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형

이세형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구독 78

추천

동아일보 이세형 국제부장입니다. 카이로특파원, 카타르 아랍센터 방문연구원을 지냈습니다.

turtle@donga.com

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중동57%
칼럼27%
국제정세7%
국제일반7%
국제정치2%
  • 네살 동생 꼭 껴안아 살리고… 언니의 ‘마지막 선물’

    “처음부터 서로 안고 잤거나, 지진에 너무 놀라 갑자기 껴안았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줄리아가 조르자를 꼭 껴안았기 때문에 조르자가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자매를 처음 발견한 소방관 마시모 카이코) 리히터 규모 6.2의 지진으로 폐허가 된 이탈리아 페스카라델트론토의 한 마을에서 동생 조르자(4)를 잔해 더미로부터 보호하고 자신은 죽음을 맞이한 줄리아 리날도 양(9)의 이야기가 이탈리아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수도 로마에 사는 자매는 여름방학을 맞아 부모와 함께 외갓집을 방문했다가 변을 당했다. 27일 A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구조대가 지진 발생 약 16시간 뒤인 24일 오후 6시 반경 자매를 처음 발견했을 때 줄리아는 이미 숨져 있었다. 하지만 줄리아는 동생 조르자를 보호하는 자세로 껴안고 있었다. 조르자는 언니의 몸 아래에 웅크리고 있었던 덕분에 무너져 내리는 건축자재를 피했다. 또 언니의 몸이 공간을 만들어줘 잔해 더미에 완전히 묻히지 않아 숨도 쉴 수 있었다. 자매의 이야기는 27일 마르케 주 아스콜리 피체노에서 열린 이 지역 희생자 35명의 합동 장례식 미사를 집전한 조반니 데르콜레 주교와 구조대원들이 언론에 전하면서 알려졌다. 언니의 장례식이 치러진 날은 동생 조르자의 네 번째 생일이었다. 장례식에 참석했던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조르자가 있는 병원을 찾아 인형을 생일 선물로 주고 위로했다. 하지만 조르자는 사고 충격으로 말을 못 하고 있고, 자주 울면서 엄마만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매의 부모는 지진으로 부상을 입었고 어머니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장례식장을 찾아 줄리아에게 작별 인사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합동 장례식에서는 ‘안드레아’라고 밝힌 한 구조대원이 줄리아의 관에 올려놓은 편지가 잔잔한 감동을 줬다. “나는 잔해 더미 속에서 너를 꺼내는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 우리가 너무 늦게 온 것을 용서해다오. 너는 나를 알지 못했어도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영국 가디언은 일부 희생자와 지역 주민들이 이탈리아 정부가 주관하는 합동 장례식을 거부하는 등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재정 부족으로 체계적인 지진 대책을 세우지 못했고, 늑장 구조로 희생자와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힐러리-트럼프 ‘비밀주의’ 닮은꼴

    미국 대통령 선거가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접어들면서 힐러리 클린턴(69)과 도널드 트럼프(70)의 ‘비밀주의’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건강기록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클린턴은 지난 16개월간 진행한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한 번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역시 모금 행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선거 기간 중은 물론이고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도 자금모금 행사를 언론에 적극적으로 공개해 왔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55)과는 전혀 딴판이다. 두 후보의 비밀스러운 선거자금 모금 행태를 두고 ‘국정운영 철학을 일부 고소득층 유권자들에게만 자세히 설명하는 행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일반 유권자들의 대선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더욱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명한 정부’ 운동을 펼치는 시민단체인 선라이트재단의 멀리사 예거 수석연구원은 “(모금 행사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대선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도 클린턴과 트럼프 측에 ‘일부 기자들이라도 언론을 대표해서 모금 행사를 취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대선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고령 후보 간의 경쟁임에도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이전 대선 후보들에 비해 건강기록 공개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양측 모두 지난해 간단한 의료기록만 내놓았다. 특히 트럼프는 심장박동수, 콜레스테롤 수치, 과거 병력(病歷) 같은 기본적인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 로런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의과대 교수는 “두 후보 모두 건강 상태가 급변할 수 있는 연령대이고 선거운동 등 무리한 일정은 건강 악화를 빨리 초래할 수 있다”며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좀 더 자세한 건강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8-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파월 “힐러리, 책임 돌리지 말라” ‘개인 e메일 권유’ 주장 반박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 e메일을 사용한 것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사진)의 권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파월 전 장관은 즉각 “책임을 돌리지 말라”며 반발했다. 공화당 인사인 파월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2001∼2005년) 국무장관을 지냈다. 2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클린턴은 연방수사국(FBI) 조사에서 파월이 자신에게 개인 e메일 사용을 권유했다고 진술했다. 2009년 당시 국무장관이던 클린턴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헨리 키신저, 콘돌리자 라이스, 파월 등과 함께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파월이 클린턴에게 “AOL(인터넷 포털기업) 개인계정을 이용한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고, 이후 클린턴과 주고받은 e메일에서도 개인 e메일 사용을 권유했다는 게 클린턴 측 주장이다. 이 주장을 들은 파월은 언론을 통해 “내가 국무장관 시절 어떻게 e메일을 사용했는지 알려주기 1년 전부터 그녀(클린턴)가 그것(개인 e메일)을 사용하고 있었다”며 “나에게 책임을 돌리려고 한다”고 발끈했다. 책임 전가 논란은 클린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4성 장군 출신인 파월은 1991년 걸프전을 승리로 이끈 전쟁 영웅으로 소수계는 물론이고 미 정계에서도 존경받는 사람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뉴스룸/이세형]포르투갈 정어리

