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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지 말 것을 경고한 자리에 삼성과 SK하이닉스를 부른 것은 미중 간 기술 패권 전쟁에 미국 기업은 물론이고 제3국인 한국 기업들까지 휘말려 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중 양국 정상의 만남에 앞서 두 나라가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방위 보복 조치를 한꺼번에 쏟아내면서 글로벌 기업들과 세계 경제가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진퇴양난 삼성, 하이닉스 반독점 벌금 불똥 우려 중국 정부는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지 말라는 경고를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뿐 아니라 한국 정부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민감한 사안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미국 마이크론과 함께 중국으로부터 가격담합을 의심받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중국이 마이크론을 ‘믿을 수 없는 기업’이라고 낙인을 찍는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매체들은 마이크론 삼성 SK하이닉스 3개사에 최대 80억 달러(약 9조4200억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총리, 부총리 등이 중국과의 고위급 회담 때마다 10차례 이상 ‘반독점 조사는 정치적 의도와 연관시키지 말아 달라’고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가 곧 발표할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기업 블랙리스트에’에 한국 기업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제재가 가시화되면 그나마 손해를 덜 보는 쪽으로 계산해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중, 미국과 그 밖의 기업 ‘투 트랙’ 압박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국가 간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대기업 압박을 ‘외교 수단’으로 써왔다.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무역갈등을 빚고 있을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워싱턴을 방문하기 전 시애틀에 들러 미국과 중국 기술 기업 임직원들을 만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 기업에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를 따르면 ‘심각한 결과(dire consequences)’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행정부의 조치를 철회시키기 위한 로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국 이외 기업들에는 현재의 관계를 유지하고 중국 기업에 정상적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한 부정적인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희토류’, 미국은 ‘환율’ 보복 카드 남겨둬 중국은 반도체, 스마트폰, 전기차와 제트엔진, 위성, 레이저 설비 등 군용무기에 쓰이는 희토류 수출 제한을 위한 법제화에 착수했다. 중국 국무원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8일 ‘국가안보법’에 근거해 “국가안보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제거하기 위한 ‘국가기술안보 리스트 제도’를 만들 것”이라며 “구체적인 조치를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환추시보는 9일 사설에서 “중국이 미국이 대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미국은 현재 희토류 수입의 80% 이상(2014∼2017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를 남겨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 중인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 생각에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6.30위안에서 6.90위안으로 움직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중국의 위안화 환율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므누신 장관은 올해 상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어느 시점에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김지현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친구’라고 부르며 “중미(미중) 모두 완전한 단절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시 주석을 종종 ‘친구’라고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시 주석이 공개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친구’라고 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7일 오후(현지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 본회의에서 “중미가 완전히 단절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우리뿐 아니라 우리의 미국 친구들도 (이런 상황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내 친구다. 그 역시 이런 상황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메시지여서 주목된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는 대미 강경책으로 미국을 압박하되 정상 차원에서는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투 트랙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시 주석은 “현재 무역마찰이 있지만 중미는 이미 ‘너 안에 나 있고 내 안에 너 있다’의 관계”라며 “우리는 서로 최대의 투자자이고 무역협력 파트너다. 매일 1만여 명이 오간다”고도 말했다. 시 주석은 “현재 중국과 전 세계가 모두 친구”라며 러시아, 유럽, 아세안, 아프리카, 남미, 남태평양을 거론했지만 한국과 일본이 포함된 동북아는 따로 ‘친구’로 거론하지 않았다. 한편 시 주석은 러시아에 이어 중앙아시아를 방문해 우군 확보에 나선다. 중국 외교부는 9일 시 주석이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그는 12∼14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14∼16일에는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열리는 아시아상호협력신뢰회의에 참석한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국 국방부가 1일(현지 시간)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대만을 협력해야 할 대상 ‘국가(country)’로 표기했다. 이는 미국이 지금까지 인정해 온 ‘하나의 중국(one China)’ 정책에서 선회해 사실상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것으로,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외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건드려 대중 압박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방부는 이 보고서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민주주의 국가로서 싱가포르, 대만, 뉴질랜드, 몽골은 신뢰할 수 있고 역량이 있는 미국의 파트너들”이라며 “네 개의 국가는 전 세계에서 미국의 미션 수행에 기여하고 있으며,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이는 기존 동맹국가인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태국을 언급한 데 이어 추가로 협력을 확대하고 강화할 대상 국가들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국교를 정상화한 후 ‘하나의 중국’ 정책에 의거해 그동안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에 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개발도상국과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공유하겠다며 사실상 ‘화웨이 개발도상국 동맹’을 선언했다. 시 주석은 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 연설에서 “중국은 개발도상국을 위해 더 많은 기회를 만들 것”이라며 “(개발도상국과) 최신 5G 기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싶다. 함께 핵심 경쟁력을 키우고 (개발도상국) 경제를 성장 모델로 바꾸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 자리에서 “화웨이를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다. 매우 깊은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미국을 겨냥해) 어떤 국가가 화웨이를 시장에서 쫓아내고 있다. 