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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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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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3~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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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마크 타율 0.364… ‘국제용 방망이’ 김현수 슬슬 시동

    “파이팅.” “뛰어.” 결전의 땅 일본에 입성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현지에서 첫 훈련을 한 5일 오사카 마이시마 버펄로스 스타디움. 2시간 남짓 진행된 훈련 내내 주장 김현수(35·LG)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훈련을 지켜보던 취재진 사이에서는 “김현수 목소리밖에 안 들린다”는 말이 오갔다. 김현수는 이번 WBC에서 자신의 10번째 태극마크를 달았다. 주장을 맡은 건 4번째다. 역대 한국 야구 대표팀을 통틀어 김현수만큼 많은 대회에 출전해 꾸준히 활약한 선수는 찾기 힘들다. 김현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시작으로 주요 국제대회에는 거의 매번 참가했다. 올림픽 두 차례(2008, 2021년), 아시아경기 세 차례(2010, 2014, 2018년), WBC 3차례(2009, 2013, 2023년), 프리미어12 두 차례(2015, 2019년) 등이다. 유일하게 빠진 대회는 2017년 국내에서 열렸던 WBC였다. 당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에서 뛰고 있던 김현수는 소속 구단의 반대로 대표팀 차출이 불발됐다. 대표팀의 부름을 이렇게 꾸준히 받는 건 실력과 리더십 모두에서 김현수만 한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2021년 도쿄 올림픽까지 지난 9차례의 국제대회에서 모두 59경기를 뛰면서 타율 0.364(209타수 76안타), 4홈런, 46타점을 기록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기록한 통산 타율 0.316보다 5푼 가까이 높다. 최근 대회인 도쿄 올림픽에서도 타율 0.400(30타수 12안타)에 3홈런 7타점으로 국제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그가 국제대회에서 펄펄 나는 건 타격 재능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타자는 낯선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물론이고 처음 보는 투수들은 느린 공도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 타자들이 지난 WBC에서 시속 130km 안팎의 공을 던지는 네덜란드, 이스라엘 투수들에게 고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현수는 다르다. 모든 타자가 이상적인 타격이라고 생각하는 ‘공 보고 공 치는’ 타법을 구사한다. 상대가 누구든, 환경이 어떻든 가리지 않는다. 타격에 관한 한 두 번 나오기 힘든 ‘국제용 선수’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올림픽 때 막내급 국가대표였던 김현수는 어느덧 대표팀 고참이 됐다. 변하지 않은 건 여전히 타선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이번 WBC 대표팀에서도 김현수는 상대 투수에 따라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수는 4일 일본에 입국하면서 “(10번째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국제대회는 나갈 때마다 의미가 남다르다”며 “특히 이번 WBC는 내게 마지막 국제대회일 수도 있다. 좋은 성적을 내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6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오른손 영건 소형준(22·KT)이 선발로 등판한다. 대표팀은 7일 같은 장소에서 한신과 마지막 연습경기를 치른 뒤 대회가 열리는 도쿄로 이동한다.오사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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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50대 중반에 시속 130km 씽씽… 세월에 지지 않는 구대성

    지난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영원히 던질지도 모를 선수”라는 제목으로 구대성 전 질롱코리아 감독을 재조명했다. 54세의 구 전 감독은 지난달 19일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질롱코리아-애들레이드 경기에 ‘깜짝 등판’해 1이닝 동안 탈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을 기록했다. 전성기의 볼 스피드는 아니었지만 애들레이드의 아들뻘 타자들을 연신 돌려 세웠다.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는 구 전 감독은 “처음부터 던지려고 한 건 아니었다. 원래는 시구하러 경기장을 찾았다. 그런데 질롱코리아 이병규 감독이 ‘괜찮으면 한번 던져 보라’고 해서 던지게 됐다”고 했다. 유니폼도 없어서 덩치가 비슷한 다른 선수의 유니폼을 빌려 입었다. 국내 프로야구 한화에서 뛰었던 구 전 감독은 한국 야구의 대표적인 왼손 투수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를 거쳐 MLB 뉴욕 메츠까지 진출했다. 국제대회에서는 ‘일본 킬러’로 유명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9회까지 혼자 155개의 공을 던지며 완투승을 거뒀다. 그런데 제아무리 레전드라 해도 어떻게 50대 중반에 어린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구 전 감독이 꼽은 건강 비결은 소식(小食)과 바른 식생활이다. 그는 하루 두 끼를 먹는다. 아침은 야채와 요구르트, 견과류 등으로 간단하게 해결한다. 그리고 저녁을 조금 이른 오후 5시쯤 먹는다. 그는 “나이가 있다 보니 조금만 과식해도 금방 살이 찌더라. 그래서 식사 횟수를 줄이고 저녁을 일찍 먹는 쪽으로 바꿨다”고 했다. 그리고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하고 최대한 싱겁게 먹으려 한다. 그는 “나이를 먹을수록 근육이 젊을 때보다 빨리 빠진다. 근육을 지키려면 단백질 위주로 먹어야 한다. 좋은 음식을 싱겁게 적당히 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운동은 여전히 그의 생활이다. 호주 16세 이하 야구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는 그는 “어린 선수들을 잘 가르치려면 나부터 몸이 제대로 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1년 정도 전부터 피칭을 다시 시작했다. 연습 때는 시속 130km의 공을 던진다”고 했다. 달리기도 빼놓지 않는다.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달리기를 번갈아 한다. 구 전 감독은 “운동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나만의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만큼은 반드시 지키려 한다. 달리기여도 좋고, 팔굽혀펴기도 좋다. 어떤 식으로든 운동하는 습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같은 50대를 살아가는 팬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예전 50, 60대는 은퇴를 생각할 나이였지만 100세 시대인 지금은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나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건강해야 한다. 나도 던질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전성기 시절 ‘대성불패’로 불렸던 구 전 감독은 세월과의 싸움에서도 지지 않고 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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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대 중반에도 구속 130km 씽씽…레전드 왼손투수 구대성이 말하는 늙지 않는 비결은?[이헌재의 인생홈런]