    포르투갈은 관광업계에서 ‘운이 없는 나라’란 얘기를 듣는다. 뛰어난 전통 건축물과 자연경관을 갖췄지만 세계적인 관광대국인 이웃 나라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에 비해선 규모와 명성에서 뒤처진다. 유럽의 서남쪽 끝에 있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약점이다.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포르투갈의 관광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월 발표한 ‘2016년 세계 관광 트렌드와 정책’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포르투갈에서 하루 이상 머문 외국인 관광객은 약 930만 명, 관광수입은 104억 유로(약 13조2080억 원)였다. 두 지표 모두 2010∼2014년 연평균 7∼8% 증가했다. 포르투갈이 관광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관광 강소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약점을 인정하고 적절한 대안을 찾는 실용적인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정난으로 대형 공항 건설과 다양한 직항 노선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자 이웃 나라 스페인을 적극 활용해 비(非)유럽 지역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세계적인 관광지를 방문할 때 포르투갈도 함께 들르는 관광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선 것이다. 에펠탑(프랑스)과 콜로세움(이탈리아) 같이 누구나 아는 건축물이나 유적이 없는 포르투갈은 그 대신 대표적인 국민 먹거리인 ‘사르디나’(Sardinha·포르투갈어로 정어리)를 관광 브랜드 상징물로 활용했다. 실제로 나라 어디에서나 다양한 정어리 요리와 정어리 문양이 담긴 공예품들을 접할 수 있다. 홍보책자와 관광안내소 디자인에도 정어리가 꼭 등장한다. 이를 통해 관광객들이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냈고 나아가 다른 나라와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모든 포르투갈 국민이 정어리를 사랑해 정부와 업계는 큰 노력 없이도 다양한 이야기와 관광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며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관광 요소가 부족한 나라일수록 국민들에게 친숙한 생활밀착형 소재를 바탕으로 관광 상징물을 만들어 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의 경험은 상황이 비슷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가까이는 중국과 일본, 조금 멀리는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같은 관광대국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도 포르투갈 못지않게 국제 관광시장에서 ‘죽음의 조’에 속해 있다. 포르투갈처럼 실용적이면서 국민생활과 밀착된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낸다면 한국 관광산업의 특성화는 물론이고 관광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리스본에서 이세형 국제부 기자 turtle@donga.com}

    • 2016-08-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모디 “그들은 반사회적 집단”…힌두교 극단주의자 경고