어떤 국가가 새로운 장애를 만들었다”며 이례적으로 화웨이를 직접 거론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시진핑, ‘왜 중러가 안전보장 못해주냐’ 질문에 “그 문제도 연구해야”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 본회의에서 ‘왜 핵보유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안전보장을 해주지 못하나’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함께 합리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속에서 여러 기제를 만들어 관련국(북한)의 주요한 의심과 염려를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사회자가 질문한 내용을 포함해 모두 앞으로 (북핵 해결) 추진 과정에서 함께 연구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시 주석과) 어제(6일 중러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대북 안전보장 제공)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어떻게 북한의 안보를 보장할지 얘기해야 한다”며 “(미국에 공격 당한) 이라크와 리비아의 사례를 볼 때 어떤 보장이 필요한지 그들(북한)은 매우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 시진핑 일대일로 영향권 개도국에서 화웨이 동맹 추진 시 주석은 또 이날 본회의 연설에서 “중국은 광범한 개발도상국을 위해 더 많은 기회를 만들 것”이라며 “중국은 (개발도상국) 각국과 차세대(5G) 기술 내의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기를 원한다. (개발도상국과) 함께 핵심 경쟁력을 배양하고 경제를 성장 모델로 전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5G 기술은 화웨이가 가장 앞서 있기 때문에 시 주석이 개발도상국과 5G 최신 기술 공유를 거론한 것은 화웨이의 개발도상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직면한 시 주석이) 이동통신을 매개로 한 한 ‘화웨이 개발도상국 동맹’ 추진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가 일본 등 미국 동맹국과 일부 서방 국가의 배제 압박에 직면하자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 ‘화웨이 진영’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충돌은 미국 동맹 및 서방 대 중국 러시아 및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간의 ‘화웨이 냉전’으로 전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시 주석은 “반세계화와 패권주의 강권정치가 고개를 들었다. 새로운 과제와 도전이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인류는 갈림길에 섰다”고 말했다. 같은 포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화웨이를 직접 거론하면서 지지를 선언했다. ‘중-러 화웨이 동맹’을 직접 선언한 것이다. 그는 “화웨이를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다. 매우 깊은 압박을 받고 있다”며 미국을 겨냥해 “어떤 국가가 화웨이를 시장에서 쫓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는 전날 두 정상의 회담 직후 러시아 최대 통신사 모바일텔레시스템스(MTS)와 내년까지 러시아 전역에 5G 네트워크를 설치하는 계약을 맺었다. ● 시진핑, “전 세계 모두 친구”라면서 한국은 거론 안 해 시 주석은 이날 본회의에서 “중국은 계속해서 ‘친구 국가 그룹’을 확대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전 세계 어떤 지역이 (중국과) 생각이 맞지 않는 곳이 있는가. 내가 생각해볼 때 (세계 모두) 친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유럽, 아세안, 아프리카, 남미, 남태평양을 들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거론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 대해서는 “무역마찰 있지만 미국과 중국은 ‘너 안에 나 있고 나 안에 너 있다’의 관계다. 서로 최대 투자자이고 무역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중이 완전히 갈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런 황을 보고 싶지 않고 내 친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와 북한의 안전보장 및 경제발전을 맞교환해야 한다”며 미국의 ‘선(先)비핵화 후(後)대북제재 완화’ 입장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중-러 정상은 5일(현지 시간) 공동성명이라는 공식 문서로 중-러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정작 북한의 지난달 두 차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북핵 해법에서 한국과 미국이 엇박자를 내는 상황에서 북한과 가까운 중-러도 미국의 북핵 해법을 거부하고 나서면서 북핵 협상은 더욱 복잡하게 꼬일 가능성이 커졌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중-러 신(新)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은 비핵화와 안보 및 발전을 교환하는 목표를 견지해야 하고 종합적, 균형적으로 각 측의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 수립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중-러는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해야 할 긍정적인 역할을 발휘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북한 체제보장 조치와 대북제재 완화가 가능하다는 미국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 방침과 배치된다.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양국 정상이 북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면서 종전선언 등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과 함께 안보리의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통해 북한 경제의 숨통을 트이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제재가 풀려야 북-중, 북-러 무역도 재개될 수 있다는 셈법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올해 12월까지 자국 내 북한 근로자들을 모두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근로자 송환이 실제 시행되면 중국 및 러시아와 북한 관계가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양국의 공동 대응을 예고한 것이다. 중-러 정상이 공식화한 북핵 공동전선은 2017년 7월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던 시기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내놓은 북핵 해법 로드맵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중-러는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한미가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게 하려는 비핵화·평화체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는 중-러 로드맵의 첫 번째 단계가 실현됐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지난달 두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로드맵을 제시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에 자제를 요구해야 했지만 미국의 비핵화 해법에 반대하면서도 북한의 부정적인 행위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6자회담 체계 복원을 제기했지만 그와 관련된 사항은 이번 공동성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과거 실패한 6자회담보다는 북-미 직접 담판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중-러 공동성명에선 시리아 내전, 이란 핵협상 위기, 베네수엘라 사태 등 지역 안보 문제가 거론됐는데 모두 미국에 반대하는 목소리였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국의 전방위적 제재와 무역분쟁으로 수세에 몰리던 중국이 러시아와 ‘화웨이 연대’를 본격화했다. 중국 화웨이 궈핑(郭平) 순환회장은 5일 오후(현지 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러시아 최대 통신사 모바일텔레시스템스(MTS) 알렉세이 코르냐 최고경영자(CEO)와 러시아 전역에 내년까지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를 설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협력을 약속했다. 두 정상이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였다. 푸틴 대통령이 화웨이를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보란 듯 화웨이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보낸 장면이었다. 궈 회장은 “5G처럼 전략적 중요성이 있는 분야에서 러시아와 계약 서명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중-러 신(新)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에서 “국가 안보를 구실로 정보통신기술 제품의 시장 진입과 첨단기술 상품의 수출을 불필요하게 제한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를 비판했다. 중국은 화웨이가 공산당 정부와 관계없다고 항변해 왔다. 하지만 화웨이가 시 주석 앞에서 러시아의 5G 시장을 확보한 데 이어 6일 화웨이가 혜택을 보는 자국 내 5G 영업 허가를 예정보다 빠른 시기에 받은 것이 눈길을 끌었다. 시 주석이 직접 나서면서 국가 차원에서 화웨이 구하기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두 정상은 같은 성명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은 비핵화와 (북한의) 안보, 발전을 교환하는 목표를 견지해야 한다”며 ‘선(先)북한 비핵화’를 고수해온 미국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또 다른 성명에서 미국에 “제약 없이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임을 예고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중단을 요구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고 평가했다. 