    2019년 1월 21일자 본보 A24면엔 ‘50세에 직접 등판…싱싱投 던진 구대성 감독’이라는 제목의 화제성 기사가 실렸다. 당시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질롱코리아 사령탑이던 구대성 감독이 브리즈번과의 안방경기에서 직접 등판한 것이다. 1969년생인 구 감독의 당시 나이는 50살이었다. 무려 1457일만의 실전 경기 등판이었지만 몸을 틀어 던지는 독특한 투수 폼이나 구위는 여전했다. 여유 있는 표정으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은 그는 “오랜만에 던졌더니 너무 힘들었다. 역시 나이 먹고 던지면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 팬 서비스 차원이었다. 이제 더 마운드에 서는 일은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로부터 4년 후. 구 감독은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지난 달 19일 ABL 애들레이드와의 경기에서 다시 깜짝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또 한 번의 팬 서비스라고 하기엔 너무 잘 던졌다. 8회말 마운드에 오른 그는 1이닝 동안 2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20km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변화구와 제구력을 앞세워 아들뻘 되는 호주 타자들의 방망이를 연신 돌려 세웠다. 그는 이후에도 2경기에 더 나서서 3경기 2와 3분의1이닝 비자책 2실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54세 현역 투수 구대성의 모습은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미국프로야구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영원히 던질지도 모를 선수”라는 제목으로 구대성의 활약상을 재조명했다. 한국 프로야구 한화에서 은퇴한 뒤 호주 시드니에서 살고 있는 구 감독과 모처럼 연락이 닿았다. 깜짝 등판에 대해 묻자 그는 “처음부터 던지려고 간 건 아니었다. 원래는 시구자 자격으로 경기장을 찾았다. 그런데 질롱코리아 이병규 감독(삼성 수석코치)이 ‘몸이 괜찮으면 한 번 던져보라’고 해서 던지게 됐다”고 했다. 유니폼도 없던 그는 덩치가 비슷한 서준원(23·롯데)의 유니폼을 빌려 입고 마운드에 올랐다. 구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가 낳은 레전드 왼손 투수다. 1993년 빙그레(현 한화)에 입단해 2010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67승 71패 214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선발과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랐고 1996년에는 18승과 24세이브을 따냈다. 이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를 거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에도 진출했다. 이후 호주에 정착한 뒤에 ABL 시드니에서 뛰었다. 국제대회에서는 ‘일본 킬러’로 유명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는 9회까지 155개의 공을 혼자 던지며 완투승을 거뒀다. 당시 일본의 상대 투수는 ‘괴물’로 불렸던 마쓰자카 다이스케(43·은퇴)로 무려 160개의 공을 던졌다. 두 투수의 혈투는 국제대회 야구 대회의 잊을 수 없는 명장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제 아무리 현역 시절 레전드였다 해도 어떻게 50대 중반의 나이까지 스태미나를 유지할 수 있을까. 구 감독이 꼽은 건강 비결은 소식(小食)과 바른 식생활이다. 그는 하루 두 끼를 먹는다고 했다. 아침은 야채와 요쿠르트, 견과류 등으로 간단하게 해결한다. 그리고 저녁 식사를 오후 5시쯤 일찍 한다고. 따로 음식을 가리진 않는다. 한식, 양식, 중식 등 그날그날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다. 다만 소금 섭취는 최소화한다. 한식을 예로 들면 소금 간을 하는 대신 사과나 배 등 과일로 양념을 한 음식을 먹는다. 그는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보니 조금만 과식을 해도 금방 살이 찌더라. 그래서 식사 횟수를 줄이고 저녁을 일찍 먹는 쪽으로 바꿨다. 체중 유지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능한 한 자극적인 음식을 피한다. 단 음식, 짠 음식, 매운 음식 등을 멀리하고 최대한 싱겁게 먹으려고 한다. 그는 “나이를 먹을수록 느끼는 게 근육이 예전보다 훨씬 빨리 빠진다는 것이다. 근육을 지키려면 탄수화물 보다는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 선수 때는 시도 때도 없이 많이 먹었다면 지금은 최대한 적게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한다”고 말했다. 운동의 끈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 구대성은 호주 16세 이하 야구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을 잘 가르치려면 아무래도 나부터가 몸이 제대로 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한 동안 쉬었던 피칭을 1년 정도 전부터 다시 시작했다. 연습 때는 130km 정도의 공을 던졌다”고 했다. 선수 때처럼 많은 양의 훈련을 소화하는 건 아니다. 따로 파트너가 없을 때는 혼자서 운동을 한다. 집 근처에 큰 공원이 2개 있고, 야구장도 있어서 환경은 무척 좋은 편이다. 그는 “오전 11시경 운동장에 나가서 기본적인 체조를 하고 혼자서 공을 던진다. 70m 정도의 장거리도 던지고 30m 거리의 피칭도 한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섞어서 불펜 피칭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빼놓지 않고 하는 게 바로 달리기다.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달리기를 번갈아서 한다. 달리기가 지겨울 때는 자전거를 타고 30~40km 정도 동네를 돈다. 구 감독은 “제가 볼 때 운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자기만의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만큼은 반드시 지키려 한다. 그게 달리기여도 좋고, 팔굽혀펴기라도 좋다. 어떤 식으로든 운동의 습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50대를 살아가는 팬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구 감독은 “예전과 달리 시대가 많이 변했다. 예전 50~60대는 은퇴를 생각할 나이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나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건강해야 한다. 모두 열심히 운동하시고 건강을 지키면 남은 100세 인생에서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던질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 준비할 것”이라고 끝을 맺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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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A, 내년 특급대회 8개에 컷탈락 폐지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내년부터 컷 탈락이 없는 대회를 도입하기로 했다. 컷이 없어 참가 선수 전원이 상금을 받는 대회는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LIV 골프가 이미 운영 중이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PGA투어는 두 해에 걸친 시즌제에서 단년제로 복귀하는 내년부터 17개 특급대회 중 절반가량인 8개 대회를 컷 없는 대회로 치르기로 했다. 컷이 없어지는 8개 대회는 4대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그리고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를 제외한 나머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PGA투어의 컷 없는 대회는 70∼80명이 출전하고 모두 72홀로 진행된다. 출전 자격은 전년 페덱스컵 랭킹 50위 이내, 세계랭킹 30위 이내, 그리고 대회 즈음 페덱스컵 랭킹 10위 이내, 투어 대회 우승자, 스폰서 초청 등으로 제한한다. 72홀을 유지한 건 54홀 대회는 세계랭킹 포인트를 받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LIV 골프는 48명의 선수가 컷 없이 54홀 경기를 치른다. PGA투어가 LIV 골프의 운영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은 선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다. PGA투어는 2022∼2023시즌부터 17개 특급대회를 지정해 총상금을 최소 2000만 달러(약 263억 원)로 올렸다. 여기에다 좀 더 적은 선수가 출전해 좀 더 많은 상금을 가져갈 수 있는 컷 없는 대회를 도입하는 건 LIV 골프에 대한 추가 견제라고 할 수 있다. LIV 골프 측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LIV 골프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모방은 아첨의 가장 적극적인 방식”이라며 “PGA투어가 골프의 미래로 온 것을 축하한다”는 글을 올렸다. LIV 골프에서 뛰는 리 웨스트우드(50·잉글랜드)도 소셜미디어에 “작년 내내 컷 있는 72홀 대회만 진짜 골프 대회라고 자랑하더니”라고 비꼬았다. PGA투어 대표 선수 격인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는 “PGA투어엔 이미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더CJ컵, 조조 챔피언십 같은 컷 없는 대회가 열리고 있다”며 “새로 도입되는 최고 선수들의 대결은 정말 매력적인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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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BC 한국대표팀 완전체로… ‘철벽 내야’ 키스톤 콤비 합류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목표는 4강에 진출해 미국 마이애미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다. 해외 야구전문 매체의 평가는 다소 박하다. 1일 미국의 야구전문 잡지 베이스볼아메리카는 WBC에 참가하는 20개국 전력을 분석하면서 한국을 7위로 봤다. 이 매체는 우승 후보 1위로 도미니카공화국, 2위 일본, 3위로 미국을 꼽았다. 하지만 이 매체는 “한국은 전현직 메이저리거와 한국 리그 스타들이 조화를 이뤄 상위 라운드 진출을 노릴 수 있다”며 “전력상 ‘톱3’에 비해 열세이지만 한국을 비롯한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멕시코, 네덜란드 등 5개 팀은 언제든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7위일지 몰라도 한국의 ‘키스톤(유격수와 2루수) 콤비’는 최상급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는 2명의 수준급 내야수 김하성(샌디에이고)과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김하성을 유격수로, 에드먼을 2루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MLB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명에 이름을 올렸다. 에드먼은 2021년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다. 두 선수가 1일 입국하면서 한국 대표팀은 마침내 완전체가 됐다. 대표팀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회복훈련을 하고 3일 SSG와 연습경기를 치른 뒤 4일 WBC 1라운드가 열리는 일본으로 떠난다. 한국계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 WBC 대표팀에 뽑힌 에드먼은 1일 오전 국내 팬들의 환영 속에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 출신 이민자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에드먼은 미국 국적자이지만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요청을 받고 한국 대표팀으로 뛴다. WBC는 부모의 출신 국가 중 한 곳을 선택해 출전할 수 있다.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선 에드먼은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10일 열리는 본선 1라운드 한일전에 관한 질문에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 관계는 익히 들었다. 한일전이 얼마나 치열한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일본계 여성과 결혼한 그는 “아내는 일본-필리핀 혼혈이다. 아내에게 한국을 응원해야 한다고 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의 아내는 일본으로 건너와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소속 팀 세인트루이스의 동료로 일본 대표팀에 선발된 일본계 선수 라스 눗바와 상대하는 것에 대한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눗바 때문에 한일전이 더 재밌을 것 같다. 한일전 결과에 따라 놀려도 서로 아무 말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하성과의 호흡에 대해선 “김하성과 함께 플레이하게 돼 기대된다. 정말 좋은 선수여서 많은 것을 배울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후 입국한 김하성은 “저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다”고 화답했다. 김하성은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미국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일 한국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이 유력한 소속 팀 샌디에이고의 동료 다루빗슈 유(일본)에 대해 김하성은 “다루빗슈가 한국전 선발로 나온다면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대표팀 동료들과 공유하겠다”며 “우리 선수들이 잘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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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치부심 강백호, WBC 대표팀 평가전서 홈런 펑펑