    “그들은 반(反)사회적 집단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66)가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동물인 소를 먹거나 도축하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을 향해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6일 TV 국민 대담을 통해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의 행태에 대해) 너무 화가 난다. 그들 중 상당수가 낮에는 소 보호를 외치고, 밤에는 반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에선 지난해부터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이 ‘소 보호 자경단’을 구축해 무슬림과 최하위 신분 계급인 ‘달리트(불가촉천민)’를 폭행하거나 죽이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무슬림은 소를 먹을 수 있고 달리트는 다른 카스트 계급과 달리 소 도축을 할 수 있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인도국민당(BJP) 소속인 모디 총리는 그동안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의 폭력 행위에 대한 언급을 피해 왔다. 인도 지식인층과 인권운동가들 사이에선 ‘모디 총리가 정치적 영향력 유지를 위해 폭력을 눈감아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달 말 모디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 주에서 자경단이 소의 가죽을 벗긴 달리트 4명을 집단 폭행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총리도 침묵을 깼다. 달리트들이 카스트 상위 계층들로부터 처참하게 폭행당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도 전역으로 퍼졌던 것이다. 달리트 계급이 주도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모디 총리가 후계자로 지명한 아난디벤 파텔 구자라트 주 총리는 사임했다. 모디 총리가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에게 한 경고는 인구 12억4000만 명의 20%를 차지하는 달리트 계급을 달래기 위한 조치란 평가가 많다. 인도에선 도축되는 소보다 플라스틱 같은 이물질을 먹고 죽는 소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는 “자경단이 소를 보호하고 싶다면 차라리 소들이 플라스틱을 먹지 않도록 감시하는 활동을 펼치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8-08
    • 좋아요
    • 코멘트
  • “미국의 근본가치 부정”… 번지는 트럼프 회의론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을 감당할 수 없는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70·사진)의 막말과 기행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도 막말을 일삼았지만 당시엔 열광하는 백인 중하층의 지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차원이 다르다. 과연 트럼프가 대통령감이냐는 근본적인 회의가 확산되고 있다. 후보로 공식 지명된 뒤에도 인종 차별과 여성 비하를 담은 ‘막말 폭탄’은 단지 기분을 언짢게 하는 것을 넘어 이런 사람이 미국을 이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막말들은 미국 사회의 근본 가치에 반(反)하는 것이어서 공화당 지도부의 분노를 촉발했다. 가장 심각한 발언은 군인의 참전 공로를 가볍게 여긴 것을 넘어서 비하하고 조롱까지 한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무슬림 미군 전사자(후마윤 칸)의 아버지가 자신을 비난하자 후마윤의 어머니가 남편 옆에서 침묵한 점을 거론하며 “(무슬림 여성이라) 어쩌면 전당대회에서 말할 수 있는 허락을 못 받았을지도 모른다”고 엉뚱하게 화살을 돌려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2일에는 버지니아 주 애슈번에서 지지자인 참전용사가 전쟁에서 부상당한 군인에게 주는 ‘퍼플 하트’(국가무공훈장)를 선물로 주자 “나는 늘 퍼플 하트를 가지고 싶었다. 이렇게 받는 게 훨씬 쉽다”며 황당한 발언을 했다. 참전 경험이 없는 트럼프가 퍼플 하트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것을 본 윌리엄 브래턴 뉴욕경찰국장은 “(트럼프의 모습이) 경악스러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유세장에선 한 지지자의 아기가 계속 울자 트럼프는 처음에는 “괜찮다”고 말했다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아기 엄마 쪽을 바라보며 굳은 표정으로 “아기를 데리고 나가도 된다”며 퇴장을 요구했다. 약자인 아이와 엄마를 배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트럼프가 아기에게 짜증내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부동층 표뿐 아니라 지지층도 등을 돌리게 만들 수 있는 발언이다. 민주당은 “리얼리티TV쇼(어프렌티스·수습생)에서 ‘넌 해고야’를 외치던 사람(트럼프)은 중산층의 삶을 모른다”고 비난했다. 트럼프가 1일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성희롱을 당하면 다른 직업이나 직장을 알아보면 된다”고 말한 것도 논란을 불렀다. 성희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트럼프의 모습에 미국민들은 경악했다. 미국에선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하면 강력히 문제 삼고 조사와 처벌을 이끌어내도록 해야 한다고 학교에서 가르친다. 트럼프는 과거 여성들을 성희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나중에 문제가 커지자 ‘그냥 빈정댄 것’이라고 어물쩍 둘러댔지만 “러시아가 힐러리 클린턴의 사라진 e메일을 찾아내길 바란다”고 말한 것도 국민 정서와는 크게 동떨어진 것이다. 미국에서 러시아는 냉전 후에도 ‘적국’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 있는 나라다. 트럼프의 잇따른 막말 파동으로 폭스뉴스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 지지율은 49%로 트럼프(39%)보다 10%포인트 앞섰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8-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내 딸이 당한다면 직장 그만두라 할 것” 트럼프식 ‘성희롱 대처법’ 논란