중-러가 함께 사드 배치 중단을 요구한 셈이어서 한국 외교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5일 오후(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3시간여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발표한 ‘중-러 간 당대 글로벌전략 안정 강화’ 공동성명에서 미국을 겨냥해 “핵무기 국가는 냉전적 사고와 제로섬 게임을 포기하고, 제약 없는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 개발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관을 양성하는 외교학원의 쑤하오(蘇浩) 교수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러가 중단을 요구한 미사일방어체계에 한국에 배치한 사드가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포함돼 있다고 본다. 다만 (이번 성명 내용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성명은 미-러 중거리핵전력폐기(INF)조약 탈퇴, 우주군 창설 등 미국이 추진하는 모든 군사정책을 반대하면서 “핵전쟁 위협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러가 손잡고 핵을 포함해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을 억제하는 ‘반미(反美) 안보 선언‘을 발표한 셈이다. 두 정상은 성명에서 “(미국은) 핵공유 정책을 포기하고 핵보유 국가(미국)밖에 배치한 모든 핵무기를 본토(미국)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한국, 일본 등에 대한 핵우산을 겨냥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또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중국은 수입처를 러시아로 대체하는 등 양국은 30여 건의 협력문서에 서명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국과 첨예한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세계 및 지역 주요 이슈에서 미국의 압박에 맞서 공동 대응하는 행보를 본격화했다. 중국 정부는 또 이날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의 중국 합작법인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약 277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제재를 강화하는 데 대한 일종의 ‘맞불’ 성격이어서 두 나라의 패권전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진핑 “중-러 관계 신시대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림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중-러 관계를 신(新)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합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전했다. 양국 매체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 전 “중-러 관계 발전에는 한계가 없다”며 “양국 관계를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더 크게 발전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는 국제 정세의 어떤 변화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고 양국이 상대의 핵심 이익과 각자 관심을 갖는 중대 문제에서 서로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며 진한 우정을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 미중 무역전쟁, 이란 핵합의 무산 위기, 베네수엘라 사태, 시리아 내전, 북극항로 건설 등 미국이 중-러와 갈등하거나 중-러를 견제하는 주요 문제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국제 및 지역 정세와 안보 안정을 위해 중-러 양국이 공조한다는 내용이 담긴 ‘신시대 전략적 안정성 강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이에 대응하는 중-러 밀착이 더욱 선명해질 것을 예고한 것이다. 시 주석은 중-러 수교 70주년 경축행사 등에 참석한 뒤 6일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해 국제경제포럼에서 연설한다. 중국 외교부는 두 정상은 시 주석의 2013년 국가주석 취임 이후 6년여간 28차례 만났고 이번이 시 주석의 8번째 러시아 방문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이 지난해 국가주석을 연임한 뒤 첫 러시아 국빈 방문이다. 미국의 압박에 직면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얼마나 밀착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 직전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해 “내가 교류하는 가장 가까운 외국 동료이고, 내 마음을 아는 가장 좋은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中정부 “희토류 수출 통제해야” 이날 중국 반(反)독점 조사기관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포드의 중국 합작법인 창안(長安)포드에 1억6280만 위안(약 277억2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때 중국 내 한국 기업에 행정 규제권을 동원한 것처럼 미국 기업에 보복성 제재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이 미국의 제재 대상 블랙리스트에 오른 세계 통신장비 1위 기업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중단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마이크론과의 담합을 의심받는 한국 기업에까지 불똥이 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기업들을 조사하고 있고 최대 80억 달러(약 9조4200억 원) 벌금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에 대한 보복이 이뤄지면 한국 기업에도 피해가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이 외에도 희토류의 미국 수출 제한을 거듭 시사하고, 미 여행 및 유학 자제령을 잇달아 발표하며 전방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무원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4, 5일 희토류 전문가 및 기업가 좌담회에서 “국가가 희토류 수출 관리 통제를 강화하고 희토류 관련 우수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걸 엄격히 금지해야 한다는 건의가 나왔다”고 밝혔다. 미국은 첨단기술 제품에 꼭 필요한 희토류를 중국에서 80% 수입하고 있다. 런민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5일 사설에서 “미국 여행과 유학을 직접 금지해야 한다”면서도 “(그래도) 미국과 도박할 수는 없다. 대외 개방은 중국의 변하지 않는 국가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또 이날 인공위성 로켓의 해상 발사에 처음 성공하고 ‘항공모함 킬러’인 신형 대함 미사일 ‘둥펑(東風)-21D’ 10발의 모습을 공개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김지현 기자}

미국과 중국이 톈안먼(天安門) 사건 30주년을 맞은 4일 톈안먼 사건 및 중국 정부의 미중 무역갈등 관련 백서를 둘러싸고 노골적이고 거친 언사로 정면충돌했다. 중국은 갑자기 미국 여행이 위험하다는 경보를 발령하며 여행 자제령을 내렸다. 한국에 대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때처럼 ‘유커’들의 관광까지 보복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3일 중국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한 6·4 톈안먼 사건 30주년을 맞아 중국의 인권 개선을 강력히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명의로 발표된 성명은 “수십 년간 미국은 중국이 보다 개방적이고 관대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희망했지만, 이런 희망은 내동댕이쳐졌다”며 “중국 정부는 톈안먼 사망자와 실종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국무부는 톈안먼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매년 발표해 오다가 지난해부터 국무장관 명의로 격상시켰다. 올해 성명은 지난해보다 3배 정도 늘어난 2800자에 달하며 중국을 신랄하게 비난하는 단어들이 곳곳에 포진했다. 미무역대표부(USTR)와 재무부는 무역협상을 패권국 미국의 횡포로 규정한 중국 측의 미중 무역갈등 관련 백서(2일)에 대해 3일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백서를 통해 무역협상의 본질을 왜곡하는 비난전을 추진하려고 한 데 실망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에 대해 “악랄하게 중국 정치 체제를 공격하고 인권과 종교 상황에 대해 험담을 퍼부어 내정을 심각하게 간섭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미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혀 주중 미국대사관 관계자를 외교부로 부르는 등 직접 항의했음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폼페이오 장관을 겨냥해 “이런 사람들은 중국에 대해 제멋대로 지껄일(說三道四) 자격이 없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미치광이처럼 황당무계하게 지껄이는(痴人說夢) 허튼소리(胡言亂語)는 모두 역사의 쓰레기더미에 버려질 것”이라는 노골적인 표현까지 썼다. 외신 기자들의 톈안먼 사건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겅 대변인은 “끝까지 따져 물으려 하는 것이냐”며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톈안먼 사건이 다시 발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걱정까지 하느냐”고 반문했다. 