    “(강)백호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올해는 정말 뭔가 큰일을 낼 거 같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전지훈련 중인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KT 선수단 사이에 이런 말이 자주 오간다. 강백호(24·KT)가 훈련에 임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예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다. 신인이던 2018년 홈런 29개를 치며 혜성처럼 등장한 강백호는 이후 팀의 간판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엔 타율 0.347, 16홈런, 10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강백호는 지난해 악몽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잇단 부상으로 전체의 절반도 안 되는 62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타격 폼이 무너지며 타율 0.245, 6홈런에 그쳤다. 5년 차 최고액이던 연봉 5억5000만 원이 올해 2억9000만 원으로 깎였다. 연봉 협상이 늦어지며 팀 전지훈련에도 며칠 늦게 합류했다. 절치부심한 강백호는 말보다 행동으로 자신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매일 오전 6시에 소속팀 선배 박병호(37)와 함께 남들보다 일찍 훈련장에 나왔다. WBC 대표팀 훈련이 시작된 15일 이후로도 달라지지 않았다. 1년 선배 이정후(25·키움)와 함께 조기 출근 멤버로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강백호는 현재 WBC 대표팀 타자 중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24일 투손 키노 베테랑스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KT와의 연습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회 손동현을 상대로 큼직한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우측 담장 뒤 불펜을 넘어 도로까지 날아가는 초대형 홈런이었다. 강백호는 6회에도 중전 안타를 때리는 등 6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강백호는 올해 첫 실전이던 17일 NC와의 연습경기에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를 쳤고, 20일 KIA전에서도 5타수 2안타를 때렸다.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타율 0.400(15타수 6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강백호는 당초 이번 대표팀에서 주전 1루수 박병호의 뒤를 받치는 백업 1루수나 대타로 기용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경기에 내보낸다’는 이강철 대표팀 감독의 지론에 따라 활용 폭이 커질 전망이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당시 경기에서 지고 있는데 더그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는 모습을 보여 팬들의 비난을 받았던 강백호는 “(올림픽 때) 안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린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준비 중이다. 남은 훈련 기간 준비를 더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훈련을 현장에서 지켜본 박용택 KBS 해설위원은 “단연 강백호가 눈에 띈다. 타자 들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호 역시 “함께 훈련하면서 백호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를 새삼 깨닫고 있다. 선배인 나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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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쿠바 달군 3인방 “WBC 신화 기대하라”

    23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과 KT의 연습경기는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어 취소됐다. 그런데 경기가 진행됐다면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될 뻔했다. 이날 대표팀에선 김광현(35·SSG)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을 던질 예정이었다. 그 뒤를 이어 양현종(35·KIA)과 이용찬(34·NC)이 1이닝씩을 던지기로 되어 있었다. 셋은 찬란한 10대를 함께 보낸 사이다. 이들은 2006년 쿠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함께 출전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4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된 김광현이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양현종은 올스타 왼손 투수에 선정됐다. 이용찬은 이들보다 1년 늦게 태어났지만 1월생으로 ‘빠른 89’라 1988년생인 둘과 친구로 지낸다. 2007년 나란히 프로에 입단한 이들은 이후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들로 성장했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왼손 에이스가 됐고, 오른손 투수인 이용찬은 마무리 투수로 활약 중이다. 그리고 셋은 이번 WBC 대표팀에서 모처럼 재회했다. 풋풋한 10대였던 이들은 이제는 어엿한 대표팀 최고참 선수가 됐다. 이번 대표팀은 셋의 어깨에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KT)은 김광현과 양현종에 대해 “가장 중요한 때에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보직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풍부한 경험과 좋은 구위를 갖고 있는 만큼 결정적인 순간에 기용하겠다는 뜻이다. 양현종은 “선발 투수는 어린 선수들이 맡고, 나는 중간에서 역할을 할 것 같다. 언제든 나가라면 나가야 한다. 감독님이 (등판 계획을) 미리 말씀해주시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선발 투수로 나갈 수도 있고, 중간 계투로 등판할 수도 있다. 김광현은 이날 고영표(32·KT)와 함께 2이닝씩을 던지며 투구 개수를 늘려나갈 예정이었다. 김광현은 ‘영건’ 구창모(26·NC)와 함께 일본전 선발 투수 후보로 꼽힌다. WBC에 처음 출전하는 이용찬도 이번 대회를 벼르고 있다. 2013년과 2017년 대회 때도 대표팀 발탁이 유력했던 그는 두 번 모두 팔꿈치 부상 여파로 낙마하고 말았다. 그는 “공교롭게도 2006년 청소년대회 우승 때도 팔꿈치가 좋지 않아 거의 나서지 못했다”며 “이번 WBC는 꼭 나가고 싶었다. 마지막일 수 있으니 더 열심히 던지겠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의 황금세대 중 하나로 꼽히는 이들에겐 또 하나의 연결고리가 있다. 바로 이두환(1988∼2012)의 존재다. 2006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1루수로 뛰었던 이두환은 타율 0.364, 3홈런, 8타점으로 대회 우승에 기여했다. 그는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으며 이듬해 두산에 입단했으나 2012년 대퇴골두육종 진단을 받았고 그해 12월 21일 세상을 떠났다. 이후 이들은 매년 12월 21일 한자리에 모여 이두환을 기리고 있다. 일일 자선호프나 유소년 야구 교실 등을 열어 이두환을 추모하는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최근 몇 년간은 함께 자리하지 못했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이두환이 함께하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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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최-김-나, 피할곳 없어”… WBC 최강 중심타선