    2004년 이라크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숨진 파키스탄계 무슬림 미군의 가족을 비하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70·사진)가 논란이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구설수에 휘말렸다. 이번엔 직장 내 여성 성희롱에 대한 안이한 인식 때문이다. 미 정계에서는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인종차별에 이어 여성 비하 관련 논란이 터지자 ‘트럼프의 막말파동 2라운드’가 터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3일 워싱턴포스트(WP)와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1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딸 이방카가 직장에서 성희롱 문제를 겪게 되면 어떻게 조언할 것인가’라고 묻자 “이방카가 다른 직업이나 직장을 찾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이런 대처법은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했을 경우 회사 내 인사제도나 법적 제도를 통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가해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이끌어내도록 한다는 ‘미국 사회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미국은 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보건교육과 사회 관련 교육에서도 성희롱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강조한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성희롱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트럼프의 여성비하 인식이 또다시 드러났다’, ‘트럼프가 성희롱에 대한 사회 분위기를 모른다’는 비난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최근 성추행 파문으로 물러난 지인 로저 에일스 폭스뉴스 전 회장을 두둔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는 “에일리 전 회장이 (성희롱 문제 제기를 한 여자들을)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직장 내 성희롱 발언 뒤 차남 에릭은 TV에 출연해 “아버지는 ‘이방카가 강한 여성이라 성희롱이 발생하지도 않게 했을 것’이라는 것을 전달하려 했다”는 식으로 말해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는 2일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여성들은 내부 제도를 이용해 대응할 수 있고, 회사를 일단 그만둔 뒤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성희롱에 대응하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런 직장에서 벗어나고 싶어할 것”이라며 “(성희롱 대처 방식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USA투데이는 2일 트럼프가 소유한 기업에서 일했던 여성 2명이 ‘회사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문제 제기를 해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들은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을 당한 것을 항의한 뒤 해고됐고, 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 2016-08-03
    • 좋아요
    • 코멘트
  • “美 핵잠수함 이용해 해킹 등 사이버戰”

    미국이 핵 잠수함을 이용해 해외에서 해킹을 위주로 한 사이버전을 진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국은 ‘USS 아나폴리스’를 비롯한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들을 동원해 사이버전 임무를 수행해 왔다. 미 해군의 잠수함 운영 담당 책임자인 마이클 자바리 소장은 “자세히 밝힐 수 없지만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해킹 등) 다양한 작전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잠수함은 미군의 대표적인 공격용 무기로 꼽힌다. 이와 함께 해킹 같은 작전을 위해서도 오래전부터 이용돼 왔다. 옛 소련과의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에도 미국 잠수함들은 당시 소련의 해저 통신케이블을 도청하는 작전을 수행했다. 군사 및 무기 전문가인 애덤 와인스타인과 윌리엄 아킨 씨 등은 미 해군의 잠수함들은 해킹 대상이 된 국가의 방어 구역 안으로 침투해 통신망을 교란한 뒤 해킹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와인스타인과 아킨 씨는 “미군이 해킹 작전에 이용한 잠수함들은 선체 꼭대기 부분에 설치된 안테나와 각종 정보 수집 시스템을 통해 통신 방해와 해킹 임무를 수행했다”며 “일부 장비는 미래 전투를 위한 ‘블랙박스’(아직 공개되지 않은 최첨단 장비)들이다”라고 말했다. 이미 미군은 잠수함을 이용한 미래전 준비 작업에도 착수했다. 특히 미군은 잠수함을 ‘모함(母艦)’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무인 해양 드론을 개발할 계획이다. 미군은 잠수함을 공해에 배치한 상태에서 이 드론들을 적국의 해역에 침투시켜 다양한 해킹과 공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미 해군의 해저전(海底戰) 담당자인 찰스 리처드 소장은 “우리는 무인 해저 운송 수단 관련 기술에서 크게 앞서나가고 있다”며 “함정들의 작전 반경이 크게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일 중국 언론들은 미 해군이 잠수함 탐지를 위해 개발한 무인 군함인 ‘시헌터’를 진수했다고 밝혔다. 시헌터는 한 번에 최대 3개월간 해상에 머물면서 원거리에서도 적의 잠수함을 자체적으로 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8-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홍콩 한국영사관 진입 탈북학생 수학올림피아드 3차례 은메달 수상

    최근 홍콩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진입해 ‘한국행’을 희망하는 북한 출신 수학 영재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대회(IMO)에서 3차례 은메달을 수상한 이모 군인 것으로 보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IMO 폐막식 다음 날인 지난달 16일 오후 1시경 행사 도우미로 활동했던 대학생 100여 명이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와츠앱을 통해 ‘이 군의 행방을 알아봐 달라’는 메시지를 이 군의 사진과 함께 받았다. 홍콩 당국이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행사 주최 측이 북한대표팀의 요청을 받아 이 군의 행방을 묻는 메시지를 행사 관계자들에게 물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군은 올해 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해 201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과 지난해 태국 치앙마이 대회에 이어 3차례 연속해서 은메달을 땄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8-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NBA스타 압둘자바 ‘트럼프 조롱슛’