겅 대변인은 미국의 중국 백서 비판에 대해서도 “중국이 협상 중 역행했다는 미국의 지적은 완전히 사실을 왜곡하는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항하는 남중국해 주변 4개국에 정찰용 드론 판매에 나섰다. 중국은 보복 카드를 관광 분야로 확대했다. 중국 외교부는 4일 오후 “미국 법 집행 기관들이 출입국 검문, 방문 면담 등으로 중국 시민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미국 여행자들과 미국 내 중국 기관들은 안전 의식을 높이라”고 요구했다. 중국 문화여유부도 같은 시간 ‘미국 여행자에 대한 안전주의보’를 통해 “미국에서 총격, 강도, 절도 사건이 빈번하다”며 “(미국 여행을 고려한다면) 출국 전에 위험성을 충분히 평가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라”며 사실상 여행 자제를 요구했다. 외교부와 문화여유부의 주의보 모두 올해 12월 31일까지 유지된다. 중국이 미국 여행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해 사실상 미국 여행을 막아 보복성 자제령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교육부는 3일 미국 유학 경계령을 발령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정미경 기자}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1년 이내에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미국 월가에서 나오고 있다. 미중 양측이 전방위 보복 카드와 외교전을 펼치며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 측이 수위를 조절하며 ‘대화의 신호’를 보내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무역전쟁의 출구가 열릴 것인지 주목된다.○ “세계 경제, 무역전쟁으로 1년 내 불황”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일 투자자 노트에서 “투자자들이 미중 무역전쟁의 위협을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체탄 아야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세계 거시경제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미국이 중국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3개 분기 안에 불황 침체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에선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에 따른 금리 인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는 좋은 지점에 있으며 경제 전망도 양호하다”고 신중한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인내심을 가진다는 뜻은 금리 정책을 서둘러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일축했다.○ 중국, 미국 대상 유학 경계령 미중 양국은 관세전쟁을 넘어 상대 간판 기업에 대한 맞보복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말 모든 중국산 상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방문 기간 영국 정부에 중국 최대 통신기업인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라고 직접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자국 기업과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치는 외국 기업 등을 제재하는 중국판 ‘블랙리스트’와 미 간판기업 페덱스에 대한 조사로 맞불을 놓았다. 중국 교육부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을 대상으로 올해 첫 유학 경계령을 발표했다.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비자 거부 사례 등이 증가해 학업에 영향을 준다”며 “유학 전에 경계의식을 높이라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미국 유학을 제한해 미국 유학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내 중국 유학생은 약 35만 명으로 최대 규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은 최근 독일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중국 독일) 양국은 불확실성에 대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중국 대화 복귀 신호 보내” 중국 정부는 2일 ‘미중 무역협상 백서’를 발표하고 무역협상 결렬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톤은 이전보다 절제됐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우리는 해법을 찾기 위해 협력적 접근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중국 정부가 백서와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 복귀 의지를 시사했다. 본질적이진 않더라도 톤이 지난 3주에 비해 더 신중해졌다”고 평가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미중 무역전쟁의 잠재적인 돌파구는 이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다. WSJ는 “(미중 간) 협상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미중의 재무부 및 무역 담당 고위 관리들이 이번 주 일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달 말 일본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날 가능성도 있다. 두 정상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처럼 극적인 휴전에 합의한다면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1989년 민주화운동(톈안먼 시위)은 중국에서 시민사회가 형성되기 시작한 진정한 기점이었습니다.” 톈안먼(天安門) 시위의 주역이었던 왕단(王丹·50·사진) 씨는 톈안먼 사건 30주년을 하루 앞두고 3일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왕 씨는 톈안먼 시위 학생 지도부 21명 가운데 한 명으로 단식 농성을 주도했다. 그해 6월 4일 중국 정부의 무력진압 이후 1990년대 ‘정부 전복 음모’ 혐의 등으로 총 7년간 두 차례 옥고를 치렀다.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현재 미국에서 민주화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톈안먼 시위가 오늘날 중국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묻자 “정치문화 면에서 중국의 민주화를 위한 기초를 다졌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 중국 민주화의 장애요소로 “개인과 국가가 너무 가까웠다”며 ‘시민사회가 발전할 공간이 없었던 정치문화’를 꼽았다. “당시 개인은 자신을 국가의 주인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국가에 자신의 모든 희망을 걸었어요. 이런 정치문화가 개인과 국가의 거리를 없애고 국가권력이 너무 쉽게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나쁜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는 “톈안먼 시위에 대한 피의 진압이 (그때까지의) 개인과 국가 관계를 철저히 바꿨다”고 말했다. “1980년대 진보적으로 보였던 정부가 통치하기 위해 폭력적인 치국(治國)의 옛 길로 돌아가자 정부에 대한 믿음을 상실했고 1990년대 정치에 대한 냉담을 낳았습니다. 이는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왕 씨는 “(이 때문에) 최소한 국가(정부)는 이데올로기로 정치적인 동원을 하기가 어려워졌고 개인과 국가의 거리가 천천히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톈안먼 시위 30주년을 맞은 느낌은…. “올해 기념활동을 더 크게 잘하자는 것 외에 특별한 소감이 없다. 30년 동안 내게는 매일이 기념일이었고, 이는 하루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내가 순진했지만 공산당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 우리는 나라가 더 좋게 변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고 그래서 그 희망을 행동으로 실현하기를 바랐다.” ―당시 무력진압으로 인한 희생자 수가 정확하지 않다. “당국은 최대한 사상자 수를 감추려 할 것이다. (이런 움직임이) 오히려 사상자가 매우 많다는 걸 증명한다. 단지 수십 명이 사망했다면 감출 필요가 없다.” 중국은 당시 군경을 포함해 24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왕 씨는 “2000여 명 사망, 1만 명 이상 부상이라는 추산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 젊은이들은 톈안먼 시위를 잘 모르는데….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톈안먼 시위가 역사에서 잊혀질 것이라고 걱정하지는 않는다. 민주화가 이뤄지면 톈안먼 시위는 역사에 공정하게 기록될 것이다.” 중국은 톈안먼 사건 30주년을 앞두고 기념행사는 물론이고 소셜미디어, 인터넷에서 관련 언급 자체를 강력하게 검열하고 있다. 최근 취재진이 톈안먼 광장을 찾았을 때 보안 검사 과정에서 기자의 거류증(비자)을 본 공안(경찰)은 “목적이 취재인지 관광인지 알 수 없다”며 사실상 출입을 막았다. 평소에는 외신 기자들이 톈안먼 광장을 출입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톈안먼 시위를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로 지칭하며 “신(新)중국 성립 70년 만에 이룬 엄청난 성취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 경로가 완전히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도 2일 “정부가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과감한 (진압)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지도부의 현재 인식을 드러낸 말이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1989년 민주운동(톈안먼 시위)은 중국에서 시민사회가 형성되기 시작한 진정한 기점이었습니다.” 