    “내 배팅볼 (투수) 인생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맞고 있는 것 같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작전·주루 코치를 맡고 있는 김민호 코치(54·LG)는 선수들 사이에서 ‘배팅볼의 달인’으로 불린다. 대표팀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스포츠콤플렉스에서 21일 만난 그는 “준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제2회 WBC를 포함해 여러 국제대회에 코치로 참가하며 배팅볼을 던져 봤지만 올해 대표팀 중심 타선은 역대 최강이라 할 만큼 페이스가 좋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어깨가 강한 유격수로 유명했던 그의 배팅볼은 타자 입장에서는 ‘치는 맛이 있다’고 한다. 볼 끝에 힘이 있는 데다 제구도 좋다.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타자들의 요청에 맞게 잘 던져준다. 그는 선수 은퇴 후 코치가 된 2003년부터 20년간 쉬지 않고 배팅볼을 던져 왔다. 김 코치는 대표팀 프리 배팅 훈련 때 하루 300개 안팎의 배팅볼을 던진다. 그가 특히 혀를 내두른 선수들은 박병호(37·KT), 최정(36·SSG), 김현수(35·LG), 나성범(34·KIA)으로 이뤄진 4명의 중심 타선이다. 이 4명의 타자는 김 코치의 배팅볼을 연신 담장 밖으로 넘겼다. 한 명이 타석에 한 번 들어서 배팅볼을 5개씩 치는데 평균적으로 2, 3개 타구가 홈런이었다. 나성범은 5개의 배팅볼을 모두 홈런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현재 대표팀은 투수들보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좋은 편이다. 20일 KIA와의 연습경기에서는 19안타를 몰아쳤고, 17일 NC와의 연습경기에서도 14안타를 합작했다. 더 고무적인 것은 중심 타자들의 활약이다. 20일 경기에서 클린업트리오(3∼5번)를 이룬 최정 김현수 박병호는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김현수는 1타점, 박병호는 희생플라이까지 포함해 2타점을 올렸다. 세 선수는 17일 NC전에서도 4안타를 합작했다. 최정은 올해 첫 실전이었던 이날 첫 홈런포까지 쏘아 올렸다. 6번 타자로 나섰던 나성범도 우전 안타를 때렸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일군 김경문 전 대표팀 감독은 “오른손 거포들의 활약에 따라 대회 성적이 좌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전 감독은 “대표팀 타선에 좋은 왼손 타자들이 많다 보니 WBC 본선 1라운드 상대인 호주나 일본이 왼손 투수들을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른손 타자인) 박병호와 최정 등이 중요한 순간 한 방씩 쳐 주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표팀 타선은 짜임새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테크니션이라고 할 수 있는 이정후(25·키움)는 톱타자를 비롯한 상위 타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3월에 대표팀에 합류하는 두 명의 메이저리거 김하성(28·샌디에이고)과 토미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 역시 정교함과 장타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활용도가 높다. 소속 팀에서 중심 타선을 맡는 포수 양의지(36·두산)는 대표팀에선 하위 타선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김 코치는 “내 기억에 배팅볼을 가장 잘 쳤던 선수는 은퇴한 이대호(41)와 김태균(41)이었다. 그런데 이번 대표팀 중심 타선이 그에 뒤지지 않는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투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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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배팅볼 달인 김민호가 말하는 중심타선 “피할 곳 없어”

    “제 배팅볼 (투수) 인생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맞고 있는 거 같습니다.”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작전·주루 코치를 맡고 있는 김민호 코치(54·LG)는 선수들 사이에서 ‘배팅볼의 달인’으로 불린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리고 있는 대표팀 전지훈련에서 만난 그는 21일 “준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제2회 WBC를 포함해 여러 대회에 코치로 참가하며 배팅볼을 던져 봤지만 올해 대표팀 중심타선은 역대 최강이라 할 만큼 페이스가 좋다”라고 말했다. 선수 시절 강한 어깨의 유격수로 유명했던 그의 배팅볼은 타자 입장에서는 ‘치는 맛이 있다’고 한다. 공 끝에 힘이 있는 데다 제구도 좋다.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타자들의 요청에 맞게 던져준다. 그는 선수 은퇴 후 코치가 된 2003년부터 20년간 쉬지 않고 배팅볼을 던져 왔다. 김 코치는 대표팀 프리 배팅 훈련 때 하루 약 300개 안팎의 배팅볼을 던진다. 그가 특히 혀를 내두른 선수들은 박병호(37·키움)-최정(36·SSG)-김현수(35·LG)-나성범(34·KIA) 등 4명으로 이뤄진 중심 타선 조다. 4명의 타자들은 김 코치의 배팅볼을 연신 담장 밖으로 넘겼다. 한 명이 한 번 타석에 들어서서 5개씩 배팅볼을 치는 데 평균적으로 2, 3개 타구가 홈런이었다. 나성범은 5개의 배팅볼을 5번 연속 홈런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현재 대표팀은 투수들보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좋은 편이다. 20일 KIA와의 연습경기에서는 19안타를 몰아쳤고, 17일 NC와의 연습경기에서도 14안타를 합작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중심 타자들의 활약이다. 20일 경기에서 클린업트리오(3~5번)를 이룬 최정-김현수-박병호는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김현수는 1타점, 박병호는 희생플라이까지 포함해 2타점을 올렸다. 세 선수는 17일 NC전에서도 4안타를 합작했다. 최정은 올해 첫 실전이었던 이날 첫 홈런포까지 쏘아 올렸다. 6번 타자로 나섰던 나성범도 우전 안타를 때렸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 신화를 일군 김경문 전 대표팀 감독은 “오른손 거포들의 활약 여부에 대회 성적이 좌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전 감독은 “대표팀 타선에 좋은 왼손 타자들이 많다 보니 본선 1라운드 상대인 호주나 일본이 왼손 투수들을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오른손 타자들인) 박병호와 최정 등이 중요한 순간 한 방씩을 쳐 주면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표팀 타선은 짜임새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테크니션이라고 할 수 있는 이정후(25·키움)는 톱타자를 비롯한 상위 타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3월 이후 대표팀에 합류하는 두 명의 메이저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과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이상 28) 역시 장타력과 정교함을 고루 갖추고 있어 활용도가 높다. 소속팀에서 중심 타선을 맡는 포수 양의지(36·두산)는 대표팀에선 하위 타선에 배치될 전망이다. 김 코치는 “내 기억에 배팅볼을 가장 잘 쳤던 선수는 지금은 은퇴한 이대호와 김태균(이상 41)이었다. 그런데 현재 우리 중심타선이 그에 뒤지지 않는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한 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

    •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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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 WBC 4강 멤버 김병현 “공격적으로 던져라”