    소수인종을 포용하는 민주당은 28일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당대회 마지막 날 다양한 인종의 연사들이 등장해 도널드 트럼프의 ‘반(反)이민’과 ‘인종주의’를 정면으로 꼬집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마이클 조던에 앞서 최고 스타로 군림 했던 카림 압둘 자바(사진)는 무대에 등장해 “저는 마이클 조던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의아해하는 참석자들에게 압둘 자바는 “어차피 트럼프는 나와 조던을 구별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종차별주의자 트럼프를 꼬집기 위해 ‘뼈 있는 농담’을 던진 것이다. 행사장에서는 박수와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무슬림계 미국인 키지르 칸도 큰 울림을 남겼다. 칸은 2004년 이라크에서 군 복무를 하다 자살폭탄 테러로 죽은 아들 후마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칸은 수첩으로 된 미국헌법전을 꺼내며 “트럼프 당신은 헌법을 읽어 본 적이 있느냐”며 “여기에는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동등한 보호를 받는다고 적혀 있다”고 외쳤다. 또 “알링턴 국립묘지에 가 본 적이 있느냐. 그곳 무덤을 보면 얼마나 다양한 종교와 성별, 인종의 사람들이 미국을 위해 희생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7-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첼시, 너무 잔잔했나…찬조연설서 어머니의 인간미 강조

    “나는 이번 대선에서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함께할 때 항상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힐러리 클린턴)에게 투표할 겁니다.” 28일(현지 시간) 엄마를 위해 찬조 연설에 나선 딸 첼시는 “어머니는 평생 여성과 어린이를 위해 싸워 왔다”며 “앞으로는 기후변화로부터 지구를 구하고 폭력으로부터 사회를 지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첼시는 차갑고, 일에만 몰두한다는 클린턴의 이미지를 불식하려 노력했다. 그는 “어머니는 손녀인 샬럿과 잠깐이라도 영상통화를 하기 위해 모든 것을 중단할 분”이라며 “어릴 때도 어머니는 내가 필요로 하면 항상 내 곁에 있었다”라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21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아버지 도널드 트럼프를 소개한 이방카가 첫 번째 ‘딸들의 전쟁’에서 한 수 위였다고 평가했다. 이방카는 연설 내내 환하게 웃고, 참석자들의 박수가 나올 땐 목소리 톤을 높여 분위기를 띄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빨간색 정장을 입은 첼시는 담담한 표정과 말투로 연설했지만 다소 긴장한 듯 박수가 나올 때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이지는 못했다. 패션모델 경험이 있을 만큼 무대 위에서 대중의 시선과 조명을 받는 상황에 익숙한 이방카에 비해 첼시는 자선단체인 ‘클린턴재단’을 운영하며 주로 공공 분야 관련 활동만 해왔다. 첼시가 부각되지 못한 것은 클린턴의 찬조 연설자가 화려해 상대적으로 묻힌 측면도 없지 않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7-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블룸버그 “뉴요커는 사기꾼 한눈에 알아봐”