톈안먼(天安門) 시위의 주역이었던 왕단(50·王丹) 씨는 톈안먼 사건 30주년을 하루 앞두고 3일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왕 씨는 톈안먼 시위 학생 지도부 21명 가운데 한 명으로 단식 농성을 주도했다. 그해 6월 4일 중국 정부의 무력진압 이후 1990년대 ‘정부전복음모’ 혐의 등으로 총 7년간 두 차례 옥고를 치렀다.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현재 미국에서 민주화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톈안먼 시위가 오늘날 중국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묻자 “정치문화 면에서 중국의 민주화를 위한 기초를 다졌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 중국 민주화의 장애요소로 “개인과 국가가 너무 가까웠다”며 ‘시민사회가 발전할 공간이 없었던 정치문화’를 꼽았다. “당시 개인은 자신을 국가의 주인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민중을 위해 복무해야 했고 국가에 자신의 모든 희망을 걸었습니다. 이런 정치문화가 개인과 국가의 거리를 없애고 국가권력이 너무 쉽게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나쁜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는 “톈안먼 시위에 대한 피의 탄압이 (그때까지의) 개인과 국가 관계를 철저히 바꿨다”고 말했다. “1980년대 진보적으로 보였던 정부가 통치하기 위해 폭력적인 치국(治國)의 옛 길로 돌아가자 정부에 대한 믿음을 상실했고 1990년대 정치에 대한 냉소를 낳았습니다. 이는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왕 씨는 “(이 때문에) 최소한 국가(정부)는 이데올로기로 정치적인 동원을 하기가 어려워졌고 개인과 국가의 거리가 천천히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톈안먼 시위 30주년을 맞은 느낌은…. “올해 기념활동을 더 크게 잘하자는 것 외에 특별한 소감이 없다. 30년 동안 내게는 매일이 기념일이었고, 이는 하루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내가 순진했지만 공산당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 우리는 나라가 더 좋게 변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고 그래서 그 희망을 행동으로 실현하기를 바랐다.” ―당시 무력진압으로 인한 희생자 수가 정확하지 않다. “당국은 최대한 사상자 수를 감추려 할 것이다. (이런 움직임이) 오히려 사상자가 매우 많다는 걸 증명한다. 단지 수십 명이 사망했다면 감출 필요가 없다.” 중국은 당시 군경을 포함해 24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왕 씨는 “2000여 명 사망, 1만 명 이상 부상이라는 추산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 젊은이들은 톈안먼 시위를 잘 모르는데….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톈안먼 시위가 역사에서 잊혀질 것이라고 걱정하지는 않는다. 민주화가 이뤄지면 톈안먼 시위는 역사에 공정하게 기록될 것이다.” 중국은 톈안먼 사건 30주년을 앞두고 기념행사는 물론이고 소셜미디어, 인터넷에서 관련 언급 자체를 강력하게 검열하고 있다. 최근 취재진이 톈안먼 광장을 찾았을 때 보안 검사 과정에서 기자의 거류증(비자)을 본 공안(경찰)은 “목적이 취재인지 관광인지 알 수 없다. 톈안먼지구관리위원회에 먼저 신청하라”며 사실상 출입을 막았다. 평소 외신 기자들이 톈안먼 광장을 출입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2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에서 “톈안먼 사건은 정치적 혼란이었으며 정부가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과감한 (진압) 조치를 취했다”며 무력진압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중국 지도부의 현재 인식을 드러낸 말이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톈진=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지난달 31일 베이징의 관변 연구기관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중국 경제 무역 부서 전직 고위관료들이 대거 모여 미국의 전방위적 기술, 무역전쟁을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왕춘정(王春正) 전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판공실 주임은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데 대해 “비(非)시장 수단으로 기업을 압박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미국의 바링((패,백)凌)주의는 민심을 얻지 못한다. 우리는 계속 반대해 왔다”고 지적했다. ‘바링’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이고, 바링주의는 국가가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처리하는 걸 뜻한다. 중국이 볼 때 바링주의는 미국이 정치 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을 괴롭히는 것이다. 하지만 떠오른 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였다. 중국은 각종 보이콧 제재 조치로 롯데 등 한국 기업들에, 한한령으로 한국 대중문화 산업에, 단체관광 금지로 관광 산업에 타격을 입혔다. 이날 세미나를 진행한 웨이젠궈(魏建國) 전 상무부 부부장을 따로 만났다. ―미중 충돌 중에 한국이 중국 편에 서야 한다고 보나. “그러기를 완전히 바란다. (중국과) 관계가 호전되면 한국은 또다시 비약할 것이다. 호전되지 않으면 미국 무역의 커다란 압박 아래 놓일 것이다.” ―중국 기업에 대한 억압을 바링주의로 보던데, 한국에선 중국의 사드 보복을 생각나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롯데는 중국에 커다란 해를 끼쳤다. (롯데 보이콧은) 국민 스스로 원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미국처럼) 정치적 이유로 경제 수단을 사용해 타국 기업을 억압한 사례 아닌가. “그렇지 않다. 우리(중앙 정부)는 어떤 제한 정책도 실시한 적 없다. 선양 등 일부 지방도시 관료들이 말한 적은 있다.” ―(중국에서 제한하는) 정책이 중앙 승인 없이 가능한가. “지방정부 제멋대로 하는 게 매우 많다(이 대목에선 그도 웃었다). 당연히 (보이콧은) 롯데의 자본 철수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법률 조항으로 집행하는 미국의 바링주의와 다르다.” ―그 말은 (사드 보복을 겪은) 한국인 일반 정서와 다르다. “나 역시 이해한다. 하지만 잘 설명해 주기를 바란다.” 그의 말은 롯데 등 한국 기업에 대한 보이콧이 있었지만 중앙정부가 정책으로 관여한 건 전혀 없으니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것과 같은 ‘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만난 중국인 학자는 “사드 보복 조치는 너무 심했다. 중국 정부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한국 기업 괴롭힘은 분명히 존재했다. ‘은밀한 바링주의’다. 미국과 장기전을 시작한 중국은 한국이 자기들 편에 서기를 원한다. 한한령이나 단체관광 금지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국 민심이 그런 중국 편에 서기를 원할까.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미국의 대표적인 물류기업 페덱스(FedEx)에 대한 조사에 나서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맞보복전’으로 번지고 있다. 앞서 중국은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겠다고 발표해 페덱스가 여기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1일 “페덱스가 택배법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며 “고객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한 혐의에 대해 국가 관련 부서가 정식 조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CCTV는 “페덱스는 조사 기관에 협조할 의무가 있고 중국 당국은 조사 결과에 따라 기업을 처벌할 권한이 있다”며 “다른 외국 기업과 기관, 개인에게 경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기업에 대한 첫 조사”라고 전했다. 페덱스는 지난달 28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소수의 화웨이 소포 관련 주소 오류에 대해 사과한다”며 “이렇게 배송을 하도록 요구한 외부자가 없다는 것도 확인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중국의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는 페덱스가 소포를 도착지인 중국이 아니라 미국으로 보냈고 다른 2개 소포도 다른 곳으로 보내려고 시도했다고 고발했다. 중국의 소셜미디어에는 “페덱스가 화웨이 제재에 나선 미국 정부를 도왔다”는 주장이 나돌았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페덱스 조사에 착수하며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미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기 때문에 관세가 아니라 ‘기업에 대한 보복’이라는 새로운 카드로 맞서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WSJ는 “페덱스 조사는 중국의 보복 전략 변화를 보여준다”며 “중국은 특정 국가를 압박하기 위해 해당 국가의 기업을 조사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5년 전 윈도와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묶어 판매한 것과 관련해 중국의 반독점 조사를 받았고, 2017년 한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때문에 롯데그룹이 불매 운동과 각종 조사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기업 리스트’를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미국이 화웨이가 허가를 받지 않고 미국 기업과 기술, 부품을 거래하지 못하도록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과 유사한 조치다. 