    “애리조나에 오면 그냥 마음이 편합니다. 고향에 온 것 같아요.” 20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과 프로야구 KIA의 연습경기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스포츠콤플렉스에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김병현(44·사진)이었다.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김병현은 이날 한 예능 프로그램 방송팀과 구장을 찾았다. 애리조나는 김병현이 야구 인생의 황금기를 보낸 곳이다. 그는 성균관대에 다니던 1999년 한국 선수 역대 최다 계약금인 225만 달러(약 29억 원)를 받고 애리조나에 입단했다. 미국 진출 첫해부터 MLB 무대에서 활약했고, 2001년엔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에 입을 맞췄다. 2002년에는 36세이브를 따내며 올스타에 뽑혔다. 대표팀의 전지훈련지인 투손 키노스포츠콤플렉스도 김병현에게 익숙한 곳이다. 김병현은 신인이던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이곳에서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이곳에 안방 구장이 있는 마이너리그 팀에서도 뛴 적이 있다. 김병현은 “개인적으로 추억도 많고, 의미도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초대(2006년) WBC 4강 멤버이기도 한 김병현은 후배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국제대회에선 공격적인 피칭으로 적은 투구 수 내에 아웃카운트를 잡는 게 좋다. 투수가 자신감이 없으면 야수들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 시즌 후 MLB 진출을 노리는 이정후(25·키움)에게는 “원래부터 잘하는 선수라 걱정하지 않는다. 너무 먼 곳을 생각하지 말고 뛰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투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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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손’ 투수 곽빈 “크고 미끄러운 WBC 공인구… 꽉 잡았죠”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전지훈련 중인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화두 중 하나는 바로 대회 공인구다. 미국 롤링스사가 만드는 WBC 공인구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인구와 같은 제품이다. 한국 프로야구 공인구보다 솔기가 낮은 데다 표면도 미끄럽다. 이보다 투수들이 더 어려움을 호소하는 건 ‘크기’다. 베테랑 투수 이용찬(34·NC)은 “(둘레 233mm인) 국내 프로야구 공인구보다 약간 크다. 그래서 한 손에 잘 잡히지 않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 손에 잘 들어오지 않다 보니 변화구를 던질 때 자칫하면 미끄러져 나간다는 것. 그러나 오른손 영건 곽빈(24·두산)은 WBC 공인구에 이미 100% 적응을 마쳤다. 곽빈은 손이 워낙 크다 보니 WBC 공인구를 잡는 데도 별 어려움이 없다. 곽빈은 “어릴 때부터 손이 유독 커 ‘왕손’이라고 불렸다. 고등학교 때부터 농구공을 한 손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투구의 목표 지점을 약간 달리하면 제구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고 한다. 곽빈의 남다른 신체 능력은 20일 투손 키노스포츠콤플렉스 내 키노 베테랑스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KIA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경기는 17일 NC와의 첫 연습경기 때처럼 양 팀 투수들이 아웃카운트와 관계없이 정해진 투구 수를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3회말 대표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곽빈은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4번 타자 황대인을 시작으로 세 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최고 시속 148km를 기록한 곽빈은 투구 수가 남아 변우혁과 한승택을 추가로 상대하면서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1이닝 동안 다섯 타자를 상대로 안타를 내주지 않고 2탈삼진을 기록한 퍼펙트 투구였다. 경기 후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오늘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단연 곽빈이다. (소속 팀 두산의)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 몸을 잘 만들어 온 것 같다”고 칭찬했다. 곽빈과 마주친 이 감독은 “이런 모습을 보려고 널 대표팀에 뽑았다”며 사기를 북돋워 줬다. 성인 국가대표팀에 처음 뽑힌 곽빈은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과 함께 야구를 하니까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고 재미있다. 대표팀 선수 모두와 더 친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소속 팀에서 등번호 47번을 다는 그는 대표팀에선 61번으로 번호를 바꿨다. 나성범(34·KIA)과 등번호가 겹치자 선배에게 양보한 것. 곽빈은 “2006년 제1회 WBC 때 박찬호 선배님(50·은퇴)이 던지는 걸 본 기억이 있다. 61번은 박찬호 선배님의 상징 같은 번호다. 선배님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그 절반은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찬호는 2006 WBC에서 4경기에 등판해 3세이브 10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장단 19개의 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을 앞세워 12-6으로 승리했다. 17일 NC전 8-2 승리에 이어 2연승이다. 김혜성(키움)이 3루타를 포함해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고, 강백호(KT)와 박건우(NC), 최지훈(SSG) 등이 2안타씩 때리며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투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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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리조나 찾은 ‘레전드’ 김병현 “추억 많은 곳…고향온 느낌”

    “애리조나에 오면 그냥 마음이 편합니다. 고향에 온 것 같아요.”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과 프로야구 KIA의 연습경기가 열린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스포츠콤플렉스에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김병현(44)이었다.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김병현은 이날 한 예능프로그램 방송팀과 구장을 찾았다. 애리조나는 김병현이 야구 인생의 황금기를 보낸 곳이다. 그는 성균관대에 다니던 1999년 한국 선수 역대 최다인 계약금인 225만 달러(약 29억 원)를 받고 애리조나에 입단했다. 데뷔 첫해부터 주전으로 도약했고, 2001년엔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에 입을 맞췄다. 2002년에는 36세이브를 따내며 올스타에 뽑혔다. 대표팀의 전지훈련지인 키노스포츠콤플렉스에도 추억이 많다. 신인이던 1999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애리조나의 스프링캠프 장소가 바로 이곳이었다. 2001년 3월 25일 이곳에서 열린 시범경기 도중엔 전설적인 왼손 투수 랜디 존슨이 던진 강속구에 날아가던 비둘기가 맞아 죽은 해프닝도 있었다. 김병현은 “개인적으로 추억도 많고, 의미도 많은 곳”이라며 추억에 잠겼다. 2006년 제1회 WBC 4강 멤버이기도 한 김병현은 후배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특히 이날 1이닝 동안 5명의 타자를 상대로 퍼펙트 피칭을 한 곽빈(24·두산)을 칭찬했다. 그는 “국제대회에선 투수들이 곽빈처럼 던져야 한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적은 투구 수 내에 아웃카운트를 잡는 게 좋다. 투수가 자신감이 없으면 야수들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후 MLB진출을 노리는 이정후(25·키움)에 대해서는 “원래부터 잘하는 선수라 걱정하지 않는다. 너무 먼 곳을 생각하지 않고 뛰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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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손’ 앞세워 WBC 공인구 극복한 곽빈 “박찬호 선배님 절반은 하고싶어”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전지훈련 중인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바로 대회 공인구다. 미국 롤링스사가 만드는 WBC 공인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인구와 같은 제품이다. 실밥이 도드라진 한국 프로야구 공인구에 비해 솔기가 낮은데다 표면도 미끄럽다. 투수들이 더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는 WBC 공인구의 크기다. 베테랑 투수 이용찬(34·NC)은 “KBO리그 공인구에 비해 크기가 약간 크다. 그래서 한 손에 잘 잡히지 않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 손에 잘 들어오지 않다보니 변화구를 구사할 때 자칫하면 미끄러져 나가곤 한다는 것. 그런데 한국 야구 대표팀에는 WBC 공인구에 이미 100% 적응을 완료한 선수가 있다. 오른손 영건 곽빈(24·두산)이다. 곽빈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공인구의 영향을 받지 않는 건 그가 타고 난 ‘왕손’이기 때문이다. 한눈에 봐도 손가락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마디 하나쯤은 크다. 곽빈은 “어릴 때부터 유독 손이 커 ‘왕손’이라고 불렸다. 고등학교 때부터 농구공을 한 손으로 잡았다”라고 말했다. 워낙 손이 크다 보니 KBO 공인구에 비해 큰 편인 WBC 공인구를 잡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다. 투구의 목표 지점을 약간 달리하면 제구를 잡는데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고 한다. 곽빈의 남다른 신체 능력은 20일 투손 키노스포츠콤플렉스 내 키노 베테랑스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KIA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경기는 17일 NC와의 첫 연습경기 때처럼 양 팀 투수들이 아웃카운트와 관계없이 정해진 투구 수를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3회말 대표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곽빈은 4번 타자 황대인을 시작으로 세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투수 수가 남아 두 타자를 더 상대한 곽빈은 변우혁과 한승택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이닝 5타수 무안타 2삼진의 퍼펙트한 투구였다. 총 18개의 투구 중 패스트볼을 10개, 슬라이더 1개, 체인지업 3개, 커브를 3개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주 무기 체인지업은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날카롭게 떨어졌다.명투수 출신인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오늘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단연 곽빈이다. 두산의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 몸을 잘 만들어 온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곽빈과 마주친 이 감독은 “이런 모습 보려고 널 대표팀에 뽑았다”라며 사기를 북돋워졌다.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곽빈은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랑 함께 야구를 하니까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고 재미있다. 대표팀 선수 모두와 더 친해지고 싶다”라고 말했다. 소속팀에서 등번호 47번을 다는 그는 대표팀에선 61번으로 번호를 바꿨다. 나성범(34·KIA)과 등번호가 겹치자 선배에게 양보한 것. 곽빈은 “2006년 제1회 WBC 때 박찬호 선배님(은퇴·50)이 던지는 걸 본 적 기억이 있다. 61번은 박찬호 선배님의 상징 같은 번호다. 선배님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이번 대회에서 그 절반은 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박찬호는 2006 WBC에서 4경기에 등판해 3세이브 10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이날 장단 19개의 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을 앞세워 12-6으로 승리했다. 17일 NC전 8-2 승리에 이어 2연승이다. 김혜성(키움)이 3루타 포함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고, 강백호(KT)와 박건우(NC), 최지훈(SSG) 등이 2안타씩을 때리며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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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BC훈련 늘 2시간 조출… 이정후 “첫 상대 호주만 생각”