    “트럼프는 자신이 사업을 했던 것처럼 나라를 운영하겠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부도를 냈고 법적 분쟁을 일으켰습니다. 주주와 거래처들에 환멸을 느끼게 했죠. 신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을 막아주길 바랄 뿐입니다.” 미국 뉴욕 시장을 지낸 마이클 블룸버그(74·사진)는 27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확실한 저격수’ 역할을 하며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뉴욕 시장을 지낸 그는 블룸버그를 창업한 억만장자 사업가에 총기 규제 반대자, 친(親)기업 가치관을 지닌 정치인 등 프로필과 성향만 놓고 볼 땐 민주당보다 공화당을 지지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정치인이다. 무소속이지만 뉴욕 시장 임기 전반부(2002∼2007년)에는 공화당 소속이었다. 블룸버그의 비판 요지는 “기업인이고 억만장자인 나 같은 사람도 트럼프를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트럼프가 뉴욕 출신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빗대 “나도 뉴요커(뉴욕 시민)인데 뉴요커는 사기꾼을 한눈에 알아본다”며 “트럼프의 가장 큰 특징은 위선”이라고 말했다. 그 사례로 “트럼프는 미국 기업들의 생산시설 해외 이전을 비난하면서도 자신의 의류회사 제품은 비용이 적게 드는 해외 공장에서 만들어 팔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선 “결함도 있는 사람이고 나와 가치관에서 차이가 많다”면서도 “(클린턴을 찍는 게) 이번 대선에서는 올바른 선택,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처럼 무소속인 사람들은 꼭 클린턴에게 투표하길 바란다. 이번 대선은 민주당과 공화당 중 하나를 택하는 게 아니라 미국을 이끌기에 적합한 사람을 선택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7-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뉴스룸/이세형]ETH가 주는 교훈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모교. 인구 800만 명을 겨우 넘는 작은 나라에 있지만 노벨상 수상자(동문과 교수)를 21명이나 배출한 대학. 유럽을 대표하는 연구중심대학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다. 노벨상 수상자 수에서 알 수 있듯 이 대학의 연구 역량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학 차원에서 기초과학 분야 연구를 적극 육성하는 전통으로도 유명하다. ETH는 학생 교육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까. 13, 14일 서울에서 열린 한-스위스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을 찾은 ETH의 데틀레프 귄터 연구부문 부총장(화학 전공)은 “유명 배우와 코미디언이 무대에서 관객을 압도하는 것처럼 ETH 교수는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매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력적인 강의를 하지 못하고,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지 않는 사람은 ETH 교수가 되기 힘들고, 된다 해도 오래 버티기 힘들다”고 단언했다. ‘노벨상급 연구’를 지향하지만 교육과 학생에 관심이 없는 ‘연구원 같은 교수’는 발을 못 붙인다는 것이다. ETH는 교수를 뽑을 때 연구력 못지않게 강의를 얼마나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하는지, 학생들과의 관계가 원만한지 등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알아본다. 임용 뒤 교수평가도 전공, 연차, 경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구와 교육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게 원칙이다. 한국 학생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귄터 부총장은 최근 한국 주요 대학들이 국제적인 평가에서 약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또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대학들과 다양한 교류를 펼쳐 나가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대부분 한국 대학이 연구력을 중심으로 교수를 평가한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평가 기준이 획일적이고, 연구에 비해 교육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생각하는 것 같다는 눈치였다. 교육부와 국내외 주요 평가 기관들이 교수들의 연구 성과를 위주로 대학을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하자 “왜 모든 대학이 그런 획일적인 평가 기준에 얽매여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귄터 부총장은 ETH가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한 노하우를 이렇게 설명했다. “ETH에는 학부 때 교육 역량이 뛰어난 교수에게서 영감을 받은 학생이 해당 교수를 따라 대학원에 진학해 오랜 기간 같이 연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수 학생들이 학·석·박사를 모두 ETH에서 하고 싶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교육 덕분에 ETH가 오늘날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저도 그런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국제적인 연구중심대학,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대학이 되겠다며 ‘랭킹 높이기’에 몰두하는 한국 대학들이 지금까지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하기 위해 새겨들어야 할 말 같다.  이세형 국제부 기자 turtle@donga.com}

    • 2016-07-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플로리다 또 총기난사 2명 사망

    미국 플로리다 주 남서부의 소도시 포트마이어스에 있는 나이트클럽에서 25일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CN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총격은 이날 오전 12시 반경 ‘클럽 블루 바 앤드 그릴’이라는 나이트클럽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숨진 2명은 남성인 것으로 전해졌고, 부상자 중 중상을 입은 이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상자 중에는 12세 소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플로리다 경찰은 용의자 3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지만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총격 사건이 벌어질 당시 이 나이트클럽에서는 ‘수영복 불빛 파티’라는 10대 청소년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벤트는 나이가 많은 어른들도 참석이 가능한 공개 행사였다. 나이트클럽에 입장할 때 신분증 검사 등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다. 현지 언론들은 사건 현장에 남아있는 증거 표시 사인과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적어도 30발 이상의 총알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총성이 울리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이리저리 뛰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고 목격자들이 증언했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지난달 12일 올랜도에 있는 유명 게이 나이트클럽인 ‘펄스 클럽’에서 총기테러가 발생해 49명이 숨졌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7-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세계에서 가장 싼 스마트폰 출시, 가격 보니 ‘깜짝’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 사이에서 중국의 뒤를 있는 거대시장으로 여겨지는 인도에서 대당 가격이 약 4200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싼 스마트폰이 나왔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설립된 인도 IT기업 링잉벨스가 대당 가격이 251루피(약 3.7달러)인 ‘프리덤 251(Freedom 251)’을 이달부터 판매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시장에 공급된 프리덤 251은 총 5000대고, 주로 대만제 부품을 수입해 인도 북부 하리드와르 시의 공장에서 생산했다고 밝혔다. 인도 IT 업계에서는 링잉벨스가 유명 기업들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이런 초저가 전략을 구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 시장은 규모와 성장 가능성에선 세계 최고 중 하나로 인정받지만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는 1600달러(약 182만4000원) 정도에 불과해 가격이 싼 제품은 시장에서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고가 전략을 유지해 온 애플도 인도 시장에서는 구형 모델을 저렴하게 팔고 있다. 링잉벨스의 초저가 전략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도코스와 나모텔 같은 신생 인도 IT 기업들도 ‘링잉벨스 따라하기’에 나서고 있다. 두 회사는 99~888루피(약 1700~1만5000원) 수준의 스마트폰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도 IT 기업들의 이런 초저가 제품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냐는 점에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아무리 저렴한 스마트폰이라도 대당 부품 가격이 30달러(약 3만4200원) 정도라 이런 수익모델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링잉벨스가 예약금을 받는 과정에서 ‘다단계 사기’를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 조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닐 샤 애널리스트는 “인도 소비자들은 변덕스럽기 때문에 초저가 전략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궁극적인 성공을 불러오기는 힘들다”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7-25
    • 좋아요
    • 코멘트
  • ‘자유무역’ 지지하는 펜스 트럼프와 정책 마찰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70)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된 19일 그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57·사진)가 통상정책을 놓고 트럼프와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같이 자유무역에 기반을 둔 통상정책을 ‘재앙’이라고 비판해 온 트럼프와 달리 펜스 부통령 후보는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국가 간 무역과 낮은 관세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다는 것이다. 전미무역협의회(NFTC) 회장을 지낸 빌 라인시는 “통상정책에서 두 사람은 확실히 다른 쪽에 서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최근 자유무역에 대한 비판 강도를 다소 누그러뜨렸지만 기본적으로 국가 간 통상을 ‘링 위에서 죽고 사는 제로섬 게임’으로 본다. 미국이 그동안 ‘멍청한’ 통상협상으로 국내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반면 펜스는 자유무역이 경제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전통적인 공화당의 시각을 갖고 있다. 그는 “자유무역은 일자리를 뜻한다”는 발언도 했다. 펜스는 주지사 취임 직후인 2013년 1월 통상대표단을 구성해 중국 일본 독일 영국 이스라엘 캐나다를 방문해 무역규모 늘리기와 투자유치 활동을 벌였다. 지난해 인디애나 주 콜럼버스에 본사를 둔 엔진 제조사 커민스의 중국법인을 방문한 자리에선 “커민스가 중국 시장에서 성장해야 인디애나 주에서도 연구개발(R&D) 분야의 고임금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7-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낚시 갈것” “잔디 깎아야해”… 거물급 인사 대거 보이콧

