)성 간저우((감,공)州)시 위두(于都)현을 방문해 대장정 출발 기념비에 헌화했다. 이를 두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장기전으로 가져가겠다는 전의를 다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미중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동행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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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무역전쟁, 이젠 ‘限美令’으로?…中, 美 배경 드라마 돌연 취소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유학 생활을 그린 중국 드라마의 방영이 갑자기 취소됐다. 중국에서는 2016년 한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취했던 ‘한한령(限韓令)’을 연상시킨다며 미국 문화 관련 묘사를 제한하는 ‘한미령(限美令)’이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20일 중국과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황금시간대인 오후 7시 반 중국의 동방TV, 저장(浙江)TV 및 주요 동영상 플랫폼 텐센트, 아이치이, 여우쿠에서 동시에 첫 회가 예고됐던 드라마 ‘아빠 데리고 유학 가기’의 방영이 취소됐다. 쑨홍레이(孫紅雷)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이 드라마는 여러 가족들이 자녀의 미국 유학 과정에서 겪는 희로애락, 문화 차이 등을 다뤘다. 외국 연기자가 출연하고 미국 학교 총격사건까지 나온다. 전체 분량의 9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한 이야기이며 대부분 현지에서 촬영됐다. 이 드라마는 14일 베이징(北京) 중심가 창안(長安)대로의 한 대형 호텔에서 주연 배우들과 감독은 물론 동방TV, 저장TV 고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제작 발표회까지 거쳤다. 현장에 참석한 연예 매체 기자들이 지난해 배우 판빙빙(范¤¤)의 탈세 사건 이후 움츠러들었던 중국 연예계에서 보기 드문 대형 행사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하지만 첫 방송을 불과 이틀 앞둔 17일 오후 방영이 취소됐고 대신 다른 드라마가 방영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제작사와 방송사 모두 취소 이유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동영상 플랫폼 텐센트에서 인기를 끌며 방송 중인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20일 방영분도 전송 문제로 방영이 잠정 연기됐다. 이 밖에도 원래 제목이 ‘뉴욕에서’인 드라마는 지난해 ‘베이징에서 너를 기다려’로 이름을 바꿔 방영하려 했으나 이마저 실패하고 현재까지도 방영이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드라마의 배경은 뉴욕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빠 데리고 유학 가기’의 취소가 감독의 탈세와 관련됐다고 추측하고 있으나 방송 관계자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미국과 관련된 드라마가 무기한 방송 연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홍콩 밍(明)보가 전했다. 중국 방송업계 관계자들은 갑작스러운 취소가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류 스타의 중국 방송 출연, 한국 드라마 방영 금지 등을 취했던 ‘한한령’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미중관계 악화가 문화 연예산업까지 확대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미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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