    꿀맛 같은 하루 휴식을 취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19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스포츠콤플렉스에서 훈련을 재개했다. 야수 조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8시 반 숙소를 나섰다. 9시쯤 짐을 푼 뒤 9시 반부터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정후(25·키움)는 본진보다 2시간 빠른 오전 7시경 이미 운동장에 나와 있었다. 이정후는 일찌감치 웨이트트레이닝을 끝낸 뒤 개인 타격 훈련을 했다. 이날만 그런 게 아니다. 이정후는 대표팀 소집일이던 15일부터 남들보다 늘 2시간 정도 먼저 출근하고 있다. 박병호(37), 강백호(24·이상 KT)도 이정후와 같은 차를 타고 일찍 야구장에 나온다. 심재학 대표팀 퀄리티 컨트롤 코치가 이들의 이른 훈련을 돕는다. 이정후는 한국 프로야구 최고 타자다. 지난해 타격 5관왕(타율, 안타, 타점, 장타율, 출루율)을 차지하며 프로 데뷔 6년 만에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런 그가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는 이유는 야구를 더 잘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올 시즌 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고 있다. 평균 시속 150km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MLB 투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타격을 더 정교하게 가다듬고 있다. 전보다 더 간결한 스윙을 할 수 있게 타격 폼도 수정하고 있다. 이정후는 올해 첫 실전이었던 18일 NC와의 연습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회 투수 앞 땅볼, 2회 유격수 내야 뜬공으로 아웃됐다. 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아직 미국에서 4번의 연습경기가 더 남았고, 일본에 가서도 연습경기를 한다. 비록 안타는 못 쳤지만 NC전에서 타구의 질은 나쁘지 않았다. 앞으로도 바뀐 폼 속에서 편한 것을 찾아가려고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MLB 진출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대표팀 훈련장에는 그를 지켜보려는 MLB 스카우트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18일 경기에도 MLB 9개 팀이 출입 신청을 했다. 스카우트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게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정후는 “얼마 전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나에 대한 MLB 팀들의 평가는 이미 끝났다고 하더라. 기술이 아닌 멘털 측면을 관찰한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WBC는 더 이상 나를 알리는 대회가 아니다. 스카우트들은 나보다는 앞으로 MLB 진출을 마음에 두고 있는 고우석이나 정우영(이상 LG), 강백호 같은 선수를 관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지금 내게 가장 큰 목표는 (WBC 4강에 올라) 다시 미국에 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3월 9일 WBC 조별리그 첫 상대인 호주를 이겨야 한다. 호주를 이기면 4강행에 다가갈 수 있다. 호주전에서 승리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WBC는 준결승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다. 한국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본선 1라운드에서 조 2위 안에 들면 8강에 진출한다. 역시 도쿄돔에서 열리는 8강전에서 승리하면 4강 무대를 밟는다. 투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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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시간 운전해 NC 캠프 찾은 김경문 “축구 월드컵처럼 야구로 국민께 감동을” [이헌재의 B급 야구]

    17일(현지시간)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리드 파크의 에넥스필드에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제9구단 NC의 창단 감독이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및 2021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경문 감독(65)이었습니다. 김 감독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혼자 시간 자동차로 몰고 NC 캠프를 찾은 것입니다.그의 깜짝 캠프 방문은 제자였던 강인권 NC 감독의 요청으로 이뤄졌습니다. NC의 전현직 두 감독은 인연이 아주 깊습니다. 두 사람 모두 선수 시절 수비형 포수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강 감독이 두산에서 현역 생활을 할 때 김 감독은 팀의 배터리 코치를 맡고 있습니다. 이후 김 감독이 두산 사령탑이 되어서는 강 감독을 두산 배터리 코치 자리에 앉혔지요. 이후 김 감독이 두산을 떠나 NC 지휘봉을 잡았을 때도 강 감독을 데려갔습니다. 지난해 감독대행에서 올해부터 정식 감독으로 임명된 강 감독은 “김 감독님 덕분에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존경을 표해왔지요.초청하는 쪽도, 초청받는 쪽도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번 오셔서 우리 훈련하는 것도 봐 주시고, 좋은 기운도 좀 나눠주시라”는 강 감독의 거듭된 부탁에 김 감독은 어려운 걸음을 했습니다. 2018년 NC 감독 자리에서 물러난 후 김 감독이 NC 캠프를 찾은 건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모처럼 NC 점퍼를 입고 선수단 앞에 선 김 감독은 “올해 전력상 NC가 다소 약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야구는 알 수 없는 것이다. 모두 하나가 되어 온 힘을 다하면 분명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습니다. 그는 또 “젊은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야구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엔 다른 곳에 한 눈 팔지 말고 야구에만 집중해라. 그러면 개인으로서도 팀으로서도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도열한 NC 선수들은 모두 그의 말을 경청한 뒤 다시 힘찬 목소리를 내며 그라운드로 돌아가 훈련을 재개했습니다.김 감독은 재임 기간 비록 숙원이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NC를 강팀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그의 재임 시절 준우승만 여러 차례 했던 NC는 2020년 마침내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여기에는 김 감독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지요.김 감독은 같은 투손에서 훈련하고 있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도 좋은 기운을 불어넣었습니다.전날 투손에 도착한 김 감독은 강 감독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한국 대표팀 코칭스태프들과 우연히 조우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김독은 이 감독의 선전을 당부 했습니다김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프로야구의 9전 전승 금메달을 이끌었습니다. 2021 도쿄 올림픽에서는 비록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올림픽에서만 두 차례 대표팀을 이끈 그의 경험은 한국 대표팀에는 큰 자산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대표팀에는 그의 감독 시절 제자들이 많습니다. 김현수(LG), 양의지(두산), 이용찬(NC), 나성범(KIA), 구창모(NC) 등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시즌을 치렀습니다.김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오른 구창모의 역할을 주목했습니다. 그는 “국제대회에서는 왼손이 중요하다. 일본전도 왼손투수가 있는 게 유리하다”며 “내 생각에는 창모가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김광현의 경우 미국에서 던진 경험이 있고 그동안 국제대회도 많이 나갔다. 하지만 창모는 국제대회에 나간 적이 별로 없어 상대 타자들이 공략이 힘들 것이다. 이강철 감독님이 투수 운영을 잘 하시니까 이번 대회 잘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국제대회 해 보면서 느낀 게 있다. 한일전을 치를 때 예전에는 일본 애들이 큰 부담을 갖고 경기를 했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 나라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가지더라. 적당한 긴장감은 괜찮은데 심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부담을 떨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그는 이번 대회에서 최정(SSG)와 박병호(키움), 양의지(두산) 등 오른손 타자들의 활약이 승부의 키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 감독은 “아무쪼록 우리 WBC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를 해서 작년 월드컵 축구처럼 국민들에게 기쁨을 줬으면 좋겠다. 종목은 다르지만 작년 축구 대표팀의 모습은 너무 감동적이었다. 열심히 뛰고 좋은 결과 내서 4강 이상의 대진표를 얻었으면 좋겠다. 나도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을 맺었습니다.투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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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드암 고영표 무실점 투구-강백호 최정은 홈런포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첫 실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강철 감독(KT)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스포츠콤플렉스 내 베테랑스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NC와의 평가전에서 장단 14안타를 몰아치며 8-2로 이겼다. 경기는 이 감독과 강인권 NC 감독의 합의에 따라 대표팀 투수들의 컨디션 점검에 초점을 맞춰 7이닝으로 진행됐다. 김광현(SSG)을 시작으로 7명의 투수가 아웃 카운트에 관계없이 25개 안팎의 투구 수를 채우는 식으로 1이닝씩 던졌다. 투수들은 WBC 공인구로 첫 실전을 치렀는데, 실제 대회에서처럼 표면에 진흙을 바른 공을 사용했다. 가장 좋은 구위를 뽐낸 투수는 사이드암 고영표(KT)였다. 고영표는 다섯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1안타만 내주고 2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16개밖에 되지 않았다. 고영표는 “WBC 공인구가 다소 미끄러웠지만 체인지업이 생각보다 잘 먹혔다.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더 정교하게 다듬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석에서는 강백호(KT)와 최정(SSG)이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강백호는 2회 송명기를 상대로 선제 투런 홈런을, 최정은 3회 최성영으로부터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날 경기장엔 올 시즌을 끝낸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정후(키움)를 관찰하기 위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대거 모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텍사스,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메츠, 디트로이트, 보스턴, 뉴욕 양키스, 캔자스시티, 시카고 컵스 등 9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경기를 관전했다. 이날 톱타자로 나선 이정후가 2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교체되자 스카우트들은 일제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투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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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이도류’ 오타니 “힘 좋은 한국팀, 재밌는 대결 될 것”