    미국 공화당의 거물급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70)의 ‘대관식’인 공화당 전당대회를 노골적으로 보이콧하고 있다. 경선 때부터 인종 차별 발언과 과격한 공약으로 물의를 빚어 온 트럼프가 공화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것을 동의할 수 없다는 메시지로 공화당의 분열상을 그대로 노출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일찌감치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며 전당대회에도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부자가 공화당 후보 지지 선언을 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와 경선 때 경쟁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15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 칼럼에서 “불안감을 조성하는 트럼프는 공화당의 미래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2012년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놓고 트럼프를 반대했다. 그는 트럼프가 경선 승리를 굳힌 5월 말에도 “손주들에게 할아버지가 트럼프의 잘못된 행동을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거물들의 잇따른 불참으로 단합을 도모할 전당대회가 오히려 당내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쇼’로 전락하면서 가족과 측근들의 자기들만의 잔치가 됐다는 비아냥거림도 들린다. 뉴욕타임스(NYT)와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전당대회에 참석할 공화당 하원의원은 전체 247명 중 200명 미만이다. 전당대회 불참 사유도 황당한 것이 적지 않다. 2008년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은 “그랜드캐니언으로 트레킹을 갈 예정이라 전당대회 참석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애리조나)은 ‘잔디 깎기’, 마리오 디애즈발라트 하원의원(플로리다)은 ‘이발’, 스티브 데인스 상원의원(몬태나)은 ‘낚시’를 불참 사유로 들었다. 켈리 에이욧(뉴햄프셔), 로이 블런트(미주리),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 등은 자신의 지역구 활동을 위해 전당대회에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자신의 관내에서 전당대회가 열리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역시 행사장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했다.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로 꼽히는 오하이오 주지사가 소속 정당의 전당대회에 불참한다는 건 단순히 참석을 거부한다는 것 이상의 뜻이 담겨 있다. 폴 매나포트 트럼프 선대위원장은 “오하이오 주에서 공화당을 창피하게 만들고 있다”, “심술을 부리고 있다”, “케이식은 바보다” 등 인신공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전당대회 둘째 날인 19일 연설대에 오른다.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는) 내 타입의 보수주의자는 아니다”, “만약 공화당이 분열되면 미국을 또다시 4년 동안 그대로 내버려두게 된다”고 밝혀 지지 연설을 하면서도 할 수 없이 트럼프를 지원한다는 생각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이세형 turtle@donga.com·한기재 기자}

    • 2016-07-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튀는 경제학자’ 로머, 세계銀 수석이코노미스트로