중국 상무부는 1일 블랙리스트 기준이 △중국 기업에 차별적인 조치 △비상업적 목적으로 시장 규칙과 계약 정신 위배 △중국 기업과 산업에 손해 △국가 안전에 위협 등 4가지 요소라고 공개했다. 페덱스는 물론이고 미국의 제재 방침에 따라 화웨이에 부품, 소프트웨어 공급을 중단하는 기업들은 모두 중국의 제재 대상에 해당된다. 중국이 미국 기업을 직접 겨냥하면서 애플, 테슬라 등 실리콘밸리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양국 경제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기술 냉전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해외 자본 유치와 경제 개방에 악영향을 끼칠 조치를 시작한 만큼 경고 수준이 아니라 치명타에 해당할 징벌성 조치를 미국 기업에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은 남중국해, 대만 등 안보에서도 충돌했다.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에서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아시아 안정을 파괴하는 행위와 활동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 날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미국을 겨냥해 “누군가 감히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분열시킨다면 중국군은 다른 선택이 없다. 전쟁을 불사하고 모든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조국의 통일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2∼4일 남중국해 군사 훈련을 발표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지난달 31일 베이징의 관변 연구기관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쩡페이옌 전 국무원 부총리 등 중국 경제 무역 부서 전직 고위관료들이 대거 모였다. 이들은 미국의 전방위적 기술, 무역전쟁을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왕춘정 전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판공실 주임은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데 대해 “비(非)시장수단을 통해 기업을 압박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미국의 바링(覇凌)주의는 민심을 얻지 못한다. 우리는 계속 이를 반대해왔다”고 지적했다.‘바링’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이고, 바링주의는 국가가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처리하는 걸 뜻한다. 중국이 볼 때 바링주의는 미국이 정치 안보 이유로 중국 기업을 괴롭히는 것이다. 하지만 “비시장 수단으로 중국 기업을 괴롭혔다”는 말을 듣자마자 떠오른 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였다. 중국은 각종 보이콧 제재 조치로 롯데 등 한국 기업들에, 한한령으로 한국 대중문화 산업에, 단체관광 금지로 관광산업에 타격을 입혔다. 이날 세미나를 진행한 웨이젠궈 상무무 전 부부장(2003~2008년)을 따로 만났다. ―미중 충돌 중에 한국이 중국 편에 서야 한다고 보나? “그러기를 완전히 바란다. 한국은 대중국(관계)에서 중요한 시기에 있다. (중국과) 관계가 호전되면 한국은 또다시 비약할 것이다. 호전되지 않으면 미국 무역의 커다란 압박 아래 놓일 것이다.” ―중국 기업에 대한 억압을 바링주의로 보던데…. 한국에선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사드 보복을 생각나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롯데는 중국에 커다란 해를 끼쳤다. (롯데 보이콧은) 일반 국민 스스로 원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미국처럼) 정치적 이유로 경제수단을 사용해 타국 기업을 억압한 사례 아닌가? “그렇지 않다. 우리(중앙 정부)는 어떤 제한 정책도 실시한 적 없다. 단지 선양 등 일부 지방도시 관료들이 말한 적은 있다.” ―(중국에서 제한하는) 정책이 중앙 승인 없이 가능한가? “지방 정부 제멋대로 하는 게 매우 많다. (이 대목에선 그도 웃었다.) 당연히 (보이콧은) 롯데가 자본을 철수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미국 바링주의와 다르다. (미국처럼) 법률 조항으로 집행하는 것과 다르다.” ―그 말은 (사드 보복을 겪은) 한국인 일반 정서와 다르다. “나 역시 이해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잘 설명해주기를 바란다.” 그의 말은 롯데 등 한국 기업에 대한 보이콧이 지방에서 있었지만 중앙 정부가 법률과 정책으로 관여한 건 전혀 없으니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만난 중국인 학자는 “사드 보복 조치는 너무 심했다. 중국 정부가 반성해야 한다”고 분명히 지적했다. 중국의 한국 기업 괴롭힘은 분명히 존재했다. ‘은밀한 바링주의’라 할 만하다. 미국과 장기전을 준비하는 중국은 한국이 자기들 편에 서기를 원한다. 한한령이나 단체관광 금지는 여전히 진행형인데도 말이다. 한국 민심이 그런 중국 편에 서기를 원할까.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미국산 대두(콩) 수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대두 수입을 중단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미국 농가가 직접 타격을 입는다. 중국이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희토류 미국 수출 제한에 앞서 대두 카드부터 꺼내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 곡물수입 업체들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미국산 대두를 계속 수입하라는 어떤 지시도 받지 못했다며 (앞으로) 대두 수입 주문 지시가 있을 것이라고 보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기존에 구매한 대두의 수입을 취소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대두 수입국이다. 미국산 대두의 주요 생산지인 중서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한 텃밭이다. 이 때문에 대두 수입 중단은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국이 처음 검토한 카드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전쟁의 일시 휴전에 합의한 뒤 중국은 선의의 표시로 미국산 대두 1300만 t을 수입했다. 올해 2월에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 1000만 t을 추가로 수입하기로 약속했다고 소니 퍼듀 미국 농무장관이 밝혔다. 하지만 이 주문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또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이 상황 악화에 대비해 희토류의 미국 수출을 제한하는 계획의 준비를 마쳤으며 중국 정부가 결정만 내리면 즉시 실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희토류는 첨단기술 제품과 군사 장비에 필수적인 원료다. 미국은 현재 희토류 수입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웨이젠궈(魏建國)전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30일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정부가 미중 무역전쟁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연 세미나에서 동아일보 등 일부 외신 취재진과 만나 중국이 희토류를 무역전쟁의 무기로 사용할지에 대해 “(중국 정부가 쓸 수 수 있는 옵션이다. 사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지난달 13일 이달 1일 0시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관세가 25%로 인상되는 품목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중서부 농업 지역을 겨냥해 소고기 벌꿀 완두 시금치 등 농축산물이 대거 포함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멕시코가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의 이민자들을 막지 않으면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상품 전체에 대해 과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10일부터 멕시코를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이 중단될 때까지 멕시코산 모든 상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에서 “(이민 관련) 위기가 계속되면 다음달 1일부터는 관세를 10%로 인상할 것이고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수를 크게 줄이거나 없애지 않으면 8월 1일부터는 관세가 15%, 9월 1일부터는 20%, 10월 1일부터는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중국 정부가 미국에 ‘경제 테러리즘’이란 표현까지 쓰면서 미국의 무역 압박을 비난했다. 