    “한국은 힘이 있는 좋은 팀이다. 다시 만나면 재미있는 대결이 될 것이다.” 17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애리조나주 탬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은 아침 일찍부터 취재진과 팬들로 북적였다. 에인절스의 간판스타이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 에이스인 오타니 쇼헤이(29)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본보를 포함한 한국 언론과 미국, 일본 언론까지 40여 개 매체 70여 명의 취재진이 그라운드 옆에 설치된 간이 회견장을 가득 메웠다. 이른 아침인데도 오타니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WBC 조별리그 B조에 속한 한국과 일본은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한국과의 경기에 대한 소감을 묻자 오타니는 “한일전의 긴 역사를 알고 있다. 지난번에 상대했던 선수들이 여전히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당시 잘 던졌던 기억이 있지만 이번에도 잘 던질지는 알 수 없다. 한국은 워낙 좋은 팀이기에 기대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의 기억대로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만난 오타니에게 크게 고전했다. 한국은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일본 대표팀 선발로 나선 오타니에게 7이닝 동안 11개의 삼진을 당하고 안타는 하나밖에 때리지 못했다. 한국은 같은 대회 개막전에서도 오타니에게 6이닝 2안타 10삼진으로 꽁꽁 묶였다. 당시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소속이던 오타니는 MLB 진출 이후 더 무서운 선수가 됐다. 지난해 그는 투수로 15승 9패에 평균자책점 2.33을, 타자로는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을 기록했다. 오타니에게 이번 WBC는 더욱 특별하다. 자신의 첫 출전이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2017년 제4회 대회 때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대회 직전 발목 부상이 악화돼 결국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WBC는 초등학교 때부터 TV를 통해 보면서 꼭 출전하고 싶었던 대회였다. MLB 월드시리즈나 올림픽과는 다른 느낌이다. 세계 각국의 최고 선수들이 모두 나서는 WBC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호감도 드러냈다. 그는 “이번 WBC 한국 대표팀에 (김하성, 토미 에드먼 등) 빅리거들이 합류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한국 선수들을 좋아한다. MLB에서 만나면 서로 반갑게 인사한다. 모두 좋은 선수들뿐이라 경기장에서 만나고 싶다”고 했다. 승부의 측면에서 볼 때 오타니는 경계해야 할 선수다. 그는 한국과의 경기에 투수와 타자로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오타니는 팀 스프링캠프 첫날인 16일엔 불펜에서 37개의 공을 던졌다. 캠프 둘째 날인 17일에는 야수들과 함께 주루 훈련 등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오타니는 “정규시즌에 앞서 WBC가 열리지만 준비는 예년과 똑같이 하고 있다, 딱히 스케줄에 변화를 주진 않았다”고 말했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3월 31일 오클랜드와의 MLB 정규시즌 개막전에 오타니를 선발 등판시킨다고 이날 발표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 선발이다. 아시아 선수 MLB 최다승 기록(124승)을 갖고 있는 박찬호 KBS 해설위원은 “WBC에서 오타니는 주로 타자로 나설 것 같다. 오타니를 제외해도 일본 투수진은 워낙 탄탄하다. 시기를 당겨 투수로 등판하기엔 다소 조심스러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탬피=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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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전 패배 아픔 ‘동병상련’… 구창모-양의지 “이번엔 설욕”

    야구 국가대표팀의 차세대 왼손 에이스 투수인 구창모(26·NC)와 국내 최고 포수 양의지(36·두산)에겐 갚아야 할 빚이 있다. ‘숙적’ 일본과의 대결에서 아팠던 기억을 씻어내는 것이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이 첫 합동훈련을 한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스포츠콤플렉스.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첫 훈련을 마친 구창모는 일본전 얘기가 나오자 표정이 달라졌다. 일본과 함께 WBC 조별리그 B조에 속한 한국은 3월 10일 일본 야구의 심장으로 통하는 도쿄돔에서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벌인다. 구창모는 이 경기의 유력한 선발 투수 후보로 꼽힌다. 구창모는 “일본한테는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한다고 하지 않나. 특히 내게 일본은 반드시 한번 설욕하고 싶은 상대”라고 말했다. 그는 야마카와 호타카(32·세이부)의 이름도 꺼냈다. 2017년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전에서 4-1로 앞선 6회 구원 등판한 구창모는 야마카와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구창모는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한국은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7-8로 역전패했다. 야마카와는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에서 홈런왕을 3차례(2018, 2019, 2022년)나 차지한 오른손 거포다. 역대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는 올해 일본 WBC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둘의 맞대결은 이번 대회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야마카와는 지난해에도 홈런 41개를 날렸다. 6년 전 유망주였던 구창모는 그사이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한국 최고의 왼손 투수 자리를 지켜온 김광현(35·SSG)이 후계자로 꼽았을 만큼 좋은 구위를 자랑한다. 2020년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해에도 11승 5패, 평균자책점 2.10으로 잘 던졌다. 시즌 후에는 7년 최대 132억 원짜리 대형 계약도 했다. 구창모는 “아직 어떤 경기에 등판할지 모르지만 일본전에 나간다면 반드시 승리를 따내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NC에서 뛰다 지난겨울 6년 최대 152억 원을 받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두산으로 복귀한 양의지 역시 일본전을 벼르고 있다. 선수로 승승장구해온 양의지도 일본전에서는 두 차례 아픔을 겪었다. 양의지는 ‘한국 킬러’로 불리는 야마다 데쓰토(31·야쿠르트)를 경계 대상으로 꼽았다. 야마다는 2019년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양현종(35·KIA)으로부터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때렸다. 2021년 도쿄 올림픽 준결승에서는 고우석(25·LG)을 상대로 3타점 2루타를 쳤다. 양의지는 “이번 대표팀이 내겐 거의 마지막일 수 있다. 일본에 두 번이나 당했던 걸 마음에 담고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꼭 갚아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어제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태블릿PC에 담긴 일본 타자들의 타격 영상을 봤다. 야마다뿐 아니라 (작년 56홈런을 친)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도 경계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훈련 전 양의지는 지난 시즌까지 NC에서 같이 뛰었던 구창모를 만나자마자 머리를 쓰다듬으며 애정을 표현했다. 2020년 NC에서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던 두 선수는 이번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일본전 선봉에 선다.투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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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원 위에 펼쳐질 꿈의 무대… 제2의 김민선-황대헌의 탄생을 주목하라