    미국의 저명 경제학자인 폴 로머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61·사진)가 세계은행의 차기 수석이코노미스트로 내정됐다고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세계은행은 이번 주 이사회를 열고 연말 퇴임하는 인도 출신 카우시크 바수 현 수석이코노미스트 후임으로 로머 교수를 임명한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도 1997∼2000년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냈다. 그는 지식과 혁신이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내생적 성장이론’으로 학계에서 명성을 얻었다. 1980∼1990년대 로머 교수의 논문은 경제학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 중 하나로 꼽힌다. 로머 교수는 시카고대에서 학부(수학)와 대학원(경제학)을 나온 정통 경제학자다. 하지만 “데이터를 통해 이론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작은 문제에만 집착한다”거나 “수학을 이용한 분석이 자주 잘못된 판단을 이끌어낸다”는 등 파격 발언을 자주 해왔다. 이런 ‘튀는 스타일’ 때문에 세계은행의 경제전망과 처방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와 지식과 아이디어를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본다는 점에서는 김용 총재와 코드가 맞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7-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탱크에 맞선 시민들… 쿠데타 세력, SNS 민심에 굴복

    ‘터키에서 합의되지 않은 쿠데타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6시간 만에 막을 내린 터키 군부의 쿠데타 시도가 실패한 이유로는 거사에 앞서 군부와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점이 첫손에 꼽힌다. 터키는 국가지도자가 ‘이슬람주의’를 강조하고 자신의 권력 강화에 열 올릴 때 군부가 정권 교체를 시도한 역사가 있다. 1960년대 이후 총 5차례(1960년, 1971년, 1980년, 1997년, 2016년)나 쿠데타가 발생해 이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쿠데타는 기존 쿠데타와 다르다. 합동참모본부를 중심으로 육해공군이 합의해 쿠데타를 진행한 게 아니었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통상 터키 군부는 전체가 쿠데타 추진에 합의한 뒤 ‘군부가 나서게 된 이유’와 ‘개입 절차’를 발표하는 전통이 있다”며 “이번엔 이런 합의 과정이 없는 하극상 또는 돌발 행동이어서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속적인 반대파 축출과 언론 통제, 부정부패로 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지만 저소득층과 보수파를 중심으로 한 대통령의 지지 세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또 터키 국민은 자신들이 이룩한 민주주의 전통에 자부심도 강한 편이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에르도안 반대파 사이에서도 ‘민주선거를 통해 선출된 리더를 군부가 함부로 바꿀 수는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쿠데타군이 국제공항, 국영방송, 교량 등 ‘오프라인과 하드웨어 시설’ 장악에만 공을 들였던 것도 실패를 초래했다. 쿠데타군이 전통적인 방식대로 군사본부와 방송국 장악에 힘쓰는 사이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이폰 영상통화 기능인 ‘페이스타임’으로 연결된 CNN튀르크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거리, 광장, 공항으로 나가 정부에 대한 지지와 단결을 보여 달라”고 적극 호소했다. 메시지가 전파되면서 지지파를 중심으로 국민 여론이 쿠데타군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에르도안 대통령과 지지 세력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십분 이용해 쿠데타군에 맞서라는 메시지를 전파했다. 이들은 SNS로 쿠데타 참여 군인들이 투항하거나 철수하는 모습도 집중적으로 알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동안 SNS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자신과 여당을 비난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때 해외 망명설까지 나돌 정도로 벼랑 끝에 내몰렸던 그는 위기 상황에서 SNS를 효과적으로 이용해 여론을 우호적으로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한기재 기자}

    • 2016-07-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데이비스 英장관 “브렉시트, 2019년까지는 이뤄질 것”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의 시작을 의미하는 리스본조약 50조를 올해 말에 발동하고 2019년까지는 브렉시트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EU와 브렉시트 협상을 맡게 될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67·사진)이 17일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테리사 메이 총리를 비롯한 영국 정부 고위 인사들 중 영국이 언제쯤 EU에서 탈퇴할지 시기를 특정한 사람은 없었다. 데이비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핵심 쟁점이었던 이민 제한과 관련해 지금과 같은 ‘관대한 수용’은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영국의 EU 탈퇴를 앞두고 만약 신규 이민자 유입이 급증하면 영국 정부는 특정 시점을 정해 늦게 들어온 입국자들을 되돌려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영국 안팎에서는 브렉시트가 정식으로 발효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민을 제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처럼 개방적인 이민정책이 머지않아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통상정책과 관련해선 비(非)EU 국가들과 조속히 통상 협상을 시작하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데이비스 장관은 “우리는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브렉시트가 정식으로 발효되기 전부터 나타나기를 희망한다”며 “영국이 EU를 떠나기 전에도 통상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비EU 국가인 호주는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할 것을 공식 요구했다. 이에 따라 영국과 다른 비EU 국가들 간의 FTA 협상 물살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7-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