장한후이(張漢暉) 외교부 부부장은 3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다음 달 5∼7일 러시아 방문 및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반대하지만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이런 음모를 꾸며 무역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적나라한 경제 테러리즘이자 경제 쇼비니즘(국수주의), 경제적 괴롭힘”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가 공식 석상에서 ‘경제 테러리즘’ ‘경제 쇼비니즘’이란 거친 말로 미국을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장 부부장은 다음 달 중-러 정상회담에서 “세계 전략안보 분야에서 직면한 도전에 대응하고 지역안보를 강화하며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중-러의 입장 및 결심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북핵 문제도 성명에 포함되느냐’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발표를 기다리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북핵 문제도 중-러 공동 대응에 포함될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갈등은 이처럼 첨단기술 및 무역전쟁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등 국제 현안을 둘러싼 알력 싸움으로도 번지고 있다.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9일 베이징에서 쿠바 외교장관을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남미 간 협력이 남미를 통제하려는 것이라는 (미국의) 과장 선전은 시대에 뒤떨어진 냉전적 사유”라며 “‘먼로주의’를 되살리려는 움직임은 시대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는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을, 미국과 서유럽은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다. 1823년 미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천명한 ‘먼로주의(monroe doctrine)’는 ‘미주 대륙은 미국의 영역이며 유럽 등 제3자가 건드리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올해 3월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문제에) 먼로주의란 말을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제재 타깃이 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29일 미 법원에 화웨이 장비 및 서비스를 미 정부기관이 구매하지 못하도록 한 미국의 제재가 헌법에 합치하는지 약식 판결을 요구했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화웨이 수출 제한 조치에 따라 화웨이에 D램 등 부품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메모리반도체 공급을 삼성과 SK하이닉스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며 보복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산 희토류 수입량을 줄이는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중국 상무부 가오펑(高峰)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중국의 희토류로 만들어진 제품이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는 데 쓰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희토류 수출 제한을 무역전쟁 무기로 사용할 수 있음을 다시 시사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25일 오전 11시 반경(현지 시간) 홍콩 몽콕의 한 재래시장 인근 빌딩. 그는 좁디좁은 1층에서 건물의 10층이 톈안먼(天安門) 시위 기념관임을 확인한 뒤 다시 인도로 나왔다. 기념관은 낮 12시부터 문을 열기에 시간이 좀 남았다. 한국 기자라고 인사하자 홍콩 출신 윌슨 찬 씨(60)가 놀라는 모습이다. 자신은 캐나다의 양로원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친척들을 만나러 2주간 휴가를 냈어요. 온 김에 잠시 보러 온 거죠.” 기자의 정체를 믿지 못하겠는지, 처음엔 홍콩에 돌아온 이유로 친척을 내세웠다.》 찬 씨와 함께 근처 허름한 찻집으로 향했다. 홍콩 밀크티의 진한 향기 너머로 찬 씨는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1989년 톈안먼 시위 당시 그는 서른 살이었다. 그해 6월 4일 톈안먼 광장에 모인 학생들이 무력 진압에 피를 흘리는 모습을 방송으로 목격했다. “이렇게 잔인하면 안 된다고…. 몹시 격동해서 베이징의 학생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길로 홍콩 거리에 나와 톈안먼 학생들을 지지하는 시위에 참가했다. “사실 그때부터 계속 잊지 못했어요. 슬프고 고통스러운 이 사건이 매년 생각난다고 아들에게 말했죠. 그래서 30주년인 올해엔 돌아와서 보기로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짊어진 “역사의 책임”이라며 다음 달 4일 홍콩에서 열리는 촛불집회까지 톈안먼 시위 30주년 행사들에 참여할 계획이다.○ 좁은 기념관에 몰려든 전 세계 시민들 기념관은 2012년 홍콩 침사추이에서 처음 개관했다가 건물주가 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소송을 걸면서 2016년 문을 닫았다. 지난달 말 이곳으로 옮겨 다시 열었다. 톈안먼 시위 과정 등 역사 소개와 함께 당시 무력 진압으로 숨진 학생들의 유품, 사망통지서 등이 전시돼 있었다. 톈안먼 광장에 당시 걸렸던 플래카드 “인민은 우리를 지지한다”가 눈에 띄었다. 기념관은 83m² 규모로 작은 편이다. 건물 외부엔 기념관을 알리는 간판도 없다. 거기에 10층이라니…. 좁은 1층에서 작고 낡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관람객들이 오기는 올까. 문을 연 직후엔 고작 서너 명에 불과했다. 두세 시간 지나자 학생 단체관람을 포함해 사람들이 몰려들어 순식간에 꽉 찬 느낌이 들었다. 기념관 관계자는 한 달간 약 2500명이 찾았다고 말했다. 관람객의 10∼20%는 중국 본토에서 왔다고 했다. 2012년 기념관을 처음 열었을 때 2개월 만에 2만 명이 온 것에 비하면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다. 20대 남성에게 말을 걸었다. 상하이(上海)에서 왔다는 그는 인터뷰 요청을 끝내 거절했다. 중국에서 온 안(安)모 씨(29·여)가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다. 출신 지역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 그는 “교과서에도 안 나오니까 궁금해서 왔어요. 중국에선 언론 제한 때문에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조차 잘 모르니까요.” 그는 “톈안먼 시위를 겪은 세대에게는 민주(民主)가 무엇인지 마음에 새긴 계기가 됐지만 지금 (저와 같은) 세대는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톈안먼 시위가) 완벽히 실패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본 등에서 온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미국 뉴욕에서 온 여성(30)을 만났다. 성을 밝히지 않은 채 케이트라고 이름을 소개한 그는 “중국 정부가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밝히지 않으려는 건 세계가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세계는 중국 정부가 정의를 세우고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을 사랑해 기념집회 참여했다” 관람객들은 실명 공개 인터뷰를 꺼렸다. 얼굴이 카메라에 노출되는 것 자체에 극도로 예민했다. 기념관 관계자들은 얼굴을 정면에서 찍지 말라고 수차례 신신당부했다. 중국 본토인뿐 아니라 홍콩인들마저 대부분은 인터뷰를 사양했다. 그들은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기념관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통제 강화로 홍콩에서도 표현과 언론의 자유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한다.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가 주최한 26일 30주년 기념집회 및 대행진에는 22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지난해 1100명의 두 배였다. 톈안먼 시위 3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려는 홍콩 시민들이 용기를 낸 것은 아닐까. 대행진 현장에서 찬 씨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핑판류스(平反六事)’라는 팻말을 들었다. ‘6·4를 바로잡아라’라는 이 말은 6월 4일 일어난 무력 진압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뜻이다. 남편, 아들과 함께 참여한 카르멘 싯 씨(54)는 “중국인으로서 나는 내 조국을 사랑한다. 그래서 나는 내 조국이 톈안먼 시위에서 나타났던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조국이 더 나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싯 씨의 말을 들으며 기념관에서 한 관람객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는 중국 정부가 톈안먼 시위 거론 자체를 막는 것에 대해 “정부의 잘못을 말하고 비판하는 것 역시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그 어느 때보다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곱씹어볼 말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완벽한 통제에 톈안먼 사건 모르는 젊은이들 인공지능(AI)과 음성 인식 기능을 총동원한 로봇 검열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까지 톈안먼 시위 관련 내용을 삭제하는 완전한 통제 때문에 중국 본토 젊은이들은 톈안먼 시위를 잘 모른다. 베이징(北京)에서 만난 20, 30대 젊은이들은 톈안먼 시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사회과학원 출신의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 씨가 28일 기자의 인터뷰에 응했다. “교과서에 거의 나오지 않고 미디어가 통제되다 보니 톈안먼 시위 이후에 출생했거나 당시 어렸던 지금의 젊은이들은 역사의 진실을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톈안먼 시위를 겪은 중국 국민은 감히 톈안먼 시위에 대해 말할 용기가 없고, 겪지 않은 이들은 아예 모르는 것이죠.” 