    1999년생 동갑내기인 김민선(의정부시청)과 황대헌(강원도청·이상 24)은 한국 빙상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이다. 2022∼2023시즌 기량이 만개한 김민선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여자 500m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매 대회 금메달을 수확하며 ‘포스트 이상화’란 별명에 걸맞게 급성장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 황대헌은 부상 여파로 이번 시즌에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하지만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고, 5000m 계주에서도 은메달을 이끌었다. 두 선수에겐 공통점이 있다. 어릴 때부터 될성부른 떡잎이었다는 것, 그리고 자신들의 성장 가능성을 겨울 청소년올림픽을 통해 일찌감치 보여줬다는 것이다. 김민선은 2016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제2회 겨울 청소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냈다. 황대헌 역시 같은 대회 쇼트트랙 남자 1000m 금메달리스트 출신이다. 이렇듯 동계청소년올림픽은 겨울 종목 청소년 선수들의 꿈과 희망의 무대다. 그리고 내년 이 대회는 한국에서 열린다. 강원 일대(평창, 강릉, 정선, 횡성)에서 열리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은 내년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14일간 펼쳐진다. 70여 개국, 2900여 명의 선수들이 7개 경기, 15개 종목에서 총 81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이 대회 슬로건은 ‘Grow Together, Shine Forever: 함께할 때 빛나는 우리’다. 대회 성적 못지않게 참가 선수들에게 올림픽 가치 확산과 미래 지향적 변화를 경험토록 하는 게 목표다. 이번 대회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때 사용했던 경기장들을 대부분 다시 활용한다. 설상 종목은 평창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평창 알펜시아센터 내의 바이애슬론 센터, 스키점프 센터에서 열린다. 다만 스키와 스노보드 종목은 평창 때와 달리 강원 정선 하이원과 횡성 웰리힐리 두 군데에서 개최된다. 빙상 종목은 모두 평창 올림픽 때와 같은 장소에서 치러진다. 스피드스케이팅은 강릉 오벌,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은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펼쳐진다. 강릉 하키 센터에선 아이스하키, 강릉 컬링센터에선 컬링이 열린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평창 올림픽 유산을 재활용함으로써 비용 절감은 물론 청소년 선수들에게 성인 올림피언들이 경기를 치렀던 장소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회가 33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회 준비도 빨라지고 있다. 대회 조직위는 지난달 마스코트 ‘뭉초’와 주제가 ‘위 고 하이(We Go High)’를 공개했다. 뭉초는 지난해 초 조직위가 진행한 상징물 공모전에서 당선된 대학생 박수연 씨의 작품이다.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가 눈싸움을 하며 가지고 놀던 눈 뭉치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뭉초로 새롭게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주제가 역시 청소년 공모전을 통해 대학생 김근학 씨가 작곡한 작품을 선정했다. 한국 선수단은 안방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7개 종목 단체(빙상, 아이스하키, 컬링, 스키, 바이애슬론, 봅슬레이·스켈레톤, 루지)는 모두 유망주 육성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기업들도 스포츠 유망주 육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연말 바이애슬론과 봅슬레이·스켈레톤, 컬링 등 3개 경기 단체에 유망주 육성 지원금을 전달했다. 교보생명도 대한루지경기연맹 유망주 지원에 동참한다. 9일에는 대회 조직위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마지막 조정위원회 회의를 마쳤다. IOC 조정위는 올림픽 개최지 조직위와 함께 대회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감독하는 기구다. 장훙 위원장(중국) 등 IOC 관계자들은 7, 8일 선수촌으로 활용될 강릉원주대 기숙사, 강릉 올림픽파크, 평창 알펜시아 경기장 등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평창 올림픽 유산 활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2014 소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평창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장훙 위원장은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대회”라며 “세계의 젊은 선수들이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아시아에서 다시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뜻깊다. 환상적인 대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동계청소년올림픽은 2012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처음 열렸다. 2016년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2020년엔 스위스 로잔에서 개최됐다. 한국은 2020년 1월 로잔에서 열린 135차 IOC 총회에서 제4회 대회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유럽 외 국가로는 처음 동계청소년올림픽을 개최하게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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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호 “처음이자 마지막 WBC… 후회없게 하겠다”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스포츠콤플렉스 4번 보조구장. 프로야구 KT가 스프링캠프를 차린 이곳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2023시즌 개막(4월 1일)을 앞두고 가장 빠른 페이스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투수와 타자가 각각 마운드와 타석에 섰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들이 주변에 모였고 전력분석원들은 이들의 대결을 비디오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다. 3월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이강철 KT 감독이 올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낙점한 외국인 왼손 투수 벤자민(30)은 다소 싸늘한 날씨에도 힘 있는 공을 던졌다. 지난해 정규시즌 때 최고 시속 147km였던 패스트볼이 이날은 149km까지 나왔다. 타석의 박병호(37)도 밀리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빠지는 공을 잘 골라냈고, 칠 수 있는 공에는 온 힘을 다해 스윙했다. 약간 빗맞은 공도 힘을 앞세워 안타성 타구로 연결시키곤 했다. 벤자민은 이날 박병호와 강백호(24)를 상대로 21개의 공을 던졌다. WBC 대표팀에 선발된 박병호와 강백호는 이 훈련을 끝으로 소속팀을 떠나 이날 소집된 대표팀에 합류했다. 대표팀으로 이동하기 전 기자와 만난 박병호는 “그동안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했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WBC는 처음이라 더 기대된다”며 “여러 가지 여건상 내게는 이 대회가 마지막 국제대회 출전이 될 것 같다. 조금의 후회도 남기지 않도록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이지만 WBC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는 2012시즌에 31개의 대포를 쏘아 올리며 홈런왕을 차지하고도 이듬해 열린 제3회 WBC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포지션(1루수)이 겹치는 이승엽(47·당시 삼성)과 이대호(41·당시 오릭스)에게 밀렸기 때문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던 2017년 제4회 대회 때는 소속 팀 미네소타에서의 좁은 입지에다 부상까지 겹쳐 출전하지 못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출전한 국제대회는 2019년 프리미어12다. 박병호는 프리미어12에서 타율 0.179(28타수 5안타)로 부진했다. 박병호의 이번 WBC 대표팀 합류는 기적처럼 일어났다. 키움에서 뛰다가 지난 시즌 KT로 팀을 옮긴 그는 하향세를 벗어나 홈런왕(35개)에 오르며 부활을 알렸다. 시즌 중반 오른쪽 발목을 크게 다쳤으나 예상보다 빨리 회복했다. 지금은 수비와 주루 모두 무리 없이 해내고 있다. WBC 대표팀 예비명단(50명)에서 빠졌던 그는 최종 엔트리(30명) 발표 때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번 WBC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대회에서 그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당초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던 1루수 요원 최지만(32)이 MLB 소속 팀 피츠버그의 반대로 대회에 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는 최지만 대신 외야수인 최지훈(26·SSG)을 선발했다. 타격뿐 아니라 1루 수비에서도 박병호의 능력을 믿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병호의 백업 1루수로는 강백호가 나선다. 박병호는 “같은 팀 후배지만 나도 백호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백호 역시 내게 1루 수비에 대해 이것저것을 물어본다”며 “이번 대회에선 나도 백호도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 자신 있게 임해 멋진 모습으로 귀국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투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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