그는 “톈안먼 시위는 공산당을 전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비판을 통해 부족한 점을 개혁하려는 것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공산당(지도부)에 하야를 요구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중국 당국은 톈안먼 시위와 무력 진압의 진실을 계속 숨기면서 아예 모른 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역사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역사로부터 교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콩에서 벌어지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홍콩 시민지원 애국민주운동 연합회’(지련회)의 리처드 초이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홍콩도 톈안먼 시위를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홍콩의 젊은 세대 역시 톈안먼 시위를 잘 알지 못하고 관심도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홍콩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톈안먼 시위를 잘 모른다”며 톈안먼 시위 기념에 대해 “기억과 망각의 투쟁”이라고 말했다. 26일 열린 30주년 기념 대행진의 대표 슬로건은 “인민은 잊지 않을 것”이었다. 이런 구호가 나온 건 역설적으로 톈안먼 시위의 역사적 의미가 중국인에게서 잊혀 가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 “역사 대면하지 않은 채 미래로 못 가” 취재에 응한 이들이 한결같이 말한 것은 “중국 당국이 톈안먼 시위 자체를 전혀 거론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초이 부회장은 “중국 당국은 당시 무력 진압이 옳았다고도 얘기하지 않는다. 거론하는 것 자체가 지금 (권력 안정에)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역사의 잘못을 받아들일 책임이 있고 그래야 용감하고 정확하게 앞으로 계속 걸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뜻밖에도 일본 얘기를 꺼냈다.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미래로 갈 수 없다고 중국 정부가 계속 비판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중국 정부가 톈안먼 무력 진압이라는 역사의 진실을 조금도 반성하거나 대면하지 않으려 하면 어떻게 미래로 향하겠습니까.” 한국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거쳐 한 걸음 한 걸음 새로운 역사를 걸어 왔다. 좌우로 나뉘어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당시 역사를 현재로 꺼내 성찰하고 토론하는 것만으로도 한국 사회는 전진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도 톈안먼 시위의 역사를 피하거나 두려워하기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 홍콩에서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거래 제한, 상계관세 부과 가능성 등에 대한 ‘맞보복’으로 희토류(稀土類·Rare Earth Elements) 수출 제한 및 중단 카드를 꺼냈다. 미국은 현재 희토류 수입의 80% 이상(2014∼2017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 희토류 보복카드 경고 관영 중국중앙(CC)TV는 28일 오후 10시경 중국 경제정책 계획과 집행을 담당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관계자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누군가가 우리가 수출한 희토류로 만든 상품을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고 억누르는 데 사용한다면 (희토류를 생산하는) 장시(江西)성 남부 인민과 중국 인민 모두 불쾌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발개위 관계자 발언을 두고 “발개위는 중국 정부의 한 부문으로 발개위 관계자 발언은 당연히 권위가 있다”며 “이 관계자 발언 중 어떤 부분이 중국의 일관된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 것이 있느냐. 발언 중에서 도리에 어긋나는 부분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희토류 카드가 무역 전쟁에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런민일보도 논평에서 “중국 희토류에 의존하는 미국의 전자 및 군사 제품들이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는 데 쓰이는 것을 중국인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추시보는 “미국이 계속 중국에 압박을 가하면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삼는 건 시간문제”라고 진단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장시성의 희토류 공장을 방문해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2010년 일본과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을 벌일 때도 희토류 수출 중단을 선언하며 일본을 압박했다.○ 中 보복 때 파장 전망 엇갈려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는 란타넘(La), 세륨(Ce) 등 란탄계 원소 15개, 스칸듐(Sc), 이트륨(Y) 등 17개 원소를 뜻한다. 반도체, 스마트폰, 전기차 외 제트엔진, 위성, 레이저 설비 등 군용 무기에도 쓰인다. 채굴도 어렵고 채굴 과정에서의 환경오염으로 생산하는 나라가 많지 않다.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4400만 t)은 세계 전체의 40%지만 생산량은 전체의 90%에 달한다. 지난해 7월 무역 분쟁 발발 후 중국산 상품에 잇달아 ‘관세 폭탄’을 투하한 미국도 희토류만은 관세에서 제외했을 정도다. 보복 후폭풍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희토류를 직접 미국에 수출하기보다 희토류를 포함한 중간제품을 중국과 일본에서 가공한 뒤 미국으로 보낸다”고 진단했다. 2010년 중일 희토류 분쟁 때도 일본은 이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 승소했고 희토류 수입처도 다변화했다. 반면 영국 BBC는 “미국의 관련 산업에 수조 달러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이 자체 가공하려 해도 기반시설 마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중국이 원료 공급을 차단하면 그마저도 어렵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당시 롯데그룹과 현대자동차 등에 보복했듯 애플, 나이키, 디즈니, 제너럴모터스(GM) 등 미 대표 기업에 사드 때와 유사한 보복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이윤태 기자}
중국과 첨예한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이 28일(현지 시간) 재무부 환율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이 아닌 기존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는 등 환율전쟁 불씨가 여전하다. 재무부는 이날 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9개국 중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가장 많은 양을 할애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환율정책 관행, 특히 달러 대비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외환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위안화 가치는 8% 하락했다. 또 2018년 말 기준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4192억 달러(약 501조 원)로 주요 교역국 중 최대다. 재무부의 경고는 23일 상무부가 중국을 겨냥해 상계관세(타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받은 외국 상품이 수입돼 피해가 발생하면 관세를 물리는 제도) 가능성을 언급한 지 5일 만에 나온 압박 움직임이다. 중국은 즉각 반박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미국은 다른 국가의 환율에 관한 일방적 평가를 멈춰야 한다”며 미국이 다른 나라의 외환정책을 평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환율 관찰대상국 3개 요건 중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대미 무역흑자’ 1개 조건에만 해당하는데도 미국이 무리하게 중국을 압박한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금융 수장인 궈수칭(郭樹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최근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무역 충돌에 대응하려 한 적이 없다”고 했다. 29일 중국중앙(CC)TV 인터넷판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쑹류핑(宋柳平) 수석법무관 명의로 작성한 성명에서 “미 정부의 제재는 미 헌법에도 어긋난다”며 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화웨이 측은 “미국의 잇따른 제재는 화웨이를 미국 시장에서 쫓아내기 위한 것이며 ‘입법’이 ‘사법’을 대신하는 폭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중국 인터넷 감독기구인 국가인터넷판공실도 중국 인터넷 사용자의 데이터를 국외로 보내는 일을 금지할 뜻을 밝혔다. 역시 구글, 아마존 같은 미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겨냥한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